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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같은 로봇, 로봇 같은 인간…넷플릭스 ‘플루토’[리뷰]

    인간 같은 로봇, 로봇 같은 인간…넷플릭스 ‘플루토’[리뷰]

    “인간에게 묻고 싶습니다. 품었던 증오는 사라집니까?” 일본 만화계의 거장 우라사와 나오키의 SF 명작 ‘플루토’가 얼마 전 넷플릭스의 손길을 거쳐 되살아났다. 지면 속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섬세한 작화에 원작 팬들은 열광했다. 완결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작품의 질문은 오히려 지금 던지기에 더 적절하다. 로봇과 인간은 무엇인가. ‘공감’은 인간만의 능력인가.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살육은 누구의 탓인가. 일본 만화계 전설 데즈카 오사무 ‘철완아톰’의 한 에피소드 ‘지상 최강의 로봇’을 재해석했다. 악당 ‘술탄’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로봇 ‘플루토’가 지상 최강의 일곱 로봇을 차례로 없애는 이야기. 골격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우라사와 특유의 추리소설 같은 전개로 몰입감을 더한다. 원작에서 허무하게 부서졌던 독일의 형사 로봇 ‘게지히트’가 극 전체를 이끄는 비중 있는 인물로 다뤄진다. 어느 날 스위스 산악 안내 로봇 ‘몽블랑’이 살해되고 전 세계는 슬픔에 빠진다. 그러나 몽블랑은 시작에 불과하다. 스코틀랜드 ‘노스 2호’, 튀르키예 ‘브란도’, 그리스 ‘헤라클레스’도 차례로 희생된다. 로봇끼리의 싸움이지만 액션을 부각하진 않는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로봇들의 서사에 집중해서다. 전쟁 병기로 만들어진 노스 2호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린다. 레슬링 로봇 브란도는 경기에서 번 돈으로 고아들을 입양한다. 정점은 아톰의 동생 로봇 ‘우란’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우란은 과연 무엇이 인간이고 누가 로봇인지 반문케 한다.인조인간의 서사는 문학의 역사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반복됐다. 독일 낭만주의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 ‘모래사나이’에는 목각인형 오필리아를 사랑한 나타나엘이 등장한다. 더 멀리 올라가면 조각상을 사랑한 그리스 신화 ‘피그말리온’도 있다. 외로운 목수 제페토의 ‘피노키오’와 아들을 잃고 상심한 천재 로봇공학자 텐마 박사의 ‘아톰’은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다. 기술은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인간은 두려움과 동시에 기대감도 느낀다. 영생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으로 죽기를 택한 ‘바이센테니얼 맨’의 앤드류, 대화형 인공지능(AI)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그녀’(Her)의 테오도르도 플루토 속 인간들처럼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문제의식을 공유한다.이런 전통 위에 우라사와는 반전(反戰)의 이념을 덧댄다. 뒷부분에서 플루토가 로봇들을 노리는 이유가 ‘복수’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작중 ‘트라키아 합중국’은 ‘페르시아 왕국’이 거대 살상 병기 ‘보라’를 만들고 있다고 의심하며 ‘보라조사단’을 파견한다. 보라의 실체를 찾아내지 못했음에도 지상 최강의 일곱 로봇을 동원해 페르시아를 침공한다. “우린 정의를 위해 이곳에 왔잖아. 그런데 뭘 하고 있는 걸까.” 첫 번째로 살해된, 이 전쟁에서 무려 3000여대의 로봇을 파괴한 공로를 세운 몽블랑의 대사다.플루토의 연재가 시작된 건 2003년. 당시 중동에선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었다. 침공 대상이 ‘페르시아’라는 점을 감안해, 이 작품을 ‘이슬람 세계를 타자화하는 서방을 향한 비판’으로 읽기도 한다. 전쟁은 2011년 끝났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양보 없는 살상이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면서 가자지구 내 어린이 사망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양측이 잠시 싸움은 멈췄다지만, 어떨까. 우라사와의 질문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유다. 서두에 인용한 대사는 만화 속 게지히트의 말이다. 게지히트는 자신의 아들(도 로봇이다)을 살해한 인간을 증오하며 살인을 저지른다. 로봇 3원칙 중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를 철저히 위반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자신이 품게 된 증오가 무엇인지, 그걸 없애려면 반드시 복수가 필요한지 끊임없이 질문한 게지히트도 결국 복수의 대상이 되어 목숨을 잃는다. 죽어가면서 그는 이렇게 독백한다.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
  • ‘떡·색동옷·한의약·민화’… 종로 박물관 여행 어때[현장 행정]

    ‘떡·색동옷·한의약·민화’… 종로 박물관 여행 어때[현장 행정]

    서울 종로구가 오는 30일까지 15개 사립박물관과 함께 색다른 문화 체험의 장을 여는 ‘아름다운 종로 박물관 나들이’ 행사를 진행한다. 떡, 색동옷부터 고 이어령 선생이 모은 문인들의 육필 원고까지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문화의 보석창고’ 사립박물관을 만나기 가장 좋은 시기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지난 16일 종로구 낙원동 춘원당한의약박물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15개 사립박물관이 밀집한 지역은 전국에서 종로가 유일할 것”이라며 “문화가 주도하는 신성장동력이 사회를 바꾸는 21세기에 사립박물관은 종로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관람객이 공들여 꾸민 기획전과 체험행사를 찾아오길 바란다”며 “한국 전체의 문화 수준도 높아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개막식에는 이윤선 종로구사립박물관협의회 회장 등 15개 사립박물관 관장도 참석했다. 사립박물관은 지식과 문화의 총체일 뿐 아니라 관장의 특색 있는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서울의 중심지인 종로에는 한의약, 출판, 다도 등 각양각색 소재를 다룬 사립박물관이 모여 있다.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선생의 소장품을 모은 영인문학관은 ‘문인들의 일상 탐색’ 전시회를 열고 있다. 1930년대 시인 이상이 일본어로 쓴 ‘오감도’ 원고도 볼 수 있다. 한국근현대미술 아카이브를 목표로 하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과 소설가 한무숙의 고택에 마련된 한무숙문학관, 출판·인쇄 문화유산을 모은 삼성출판박물관도 기획전시를 한다. 북촌에는 조선시대 민화를 모은 가회민화박물관과 다도를 다룬 북촌동양문화박물관이 있다. 조선시대 목가구를 모은 북촌박물관은 ‘이진사댁 기와집 구경하기’ 전시를 연다. 부암동에 있는 목인박물관 목석원과 유금와당박물관은 다양한 지역의 목조각상과 기와를 비교할 수 있다. 떡박물관과 한국색동박물관 등 전통 음식과 복식을 다룬 공간은 체험 행사로 인기가 높다. 종이나라박물관, 짚풀생활사박물관, 초전섬유·퀼트박물관은 각각 한지 복주머니, 드림캐처, 친환경생활용품 만들기 체험행사를 연다. 춘원한의약박물관은 춘원당의 5대 윤종흠 원장의 소장품을 공개하는 ‘한의사 윤종흠, 기록과 기억의 일단’ 특별전을 연다. 종로구는 더 많은 사람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 주민과 아동에게 초대권 4000장을 전달했다. 구민은 입장료 50% 할인 티켓을 받아 관람할 수 있다.
  • 감각을 깨우는 ‘혼종의 악기’

    감각을 깨우는 ‘혼종의 악기’

    기왓장, 청자, 북피 등이 엮인 기이한 형태의 설치작들이 미술관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거대한 풍경(風磬)’들이 도열한 모습 같기도, 어느 부족의 축제 현장에 불시착한 것 같기도 하다. 레바논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작업하는 타렉 아투이(43) 작가의 개인전 ‘더 레인’의 전시장 풍경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1에서 내년 1월 21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그의 손에서 태어난 ‘혼종의 악기’로 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경험해 보는 자리다. 40~50개의 악기들을 하나하나 뜯어 보면 우리 전통 타악기에서 해체되고 변형·조합된 것들이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서인석 악기장이 만든 무영고, 대북, 꽹과리, 징 등을 비롯해 옹기, 청자, 삼지 등도 우리 장인들의 작품이다. 2021년 광주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작가가 4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해 한지, 짚, 조롱박 등 한국의 재료들을 공부하며 조형미와 소리의 관계를 탐색한 결과물이다. 전자 악기와 결합한 악기를 합주하면 전시장 전체에 빗소리가 울리듯 몽환적인 소리가 퍼져 나간다. 북에서 북피를 뜯어낸 뒤 고무나 종이 등으로 채운 악기가 내는 소리, 물장구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물에 공기를 주입하며 나는 소리, 작가가 직접 작곡한 빗소리를 닮은 전자음 등 고정관념을 깨는 소리들은 “새로운 감각을 깨워 보라”고 이끄는 듯하다. 1층 더그라운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악기를 만져 보며 소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놀이터이자 실험실이 펼쳐져 있다. 옹기판을 두드려 보거나 북 위에 벌레 모양의 장난감을 작동시켜 풀어놓는 등 자유자재로 악기를 가지고 놀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제격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워크숍도 마련될 예정이다. 작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일상의 오브제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해 보고,다채로운 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새롭게 들을 수 있을지 발견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기간 스페이스2에서는 도시에서 쓸모를 다하고 폐기된 간판, 동상, 산업재 등을 새로운 조형 언어로 재탄생시킨 정지현(37)의 개인전 ‘행도그’를 조망할 수 있다. ‘2023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로 주목받는 작가는 버려진 사물들을 3D 스캐닝·프린팅을 하거나 유토로 본을 뜨고 알루미늄망으로 감싸 표면을 복제하는 방식 등으로 이색적인 추상의 풍경을 빚어냈다. 정 작가는 “모두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가져온 것들로, 풍경이 던지는 질문을 탐구하고 목적을 가진 사물이 다른 방식으로 전이되는 것에 주목했다”고 했다.
  • 전통 악기 해체해 찾은 ‘새로운 소리’...버려진 도시의 사물로 빚은 ‘추상의 풍경’

    전통 악기 해체해 찾은 ‘새로운 소리’...버려진 도시의 사물로 빚은 ‘추상의 풍경’

    기왓장, 청자, 북피 등이 엮인 기이한 형태의 설치작들이 미술관 천정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거대한 풍경(風磬)’들이 도열한 모습 같기도, 어느 부족의 축제 현장에 불시착한 것 같기도 하다. 레바논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작업하는 타렉 아투이(43) 작가의 개인전 ‘더 레인’의 전시장 풍경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1에서 내년 1월 21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그의 손에서 태어난 ‘혼종의 악기’로 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경험해보는 자리다.40~50여개의 악기들을 하나하나 뜯어 보면 우리 전통 타악기에서 해체되고 변형·조합된 것들이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서인석 악기장이 만든 무영고, 대북, 꽹과리, 징 등을 비롯해 옹기, 청자, 삼지 등도 우리 장인들의 작품이다. 2021년 광주 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작가가 4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해 한지, 짚, 조롱박 등 한국의 재료들을 공부하며 조형미와 소리와의 관계를 탐색한 결과물이다. 전자 악기와 결합한 악기를 합주하면 전시장 전체에 빗소리가 울리듯 몽환적인 소리가 퍼져 나간다. 북에서 북피를 뜯어낸 뒤 고무나 종이 등으로 채운 악기가 내는 소리, 물장구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물에 공기를 주입하며 나는 소리, 작가가 직접 작곡한 빗소리를 닮은 전자음 등 고정관념을 깨는 소리들은 “새로운 감각을 깨워보라”고 이끄는 듯하다.1층 더그라운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악기를 만져보며 소리를 체험해볼 수 있는 놀이터이자 실험실이 펼쳐져 있다. 옹기판을 두드려보거나 북 위에 벌레 모양의 장난감을 작동시켜 풀어놓는 등 자유자재로 악기를 가지고 놀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제격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워크숍도 마련될 예정이다. 작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일상의 오브제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해보고, 다채로운 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새롭게 들을 수 있을지 발견해보길 바란다”고 했다.쓸모 다한 폐기물을 조각으로…정지현 ‘행도그’도시의 버려진 간판, 동상 등으로 빚은 이색 풍경 같은 기간 스페이스2에서는 도시에서 쓸모를 다하고 폐기된 간판, 동상, 산업재 등을 새로운 조형 언어로 재탄생시킨 정지현(37)의 개인전 ‘행도그’를 조망할 수 있다. ‘2023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로 주목받는 작가는 버려진 사물들을 3D 스캐닝·프린팅 하거나, 유토로 본을 뜨고 알루미늄망으로 감싸 표면을 복제하는 방식 등으로 이색적인 추상의 풍경을 빚어냈다. 작가는 “모두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가져온 것들로, 풍경이 던지는 질문을 탐구하고 목적을 가진 사물이 다른 방식으로 전이되는 것에 주목했다”고 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축하 케이크는 언제부터?… 케이크의 달콤한 역사/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축하 케이크는 언제부터?… 케이크의 달콤한 역사/셰프 겸 칼럼니스트

    늘 궁금했지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까 봐 그동안 차마 입 밖에 꺼내지 않은 말이 있다. 왜 우리는 생일을 맞거나 기념할 날이 되면 어김없이 케이크를 준비하는 걸까. 별도의 교육이나 강요를 받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지역과 문화를 막론하고 축하 행사의 중심엔 늘 음식이 있다. 무언가를 푸짐하게 먹는 행위, 평소에 먹지 않는 특별한 음식을 먹는 의식 등을 한다. 생일날 케이크를 먹고 상다리가 부러지게 생일상을 차리는 일도 같은 선상에 있다. 그렇다면 케이크는 언제부터 인류에게 축하의 의미로 다가오게 됐을까.인류학자들은 케이크를 준비하는 행위가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고대의 종교적 의식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 고대인들은 신이나 권력자에게 케이크를 바치며 그들의 선행을 축하하거나 찬양했다. 고대 그리스에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위해 둥글거나 달 모양의 꿀을 넣어 만든 케이크를 만드는 전통이 있었는데, 달이 밝게 빛나는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케이크에 초를 꽂아 환하게 밝혔다. 그리스뿐 아니라 로마에서도 가정의 평온을 위해 작은 원형 치즈케이크를 구워 제단에 바쳤다. 이스라엘에서는 천국의 여왕 아세라를 위해 케이크를 굽고 포도주를 사원에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종교적 의식이나 축하의 의미로 사용되는 케이크는 일상의 음식과는 달라야 했다. 일상에서는 무미건조한 빵을 먹지만 특별한 상황에서 특별하게 즐기는 음식은 차별성이 있어야 했는데 단맛이 그 차이를 만들었다. 지금이야 설탕이 흔해서 달콤한 디저트를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설탕이 없던 고대엔 단맛을 내는 음식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단맛을 가진 음식은 곧 특별한 지위를 상징하곤 했다.각 나라의 축하 음식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보이는데 바로 원형의 밀가루 음식이 축하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중추절 날 먹는 ‘월병’, 러시아의 명절 마슬레니차에 먹는 ‘블리니’, 크리스마스 때 먹는 이탈리아의 ‘파네토네’, 독일의 ‘슈톨렌’, 포르투갈의 ‘볼로레이’, 프랑스의 ‘라뷔슈드노엘’, 북유럽의 ‘진저브레드’ 등은 모두 이름과 형태는 다르지만 특정한 날과 기간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케이크들이다. 케이크가 축하와 안녕을 상징하다 보니 관련된 여러 미신이 있는데 대표적인 게 촛불 한 번에 불어 끄기다. 촛불을 불어 끄는 의식의 기원은 모호하다. 원형의 케이크에 초를 붙이고 불어 끄는 관습은 소원을 신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행위의 하나로 역사학자들은 보고 있다. 또 초를 한 번에 불어서 꺼야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도 출처가 불분명한 미신이지만 케이크에 촛불을 켜는 관습을 가진 지역에선 당연하게 여겨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중세 영국에서는 케이크 안에 동전과 골무를 넣어 구웠는데 나눠 받은 케이크에서 동전을 발견하면 부자가 되고 골무를 받으면 평생 독신으로 산다고 믿었다고 한다. 비슷한 예로 도자기로 만든 작은 조각상을 넣어 굽는 프랑스의 아몬드 페이스트리 케이크인 ‘갈레트데루아’가 있다. 먹다가 도자기 조각이 나오면 새해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고 왕관을 씌워 주는 문화가 있다. 그 의도는 충분히 알겠으나 새해 소원과 이빨을 바꾸는 불상사가 일어날까 걱정이 되는 케이크인 셈이다.케이크와 관련된 당혹스러운 문화는 19세기 잉글랜드 북부와 스코틀랜드의 결혼 풍습에서도 발견된다. 결혼식 날 신랑이 준비된 케이크를 집어 들고 신부의 머리 위에서 깨부수는 의식이다. 다행스럽게도 케이크로 머리를 내리치는 게 아니라 머리 위에서 케이크를 부수어 떨구는 정도인데 케이크의 부스러기가 다산과 행복의 상징이라 믿었다고 한다. 떨어진 케이크 부스러기는 손님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케이크를 나눠 먹는 관습의 원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케이크는 고대부터 인류와 함께해 왔지만 19세기가 결정적인 부흥기다. 새로운 주방 도구들이 등장하고 현대적인 가정에서 여성들이 요리하는 시대를 맞이하자 케이크의 종류가 다양해졌는데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적인 케이크들이 이 시기 많이 탄생했다. 고전 케이크에서 영감을 받고 파티시에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더해진 케이크들이 쏟아져 나왔다. 더이상 둥근 케이크만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케이크가 등장하면서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일상에서 달콤함을 전하는 친근한 존재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요즘엔 달콤함이 곳곳에 있기 때문일까. 역설적으로 ‘달지 않은’ 케이크가 대세다. 달아도 좋으니 한입에 행복해지는 케이크를 만나고 싶다. 곧 생일이 다가와서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 “옷 다 벗은 채 ‘나체 작품’ 즐기세요” 스페인 박물관의 ‘특별한 투어’

    “옷 다 벗은 채 ‘나체 작품’ 즐기세요” 스페인 박물관의 ‘특별한 투어’

    카탈루냐고고학박물관 ‘리아체 청동상 사진전’지역 자연주의 클럽과 ‘나체 관람’ 투어 진행해가이드도 나체로 설명 “작품과 똑같이 느끼길” 스페인의 한 박물관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나체주의자들을 위해 옷을 벗은 채 작품을 관람하는 ‘특별 투어’를 진행했다고 미국 CNN이 3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에 있는 카탈루냐고고학박물관은 이 지역 자연주의 클럽과 공동으로 90분간 투어를 열었다. 이날 방문객들은 카탈루냐고고학박물관에서 현재 열리고 있는 ‘리아체 청동상 사진전’을 나체로 관람했다. 전시를 안내한 가이드 역시 나체 상태로 작품에 대해 관람객들에게 설명했다. 이날 가이드를 맡은 에드가 메스트레는 “전형적인 가이드 투어에서 벗어나 좀 더 다채로운 방문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작품을 보러온 사람들이 그들이 보고 있는 작품과 똑같이 느끼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리아체 청동상은 나체 상태의 전사를 조각한 두 점의 고대 그리스 청동상이다. 기원전 5세기 무렵 주조됐으며 1972년 이탈리아의 젊은 화학자 스테파노 마리오티니가 칼라브리아 근처의 리아체 해변에서 다이빙을 즐기던 중 발견해 리아체 청동상이란 이름이 붙었다. 주로 청동으로 제작됐지만 치아에는 은박을 입혔고 눈의 각막에는 상아와 대리석이 이용됐으며 입술과 젖꼭지, 눈썹은 구리로 만들어진 점이 특징이다. 전시회를 찾은 한 관람객은 “옷을 입고 관람하는 것과 같은 강도를 느끼지만, 나체는 항상 존재해 왔고 몸은 그 누구에게도 수치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탈루냐고고학박물관의 리아체 청동상 사진전은 다음달 26일까지 열린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리아체 청동상을 소장하고 있는 이탈리아 칼라브리아고고학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유명 이탈리아 사진작가인 루이지 스피나가 작품을 촬영한 사진들이 실제 청동상을 대신해 전시된다. 박물관 측은 “루이지 스피나의 시선은 이 걸작을 새로운 차원에서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며 “조각상의 물리적 표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작품의 역사와 의미의 본질에 몰입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 황홀한 국화, 가을 바다, 그리고 그대… 마산만 ‘10만 송이 축제’

    황홀한 국화, 가을 바다, 그리고 그대… 마산만 ‘10만 송이 축제’

    ‘천향여심’ 등 200여 작품 전시멀티미디어 불꽃쇼·드론쇼 등바다 밤하늘 화려하게 수놓아국향 가요제·국악·클래식·댄스풍성한 문화·체험 행사도 손짓 대한민국 상업 국화 시배지인 경남 창원에서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10일간 제23회 마산국화축제가 펼쳐진다. 창원시는 우리나라에서 국화를 상업적으로 처음 재배한 역사와 마산 국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국화의 계절인 가을에 전국 최대 국화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마산국화축제는 ‘국화야 내 마음을 바다줄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마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마산합포구 월남동 3·15해양누리공원과 합포수변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마산해양신도시 부지에서 국화축제를 열었으나 올해는 축제 장소를 바닷가 수변공원인 3·15해양누리공원으로 옮겼다. 면적은 해양신도시 때 11만㎡보다 8만 5000㎡가 줄었지만 관람 접근성은 편리해졌다.28일 오후 6시 30분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국화 작품 전시, 멀티미디어 불꽃쇼, 드론 라이트쇼, 체험행사, 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10일간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각양각색의 국화 작품 200여개에 조명을 설치하고 축제장 주변 가로등 조명도 활용해 매일 오후 9시까지 야간 축제를 진행한다. 화려한 불빛과 아름다운 국화 작품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야경을 보며 깊어져 가는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식 식전 공연에 이어 마산만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야간 드론 라이트쇼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500여대의 드론이 동원돼 10여분간 밤바다 위에서 ‘동북아 중심도시 창원’ 문구와 마산국화축제를 상징하는 모형을 연출한다. 드론쇼에 이어 트로트 인기가수 김다연, 지원이 등이 출연하는 축하공연이 진행된다.3·15해양누리공원 중심광장에서 김주열 열사 동상까지 2만 5000㎡에 이르는 축제장에는 모두 8개 주제에 따라 만든 총 201개 크고 작은 국화 작품이 전시된다. ‘해피한 창원’을 주제로 창원의집, 문신조각상, 북극곰 통키, 현동유적토기 등 44점을 선보이고, ‘바다 이야기’를 주제로 마산아귀, 복어, 미더덕 등 11점이 전시된다. ‘펫빌리지’를 주제로 닭, 반려견, 고양이 등 20점을 제작했고, 창원시 농수특산물 통합 브랜드인 ‘창에그린’을 주제로 수박, 파프리카, 단감, 고추 등 8점의 작품을 만들었다. 어린이를 위해 ‘모여라 꿈동산’이란 주제로 토끼와 거북이, 신데렐라 이야기 등 16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또 ‘사랑의 꽃길’을 주제로 국화터널, 포토존, 국화그네 등 72점의 다양한 국화 작품을 만들었다. ‘명품관’을 주제로 한 전시 공간에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천향여심’(千香旅心)을 비롯해 16점의 작품이 설치된다. 또 ‘세계로 창원을’ 주제로 에펠탑 등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국화축제에는 축제장을 조성하고 작품을 만드는 데 140여종 10만 그루가 들어갔다. 주제에 따라 작품을 만드는 데 2만여 그루가 쓰였고, 작품 주변 공간을 꾸미고 국화 동산을 만드는 등 축제장 장식과 화분용 등으로 모두 8만여 그루가 들었다. 작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 국화는 창원시농업기술센터에서 재배해 사용했다. 화분·장식용 국화는 지역 국화 재배 농가에서 키운 국화를 구입해 사용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국화 작품은 2010년 영국 기네스북으로부터 국화 한 그루에서 1315송이 꽃을 피워 세계 최대 다륜대작 기록으로 공인받은 천향여심과 ‘창원의 집’이다. 천향여심은 국화 재배 전문가 300여명이 매달려 18개월여 동안 정성을 다해 키운다. 올해 천향여심은 한 줄기 국화에서 모두 1540여 송이 꽃이 피어 국화 한 포기에 최다 꽃이 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창원의 집은 한옥과 한국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에 조성한 한옥 단지다. 창원의 집 모형을 오색 국화로 가로 17m, 세로 8m, 높이 7m 크기로 만들어 전시했다.국화 작품을 구경하며 보고 즐길 행사도 풍성하다. 다음달 3일 오후 8시부터 국화축제장 앞쪽 해상신도시 부지에서 멀티미디어 불꽃쇼가 펼쳐져 합포만 바다 밤하늘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조화를 사용하지 않고 생화 국화만으로 만드는 신화환 경진대회(28일)가 열리고 축제 기간 행사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매일 300그루씩 국화를 선물하는 국화 나눔 행사를 한다. 국악, 청소년 댄스 등 80여팀이 축제장 주변에서 매일 문화공연을 펼친다. 국향 가요제와 오광대 공연, 클래식 음악회, 국화 분재 교육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다음달 6일 오후 국향가요제 결선을 마지막으로 마산국화축제 잔치는 막을 내리고 내년을 기약한다. 창원시는 축제장 혼잡을 줄이기 위해 마산역을 비롯한 주요 교통 중심지에서 30분 간격으로 국화축제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 국화축제 개막에 앞서 27일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 용지문화공원 야외무대에서 세계적인 한류 축제인 ‘2023 창원 케이팝 월드페스티벌’이 펼쳐져 창원의 가을 축제 분위기를 달군다. 53개 나라 54곳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8개 팀이 창원 결선무대에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인다. 국화축제 기간인 다음달 4~5일에는 국화축제장에서 제1회 창원홍합축제가 열려 창원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홍합으로 만든 요리와 수산물을 맛보고 구입할 수 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우리나라 국화 생산 본거지에서 열리는 마산국화축제가 전국 최고 가을축제로 성황리에 열려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준비와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검은 바탕 금빛 한자… 光化門 현판도 새 모습

    검은 바탕 금빛 한자… 光化門 현판도 새 모습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임금이 백성과 만나던 ‘역사의 길’이 100여년 만에 다시 열렸다. 광화문을 나타내는 이름표인 현판도 새로 태어난다. 15일 서울 광화문 앞 광장에서 월대(越臺, 月臺)와 금빛 이름을 새긴 광화문 현판이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월대는 궁궐, 종묘 등 중요한 건물의 앞에 넓게 설치한 대를 가리킨다. 건축물을 울타리처럼 두르는 석조물 난간석을 양쪽에 둬 건물의 위엄을 높이는 동시에 왕실의 주요 의례나 만남 등 각종 행사가 펼쳐지는 무대로도 썼다. 임금과 백성이 만나 소통하는 장소이기도 했으나 1910년 일제가 식민 통치의 정당성을 알리는 행사를 열고 1923년 이후 선로가 놓이면서 제 모습을 잃었다. 문화재청은 2006년부터 광화문을 복원·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조사 결과 광화문 월대는 길이 48.7m, 폭 29.7m 규모로 육조 거리를 향해 뻗어 있었고, 중앙 부분에 임금이 지나도록 만든 길을 가리키는 어도가 7m 정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종(재위 1863~1907)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와 각종 사진 자료를 토대로 보면 광화문 월대는 여러 차례 변화 과정을 겪었다. 이번 복원에서는 과거 부재 40여점을 활용했다. 조선왕릉 난간석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전나나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학예연구사의 논문이 실마리가 됐다. 문화재청이 이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동구릉에 모여 있던 난간석과 용두석(龍頭石·용의 머리를 연상시키는 석조물) 등 40여점이 원래 광화문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난간 양쪽을 장식하던 각 석조물도 제자리를 찾았다. 모두 19점의 난간석이 미세하게 다른 점을 확인해 각각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 측이 기증한 동물 조각상인 서수상(瑞獸像·상서로운 동물상) 한 쌍도 복원 과정에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야외 전시장에 있었던 이 석상을 주목한 한 유튜버가 2021년 9월 광화문 월대와 해태상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올렸다. 이를 본 시민이 문화재청에 알리면서 그 존재가 드러났다. 광화문 앞에 있었던 해태(해치)상도 위치를 옮긴다. 문화재청은 해태상을 어디에 둘지 논의를 이어 왔다. 광화문 앞이 차로인 점, 해태상의 의미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월대 전면부에 두기로 했다. 문화재청이 함께 공개한 새로운 현판은 검정 바탕에 동판을 도금한 금빛 글자로 한자 ‘光化門’(광화문)이라고 적혀 있다.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이자 조선시대 궁 등의 건축 공사를 관장하던 영건도감 제조를 겸한 임태영이 한자로 쓴 것으로, 2010년 제작한 기존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였다. 김민규 동국대 불교학술원 문화재연구소 전임연구원 겸 문화재청 전문위원이 광화문 현판 제작을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던 2018년 ‘영건일기’를 분석한 내용을 학술지에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김 연구원은 광화문, 근정전, 경회루 등 경복궁 주요 전각의 현판 바탕이 검은색으로 기록돼 있다는 점을 짚으며 “화재에서 무사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여러 차례의 실험과 논의 끝에 광화문 현판은 검은 바탕에 금빛 글자로 결정됐다. 학계 안팎에서는 새 현판이 그간 현판 복원을 둘러싸고 이어 온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약 50m 길이의 월대가 놓인 광화문은 이전까지의 광화문과 확연히 다를 것”이라며 “경복궁에서 열리는 수문장 교대 의식도 달라진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게 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 산하 궁능문화재분과 위원장인 홍승재 원광대 명예교수는 월대 복원에 대해 “그동안 단절됐던 광화문과 육조거리를 연결함으로써 한양 도성의 중심축을 회복하고 각 유적을 잇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포토] 복원 마친 ‘광화문 월대’

    [포토] 복원 마친 ‘광화문 월대’

    15일 복원 기념 행사를 앞둔 서울 광화문 월대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이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과거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임금이 백성과 만나던 ‘역사의 길’이 열리고, 광화문을 나타내는 현판도 검정 바탕에 금빛 글자로 다시 태어난다. 문화재청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광장에서 월대(越臺, 月臺·건물 앞에 넓게 설치한 대)와 현판 복원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연다. 문화재청은 “오랜 기간 경복궁의 본모습을 찾아가는 복원을 진행해왔고, 이제 제 모습을 찾은 광화문 월대와 현판을 국민에게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월대는 궁궐, 종묘 등 중요한 건물에 설치한 특별한 공간이다. 넓은 단이나 계단을 활용해 건물의 위엄을 한층 높이는 역할을 했으며, 왕실의 주요 의례나 만남 등 각종 행사가 펼쳐지는 무대 기능을 하기도 했다. 길고 넓은 대 양쪽에 난간석(건축물을 울타리처럼 두르고 있는 석조물)을 둔 광화문 월대는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임금과 백성이 만나 소통하는 장소였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진 것으로 전한다. 문화재청은 2006년부터 광화문을 복원·정비하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조사 결과 광화문 월대는 길이 48.7m, 폭 29.7m 규모로 육조 거리를 향해 뻗어 있었으며 중앙 부분에는 너비 약 7m의 어도(御道·임금이 지나도록 만든 길)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종(재위 1863∼1907)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와 각종 사진 자료를 토대로 보면 광화문 월대는 여러 차례 변화 과정을 겪었다. 특히 조선총독부가 1910년대에 식민 통치의 정당성을 알리는 조선물산공진회 행사를 추진하고 1923년 이후 전차 선로까지 놓으면서 월대는 제 모습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돌아온 월대가 광화문 복원 사업을 마무리하는 ‘완성’이라고 보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지난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경복궁의 역사성을 온전히 회복하고 궁궐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기 위해 월대 복원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월대를 복원하면서 원형 부재를 다시 사용하는 등 과거 흔적을 되살린 점은 주목할 만하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의 난간석 일부로 추정되는 석재들이 조선왕릉인 경기 구리 동구릉에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부재 40여 점을 활용할 수 있었다. 난간 양쪽을 장식하던 각 석조물이 제자리를 찾은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당초 문화재청은 동구릉에서 찾은 원형 부재를 난간 앞쪽에 모아서 배열하려 했으나, 총 19점의 난간석이 미세하게 다른 점을 확인해 각각의 위치도 특정할 수 있었다. 최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 측이 기증한 동물 조각상도 복원에 큰 힘이 됐다. 월대가 복원되면서 광화문 앞에 있었던 해태(해치)상도 위치를 옮겨 시민들과 만난다. 문화재청은 해태상을 어디에 둘지를 놓고 논의를 이어왔으나 광화문 앞 차로, 해태상의 의미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월대 전면부 즉, 앞부분에 두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월대와 함께 광화문의 새로운 ‘이름표’도 공개할 예정이다. 2010년 제작된 기존 현판이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였다면, 새 현판은 검정 바탕에 동판을 도금한 금빛 글자로 한자 ‘光化門’(광화문)을 나타낸다. 글자는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이자 영건도감 제조(營建都監 提調·조선시대 궁 등의 건축 공사를 관장하던 임시 관서의 직책)를 겸한 임태영이 한자로 쓴 것을 그대로 따랐다. 학계 안팎에서는 10년 넘게 여러 차례 연구와 고증, 전문가 논의를 거쳐 만든 새 현판이 그간 현판 복원을 둘러싸고 이어온 논쟁의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약 100년 만에 모습을 되찾는 월대가 광화문의 새로운 상징이 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약 50m 길이의 월대가 놓인 광화문은 이전까지의 광화문과 확연히 다를 것”이라며 “경복궁에서 열리는 수문장 교대 의식도 달라진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위원회 산하 궁능문화재분과 위원장인 홍승재 원광대 명예교수는 월대 복원에 대해 “그동안 단절됐던 광화문과 육조 거리를 연결함으로써 한양 도성의 중심축을 회복하고 각 유적을 잇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문화예술계 정부 입김서 자유롭게… 시민·기업 후원 대폭 확대해야”[최광숙의 Inside]

    “문화예술계 정부 입김서 자유롭게… 시민·기업 후원 대폭 확대해야”[최광숙의 Inside]

    최근 정율성 역사공원 이념 논쟁에 이은 임옥상 작가의 위안부 조형물 철거 논란과 관련, 예술 작품과 작가의 정치적 이념 및 개인사 간 연관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벌어졌다. 5선 국회의원 출신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을 최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만나 문화예술과 정치, 예술의 창작 자유를 위한 정부 역할, 문화예술 후원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 미술, 연극, 문학 등 순수예술 지원 사업을 하는 그의 사무실 벽에는 스웨덴어로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글이 적힌 포스터가 걸려 있다.-청바지가 잘 어울린다. 정치인 물이 쏙 빠진 것 같다. “예전 국회의원 할 때 양복만 입고 다녔는데 지금은 양복 입으면 너무 불편하다. 편하게 청바지에 캐주얼 재킷을 입고 다닌다.” -내년 총선 출마는. “생각 없다. 예술위에 와서 보니 할 일이 너무 많다. 국회에서 이전투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생산적이고 보람을 느낀다.” ●예술위 국회보다 생산적, 출마 뜻 없어 -예술위는 공공기관으로는 드물게 기관장을 임명하지 않고 선출하는데. “지난 1월 위원 12명의 호선으로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제가 국회 문방위원으로 있을 때 위원회 전신인 문예진흥원이 지나치게 정부 간섭을 받아 자율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위원회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정치인 출신 위원장은 처음이다. 정치인이니까 외풍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 문방위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냈는데. “국회에서 11년간 문방위에서 활동하면서 정부 문화정책을 감시·비판하고 장관으로 정책을 실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의 문화 정책 고객들에게 그 정책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점검하기 어려웠다. 순수 문화예술인들을 직접 만나고 정책이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국회의원이나 장관 때를 되돌아보게 된다.” -중공군과 북한군 국가를 만든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이 논란이 됐다.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은 국가가 아니라 광주광역시의 지원으로 추진됐다. 만약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안부 조각상을 만든 임옥상씨의 성추행 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그의 작품이 철거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를 기억하자는 작품을 성추행범 조각가가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서울시가 남산에 있는 그의 위안부 관련 작품을 철거했는데,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대다수 서울시민이 철거에 찬성한다면 철거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예술품·작가 삶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 -일각에서는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예술 작품과 작가의 삶이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은 작가의 영혼이 담긴 것 아닌가.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최종 소비자의 판단이지만, 누가 성추행범의 작품을 보려고 하겠나.” -요즘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 등을 거론하며 ‘이념’을 강조하고 있다. 문화계에 영향이 없을까.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 때 벌어진 사태를 바로잡으려는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보수 이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그런 언급은 없었다. 원칙을 가지고 문화행정을 펼치면 된다.” -예술위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제의 블랙리스트 집행기관이었다. 무슨 문제가 있었나. “문화예술 분야에서 보수·진보를 구별해 이념을 잣대로 차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창작의 자유가 있는 만큼 보수건 진보건 정부가 지원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 때 블랙리스트 문제가 있었는데 특정 예술인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명단이 있어서는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반대로 끼리끼리 편중되게 운영되는 화이트리스트도 있었다. 예술가들이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순수 창작 활동에 전념하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다.” -정부의 간섭이 없을 수 있겠나. “얼마 전 스웨덴 출장길에 미술관을 갔는데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포스터를 발견했다. 그 말에 공감한다.” -정권 교체 때마다 문화계의 이념 논쟁이 생기는 이유는 뭔가. “예술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예술단체 재원 조달 내역을 보면 공공지원금 80%, 자체 수입 20%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기부금은 2%대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공공지원금 10%, 자체 수입 90%이며 특히 기부금이 20%를 차지한다. 정부 지원금을 주는 문화 예술 공모사업에 응모한 예술가들은 정부 성향에 맞춰 제안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공모 당선율이 22%에 불과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정치적인 예술인들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든 작가든 정권 홍보 유혹 떨쳐야 -과거 문화 예술을 통한 정권 홍보도 있지 않았나. “어느 정권이든 그런 유혹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건 올드한 생각이고 별 실효성도 없다.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예술 작품은 관객들이 보지 않는다. 작가든 정부든 그런 유혹을 떨쳐야 예술이 길게 갈 수 있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일반 시민과 기업의 문화 예술 후원을 대폭 확대해야 정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요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문화예술 투자도 포함된다.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실적을 통계화해서 가칭 ‘문화지수’로 평가하고 소비자들은 그 문화지수를 근거로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판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낮다. “문화예술 후원 캠페인 ‘예술나무 운동’을 통해 후원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예술가들이 자체적으로 후원금을 유치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지난달 예술위 출범 50주년을 맞아 ‘아트 포레스트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도 후원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 문화예술의 가치와 후원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예술나무 운동’으로 후원 문화 확산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 고갈이 최대 현안인데, 대책은. “영화관·박물관 등의 입장 티켓에 부과되던 문화예술진흥기금 모금이 2003년 위헌 판정을 받은 이후 기금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기금이 고갈되면 지원은 축소된다. 지난해 900억원이던 기금 적립금을 올해 12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안정적 재원 조달을 위해 체육기금·복권기금 같은 공공재원, 기부금 등 민간 재원뿐 아니라 골프장 운영 수익 확대 같은 자체 수입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 K문화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과제는. “50년 전 배고팠던 시절 문화예술위를 출범시키고 기금을 조성했는데 그게 문화강국의 토대가 됐다. 그런데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은 문화 콘텐츠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문화 콘텐츠 산업 예산은 1조 4000억원인 반면 순수예술 분야는 1300억원에 그쳤다. 순수예술 기반이 없으면 콘텐츠 생산이 어렵다. 문화 콘텐츠 산업의 경우 정부는 인큐베이팅하는 데만 지원하면 되는데 많은 수익을 남기는 사업 분야까지 지원하는 건 문제가 있다. K문화의 인기로 제품 판매 증가 등 과실을 챙기는 기업들이 후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정병국 위원장은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정계에 입문한 상도동 막내다. 5선(16~20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당시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과 ‘남원정’으로 불리며 개혁 소장파로 활동했다. 국회 문화체육방송통신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문화정책통이다. 문화예술계 지원을 위한 문예진흥기금 확충과 사회적 후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가슴 드러낸 中 모유 수유 조각상, 외설 논란 중심에 서다 [여기는 중국]

    가슴 드러낸 中 모유 수유 조각상, 외설 논란 중심에 서다 [여기는 중국]

    중국 산둥성 옌타이의 한 호텔 로비에 설치된 조형물을 두고 외설 논란이 뜨겁게 제기됐다. 3일 구파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는 최근 옌타이 텐마예술호텔 잔차오지점 로비에 설치된 조형물이 여성의 가슴을 드러내거나 모유 수유를 하는 모습을 그대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외설 논란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조각가 위칭청이 제작한 것으로 당초 제작 의도는 중국인의 참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텐진 출신의 위칭청은 제9~10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을 지낸 중국의 대표적인 조각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1996년에는 유엔과학교육문화기구로부터 ‘민간 공예 미술의 대가’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논란의 중심에 선 그의 조각상은 중국 전통 예술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양상이다. 가슴을 드러낸 여성 형상의 조각상이 서양 예술 표현 기법에 더 가깝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분위기다. 조각상 중 일부는 남성이지만 대부분은 젖먹이 아이를 안고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의 모습을 담았는데 이 여성들의 형상이 모두 탈의한 채 상체를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각상을 본 호텔의 한 남성은 “조각상이 너무 볼품없고 외설적이어서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면서 “작가가 표현하려고 한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단순히 손님을 더 끌려고 한 것 같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여성은 “호텔에 숙박하지는 않았지만, 이 조각품을 보러 왔다”면서 “조각상의 모습이 사회적 잣대의 도덕성과 미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한편, 조각상으로 화제가 된 호텔 측은 작가의 작품이 모성애의 위대함을 담은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호텔 관계자는 “자신의 이미지와 존엄성보다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려하는 여성의 모성애를 담은 작품”이라면서 “중국인의 미덕을 보여주는 조형물이다. 조각품들이 다소 거칠어 보일 수는 있지만 모두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복 주소서!” 음경 조각상에 기도 올리는 태국 사람들 [여기는 동남아]

    “복 주소서!” 음경 조각상에 기도 올리는 태국 사람들 [여기는 동남아]

    음경 조각상을 세워 기도를 올리는 태국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태국 언론 매체 매니지 데일리에 따르면, 태국 중부 캄팽펫주에 사는 전직 경찰 소령 툽씨(86,남)는 자신의 땅에 독특한 모양의 음경 조각상 3개를 세웠다. 이 음경 조각상들이 그에게 커다란 행운을 가져올 것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중앙에 세워진 3.5m 높이의 흰색 외눈 괴물 석상 둘레로 1.5m 높이의 금으로 장식된 음경상 3개가 세워졌다. 조각상 앞에 놓인 표지판에는 '세상의 아버지에게 기도하라, 모든 행운이 당신과 함께 할 것이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툽씨는 “음경은 모든 생명체의 아버지다”라면서 “음경이 없으면, 인류와 다른 형태의 생명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툽씨는 5년 전 이 음경 조각상들을 세웠으며, 조각상 안에는 유명 스님들로부터 받은 음경 문양 부적 여러 장을 넣어 두었다. 이 부적들은 ‘팔라드 키크’로 불리는 성기 모양의 부적이다. 최근에는 음경 조각상 표면을 흰색과 금색으로 코팅했다. 툽씨는 이곳에 올 때마다 음경 조각상에 기도한다고 전했다. 또한 현지인이나 외지 방문객들도 이곳에서 기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음경 조각상들이 그에게 행운을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다. 특히 2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땅이 6000만 바트(약 22억2600만원)에 팔리기를 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2000만 바트(약 7억4000만원)는 병원과 학교에 기부해 선행을 베풀 것이라고 덧붙였다. 툽씨는 음경 조각상들에 기도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태국의 인사법인 ‘와이'(wai)와 비슷하게 한 손을 들고, 다른 한 손을 음경의 끝에 놓아둔다. 눈은 가장 큰 음경 조각상에 고정한 채 소원을 빈다. 태국에서는 음경 조각상에 기도하는 것이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들로부터 비를 내려달라고 빌기 위해 음경 조각상을 만들고, 그 주위를 행진한다. 지난 6월 중부 차층사오성 방남표 지역 농민들은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도로 한복판에 음경 조각상을 세워 기도했고, 실제 비가 내려 음경 조각상의 효험을 맹신하고 있다. 또한 태국 중부 깐짜나부리 지방의 주민들은 나무로 음경 조각상을 만들어 풍년을 기원했다. 
  • 위메이드 ‘미르4’ 14일간 출석 한가위 이벤트

    위메이드 ‘미르4’ 14일간 출석 한가위 이벤트

    위메이드가 ‘미르4’ 한가위 이벤트 ‘총총이의 문단속’을 26일 시작했다. 다음달 25일까지 ‘달빛의 14일 출석’ 이벤트를 실시한다. 모든 이용자는 게임 접속 시 출석 일자에 따라 ‘전설 청룡 조각상’, ‘영웅 황금 도깨비’ 등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총총이의 만월을 찾아서’ 이벤트도 열린다. 사냥을 통해 얻은 ‘만월’을 각 지역 대도시에 ‘만월의 수호자 총총이’ NPC에게 가져가면 ‘영웅 보패 상자’, ‘전설 승급 재료 상자’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영웅 용의 재료’, ‘영웅 무공서’ 등 아이템이 담긴 ‘총총이의 달맞이 상자’도 다음달 2일까지 필드에서 획득 가능하다. 공식 커뮤니티에서는 한가위 삼행시 이벤트를 다음달 9일까지 진행한다.
  • [단독] 주민들 산책하고, 후손이 쉬어가는 장소로… 묘지의 본질 바꾸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단독] 주민들 산책하고, 후손이 쉬어가는 장소로… 묘지의 본질 바꾸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보수적인 장묘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인구구조와 분화하는 가족 구성원 속에서 전통적인 추모 방식을 이어 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가친척이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모여 살던 시절엔 몇 대에 걸쳐 산소를 돌보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1인가구가 늘고 출생률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후대에게 ‘자식 된 도리’만을 강요할 수도 없다.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파묘’라는 상징적인 사례를 통해 장묘문화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점과 실태를 분석하고 방안을 모색했다. 전문가들은 묘가 상징하는 공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추모 패러다임으로 변화할 때라고 말한다. 이제는 혈연관계를 넘어 공동 추모의 장을 장례문화의 새 대안으로 고민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아이들 소풍 오는최씨네 자연장지 “산소 좋은 거 써서 뭐에 쓴답니까.” 추석을 앞둔 지난 10일 최우영(76)씨가 예초기를 챙겨 집을 나섰다. 그가 향한 곳은 경북 영천에 있는 ‘인덕원’. 영천 시내에서 차를 타고 30분쯤 가자 넓은 잔디공원이 펼쳐졌다. 605㎡ 규모의 이곳은 최씨 문중의 자연장지로, 그의 고조부대부터 그 아래로 26명이 잠들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공원 어디에도 봉분이나 묘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무 아래 비석에 고인의 이름이 한데 새겨져 있는 게 다였다. 최씨는 산소의 벌초를 하는 대신 평평한 잔디를 깎기 시작했다. 자연장 개념이 생소했던 2000년, 최씨 숙부가 문중 어르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 파묘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봉분을 없앤 자리에 꽃과 나무를 심고 유골은 분골해 땅속에 묻자는 제안이었다. 그때만 해도 최씨는 펄쩍 뛰었다. 자신이 죽으면 묘에 술을 따라 달라던 할머니의 생전 부탁도 걸렸다.그러던 중 최씨는 산에 벌초하러 갔다가 어느 묘에 설치된 현수막을 봤다. ‘이 묘를 벌초한 사람은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누군가 남의 묘를 정리한 것이었다. 최씨는 머리를 세게 맞은 듯했다. 그는 “벌초를 같이 갔던 아들의 ‘나중엔 누가 산소를 찾겠냐’는 말에 조상 묘를 잘못 찾는 게 우리 집 얘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그날로 굴착기를 몰 줄 아는 친척 동생과 함께 산을 찾아다니며 흩어져 있던 산소 12기를 직접 파묘했다. 산속에 있던 묘지가 평지로 내려와 가족공원으로 탈바꿈하자 반대하던 친척들도 반겼다. 명절마다 벌초하러 이 산, 저 산을 다녀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지금은 공원 가운데 차례상을 차려 놓고 잔디에 술을 따르거나 기도를 올리는 등 각자의 방식대로 추모한다. 최씨는 “한 달에 한 번 친척들이 모여 풀을 깎는데 자주 보니 우애도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묘는 기껏해야 몇십 년 가지만 이곳은 500년이 지나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린공원으로 등록된 인덕원은 일반 시민에게도 열린 공간이다. 공원 한쪽에는 ‘쉬어가세요’라는 팻말과 함께 나무 의자와 정자, 작은 연못이 있다. 최씨는 “인근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자주 와 공을 차며 뛰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며 “마을 주민들도 오며 가며 쉬었다 간다”고 했다.한옥 기억공간 조성시댁 묘 바꾼 며느리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어떻게 후손들과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지요.” 묘 관리는 전통적으로 남성의 몫이었다. 묘를 짓거나 개장하는 일 모두 남성이 주로 결정해 왔다. 그러나 평산 신씨 종가의 며느리 정경숙(74)씨는 2012년 시댁 조상의 산소를 직접 주도해 정리하고 자연장지를 조성했다. 장손인 남편은 10여년 전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더는 묘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무덤을 이대로 놔두면 결국 버려질 수밖에 없고 국토도 황폐해질 테니 지금이라도 묘를 정리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도 전에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 뜻을 정씨가 이어받았다. 새로운 방식의 대안을 찾던 중 인덕원을 알게 됐다.정씨는 시댁 본가가 있는 경북 안동에 자연장지를 만들기로 하고 총 24기 무덤을 개장해 옮겨 왔다. 그는 “30년도 더 된 시할머니 묘에 물이 차 백발과 하얀 명주옷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속상했지만 그때라도 잘 모실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2017년엔 자연장지가 있는 곳에 30평 크기의 한옥을 지었다. 한옥에는 시할머니가 시집올 때 신었던 가죽신, 할아버지가 만든 베개, 일제강점기에 쓰던 안경 등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동시에 무선 인터넷이나 TV 등 편의시설도 갖춰 후손들이 오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정씨는 형식에 치우친 장례문화가 후손들에게 부담을 주고 사후에까지 빈부격차를 느끼게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에서 작은 십자가 하나를 세워 놓고 여러 사람이 추모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우리도 꼭 물리적인 뭔가가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후손들이 각자 조상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지요.”자연장 비용 천차만별하고 싶어도 장소 부족 이처럼 자연친화적이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공동 추모의 장이 장례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민 인식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지난해 국민 15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례문화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화장을 원했고, 화장 후에는 자연장을 하고 싶다는 비중이 41.6%로 가장 높았다. 봉안은 35.3%, 산분장(화장한 분골을 산이나 강, 바다 등에 뿌리는 것)은 23%였다. 그러나 실제 자연장(24.5%)이나 산분장(8.2%)을 택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덕원과 같은 자연장을 꿈꾸지만 막상 장지를 선택하려고 보면 선택지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이 자연장을 조성하기엔 비용이 만만찮고 공설 자연장지는 전국 77곳에 불과하다. 유행처럼 수목장이 조성되기 시작했지만 비용이 천차만별인 데다 시설도 국민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최재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자연장 홍보 책자를 보면 멋있는데 실제로 가 보면 생각보다 수준이 떨어져 실망하는 유족들이 많다”면서 “조경이라든지 주변의 편의시설 등 환경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우리 자연환경에 맞는 자연장지를 조성하고 산분장도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자연장지를 꼭 산이나 도시 외곽에 설치할 것이 아니라 도심에 산분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초빙교수는 “유럽에는 자연환경에 어울리면서 공동 추모할 수 있는 방식이 많이 개발돼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이런 것들을 우리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찾아오는 숲스웨덴 민네스룬드 해외 사례를 보면 유독 도심 속 추모 공원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웨덴 민네스룬드(Minneslund)다. ‘기억(추모)의 숲’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민네스룬드는 전국 500여곳에 조성된 시민 공동 추모공간으로, 화장된 유골의 절반 이상이 민네스룬드에 뿌려진다고 한다.지난 19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 시내에 있는 스탐펜 공동묘지. 4300㎡ 크기의 대형 묘지로 2500여기의 묘가 있다. 묘지 바로 옆으로 펼쳐진 자전거 도로를 따라 사람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커다란 묘비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은 여느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묘지를 둘러싸고 있는 주택가와 상권들은 위화감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모퉁이로 가자 가로 10m, 세로 20m 크기의 푸른 잔디로 덮인 민네스룬드가 눈에 띄었다. 1982년부터 이곳에서는 고인의 유골이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공동묘지는 큰 묘비들로 뒤덮여 있었지만 이 공간만큼은 묘지라는 표식이 전혀 없었다. 꽃과 나무가 잘 가꿔진 화단에 이따금 메시지가 적힌 돌멩이 등이 눈에 띌 뿐이었다.민네스룬드는 개인의 표시를 전혀 남기지 않는 게 특징이다. 직원이 유해를 뿌릴 때도 유족이나 지인이 입회하지 않고, 어느 곳에 뿌렸는지도 알려 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저 공원의 조각상이나 개울, 분수, 잔디, 돌 등 다양한 공간 속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추모한다. 스웨덴 시민 누구나 생전 업적이나 지위, 가족 배경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이곳에 잠들어 있다. 고인은 그저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민 대부분이 묻히길 희망한다는 민네스룬드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생활 속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요세핀 부니스(33)는 “묘지는 처음부터 우리 곁에 있어 온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사랑하는 가족이 근처에 잠들어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네스룬드에는 시체도, 유골도 없다. 여기서 재를 뿌리기도 하지만 바다에서 바람에 날린 뒤 이곳에 와서 추모하기도 한다”면서 “따로 관리할 필요도 없고 사람들이 모여 함께 추모하기에 더 좋다”고 덧붙였다.이처럼 자기 표시를 남기지 않고 합장하거나 공동으로 추모하는 방식의 장례문화는 유럽뿐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 도쿄도립 고다이라묘원의 ‘수림묘지’(수목장)에는 27곳에 땅을 파 혈연과 관계없이 400구의 유골을 합장한다.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운영하는 양밍산 공원묘지는 대만 사람들이 “죽고 나서라도 이곳에 묻히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지역이다. 풍수지리가 좋은 곳으로 알려져 주변에 고급 리조트와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묘원만큼은 모든 시민에게 무료로 열려 있으며, 유족은 원하는 구역을 선택해 유해 가루를 묻을 수 있다. 이철영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는 “장례 의식은 추모에 방점이 찍혀야지 묘지나 장례 절차 같은 형식이 목적이 돼선 안 된다”며 “공간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유럽 국가들처럼 공원 잔디에 뿌리는 잔디장이나, 혹은 온라인 추모 같은 방식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한지은 기자 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시리즈 1회 - 버려진 무덤 2회 -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3회 - 파묘, 그 이후 4회 - 공동 추모의 시대 ▶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forefathers (링크를 복사한 뒤 인터넷 주소창에 붙여주세요)
  • [단독] 묘지 없애자 아이들이 놀러 왔다...종갓집 며느리의 결심 [2023 파묘 리포트④]

    [단독] 묘지 없애자 아이들이 놀러 왔다...종갓집 며느리의 결심 [2023 파묘 리포트④]

    직접 가족 자연장지 조성한 최우영·정경숙씨“관리·추모 더 편해…후손 위해 묘 정리 필요”묘도, 유해도 없는 스웨덴 민네스룬드“공간 집착 버리고 ‘기억’에 초점 맞춰야” 보수적인 장묘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인구구조와 분화하는 가족 구성원 속에서 전통적인 추모 방식을 이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가친척이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모여 살던 시절엔 몇 대에 걸쳐 산소를 돌보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1인가구가 늘고 출생률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후대에게 ‘자식된 도리’만을 강요 할 수도 없다.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파묘’라는 상징적인 사례를 통해 장묘문화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점과 실태를 분석하고 방안을 모색했다. 전문가들은 묘가 상징하는 공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추모 패러다임으로 변화할 때라고 말한다. 이제는 혈연관계를 넘어 공동 추모의 장을 장례문화의 새 대안으로 고민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우리나라 자연장 이끈 영천 인덕원 “산소 좋은 거 써서 뭐에 쓴답니까.” 추석을 앞둔 지난 10일 최우영(76)씨가 예초기를 챙겨 집을 나섰다. 그가 향한 곳은 경북 영천에 있는 ‘인덕원’. 영천 시내에서 차를 타고 30분쯤 가자 넓은 잔디공원이 펼쳐졌다. 605㎡ 규모의 이곳은 최씨 문중의 자연장지로, 그의 고조부대부터 그 아래로 26명이 잠들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공원 어디에도 봉분이나 묘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무 아래 비석에 고인의 이름이 한 데 새겨져 있는 게 다였다. 최씨는 산소의 벌초를 하는 대신 평평한 잔디를 깎기 시작했다. 자연장 개념이 생소했던 2000년, 최씨 숙부가 문중 어르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 파묘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봉분을 없앤 자리에 꽃과 나무를 심고 유골은 분골해 땅속에 묻자는 제안이었다. 그때만 해도 최씨는 펄쩍 뛰었다. 자신이 죽으면 묘에 술을 따라 달라던 할머니의 생전 부탁도 눈에 밟혔다.그러던 중 최씨는 산에 벌초하러 갔다가 어느 묘에 설치된 현수막을 봤다. ‘이 묘를 벌초한 사람은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누군가 남의 묘를 정리한 것이었다. 최씨는 머리를 세게 맞은 듯했다. 그는 “벌초를 같이 갔던 아들이 ‘나중엔 누가 산소를 찾겠냐’고 말하는 걸 듣고는 조상 묘를 잘못 찾는 게 우리 집 얘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그날로 굴착기를 몰 줄 아는 친척 동생과 함께 산을 찾아다니며 흩어져 있던 산소 12기를 직접 파묘했다. 산속에 있던 묘지가 평지로 내려와 가족공원으로 탈바꿈하자 반대하던 친척들도 반겼다. 명절마다 벌초하러 이 산, 저 산을 다녀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지금은 공원 가운데 차례상을 차려 놓고 잔디에 술을 따르거나 기도를 올리는 등 각자의 방식대로 추모한다. 최씨는 “한 달에 한 번 친척들이 모여 풀을 깎는데 자주 보니 우애도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묘는 기껏해야 몇십 년 가지만 이곳은 500년이 지나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근린공원으로 등록된 인덕원은 일반 시민에게도 열린 공간이다. 공원 한쪽에는 ‘쉬어가세요’라는 팻말과 함께 나무 의자와 정자, 작은 연못이 있다. 최씨는 “인근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자주 와 공을 차며 뛰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며 “마을 주민들도 오며 가며 쉬었다 간다”고 설명했다. 시댁 묘 정리한 종갓집 며느리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어떻게 후손들과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지요.” 묘 관리는 전통적으로 남성의 몫이었다. 묘를 짓거나 개장하는 일 모두 남성이 주로 결정해 왔다. 그러나 평산 신씨 종가의 며느리 정경숙(74)씨는 2012년 시댁 조상의 산소를 그가 직접 주도해 정리하고 자연장지를 조성했다.장손인 남편은 10여년 전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더는 묘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무덤을 이대로 놔두면 결국 버려질 수밖에 없고 국토도 황폐해질 테니 지금이라도 묘를 정리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도 전에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 뜻을 정씨가 이어받았다. 새로운 방식의 대안을 찾던 중 인덕원을 알게 됐다. 정씨는 시댁 본가가 있는 경북 안동에 자연장지를 만들기로 하고, 총 24기 무덤을 개장해 옮겨 왔다. 그는 “30년도 더 된 시할머니 묘에 물이 차 백발과 하얀 명주옷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속상했지만, 그때라도 잘 모실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2017년엔 자연장지가 있는 곳에 30평 크기의 한옥을 지었다. 한옥에는 시할머니가 시집올 때 신었던 가죽신, 할아버지가 만든 베개, 일제강점기에 쓰던 안경 등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동시에 무선 인터넷이나 TV 등 편의시설도 갖춰 후손들이 오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정씨는 형식에 치우친 장례 문화가 후손들에게 부담을 주고 사후에까지 빈부격차를 느끼게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에서 작은 십자가 하나를 세워 놓고 여러 사람이 추모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우리도 꼭 물리적인 뭔가가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후손들이 각자 조상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지요.”자연장 하고 싶지만 기대 수준 못미쳐 이처럼 자연친화적이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공동 추모의 장이 장례 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민 인식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지난해 국민 15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례문화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화장을 원했고, 화장 후에는 자연장을 하고 싶다는 비중이 41.6%로 가장 높았다. 봉안은 35.3%, 산분장(화장한 분골을 산이나 강, 바다 등에 뿌리는 것)은 23%였다. 그러나 실제 자연장(24.5%)이나 산분장(8.2%)을 택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덕원과 같은 자연장을 꿈꾸지만, 막상 장지를 선택하려고 보면 선택지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이 자연장을 조성하기엔 비용이 만만찮고, 공설 자연장지는 전국 77곳에 불과하다. 유행처럼 수목장이 조성되기 시작했지만, 비용이 천차만별인데다 시설도 국민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 9월 20일자 9면>최재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자연장 홍보 책자를 보면 멋있는데, 실제로 가 보면 생각보다 수준이 떨어져 실망하는 유족들이 많다”면서 “조경이라든지 주변의 편의시설 등 환경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우리 자연환경에 맞는 자연장지를 조성하고 산분장도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자연장지를 꼭 산이나 도시 외곽에 설치할 것이 아니라 도심에 산분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초빙교수는 “유럽에는 자연환경에 어울리면서 공동 추모할 수 있는 방식이 많이 개발돼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이런 것들을 우리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심 속 추모 공간 스웨덴 민네스룬드 해외 사례를 보면, 유독 도심 속 추모 공원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웨덴 민네스룬드(Minneslund)다. ‘기억(추모)의 숲’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민네스룬드는 전국 500여곳에 조성된 시민 공동 추모공간으로, 화장된 유골의 절반 이상이 민네스룬드에 뿌려진다고 한다.지난 19일(현지시각) 스웨덴 예테보리 시내에 있는 스탐펜 공동묘지. 4300㎡ 크기의 대형 묘지로 2500여기의 묘가 있다. 묘지 바로 옆으로 펼쳐진 자전거 도로를 따라 사람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커다란 묘비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은 여느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묘지를 둘러싸고 있는 주택가와 상권들은 위화감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모퉁이로 가자 가로 10m, 세로 20m 크기의 푸른 잔디로 덮인 민네스룬드가 눈에 띄었다. 1982년부터 이곳에서는 고인의 유골이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공동묘지에는 큰 묘비들로 뒤덮여 있었지만, 이 공간만큼은 묘지라는 표식이 전혀 없었다. 꽃과 나무가 잘 가꿔진 화단에 이따금 메시지가 적힌 돌멩이 등이 눈에 띌 뿐이었다.민네스룬드는 개인의 표식을 전혀 남기지 않는 게 특징이다. 직원이 유해를 뿌릴 때도 유족이나 지인이 입회하지 않고, 어느 곳에 뿌렸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저 공원의 조각상이나 개울, 분수, 잔디, 돌 등 다양한 공간 속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추모한다. 스웨덴 시민 누구나 생전 업적이나 지위, 가족 배경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이곳에 잠들어 있다. 고인은 그저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민 대부분이 이곳에 묻히길 희망한다는 민네스룬드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생활 속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요세핀 부니스(33)는 “묘지는 처음부터 우리 곁에 있어 온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사랑하는 가족이 근처에 잠들어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네스룬드에는 시체도, 유골도 없다. 여기서 재를 뿌리기도 하지만 바다에서 바람에 날린 뒤 이곳에 와서 추모하기도 한다”면서 “따로 관리할 필요도 없고 사람들이 모여 함께 추모하기에 더 좋다”고 덧붙였다.이처럼 자기 표식을 남기지 않고 합장하거나 공동으로 추모하는 방식의 장례 문화는 유럽뿐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 도쿄도립 고다이라묘원의 ‘수림묘지’(수목장)에는 27곳에 땅을 파 혈연과 관계없이 400구에 유골을 합장한다.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운영하는 양밍산 공원묘지는 대만 사람들이 “죽고 나서라도 이곳에 묻히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지역이다. 풍수지리가 좋은 곳으로 알려져 주변에 고급 리조트와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묘원만큼은 모든 시민에게 무료로 열려 있으며, 유족은 원하는 구역을 선택해 유해 가루를 묻을 수 있다. 이철영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는 “장례 의식은 추모에 방점이 찍혀야지 묘지나 장례 정차 같은 형식이 목적이 돼선 안 된다”며 “공간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유럽 국가들처럼 공원 잔디에 뿌리는 잔디장이나, 혹은 온라인 추모 같은 방식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시리즈 1회 - 버려진 무덤 2회 -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3회 - 파묘, 그 이후 4회 - 공동 추모의 시대 ▶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forefathers (링크를 복사한 뒤 인터넷 주소창에 붙여주세요)
  • 미켈란젤로, 모네, 반고흐, 클림트, 피카소 극장서 만난다

    미켈란젤로, 모네, 반고흐, 클림트, 피카소 극장서 만난다

    메가박스가 세계 곳곳 유명 미술관의 작품과 예술사를 전문가의 해설로 함께 감상하는 강연 프로그램 ‘2023 시네 도슨트 시즌3: 위대한 예술가들을 만나다’를 다음 달 9일부터 11월 7일까지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미켈란젤로, 모네, 반 고흐, 클림트, 피카소 등 르네상스 미술,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아르누보 예술, 입체주의까지 서양 미술 사조에서 주요 시기 대표적인 예술가에 초점을 두고 구성했다. 피에타와 다비드 조각상, 시스티나 성당 프레스코 천장화 등 작품을 통해 미켈란젤로를 만나본다. 인상파의 거장 모네 편에서는 그가 변화시킨 미술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현대 미술로 연결되는지 알아본다. 세 번째 강연에서는 가장 유명한 서양 화가 반 고흐의 인생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며 왜 사후에 더 유명해진 화가가 됐는지 살펴본다. 이어 황금빛의 화려한 아름다움을 그려낸 클림트와 20세기 그 자체로 평가받는 피카소의 삶과 작품에 관해 탐구한다. 시즌1·2에 이어 안현배 미술사학자가 강연을 맡는다.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화요일 오후 7시 30분 주 2회씩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한다. 예매 및 강연 관련 자세한 사항은 메가박스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 尹 대통령, 교황에 친서...“수교 60주년, 우호협력 심화하길”

    尹 대통령, 교황에 친서...“수교 60주년, 우호협력 심화하길”

    윤석열 대통령의 특사로 바티칸을 찾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1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윤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 특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국과 교황청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그동안 다져온 우호 협력 관계가 더욱 심화되기를 희망한다”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친서에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교황이 성 베드로 성당에 김대건 신부 조각상을 봉헌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준 점에 대해 감사를 전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또한 강 특사는 교황에게 2027년 세계청년 대회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강 특사는 교황 예방 이후 폴 갈라거 교황청 외교장관과 면담하고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이 필요한 글로벌 이슈에서 양측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 특사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과의 면담, 김대건 신부 성상 설치 기념미사 및 축복식 등에도 참석했다.
  • 바티칸에 김대건 신부 성상 설치… 16일 기념 미사

    바티칸에 김대건 신부 성상 설치… 16일 기념 미사

    최초의 한국인 사제 성 김대건(1821~ 1846) 안드레아 신부의 조각상이 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졌다.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벽면을 파서 만든 공간)에 동양 성인의 성상이 설치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김 신부의 조각상 설치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72) 추기경이 프란치스코(87)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히고 교황이 이를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한진섭(67) 작가가 지난 1월부터 이탈리아 서북부 도시 피에르타 산타에 머물며 8개월에 걸쳐 조각상을 만들었다. 성상은 높이 3.7m, 가로 1.83m, 세로 1.2m 크기로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모습이다. 김 신부가 두 팔 벌려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표현했다. 오는 1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기념 미사가 봉헌되고 이후 성상이 설치된 장소에서 축복식이 거행된다. 한국에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72) 주교, 염수정(79) 추기경 등이 참석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한 작가가 별도 제작한 김 신부의 성상 모형 원형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 광화문 월대 복원 화룡점정 ‘서수상’ 돌아왔다

    광화문 월대 복원 화룡점정 ‘서수상’ 돌아왔다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왔고 이를 본 국민이 제보한 뒤에 문화재청이 3D 스캔을 통해 원본이라는 걸 확인했다. 이 시대의 방식으로 광화문 월대 서수상(상서로운 동물상)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광화문 월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을 공개했다. 이 서수상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있었던 것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족 측이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경복궁으로 이사했다. 김민규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서수상은 국왕이 올바른 정치를 펼쳤을 때 나타나는 동물로 태평성대를 상징하거나 기원하는 뜻이 있다”면서 “생김새를 해치로 볼 수 있는데 해치는 시비(옳고 그름)를 구분할 수 있는 동물이기도 하고 남쪽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복궁 근정전의 서수상은 뿔이 2개 있고 목에는 갈기털이 없는데 이번에 돌아온 서수상은 뿔 1개에 목에는 갈기털이 있는 형태다.어쩌다 유출됐는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이 서수상들은 역사에 관심 있던 이들에게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있었다. 그러다 한 유튜버가 호암미술관에 있는 서수상 촬영 영상을 공유하고 이를 본 제보자가 지난 3월 문화재청에 알리면서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과거 사진자료 등으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3D 스캔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수상을 세울 때 흔들리지 않도록 받침돌을 발 모양대로 만들었는데 3D 스캔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해 확신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청 측이 월대 앞 서수상이라고 소개하자 이 선대회장 유족 측은 곧바로 기증을 결심했다. 김 전문위원은 “월대를 복원하면 서수상을 다시 조각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기증으로 월대 복원 화룡점정을 찍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수상 2점은 조각상의 파괴된 부분 없이 양호한 상태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월대 앞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 유튜브 보고 제보한 광화문 월대 서수상 100년 만에 제자리로

    유튜브 보고 제보한 광화문 월대 서수상 100년 만에 제자리로

    유튜브 영상을 본 국민이 제보하고 3D 스캔을 통해 원본임을 확인했다. 광화문 월대 서수상(상서로운 동물상)이 요즘 시대의 방식으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광화문 월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을 공개했다.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있었던 것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족 측이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에 경복궁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설명에 나선 김민규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서수상은 국왕이 올바른 정치를 펼쳤을 때 나타나는 동물로 지금이 태평성대라거나 혹은 앞으로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이 있다”면서 “생김새가 해치로 볼 수 있는데 해치는 시비(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동물이기도 하고 남쪽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경복궁 근정전의 서수상은 뿔이 2개 있고 목에는 갈기 털이 없는데 이번에 돌아온 서수상은 뿔이 1개에 목에 갈기 털이 있는 형태다. 아주 똑같이 생기진 않았지만 광화문의 해치상,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등과 양식적으로도 유사한 면이 있고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과 가공기법 등을 다른 서수상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서수상들은 월대 다른 시설물들과 마찬가지로 1920년대 일제가 철로를 놓으며 제자리를 떠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떻게 유출됐고 이 선대회장이 수집하게 됐는지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 서수상들은 기존에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있었다. 그러다 한 유튜버가 호암미술관에 있는 서수상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고, 이를 한 국민이 보고 지난 3월 문화재청에 제보하면서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이후에도 추가 제보가 이어졌지만 문화재청은 최초 제보자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과거 사진 자료 등으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3D 스캔 덕에 월대에 있던 서수상인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서수상을 세울 때 흔들리지 않도록 받침돌을 발 모양대로 만들었는데 3D 스캔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청에서 월대 앞 서수상임을 설명하자 이 선대회장 유족 측이 곧바로 기증을 결정했다. 김 전문위원은 “월대를 복원하면 서수상을 다시 조각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기증으로 월대 복원 화룡점정을 마무리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수상 2점은 조각상의 파괴된 부분 없이 양호한 상태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10월 월대 복원 공사를 마치면 원래 자리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앞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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