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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플리스 여자 모래상, 가슴 가린 이유는?

    토플리스 여자 모래상, 가슴 가린 이유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해변가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풍만한 가슴을 노출하고 백사장에 누워 관광객을 맞던 토플리스 여자 모래조각상들이 부끄럽다는 듯 엎드려 가슴을 감춰버렸다.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에 설치된 여자 모래조각상들이 이처럼 정숙한(?) 여인네로 변신한 건 23일부터 열리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때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풍기문란(?)한 조각상은 안 된다는 조각가의 판단에 따라 모래조각상의 차림과 자세가 바뀐 것이다. 20년째 매년 이맘때면 코파카바나에 여자 모래조각상을 설치한 작가 우비라탄 도스산토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기 위해 조각상의 의상과 자세를 바꿨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묘한 눈요기감이 됐던 여자 모래조각상들의 의상과 자세가 바뀌면서 해변가에는 성지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다. 엎드려 있는 여자 모래조각상 옆으로는 인자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래조각이 설치됐다. 그 앞으로는 리우의 명물인 예수상이 모래조각으로 만들어졌다. 작가 우비라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리우데자네이루와 참가자 모두를 크게 축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26노티시아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중국통신] 노자 조각상 ‘희화화’ 논란

    [중국통신] 노자 조각상 ‘희화화’ 논란

    도가의 (道家)의 시조인 노자(老子)의 조각상이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세워져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쑤저우(蘇州)시 진지(金鷄)호반에는 노자의 상이 세워졌다. 그런데 일반 성현의 인자한 표정과는 달리 노자상은 색다른 모습이라 노자 고향의 후손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각진 얼굴에 늘어진 귓볼, 깊게 패인 팔자주름은 일반적인 성현의 동상과 비슷하지만 지나치게 크고 낮은 코와 감은 두눈은 어색하다. 심지어 혀를 내밀고 벌린 입 사이로는 치아 한개가 노출되어 전체적으로 우스운 모습이다. 누리꾼들과 주민들은 “성현의 상을 왜 이런 모습으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존엄함은 커녕 오히려 웃기다”는 반응이다. 한편 현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노자상은 기증받은 것으로 노자의 표정에는 도가사상의 핵심인 ‘도법자연(道法自然, 자연을 배운다)’, ‘무위이치(無爲而治, 성인의 덕은 지대하여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스려짐)’의 뜻이 담겨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겉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숨은 뜻을 생각해 달라”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agatha_hong@aol.com
  •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하) 참전 군인들 인터뷰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하) 참전 군인들 인터뷰

    ■윌리엄 웨버 ‘한국전 미군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 “참전 증인들 사라져가 안타까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생존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우리가 모두 사라져 버리면 한국전쟁이 미국인의 의식에서 완전히 실종될 것만 같아 걱정입니다.” 인생 거의 전부가 ‘한국전쟁의 역사’인 노병(老兵)은 자신의 사후(死後)에 한국전쟁의 역사가 겪게 될 운명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었다.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만난 윌리엄 웨버(87·예비역 대령)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전 참전용사다. 해마다 6월 25일이 다가오면 그는 언론들의 1순위 인터뷰 대상이 된다.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한쪽 팔과 다리를 잃은 그의 외모 때문만이 아니다. 그 누구보다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일에 대한 열성이 그를 특별하게 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기념비 옆에 서 있는 19명의 미군 병사 조각상 가운데 하나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웨버 회장은 1943년 17살의 나이에 직업 군인으로 미 육군에 입대해 2차대전에 참전했다. 이어 1950년 8월 육군 187 공수 낙하산부대 소속 대위로 인천 상륙작전과 함께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서울 수복 후 그는 평양 등 북한 내 요충지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여해 승전보를 울렸다. 하지만 중공군의 개입으로 중부전선까지 밀린 그는 1951년 1월 격전지 강원도 원주에서 북한군의 수류탄에 오른쪽 팔꿈치 아래와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고 말았다. 이 부상으로 그는 전선과 이별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북핵 문제 관련 세미나에 의족에 의지한 몸을 이끌고 나타난 그에게 ‘20대 젊은 나이에 소중한 팔다리를 잃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유감스럽지 않다. 한국전에서 정규군으로 복무한 것은 내게 무한한 영광”이라며 마치 젊은 현역 군인처럼 우렁차게 답했다. 정전 60주년을 맞는 소회를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난 60년간 또 다른 전쟁이 없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전용사들이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 앞으로 15년 뒤에는 정전 75주년 기념식이 열린 텐데 그때는 극소수의 참전용사만 살아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우리 참전용사들끼리 하곤 한다. 왜냐면 지금 가장 어린 참전용사가 80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전쟁은 ‘알려지지 않은 전쟁’에서 ‘잊혀진 전쟁’이 돼 가고 있는데 앞으로 완전히 미국 역사에서 실종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대전에 참전해 일본군과 싸울 때만 해도 한국과 중국, 일본 사람은 모두 똑같은 줄 알았지만 1950년 한국 땅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인은 일본인과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다른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그런 한국인들을 위해 싸운 것은 더없이 가치 있는 일이자 영광, 특권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정부가 참전용사들에게 충분히 보답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말할 필요도 없다. 진심을 다해 끊임없이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고 했다. ‘다시 한국전이 일어난다면 참전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당연히 참전할 것이다. 그건 물어볼 필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다 할 것이다. 바로 1950년에 나는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웨버 회장에게 한국전은 박제된 역사가 아니다.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그는 미국에서 ‘한국전 알리기’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 있는 한국전 기념비 옆에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들의 이름을 모두 새긴 ‘한국전 추모벽’ 건립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중이다. 2002년 참전 이후 5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이후 올해 세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한국행을 계획하고 있는 웨버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원주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인민지원군 출신 자빙수 전 中인민공안대 교수 “美의 침략 언론보도 믿고 참전” “한국전은 중국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다)로 표현한다. 이 말과 같이 한국전은 중국이 미국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북한을 도와 목숨 바쳐 싸운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남북이 분단됐는데 한국전쟁 정전일인 7월 27일이면 항미원조 승리 운운하며 자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인민지원군 출신의 자빙수(査秉樞·81) 전 중국인민공안대 교수는 매년 7월 27일을 ‘한반도정전기념일’로 고쳐 불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일 베이징 무시디(木?地) 자택에서 만난 그는 “세월이 지나면서 언론 등을 통해 한국전쟁은 북침이 아닌 남침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하지만 중국 인민지원군은 미군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탓에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자 전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49년 신중국 건국과 함께 자원 입대했다. 타이완을 수복해 통일을 이루려는 국가정책에 따라 인민해방군 25군 75사 소속으로 푸젠(福建)성 최전방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미군이 단둥(丹東) 변경을 폭격했다는 등 미군의 침략에 초점이 맞춰진 언론 보도로 미국이 타이완 국민당 정부를 도와 중국을 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됐다. 부대 전환 배치를 신청해 한국전에 참여한 데는 이 같은 국내 분위기가 작용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로는 1952년 7월 13일부터 14일 동안 강원도 상감령 동북쪽 남대천에서 벌어진 ‘금성(城) 반격전’을 꼽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원래 북의 땅에 침입한 미군을 물리쳤다는 의미에서 이 전투를 반격전이라고 부른다. 그는 “이 전투만 버텨 내면 미국과 정전협정을 체결해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고 회고했다. 미군을 상대로 중국 인민지원군 25만여명이 참가한 이 전투에서 그는 오른쪽 다리와 허리를 다쳤다. 그는 정전 이후에도 북한 재건 사업에 투입되며 1953년 10월부터 황해남도로 배치돼 1년간 고 유옥례씨 집에서 지냈다. 당시 14세이던 유씨의 딸 김영희로부터 조선인민군진군가, 조선국가, 아리랑, 봄노래, 샘물터의 노래, 푸른 하늘의 노래 등 27개의 북한 노래를 배웠다. 한국 노랫말을 중국어로 표기해 적어 둔 노래 연습장과 유씨 가족의 사진을 보며 지금도 그 시절을 회상한다. 영희씨와 주고받은 100여통의 편지도 간직하고 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은 탓에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두 나라 언어로 적어 가며 수십년간 소통의 끈을 이어 갔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오라버니’라는 문구 등 편지 내용 곳곳에 깊은 우의가 배어 있다. 문화대혁명 등의 시기를 제외하고 영희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줄곧 연락을 주고받았다. 의료품, 식료품, 의류 등을 북에 보내 주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참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만약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남북은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외세의 개입 없이 남북이 자체적으로 통일하도록 돕는 것이 중국이 (한국에) 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 부회장 김완기씨 “조국의 전쟁 소식에 태극기 혈서 쓰고 참전” 1950년 6월 25일. 22살의 청년은 아침을 먹으며 라디오를 듣다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소식을 접한다. 현해탄 건너 조국에 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이다. “어쩌다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들이대게 됐나”라는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청년은 개전 3일 만에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전을 결심한다. 그후 63년이 속절없이 흘렀고, 청년의 얼굴엔 주름살이 내려 앉았다. 재일학도의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김완기(85)씨를 지난 3일 만났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12살 때인 1940년 공부를 하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큰아버지가 있는 구마모토현으로 갔다. 대학에 진학해 엘리트가 되라는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광복 이후 진학을 포기하고 민단 소속으로 조직 활동에 앞장섰다. 전쟁이 터지자 김씨를 포함한 642명의 재일학도의용군은 태극기에 혈서로 참전 의사를 밝히고 조국으로 향했다. 미군 부대에 배치돼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김씨는 전쟁의 참상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고막이 터져 육군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 함께 배를 타고 참전한 친구들을 그곳에서 만났는데 동상 때문에 손발이 잘린 전우들이 수두룩했다”고 김씨는 회고했다. 미군의 순환배치 방침에 따라 1·4 후퇴 즈음인 1951년 1월 일본으로 복귀한 김씨는 “이대로 그만둘 수는 없다”며 다시 입대를 자원했다. 100여명이 지원해 58명이 국군에 재입대하게 됐고, 김씨는 1952년 6월까지 전선에 머물렀다. 이후 김씨는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일본 정부가 “허락 없이 참전했고 일본 거주도 불확실하다”며 입국을 막았다. 결국 부산 소림사에서 재일학도의용대(현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의 전신)를 만든 뒤 정전 후인 1953년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탑골공원 뒤편에 사무실을 꾸렸다. 그곳을 본적으로 등록하고 1961년까지는 수용대기소에서 생활했다. 국내 안착도 일본 귀환도 아닌 애매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 사이 일본에 있던 김씨의 가족은 전쟁통에 모두 유명을 달리했고, 공주에 남아 있는 가족들도 정전 이후에야 겨우 연락이 닿았다. 현재 동지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국민들이 학도의용군의 존재를 모르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종전 후 10년 뒤인 1963년에야 일본에 안치돼 있던 전사자 53명의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고, 1968년 재일학도의용군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글 사진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세계 최대 장미꽃밭·바다 위 케이블카·기차공원… 삼색 매력 삼척

    세계 최대 장미꽃밭·바다 위 케이블카·기차공원… 삼색 매력 삼척

    국내 최대 에너지 도시인 강원 삼척시가 바다와 하천, 산을 자원으로 대단위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섰다. 이미 바다와 동굴이 어우러진 해양레일바이크, 해신당공원, 새천년도로 등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도시를 한 단계 향상시킨 가운데 세계 최대 장미공원을 비롯해 해상케이블카(로프웨이), 수로부인상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속속 조성해 ‘관광 르네상스’를 꽃피우겠다는 복안이다. 계획이 마무리되면 삼척이 동해안 최대 관광 도시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척시가 오십천 생태 하천 조성 사업으로 추진하는 세계 최대 삼척 장미공원이 이달 개장한다. 삼척 장미공원에는 7만여㎡의 면적에 장미 218종 13만 그루가 심어져 있다. 이곳은 1000만 송이의 장미가 피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 최대인 용인 에버랜드 장미공원보다 규모는 2배이며, 장미 보유 수량은 4배나 많다. 또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유로파 장미공원’보다 3배 큰 규모다. 오는 29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벌써 주말이면 1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장미공원에는 13만 그루의 장미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심어졌고 주변에는 바닥 분수, 인라인 경기장, 잔디광장 등의 휴식 공간도 갖춰져 있어 개장 전부터 시민과 외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금화 삼척시 공보계장은 “눈꽃이 피는 겨울을 포함해 봄 유채꽃, 여름 장미, 가을 코스모스 등 4계절 꽃으로 단장된 아름다운 삼척을 만들기 위해 장미공원을 조성하게 됐다”면서 “장미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개화 기간이 길어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볼 수 있어 4계절 관광 자원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삼척시가 관광 인프라 구축 및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 와우산 대명 리조트 사업이 오는 27일 착공한다. 사업은 시가 체류형 관광객 유치의 최대 걸림돌인 숙박난을 해소하고 삼척 해양 관광 관문으로서의 대표적인 관광지 조성을 위해 2009년부터 적극적인 민자 유치에 나서 결실을 보게 됐다. 해양 관광 리조트 타운은 총사업비 2150억원(민자 2000억원·시비150억원)으로 호텔 242실, 콘도미니엄 405실과 아쿠아월드, 컨벤션센터 등의 부대시설을 갖춘 대규모 리조트로 내년에 완공된다. 해양 관광 리조트 타운이 완공되면 삼척 관광의 패턴이 바뀌고 관광객이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근덕면 용화리∼장호리 사이 해안 절경 지대에 바다를 건너는 국내 최초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도 다음 달 착공해 2015년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상 케이블카 사업에는 총사업비 256억원이 투입돼 용화와 장호 해변을 건너는 길이 1㎞의 케이블카와 해안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시설이 조성된다. 케이블카 정거장을 비롯해 공원,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진입도로 개설 공사를 추진 중이다. 해상 케이블카 출발지인 용화리는 현재 큰 인기를 끄는 해양레일바이크 종착역이고 케이블카 종착점인 장호리는 ‘한국의 나폴리’로 불릴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난 데다 어촌 체험 마을로도 유명한 곳이라 유명세를 더할 전망이다. 해상 케이블카만이 가진 탁월한 풍광, 용의 입 형태를 한 정거장(용화항·장호항)과 여의주 형태의 케이블카, 관광 도시 삼척이 가진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다른 지역 케이블카와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임원 남화산 수로부인 헌화공원에는 오는 10월쯤 대형 수로부인상이 선을 보인다. 무게 500t, 높이만 10.6m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초대형 돌 조각상으로 세워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돌 조각상인 싱가포르의 ‘머라이언상’은 높이 8.6m, 무게는 70t에 그친다. 수로부인 헌화공원은 규모 면에서도 최고지만 삼국유사의 ‘해가’와 ‘헌화’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고 동해안 육지에서 울릉도가 보이는 중요한 위치에 있어 동해안의 상징적인 해맞이 관광 명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삼척시의 유일한 폐광 지역인 도계읍에서 추진되는 스위치백 리조트 사업은 지난달 8일 착공식을 했다. 삼척시와 강원랜드, 철도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는 사업비 655억원을 들여 내년 5월까지 도계읍 심포리 일대 72만㎡에 국내 최초의 인클라인 철도, 레일바이크, 관광열차, 트레인파크 등을 조성하는 철도 체험형 리조트 사업이다. 리조트 역사에는 레스토랑, 전시실 등이 조성되고 단지에는 목재 문화 체험장, 유리조형 문화관광테마파크, 수생 생태공원 등을 갖춰 체험과 학습,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관광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홍 계장은 “스위치백 리조트가 조성되면 도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고 대금굴, 환선굴 등의 기존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관광단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바닷속 사라진 신화 속 ‘이집트 도시’ 유물 공개

    바닷속 사라진 신화 속 ‘이집트 도시’ 유물 공개

    지금으로 부터 약 1,200년 전 갑자기 물 속으로 가라앉은 ‘전설의 도시’ 헤라클레이온(Heracleion)의 유물이 일반에 공개를 앞두고 있다. 최근 헤라클레이온 국제 공동 발굴팀은 “10년 여에 걸쳐 발굴한 거대 조각상과 금화 등을 곧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원전 7세기 경 건설된 이집트의 고대 도시 헤라클레이온은 지중해의 여러 도시와 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렸다. 특히 웅장한 저택과 사원, 항만시설, 거대한 조각상 등 당시 찬란하고 화려한 문명을 자랑했으나 서기 8세기 경 갑자기 물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이 도시는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남긴 저술과 신화로만 전해질 뿐 그 실체는 확인되지 않아 1천년 넘게 전설로만 기억됐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집트 아부 퀴르만(灣) 해저에서 프랑스 발굴팀이 나폴레옹의 동방 진출을 좌절시킨 ‘나일 해전’의 유물을 탐색하다 뜻밖에도 더 큰 유적을 찾아냈다. 바로 바닷속으로 사라진 헤라클레이온과 인근 도시 메노우티스의 유적을 찾아낸 것. 이후 프랑스 발굴팀과 이집트 정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이 가세해 인양이 시작됐고 거대한 조각상을 비롯 금화, 테이블 등 수많은 보물을 건져올렸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아직 미정인 이번 전시는 이중 일부의 ‘보물’만 공개될 예정이며 앞으로 수십 년은 더 발굴해야 할 만큼 유적의 규모도 어마어마 하다. 발굴에 참여한 옥스퍼드 대학 고고학 전공 데미안 로빈슨 교수는 “유적이 놀라울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다. “ 면서 “당시 문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FAMILY TRIP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 오랜만의 주말. 자녀가 보챌 때 리모콘만 만지작대고 있는가? 입으로만 사랑한다고 말하는가? 떨쳐 일어나자. 이제 남자답게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봄볕 따사로운 산으로, 들로, 테마를 정해 떠나보자. 왜 모녀여행만 있는 거야? 모녀母女여행은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하는 부녀여행은커녕 부자여행도 쉽게 듣기 어렵다. 왜 아빠는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만 살아야 하는가. 최근 일과 집에서 벗어나는 아빠가 늘고 있다. 캠핑으로 대표되는 가족여행이 시작이었다면, MBC의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아빠들이 가족, 특히 자녀에게 다가가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분출되는 따뜻한 정이 감동을 자아내는 것이다. 어렵다고? 조금의 노력만 더하면 가능하다. 테마별로 하루 일정부터 장기간을 요하는 해외여행까지 자녀와 갈 만한 곳과 상품을 골라 봤다. ●Memories 거꾸로 시계를 되감다 옛 향기가 남아 있는 곳이 갈수록 사라진다. 기술은 시간을 지배하고, 그렇게 추억도 우리에게서 멀어져 간다. 아무런 걱정도 없이 즐겁게 뛰놀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잠깐이라도 시간을 할애해 보자. 아이들은 신기함과 새로움을 체험하고, 아빠는 그리운 향수에 푹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을 것이다. 1 철도동호회 네티즌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한 화본역의 모습. 건너편에 급수탑이 보인다 2 화본역에서 가까운 추억의 학교는 60~70년대 모습을 재현한 체험박물관이다 3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열혈강호>, <용비불패> 캐릭터의 복장을 입어 볼 수 있다 4 옛날 만화가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내부 모습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빠의 어린 시절을 보여줄께 경상북도 군위군에 자리한 화본역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산성중학교는 폐교됐지만, 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체험박물관 ‘추억의 학교’로 변신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충실하게 전시품을 갖춘 내부에는 당시 사용하던 교실의 물품들은 물론이고 실제 일기장, 뮤직박스, 가정집, 화장실, 이발소, 옛 골목길, 극장, 자동차까지 전시돼 있어 정말 없는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업무에 치여 자녀와 소원했던 아빠였어도 좋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는 자녀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절로 만발할 테니. 산성중학교 가는 길에 화본역도 들러 보자. 화본역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그냥 나들이 삼아 가볼 만한 곳으로, 역에 내리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호젓한 분위기의 역사건물과 급수탑을 만날 수 있다. 1899년부터 1967년까지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급수탑은 여름이면 외부가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마치 <미래소년 코난>의 주인공이 뛰어다닐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람료 성인 2,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원 주소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824-1 찾아가기 청량리역에서 아침 8시25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오후 12시40분에 화본역에 도착한다. 문의 군위군청 관광마케팅팀 054-380-6915 만화세계로 타임워프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즐겨 보는 요즘 아이들은 모른다. 형광등 빛 흐릿한 곳에서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손때 묻은 종이 만화책을 뒤적이던 기억을. 가득 꽂힌 책만 봐도 행복하고, 배고플 때면 주인아저씨가 끓여 주는 퍼진 라면만 먹어도 충분했다. 갈 곳 없고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의 천국이자 안식처였던 만화방은 점점 세월의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에게 부천 소재의 한국만화박물관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만화의 보고라 할 만하다.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수장고에는 <고바우 영감>, <엄마 찾아 삼만리> 등 50~60년대 만화 육필원고 6만여 장, <코주부 삼국지>를 비롯한 70년대 만화 단행본, 각종 희귀잡지 및 작가 소장품 등이 보관 중이고, 2층 열람공간에는 국내만화, 해외만화, 학술자료, 논문 등 25만여 권의 장서가 망라돼 있다. 3층에는 옛날 만화가게를 재현해 놨는데 연탄 난로와,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의 만화책이 주욱 늘어서 반가움을 자아낸다. 4층에는 인기만화 <열혈강호>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림의 세계’, 직접 투수가 돼 야구체험을 할 수 있는 ‘외인구단과의 한판승부’ 등을 마련해 흥미를 더한다. 관람료 일반 5,000원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입장마감 오후 5시) 주소 부천시 원미구 상동 529-2(영상문화단지 내) 문의 한국만화박물관 032-310-3090 comics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Arts 아이 마음에 예술 혼을 꽃피운다 때로는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도 좋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왕이면 자라나는 아이의 꿈을 키우고 가슴을 울릴 교육적인 테마를 택해 보는 것이 어떨까. 미술과 건축에 특화된 여행지로 떠나 봤다. 1 북촌미술관의 조각상 2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3 베네세하우스의 오벌룸 전경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유럽예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축물 감상이다. 유명 건축가의 철학과 영혼이 담긴 건축물을 만날 때 우리는 때로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느끼게 된다. 특히 유럽 곳곳에는 공간과 조형미의 극치를 보여 주는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한 예로 압도적인 아우라와 기하학적인 형태, 자연광만을 이용해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등 뛰어난 건축물 안에서 우리는 사람과 공간, 색과 면, 자연과의 조화 등을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물을 만나는 여행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인지는 자명하다.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을 만나는 일, 예술의 극치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관련상품 혼이 담긴 유럽 핵심 건축 기행 19일 특징 로마·피렌체·베니스·바젤·스트라스부르·슈투트가르트·프랑크푸르트·쾰른·뒤셀도르프·베를린·파리 등을 방문한다. 전 일정 자유며, 여행 전에 현대 건축 강좌 등의 전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이해를 돕는다. 가격 436만원부터 문의 인터파크투어 02-3479-6433 섬이 곧 예술이다 안도 다다오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를 찾아 떠나는 예술산책 시간. 일본의 출판 교육 그룹 베네세는 구리제련소에서 나온 폐기물에 찌들어 황무지와 같던 나오시마를 예술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는데, 섬을 예술로 살린다는 참으로 기발한 착상이었다. 그후 나오시마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나오시마 프로젝트가 진행돼 지중地中미술관, 버려진 집을 개조해서 미술 작품으로 만든 이에家 프로젝트 등이 연이어 완성됐다. 꿈은 마침내 실현됐고 지금은 한 해 3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체험형 작품이 많아 배경지식 없이도 예술을 느낄 수 있으며 숨어 있는 예술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관련상품 나오시마 예술산책 4일 특징 전 일정 자유.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나오시마의 유일한 고급 호텔이자 미술관 베네세하우스 2박 포함. 가격 100만원부터(유류할증료 및 항공세 제외) 문의 하나투어 1577-1233 갤러리에 대한 부담을 벗자 서울 곳곳에 갤러리가 얼마나 많은지 조금만 걷다 보면 놀랄 정도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안목도 없고 알아야 한다는 강박감에 오히려 작품 감상이 방해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술을 잘 모르는 아빠라면 자녀를 대동한 갤러리 투어에 더욱 주저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컬처워크’는 그래서 주목된다. 누구나 쉽게 미술, 전시를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갤러리 여행 프로그램으로 전문지식을 가진 아트가이드가 동행해 함께 갤러리를 순회하고 안내한다. 현재 4월까지 북촌 갤러리, 북촌 마을, 청담 갤러리, 고궁 등 네 가지 코스를 운영한다. 다른 이들과 번잡하게 이동하는 것이 싫다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퍼스널 아트가이드가 안내하는 일대일(1:1)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가격 1만5,000원부터. 일대일 프로그램은 10만원 홈페이지 컬처투어 www.kulturewalk.kr 글 김명상, 최승표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中놀이공원에 세워진 거대 ‘설립자 불상’ 논란

    최근 중국의 한 놀이공원에 거대한 불상이 세워져 현지 네티즌 사이에 ‘조롱거리’로 떠올랐다. 화제의 불상은 최근 허난성 뤄양시에 위치한 한 놀이공원에 세워진 거대한 황금빛 조각상. 논란이 된 것은 불상의 주인공이 일반적인 부처의 모습이 아닌 보통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거대 불상의 주인공이 바로 놀이공원의 설립자로 뒤늦게 알려지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2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알려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설립자가 관심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 “헤어스타일이 기업가 보다는 지방 공무원에 어울린다.”며 비아냥됐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놀이공원 측은 “설립자의 외모가 미륵 보살과 비슷해 이같은 불상이 세웠다.”고 해명하며 비닐로 불상을 가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설립자도 자신의 불상이 부끄러워던 같다.” 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인터넷뉴스팀 
  • “투표하려면 1달러 내세요” 남미 모래조각 페스티발

    “투표하려면 1달러 내세요” 남미 모래조각 페스티발

    돌을 깎아놓은 것처럼 멋진 조각상들이 도시를 장식했다. 멋진 작품들을 감상하던 시민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남미 엘살바도르에서 모래조각 페스티발이 개최됐다.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개최된 이번 페스티발에는 총 15개 기업이 팀을 만들어 참가했다. 모래를 재료 삼아 예술작품을 빚어내는 전문 작가도 초청을 받아 찍어낸 듯한 조각들을 선보였다. 현지 언론은 “페스티발에 참가한 기업과 작가들은 대형 모래조각을 완성한 뒤 조명까지 비춰 도시를 거대한 박물관으로 바꿔놓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에서 처음 열린 모래조각 페스티벌은 틴마린 어린이박물관이 개최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어린이전용 박물관이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찾지 못하는 어린이가 많다.”면서 “이들의 박물관 방문을 돕기 위해 자금을 모으려 페스티발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페스티발에서 멋진 작품을 구경한 시민들이 우수작품 선정을 위해 투표를 하면서 투표비(?) 1달러(약 1100원)를 아낌없이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에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유관순 열사의 고독한 외침 되새긴다

    유관순 열사의 고독한 외침 되새긴다

    서울 서대문구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렀던 서대문형무소 여옥사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다음 달 1일 개관식을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여옥사는 1918년 일제가 서대문형무소에 여성 독립운동가를 별도 수감하기 위해 신축했다. 1979년 서울구치소로 운영할 당시 여옥사는 철거됐고 교도관들 사이에서 여옥사 터에 대한 내용이 구전으로만 전해져 내려왔다. 1990년 정부가 여옥사 터를 발굴해 지하공간을 확인하고 1992년 지하감옥이 복원됐다. 200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종합 보수 정비 과정에 일제 강점기 당시 여옥사 관련 설계도면이 발굴됐다. 구는 2011년 도면에 따라 문화재청과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아 복원사업을 진행해 왔다. 구는 복원사업과 함께 175명의 무명 여성독립운동가를 새로 발굴하는 성과도 거뒀다. 여성 독립운동이 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훈을 받은 여성은 170여명으로 전체 독립운동가 1만 6000여명 가운데 1.7%에 불과했다. 구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상징하는 유관순 조각상을 설치하고 세브란스 간호사로 재직 중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한 노순경, 수원지역 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김향화, 버스 차장으로 독립운동으로 투신했다가 모진 고문으로 순국한 고수복 등 여성 독립운동가의 사진자료도 새로 발굴해 전시한다. 구는 개관식에서 여옥사 복원 직무유공 표창, 극단 서라벌의 상황극 ‘재현 1919’, 이정희 명인의 ‘도살풀이춤’ 등 기념공연을 펼친다. 문석진 구청장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 점령한 뒤 항거하는 수많은 애국지사를 투옥시키기 위해 지은 감옥이 서대문형무소”라면서 “여성 독립운동가의 얼을 기리고 독립·자유·평화·민주 정신을 기리는 교육의 현장으로 우뚝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3D 효과? 캔버스에서도 가능하지

    3D 효과? 캔버스에서도 가능하지

    갤러리에서 3D화면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2차원 평면에서 입체적인 공간감을 주기 위해 쓴 방법이 원근법이다. 먼 곳에서 가상의 소실점을 설정한 뒤 그 소실점에 맞춰 대상을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그리는 게 원근법이라면 역원근법은 이런 방식이다. 캔버스 자체를 올록볼록하게 만든 다음 치밀한 계산 끝에 오목한 곳은 볼록하게, 볼록한 곳은 오목하게 그리는 것이다. 말 그대로 원근법을 완전히 거꾸로 적용한 것이니까 가장 가깝게 보이는 것이 가장 멀고, 가장 멀리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가장 가깝다. 그래서 그림은 벽에 고정되어 있음에도 사람이 쳐다보는 각도에 따라 그림 안의 모습들이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불러낸다.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 화랑에서 열리는 ‘웍스 온 페이퍼’(Works On Paper)전에서 만날 수 있는 패트릭 휴즈의 신작 ‘마이 룸’(My Room)이다. 휴즈는 1960년대부터 이런 그림을 그려온 초현실주의 화가다. ‘마이 룸’은 벽에 걸린 그림과 책, 바닥에 딸린 양탄자와 조각상 같은 것들을 배치해뒀는데 여기서도 역원근법을 고스란히 적용했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그림들은 모두 드로잉 느낌이 강한 작품들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에두아르도 칠리다, 루이스 브루주아, 데미안 허스트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은 물론, 김종학, 이우환, 허달재, 이왈종 등 국내 유명 작가들까지 모두 2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화려하고 대담한 작품들로 각인된 탐 웨슬만이나 나이젤 홀 같은 작가들이 의외로 아주 단순한 작품을 내놓은 것이 눈에 띈다. (02)549-7575.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400kg짜리 더러운 ‘소똥’ 코브라 화제

    ▶사진 보러가기 팝아트(대중예술)가 아닌 ‘풉아트’(똥예술)가 러시아에서 화제다. 이는 가축 배설물로 만든 조각상이라고 한다. 러시아 야쿠티아공화국의 한 목축업자는 거름으로 사용하다 남는 소똥을 이용해 무려 400kg짜리 대형 코브라 조각상을 만들었다고 11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인 미하일 바포소프(52)는 “‘뱀의 해’를 기념하고 마을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그 조각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키우고 있는 소 17마리가 열심히(?) 만들어낸 ‘발발크’(balbalkh)로 불리는 소똥 중 거름으로 쓰고 남은 일부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실 화제가 된 이 배설물 조각상은 그의 첫 작품은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군 복무 시설을 떠올리며 배설물 탱크를 조각했고, 지난해에는 ‘용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날개 달린 용을 조각했다고 한다. 또 그와 그의 아들은 눈과 얼음 조각을 이용해서도 조각상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현지 기온에서는 배설물로 조각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냄새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조각상이 녹는 봄이 될 때쯤이면 다시 비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끝으로 그는 내년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2014년에는 말을 조각해 볼 것이다. 잘해낸다면 말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中서 1800년 전 ‘미스터리 조각상’ 발견, 정체는?

    중국에서 기이한 외형의 동물 조각상이 발굴돼 정체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이나데일리, 신화망 등 현지 언론의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발굴한 이 동물상은 길이 3m, 폭 1.2m, 높이 1.7m이며 무게는 무려 8.5t으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외형은 뿔이 없는 코뿔소와 비슷하지만 고고학자나 동물학자들은 아직 정확한 정체를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본래 이 동물상은 1973년 11월 최초 발굴됐으나, 당시 청두시 유물관리소 및 고고학자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이를 출토하고 연구하기 위해 다시 매장했다. 전문가들은 39년 만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본 이 동물상은 진한(秦漢)시대에 만들어 졌으며, 그 역사가 최소 1793년 이상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발굴 현장에는 여러 고고학자들이 있었지만, 이 조각상이 세상으로 나오자마자 미스터리한 외형에 당황해 했다. 사자, 코뿔소, 돼지 등 다양한 동물을 합쳐 놓은 듯한 모습 때문이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쓰촨이 중국 내 자이언트 판다 자연서식지 3곳 중 한곳이라는 점에서 2000년 전 고대 자이언트 판다를 본 따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현생 판다와는 외형과 크기가 상당히 달라 정체를 밝혀내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쓰촨성 청두는 중국 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역사의 중심이 된 주요 도시 중 하나로, 이번 출토품은 청두에서 발굴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中하얼빈에 말춤추는 초대형 ‘눈(雪) 싸이’ 등장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기가 추운 연말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에는 ‘강남스타일’의 상징인 말춤을 추는 모습의 싸이 조각상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싸이의 모습을 꼭 빼닮은 이 조각상은 초대형의 규모 뿐 아니라 눈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았다. 커다란 ‘눈(雪)싸이’의 얼굴에는 역시 이에 어울리는 초대형 선글라스가 씌워져 있으며, 검은색 상의 단추와 벨트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과 싸이 특유의 무표정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표정 역시 그대로 살아있는 생생한 조각상이다. 이 조각상은 중국 하얼빈에서 매년 열리는 2013 하얼빈빙등제(하얼빈빙설제) 개최 기념으로 제작됐다. 일반적으로 빙등제는 매년 1월 5일 열리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이 더 빨리 낮아진 이유로 개최 시점이 앞당겨졌다. 이곳에서는 대체로 세계 유명한 건축물을 본 따 만든 대형 얼음(눈)조각상 등이 전시되는데, 올해는 싸이의 대형 조각상이 추가되면서 하반기 전 세계에 불어닥친 그의 열풍을 입증케 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남’ 아닌 ‘인간’ 고수 그대로 보이고 싶었다

    ‘미남’ 아닌 ‘인간’ 고수 그대로 보이고 싶었다

    가끔 그가 큰 눈망울을 굴리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면 말문이 막힐 때가 있다. 영화배우 고수(34)이야기다. 워낙 신중한 성격 탓에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 그가 야속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아직도 데뷔 초의 순수함과 수줍음을 간직하고 있는 것 또한 그의 매력이다. 이런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는 바로 멜로다. 때문에 고수는 수많은 멜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순정적인 사랑을 하는 남자 주인공 역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19일 개봉하는 영화 ‘반창꼬’에서는 무심하고 까칠한 소방관 강일 역을 맡아 그동안의 작품과는 또 다른 결의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7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이번 작품은 기존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털어놨다. “‘고지전‘, ‘초능력자’, ‘백야행’ 등의 작품에서 좀 무겁고 색깔이 있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일상적이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평소 철저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카메라 앞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연기했죠.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응하는 제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구요.” 때로는 목도 안 풀고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촬영에 바로 들어갈 정도로 발성이나 발음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는 고수. 편안하고 사실적으로 연기하다 보니 애드리브도 저절로 나왔다. 그가 맡은 강일은 119 소방대원으로서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했지만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지 못하고 사별한 아픔에 마음을 닫아버린 인물이다. 한편 치명적인 실수로 의료 소송에 휘말려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미수(한효주)는 소송에서 유리해지기 위해 강일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강일은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미수에게 무뚝뚝하고 까칠하게 대하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강일은 내면의 상처 때문에 마음이 꽁꽁 얼고 그 문을 닫아버린 인물입니다. 그래서 말수도 없고 까칠할 수밖에 없죠. 너무나 큰 상처의 아픔을 과연 완전히 잊을 수 있을까요? 시나리오로 봤을 때보다 중간에 찍어놓은 영상으로 연기하는 제 모습을 봤을 때 사별한 남자의 슬픔이 실감 나게 다가왔어요.” 이들은 둘 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졌지만 정작 자신의 상처는 돌보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평행선을 걸을 것만 같았던 미수와 강일은 생명에 대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이야기하면서 각자의 묵은 상처를 꺼내 놓으며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특히 기존의 착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톡톡 튀고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한 한효주와 때론 거칠지만 진정성 있게 이를 받아낸 고수의 연기가 균형을 잘 이룬다. “미수의 역할이 매력적이에요. 같이 튀면 저는 좋지만 영화가 욕을 먹었겠죠. 연기는 둘이 주고 받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지 혼자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강일의 슬픔과 상처가 관객들에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고수는 “극중에서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강일의 상처까지 보듬는 미수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고, 모든 것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랑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극이 상투적으로 흐른다고 딴죽을 걸었더니 “가끔 충격적인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우리네 삶이 때론 진부하고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이 아닌가. 우리 영화는 자극적이거나 충격적인 소재가 아니라 일상 안에서 풀어나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렸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영화에는 두 주인공의 멜로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뛰어드는 119 소방 구조대원 강일의 모습도 인상 깊게 그려진다. “강일이 그토록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집착하는 것은 아내를 구하지 못한 그가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지만 남의 목숨을 구하는 데 자기 목숨을 기꺼이 던지는 119 소방대원들은 대단히 어렵고 훌륭한 일을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고수는 많은 작품에서 다소 정형화된 ‘바른 생활 사나이’나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인물을 연기했다. 늘 현장에서 ‘신입생’ 같은 자세로 후배의 입장이던 그는 어느 순간 선배가 된 자신을 깨닫고 이제는 벽을 뛰어 넘으려 시도한다고 말했다. “요즘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평생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이 와 닿더군요. 그동안 뭔가 하려고 할 때면 준비가 안 된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아 시도를 못했지만, 이제는 할 수 있을 때 도전하고 실행하면서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알아가고 싶어요. 예전에는 부딪히는 것보다는 양보하는 쪽에 가까웠는데 이번에는 소통하는 법을 배웠어요. 무조건적인 양보나 배려보다는 현장에서 제 생각도 표현하고 의견 충돌도 하고 용납하는 애증의 관계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고수에게는 늘 ‘미남 스타’나 조각상처럼 잘생긴 외모라는 뜻에서 다비드라는 단어를 합성한 ‘고비드’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물론 그런 별명이 좋지만 외적인 것만 부각될까봐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미남 배우라는 수식어도 진짜 별명으로 생각하지 그 이상도 이하로 생각하지 않아요. 이미지 때문에 인간 고수가 가려질까봐 걱정도 되구요.” 고수는 지난 2월 결혼을 해 유부남 배우 대열에 올라섰다. 그는 결혼에 관련한 이야기를 물으니 “집사람이 평범한 친구이기도 하고 아직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개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카메라 앞에서 뭔가가 더 있을까 늘 고민하고 무언가에 대해 쉽게 정의내리기를 두려워할 정도로 신중한 성격의 고수. 앞으로의 그가 꿈꾸는 배우 생활은 무엇일까. “저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도 굉장히 많고 제가 가야할 길을 못 찾았다는 생각 때문에 앞으로 막 부딪혀 볼 생각이거든요. 늘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

    때이른 동(冬)장군의 기습에 한껏 움츠러든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다 보면 뜨끈한 찜질방이 절로 생각난다. 하지만 이 계절,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는 겨울 여행만 한 게 또 있을까. 야자수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해변, 백색 모래사장, 쏟아지는 햇살…. 지상낙원이라는 하와이나 낭만의 섬 몰디브는 비행 시간만 9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라 선뜻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동남아 휴양지는 너무 익숙해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 뜻밖의 대안이 있다. 중국 최남단 땅이자 유일한 열대 섬 하이난(海南)이다. ‘중국으로 피한(避寒) 여행을?’ 하이난 섬의 남쪽 도시 싼야(三亞)의 국제공항에 닿을 때까지 솔직한 심정은 이랬다. 드넓은 대륙의 추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 탓이다. 그러나 인천에서 4시간 반을 날아 밤늦게 펑황(鳳凰)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따뜻한 열기가 훅 끼쳐 왔다. 입고 있던 긴팔 셔츠를 벗어 들고 반팔 차림으로 밖에 나서면서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하와이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하이난은 열대 해양성 기후 덕에 연평균 기온이 섭씨 25도 전후다. 가장 더운 7, 8월 기온은 26~30도, 가장 추운 1, 2월 기온은 8~22도 사이다. 하이난은 제주도와 여러모로 닮았다. 따뜻한 기후와 이국적인 풍광 덕에 사시사철 가장 인기 있는 국내 여행지로 꼽힌다. 본토에서 떨어진 외딴 섬이라는 지리적 불리함 때문에 유배지가 됐던 슬픈 역사를 지닌 점도 비슷하다. 하이난 역시 제주도처럼 관광특구다. 광둥성(廣東省)에 속해 있던 하이난은 1988년 독자적인 성(省)으로 승격되면서 경제특구가 됐고 2010년에는 국제관광특구로 지정돼 비자 면제와 면세 정책 등 다양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 하이난은 제주도의 19배 크기에 달하는 큰 섬이다. 인구는 약 800만명으로 한족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원주민인 여족을 비롯해 묘족, 회족 등 37개 소수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산다. 열대 자연 환경, 고급 리조트와 더불어 소수 민족의 풍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하이난만의 특별함으로 기억될 만하다. 해양 레저스포츠와 골프, 온천 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특급 휴양 시설과 이름난 관광지들은 남쪽 해변에 위치한 싼야시에 주로 몰려 있다. 총길이 210㎞에 달하는 해변을 따라 한쪽에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고급 리조트들이 줄지어 서 있다. 싼야 해변의 관광구역은 크게 야룽완(亞龍灣), 다둥하이(大東海), 싼야완(三亞灣), 하이탕완(海棠灣) 등으로 나뉜다. 르네상스, MGM, 힐턴, 셰러턴 등 세계적인 체인 리조트 60여곳이 밀집해 있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바다를 향해 초승달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야룽완은 청정 해역과 고운 백사장으로 이름 높다. 다둥하이는 싼야 시내와 인접해 해변과 도심 번화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러시아타운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 거주자들과 관광객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싼야완은 가장 먼저 개발된 관광지답게 리조트와 고급 별장, 카페 등이 잘 조성돼 있다. 특히 싼야완의 동쪽 끝에 있는 루후이터우(鹿回頭)공원은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싼야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슴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조각상에는 젊은 사냥꾼과 사슴 여인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깃들어 있다. 하이탕완은 정부 차원에서 최근 집중 개발하고 있는 지역이다. 2014년까지 최고급 리조트와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이탕완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우즈저우다오(蜈支洲島)는 2년 전 군사통제구역에서 해제된 곳이어서 환경 파괴 없는 원형 그대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하이난만의 독특한 풍광과 소수 민족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원숭이섬과 빈랑(檳榔)빌리지에 가 보는 것도 좋다. 두 곳 모두 싼야 시내에서 차량으로 30~40분 거리에 있어 한나절 나들이로 적당하다. 싼야시 동북쪽 링수이(水)여족자치구에 있는 원숭이섬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유일한 열대섬 원숭이 보호구역으로 약 1800여 마리의 원숭이가 모여 산다. 20~30마리씩 부족을 이뤄 엄격한 위계 서열을 유지하는 원숭이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신기함도 있지만 서커스 공연처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원숭이섬 관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오히려 섬까지 가는 여정이다. 포장 안 된 울퉁불퉁한 도로와 허름한 마을, 초라한 주민 등 싼야 해변의 초호화 리조트와는 전혀 다른 맨 얼굴의 하이난을 만날 수 있다. 또 바다 건너 원숭이섬에 들어가려면 케이블카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발 아래 펼쳐지는 여족의 전통 수상 가옥들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빈랑빌리지는 여족과 묘족 등 소수 민족의 전통과 풍습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민속촌이다. 빈랑은 야자수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로, 여족은 야자 열매보다 작은 빈랑 열매를 청혼 선물로 주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민속촌 입구에 들어서면 날씬하게 뻗은 빈랑나무들이 시선을 끈다. 여족은 여성들의 문신 풍습으로도 유명하다. 15세가 되면 모든 여성은 얼굴부터 발까지 몸 전체에 문신을 해야 했다. 이 독특한 전통은 1968년에야 폐지됐다. 빈랑빌리지의 전통 가옥 앞에서 옛 방식대로 천을 짜는 여족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아직도 문신의 흔적이 선명하다. 이 할머니들이 세상을 뜨면 여족 여성들의 문신 풍습은 기록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하이난의 또 다른 관광도시는 북쪽 해변에 위치한 하이커우(海口)다. 하이커우는 하이난성의 주도로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싼야에서 하이커우까지는 고속철도로 1시간 40분가량 소요된다. 싼야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어 골프 관광객의 발길이 몰린다. 특히 미션힐스 하이커우 리조트는 18홀 코스 총 22개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 클럽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하이난의 연간 관광객 수는 약 3000만명이다. 이 중 내국인의 비율은 80%에 달한다. 한때 하이난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12만명(2007년)에 이르기도 했지만 중국 부유층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해에는 2만 6000명까지 떨어졌다. 하이난이 변하고 있다. 향상된 서비스와 인프라를 갖춘 국제 휴양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하이난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제주가 긴장해야 할 이유다. 글 사진 하이난(중국)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한동안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하이난 싼야 직항 노선의 운항이 지난 14일부터 재개됐다. 호텔앤에어닷컴과 티웨이항공은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직항 전세기를 띄우고 있다. 홍콩 등을 경유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해소되고 비행 시간이 단축돼 동남아 휴양지들에 견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내년 1월 16일부터 2월 16일까지는 하이커우로 도착지를 변경해 운항한다. 한국은 비자 면제 대상국이다. 2명 이상이면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공항에서 바로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뭘 할까 하이난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하이난 전역에 크고 작은 온천 34곳이 있다. 싼야 시내에서 30㎞ 떨어진 주강남전온천은 60개의 테마 온천탕과 워터 슬라이드 등의 놀이시설을 보유해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하이커우의 미션힐스리조트에는 천연 화산암을 활용한 220여개의 온천탕이 있다. ●쇼핑은 싼야 시내 최대 번화가인 푸싱제(步行街)도 가볼 만하다. 하이난의 명동쯤 된다. 관광도시답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가게가 많다. 아케이드처럼 일자로 뻗은 길 중앙에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고 양쪽으로 각종 의류 브랜드 상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흥정하는 재미도 만끽해 보자.
  •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비우티풀Biutiful>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뷰티풀Beautiful을 스페인식으로 받아 적은 것이다. 다른 유럽과는 달리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발달해 온 스페인 사람들의 직관성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역사를 관통하며 무엇이든 스페인식으로 소화해 버리는 그들의 당당함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800년 이슬람이 남긴 것 Sevilla 세비야 Cordoba코르도바 Granada그라나다 유럽에서 몇년을 살 수 있다면 그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이다. 언젠가 긴 여행의 중반에서 스페인에 눌러 앉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을 정도다. 당시 스페인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한달 반 정도였지만 마드리드 이남의 도시들은 가보지도 못했었다. 어느 도시를 가도 그대로 머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의 남쪽이었다. 세비야Sevilla, 코르도바Cordoba, 그라나다Granada. 이슬람 세력이 지배했던 800년 동안 가장 번성했던 도시들, 스페인 친구들도 꼭 가봐야 한다고 추천했던 그 도시들이었다. 눈을 부시게 하는 것이 태양인지 파란 하늘인지 알 수 없었다. 세비야의 강에 뜬 유람선도 오후의 난반사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도시의 유람선이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풍경이지만 세비야는 내륙으로 무려 87km나 들어와 있는 과달키비르강江의 상류 도시다. 그래도 배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강이 깊고 넓었기 때문에 도시는 중요한 무역항으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강변 산책을 하다 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황금탑Torre del Oro도 13세기에 이슬람교도들이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마젤란이 세계일주를 시작한 기점도 이곳이었고, 콜럼부스가 머물면서 항해를 준비했던 곳도 세비야였다. 그렇게 중요한 도시를 이슬람에게서 되찾은 스페인은 그 세를 과시하고 싶었다. 1248년 모든 부와 권력을 집중해서 지은 세비야 대성당은 지금도 세계에서 3번째로 크고, 고딕양식의 성당으로는 가장 크다. 성당에 안치된 크리스토퍼 콜럼부스의 무덤은 그 어떤 왕의 무덤보다 화려하다. 에스파냐의 옛 왕국인 레온, 카스티야, 나바라, 아라곤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관의 네 모서리를 메고 있는 모습이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평생 아버지의 업적을 정리하고 연구했다는 아들 페르난도 콜럼부스의 무덤도 성당 안에 있다. 고딕양식,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을 헤아려가며 성당을 둘러보느라 지친 사람들은 오렌지 나무가 도열한 정원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 모스크의 연못이 있던 곳이었다. 아직 여력이 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이슬람 사원의 탑을 개축한 히랄다 종탑Torre de la Giralda에 올라갔다. 땀 흘려 쟁취한 98m 높이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전경은 그만큼 달콤했다. 세비야 대성당에 비하면 코르도바의 대성당Cordoba Mezquita은 모스크의 원형에 더 가깝다. 코르도바를 수도로 삼은 이슬람 제국은 6세기에 지어진 성 빈센트 바실리카를 허물고 그 자리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모스크 ‘메스키다’를 세웠다. 4,000여 개의 기둥이 시야를 가리고 천장도 낮지만 사실은 세비야 대성당보다 면적이 넓다. 한번에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성당으로 용도가 바뀐 이후에도 큰 훼손 없이 사용되다가 카를로스 5세에 이르러 200개의 기둥을 뽑아내고 돔을 설치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 정교한 아랍 문양에 푹 빠져 있다가 뒤로 돌아서면 화려한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이 펼쳐진다.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거점은 그라나다였다. 알바이신의 언덕 위에 거대한 아랍인 주거지역이 먼저 형성되었고 1238년에 왕과 귀족들의 거주지로 아람브라Alhambra궁전이 만들어졌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기도 한 아람브라궁전은 아랍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되는데 이름만 듣고 우아한 하나의 건물을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맛보게 된다. 평균 관람 시간만 무려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넓은 요새이자 수천명의 귀족들이 살았던 주거지였다. 아람브라는 사실 건축학적인 가치보다는 치수의 지혜, 높은 지대까지 물을 끌어 사용했던 아랍인들의 발달된 관개 기술이 돋보이는 장소다. 지금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궁전 곳곳의 분수와 샘, 연못은 이슬람세력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아람브라를 찾는 관광객이 워낙 많다 보니 나스리드 궁전Nasrid Palaces은 재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행을 따라 종종걸음을 치다 보니 군주의 별장이자 정원인 헤네랄리페Generalife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지칠 때로 지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꽃향기가 전달되는 높이까지 계산해서 디자인했다는 그 정원에서 아름다운 알바이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언젠가 스페인에 살게 된다면 바로 저 마을을 선택하게 될 것만 같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아람브라 궁전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관개기술의 발달이다. 고지대에 세워진 요새임에도 항상 물이 풍부했다 2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고 있던 코르도바의 거리 음악가 3 투우와 플라멩고로 유명한 세비야의 투우장 돈키호테로 살어리랏다 Toledo톨레도 Consuegra 꼰수에그라 성서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답은 우기기 나름이다. <이솝우화>, <그림 형제 동화집>이 단골로 언급되고 <안네의 일기>나 <영웅문>도 유력한 후보인데다가 지인 중 한 명은 쥘 베른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오니 그 ‘정답’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1547~1616년가 지은 <돈키호테Don Quijote>로 모아지고 있었다(원제는 <재기 발랄한 향사鄕士 라만차의 돈키호테>다). 그러면 또 하나의 질문. <성서>와 <돈키호테>의 공통점은? 끝까지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돈키호테>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캐릭터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탐독하던 ‘키호테’라는 사람이 급기야 자신을 기사라고 착각하며 볼품없는 말 로시난데, 시종 산초 판자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그의 착각 속에서 벌어지는 일.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슈렉>처럼 반전의 캐릭터들이 주인공인 유쾌한 풍자소설이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사실 52장의 전편 중에서 초반에 불과하고 속편까지 출판됐다. 저자 세르반테스의 삶은 키호테의 ‘착각일지라도 행복했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해 부상을 입은 그는 귀국길에 해적에게 잡혀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마드리드 근처의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1605년 소설 <돈키호테>를 발표했다. 작품이 전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인세 계약을 하지 않아 돈을 벌지 못했다. 후에 그는 74장 분량의 돈키호테 속편을 발표했으나 이듬해인 1616년에 기구한 생을 마쳤다. 그가 죽은 4월2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데 우연히도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같은 날 사망했다. 소설 <돈키호테>의 주 무대는 지금의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이다. 도시를 이동하다 보니 우연히도 ‘루타 데 돈키호테’, 즉 ‘돈키호테의 길’이라는 테마여행코스를 지나가게 되었다. 푸른 기와를 이고 있는 하얀 회벽집들이 인상적인 작은 마을 푸에르토 라피세Puetro Lapice에는 돈키호테가 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던 여관 ‘벤타 델 키호테Venta del Quijote’가 있다. 벽에는 ‘돈키호테가 이곳에서 묵고 나서 투구와 갑옷 차림으로 만족스럽게 걸어 나왔다’라는 구절이 붙어 있었다. 돈키호테는 이곳에서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동물의 내장을 넣은 달걀부침’를 시켜 먹었다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라만차 와인을 즐긴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바닥을 깊게 판 넓은 저장고와 대형 와인통을 발견할 수 있다. 더 이상 묵어 가는 손님은 없지만 돈키호테에 대한 팬심으로 기념품을 구입하는 손님들로 마을 전체의 생업은 세르반테스에게 단단히 빚을 지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돈키호테가 거인으로 착각해서 싸움을 벌였던 그 풍차들은 콘수에그라Consuegra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낡은 풍차일 뿐이지만 주변의 광활한 평원과 어우러져 스페인의 상징처럼 되어 버린 풍경이다. 실제로 돈키호테 소설의 배경이 된 풍차는 다른 곳에 있다고 했지만 풍차의 모양은 거기서 거기인 반면, 풍경은 콘수에그라가 최고인지라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훼손된 상태로 오래 방치된 듯한 이슬람의 콘수에그라 성은 한창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 더 멋진 그림을 기대해도 좋다. 돈키호테가 로시난데를 타고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던 그 ‘카스티야라만차’주의 주도는 톨레도다. 우리로 말하면 경주쯤 될까, 8~15세기까지 스페인의 수도였던 도시다. 현대식 건물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도시는 아랍 군주의 거주지였던 알카사르를 정점으로 고깔 모양으로 층층이 퍼져 있고, 타호 강Rio Tajo이 그 주변을 휘감아 돌면서 천연의 요새를 만들고 있었다. 도시로 들어가기 전 멈춰선 전망 포인트에서 한참이나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풍경에는 세상에서 아름다운 고딕성당이라고 불리는 톨레도 대성당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페인을 점령한 이슬람 세력은 종교를 강요하거나 문화를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에 톨레도는 ‘스페인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릴 만큼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유적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고 성당은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귀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출신이지만 스페인에서 주로 활동했던 엘 그레코의 작품은 물론 고야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으며 화려한 제단 장식이나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성체현시대는 이미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새로운 스페인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갱신되는 흥분이 모험에 나선 돈키호테의 마음이었을까. 끝없는 메세타이베리아 반도 중앙부의 대고원를 원 없이 달리고 싶은 충동이 더 깊어지기 전에 라만차를 떠나야 했다. 타호 강으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 도시 톨레도 ▶travie info 벤타 델 키호테 세르반테스가 이용했던 여관으로 소설 <돈키호테>의 무대가 됐다. 소품과 인테리어 등으로 당시 분위기를 재현했고, 직접 만드는 와인과 돈키호테 관련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객실이었지만 지금은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주소 EI Molino, 4 Puetro Lapice(Autovia de Andalucia) 문의 926-57-611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바), 오후 1시∼오후 5시, 오후 8시∼밤 12시(레스토랑) 찾아가기 마드리드 남부 버스 정류장 Estacion de Autobus Sur 역(지하철 Mendez Alvaro 역)에서 Jaen 방면으로 가는 버스 이용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Puetro Lapice에서 하차. 버스 시간 문의 91-530-4800 1, 5 돈키호테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관 ‘벤다 델 키호테’의 오래된 나무 대문과 와인저장고가 있는 바bar 2 푸에르토 라피세 마을에서는 다양한 돈키호테 기념품을 구입 할 수 있다 3 톨레도 대성당의 성모상 4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소 모양의 대형 간판들을 종종 스쳐 지나간다 6 돈키호테가 괴물로 착각하고 결투를 벌였던 꼰수에그라의 풍차들 고야의 빛과 그림자 Madrid마드리드 Zaragoza 사라고사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허락된 시간은 단 한 시간. 마치 단거리 경주에 나서듯 신발끈을 동여매고 속사포로 설명을 난사하는 가이드 수피아씨를 따라다녀야 했다. 그곳의 수많은 보물 중에서 나를 사로잡은 그림은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년의 <개The dog>였다. 고야의 다른 그림과는 다른 화풍으로 의혹을 사기도 했던 이 그림에는 모래 언덕 위로 목만 빼꼼이 내놓은 휑한 눈의 개 한 마리가 등장한다. 마치 노년의 고야 그 자신처럼 말이다. 최후의 고전주의 작가이자 최초의 현대작가로 불리우는 그의 예술적 전이는 프랑스 군인들이 스페인 민군을 총살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 <1808년 5월3일The Third of May 1808>에서 시작된다. 초상화를 잘 그려서 왕실 화가로 이름을 날린 고야는 이 작품을 계기로 민중 화가로 추앙받게 된다. 하지만 노년에 고야의 삶은 암울했다. 마흔 중반에 청각을 상실했으며 노후에 마드리드 근처의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고야가 자신의 집에 그린 벽화들은 마치 귀신을 본 듯 공포에 질린 표정의 검은 군상들로 채워져 있었다. ‘블랙 페인팅’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이다. 그중에서도 <자기 아들을 먹어 치우고 있는 새턴Saturn devouring his Child>은 끔찍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후기 작품 중 가장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고야의 고향이 바로 사라고사다. 사라고사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시내에 들어가자마자 돌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태풍이라도 왔나 싶을 만큼 퍼붓던 비는 10분 후 거짓말처럼 개이더니 하늘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고야의 삶처럼 빛과 어둠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그런 날씨였다. 사라고사에 있는 고야의 생가, 사라고사 뮤지엄, 이베르카 카몬 아즈나르 뮤지엄Ibercaja Camon Aznar Museum에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바로크 스타일의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l Pilar에 있는 레지나 마티럼Regina Martyrum돔의 천장화 역시 고야의 작품이다. 이 성당에는 기도를 이루어 준다는 옥으로 된 성모상이 있는데, 그 앞에서 깊은 슬픔에 잠긴 한 노부부를 만났다. 그 처연한 표정은 사연 모르는 이방인들까지 숙연하게 만들 만큼 날카로운 슬픔을 담고 있었다. 그 감정이 지금 내 방에 걸려 있는 고야의 <개>를 볼 때마다 오버랩되곤 한다. 사라고사의 랜드마크이자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가톨릭 순례지 중 하나인 필라르 대성당. 고야가 그린 천장화를 볼 수 있다 가우디에게 영감을 준 산 Montserrat 몬세라트 Barcelona 바르셀로나 누군가 볼 때마다 시루떡이 연상된다고 했던 몬세라트Tot Montserrat는 톱니바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바위산이다. 4,000만년 전에 융기된 해발 1,200m 산의 모습은 한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다. 바위투성이 산의 정상부에 베네딕트수도원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곳이 유서깊은 기도장소였기 때문이다. 1,000년 전부터 시작된 순례의 행렬은 12세기에 만들어진 검은 성모상 ‘라 모레네타’가 발견되면서 더욱 길어져서 지금까지도 끊어질 줄 모른다. 두어 시간 거리인 바르셀로나에 살았던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 Cornet, 1852~1926년도 틈만 나면 모세라트를 찾아왔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몬세라트에 와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아예 바르셀로나의 중심에 몬세라트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명물 사그라다 파밀리아가족대성당 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다. 스페인 교회 건축 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폴라 델 빌라르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에 의해 시작되었다가 1년 반 후에 안토니 가우디의 손에 넘겨진다. 그후 43년 동안 가우디는 역사에 길이 남을 독창적인 성당을 완성하기 위해 일생을 쏟아 부었다.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내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마치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로 뻗어 올라간 듯한 모습의 기하학적인 기둥들이다. 직선이 아니라 자연물의 형상, 그 곡선만을 사용한 가우디 원칙들이 반영된 결과다. 라 페드레라La Pedrera, 구엘 공원Pavellons Guell 등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그 고집스러운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기업체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신자들의 헌금으로만 세우기 원했기에 재정 문제는 언제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사고로 죽고 말았지만 성당은 아직도 그의 청사진에 따라 무려 130년 동안 여전히 ‘공사 중’이다. 전체 공정 중 절반 정도가 완성되었을 뿐이라지만 몇년 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내부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지난 2010년 7월에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모시고 축성식을 가졌다. 15년내에 완공하는 것이 바르셀로나 시의 계획이다. 1 가우디는 직선을 배제하고 자연물의 형상과 곡선만을 사용했다.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구엘 공원 2 몬세라트 산에서 내려온 기운이 한데 모여 정점을 이룬다는 성당 안뜰 3 가우디는 몬세라트의 기괴한 모습에서 착안해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디자인했다 취재협조 에미레이트항공 www.emirates.com 페가수스 코리아 02-733-3441 ▶travie info 1 아람브라 안에 있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 2 스페인식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 몬세라트Tot Montserrat 몬세라트로 올라가는 꼬불꼬불 산악도로의 전면 도로는 10km, 후면도로는 13km다. 주말에는 주차장이 만원이 경우가 많으므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훨씬 빠른 방법. 수도원에는 뮤지엄, 레스토랑과 기념품점 그리고 호텔까지 있다. 베네딕트 수도원은 에스꼴라니아라는 소년합창단Cor de I’Escolania으로도 유명한데 미사 시간을 맞춰서 가면 합창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034)93-877-77-77 www.montserratvisita.com Travel to Spain 항공편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면 두바이를 경유해서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지로 여행할 수 있다. 인천-두바이 구간을 운행하는 에어버스 A380 기종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최첨단, 초대형 기종. 인천-두바이 구간은 9시간 30분, 두바이-마드리드 구간은 8시간, 두바이-바르셀로나 구간은 7시간 가량 걸린다. 문의 02-2022-8400 www.emirates.com 두바이 시티투어 두바이에서 스톱오버를 신청해서 두바이 시티 투어(42달러), 사막 투어(99달러) 등을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된다.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와 스톱오버 안내책자를 다운받을 수 있다. 투어 문의 아라비안 어드벤처 +971-4-303 4888 aadops@emirates.com 스페인 일주상품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는 ‘스페인·포르투갈+바르셀로나 일주 10일’ 여행패키지 상품이 10월부터 10개 여행사 연합으로 시판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출발하는 이 상품은 11월 말까지 239만원의 특가로 한진관광, 투어2000, 레드캡투어, 투어몰, 자유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하나투어, 온라인투어, 롯데관광에서 예약할 수 있다. 야디네스 알베르토Jardines alberto 그라나다의 유서 깊은 카르멘(정원과 채소밭이 있는 별장식 하우스)을 개조한 레스토랑으로 야외 테이블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이다. 커피 한잔과 함께 피오노노Pionono라는 그라나다의 전통 디저트도 별미다. 아람브라 궁전의 아름다운 정원 헤네랄리페 입구 쪽에 위치해 있다. 3가지 코스에 와인이 곁들여 나오는 세트메뉴는 30~45유로. 주소 Paseo de la Sabika nº 1, 18009 Granada 문의 (0034) 958-221-661 www.jardinesalberto.es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Parador de Granada 그라나다의 아람브라 궁전 안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로 스페인 국영 호텔 중 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라나다 수복 후 세워진 수도원 건물의 고풍스러운 멋과 특별한 위치 때문에 여행자들이 꿈꾸는 숙소지만 객실이 40여 개밖에 되지 않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아람브라와 그라나다의 야경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주소 Real de la Alhambra, s/n, 18009 Granada, Spain 문의 (0034) 958-22-1440 www.parador.es 팔라시오스Palacios 5kg 정도의 크기으로 자란 새끼 돼지로 만드는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Cochinillo를 먹을 수 있는 곳.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팔라시오스는 레스토랑뿐 아니라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싱글 요금은 30~45유로, 더블룸은 50~80유로 사이다. 주정강화와인인 셰리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디저트인 플란Flan도 맛볼 수 있다. 주소 C/Navarro Ledesma, 4 45001 Toledo 문의 (0034) 925-28-0083 www.hostalpalacios.net 안달루 라 토레 데 오로Andalu la Torre de Oro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에 있는 투우 테마의 바Bar. 가게 안에는 스타 투우사들의 사진과 희생된 소의 머리 박제 그리고 스페인 생햄인 하몬이 같이 걸려 있어서 묘한 느낌을 준다. 주소 Er 26 de la Plaza Mayor Calle del Arcode Triunfo, 28012 Madrid 영업시간 오전 10시∼새벽 2시 문의 (0034) 913-66-5016 La Torre del Oro 타블라오 엘 팔라시오 안달루스Tablao El Palacio Andaluz 세비야 최고의 플라멩고 디너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곳. 공연은 하루 두 차례, 매일 저녁 7시와 7시30분에 시작되어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와인이 곁들여진 코스 정찬이나 타파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오페라 카르멘의 일부 장면도 플라멩고로 선보인다. 문의 (0034) 954-534-720 www.elpalacioandaluz.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넘치는 기획전 골라보는 재미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기획전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볼만한 전시 몇 가지를 꼽았다. ① 킨텍스 첫 미술전 ‘형형색색’ 경기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는 12월 31일까지 ‘CAYAF 2012’(Contemporary Art & Young Artists Festival·이하 카야프)가 열린다. 현대 미술을 다루는 젊은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지만 이 전시가 눈에 띄는 것은 킨텍스 개관 이래 처음 여는 미술 전시여서다. 경기 지역에 거주하거나 작업실을 둔 30~40대 작가 108명이 500여 점을 내놨다. 전시 주제도 ‘형형색색-오늘을 읽다’다. 공성훈, 김석, 김용관, 성태진, 임안나, 정국택, 전수경, 주도양, 한지식 작가 등이 눈에 띈다. 전시 총괄 기획을 맡은 전승보 감독은 “경기 지역으로 한정됐지만 컨벤션센터를 이용한 지역 예술의 활성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성인 6000원, 초중고생 4000원. ② 사진 찢어 붙여 색칠한 ‘시간의 풍경들’ 사진전도 볼만하다. 오는 25일까지 경기 성남시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현대미술-시간의 풍경들’에는 이정, 강홍구, 권오상, 정연두 등 2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의 사진은 현실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다. 스트레이트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찢어 붙이거나 색을 칠하기도 하고 사진으로 아예 큰 조각상을 만들기도 했다.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③ 우리 동네 골목길 찰칵 ‘서울사진축제’ 12월 30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등 전시장 23곳에서 동시에 열리는 ‘2012 서울사진축제’는 스트레이트 사진 위주다. 도시의 역사뿐 아니라 개인, 마을, 지역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사진들을 선보인다. 특히 일반인이 소장한 사진까지 수집해 전시하고 자신의 역사를 사진으로 재구성하도록 해놓은 특별전을 마련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 총괄 기획을 맡은 이경민 감독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을 늘렸다. 이 자료들은 그냥 전시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 아카이브로 구축해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④ 반 고흐, 혹은 바티칸박물관 엿볼 기회 고전 작품이 궁금하다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으로 가볼 만하다. 내년 3월 24일까지 열리는 ‘반 고흐’전이 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한 데 이어 12월 8일부터는 한가람미술관에서 ‘바티칸박물관’전이 시작된다. 르네상스 시기 소장품으로, 한국에 오는 것은 처음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특별 복제품이 눈길을 끈다. 내년 3월 31일까지. 6000~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코쿠 기차 여행

    시코쿠 기차 여행

    매일 서너 시간씩 꼬박 기차를 탔다. 명승지가 많은 도시도 갔고, 역장 없는 간이역도 들렀다. 오솔길처럼 난 숲 속을 한 량짜리 기차로 달릴 땐 거의 창문에 매달려 갔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로 본전 뽑고 돌아온 시코쿠 기차 여행.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동미 취재협조 럭키투어 02-734-6656 4박5일간의 느린 여행 기차여행에는 비행기나 배로 하는 여행과는 다른, 막연한 낭만이 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릴 때, 생각은 아무런 제약 없이 쑥쑥 커지고 상상이 되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알랭 드 보통 역시 <여행의 기술>에서 ‘모든 운송 수단 가운데에서도 생각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기차일 것’이라고 썼다. ‘열차 밖의 풍경은 안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그러면서도 사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며’ 영감을 준다. 한가로운 논과 밭을 옆에 두고 달리면서 나의 생각들도 적당한 속도로 함께 달렸다. 2년 전에 왔던 시코쿠의 늦겨울을 기억해냈고, 폭염이 쏟아지는 시코쿠의 여름 속에 사람들은 모두 거리에서 사라졌다. 돌아다니느라 땀을 흠뻑 흘리고 올라탄 시코쿠의 열차는 시원한 여유와 휴식을 제공하며 다음 목적지로 데려다주었다. 4박5일 동안 기차를 타고 시코쿠에 있는 네 개의 현들을 모두 밟아 봤다. 시코쿠는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섬이지만, 섬 안에 네 개의 현(우리나라로 치면 도)이 있는 큰 섬이다. 때문에 네 개의 현을 다 다니려면 여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도 ‘올 시코쿠 레일 패스’가 있어 더욱 살뜰히 돌아볼 수 있었던 여행이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는 JR 노선뿐만 아니라 지역간 특급열차와 기타 사철, 전차 등을 정해진 기간 내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2일, 3일, 4일, 5일짜리 패스 중 자신의 일정에 맞게 선택해 원하는 지역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면 된다. 한두 여행지에서 충분히 머무는 게 목적인 사람보다는 다양한 열차를 타고 시코쿠의 작은 마을들을 만나 보고픈 여행자에게 더 유용하다. 한 칸짜리 카이요도 하비 열차를 타고 좁은 숲속 길과 작은 마을의 간이역들을 지난 시간은 이번 기차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덜커덩거리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과거의 시간 속으로도 다녀왔고, 무인역에서 일하는 개암나무 할아버지도 만났으며, 고치에 사는 요괴들도 만나고 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고토히라에서 고토덴 열차를 타고 리츠린 공원에 도착하는 중 2 오보케협곡을 따라 30여 분간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3 세토내해의 드넓은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시즈치 특급열차 4 작은 간이역들과 깊은 산속 길을 달려 도착한 오보케역의 풍경 5 고토히라구 신사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비석들. 신사에 헌금을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비석들이다 6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던 도카와역 ▶travie info * 시코쿠 가는 방법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가가와현)와 마쓰야마(에히메현)로 가는 직항편을 일주일에 3회 운영하고 있다. 마쓰야마로 가는 항공편은 화·금·일요일, 다카마쓰로는 화·목·일요일에 출발한다. 다카마쓰로 입국하고 마쓰야마에서 출국하는 일정(그 반대)도 가능하다. 인천에서 소요시간은 각각 1시간 30분여 정도다. * ‘올 시코쿠 패스’란? JR뿐만 아니라 기타 사철 및 지역철도도 이 패스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한 칸짜리 특급 열차에서 전차, 지역간 특급열차 모두 탑승 가능하다. 자유석은 물론 패스를 이용해 좌석을 미리 지정할 수도 있다. 시코쿠의 다카마쓰역, 마쓰야마역, 도쿠시마역, 고치역 내 관광안내소와 간사이 우메다역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판매 신청서를 작성하면 바로 구입 가능하다. 한국판매점 럭키투어 02-734-6656 www.tourismshikoku.kr 가격┃어른┃2일 패스 6,300엔, 3일 패스 7,200엔, 4일 패스 7,900엔, 5일 패스 9,700엔 어린이┃2일 패스 3,150엔, 3일 패스 3,600엔, 4일 패스 3,950엔, 5일 패스 4,850엔 칙칙폭폭 첫째 날 다카마쓰에서 시작하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인천에서 바로 도착하는 가가와현의 다카마쓰 공항이나 에히메현에 있는 마쓰야마 공항을 통해 시코쿠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 여행은 다카마쓰에서 시작해 에히메현의 마쓰야마시를 거쳐 고치현의 시만토 강을 건너고,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협곡을 지나 고토히라에서 머문 뒤 다시 다카마쓰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하루에 꼬박꼬박 3~4시간 이상 기차를 탔는데, JR기차를 포함해 호빵맨 열차, 피규어로 장식된 가이요도 하비 트레인, 사방이 뚫려 있는 토롯코 궤도열차 등 다양한 기차들로 갈아탔다. 게다가 내리는 역에서는 타고 온 기차 노선의 이름이 적힌 호빵맨 도장을 찍을 수 있었는데(심지어 기차 안에서도!), 꼬마들은 당연히 좋아하거니와 어른들도 꾹꾹 도장을 찍는 게 그리 유치한 행동은 아니었다. 어차피 여행은 평소에 하지 않는 일탈과 엉뚱함과 자유를 위한 시간 아닌가. 그래서 읽던 책 맨 뒤 페이지에 나도 호떡만큼 큰 호빵맨 도장을 꾸욱 찍고 다카마쓰역에 내렸다. 다카마쓰시가 있는 가가와현은 400년이 넘은 리츠린 공원과 연간 수백만명의 참배객이 찾는 고토히라 궁, 세토대교 부근에 위치한 세토우치 미술관 등 볼거리가 풍부한 여행지다. 특히 다카마쓰항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나오시마섬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 미술관과 베넷세 하우스 등 섬 전체가 세계적인 작가들의 예술품으로 꾸며진 ‘아트의 섬’으로 유명하다. 가가와현에서 하루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나오시마 섬을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다카마쓰 시내에서 머문다면 다카마츠츄오 상점가는 필수 코스다. 총길이 2.7km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 상점가로, 이 안에는 무려 800여 개에 달하는 상점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워낙 상점가가 거대하다 보니 안에는 다시 8개의 개성 강한 쇼핑거리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거리가 마루가메마치 상점가다. 20년에 걸쳐 단계별로 정비해 온 이 거리는 오래된 일본의 상점가를 되살리려는 사업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유리로 천장이 만들어진 아케이드는 더위와 추위를 막아 주고, 날씨에 관계없이 돌아다닐 수 있어 편리하다. 루이비통 매장까지 들어선 이 상점가의 한 이자까야에서 닭다리 구이와 맥주를 마시며 첫날밤을 보냈다. 다카마쓰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닭다리 구이인데, 어미 닭다리 구이와 새끼 닭다리 구이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살이 연하고 야들야들하면서도 독특한 후추맛이 나는 영계 닭다리 구이와 기린 생맥주를 마시니 일본 여행이 달착지근하게 감겨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이시즈치 열차 앞 기차 안내원 2 현재 일본에 12개밖에 현존하지 않는 에도시대 이전에 건축된 천수의 마쓰야마 성 3 이마바리역 내에 위치한 자이언트 스토어 4 에히메현의 도고온천역 앞에 있는 봇짱 가라쿠리 시계. 매 정시마다 시계탑이 열리고 <봇짱>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5 정겨운 마을과 숲속 오솔길을 달리던 한 량짜리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칙칙폭폭 둘째 날 봇짱열차 타고 과거로 다카마쓰 ▶▶▶ 마쓰야마 도고온천 다카마쓰에서 마쓰야마로 가는 특급열차 ‘이시즈치’는 시코쿠섬 북서부의 세토내해를 굽이굽이 돌아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와 경사면을 따라 자리한 마을의 경치를 기차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코스다. 구루시마 해협 근처에 있는 아마바리역에 잠시 내려 구루시마 해협의 대교와 시마나미 바닷길도 헤아려 본다. 시마나미 해도는 이마바리와 히로시마현을 9개의 다리로 잇고 있는 해도로, 약 70km의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사이클링 명소로도 손꼽힌다. ‘사이클링의 성지’답게 이마바리역 옆에는 유명한 스포츠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자이언트 스토어가 위치해 있다. 일본 전역에 있는 8곳의 자이언트 스토어 중 최초로 렌탈 사이클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곳에는 전문장비와 샤워룸까지 갖추어져 있어 사이클링 루트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사람들은 이곳에서 크로스 바이크와 헬멧을 대여해 ‘선라이즈 이토야마’로 먼저 간다. 60번째 사이클링 터미널인 이곳에 구루시마 해협 대교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에히메현의 최대 도시인 마쓰야마에서는 도고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1894년에 건축된 도고온천의 본관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목욕탕 ‘아부라야’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봇짱(도련님)>에도 등장한다. 저녁 무렵이 되자 유카타를 입고 수건을 든 사람들이 온천 앞 거리를 활보한다. 그 풍경이 시계를 되돌려 19세기로 돌아간 듯 낯설고 옛스럽다. 마침 봇짱 가라쿠리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며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튀어나왔고, 증기기관차의 기적소리가 울렸다. 나는 마쓰야마에서 봇짱열차를 타고 과거로 가고 있었다. 칙칙폭폭 셋째 날 호빵맨, 피규어와 함께 고치 ◀◀◀ 마쓰야마 아침 일찍 마쓰야마에서 우와지마로 가는 특급열차 ‘우와카이’에 올랐다. 특급열차들은 속도가 빠르고 편안했지만 셋째 날까지 타고 온 열차들이 비슷비슷해서인지 기차 여행에 대한 감흥도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이번에 탄 호빵맨 오렌지 열차가 동심 어린 볼거리를 던져 준다. 호빵맨 열차는 이 만화를 그린 야나세 다카시 작가가 고치현 출신이라 시코쿠에서 운행하는 열차노선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다행히 호빵맨 열차 뒤에 탄 카이요도 하비트레인부터 풍경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푹푹 찌던 날씨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비를 뿌렸다.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일본 피규어 제조회사인 ‘카이요도’사의 피규어들을 차량 안팎에 디자인한 기차인데, 달랑 한 량짜리 열차라는 점이 특이했다. 한 량짜리 기차에 기관사는 세 명이다. 앞에 두 명, 뒤에 한 명이 앉아 운전을 한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철로가 미끄러워 열차는 경사면을 오르지 못했다. 기관사들이 내려 철로 위에 모래를 뿌려놓고 다시 조심스럽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기차를 몰았다. 그 숲 속에서 예고 없이 15분 정도가 흘렀다. 멀리서 나란히 달리던 논과 평야는 어느새 사라지고, 고치현의 산속 작은 마을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작은 마을과 간이역을 촘촘히 지나면서 비를 맞은 풍경은 더욱 싱그러운 녹색으로 진해졌다. 깊은 산속에서 흘러나와 도사만으로 흘러가는 시만토강이 모습을 드러냈고, 시만토강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휴게소에서 이 지방에서 나는 재료들로 만든 소박한 점심도 먹었다. 도카와역에서 일행은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고 여정을 이어간다. 이번엔 두 량짜리 열차다. 뒤에 달린 칸은 그나마 창문도 없다. 사방이 다 뚫린 기차는 터널과 숲속 길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달렸다. 비가 들이쳤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앞 칸으로 피하지 않았다. 시만토강을 내려다보면서 달리는 이 절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도롯코 열차가 우쓰이가와역에 섰고 그곳에서 일행은 카이요도 하비관과 갓파관을 둘러보았다. 카이요도 하비관은 2009년에 폐교가 된 우쓰이가와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으로, 카이요도사의 역사와 피규어 콜렉션을 모아 놓은 곳이다. 세계적인 프라모델들과 최신 피규어, 공룡, 미소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부터 생소했던 갓파관은 쉽게 말하면 일본에서 전래되어 오는 상상의 동물 ‘갓파’를 모아 놓은 박물관이다. 시코쿠뿐만 아니라 여러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갓파는 머리에는 접시, 손과 발가락에는 물갈퀴가 달렸고 입이 튀어나온 요괴인데, 인간의 나쁜 액을 막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시코쿠의 내륙에는 깊은 산과 계곡이 많아서인지 산마을마다 전해 내려오는 요괴도 많다. 요괴 인형은 식당 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가 하면, 사물함에도 붙어 있다. 마음 한켠에는 요괴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요괴들을 정겨운 이웃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가 인상 깊게 남았다. 1 폐교가 된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 카이요도 하비관 2 개구리와 원숭이를 합쳐 놓은 듯한 상상의 동물 갓파를 다양한 조각과 캐릭터로 전시해둔 갓파관 3 기차 안 한켠에 공룡과 다양한 캐릭터의 피규어들을 전시해둔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4, 6 열차의 외관과 내부가 호빵맨과 그 친구들로 그려진 호빵맨 열차 5 지난해 7월 카이요도 하비관의 개장과 함께 1년간 운행하기로 했던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 1년 더 연장 운행 중에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칙칙폭폭 넷째 날 비경을 가르는 도산선 루트 코토히라 ◀◀◀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 고치 시만토강을 굽어보고 고치를 거쳐 오보케 협곡을 지나는 JR 요도선과 도산선 루트는 이번 기차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큼 아름다운 길이었다. 고치의 자연 비경과 순박한 사람들을 고스란히 만나는 길이라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 오보케역에 내리니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역장 모자를 쓰고 앞니가 두 개뿐인 남자 형상의 나무 조각상이 서 있다. “오보케역은 무인 간이역입니다. 도착하신 분들이 이곳에 아무도 없어 쓸쓸할까 봐 마을 사람들이 개암나무로 역장 할아버지를 만들었습니다. 여기 위에 보시면 위임장도 보이시죠? 고나키 할아버지는 작년 7월부터 이 역으로 출근을 하고 계신데요, 아직 한번도 안 나온 날이 없으시답니다.” 마을 관계자의 말을 듣고 보니, 고나키 역장의 표정이 마치 ‘어서 오십시오’하고 말하는 듯했다. 역 안에는 역무원 모자를 쓴 개의 사진도 걸려 있었는데, ‘고오타로’라 불리는 이 개는 매주 일요일마다 이곳에 출근해 고나키 역장 할아버지의 일을 돕는다고 했다. 이 정겨운 스토리에 나는 오보케 마을을 보기도 전에 마음을 빼앗겼다. 무인역 하면 아련히 떠오르는 쓸쓸함을 이 마을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오보케역에서 보이는 빨간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 지역은 오보케와 이야 마을로 나뉘는데, 우리가 들어선 곳은 이야 마을쪽이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보께마트에서는 주인 유키코 아주머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행을 맞는다. 이 마트에서는 이야 마을에서 만드는 식료품들을 살 수 있는데, 겉이 매우 딱딱한 이와 두부와 이 마을에서 만든 녹차 등을 쉴 새 없이 권하신다. 훈훈한 이야기만큼 후한 인심과 정이 뚝뚝 묻어나는 마을이다. 일본에서 3대 비경으로 꼽히는 이야 계곡은 츠르기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강의 물줄기가 시코쿠 산지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20km에 걸쳐 이어진다. 우리는 2억년 전의 지층인 함력편암이 바위와 절벽을 이룬 오보케 협곡 아래의 강줄기를 따라 30분 동안 뱃놀이를 즐겼고, 덩굴나무를 엮어 만든 흔들다리 ‘카즈라바시’도 건넜다. 10여 미터 아래의 계곡물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길이 45m의 이 다리를 건너는 것은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영원히 건너지 못할 다리처럼 여겨졌으나, 거의 울다시피 하며 겨우 건넜다. 어쨌든 짜릿한 스릴을 느끼기에는 최고다. 신선한 가다랑어를 통째로 꼬치에 끼워 구운 것을 사람들이 핫도그처럼 들고 다니며 먹는 모습도 신기했다. 오보케의 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다. 오보케 협곡에서 뱃놀이와 다리 건너기로 기력을 소진한 채 난푸 20호를 타고 고토히라에 도착했다. 온천 호텔에 머물며 낮의 피로를 풀고 싶었으나, 온천욕은 밤으로 미루고 고토히라구에 먼저 올랐다. 일본에서 2대 신사로 꼽히는 이곳은 ‘곤피라산’이라 불리는 수호신을 참배하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참배길은 사람이 못 오면 개의 목에 돈을 달아 대신 보낼 정도로 유명했고, 일생에 한 번은 참배하고 싶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785단의 긴 돌계단을 오르면 고혼구에 이르며, 여기서 583단의 계단을 더 오르면 최종 목적지인 오쿠샤에 다다른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부적을 사고 소원을 빈다. 탁 트인 사누키 평원과 평원 위에 우뚝 솟은 사누키 후지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그 소원이 사누키 평원을 지나 후지산에도 닿기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다. 1 무인역인 오보케역에서 고나키 역장을 도와 일요일마다 역으로 출근을 하는 고오타로 강아지 2 덩굴나무만을 엮어 만든 카즈라바시 다리 3 오보케 협곡 유람선 표를 파는 지역 휴게소 내의 음식점 한켠에는 고치현에 사는 요괴 인형이 놓여 있다 4 고토히라구의 고혼구 부근에 세워져 있는 석등 5 오보케역에서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개암나무로 만든 고나키 역장 6 고토히라역에서 내리면 유난히 낡은 상점과 집들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운치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1 이야 계곡 주변에는 카케나가시 원천의 노천탕을 갖춘 온천도 여러 곳 있다 2 100여 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야마을의 오보케역에 놀러나오신 동네 할머니 3 이야마을로 시집 와 51년째 살고 있는 보께마트의 유키코 아주머니. 마을에서 직접 딴 고추 바구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4 고토히라 신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길거리의 작은 사물함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사설] 공공기관 건축비 경영평가에 반영하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신청사의 건축비가 고무줄처럼 들쭉날쭉이다. 어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이노근 의원이 예산정책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 건축비는 3.3㎡당 최고 881만원에서 400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881만원의 건축비는 웬만한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것으로 호화청사 논란과 함께 기관 간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공기관이 건축비 단가 산정 지침을 제대로 지키는지 따져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148개 공공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 부지 및 기반조성 사업은 현재 대부분 완료돼 올해 모두 완공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007년 공공기관 신축청사 건축비를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준해 3.3㎡당 760만원(땅값 제외)으로 하되 100% 자체 재원으로 조달할 경우 랜드마크 역할 수행 등의 이유로 이보다 더 높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자체 재원으로 청사를 짓는 일부 공공기관들이 예외 규정을 이용해 호화청사 건립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건축비가 가장 비싼 한국농어촌공사는 이전 지역인 나주의 아파트 분양가(땅값과 이윤 포함) 336만원보다 2.6배 높은 881만원이나 됐으며, 한국소비자원(충북)도 이전 지역의 부동산 시세보다 월등히 높은 871만원에 이른다. 부산 남구 금융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자산관리공사, 대한주택보증, 한국예탁결제원도 주변 아파트 평당 분양가보다 조금 높은 871만원의 건축비가 산정돼 있다. 고가의 통유리, 대리석 바닥, 비데, 조각상 등 값비싼 건축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모두 1조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거나 부채비율이 100%가 넘는 빚더미 기관이라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법무보호복지공단(429만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462만원) 등은 400만원대여서 대조적이다. 정부는 공공기관들이 지방 이전을 핑계로 호화청사를 짓는 일이 없도록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아직은 건설업체들과 계약을 맺는 초기단계라고 하니 주무 부처가 관심을 기울이면 건축비 인하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또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시 청사 신축을 경영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청사 건립과 기관 성과급을 연계하면 예산 절감 효과가 클 것이다.
  • 지방 이전 공공기관도 ‘호화 신청사’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들이 추진 중인 신청사의 건축비가 3.3㎡(1평)당 최고 881만원으로 최근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예산정책처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땅값을 제외한 3.3㎡당 건축비는 부채가 5조원이 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881만원으로 가장 높다. 이는 KB국민은행이 발표한 현재 경기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땅값 포함)인 881만원과 같은 수준이며 농어촌공사가 이전할 지역인 광주·전남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인 459만원의 배에 육박한다. 부채비율이 100% 넘는 한국소비자원의 건축비도 871만원으로 이전하는 충북지역 아파트 분양가인 489만원의 배에 가깝다. 부채가 1조원이 넘는 자산관리공사, 대한주택보증, 한국예탁결제원 등의 공공기관들의 건축비도 871만원으로 이전 지역인 부산 남구 금융혁신도시 주변 아파트 단지 평당 분양가 시세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의 건축비도 각각 865만원, 86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공기관의 건축비가 타 기관들보다 비싼 것은 통유리와 대리석 바닥, 비데, 조각상 등 값비싼 건축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공공기관들의 건축비가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해 호화 청사 비난이 나올 수 있고 기관별로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생겨 형평성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며 “주무부처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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