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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치’·‘상생’·‘희망’ 저마다의 바람으로 투표한 시민들···“편안한 미래 소망”

    ‘협치’·‘상생’·‘희망’ 저마다의 바람으로 투표한 시민들···“편안한 미래 소망”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실시팍팍한 현실 개선할 후보에 한 표대선과 달리 당장 실생활에 직접 영향20대·학부모는 교육감 선거에도 집중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날인 1일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당장의 팍팍한 현실을 개선하고 걱정 없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한 표를 행사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동구 행당1동 제1투표소에서 첫 번째로 투표를 한 요양보호사 주지봉(64)씨는 “장성한 두 딸이 있어 청년을 위한 주거 지원 공약이나 일자리 공약을 가장 우선적으로 봤다”면서 “나라의 미래인 젊은 세대가 걱정 없이 결혼도 하고 희망찬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발의 아내와 손을 잡고 지팡이에 의지해 투표소를 찾은 백노가(76)씨는 “우리 같은 노인에게 위험한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기준으로 투표에 임했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주민을 얼마나 잘 챙길 수 있는지가 정치인의 능력”이라고 했다. 시장, 구청장 등을 뽑는 지방선거는 현재 사는 지역의 ‘일꾼’을 뽑기 때문에 누가 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공약을 내놓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행당1동 제2투표소를 찾은 심영희(57)씨는 “재선으로 나온 후보도 많은데 지난 임기동안 얼마나 지역 발전을 위해 힘썼는지 중심으로 판단했다”면서 “중산층 서민이 잘 살 수 있도록 부동산 정책과 물가 정책을 꼼꼼하게 봤다”고 말했다. 을지로 제2투표소를 찾은 인쇄업자 강태진(53)씨는 “이번 선거는 지난 대선과 달리 당장의 마을 정책을 결정하는 선거인 만큼 경제와 생활 공약을 주로 봤다”면서 “을지로 인쇄골목을 사양산업이란 이유로 무턱대고 개발하지 않을 것 같은 후보자를 뽑았다”고 했다.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3개월 만에 진행되는 선거인 만큼 새롭게 꾸려진 정부와 국회가 협치해줄 것을 바라는 유권자도 많았다. 성동구에 사는 김경태(50)씨는 “대통령이 새로 당선되며 정부의 힘이 강해져 원래 지지하던 당이 아닌데도 정부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후보를 뽑았다”고 했다. 서영준(71)씨도 “지방선거 기간동안 후보들끼리 서로 비방을 하거나 싸우는 모습을 보고 정치에 대한 실망이 컸다”며 “선거 때만 반짝 얼굴 비추지 말고 정치색보다 국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며 일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청년 세대와 청소년 자녀가 있는 유권자들은 교육감 선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 이예준(23)씨는 “정치를 잘 모르지만 지난 몇 년간 학교 안에서 젠더 갈등이나 세대 갈등이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로 심했다”면서 “합리적으로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손자를 둔 강희주(70)씨는 “손자가 과외와 학원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공부 걱정 없이도 건강히 잘자랄 수 있도록 교육감 공약을 꼼꼼히 봤다”며 “외국 유학 없이 똑똑하게 잘 자랄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고 했다. 강남구 삼성동에서 만난 김민서(20)씨는 “지난해 첫 투표권을 가졌을 때만 해도 ‘공부나 열심히 해야지’란 생각이 강했는데 대학이 진학하고 보니 ‘유권자인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일반 유권자의 투표가 마무리되는 오후 6시 정각 서울 강남구청에 차려진 삼성2동 제5투표소에 일반 유권자 전모(57)씨가 들어섰다. 전씨가 투표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곧바로 투표소 문이 닫혔다. 20분이 지난 시각 40대 남성 김모씨가 강남구청 투표소 앞까지 왔다가 투표 시간이 종료됐다는 걸 알고 발길을 돌렸다. 김씨는 “오전부터 일을 하느라 투표소에 올 수 없었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투표시간이 6시 30분까지라는 말을 듣고 지금 왔다”고 아쉬워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투표가 시작된 오후 6시 30분부터는 흰 방호복과 페이스쉴드를 착용한 선거 관리관이 현장을 지키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확진자 두 명이 강남구청 투표소를 찾아 각각 한 표를 행사했다.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에이지리스’는 ‘나이 무관’으로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에이지리스’는 ‘나이 무관’으로

    그동안 새말모임 위원들의 활약과 노고에 중점을 둔 기사를 쓰면서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다듬을 말 후보들을 선정하고, 그 후보군이 언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용례와 뜻풀이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기초 자료를 꼼꼼히 조사해서 위원들에게 전해 주는 국립국어원의 노고가 빠져 있어서였다. 그뿐만 아니라 국립국어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전 또는 사후 조율을 통해서 국민수용도 조사를 한다. 이후 조사 결과를 참고해 다듬은 말을 선정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발표하고 있다. 4월 새말모임에서 다루고자 제안한 용어는 스터디 투어(study tour),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 에이지리스(ageless), 안테나 숍(antenna shop), 리추얼 라이프(ritual life), 캠테리어(camterior)였다. 뜻을 짐작할 만한 용어도 있었지만, 역시 생소한 용어들이었다. 이 중에서 새말모임의 위원들이 다듬고자 고른 용어는 무엇이었을까? 위원들도 어떤 때는 다듬기 쉬운 말을 고르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한 위원은 다듬기 쉬울 것 같다는 이유로 ‘스터디 투어’를 다루자고 제안했지만, 상황은 그리 뜻대로 펼쳐지지는 않았다. 논의 끝에 고른 첫 번째 용어는 ‘에이지리스’였다. 에이지(age)는 ‘나이’고 ‘리스’(lease)는 ‘빌린다’는 뜻이니 나이를 빌린다는 뜻인가 싶었는데, 원어를 제대로 보니 ‘-이 없는, -의 영향을 받지 않는’의 뜻인 접미사 ‘리스’(-less)였다. ‘어떠한 선택에서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에이지리스의 의미라고 한다. 패션에서 성별 구별 없이 착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젠더리스’와 비슷한 용어인 듯하다. 신문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용례로 사용되고 있었다. “과거보다 젊은 중장년층인 이들은 연령 구분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에이지리스’ 패션을 선호하는데…”(서울경제 2022년 1월) “에이지리스는 뷰티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데,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층에서도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는 안티에이징 케어에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메디컬 투데이. 2022년 4월) 우리말 후보로 첫 제안은 ‘나이 불문’이었는데, ‘나이에 대한 관념이나 구별을 파괴한다’는 의미에서 ‘나이 파괴’가 제시되기도 했다. ‘나이 파괴’가 더 적극적이고 강한 표현이 될 것 같다는 이유였다. 또 나이를 무시한다는 의미에서 ‘나이 무시’, 연령을 초월하거나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초연령’, ‘탈연령’도 제시됐다. ‘나이야 가라’라는 재미있는 의견도 있었지만, 예전부터 농담으로 많이 쓰이던 것이라 탈락됐다. 노화 예방에 젊은층도 가세하고, 젊은 세대가 입는 편안한 옷차림을 중장년층도 좋아하는 등 나이에 무관하게 무언가를 선택하므로 ‘탈피, 타파, 파괴’보다는 ‘무관, 불문, 무시’ 쪽이 맞는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양쪽 모두를 후보로 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뒤늦게 ‘나이 넘어’라는 참신한 의견이 나와 많은 위원들의 호응을 받았다. 논의 끝에 탈연령, 나이 파괴, 나이 무관, 나이 넘어가 후보로 결정됐다. 국민들의 선호도는 어떻게 나왔을까? 국민수용도 조사에서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는 응답은 65.6%였고, 대체어 선호도는 ‘나이 무관’이 80.5%로 가장 높았고, ‘탈연령’(57.4%), ‘나이 넘어(39.9%)’, ‘나이 파괴(33.7%)’ 순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탈우리말’하지 않고, 외국어를 더 많이 쓰지 않고, 우리말과 무관한 삶을 살지 않으면서 우리말을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 “정치판 뛰어든 26세 성범죄 투사”…블룸버그, 민주당 박지현 조명

    “정치판 뛰어든 26세 성범죄 투사”…블룸버그, 민주당 박지현 조명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평가하며 그의 정치 여정을 집중 조명했다. 통신은 디지털 성범죄 노출 등 한국의 열악한 여성 인권 상황이 박 위원장을 정치로 끌어들였고, 역설적이게도 그를 거대 야당의 공동 수장으로까지 밀어올린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날 ‘정치판에 뛰어든 26세 성범죄 투사(Fighter)’ 제하의 기사에서 박 위원장에 대해 “권력형 성범죄, 여성에 대한 폭력, 윤석열 대통령의 젠더 정책에 분노하는 한국 여성 수백만 명의 ‘길잡이별’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이 ‘N번방’의 존재를 폭로한 익명의 활동가에서 대선 기간 이재명 후보의 선거 참모를 거쳐 제1야당의 공동 수장을 맡기까지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20대 여성이 주요 정당 대표를 맡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더 평범한 일이 됐으면 좋겠다”며 “세대·젠더와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언한 윤석열 대통령과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한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자 이를 규탄하며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눈물을 흘릴 때 다들 연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 익숙해져선 안 된다”며 “피해자가 있고 그 가족이 있다.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의 열악한 여성인권 때문에 주목받아…정치 입문 이후 험로” 블룸버그 통신은 박 위원장이 주목받게 된 배경이 한국의 열악한 여성 인권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여성의 소득이 남성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며 남성은 국회의원 중 81%를, 상장사 임원직 중 95%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인권 문제가 지난 한국 대선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으나 여성 유권자는 여성부 철폐·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앞세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선택하기도, 수많은 성범죄로 홍역을 치른 민주당이 내세운 이재명 후보를 택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민주당이 수많은 성범죄 의혹 탓에 ‘더듬어만진당’(the ‘groping and touching’ party)이라는 조롱을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최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박 위원장이 민주당 지도부에 합류한 이후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고도 전했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온라인 회의 성희롱 발언 논란,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 파문 등으로 박 위원장이 사과해야 했다고 보도했다.박지현 “저 정말로 민주당 바꿔보고 싶다” 앞서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지현과 민주당을 지지해주시는 분들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바 있다. 박 위원장은 “이틀 후 드디어 지방선거일”이라며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쓰러지면 앞으로 누가 우리 절규를 대신할까?’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버텼다”고 밝혔다. 이어 “n번방을 비롯한 디지털성범죄를 취재하면서 늘 정치에 답답함이 있었다.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n번방’의 뿌리로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 차별과 혐오”를 꼽았다. 박 위원장은 “성폭력 범죄는 이상했다.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심지어 2차 가해도 밥 먹듯이 한다”며 “어찌보면 피해자들은 성폭력 그 ‘자체’보다, 피해를 밝혔을 때 감당할 사회적 폭력이 더 두려웠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함께 하자고 했을 때, 두려웠지만 마스크를 벗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의 힘을 보여줬다”고 했다. 또 박 위원장은 “저 정말로 민주당 바꿔보고 싶다. 능력과 관계없는 나이 무시부터 학력·지역에 따른 차별도, 격차도, 당에서는 용인될 수 없게 해 보려고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준 힘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혐오와 차별을 무기로 남녀를 갈라치고, 사회적 약자를 갈라치기하지 못하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주시면 민주당이 달라지고, 차별없는 세상이 조금 더 빨리 올거라 굳게 믿고 있다”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 [나와, 현장] ‘성’평등과 ‘양성’평등/이슬기 사회정책부 기자

    [나와, 현장] ‘성’평등과 ‘양성’평등/이슬기 사회정책부 기자

    갓 구운 빵에 고소함을 더하는 버터. 버터를 펴 바르는 도구인 나이프.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이 구술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 크루’에 대한 설명이다.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일상의 행복을 높여 간다는 취지로 2019년 처음 출범했다. 올해 4기째를 맞는 ‘버터나이프 크루’ 모집 공고에는 평소와 다른 설명이 붙었다. 기존의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에서 ‘성평등’이 ‘양성평등’으로 바뀐 것이다. 2017년 양성평등기본법상 용어를 기준으로 여가부는 두 가지 용어를 혼용해 왔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양성평등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했고, 같은 날 여가위 김정재 국민의힘 간사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용어(성평등)를 ‘양성평등’으로 바꿨으면 한다”고 말한 것을 고려하면, 무심코 일어난 일은 아닌 듯싶다. 여전히 여가부의 입장은 “두 가지 용어를 다 쓰고 있다”로, 둘의 차이에 눈감는다. 그러나 언어는 발화자의 철학을 담는다. ‘양성’이란 말은 또 다른 성의 존재 가능성을 지운다. 보수 기독교계와 동성애 반대 단체 등은 성평등을 “동성애를 포함한 다양한 성 정체성 간 평등을 의미한다”며 꾸준히 반대해 왔다. 영어로서의 ‘젠더 이퀄리티’(Gender Equality)의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한국에서 이미 ‘성평등’과 ‘양성평등’은 정치화된 용어다. 양성평등이라는 이름하에 한국에서 성소수자들은 여러 방향으로 사라진다. 지난 25일 여가부가 발표한 ‘2022년 청소년 통계’에는 지난해 실시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 결과가 담겨 있었다. 조사는 2014년부터 청소년에게 ‘양성평등 의식’을 물어왔고, 지난해 초·중·고등학생의 96.8%가 ‘긍정’ 답변을 해 처음으로 ‘남녀 평등’에 관한 인식이 하락했다. 문제는 이 질문마저도 성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과 여’ 외에 다른 성은 상정하지 않는 탓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조사는 아동·청소년의 여러 인권 침해 경험을 묻지만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 경험은 묻지 않는다. 26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회 앞 단식농성을 46일 만에 종료했다. 농성의 이유가 사라진 게 아니라 이종걸·미류 활동가의 건강 악화로 더이상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들이 ‘양성평등’이라는 용어를 반대하는 까닭은, 그 용어 자체로 그들의 존재가 희미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많다”며 ‘세심한 행정’을 약속했다. 사각지대를 만드는 용어부터 지양하는 것이 세심한 행정의 첫걸음이다.
  • 尹 내각 마지막 퍼즐은 女·女·女… ‘서·오·남 편중’ 기조서 변화

    尹 내각 마지막 퍼즐은 女·女·女… ‘서·오·남 편중’ 기조서 변화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각각 낙점하며 새 내각의 마지막 ‘인사 퍼즐’이 완성된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임명된 오유경 서울대 교수까지 이날 인선이 발표된 세 명이 모두 여성으로, ‘서·오·남’(서울대 출신·50대 이상·남성)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윤 대통령 인사 기조에 변화가 감지된다. 인선의 키워드는 ‘여성 전문가’로 분석된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 교수는 공공행정 전문가이고,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된 김 전 의원은 식약처장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도 보건·의료 전문가로 활동했다. 김 전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새 정부의 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 식약처장 등 보건·의료 부처 수장 ‘3인방’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진다. 윤 대통령이 내각에 여성을 추가 발탁할 가능성은 최근 점점 커졌다. 지난 24일 전반기 국회의장단 회동에서 김상희 당시 국회부의장이 젠더 갈등 문제를 지적하자 윤 대통령은 “공직 인사에서 여성들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의장단 차담에 이어 만찬 대화 테이블에서도 내각의 다양성 부족 문제가 지적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여성 고위직 인재 풀이 충분하지 않은 점과 인사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젊은층에 우수 인재가 많은 점을 거론하며 “제 임기 말쯤에는 여성 차관이 절반 가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미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여성 대표성 증진 방안을 묻자 윤 대통령은 “(여성들에게)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여성을 전격 발탁한 것은 거대 야당이 가로막고 있는 인사청문회의 벽을 의식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새 정부 내각을 ‘서오남’으로 깎아내린 야당의 비판을 일정 부분 수용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전 의원이 2019년 국정감사에서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억력을 언급하며 ‘초기 치매’ 발언을 했던 점을 더불어민주당이 문제 삼고 있는 등 향후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울대 편중 인사’라는 지적 등에도 “앞으로 인사가 많이 남았는데, 그런 부분도 소화할 수 있는 또 다른 후보자들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지명된 장관 후보자 2명이 모두 임명되면 18개 부처 중 5개 부처(28%) 장관이 여성으로 채워진다. 문재인 정부 첫 조각(장관 5명) 때와 같은 수준이다.
  • [나와, 현장] 여가부 폐지와 반지성주의/이혜리 정치부 기자

    [나와, 현장] 여가부 폐지와 반지성주의/이혜리 정치부 기자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에 한 외신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 화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소속 기자는 윤석열 정부 내각의 남성 편중 현상을 지적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는데,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대표성을 향상할 수 있겠느냐”고 직격했다. 잠시 고민하고 입을 연 윤 대통령을 두고 WP는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불쑥 들어온 돌발 질문이 내심 불편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에 자신감 넘치게 임하는 윤 대통령이 평소와 달리 신중해 보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당선 이후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한 윤 대통령 측의 신중한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겠다며 정부 조직개편을 미뤘다. 여가부 폐지도 장관 주도하에 면밀한 검토와 여론 수렴을 거쳐 하겠다고 했다. 외신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여성의 공정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후보 시절 ‘일곱 글자’(여성가족부 폐지)의 공약을 내놓고, 한국 사회에 더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했던 모습과 차이가 느껴진다. 여기엔 정권 초 해당 공약을 급하게 밀어붙였다가 야당의 반발과 정치권의 갈등으로 국정 마비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공약 제시 직후 ‘이대남과 이대녀’(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집단 갈등이 격화되며 정치 기능은 마비됐다. 이들은 구조적 성차별, 역차별 유무 등을 두고 각자 원하는 근거만 취사선택해 서로의 의견을 억압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취임사 속 ‘반지성주의’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는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꼽았다. 그러면서 지나친 집단적 갈등, 각자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사실만 선택, 다수의 힘으로 상대 의견 억압 등의 현상으로 이를 설명했다. 다시 윤 대통령의 취임사로 돌아가 해법을 찾아본다. 윤 대통령은 과학적 진실을 통해 견해가 다른 이들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지성주의’라고 했다. 그러려면 현재 여가부의 여성정책 기능·역할 중 남길 것과 개선할 것 등을 과학적 진실에 기반해 검증해야 한다. 일곱 글자가 아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의 과정도 필요하다. 폐지·개편 등 용어 사용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여가부가 김현숙 장관이 말한 젠더 갈등을 풀어낼, 나아가 반지성주의를 타파할 부처로 탈바꿈하길 기대한다. 여가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도 기대한다.
  • 젠더 갈등 지적받은 尹 “제 시야 좁았다…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

    젠더 갈등 지적받은 尹 “제 시야 좁았다…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박병석 국회의장 등 임기 만료를 앞둔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용산 청사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오는 29일 임기가 끝나는 국회의장단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다. 입법부 수장이 용산 청사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날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참여정부 당시 한미 자우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등을 언급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파적 이해보다 나라와 장래를 생각해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려주셨다”며 “(노 전 대통령은) 참 큰 정치인이었고,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인이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검찰 인사도 굉장히 공정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동조하는 등 이날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이 끝나고 윤 대통령은 “이제 들어가셔도 된다”는 만류에도 국회의장단 한명 한명의 귀가길을 끝까지 배웅했다고 한다. 만찬에 앞서 용산 청사 집무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단의 환담에서도 소통과 협치가 강조됐다. 내각 인선에서 남성 편중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직 인사에서 여성들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인 김 부의장이 ‘젠더 갈등’ 문제를 지적하자 윤 대통령은 최근 공직 후보군에 여성이 한명 있었던 사실을 언급하며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것’이라고 하자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도 여성의 공직 참여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의장이 참석했던 지난 한미 정상회담 만찬 등도 이날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박 의장이 상원의원으로 36년, 부통령으로 8년을 지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경력을 묻기에 “‘22년째다’라고 하니 웃더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제가 ‘중학교 때 제럴드 포드 미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우리가 김포공항 도로변에 나가서 환영한 기억이 난다’고 했더니, 바이든이 ‘내가 포드 때부터 상원의원이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제가 국민학교 6학년 때 벌써 상원의원이 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박 의장과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찍은 만찬 사진을 자신의 사인과 함께 박 의장에게 선물했다.
  • 김현숙 “부처 개편, 구체적인 안 내기 일러… 새달 중순 다시 얘기하겠다”

    김현숙 “부처 개편, 구체적인 안 내기 일러… 새달 중순 다시 얘기하겠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4일 부처 개편안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내기엔 이른 상황”이라며 새달 중순 다시 얘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24일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달 16일 기자간담회 때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야기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취임 후 소회에 대해서는 “젠더 이슈 등이 모이는 곳이어서 이념적으로나 예민한 부처”라며 “행동도 말도 조심스럽고, 직원들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지향에 따라 움직이지 말고 중립적으로, 행정부답게 행동하자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한부모가족 시설을 방문한 김 장관은 “부처가 작지만 하는 일은 많다. 어려운 분이나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많다. 세심하게 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거시적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취임사에서부터 언급했던 ‘젠더 갈등 해결’에 관한 방안으로는 남녀 모두 만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동안 주로 여성들만 모아서 하는 간담회가 많았다”며 “같이 밍글링(mingling: 어우러지는 것)해서 서로의 간격을 좁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성희롱·성폭력 전력에 대해 전수조사 시행을 검토해보겠다고 한 데 대해 “현재 여가부 장관에게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을 예결위에 이야기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고위공직자 성범죄를 조사하는 처를 신설한다는 법안을 발의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대만은 지금] 동성결혼 시행 3년...대만인 생각은 이렇게 변했다?

    [대만은 지금] 동성결혼 시행 3년...대만인 생각은 이렇게 변했다?

    오는 24일 대만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여 시행한지 만 3년에 접어드는 가운데 관련 부처인 대만 행정원 성별평등회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성인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만인들의 동성결혼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5월 대만 입법원은 동성 커플이 혼인신고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사법원 해석 및 관련 시행법을 통과시켰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30일까지 7906쌍이 동성 혼인 등록을 마치고 공식 부부가 됐다.  성별평등회가 22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9%의 응답자가 동성커플이 결혼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동성혼인법이 통과되기 전인 2018년에 비해 23.5%p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0.5%p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1%가 동성 커플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동성커플도 아이 양육을 잘할 수 있다에 71.8%가 그렇다고 답했다. 성별평등회는 대중들이 동성 커플도 자녀를 입양하고 양육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점차 인식하게 되었다고 했다.  현재 대만은 동성결혼자들을 위한 자녀 입양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입법원 사법 및 법제 위원회는 지난 12일 동성 부부에 대한 자녀 입양법 수정 초안을 심의, 통과시켰다. 아직 두 번의 심의가 남아 있다. 이는 현행 동성결혼법에서 결혼 후 자녀를 입양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이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동성결혼 가능 연령도 낮아질 전망이다. 대만 행정원은 지난 19일 동성결혼 연령을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개정법을 통과시켜 입법원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는 성인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민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만 18~20세의 동성결혼 희망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러한 대만 정부의 노력으로 트렌스젠더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스젠더가 생물학적 성별과 다르게 꾸미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보다 약 5%p 늘어난 66.9%로 나타났다. 76.5%는 트렌스젠더 본인이 가장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외모와 옷차림으로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고, 이러한 트렌스젠더가 자신의 직장동료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이는 89.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점점 사그라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남성이 돈을 벌어야 하고 여성이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것에 72.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인이 남편보다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도 78.7%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92%는 여성이 이공계를 전공하는 것이 부적합하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그중 91.2%는 여성과 남성은 모두 직장에서 높은 직급에 오를 수 있다고 답했다. 
  • [마감 후] 여성 체육 지도자가 없다/오세진 체육부 기자

    [마감 후] 여성 체육 지도자가 없다/오세진 체육부 기자

    지난달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3회초 더그아웃에 있던 샌프란시스코 1루 코치가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이어진 3회말. 2020년 1월 샌프란시스코 코치로 선임된 얼리사 내킨이 1루 코치 박스에 섰다. 1876년 MLB 출범 후 여성 코치가 그라운드에 선 최초 사례다. 또 뉴욕 양키스 타격 코치 레이철 발코백은 지난 1월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팀인 탬파 타폰스 감독으로 선임됐다. 마이너리그 사상 첫 여성 감독이다. 미 남자프로농구(NBA)에서도 2014년 8월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미 여자프로농구(WNBA) 올스타 선수 출신인 베키 해먼을 코치로 선임했다. 1946년 NBA 출범 후 최초의 여성 코치다. 이들의 경력은 강고한 성차별 장벽을 깬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장벽이 완전하게 깨졌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MLB와 NBA에서 첫 여성 코치가 나오기까지 각각 144년, 68년이 걸렸고, 지금도 두 프로스포츠에 여성 지도자(감독·코치)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한 균열이 생긴 정도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와 남자프로농구에서는 균열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현재 KBO리그와 남자프로농구 각 10개 팀 감독·코치 중 여성은 없다. 여자프로농구·배구에서도 여성 지도자는 소수다. 2021~22시즌 기준 여자프로농구 6개 팀 감독·코치 총 20명 중 여성은 8명이다. 같은 시즌 기준 프로배구 여자부 7개 팀 감독·코치 30명 중 여성은 단 1명이다. 한국 스포츠의 현주소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지원포털에 등록된 23일 기준 국내 체육 지도자 총 2만 6807명 중 여성 비율은 15.9%(4257명)에 불과하다. 남성 중심 문화가 뿌리 깊은 스포츠계에서 여성 지도자들은 성차별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여성을 배제한 의사 결정이 그중 하나다. 한 전직 여성 감독은 “제가 코치였을 때 다른 코치들은 다 남성이었다. 그들끼리 담배를 피우러 가면서 선수 지도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다. 코치들끼리 대화하다가 제가 처음 듣는 얘기가 나올 때가 많았다. 무슨 내용인지 물으면 ‘아, 그때 없었나?’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다”고 털어놨다. 남성 지도자가 여성 선수를 지도하는 건 괜찮다고 여기면서 그 반대의 경우는 안 된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한국여성체육학회지(2017)에 실린 ‘페미니즘 관점에서 분석한 여성 체육 지도자의 젠더 불평등 경험’ 논문 인터뷰에서 한 여성 지도자는 “남자들이 무술을 배우러 오면 가르치는 사람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고 위아래로 훑어보는 경향이 있어 기분 나쁜 적이 몇 번 있었다”고 밝혔다. 남성 지도자를 선호하는 문화 안에서 여성 지도자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무시를 당한다. ‘여자들끼리 되겠어?’라는 부정적인 평가부터 나온다. 능력이 있어도 지도자로 설 기회가 애초에 적다 보니 지도자가 돼서 성적 압박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구조적 불평등을 계속 방치할 순 없다. 여성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KBO리그는 1982년, 남자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했다. 두 프로스포츠에서 첫 여성 지도자가 나올 때까지 똑같이 144년, 68년을 기다릴 순 없다. 다른 나라 차별이 우리나라 차별의 근거가 될 순 없으니까.
  • ‘청년 양성평등 문화추진단’ 이름 바꾼 여가부… 여성계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 시도” 비판

    ‘청년 양성평등 문화추진단’ 이름 바꾼 여가부… 여성계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 시도” 비판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년 정책 추진단의 이름이 ‘성평등 추진단’에서 ‘양성평등 추진단’으로 바뀌었다. 최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성평등’ 사용을 주장하는 가운데 여성계는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시키려는 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여가부는 23일 ‘2022년 버터나이프 크루 4기’를 다음달 10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히면서 ‘청년 양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라고 소개했다. 버터나이프 크루는 2019년 ‘청년참여 플랫폼’으로 출범한 이래 2030 청년들이 성평등 관점에서 사회·문화를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부터는 빵에 버터를 펴 바를 때 쓰는 버터나이프를 이름으로 내걸어 일상에 작은 행복을 주는 사회적 역할을 부각시키고 ‘청년 성평등 문화의 장’(2020년),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2021년)이라는 추가 설명을 달았다. 올해 여가부는 이들을 소개하는 자료에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만 12번 기재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둘 다 섞어 쓰기도 한다.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2017년 양성평등기본법상 용어를 기준으로 ‘성평등’과 ‘양성평등’을 혼용하기도 한다. 당시 여가부의 제2차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안에 ‘성평등’이란 용어가 집중 사용되자 보수 개신교계 등이 “‘성평등’은 동성애를 포함한 다양한 성 정체성 간 평등을 의미한다”며 반대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최근 국회 여가위 여당 의원들도 지난 16일 ‘성평등 국회 실현을 위한 실천 결의안’ 상정 당시 법안 제목을 “양성평등으로 바꿔야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여성계는 이를 두고 성평등의 범주를 남녀로 한정시키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우리가 말하는 성평등이란 양성 간의 평등을 얘기한다기보다 젠더 규범을 반대하는 의미로서의 성평등인데, 이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일부러 ‘양성평등’으로 바꾸었다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인지 물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 전면에… 여가부·국민의힘 움직임 노골화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 전면에… 여가부·국민의힘 움직임 노골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여성가족부 정책에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용어가 전면에 등장했다. 최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성평등’ 용어에 반발하며 ‘양성평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시키려는 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성평등 추진단’→’양성평등 추진단’으로… ‘젠더갈등 완화’ 신설도 여가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달 10일까지 버터나이프 크루 4기 모집을 알리며 ‘청년 양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라고 소개했다. 버터나이프 크루는 2019년 ‘청년참여 플랫폼’으로 출범, 2030 청년들이 성평등 관점에서 사회·문화를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부터는 청년들이 갓 구운 빵에 고소함을 더해주는 버터와, 버터를 펴 바르는 도구인 나이프를 조합한 ‘버터나이프 크루’라고 이름 붙이고 ‘청년 성평등 문화의 장’(플랫폼)을 구성했다. 지난해에는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라는 부연 설명을 달았다. 그러다 올해 보도자료에서는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만 12번 기재됐다. ‘성평등’은 지난해 3기 멤버들의 활동 예시를 든 데서만 언급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관한 용어로 양성평등·성평등을 다 섞어 쓰기도 한다”며 “보도자료에는 ‘양성평등’으로 기재했지만, (모집) 포스터에는 ‘성평등’으로 썼다.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올해 모집 분야에 ‘젠더 갈등 완화’가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 김 장관이 취임사에서 젠더 갈등 해결을 “우리 부처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언급한 것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터나이프 크루 4기는 특별 분야인 ‘젠더갈등 완화’, ‘공정한 청년 일자리 환경 조성’, ‘청년 고립, 우울감 극복을 위한 마음돌봄’과 일반 분야인 ‘양성평등 문화확산’을 주제로 총 15개의 프로젝트팀(100명) 내외로 구성된다. ‘젠더갈등 완화’ 분야에 대해 여가부는 “양성평등 인식 격차 및 차별·혐오 해소를 위한 팩트체크 프로젝트, 청소년(청년) 교육, 청년층의 양성평등 의제 발굴 및 소통 기회 마련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 분야 신설에 대해 “장관님께서 취임 전부터 많이 강조 하셨던 부분”이라며 “젠더 갈등 해소에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젠더 갈등’이라는 용어 자체를 ‘젠더 갈라치기’로 보는 야당이나, 여성계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다시 불거지는 ‘성평등’ vs ‘양성평등’ 공방 “별 의미는 없다”는 여가부 설명과 다르게, 정권에 따라 사용 빈도가 달랐던 ‘성평등’과 ‘양성평등’ 간 공방은 최근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여가위 간사는 민주당 의원들이 ‘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해 “용어를 ‘양성평등’으로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16일 여가위에서 ‘성평등 국회 실현을 위한 실천 결의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제목을 ‘양성평등’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 결국 결의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여가부 정책에 ‘양성평등’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 데는 김 장관의 의중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2014년 2월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11일 청문회 때는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양성평등’에 대한 견해를 묻자 “특별히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며 “양성평등기본법이 있고 그 안에서 제가 봤을 때 성평등과 양성평등…(이 있다)”고 답했다. 2017년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상 용어를 기준으로 ‘성평등’과 ‘양성평등’ 용어를 혼용한다. 당시 여가부가 공청회에서 공개한 제2차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안에 ‘성평등’이란 용어가 집중 사용되자 보수 개신교계와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성평등’은 동성애를 포함한 다양한 성 정체성 간 평등을 의미한다”며 적극 반대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여성계 “‘양성평등’ 대체 시도, 젠더 규범을 ‘남녀’로 한정하려는 전략” 이렇듯 여가부와 국민의힘에서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성평등이 지닌 의미를 ‘남녀’로 한정시키는 전략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원래는 정책용어로 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쓰다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이 들어서며 양성평등으로 바뀐 전력이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성평등이란 양성 간의 평등을 얘기한다기보다 젠더 규범을 반대하는 의미로서의 성평등인데, 이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일부러 ‘양성평등’으로 바꾸었다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인지 물어봐야 한다”며 “‘양성평등기본법’이 있으니 양성평등이란 용어를 완전 폐기하기는 사실상 어렵지만, 정부는 현재 어떤 입장이며 왜 ‘양성평등’을 고집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유엔 “원숭이두창 일부 보도, 인종차별·동성애 혐오적”

    유엔 “원숭이두창 일부 보도, 인종차별·동성애 혐오적”

    유엔 에이즈 대책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다루는 일부 보도에 대해 인종차별·동성애 혐오적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유엔에이즈계획이 이러한 보도들이 원숭이두창 관련 사회적 오명을 키워 감염 대응을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은 최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례 중 ‘상당한 부분’이 게이·양성애자·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 중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전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특정 대상자에게만 옮겨지는 병이 아니라 누구나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면 걸릴 수 있는 병인데도 몇몇 감염 경로만 부각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인과 LGBTI(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간성 등 성소수자)에 대한 일각의 묘사가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적 편견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매튜 카바나 유엔에이즈계획 사무부총장은 “감염자에 대한 낙인은 사람들을 의료 체계에서 멀어지게 해 감염 사례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는 증거에 기반한 대응을 급속히 무력화하고 비효율적이고 징벌적 수단을 조장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은 감염시 수두 같은 발진이 손·얼굴에 나타나며 발열·근육통·임파선염·오한·피로감 등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나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 [와글와글+] ‘테디베어’는 수컷? 암컷?…곰인형 ‘성별’ 英서 논란

    [와글와글+] ‘테디베어’는 수컷? 암컷?…곰인형 ‘성별’ 英서 논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곰 인형인 ‘테디베어’를 두고 영국에서 때아닌 성별 논란이 일었다. 인형에게 성별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과, 인형 역시 남성 또는 여성 중 하나의 성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영국 달링턴앤스톡튼뉴스 등 현지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2021년 5월부터 최근까지 달링턴 시장직을 맡았던 신디 휴스는 이달 초 사임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유물’을 남겼다. 다름 아닌 테디베어 곰 인형이었다. 이 인형은 휴스가 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달링턴시의 곰’(Mayor-Bear)이라고 불리며 응접실에 전시돼 있었다. 휴스가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 곰 인형은 여전히 응접실에 놓여져 있었는데, 곰 인형이 자신을 소개하는 듯 쓴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지난 18일 작성된 뒤 공개된 메시지에는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메이저-곰’(달링턴시의 곰 인형 이라는 뜻)입니다. 나는 ‘논-바이너리’(non-binery) 곰입니다. 이것은 내가 ‘소년 곰’도, ‘소녀 곰’도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는 그저 곰입니다. 나는 앞으로도 아이들을 환영할 것이며, 테디베어 소풍에 참석하길 고대할 것입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논-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뚜렷하게 구분하는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을 주로 일컫는다. 즉, 기존의 젠더 이분법에서 오는 제약을 깨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예컨대 스스로 논-바이너리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을 특별히 정의하지 않는다. 해당 메시지는 휴스 전 달링턴 시장이 시장직을 그만두면서 공개했으며, 공개 직후 찬반 논쟁이 시작됐다.영국의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로렌스 폭스는 “자녀들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성별이 있다. 이 소름 끼치는 곰 인형이 아이들과 소풍을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시민들은 “장난감 곰 인형이 성기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냐? 이것은 그저 곰 인형일 뿐”, “곰 인형이 아이에게 주어진 뒤 아이가 이름을 지어 줄때까지 성별은 유동적이다. 이후 수컷 곰 또는 암컷 곰이 되며, 이는 모두 아이가 결정할 일”이라고 반박했다.한편, 곰 인형을 둘러싼 성별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명한 캐릭터인 ‘곰돌이 푸’는 2014년 당시 폴란드 중부도시 튜션의 국회의원들에 의해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이 ‘곰’의 문제는 적절한 의복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상의만 입고 하의는 입지 않은 반나체 복장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캐릭터 사용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곰돌이 푸의 ‘퇴출’을 주장한 또 다른 국회의원은 “푸가 하의를 입지 않은 것은 성별이 없기 때문이다. 혹은 자웅동체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인 논쟁으로 번진 바 있다.
  • 종로구, 뮤지컬·영화 감상하며 ‘문화다양성 가치’ 나눠요

    종로구, 뮤지컬·영화 감상하며 ‘문화다양성 가치’ 나눠요

    서울 종로구가 UN(유엔) 지정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5월 21일)을 기념해 서로 다른 세대, 젠더, 인종 등이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구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주간행사 ‘힐링플레이 & 힐링무비’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21일 ‘힐링플레이’ 행사에서는 극단 ‘학전’이 어린이 뮤지컬 ‘슈퍼맨처럼-!’을 선보인다. 교통사고를 당해 척수 장애를 갖게 된 소년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으로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연은 두 명의 수어통역사가 함께하는 배리어프리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공연 관람뿐 아니라 차별금지 어린이 서약서를 작성하고 수어를 배워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힐링무비’에서는 문화다양성 영화 9편을 애무시네마와 씨네큐브에서 상영한다. 2022년 아카데미에서 3관왕을 거머쥔 ‘코다’, 17년 만에 서울 시내에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게 된 장애인 부모들이 등장하는 ‘학교 가는 길’ 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며 시대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가족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데다 상영 후 특별 게스트를 초대해 영화 속 문화다양성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준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발맞춰 이번 행사는 대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참여 신청 등은 종로문화재단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차이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문화다양성의 가치가 지역사회에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라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 다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만큼,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관람을 바란다”고 말했다.
  • ‘성폭력 폭로’ 후폭풍 계속되는 정의당…강민진 “2차 가해 사과해야”

    ‘성폭력 폭로’ 후폭풍 계속되는 정의당…강민진 “2차 가해 사과해야”

    정의당 지도부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방문을 위해 18일 광주를 찾은 가운데,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폭로한 당내 성폭력 피해에 대한 여파가 이어졌다. 이날 여영국 배진교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은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참배했다. 심상정, 류호정, 장혜영 의원 등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행정부 장관, 참모진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은 의미있는 행보”라면서도 “정부·여당의 광주 행보를 계기로 5·18의 역사적 진실을 더 진영대결의 도구로 폄훼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의원들은 광주 방문을 통해 진보진영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했다. 하지만 강 전 대표가 당의 해명을 적극 반박하고 나서면서 후폭풍은 계속됐다.앞서 전날 강 전 대표는 자신이 지난해 11월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의당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반박을 이어갔다. 강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해 11월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당내 인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적은 바 있다.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이런 주장에 “당내 성폭력 사건에는 무관용 원칙칙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엄정한 징게 절차를 밟겠다”면서도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일은 성폭력이 아니라고 했다. 강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대위 회의에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성폭력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바가 없고, 가해자의 구체적인 행위 내용을 동일한 내용으로 회의석상에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정의당이 당시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던 분들 다수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 해당 사건이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것과, 정의당 젠더인권특위 배복주 위원장이 “강 전 대표는 성추행으로 여기지는 않고 그럴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했었기에 강 전 대표의 판단을 신뢰했다”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쓴 것을 다시 반박한 것이다. 강 전 대표는 “제가 알던 정의당의 모습이 아니다. 가슴이 갈가리 찢어진다”며 “성폭력이 아니라고 규정한 기존의 당 입장과 대변인 백브리핑 발언을 철회하고, 그러한 2차 가해 표현으로 저를 짓밟은 것에 사과하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도 강 전 대표를 옹호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신 대표는 “많은 분이 그러시듯 저 또한 참담한 마음”이라며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이라는 청년 정치인 강민진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전형적으로 겪는 조직 내 2차 가해 피해를 입었다. 그가 본인의 성폭력 피해에 대해 제대로 인정받고 정의당의 일원으로, 청년 정치인으로서 다시 존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 [나와, 현장] 그는 왜 변희수 하사의 죽음을 위로 못했나/기민도 정치부 기자

    [나와, 현장] 그는 왜 변희수 하사의 죽음을 위로 못했나/기민도 정치부 기자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의 ‘만찬 회동’ 무산 진실공방 기사를 쓰고 국회 정문으로 퇴근하던 지난 15일 일요일 저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며 35일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던 이들이 머무는 텐트에 눈길이 갔다. 국회에서 만찬으로 다투는 사이, 국회 담장 너머에는 굶으며 투쟁하는 이들이 있었다. 언론에 공개된 두 활동가의 단식일기를 읽었다. 단식 7일 차(4월 17일) 일기에는 국회 앞에서 이뤄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짧은 대화가 담겨 있었다. “(이 대표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개인적 관심은 높으나 당론이 없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이 뚜렷하게 법 제정을 추진하지 않고 있으니 국민의힘은 급하지 않은 모양새다.” 이들이 민주당 의원들과 지도부에 문자를 보내며 압박하는 이유인 듯했다. 지난해 6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인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트랜스젠더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을 정말 가슴 아파했다. 당시 그는 변 전 하사의 죽음을 추모하고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썼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페이스북에 그 글은 올라오지 못했다. 보좌진이 반대했고, 지역구 멘토 목사님이 “뜻은 이해하지만, 글을 올려서는 안 된다”며 말렸다고 한다. 그는 “용기가 없었다”고 자책했다. 최근 86세대 중진 의원도 대뜸 “부끄럽다”고 했다.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발의된 법안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2022년 5월까지 국회에서 논의도 되지 못했으니 그렇게 느낄 만하다. 제도권에 진입해 ‘전성기’를 보낸 86세대 정치인들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과제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면 과한 지적일까. ‘기득권’의 변명이 15년간 지속되면 ‘약자’에게는 절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테다. 그러는 사이 다음 세대 정치인인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월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에게 “차별금지법 제정 같이하자고 하셨으니 이제 약속을 지켜 달라”고 했다. 권지웅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 때마다 평등법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민주당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평등법 관련 첫 논의를 진행했지만,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행동하지 않는 선언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논평을 냈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17일,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죽음과 시대의 차별을 넘어서는 세상을 바란다”는 지난해 5월 17일 논평이 떠올랐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18일 광주로 총출동하는 이들이 이제는 새겨야 할 요청 아닐까.
  • 여야 없이 불거진 성비위… ‘엄정 대처’ 왜 안 하나[이슬기 기자의 젠더하기+]

    여야 없이 불거진 성비위… ‘엄정 대처’ 왜 안 하나[이슬기 기자의 젠더하기+]

    갓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에서, 6·1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정당들에서 성비위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온다. 성추행 전력과 함께 ‘지하철 성추행’을 ‘사내아이들의 자유’라고 쓴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까지 지낸 박완주 의원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에 이어 정의당에서는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당내 당직자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으며, 지도부가 이를 덮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성비위는 여야 없이 불거진다. 정치적 입장과 관계없이 사회구조적인 젠더 불평등에 기반해 빚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정치권 성폭력 피해자인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성폭력은 사회적·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신 전 대표는 2020년 2월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 그는 “한국 정당의 가부장 정치가 개인에게는 성폭력이라는 사건으로 발생했다”고 했다. 성차별적인 사회구조가 개인에게로 환원되면 성폭력이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부쳐 내놓은 성명에 눈길이 간다. 성폭력상담소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여가부의 대응을 지적하는 김 장관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권력형 성폭력 대응을 빌미로 한 여가부 폐지 주장을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권력형 성폭력의 책임이 특정 당 전유물이고, 권력형 성폭력 비판이 특정 당의 전매특허라는 이분법적 구조는 현실과 다르다”며 “이런 시각은 오히려 정치권 내 성폭력 문제와 2차 피해를 심화시킨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권력형 성폭력 문제로 자유로운 정당은 그 어디에도 없으며, 정치공학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성비위 의혹이 연일 불거지자 정당들은 상대를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린다. 하지만 중요한 건 2차 피해 최소화와 엄정한 대처다. 민주당이 박 의원을 빠르게 제명해 ‘손절’에 나선 반면 윤 대통령은 윤 비서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던 윤 대통령은 윤 비서관의 ‘전력’을 개인의 일탈로 생각할까. 이를 묵과하면 그 자체가 성 불평등한 구조의 존재를 자인하는 일이라는 걸 알까. 지난 대선 당시 젠더 공약 가운데 유독 ‘권력형 성범죄 엄벌’을 주창했던 윤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된다.
  • 정의당 “성폭력 은폐 아냐” 강민진 “2차 가해”

    정의당 “성폭력 은폐 아냐” 강민진 “2차 가해”

    정의당이 지난해 11월 ‘성추행 피해 사실을 당 지도부가 묵살했다’는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성폭력’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하자, 강 전 대표가 즉각 “허벅지에 손을 댔다”고 피해 정황을 추가로 주장하는 등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공개로 대표단회의를 진행한 결과 A위원장에 대해 엄중 경고와 서면 사과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지역 시당위원장 A씨, 지난 3월 당직자 B씨로부터 받은 두 차례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밝혔다. 강 전 대표 주장에 따르면 11월 사건의 경우 지도부가 대선 악영향을 우려해 ‘외부 발설 금지’를 당부했고 강 전 대표가 마지못해 사과문을 수용하며 종료됐다. 3월 사건에 대해서는 강 전 대표가 지난 13일 당기위원회에 제소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대변인은 11월 사건에 성폭력이 없었다고 판단함에 따라 A씨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 후보 공천 취소 가능성도 일축했다. 반면 3월 사건 가해자인 B씨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과 당규에 따른 사실확인 및 징계를 예고했다. 당내 젠더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강 전 대표는 성추행으로 여기지는 않는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11월 사건에 대해 “당이 피해자를 상대로 이런 입장을 내는 것이 2차 가해다”라며 “(A씨가) 접촉한 허벅지 부위가 안쪽 허벅지였기 때문에 더 놀랐다.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면 사과문을 받아 전달해 주는 역할을 왜 젠더인권특위가 맡은 거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당직자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서도 “대표단 명의로 강 전 대표를 당기위에 제소해 현재 징계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전 대표는 통화에서 “대표단 결정 사항이 나에 대한 중징계(제명 혹은 당원권 정지)”라며 “그런 처벌 수위는 납득되지 않고 나를 당에서 내쫓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민주당, ‘성 비위 의혹’ 박완주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

    민주당, ‘성 비위 의혹’ 박완주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

    더불어민주당이 성 비위 의혹을 받는 박완주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원내수석부대표인 진성준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24명은 이날 박 의원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출했다. 윤리특위에 박 의원 징계 안건이 상정되면 특위 내 윤리심사자문위의 심사를 거쳐 징계 수위가 결정된다. 국회의원 징계에는 경고,사과,출석정지,제명 등이 있으며 본회의에서 의결된다. 다만, 지난 1991년 국회 윤리특위 설치 이후 국회의원이 본회의를 거쳐 제명된 경우는 없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2020년 9∼10월 윤리특위 제소가 이뤄졌지만 1년이 넘게 표류하다 올해 1월에야 윤리심사자문위의 ‘제명 건의’ 판단이 있었다. 이후로도 윤리특위의 소위 및 전체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아 징계 절차는 넉 달째 공전하는 중이다. 지난해 말 발생한 박 의원의 보좌관 관련 성 비위 사건은 올해 4월 관련 사실이 당 젠더신고센터에 신고됐다. 민주당 자체 조사 후 지난 1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박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고, 전날 의원총회를 열어 박 의원 제명안을 의결했다. 피해자 측은 박 의원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전날 경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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