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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K 수사 발표] 남는 의문점

    [BBK 수사 발표] 남는 의문점

    임채진 검찰총장이 “있는 건 있다, 없는 건 없다고 할 것이다.”고 밝힌 BBK 수사원칙을 내건 검찰은 수사에서 실체의 97%를 풀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분에서는 여전히 궁금증이 남아 있다. ‘경제대통령’을 내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김씨의 사기 행각을 눈치 채지 못했는지는 의문이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가 당시 김씨와의 동업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결별한 것”이라면서 의혹 부풀리기를 차단하려 노력한다. 검찰도 김씨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이 후보가 정말 몰랐는지는 수사 필요 부분 밖에 있어 알아보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 후보가 왜 하나은행과의 투자 계약서에 서명했는지와 e뱅크 코리아 회장이라는 명함을 돌렸다는 의혹은 남아 있다. 검찰은 지난 8월13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이 후보의 재산 차명보유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에서 도곡동 땅은 제3자 소유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이상은씨가 대주주인 ㈜다스의 실소유자 논란에 대해 “모든 조사 다해도 이 후보 소유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다스의 9년치 회계장부,㈜다스 임직원 소환조사, 계좌추적 등을 벌였지만 이 후보 소유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자는 이 후보 소유가 아니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고, 후자는 이 후보 소유라는 증거가 없다는 말이다.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이유도 베일에 싸여 있다.2000년 당시 단기 순이익 31억원에 불과했던 회사가 140억원이나 떼인 위험한 투자를 감행한 이유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최재경 특수1부장검사는 “우리도 의심스럽지 않다는 게 아니라, 할 만큼 온갖 걸 다했는데 증거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김경준씨가 검찰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이상한 메모를 공개했고 검찰은 펄쩍 뛰었다. 김씨가 오히려 플리바겐(유죄인정 조건 형량협상)을 제안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수사발표에서 김씨가 ㈜다스의 투자금 140억원을 떼어먹은 부분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게다가 김씨도 상당부분 자신의 주장을 바꿨다고 한다.㈜다스가 투자일임 약정을 맺었고, 김씨도 투자에 사용했다가 원금 손해가 난 만큼 빼돌릴 목적으로 돈을 가져간 게 아니라는 게 검찰의 판정이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전 조사과정이 녹음·녹화돼 있다. 변호인이나 본인도 현재 플리바겐이 없었다고 부인한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BBK 수사 발표] 검찰이 밝혀낸 의혹들

    [BBK 수사 발표] 검찰이 밝혀낸 의혹들

    BBK 의혹을 둘러싸고 지루하게 진행돼온 진실게임의 베일이 벗겨졌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지 6개월여, 김경준씨 국내송환 이후 20일 만이다. ●영화 ‘보일러룸´ 보고 범행 공모한 듯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의혹의 굴레를 홀가분하게 벗어났다. 하지만 김경준씨는 ‘국제 사기꾼’으로 판명났다. 검찰은 김씨의 옵셔널벤처스 사무실에서 ‘보일러룸’이라는 영화의 DVD가 압수됐다고 설명했다. 보일러 룸은 주식 거래 법규를 어기고 유령회사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소형 브로커란 뜻이다. 검찰의 이런 발표에는 김씨가 영화 속의 유령회사처럼 행세했다는 뉘앙스가 강하게 배어있다. 치열하게 진행돼온 진실게임이 명확하게 가려진 듯하지만 일부분에서는 여전히 궁금증을 남기고 있다. 진실의 97%를 파악했다는 검찰 발표에는 3% 부족이 남아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이면계약서 BBK에 없던 잉크젯 프린터 출력 김경준씨는 2000년 12월부터 BBK가 운영한 MAF 펀드를 동원해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했다.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는 석 달 만에 무려 800%나 치솟았고, 김씨는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BBK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의 ‘베이스 캠프’라 불리는 이유다. 이 후보는 BBK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주가조작의 자금줄로 활용된 MAF 펀드에 이 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다스·심텍 등이 190억원과 100억원을 각각 투자해서다.2000년 5월 BBK가 정관을 바꾸면서 ‘이명박과 김경준이 공동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김씨는 2000년 2월21일에 이 후보와 체결한 것이라며 한글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 후보가 BBK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수사결과 검찰은 이면계약서가 가짜라고 결론냈다. 계약서에 찍힌 이 후보의 도장이 위조된 것이다. 대검의 문서감정 결과 계약서 도장은 이 후보의 인감도장도,2000년 6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EBK증권중개 허가신청의 도장도 아니었다.2000년 9월부터 김씨가 이 후보를 대신해 작성한 계약서에서 등장한 업무용 도장이었다.LKe뱅크의 한 직원은 검찰 조사에서 “2000년 7월 이보라(김경준 부인)씨가 어떤 문건을 주면서 이 도장과 똑같이 새겨오라고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이면계약서는 BBK 사무실에 없던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됐고, 서명과 간인이 없었다.2001년 2월에 김씨가 작성한 ‘BBK는 내가 지분 100%를 유지한다.’는 자필 메모도 발견됐다. 김씨도 검찰이 증거를 들이대자 “계약일보다 1년 늦은 2001년 3월에 만든 문서”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래서 BBK는 100% 김경준씨 회사라고 결론졌다. ●도곡동 땅 매각금 일부 다스 유입 정황은 포착 이 후보의 친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소유한 ㈜다스가 실제로는 이 후보의 소유가 아니냐는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검찰은 결론을 내렸다.㈜다스의 자본금 출처, 이익배당금 귀속,BBK 투자금 출처 등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와의 돈거래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주주로 명부에 등재된 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9년치의 이익배당 기록과 회계장부를 훑었지만 다스 회사돈이 이 후보에게 건너간 흔적은 없었다.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것도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검찰은 결론냈다. 그러나 ‘제3자 소유’라고 밝혀진 도곡동 땅의 매각대금 가운데 일부가 ㈜다스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검찰은 포착했다. ●BBK 직원들 “김씨가 주가조작 지시” 진술 김경준씨는 2000년 12월∼2001년 11월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하고,BBK 공금 319억여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주가조작에는 BBK가 운영한 MAF 펀드가 활용됐고, 이 후보가 소유한 LKe 뱅크 계좌가 동원됐다. 검찰이 BBK 및 ㈜다스의 실소유주를 파악한 이유도 김경준씨의 동업자였던 이 후보가 주가조작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검찰이 옵셔널벤처스 인수 및 주식매매 자금을 추적한 결과 BBK 투자금이 MAF 펀드에 보내졌다가 외국 유령회사 등 명의로 국내에 들어와 옵셔널 주식을 매입하거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주식 매입 자금을 제공하거나 범죄이익금을 나눠가졌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BBK 직원들도 김씨의 지시에 따라 주가를 조작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검찰은 이 후보는 주가조작과 전혀 상관없다고 매듭지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왜 오래 걸리나

    검찰은 2일 삼성증권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3일째 벌였으며, 3일까지 이어간다. 수사 필요성에 따라 한 장소를 여러 차례 압수수색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압수수색을 3일째 계속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검찰이 무엇을 찾아내기 위해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압수수색이 왜 장기화되고 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 김수남 차장검사는 이날 압수수색 장기화에 대해 “큰 회사 같은 경우는 그렇다(장기화될 수 있다). 현장을 떠나면 압수가 끝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새로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압수수색 장기화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요즘은 기업체나 금융기관 압수수색을 나가더라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워낙 전산자료가 방대하기 때문에 해당 업체 등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자칫 하드웨어를 통째로 들고 간다면 영업 방해는 물론 제3자 사생활 침해 시비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허가한 압수수색 범위에서만 해야 하는데 방대한 전산자료 중 압수수색 대상물을 가려내는 게 ‘백사장에서 바늘찾기’나 다름 없고, 선별적 압수수색을 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전산 자료 분석 전문가는 “수사의 초점이 비자금 조성 의혹에 맞춰져 있는 만큼 수사팀으로선 비자금을 관리했을 것으로 보이는 임원들의 이메일을 찾아내는 게 주력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본 및 계열사 임원간 이메일 자료를 찾기 위해서 검찰이 관련 저장 내용을 모두 뒤져보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 SDS e데이터센터는 전산분야의 심장부다. 계열사에 남아 있는 하드웨어가 통째로 바뀌었어도 전산센터에는 기록(백업 데이터)이 남아 있다. 그래서 검찰이 1일 자정까지 SDS를 뒤졌고, 삼성증권 전산센터를 대상으로 ‘무기한’ 압수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의 고강도 압수수색은 삼성의 증거인멸 시도를 아예 차단하려는 성격도 띠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해 “그리 쉽게 지울 수 있겠느냐.”고 말해 압수수색의 상당한 성과를 시사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자료에는 2001년 1월 이후부터 비자금 의혹 각종 문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2년 대선 자금이나 당선 축하금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선택 2007 D-16] 수사 결과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

    [선택 2007 D-16] 수사 결과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

    이번 주 초반 발표되는 검찰의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 결과는 17대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검찰 발표를 목전에 둔 2일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의 무혐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대선 승리를 장담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의 혐의를 확신한다며 검찰 수사 미진시 특검 도입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양측 ‘여론전’은 검찰 발표가 엄청난 파괴력을 내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검찰 발표에 따라 세 갈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 시나리오 (1) 이명박 무혐의 한나라당이 자신하는 구도다.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더욱 굳어지면서 당선이 유력해지는 상황이다. 검찰 발표를 앞두고 부동층으로 옮겨가 있던 기존 이 후보 지지층이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투표일까지 2주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최대의 도덕성 의혹이 해소되는 만큼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역대 대선에서도 투표일 직전 추가적인 변수가 돌출하긴 했지만, 판세를 뒤집은 경우는 없었다.1992년 초원복집 사건,1997년 김대중 후보의 국제통화기금(IMF) 재협상 발언,2002년 정몽준씨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 등 막판 변수는 결국 일시적인 파문에 그쳤다. 더욱이 이명박 후보와 2위권 후보와의 지지율이 더블스코어 차이로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표도 지원 유세를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 시나리오 (2) 이명박 연루 신당이 기대하는 그림이다. 엄청난 혼전이 예상된다. 이명박 후보는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으면서 지지율이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자의 3분의1가량이 ‘BBK 의혹이 사실일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 후보를 등진 이탈표가 무소속 이회창,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등으로 옮겨가면 판세는 3파전으로 급변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이명박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는 이회창 후보가 최대 수혜자가 될 공산이 크다. “검찰 발표를 보고 유세 지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전격 철회한다면 영남권과 보수층 표가 이회창 후보에게 대거 유입될 수 있다. 여기에 ‘친(親) 박근혜’ 의원들의 한나라당 탈당 도미노 사태가 빚어질 경우 이명박 후보는 크게 흔들리면서 이회창 후보 또는 정동영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나리오 (3) 결론 유보때 검찰이 한나라당 경선 때 도곡동 땅에 대해 제3자 소유 운운했던 것처럼 이도 저도 아닌 결론을 내리는 경우다. 이명박 후보측과 이회창·정동영 후보 사이에 난타전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와중에 이명박 후보 지지자 가운데 심증으로 이 후보가 사실상 연루됐다고 짐작하는 일부가 이탈할 수도 있다. 경선 때도 검찰의 애매한 발표 후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전례가 있다. 하지만 현재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못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따라서 후보 경선처럼 이 후보가 가까스로 신승(辛勝)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이 경우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계속한다면 이 후보의 대세론은 물론 탄력을 받을 테지만, 반대로 지원유세를 중단할 경우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대선후보 동행 25시](4) 연출 모르는 문국현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에는 조미료가 없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연설도 그렇다. 혀에 착 감기는 달착지근한 맛도 뇌리에 꽂히는 자극도 없다. 반찬 가짓수도 많지 않다. 중소기업을 살려서 일자리 500만개를 만들고 부패로 인한 국가적 낭비를 막고 그 돈을 국민을 위해 쓰겠다는 공약을 전국을 누비며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시장 방문해도 공손히 인사말 30일 이른바 범여권 진영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서도 문 후보는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목에 ‘핏대’ 한번 세울 법도 한데 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 낮은 목소리로 조근조근 설명하는 평소 스타일을 유지했다. 기호 6번 문국현. 대통령 선거에 나왔으니 분명 정치인인데 아직은 어색하다. 유세장에서 손을 머리 위로 들고 흔드는 게 전부일 뿐 튀는 행동은 없다. 유세장에서 젊은이들의 율동을 따라해 보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광주에서는 한 여대생으로부터 목도리를 선물 받고도 “고맙다.”는 말과 어색한 포옹이 전부다.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아서도 공손히 인사만 할 뿐 생선 한 마리 번쩍 들어올려 보이는 ‘연출’도 할 줄 모른다. 기존 정치인이었다면 본인 스스로 점퍼를 고집했겠지만 그는 코디가 입혀준 양복을 그대로 입고 거리에 나섰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문 후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날 오전 광양제철 사내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 그는 그곳 직원들과 구분이 되지 않았다. 문 후보 고유의 색깔인 자주색 스웨터가 아니었다면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쭉 돌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행여나 식사에 방해될까 하는 걱정에 머뭇머뭇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 관계자는 “기업에 있을 당시 개인 일정은 기사에게 미안해서 회사 차가 아닌 버스로 다닐 정도였다.”면서 “얼굴에 철판을 좀 깔아야 하는데…”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핵심 공약인 일자리 창출을 얘기하는 순간에는 표정이 달라진다.“일자리를 만들지 않는 정부는 더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때, 목소리는 높지 않아도 힘이 느껴진다. 특히 기업인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문 후보의 역량이 빛을 발한다. 유세장의 수줍은 소년은 사라지고 과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당찬 모습이 되살아난다. 기업인과 정치인의 경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창조’를 외치는 문 후보. 곁에 있는 이들은 단순히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문 후보의 팬에 가깝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조연환 전 산림청장,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범구 전 의원, 영화 ‘천년학’에 출연했던 소리꾼 임진택씨 등의 연설에는 문 후보에 대한 믿음이 묻어난다. ●다른 후보 인신 공격은 자제 “사람을 위한 일자리 500만개를 만들어야지 나무는 심어 뭐 하나라고 생각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외치던 그가 ‘우리 정치 푸르게 푸르게’를 주장하며 정치에 뛰어든 이유다. 하지만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경계심을 강하게 표현하는 모습에 ‘오만하다.’라는 지적도 받는다. 정치에 입문했음에도 여전히 제3자 입장에서 정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다른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운하나 파는 부패 과거 세력에 정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 정도가 전부다. 대신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 맵지도 짜지도 달지도 느끼하지도 않다고 해서 ‘문국현식 정치’가 영원히 질리지 않는 어머니 밥상과 같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가 초보 요리사일지, 국민에게 ‘따뜻한 정치’ 끼니를 제공할 인물일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나라 “김경준 검찰진술 번복”

    김경준씨가 한글계약서의 도장에 대해 본인이 직접 파서 찍은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날 “김씨가 이면계약서라고 주장하는 한글계약서에 찍은 도장은 이명박 후보의 지시에 따라 본인이 직접 파서 찍은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검찰에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애초 검찰에서 이명박 후보가 직접 이 도장을 계약서에 찍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은 당시 계약서를 작성하는 자리에 제3자인 변호인이 입회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김씨가 지금은 EBK증권중개 설립 과정의 실무를 맡게 되면서 직접 도장을 만들었고, 이 계약서에도 찍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고 전했다. 홍성규기자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에리카 김 “자료 또 공개”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와 관련해 추가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서 김씨의 법률 대리 역할을 했고, 김씨의 한국 송환 뒤에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원격 지원’을 하고 있는 에리카 김은 사건의 중대고비마다 카드를 조금씩 내보이며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에리카 김이 공개하겠다는 자료는 다스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으로 BBK에 투자한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BBK를 실제로 소유했다는 추가 증거다. 에리카 김은 도곡동 땅과 관련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곡동 땅의 판매 날짜와 액수, 다스에서 돈을 투자했다는 날짜 등을 다 계산해 보면 알 것”이라고 말해왔다. 때문에 도곡동 땅 판매대금이 5년 만기 보험에서 풀려 이상은·김재정씨 계좌로 입금된 날(2000년 12월29일)과 다스의 80억원 투자일(2000년 12월28일)이 불과 하루 차이 나는 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해 왔다. 에리카 김이 이를 입증하려면 무엇보다 자금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날 계좌 정보나 회계서류 등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에리카 김이 도곡동 땅을 강조하는 것은 검찰이 ‘제3자 소유’라고 밝혔던 지분과 이 후보가 연결돼 있음을 입증할 증거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BBK가 이 후보 소유라는 사실을 입증할 추가 자료가 지난번과 같은 계약서인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새로운 자료일지는 분명치 않다.“이 후보가 BBK 주식을 매각한 대금 49억 9999만 5000원이 언제, 어떻게 오갔는지를 공개하겠다.”는 에리카 김의 발언은 이면계약서를 뒷받침하는 보충 자료일 것으로 관측된다. 에리카 김은 이 주식 매각 대금을 주식 수 61만주로 나누면 주당 8100여원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 후보 측의 반론에 대해 “그럴 이유가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2라운드로 접어든 ‘BBK 진실 게임’이 에리카 김의 추가자료 공개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BBK 진실게임’ 2라운드] ‘金측 계약서원본’ 내용 뭔가

    [‘BBK 진실게임’ 2라운드] ‘金측 계약서원본’ 내용 뭔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김경준씨의 어머니 김영애(71)씨가 23일 검찰에 제출한 한글·영문 계약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LKe뱅크를 이용해 BBK와 EBK증권중개의 소유권을 확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면계약서’가 진본으로 판명난다면 김씨의 주가조작 및 횡령 사건에 대한 이 후보의 그간 해명은 모두 거짓말로 드러나는 셈이다. 물론 거꾸로일 수도 있다. ●한글계약서, 이 후보의 BBK 소유사실 입증 한글판 이면계약서는 계약체결 시점을 2000년 2월21일로,‘매도인(을) 이명박’이 ‘매수인(갑) ㈜LKe뱅크 대표이사 김경준’에게 BBK 투자자문의 주식 61만주를 49억 9999만 5000원에 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계약서에는 두 사람의 도장이 찍혀 있다. 이 계약서가 의미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계약서 체결 이전에는 BBK가 ‘매도인’인 이 후보 소유였다는 것이다.BBK가 세워진 것은 1999년 4월27일,LKe뱅크가 세워진 것은 2000년 2월18일이다. 계약서가 맞다면 BBK의 주식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 후보의 해명은 거짓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둘째는 LKe뱅크가 BBK의 모회사가 된다는 것이다.61만주는 BBK주식 전량에 가까운 규모로, 매수인에 ‘㈜LKe뱅크 대표이사’를 명시한 것은 이 주식을 김경준씨 개인이 아니라 LKe뱅크 회사에 매각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BBK는 LKe뱅크에 종속되고, 김씨와 함께 LKe뱅크의 공동 대표이사인 이 후보가 BBK도 소유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영문계약서 3장 통해 LKe뱅크에 EBK종속 2001년 2월21일 체결된 영문계약서 3장은 주식매입→주식매각→주식청약계약으로 이어진다. 이 3개의 계약 사이에서 LKe뱅크의 공동대표이사인 이 후보와 김씨가 소유하고 있던 지분 52%의 매각대금 100억원이 돌고 도는 순환출자 형식이 된다. 우선 김씨가 만든 서류상 회사인 미국법인 A M 파파스가 LKe뱅크의 이 후보·김씨 지분을 100억원에 산다(주식매입계약). 이 100억원으로 이번에는 이 후보와 김씨, 에리카 김 등이 EBK증권의 증자에 참여한 뒤 100억원을 받고 자신들의 지분 전부를 LKe뱅크에 되판다(주식매각계약). 세번째 청약계약서는 LKe뱅크로 회귀하는 자금순환을 매듭짓는 역할을 한다. 바로 LKe뱅크가 EBK증권의 지분을 모두 획득하는 날, 이 후보와 김씨에게 각각 41만 6666주,41만 6667주의 신주를 다시 발행한다는 내용이다. 신주의 가격은 모두 100억원으로 두 사람이 절반씩 부담하게 되어 있다. 결국 LKe뱅크의 이 후보와 김씨로부터 흘러나온 100억원은 A M 파파스 등을 거쳐서 두 사람에게로 되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EBK증권은 결국 LKe뱅크의 지배를 받게 된다. ●김경준씨 LKe뱅크 지분 사실상 제로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22일 김씨가 초기에 LKe뱅크 지분 매입을 위해 BBK에서 횡령한 돈 30억원을 LKe뱅크가 대신 갚아준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의원은 “김씨가 금감원의 지적을 받고 LKe뱅크 지분(32억여원·30억원+이자)을 빼자 그만큼의 금액이 LKe뱅크에서 BBK 계좌를 통해 김씨에게 갔고, 김씨는 BBK의 다른 계좌로 이 돈을 상환했다.”면서 “BBK는 이 돈을 받은 뒤 다시 LKe뱅크에 다시 입금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거래과정이라면 LKe에서 김씨가 소유했던 지분 48%는 소멸되고,BBK의 지분이 그만큼 생겼어야 하지만 김씨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됐다. 김씨는 자신의 돈 한 푼 없이 제3자의 돈을 돌려 횡령 혐의를 벗은 것이다. 그리고 돈의 출처와 귀착점은 모두 Lke뱅크다. 정 의원은 “이 구조가 에리카 김이 밝힌 순환계약서의 구조와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씨의 LKe뱅크 지분은 사실상 ‘0(제로)’이고, 김씨는 그저 제3자의 돈을 이용해 투자를 한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LKe뱅크의 최대주주이자 실질적 단독 대표이사인 이 후보가 LKe뱅크에 종속된 BBK와 EBK증권까지 지배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계약서가 진본일 경우, 이 후보가 BBK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 경위와 BBK와 LKe뱅크 사이에 오간 자금의 출처 및 흐름 등은 검찰이 추후 밝혀내야 할 과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BBK 진실게임’ 2라운드] 여전히 남은 의문점

    [‘BBK 진실게임’ 2라운드] 여전히 남은 의문점

    김경준씨 측이 주장해온 이면계약서의 내용이 전면 공개됐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한글계약서에 허술한 부분이 많은 데다 진위 여부를 가릴 서명 등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00% 위조”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50억원 거래 계약서에 허점투성이 5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 오가는 내용이지만 한글계약서에는 허술한 점이 많다. 김씨의 주소지 부분에서 ‘서울특별시’가 ‘서울특별비’로 잘못 쓰였는가 하면,LKe뱅크가 관여된 거래인데도 이 후보는 ‘LKe뱅크 대표이사’로 표시되지 않았다. ‘본계약 체결과 동시에 매매대금을 지급한다.’는 조항 뒤에는 ‘단 양측의 합의에 따라 가능한 시점에 매매대금을 일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50억원이라는 거금의 지급일자를 한정하지도 않았다. 고승덕 변호사는 “통상 계약서와 달리 매도인보다 매수인의 서명이 먼저 나와 있는 점, 이름 바로 위에나 겹쳐 찍기 마련인 인감 도장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오른쪽에 한 줄로 찍은 점 등은 미리 도장을 찍어놓고 그 위에 내용을 프린트한 위조계약서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면서 “2000년 2월 당시 BBK의 주식 대부분인 60만주를 제3자인 e캐피탈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본인 소유도 아닌 주식을 이 후보가 어떻게 팔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MB 영문 서명, 다른 문서와 차이 영문 계약서에 있는 이 후보의 영문 서명은 다른 문서에서 이 후보가 한 서명과 다르다는 문제점도 있다. 3장의 영문계약서에서 이 후보는 ‘Myung Bak Lee’를 필기체로 서명했는데, 대문자와 소문자 사이에 끊어짐이 없고 ‘M’자도 둥글게 썼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김씨 측에서 입수했다고 주장하는 2001년 2월23일 주식매입계약서에서의 서명은 ‘M’이 인쇄체처럼 뾰족하고,‘L’자의 모양도 차이가 난다. 하나은행과의 풋옵션(조건부) 계약서에는 한글로 ‘이명박’이라고 서명했고, 지난해 발급된 여권에는 필기체로 성을 먼저 써 ‘Lee M Bak’이라고 서명한 점도 다르다. ●‘위조 남매’가 공개한 계약서 신뢰성 논란 에리카 김과 김씨 남매가 이미 문서 위조 혐의를 인정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은 계약서의 신뢰성에 의심이 들게 한다. 김씨는 여권과 법인설립인가서 등의 문서를 수차례에 걸쳐 위조했고, 에리카 김은 지난 8월 본인에 대한 형사소송에서 대출서류 위조 혐의 등을 인정하고 미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실제로 두번째 영문 주식매각 계약서에는 매도인으로 ‘크리스토퍼 김’이 등장한다. 설립등기상으로는 EBK증권 총자본금 100억원 중 8억원을 보유한 이사이지만, 사실 크리스토퍼 김은 김씨가 만들어낸 유령인물이다. 김씨는 약 5개월 뒤 크리스토퍼 김으로 개명한다. 정식 개명 전에 본인의 차명을 빌려 유령 이사로 활동한 셈이다. ●진위 여부 영원히 묻힐 수도 이면계약서 공개와 함께 진위 여부가 김씨 수사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지만, 진실은 영원히 묻혀버릴 가능성도 있다. 증권거래 전문인 법무법인 세종의 송종호 변호사는 “서명과 인감 혼용, 계약서의 형식적인 허점 등은 실제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위조의 증거로 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아무리 거래금액이 많더라도 계약자들의 관계 등에 따라 양도·양수인·주식수·매각대금 항목만 갖춘 간단한 양식의 계약서로 만들 수도 있고, 상대방을 믿으면 도장 이외에 굳이 서명으로 날인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막도장 역시 양측이 사용에 동의했다면 계약서가 법적 효력을 지닐 수 있다.”면서 “만약 이 후보가 한글계약서의 도장이 본인 도장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김씨는 이 후보가 준 막도장을 찍은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면 이 계약서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친일8명 410억 재산 환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22일 제30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친일 반민족 행위자 8명 소유의 토지 233필지,201만 8645㎡(시가 410억원·공시지가 174억원 상당)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2일 1차,8월13일 2차 국가귀속 결정에 이어 세 번째로, 일제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은 왕족 이해승(192필지,192만 5238㎡)과 을사조약 당시 내부대신이었던 이지용(1필지,23㎡), 중추원 참의를 지낸 유정수(4필지,5만 8622㎡) 등의 친일재산이 국가에 귀속된다.1·2차 결정 당시 재산환수 대상자였던 고희경, 민영휘, 민병석, 송병준, 한창수의 경우 이들 후손이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시행(2005년 12월29일) 후 제3자에게 처분한 재산이 발견돼 이번 귀속 결정에 포함됐다. 환수 대상이 된 이들의 친일재산은 1904년 러일전쟁 때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받은 재산 등이다. 이번 발표로 국가귀속 결정이 내려진 친일재산은 친일 행위자 총 22명의 토지 543필지,329만 3610㎡(시가 730억원·공시지가 315억원 상당)로 늘어났다. 현재 위원회가 조사개시 결정을 내린 친일재산은 친일 행위자 126명의 2513필지,1398만 9569㎡(공시지가 1101억원 상당)의 토지다. 위원회는 이들 재산의 임의 처분을 막기 위해 법원에 보전처분을 마친 상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제3자에 처분한 재산도 국가 귀속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22일 왕족 이해승 등 친일 반민족 행위자 8명 소유의 토지 233필지,201만 8645㎡(시가 410억원ㆍ공시지가 174억원 상당)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렸다. 지난 5월2일 1차,8월13일 2차에 이어 세 번째 국가귀속 결정이다. 이번 발표엔 앞서 두 차례 발표는 없던 ‘친일 후손이 제3자에게 처분한 재산’의 국가귀속 결정이 포함돼 찬반 논란을 낳고 있다. 논란의 대상은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시행(2005년 12월29일) 후 제3자에게 처분된 재산이다.●친일후손 `악의적 재산 처분´ 사전 차단위원회는 “친일재산은 특별법 시행과 동시에 국가 소유가 되므로 법 시행 후 친일재산을 제3자가 매수하여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하더라도 이는 타인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무권리자의 양도행위로서 제3자가 선의인 경우라도 무효”라고 밝혔다. 특별법 2조 2항 및 3조 1항, 민법 187조 등이 법적 근거다. 이에 따라 고희경(5필지 1만 9926㎡), 민병석(3필지 1848㎡), 송병준(8필지 2871㎡), 한창수(1필지 19㎡) 등 4명이 제3자에게 처분한 재산 15필지 2만 4664㎡가 국가로 귀속됐다. 국가 차원에서 특별법을 근거로 개인간 거래를 무효화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결정엔 친일 후손들이 재산의 국가귀속을 피하기 위해 제3자와 짜고 재산을 처분하는 ‘악의적 행위’를 방지하겠다는 위원회의 고심이 반영됐다. 실제로 송병준 후손의 경우 법 시행 당일인 2005년 12월29일 재산을 매매해 이튿날인 30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반면 위원회 결정으로 해당 재산의 친일재산 여부와 재산환수 가능성을 모른 상태에서 땅을 매입한 ‘선의의 제3자’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승환 변호사는 “법 절차상 문제는 없겠지만 재산권 침해란 점에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면서 “전후 사실을 모르고 땅을 산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조차 없다.”고 말했다.●“법 개정 통해 선의의 피해자 구제 필요”지금까지 위원회의 조사결정을 통보받은 사람들이 제출한 이의신청 건수는 총 320건으로, 이중 ‘선의의 제3자’임을 주장한 경우는 전체의 12%에 해당하는 59건이다. 향후 법적 분쟁까지 가는 케이스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수치이다. 친일재산을 매입한 선의의 피해자가 피해 책임을 매도자에게 직접 물어야 하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위원회 장완익 사무처장은 “지금은 특별법에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향후 법 개정을 통해 보호조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李 소환할까 서면조사할까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관련자를 잇달아 소환하고 있다. 19일에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측근인 이진영(32)씨를 조사했으며, 전날에는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를 자진출두 형식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김경준씨 조사와는 별개로 참고인 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관심은 앞으로 어떤 인물이 소환될 것이고, 이명박 후보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조사를 하느냐다. 특히 의혹의 정점에 놓인 이 후보에 대한 직접 소환 여부가 초미의 관심이다. 김씨가 이 후보의 연루설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대통합민주신당도 각종 자료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이 후보를 주가조작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검찰도 당장 이 후보에 대한 소환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 외풍을 의식한 표면적인 입장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8월 재산 차명 보유 의혹 수사 끝에 “이상은씨의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한 이후 어정쩡한 수사결과라는 역풍을 맞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후보가 피고발인이고 수사 대상에 ㈜다스가 놓여 있는 만큼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이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 조사가 불가피하더라도 서면 등의 형식을 빌린 간접조사를 하되, 직접 조사방식은 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재산 차명보유 의혹을 샀던 도곡동 땅과 ㈜다스의 명의자로 등재된 이 후보 맏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에 대한 재소환 가능성도 관심거리다. 지금까지 제기된 재산 차명보유 의혹, 주가조작 의혹 등의 자금출처로 연결되는 것이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고, 자금세탁 및 중간 유통 경로에 ㈜다스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 등에 대한 소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소속 오세경 변호사는 이날 “현재 검찰이 진행 중인 이 후보 관련 의혹사건 수사는 회계장부를 통해서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김재정씨나 이상은씨를 불러서 조사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 후보에 대해서도 검찰이 피고발인으로 부를 만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료를 요구한다면 충분히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학교폭력 대처법

    “학교폭력, 이렇게 대처하세요.” 학교폭력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들의 문제가 학부모간 또는 학부모와 학교간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법정 소송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가운데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초기에 올바르게 대처하기만 해도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학교폭력 SOS 지원단은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제시했다. 피해를 당했다면 1회적인지, 지속적인지, 우발적인지, 일방적 피해인지 등 진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아이에게 윽박지르기보다 공감해주고 대화하고, 필요하면 주변 친구들의 얘기도 들어야 한다. 피해를 당한 경우 일기장, 쪽지, 사진, 진단서 등 가능한 한 모든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피해 사실을 일기로 정리해 놓으면 교사의 도움을 받기도 쉽고, 만에 하나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영향을 미친다. 자료가 없으면 자녀에게 피해 사실을 6하 원칙에 따라 쓰도록 한다. 피해를 당한 자녀에게 가장 가까운 지지자는 부모다. 지속적으로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 피해 학생은 폭력 때문에 자신감을 크게 잃고 위축돼 있다. 특히 집단 폭력을 당했을 경우 ‘내가 못 나서, 혹은 잘못해서 당한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존감이 저하되지 않도록 상담센터의 전문 프로그램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려면 자녀의 학교 적응과 교우관계를 회복하는 데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피해자 부모라면 부모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보다 아이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들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깊게 상의해야 할 사람은 내 아이다. 일이 생기면 우선 담임에게 신고하고, 학교장 보고 등 공식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학교마다 설치돼 있는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학교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학교폭력 SOS 지원단(1588-9128)등 전문 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가해학생이나 부모를 만날 때는 전문상담 기관 관계자 등 제3자와 함께 만나야 한다.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녀가 피해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면 지원단에 의뢰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학교에는 책임부터 묻기보다 앞으로 재발 방지와 자녀의 안전에 대한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증권사 신설 내년 상반기중 허가”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증권업 허가 신청을 받아 내년 상반기 중에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당국은 “증권사의 업무에 따라 위험 정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업무 범위에 따라 심사수준을 차등화할 것”이라면서 “위탁매매업이나 위탁+자기매매업의 경우 업무가 비교적 단순하고 일반투자자 및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만큼 종합증권업에 비해 다소 완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종합증권업의 경우 금융업을 영위할 만한 자본과 전문성, 국내외 네트워크 기반 등이 잘 갖춰진 대상에 한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또 증권업 허가 취득 후 최대주주 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식으로 매각 차익을 목적으로 한 증권업 허가를 차단하기 위해 허가 때 조건을 다는 등 다양한 보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본금 ▲인력요건 ▲물적요건 ▲사업계획의 타당성 ▲주요 출자자의 적격성 등으로 질적 심사요건을 세분화하는 한편 신규진입 심사 절차의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민간 평가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명박후보 결국 기소될 것”

    마지막 총공세다.16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씨가 서울에 도착했다. 김씨의 송환과 그 후폭풍은 대통합민주신당에 남겨진 사실상의 마지막 카드다. 통합신당의 핵심 관계자는 “역대 대선에서 후보 등록일 이후 순위가 뒤바뀐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이제 통합신당에 남은 시간은 길어야 일주일이라는 얘기다. 통합신당 클린선거대책위 정책검증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률 의원은 이날 “김씨의 귀국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결국 기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실제 기소가 되면 후보 자격 상실은 불가피하다. 검찰은 한나라당을 위해서라도 수사결과를 신속히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경준씨가 오늘 입국한다. 향후 쟁점은 무엇인가. -이 후보가 핵심 당사자로서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될 부분이 많다. 너무 많다. 예컨대 검찰은 도곡동땅 차명보유 의혹에 대해 이 후보의 친형 이상은씨의 지분은 제3자 소유라고 했다. 땅 매각대금은 이씨 계좌에서 다스로 흘러갔다. 또 다스는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 이씨 계좌에서 돈을 출금한 사람은 이 후보 재산관리인들이다. 이 모든 게 같은 시점에 일어났다. 일반인의 상식에서 판단하면 된다. ▶이 후보측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는데. -이 후보의 심복 이모씨가 옵셔널벤처스 주식에 대한 주문, 계좌관리, 송금 등 주가조작 내지 자금흐름의 핵심적 업무를 맡았다. 현재 이모씨는 이 후보 선대위에서 비서로 근무하고 있다. 또 이 후보의 최측근 김백준씨는 BBK의 리스크매니저였다. 현재 옵셔널벤처스의 공동대표도 이 후보의 측근이다. 이 후보는 실질적으로 위 회사를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지금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차분히 지켜보는 게 적절하다. 이 후보도 검찰에 대한 협박을 중단해야 한다. 이제 사실과 증거로 말할 단계다. 정치적 공세를 할 시점이 아니다. ▶앞으로 상황에 대한 전망은. -이 후보의 다스 실소유 의혹 부분은 쉽게 기소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BBK 주가조작의 경우 이 후보와 김백준, 이모씨 등의 수사 협조 없이는 당장 결과가 나오기 힘들 수 있다. 물리적으로 후보 등록일 전까지는 수사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性상납도 뇌물”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성(性) 상납은 뇌물” 중국 공안부 소방국이 성 상납을 뇌물로 규정하는 첫 행동 강령을 제정했다고 15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성 상납’을 뇌물로 인정해 명문화한 첫 사례라는 데 중국 언론들은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공직사회에 그만큼 성 상납이 만연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소방국이 지난 12일 전국 소방부대에 내린 ‘4대 엄금’ 지시 제3항은 “소방부대의 건설이나 물자구매, 재물 분배시 뇌물수수를 엄금한다.”고 규정한 뒤 부대 조항인 ‘관련 내용 해석’을 통해 뇌물수수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상대방 또는 제3자로부터 현금·유가증권·어음·귀중품·주택 및 자녀 진학·취업 편의 제공, 상대방과의 합작사업 등을 모두 뇌물로 간주했으며 “성 서비스 제공 등 비물질성 이익”이라는 표현도 포함됐다. 2005년 광둥(廣東)성 선전시 뤄후(羅湖)에서는 당시 안후이쥔(安惠君ㆍ50)이란 여성 공안국장이 20여명의 남자 경찰관으로부터 성 상납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안 국장은 젊은 남자 경찰관들에게 승진을 조건으로 성 상납을 강요했다.jj@seoul.co.kr
  • 申·卞의 ‘법정 변주곡’

    申·卞의 ‘법정 변주곡’

    12일 오후 2시 서울 서부지방법원 406호. 지난 7월 학력위조 파문 이후 처음으로 만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가 한 달여 만에 나란히 법정에 섰다. 그러나 두 사람은 법정에서 한 차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김명섭(형사 1단독)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법정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참회한다는 말은 되풀이했지만 자신들의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에는 신씨의 변호인 박종록 변호사, 변씨의 변호인 김재호 변호사가 참석하고, 검찰 측에서는 문찬석 서부지검 부부장과 권정훈 검사가 참석했다. 재판은 검찰의 기소요지 설명, 변호사 의견 발표, 재판부의 향후 재판 계획 공표 순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기소한 공동혐의 세 가지, 변씨의 단독혐의 한 가지, 신씨의 단독 혐의 다섯 가지를 그대로 기소했다. ●신씨 변호인,“불쌍한 여인에게 돌 던지기보다 우리 사회 같이 반성해야” 신씨는 법정에서 “잘못된 판단에 대해 앞으로 깊이 참회하며 살겠다.”고 진술을 시작했다. 변씨는 “대통령을 비롯해 직장 동료들에게 엄청난 누를 끼쳐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매일 영등포구치소에서 반성과 참회를 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신씨는 자신의 혐의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는데 할 말이 없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변씨는 “변호인과 얘기해 답하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일부 시인할 수 없는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모두 진술에서 “본 사건은 신씨가 학력 등을 앞세워 신분 상승을 하고픈 조급한 욕심이 만든 사건”이라면서 “불쌍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기보다는 우리 사회 모두가 아파해야 할 비극”이라고 밝혔다. 또 “그림 한 점의 횡령까지 밝히려는 검찰의 수사 의지는 대단하지만 직권남용,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는 세간의 관심에 무리한 기소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변-신, 성곡미술관 기업체 후원 관련 혐의 부인 김 변호사는 재판부에 아직 검찰로부터 수사 기록을 넘겨받지 못해 추후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을 했다. 이에 대해 김 판사는 검찰의 수사 기록이 1만쪽이 넘는 관계로 사건을 ▲성곡미술관의 기업체 후원금 관련 사건 ▲신씨의 학력 위조와 관련해 동국대 조교수 임용,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 대학 강사 임용 경위 및 과정과 관련한 사건 ▲변씨의 흥덕사·보광사 특별교부세 지원 사건 ▲신씨의 조형물 리베이트 횡령 및 기획예산처 납품 미술품 1점 횡령 사건 등 네 부분으로 나눠 각각 심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재판장은 이중 성곡미술관의 기업체 후원금 관련 사건에 대해 12월3일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신씨가 학예실장으로 근무한 2004년 4월∼2007년 7월까지 성곡미술관을 후원한 10개의 기업 중에 변씨가 전화통화로 외압을 행사한 곳은 1∼2곳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는 순수한 신씨의 노력의 산물인데 검찰의 기소가 과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 역시 “흥덕사 특별교부세 지원 등 검찰의 수사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곡미술관 기업후원금 관련 직권남용 등의 혐의는 부인한다.”고 말해 12월 열리는 첫 심리부터 검찰과 변호인 측의 팽팽한 접전을 예고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HAPPY KOREA] (28) 양주시 장흥면 천생연분마을

    [HAPPY KOREA] (28) 양주시 장흥면 천생연분마을

    하수처리장에서 모텔촌, 또 다른 하수처리장을 잇는 자전거도로를 낸다면 쓸 데 없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듣기 십상이다. 하지만 경기 양주시 장흥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은 혐오·기피시설의 변신을 지역발전의 밑거름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족단위 방문객 80% 넘어 장흥은 80∼90년대만 해도 대학생들이 즐겨찾은 대표적인 ‘MT촌’이자 ‘젊음의 공간’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 모텔들이 들어차면서 ‘향락의 메카’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유원지 안에만 40여개, 인근 지역을 포함하면 100여개의 모텔이 늘어서 있다. 변화의 바람이 또다시 불고 있다. 지난해 6월 복합전시시설인 ‘장흥아트파크’, 예술인들의 작업공간인 ‘장흥아뜰리에’가 개장한 게 계기가 됐다. 아트파크는 기존 토털미술관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지만, 아뜰리에는 경매에 나온 6층짜리 모텔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것이다. 지난해 아트파크와 아뜰리에를 찾은 주말 입장객은 평균 300∼400명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400∼500명, 하반기에는 700∼8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년여 동안 17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또 술집·안마시술소 등으로 차있던 아뜰리에 옆 상업건물도 문화예술인들의 작업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배수철 장흥아트파크 대표는 “현지조사를 위해 이곳에 처음 왔을 때 3시간 동안 거리에서 마주친 사람이 10여명이 고작일 정도로 쇠퇴했던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행정기관의 뒷받침도 이어지고 있다. 양주시는 아트파크 인근 폐업한 음식점 부지를 매입해 ‘천경자 미술관’을 유치, 시립미술관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올 초 개관한 국내 최대 민간천문시설인 송암천문대,60∼70년대 생활상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청암민속박물관, 산림욕장인 장흥자생수목원 등과 아트파크를 연계한 ‘장흥미술문화축제’를 지난달 처음으로 개최하면서 자신감도 확보했다. 배 대표는 “모텔을 무조건 없앨 게 아니라, 가족형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주민간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하수처리장~유원지 자전거도로 조성 양주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은 장흥유원지 일대와 이곳에서 2∼3㎞ 떨어진 삼상1리 ‘천생연분 마을’을 포괄한다. 마을 이름은 이곳에 형성돼 있던 자연부락인 정자·이곡마을 주민 260가구 640여명이 한마음 한뜻으로 지은 것이다. 특히 마을을 둘러싼 삼상2리와 교현리에는 각각 오는 2009년까지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마을은 조경·화훼·주말농장 등 근교농업이 발달한 부촌이다. 악취가 진동하는 하수처리장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꼽힌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천하태평이다. 오히려 하수처리장 2곳과 마을, 장흥유원지를 잇는 12㎞ 구간의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원인은 하수처리시설은 모두 지하화한 뒤 지상공간은 공원 등 편의시설로 채워 혐오의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냈다는 데 있다. 한준수(68)씨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시설이나 공간이 있는 이상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면서 “혐오·기피시설은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는 것이 문제이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간의 질과 삶의 질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마을과 마을을 가로지르는 곡릉천 청소는 물론, 담장 허물기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 전통장류 체험장 등 마을 공동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한 논의도 벌이고 있다. 한우경(70)씨는 “마을 일을 상의하겠다고 하면 이제는 30명 이상씩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게 가장 뿌듯하다.”면서 “주민들이 더불어 산다는 느낌을 갖게 된 게 가장 큰 행복”이라며 미소지었다. 양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130년 된 한옥 ‘볼거리’ ‘옛 것’은 구닥다리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특히 오래된 집은 환경을 좀먹는 ‘퇴출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 삼상1리 ‘천생연분 마을’ 한준수(68)씨는 130년 된 전통 한옥에서 5대째 살고 있다. 세월이 뭍어나는 이끼 낀 기와, 휘어져 더 정감있는 기둥, 한때는 요긴하게 쓰였을 앞마당 우물 등 겉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다. 내부만 현대식으로 개조했다. 한씨의 한옥과 이웃해 있는 ‘ㅁ’자 형태의 슬레이트 지붕집 역시 동화에서나 등장할 법하다. 담장 한 쪽에 쌓아둔 장작, 마당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장독대 등은 굴곡 진 처마와 제격이다. 특히 두 집을 둘러싼 성인 허리 높이의 돌담은 시골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한다. 잘 꾸며진 정원을 집주인이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돌담길을 따라 걷는 이웃들에게도 볼거리를 안겨주는 넉넉함도 배어나온다. 한씨는 “살기 편하고, 보기 좋은 집이 반드시 새 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을에는 이처럼 ‘헌 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민들을 위한 주말농장 등으로 운영되는 번듯한 ‘새 집’이 오히려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처럼 형태와 모양이 제각각인 천생연분 마을의 주택들은 다양성이 공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양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임충빈 양주시장 “도시에 디자인을 입혀 경기북부 중심도시로”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것, 주민 스스로 실천 가능한 것 위주로 마을 발전계획을 추진하겠습니다.” 임충빈 경기 양주시장은 천생연분 마을’ 지원과 관련,“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시설은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고, 운용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면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은 모두 주민이 아닌 제3자의 차지가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양주시는 도시계획과 개발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지난 9월 한국토지공사와 ‘명품도시 건설’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이달 말에는 대한주택공사와도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임 시장은 “지금은 특색없는 논·밭, 띄엄띄엄 솟아있는 아파트뿐인 볼품없는 지역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이는 디자인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양주시는 인근 지역 지방자치단체 8곳의 ‘산파’ 역할을 했다.1963년 당시 양주군 노해면이 지금의 서울 도봉·노원·강북·성북구로 흡수됐으며, 의정부읍이 의정부시로 떨어져 나왔다.1980년에는 남양주군이 남양주시로, 구리읍이 구리시로 각각 독립했다. 또 1981년에는 동두천읍이 동두천시로 승격됐다. 임 시장은 “서울과 경계가 맞닿아 있고 은평뉴타운과는 자동차로 채 10분도 떨어져 있지 않지만, 수도권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 발전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경기 북부지역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경준 소환후 수사방향은

    김경준 소환후 수사방향은

    검찰이 조만간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를 소환함에 따라 이 사건과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의혹이 밝혀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전말 뒤바뀌나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는 도곡동땅의 차명보유 여부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까지 복잡하다. 사건의 핵심은 이 후보의 돈이 들어갔느냐, 또 개입했느냐의 여부다. 검찰은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논란이 됐던 도곡동땅의 실체에 대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이상은씨의 것은 분명 아니다.”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한마디로 이 후보의 것인지 여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검찰이 김씨를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가 어느 선까지 개입하고, 이 후보의 묵인 아래 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캔다면 거꾸로 ㈜다스의 실제 주인, 그리고 도곡동땅의 차명보유 의혹 등이 밝혀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의 흐름에 따라서는 이 후보가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가 치밀한 계산 아래 이 후보를 농락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이 후보가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더라도 일정 기간 동업을 했고, 자금줄 노릇을 한 이상 김씨의 사기행각과는 별도로 법적·도덕적 책임을 질 대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사기를 당한 대목을 초반에 솔직히 털어놓지 못해 일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렸다는 말도 있다. ●검찰 수사 맥은 두가지 검찰 수사의 갈래는 두 가지다. 우선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 검찰이 지금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지능적인 금융사기범에 가깝다. 미국으로 도피할 당시 여권을 만드는 것부터 각종 유령회사 등을 설립해 거액의 자금을 세탁하고 부풀리는 데 위조서류만 무려 26가지를 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의 조사만으로도 김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 후보 연루의 단초는 2001년 4월 이전 검찰은 이 후보와 김씨와의 연루 여부를 파악하는 데 이 후보가 김씨와 LKe뱅크를 설립한 2000년 2월에서 이 후보가 대표를 그만둔 2001년 4월 사이를 주목한다. 김씨는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 후보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BBK는 김씨가 99년 4월에 설립했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제가 되자 BBK가 등록 취소된 2001년 3월 직전 옵셔널벤처스로 이름을 바꾸었다. 문제는 이 후보가 LKe 공동대표로 취임한 한달 뒤인 2000년 3월부터 10월 사이에 ㈜다스가 190억원, 심텍이 50억원, 삼성생명이 100억원을 각각 BBK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즉 이 후보가 다스의 실소유주인지, 다스가 거액을 BBK에 투자하는 과정에 간여했는지, 다른 기관투자자도 이 후보의 영향력탓에 BBK에 투자한 것인지, 이 후보가 옵셔널벤처스와 LKe경영 등에 참여했는지가 검찰의 1차 수사 대상이다. 특히 이 후보가 LKe 공동대표를 그만두기 두달 전인 2001년 2월 LKe가 BBK의 펀드운용사인 MAF에 1250만달러(150억원)를 투자하고 전환사채를 받은 대목 역시 의심을 받을 수 있다. LKe의 자본금이 6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김씨의 단독 결정만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BBK가 주가조작에 나선 2000년 말부터 LKe의 계좌가 이용되고 있었다는 점도 이 후보의 개입 여부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검찰은 이 후보가 LKe를 그만둔 이후의 주가조작 등에 대해서는 김씨가 독단적으로 이 후보의 이름을 빌려 쓰거나 거짓으로 이 후보를 끌어들여 투자유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돈을 대고, 금융노하우를 익히려고 했던 이 후보는 1년 2개월간의 수업끝에 손을 털었으나, 그 후유증이 대선 길목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이 김씨의 입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어떻게 밝혀낼지 주목된다. 주병철 홍성규기자 bcjoo@seoul.co.kr
  • 20년 고아 1억 유산 있었네

    20년 고아 1억 유산 있었네

    7살때 아버지를, 12살때 어머니를 여읜 고아가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보니 억대거부가 되어 있었다. 20여년동안 모르고 있던 싯가 1억원어치의 유산이 발견된 것. 그러나 20여년동안 버려둔 유산이 얌전히 있을리 없었다. 주인도 모르는새 이미 몇 다리를 건너가 엉뚱한 사람의 소유가 되어 있었다. 유산 1억원 되찾기 작전에 나선 정복도(鄭福道·36·경북 대구(大邱)시 봉산동 228)씨의 손엔, 그래서 소송서류 뭉치만 52개. 재산 많다는 말 들었으나 12살때 고아된후 떠돌아 화제의 주인공 정복도씨의 고향은 마산(馬山). 정씨의 아버지 정장왕(鄭章王·작고)씨는 마산에서 일제때 효모회사를 크게 경영했다. 여기서 나오는 수입을 모두 부동산에 투자, 마산시내 양덕(陽德)동 상남(上南)동일대의 가옥과 창원(昌原)군 귀산면(龜山面) 내서면(內西面) 일대의 논·밭·산들을 사들였다. 등기상 명의도 아들인 정복도씨 이름으로 해두었다. 정씨가 6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채 철이 들기도전인 12살때 어머니마저 여읜 정씨는 주위 사람들로부터『부모재산이 많다』는 소문만 들었을뿐 딱이 어디에 어떤 재산이 남겨져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나이어린 여동생 둘을 외가에 맡긴채 정씨는 마산상중(馬山商中)에 입학, 여관의 심부름꾼 미군부대「하우스·보이」등을 전전하며 고학으로 중·고교를 다녔다. 자기 앞으로 1억원어치 유산이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때로는 끼니를 굶으며 남의집 처마밑에서 자기도 했다. 학교를 나온뒤 한때 교편도 잡았고, 수산업, 토목업에 종사하기도 했으나 살림걱정을 안해 본 날은 없었다. 지난해 7월31일은 정씨에겐 잊을 수없는 행운의 날. 공사관계로 대구에 와있는 정씨에게 마산에 있는 외가에서 한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정씨 앞으로 등기되어 있는 집 한채가 있다는 것이었다. 매일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정씨에게 이처럼 반가운 소식은 없었다. 문서 보따리서 유서 발견 뒤지고 찾으니 재산60건 정씨가 마산에 내려와 등기부를 뒤져보니 자기 이름으로 등기된 가옥 4채가 있음을 발견했다. 여기서 자신을 얻은 정씨는 계속 마산, 창원일대의 등기부를 닥치는 대로 뒤져보았다. 마산에선 자기이름으로 등기된 가옥이 20여채, 창원군에선 어머니 최순남(崔順南)씨 이름으로 등기된 논·밭·임야 30여필지가 발견되었다. 자신을 얻은 정씨는 집에 전해오던 족보·문서덩어리를 뒤져 보았다. 두번째 행운이랄까? 단기 4282년(서기 1949년) 8월7일자로된 어머니의 유서가 발견되었다. 유서에 명시된 상속부동산은 모두 13건. 입회공증인 5명의 서명날인까지 되어있는 이 유서는 불행히도 소유부동산의 지번이 나와있지 않고 막연히 면(面), 동(洞) 만 밝혀져있어 정씨는 면, 동의 등기부를 몽땅 뒤져야 했다. 유서엔「창원군 내서면소재」로 나와 있던 것이 등기부를 뒤져보니 내서면에서만 논·밭·임야가 모두 8필지. 이렇게 해서 현재까지 발견되 유산이 모두 60여건. 앞으로 또 다른 면, 동의 등기부를 뒤져보면 얼마나 많은 부동산이 남겨져 있는지 알수 없는 일이다. 현재 발견된 60여건의 부동산만 처분해도 싯가 1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20년 버려둔 재산이 온전할리 없다. 버젓이 정복도란 이름으로 등기된 집 땅이 20년동안 5번, 6번 주인이 바뀌었기 일쑤. 진짜 주인인 정씨는 전혀 모르는채, 이래서 정씨는 한편으론 등기부 열람으로 소유재산확인, 한편으론 자기재산 되찾기의 양면작전을 벌여야 했다. 이제까지 정씨가 되찾은 재산은 마산시내 가옥 4채, 창원군 내수면소재 임야 2필지, 대지 50평. 아직 되찾지 못한 부동산이 52개나 된다. 마산시 상남동에 있는 집한채는 70년10월18일까지 정씨 소유로 되어있다가 19일자로 이전등기가 되어있기도 했다. 물론 정씨의 인감이 찍힌 매매증서 한통없이 이전등기된 날짜가 어머니가 살아계실때라면 판 것이라고도 할수 있는데 정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신게 51년, 등기 이전은 57년부터 70년사이에 되어 있었다. 정작 주인인 정씨가 모르는채 1억 재산이 남의 손에 넘어가 버린 것이다. 20년 버려졌던 재산이고보니 별의 별 웃지못할 일이 다 벌어져 있었다. 1943년 정씨의 어머니 최순남씨가 당시의 조선총독부에 판 것으로 된 마산시 양덕동 898의3 소재 1백5평(현재·도로)은 해방된 뒤인 49년 어떤 사람이 농지보상법에 의한 보상금을 받아 갔는가 하면, 멀쩡히 주인있는 집이 법원공시최고후 법원판결을 받아 소유권을 이전, 남에게 팔아 넘긴 것도 있었다. 그러니까 정작 주인은 모르고 있는 재산을 제3자인 어떤 인물이 모두 알고 있으며, 이를 교묘히 팔아 넘긴 것이다. 소송 관련자만 3백여명 “유산 포기하라”는 협박도 하루 아침에 1억 유산을 찾아 냈으나 이재산을 자기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다시 민사소송을 벌여야 하게된 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예 마산에 내려와 하숙을 하며 유산관계자료, 공문서들을 모으고 있으며, 현재 발견된 52건의 소유권확인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되찾은 재산의 일부를 팔아 이돈을 유산되찾기 작전의 군자금으로 쓰고 있다. 정씨가 제기할 52건의 민사소송이 모두 정씨의 승소로 끝날 경우 마산, 창원일대에는 소송사태가 나게 되었다. 정씨 명의로 된 재산이 보통 5,6번 주인이 갈린 까닭에 만약 정씨의 소유권이 확인된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중간 주인들이 모두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자기 권리를 찾게 되는 때문이다. 이래서 정씨의 유산 1억 되찾기 작전은 잘못하다간(정씨의 입장에선 잘되는 것이지만)경남(慶南)도내에서 사상 가장 규모가 큰 소송사태를 유발하게 되었다. 현재 정씨가 확인, 등기를 뗀 52건의 관련자가 3백명이 넘으니 3백여건의 민사소송이 마산, 창원일대서 벌어지게된 것. 이때문인지 정씨가 묵고 있는 여관에는 심심치않게(?) 공갈, 협박 전화가 걸려온단다. 심지어는『유산되찾을 생각 포기하라. 난 당신 살인청부를 맡은 사람이다』등등의 협박 전화도 걸려 온다고. [선데이서울 71년 3월 14일호 제4권 10호 통권 제 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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