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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조선 세계 1위 비결 ‘10년 이상 무분규’

    현대자동차가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세계 1위를 순항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 ‘빅3’는 10년이 넘게 무(無)분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합원 수 6950명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991년 파업을 접은 이후 16년간 사측과 별 갈등없이 단체교섭을 이끌어가고 있다. 1987년 노조원 이석규씨가 최루탄에 맞아 숨지면서 ‘강성’으로 변한 대우조선 노조는 그러나 정부의 조선산업 합리화 조치 등으로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이면서 ‘상생’으로 돌아섰다. 제헌절 등 법정공휴일에 일하는 대신 여름에 16일간 장기 휴가를 가는 ‘한여름 집중휴가제’를 올해부터 도입키로 한 것도 이같은 노사간의 신뢰 덕분이다. ‘골리앗’ 파업 투쟁으로 한국 노동운동을 주도해 왔던 현대중공업 노사도 12년 연속 무쟁의를 기록하며 협력적 노사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이처럼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창사 이래 한번도 인위적인 해고를 단행하지 않은 사측의 고용안정 정책과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은 결국 손해라는 노조원의 인식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노대통령 “3년반 힘들었다…그래도 해야할일 해”

    노대통령 “3년반 힘들었다…그래도 해야할일 해”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국가적 주요 개혁과제 추진에 국회가 적극 협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한남동 의장공관에서 임채정 국회의장이 주최한 3부요인과 헌법기관장 내외 초청 만찬에서 “국회가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을, 관계없는 다른 법안과 연계시켜 국정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기 바란다.”며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게임산업 진흥과 규제완화가 이번 사태를 초래한 배경이기도 하다.”고 밝혔다고 정경환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이종석 통일부장관에게 ‘세작(細作·간첩)’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무책임한 의혹 제기나 일방적 폭언도 수준있는 민주주의를 위해 청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참여정부 집권 3년반은 힘들었다. 세상이 시끄러웠던 것 같다는 기억만 남는다. 그래도 미뤄왔던 숙제를 많이 해결했으며, 꼭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자평한 뒤 “그러나 일이 중요하다 보니 일 하나에 갈등이 두세 가지씩 있었다. 욕심을 너무 부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돌아봤다. 이어 “갈등을 빚고 시끄러워도 세상이 변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권력분립도 참여정부에서는 완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채정 의장은 인사말에서 “바다이야기 사태를 보면서 정부나 국회의 방심이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하는지 놀랍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지난달 집중호우로 연기된 제헌절 기념식과 다음달 3일 노 대통령의 유럽 및 미국 순방 출국 환송을 겸해 열렸다. 노 대통령과 이용훈 대법원장, 한명숙 국무총리, 윤영철 헌법재판소장, 손지열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말의 이름, 우리나라의 이름/윤희원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

    우리가 쓰는 글자의 이름은 한글이다. 한글이란 이름이 붙기 전에는, 훈민정음이었다. 그러면 우리가 쓰는 말의 이름은 무엇일까? ‘한국어’일까? 지금이야 그렇다 치고,‘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나 대한제국 시절이 아닌 시대의 우리말의 이름은 무엇일까? 우리가 지금 쓰는 말을 역사를 거슬러 따라가 보면 삼국시대 이전까지 연결이 된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말의 조상을 왕조별로 나누어서 고조선어, 고구려어, 통일신라어, 고려어, 조선어로 부르면 될까? 학창 시절에 우리말의 역사를 배우면서 들어 보았던 ‘한어(韓語)’가 우리말의 원래 이름일까? 왕조별로 우리말의 이름이 달라진다면, 아주 먼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는 우리말의 역사를 다루는 학문 분야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 일반적으로 우리말의 문법을 ‘국어문법’이라 하고, 우리말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를 ‘국어학’이라 한다. 우리말의 역사를 ‘국어사’라고 하며,‘고대 국어’,‘중세국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국어란 한 국가의 언어를 일컫는 보통 명사이다.‘미국의 국어는 영어이다.’와 같이 어느 나라의 언어에나 두루 쓰인다. 즉, 우리가 조상대대로 쓰고 있는 ‘우리말’의 이름은 아니다. 우리의 문학을 ‘국문학’이라 하고, 우리의 역사를 ‘국사’라고 하는 것도 같은 방식의 명명이다. 일부의 주장(그리고 우려)처럼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국어로 채택하면 ‘국어사’는 영어의 역사가 될진대, 우리 고유의 언어를 일컫기 위해서는 뭐라고 해야 할까? 이런 걱정 때문인지 최근에는 ‘국어국문학과’를 ‘한국어한국문학과’로 개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학과에서 ‘한국’이 아니었던 시기의 언어와 문학도 넓고 깊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우리말은 그렇다 치고, 대한민국, 즉 한국이 아닌 북한 지역에서 지금 쓰고 있는 말은 그럼 어떻게 부를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니까 조선어일까? (그렇다면 조선 시대의 말은?) 또, 중국이나 CIS지역의 우리 동포들이 쓰는, 이른바 고려말은 대체로 북한 지역의 방언에 사용자의 출신 지역의 방언과 TV에서 배운 우리 표준어까지 섞여 있는데, 도대체 그 말의 이름은 무엇일까? 한편,1910년 8월29일부터 1948년 8월14일 사이에는 우리말의 이름이 무엇이었을까? 당시에 나온 사전이나 교과서 등은 ‘조선어’라고 했지만, 조선이란 나라는 일찍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꾼 후였다. 여기서 잠깐! 1910년 8월29일부터 1948년 8월15일 사이에는 우리나라의 이름이 무엇이었을까? 36년이라는 계산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막연히 일제시대라고 배웠고 지금은 강점기라고 부르는 시기, 정확하게는 일본에 강제 점령당했던 34년 340일 동안, 그리고 3년의 신탁 통치 기간에 우리나라의 국호는 무엇이었을까? 일본이 마음대로 병합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니,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까지는 대한제국이었을까? (위조 시비가 있더라도 일단은 고종 황제가 합의를 했다고 하니, 설마 일본이었을까?) 임시 정부가 수립된 시점부터는 대한민국이었을까? 만약 그렇다면,1948년 7월17일,1948년 8월15일을 제헌절, 정부수립 기념일이라고 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임시 정부로부터 생각한다면, 지금 대통령은 몇 대 대통령이라야 할까? 도대체 올해는 우리 정부가 수립된 지 몇 년째일까? 국기를 달고 기념식을 하는 8·15. 광복절은 1945년 8월15일을 기념하는 것일까, 아니면 1948년 8월15일을 기념하는 것일까? 일본으로부터 떨어져 나왔다는 점은 물론 광복이요, 독립이겠으되, 신탁 통치를 받던 시절은 어떻게 되나? 남들이 좋다는 대학에서,30년 가까이 국록을 먹으면서, 아직까지도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것이 몹시 부끄러운 8월이다. 윤희원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
  • [창간 102주년 기획]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

    [창간 102주년 기획]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9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미 정해진 룰대로 깨끗하게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이 개혁이고 맑은 정신이지, 자기 편한대로 이리저리 바꾸면 안 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선출방식을 바꾸자고 한 일부 대권 주자측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도입할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참여경선제)’를 거론하며 국민여론 반영비율을 높이자는 주장에 대해선 “이미 국민 여론을 50%나 반영하는 혁신위안을 우리가 먼저 통과시켰는데 왜 또 뒷북을 치며 여당을 따라가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당장 룰을 바꾸고 경선관리위원회를 발족하자는 것은 경쟁을 과열시키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하며 “지금은 당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급선무이며, 대선 경선은 내년에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당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참정치 실천운동본부’를 발족할 계획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당대회 과정에서 민정당·색깔론 공방있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다 끝난 일인데 이제 대응할 게 뭐 있나. 그러나 내가 책임이 있건 없건 관계없이 당 대표로서 앞으로는 그런 일 없도록 교훈으로 삼자고 얘기했다. 전당대회 때 있었던 일은 이제 상황 끝이다. ▶이재오 최고위원이 마치 대표처럼 행동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부 언론이 (갈등을)부각시켰을 뿐이다.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과거회귀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초선의원이 당 대표를 한다면 미래지향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당 대표는 3,4선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럼 다 과거부터 정치해 온 사람인데, 그래서 과거회귀라고 하는가. 나는 왜 과거회귀인지 잘 모르겠다. ▶대선경선 방식을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선. -경선 방식이 불공정이라고 하는데 그 경선 룰을 도대체 누가 만들었나. 또 그 안은 작년 1년 내내 치열하게 논의해서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전당대회 끝나자마자 바꾸자고 하면 그게 공정한가. 심판은 정해진 룰에 따라 심판을 봐야지 자기가 룰을 바꾸려고 하면 안 된다. 정치권은 희한한 게 일단 A를 만들었는데 개혁한다고 B로 바꿨다가 다시 이해관계에 따라 A로 거꾸로 돌아가면서 그것을 개혁인 것처럼 하는 사람이 있다. ▶조기에 경선관리위원회를 구성하자는데…. -말이 안 된다. 지금부터 민생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싸우는 무대를 만들자는 것인가. 경기가 시작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고, 관중들은 미처 모이지도 않았는데 선수들만 링 위에 올라가라는 말인가. 그런 주장하는 쪽도 그냥 한 번 해보는 소리일 것이다. 만일 내가 지금 (경선관리위를)만들자고 하면 다 반대할 것이다.(시기는)내년이 되어야 한다. ▶대선에서 연거푸 실패한 것은 시대정신을 못 읽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내년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다음 시대정신은 무조건 경제다. 대학을 졸업하면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열심히 일하면 10년 뒤에는 집을 살 수 있다는 식으로 보여주는 정당과 후보가 시대정신에 맞는다. 그러나 이건 너무 당연한 것인데 지난 몇년간 정권이 엉뚱한 이벤트로 허송세월하는 바람에 당연한 것이 지금은 최대 이슈, 시대정신이 되어버렸다. ▶임채정 국회의장이 개헌론을 제기했다. -중립적인 국회의장이 제헌절에 헌법문제를 얘기한 것이라고 좋은 뜻으로 보고 싶다. 그러나 여권의 조직적인 음모에 따라 국회의장이 바람부터 잡은 것이라면 확실히 막겠다. 대연정, 소연정부터 시작해서 판을 흔들고 (대권)룰을 유리하게 만들어 정계개편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도도 될 수 있다. ▶여당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할 방침이라는데…. -예전에 보면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한다면 개혁인가 싶어서 노상 따라갔다. 열린우리당이 뭘 하면 우리도 6개월 지나서 그게 개혁인 것처럼 따라다녔다. 그러다 보면 여당은 이미 별로라고 판단해 빠진 상태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게 개혁인 것처럼 뒤늦게 따라가 맨날 뒷북만 쳤다. 우리가 이미 만들어놓은 경선룰이 오픈 프라이머리나 같다. 국민 의견을 50%나 받아들였는데 더 오픈할 게 있는가. ▶호남·충청권 공략할 방법은. -호남을 배려한 인사도 좋지만 결국은 예산지원 등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곧 우리 중앙당이 아주 파격적으로 호남에 가서 한나라당 소속은 아니지만 전남·북 지사, 광주시장과 중앙당 차원에서 당정협의를 하려고 한다. 예산문제라든가 관심사안에 대해서 할 것이다. 이벤트성으로 묘역에 가서 절하고 오고 이런 것으로 호남에 다가갔다고 할 수 없다. 가슴으로 다가가야 한다. ▶선암사에서 이재오 최고위원과 무슨 대화를 나눴나. -이 최고위원은 대리전 운운하는 것은 참아도 색깔론은 정말 유감이라고 했다. 이에 나도 내가 제기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당 대표로서 임무는 무엇인가. -내년 대선을 잘 준비하고 성공해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당을 만드는 것이다. 기득권 옹호, 차떼기 이미지 같은 부정적인 인상을 바꾸고 당을 속도감 있게 만들 것이다. 물기가 촉촉하고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당으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구체적인 복안은 뭔가. -당에 ‘참정치 실천운동본부’를 만들려고 한다. 이벤트나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분칠하고 얼렁뚱땅 표만 얻으면 끝이라는 식의 정치를 지양하고 정말 진실된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반성 위에 도덕성을 회복하고, 국민에 대한 자기희생을 통해 봉사활동도 할 것이다. ▶박근혜·이명박·손학규 후보 등 ‘빅3´와 만날 계획이 있는가. -전화 통화는 서로 했다.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그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서 만날 것이다. 그런데 만나는 순서 문제도 있고 복잡하다(웃음). 그렇지만 얼렁뚱땅, 잡음이 나든 말든 신경 안 쓰겠다는 식으로는 안 하겠다. 독일 사람이 축구 심판을 하면 남미쪽 선수들은 아무래도 심판이 같은 유럽인 프랑스 편을 들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땐 그저 심판을 공정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대담 구본영 정치부장 정리 전광삼·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재오 최고는 인간적으로 따뜻한 사람” 전당대회 후유증 수습과 수해 대책 논의, 당직 인선 조율… 취임 1주일 내내 산적한 업무와 씨름한 탓일까.19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만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목이 쉬어 있었다. 아직도 잠복 중인 ‘전대 불협화음’과 관련, 그는 “일종의 후유증으로 얘기되는 것이지 심각하지 않다.”며 “어제(당직 개편)를 고비로 많은 부분이 정리됐다.”고 잘라 말했다. 갈등의 ‘진앙’인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투쟁할 때는 정의감 있게 날을 딱 세우는 분이지만 인간적으로 따뜻한 사람”이라고 호평하면서 화합의 몸짓을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부담이 되는 듯 “다른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좀 물어보세요.”라고 화제를 돌렸다. 대표 임기 2년 동안 간직할 최대의 화두로는 ‘당의 변화와 대선 공정관리’를 꼽았다. 내년 정권 창출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논리다.“박근혜 전 대표가 탄핵 이후 위기에 빠진 당을 추슬러서 오늘에 이른 1단계는 성공했다.2단계는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변화시키고 대선 승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2단계 과정의 지휘자로서 ‘기득권 옹호’‘차떼기당’ 등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생활을 줄이고 당의 변화를 위해 내 몸을 던지겠다.”며 “그를 위해 내 스타일이 좀 구겨지거나 넝마·쓰레기가 되는 것도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선 후보 경선 방법 변경, 경선관리위원회 구성 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내년의 과제’라고 일축했다.“올해부터 대선 경선에 매달리면 과열되고 국민이 ‘저 사람들은 민생도 챙기지 않고 자리 싸움만 한다.’고 말할 게 뻔하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여권의 개헌론·정계 개편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했다.“현 정권이 한번도 국민을 위해서 일한 적이 없는데 또 조직적으로 개헌이나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정계 개편을 시도하면 ‘정신차리라.’고 말하고 싶고 절대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한때 대권 도전의 뜻을 품었다. 미련이 없을까? “여러 사람들이 ‘당 대선 주자는 넘치는데 당을 안정적으로 끌고가면서 공정하게 후보를 뽑을 만한 사람이 없다.’며 대표 출마를 많이 권유했다.”며 “정권 창출에 온몸을 던지겠고 그 다음은 잘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어 “정권을 창출하지 못하면 당도 해체되고 저도 정계 은퇴가 아니라 정계 축출이라는 각오로 온몸을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제헌절에 개헌 불지핀 임채정의장

    제헌절에 개헌 불지핀 임채정의장

    임채정 국회의장이 ‘제10차 개헌’의 기치를 치켜세웠다.17일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 축사를 통해서다. 임 의장은 이날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얻어 빠른 시일 안에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가칭 ‘헌법연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21세기에 맞는 헌법연구가 필요하다.”며 공론화에 나선 그가 개헌 논의를 더 구체화하고 나선 것이다. 임 의장은 “5년 단임 대통령제와 전국 단위 선거주기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 기본권의 내용적 보완과 국가운영체계의 개선 등을 통해 국가발전을 위해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헌의 방향도 제시했다. 임 의장의 이날 언급은 제헌절을 계기로 입법부 차원에서 개헌논의를 적극 주도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년 대선과 맞물려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는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강재섭 신임 대표는 “개헌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임 의장은 이날 “학계와 시민단체,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 국민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국회도 정치적 이유를 들어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잠재적인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이나 정동영 전 의장 등은 대통령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을 현 정부 임기내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근혜·이명박·손학규 등 한나라당의 대선 예비주자들은 ‘개헌에는 공감하나 시기는 대선 이후가 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임 의장은 이를 감안해 “개헌의 시점은 국민의 동의와 정치적 결단에 맡기더라도 헌법의 내용까지 정파적 이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차분하게 조사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미 개헌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상황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하룻밤새 온동네가 ‘쓰레기 더미’로

    안양천 제방 붕괴로 하천물이 흘러들어 흙탕물에 점령당했던 서울 영등포구 양평2동. 제헌절인 17일 아침 방역차가 뿜어낸 흰 연기가 걷히자 물에 젖은 가재도구들과 거대한 쓰레기 더미들이 흉칙하게 모습을 드러냈다.집집마다 연신 물을 뿜어내는 배수펌프의 소음과 소방차 사이렌까지 섞여 동네는 휴일 아침의 평온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전기와 가스도 끊겼다. 5년 동안 경영해온 지하 맥주집이 침수돼 뜬 눈으로 밤을 지샌 홍인경(52·여)씨는 절망에 빠져 있었다. 몇년간 삶을 지탱해준 가게가 벌밭으로 변했지만 전기공급이 되지 않아 복구는 손도 대지 못했다.“시장님 한 번 보십시오.5년 동안 한번도 침수된 적이 없는 제 가게가 어떻게 됐는지 한번 봐 주세요.”오전 11시40분쯤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해현장에 찾아오자 홍씨가 자기 가게로 시장을 잡아끌었다. 같은 시각 양평빌라 지하에 살고 있는 안상원(44)씨는 진흙으로 범벅이 된 가재도구를 허탈한 표정으로 바라다보고 있었다.그는 “지하철 공사장 옆에 둑만 제대로 설치했어도 침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30만원 가까이 하는 비싼 옷 다섯벌이 말려도 입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힘 없는 푸념이 이어지고 있는 동안 동네에서 생활물품을 팔고 있는 명재구(40)씨가 취재진에게 달려왔다.그는 무릎까지 물이 찬 흔적이 남아 있는 벽지를 가리키며 “지하철 공사를 하는 사람들의 부주의로 이런 인재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방이 무너진 곳 바로 옆에 있는 공장 200여곳의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양평교 아래 도로 옆에서 금속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8)씨는 이번 침수로 수백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김씨는 “가슴까지 찬 물 때문에 기계까지 모두 고장나 공장을 포기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분노는 지하철공사 시공사에 법적 대응을 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한신아파트 입주 상인 150여명은 이날 피해보상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18일 오전 첫 회의를 열어 피해규모를 집계하고 집단소송 등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상인들은 상가에 물이 드는 바람에 지하철에 설치된 변전소가 완전히 침수돼 전기가 끊기고 판매용 상품과 집기 등이 모두 물에 젖어 심각한 피해를 봤다.상가 입주민 황선장(41)씨는 “10년째 제과점을 운영해 왔는데 이번보다 더 많은 비에도 이런 피해는 당한 적이 없었다. 이번 수해는 지하철 부실공사로 인한 인재이므로 지하철 공사 담당업체와 정부 당국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특별취재팀
  • [장마 폭우 비상] 영동고속도등 도로 57곳 끊겨 사실상 고립

    [장마 폭우 비상] 영동고속도등 도로 57곳 끊겨 사실상 고립

    강원도에 15·16일 이틀간 최고 520㎜가 넘는 집중폭우가 쏟아져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영동고속도로 등 도로 곳곳이 끊겨 사상 초유의 교통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또 주택 1100여채가 침수 또는 파손돼 24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더구나 고립된 산골마을 곳곳이 전기와 유·무선 전화, 상수도시설가 끊겼으나 접근조차 안 되고 있다. 쉼없이 쏟아지는 빗속에 구호작업도 불가능해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관광객·주민 810명 한때 고립 인제와 평창지역을 중심으로 인명피해가 컸다. 마을의 일부가 통째로 매몰된 경우도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16일 오후까지 사망 11명, 실종 21명 등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인제·평창지역에서는 덕산리와 남전리와 진부면에서 산사태가 발생, 마을주민 2∼5명씩 토사에 매몰돼 숨졌으며 인제 한계리와 원통리, 북리, 귀둔리 등에서는 물놀이 왔던 관광객들이 계곡 급류에 휩쓸려 숨지거나 실종됐다. 특히 설악산 국립공원 장수대와 옥녀탕 부근에서 등산객과 한계령을 넘던 차량운전자 등 110여명이 도로에 고립돼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설악산 일대 관광객과 주민 810명이 44번 국도 양양∼오색 구간 침수피해로 교통이 두절돼 오도가도 못한 채 이틀째 머물다 280여명은 걸어서 양양쪽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진부령·미시령길 부분 개통 이틀째 폭우가 내린 강원지역에서는 영동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3곳, 국도 26곳, 지방도 28곳 등 모두 57곳이 끊겼다. 진부령과 미시령길은 16일부터 일부가 뚫렸다. 특히 영동고속도로 등 강원 영서와 영동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 대부분이 전면 통제되면서 제헌절 연휴를 맞아 동해안으로 피서길을 떠났던 피서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교통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방도는 양구 동면 팔랑리 453번 지방도, 화천군 해산터널∼양구 방면 461번 지방도, 영월 주천면 82번 지방도, 평창 봉평 408번과 평창 진부 456번 지방도, 정선군 6번과 9번 군도 등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이밖에 15일 오후 3시30분쯤 정선군 남평리 인근 정선역∼나전역 구간 100여m가 침수 피해를 입어 정선역∼아우라지역을 잇는 15㎞ 구간 정선선 철도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10개 시·군 이재민 2400명 많은 비로 가옥 1000여채가 침수되는 등 모두 1100채의 주택 피해가 났다. 이로 인해 강릉·횡성·평창·철원·양구·양양 등 10개 시·군 948가구 2400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고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다. 이밖에 춘천 사평천과 양구 한세골천, 양구 방산면 수입천, 양구 만대골천 등 하천과 소하천 42곳의 제방이 유실됐다. 또 저지대 농경지 833㏊가 침수되는 등 1009㏊의 농작물 피해가 났고 축사 2동이 침수됐다. 영월지역도 동강과 서강이 위험수위를 넘어 영월읍내 주민들이 고지대로 긴급 대피하고 있다. ●인제군 정수장·취수장 매몰 피해 지역 대부분이 전기와 전화가 이틀째 불통이다. 특히 인제군 덕산정수장과 인제읍 고사취수장이 매몰되고 기린면 현리취수장과 남면 부평취수장시설이 유실되거나 전기 단전 등으로 급수를 하지 못해 인제읍과 북면 남면 기린면 일대 4000여 가구 1만 5900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비에 젖는 황금 연휴

    주말과 제헌절로 이어지는 15∼17일 연휴 내내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이어진다. 제4호 태풍 ‘빌리스’(BILIS)가 열대저기압으로 바뀌면서 내뿜는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돼 장마전선이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경기 북부, 강원 지역에는 총 강수량이 150∼250㎜를 기록하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중·북부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16∼17일에는 남부지역으로 확대된다.1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 60∼100㎜(많은 곳 150㎜ 이상), 충청·전북·경북 30∼70㎜(100㎜ 이상), 경남·전남·울릉도·독도 20∼60㎜, 제주 5∼30㎜ 등이다. 한편 14일에는 대구와 포항 기온이 35.4도까지 오르는 등 남부지역 대부분이 30도를 웃돌았다.15일 새벽에는 전날에 이어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의 문화재(15)] 신익희 선생의 옛집

    [서울의 문화재(15)] 신익희 선생의 옛집

    지난 7일 독립운동가로 활동하고 광복 뒤 우리나라 헌법 제정에 큰 기여를 한 해공 신익희 선생의 옛집을 찾았다. 종로구 효자동 164의2에 위치한, 지난해 2월 서울시 기념물 23호로 지정된 이 집은 신익희 선생이 1954년 8월부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호남 지역 유세를 가던 중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1956년 5월5일까지 거주하던 곳이다. 서울시는 제헌절이 있는 7월을 맞아 신익희 선생의 옛집을 이달의 문화재로 선정했다. 떠나기 전 서울시 문화재과에 전화해 길을 물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빈 집이다. 앞으로 잘 꾸미겠다.”고 답했다.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떠났다. 해공이 살던 집은 1930년대 평범한 도시형 가옥이다. 사랑채와 안채 사이 연결통로가 있고 안채는‘ㄷ’자형이다. 기둥엔 신익희 선생이 쓴 주련이 50년 넘게 달려 있다. 미닫이문을 여니 안채엔 방 4개가 있고 각각 ‘유물과 동상’‘독립운동가 신익희’‘정치인 신익희’‘서거, 추모 물결’이란 주제로 사진들이 전시돼 예상과 달리 해공의 일생을 단번에 볼 수 있었다. 이는 해공 서거 뒤 반 평생 ‘신익희선생 기념 사업회’에서 활동한 이용곤(75·11대 국회의원) 회장의 숨은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큰 숲처럼 넓은 해공의 마음 이날 만난 이용곤 회장은 1955년부터 민주당 조직부 간사로 신익희 선생을 6개월 동안 직접 모셨다. 간사로 직접 여러 차례 보고를 했다고 한다. 그는 해공과 와세다 대학 동창인 황석우 국민대학교 교수의 추천으로 해공과 함께 일했다. 그와 황 교수는 사제지간이다. 그는 “시골 촌놈인 날 믿고 써 준 해공 선생 덕분에 정치에 입문해 국회의원도 했다.”면서 “그분한테 진 신세를 갚기 위해 이 일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신익희 선생의 됨됨이를 상세히 들려주었다. 4·19의거 때의 총상 후유증으로 다리를 저는 그는 지팡이를 짚으며 해공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해공을 ‘거목’‘태산’이라 한다. 하지만 난 ‘큰 숲’이라 본다. 숲엔 아름다운 꽃은 물론 포악한 짐승, 독을 품은 해충도 있다. 그는 이를 모두 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일화를 소개했다.“신익희 선생을 모략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는 쌀 한 가마를 주며 ‘나 욕한다는데 고생 많다. 가족 부양도 힘써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자신을 모함하는 사람에 대해 “왕도 자리에 없으면 사람들이 욕하는데 그럴 수 있다.”고 웃었다고 한다. 해공의 정적 중엔 그의 성품에 반해 해공의 사람이 된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그를 두고 일부에선 “그의 주변엔 공산주의자 출신도 있다.”“그는 아무나 좋아하는 팔방미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해공이 중국에서 왔을 때 미군이 고생했다고 경성전기주식회사 사장이 살던 집을 주자, 그는 ‘난 일본인이 살던 집 받으려 독립운동을 한 게 아니다.’면서 버럭 화를 냈다.”면서 ‘단호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회의장 시절 공관에서 머물던 때를 빼면 평생 하숙을 하다 1953년 이름을 알 수 없는 독지가로부터 이 집을 받았고 이것이 그의 명의로 된 최초의 집이었다. ●이완용 후손이 살던 집 이 회장은 1980년부터 이 집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신익희 선생 밑에서 함께 일했던 민한당 총재 유치송(작고)에게 최모씨가 찾아와 “신익희 선생의 옛집을 사주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받아주자.”고 했지만 유 총재는 “공천을 받기 위한 술수일 수 있다.”면서 거절했다. 그 뒤 2003년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아 해공이 살던 집을 샀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문화재 등록을 위한 증빙자료를 요구하자 3일 동안 효자동사무소에서 모두 11권 정도 되는 1950년대 동적부를 모두 뒤져 해공의 이름을 찾았다. 그는 이 집을 사기 직전 살던 사람은 이완용의 후손 이모씨라고 전했다. 이 회장이 이씨와 만난 자리에서 “집을 꼭 사야 한다.”고 부탁하자, 이씨는 “난 이완용의 후손이다. 해공의 집에서 사는 게 평소 죄스러웠다. 팔겠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포용력 있는 정치인 나오길 요즘도 그는 가끔 정치인으로부터 “해공의 대인관계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요즘 정치인은 그의 포용력을 닮아야 한다.”면서 “현재 해공 같은 인물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떠나기 전 양극으로 치닫는 요즘 정치인들이 반대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해공의 포용력을 닮길 기대해 보았다. 만일 해공 같은 지도자가 나오면 국민의 삶이 훨씬 편해질 것 같다. 그들은 민초들이 해공 같은 지도자를 원하다는 걸 왜 모를까?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노대통령 “부동산 정책에 올인”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하늘이 두쪽 나더라도 부동산만은 확실히 잡겠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다.”면서 “모든 것 포함해 부동산 정책에 더욱 올인하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제헌절을 맞아 김원기 국회의장 초청으로 공관에서 열린 5부 요인 만찬에서 “부동산 정책은 처음에 더욱 다부지게 했어야 하는데 다소 그렇지 못한 측면 있어서 또다시 하게 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노 대통령은 이어 “이제 집권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지만 절대로 (경제전반의) 부실이나 빚을 다음 정권에 넘기지 않을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 상황과 관련,“뚜렷한 사실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분명히 하고 있고, 지표상으로 봐도 기름값 등 불가피한 것 외에 올라갈 것 올라가고 내려갈 것 내려가고 있다.”면서 “언론의 비판과 우려가 있지만 나는 경제정책에 대해 적어도 땜질식 냄비정책 단기대응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 상황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일부 보도를 포함해 우리 경제에 대한 (언론의) 평가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우리 경제는 지금쯤 엉망이 됐어야 하나 그렇지 않다.”면서 “경제는 심리라는 점을 생각할 때 (언론이) 자신감을 상실하게 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 측면이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국무총리는 행담도사건 등을 거론하면서 “검찰이 사전영장도 없이 정부 각 부처에 와서 서류를 가져가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면서 검찰 수사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영장 없이 서류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총리 명의로 지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공무원 조부모 사망 휴가 2일로

    7월1일부터 공무원의 ‘주 40시간 근무제’가 실시됨에 따라 경조·포상 휴가 등 공무원의 특별휴가가 대폭 축소되거나 폐지된다. 또한 내년 1월부터 여성 공무원의 보건휴가(생리휴가)도 유급에서 무급으로 바뀐다.(서울신문 5월12일자 6면 보도) 행정자치부는 공무원의 주 40시간 근무제가 7월부터 전면 시행됨에 따라 공휴일과 휴가일수를 대폭 조정한 ‘국가 공무원 복무규정’ 및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대한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 의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본인 결혼과 배우자 출산시 휴가는 현재와 같이 각각 7일,3일로 유지되지만 배우자와 자녀 등 친인척 결혼이나 사망에 따른 경조휴가는 줄거나 폐지된다. 배우자 사망이나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 사망시 경조휴가는 7일에서 5일로, 자녀와 자녀의 배우자 사망시 경조휴가는 3일에서 2일로 단축된다. 또 입법예고 때 전면 폐지키로 했던 ‘본인 및 배우자의 증조부모, 조부모, 외증조부모, 외조부모 사망시’ 경조휴가(현재5일)는 증조부모와 외증조부모 사망시는 폐지하고, 본인 및 배우자의 조부모, 외조부모의 사망의 경우 5일에서 2일로 축소했다. 반면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와 형제자매의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부모의 형제자매와 형제자매의 배우자 사망시 경조휴가(현재3일)는 당초안대로 폐지했다.‘자녀나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결혼(현재1일)’과 ‘본인 및 배우자의 회갑’(현재 5일),‘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회갑(현재1일)휴가도 폐지했다. 그 동안 각각 10일과 3개월을 줬던 장기재직 휴가와 퇴직준비 휴가도 폐지했다. 현재 공휴일로 지정된 식목일과 제헌절은 각각 2006년과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행자부는 “각급 학교의 교원은 주 5일 수업제가 실시될 때까지 종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밝혔다.관계자는 아울러 “민간의 경우, 전체 근로자의 80%가 속해 있는 300인 이하 사업장에선 여전히 토요일에 근무를 해야 하는 만큼 국민불편을 고려해 토요 민원서비스는 계속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공무원 보건휴가 무급으로

    공무원 보건휴가 무급으로

    식목일과 제헌절이 2006년,2008년부터 각각 공휴일에서 제외됨에 따라 공무원의 복무규정도 크게 바뀐다. 당장 내년 1월부터 공무원의 보건휴가(생리휴가)가 유급에서 무급으로 바뀌고, 경조휴가도 대폭 축소된다. 11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주 5일 근무제의 시행으로 공휴일과 공무원의 휴가일수를 대폭 조정하기로 했다.‘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과 ‘국가 및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중 개정령’을 19일까지 입법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7월 1일부터 공무원의 근무시간은 주당 40시간으로 정해지며, 대신 점심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 상시근무체제의 유지가 필요하거나, 토·일요일에 정상근무가 필요한 기관의 경우 업무특성을 고려해 행자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 근무시간 운영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반면 공무원의 휴가는 대폭 축소됐다. 여성 공무원에게 주어지던 보건휴가는 유급에서 무급으로 바뀐다. 특별한 공로가 있을 때 6일 이내로 주어지던 포상휴가와 20년 이상 장기 재직자에게 10일간 주어지던 장기재직휴가, 퇴직을 앞두고 3개월간 주어지던 퇴직준비휴가는 폐지됐다. 행자부는 이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7월부터 적용하되, 특별휴가 규정은 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식목일 공휴일 제외… 제헌절은 2008년

    내년부터 식목일(4월5일)이 정부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이르면 2008년부터 제헌절(7월17일)도 공휴일에서 빠진다. 어린이날(5월5일)은 지금처럼 공휴일로 유지된다. 정부는 2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주5일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이같은 내용의 공휴일 조정방안을 마련했다. 최경수 국무조정실 사회수석조정관은 “오는 7월부터 정부기관 등이 주40시간 근무제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현재 연간 16일인 관공서 공휴일을 2∼3일 줄이기로 했다.”면서 “내년부터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고 제헌절도 전 사업장에 주5일제가 시행되는 2011년을 목표로, 이르면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조정관은 “어린이날과 제헌절·개천절 등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어린이날은 저출산 문제나 핵가족 문제 등을 고려해 휴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제헌절을 제외하되 최종 방침은 국회나 헌정회 등 유관기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제헌절의 경우 국제적으로도 일본만이 공휴일로 채택하고 있고, 기념일 정도의 행사로 관리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식목일은 산림행정이 과거 민둥산을 없애려는 ‘녹화사업’에서 단위면적당 임목 비율을 높이는 ‘산림자원화’로 정책 방향이 전환된만큼 굳이 공휴일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의 관공서 공휴일 수는 국경일 4일과 명절 6일 등 총 16일로, 미국(10일) 영국(8일) 독일(10일)보다 많고 중국(16일) 일본(15일)과는 비슷하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우리 동네 이야기] 용산구 한남동

    [우리 동네 이야기] 용산구 한남동

    한강(漢江)과 남산(南山)사이에 위치한 ‘외인촌(外人村)’ 서울 용산구 한남동은 산과 강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왔다.조선시대까지 한강방,한강계,한강리 등으로 불리다 지난 1936년 경성부에 편입하면서 한남정이란 명칭으로 처음 등장했다.1943년 행정구역이 용산구로 분화됐으며 현재 명칭은 1946년부터 비롯된다.면적 2.98㎢,인구 2만 1000여명. 주한 외교관을 포함해 외국 기업인들이 밀집한 한남동에는 1950년대말부터 서서히 ‘외교타운’이 조성됐다.외국인 기술자를 위해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인 유엔빌리지 등이 한강변 언덕에 세워지면서 주한 외국인들이 몰려왔다.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빼어난 경치와 서양식 가옥 구조는 이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한남로터리부터 약수동으로 넘어가는 독서당길을 중심으로 현재 30여개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이 자리하고 있다.성북동과 비교하면 유럽계 대사관저보다는 동·서남아시아 대사관이 주류를 이룬다. 북쪽에는 남산,동쪽과 서쪽에는 응봉과 이태원이 위치한 한남동은 문외한이 쳐다봐도 풍수지리가 뛰어난 명당이다.이 때문에 개발시대인 70년대부터 내로라하는 재벌을 비롯 부유층들이 대거 이전해와 부촌을 이뤘다. 별세전까지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씨가 거주했던 ‘승지원’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자택이 하얏트호텔 아래에 있다.현재 삼성그룹 영빈관으로 쓰이는 승지원은 삼성 관련 행사뿐만 아니라 전경련의 행사까지 소화하는 등 재계의 사교장이다. 지난 1999년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김우중 대우 회장이 만나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를 맞바꾸는 ‘빅딜 회동’을 가졌다.다음달에는 외환위기로 개관이 예정보다 늦춰진 삼성미술관과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까지 문을 열어 명실공히 이 일대는 ‘삼성타운’을 형성한다. 게다가 국회의장 공관과 외교통상부 장관 공관이 한남동에 있어 국내외 정치무대에도 곧잘 등장한다.지난 제헌절에는 의장 공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최종영 대법원장,이해찬 국무총리,유지담 중앙선관위원장이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밖에도 하얏트호텔과 순천향병원,서울모자보건센터,단국대학교,이슬람교 중앙서원 등이 있다.아직까지 늦춰지고 있지만 단국대가 용인으로 이전을 완료하면 이 일대는 또 다른 분위기로 새롭게 바뀔 전망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씨줄날줄] 한글날 국경일/김경홍 논설위원

    1949년 제정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은 단출하다.3개조로 구성된 법률 제1조는 ‘국가의 경사로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경일을 정한다.’고 되어 있고,제2조는 3·1절,제헌절,광복절,개천절을 국경일로 한다고 되어있다.제3조는 시행일에 관한 규정이다.아마 법률 가운데 가장 짧은 법률이 아닌가 싶다. 이 국경일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제출됐다.여야 의원 67명이 현재 기념일로 돼 있는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낸 것이다.그동안 여러차례 같은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번번이 좌절됐다.‘한글학회’나 ‘우리말살리기 겨레모임’ 등 한글단체들은 한글날을 반드시 국경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고,또 공감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비단 한글단체의 호소가 아니더라도 한글을 기리는 일은 당연히 우리들의 몫이다.지난 1997년 유네스코는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한글의 과학적 구조와 독창적인 우수성을 인정했다.따라서 지금 한글세대로 구성된 국회 분위기로 보면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키는 문제는 상당한 호응을 받을 것으로 짐작된다.국회의원 명패도 한글로 바뀌고 있고,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은 한자로 국(國)자가 새겨진 배지를 달지 않고 한글문화연대와 동아리 학생들이 만들어준,한글로 ‘국회’가 새겨진 배지를 달고 다닌다.좀 튀는 행동 같지만 한글사랑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글 창제가 국가의 경사인 것은 틀림없다.그래서 국경일로 지정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하지만 한글날의 국경일 지정은 공휴일 문제와 연계해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현행 ‘공휴일에 관한 규정’은 국경일과 설날,추석,기독탄신일,석가탄신일,어린이날,식목일 등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달력에 빨간글자로 씌어진,한마디로 노는 날이다.한글날도 공휴일이었다가 지난 91년 “10월달에 노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노는 날이 많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식목일 등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논의도 활발하고 주5일제 실시 등으로 설득력도 얻고 있다.그래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자는 뜻은 살리되 국경일에 관한 규정을 고쳐 놀지 않는 국경일로 하는 융통성도 생각해 볼 만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서울신문 100돌 기념엽서 발행

    서울신문 창간 100주년을 축하하는 특별기념 엽서가 16일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판매된다.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인 서울신문 100주년 기념엽서 25만장을 발행해 전국 우체국과 대형 문구점 등에서 판매한다고 14일 밝혔다.대한매일신보의 창간정신과 지령을 계승해온 서울신문 창간일은 7월18일이지만 17일이 제헌절,18일이 일요일이어서 이틀 앞당겨 선보인다. 기념엽서는 전국 3707개 우체국 창구와 대형 문구점,우편 판매소에서 장당 160원에 판매된다. 엽서 디자인에는 1904년 영국인 배설과 양기탁 선생이 민족 정론지로 발행한 대한매일신보의 항일구국 창간 정신과 디지털 시대의 신문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CEO 칼럼] 주 5일 근무 단상/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사람이 일주일에 엿새 일하고 하루를 쉬는 형태의 이른바 주6일 노동이 시작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는 분명치 않은 것 같다.구약성서에 보면 엿새 동안은 열심히 일하고 이레째 되는 날 쉬도록 하라는 주6일 개념이 십계명에 있지만,그것이 주6일 근무의 기원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이 하루 세끼를 먹는 것이 체력유지에 적당해 신체·생리적으로 자연스럽게 1일 3식이 보편화된 것처럼,기계가 아닌 인간의 육체는 일정시간의 노동 후에는 적정한 휴식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자연스럽게 엿새 일하고 하루 쉬는 노동 형태가 정착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주6일 근무제도 80년대에 들어 고소득을 누리게 돼 개인의 여가생활을 통한 행복추구권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구미 선진국들을 필두로 주5일 근무제가 점차 도입되기 시작하더니,90년대 이후에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웃도는 국가의 대부분이 주5일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이제는 국제적인 추세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일부터 공기업과 금융·보험업,1000명 이상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함으로써 본격적인 주5일 근무시대가 열렸다. 법제화 과정에서 시기상조 등의 논란은 있었으나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떨어지는 중국도 이미 지난 95년 주5일 근무제를 법제화했으니 우리의 경우는 주5일 근무제가 그리 빠른 것도 아닌 듯싶다. 중요한 것은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 일의 효율과 능률일 것이다.개발시대인 70년대와 고도 성장기였던 80년대에 가장 활발한 직장생활을 했던 필자와 동년배라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사실 필자에게는 아직 주5일 근무가 낯설고 생소하다. 특히 평생 건설인으로 살아오며 혈기 왕성했던 30,40대 대부분을 국내와 해외 현장에서 정신없이(?) 보낸 필자로서는 격세지감까지 들지 않을 수 없다. 현장 근무시절에는 주6일 근무에 일요일 격주 휴무는 기본이고,그나마 공기에 쫓기다 보면 일요일 반납은 다반사였다.심지어 철야근무도 적지 않았으니 실제 일한 시간으로 환산해 보면 ‘주8일 근무’를 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본사 근무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현장 지원업무 때문에 현장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법정 공휴일도 8월15일 광복절 하루만 쉬고 식목일,어린이날,제헌절 등의 공휴일은 정시 출근,정시 퇴근했다.‘정시’는 근무시작이 아침 8시고 퇴근 시간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었다. 이달부터는 대다수 건설회사들도 주 5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국내와 해외에 많은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건설회사의 특성상 시행에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이나 ‘질과 효율의 시대’에,이 주5일 근무제는 실보다 득이 많은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웰빙’이 화두인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다.필자처럼 일이 몸에 밴 세대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주5일 근무가 아직 익숙지 않지만 우리 회사의 젊은 세대들은 반기는 분위기다.양보다는 질과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이고 보면 주5일 근무도 빠르게 정착될 것이다. 주5일제가 본격 시행되기 시작한 만큼 이제는 빨리 주5일 근무에 적응해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업무에서도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내 ‘일의 질’도 함께 끌어올리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 [사설]공휴일 축소, 반대만 할 건가

    주5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법정공휴일 축소 문제가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정부는 연간 3∼4일 정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우선 어린이 날과 식목일을 토요일로 옮겨 기념하는 방안을 공개했다.색동회 등 어린이 관련 단체와 산림청 등 육림 관련 기관은 반대 입장을 밝혔고,노동계 또한 주5일제 단일안을 통해 공휴일 축소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될 경우 주휴가 현행 52일의 2배인 104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휴일 축소에 반대할 명분은 더 이상 없다고 본다.노동계는 공휴일이 축소될 경우 주5일제 도입 후순위에 있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더욱 저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그러나 날짜를 토요일로 옮기면 종전 공휴일처럼 쉴 수 있다는 정부측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다만 문제는 어린이 날과 식목일과 같은 특정 공휴일을 토요일로 옮기는 것을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하느냐가 될 것이다. 지난해 가을 정부가 실시한 전국 여론 조사에서는 우선적으로 조정 가능한 공휴일로 52.2%가 식목일을 꼽았고,개천절 석탄일 어린이 날 등이 각기 20%대,신정 성탄절 제헌절 등이 10%대로 나타났다.그런데도 정부가 후순위인 어린이 날을 식목일과 함께 축소 대상으로 잡은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은 아닌지 묻고 싶다.어린이 복지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됐다는 것이지만 이런 논리는 다른 공휴일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공휴일 축소는 불가피하다.그러나 그 대상 선정에 있어서는 보다 폭넓은 검토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외국인 새댁 ‘마지막 한글수업’/ 금산 군북초등교 무료 한글교실 24명 교장선생님 전근으로 ‘눈물의 수료식’

    “릴라네 집에 원숭이가 놀러왔어요! 원숭이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31일 오후 충남 금산군 군북면 두두리 산골.여름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군북초등학교에 낭랑한 목소리로 책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금산 지역 농촌 총각들에게 시집온 외국인 새댁들의 목소리였다.새댁을 위해 문을 연 한글학교의 마지막 수업 시간이다.이역만리에서 낯선 땅에 온 새색시들은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정신을 집중하며 목청을 높였다.옆에서 칭얼대는 아이들을 달래면서도 눈은 책에서 떼지 않았다. ●2년째 매주 두 차례 가르쳐 이 곳에 한글학교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5월.길행부(60)교장이 우연히 이 지역에 사는 외국인 부인들의 사정을 알고부터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여성들이 이 곳에 정착했지만 한글을 몰라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금산 지역에 사는 외국인 부인들은 줄잡아 300여명.그동안 한글을 배울 기회가 없어 언어소통의 어려움은 농사일보다도 힘겨웠다. 길 교장은 지난해 4월 한글학교 수강생으로 베트남 여성 7명을 모았다.우리 말을 한마디도 못하는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기란 쉽지 않았다.할 줄 아는 말이라곤 “몰라요.없어요.”가 전부였다.유치원 교재를 활용,직접 교재를 만들어 가르치기를 6개월째.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2시간씩 방과 후 이뤄지는 무료 강의에 이들은 하나둘 말문을 열었다.지난해 9월에는 필리핀 여성 17명도 수강생으로 등록했다. ●자원봉사 힘들었지만 큰 보람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다.자원봉사로 길 교장 혼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학교 운영비를 쪼개 쓰는 것도 한계에 부딪혔다.그러나 길 교장은 “어렵지만 보람찬 일”이라고 했다.지난달 17일 제헌절에는 수업을 못하자 학생들이 찾아와 보충수업을 해달라며 떼를 쓰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길 교장은 올해 한글교실을 이 날로 일단 마무리했다.오는 9월1일자로 이 곳 교장 임기가 모두 끝나기 때문이다.길 교장은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외국 정착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시켰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학교에 가더라도 이같은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수업은30분 만에 끝났다.이어 마련된 조촐한 수료식장에는 수강생들과 남편·아이·주민 등 50여명이 한데 모였다.수강생 대표로 인사말을 읽어내려가는 필리핀 여성 엘레나(37)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한글 배우며 부부의 정 더 깊어져 엘레나는 “멀리 고향을 떠나와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었다.”면서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필리핀 새댁인 헬렌(25)은 말도 안통하고 아직 농삿일도 서투르지만 이제는 생활이 안정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에는 엄마가 된다.남편 황규식(35)씨는 아내의 ‘가정교사’다.한글을 가르쳐주면서 부부의 정도 깊어졌다.황씨는 “아내가 한글을 배워 ‘여보 사랑해.’라고 말할 때 너무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금산 김재천기자 patrick@
  • ‘아찔’북한산

    제헌절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을 찾은 지난 17일 향로봉에서 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구간.조모(49·서울 서초동)씨 일행은 향로봉 정상에서 아슬아슬한 바위길을 10여m 내려가다 길이라고는 바위 틈새밖에 없는 촛대 모양의 바위가 나타나자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이곳은 99년 이후에만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한 ‘위험지역’이다.그러나 비봉→향로봉 방향에는 이같은 사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향로봉→비봉 방향에는 이마저도 없다.따라서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쪽에서 향로봉으로 올라온 사람들은 이 구간이 위험지역임을 모르는 데다,우회해서 비봉으로 가려면 산을 반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조씨 일행처럼 곤욕을 치르곤 한다. ‘2000년부터 등반사고 사망 34명,부상 232명’.히말라야산이나 로키산맥 얘기가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찾는 북한산의 안전 현주소다. 북한산은 능선이 대부분 바위로 이어져 곳곳에 위험 구간이 산재해 있지만 안전시설 미비로 등반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인수봉 등 암벽등반 코스가 아닌 일반인들이 흔히 다니는 구간에서도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바위에 쇠말뚝을 박거나 밧줄 정도만 달아놓아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이다. 북한산순수비가 있는 비봉 정코스는 경사가 급한 데다 바위 사이로 패인 골이 깊어 쇠난간 등의 설치가 절실한 곳이다.위험구간 표시에도 불구하고 오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비봉 측면코스는 쇠말뚝 서너개만 설치해놓아도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산악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밖에 신선대 정상에서 뜀바위 방면 내리막길,오봉 가운데 두번째 봉우리 오르는 길,원효봉에서 염초봉으로 가는 길 등도 쇠난간이나 밧줄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등산객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산관리사무소측은 “자연파괴를 막기 위해 쇠말뚝 등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등산객들이 통행을 금지시킨 구간을 다니기 때문에 사고가 잦다.”고 설명한다.그러나 난코스가 아닌 곳에는 쇠난간 등의 안전시설을 설치한 경우가 많아 해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불광매표소 위에 있는 체육시설뒤편 언덕은 경사가 완만하지만 2군데에 걸쳐 30m씩의 철제펜스가 쳐져 있고,불광동 방향에서 첫번째 봉우리인 족두리봉 역시 측면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험하지 않음에도 쇠난간이 길게 설치돼 있다. 등반가 하기수(44·경기도 용인시)씨는 “암벽구간은 손에 잡히는 조그만 바위 구멍 하나에도 생사가 갈리기 때문에 10㎝짜리 쇠말뚝만 박아놓아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자연보전 때문에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험지역’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요구된다는 지적이다.현재와 같이 안내판이나 설치해놓는 식의 형식적 관리가 아니라 철제펜스나 구름다리 등의 안전시설을 설치하든지 아니면 등반객들이 들어갈 수 없도록 통제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부상자를 수송하는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장소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모(38·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씨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1인당 1300원씩 징수하는 입장수입이 연간 규모로 따지면 어마어마할 텐데 북한산의 안전관리가 입장료를 받지않는 수락산이나 불암산보다 오히려 못하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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