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도」를 종합해양과학기지로(서울신문 50돌 특집)
◎기상관측·수자원개발 탐사 등 활용/한반도 주변해역 환경오염도 감시/이상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
□지구기후는 인류생활의 기초,해양기상은 지구 환경변화의 원인
지구표면의 71%는 물로 덮여있어 최근 세계적인 기상학자들은 육지기상보다 바다기상에 더욱 관심을 두고 조사·연구하고 있다.기후변동 문제는 국제적으로 정치·외교·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산업혁명 이후 누증된 온난화가스의 영향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와 지구표면이 점점 더워지고 해면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1987년에 오존층을 파괴하는 오염물질인 프레온(CFC)가스의 생산량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되었고,1992년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규제,대체에너지 개발 및 에너지효율 극대화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기후변화 기본협약」이 주창돼 대부분 국가에서 동의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지구기후의 변화를 자연현상의 어쩔 수 없는 조화로 간주해 그 폐혜를 피동적으로 감수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기후변화의 원인을 세밀히 파악하고 분석해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최소화시키고 더 나아가서 마치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예측해 적벽대전에서 대승을 거두듯이 이러한 기후변화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국민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고 할수 있다.
우리나라 영토에는 오래전부터 해양관측기지,어업전진기지,더 나아가서 무한한 해양자원의 개발기지로 적합한 천혜의 자연적인 고도가 있었다.전설속의 「이어도」라고 확증은 안되지만 극동지역 해상교통의 요충지인 동지나해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파랑도(Socotra Rock)가 바로 천혜의 해상 전진기지인 것이다.
□지구상 최후의 프론티어,해양개발
1961년초 미국의 케네디대통령이 「해양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최후의 프론티어」임을 주창한 이래,미국과 프랑스등 선진국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해양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인류역사상 과거에는 단순히 어업을 통한 생계유지와 교통수단으로만 이용해오던 해양을 20세기 과학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지구기상 및 환경변화의 관측과 자원의 개발 등 인류생활의 주요한 터전으로 새롭게 이용하려는 노력이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해양개발의 동향은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배경으로 해양개발의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고조돼 가고,인간의 물질적인 충족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충족을 바라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에 대한 개발요청이 다양화 해가고 있으며,더 나아가서는 지구환경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됨과 동시에 지구가 본래 갖고있는 정화능력 등의 유한성에 관한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활발히 일고 있다.
해양개발대책중 주요한 사업은 「해양자원의 개발」이다.첫째,우리나라 동물성단백질 공급량의 60%를 차지하는 해양생물 자원이 개발돼야 하며 둘째,심해저에 부존해 있는 망간,코발트,니켈 등 하이테크산업의 원자재가 되는 광물자원의 중장기적인 안전공급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 「해양 광물자원의 조사·개발」사업이 수행돼야 한다.셋째,해양유전·천연가스의 탐광과 조력·파력·온도차 등의 해양에너지 개발사업이 이뤄져야 한다.세계적으로 청정하고 무한정한 자연에너지의 탐사·개발활동은 바다로 향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동향이다.넷째,「해양공간의 이용」이다.도시화의 진전,산업구조의 변화,지역 및 국제적 교류확대,여가시간 증대,고령사회 등에 대비해 무한한 해양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과제가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어야 할 것이다.이와함께 국제적인 해양환경보전 문제 등을 위해 해양의 조사연구사업 등 해양을 보전하고 개발할 수 있는 전진기지의 구축은 시기적으로 매우 절실한 과제이다.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는 이제 미래 지향적이고 국민생활의 풍요와 함께 인류전체의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시각에서 종래의 현실위주의 단편적인 발상을 뛰어 넘어야 할 것이다.
□해양개발 전진기지,파랑도를 개발하자
지금까지 해양환경 보전 및 해양개발에 대한 정책은 실체적이고 충분한 자료에 근거하지 못하고 국지적이고 간접적인 조사에 의존하여 해양개발계획이 수립·시행됨에 따라 막대한 예산의 낭비와 태풍·해일 등의 자연재해에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입고 있을뿐 아니라 연안 및 해양환경오염,해운업·수산업 등 해양산업의 안전성·경제성 결여 등의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따라서 이제부터는 원격탐사 기술과 현지 관측망을 통한 수치 해양예보 기술과의 연계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근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파랑뿐만 아니라 해양오염·해상풍·해수유동·이상해면 변동·연안퇴적물 이동,해양 기초생산량의 추정 등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의 중요한 해양환경 요소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예보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설치하고 이에 대한 계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관련 정부기관과 산업계 등에 제공함으로써 연안이용·개발,자연재해 방지,해양환경 보전,해양산업 지원 등 국가적 과제수행에 핵심적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파랑도는 이와 같은 종합적인 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하는데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파랑도와 제주도 사이의 거리 1백50㎞는 세계기상기구(WMO의 World Weather Watch)의 제언사항인 고층 기상관측망의 평균격자거리에 해당돼 고도·기온·바람·제트기류·습도·기압·해무·구름 등의 기상을 관측하는데 아주 적합한 장소로 평가되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종합해양전진기지 건설·활용계획이 매우 바람직하다.이러한 계획은 각 정부부처뿐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관심을 갖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파랑도를 해양개발 전진기지로 활용코자 함에는 육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해양기상·해상관측 예보의 정확성을 높여 자연재해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할뿐 아니라,해양개발을 통해 인류의 삶을 오래도록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더 나아가서는 해상영역의 확대와 국제적으로 배타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적 목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파랑도 해양과학기지 건설계획은 범부처적인 공동협력사업으로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며 이의 조기건설을 위한 예산조치 등 정책적 지원이 아쉬움없이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수중섬 파랑도 어디있나/마라도 서남쪽 152㎞… 면적 37만㎡ 4.6m 물밑에… 암초 맑은날 뚜렷이
파랑도는 동경1백25도 북위 32도 동지나해 중앙에 위치한 수중 섬이다.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백52㎞,일본의 도리시마(조도)에서 서쪽으로 2백76㎞,중국의 퉁타오(동도)에서 북동쪽으로 2백45㎞ 떨어져 있으므로 3국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그러나 앞으로 2백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할때는 3국에 모두 포함된다.
파랑도는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가 발견,영국 해군성에 통보해 국제적으로는 소코트라 암초로 불리고 있다.지형은 길이가 남북 약 5백m,동서 약7백50m로 넓이는 약 37만5천㎡며 암초 정상은 해수면 하 약4.6m까지 돌출돼 있다. 논란은 있지만 파랑도는 제주도민의 전설에 나오는 이어도일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