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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 오미크론, 경로당 또 문닫는다

    무서운 오미크론, 경로당 또 문닫는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으로 경로당이 또 문을 닫는다. 충북 옥천군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달 3일부터 10일까지 8일간 관내 316개소 경로당 운영을 임시 중단한다. 최근 도내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설 연휴기간 노인들이 친인척 접촉 후 경로당을 방문할 경우 집단감염이 우려되서다. 군은 각 경로당에 안내문을 배부하고, 각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경로당 방역과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경로당 운영 중단 기간을 2월10일까지로 결정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추가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설 명절 이후인 다음달 3일부터 10일까지 경로당 임시휴관을 일선 시·군에 강력 권고했다. 도 관계자는 “돌파감염에서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경로당 임시휴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군과 주기적으로 경로당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외부 방문자는 원칙적으로 출입을 금지했다. 또한 3차 접종 완료자만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등 경로당 방역을 강화해왔다. 한편 지난 27일 하루 동안 충북에선 299명이 확진됐다. 지난 25일 247명으로 역대 첫 200명을 넘어선 뒤 26일 294명에 이어 사흘 연속 최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7일 지역별 확진자는 청주 198명, 충주 36명, 음성 26명, 진천 16명, 제천 8명, 영동·증평 각 7명, 괴산 1명이다. 백신접종을 완료한 돌파 감염자는 73.2%인 219명이다.
  • [마감 후] 골프와 축구의 차이는 무엇인가/박재홍 체육부 차장

    [마감 후] 골프와 축구의 차이는 무엇인가/박재홍 체육부 차장

    직접 참여를 기준으로 골프와 축구 가운데 더 대중적인 스포츠는 무엇일까. 전국 조직의 ‘조기 축구’를 앞세운 축구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0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국민 9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체육 활동을 한다고 대답한 응답자(60.8%) 중 “축구를 한다”는 이들은 5.8%였다. 오히려 골프가 6.8%로 축구보다 1.0% 포인트 높았다. 골프 참여율은 2019년 5.0%, 2020년 5.5%로 꾸준히 늘고 있다. 문체부는 2030세대의 골프 인구 유입이 골프 참여율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봤다. 이제 골프도 대중스포츠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골프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은 고급 스포츠다. 비용 탓이다. 굳이 최근 회원권이 20억원에 거래됐다는 남부CC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회원권 없이 칠 수 있는 전국 골프장의 주말 그린피(골프장 이용료)는 1인당 평균 19만원(한국소비자원 170곳 골프장 대상, 2020년 10~11월 조사) 수준이다. 여기에 카트비와 캐디 비용까지 포함하면 1인당 평균 25만~30만원은 있어야 주말 하루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한 그릇에 2만원에 달하는 국밥이나 한 병에 1만 5000원인 막걸리 등을 파는 ‘그늘집’(매점)을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골프장이 이렇게 배짱 장사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가격을 받아도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골프예약 플랫폼 ‘카카오골프예약’에 따르면 지난달 골프장 예약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했다. 일부 골프장은 라운딩 일주일 전에 취소해도 위약금이나 이용 정지 등의 불이익을 준다. 2018~2021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골프장 관련 불만 건수(1516건) 중 가장 많았던 건 ‘이용료 부당 청구와 과다 청구’(280건·18.5%)였다. 선택권이 없는 골퍼들은 골프장 갑질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다. 문체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은 그래서 반갑지만 실현 가능성에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정부는 현재 비회원 골프장이 받는 세금 혜택 기준을 강화해 그린피를 낮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린피를 올려도 예약률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골프장들이 약간의 세금을 아끼겠다고 그린피를 낮추고, 캐디 선택제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캐디 없이 들어갔다가 안전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반문했다.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공공형 골프장 ‘에콜리안’은 캐디와 카트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주말 18홀 기준 그린피는 8만~9만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의 절반을 밑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2011~2016년 순차적으로 개장한 에콜리안 5곳(제천·정선·거창·광산·영광)의 이용객은 19만 7000명(2020년 기준)으로 2017년부터 흑자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에콜리안 거창 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골프를 처음 시작한 젊은층의 방문이 늘었고, 이들의 재방문율도 높다”고 전했다. 수도권에 한 곳도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문체부는 2030년까지 5곳의 에콜리안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선택권이 다양해지면 소비자는 제대로 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조기 축구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공형 골프장이 더 많은 지역에 들어서길 바란다.
  • 작은 딸기설기 한입 베어 물면 ‘두 눈이 번쩍’

    작은 딸기설기 한입 베어 물면 ‘두 눈이 번쩍’

    곡물을 시루에 찌거나 삶아 모양을 빚어 먹는 음식인 떡. 아주 오래전 원시농경의 시작과 함께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는 유서 깊은 음식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음식을 떡으로 번역하고 있을 정도로 밥보다도 태고점이 앞서는 존재다. 우리나라에서 떡은 명절, 잔치, 제향(祭享)의 필수 음식으로 조선 시대에 가장 체계화되고 번성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곧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온다. 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것,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떡이다.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에 감탄 ①규반의 딸기설기 서울 을지로타워에 위치한 ‘규반’은 흔히 접할 수 없는 궁중 연회요리와 반가요리를 적절히 조합해 코스를 구성하는 곳이다. 드라마 ‘대장금’의 요리 자문을 맡았던 김지영 오너셰프가 시간과 정성, 심혈을 기울여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진하고 깔끔하게 재료의 맛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초매다과’는 이러한 규반의 시선을 가장 잘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딸기의 천연 단맛을 우려낸 수정과와 딸기설기, 딸기가 나오는 단아한 디저트 한상차림. 설탕으로 점철된 자극적인 디저트 홍수 속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하얀 눈밭에서 꽃을 피운듯 새하얀 설기 위에 다진 잣이 옹기종기 모여 구수한 향기를 풍긴다. 작고 동그란 설기를 한입 베어 물면 의외로 담담한 맛에 두 눈이 번쩍. 그간 내가 먹었던 백설기는 설탕 맛으로 먹었던 걸까? 씹을수록 느껴지는 쌀 자체의 은은한 단맛에 절로 감탄한다. 쌀 맛을 오롯이 느끼고 싶어 더욱 천천히 음미하며 씹는다. 설기 안에 채워진 딸기청과 절인 과육에도 설탕을 거의 넣지 않아 딸기 본연의 단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좋은 재료를 먹는 기쁨을 잊고 있었다. 규반에서 다시 찾아 감사할 따름이다.겉은 보들보들, 속은 말랑말랑 ②덩실분식의 찹쌀떡 ‘덩실분식’은 분식점으로 3대째, 무려 60여년의 세월을 지켜 온 충북 제천의 터줏대감이자 슈퍼스타다. 음식을 먹고 손님들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었다는 이름이 순수하고 재미있다. 원래는 찹쌀떡과 함께 칼국수, 만둣국 등도 팔았지만 지금은 찹쌀떡과 도넛만 판매한다. 2015년 TV에서 ‘찹쌀떡 달인’으로 조명한 이후 전국에서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할 수 없어 내린 결정이라고. 메뉴는 줄었지만 인기는 배가 됐다. 덩실분식에서 쓰는 찹쌀과 팥소는 100% 국내산. 팥소는 매일 7~8시간씩 끓여 완성하며 떡은 찹쌀가루를 쓰지 않고 찹쌀을 두 번 쪄 반죽을 만드는 전통 방식을 고집한다. 반죽 역시 이스트가 아닌 막걸리와 쌀뜨물로 발효하는 천연발효종을 쓰는 등 떡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에 정성을 기울인다. 이런 노력을 사람들은 맛으로 당연히 알아챈다. 바로 이 맛을 느끼기 위해 덩실분식이 문을 여는 아침 8시 30분과 2차 떡이 나오는 오후 2시가 되기 30분 전부터 긴 줄이 이어진다. 일찍부터 줄을 서 찹쌀떡을 받은 사람들에게 부러운 눈초리가 쏠린다. 다섯 번째 순서를 차지하고도 30분 넘게 기다려 떡을 구해 냈을 때 기쁨이란. 뜨끈한 김을 피우며 고소한 냄새를 사방팔방 흩뜨리는 찹쌀떡을 포장해서 집에 가기까지 기다리는 건 참 어려운 일.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상자를 열어젖혀 한입 급히 베어 문다. 따끈따끈한 찹쌀떡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겉은 보들보들 도톰하고 폭신하다. 속은 말랑하고 쫄깃하면서 짭짤하다. 팥소는 과하게 달지 않고 팥의 구성원들이 한 올 한 올 존재감을 내비친다.치즈만큼 늘어지는 쫀득한 맛 ③고당의 시루떡 드라이브 명소로 유명한 팔당댐 인근에는 운치 있는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다. 이 중 ‘고당’은 전국적으로도 이름난 한옥 카페. 넓은 마당과 멋들어진 나무, 으리으리한 기와집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시그니처 메뉴인 시루떡을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더욱 몰리는 편이다. 디딤돌을 딛고 방에 올라가면 듬성듬성 자리하는 서안(書案)상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창밖 풍경을 즐긴다. 시루떡과 차가운 커피를 주문하고 꽤나 시간이 흘렀다. 출출해지려는 찰나 온기가 가득한 두툼한 시루떡이 모락모락 김을 피우며 접시에 담겨 나온다. 넉넉히 흩뿌린 팥고물 아래 갓 나와 살짝 늘어진 찹쌀, 그 사이에 충분히 들어가 있는 달달한 완두 앙금. 팥과 떡이 풍부해 완두 앙금은 으깨질듯 간신히 팥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나무 빛과 연둣빛의 조화로운 대비에 눈도 즐겁고, 텁텁한 팥맛과 찐득 달콤한 완두 앙금의 교류에 입도 즐겁다. 치즈만큼이나 쭈욱 늘어지는 쫀득한 식감의 떡은 어른이나 아이나 싫어할 사람이 없다. 큼직하게 여덟 조각으로 나뉘어진 떡을 둘이 네 조각씩 나누어 먹고 있자니 흡족하게 배가 부르다. 소화시킬 겸 뜨끈하게 끓는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창호지를 바른 문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찬바람을 느끼고 있자니 금세 노곤노곤해져 시간이 멈추길 바라게 된다. 푸드칼럼니스트
  • ‘충북 부자도시’ 청주 재난지원금 커지는 논란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도 주는 데 충북에서 가장 부자인 청주시가 재난지원금을 주지 않는 게 말이 됩니까” 충북 청주시가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외면해 시민단체와 충돌하고 있다. 기본소득국민운동청주본부는 지난 24일부터 청주시청 앞에서 전 주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도 보편적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보편적 재난지원금이 양극화 해소와 선순환경제의 마중물”이라며 설 전 지급을 촉구했다. 이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이웃 지자체와 청주시의 정책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제천·영동·옥천·음성·단양 등 5곳은 이미 지원금을 지급했고, 진천과 보은군은 지급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코로나 발생 2년이 되도록 한 번도 전 주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주지 않고 있다. 더구나 청주시는 도내에서 재정자립도가 28%로 가장 높다. 1인당 15만원을 준 단양군의 재정자립도는 8%다. 거둬들인 세금 총액에서 집행된 돈을 뺀 나머지를 뜻하는 순세계잉여금 역시 청주시의 경우 313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청주시는 국·도비와 시비 매칭사업이 다른 시군보다 많고 복지예산 비중도 커 보편지급을 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청주페이 50만원을 충전할 때마다 5만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고 했다.  
  • 광폭 내조, 그림자 유세, 가족 동반… 설 직후 배우자 ‘3金 대전’ 예고

    광폭 내조, 그림자 유세, 가족 동반… 설 직후 배우자 ‘3金 대전’ 예고

    건희씨, 사과 후 비공개 활동 무게여권 “무속 중독” 공세 수위 높여 혜경씨, 사각지대 찾아 현장 유세미경씨, 딸과 지원… 李·尹 차별화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르면 설 연휴 직후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선후보들의 ‘배우자 대전(大戰)’이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씨가 이미 유세에 뛰어든 가운데 김건희씨까지 공개할동에 가세하면 배우자 간 경쟁이 본격 시작되는 셈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 방송 논란이 가라앉을 시점에 맞춰 김건희씨가 공식 사과를 하고 공개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사과와 공개활동 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적이지 않아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옳은 일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7시간 통화 녹취’에 대한 여론을 살핀 뒤 이르면 설 연휴 전에 김씨의 사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민주당은 일찌감치 ‘김혜경 띄우기’에 나서며 선점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다. 김혜경씨는 지난해 말부터 이 후보와 별개로 지역일정을 소화하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선 상태다. 지난 20일 충북 청주에서 청년 문화예술인 등을 만난 뒤 21일에는 제천에서 푸드마켓 자원봉사자와 간담회를 갖는 등 주로 소외계층을 만나는 ‘내조 유세’로 남편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현장을 찾고 있다.안 후보는 부인 김미경씨와 유세를 이미 시작한 데 이어 딸까지 함께 나서 ‘가족 리스크’를 겪은 이·윤 후보와의 차별화를 노릴 전망이다. 지난 23일 미국에서 귀국한 딸 안설희씨는 열흘간 격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유세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와 함께 최근 지역 일정을 소화해 온 김미경씨는 안 후보와 별개로 2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호남과 제주를 찾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윤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부부와 자녀까지 세 가족이 함께 유권자들 앞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건희씨는 활동에 나서더라도 윤 후보와 따로 움직이며 사회취약계층을 만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방향으로 활동의 콘셉트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김혜경씨 활동에 대해 사전에 알리지 않고 추후에 공개하는 것처럼 국민의힘도 김건희씨 움직임에 대해선 사전 공지하지 않거나 아예 비공개로 할 수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터진 허위이력 논란에 이어 ‘7시간 통화 녹취’ 논란까지 있었던 만큼 김건희씨로서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유권자에게 다가설 것 같다”고 했다. 김건희씨의 등판이 임박하자 민주당은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서울의소리 등이 추가 공개한 김씨의 통화 녹취를 근거로 ‘무속 논란’에 불을 지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김씨가 ‘7시간 통화’에서) 청와대에 들어가면 무속적 근거로 영빈관을 옮길 거라는 말도 한다”며 “김씨 스스로 무속 중독 정도를 넘어서 정체성이 무속 그 자체임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후보가 거의 주술 대통령이라고 본다”고 했다.
  • 충남 아산·충북 제천·서울 도봉구, 여성친화도시 우수 기관

    충남 아산·충북 제천·서울 도봉구, 여성친화도시 우수 기관

    충남 아산시와 충북 제천시, 서울 도봉구가 여성친화도시 조성 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여성가족부는 25일 여성친화도시로 신규 지정된 지자체 7곳, 재지정된 지자체 21곳과 여성친화도시 조성협약을 맺는다고 24일 밝혔다. 우수 기관인 지자체 3곳에는 정부 표창을 수여한다. 여가부는 지역 정책 수립 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균형 있게 참여하고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09년부터 여성친화도시를 지정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는 2009년 전국 2곳으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95곳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용산구, 인천 중구, 경기 오산시, 강원 태백시·홍천군, 전북 순창군, 경북 경주시, 경남 남해군 등 8개 지자체가 새로 지정됐다. 광주 동구·북구, 충북 청주시 등 지자체 21곳은 재지정됐다. 지난해 여성친화도시 조성 최우수 기관에는 충남 아산시가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충남 아산시는 도시재생사업 추진 과정에 여성친화적인 관점이 반영되도록 도시재생과와 여성가족과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여성의 다양한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공동체 센터, 여성인권 자료저장소 등을 포함한 양성평등거리를 조성했다. 충북 제천시와 서울 도봉구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 조대성·이은혜 탁구종합선수권대회 남녀 단식 나란히 정상

    조대성·이은혜 탁구종합선수권대회 남녀 단식 나란히 정상

    조대성(20·삼성생명)과 이은혜(27·대한항공)가 제75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개인 단식 정상에 나란히 올랐다.조대성은 2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3연패를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 장우진(국군체육부대)을 3-0(11-5 12-10 11-7)으로 꺾었다. 고3이던 2020년 7월 삼성생명과 조기 계약하고 지난해부터 실업 무대에 안착한 조대성은 국내 최고 권위 대회로 꼽히는 종합선수권에서 생애 첫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조대성은 중 3이던 2017년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4강 진출 기록을 세웠고, 이듬해 다시 최연소 결승 진출 기록을 썼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장우진에 막혀 우승 행보를 멈춰야 했다. 이달 초 치러진 2022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조대성은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치러지는 올해를 연이은 우승으로 힘차게 열어젖혔다. 조대성은 “이왕이면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최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 남자부 최고 기록인 7차례 우승을 깨고 싶다”고 첫 우승 소감을 밝혔다.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대한항공 ‘에이스’ 이은혜가 양하은(포스코에너지)을 3-1(11-4 11-9 9-11 16-14)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중국 내몽골 출신의 이은혜는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해 여고부 최강 단원고 주전으로 뛰다가 2014년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여자부 명문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지만, 정작 개인전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 국내 주요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실업 챔피언전 우승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대표선발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고도 귀화 선수를 2명까지만 선발한다는 규정 탓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 뜨자 ‘국모 김혜경 경사났네’ 등장 맞불 [이슈픽]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 뜨자 ‘국모 김혜경 경사났네’ 등장 맞불 [이슈픽]

    윤석열 부인 김건희 통화 공개 뒤 가입자 폭증이재명 부인 김혜경 팬카페도 19일 개설김혜경 웃는 대문사진…김건희 제보 게시판도지지자들 두 부인 팬카페서 응원전 활발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을 MBC가 공개한 이후 김씨를 지지하는 팬카페 ‘건사랑’ 회원수가 급증한 가운데 이에 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를 지지하는 팬카페 ‘국모 김혜경 팬카페 경사났네’도 등장했다. 다만 김혜경씨 팬카페는 개설 이틀 만인 21일 ‘국모’ 자를 카페명에서 지웠다. 양당의 대선 후보가 초접전의 지지율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영부인이 될 두 후보의 배우자들에 대한 지지 경쟁도 불이 붙는 모양새다.    ‘김혜경 경사났네’ 사흘째 3천명 넘어“김혜경 국모 예쁘다” 지지자 응원글  지난 19일 네이버에는 ‘국모 김혜경 팬카페 경사났네’란 카페가 개설됐다. 개설 첫날 회원수 9명으로 시작한 이 카페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회원수 3000명을 넘어섰다. 카페 매니저는 ‘민생대통령 이재명’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카페 대문에는 김혜경씨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걸렸다. 카페에는 민주당과 이 후보, 김혜경씨를 응원하는 게시판이 만들어졌다. 또 ‘민생파괴자 제보하기’ 란을 만들어 그 안에 국민의힘, 윤 후보, 김건희씨에 대한 제보 게시판을 별도로 만들어둔 상태다.현재 게시글은 400건 정도로 “김혜경 국모 예쁘셔,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이재명, 김혜경”, “응원합니다”, “쓸어버립시다”, “대통령은 이재명”, “우리의 꿈을 이룹시다”, “이재명 후보님 꼭 대통령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등 지지자들의 응원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혜경씨는 이날 충북 제천을 찾아 지역 표심 공략 행보를 이어갔다. 인근 충주가 고향인 그는 이날 오후 제천시 명동 제천시푸드마켓에서 40여분 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식품·생활용품 꾸러미 포장작업을 도운 뒤 언론 인터뷰를 갖고 1박 2일 일정의 충북 방문 소회를 밝혔다. 그는 봉사활동 소감을 묻자 “이재명 후보는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을 슬로건으로 정치하는 사람”이라면서 “저도 그 뜻에 공감하면서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건사랑’ 회원수 4만 7000명 돌파“7시간 전율 영부인, 대선 찢다” 포스터 대선 후보 부인 팬카페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먼저 개설됐다. 지난달 19일 개설된 김건희씨 팬카페 ‘건사랑’ 회원수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4만 7000명을 넘어섰다. ‘건사랑’ 회원수는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200명 남짓이었지만 MBC ‘스트레이트’가 16일 김건희씨와 기자간 통화 녹취 파일을 육성으로 공개 방송한 이후 폭발적으로 늘었다. 카페 대문에는 여성 주연의 영화 ‘아토믹 블론드’와 ‘원더우먼’ 포스터에 김건희씨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띄워 ‘원더 건희’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포스터에는 ‘적폐들을 입 다물게 만든 호탕함, 모두가 놀란 진짜 걸크러시! 유쾌하고 당당한 김건희 녹취록’, ‘압도적인 정권교체’ 이란 설명과 함께 “사진을 받았다고? 어때, 상관없는데”, “정치라고 하는 건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돼”, “조국의 적은 민주당” 등 방송에서 방영된 발언 일부가 담겼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와 김씨의 사진을 나란히 올려두기도 했다.  또다른 포스터에는 MBC ‘스트레이트’ 후속 보도를 겨냥한 듯 ‘필름 바이 MBC 스트레이트’라고 적은 뒤 ‘정권교체를 위해 그녀가 온다, 공작질은 끝났어’라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 후보의 ‘형수욕설’ 발언을 연상시키듯 ‘7시간 전율 영부인, 대선을 찢다 미스 건희’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너 나하고 선거 하나 하자, 처음부터 잘못된 건 없어 그냥 민주당만 없었으면 돼, 거대 권력에 맞선 가장 영리한 전쟁’이라 글들이 실렸다. 팬카페 특성상 게시글은 “멋지다, 정치 천재” 등 김씨에게 우호적이며 응원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또 이 후보와 김혜경씨, 이 후보의 아들 등에 대한 제보 게시판과 이 후보와 내연 관계였다고 밝힌 배우 김부선씨를 응원하는 게시판도 만들어놓았다.   김건희씨 얼굴 그림이 그려진 마스크 굿즈를 제작하는 공간도 있다.이재명 34% vs 윤석열 33% 초접전 한편 이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다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후보는 소폭 하락했고 윤 후보는 다소 상승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34%, 윤 후보는 33%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주보다 이 후보 지지율이 3% 포인트 떨어졌고, 윤 후보 지지율은 2% 포인트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7%, 심상정 정의당 후보 3% 등으로 나왔다. ‘지지 후보 없다‧모르겠다’는 부동층은 12%였다. 연령별로 보면 이 후보는 40대에서 51%, 50대에서 42%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는 60대에서 43%, 70대 이상에서 49%를 받았다.20대에서는 윤 후보 30%, 이 후보 22%, 안 후보 17%, 심 후보 8% 순이었다. 특정 대선 후보 지지자들에게 그 후보가 좋아서 선택했는지, 혹은 다른 후보가 싫어서 선택했는지를 묻자 응답자의 48%는 ‘그 후보가 좋아서’라고 답했다. ‘다른 후보가 싫어서’라고 답한 응답자는 46%였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상에서는 ‘특정 후보가 좋아서’ 지지한다는 사람이 50%를 웃돌았다. 20·30대의 약 60%는 ‘다른 후보가 싫어서’라고 답했다.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전화 면접(무선 90%·유선 10%)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3.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가축전염병예방법은 생존권 위협” 뿔난 축산농가 철회 촉구

    “가축전염병예방법은 생존권 위협” 뿔난 축산농가 철회 촉구

    정부의 가축전염병 방역 대책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에 축산농가들이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현장 업무를 지원하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노동조합은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20~27일까지 파업을 예고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농가의 방역 상황을 더욱 엄격하게 점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8일 이후 가금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은 21건이다. 전년 같은 기간(68건) 대비 감소했지만 12월 기준 국내 서식 철새가 173만 마리로 지난해(157만 마리)보다 늘었고 2월부터 철새가 북상하기에 안심 단계가 아니다. 농식품부도 여러 유형의 AI가 발생하면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SF는 지난해 10월 5일 강원 인제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후 현재까지 추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다만 야생멧돼지 ASF 검출 지역이 충북 단양·제천 등까지 확산됐는데 인접 지역에 양돈농장이 밀집해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양돈농장에는 접경 지역 인근 35개 시군에 강화된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데 이어 감염 야생멧돼지 확산에 따라 전국 양돈 농장에 방역실과 내부 울타리 등 방역시설 설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보는 “설 연휴 기간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의 전파로 AI와 ASF의 발생·확산 우려가 높아질 수 있어 철저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축전염병은 확산 위험이 큰 데다 발생 시 사육 개체를 전부 살처분할 수밖에 없어 사전 예방이 필요하지만 축산농가들은 정부 방역 대책의 ‘일방통행’을 지적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축단협)는 이날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일 농식품부가 입법예고한 가축전염병예방법(가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폭압행정”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개정안은 양돈장에 대한 8대 방역시설 의무화 및 방역 규정 위반 시 계도나 벌금 등 사전 조치 없이 사육 제한 및 농장 폐쇄 등이 가능한 규정을 담고 있다. 농식품부는 방역 규정 위반 농가에 대한 처벌의 세부 절차와 기준을 마련했다는 설명이지만 축산업계는 현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1회 위반에도 사육 제한한다는 것은 심각한 재산권 침해이며 양돈을 그만두라는 것”이라며 “수거·처리 시스템 구축 없이 농장에서 폐사체를 보관하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규제”라고 주장했다. 축단협은 “축산단체는 가전법 개정안에 일절 합의를 한 사실이 없고 정부의 사기극에 더이상 놀아날 수 없다”면서 “가전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 철회를 위해 모든 수단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 정부 가축전염병 방역 대책 ‘엇박자’, 노조 파업·축산단체 반발

    정부 가축전염병 방역 대책 ‘엇박자’, 노조 파업·축산단체 반발

    정부의 가축전염병 방역 대책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에 축산농가들이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현장 업무를 지원하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노동조합은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20~27일까지 파업을 예고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농가의 방역 상황을 더욱 엄격하게 점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8일 이후 가금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은 21건이다. 전년동기(68건)대비 감소했지만 12월 기준 국내 서식 철새가 173만마리로 지난해(157만마리)보다 늘었고 2월부터 철새가 북상하기에 안심 단계가 아니다. 농식품부도 여러 유형의 AI가 발생하면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SF는 지난해 10월 5일 강원 인제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후 현재까지 추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다만 야생멧돼지 ASF 검출 지역이 충북 단양·제천 등까지 확산됐는 데 인접 지역에 양돈농장이 밀집해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양돈농장에는 접경지역 인근 35개 시군에 강화된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한데 이어 감염 야생멧돼지 확산에 따라 전국 양돈 농장에 방역실과 내부 울타리 등 방역시설 설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보는 “설 연휴 기간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의 전파로 AI와 ASF의 발생·확산 우려가 높아질 수 있어 철저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축전염병은 확산 위험이 큰 데다 발생시 사육개체를 전부 살처분할 수 밖에 없어 사전 예방이 필요하지만 축산농가들은 정부 방역 대책의 ‘일방통행’을 지적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축단협)는 이날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일 농식품부가 입법예고한 가축전염병예방법(가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폭압행정”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개정안은 양돈장에 대한 8대 방역시설 의무화 및 방역규정 위반시 계도나 벌금 등 사전조치없이 사육제한 및 농장 폐쇄 등이 가능한 규정을 담고 있다. 농식품부는 방역규정 위반 농가에 대한 처벌의 세부 절차와 기준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나 축산업계는 현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1회 위반에도 사육제한한다는 것은 심각한 재산권 침해이지 양돈을 그만두라는 것”이라며 “수거·처리시스템 구축없이 농장에서 폐사체를 보관하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규제”라고 주장했다. 축단협은 “축산단체는 가전법 개정안에 일체 합의를 한 사실이 없고 정부의 사기극에 더 이상 놀아날 수 없다”면서 “가전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 철회를 위해 모든 수단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발 앞선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튜터’ 청년 고용·교육 혁신 이끌어

    한발 앞선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튜터’ 청년 고용·교육 혁신 이끌어

    코로나19와의 전쟁도 벌써 3년째다. 전 세계를 휩쓴 이 감염병이 국내에서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 서울의 그 어떤 자치구보다 발 빠르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한 곳이 있다. 2010년 민선 5기를 시작으로 3선 연임한 문석진 구청장이 이끄는 서대문구다. 문 구청장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혁신의 계기로 삼았다. 변화를 신속하게 받아들이되 변화로 인한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고, 수준 높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지방정부의 의무라는 생각 때문이다. 우선 학교에 전자칠판, 노트북 등 스마트 교실 환경을 빠르게 구축해 코로나19가 초래한 학력 불균형에 서둘러 대응했다. 1인가구나 홀몸 어르신들의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돌봄망도 구축했다. 그러면서도 지방정부가 해야 하는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는 데도 온 힘을 쏟았다. 서울시 최초로 전기차 마을버스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거뒀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촌 일대를 청년들의 창업 밸리로 조성하고 있다. 지난 14일 문 구청장을 집무실에서 만나 민선 7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물었다. -민선 7기 마지막 해다. 지난 임기를 돌아볼 때 대표적인 성과를 꼽자면. “글로벌 팬데믹이 초래한 학력 불균형에 대처하기 위해 교육 분야 지원에 심혈을 기울였다. 소득이나 생활환경의 격차와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지방정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에 따른 디지털 학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 내에 전자칠판과 온라인 스튜디오, 메이커스페이스(열린 제작실) 등과 같은 스마트 교실 환경을 빠르게 구축했다. 특히 정보기술(IT)에 능숙한 청년을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는 학교에 배치해 교사와 학생을 돕는 ‘디지털 튜터’ 사업도 큰 성과 중 하나다. 2020년 9~12월 학교 6곳에 32명을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학교 34곳에 134명을 파견했다. 올해도 3월부터 12월까지 40개 초중고교에 137명을 지원한다.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면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정책이다.”-신촌을 청년들의 창업 밸리로 조성하는 사업도 역점적으로 추진했는데. “신촌 지역은 서울시 최초의 대중교통 전용지구인 ‘신촌 연세로’를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대학·청년·예술·지역 상권·주거 등 다양한 주제와 주체들이 조화롭게 녹아들 수 있도록 오래 공들인 곳이다. 모텔을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만든 ‘청년창업꿈터’를 비롯해 연세대 캠퍼스타운 창업 거점 공간인 ‘에스큐브’, 청년 창업가를 지원하는 컨테이너형 공공 임대 상가 ‘신촌 박스퀘어’, 청년주택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문화의 대표성을 띤 신촌이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청년 일자리로 가득한 활기 넘치는 지역으로 거듭날 거다. 앞으로도 신촌을 비롯한 서대문구 지역 곳곳에 청년 창업 공간과 청년 주택을 조성해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 -친환경 도시를 조성하는 데도 성과를 거뒀는데. “대중교통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1년 1월 서울시 최초로 대형 저상 마을버스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엔진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없어 승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 정원형 휴식 공간인 신촌기차역 광장을 조성하는 등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환경 교육 공간인 ‘두바퀴환경센터’를 홍제천변에 열어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탄소 저감을 실천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코로나19로 복지 사각지대가 느는 가운데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 오는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돋보인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공공 자원만으로는 복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이 지속적인 도움을 받으려면 민간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후원자가 형편이 어려운 주민과 일대일로 결연을 맺고, 대상 가정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738호 가정이 결연을 맺었고 누적 지원 금액만 41억원이다. ‘단 100가정만이라도 품어 보자’는 작은 뜻에서 시작한 사업이 이제 1004가정을 목표로 활성화되고 있다.” -서대문구 주민들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또 다른 맞춤형 복지 정책이 있나. “가족에 대한 돌봄과 간병을 도맡고 있으면서도 기존 복지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청년과 청소년인 ‘영 케어러’를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먼저 ‘청소년복지 지원법’에 근거해 서대문구 조례를 제정한다. 조례에는 영 케어러 실태조사를 비롯해 관리 방안, 지원 예산 편성, 맞춤형 보건복지 서비스 시행 등의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영 케어러에 대한 간병 및 복지 지원을 위해 현재 5개 종합병원과 실시하고 있는 ‘퇴원 환자 연계 사업’을 일반병원 및 요양병원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나. “홍제역 일대에 지하 공간을 조성하는 지하 개발 프로젝트다. 평소 교통량이 많아 혼잡한 구역에 지하 공간을 만들어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도서관 등 주민을 위한 각종 문화시설을 설치하는 게 목표였다. 세부적인 개발 계획까지 마련했지만 토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 자금도 확보할 계획인데,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꼭 마무리를 해 줬으면 하는 사업이다.” -남은 임기 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수립한 서대문형 그린뉴딜 5개년 계획에 따라 주민과 지역 사회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특히 탄소 배출이 많은 공공 건축물을 제로 에너지 건축물로 전환하고,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도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또 교육·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IT 신기술과 행정을 연계하는 시도를 꾸준히 할 계획이다. 비대면 시대와 맞물려서 디지털 소외 계층이 늘고 있는데, 우리 지역의 특화 사업인 디지털 튜터를 학교에 이어 경로당에도 파견해 연령에 따른 디지털 격차를 최소화하겠다.” -3선 연임 제한으로 더이상 구청장 출마가 어려운 만큼 향후 계획이 궁금한데. “기회가 주어지면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직에서 계속 활동할 생각이다.” 
  • [사설] 후진국형 광주 붕괴사고, 언제까지 반복할 텐가

    [사설] 후진국형 광주 붕괴사고, 언제까지 반복할 텐가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인 39층 옥상에서 그제 콘크리트를 부어 넣던 중 23~38층 외벽이 무너지면서 현장 작업자 6명이 실종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추가 붕괴 우려로 구조작업이 쉽지 않다. 사고 원인으로 타워크레인 지지대 손상과 콘크리트 부실 양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한 바람에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무너졌거나 아래층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공기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위층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서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이야 어찌 됐든 건설 현장에서 안전작업 수칙을 무시해 일어난 후진국형 참사임은 틀림없다. 사고가 난 아파트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6월 철거 공사 중 노후한 건물 외벽이 무너지며 버스정류장을 덮쳐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의 원청 시공사이기도 하다. 당시 이 회사 대표는 사고 현장을 찾아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7개월 만에 또다시 터진 대형 참사는 그동안의 안전 강화 운운이 말뿐이었음을 보여 준다. 연이은 참사에는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도 한몫했다. 정부는 지난해 학동 참사로 하도급업체 관리자 등을 기소했으나 정작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게다가 사고가 난 공사장 주변 주민들이 공사장 상층부에서 콘크리트 잔해물이 떨어지고 도로가 균열됐다며 제기한 안전 관련 민원을 번번이 묵살하기만 했다. 정부는 20대 국정 전략의 하나로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 사회’를 표방했다. 그러나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으로 29명이 사망하고, 2018년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0여명이 숨진 데 이어 2019년 7월에는 철거 중 붕괴사고로 서울 잠원동에서 4명의 사상자를 내는 후진국형 안전사고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내팽개치는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발주와 설계, 감리, 원청, 협력업체 등 건설 현장 각 사업 참여 주체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는 입법 보완 등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이번 사고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나면 원청업체 대표에게도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방안을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마련하는 것도 강구하기 바란다.
  • 의전도, 조사도 없이… 文대통령 조문의 정치학

    의전도, 조사도 없이… 文대통령 조문의 정치학

    대통령이 망자에게 애도를 표하는 방식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이자 정치행위다.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8, 9일 연거푸 직접 조문을 한 일정은 그래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광주 조선대병원에 마련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1987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문 대통령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이한열 열사의 모친에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전날에는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평택 화재 소방관 합동영결식에 참석했다. 이날 새벽 갑작스럽게 결정하면서 조사(弔辭)나 소개 등 일절 의전 없이 행사장 뒷줄에 앉아 마지막 운구 차량이 떠날 때까지 2시간가량 식장을 지켰다. 맨 마지막에 헌화·분향을 했고, 유가족에게 일일이 조의를 표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페이스북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가는 것이니, 별도 의전이나 형식을 갖추려 말라는 말씀과 함께였다”고 밝혔다. 조사 여부를 묻자 문 대통령은 “조사 없이, 그저 순서가 허락하면 헌화와 분향 정도로”라고 답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2019년 12월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 합동영결식 때처럼 대통령이 순직자 희생을 기리는 조사를 공식적으로 낭독하는 게 더 의미가 있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족 한 분, 한 분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직접 전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직접 조문은 현재진행형인 국정 과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메시지와 맞물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난·위험에서 안전할 권리(제천 및 밀양 화재 참사) ▲국가를 대신해 국민을 보호하던 중 순직(독도 소방헬기 추락, 평택 화재 소방관) ▲국가시설의 안전 미비 및 부적절한 대응(평택항 산재 이선호씨) ▲병영문화 폐습과 국가가 지켜 주지 못한 죽음(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등이다. 특히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경색되던 2019년 1월 김복동 할머니에 대한 조문은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빈소를 찾은 것이어서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조문 정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구평회 E1 명예회장 빈소를 찾은 것과도 대조적이다. 현 정부에서는 이건희(삼성), 구본무(LG), 김우중(대우), 신격호(롯데) 등 재계 거물의 조문을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책실장이 대신했다. 김종필 전 총리, 백선엽 장군,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거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처럼 논란이 된 죽음에도 직접 조문을 하지 않았다. 조화만 보내고 비서실장 등이 대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조화는 물론 청와대 차원의 조문도 없었다.
  • 손목 부상 신유빈, 국대선발전 못나간다…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 출전도 불발

    손목 부상 신유빈, 국대선발전 못나간다…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 출전도 불발

    손목 부상 재활 중인 신유빈(18)의 2022년 국가대표선발전 출전이 결국 불발됐다. 올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되면서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칭다오세계선수권(단체전) 출전도 어려워졌다.신유빈의 소속팀 대한항공 강문수 총감독은 “알려졌던 손목 피로골절 부위 외에 세계선수권 이후 추가로 미세골절이 발견돼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앞으로 4주~6주 가량 재활이 필요해 국가대표 선발전엔 나서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도중 피로 골절이 발견돼 경기를 중도에 포기했던 신유빈은 곧바로 재활에 나서 현재는 70% 정도 뼈가 붙었지만 라켓 훈련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까스로 지난 6일~7일 이틀 동안 첫 라켓 훈련을 했지만 출전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가대표 승선이 좌절되면서 신유빈은 올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과 4월 단체전 세계선수권 출전도 어려워졌다. 9일부터 13일까지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는 남녀 각 10명이 선발되며 이 가운데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과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대표는 대표팀 내 선발전을 통해 다시 뽑게 된다.신유빈은 또 28일 출범 예정인 한국실업탁구연맹 프로탁구리그 1라운드에도 나서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단체전인 프로리그는 5월 20일까지 코리아리그 남자 7개팀, 여자 5개팀, 내셔널리그 남자 6개팀, 여자 9개팀이 총 210경기를 치른다.
  • 충북지역 올해 도입되는 복지시책 뭐가 있을까

    충북지역 올해 도입되는 복지시책 뭐가 있을까

    충북지역 자치단체들이 올해 다양한 새 복지시책을 추진한다. 제천시는 올해부터 3년 이상 제천에 거주한 다문화가정 학생의 대학입학 특별장학금을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한다고 8일 밝혔다. 대상은 10명이다. 2년제 대학도 가능하다. 대학 소재지역은 상관없다. 장학금은 제천인재육성재단을 통해 지급된다. 신청자가 많을 경우 다문화가정의 소득수준 등을 비교해 어려운 학생부터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다문화가정과 가진 테마콘서트 행사에서 건의사항이 접수돼 마련한 시책”이라며 “장학금은 입학할 때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음성군은 중졸 또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30명을 선발해 1인당 30만원의 군민 평생장학금을 지원한다. 65세이상 고령자와 기초생활수급자가 대상이다. 군은 오는 9월 공고를 내 신청을 받은 뒤 지원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청자가 30명보다 많으면 검정고시 성적순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평생교육 시대에 맞춘 복지시책”이라고 했다. 충주시는 다자녀가정 입학축하금 지원을 신설한다. 다자녀 가정 중 셋째아 이상 자녀가 초·중·고에 입학하면 입학 연도에 1회 지원한다. 초등학교 30만원, 중학교 40만원, 고등학교 50만원이다. 영유아 어린이집 입학지원금 10만원도 지원한다. 만 80세 이상 참전유공자에게는 생일축하금 5만원을 주고, 만 18세 이하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는 보습제를 지원한다. 괴산군은 마을 이장 28명에게 건강검진비 25만원을 격년제로 지원한다. 청주시는 전기자전거를 구매하는 시민에게 보조금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과 금액은 100명에게 1인당 30만원이다.
  • 동대문구, 설맞이 농수산물 온라인 직거래장터 운영

    동대문구, 설맞이 농수산물 온라인 직거래장터 운영

    서울 동대문구가 설을 맞이해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설맞이 농수산물 온라인 직거래장터’를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온라인 직거래장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네 번째로 마련된 비대면 장터다.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설을 맞아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직거래장터에는 동대문구의 자매도시인 나주시·남해군·상주시·순창군·제천시·여주시·연천군·음성군·청송군·청양군·춘천시·보성군·부안군이 참여하며 ▲나주 배 ▲남해 멸치 ▲강원 한우 ▲상주 곶감 ▲청송 사과 등 30여 개 품목이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될 계획이다. 구매를 원하는 주민은 동대문구청 홈페이지(https://www.ddm.go.kr/ddm/directTradeMarketplace.jsp)에 내 온라인 쇼핑몰로 연결되는 배너를 통해 주문할 수 있으며 온라인 주문이 어려울 경우 구청 및 동 주민센터를 통한 사전 주문도 가능하다. 배송기간은 17일부터 28일까지로, 자매도시 농가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배송지로 순차 배송될 예정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길어지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고 농산물 소비가 감소하면서 많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농가를 도우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농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직거래장터의 많은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아하! 우주] 행성인듯 행성아닌…끝나지 않는 ‘명왕성 복권’ 논쟁

    [아하! 우주] 행성인듯 행성아닌…끝나지 않는 ‘명왕성 복권’ 논쟁

    15년 전 '행성'의 지위를 잃고 ‘계급’이 강등된 명왕성을 복권해야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최근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필립 메츠거 박사 등 천문 과학자들은 행성의 기준을 다시 정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행성 과학저널 ‘이카루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명왕성의 복권 논쟁은 행성의 지위를 잃은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고있다. 이중 명왕성 복권에 가장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을 위시한 미국의 과학자들이다. 명왕성에 얽힌 해묵은 논쟁의 시작은 지난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00여 명의 전세계 과학자들은 투표를 통해 행성의 기준을 바꿨다.이날 새롭게 정립된 행성의 기준은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球·sphere)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공전궤도 상에 있는 자신보다 작은 이웃 천체를 깨끗히 청소해야 할 만큼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명왕성은 세번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명왕성 주위에 서로 공전하는 카론과 에리스 등 여러 천체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당시까지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고 ‘134340 플루토’라는 생소한 이름을 가진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강등됐다. 이에 미국이 크게 반발한 것은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하게 미국인 클라이드 W. 톰보(1906~1997)가 발견했다는 점과 탐사를 위해 뉴호라이즌스호를 발사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미국 과학자들은 이후에도 줄기차게 명왕성 복권을 외쳐오다 급기야 행성의 정의 자체를 바꾸자는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메츠거 박사 연구팀은 IAU의 행성 정의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개념을 토대로 만든 것이라며 행성의 세번째 기준 삭제를 요구했다. 또한 태양계 내 지질학적으로 활발한 천체를 행성으로 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태양계 내 행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메츠거 박사는 "새로운 행성 기준이 적용되면 아마 우리 태양계의 행성은 150개가 넘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근본적으로 IAU의 행성 정의를 무시하며 논문에서는 명왕성을 계속 행성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 소규모 개별 여행객 겨냥한 지역별 ‘관광택시’ 떴다

    소규모 개별 여행객 겨냥한 지역별 ‘관광택시’ 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규모 개별 여행객들이 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도입한 ‘관광택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 영주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석사와 소수서원, 무섬마을 등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택시로 이동하며 여행하는 ‘영주 관광택시’ 이용객이 1000명을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5월 처음 운행된 이후 연말까지 7개월 동안 1068명이 이 택시를 이용했다. 영주시가 관광택시를 이용한 113팀(303명)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매우 만족 85%, 만족 13.8%, 보통 1.2% 등으로 나타났다. 영주 관광택시 이용 요금은 기본 4시간에 8만원(추가 1시간당 2만원)이며, 시가 50%를 지원한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지역 택시업계의 운영난을 극복하고 증가하는 개별 여행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관광택시를 도입했다”면서 “관광택시는 주차 걱정없이 주요 관광명소를 어디든지 다닐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관광택시를 더욱 활성화해 침체된 지역 관광과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했다. 강원 영월군의 관광택시인 `영택시’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영택시 이용률이 전년 대비 530%(65건→350건) 이상 크게 증가하는 등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영택시는 3시간이나 5시간 단위(4만~7만원)로 택시를 대절해 영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서비스이며, 신청은 영월관광택시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먼저 도입된 지역의 관광택시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지자체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경기 안성시와 강원 강릉시는 지난해 10월과 11월부터 관광택시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특히 강릉은 관광자원과 체험시설을 관광택시와 결합해 모바일 형태의 카드로 엮어 관광객들에게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강원 속초시와 경남 거창군, 전북 부안군은 관광택시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용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교통편의를 제공받을 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추천하는 숨은 관광 명소와 맛집 정보, 관광해설 등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이밖에 경기 수원시와 충북 제천시, 충남 서천군, 강원 평창군, 울산시 울주군, 강원 삼척시 등이 관광택시를 도입할 예정이다. 관광택시는 코로나19 이후 개인 및 가족 단위 등 소규모 관광 수요가 늘면서 지자체의 새로운 관광지원 프로그램으로 떠 올랐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충북 북부지역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

    충북 북부지역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

    충북에서 다문화가정 아버지들로 구성된 학부모회가 구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 첫 사례다. 충북도국제교육원 북부분원은 29일 오후 7시 분원 강당에서 ‘우리 모두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식을 연다. 이 단체는 베트남, 중국 출신 등의 이주여성이 있는 다문화가정 학부모 등 2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을 자녀로 둔 제천·단양지역 다문화가정 아버지들은 정회원, 어머니들은 준회원으로 활동한다. 한국인 부모 가정 아버지들도 참여할 수 있다. 아버지회는 앞으로 자녀·부모교육 관련 특강, 다문화 가정 자조모임, 친목 활동 등을 펼칠 계획이다.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은 중국인 여성과 결혼해 초등생 딸을 둔 김민기씨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씨는 “중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자라는 딸을 보면서 한국인 부모가정 아이들보다 부족한 게 없는지 늘 고민했다”며 “나 같은 입장의 아버지들과 자녀교육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창립식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다. 국제교육원 오영록 원장은 “다문화가정 어머니는 한국어에 서툴고 문화차이 등으로 학교별로 구성된 학부모회 활동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며 “다문화 아버지회가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자녀들의 자긍심을 키워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제천단양 지역 학생의 30%가 다문화가정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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