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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희생자의 친자식인데 호적에 못 올려… 뒤틀린 가족관계 정정 문의 잇따라

    4·3희생자의 친자식인데 호적에 못 올려… 뒤틀린 가족관계 정정 문의 잇따라

    제주 4·3 사건 희생자의 친자식인데 호적에 올리지 못해 70여년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한 채’ 살아온 ‘사실상의 자녀’들이 잇따라 뒤틀린 가족관계 바로잡기 에 나섰다. 4·3정보시스템에 가족관계 정정 신청 접수된 건수만 60여건(서류 완비 16건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3사건 피해로 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확대 신청 접수를 지난 7월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가족관계 등록사무처리규칙’ 및 올해 3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에 따라 4·3위원회의 결정으로 제적부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 창설과 사실상의 자녀와 희생자 간 친생자관계 연결도 가능해졌다. 신청 대상자는 ▲제주4·3사건 피해로 제적부(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돼 있지 않은 희생자 ▲제주4·3사건 피해로 제적부(가족관계등록부)가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희생자 및 유족 ▲제주4·3사건 피해로 희생자와의 신분관계에 정정이 필요한 사람이다. 제주도 4·3지원과(도외·국외), 행정시 자치행정과와 관할 읍·면·동(도내 거주자)이며, 신청서를 작성해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 접수도 가능하다. 신청 가능사항은 ▲제적부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 창설 결정 ▲희생자의 사망기록(사망일시, 사망장소) 기재 또는 정정 결정 ▲희생자인 친생 부·모 및 공부상 부·모와의 친생자관계존부확인결정 등이다. 희생자와의 신분관계를 입증하는 증빙자료는 증거의 진실성이 객관적으로 담보돼야 하며, 보증서 등 단독 증빙자료만으로 그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4·3위원회는 제출된 증빙자료 모두를 종합해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여부를 심의·결정할 예정이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70년이 넘도록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숙원인 혈연관계의 회복을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할 것”이라며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신청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해 소외되는 분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제주4·3사건 가족관계 불일치 사례조사’ 결과 총 427건의 접수 중 실제로는 희생자의 친생자이지만 희생자의 조카나 형제 등으로 출생신고가 된 ‘사실상의 자녀’인 경우가 228건으로 확인된 바 있다.
  • 노만석 신임 제주지검장 “사소한 사건도 내 가족 일처럼 임한다면 검찰 신뢰 회복될 것”

    노만석 신임 제주지검장 “사소한 사건도 내 가족 일처럼 임한다면 검찰 신뢰 회복될 것”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적인 자연유산인 제주에서 근무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평화와 치유의 섬으로, 제주4·3사건이라는 잊지 못할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주 지역의 법 질서를 수호함과 동시에 도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며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부여된 자리여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노만석(53·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제주지검장은 7일 오전 제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렇게 소감을 피력했다. 노 신임 지검장은 친구와 친구의 딸이 겪었던 억울한 사연을 소개하며 “작금에 반발하고 있는 강력사건이나 토착비리 등 부패사범에 대해 엄정대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소하다고 느껴지는 사건에서도 사건 관계인이 내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업무에 임한다면 검찰의 신뢰는 반드시 회복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경남 창녕 출신인 노 지검장은 성균관대 법학과, 터키 이스탄불 예디테페대학교를 나와 1997년 제39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대구지검에서 첫발을 뗐으며 법무부 감찰담당관, 부산지검 제2차장, 의정부지검 인권감독관 등을 거쳤다. 제주로 부임하기 직전까지 그는 1년 3개월간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냈다.
  • 무명천 할머니를 기억하겠습니다… 4·3의 비극을 잊지않겠습니다

    무명천 할머니를 기억하겠습니다… 4·3의 비극을 잊지않겠습니다

    제주4·3의 비극으로 아래 턱에 총탄을 맞아 평생을 무명천으로 턱을 가리고 눈물을 삼키며 살았던 고 진아영 할머니(1914∼2004년)의 삶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린다. 제주시 한림읍 선인장마을 월령리 마을회와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보존회는 진아영 할머니 19주기를 맞아 오는 9일 월령리 해변공연장에서 추모문화제를 연다고 5일 밝혔다.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는 4·3당시 고향 판포리의 오빠 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순박하고 평범한 서른 다섯의 아낙이었다. 집 앞에서 군경토벌대가 무장대로 오인해 발사한 총탄에 턱을 맞았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무명천 할머니로 더 알려진 고인은 턱을 가린 채 말을 할 수도 없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55년의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오다 2004년 9월 8일 한 많은 세상과 작별했다. 2017년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보존회’가 설립돼 할머니가 살던 8평 남짓한 한림읍 월령리 자택은 2018년 삶터로 개소됐다. 그러나 민간 차원의 관리가 힘들어지면서 제주도가 후손들의 뜻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삶터 보존 의지에 따라 기부채납을 받았다. 이번 추모문화제에 앞서 4·3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삶터를 제주도에 기부한 후손들의 뜻을 기리는 표석 제막식도 열린다. 삶터보존회 15년간 활동과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한 이들의 이야기가 전시된다. 추모문화는 유튜브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한편 월령리 일대에서는 평화기행이 준비됐다. 무명천 할머니의 삶터를 시작으로 선인장 자생지, 월령리 해안길, 식물원 등지를 걷는 코스로, 선착순 40명 모집이다.
  • 4·3희생자 2153명에게 보상금 1613억 지급됐다

    4·3희생자 2153명에게 보상금 1613억 지급됐다

    제주도는 1~3차 4·3희생자 보상금 대상자 7410명 중 심의를 마친 2153명에게 보상금 1613억원을 지급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3차 4·3희생자 보상금 신청접수 대상자 7410명 중 약 6100명의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신청이 접수됐으며, 심의를 마친 2153명에게 1613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6차례에 걸쳐 4·3보상금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1차(2117명), 올해 1월 2차(2500명), 올해 7월 3차(2793명) 신청 접수를 받았으며, 앞으로 남은 3차례(4~6차)를 통해 약 7328명의 희생자에 대한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신청대상자 중 1~2차는 95% 이상 접수되었으며, 현재 3차 접수를 도·행정시·읍면동에서 받고 있다. 제주실무위원회에서는 7월 말까지 희생자 약 3012명을 심사해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4·3위원회에 최종 심사결정을 요청했다. 제주4·3위원회에서도 2468명의 최종 심사를 완료하는 등 보상금 심사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제주실무위원회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총 13회의 회의를 통해 매월 200명 이상의 보상금 심사를 진행했으며, 이번 8월에도 300여명 이상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4·3위원회에서 심의 완료된 2468명 중 현재까지 2430여 명의 보상금 청구가 접수됐으며, 2153명에 대해 1613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한편 해외에서 이뤄진 보상금 청구현황을 살펴보면 282명의 청구권자들로부터 27억원의 보상금 청구가 접수됐다. 나라별로는 일본 243명, 미국 31명을 비롯해 베트남, 스웨덴, 크로아티아, 뉴질랜드에서 청구했다. 일본 오사카 영사관에서도 135명이 청구하는 등 해외 청구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최근 일본, 미국 등 해외 청구자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한 결과, 해외에서의 보상금 청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상금 지급에 한분도 누락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태문 등 30명 억울한 옥살이 푼다… 합동수행단, 40차 군사재판 직권재심 청구

    김태문 등 30명 억울한 옥살이 푼다… 합동수행단, 40차 군사재판 직권재심 청구

    4·3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군사재판 수형인에 대한 40차 직권재심이 청구됐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하 ‘합동수행단’)은 18일 제주4·3사건 관련 군사재판 수형인 김태문 등 30명에 대한 직권재심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합동수행단은 제주4·3사건 관련 군사재판 수형인(총 2530명)에 대한 직권재심을 지난해 2월 10일 최초 청구한 이래 현재까지 40차에 걸쳐 총 1151명을 청구했고, 그 중 36차로 청구한 수형인까지 총 1031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돼 명예를 회복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합동수행단은 제주4·3사건 관련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재판 수형인 10명에 대해 4차 직권재심을 청구했다. 당초 제주지검이 2022년 12월 28일 일반재판 수형인 10명에 대해 1차로 직권재심을 청구했으나 합동수행단이 지난 5월부터 일반재판 직권재심 업무까지 이관받아 진행하고 있다. 제주4·3직권재심 합동수행단과 제주지검은 지난 2월 22일 회의를 통해 그동안 분리돼 있던 군사재판 직권재심과 일반재판 직권재심을 합동수행단에서 모두 담당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합동수행단의 명칭도 기존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에서 권고가 빠지고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으로 변경됐다. 직권재심 업무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업무 일원화한 셈이다. 합동수행단은 올해 5월 11일 일반재판 수형인 10명에 대해 2차로 직권재심을 청구한데 이어 6월 27일 일반재판 수형인 10명에 대해 3차로 직권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현재까지 40명 청구에 무죄는 0건이다. 일반재판 4·3 피해자는 18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 내년엔 가족 품으로 돌아갈까… 삼밧구석 아이들 유해 유전자감식 돌입

    내년엔 가족 품으로 돌아갈까… 삼밧구석 아이들 유해 유전자감식 돌입

    제주4·3 때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7∼10세의 어린이 유해 2구가 발견돼 운구제례를 거행한 가운데 유가족 채혈을 통해 DNA 확인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8일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동광리에 행방불명된 분(유아동 행방불명)들이 있어 지금 받고 채혈을 받는 상황인데 어린이 유해 2구가 나와 시료를 채취해 10월까지 유가족 채혈(유전자 감식)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시간이 흐를수록 유해 부식 정도 심해져 정확한 감식 어려워… 유해발굴 장소서 숟가락도 나와 올해 유가족 채혈 DNA 확인 절차는 10월말 마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에 검사를 실시하게 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구 모두 머리뼈(두개골) 중심으로만 남아 있고 팔·다리·몸통 등 사지골은 확인되지 않았다. 두개골의 치아상태로 볼때 7~10세로 추정된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4·3희생자 유해매장 추정지 조사를 통해 지난 7월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4·3희생자 추정 유해 2구를 수습했다. 지난 17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주관으로 운구 제례를 거행했다. 발굴 현장은 마을 주민 제보자의 증언을 기준으로 조사대상지를 선정했고 발굴은 올해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서 추진 중인 ‘제주4·3희생자 유해발굴 및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감식’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조사팀 관계자는 “시료 상태나 유가족 채혈이 발굴된 두개골에서 뼈를 잘라 시료 채취했을 때 상태가 안 좋으면 DNA를 맞추기 어려워 현재로선 감식이 성공을 거둘 지 미지수”라며 “시간이 갈수록, 70년이 흐르고, 75년이 흐르면서 부식정도가 더 심해져 정확한 감식이 어려워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3월 마을 사람의 증언을 바탕으로 아직도 지형이 바뀌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조사 발굴을 하게 됐다”면서 “70여년 전 제주4·3 당시 어린이들이 희생된 후 묻힌 상태에서 나중에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개간하다가 유해가 나와 근처로 옮겨놨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 동네 큰넓궤 동굴에 숨어 지낸 적 있어 4·3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고 있는 마을 사람은 유해가 발견된 곳에서 숟가락 2개도 나와 희생자라고 판단해 잘 묻어줬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밧구석 46가구 사는 등 임씨 집성촌… 지금은 잃어버린 마을로 영화 ‘지슬’의 소재로 동광리는 4-3 시기 현재의 동광 육거리를 중심으로 무등이왓(130여가구)과 조수궤(10여가구), 사장밧(3가구), 간장리(10여가구), 삼밧구석(46가구)의 5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진 중산간 마을이었다. 1948년 11월 증순 이후 증산간 마을에 대한 토벌대의 초토화작전이 실시되면서 마을은 모두 파괴됐고, 많은 주민들이 희생됐다. 4·3평화재단의 지역별 피해현황 자료와 4·3연구소 자료를 보면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1425번지 일대 동광리 하동인 삼밧구석은 삼을 재배하던 마을이라 하여 삼밧구석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4-3 시기 46가구의 주민들이 살던 마을로 임씨 집성촌이었다. 호주로는 강무학, 김여생, 김철규, 변갑출, 변기칠, 양맹호, 이갑문, 이영길, 이정학, 이태옥, 임경화, 임공숙, 임두칠, 임문숙, 임성산, 임승수, 임오생, 임원년, 임원현, 임해생, 임화명, 홍방언 등이었다. 동광리의 큰넓궤와 도엣궤는 동광목장 안에 있는 용암동굴로 1948년 11월 중순 이후 동광 주민들이 2개월 가량 집단적으로 은신생활을 했던 곳이다. 동광리 주민들은 큰넓궤에서 40 ̄50여 일을 살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토벌대의 집요한 추적 끝에 발각되고 말았다. 곧 토벌대는 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청년들은 노인과 어린아이들을 굴 안으로 대피시킨 후 이불 등 솜들을 전부 모아 고춧가루와 함께 쌓아 놓고 불을 붙인 후 키를 이용하여 매운 연기가 밖으로 나가도록 했다. 토벌대는 굴속에서 나오는 매운 연기 때문에 굴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총만 난사했다. 그러다 토벌대는 밤이 되자 굴 입구에 돌을 쌓아 놓고 사람들이 나오지 못하게 막은 다음 철수했다. 토벌대가 간 후 근처에 숨어 있던 청년들이 나타나 굴 입구에 쌓여 있는 돌을 치우고 주민들을 밖으로 나오게 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다른 곳으로 피하도록 했다. 그러나 굴속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갈 곳이 막연했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눈이 많이 내렸기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옷이나 신발 모두 변변치 않았지만 한라산을 바라보며 무작정 산으로 들어갔다. 그 후 이들은 영실 인근 볼레오름 근처에서 토벌대에 총살되거나 잡혀 서귀포로 갔다. 이들은 정방폭포나 그 인근에서 학살됐다. 큰넓궤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입구를 지나면 5m 정도의 절벽이 나오고, 이곳을 내려서면 이 굴에서 가장 넓은 장소가 나온다. 바닥이 제주도 현무암 그대로여서 울퉁불퉁해 위험하다. 이곳을 지나면 토벌대의 총알을 막으려고 쌓아 놓은 돌담이 한 쪽에 쌓여진 곳이 있고, 양쪽으로 깨진 그릇 파편들을 볼 수 있다. 이곳부터 굴이 좁고 낮아져 조금 가면 약 30m 정도 기어들어가야 하는 곳이 나온다. 이 굴에서 가장 드나들기 어려운 곳이다. 이곳만 지나면 굴은 다시 높아져 다니기 쉬우며 그 안에는 이층굴도 나오고 좀 넓은 곳이 나온다. 삼밧구석 등의 학살 사건은 오멸 감독의 4·3 영화 ‘지슬’의 소재가 됐다. #현재까지 유전자감식 작업통해 413구 유해 발굴…141명 유족의 품으로 마을터는 동광육거리에서 오설록 방면 서쪽으로 약 900m 떨어진 곳으로 이곳 큰길가 마을터 입구에는 2005년 4월 3일 세운 잃어버린 마을 표석이 서 있다. 살아남은 주민들이 동광리(간장리)에 성을 쌓고 살기 시작한 이후 삼밭구석은 재건이 되지 않았다. 지금은 개간된 밭들 사이로 드문드문 서 있는 빈 집터의 대나무만이 지나간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제주4·3희생자 유족회(회장 김창범)는 유해에서 시료를 채취해 유전자 감식을 거쳐 희생자의 이름을 찾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까지 ‘제주4·3희생자 유해발굴 및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감식’ 사업을 통해 413구의 유해를 발굴하고 141명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 확보한 8억 7000만 원(전액 국비)으로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유가족 채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유족들의 한을 해소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 4·3 때 희생 추정 어린이 유해 운구 제례

    4·3 때 희생 추정 어린이 유해 운구 제례

    제주4·3희생자유족회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잃어버린 마을 ‘삼밧구석’에서 지난달 수습된 4·3희생자 추정 어린이 유해 2구를 위한 운구 제례를 거행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머리뼈와 함께 남아 있는 치아로 유해의 사망 당시 나이를 7~10세로 추정했다. 삼밧구석 마을은 4·3 당시 임씨 집성촌으로 46가구가 살았는데, 많은 주민들이 토벌대에 죽임을 당했다. 삼밧구석 등의 학살 사건은 오멸 감독의 4·3 영화 ‘지슬’의 소재가 됐다. 서귀포 연합뉴스
  • 보복·원망 대신 화해·상생의 이름으로…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첫 관문 통과

    보복·원망 대신 화해·상생의 이름으로…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첫 관문 통과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제주4·3기록물’이 지난 9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의 심의에서 조건부 가결로 통과되자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한걸음 다가섰다며 진심으로 환영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제주4·3 제75주년을 맞아 사건 당시 생산된 기록, 진실기록과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담은 ‘제주4·3기록물’이 지난 9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의 심의에서 조건부 가결로 통과됐다고 11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4·3의 해결과정이 민간의 진상규명 노력 등에서부터 시작해 정부의 제주4·3사건 진상보고서 채택에 이르기까지 전개된 과정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외국인 입장에서 제주4·3을 이해해야 4·3기록물의 세계사적 중요성과 기록물 보존 필요성이 설명되므로 전문적인 영문 번역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영문 신청서를 다시 검토하자는 의견에 따라 조건부 가결됐다. 이에 도는 제주4·3평화재단과 함께 4·3을 소개하는 영문 영상물 등을 만들어 오는 10월 중순 한국위원회에 심의를 받고, 위원회 재심의가 통과되면 11월 말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위원회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1948년 제주4·3이 발생한 이후 70년이 넘도록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마을에 살면서도 보복과 원망 대신 화해와 상생으로 공동체를 회복한 이유는 제주도민들의 자발적인 화해·상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제주4·3은 제주도민들의 힘으로 국가폭력을 극복하고, 해결을 이뤄낸 선도적인 세계적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4·3이 ‘세계적인 가치’로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며, 제주4·3의 역사를 인류 공동유산으로 보존하는 것”이라며 “화해와 상생이라는 4·3의 평화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주4·3희생자 1만 4660명중 생존 희생자는 116명에 불과하다. 유족회측은 “생존 희생자들이 한 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오랜 시간 감추고 아파하던 그 시간의 진실 속에 감추어진 그 엄청난 고통과 분노가 시간이 흐르면서 돌이켜 볼 수 있는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세계인의 역사로 기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전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서적(책), 고문서, 편지, 사진 등 귀중한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을 진흥하기 위해 유네스코에서 1992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1997년부터 2년마다 등재를 선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동의보감, 새마을운동기록물,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등에 이어 올해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선정돼 총 18건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제주4·3기록물은 4·3사건 당시 생산된 기록물(미군정, 수형인명부, 재판기록), 사건의 진실기록(희생자 및 유족의 증언)과 민간과 정부의 진상규명 기록 등을 담은 기록물로서 문서, 편지, 오디오(비디오)테이프, 영상, 도서 등의 자료 1만 7000여건으로 구성됐고, 국가기록원,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제주4·3평화재단 등에 보관돼 있다. 앞서 오영훈 지사는 지난 2월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 공식 출범때 “우리의 당당한 역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려 세계가 인정하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사례이자 어떤 비극이 있더라도 평화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보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문화재청과 협력해 제주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기록으로 영구히 남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 ‘책방지기’ 文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제주도 동네 책방서 포착

    ‘책방지기’ 文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제주도 동네 책방서 포착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 휴가차 제주도를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제주도에서도 지역 책방에 들러 운영 비결을 묻는 등 퇴임 후 책방지기로서 해야 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 반려견 ‘토리’와 함께 지난달 30일 오후 제주에 도착했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약 1주일간 제주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1일 표선의 동네 책방인 북살롱 이마고를 찾은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책방을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조금 특별한 손님이 오셨다. 바로 양산에 있는 평산책방 책방지기이신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반소매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문 전 대통령이 책방에 온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책방을 찾은 시민들과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A씨는 “(문 전 대통령이) 새내기 책방지기로서 이런저런 궁금한 점도 질문하셨다”며 “책방들 모임도 궁금해하셔서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책방넷)와 제주책방넷 이야기도 들려드렸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1주년을 보름여 앞둔 지난 4월 25일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책방을 낸뒤 직접 책방지기로 활동하고 있다.문 전 대통령 부부는 퇴임 후인 지난해에도 여름 휴가지로 제주를 찾았다. 지난해 8월 제주를 찾아 7박 8일간 표선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한라산 영실코스를 등반한 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올레길 4코스를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휴가 기간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줄곧 함께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국회의원과 강창일 전 주일대사, 오영훈 제주지사,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는 ‘뒤틀린 가족관계’… 28일부터 고칠 수 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는 ‘뒤틀린 가족관계’… 28일부터 고칠 수 있다

    앞으로 제주4·3사건 희생자의 친자식인데 희생자의 조카나 형제 등으로 출생 신고된 ‘사실상의 자녀’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제주4·3사건 가족관계 불일치 사례조사’ 결과 총 427건의 접수 중 실제로는 희생자의 친생자이지만 희생자의 조카나 형제 등으로 출생신고가 된 ‘사실상의 자녀’인 경우가 228건으로 확인된 바 있다. 4·3희생자의 사망과 행방불명으로 상당수의 자녀들은 출생신고와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형제, 삼촌의 아들과 딸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연좌제에 걸릴까봐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의 연을 끊어야만 했다. 결국 친부에 대해 법적으로 ‘아버지이지만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한 채’ 70여년을 지내온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처럼 4·3사건 피해로 인해 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확대신청·접수를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신청대상은 ▲제주4·3사건 피해로 인해 제적부(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돼 있지 않은 희생자 ▲제주4·3사건 피해로 인해 제적부(가족관계등록부)가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희생자 및 유족 ▲제주4·3사건 피해로 인해 희생자와의 신분관계의 정정이 필요한 사람이다. 앞서 2021년 6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 시행으로 4·3위원회의 결정을 통한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특례가 도입됐으나, 그간 정정대상이 ‘희생자의 사망기록(사망일자, 사망장소)’으로만 한정됐다. 이에 4·3희생자 유족들이 가족관계 정정범위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결과 2022년 7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가족관계 등록사무처리규칙’, 2023년 3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되면서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확대 신청·접수가 가능해졌다. 접수는 신청인 주소지 기준 도, 행정시, 관할 주소지 읍면동으로 신청서를 작성해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 접수도 가능하다. 신청사항은 ▲제적부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 창설 결정 ▲희생자의 사망기록(사망일시, 사망장소) 기재 또는 정정 결정 ▲희생자인 친생 부·모 및 공부상 부·모와의 친생자관계존부확인 결정 등이다.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신청·접수가 되면 신청사항이 유족과 이해관계인에게 통지되며 2개월 간의 공고기간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이후 사실조사를 거쳐 4·3실무위원회의 심사 및 4·3중앙위원회의 심의·결정이 이뤄지며 결과를 통지받은 신청인이 가족관계등록관서에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을 신청하면 대법원 규칙에 따라 최종 처리된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숙원이던 유족들의 바람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업무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오랜기간 뒤틀린 가족관계로 고통을 받았던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과 적법한 권리 회복을 위해 단 한 분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을 위해 희생자와의 신분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는 증거의 진실성이 객관적으로 담보돼야 하며 보증서 등 단독의 증빙자료만으로 그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4·3위원회는 제출된 증빙자료 모두를 종합해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여부를 심의·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직권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됐다.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4·3특별법에 일반재판 직권재심 근거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지시로 일반재판 대상자에 대한 직권재심 청구가 시작됐다.
  • 20평의 기적… 70년 된 한을 푸는 9인이 있었다

    20평의 기적… 70년 된 한을 푸는 9인이 있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지난 14일 장관 취임 이후 공식적으로 제주를 처음 방문하면서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하 합동수행단) 사무실을 가장 먼저 찾아 지역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내 제주도 도로관리과 청사에 위치한 합동수행단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너무나 소박한 모습이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도 동쪽 한 귀퉁이에 있어 보일 듯 말 듯 했다. # 역사적인, 너무나 역사적인 그곳은… 1980년대 시골학교보다 더 비좁은 사무실 제주 4·3 당시 부당하게 작동했던 사법체계를 70여년이 흐른 지금 바로 잡기에 나선 역사적인 장소이지만, 합동수행단 건물은 마치 1980년대 시골학교를 닮았고 사무실은 그보다 더 협소했다. 그럼에도 합동수행단은 한 장관이 방문하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귀한 손님을 맞느라, 혹은 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판단해 협소한 사무실을 최대한 넓게 보이려고 복도 칸막이를 떼어 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이곳의 수장인 강 단장마저 별도 룸도 없이 자영업자 대표보다도 못한 칸막이 한 칸을 룸으로 쓰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아침 칸막이마저 떼어내자 그나마 있었던 자신만의 공간조차 사라졌다. 그만큼 사무실은 비좁고 열악한 상황이었다. 손님이 와도 그 흔한 소파도 없어 대접할 공간마저 없어 보였다. 이날 변진환 검사는 “칸막이 없애니 사무실이 넓어 보인다”며 애써 웃었다. 그리고 “이 정도면 기자들도 몰려와도 비좁아 보이지 않을 것 같지 않냐”고 일찍 온 기자들에게 진지하게 되물었다. 하지만 이날 한 장관이 도착하고 취재 열기가 뜨거워지자 한 장관과 마주하지도 못한 채 복도에서 목소리만으로 취재하는 기자도 발생했다.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한 장관이 이날 기자들에게 입을 떼면서 언급한 “70여년이 지난 아픈 역사를, 70여년이 지난 후에 재심을 위해, 70여년이 된 재판기록을 완전히 전수조사하는, 흔치 않은 일을 하는” 합동수행단이 아니던가. 4·3 희생자 가족과 유족들의 한 풀어주기 위해 애쓰는 공간의 현주소는 청백하다 못해 민망할 정도로 초라했다. # 70여년 된 아픔을 치유하는 그곳인데… 협소한 사무실 탓 일부 대면도 못한 채 목소리로만 취재도 70여년의 아픔을 치유하고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업무를 담당하는, 그들의 빛나는 업적에 비해 흔하디 흔한, 평범한 사무실이어서 놀랐다.이날 합동수행단의 업무에 속도를 내려면 인력 충원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장관은 “검사나 수사관 한명을 늘리려고 해도 국회에서 해주지 않는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한 뒤 “속도가 느릴지언정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직권재심)해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어쩌면 예우받지 못하는 그들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건, 장관 취임 이후 첫 제주 방문에서 가장 먼저 ‘여기, 이곳’을 찾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이었다. 합동수행단은 이날 평소에 하던 작업들을 책상 위에 펼쳐 놓았다. 눈으로 확인해야만 그들의 업무를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알아보기도 힘든 수사기록을 보면서, 황색 모노톤으로 빛바랜 장부들을 보면서, 조금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이 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와 닿았고 결코 생색내기용 연출이 아니었다. 이날 한 장관도 실제 이 서적들을 펼쳐보이고 손에 쥐고 열변을 토하듯 말했다. “한자 세대도 아닌데 고어체이고 흘려 기록된 한자를 일일이 해독하는 일을 그들은 하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실제 점 하나만 달라도 성이 바뀌고 이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확인 작업을 거쳐야 하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희생자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 사람의 운명이 달려 있다.# 빛바랜 기록과 싸우는 그곳엔… 70년 아픔을 치유하는 기적의 9인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실제 더 수북이 쌓인 4·3관련 기록과 수형인명부, 제대로 알아보기 조차 힘든 한자 기록과 씨름하며 날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빛바랜 기록의 역사와 싸우고 있다. 한 장관은 “처벌만 하던 검찰이 억울한 한을 풀어주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특유의 또렷하고 진중한 어조로 합동수행단을 치하했다. 지난 14일 기준 군사재판 피해자 2530명 중 합동수행단은 1061명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이 중 1031명의 수형인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한편 합동수행단은 강 단장을 비롯, 검사 2명, 검찰수사관 3명. 실무관 1명, 파견경찰 2명 등 총 9명이다. 이들은 원팀으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75년이 된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있다. 불과 20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해내는 기적이었다.
  • 제주 온 한동훈 “70년 지나 재심 위해 70년 된 재판기록, 완전히 전수조사 흔치 않은 일”

    제주 온 한동훈 “70년 지나 재심 위해 70년 된 재판기록, 완전히 전수조사 흔치 않은 일”

    #장관 취임 이후 제주 첫 방문… 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가장 먼저 찾아 격려 “4·3사건은 70여년이 지난 아픈 역사고 여러가지 평가가 이루어지고 법이 만들어졌다. 세계사적으로도 특이한 사례다. 70여년이 지난 이후에 재심을 위해 70년 된 재판 기록을 완전히 전수조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4·3 직권재심 청구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겠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장관 이후 제주를 처음 방문하면서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하 합동수행단)을 찾았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강풍경보, 급변풍 경보가 발효되면서 비행기들이 다소 연착됐고 한 장관이 탄 대한항공편도 지연돼 오전 10시 30분 예정됐던 방문 일정이 10여분 지연됐다. 그는 오자마자 합동수행단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바로 기자들의 질문에 선 채로 답했다. 거침없는 대답 속엔 4·3 직권재심 청구를 끝까지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해 8월 10일 검찰에 설치된 합동수행단의 업무 경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제주4·3사건과 관련해 군사재판 뿐 아니라 일반재판을 통해 형을 선고받은 수형인에 대해서도 직권 재심 청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찰에 지시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려 주목받았다. 그동안 4·3특별법에 따라 빠르고 신속하게 진행된 군법회의 수형인들의 직권재심과 달리, 일반재판 수형인 유가족들은 개별적으로 재심소송을 진행해야 함에 따라 명예회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직권재심은 검찰의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는 것으로, 국가가 잘못한 것을 국가 스스로 시정하고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는 4·3특별법에 따라 1948년과 1949년 군법회의에 회부된 수형인 희생자들만이 직권재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7월 14일 기준 군사재판 피해자 2530명 중 합동수행단은 1061명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이중 1031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유족 청구재심으로 명예가 회복된 4.3희생자도 있어 합동수행단은 군사재판 4·3피해자 1016명에 대한 재심을 더 청구해야 한다. #“군사재판 수형인과 일반재판 수형인은 다를 바 없다… 4·3은 제주와 국민의 비극이다” 그는 이날 “우연찮게 이원석 검찰총장이 제주지검장을 하면서 제주에 대해 여러 이해가 있던 분이어서 저와 이 부분(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며 “군사재판에서 수형된 사람과 일반재판의 수형인과 다를게 없다. 우연의 차이일 뿐이지, 누가 덜 억울하고 국가의 보호를 덜 받아야 하는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4·3 사건은 제주와 국민의 비극이다.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분을 옥석을 가려서 그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다는 것이 직권 재심의 취지다. 당사자가 신청할 수 있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그걸 검찰이 대신해 드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안했던 이유는 딱 한가지라고 꼽았다. “그건 바로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라며 “군사재판은 수형인 명부가 있지만, 일반재판은 그런게 남아있지 않다. 1950~1960년대 재판의 기록을 검사와 수사관들이 하나하나 전수조사를 해야만 가능하다.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해독하는 게 손이 많이 간다”고 설명했다. # 합동수행단이 수북이 쌓아놓은 수형인명부와 한자로 된 수사기록들 가리키며 “느려도 해내겠다” 그는 이날 합동수행단 책상에 수북이 준비해 놓은 4·3관련 기록과 수형인명부, 심지어 흘림체로 알아보기 힘든 한자를 해석하려는 자전들을 가리키며 “요즘처럼 엑셀작업이 돼 있는 것도 아니고 고어체고 한자로 돼 있어 해독하는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며 한자로 휘갈겨 써 있는 재판기록들을 들어 보였다. 그는 “검찰은 누군가 처벌만 하는 기관이 아니라 억울한 피해를 당한, 국민의 한을 풀어주는 기관 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국민의 억울함을 해결하는데 있어 감성적인 말을 앞세우기보다 실질적으로 도와드리고 있다”며 “과거 정부가 하지 못했던 일을 진행 중”이라며 “속도가 느린 이유는 (책상 기록들을 카리키며) 이렇게 하나하나 찾아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이것을 제대로 해 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 장관은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인력증원 여부와 관련해 “검사나 수사관 한명을 늘리려고 해도 국회에서 해주지 않는다”라며 “인력을 늘리면 세금이 많이 들어간다. 그 부분을 여러가지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이 조직을 상설화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치 합동수행단의 일을 꿰뚫고 있는 듯 “지금 전문성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손에 익으면 속도가 날 것이라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인원 증원을 고려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는 저 만이 아니라 이원석 검찰총장도 열정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몇 십년 동안 묵혔던 이 일을 정확하고 끝까지, 그리고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하겠다”고 피력했다. #4·3 왜곡관련 형사처벌 질문에 “형사처벌까지 가는 것은 극단적인 선택방식” 또한 한 장관은 4·3희생자 유족과 단체를 모욕 또는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한 법무부 입장을 묻자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사안을 두고 역사적 평가는 굉장히 다양할 수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지 않고, 다르게 평가했을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는 것은 굉장히 극단적 방식이라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모든 공적인 영역에서의 작업은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며 “저희가 시작한 일이고, 실제로 우리가 보면 ‘더 할 게 없다’라고 할 때까지 (재심청구를)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총선 출마 여부에 “제가 하는 일 더 열심히 선의가지고 하루하루 노력하겠다” 그는 기자들 질의응답 말미에 총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소문이 “제주도에까지 (소문)났냐”고 물어 좌중을 폭소하게 했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뭐하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을 하면 하고 싶은게 없었다. 뭐가 되고 싶었던 적도 없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은 굉장히 많고 이런 일(책상에 수북히 쌓인 4·3사건과 관련된 명부들을 가리키며)을 하고 싶다. 법무장관으로 제가 할 일을 더 열심히 선의를 가지고 할 수 있도록 그냥 하루하루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이튿날인 15일에는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리는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경제 성장을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 영문도 모른채 옥살이… 4·3 군사재판 수형인 희생자 258명 추가 신고 완료

    영문도 모른채 옥살이… 4·3 군사재판 수형인 희생자 258명 추가 신고 완료

    제주4·3사건 당시 군·경에 끌려가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수형인 2530명 중 미신청된 258명의 희생자 신고·접수가 완료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는 지난 23일 제주도 4·3지원과를 방문해 군사재판 수형인 258명에 대한 희생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광주고등검찰청 소속 ‘제주4·3사건직권재심합동수행단(이하 합동수행단)’이 제주4·3사건으로 억울하게 올살이를 한 군사재판 및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희생자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도는 군사재판 수형인을 대상으로 ‘제주4·3사건 희생자 및 유족 제8차 추가신고’ 개별 안내를 지속해왔으나 이전까지 수형인 258명의 희생자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도는 이번에 접수된 수형인 258명의 희생자 결정을 통해 신속한 직권재심 청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이들의 신원에 대한 자체 행정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258명 가운데에는 신원 확인이 안 된 84명도 포함돼 있다. 조상범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로 희생자 신고가 완료된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명예회복이 이뤄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2021년 3월 4·3사건법 전부개정 이후 합동수행단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친인척 조사와 1999년 도의회 4·3특별위원회 신고서, 국회 양민학살조사보고서 등 문헌조사 및 대도민 홍보를 통해 군사재판 수형인 2530명 중 총 2446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한편 도는 4·3보상금 신청·접수를 총 6차에 걸쳐 진행하는 가운데, 다음달 3일부터 4·3희생자에 대한 3차 보상금 신청접수를 시작한다. 1차 2117명, 2차 2500명에 대해 신청·접수를 받은데 이어 3차에는 2810명을 대상으로 신청·접수받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3차부터 무호적자 희생자에 대한 신청접수가 시작되며, 총 842명의 무호적자 중 당초 1~3차에 해당하는 310명의 무호적자 희생자의 유족이 신청 대상자가 된다. 3차 신청대상자 2810명은 가까운 도·행정시·읍면동사무소에 방문해 신청할 수 있으며, 도외 또는 해외에 거주하는 신청대상자는 제주도청 4·3지원과로 등기우편을 보내면 된다. 이와 함께 3차 대상자에 대한 사실조사(청구권자 확인을 위한 가계도 조사)를 28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도는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4·3보상금 지급 대상자 4617명에 대한 신청·접수 결과, 총 92%인 4251명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4·3실무위원회에서는 매월 200여명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2733명에 대한 심사를 마쳤다. 총 1679명의 심의가 완료돼 총 1262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 4·3의 아픔 밴 유품을 사진으로 기록… ‘기억의 목소리’ 작가 고현주 유고전

    4·3의 아픔 밴 유품을 사진으로 기록… ‘기억의 목소리’ 작가 고현주 유고전

    “늘 멈추지 못했고, 늘 쓸모 있음을 과시했다. 항시 마음은 공적하고, 명료하며, 비어있음을 순간순간 깨달아야 병을 이길텐테 난 아직도 욕망이 많고 내려놓지 못한 게 많고, 쓸모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암투병 와중에 2018년부터 제주 4·3 관련 유품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기억의 목소리’ 작업을 해왔던 故 고현주 작가는 생애 첫 카메라로 생애 마지막 작업, ‘기억의 목소리Ⅲ’을 마무리하고 세상을 떠났다. 2022년 12월 4일 향년 58세. 고인은 혼자서 두딸을 키우고, 부모를 봉양하고 자신을 건사하느라 카메라 살 돈도 없었단다. 다행히 따뜻한 마음과 짓궂은 넉살 덕에 주변 친구들에게 카메라를 빌릴 수 있었다는 고인은 5년여간 투병하며 제주4·3의 아픈 기억을 사진에 담은 ‘기억의 목소리’ 3부작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3일부터 7월 31일까지 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고현주 작가 유고전 ‘기억의 목소리’를 개최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30일 공식 개막을 앞두고 작품 감상은 가능하다.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전시하기를 소망했던 작가 생전의 뜻에 따라 작가의 유족과 제주4·3평화재단은 2023년 유고전을 마련해 고인의 뜻을 기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는 총 38점의 고 작가 사진과 11점의 동생 고승욱 작가 설치미술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유족 고승욱 작가에 의해 공간이 구성됐으며, 고인이 제주4·3의 아픈 기억을 사진에 담을 때 기록했던 기록 노트들도 사진으로 공개된다. 4·3 학살 현장을 찾아, 꾸러미를 싼 보자기에 등을 밝히며 제의를 치르는 ‘기억의 목소리Ⅲ’은 조사, 자료수집, 촬영까지 2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 학살의 자리, 잃어버린 삶의 터와 억울한 무덤마다 떠도는 혼을 빛으로 감싸주고 어둠을 밝히고자 하는 제의로서의 작가의 염원이 담긴 작업이다. 30일 전시 공식 개막식에는 고인이 생전 4·3유족과 대화하면서 촬영했던 4·3희생자 유품 기증식도 함께 진행된다.
  • 8~9개월 걸렸네… 4·3희생자 보상금 1년동안 1235억원 지급

    8~9개월 걸렸네… 4·3희생자 보상금 1년동안 1235억원 지급

    제주4·3사건 희생자 보상금으로 1년 동안 총 1235억원이 지급됐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제주4·3사건 희생자 보상금 신청을 받기 시작해 지난 달 말까지 1년 동안 4617명 중 91%인 4224명에게 모두 1235억원이 지급됐다고 14일 밝혔다. 1차 접수(2022년 6월 1~12월 31일)에 보상금 지급대상 2117명 중 93%인 1972명이 신청한데 이어 2차 접수기간(2023년 1월 1~6월 31일)에는 2500명 중 90%인 2252명(90%)이 접수를 마쳤다. 실무위원회에서는 희생자 2610명을 심사했고, 중앙위원회에서는 이 가운데 65%인 1691명에 대한 심의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희생자 1657명에 대한 청구권자 1만 5123명에게 총 1235억원이 지급됐다. 보상금 신청부터 확정 및 지급까지 제주보상분과위원회, 실무위원회, 중앙위원회 등 3번의 심사를 거치며 약 8~9개월 가량 소요됐다. 도는 올해 새로 추가된 보상금 결정 심사 기준에 의해 그간 심사 보류됐던 ▲희생자 사망으로부터 300일 이후 출생한 자녀 ▲희생자 양자 및 사후 양자에 대한 개별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생자의 실제 사망일 기준 300일 이후 출생한 것으로 기록된 자녀는 친생자 관계 입증을 위한 증빙자료를 추가해 개별 심의를 진행한다. 희생자 사망 후 혼인하고 입양 신고된 양자는 법적 무효의 사유로 상속권을 인정받기 힘들지만 기존 4·3위원회가 유족으로 인정한 경우는 공동상속인의 보증서 등 증빙자료를 첨부해 개별 심의한다. 또 사실상 사후양자이나 형식상 양자로 입양신고된 사례, 희생자의 배우자의 양자로 입양된 사례, 사실상 사망한 양자 선정자가 입양 신고한 경우 등도 증빙자료(친족회 등의 보증서 등)를 첨부해 개별 심의한다. 한편 일본 오사카 영사관에 4·3희생자 보상금 관련 전담요원을 배치한 이후 일본내 보상금 신청 및 청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부터 일본 오사카 영사관에 4·3희생자 보상금 관련 업무를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행정요원 1명을 배치해 지금까지 238건의 보상금 관련 상담이 진행됐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마지막까지 한 분도 소외되는 일 없이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1년 4개월만에… 4·3 희생자 직권재심 청구 1000명 넘었다

    1년 4개월만에… 4·3 희생자 직권재심 청구 1000명 넘었다

    제주4·3 희생자에 대한 직권재심 청구 인원이 1000명을 돌파했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하 합동수행단)은 지난 8일 제주4·3사건 관련 군법회의 수형인 30명에 대해 35차로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고 9일 밝혔다. 2021년 11월 24일 출범한 합동수행단은 지난해 2월 10일 첫 직권재심 청구 이후 현재까지 1년 4개월여동안 군법회의 수형인에 대한 검찰 직권재심을 청구해 그 인원만 총 1001명에 달한다. 군사재판 수형인은 총 2530명. 유족 개별 청구재심 450명을 제외하면 이제 1079명이 남는셈이다. 1~5차 각 20명씩 직권재심 청구한 데 이어 6차부터 속도를 내 현재까지 각 30명씩 직권재심 청구해 총 851명이 무죄 선고를 받아 75년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합동수행단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나머지 1079명에 대한 명예회복은 약 1년 6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희생자 확인이 힘든 수형인들이 있다보니 예상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2021년 2월 4·3특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특별법 제14조에 따라 군사재판은 물론 일반재판 직권재심도 가능하게 됐다. 이어 지난해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직권재심 청구 대상을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확대하면서 제주지검이 재심 청구를 해 오다 올해 초부터는 합동수행단이 군법회의뿐 아니라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재심 청구까지 맡고 있다. 일반재판 직권재심으로 명예 회복이 필요한 4·3 피해자는 약 1800명정도 추정하고 있다. 강종헌 합동수행단장은 “앞으로도 제주4·3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인도·태평양 요충지 제주… “세계의 미래 선도 중심지로”

    인도·태평양 요충지 제주… “세계의 미래 선도 중심지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요충지인 제주가 새로운 지구촌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는 세계의 미래 선도 중심지로 거듭나겠습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일 서귀포 중문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8회 제주포럼 폐막 세션에서 제주선언을 이같이 하며 3일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오 지사는 제주선언을 통해 “국제기구와 지역기구, 정부와 민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평화와 번영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연대와 협력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지방외교 시대를 제주가 앞장서서 펼쳐 내겠다”고 말했다.특히 “대한민국 국회가 처음으로 참여한 한-아세안 리더스 포럼도 정례화해 대한민국과 아세안 국가 간 공공 외교를 활성화하면서 정치·경제계의 교류와 협력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한 “선도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시행 중인 제주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청정환경이 공존하는 녹색도시 모델이 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청정에너지 대전환은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 섬을 실현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4·3의 세계화로 평화문화 글로벌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 지사는 “4·3의 세계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4·3기록물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해나가겠다”며 “4·3이 평화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하고 곳곳에 만연한 갈등을 해소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어 오 지사는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와 인프라, 글로벌 그린수소 생산과 에너지 대전환, 도심항공교통(UAM)과 민간 우주산업 등 미래산업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가치와 비전에 부합한다”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다. 한편,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린 제18회 제주포럼에는 사흘간 국내외 20여 개 기관, 400여 명의 연사가 참여하는 50여 개의 세션을 통해 외교안보, 한반도, 경제, 환경 등, 신산업분야 등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떨어지는 물보다 더 빠른 죽음… 정방폭포 길목에 들어선 4·3위령공간

    떨어지는 물보다 더 빠른 죽음… 정방폭포 길목에 들어선 4·3위령공간

    폭포는 순간이 없다./멈춤이 없다./멈춤이 없으니/지구의 부속품 중 하나/폭포 아래에는 지구의 명치가 있어서 지구와 같은 시간을 흐르고 지구와 같은 기억을 간직하고 지구와 같은 길이를 짊어지고 지구와 같은 두통을 앓는다.(중략) 폭포 위에서 사람이 죽었다/그건 떨어지는 물보다 더 빠른 죽음이었겠지/그건 쏟아지는 하늘보다 더 파란 죽음이었겠지 순간이 있었다면. 지난해 제10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유수진씨의 ‘폭포’ 일부다. 시에 나오는 폭포는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서귀포시 정방폭포. 벼랑끝 아찔한 풍광과 함께 해안선이 눈부시고 처절할 정도로 아름다운 이 폭포에서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슬픈 역사가 숨 쉬고 있다. 정방 4·3희생자 위령공간이 조성된 동홍동 298-1번지 정방폭포 일원은 산남지역 4·3 최대 학살터로 알려져 있다. 4·3 당시 서귀포 해안지역 전역에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군부대 정보과에서 취조받던 주민 중 즉결 처형 대상자 대부분이 해안 절벽으로 끌려와 희생 당했으며, 이곳에서 확인된 희생자 수만 255 명에 달한다. 학살 직후 토벌대가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후 시신을 구별할 수 없어 희생자 상당수의 시신이 수습되지 못하고 행방불명됐다. 토벌대는 이곳 정방폭포와 소낭머리 일대를 주요 학살터로 이용했다. 이곳에서는 서귀리와 서귀면 일대의 주민들 뿐만 아니라 남원면의 의귀리, 수망리, 한남리 주민과 증문면, 안덕면 동광리, 대정면 주민들까지 끌려와 학살됐다. 당시 서귀중학교 학생이었던 송세종(남)이 이곳에서 일어났던 특이한 사건을 증언했다. “당시 어디 여자인지는 모르지만, 임신한 여자가 도망가다가 절벽으로 떨어졌는데 나무에 걸렸어. 그랬더니 군인들이 ‘하늘이 도운 사람이다’하면서 살려보냈다고 해.” 관광객들이 수없이 드나드는 이곳에서 서귀면 105명, 중문면 42명, 남원면 34명, 안덕면 55명, 대정면12명, 표선면 2명 등 모두 255명이 희생됐다. 1949년 2월까지 거의 매일 이곳에서는 총살이 이뤄졌다고 전해진다.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4·3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4·3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이곳 4·3 당시 산남 최대 학살터에 위령공간을 조성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입구 공원에서 ‘정방 4·3희생자 위령공간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에 참석한 오영훈 도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제주4·3 유적지 정비를 통해 4·3의 역사를 보존·계승하고 4·3정신의 세계화를 이뤄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오 지사는 “제주4·3의 비극은 섬 곳곳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은 아직 부족해 마음이 참 아팠다”며 “오늘 제막식을 통해 정방폭포에 서린 슬픔과 아픔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폭력으로 3만여 명이 희생되는 참혹한 비극을 겪었지만 희생자의 이야기와 역사의 진실을 전하기 위해 애써온 제주도민의 저력을 믿는다”며 “제주도 곳곳에 퍼져있는 유적지를 잘 정비해 후손들이 4·3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처음엔 위령공간은 이곳이 아닌 자구리공원 내 25㎡ 부지에 세워지기로 했었다. 하지만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공사가 중단됐다. 서귀포 최대 학살터임에도 70년 넘도록 추모공간이 없었던 터라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꼭 절실했던 유가족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 이곳으로 장소를 틀었다. 실제 현장에 가 보니 위령조형물은 결코 혐오시설로 보이지 않았다. 만약 원래의 자구리공원에 위령공간이 들어섰어도 길 건너 멀리서 그 위령공간이 눈에 띄진 않았을 것으로 보였지만, 상인과 주민들의 결사 반대로 서복불로초공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또 한번의 슬픔을 겪은 셈이다. 도 관계자는 “자구리공원에 들어서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지만 지금의 불로초공원에 조성하려던 안(案)도 원래 계획중 하나였다”면서 “막상 이곳에 들어서니까 유족들도 아늑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방폭포와 오히려 더 가까워 오가는 관광객들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서 있었다. ‘이제 승천의 꿈 푸소서/서로 돌아간다고 칠십리 고향마을/굽이치는 파돗길 따라/여기 소낭그늘 덮인 해안마루/수중절벽 병풍처럼 둘러치고/천둥소리 물벼락 치는 곳/통한의 세월 가슴에 묻은 채/살아온 날들/칭원함이야 어찌 다 풀 수 있으리오.’ 희생자의 이름 들 옆에는 김용길 시인이 지은 정방 4·3 추모시가 희생자들의 넋을 이렇게 기리고 있었다.
  • 김재원 “기회되면 총선 출마…최고위원직 사퇴는 안한다”

    김재원 “기회되면 총선 출마…최고위원직 사퇴는 안한다”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이 “기회가 돼 출마할 수 있으면 출마하겠다”면서 총선의 꿈을 버린 건 아니라고 말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제주4·3, 격 낮은 기념일’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등의 발언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 수석최고위원은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아 2024년 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임에도 무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할 것인지를 묻자 “무소속 출마를 생각하고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겠냐”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김 수석최고 “이번 징계, 찬반 논란 있던 징계”‘전당대회 최다득표·징계 반대 서명운동’ 언급 이날 인터뷰에는 당 윤리위 징계와 관련한 이야기가 첫 화두에 올랐다. 진행자가 태영호 의원처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해 징계를 감량 받지 않은 까닭을 묻자 김 수석최고위원은 당 윤리위가 이번 징계를 어떻게 판단했는지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이번 징계 자체는 범죄에 연루되거나 당의 정상적인 운영을 못하게 했다든가 이런 류의 징계가 아니다. 찬반 논란이 있던 징계”라고 주장했다.이어 ‘전당대회 최다득표’와 ‘지지자들의 징계 반대 서명운동’ 때문에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최다 득표로 최고위원에 당선이 됐다. 제가 사퇴해 버리면 저를 지지해 줬던 당원들이 더 이상 저에 대해서 기대할 수가 없지 않는가”라며 “그래서 사퇴할 수 없었다. 물러설 수 있는 길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최고위원직 사퇴에 대한 회유나 압박은 없었는지 묻자 김 수석최고위원은 같은 당 유상범 수석대변인과의 친분을 언급했다. 그는 “오랜 친구인 유상범 의원이 ‘최고위원 사퇴로 돌파구를 찾아보라’라고 권해 잠시 흔들렸지만 자신을 최다득표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당원을 생각해서 사퇴하지 않았다”라고 거듭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김 수석최고위원과 서울대학교 84학번 동기로, 유 대변인은 정치입문을 앞두고 “친구인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여러 도움말을 들었다”라고 말한 각별한 사이다.진행자가 “일각에선 김재원 최고위원의 공천 길이 막혔으니 무소속 출마하지 않겠느냐, 조원진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라고 물었다. 이에 김 수석최고위원은 “그분도 저하고 연락한 지 오래돼 모르는 분들이 실없는 소리를 많이 한다. 일일이 답할 필요 없다”면서 “물론 기회가 된다면 출마를 하겠지만 또 출마 외에도 또 다양한 역할이 또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무려 5번이나 공천 탈락했지만 단 한 번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 없다”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손사래 치면서도 “내일의 일을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가능성을 일부 열어 놓기도 했다. 이어 진행자가 당원권 정지 1년 동안 최고위원직 사퇴 없냐고 묻자 “벌써 1년도 안 남았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김 수석최고 “‘5·18 헌법 반대’ 발언은 덕담…‘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과장된 설명·비유” 이날 인터뷰에선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관련 설화에 대한 김 수석최고위원의 해명도 나왔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5·18 발언’ 같은 경우 전광훈 목사에게 소위 말린 거라고 보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표현을 쓰면서 비난할 생각은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올리는 것을 김기현 대표가 주장했다라고 하면서 (전광훈 목사)교회 예배에서 그 많은 신도들 앞에서 우리 당 대표를 비난하니 절차적으로 지금 될 수도 없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으니 당 대표 비판할 필요 없다고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잔치에 가면 아이 보고 예쁘다고 하잖냐. 덕담을 하잖냐. 그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 징계를 당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얘기는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발언 후에 벌어진 일이다. 그건 왜 그랬냐”라고 물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이 미국에 있는 지지자들 강연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나온 발언이라면서 “굳이 천하통일이라고 하지 않고 ‘행동하는 보수 우파들을 통합해서 지금 광화문에서 싸우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했으면 별 문제가 없었을 텐데 그 청중에게 조금 강연을 하다 보면 조금 과장해서 설명하거나 비유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빌미가 됐다”라고 답했다.
  • 檢, 납북귀환어부 100명 직권 재심 청구… 피해자들 “간첩 조작 사과해야”

    檢, 납북귀환어부 100명 직권 재심 청구… 피해자들 “간첩 조작 사과해야”

    대검찰청이 1968년 동해상에서 납북됐다가 귀환한 후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납북 귀환 어부’ 100명에 대해 전국 5개 관할 검찰청에 직권 재심 청구 절차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16일 “검찰의 일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허물이 있을 수 있다. 허물이 있으면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아야 한다”고 논어에 나오는 구절을 언급하며 “제주4·3사건, 5·18민주화운동 관련자와 마찬가지로 납북 귀환 어부에 대해서도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신속한 명예회복과 신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대검은 밝혔다. 대검은 납북 후 귀환과 관련해 형사 처벌된 피고인에 대해 검찰에서 직권으로 대규모 인원을 재심 청구하는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대상자 100명은 1959년 5월 28일 강원 고성군 거진항으로 일괄 귀환한 ‘기성호’ 등 선박 23척의 선장과 선원 150명 중 아직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피고인들이다. 대상자들은 귀환 후 석방될 때까지 장기간 구금됐고, 출소 후에도 낙인이 찍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 재심 절차로 피고인 등이 스스로 자료를 확보하고 소송비를 부담하는 어려움을 덜고, 신속한 명예 회복과 권리구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에 피해자모임은 검찰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간첩 조작’을 주도한 책임자였던 검찰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해자모임은 “검찰은 직권 재심으로 자신들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진실화해위의 권고대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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