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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플러스] 제주교대 총장 직권 임명

    교육인적자원부는 12일 제주교육대 총장에 김정기(61) 서원대 총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제주교대는 교수들간 갈등으로 1년이 넘도록 총장 후보를 선출하지 못했으며, 교육부는 공모를 거쳐 직권으로 총장을 임명했다. 교육부가 학내 갈등이 있는 대학에 직권으로 총장을 임명하기는 처음이다. 신임 김 총장은 서원대 교수와 총장,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 중앙위원,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 한나라 “국보법 폐지·反APEC 편향된 교육” 전교조 성토

    한나라 “국보법 폐지·反APEC 편향된 교육” 전교조 성토

    한나라당은 2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최근 파문을 일으킨 전교조 부산지부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반대 교육자료와 관련, 특위를 구성하고 부산 현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전교조 공세’에 나섰다. ●“학교장 승인안받아… 교육부 방임” 의원들은 이날 문제의 동영상을 함께 본 뒤 전교조 홈페이지에 실린 ‘국가보안법 폐지 수업 자료’를 검토하면서 전교조를 성토했다. 지난달 31일 문제를 제기한 김기현 의원은 “학교장 승인없이 교원단체가 임의로 교육했고 교육부는 이를 방임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제주 4·3사건 수업자료에는 인두로 지지고 목을 매다는 장면 등 끔찍한 삽화가 있고 심지어 여기에 대글을 달라는 교재도 있다.”며 “특히 ‘악법 폐기 수업안’에는 고무찬양의 노래도 들어 있는데 아이들에게 이런 편향된 의식화교육을 주입하는 것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우리아기 반듯이 키우기 특위´ 구성 한나라당은 ‘우리 아기 반듯이 키우기 특위’를 구성키로 하고 전교조 자료의 교육 시행 여부, 교육감의 대처 등 진상을 파악한 뒤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전교조 공세’가 정체성 공방으로 비칠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표는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반(反)APEC’ 동영상은 정치문제가 아니라 인간을 잘 기르고 예의를 가르치는 진정한 교육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색깔론으로 치부해 공방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가세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정쟁 문제가 아니다.”며 “학부모 입장에서 절절한 심정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인빌쇼핑’ 클릭, 특산품 ‘와르르’

    ‘인빌쇼핑’ 클릭, 특산품 ‘와르르’

    충북 제천 출신인 개인사업가 신현대(39)씨는 올 추석에 ‘고향의 맛’을 선물하기로 했다. 충북 제천의 월악산 약초마을과 청풍 물태마을에서 수확한 더덕과 홍화씨, 생강 한과를 선물로 보낼 계획이다. 인터넷 쇼핑몰 덕에 클릭 한번으로 구입을 끝냈다. 신씨는 “어렸을 때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먹던 음식을 고마운 분들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추억까지 공유하는 느낌”이라고 웃었다. 강원 철원이 고향인 회사원 박천길(42)씨는 거래처 직원에게 추석선물로 철원 토성민속마을에서 생산된 한우 세트를 받았다. 박씨는 “고향 음식이 집으로 배달되니까 기분 좋더라.”면서 “연세가 많아 고향을 자주 못 찾는 분들에게 지역 특산물을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수산물 쇼핑몰로는 국내 최대 신씨가 이용한 인터넷 쇼핑몰은 정보화마을 인빌쇼핑(www.invil.com)으로 행정자치부가 지원하는 곳이다. 전국의 191개 정보화마을 주민들이 수확한 저렴하고 신선한 국산 농수산물을 한 곳에 모아, 소비자에게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한다.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사고, 농어촌 주민들은 높은 소득을 얻을 기회를 얻는다. 상품 종류는 2000여종으로 농수산물 쇼핑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입소문을 타면서 매년 매출이 2배 가까이 늘고 있다. ●‘민통선 청정 한우 고기’세트 눈길 추석을 맞아 71개 마을이 14일까지 ‘한가위 특별이벤트’를 열고 청과류, 건강식품, 정육 등 350여개 상품을 싸게 내놓았다. 배송료는 무료. 맘에 들지 않으면 7일 이내에 반송하면 된다. 인빌쇼핑이 추천한 지역별 대표 상품을 살펴보자. 강원 철원 토성민속마을에서는 민통선 인근 농가에서 키운 100% 한우만으로 생산한 ‘민통선 한우 정육혼합세트’(3.5㎏ 11만 5500원)‘민통선 한우 VIP세트’(4.3㎏ 21만 3000원) 등을 선보였다. 한우는 청정지역에서 자란 데다 일교차가 심한 기후의 영향으로 육질이 뛰어나다. 진익택(46)씨는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급속 냉각한다.”면서 “맛이 좋아 단골이 많다.”고 자랑했다.13일까지 15만원 이상 구입하면 추첨해 철원오대쌀(10㎏)을, 30만원 이상이면 VIP세트를 준다. 충남 금산 인삼약초마을은 국내 최대 인삼 생산지답게 수삼, 홍삼, 홍삼액, 도자기꿀 등을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한다. 금산은 전국 인삼 유통의 80%를 책임지고 있다. 소비자가 주문하면 밭에서 바로 수확해 배송, 신선하다. 김준수(47)씨는 “금산 인삼은 수분이 적어 알차고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다.”면서 “신선할수록 효능이 좋다.”고 설명했다. 홍삼액(100㎖×60) 6만∼6만 5000원, 금산수삼 10∼12뿌리(750g) 6만 2000원. 영광굴비도 추석에 빠질 수 없는 선물이다. 전남 영광 굴비마을은 크기별(22∼26㎝)로 10마리씩 묶은 선물세트를 5만 3000∼30만원에 판매한다. 봄철에 잡아 건조한 것으로 담백하고 쫄깃하다. 최종환(52)씨는 “가짜 영광굴비가 많은 터라 ‘믿을 수 있다.’며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조기는 12월이 지나면 산란기에 들어서면서 지방이 줄어 담백해진다. 봄이 다가올수록 알에 영양분이 몰려 살이 더욱 쫄깃하다. 그래서 12∼4월 조기가 최고급 상품. 맛깔난 상품평을 남기면 굴비세트를 보내준다. 제주 은갈치도 추석선물로 인기 높다.북제주군 김녕해녀마을은 13일까지 은갈치를 10% 저렴하게 판매한다.5㎏이 9만 9000∼12만 7000원. 진공간고등어는 선착순으로 하루 10개만 30% 할인,2만원(3㎏ 10마리)에 판다. 김수정(38)씨는 “아침에 배로 잡은 자연산 갈치를 오후에 배송, 다음 날 받아보기에 회로 먹을 만큼 싱싱하다.”고 말했다. 비바람 탓에 고깃배가 출항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시간 여유를 갖고 주문하는 게 낫다. ●서생 꿀배 등 과일값 낮춰 올 추석은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빨라 차례상에 오를 과일이 비쌀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가격 상승은 유통과정에서 발생하기에 인빌쇼핑에선 걱정없다. 오히려 덜 숙성한 과일이라 농민들이 가격을 낮췄다. 경남 울주 민등마을에서 서생간절곶꿀배를 25년간 키우는 이동선(49)씨는 7.5㎏ 박스를 3만원에 내놓았다. 지난해 3만 5000원보다 저렴한 것. 이씨는 “당도가 낮고 추석 대목이라 싸게 판다.”면서 “소비자는 배송받은 뒤 서늘한 베란다에 내놓아 자연숙성시키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알려줬다. 서생배는 바닷가 인근에서 자라 당도가 높고, 농약을 적게 사용해 친환경 품질인증을 받은 상품. 청송 주왕산사과마을은 주왕산 꿀사과를 4㎏(11∼15개)에 2만 8800원에 선보였다. 태풍에 사과 값이 올라도 쇼핑몰 가격은 그대로다. 과수원을 20년간 운영한 김문로(49)씨는 “수확량이 많은데 주문량은 적어 사과를 헐값에 파는 게 안타깝다.”면서 “직거래로 농민도, 소비자도 이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빌쇼핑은 추석 판매액의 1%를 적립, 정보화에 소외된 농어촌 지역 어린이들에게 기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제17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만리장성에 또 무릎

    ‘만리장성은 높았다.’ 92뉴델리아시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이철승-강희찬조가 금메달을 딴 이후 13년 만에 우승을 노리던 한국의 오상은(KT&G)-이정우(농심삼다수)조와 유승민(삼성생명)-최현진(농심삼다수)조가 나란히 중국세에 밀려 눈물을 흘렸다. 올 칠레오픈과 US오픈을 거푸 제패, 찰떡호흡을 뽐냈던 오상은-이정우조는 1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계속된 제17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복 준결승에서 중국의 왕리친-첸치조에 0-4로 완패, 동메달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롭게 짝을 이룬 유승민-최현진조도 지난 대회 복식 챔피언이자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조인 리칭-코라이착(홍콩)조에게 1-4로 무릎을 꿇었다. 유-최조는 매 세트 초반 리드를 하다가도 뒷심부족으로 결승티켓을 넘겨줘 아쉬움을 더했다. 남녀 단체(은메달)와 복식(남 동메달)·혼합복식에서 골드 획득에 실패한 한국팀은 단식에서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세계랭킹 8위)은 타이완의 창옌수(86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지난 5월 상하이세계선수권 단식 동메달을 거머쥐며 ‘에이스’로 떠오른 맏형 오상은(6위)도 코라이착(24위)을 4-3으로 힘겹게 따돌리고 8강에 합류했다. 세계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운 최현진(135위)은 32강전에서 첸치(7위)를 4-2로 거꾸러트린데 이어 16강에서 창펭룽(25위·타이완)마저 4-2로 격파, 이변을 일으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책꽂이]

    ●태양을 바라보며 (줄리언 반스 지음, 신재실 옮김, 열린책들 펴냄)실험적인 구성, 지성과 재치를 겸비한 영국의 대표 작가 줄리언 반스의 장편.1922년에 태어나 2021년의 미래사회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일대기를 따라간다. 허구, 문학비평, 전기적 요소를 아우르는 독특한 구성의 ‘플로베르의 앵무새’, 세 남녀의 사랑을 각자의 증언으로 재구성하는 ‘내 말 좀 들어봐’가 함께 출간됐다. 각권 9500원.●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장석남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이후 첫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요즘은 무슨 출판 모임 같은델 가도 엄숙하다/떠드는 사람 하나없고 콧노래 하나가 없다/밤 지새는, 뭐 그렇게라도 치열해보자는 이 없다’(‘內面으로’중)등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에서 한발짝 걸어나와 현실 묘사에 천착한 시들이 두드러진다.6000원.●세피아빛 초상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민음사 펴냄)칠레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아옌데가 ‘영혼의 집’‘운명의 딸’에 이어 격변의 칠레 혁명기를 살아낸 여성들의 역사를 그린 3부작의 완결편.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인해 사라진 유년의 기억을 파헤치는 한 여성의 자전적인 기록.1만원.●신들의 황혼 (고은주 지음, 문이당 펴냄)제주 4·3항쟁을 겪은 아버지의 과거와 30대 신세대 여성인 나의 현재를 통해 가족의 의미와 잊혀져가는 현대사의 질곡을 들여다본다.1999년 ‘아름다운 여름’으로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저자의 다섯번째 장편소설.9000원.●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마음산책 펴냄)차가운 미지의 땅을 배경으로 얼음과 숫자, 눈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주인공이 풀어가는 어린 소년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요소외에 문명비판과 철학적 통찰 등 각 장르의 요소들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1997년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1만3500원.
  • ‘편가르기’ 후유증 걱정되네

    제주도 행정계층구조 개편 주민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할 것인지, 투표결과가 북제주군을 제주시에 남제주군을 서귀포시에 통합시켜 자치계층을 제주도로 단일화 하는 ‘혁신안’으로 결론날지, 아니면 현행체제로 유지하면서 점차 개선해 나가는 ‘점진안’으로 결정될지 등에 모아지고 있다. 먼저 ‘3분의1’에 대한 관심은 주민투표법상 그 선을 넘지 않을 경우 투표함을 개봉 않는 등 투표 자체가 ‘없던 일’로 돼 현행체제 유지쪽인 점진안으로 귀결된다.‘투표율’은 이번 투표가 주민투표법 제정 이후 전국 최초로 실시되는 모델적 성격을 띠고 있는 데다 결정된 정책을 수용하고 추진하는 데 힘을 실어주느냐 마느냐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투표율에 있어 제주도와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해 4·15총선 투표율이 61.1%이고 6·5재보궐선거 투표율이 49.0%였던 점을 들어 최소한 45%는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판세분석은 제주도와 시·군의 주장이 다르다. 제주도는 24일 현재 혁신안 지지도가 점진안을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으며 혁신안에 대한 지역별 지지도는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 순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군은 여론 흐름으로 볼 때 혁신안과 점진안이 현재 접전 중이며 투표일에 가서는 점진안이 혁신안을 다소 앞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30∼40대에서, 성별로는 남성이 혁신안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는 도와 시·군 모두 인정한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투표결과 보다도 선택을 달리하는 도민사회의 ‘갈라서기’ 후유증이다. 도와 시·군 공무원,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원, 시민·사회·직능단체들간에 혁신안과 점진안에 대한 지지가 표면화 되면서 쌍방간 적대감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도·시·군이나 지역언론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상대안을 비방하는 흑백논리성 글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현재 열린우리당,JCI코리아 제주지구, 제주도위생단체연합회, 불교태고종제주교구 등이 혁신안 지지를,21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올바른 행정계층구조 개편을 위한 도민연대준비위원회, 제주시 새마을운동단체, 제주시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민주노동당, 서귀포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등이 점진안 지지를 표명했고 여성단체협의회, 재향군인회, 한나라당, 향교재단 등 유림단체, 농협 등이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7일 주민투표는 도내 226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치러지며 인주를 찍지 않고 지난 4·30 재·보궐선거때 처음 등장했던 만년기표 용구로 기표하게 된다. 투표인수는 외국인 114명 포함,40만 2003명으로 최종 확정됐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프로야구 2005] 롯데, 9회말 LG에 어이없는 역전패

    LG가 행운의 끝내기 폭투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틸슨 브리또(한화)는 극적인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LG는 12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3-3 동점이던 9회말 상대 투수의 끝내기 폭투로 롯데에 4-3으로 역전승했다.LG는 2연패를 끊고 잠실구장 10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뼈아픈 역전패로 3연패에 빠졌다. LG가 롯데에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선두타자 박병호의 안타와 조인성의 보내기 번트로 1사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다급해진 롯데는 5번째 투수로 선발 이용훈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대형의 내야안타로 1·3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다음 이병규의 통렬한 우중간 2루타로 3-3 동점을 이룬 LG는 이종열 타석때 이용훈의 어이없는 폭투(시즌 1호)로 3루 주자가 홈인,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이상목이 6과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5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줄곧 앞서갔지만, 결국 노장진이 빠진 마무리 부재로 눈물을 흘렸다. 한화는 청주에서 브리또의 3점포 등 무서운 뒷심으로 SK에 7-4로 역전승했다. 한화는 최근 3연승과 청주구장 8연승을 이어갔고,SK는 3연승을 마감했다. 한화는 3-4로 뒤진 8회 1사 1·2루에서 이범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브리또가 통렬한 좌월 3점포를 뿜어내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지난 1984년 9월23일 OB-해태전 이후 21년 만에 제주 오라구장(관중 7523명)에서 정규리그로 벌어진 삼성-현대전에서 현대는 상대 특급 선발 배영수를 초반 난타하며 8-6으로 이겼다. 이 경기는 6회초 비로 35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홈런 선두인 현대의 래리 서튼은 4회 2점포로 시즌 20홈런 고지에 올랐고,1회 1점포를 쏜 삼성 양준혁은 시즌 10호 홈런으로 1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은퇴한 장종훈(전 한화)의 15년 연속에 이은 역대 2번째. 두산-기아의 군산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中 이례적 ‘환대’ 朴대표도 ‘깜짝’

    |베이징 이종수특파원|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24일 만났다. 한국 야당 대표로는 이례적이다.‘융숭한 환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두 사람은 40여분 동안 북핵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결 방안을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탕자쉬안 “재보선 성과 놀랐다” 박 대표는 주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의 당위성과 중국의 ‘강한 역할론’을 거듭 당부했고, 후 주석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후 주석은 중국의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조건으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두 사람은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열기 위한 양국의 공조 필요성과 교류 강화 방안에도 공감을 표시했다. 후 주석은 회담 장소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서서 기다리며 박 대표를 영접하면서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라며 “고견을 들려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분홍색 체크무늬 정장 차림의 박 대표는 “바쁜 일정에도 귀한 시간을 내줘 감사하다.”며 “중국의 큰 발전과 변화에 감탄했고 무한한 잠재력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화답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과묵하고 수줍은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 후 주석이 이례적으로 박 대표에게 립서비스도 많이 했다.”며 “특히 박 대표가 이공계 육성 비결을 묻자 크게 웃는 등 회담 분위기가 시종 화기애애했다.”라고 전했다. 박 대표와 후 주석의 면담이 성사된 것을 놓고 한나라당은 두 가지 배경을 꼽고 있다. 먼저 박 대표에 대한 정치적 평가다.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전날 박 대표를 초청한 만찬에서 “4·30 재보선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을 보고 주목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정치적 위상에 대해 중국측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중국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후광’도 한몫했다는 해석이다.‘고도 경제 성장과 새마을 운동’이라는 코드로 상징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중국측은 박 대표 방문 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책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후주석 새마을운동 공부” 탕자쉬안 국무위원도 박 대표를 만났을 때 포항제철과 제주개발계획을 거론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전여옥 대변인은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중국인들의 평가는 대단하다.”며 “후 주석도 새마을운동을 공부할 정도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관심이 높다.”라고 전했다. 구상찬 부대변인은 “중국 식자층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에 견주기도 한다.”라고 귀띔했다. vielee@seoul.co.kr
  •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이적표현물은 ‘시대의 면류관’인가, 아니면 ‘국가 전복의 도화선’인가. 검찰은 지난달 31일 소설 ‘태백산맥’과 고려대 최장집 교수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건국회 등은 지난 28일 검찰의 태백산맥 결정에 불복, 서울고검에 항고하면서 이적표현물 판단에 대한 논란이 다시 떠올랐다. 이적표현물이란 과연 무엇일까. 판단 기준은 시대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반정부=이적표현물’ 1981년 무협소설 ‘무림파천황’을 쓴 대학생 박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됐다.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대결 구도로 변증법을 설명했다는 이유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사회주의 서적과 김지하와 리영희씨의 저서들도 대표적인 ‘불온 고전’이다. 올 광복절에 독립 유공자로 추서될 예정인 장지락(일명 김산)의 일대기 ‘아리랑’도 마찬가지다. 당시 대법원은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이라도 일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거나 동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처벌했다. ●1990년대 중반,“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체제 위협해야.” 하지만 이적표현물의 기준도 변하기 시작했다.1991년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국보법 제7조 1항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문구가 추가된 이후부터다. 대법원은 1992년 이후 판례를 통해 이적표현물은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북한 관련물들은 여전히 된서리를 맞았다.1990년대 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북한바로알기운동’의 일환으로 알려진 ‘꽃 파는 처녀’등 북한의 4대 소설과 황석영씨 등의 북한방문기도 이적표현물로 분류됐다. ●1990년대 후반, 경직된 이적성 판단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94년 사망하자 남북 관계가 급랭했다. 이적성 판단도 경직됐다. 경상대 교재 ‘한국 사회의 이해’와 ‘태백산맥’도 이때 검찰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급심의 무죄 판결들이 대법원에서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법원은 1998년 북한 소설인 ‘용해공들’ 등에 대해 “김일성 개인에 대한 찬양과 미화가 심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여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지 않다.”는 원심의 판결을 깨고 이적표현물로 인정했다. 또 신학철 화백의 그림 ‘모내기’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부는 “그림 내용이 민중민주주의 혁명과 연방제 통일 등 북한 공산 집단의 주장과 같다.”고 밝혔다. ●2000년대, 이적성 판단에 ‘봄바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에도 해빙기가 찾아왔다. 대법원은 2001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레드 헌터’가 이적표현물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1일 ‘한국사회의 이해’에 대해 검찰이 기소한 지 11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송두율 교수의 저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검찰도 소설가 조정래씨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 대해 남북 관계를 감안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식지 않는 이적성 논란 이적표현물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1992년 이적표현물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이회창, 이재성, 배만운 등 세 명의 대법관은 “판단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의 이적표현물들을 다시 심판한다면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무혐의 결정을 통해 2000년대 중반 판단 기준을 살짝 내비쳤다. 남북 관계와 대중성(태백산맥)그리고 학문과 순수 예술성(최장집)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법적용은 변한다.”면서 “국보법이 폐지돼 내란·외환의 예비음모죄로 이적표현물을 처벌한다면 남용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의 이적성 판단은 매우 자의적”이라면서 “사회가 미숙해 국보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보법이 사회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이총리 “과거정부 잘못 외면 않겠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3일 “참여정부는 앞으로도 과거 정부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고 올바로 밝혀내며 공적은 더욱 높이고, 잘못은 분명히 사죄하면서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제주 4·3사건 57주기가 되는 이날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추도사에서 “제주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과거 우리의 공과를 바로 함으로써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분들의 충정을 올바로 평가하고 억울한 희생자를 위로하여 진정한 통합을 이뤄나가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현대사에 묻혀진 제주인의 상처와 아픔은 너무 깊고 커서 어떤 위로와 사과의 말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제주도와 제주도민은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미래로 가고 있다.”고 치하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KBS, 김윤아 곡 맞춰 ‘제주 4·3사건’ 다큐 제작

    KBS, 김윤아 곡 맞춰 ‘제주 4·3사건’ 다큐 제작

    ‘제주 4·3사건’ 발발 57주기를 맞아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가 선보인다. 3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KBS 1TV ‘KBS 스페셜’의 ‘뮤직 다큐멘터리-김윤아의 제주도’가 그것. 그룹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31)가 노래와 내레이션으로 4·3사건의 아픔을 표현한다. 프로그램에 사용된 노래는 지난해 발매된 김윤아의 솔로 2집 ‘유리가면’에 수록된 것들. 노래 ‘봄이 오면’이 처음과 끝부분에 두번 사용돼 한국사회가 역사속에 묻힌 4·3사건의 아픔을 극복하고 진정 봄을 맞았는지에 대해 은유적으로 되묻는다. 학살의 상흔을 그리는 화면에서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가,4·3특별법이 제정되고 정부 차원의 유감이 표시되는 장면에서는 ‘야상곡’이 사용됐다.‘세상의 끝’은 학살 장면에서 흘러나온다. 이와 함께 김윤아가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는 내레이션을 첨가해 사태의 상황설명을 돕는다. 프로그램은 1948년 4월3일 제주도 전역에서 일어난 무장봉기 사건에 투입된 군의 무차별 진압으로 30만 제주도민 중 3만여 명이 사망한 ‘4·3사건’의 현재적 아픔을 조명한다. 당시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많은 제주도 사람들이 일본으로 밀항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조총련에 흡수됐다. 남은 제주도 사람들도 이 사건과 관련 간첩으로 몰리는 등 남모르는 아픔을 겪었다. 제작진은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 ‘간첩 조작사건’의 진상 등 ‘4·3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전우성 프로듀서는 “젊은 세대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평소 실험적이면서도 역사성이 느껴지는 음악을 추구하는 신세대 뮤지션 김윤아씨의 음악을 삽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주 “세계평화의 섬 됐수다”

    정부가 27일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문제를 논의하고 국제분쟁과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완충지대로 거듭나게 됐다. ‘평화의 섬’과 관련 제주도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협력 관련 주요 회담 유치 ▲국제 평화협의체 또는 경제협력기구 유치 ▲제주국제평화센터 건립 ▲동북아평화연구소 설립 ▲제주평화포럼의 아시아·태평양 대표 포럼으로의 육성 ▲모슬포 한국군 및 일본군 전적지 공원 조성 ▲남북 평화 네트워크 구축 ▲제주 4·3문제의 발전적 해결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12조는 ‘국가는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하고 평화관련 사업에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날 ‘세계 평화의 섬’ 인터넷 홈페이지(www.peace.jeju.kr)를 개통했다. 내달 1일에는 ‘평화의 섬’ 지정에 공로가 큰 인사들을 초청, 기념 콘서트를 열고 9∼11일에는 44개국 주한외교사절과 가족 등 100여명을 초청,‘평화의 섬’ 지정 설명회를 갖고 한국과 제주의 전통문화를 체험토록 하는 등 제주도가 ‘세계 평화의 섬’임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또 13∼1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중·일 3개국 프로축구 A3대회를 ‘세계 평화의 섬’ 지정 기념대회로 열고 오는 6월 9∼11일 개최되는 제3회 제주평화포럼 때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 총리 등이 참석하는 전직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이시대의 어머니상 탤런트 고두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이시대의 어머니상 탤런트 고두심

    누가 18세를 낭랑(朗朗)이라고 했나. 한 여인이 그때 시집갔다. 꽃다운 나이였다. 결혼은 지독한 외로움에서 시작했다. 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살았다. 산고의 울부짖음 속에 직접 탯줄을 끊고 목욕시키며 첫 아이를 출산했다. 그렇게 자식 열둘을 낳았다. 그중 다섯은 어머니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어찌하랴. 나머지 자식들이 있으니 견딜 수밖에. 모진 세월, 그렇게 온몸으로 아픔을 이겨냈다. 일자무식이었지만 자식을 억척스럽게 꼭꼭 보듬었다. 어머니는 그렇게 살다가 떠났다. 하지만 지금은 거울이 되어 늘 곁에 있다. “엄마, 지금도 TV에 나오는 걸 보나? 나, 상 탔거든. 엄마가 그랬지, 편지가 따로 있냐,TV가 편지지라고. 난 엄마를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어. 엄마의 마지막 모습은 세상을 한꺼풀 벗긴 해탈의 모습이었거든. 어머니…,50년 동안 묻어두고 못한 말을 이제야 합니다.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닮고 싶은 거울이지요.” 인기 탤런트 고두심(54). 올해를 이렇게 시작했다.4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준 거울을 부둥켜안고 50년 동안 가슴에 묻어둔 고백을 했다. 또한 스스로 ‘이 시대의 어머니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어머니처럼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는 2004년 KBS·MBC 양 방송사에서 연기대상을 받았다.TV 시청자들은 고두심에게 어떤 이미지를 느낄까. 한 여론조사가 눈길을 끈다. 청와대 안주인 1순위,2002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여인…. ●질곡의 어머니·한많은 어머니 그는 연기생활 33년 동안 처녀 역할은 한번도 안해봤다. 천의 얼굴을 가진 탤런트라고 하지만 대부분 어머니 역이었다. 질곡의 어머니, 바보같은 어머니, 한많은 어머니. 목욕탕의 때밀이 등을 맡느라 뒤도 돌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고두심’ 하면 두개의 이미지, 즉 ‘어머니’와 ‘제주도’로 귀결된다. 지난 주 서울 여의도 MBC방송국 녹화장과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서울갤러리에서 연달아 만났다. 방송국에서는 밤을 샌 초췌한 얼굴이었고, 갤러리에선 자신에 찬 모습이었다. 방송국에서 만날 때였다. 전남 남원에서 올라왔다는 주부 김모(45)씨. 그는 고씨를 보자마자 달려오면서 “일부러 (사인받으려고)올라왔어요. 정말, 요즘의 어머니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시청자 김씨가 보는 눈에는 많은 함축이 담겨 있었다. 순간, 속으로 ‘아, 이 정도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를 챘는지 고씨가 이렇게 얘기한다.“나 있잖아, 지나가다 보면 아기 업은 엄마들이 손을 덥석 잡으며 고맙다는 얘기를 자주해. 어떻게 그렇게 잘 (어려운 어머니 역할을)대신해 주냐고.”. 수줍게 피식 웃는다. 더 이상 질문하지 말라는 표정이기도 했고, 요즘 ‘나 이렇게 살아.’하는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었다.TV 속의 어머니가 아니라 요즘을 살아가는 어머니의 ‘표준’이 생각났다. 고씨 또한 각박한 시대에 20대 아들과 딸을 둔 그런 어머니였다. 고씨는 지난 9일 제주 출향 인사들이 베푼 만찬에 참석했다. 장소는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 고교 때 은사였던 김원치 전 검사장을 비롯,50여명이 고씨를 위한 축하의 자리를 열었다. 그가 그저 인기 탤런트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제주를 무척 사랑하는, 인간적으로 친근함을 주는 사람임을 입증해 주는 상징적 자리이기도 했다. 고씨는 평소 자주 ‘제주는 어머니’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어머니는 무엇일까. 불쑥 질문을 던지자 거침없이 말문을 연다.“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우리 어머니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사랑하고 우리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욱 사랑합니다. 또 어머니가 사랑하는 제주, 어머니같은 제주를 사랑합니다. 지금까지는 언제나 나에 대해서만 말해왔지요. 하지만 이제는 어머니 얘기를 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50대중반에 찾은 해답도 어머니 그는 불혹의 나이 때부터 심각하게 고민을 해왔다. 의혹투성이의 삶을 풀기 위해 자신의 뿌리, 태어나기 이전, 어머니와 아버지의 시대, 그때를 알아야 실체를 그나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지금 5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해답을 찾았단다. 바로 ‘어머니’였다. 지난 연말 연기대상을 받았을 때 수상 소감으로 ‘어머니’라는 외침을 여섯번이나 했다. 식당에서 돈가스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어머니 얘기가 나오자 그는 “IMF 이전에는 아버지였으나 이제는 어머니가 희망이 아니냐.’고 했다. 어머니는 무수한 세월이 흘러도, 또 변해도 ‘삶의 본질’ 자체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의 어머니들은 바다에 옥죄어 살아야 했지요. 한뙈기의 논도 없는 제주에서 가난으로 인한 박대도 많았지만 어머니들은 자식을 온몸으로 감싸안았습니다.” 고씨의 집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다. 앞마당에 어머니(홍정의·84살에 작고)는 앉아 있고 자신은 선 채로 대화하는 모습의 그런 동상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결코 어머니를 보내지 않았다. 안방에 없으면 마당에 계시고 마당에 안 계시면 제주 오빠네 집에 가 계시다.”며 웃는다. 또 야외촬영을 갈 때 흐트러진 모습을 고치기 위해 어김없이 생전의 어머니가 남겨준 거울을 꺼내본다고 했다. ●다섯째로 태어나 23살때 연기자의 길 1938년 결혼 직후 아버지와 어머니는 남태평양 사이판 서남쪽 부근 ‘얍’이라는 미개척섬에서 인생의 보따리를 풀었다.10년의 세월 동안 일본과 얍을 오가며 장사를 했다. 어머니는 해녀는 아니지만 제주 여인들이 누구나 그랬듯이 바다에서 자맥질을 자주했다. 해방후 삶의 무대를 제주로 옮겼다.1948년 4·3사태가 생기면서 삶이 어지러웠다. 그래도 어머니는 늘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이었다. 고씨는 3년후 다섯째로, 어머니의 외모를 빼닮으면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고씨는 여객선 3등선에 의지해 육지로 나왔다. 서울에 사는 오빠에게 밥을 해줘야 한다는 ‘명분’으로 어머니를 설득했다. 서울에서 처음 한 일은 무역회사의 사무원.1년이 조금 안돼 MBC공채 5기에 뽑혀 탤런트가 됐다. 스물셋에 연기자가 됐지만 불행(?)하게도 처녀 역할은 한번도 오지 않았다. 처음부터 아줌마나 어머니, 아니면 할머니역이었다. 결혼 적령기에 무뚝뚝하지만 매력있는 부산 남자를 만나 뜨겁게 사랑했다. 부산으로 내려가는 밤열차를 타고 그의 품에 안기는 낭만은 ‘그만’이었다. 꿈같은 신혼시절은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20년 결혼생활, 그는 어머니한테 ‘이혼’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를 보듬어 안았다. 이유도 묻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지요. 어머니는 촬영장에 따라가시려고 주머니 속에 항상 양말을 숨겨 놓으셨지요. 전원일기 촬영장인 경기도 양수리를 가시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는 어머니란, 설명이 많을수록 감동이 없다고 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시대는 어머니가 희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씨는 현재 평창동에서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아들과 딸 두 자녀는 미국에서 지낸다. 일요일이면 여섯시간이나 걸려 북한산을 종주할 만큼 체력을 관리한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1년 5월 제주 출생 ▲70년 제주여고 졸업 ▲72년 MBC 공채 5기 탤런트 ▲72년 드라마 ‘갈대’로 데뷔 ▲95년 극단 로뎀 단원,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위촉 ▲99년 축산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공동대표. ▲2002년 제4회 광주비엔날레 명예홍보대사 ▲수상경력=1990년 KBS·MBC연기대상,91년 백상예술대상·MBC연기대상.97년 제주도문화상.2000년 SBS연기대상.2004년 KBS·MBC연기대상 ▲연극 ‘투우사의 왈츠’ 등 6편, 영화 ‘질투’ 등 8편, 드라마 ‘한강수타령’외 50여편 출연.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라도 등대지기 김석천 항로표지관리소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라도 등대지기 김석천 항로표지관리소장

    지난 풍진(風塵)세상의 먼지를 털고 새 옷을 입어 보자. 어디로 갈까. 산사(山寺), 바다, 아니면? 파도가 거칠고 바람이 몹시 부는 곳이면 어떨까. 처음 시작되는 이름이 ‘마(麻)’에서 ‘마(馬)’로 바뀐 곳, 최남단이 좋겠다. 맞다, 그 섬이구나. “산다는 일이 싱거워지면 제주 들녘으로 바다로 나간다. 그래도 간이 맞지 않으면 섬 밖의 섬 마라도로 간다.(∼)산다는 것이 싱겁다, 간이 맞지 않는다,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마음의 장난이다.” 20년 동안 제주에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김영갑씨의 ‘그섬에 내가 있었네’가 문득 생각난다. 또다름의 풍진세계가 다가온다. 올해는 아픈 역사를 되새길 일도 유난히 많다. 을사조약 100주년, 광복 60주년, 한일협정 40주년…. 굵직한 화두다. 어이해야 하나. 생각의 나침반을 우선 저 멀리 돌려 보자. 국토의 한 점밖에 안되는 낮은 그 곳으로. 마라도는 우리 땅의 막내이자 맨끝. 어쩌면 오랜 세월 동안 줄을 잘못 서서 홀대를 받아왔다. ●90년째 국토 시작의 불 밝힌 마라도 등대 마라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반도의 허리가 삭둑 잘린 상황에서, 마라도는 반도 시작의 불을 밝히는 곳이다. 그렇다, 마라도의 등대. 온갖 선박의 항로를 밝혀주는 생명의 길잡이가 있는 곳이다. 거친 파도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90년째 묵묵히 걸어왔다. 처음에는 미약했으나 지금은 세계 각국의 해도(海圖)에 어김없이 표기될 정도로 창대해졌다. 마라도 등대는 을사조약 체결 10년 뒤인 1915년 3월 첫불을 밝혔다.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을 염두에 두고 주위 작은 섬들과 교신하기 위해 군사통신기지를 설치하면서 시작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말.50여명을 태운 마라도행 유람선이 제주 남제주군 송악산 선착장을 막 출발했다. 겨울바다여서 그런지 파도가 꽤 높았다. 유람선 오른편 창가너머로 얼굴을 돌렸다. 바다와 맞닿은 송악산 절벽자락에 뻥 뚫린 동굴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들어왔다. 유람선 안내원이 선내 방송을 통해 “보다시피 송악산 해안가에는 모두 25개의 인조동굴이 있다.”면서 “저 동굴은 일본군이 연합군 함대가 인근을 지날 때 어뢰공격이나 가미카제식 공격을 하기 위해 어선을 숨겨 놓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일제는 10m 간격으로 해안을 돌며 동굴을 파놨으며 공사에는 인근 주민들이 강제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20여분후 저 멀리 마라도 등대가 보였다. 마라도의 전체 둘레는 4.2㎞, 가장 높은 곳이 해발 30m. 그 위에 마라도 등대탑이 16m 올라가 있었다. 한폭의 풍경화 같았다. 외부인의 침입(?)에 대한 경고일까, 아니면 홀대받아온 막내의 ‘몽니’일까. 배가 마라도 해안가에 가까워질수록 파도는 더욱 거세졌다. 잠시후 배는 가까스로 접안했고 관광객들은 ‘와’하는 탄성을 지르며 발을 내디뎠다.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풍진의 먼지를 털어내려는 듯 사방팔방에서 바람이 세차게 몸을 감았다. ●등대 대표로 보신각 ‘화합의 종’ 울려 등대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제주지방해양수산청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라는 문패가 있었다. 좌우로 살폈다. 아무리 둘러봐도 발 아래에는 망망대해뿐. 뒤로는 한라산, 동으로 대마도와 일본열도 구나카이현, 서쪽으로는 중국 남쪽 상하이와 마주하는 북태평양이 펼쳐진다. 아, 이곳이 시작이구나. 누가 국토의 끝이라 했던가. “마라도 등대는 올해부터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됩니다. 최근 이곳에 해양문화공간을 완공했거든요. 이는 곧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한민국 해양문화의 시발점을 상징합니다.” 김석천(43) 항로표지관리소장. 등대근무 경력만 20여년째의 베테랑. 그는 섬(우도)에서 자라 고교를 졸업한 뒤 곧장 등대원의 길을 걸었다. 우도에 3년, 추자도에서 5년 등 주로 제주의 섬 등대에서 근무했다. 마라도에는 1년여 전에 부임했다. 등대원들은 옛날과 달리 공무원 신분으로 2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게 된다. 을유년(乙酉年) 새해를 맞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우선 31일 서울 보신각 ‘화합의 종’ 제야 타종 인사 16명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됐다. 개인적으로는 등대원 생활 20년 만에 처음이지만 전국 유인등대 43개소 가운데 대표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159평 해양문화공간 최근 완공 또 있다. 다름아닌 타종식이 있던 날 마라도 등대시설에 새로운 해양문화 공간이 들어선 것. 그는 “마라도가 결코 국토의 끝이 아닌 광복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장소가 될 것”이라고 흥분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 공간에는 대지 159평에다 100여평의 전시실 외에도 휴게공간 ▲사진촬영 코너 ▲거꾸로 보는 세계 지도 ▲광파의 시초인 장작불 모형의 조형물, 특히 마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꿈을 보관할 수 있는 타임캡슐까지 만들어 먼훗날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등대 탄생 90년 만에 동방의 새로운 불을 밝히는 국토사랑의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10초마다 한번씩 깜박이는 마라도 등대의 불빛은 최장 40㎞까지 뻗어 나간다. 등대에는 태양과 풍력 에너지로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기가 끊겨도 불빛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는 것. 최근에는 위성항법 장치까지 설치돼 마라도 주위를 항해하는 모든 선박에 기상 상태 등을 실시간 제공해 주고 있어 한차원높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새해 소망요? 마라도는 1년내내 아무리 많은 파도가 쳐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불이 한번도 꺼지지 않는 곳입니다.2004년의 괴롭고 어두웠던 풍랑은 이미 지나갔지요. 올해는 다들 힘든 일이 있어도 등대처럼 어두운 길에 불을 밝혀주는 그런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또 “관광객들 중에는 마라도를 어떤 낙도의 외딴섬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면서 “마라도를 국토사랑의 순례지로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아울러 피력했다. 김 소장과 함께 일하는 등대원 고성봉(39)씨는 “이곳 30여가구의 주민들이 마라도에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희망을 안겨주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김춘광(34)씨는 “경제난의 여파가 마라도에도 불어닥쳤다.”면서 마라도를 떠나는 주민이 생겨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의미있는 지적을 했다. 전교 학생수가 3명이 고작인 마라분교의 김혜지(4학년)양은 “요리사가 꿈”이라면서 “컴퓨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올해 소망을 얘기했다.3학년의 김영일군과 2학년의 김은영양은 열심히 공부해서 장차 선생님과 변호사가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마라도 김문기자 km@seoul.co.kr ■ 마라도 등대에 얽힌 사연 ‘군인집’으로 불렸던 마라도 등대는 한때 파괴될 뻔한 위기가 있었다. 마라도 주민들에 따르면 1948년 4·3사건 때 서북청년단들이 쳐들어와 등대를 부수려고 했다는 것. 그러나 당시 나봉필이라는 주민이 서북청년단들을 겨우 설득시켜 위기를 면했다고 한다. 그후 나씨는 자진해서 등대지기가 됐고, 또 마을 주민들과 조를 짜서 밤마다 등대에 올라가 손으로 직접 불을 밝혔다고 한다. 나씨는 정부수립때까지 무료봉사로 등대를 관리했으며 정부수립 후에 밀가루와 구호물자 등으로 3년 동안의 보수를 한꺼번에 받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후 등대운영은 정부측으로 넘겨졌다. 한편 ‘마라’란 명칭은,1702년(조선 숙종 28년) 제작된 ‘탐라순력도’에 ‘麻羅島’로 표기돼 있다. 칡넝쿨이 우거진 섬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그 이후 언제부터인가 ‘馬羅島’로 표기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어부들 사이에는 남쪽에서 부는 바람인 ‘마파람’에서 유래됐다는 해석도 있다.
  • [인사]

    ■ 행정자치부 ◇부이사관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 파견 高潤煥◇서기관△행정개혁본부(프로세스혁신팀) 金尤鎬△정부혁신세계포럼준비기획단 파견 鄭善溶△자치경찰제실무추진단 〃 金甲洙△제주특별자치도추진지원단 〃 李千圭△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전출 李鎭興 ■ 과학기술부 ◇이사관 전보 △과학기술정책국장 韓承熹 ◇서기관 파견△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尹大相 ■ 경찰청 △경기 포천서장 金榮睦 ■ 서울보증보험 △감사위원 吳載讚 ■ 하나은행 ◇본부장 △서부지역본부 李增來 △충청사업본부 裵文煥 ◇지점장 △죽전역 개설준비위원장 金鍾俊 △죽전 〃 金鶴鎭 △잠실역 노유정 △동수원 李定和 ■ 현대오일뱅크 △PI본부장 申方浩△경영지원본부장 徐玉錫△PI팀장 李尙勳
  • [문학이 머문 풍경]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

    [문학이 머문 풍경]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

    현기영(玄基榮)의 자전적 장편소설인 ‘지상의 숟가락 하나’는 현기영만의 문학세계를 있게 한 그의 유·소년기의 총체다. 작가의 성장과정에서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상처깊은 곳을 서사구조로 엮은 이 책은 그가 4·3작가로, 저항작가로, 민족작가로 일컬어지게 된 것이 그의 유·소년기의 시대상황이나 성장배경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의 고향 척박한 땅, 화산도 제주는 아득한 수평선으로 둘러싸인, 오래전부터 귀양섬으로, 외세 강점기에 수탈의 섬으로 천대받아온 오지 변방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질곡마다에서 민초들이 억압과 수탈에 맞서 분연히 들고 일어나 ‘이재수의 난’,‘해녀항일운동’,‘4·3항쟁’의 섬이기도 했다. 1941년 1월생인 그는 이 섬에서 해방기부터 6·25때까지의 격동기 파란을 몸소 겪으며 유·소년기를 보냈다. 특히 2만 5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1947년 4·3당시는 일곱살 나이로 고향인 제주시 노형동 ‘함박이굴’에서 해변마을인 삼도2동 ‘무근성’ 외가댁으로 피란가야 했고 그가 직접 접한 봉화봉기, 가택수색, 토벌작전…, 그리고 ‘함박이굴’의 초토화와 살육 등이 그의 어린 눈에 여과없이 수렴되면서 후일 그의 작품세계의 근간이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작가는 소설 ‘지상‘에서 “고향마을의 초토화 장면은 검게 타버린 폐허를 배경으로 한 완벽한 구도의 목탄화로 내 의식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술회하면서 “인간의 경험, 상상력을 훨씬 능가해 버린 그 엄청난 살육과 방화를 놓고 어떻게 무자비하다, 잔인무도하다 하는 따위의 빈약한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부연하고 있다. ●4·3작가, 저항작가로 그의 글쓰기는 70년대,80년대,90년대로 옮겨 오면서 유사하지만 각기 다른 고랑을 일군다.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버지’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그는 얼마 동안 현대 도시인의 좌절감 등을 일반화한 모더니즘적 경향을 보이다 78년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중편 ‘순이삼촌’을 발표하면서 저항작가로의 옷을 갈아입는다. 이 소설로 제주도 민중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문제작가로 주목받아,‘필화’의 고통까지 겪었으나 결국 이 글은 1970년대 최고의 문제작으로 평가받으면서 향후 4·3작가로 자리매김하는 단초가 됐다. 그는 계속해서 ‘도령마루의 까마귀’‘해용 이야기’‘길’‘어떤 생애’ 등 4·3을 화두로 한 작품들을 잇달아 냈고 제주4·3연구소장과 제주사회문제협의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4·3과 관련한 사회활동도 왕성히 펼쳤다. 그의 제주 민중사에 대한 탐구정신은 80년대 들어서도 계속돼 ‘이재수의 난’을 다룬 장편 ‘변방에 우짓는 새’와 인간의 꿈이 역사의 힘 앞에 무참히 좌절되는 단편 ‘마지막 테우리’를 잇달아 발표했고 서사와 서정이 조화를 이룬 글 ‘지상에‘로 1989년 만해문학상,1994년 오영수문학상에 이어 1999년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현기영은 80년대부터 민족문학작가회의에 관계해 오다 지난해 2월 지금의 제11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으로 발탁됐다. ●개운치 않은 변화들 그래도 소설 ‘지상에‘는 휴전 이듬해 한라산 금족령이 풀릴 때까지 그가 여전히 해맑은 소년의 자리에 있었음을 그리고 있다. 밀기울범벅과 고구마를 식사 대용으로 삶아 먹는 궁핍 속에서도 오줌싸개였고,‘땜통’과 ‘똥깅이’라는 별명을 가진 개구쟁이였고, 신주머니를 곧잘 잃어버리는 철부지였고, 팽나무와 먹구슬나무를 사랑했던 순돌이였다. 이제 그의 생가가 있던 ‘함박이굴’은 4·3으로 불타 없어졌지만 고향 노형동은 제주 최고의 상권지로 우뚝 커졌고 그가 친구들과 벌거숭이로 물장구치던 병문천은 지금 말끔히 복개돼 왕복 5차선도로와 상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다이빙질을 하던 용연에서는 매년 음력 4월 보름 ‘용연야범 축제’가 열리고, 내년 2월까지는 동에서 서로 현수교식 구름다리도 놓아질 참이다. 친구들과 탄피 주우러 다녔던 도두봉까지의 현무암 해안길은 어느새 야간 조명시설까지 갖춘 해안도로로 단장돼 영화나 TV에 나올 정도로 세련된 카페촌으로 둔갑했다. 그러나 작가의 속내는 이런 치장들이 도저히 편하고 개운치 않다. 작가는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아름다운 풍광의 배후에 아직도 진혼되지 않은 수만 원혼들이 음산한 기운으로 깃들어 있고, 그 검은 현무암지대가 그 시절의 초토화 불길에 타버린 숯더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제 나는 용두암 근처 현무암의 바닷가에서 부산스레 들락날락하는 호사한 관광객 무리를 밀어내고 거기에서 놀던 옛 아이들을 다시 등장시켜 놓아야 하겠다.”고 넋두리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라온건설 인비테이셔널] 우즈의 선물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타이거 우즈는 한국 골프팬들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골프의 추억’을 남겨 놓았다. 그린을 응시하는 날카로운 눈매는 ‘황제’의 모습이었고, 미사일처럼 쭉쭉 뻗어나가는 공의 궤적을 보노라면 그가 ‘스윙 머신’처럼 느껴졌다.‘묘기샷’을 부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골프 광대’였다. 지난 13일 골프클리닉에서 우즈는 7번 아이언으로 탄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몸을 푼 뒤 “오른쪽 20m와 40m 지점에 있는 두 개의 표적을 빙 돈 뒤 200m까지 날아가면서 완전히 왼쪽으로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공은 말한 대로 ‘왕 훅샷’을 그리며 날아갔다. 다음은 표적지 뚫기.10∼20m 간격으로 가로 1m, 세로 50㎝ 크기의 표적지가 페어웨이 오른쪽에 3개, 왼쪽에 2개 세워져 있었다. 우즈는 8개의 공으로 표적지를 모두 뚫었다. 실패한 3번의 샷도 크게 빗나간 게 아니었다. 표적지를 올려놓은 말뚝이나 테두리를 맞힌 것. 차라리 사격이었다. 웨지 끝부분으로 공을 튕기며 가랑이 사이로 공을 자유자재로 빼더니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받아쳐 날리기도 했고, 무릎을 꿇고 친 드라이버샷은 믿기지 않게도 250야드를 훌쩍 넘었다. 야구선수들이 ‘T배팅’을 하듯 1m 높이의 말뚝에 공을 올려 놓고 정확한 드라이버샷을 날리자 “사람이 아니다.”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묘기샷보다 더 큰 선물은 우즈가 보여준 골프에 대한 열정일지도 모른다. 우즈의 스케줄은 분 단위로 짜여져 있었지만 원포인트레슨을 할 때는 약속된 시간을 훌쩍 넘겨 수강생 뒤에 쪼그리고 앉아 샷이 교정될 때까지 계속 지도하는 진중함을 보였다. 한 갤러리가 “나는 골프가 마음대로 안 될 때 핑계를 대라면 2만가지는 댈 수 있는데, 당신은 주로 어떤 핑계를 대느냐.”고 묻자 우즈는 “골프에는 핑계가 없다.”고 했다. 프로암 대회에서 우즈는 2번홀(파4·314야드)에서 한 번의 샷으로 공을 홀컵 3m 지점에 세우는 폭발적이고도 정교한 드라이버샷을 뽐냈다. 그러나 샷보다 동반자들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더 감동적이었다. 수많은 프로 선수들과 동반 라운드를 해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우즈는 정말로 골프를 즐길 줄 아는 선수”라면서 “경기 내내 동반자들을 격려하고, 심지어 자신의 드라이버까지 빌려줬다.”고 말했다. 우즈와 악수·포옹을 한 어떤 갤러리는 “손과 어깨가 강철 같았다.”고 말했다. 한 번에 수십억원을 몰고 다니는 최고의 골퍼가 되기까지 우즈는 그 손과 어깨로 얼마나 많은 샷을 날렸을까. 제주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8)느림의 財富를 간직한 미완의 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8)느림의 財富를 간직한 미완의 섬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어찌될까.‘시인의 마음’이라면, 두 손도 초록으로 물들 게 분명하다. 그래서 ‘초록빛 바닷물’은 오랫동안 인기 동요로 불려지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나 ‘현실의 바다’에서 순진무구한 초록빛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바다처럼 오묘한 빛깔의 원천이 있을까. 바다는 시시각각 변한다. 칠면조나 카멜레온의 변신 차원이 아니다.‘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처럼 ‘바다의 변신도 무죄’라고나 할까. 아침의 짙은 해무, 한낮의 강렬한 태양, 저녁의 노을진 풍광, 게다가 험악한 파도, 심지어는 적조같이 붉게 오염된 해양 조건까지 개입하여 변화무쌍한 신화를 낳는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려왔지만 한결같은 바다는 없다. 색깔이 가장 아름다운 우리 바다를 꼽으라면 어딜 들까? 아름다움의 기준 자체가 애매한지라 결론이 쉽지 않다. 같은 바다라도 앞에 든 이유 때문에 늘상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꼭 집어서’ 말하라면 필자는 제주도에 딸린 작은 섬 비양도를 먼저 떠올린다. 바다의 색이 투과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초보적 과학지식이다. 빛의 파장과 흡수 정도에 의해 바다의 색깔이 결정된다. 수심 10m 이내에서 대부분의 빛은 흡수되며 미생물이나 부유물질이 많은 경우에는 감소된다. 햇빛은 스펙트럼을 통해서 보면 무지개색이다. 빨강이 가장 먼저 흡수되며(보통 수심 5m 이내), 가장 늦게 파랑이 흡수된다. 그래서 바다는 파랗다. ●햇빛이 흰모래빛과 어우러져 오묘한 빛 탄생 그러나 파란색조차도 수심 70여m에 이르면 모두 흡수되고 만다. 수심 1000m가 넘는 독도 근해가 검정에 가까운 검푸른색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비양도는 왜 ‘전국 최고의 초록빛 바다’를 늘상 유지하고 있을까. 협재를 다녀간 이들은 건너편에 보이는 비양도까지 5m 내외의 얕은 바다가 이어짐을 기억하리라. 까만 용암이 많은 여느 제주 바다와 달리 고운 모래밭의 천해(淺海)다. 빛의 파장이 흰모래빛과 어우러져 오묘한 빛깔을 탄생시켰다. 흡사 신이 현현(顯現)하는 듯, 에메랄드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하다. 천혜의 바다 빛깔이니, 경관 가치만으로도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바다이리라. 관해(觀海)의 미학에서 그동안 너무 자주 바다 빛깔의 경관이 무시돼 왔다. 외국에서는 바다빛 고운 해변에 친수공간, 이른바 워터프런트(Water front)를 조성하여 바다를 바라보게 하는 것만으로 떼돈을 벌어들이곤 한다. 이런 점에서 협재에서 비양도에 이르는 물목은 엄청난 경관적 재부(財富)를 지닌 곳이 아닐 수 없다. 가오리 형상의 비양도(飛揚島)는 글자 그대로 ‘날아온 섬’. 비양도 소개 책자에는 ‘천년의 섬 비양도’라고 적혀 있다.‘산이 바다 가운데서 솟았다. 산의 네 구멍이 터지고 붉은 물을 5일 동안이나 내뿜다가 그쳤다.’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고려 목종5년(1002) 기록 때문이리라. 그러나 산견되는 신석기 유적으로 미뤄 불과 천년 전 화산 폭발로 이 섬이 생겼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본디 있던 섬에서 다시 화산이 폭발해 오늘과 같은 화산섬이 조성되었음직하다. 비양도를 가자면 아침 9시 정각에 한림항에서 출발하는 도항선을 타야 한다. 불과 20여분이면 닿는다. 거리는 짧아도 작은 섬인지라 교통 편한 제주도 같지 않다. 피서철에는 자주 배편이 있다지만 늦가을 아침 그 배에는 필자를 포함, 고작 다섯명이 탔을 뿐이다. 겨울철에는 손님 한두 명을 태우고 운항하기도 예사다. 당국의 지원 없이는 운항 자체가 불가능한 항로다. 섬을 한 바퀴 돌았다. 대형 화산탄이 즐비한 해변에는 큰자재여, 구븐들, 밧서비녀, 안서비녀 등의 여, 애기업개돌 같은 용암굴뚝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화산 등성이에 밭은 없고 갈대만 우거져 있어 식량 마련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섬으로 떠나오기 전날 밤,“참으로 아름답지요. 그런데 먹고살기는 척박한 섬이니 제대로 보고 오세요.”라며 이런저런 사람을 소개시켜 주던 오승국(4·3연구소 사무총장) 시인의 말이 생각났다. ●밀물에 수위 줄고 썰물에는 높아지는 염습지 ‘펄낭’ 비양도 경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염습지인 ‘펄낭’이다. 바닥으로 바닷물이 스며 형성된 ‘펄낭’은 조수운동과 반대로 밀물에는 수위가 줄고 썰물에는 높아진다.‘펄낭’의 끝에는 마을 본향당이 있어 비양도 사람들이 ‘펄낭’을 얼마나 신성스럽게 여기는지를 말해 준다. 염습지의 소금기가 배어들 만한 용암에는 신목인 사철나무가 서있어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사철나무의 녹색과 검정 용암의 강렬한 대조는 모진 풍토에서 살아남은 생명의 힘 그 자체이다. 오죽하면 마을민이 공동체의 신목으로 모셔 왔을까. 비양도 신목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근을 지나는 배들이 일부러 찾아들어와 인사를 드리고 가는 순례 코스였다. 본 마을이 형성된 앞개포구까지 걸어 왔는데도 한 시간이 안 걸렸으니 작은 섬이다. 비양봉을 올랐다. 불과 30여분이면 오르는데, 한림항은 물론이고 자잘한 오름들, 그리고 한라산 정봉이 성큼 다가선다. 한라산이야 제주도 어디서나 보이지만, 이처럼 제주도에 딸린 섬에서 바라보는 멋이 색다르다. ●피서철 빼면 찾아들 음식점 없어 끼니 거를 판 비양봉 정상에는 무인등대가 있어 밤새워 신호를 내보낸다. 푹 꺼진 분화구 너머 초록빛 바다가 한눈에 잡힌다. 펄낭의 좁고 긴 물매, 앞개포구의 고즈넉한 풍경, 한림항의 조금은 번잡스러운 풍경이 모두 들어온다. 지금은 잠든 쌍둥이 분화구가 다시 폭발할 것 같은 백일몽에 빠져든다. 등대 옆 풀밭에서 팔베개를 하고 누우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섬의 시간이란 이렇듯 무한대다. 시간은 충분하다. 오후 3시30분이 되어야 배가 나가므로 작은 섬에서 남은 건 시간뿐이다. 번잡스러운 음식점이 많은 곳이라면 대개는 질펀한 술판에 끼어들어 거하게 잔을 나누며 시간을 때우기 십상이지만 이곳에는 피서철 빼면 찾아들 음식점도 없어 끼니를 거를 판이다. 우리들의 여행이란 늘상 과보호, 과식, 가속도 등으로 점철되어 이렇듯 한가한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섬의 시간’,‘느림의 시간’을 배울 양이면 어느 섬에서건 해산(海山) 정상에 올라 1∼2시간쯤 누워 있다가 내려오길 권한다. 비양도는 물이 없는 섬이다. 오로지 빗물에만 의존해서 살았다. 빗물조차도 금세 밑으로 빠지는 화산토인지라 본섬에서 가져온 질흙을 다져서 빗물을 모았다. 닭똥 같은 오물이 이 물에 섞여 온갖 풍토병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 없는 섬의 삶이란 참으로 절박하다. 조금 전까지의 초록빛 예찬과는 판이한 현실이다. 다행히 1965년, 해역사령부가 나서 협재에서 이곳으로 해저파이프를 연결, 식수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오죽 큰 사건이었으면 포구에 송덕비까지 세워 식수가 들어오게 된 역사적 내력을 각인시켰을까. 고종13년(1876)에 서(徐)씨 일가가 처음 이 섬에 입도했다고 전해 온다. 재미있는 점은 ‘펄낭’의 본향당 주신(主神)이 건너편 금릉에서 갈라졌다는 당(堂)의 내력이다. 금릉당은 임씨하르방이고 비양도당은 김씨할망이란다. 금릉당과 비양도당이 ‘도채비불’이 되어 예의 그 ‘초록빛 바다’쯤에서 만나 빛을 발하곤 한단다. 하르방과 할망이 데이트를 하는 셈이다. 이 전설은 금릉에서 최초로 누군가가 비양도로 입도한 역사를 말해 줌이 아닐까. 당의 갈래퍼짐을 통하여 유사무서(有史無書)의 역사를 알 수 있으니, 섬 민중의 역사란 어느 곳에서나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러한즉 어느 섬에 가서나 ‘섬 무지랭이’들에게 기록 없음을 탓하지 말 것이며, 기록만으로 섬의 역사를 함부로 재단할 일도 못된다. ●감태가 무성함은 물고기집이 많다는 증거 포구에서는 주민들이 말린 감태를 묶고 있다. 올해는 태풍으로 감태가 많이 밀려와 제법 풍년이란다. 일제시대는 폭약 재료로 쓰였으며, 지금은 의약품에 쓰이는 감태는 사실 ‘물고기의 숲그늘’이다. 비양도 주변에 감태밭이 무성함은 그만큼 물고기집이 많다는 증거이리라. 작년에는 60㎏에 6만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3만 8000원에 불과하다며 볼멘소리들이다. 바다의 삶이란 늘 그렇다. 풍어기에는 가격이 떨어져 속상하고, 흉어기에는 고기가 안 잡히지만 대신 값이 올라 그런대로 버틸 만하다. 횟집에 가격표 대신 ‘시가(時價)’라고 쓰여 있는 것도 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여름 한철, 한치와 갈치잡이가 주업이다. 잠녀 물질로 거둬들이는 전복, 오분작, 소라 등도 중요한 산물이다. 물론 제대로 된 전복이 잡힐 리 없다. 어장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비양도를 마주보는 제주도 서북해안의 월령 귀덕 협재 웅포 한림 금릉 수원 한수리 용운동 등 아홉 어촌계가 ‘관행’을 내세워 이곳에서 대대적으로 어패류를 채취하기 때문. 무인도 시절부터 비양도를 주어장으로 조업하던 이들 아홉 마을에서 100년 이전의 관행을 내세워 공동어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관습법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바, 비양도에서도 지난 100여년의 관행이 현실의 법이다. 수백년간 지속되어 온 관행 어법의 역사적 권한이 존재한 뒤에 이 섬마을이 형성된 결과이리라. 그런즉 협재쯤에서 ‘초록빛 바닷물’만 보고서 물장구치다 돌아가는 사람들이 어찌 비양도의 진실을 알 수 있겠는가. 비양도는 가난한 섬이다. 그러나 떠나오는 뱃전에서 다시 필자를 감동시킨 사실을 확인했으니, 그것은 비양도에 차가 한대도 없다는 것이다. 차가 없는 섬! 바로 우리가 꿈꾸던 유토피아 아닌가. 초록빛 바닷물에 차까지 없는 섬 비양도는 확실히 ‘빠름’보다 ‘느림’의 재부를 잘 간직한 ‘미완의 섬’이다.
  • SK네트웍스 “내년 채권단 관리 졸업”

    SK네트웍스가 내년 상반기 채권단 관리 졸업을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당초 예정인 2007년보다 2년가량 빠른 행보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13일 “일부 초우량 외국계 은행에서 돈을 가져다 쓰라고 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해졌다.”면서 “국내·외 채권단에 대한 CBO(채권할인매입) 대금 상환을 전액 완료한 만큼 사실상 경영정상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정 사장의 이같은 자신감은 CBO 상환금을 외부 차입없이 내부자금으로 조달할 정도의 실적 개선에 기인한다. SK네트웍스의 지난 8월까지 매출은 8조 8890억원,영업이익은 2286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8조 5219억원,영업이익 949억원)보다 매출은 불과 4.3% 늘었지만,영업이익은 무려 240%가량 증가했다. SK네트웍스측은 실적 개선에 대해 ‘통합마케팅사로의 변신’을 꼽고 있다.SK네트웍스는 현재 주유소 등 6000여개의 고객접점 장소와 2500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이를 활용한 사업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패션사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지난 7월 13개 매장으로 시작한 ‘타미힐피거’ 브랜드는 불과 1년 만에 65개의 매장으로 확대됐으며,전년 대비 100%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또 지난 상반기에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중국에 물류·에너지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등 공격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정 사장은 “무역 부분을 재도약시키고 통합마케팅 사업을 펼치는 등 새로운 성장 엔진을 가동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SK그룹은 오는 18일 열리는 제주 최고경영자(CEO)세미나에서 SK네트웍스의 채권단 관리 조기졸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제주행정부지사 김한욱

    김한욱(57) 신임 제주도행정부지사가 1일 오후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부임한다. 김 부지사는 제주도기획관리실장과 행정자치부 산하 4·3사건처리지원단장,국가기록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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