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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삼문이 박삼문으로 살아온 사연… 살아있는 자신의 위패를 만나다

    이삼문이 박삼문으로 살아온 사연… 살아있는 자신의 위패를 만나다

    제75주년 4·3추념식이 열리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는 3일 이른 아침부터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바리바리 싸 온 제사음식을 위령탑 옆 각명비 앞에 올려놓고 국화꽃을 헌화하며 절을 올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리고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봉행이 시작됐다. 1분간의 묵념의 시간이 지나고 예정된 순서대로 추념식이 거행됐다. 이날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제주도민, 정부 및 정당 관계자 등 총 1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3 희생자들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특히 이날 추념식에서는 안타까운 유족사연이 소개돼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4·3 당시 부모, 할머니, 두 형, 누나를 잃고 ‘1941년생 이삼문’이 아닌 ‘1953년생 박삼문’이라는 이름으로 팔십 평생을 살아온 기구한 사연이 소개됐다. 이삼문씨는 4·3 당시 가족을 모두 잃고 우여곡절 끝에 전남으로 가게 됐고, 거기서 박씨 집안 호적에 올라갈 수 있게 돼 이후로 ‘박삼문’으로 살아왔다. 이날 박씨의 큰아들 박상일씨는 담담하게 준비한 사연을 낭독해 내려갔다. “4·3으로 아버지가 성이 바뀌면서 저도 이씨가 아닌 박씨로 살아왔습니다. 언젠가 저에게 진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하도 불쌍해서 저는 그날 방구석에서 한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박씨는 이어 “지난 2016년에 아버지는 제주를 66년 만에 찾았는데 가족들 발자취를 찾아 헤매다 4·3때 사망한 사람들 위패가 4·3평화공원에 모셔졌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며 “그날 아버지는 지금 제 뒤에 있는 위패봉안실을 가셨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이배근 아버지 위패를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이! 삼! 문! 자신의 위패도 발견하셨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살아있지만 사망한 사람이었습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후 희생자 취소 신청으로 다시 살아 있는 사람으로는 되었지만 아버지와 저는 이배근 희생자의 유족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며 “성도 주민번호도 달랐기 때문입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이날 낭독하는 내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행히 올해 7월부터 희생자와의 친생자 확인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면서 “오늘도 저와 저희 아버지는 이배근 할아버지의 후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념식이 ‘제주4·3, 견뎌냈으니, 75년, 딛고 섰노라’라는 슬로건인 것 처럼 75년의 슬픔을 딛고 이젠 일어서려는 유족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한편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실무위원회는 박삼문씨와 관련, 유족 인정 심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尹, “제주 4·3 명예회복에 최선...희생자 보듬겠단 약속 변함없어”

    尹, “제주 4·3 명예회복에 최선...희생자 보듬겠단 약속 변함없어”

    한 총리 대독으로 추념사 메시지“제주의 미래 열도록 최선”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제75주년 제주 4·3 추념식 추념사에서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들의 아픔을 국민과 함께 어루만지는 일은 자유와 인권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저의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승화시켜 제주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와 유가족을 진정으로 예우하는 길은 자유와 인권이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곳 제주가 보편적 가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더 큰 번영을 이루는 것”이라며 “그 책임이 저와 정부, 그리고 우리 국민에게 있다”고도 했다.
  • ‘4·3 제주’ 찾은 민주, 與 향해 “극우적 행태” “尹정권의 민낯”

    ‘4·3 제주’ 찾은 민주, 與 향해 “극우적 행태” “尹정권의 민낯”

    야당이 제주 4·3 사건 75주년을 맞은 3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제주 4·3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부 여당의 극우적인 행태가 4·3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면서 “정권의 퇴행적 행동 때문에 극우 세력까지 활개를 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을 한 여당 지도부는 사과 한마디 아직 하지 않는다”며 “4·3은 공산 세력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폄훼한 인사는 아직도 진실화해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4·3 사건에 대해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은 태영호 최고위원과 과거 4·3 사건의 의미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 등으로 논란이 제기된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등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어 “역사의 법정, 진실의 심판대에 시효란 없다”며 “민주당은 반인권적 국가폭력 범죄 시효 폐지 특별법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4·3 희생자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에도 당 차원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첫 추념식인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여당 대표, 주요 지도부도 안 보인다”면서 “아마 내년엔 총선을 목전에 두고 표를 의식해 얼굴을 비출 것이다. 이게 4·3을 대하는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4·3을 공산주의 세력이 벌인 무장 투쟁이자 반란이라고 주장한 김광동씨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에 임명했다”며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가 4·3을 북한 김일성의 사주에 의한 공산 폭동이라는 망언을 내뱉어도 제재는커녕 최고위원으로 당당히 선출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해에는 한덕수 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함께 참석한다”며 “한 총리가 추념식에서 내놓을 메시지는 윤석열 정부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작년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했다”며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것이 적절한지는 행사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늘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4.3 추념식에 참석해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생존 희생자와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 있게 어루만질 것”이라고 했다.
  • 4·3희생자 넋을 기리는 날에… 극우단체 집회로 얼룩진 추념식

    4·3희생자 넋을 기리는 날에… 극우단체 집회로 얼룩진 추념식

    제75주년 4·3추념식이 열리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극우단체 서북청년단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속속 모여드는 유족들, 시민사회단체들과 마찰을 빚었다. 3일 오전 7시25분쯤 제9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제주어린교통공원 입구에 자칭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가 탄 승합차가 도착해 하차를 시도했다. 평화공원으로 들어서는 도로 양옆에 길게 늘어선 벚꽃들이 바람에 꽃비가 되어 흩날리고 있었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날, 극우단체는 집회를 불사하면서까지 갈등과 분열하는 모습에 영령들이 화난 듯 거센 바람을 몰고 왔다. 이에 질세라 곳곳에는 유족회측이 내 건 서북청년단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서북청년단이 제주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나 왔느냐. 몰랐으면 무식한 거고, 알고 왔으면 사람이 아닌거다’라고 비난하고 있었다.제주시민사회단체은 이날 일제히 극우단체 차량을 둘러싸자 경찰들이 충돌을 막으려고 혅장을 겹겹이 에워싸 큰 충돌은 없었다. 차에 갇힌 서북청년단은 상황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여유를 부렸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보수단체의 4·3왜곡 극우보수세력을 규탄하며 철수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시도하려는 것을 민주노총이 다가와 막아서고 한때 도로까지 점령하며 몸싸움을 빚기도 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여기가 어딘줄 알고 너희들이 오느냐, xxx야” 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최근 성명을 통해 “4·3 영령과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에 서북청년단을 평화공원 밖으로 이동시켜 줄것을 요구했고, 결국 서북청년단은 2시간30여분 만에 행사장에 쫓겨났다. 우려와 달리 신경전만 벌이다 큰 충돌없이 끝나 유족회측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족 A씨는 “추념식에 참석하러 왔는데 이런 소동을 벌여 멀리서 오는 손님들과 영령들에게 낯부끄럽다”며 “화해와 상생의 75주년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尹, 야구장은 가면서 4·3 추념식은 불참” 대통령실 해명은

    “尹, 야구장은 가면서 4·3 추념식은 불참” 대통령실 해명은

    “야구장 방문할 시간은 있어도 4·3 추념식 참석할 시간은 없느냐.”더불어민주당 논평윤석열 대통령이 3일 열리는 제주 4·3 추념식에 ‘일정상 이유’로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위와 같이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일 “윤석열 대통령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야구 경기장에서 시구를 했다”며 “대구는 괜찮고 내일 제주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대선 후보 시절 제주도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라며 “후보 시절 제주의 아픔을 강조하던 대통령이 이제와서 제주 도민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도 했다. 박 대변인은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불참하기로 한 것을 두고 “선거 때 마르고 닳도록 제주의 아픔을 닦아드리고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해놓고 추념식 참석조차 외면하니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역사적 평가가 끝난 제주 4·3을 ‘공산주의 세력의 반란’이라고 주장한 사람(김광동)이 진실화해위 위원장을 맡고, ‘김일성의 지시’라고 주장한 사람(태영호)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된 점을 들어 “제주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라고 지목했다. 박 대변인은 “4‧3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며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에도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이 보듬는 제주의 아픔을 현직 대통령은 외면하겠다는 것인지 답하라”고 촉구했다.대통령실 “총리와 국토부 장관이 참석”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대신 총리와 장관이 참석하기로 했고, 지난해 당선자 신분으로 갔는데, 매년 가는 게 적절한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해에는 총리가 참석하시기로 하셨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함께 참석할 예정”이라며 “총리가 추념사에서 내놓을 메시지는 윤석열정부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이 추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제주 4.3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함께 치유책을 마련함으로써 ‘국민통합’이라는 숭고한 꽃을 피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같은날 김기현 당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월드엑스포 2030 실사단을 국회에서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야구 행사는 가실 수 있는데 왜 4·3은 안 가느냐는 비판이 민주당과 제주도 쪽에서 나오는데, 안 가시는 이유가 있다면 말해달라’는 기자 질의에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을 했고,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지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늘 행사를 기획하면서 고민이 있다”며 “올해는 총리가 가시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답했다.
  • ‘4·3 추념식’ 올해 첫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다

    ‘4·3 추념식’ 올해 첫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다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이 올해 처음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다. 제주도는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제주 4·3, 견뎌 냈으니 75년, 딛고 섰노라’를 주제로 거행된다고 2일 밝혔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리며 시작된다. 올해 제주 4·3은 제주도민과 4·3유족에게 어느 때보다도 각별하다. 4·3특별법 전부 및 일부 개정으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 및 실질적 피해 보상이 진행되고, 5년 동안 준비해 온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 2월 27일 문화재청에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도 제출했다. 그래서 올해 추념식은 4·3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 회복,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등의 의미를 담아낸다. 특히 올해는 도 외에 거주하는 유족의 사연이 처음 소개된다. 부모와 할머니, 두 형, 누나를 모두 잃은 이삼문(82)씨가 박삼문(1953년생)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온 얘기와 제주4·3평화공원에 안치된 아버지 위패 옆에 자신의 위패를 보고 가슴 아파했던 사연이 영상으로 공개된다. 또 임충구(79)씨가 직접 나와 ‘레드 콤플렉스’와 연좌제로 아픔을 겪었던 지난날을 전한다. 추념식에는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하고 한창섭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추념식 당일 오후 늦게 참배하고 다음날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4·3범국민위원회,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4·3 추념식이 처음 열렸다.
  • 비극은 아직 현재진행형… 4·3, 그래픽 노블·사진으로 읽다

    비극은 아직 현재진행형… 4·3, 그래픽 노블·사진으로 읽다

    ‘제주 4·3 사건’이 발생한 지 75년이 흘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4월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제주를 방문해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4·3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음에도 사건의 원인을 두고 논란이 종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4·3을 다룬 책이 잇따라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책은 사진과 그래픽을 통해 4·3에 한발 더 다가가려는 시도를 보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혜화1177)라는 긴 제목의 책은 낯선 숫자 때문에 눈길을 끈다. 이 숫자는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에서 규정한 4·3의 시작과 끝나는 날짜를 의미한다. 특별법에서는 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한 사건”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책은 4·3을 단순히 지역사나 한국사의 관점이 아닌 세계사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당시 미군 정보보고서, 미군 방첩대 자료, 한반도 정세에 관한 미 국무부 보고문서, 국내외 언론사 기사 등을 통해 동서 냉전의 극한 갈등이 첨예하게 부딪치던 세계사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특히 생존 희생자, 유족들 100여명과 한 인터뷰로 냉전 체제가 만들어 낸 비극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산으로 피신한 오빠와 내통했다는 신고로 전기 고문을 당했던 소녀나 하루아침에 온 가족을 잃은 갓난아기의 이야기를 접하면 더이상 책장을 넘길 수 없을 정도이다.‘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메디치미디어)는 제주 4·3 활동가와 방송작가의 글에 그래픽을 얹힌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4·3의 진실을 전하고, 여전히 남은 문제들을 살핀다. 책은 4·3의 시작부터 국가는 유엔이 금지한 초토화 작전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음을 보여 준다. 토벌대 지휘관이었던 박진경 대령이 “제주 폭동 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서라면 제주도민 30만명을 다 희생시켜도 괜찮다”고 한 말이나 이승만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방 토색 반도 및 절도 등 악당을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라”고 지시하고 이에 극우단체들의 사적 폭력까지 더해져 제주는 핏빛으로 물들게 됐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인 둘레길이나 정방폭포, 성산포 터진목 등은 학살과 희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들이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4·3은 먼 과거에 일어난 일이 아니며 우리가 이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답을 찾는 여정의 시작이 되길 바라고 있다.
  •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서 4·3 추념행사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서 4·3 추념행사

    제주4·3 범국민위원회는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4·3 추념행사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추념행사는 제주4·3 범국민위원회와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보리아트연구소 등이 공동주최했다. 제주4·3 범국민위원회 등은 노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주4·3에 대해 사과하고 진실을 밝혀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추념행사를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10월 31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도민과 유족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써 과거 국가 공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 58주기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으로 참석했다.추념행사에는 제주4·3 희생자 유족, 여순10·19 사건 희생자 유가족, 대전 산내 골령골 사건 희생자 유가족, 경산 코발트 광산 희생자 유가족 등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로 희생된 민간인 유족과 1987년 10월 항쟁 유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념행사는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 4·3 진실을 밝히는 책과 보고서 헌정식, 4·3 진실 규명 과정 기록 및 작품 전시·관람, 제주4·3과 여순 10·19 강의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젊은 시절 경찰이 쏜 총에 턱을 잃은 한 여성의 삶을 엮은 ‘무명천 할머니’, 제주 4·3 사건 진실규명 과정을 기록한 ‘4·3의 진실을 찾아서’, 노 전 대통령 사과이후 발간된 ‘제주4·3 사건 추가진상조사 보고서’, 4·3역사를 작품화 한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노력으로 바뀐 중학교·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개정판 등을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에 바쳤다.이상언 제주4·3 희생자 유족회 상임부회장이 ‘제주 4·3’ 3만 희생자와 6만 유가족을 대표해 노무현 전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 부회장은 “노 전 대통령 재임 때 만들어진 제주 4·3 진상조사 보고서, 위원회 건의 사항은 4·3 해결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법의 판단 기준이 됐다”며 “유족들은 노 전 대통령이 유족들 가슴에 맺혀 있던 한과 아픔을 쓸어주고 4·3 평화공원 조성, 희생자 명예 회복 추모사업, 유해 발굴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것을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묘역 옆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전시관(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관)에서 4·3 추념행사를 했다. 추념행사에 이어 주철희 박사(여순사건위원회 소위원장)가 ‘제주 4·3사건, 여순 10·19 사건’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 4·3추념식 참석차 제주 온 원희룡 장관
  • [단독] 한 총리·원희룡 예정대로 4·3 제주 온다…文 전 대통령은 당일 오후 별도 참배

    [단독] 한 총리·원희룡 예정대로 4·3 제주 온다…文 전 대통령은 당일 오후 별도 참배

    제75주년 4·3추념식에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등이 예정대로 모두 참석할 전망이다. 또한 문재인 전대통령도 추념식 당일 오후 늦게 별도 참배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한 총리는 4·3 추념일에 제주에 도착해 추념식이 끝나자마자 돌아갈 예정이며, 원 장관과 이 대표는 4·3 추념식 전날 제주에 도착한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문 전 대통령은 4·3 추념식 당일 오후에 도착해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다음날 4일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민사회는 그러나 무엇보다 원 장관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별도 만남을 가지느냐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9일 시작된 제2공항 도민경청회를 계기로 또한번 제2공항은 제주의 최대현안이자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오 지사는 제주도청 소통회의실에서 열린 중국 출장의 소회를 밝히는 소통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추념식에 참석하는 원 장관이 제2공항 사업과 관련, 별도 만남을 원한다면 빡빡한 일정에서도 짬을 내서라도 만날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위원으로서 원 장관의 참석은 좋은 일”이라며 “내일부터 김진표 국회의장, 문 전 대통령, 이 대표, 유족회 등과 빈틈없는 일정을 이어가야 하지만, 원한다면 짬을 내서라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찌됐든 두사람의 만남은 피할 수 없다. 한번 쯤은 지역 최대현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 해야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찬반으로 분열하는 도민사회를 봉합할 첫 걸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손을 먼저 내미느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 지사는 또한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주민투표 요구’와 관련해서는 “법률에서 정한 일정에 따라 정리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오 지사는 극우단체가 추념식 당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를 한다는 소식과 관련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제주에 상처를 주는 것임은 분명하다”면서 “직권재심 무죄판결과 국가보상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며 화해와 상생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 절경 속에 가려진 슬픈역사… 중문4·3 치유로드를 걷다

    절경 속에 가려진 슬픈역사… 중문4·3 치유로드를 걷다

    ‘우리는 기억하리라 두고두고 잊지 못하리라/1948년 무자해 여기 화산 땅 기슭/정겹고 화평한 중문면 마을에 난데없는 뇌명 같은 일들을/통한의 세월 흐르고 흐른들 심장의 핏덩이 마르고 마를지언정/어찌잊으랴 천제연 물소리 바위 속까지 적시고/전설을 물고 나르던 새들이 선녀의 날개옷처럼 천상을 날아 오르는데/어쩌리 그 울음의 메아리 인연의 핏줄 매듭 풀지 못하나(중략)’ 중문 천제연폭포 인근에 4·3희생자 위령공원에 세워진 추모시비에는 ‘4·3의 통한(痛恨) 그 울음의 메아리’라는 청자(淸字) 김용길(金龍吉)의 시가 이렇게 새겨져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4·3희생자 추념식을 나흘 앞두고 제주 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걷는 테마 도보여행인 ‘치유를 향한 평화로드, 중문동 4·3 길을 걷다’를 소개한다고 30일 밝혔다. 중문동 평화로드는 4·3기념성당으로 지정된 중문성당부터 천제연폭포, 베릿내오름, 별내린전망대, 제주국제평화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4.2㎞ 구간의 도보 코스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명한 관광지가 모여있는 중문관광단지의 화려한 이면에 남아있는 4·3의 상흔의 흔적을 따라 아직 치유되지 못한 제주의 역사를 마주하며 평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4·3 학살터에 세워진 4·3 기념성당 ‘중문성당’은 일제강점기 당시 ‘중문신사터’였던 곳으로 4·3 당시 마을에서 거리가 있던 ‘중문신사터’는 학살 장소로 사용됐다. 이곳에서 중문리 학살터 중 가장 참혹한 학살극이 벌어졌다. 중문리 및 인근 마을의 주민을 포함해 3살 난 어린아이부터 60대 노인을 가지리 않고 참혹하게 총살당했다. 총 71명이 희생된 이곳의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1948년 11월 5일, 무장대가 중문지서를 피습하면서 마을 민가 40여 채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장대를 쫓지 못한 토벌대는 주민들을 사상 불순 및 예비검속이라는 명목으로 학살했다. 천제연폭포 및 자운당골·버리왓·대습이우영·신사터 주변이 그 현장이다. 1949년 1월 4일 이곳에서 중문면 관내 주민 36명이 집단 학살되는 등 수차례에 걸쳐 768명이 희생됐다고 기록돼 있다. 2008년 3월 26일 봄, 4·3 희생자 중문유족회가 위령비를 세웠다. 사계절 내내 푸르름이 가득한 천제연폭포는 난대림 지역으로 천연기념물 제 378호로 지정됐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경관이 아름다운 폭포로 천지연폭포, 정방폭포와 함께 제주 3대 폭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천제연폭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3개의 폭포로 이어져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곳 천제연폭포 주차장은 일제 강점기 소와 돼지의 도살장으로 사용됐으며, 4·3 당시 수차례 학살이 자행된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 속 가려진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반면 웅장한 천제연폭포와는 또 다른 풍광을 지닌 곳 베릿내오름이 있다. 산책로로 제격인 이곳은 천제연 깊은 골짜기 사이로 은하수처럼 물이 흐른다고 해 ‘성천봉(星川峰)’, 별이 내린 내로 부르던 것이 베릿내가 되었다. 베릿내오름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별내린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필수 코스다. 중문동 끝자락과 맞닿은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망대에 다다른다. 난대림이 우거진 ‘중문천’과 ‘선임교’너머로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을 선사하는 한라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잠시 쉬어가자. 밤에는 별을 볼 수 있는 스폿으로 꼽힌다고 하니 화창한 날 밤 저녁 산책코스로도 좋겠다. 평화로드의 마지막 종착지는 제주국제평화센터이다.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정부로부터 ‘세계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주국제평화센터’를 건립했다. 제1전시실과 2전시실에는 제주평화 정신의 배경과 문화적, 지리적 배경을 알리고 쓰라린 상처로 남아있는 4·3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제3전시실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과 제주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의 담은 모습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 “75년간 제주도민 ‘속솜’… 국가의 잘못, 국가가 바로잡는다”

    “75년간 제주도민 ‘속솜’… 국가의 잘못, 국가가 바로잡는다”

    “직권재심은 국가가 잘못한 것을 국가 스스로 시정하고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입니다. 4·3의 역사에 큰 획을 긋고 있습니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소속 변진환(50) 검사는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권재심의 의미를 이렇게 부여했다. 2021년 11월 24일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이 출범할 때부터 줄곧 직권재심을 맡아 온 그를 통해 제주4·3을 소환하고 직권재심의 의미를 되새겨 봤다.유죄 아닌 ‘무죄’ 입증에 사명감 제주4·3 재심을 청구 대상으로 구분하면 크게 ‘군법회의’(군사재판)의 직권재심·청구재심과 ‘일반재판’(제주지방심리원 등 법원이 내린 재판)의 직권재심·청구재심으로 나눌 수 있다. 군사재판 수형인 명부에 기재된 수형인은 총 2530명. 이들 가운데 851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고 671명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군사재판 수형인·유족 개별 청구재심은 456명이며 439명이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일반재판을 받은 수형인은 1500명으로 추정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8월 10일 일반재판 수형인도 직권재심 청구 대상에 포함했고 지난해 12월 28일 제주지검에서 10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다. 아직 무죄 선고는 나오지 않았다. 일반재판 개별 청구재심은 80명으로 74명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주로 개별적으로 하던 청구재심은 합동수행단이 직권재심을 하면서 거의 사라지고 있다. 유죄를 입증하는 일을 맡는 검사가 무죄 받는 일을 하게 돼 사명감을 느낀다는 변 검사는 “4·3 관련 자료 중에는 한자가 많고 사투리로 돼 있는 경우도 많았다. 다행히 아버지가 서예가(한문선생)여서 한자로, 그것도 손으로 쓰인 판결문을 해독하는 데 익숙해 있었다”며 “합동수행단에 들어온 것이 마치 운명 같다”고 했다. 제주 출신인 변 검사는 금기어처럼 4·3을 입 밖에 꺼내지 않는 제주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화산도’ 김석범 작가가 말했듯 제주4·3은 한국 역사 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듯, 스스로 기억을 망각으로 들이쳐서 죽이는 ‘기억의 자살’을 한 걸 안다.어르신들 자녀 걱정에 피해 숨겨 그런 면에서 변 검사는 직권재심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 지난해 12월 6일 74년 만에 누명을 벗은 박화춘(96) 할머니를 꼽았다. ‘4·3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군사재판 수형인에 대해 재심을 통한 무죄 판결을 받은 첫 사례였다. 그는 “박 할머니는 생존 희생자여서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행여나 자녀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4·3으로 옥고를 치른 사실을 꼭꼭 숨기며 70여년의 세월을 홀로 감당한 게 가슴 아팠다”며 “천장에 매달려 고문당했던 사실도, 형무소에 끌려간 사실도, 징역 1년형을 받은 사실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속솜’(숨죽이는 침묵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해야 살 수 있었던 세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 할머니처럼 희생자 신고가 안 돼 있는 사람은 4·3특별법에 의한 직권재심을 청구할 수 없어 일반 형사소송법에 따른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며 “불법수사인 것을 입증해야 하고 고문당했던 사실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법에 의한 직권재심보다 더 어려운 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행인 건 국가기록원에서 할머니의 진술과 일치하는 기록이 나왔고 마침내 무죄를 구형하게 됐다. 재판정에서 과거를 부끄러워하는 할머니에게 그가 “할머니, 잘못한 것 어수다. 잘못한 것도 어신디 사람들이 막 심엉강 거꾸로 돌아매고 허영 막 고생 많아수다(잘못한 것도 없는데, 사람들에게 끌려가 거꾸로 매달려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재판장한티 잘 고라시난 걱정맙서(재판장께 잘 말했으니 걱정 마세요)”라며 사투리로 말해 눈물바다로 만든 직권재심은 지금도 회자된다.2021년 특별법 개정안 ‘변곡점’ 4·3특별법 개정안이 2021년 2월 26일 국회에서 의결되지 않았다면, 4·3 재심의 모습은 지금과는 결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한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20년 7월 27일 4·3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게 큰 변곡점이 됐다. ‘희생자로서 제주4·3사건으로 인해 유죄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사람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는 개정안 14조1항이 만들어져 군사재판은 물론 일반재판 직권재심도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오 지사는 “영문도 모른 채 군사재판으로 수형생활을 하셨던 분이나 일반재판으로 수형생활을 하셨던 분이나 모두 직권재심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2주간 청구서·자료만 2500장 합동수행단의 직권재심은 4·3 유족들의 아픈 상처, 응어리를 풀어 줬을 뿐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검찰이 나서서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명예회복을 시켜 주고 있다. 4·3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 아버지, 삼촌이 빨갱이, 폭도였다는 억울한 누명이 벗겨졌다. 합동수행단은 지난해 2월 10일 군법회의 수형인 20명에 대한 직권재심을 처음 청구한 이래 25차 현재까지 무고를 입증하기 위해 ‘길고 긴 세월’과 씨름하고 있다. 변 검사는 “지난해 8월 목에 혹이 생겨 혈액암 의심 진단이 나와 덜컥했다”면서 “4·3 영령들이 도왔는지 다행히 암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합동수행단은 2주 간격으로 직권재심청구서를 150장이나 쓴다. 30명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기록과 자료까지 첨부할 경우 2500장을 써야 한다. 그러나 그는 “75년의 한을 풀 수만 있다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안 일어난다면 더한 것도 할 수 있다”고 했다.
  • 이유 없이 끌려간 아버지… 아들은 아직도 작별하지 못했다

    이유 없이 끌려간 아버지… 아들은 아직도 작별하지 못했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 청구한 4·3 희생자 30명에 대한 25차 직권재심 재판이 열린 지난 21일 제주지방법원 법정. 재판에 참석한 희생자 유족들은 긴장감에 눌려 숨죽이고 있었다. 이날 재판은 제주4·3 재심 전담 재판부 제2대 재판장에 임명된 강건 부장판사가 처음 맡았다. 강 부장판사는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4·3 유족들에게 일일이 발언 시간을 할애하는가 하면 제주어로 진술해도 좋다고 말했다. 긴장한 유족들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맨 먼저 진술한 고 이정우(당시 22세)씨의 며느리 김순자씨는 “시아버지가 이유 없이 목포형무소에 끌려가 남편은 생일도 모르고, 맨발로 다닐 만큼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면서 “동네 사람이 자기 아들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며 1947년생이라 해서 그런 줄 믿고 살고, 시아버지 기일도 언제 돌아가신지 몰라 생일이 곧 기일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어머니는 형무소가 너무 춥다는 시아버지의 말을 듣고 한 달 만에 옷을 지어 다시 형무소를 찾았지만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면서 “남편은 아버지 사진도 없어 ‘아버지 손가락이라도, 발가락 하나라도 만지고 싶다’며 운다”고 말했다. 김씨의 진술에 법정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순이삼촌’을 쓴 작가 현기영씨는 ‘4·3의 슬픔은 눈물로도 필설로도 다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직권재심에 나온 희생자의 아들, 조카, 며느리들은 진술하다가 끝내 울컥했다. 다들 한 맺힌 마음이 서걱거렸다. 4·3 직권재심을 하는 법정은 ‘기억은 육체 없이도 영원하다’는 진실을 목도한 곳이 됐다. 75년이 흘러도 여전히 희생자와 이별하지 못하는, 유족들을 대면하는 가슴이 먹먹한 장소였다. 강 부장판사는 “저는 제주 출신이다.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오늘 당장 선고하고 싶으나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 판결문에 마음을 담고 싶다. 유족들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재판을 끝맺었다. 제25차 직권재심에 대한 선고공판은 제주4·3 제75주년 추념식 이튿날인 다음달 4일 열린다.
  • 文 전 대통령 “이념이 상처 헤집지 말길…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 빈다”

    文 전 대통령 “이념이 상처 헤집지 말길…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 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8일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 바란다”면서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는 근황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책에 대해 “가슴 속에 오래 묻어두었다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를 들으며 4·3의 상실과 아픔을 깊이 공감했다”고 적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이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친구의 제주도 집에 가서 친구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이다. 문 전 대통령은 “억울한 죽음과 상실의 삶을 견디는 가족의 사랑이 너무 아프고 간절하다”며 “그 지극한 사랑이야말로 파묻힌 진실을 마침내 찾아낼 희망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아픔을 드러내는 것이 문학적 감수성이라면, 그 위에 치유를 위한 정치적 감수성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4·3 희생자 추념일에 제주를 찾아 위령 제단에 참배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4·3 희생자 추념일에 제주를 찾는 첫 전직 대통령이 된다.
  • 문재인 전대통령 4·3추념식 참배 전망

    문재인 전대통령 4·3추념식 참배 전망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제주를 찾아 참배할 전망이다. 25일 제주4·3 단체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제주4·3희생자추념일인 4월 3일 오후 제주를 방문, 4·3유족들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를 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문 전대통령이 제주4·3희생자 추념일에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하면 전직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 된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70주년 추념식에 이어 2020년에도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2021년에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에 맞춰 다시 한번 제주를 찾았다. 당시 김정숙 여사까지 추념식에 동행해 제주4·3특별법 전부 개정을 기념하는 법령집에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현재 법령집은 제주4·3평화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주최로 당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 열리는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당선인 신분으로 4·3 추념식에 첫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업무 일정으로 불참하게 된다. 정부는 윤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참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도 추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4·3 추념식을 열흘여 앞두고 보수정당과 단체가 4·3을 왜곡하는 현수막을 80여곳에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영훈제주도지사, 김경학 도의회의장, 김광수도교육감 등은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 추념식에 참석해 국민통합을 이끌고 낡은 이념의 갈등을 종결시켜 달라”고 정중히 요청한 바 있다.
  • 도민사회 분열…또 분열… 4·3은 아프다

    도민사회 분열…또 분열… 4·3은 아프다

    75주년 4·3추념식을 앞두고 4·3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일부 극우단체 현수막으로 인해 도민사회가 분열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제주도교육청이 23일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이날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는 제주4·3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등 4·3 기관·단체들이 ‘제주4·3의 진실을 왜고하는 행위를 당장 멈추라’는 공동기자회견문을 냈다. 일부 일부 극우 단체들이 제75주기 제주4.3 추념일을 앞두고 도내 약 60여곳에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는 4·3을 왜곡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로 인해 도민들은 하필이면 4·3을 추념하는 주간에 되레 지역사회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특히 “어떤 발언은 망언이되고 어떤 발언은 진실이 된다”면서 “모두가 공감하는 발언을 해야 하는데 국가가 만든 희생자 추념식을 앞둔 제주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날 행정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와 입법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공동입장문을 통해 “제주4·3은 온 국민이 함께 만들어 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역사”라며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앞둔 시기에 4·3이 맹목적인 이념사냥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오영훈도지사, 김경학 도의회의장, 김광수도교육감은 한 목소리로 “4·3은 2000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후 7번의 개정을 이루고, 2003년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이어 2022년부터 국가 차원의 추가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등 여·야와 전 국민의 합의로 이뤄낸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의 기록”이라며 “지역사회의 반목과 갈등을 일으키고, 역사를 왜곡하는 현수막을 내리고 화해와 상생의 손을 맞잡아 다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고 요구했다. 이어 “4·3의 아픔과 고통은 70여 년 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지금도 난무하는 증오와 적대는 4·3을 통한의 과거로 끌어내리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 추념식에 참석해 국민의 통합을 이끌고, 낡은 이념의 갈등을 종결시켜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또한 제주4·3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등 4·3 기관·단체는 “오늘 이 자리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섰다. 70주년 추념식에서부터 제주에 봄이 온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던 제주4·3의 봄은 어디로 가고 손가락 총으로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던 그 엄동설한 시절이 다시 부활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국민의힘 최고의원으로 출마한 태영호 국회의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제주4·3을 김일성 지시설로 덮어씌우더니, 우리공화당 등 극우보수정당과 단체에서 제주 전 지역에 제주4·3을 악의적으로 왜곡선동하는 현수막을 설치하였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노하고 비통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3년에 발간된 제주4·3사건진상보고서는 제주4·3특별법에 의한 최고 의결기구인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정식으로 채택한 보고서”라며 “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법무부장관·국방부장관·행정자치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기획예산처장관·법제처장과 제주도지사 그리고 국무총리가 위촉하는 유족대표, 관련전문가 등 2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그만큼 공신력이 있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 어디에서도 북한의 지령설, 공산폭동이라는 용어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어찌하여 법 준수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보수정당과 보수단체에서 국가에서 공식 채택한 보고서를 부정하고 제주4·3을 왜곡하는 만행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심지어 태영호 국회의원은 북한에서 그렇게 배웠다고 주장하는데 북한에서 배운 것을 아직도 신봉하는 자가 어찌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 4·3기관 단체들은 “4·3의 진실을 왜곡하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는 악의적 선동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고, 4·3단체·시민단체와 연대하며 싸워 나갈 것”이라며 “▲극우단체는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고 제주도민과 4·3유족에게 사과하라 ▲제주4·3의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라 ▲제주4·3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을 중단하라 ▲국회는 제주4·3특별법의 왜곡 및 명예훼손 처벌조항을 당장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4·3기관 단체들은 이날 “4·3의 진실을 왜곡하는 내용에 대한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며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 4월을 기억합니다… 탐나는전 4·3 한정판 카드 나오고 가맹점 제한 현행대로

    4월을 기억합니다… 탐나는전 4·3 한정판 카드 나오고 가맹점 제한 현행대로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가맹점 제한 기준을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하고 제75주년 4·3주간을 맞아 탐나는전 4·3 특별 한정판 카드를 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2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를 영세소상공인 중심으로 개편하고,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인 경우에 가맹점 등록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침을 개정했다. 정부는 시행 시기를 명시 안했다. 빠르면 5월쯤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도내 하나로마트는 대부분 탐나는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앞서 제주도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2일 하나로마트의 가맹 해제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농민수당 지급 등 이용자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 해 6월 하나로마트를 가맹점으로 허용한 바, 지역화폐 정책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로마트의 가맹점 제한 여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로마트 가맹을 다시 제한할 경우, 농민 및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지역사랑상품권 정책의 잦은 변경으로 도민 피로도가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 도 관계자는 “시행시기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할인 발행 시에 해당되는 것으로, 국비교부금(36억 원)과 함께 추경을 통해 지방비(90억 원)를 확보한 뒤 추석 또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등에 할인 발행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소상공인 가맹점에 대한 현장할인이 지방비로 운영 되는 만큼 이 정책이 시행되는 동안은 현행 가맹점 기준을 유지하고, 향후 추경 예산을 확보한 이후 하반기에 할인 발행을 적용할 시점에 행안부와 협의 및 타 지자체 사례 검토 등을 거쳐 하나로마트의 가맹 제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도는 제75주년 4·3주간을 맞아 탐나는전 4·3 특별 한정판 카드를 출시했다. 또한 경조사 답례품을 제공하는 지역문화를 반영해 모바일 송금 기능을 4월 3일부터 도입한다. 4·3 한정판 카드는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과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기억하기 위해 4300장을 무료로 배부 중이다. 카드에는 4·3의 상징인 동백꽃 이미지에 ‘당신의 4월을 기억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75주년 추념식의 성공적인 봉행을 기원하는 한편 탐나는전의 주 이용자인 젊은 세대가 4·3 희생자들을 기리고 역사를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연령대별 가입 현황을 보면 10대 2.9%, 20대 18.9%, 30대 24.6%, 40대 24.4%, 50대 16.8%, 60대 8.9%, 70대 3.5% 등이다. 4·3 특별 한정판 카드를 발급받으려면 탐나는전 앱 또는 판매대행점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도는 3월 23일 이후부터 4월 말까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탐나는전 카드를 선택한 기부자에게도 4·3특별한정판 카드를 발송할 계획이다. 2월 말 기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탐나는전을 신청한 사례는 총 187건이다. 최명동 도 경제활력국장은 “탐나는전 4·3한정판 카드는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아 제공하는 만큼, 희망자는 서둘러 달라”면서 “앞으로도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화폐 활성화를 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4·3 추념식이 코앞인데… 제주 곳곳에 수상한 현수막?

    4·3 추념식이 코앞인데… 제주 곳곳에 수상한 현수막?

    4·3 제75주년 희생자 추념식을 앞두고 제주 곳곳에 ‘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 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도민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제주4·3유족회측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국가배상, 희생자 명예회복 등 정의로운 해결의 길로 접어든 4·3을 뒤흔들고, 구태의연한 왜곡 행위를 하는 극우 망동에 우리 10만 유족은 제주도민과 함께 규탄하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킬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제주4·3은 이미 진상조사보고서를 통해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됐으며,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아픔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 있게 어루만지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 강조한 바 있다”면서 “특히 75주년 4·3추념식을 앞둔 시점에서 온 국민이 함께 애도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상처를 보듬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왜곡과 폄훼로 희생자의 명예를 더럽히고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회는 “3만 4·3영령님과 10만 유족을 모독하는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고, 도민과 유족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4·3연구소도 이날 성명을 내 “우리공화당 등 5개 정당·단체가 4·3을 왜곡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며 “추념식을 앞둔 시점에서 벌이는 이런 행위는 유족과 도민사회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수막은 전날 도내 주요 거리인 제주시청 인근과 오라동, 노형동 등 80여곳에 내걸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최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4·3 망언에 이어 일부 보수 정당까지 4·3을 폄훼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현수막을 도내 곳곳에 설치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4·3의 명예훼손과 역사왜곡을 방지할 수 있는 국회차원의 대책도 요청했다. 그는 “국회는 4·3 진상조사 결과와 희생자, 유족, 관련 단체를 모욕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주 4·3특별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수막에는 “제주4·3 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고 적혀 있다. 한편 오 지사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의 4·3 75주년 추념식 참석을 다시한번 요청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이날 페북에 올렸다.
  • 박해일도 동참했다… 4·3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응원 결심

    박해일도 동참했다… 4·3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응원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과 ‘한산’으로 제2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박해일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응원 캠페인에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배우 박해일은 캠페인을 통해 “제주4·3은 제주도민들의 힘으로 국가폭력을 극복하고, 해결을 이뤄낸 선도적인 세계적 모범사례”라며 “화해와 상생이라는 4·3의 평화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기 위해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캠페인은 20일부터 도·행정시 SNS, JIBS 방송 캠페인(나우제주TV, JIBS 홈페이지 포함)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홍보된다. 캠페인에서는 박해일 배우가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전 국민적 관심을 당부하며 4·3종합정보시스템 상 ‘온라인 응원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 응원 캠페인은 지난 2월 15일부터 운영하였고 전국적으로 1200여명이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서는 지난달 27일에 문화재청에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 선정 신청을 했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등재추진위원회를 출범했으며, 4·3기록물 등재 당위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 등 등재 노력을 위해 활동 중에 있다. 조상범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제주4·3 희생자 1만 4660명 중 생존 희생자는 116명에 불과하다”며 “생존 희생자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으로 선정되어 제주4·3 제75주년에 큰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응원캠페인에 동참하려면 4·3종합정보시스템(https://peace43.jeju.go.kr) 접속한 뒤 메인화면 ‘참여하기’ 버튼 클릭 한 뒤 이름 작성 및 광역시도 선택 → 응원 메시지 작성 → 응원등록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 들불 때문에… 요즘 내가 유명세를 혹독하게 치르더라

    들불 때문에… 요즘 내가 유명세를 혹독하게 치르더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제주하면 올레길을 먼저 떠오르지만, 최근에는 오름도 제주올레만큼 각광받고 있다. 관광객들의 과도한 탐방으로 안식년제를 주기까지 할 정도로 오름들이 몸살을 앓고 있을 정도다. 제주에는 360여개의 오름이 분포돼 있다. 오름은 악(岳), 봉(峯), 산(山)을 의미하기도 한다. 2009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발표한 제주어 사전에는 ‘한 번의 분화(噴火)활동으로 봉긋봉긋 솟아오른 화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주인의 마음에 오름은 어머니의 품과 같이 포근하다. 누구에게나 고향에 온 듯 안정감을 주는 쉼터이자 안식처여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벅차오름’이라는 이름을 달고 오름을 탐방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 첫번째로 요즘 도내외적으로 관심이 증폭되고 화두가 되고 있는 새별오름을 소개한다.-편집자주 To. 새별오름이 제주도민에게 안녕, 내 이름은 새별오름이야. 나는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타고 약 20분 정도 달리면 오른쪽으로 보여. 내비게이션에 ‘봉성리 산 59-8’을 검색하면 쉽게 올 수 있어. 금세 눈에 들어올거야. 주변에 나만 유독 저녁하늘에 새별처럼 외롭게 떠 있거든. 자태가 좀 웅장하고 분화구같은 배꼽이 별 모양이어서 너희들은 날 새별오름으로 부르더라. 내 키는 너희들이 알다시피 519m(해발)이며 지상높이 119m, 둘레는 2713m쯤 돼. 그리 뚱뚱하진 않지? 키도 이 정도면 중간쯤인 아담한 사이즈지. 왜냐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올라오잖아. 20분이면 날 품고도 남지. 난 그게 좋아. 365일 벌거숭이 모습인 나를 좋다고 찾아주는 것 만으로도 난 행복해. 정상에 나무 한그루 없는 그야말로 민둥산이야. 물론 가을에 억새 옷을 입고 은빛물결을 일으키며 춤을 출땐 내가 생각해도 좀 멋지긴 하지. 그럴 때 내가 좀 폼 나고 인스타그램에선 핫하게 뜬다는 걸 알아. 그런데 요즘 내가 유명세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더라. 너희들이 들불축제를 하느니 마느니 하며 내 이름을 많이 오르내리며 거론한 덕에 BTS급은 아니지만 검색어 순위에 랭크될 정도야. 사실 난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의 대표 축제 덕분에 해마다 불춤을 추잖아.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 2020~2023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것도 자랑스러워. ‘신들의 고향’이라 불릴 만큼 제주는 신성시하는 것들이 많아. 척박하고 거친 태풍과 늘 마주해야 하는 섬의 숙명 때문에 생겨난 것들인지도 몰라. 이를테면 제주에선 오름 하나를 통째로 태워야 봄이 온다는 속설도 있듯이 말이야. 그런 걸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들불축제를 하는 이유는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무사안녕, 소원성취를 기원하려는 것이지. 제주고유의 전통민속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하는 거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섬(島)의 역사로 보존되는게 아닐까 생각해. 그렇다고 무작정 지금처럼 축제를 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제동이 걸린 건 다행일지도 몰라. 해마다 기상악화로 취소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잖아. 강풍이 불거나 비가 오면 2008년, 2009년, 2012년처럼 불놓기가 취소되는 일이 반복되니까 나 역시 안타깝기도 해. 2019년에는 비 때문에 폐막식도 하지 않았잖아. 내년에도 되풀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야.2022에는 강원도에 산불이 나서, 올해는 경남 합천에 산불이 나서 또 불놓기가 취소되는 일이 반복되니 결단을 내릴 때가 된 것 같아. 심지어 일부에선 기후 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축제라느니,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느니 하는 비난으로 내 가슴을 후벼파더라. 그러나 이젠 대안 없이 ‘비난을 위한 비난’만 하지 말아줬으면 싶더라. 올해도 15억원 가까이 써서 준비했는데 축제 하이라이트를 결국 포기했잖아. 안타까운 사실은 축제가 끝났는데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거야. 오래된 전통축제를 무조건 없애는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말도 귀 기울여봐. 굳이 내 몸을 태우지 않더라도 올림픽때 봉화 봉송 하듯이 봉송대를 만들어 불놓기를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지금 하는 멋진 레이저쇼를 불놓기보다 더 화려하게 연출하는 것도 나로선 괜찮은 대안 같아. 굳이 삼성혈에서 채화한 불씨를 가져와 들불을 놓지 않아도 돼. 내 몸에 글씨를 새기는 수고도 하지 않아도 레이저쇼로 들불축제 글씨 문신을 새길 수도 있어. 아마도 아이들에게도 멋진 선물이 될거야. 그리고 소원담은 달집태우기 정도는 해도 눈감아 줬으면 해. 안전장치를 해놓고 한다면 허(許)해도 되지 않나 싶어서 그래. 흑백논리로 축제 존폐여부를 왈가왈부하지 말아줘. 그리고 축제를 하는 의미를 잊지 말아줘. 더 나아가 축제는 말 그대로 모두가 즐기고 하나돼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사실도….난 4·3때부터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 다 그런 흑백논리로 편을 갈라서 생긴 일일 수 있어. 내가 있는 이 곳이 한림면 유격대의 거점이자 서북부지역의 근거지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줘. 올라오면 보이는 정물오름과 다래오름을 연결시키는 유격대의 전략적 요충지였지. 정부가 인정한 봉성리 4·3희생자만도 134명(남성 112명, 여성 22명)이라고 해. 물론 슬픈 역사도 있지만 뿌듯한 역사도 있어. 고려시대 최영장군이 목호를 무찌른 전적지로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해. 그래서 난 지금같은 논란엔 일희일비하지 않아. 오영훈 도지사가 최근에 “축제의 발전방향을 다시 한번 논의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잖아. 그리고 이후 강병삼 제주시장도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로 꼽히는 ‘제주들불축제’가 막을 내린 후 존폐 논란이 확산되자 말했어. 그는 “앞으로 축제 시기와 축제진행 방법 변경 등 시대 트렌드에 맞는 축제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해 필요하다면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어. 난, 제주도가 앞으로 들불축제의 새 길을 찾을 거라고 믿어.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한다고 했으니 믿고 기다릴 뿐이야.오늘 올라와 보니 내 모습이 어때? 뻥 뚫리지. 벌거벗은 내 모습이, 감추는 것 없는 수수한 모습을 보니 힐링되지 않니? 오늘은 운수좋은 날이야. 대정에서 부터 제주시 지역까지 한눈에 내다 보이고 비양도까지 보이니 횡재한거야. ㅎㅎ 그럼, 이제 내려가봐. 내 발 밑에서 젊은 청년들이 푸드트럭을 하고 있어. 젊은 청춘들 돕는 셈 치고 커피 한 잔하는 건 어때. 아니면 인근 나홀로왕따나무(배우 소지섭이 카메라 광고를 찍은 곳으로도 유명해 소지섭 나무라고도 한다)를 찾아가 사진 찍고 성이시돌목장에 가서 테쉬폰을 둘러보던지. 아니면 우유부단 카페에서 그 맛있다는 우유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건 어때. 가족여행코스로선 제격이거든. 그럼 다음에 또 놀러오렴. 기다릴게. 성이시돌목장 테쉬폰은. 1960년대 지어진 국가등록문화재 성이시돌목장의 테쉬폰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이국적인 형태의 건축물이다. 테쉬폰 양식은 2000여 년 전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가까운 테쉬폰이란 지역에서 만들어진 건축 형식이다. 곡선으로 이뤄진 건물 외형은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강한 특징이 있다. 테쉬폰은 시멘트나 철근 등의 건축자재가 상당히 부족했던 당시 상황에서 간단한 자재와 건축술로도 빠른 시간 안에 지을 수 있는 주택이었다. 가마니를 거푸집으로 사용하고 철근을 쓰지 않고도 개방된 부분도 시멘트블록으로 마감처리한 모습이다. 모양도 원통을 잘라놓은 듯한 ‘쉘 지붕’ 형태를 띠고 있다. 내부에 기둥이 없어 넓은 평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선흘리, 월평리, 아라동 등지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아일랜드 출신 임피제((본명 패트릭 J.맥글린치 Patrick James McGlinchey,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신부가 양돈업으로 성이시돌목장을 시작한 역사적 배경이 독특한 테쉬폰 건축양식에 얽혀 있어 더 의미가 깊다. 임피제 신부는 1953년 25세 나이에 한국으로 왔고 이듬해 처음 제주도 땅을 밟았다. 당시 제주도민들은 4·3과 한국전쟁으로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가난한 제주도민들을 위해 새끼를 밴 돼지 한 마리를 데려와 사육을 시작해 ‘돼지 신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1970년에는 성 이시돌 복지의원을 개원해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시작했고 2002년에는 호스피스 병동을 중심으로 다시 개원해 가난한 말기 암 환자와 요양이 필요한 무의탁 환자들을 돌봤다. 그는 2018년 4월 23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지금은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하면서 관광객들의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테쉬폰은 그래서 제주도민에게는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삶의 자립 공간이자 파괴됐던 공동체의 회복을 의미하는 장소이다. 제주 중산간에 200채 가까이 공급됐던 테쉬폰은 현재는 20여채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의 미명아래 점점 사라지고 있다. 최근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지역문화특화발전연구회에서 제주의 근현대건축물에 대한 브랜드화의 필요성에 대한 주문이 나오면서 테쉬폰 건축물이 로컬브랜드로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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