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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 업그레이드] 항공기 안전점검 어떻게

    [안전 업그레이드] 항공기 안전점검 어떻게

    지난 5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제주에서 서울로 오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하자 제주항공 관계자 10여명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도록 이동 계단을 준비하면서 한쪽에서는 화물을 내리고 있었다. 비행기 문이 열리고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하자 정비사들은 비행기 꼬리 쪽과 중간 부분 등에 기체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 20여분간 점검을 했다. 엔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는 없었는지 육안으로 꼼꼼하게 확인했다. 점검을 마친 여객기는 다시 승객을 태우고 제주로 향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내선은 비행 시간이 짧아 20~30분간 점검하고 국제선은 그보다 비행 시간이 길어 그동안 문제는 없었는지 더 오래 점검하기 때문에 1시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항공기는 설계·제작 단계부터 운용하는 모든 단계에서 안전운항 증명·검사를 받아야 비로소 띄울 수 있다. 점검항목만 1300개에 이를 정도다. 개조할 때도 국토교통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이후 운행 과정에서는 상시점검을 받아야 운항 허가를 내준다. 항공기 안전관리는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공무원) 17명이 직접 담당한다. 운항 승인 이후에는 1차로 항공사가 자체 점검을 한다. 이때 점검은 A, C, D체크로 나뉜다. A체크는 경정비에 해당하며 1~3개월에 한 번 항공기 시스템 및 구조물을 점검한다. C체크는 중정비로 18~24개월 주기로 항공기 내외부 구조물을 점검하며 D체크는 6~7년 주기로 항공기 전 부분에 대해 상세 점검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기점검 외에도 수시로 점검하며 정비인력만 1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정부도 상시 점검을 벌인다. 운항 허가를 내준 정부가 항공사에 부과된 안전 의무사항을 지키는지 직접 상시 모니터링하는 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정한 규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기 사고는 한 번 나면 크게 나기 때문에 연간 점검계획을 세워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고 수시로 전문 감독관이 나가 점검에 나선다”면서 “워낙 안전점검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행 기관 없이 관련 부처가 직접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제주공항 강풍 경보… 항공기 214편 결항

    강풍 경보와 ‘윈드시어’(풍향·풍속이 불규칙한 국지성 돌풍) 경보가 동시에 발효된 제주공항에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돼 국내외 관광객 1만 5000여명의 발이 묶였다. 11일 제주항공관리사무소와 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 도착 예정이던 김포발 아시아나항공 8915편이 결항한 데 이어 이날 모두 214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결항 편수는 제주 출발 115편, 도착 94편이다. 국제선 출·도착편 5편도 포함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저비용 항공사는 오후 6시 이후 운항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재 제주를 빠져나가려던 국내외 관광객 1만 5000여명의 발이 묶였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오전 11시 강풍경보가 발효됐고 이보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11시부터 윈드시어 경보도 발효됐다. 오후 1시 16분쯤에는 제주공항에서 초속 20m의 강풍이 관측되기도 했다. 각 항공사는 결항된 항공편 예약자에게 12일 항공편으로 예약을 변경하도록 안내하고 예약을 변경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12일 임시편을 운항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세월호 침몰] 정부, 안전 관련 규제완화 ‘스톱’

    박근혜 대통령이 ‘끝장 토론’까지 불사하며 추진했던 규제 완화 움직임에서 안전 부문은 제외된다. 세월호 침몰,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 등 대형 안전사고가 잇따르며 안전 부문에 대해서까지 일관된 규제 완화를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공항 관제탑과 제주항공 정비 현장 등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안전 관련 규제는 완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서 장관은 “안전 관련 규제는 (규제 감축 대상에서) 뺄 수 있는 것이 있고 강화해야 하는 것도 있다”며 “총리실과 협의 중으로 큰 문제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부문 점검도 강화된다. 서 장관은 이어 항공 부문에 적용되는 안전점검 이력제 및 실명제를 철도 등 다른 부문에도 확대 적용하도록 지시했다. 항공 분야에서는 항공안전감독관 업무규정과 매뉴얼에 따라 국토부 감독관이 항공사의 안전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할 때 자신의 이름을 적게 돼 있다. 이를 철도나 도로 등의 안전점검 시에도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송석준 국토부 대변인은 “최근에 안전점검을 했는데도 지하철 사고가 나 안전점검을 형식적으로 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 책임감 있게 점검하도록 실명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안전 부문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열린 제1차 규제 청문회에서 “법적 강제인증은 안전과 관련된 사안이라 더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법적 강제인증이란 소비자 안전이나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제품·서비스에 한해 의무적으로 획득하도록 한 정부 인증으로 현재 가스안전, 석유제품 등 분야에서 46개가 운용되고 있다. 당초 산업부는 강제인증 가운데 일부를 없애는 것을 검토해 왔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등으로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각 부처별로 전체 규제의 10%가량을 일괄 감축하는 내용의 규제비용 총량제를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규제 건수 자체를 줄이기만 하다 보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같은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안전 관련 규제는 감축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명인·명물을 찾아서] 제주항공우주박물관

    하늘과 우주에 대해 한번쯤 꿈꿔 봤던 사람이라면 기대에 부풀 만한 공간이 곧 문을 연다. 항공과 우주를 테마로 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오는 24일 개관한다. 항공역사관과 천문우주관, 테마존, 야외 전시장,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하늘과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과 역사, 항공 우주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 커다란 비행선 모양의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물 안팎으로 전시된 항공기다. 한국전쟁에 투입됐던 전투기를 비롯해 대한민국 영공을 지켜 온 공군 항공기 35대(실내 23대, 외부 12대)를 직접 볼 수 있다. 실내에 전시된 항공기 대부분은 다양한 높이와 각도로 공중에 매달려 창공을 날던 모습 그대로 전시됐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만든 비행기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부활’호(모형)를 비롯해 항공기마다 얽힌 사연을 엿볼 수 있다. 일부 항공기는 관람객이 직접 조종석에 올라타 볼 수도 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류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호도 실물 크기로 제작돼 하늘을 향한 인류 도전의 역사를 직접 보여준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도와 협약을 맺고 항공기를 기증한 대한민국 공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공군 갤러리’도 1층 한편에 자리 잡았다. 항공기의 엔진과 부품을 비롯해 측면을 절개한 전투기도 전시돼 비행기 구조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항공시뮬레이터에서 조종사 가상 체험도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박물관인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콘텐츠가 그대로 도입됐다. 2층 천문우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실물의 절반 크기로 제작된 ‘첨성대’ 절개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동서양 천문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별자리 체험을 할 수 있는 대형 파노라마 스크린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자신의 동서양 별자리가 까만 밤하늘 같은 스크린에 떠오른다. 화성 탐사로봇인 ‘큐리오시티’ 모형이 실물 크기로 전시되며 우주정거장 모듈도 재현돼 전시장 한곳을 차지한다. 수차례 시도 끝에 지난해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도 실제 크기 모형으로 전시돼 안팎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2층 전시 공간은 ‘우주를 향한 길’을 따라 이어진다. 길을 걸으며 대형 스크린에 떠오르는 영상 등을 통해 우리가 사는 태양계뿐 아니라 은하계와 초대형 블랙홀 등 우주 전체의 구조와 생성 과정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우주에서는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화장실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우주에서는 어떤 신체 변화가 일어나는지 등 우주 생활의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또 이곳에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운석을 직접 관람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지구 밖에서 날아온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운석 17종 270여점이 전시되며 ‘행운의 운석’으로 알려진 ‘기베온’은 별도로 전시돼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천문우주관을 지나면 오감으로 우주 여행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테마관’으로 이어진다. ‘폴라리스’는 한 번에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5차원(5D) 서클비전으로 이곳에서는 높이 5m, 전체 길이 50m의 360도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는 입체 영상에 실감 나는 특수효과가 더해져 오감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오리온’에서는 시뮬레이터로 우주비행사 체험을 해 볼 수 있으며 ‘프로시온’에서는 멀티 터치 테이블에서 직접 만든 캐릭터가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주를 테마로 한 가상현실 극장인 ‘아리어스’에서는 전면 30m의 초대형 파노라마 스크린과 27개의 개별 모니터를 통해 직접 우주선을 타고 우주 여행을 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껴볼 수 있다. 지름 15m의 대형 돔스크린이 설치된 ‘캐노프스’에서는 최첨단 영상기술과 입체음향을 통해 항공우주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대형 모니터에는 관람객들의 모습에 미리 설정해 둔 우주인 이미지가 합성돼 나타나 관람객이 우주인과 함께 서 있는 듯한 시각적 체험을 할 수 있다. 40m 높이의 건물 전망대에서는 산방산과 제주 바다, 한라산과 오름 등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방에서 조망할 수 있다. 야외에서는 물로켓과 에어로켓을 만들어 하늘에 날려볼 수 있다. 이 밖에 각종 항공우주 관련 세미나와 전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회의장, 항공우주 관련 캐릭터 상품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도 들어서며 박물관 부지 내에 110실 규모(500명 수용)의 항공우주호텔이 들어섰다. 강승무 JDC 항공우주박물관 처장은 “항공우주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 등에게 항공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인류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정신을 키워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DC가 운영하는 항공우주박물관은 총사업비 1150억원이 투입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인근 부지 32만 9838㎡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 면적 3만 167㎡ 규모로 지어졌다. 제주공항에서 차량으로 4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항공, 앞좌석과 비상구열 좌석 18석 추가요금 받고 판매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이 다리를 쭉 펴고 편하게 갈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앞좌석과 비상구열 좌석을 추가 요금을 받고 판매하는 등 유료 서비스를 확대했다. 선호 좌석을 유료 판매하는 것은 국내에서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칭다오 등 동북아시아 노선과 홍콩, 마닐라, 세부, 방콕 등 동남아·홍콩·괌 노선으로 나눠 각각 1만 5000원, 2만원을 추가하면 선호 좌석을 지정하는 서비스를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국내선에서는 5000원을 더 내면 원하는 좌석을 고를 수 있다. 공항에서 발권할 때 추가 요금을 내면 된다. 항공기당 앞좌석과 비상구열 좌석은 모두 18석이다. 다만 비상구열 좌석 승객은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른 승객이 탈출할 수 있도록 승무원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체 건강한 15세 이상이 판매 대상이다. 한국어나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임산부는 제외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승객의 옆자리를 비워서 편하게 여행하도록 하는 옆좌석 유료서비스를 지난 2월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확대한 바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참 탐스럽구나, 탐라의 봄…제주의 ‘화양연화’ 설레는 새 관광지

    참 탐스럽구나, 탐라의 봄…제주의 ‘화양연화’ 설레는 새 관광지

    제주가 난리다. 벚꽃과 유채꽃, 동백꽃 등이 여기저기서 폭죽처럼 터지고 있다. 도로를 장식하겠다며 심어 놓은 꽃들이 무안해 고개 숙일 지경이다. 그 틈에 남천도 슬그머니 붉은 얼굴을 내밀었고 가파도에선 청보리가 무릎 높이까지 자랐다. 그야말로 형형색색이다. 몇몇 새 관광지도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오는 5일,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24일 문을 연다. 지금, 제주는 가장 화사한 봄날을 보내는 중이다. 가파도는 제주 본섬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 사이에 놓인 작은 섬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5.5㎞ 떨어졌다. 통통배에 실려 가랑잎처럼 떠가도 20분 안팎이면 닿을 거리다. 가파도는 챙 넓은 밀짚모자를 닮았다. 섬 내 대부분의 땅이 바다와 거의 수평으로 누워 있다. 섬 가운데가 그나마 뾰족 솟았는데 그래 봐야 해발 20.5m에 불과하다. 이 작은 섬이 걸핏하면 태풍의 길목 노릇을 하는 제주 앞바다를 지키며 바람과 파도에 날려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봄이면 가파도는 온통 청보리밭으로 변한다. 섬 전체 면적은 87만㎡. 그 가운데 얼추 60만㎡에 이르는 들판 위로 청보리가 출렁인다. 싱그러운 풍경이다. ‘청보리섬’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건 이 때문이다. 이른 봄, 섬을 초록으로 물들였던 청보리는 초여름 언저리에 황금빛으로 익어 가며 또 한번 섬에 마술을 펼쳐 놓는다. 가파도에 들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뭘까. 여느 섬에서 흔히 봐 왔던 풍경 가운데 빠진 게 있다. 눈치 빠른 이는 단박에 알 터다. 섬엔 전깃줄이 없다. 머리 위로 얼기설기 얽혀 풍경을 가렸던 그 전깃줄 말이다. 2012년 전깃줄이 지중화되면서 섬 경관을 망치던 전봇대도 함께 사라졌다. 가뜩이나 해수면과 나란한 섬인데 전봇대마저 없으니 풍경의 정갈함이야 더 말할 게 없다. 아울러 그 덕에 태풍이 불어도 정전 걱정은 접어둘 수 있게 됐다. 디젤발전기로 생산하던 전기 또한 풍력발전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로 대체됐다. 그야말로 ‘탄소 제로의 섬’이다. 가파도는 상동과 하동, 두 마을로 이뤄졌다. 두 마을을 잇는 마을 안길과 해안도로가 잘 나 있다. 섬 전체를 걸어서 둘러보려면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제주 사람들은 가파도에서 바라보는 제주 풍경이 더없이 빼어나다고 했다. 제주의 산 7개 가운데 영주산을 제외한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등 6개의 산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했다. 치마처럼 펼쳐진 한라산 아래로 송악산과 산방산 등이 차례로 손에 잡힐 듯 펼쳐지는데 이게 장관이라는 것이다. 물론 구름이 잔뜩 끼는 등 시계가 불량한 날엔 한라산의 코빼기도 볼 수 없다. 하지만 바다 너머 산방산과 송악산 등이 어른거리는 풍경만으로도 도시인에겐 큰 위안이 된다. 올해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19일~5월 11일 열린다. 새로 선뵈는 관광지도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운영하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의 역사와 우주의 신비를 다양한 전시물과 최첨단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곳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의 오설록티뮤지엄 인근에 있다. 오는 24일 문을 열 예정이다. 1층 전시장은 항공의 역사가 테마다. 6·25전쟁 당시의 전투기부터 갓 퇴역한 전투기까지 다양한 공군 비행기들이 전시 공간을 가득 채웠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비행 원리 체험 코너는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전시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왔다. 2층은 천문우주관이다. 별자리와 우주 탐사의 역사 등이 다양한 모형과 첨단 영상으로 펼쳐진다. 5차원(5D) 영상이 360도로 펼쳐지는 ‘폴라리스’와 가상현실에서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지름 15m의 돔영상관 등이 설치됐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는 5일 문을 연다. 사계리와 덕수리 마을을 경유하는 A코스(14.5㎞)와 화순 지역이 추가된 B코스(15.6㎞) 등 두 가지다. 짧은 코스를 원하는 탐방객을 위해 A코스에 10.7㎞짜리 단축 코스도 마련해 뒀다. 제주 화양연화의 엔딩은 벚꽃이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은 철 없이 일찍 피었지만 제주의 왕벚꽃은 제 시간에 맞춰 한창 피어나는 중이다. 왕벚꽃은 벚꽃 가운데 가장 크고 우아한 꽃송이를 가졌다. 흔히 ‘사쿠라’로 잘못 알려지는 바람에 몇몇 도시의 가로수 일부가 하릴없이 베어지기도 했지만 왕벚꽃은 사실 한라산이 자생지인 토종 식물이다. 한라산 왕벚꽃이 6세기쯤 일본으로 건너가 ‘사쿠라’가 됐다는 건 다양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미 확인됐다. 가장 오래된 왕벚꽃은 제주시 봉개동에 있다. 세 그루가 자생하고 있는데 1964년 모두 천연기념물(제159호)로 지정됐다. 가장 크게 자란 왕벚나무는 벌채됐고 현재 나무는 싹이 터 자란 것이라고 한다. 제주 사람들은 섬 내 벚꽃 명소를 모두 7개로 나눴다.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를 비롯해 제주종합경기장과 연삼로, 전농로, 제주대, 장전리, 오라골프장 등이다. 한데 오라골프장, 장전리 일대 등은 주변 환경이 변해 옛맛을 잃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보다는 표선면 가시리 쪽의 녹산로 등 한라산 중산간 일대를 둘러보길 권한다. 올해 23회째를 맞은 제주 왕벚꽃 축제는 4~6일 제주종합경기장 일대에서 열린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잘 곳:요즘 제주에서 ‘핫’(hot)한 숙소 가운데 하나로 해비치호텔이 꼽힌다. 지난 1일 해비치리조트가 3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장한 데 이어 호텔 쪽도 종합 건강 관리 프로그램인 ‘라이프 피트니스 스타일링’(LFS) 프로그램 등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비치호텔이 목표로 삼은 건 ‘건강한 휴식’과 ‘재충전’이다. 전문 트레이너가 필라테스, 타바타 부트캠프 등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부터 건강 강의와 식단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 준다. 패키지 상품도 나왔다. 2박 3일~6박 7일짜리 패키지는 반나절쯤은 건강과 운동에, 나머지 시간은 여행과 휴식으로 채우도록 안배됐다. 특히 레저 전문가가 동행해 사라오름 등 동부 지역 오름이나 곶자왈 등을 탐방하는 해비치호텔의 액티비티 프로그램은 충실하기로 정평이 났다. 별비치가든도 새롭게 단장했다. 낮에 산책로였던 야외 정원은 저물녘엔 제주도의 별빛을 한껏 즐길 수 있는 별비치가든으로 탈바꿈한다. 매일 오후 6~10시 운영된다. 와인 1병 또는 드래프트 맥주 4잔 중 하나를 선택하면 모둠 치즈&계절 과일이 곁들여지는데 9만 9000원이다. LFS 패키지(73만 7000원부터) 이용객은 칵테일 2잔이 무료다. 예약은 필수다. 780-8000. →가는 길:가파도 가는 배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출항한다. 하루 여섯 차례 오간다. 요금은 편도 4000~5700원. 입도료 1000원은 별도다. 가파도행과 마라도행 선착장이 나뉘어 있으니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삼영해운794-5490. 가파도 안에 자전거 대여소도 있다. 1인용 5000원.
  • 오늘은 내가 승무원

    오늘은 내가 승무원

    제주항공이 새봄을 맞아 23일 오전 김포발 제주행 기내에서 여행을 떠나는 탑승객을 대상으로 객실승무원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 유펜 한국 총동창회장에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 유펜 한국 총동창회장에

    안용찬(55)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이 1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유펜) 한국 총동창회장으로 선임됐다. 애경산업과 제주항공 등 계열사를 맡고 있는 안 부회장은 2015년까지 2년간 총동창회장으로 활동한다. 유펜의 경영대학원(MBA)인 와턴스쿨을 졸업한 그는 2004년부터 4년간 와턴스쿨 한국동창회장을 지냈다. 미국 사립 명문대로 아이비리그에 속한 유펜 출신 인사들은 국내 재계와 금융계, 학계 등에 포진해 있다. 구본걸 LG패션 회장과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박찬구 웅진케미칼 사장은 와턴스쿨을 나왔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유펜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온라인 서점 예스24 등을 경영하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과 벤처업계의 유망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도 유펜을 졸업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수장인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고와 서울대에 이어 유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돈독한 동문이다. 김 총재가 3년 선배다. 삼정KPMG그룹 회장을 지낸 윤영각 파인스트리트 회장, 남상구 고려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손경한 성균관대 법대 교수도 유펜 출신이다. 법조계에서는 김용갑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하석원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등이 대표적인 유펜 동문이다. 안 부회장은 “동문들이 자주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유펜 한국총동창회가 학교와 소통하는 창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제주항공 ‘얼리버드 티켓’ 오픈…알뜰 여행, 지금 준비하자

    제주항공 ‘얼리버드 티켓’ 오픈…알뜰 여행, 지금 준비하자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오는 4월 국제선 얼리버드 티켓을 오픈한다. 9일 제주항공 공식 페이스북에는 “팬 여러분! 4월 출발 국제선 얼리버드 티켓이 드.디.어 오픈하였습니다! 알뜰하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빅,빅,빅 찬스!!! 지금 바로 서둘러 예매하고, 제주항공과 함께 착한 가격으로 즐거운 해외여행을 떠나보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국제 노선은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를 비롯해 홍콩, 칭다오, 방콕, 마닐라, 세부, 괌 등이 포함되어 있다. 탑승기간은 4월 1일부터 30일까지이며, 총액왕복운임은 왕복항공운임, 공항세, 유류할증료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제주항공측은 “해당 운임은 한정좌석으로 조기 소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린이학습지 교재 만족·가격 불만… 경차 디자인 점수 높고 기능성 낮아

    어린이학습지 교재 만족·가격 불만… 경차 디자인 점수 높고 기능성 낮아

    소비자들은 어린이 학습지(교사 방문형)에 대해 교재는 대체적으로 만족했지만 가격과 운영관리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감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놀이공원의 경우 서울랜드는 가격 면에서 만족도가 높았고,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는 놀이시설의 만족도가 컸다. 경차는 디자인에 대한 만족은 컸지만 기능성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감이 떨어졌다. 3일 소비자에게 제품 평가를 묻는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톡톡’에 따르면 구몬학습, 웅진씽크빅, 눈높이, 튼튼영어 등 어린이 학습지 4개(소비자 100인 이상 평가 참여 브랜드)의 경우 교재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이었다. 하지만 가격과 운영관리 만족도는 각각 7점, 7.1점으로 낮았다. 방문교사 만족도는 7.5점이었다. 운영관리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소비자가 학습지가 마음에 안 들 경우 계약을 해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접수된 소비자피해 사례 197건 중에 ‘업체의 계약 해지 거부’는 66.5%(131건)에 달했다. 과다위약금 요구(9.6%), 부당행위(8.6%), 계약 불이행(6.6%), 청약철회 거절(6.1%) 등이 뒤를 이었다. 놀이공원은 롯데월드, 서울랜드, 에버랜드 등 3개사의 평균 점수를 볼 때, 놀이시설은 8.2점으로 평가가 좋았지만 가격은 7.1점으로 낮았다. 운영관리 만족도와 편의성은 7.4점이었다. 서울랜드는 가격 만족도 점수가 8점으로 높은 반면에 놀이시설은 7.5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에버랜드는 놀이시설이 8.8점으로 만족도가 높았지만 가격 만족도는 6.5점이었다. 롯데월드도 놀이시설 8.4점, 가격은 6.8점이었다. 모닝 1.0 가솔린과 스파크 1.0 가솔린의 평균 점수는 외관 디자인과 경제성의 만족도 점수가 각각 8.3점, 7.8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기능성은 6.2점으로 가장 낮았다. 애프터서비스가 7.6점이었고 편의성은 7.4점이었다. 지난해 1~7월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경차 피해구제 사건(216건) 중 소음·진동 관련 피해가 20.4%(44건)로 가장 많았고, 시동불량(16.2%), 변속기 불량(13.4%), 계약 관련(8.8%), 차체 흠집(5.1%) 순이었다. 제주항공 국내·국제선, 이스타항공, 진에어 등의 소비자 평균 점수는 예약 및 발권 서비스 만족도가 8.5점으로 가장 높았다. 기내서비스는 7.4점으로 낮았다. 요금과 추천 여부 점수가 각각 8점, 8.1점으로 높은 편이었고, 탑승 및 수속 만족도는 7.8점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누구나 스마트컨슈머 홈페이지(www.smartconsumer.go.kr)에서 소비자 톡톡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단, 평가 결과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제품보다 우수함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해외여행 | 태항산-산 위에 산을 쌓은 성채城砦

    해외여행 | 태항산-산 위에 산을 쌓은 성채城砦

    태항산太行山은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 남북으로 600km, 동서로 250km의 크기에 허베이성, 허난성, 산시성 등에 걸쳐 있어서 산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산에 다시 산을 얹은 듯한 거대한 자연의 성채를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감탄하거나, 또 감탄하거나. 태항산, 그 거대함 속으로 태항산 관광의 백미로 태항산대협곡 중 허난성의 임주태항대협곡林州太行山大峽谷은 임주시 경내에 자리하며 남태항산의 일부에 속한다. 주요 관광지는 크게 도화곡桃花谷, 태항천로太行天路, 왕상암王相岩 등 3곳으로 나뉜다. 먼저 추운 겨울에도 복숭아꽃이 핀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도화곡 구간은 태항대협곡의 입구에 해당하는 곳으로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져 경치가 좋고 트레킹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은 구간이다. 물길을 따라 한적하게 걷다가 절벽바위에 붙어 위태해 보이는 철제다리를 오르는 일은 스릴마저 선사한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절벽 사이로 작은 폭포가 흐르는 황룡담黃龍潭이 보이고, 폭포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함주含珠가 나온다. 도화곡에 흐르는 물길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용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함주는 용의 입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주변 절벽에 층층이 새겨진 줄무늬는 약 12억년 전에 형성된 물결무늬다. 여기서 600m 정도 더 진입하면 계곡 사이에 돌이 끼어 있어서 물길이 두 줄기로 갈라지는데 이 모습이 용 두 마리가 구슬을 가지고 노는 듯하다고 해서 이룡희주二龍戱珠라 이름 붙여졌다. 더 들어가면 도화곡의 하이라이트 구련폭포九蓮瀑布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배경으로 앞에 놓인 징검다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태항천로, 대협곡 관광의 백미 도화곡에서 왕상암까지는 약 25km 길이의 환산선 도로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칼로 산을 내리쳐 깎은 듯한 해발 1,000m 높이의 절벽 위의 길을 달리는 버스는 영화 <인디아나존스>의 한 장면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바로 이 코스가 태항대협곡의 백미로 불리는 태항천로다. 가파른 낭떠러지 부분에서 차가 회전할 때면 가슴이 조마조마하지만 나중에는 광활하고 아찔한 배경에 사로잡혀서 공포심마저 잊게 된다. 심약한 이들조차 눈을 뜨지 않고는 못 견딜 터. 중간에 자리한 전망대에 잠시 내려 주변을 둘러보면 왜 이곳을 미국의 그랜드캐년에 비유했는지 알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을 보면 인류는 정체 모를 거인의 공격을 막기 위해 거대한 벽을 치고 스스로를 보호한다. 전망대에 서 있으니 마치 애니메이션 안의 거대한 벽 위에 서 있는 듯한데 규모가 상상 이상이라서 만화 속 거인조차 공격을 포기할 것만 같다.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대협곡의 전체적인 모양새는 거대한 기단 위에 또다시 몇 개의 단을 쌓아 만든 성과 같은 느낌이다. 20억년 전 지반의 융기 이후 계속된 융기와 침식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한다. 만리장성이 위대한 인간의 건조물이라고 하지만 자연이 직접 만든 성 앞에서는 그저 애들 장난감에 불과할 뿐이다. 유리 전망대도 볼거리다. 바닥이 유리라서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올라설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다. 까마득한 초록 계단의 공포 태항천로를 거쳐 왕상암王相岩으로 하산하는 길은 다채롭다. 내려오면 도교사원 옥황각이 보이고, 앞에는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보이는데 소망을 기원하는 붉은 천이 주렁주렁 묶여 있다. 옆으로 난 길 뒤로는 커다란 비석이 많이 놓여 있는데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인상마저 준다. 다시 걸음을 옮기다 보면 멀리에 초록색 선이 절벽에 한 줄로 그어져 있다. 그것이 바로 높이 88m의 계단, 통제筒梯다. 뱅뱅 돌면서 아래로 내려가게 만들었는데 버스에 탔을 때 협곡을 보며 느꼈던 아찔함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이들도 있고, 앞서가는 이들이 ‘무서우면 아래를 쳐다보지 말라’고 조언도 한다. 살짝 고개를 빼고 밑을 보니 워낙 까마득해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다. 만약 계단보다 더 큰 스릴을 원한다면 로프 타기를 할 수도 있다. 통제 계단에 도착하기 전에 협곡의 양쪽을 연결하는 로프가 있다. 줄을 타고 협곡 사이를 횡단할 수 있도록 한 레포츠 시설인데 요금이나 고소공포증을 떠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인지 도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 체험해 본다면 거의 번지점프에 맞먹는 수준의 공포와 쾌감이 들 것 같았다. 조금 더 걸어 왕상촌王相村에 이르면 길가에 커다란 비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중국 최초의 성인으로 추앙되는 푸위에傅說의 동상도 있는데 그는 은殷나라 고종(이름은 무정) 때의 재상이었다. 즉위 후 인재를 찾던 무정은 꿈에서 선왕이 추천해 준 성인과 같은 인상을 가진 사람을 찾았는데, 축을 쌓는 노역을 하던 푸위에를 발견하고 등용한 후 은나라는 크게 번영했다고 한다.구련산, 활기가 끓어 넘친다 구련산은 대협곡 관광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현지인의 매력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임주시에서 40~50분 거리의 신향시는 구련산九蓮山과 가깝다. 위에서 본 봉우리가 마치 아홉 개의 연꽃처럼 보인다 해 구련산이라고 불리는데, 산속에는 서련촌이라는 마을이 있다. 오르려면 돌산을 깎아 만든 999개의 계단을 타야 하지만 높이가 165m에 이르는 수직 절벽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한나라 때 도교와 불교가 융합돼 세워졌다는 사찰 서련사西蓮寺가 있다. 조용하고 웅장한 대협곡과 달리 서련사로 가는 길은 활기찬 현지 사람들을 접할 수 있어 기분이 새롭다. 알 수 없는 물건을 판매하는 이곳은 시장과 마을이 결합한 듯한 느낌인데, 벌거벗은 아이들은 외지 사람을 보고는 반가움을 표하기도 한다. 서련사에 가까워질수록 요란한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입구에 들어서니 요란한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눈에 들어오고, 사방에는 각종 문양이 꽉 채워진 깃발들이 주렁주렁 걸려 이색적이다. 절은 어디나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편견을 가볍게 깨 주는데다 많은 이들이 향을 피우고 분주히 오가는 모습을 보면 여기가 절인지 시장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지만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롭기 그지 없다. 전동차로 하늘 위 드라이브를 구련산의 동쪽에는 또 하나의 절경 천계산天界山이 자리해 있다. 천계산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천계산 협곡의 절경을 둘러볼 수 있는 운봉화랑雲峰畵廊 코스다. 입구에서 전용차량으로 괘벽공로掛壁公路를 따라 올라갈 수 있는데 암벽을 뚫어 만든 이 길은 마을 사람들이 기계의 도움 없이 곡괭이와 정으로만 파느라 공사기간만 약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중간중간 인부들의 사진이 있는데 길을 이동하는 내내 그들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정상부에서 운봉화랑을 돌기 위해서는 전동차로 갈아타야 한다. 낭떠러지로 난 약 8km의 길을 전동카를 타고 돌며 관광하는 것으로 대협곡의 묘미를 편안하게 앉아 즐길 수 있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 일곱 군데 있는데 수직 절벽 위에 세워진 전망대가 가장 인상적이다. 무게 제한이 있어서 6명 이상 오를 수 없고, 담이 작으면 끝까지 도달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높이지만 동그란 전망대에 서면 360도로 주변의 장엄한 풍광을 만끽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곤 한다.글·사진 김명상 기자 취재협조 중국동방항공 www.easternair.co.kr 02-518-0330☞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태항산 가는길 태항산이 워낙 크다 보니 접근 방법이 다양하다. 현재 대한항공, 중국남방항공, 제주항공을 이용한 인천-정저우, 아시아나항공의 인천-타이위엔, 에어부산의 김해-스자좡 노선을 비롯해 칭다오를 경유한 버스 이동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항공 이동시간은 인천-정저우, 김해-스자좡 노선이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중국동방항공으로 상하이를 경유해 약 400㎞쯤 떨어진 한단邯鄲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버스로 태항산까지 가려면 보통 칭다오에서 약 10시간, 지난에서 약 4시간, 정저우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태항산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태항산대협곡경구는 임주시에서 버스로 50분, 신향시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
  • 항공사 ‘가을·겨울 여행객 잡기’ 특가 이벤트

    저가항공사와 외국계 항공사들이 저렴한 가격과 운항 증편을 앞세워 가을·겨울 여행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에어부산은 11월 6일 캄보디아 시엠리아프 정기노선 운항을 맞아 이달 30일까지 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특가 운임은 수·목 출발 왕복 43만 1900원(유류할증료·공항세 포함), 토·일 출발 왕복 39만 1900원이다. 에어부산 측은 “특가가 아니라면 주말 출발 기준 왕복 운임은 60만~70만원 선”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앙코르와트 사원 등 관광지로 인기가 높은 시엠리아프 노선에 에어버스 A321-200(195석) 항공기를 주 4회(수·목·토·일) 운항할 계획이다. 카타르항공은 13일까지 전 세계 130개 노선을 최대 25% 할인된 요금에 제공한다. 특가 항공권은 다음 달 1일부터 2014년 3월 31일까지 여행을 완료하는 일정으로 올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의 여행객을 위한 상품이다. 인천 출발 유럽행의 경우 세금 및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80만원대부터 이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석 왕복항공권 기준으로 인천 출발 주요 도착지 요금은 스톡홀름 81만 7660원, 코펜하겐 87만 9660원, 이스탄불 88만 3990원, 몰디브 95만 2910원이 최저가이다. 인천~도하 직항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카타르항공은 동유럽 여행객 편의를 위해 경유 노선도 증편했다. 도하~앙카라 노선을 주 3회에서 4회로, 도하~부쿠레슈티 노선은 주 4회에서 5회로 늘렸다.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11월부터 여행객의 수요가 많은 인천~발리 노선을 주 5회에서 7회로 증편한다. 또 인천~자카르타 구간에는 11월 7일부터 보잉 777-300ER 최신 항공기를 시범 투입할 방침이다. 이 밖에 제주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31일까지 정기편 외에 김포~제주 노선 130편, 부산~제주 노선 22편 등 모두 152편을 추가 운항하기로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SUMMER VACATION RESORT SELECTION ③중국

    SUMMER VACATION RESORT SELECTION ③중국

    China Hainan 중국 부호들의 휴양지 중국과 휴양지란 단어가 잘 매치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중국에 대해 여전히 편견을 갖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자본의 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제주도를 벤치마킹했다는 휴양지 하이난은 이제 스케일에서 차원이 다르다. 본토의 부자들이 몰려드는 하이난에는 그 광활한 면적만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게 너무 많다. 하이난 바다와 열대우림의 가족 휴양지 인천공항에서 네 시간 반이면 이곳 열대의 섬에 도착한다. 섬 전체가 야자수로 뒤덮여 있어 ‘야자수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섬이라곤 하지만 면적은 제주도의 열아홉 배다. 이 섬에 있는 어느 비치는 장장 74km에 달한다. 바로 중국 최고의 휴양지, 하이난이다. 11. 가족에게 더욱 특별한 휴양지 나라다 리조트 앤 스파 싼야 Narada Resort & Spa Sanya 세인트레지스, 리츠칼튼, 샹그릴라, 반얀트리, 르메르디앙, 인터컨티넨탈, 쉐라톤, 힐튼, 소피텔…. 섬 하나에 전세계 최고급 브랜드의 리조트가 전부 모였다. 그것도 대개 문을 연 지 1, 2년밖에 안 됐다. 전세기만 뜨고 내리는 ‘그들만의 공항’도 따로 있다. 그만큼 부자들이 많이 온다. 그렇다면 이곳에는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하이난에 대해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이곳은 무엇보다 가족 휴양지로 좋다. 일단 가깝다. 가는 데 4시간 반, 오는 데 3시간 50분이면 족하다. 휴가가 짧으니 멀리 갈 수 없는 사람들, 오가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휴양지다. 최고급 리조트 외에도 600여 개의 다양한 리조트가 있으니 숙소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크다. 하이난 나라다Narada Resort는 싼야국제공항에서 10분 거리다. 나라다 리조트는 중국 최대 호텔 매니지먼트 그룹인 나라다 호텔그룹이 운영한다. ‘딜럭스 오션 뷰’의 경우, 창문 밖으로 울창한 열대의 정원이 마치 깊은 숲처럼 보이는데 그 너머로 남중국해가 펼쳐진다. 수평선이 유난히 높다. 수평선 너머는 베트남의 다낭, 혹은 나트랑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치 열대 우림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객실의 침대가 유난히 크다. 이 정도라면 세 사람이 누워도 충분하겠다. 욕실 세면대도 두 개다. 55㎡의 널찍한 방부터 모든 게 다 넉넉하다. 테라스에는 대리석 욕조가 있다. 가족에게도, 연인에게도 적합하다. 욕실의 수건걸이는 하이난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대나무 사다리 모양이다. 수건걸이 하나가 전해 주는 이국의 정취에 기분이 좋다. 한국인을 상대로 나라다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장점 중 하나는 ‘골드카드’다. 오직 한국인에게만 제공하는 서비스다. 카드 한 장으로 영어를 못해도 세트로 제공되는 점심, 저녁 식사 등 리조트 내 여러가지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가족 휴양지라면 모두가 편히 지낼 수 있어야 한다. 나라다 리조트에는 크고 작은 야외 수영장만 여덟 개다. 5성급 리조트이지만 분위기는 캐주얼하다. 아이는 키즈클럽에서, 어른은 시가 앤 와인 바Cigar & Wine Bar나 풀 바Shade & Waves Pool Bar에서 즐겁고 자유롭다. 객실 타입 중 카바나 룸Cabana Rooms은 테라스와 수영장이 바로 연결돼 있어 언제나 수영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파울라이너 양조장Paulaner Brauhaus이란 이름을 가진 독일 맥주집도 있다. 리조트 안에서 직접 양조장을 운영한다. 리조트 내 앙사나 스파는 전 세계에 27개의 체인을 가진 최고급 스파 브랜드다. 골드카드 이용 고객은 일부 메뉴에 한해 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나라다 리조트에는 러시아 관광객도 많다. 블라디보스토크 출신이라는 러시아 직원이 리조트에 상주할 정도다. 객실 수만 398개에 달하는 나라다 리조트에서 아침 식사 때 분주한 분위기가 싫다면 적당히 시간을 조절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요금 딜럭스 마운틴뷰 185 주소 No.236 Sanya Bay Road Sanya 872000, Hainan, China 홈페이지 www.naradasanya.co.kr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나라다 리조트 한국사무소 02-722-2660 ▶TOUR 리족에서 고층빌딩까지, 싼야 투어 삥랑 빌리지 리족이 사는 민속촌으로 싼야시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리족이 사는 모습과 민속공연을 볼 수 있다. 삥랑 빌리지에는 집마다 쓰는 곡식창고가 따로 있다. 리족 사람은 절대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다. 백년 동안 지속되어 온 전통이라고 한다. 그러니 창고를 채우는 자물쇠 같은 건 없다. 곡식창고는 진흙, 대나무, 나무판자 세 가지 종류로 만드는데 뒤로 갈수록 귀한 물건을 담았다. 민속공연은 다채로웠지만 중국어 외 영어 설명이나 한국어 설명이 전혀 없어 아쉽다. 녹회두 공원 싼야의 야경을 보기 좋은 곳. 고층빌딩의 네온사인이 화려하다. 마치 멀티미디어 쇼를 보는 것 같다. 휴양지 하이난만 생각하다 이곳에 오면 휴양지와는 완전히 다른 하이난의 모습을 보게 된다. 싼야는 부유하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도시다. 녹회두 공원에선 무작정 바다를 보아도 좋고, 일출과 일몰을 보아도 좋다. 녹회두 공원에는 리족의 젊고 용감한 사냥꾼과 요정사슴의 전설이 전해진다. 리족 사람들이 이곳을 ‘사랑의 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싼야시의 또 다른 이름은 ‘사슴의 도시’다. 공원 꼭대기에서 거대한 사슴 상을 볼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나라다 리조트 패키지 | 현재 티웨이 항공이 싼야행 직항을 주 2회(수·토요일) 운항 중이고,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는 제주항공이 주 4회 취항한다. 하나투어는 나라다 리조트 5일 상품과 6일 골드카드 상품을 99만9,000원부터 판매한다. 골드카드 한 장으로 전 일정 식사를 해결하고, 부대시설을 무료로 이용한다. 부모가 골드카드를 구입하면 12세 미만 아이도 같은 혜택을 받는다. 일정 중에 ‘열대과일 페스티벌’이 포함돼 열대과일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문의 하나투어 1577-1233 www.hanatour.com
  •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충분하다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충분하다

    찜통더위에 기신거리는데 웬 뜬금없는 사막 얘기냐고? 걱정하지 마시라. 테마파크처럼 짜릿한 즐거움이 샘솟는 사막 얘기를 들려드릴 참이다. 한낮에도 태양만 얼굴을 내밀지 않으면 바닷가 모래사장에 선 것처럼 서늘한 바람이 불어대는 곳이다. 세상에, 그런 사막도 있냐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예닐곱 시간 걸리는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 그곳에서 다시 서쪽으로 서너 시간을 달리면 이집트나 외몽골의 고비사막과 진배없는 샹사완(响沙灣)에 다다른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니 이게 무슨 사막이냐 싶었다. 네이멍구 제2의 도시 어얼둬쓰(鄂爾多斯·옛 오르도스)로 이동하며 설핏 봤던 옆모습이 되작여져 그랬다. 표를 끊고 리프트에 오른다. 만(灣)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만했다. 리프트 아래 150m는 될 법한 폭의 옛 하천을 굽어보며 사막에 들어선다. 원래 이곳은 몽골어로 활시위를 가리키는 쿠부치(庫布其) 사막의 일부로, 일종의 사막 테마파크로 조성됐다. 쿠부치 사막은 동서로 262㎞나 되며 면적은 1만 6000㎢로 중국에서 일곱 번째,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사막이다. 삼사월 한반도 상공을 뒤덮는 황사의 40%가 쿠부치 등 네이멍구 사막들에서 날아오고 고비사막 것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붉은색, 노란색, 푸른색 버선으로 신발째 감고 나니 영락없는 스머프인형들이다. 낑낑 오르는데 발로 어렵사리 감지되는 모랫바닥이 의외로 단단하다. 잘 미끄러지지 않으니 사방에서 재잘거림과 속살거림이 터져 나온다. 마치 사람들로 복닥대는 수도권의 놀이공원처럼. 아니나 다를까. 귓전을 때리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다 우리 노래 ‘여행을 떠나요’임을 알아챈다. 5분쯤 올랐을까. 사막 전경이 펼쳐지는데 눈이 시원해진다. 들머리에서 바라봤던 초라한 모습은 사라지고 사구(砂丘)들의 변주(變奏)가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배처럼 생긴 자동차에 오른다. 40~50명쯤 올랐는데 속력을 내니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부딪힌다. 재잘거림은 이내 환호작약으로 바뀌었다. 사막이 이렇게 서늘하다니. 이렇게 달려도 되나 싶을 즈음, 차가 멈추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 선 것처럼 사람들에 떠밀려 차를 빠져나온다. 이제 놀이시설을 본격적으로 즐길 차례. 기사가 운전하는 지프를 타고 엄청난 속도로 사구들을 헤집었다. 모래 바이크를 탄 뒤 마치 오아시스처럼 만들어 놓은 풀장에서 물장구를 치고 나니 허기가 밀려온다. 500명쯤 들어갈까 싶은 뷔페 식당 한쪽에 광활한 사막의 풍경을 즐기며 식사할 수 있는 테라스가 꾸며져 있다. 다음은 낙타 타기. 앞다리를 꿇었다가 사람이 엉덩이를 안장에 붙이자 일어서는데 앞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렸다가 순간 하늘에라도 닿을 듯 훅! 올라간다. 현기증이 날 정도. 초원에서 말을 탔을 때보다 훨씬 안락했다. 몇 발자국 뗐을까. 허겁지겁 점심을 챙긴 여행객들이 줄줄이 낙타 등에 올라 더욱 깊은 모래뻘로 향한다.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隊商) 행렬처럼 꼬리를 문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이곳이 사막이란 사실을 계속 가로젓게 만든다. 이곳의 7월 평균기온은 섭씨 18~24도. 사막에서도 그늘막 아래만 들어가면 선선해졌다. 10분쯤 걸었을까, 내리란다. 마음은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의 우루무치(烏魯木齊)를 지나 저 멀리 페르시아 언덕배기를 맴도는데…. 사막 열차에 올라 4시간 넘게 이어온 사막의 정경을 눈으로 다시 훑는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그랬다던가. ‘사막엔 인간의 욕망이나 호기심을 끌어당길 자연이나 인공의 사물들이 없기 때문에 영원을 관조하는 데 방해할 것이 없다’고. 하지만 사막화란 재앙을 테마파크로 꾸며 사람들의 욕망이나 호기심을 자본주의보다 더 철저하게 살피고 유도하고 돈을 받아내는 중국식 사회주의 논리가 철저히 투영돼 있었다. 그게 커다란 아쉬움이었다. 다음은 초원인데, 사막과 이렇게 닮은꼴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샹사완은 1950년대만 해도 양들이 풀을 뜯던 곳이란다.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놀랍기만 하다. 초원의 머지않은 미래가 사막이란 점을 깨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시라무런(希拉穆仁) 초원은 후허하오터에서 다이칭(大靑)산을 넘어 유채꽃과 해바라기가 만발한 평원 지대를 지나자 나왔다. 정말 시원(始源)으로부터 오는 듯한 바람이 계속 불어왔다. 관광객을 받는 게르(몽골의 이동식 집)촌으로 변모한 목초지들은 4㎞, 많게는 10㎞ 이상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바람이 모든 여백을 메우고 그걸로 충분했다. 고비사막 아래의 이 동네도 몇십 년이 흐르면 샹사완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온다. 조선족 여성 가이드는 “2년 전만 해도 비가 오지 않아 멀리 보이는 초지 색깔이 누렇기만 했다. 올해는 비가 제법 와 그래도 이만큼의 푸른 때깔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올해 한반도 황사도 여느 해보다 심하지 않았다. 유럽과 다른 지역에 견줘 키가 작다는 몽골말을 탔다. 세 시간 정도 그야말로 가없는 목초지를 돌아다녔다. 석양을 등에 지고 다른 게르로 향할 때는 정말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건맨들처럼, 아니면 고선지를 비롯한 옛 조상들의 기개가 가슴에 차오르는 자아도취에 빠졌다. 날이 흐려 그 멋지다는 노을은 구경하지 못했다. 또 주먹만 하다는 별들의 존재감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게르 옆 풀밭에 누워 술잔 기울이며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 빛을 조명 삼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웠다. 밤 11시가 넘자 게르마다 쏘아올린 불꽃이 목초지와 하늘을 수놓았다. 시인 이육사처럼 ‘초인이 있어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던 광야의 밤이었다. 글 사진 후허하오터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가는 길:예전에는 베이징에서 비행기 갈아타고 후허하오터까지 간 다음 버스로 시라무런 초원이나 샹사완으로 향했다. 제주항공이 처음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주 2회 후허하오터 직항 전세기를 운항했다. 주요 여행사들이 베이징 경유나 직항편을 이용하는 4박6일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지 않다. 준5성급(실제로는 그 이하) 호텔에서 3박하고 양변기와 샤워기까지 갖춰진 게르에서 1박한다. 놀라울 정도로 날씨가 서늘해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정도만 초원과 사막 여행을 할 수 있다. →칭기즈칸과 왕소군의 발자취:어얼둬쓰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의 칭기즈칸 능은 꼭 찾을 만하다. 칭기즈칸이 서하(西夏) 정벌을 앞두고 이곳을 지나다 여기 묻힐 만하다는 내용의 시를 남겼다. 그런데 원정 도중 풍토병을 얻어 이듬해 세상을 떴고, 그를 묻을 장소를 물색하던 부하들이 이곳을 지나가는데 말들이 꿈쩍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생전에 그가 휘두르던 채찍을 묻었더니 그제야 말들이 움직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몽골에선 시신을 해치는 것을 두려워해 봉분이나 묘비를 세우지 않아 그의 시신이 진짜 묻힌 장소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후허하오터 근교에는 고대 중국의 4대 미녀 중 한 명인 왕소군(王昭君) 묘가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다) 시구를 남긴 왕소군은 흉노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한나라 원제가 공주라고 속여 시집 보낸 궁녀인데 중국 정부는 민족 화합의 상징으로 영웅시하면서 묘역을 성역화했다. 이곳도 옷과 모자 등을 묻은 의관묘(衣冠墓)이며 실제 시신이 묻힌 곳은 추측만 무성하다. 바오터우(包頭)에서 멀지 않은 메이다이자오춘(美垈召村)은 한족과 몽골족, 티베트족의 생활양식과 건축 방식이 어우러진 독특한 곳이다.
  • [극과 극](3)뉴욕까지 1300만원…‘하늘위 스위트룸’ 일등석의 모든 것

    [극과 극](3)뉴욕까지 1300만원…‘하늘위 스위트룸’ 일등석의 모든 것

    지난 7월 한 달 동안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우리나라 국민은 107만 9703명이다. 지난해 7월보다 7%나 증가했다. 물질적 여유 속에 항공기 이용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해외여행을 위해서든,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해외 출국이 잦아졌다. 말마따나 세계가 먼 곳이 아닌 가까이에 있다. 그만큼 항공기를 탈 기회도 많다. 다만 같은 항공기를 타더라도 좌석에 따라 급이 달아질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석, 비즈니스석, 퍼스트 클래스(일등)석으로 나뉘어 가격에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분명하다. 불편한 진실이 아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일등석,누가 타나요항공기의 일등석은 일반 좌석과 확연히 다르다.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등석에는 공통적으로 ‘스위트’라는 용어가 쓰인다. 호텔 스위트룸처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주로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하는 일등석 티켓의 가격은 무려 900~1000만원 선이다. 다른 좌석과는 달리 할인가격도 거의 없다. 직항 노선 가운데 비행시간이 가장 긴 미국 뉴욕의 경우 1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1000만원대의 티켓을 예약하는 동시에 승객은 항공사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는다. 마치 개인 전담 비서가 동행하는 듯한 1대 1서비스도 가능하다. 항공사 측에서는 ‘VVIP’ 고객이다.일등석 승객은 사실상 한정적이다. 항공기 삯으로 1000만원을 선뜻 낼 서민은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좌석 수도 적다. 대체로 10석 안팎이다. 대한항공 A380 기종의 일등석은 12석에 불과하고, 아시아나항공 B777-200 기종의 일등석은 단 8석 뿐이다. 일반 이코노미석이 300석 남짓인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수정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이 주로 일등석을 이용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항공사 측은 “일등석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사생활을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다. 자주 이용하는 이른바 ‘상용 고객’들을 별도로 신경쓰고 있다. 보통 ‘서민’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등석 승객으로는 주로 비즈니스차 출장으로 나가는 대기업 회장이나 임원, ‘공무원 여비 규정’의 여비지급 구분표 1호에 포함된 국무총리·감사원장·장관 등이 있다. 유명 연예인도 없지 않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일반 여행객 뿐만 아니라 비행기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모은 ‘알뜰 승객’들이 일등석에 앉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출발부터 VVIP급~일등석은 공항 서비스부터 차이가 난다. ‘최대한 편안하게’라는 원칙 아래 공항에서 항공기까지, 출국에서 귀국까지의 모든 과정을 승객에게 맞춰주는 서비스다. 승객들은 출국 하루 전까지 원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고, 전용 카운터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탑승 수속을 밟을 수 있다.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속 절차를 미리 준비해 놓은 상태에서 서비스에 들어간다” 는 게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이다.일등석 승객의 짐은 비닐이나 플라스틱 커버로 일일이 포장이 되고 비행기에서 내린 뒤 가장 먼저 찾아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탑승을 마친 승객들에게 직원들이 직접 자필로 감사의 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대한항공은 한국~중국, 한국~일본 노선의 경우, 귀국할 때 탑승수속 카운터에 들르지 않도록 출국할 때 미리 모든 절차를 마쳐주고 있다. 또 미국행 일등석 승객들을 위해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뉴욕 등 10개 도시에 취항한 정기 항공편 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비즈니스 전용기를 타고 미국내 5000여개 공항으로 원하는 때에 언제든 이동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출발 전 공항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VIP 라운지도 ‘특권’ 가운데 하나다. 라운지에는 샤워실과 전동 안마의자가 비치된 수면실, 라커룸, DVD룸 등이 마련돼 있다.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장인들을 위해 빔 프로젝터가 갖춰진 회의실도 따로 마련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라운지에서 국내 유명 호텔 조리사의 요리를 맛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메뉴에는 인삼 도가니탕, 장어구이 등 보양식과 봄나물 비빔밥, 화전 등 계절 음식, 명절 음식이 들어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국내 승객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우리의 음식문화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라운지를 이용하는 승객 개개인에 대한 차별화를 위해 명함을 코팅해주는 서비스와 함께 금속으로 된 ‘네임 플레이트’를 선물하고 있다. 수하물이나 다른 가방에 매달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금속 앞면에는 탑승 비행기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뒷면에는 승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작지만 세심한 ‘배려’인 셈이다. 침대형 좌석에 전용 바 까지…비행기야 호텔이야이코노미석과 분리된 탑승구를 통해 기내에 들어서면 일등석 만의 특별 서비스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좌석들은 모두 독립된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180도 수평으로 눕혀지는 좌석에는 양쪽에 칸막이나 문이 있어 하나의 방과 같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자유자재로 좌석을 움직이고 조명도 조절할 수 있어 개인이 원하는 최적의 환경에서 장거리 비행을 즐길 수 있다.  대한항공의 일등석 ‘코스모 스위트’는 지난 2011년 A380 기종이 도입되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1층 앞쪽, 12석의 일등석은 기존 일등석보다 공간이 15.3cm 넓어졌다. 승객들이 취향에 따라 언제나 다양한 음료 및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전용 바도 갖춰져 있다. 23인치 LCD 모니터와 주문형 오디오비디오(AVOD)는 장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아시아나항공 B777-200 기종의 일등석 ‘퍼스트 스위트’는 슬라이딩 도어로 각각의 좌석을 하나의 방처럼 꾸몄다. ‘방해하지 마세요’라는 버튼을 누르면 좌석 입구에 표시등이 켜져 자기만의 업무와 휴식에 집중할 수 있다. 중요 서류나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 수납장과 미니 바도 갖춰져 있다. 시간 별로 조명이 달라지기도 하고 밤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조명 장치도 있다. 32인치 HD 개인 모니터에서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고, 커플 여행객을 위해 좌석에 보조 의자가 있어 식사테이블을 펼치고 2명이 마주보면서 식사할 수도 있다.  두 항공사의 일등석 승객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고급 침구세트와 함께 명품 화장품, 세면도구 등이 담긴 여행용품 파우치, 고급 헤드셋이 제공된다. 집에서 입는 잠옷처럼 편안한 의상도 따로 비치해 놓고 있다.   한식 양식 중식 코스요리 원하는 시간에 척척일등석의 또 다른 ‘특권’은 기내식이다. 이코노미석에 서비스되는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가 아니라 고급 도자기 그릇에 담긴 식사가 나온다. 테이블에는 모두 테이블보를 깔고, 유리 잔,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할 수 있다.  두 항공사 모두 한식과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코스요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소믈리에의 까다로운 선정을 거친 고급 와인은 고객들의 입맛을 돋구는데 한 몫 한다. 승객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메뉴로 식사할 수 있고 2차례의 식사 외에 라면, 케익, 과일 등 간식도 수시로 먹을 수 있다.  최근 ‘라면상무’가 화제가 되면서 좌석별 ‘라면등급’이 알려졌는데, 이코노미석에서는 작은 컵라면에 물을 부어주는 정도이지만 비즈니스석과 일등석에서는 라면을 직접 끓여준다. 계란과 파, 콩나물까지 곁들여진 라면이 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에는 미주(인천~LA) 노선과 유럽(인천~프랑크푸르트)노선에 월 1회 세계 요리학교를 수료한 요리사 승무원과 국제 소믈리에 자격증을 소지한 승무원들이 탑승한다. 전문 요리사 4명이 조리사 복장 차림으로 다양한 카나페와 양갈비, 계절별 요리를 제공하는 데다 소믈리에 승무원들은 승객들과 디켄팅, 와인설명 등 전문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대한항공 측은 “제주 목장에서 방목 생산한 명품 한우와 토종닭, 무공해 유기농 농산물과 친환경 곡물류를 모든 메뉴에 사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사들의 와인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세계 최고 일등석 와인으로 뽑혔던 ‘뫼르소 프리미에 크뤼(Meursault 1er Cru ‘Clos Des Poruzots’ 2009)’를 대표 와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와인은 영화 ‘도둑들’에서 배우 신하균이 “아시아나는 화이트가 훌륭합니다“라고 말한 장면이 나오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대한항공은 세계적 와인 명가인 프랑스의 ‘로랑 페리에(Laurent-Perrier)’사의 샴페인을 내놓고 있다. 로랑 페리에사의 와인들은 2007년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공식 와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특히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에서 서비스되는 ‘그랑 시에클(Grand Siecle)’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을 가진 ‘큐베 로제 브륏(Cuvée Rosé Brut)’도 일등석 만의 메뉴다.  얼마 전 유럽 여행 때 일등석을 이용한 김모(60)씨는 “가격은 부담스러웠지만 큰 맘 먹고 나와 아내를 위해 최고급 서비스를 선택했다. 말이 달리 필요없을 만큼 서비스에 만족했다. 좋았다”고 말했다. 저가항공,기내식은 스낵박스…항공료 최대100배 저렴한 차례에 1000만원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이에 따라 나름의 만족을 얻으려는 실속파들을 겨냥해 저가항공사들이 분주하다. 대형 항공사들의 틈새에서 저가항공사들도 단거리 위주의 해외 노선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기내 서비스를 곁들였다.  대형 항공사들과 시간대를 달리해 차별화했다. 예를 들어 대형 항공사의 동남아 노선 일정이 밤 시간 출국에다 새벽 시간 귀국이라면, 저가항공사는 아침 시간에 출발해 오후 시간에 돌아오는 방식이다. 애매한 일정이나 이동하기 어려운 시간대 탓에 기존 항공사의 선택을 고민하는 승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저가항공 서비스를 제일 먼저 시작한 제주항공의 경우, 괌, 홍콩, 방콕, 세부, 마닐라 등의 해외노선을 갖고 있다. 요금은 비성수기 평균 10만~30만원 안팎이다. 동남아 단거리 노선은 왕복 10만원 대의 알뜰 여행이 가능하다. 일등석과 비교하면 최대 100배 차이다. 항공사 자체 할인행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더욱 알뜰한 여행이 가능하다. 대형 항공사 이코노미석의 반값 수준도 안 되지만 기존 항공사 못지 않게 여행의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 노력들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은 “저렴한 가격 만큼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합리적인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는 ‘감성 서비스’를 자처하고 있다. 대형 항공기에 있는 비디오·오디오 서비스를 할 수 없는 대신 승무원들이 직접 마술쇼를 펼치기도 하고 풍선아트로 만든 작품을 승객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같이 게임을 하거나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 사진 촬영을 해주는 등 이색적인 이벤트를 통해 직접 승객들과 마주하고 소통하는 게 감성 서비스의 특징이다. 프러포즈나 기념일, 그 밖의 사연이 있는 승객의 경우 티켓 예약 때 신청을 하면 선정을 통해 기내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기내식도 기존 항공사들이 선보이는 요리와는 차이가 있다. 3~4시간의 비교적 잛은 해외 여행에 알맞게 센스 있는 ‘스낵박스’가 제공된다. 종이상자 안에 요거트와 머핀, 삼각김밥, 샌드위치, 빵, 두유 등 간단한 간식거리들이 노선에 따라 종류별로 담겨져 있다. “대형 항공사의 메뉴처럼 든든한 식사는 아니지만 값싼 비용으로 여행하면서 요기를 할 수 있어 괜찮았다” 저가항공을 이용해 동남아를 갔다온 여행객의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festival -송끄란 Songkran 아주 투명한 축복

    festival -송끄란 Songkran 아주 투명한 축복

    흠뻑 젖을 수 있는, 혹은 기쁨에 한껏 젖어들 수 있는 자유. 서로의 얼굴에 하얀 분을 발라 주는 손길은 보드라웠다. 물방울이 흩어질 때 명랑한 웃음소리도 함께 퍼져 나갔다. 물벼락으로 시작하는 새해 송끄란은 태국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매년 4월13일을 전후해 태국 전역에서 펼쳐지는 물의 축제다. 길을 가다 날벼락 같은 물벼락을 맞을 수도 있고 우비와 물총으로 적극 무장하고 공격에 가담할 수도 있다. 현지인과 여행자들이 한데 어울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유명하지만 본래의 유래와 의의는 상당히 종교적이다. 송끄란은 산스크리트어로 ‘움직이다, 장소를 바꾸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어깨에 물을 뿌리고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불상에 경의를 표하는 의식을 하는 날이다. 물을 뿌리는 이유는 정화의 의식을 통해 죄를 깨끗이 씻기 위한 것. 건기가 끝나는 여름의 정점에서 다가오는 수확기에 강수량을 풍부하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의미와 함께 지난해의 나쁜 기운을 씻어버리고 행운이 가득한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시원하게 망가지다 송끄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물싸움이다. 정화의 의미로 물을 뿌리던 풍습은 물축제로 진화되어 태국 전역으로 퍼졌다. 단순히 물을 뿌리는 정도가 아니라 남녀노소, 내외국인 구분 없이 지나가는 사람 아무에게나 호스를 길게 연결해 다량의 물을 내뿜는다. 길 한복판에 떡 하니 드럼통을 갖다 놓고 바가지로 물을 퍼붓는 무리들, 트럭에 물을 싣고 달리며 무차별 물공격을 하는 사람들까지 송끄란이 되면 도시 전체가 물 싸움터를 방불케 할 정도다. 하지만 물에 활석가루나 밀가루를 섞은 ‘딘소 퐁’을 얼굴이나 몸에 발라 주며 서로 축복해주는 행위는 반전이라고 할 만큼 부드럽고 따뜻하다. 축제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음악과 함께 춤도 빠지지 않는다. 물세례뿐 아니라 시원한 거품목욕까지, 그야말로 시원하게 망가지고 한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다. 송끄란에 대처하는 자세 초보와 고수를 구별하는 방법은 쉽다. 처음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공격력 제로. 소지품을 담은 비닐백을 소중하게 품고 행여 물에 맞지 않을까 조심하고 있지만 표정은 또 잔뜩 기대에 차 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물공격을 하면 비명을 지르며 냅다 도망간다. 중급자들은 물총 등 ‘무기’를 준비하긴 하지만 공격보다는 방어용으로 사용하다. 축제 참가 횟수가 늘수록 공격력도 상승하는데, 과감한 물총 공격은 물론이고, 지난 1년 동안 송끄란만을 기다린 사람처럼 화려한 치장과 다양한 장비들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워터 배틀 부대를 꾸리고 소형 트럭을 빌린 후 물을 가득 채운 드럼통을 싣고 거리를 달리면서 무차별로 물을 뿌리다 강적을 만나면 신속하게 도망을 가기도 한다. 그래서 치열한 물싸움이 벌어지지만 어디까지나 웃자고 하는 일. 지나가다가 물세례를 받더라도, 낯선 사람이 다가와 얼굴에 밀가루를 덕지덕지 바르더라도 웃으며 ‘컵 쿤 캅/카감사합니다’이라고 대답하는 것이 송끄란에 대처하는 기본 자세다. 에디터 트래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파랑풍선 1544-8181 파랑풍선 송끄란 원정대 파랑풍선의 태국 송끄란 원정대는 지난 4월18일부터 4월22일까지 3박5일 동안 방콕과 파타야에서 즐거운 물세례를 받았다. 펜싱 올림픽 메달리스트 최병철 선수(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왼쪽)와 정진선 선수(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오른쪽)가 1기 원정 대장으로 참여했으며 제주항공, 태국관광청이 후원했다. 문의 1544-8181 www.parangb.com
  • 제주항공 역대 최대실적 올 상반기 매출 2057억…전년동기비 32% 껑충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이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 등으로 국제선의 매출 비중이 60%를 넘었다. 제주항공은 1~6월 매출이 20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영업이익은 62억 4000만원으로 940%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부문별로 국내선 781억원, 국제선 1222억원, 기타(화물, 기내 판매 등) 54억원 등으로 국제선의 매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국제선의 노선 다변화 등으로 상반기 수송객 수는 221만 4000명으로 23%나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인천~괌 노선을 신규 취항하고 제주와 인천발 중국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국제선 수송객 증가율은 52%에 이른다. 제주항공은 지난 15일 기준 국내 저비용항공사로는 최초로 누적탑승객 15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엔화 환율 변동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지난해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가 올해 좋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저가항공사 국제노선 요금 국적기가 더 비싸

    저가항공사 국제노선 요금 국적기가 더 비싸

    국적기 요금이 외국 항공사에 비해 턱없이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의 국제노선 운임도 외항사보다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으로 대표되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LCC는 ‘저가 항공사’로 불린다. 기내식 등 부가서비스를 최소화하고 인터넷 발권, 운영 인원 최소화 등을 통해 수지를 맞춘다. 국내에서는 2006년 6월 제주항공을 필두로 2008년 진에어·에어부산, 2009년 이스타항공, 2010년 티웨이항공 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3일 항공업계는 국적기 저가항공사와 외항사의 가격 차이에 대해 대형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논리와 서비스 경쟁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과 달리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는 노선에서도 운임 차이는 두 배 이상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세부와 부산~도쿄를 오가는 항공권 요금을 비교해 봤다. 체류기간은 1년으로 하고 유료할증료와 세금이 포함된 편도가격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 10일(토요일)을 임의로 잡았다. 에어부산을 이용해 새달 10일 부산에서 도쿄 구간을 이용할 경우 부산에서 출발하는 편도 요금은 36만 6600원이다. 이에 비해 에어아시아재팬은 부산에서 도쿄까지 편도 요금이 14만 5200원으로 에어부산 요금의 절반도 안 됐다. 같은 날 도쿄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에어부산 편도 요금은 41만 9745만원, 에어아시아재팬은 21만 4506원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 인천에서 세부로 가는 진에어 편도 운임은 57만 6200원, 세부퍼시픽항공은 54만 1000원이다. 세부를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편도 운임은 진에어가 50만 4600원으로 41만 7072원인 세부퍼시픽항공보다 8만 700원가량 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항공법에 있는 국제항공운송 사업자 조항에 따라 노선 인가·신고 등이 이뤄지며 저가항공사에 대한 운임 기준 등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요금은 항공사가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엔저에 日노선 부진… 항공업계 ‘난기류’

    엔저에 日노선 부진… 항공업계 ‘난기류’

    엔저와 북핵 리스크로 항공업계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일본 노선 탑승객이 급감하면서 대형 항공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의 일본노선 여객 수요는 49만 39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나 감소했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 잡은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같은 달 4.1% 증가한 313만명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항공수요가 증가세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 노선 이용객의 감소폭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과 환승객의 증가로 다른 노선의 이용객은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본 노선의 경우 지난해 독도 문제로 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된 뒤 일본인 방문객 수가 조금씩 줄다가 최근 북핵 리스크와 엔저가 겹치면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국내에 입국한 일본인 수는 28만 8900여명으로 전년 동기(36만 1000여명)에 비해 25%가량 줄었다. 지난해 평균 80%대를 유지하던 일본 노선의 일본인 탑승률도 70%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실적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에 비해 덩치가 큰 대형 항공사들의 타격이 심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 12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가 감소해 2조 9414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도 1분기 211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의 대응책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환율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일본, 중국 등 경영실적과 직결된 나라에 대해서는 환율변동에 대해 좀 더 세밀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엔저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일본 노선의 스케줄과 좌석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국내 승객의 일본 여행을 확대하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CC들은 악재에도 적은 금액이나마 흑자를 기록했다. LCC의 경우 단일 항공기를 채택해 운영 비용이 적게 들고 불황의 영향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탓에 이용객들은 단거리 국제선의 경우 대형 항공사보다 저렴한 LCC를 선호하는 추세다. 제주항공은 1분기 매출 1038억원과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LCC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진에어도 1분기에 670여억원의 매출과 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도 1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천~나리타 왕복항공권이 단돈 500원…‘한~일 하늘길’ 대혈투

    인천~나리타 왕복항공권이 단돈 500원…‘한~일 하늘길’ 대혈투

    인천~나리타 간 왕복티켓이 500원에 나오는 등 일본 하늘길을 놓고 국내 항공사 간에 항공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한국~일본 나리타의 ‘항공 자유화’가 이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7월 4일부터 9월 30일까지 인천~나리타 왕복항공권을 500명에 한해 500원에 선착순 판매하고 있다. 인천~나리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뿐만 아니라 LCC인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 등도 취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노선의 후발주자인 제주항공이 파격적인 마케팅 공세를 벌이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일본에 이미 오사카와 나고야, 후쿠오카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아 LCC들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노선”이라면서 “파격적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인천~나리타 노선을 안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나리타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전년 대비 7.39% 증가한 203만 5697명이었다. 이미 나리타에 취항 중인 이스타항공은 3월에 이어 이달에도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올해 초 나리타와 후쿠오카 노선 항공권을 10만원 대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한국 관광객의 수요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나리타의 항공 자유화로 항공사 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기존 대형 항공사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대형 항공사들은 가격을 낮추기보다 운항 편수를 확대해 승객들이 언제든지 나리타행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부터 인천~나리타 노선 운항을 주 28회에서 35회로 확대하고 있다. 부산~나리타도 주 7회에서 14회로 늘린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산과 제주발 나리타 노선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한·일 여객 수요 증가를 넘어 인천공항이 동북아 최고 허브공항으로 자리를 굳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리타 공항 이용객은 전체 3279만명으로 1위 인천공항(3897만명)에 이어 동북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특히 일본의 아나항공이 김포~하네다 노선에 집중하겠다며 인천~나리타 노선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어 국내 항공사들의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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