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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이어도 북동쪽 62㎞해역서 규모 3.8 지진… 피해 없는 듯

    제주 이어도 북동쪽 62㎞해역서 규모 3.8 지진… 피해 없는 듯

    제주도 서귀포시 이어도 북동쪽 62㎞ 해역에서 31일 오후 5시 36분쯤 규모 3.8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진앙은 북위 32.52도, 동경 125.65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3km이다. 기상청은 “지진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제주도는 2021년 12월 14일 오후 5시 19분쯤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 제주, 유기동물 4년 만에 42.68% 줄었다

    제주, 유기동물 4년 만에 42.68% 줄었다

    지난해 제주도내 유기동물 발생 건수 4년 만에 42.6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23년 12월 기준 반려동물 등록, 유기․유실동물, 반려동물 관련 영업 현황 등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 실태 조사 결과 반려동물 등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유기동물 발생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발표했다. 지난해 신규 등록된 반려동물은 8110마리로 현재까지 6만 1139마리가 등록됐으며, 이는 도내 전체 반려동물 총 9만 5304마리(추산)의 64.1%에 해당한다. 도는 도내 동물병원 70개소(제주시 55, 서귀포시 15)를 반려동물 등록기관으로 지정해 반려인의 접근성을 높였으며, 반려동물 등록 수수료 면제기간을 2024년 12월까지 연장해 기존 및 신규 반려동물 양육가정의 부담을 덜고 있다. 연도별 동물등록 마릿수를 보면 2020년 3만 9625마리에서 2021년 4만 8164마리, 2022년 5만 3029마리, 2023년 6만 1139마리(전년 대비 15.2% 증가)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도내 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4452마리로 2019년 7767마리 대비 42.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유기동물 발생현황을 보면 2019년 7767마리, 2020년 6642마리, 2021년 5364마리, 2022년 4977마리, 2023년 4452마리다. 도는 2019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읍면지역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동지역까지 확대해 유기동물 발생을 줄여 나가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648마리를 마당개 중성화 지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재섭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유기․유실동물의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반려동물 등록률이 상승하는 등 성숙한 반려문화가 도민사회 전반에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면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확산과 함께 관련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제주를 위해 동물 보호․복지문화를 조성해 반려동물 친화도시 제주로 거듭나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지난해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연관산업 성장 기반 마련 박람회 개최 및 비짓제주(www.visitjeju.net/kr/ 추천-반려동물동반여행) ‘혼저옵서개’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자 동반입장 가능 업체를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 동반입장 가능 카페·식당·숙소 등 업소는 2022년 200개소에서 2023년 309개소로 늘어났다.
  • ‘제주의 생명수’ 지하수· ‘제주의 허파’ 숨골의 실태조사 박차

    ‘제주의 생명수’ 지하수· ‘제주의 허파’ 숨골의 실태조사 박차

    제주도가 비가 내렸을 때 바다로 흘러 내려가 용천수로 솟아나는 양은 얼마나 되고, 반면 육지에 남아 있는 지하수 함량이 얼마나 되는 지 정확한 조사에 착수한다. 제주의 지하수는 바로 도민의 생명수여서 이번 실태조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사업비 31억 8000만원을 투자해 2024년 제주지하수연구센터 운영과 지하수 관련 14개 조사·연구를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2024~2027년 중장기과제로 ▲제주형 물수지 분석 모형개발 ▲용천수 순환체계 연구 ▲수리지질 특성 해석 연구 ▲개인하수처리시설에 의한 오염영향 평가 및 관리방안 ▲숨골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또 단기과제로 ▲인공함양시설 효율적 관리방안 마련 ▲지하수 지역별 목표수질관리 계획 수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도내 285개소에 달하는 숨골의 경우 오염원이 어떻게 되며 주위환경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실태를 조사한다. 지난해 제주특별법 및 지하수관리조례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올해 지역별 목표수질관리 계획을 수립해 지하수 오염원 관리기준을 새롭게 마련할 방침이다. 이는 지역별 수질 등급 및 기준 설정, 지역별 수질관리 목표제 도입 등으로 수질개선 및 오염 사전예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지하수 관측망 운영 ▲지능형 지하수 관측망 관리시스템 알고리즘 개발 등 과학적 기법을 적용해 조사·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주의 물 역사문화 보전 및 계승을 위해 물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고 제주 고유의 물 문화 발굴을 통해 도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제주의 물 가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강애숙 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지하수에 대한 다양한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적․안정적으로 이용하려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하수연구센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움트는 새봄… ‘탐라국 입춘굿’ 제주 곳곳에서 2월 2일 개막

    움트는 새봄… ‘탐라국 입춘굿’ 제주 곳곳에서 2월 2일 개막

    움트는 새봄을 맞아 제주도 곳곳에서 탐라국 입춘굿이 펼쳐진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2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제주목 관아 일원에서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2024 갑진년 탐라국 입춘굿’ 행사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탐라국 입춘굿은 신들의 고향 제주의 1만 8000 신들이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철드는 날인 입춘에 민·관·무가 하나가 돼 펼쳐지는 제주의 대표적인 축제다. 이원조의 ‘탐라록(1841년)’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는 탐라국의 왕이 ‘친경적전(親耕籍田)’이라는 몸소 농사짓는 모습을 재현하고 풍년기원과 백성들에게 덕담을 전하며 검은 소를 잡아 잔치를 치르던 의식에서 비롯됐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으로 단절됐다가 1999년 제주 민예총이 복원해 제주의 대표적인 전통축제로 자리잡았다. ‘움트는 새봄, 꽃피는 새날’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그동안 제주시 일원에서 열리던 입춘굿을 올해부터 서귀포 지역까지 확대 운영한다. 또한, 이번 입춘굿 행사에서는 비보이 댄스, 힙합과 국악의 콜라보 등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위한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로 준비했다.행사 첫날인 2월 2일에는 다가오는 입춘을 맞아 제주도청, 제주시오일장,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이중섭거리 등에서 집안의 평안을 지켜주는 문신에게 올리는 문전제의 의미를 살려 액운을 없애고 한해 무사안녕을 비는 ‘춘경문굿’이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이어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도성 삼문 거리굿’이 옛 제주읍성의 동·서·남문 일대에서 출발해 입춘굿이 열리는 관덕정까지 펼쳐진다. 하늘에서 내려와 오곡의 씨앗을 전한 자청비 여신에게 풍농을 기원하는 유교식 제례인 ‘세경제’에서는 초헌관으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참여하며, 항아리를 깨뜨려 액운을 보내고 콩을 뿌려 풍요를 기원하는 ‘사리살성’, 나무로 만든 소인 ‘낭쉐’를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도 예정돼 있다. 3일에는 입춘 성안 기행, 입춘 수다·메밀떡 나눔, 제주굿 창작 한마당 등 입춘을 축하하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입춘 날인 4일에는 1만 8000 제주의 신들을 불러놓고 입춘굿이 펼쳐진다. 탐라국 왕이 몸소 쟁기를 끌며 모의 농경의례를 가진 것에서 유래한 친경적전에서는 오영훈 지사가 참여해 재현을 하고, 제주도민에게 전하는 입춘덕담도 발표한다. 아울러 2일부터 4일까지 천냥국수 등 먹거리마당과 다채로운 체험마당, 입춘장터도 열린다. 김양보 도 문화체육국장은 “입춘굿 본연의 전통 프로그램을 살려 제주도 전승문화로 명맥을 계속 이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더불어 세대를 아우르고 외국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종달아, 이제 좀 괜찮니”… 낚싯줄 일부 제거에 성공한 새끼남방큰돌고래

    “종달아, 이제 좀 괜찮니”… 낚싯줄 일부 제거에 성공한 새끼남방큰돌고래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의 입에 걸려있던 폐어구인 낚싯줄 일부를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해양다큐멘터리팀 돌핀맨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핫핑크돌핀스로 구성된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이 2024년 1월 29일 오전 11시 59분쯤 남방큰돌고래 ‘종달’의 꼬리지느러미에 얽혀 있는 낚싯줄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긴급구조단에 따르면 제거한 낚싯줄은 수거해 보관 중이며, 길이 250㎝, 무게 196g으로 확인됐다. 현재 종달이 꼬리에는 약 30㎝ 가량의 낚싯줄이 걸려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종달이 입과 몸통에 걸려 있는 나머지 낚싯줄을 제거하기 위해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은 이날 구조 작업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낚싯줄이 제거된 종달이는 한결 자유로운 모습으로 유영 중이며, 어미 남방큰돌고래 JTA086과 밀착해 유영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앞서 돌핀맨,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는 지속적으로 종달이를 모니터링해왔으며 지난해 11월 9일 해양수산부에 이러한 위급 상황을 알렸다. 이후 해수부, 제주도청 및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모여 몇 차례 긴급회의를 진행한 끝에 해양보호생물 구조에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 종달이 구조는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이 국내 관련 기관과 협력해 진행되고 있다. 어미와 분리했을 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포획보다는 낚싯줄을 자르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구조단 관계자는 “종달이는 꼬리에 얽힌 낚싯줄이 풀리자 한결 자유로워진 모습으로 유영중이나 여전이 입과 몸통에 낚싯줄이 남아 있어 제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제보호종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처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무분별한 낚시행위와 선박관광 등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적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가 안심하고 바다에서 살아갈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의 도입도 꼭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용의 기운 받으세요” 지자체는 ‘용 마케팅’ 중

    “용의 기운 받으세요” 지자체는 ‘용 마케팅’ 중

    청룡의 해인 갑진년 새해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용(龍)을 주제로 한 지명 마케팅 및 상품화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경북 예천군은 다음달 29일까지 1개월간 용과 관련된 예천 관광지인 회룡포, 용문사, 용궁역 테마공원 등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SNS) 해시태그 이벤트를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벤트 대상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여행 후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예천군(yecheongun) 계정을 팔로우해 ‘청룡의해 예천 관광’ 해시태그를 붙이면 된다. 군은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응모자 중 50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관광기념품(스노우볼)을 지급할 계획이다. 회룡포는 예천의 관광 1번지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올해 1월 가볼 만한 여행지로 선정했다.경기 용인시는 청룡의 해를 맞아 공식 캐릭터인 ‘조아용’ 알리기에 나섰다. 시는 공식 캐릭터 이모티콘을 제작해 카카오톡 채널 친구 25만명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에버랜드의 인기 캐릭터 ‘레시(레서판다)’ 협업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울산시는 용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태화강 용금소 인근에 사업비 63억원을 들여 상반기에 길이 30m, 높이 13m 규모의 스카이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용두암’을 시작으로 용머리 해안, 용눈이오름, 용연 등 용 관련 명소를 활용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 제주 국가보안법 사건 ‘ㅎㄱㅎ’ 첫 공판… 재판 20여분만에 파행

    제주 국가보안법 사건 ‘ㅎㄱㅎ’ 첫 공판… 재판 20여분만에 파행

    ‘ㅎㄱㅎ’ 제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첫 공판이 기소 약 9개월만에 열렸으나 피고인과 변호인이 재판부에 반발하며 중도 퇴정하며 파행을 빚었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은주(54) 전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과 박현우(49) 전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 고창건(54)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7년 7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뒤 귀국한 강씨가 고씨, 박씨와 함께 반국가단체 ‘ㅎㄱㅎ’를 구성해 반정부 활동을 벌인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이다. 강씨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들과 만나 암호장비를 받고 귀국해 북한으로부터 13차례 지령문을 받고 반국가단체와 김정은 일가를 찬양하는 등의 보고서를 여러 차례 전송한 혐의다. 박 위원장과 고 사무총장은 북한 지령에 따라 ‘전국민중대회’와 ‘제주촛불문화제’ 등 반정부 활동을 선동하고 강 전 위원장에게 대북 보고에 반영할 보고서 등을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재판장은 먼저 피고인 신원 확인을 위해 강 피고인에게 자리에서 일어서서 마스크를 벗어달라고 했으나 강씨는 침묵했다. 대신 변호인이 “(강 피고인은) 암투병중”이라며 “판사님이 와서 직접 신분증을 확인하라”며 강하게 항했다. 이어 재판장은 ‘피고인 고창건 어느 분이십니까. 손이라도 들어주세요’, ‘박현우 피고인 어느 분이신가요’라고 재차 물었지만 피고인 모두 입을 닫자 결국 실랑이 끝에 검찰을 통해 피고인 신분을 확인했다. 피고인 신원 확인에 이어 검찰이 기소 요지를 설명할 차례에도 이의 제기가 이어졌다.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 녹음 파일을 공판 조서에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형사소송법상 공판준비기일 종료 시 쟁점 및 증거에 대한 결과를 검사·피고인·변호인에게 고지하고 이의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졸속 재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장이 “공판준비 절차가 적법하게 종결됐다고 판단한다”며 진행을 이어가자 피고인 3명과 변호인 3명은 모두 법정을 나가버렸다. 재판 시작 20여분 만이었다. 재판부는 ‘필요적 변호사건(변호인 없이 재판할 수 없는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고인과 변호인이 재판장 허가 없이 퇴정해버린 경우 피고인이나 변호인 없이 심리·판결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토대로 재판을 계속 진행했고, 검찰이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증인 신문 일정을 정하는 것으로 이날 공판은 마무리됐다. 다음 공판은 2월 말 열릴 예정이다.
  • 오사카 코리아타운에 ‘평화의 대사’ 돌하르방 우뚝

    오사카 코리아타운에 ‘평화의 대사’ 돌하르방 우뚝

    일본 오사카 코리아타운에 ‘제주 평화의 대사’ 돌하르방 한쌍이 우뚝 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8일 일본 오사카시 이쿠노구에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을 기념해 대형 돌하르방 한 쌍을 기증하고 제막식을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도는 돌하르방을 재일제주인의 자긍심을 지켜내는 수호신이자 새로운 한일 우호 증진의 상징으로 삼아 오사카와의 우정을 더욱 굳건하게 할 계획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00년 전 군대환을 타고 수많은 제주인이 일본으로 넘어와 오사카의 근대화에 함께하고,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며 “재일제주인이 없었다면 오늘날 번영한 제주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하르방 기증은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넘어 새로운 평화 교류를 강화하자는 메시지로, 세대를 넘어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지하라 아카히로 이쿠노구청장은 “이쿠노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화공생을 추구한다”며 “돌하르방이 재일제주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제주와 오사카 공생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이날 오사카 코리아타운 내 미유키모리다이니 공원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오 지사와 스지하라 이쿠노구청장, 홍성익 오사카 코리아타운 이사장, 김형준 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 오사카시의원, 관서도민회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행사에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의 이승순·윤미란·우승혁 씨가 ‘군대환 아리랑’ 등을 공연해 참석한 일본 현지 관계자와 재일제주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 “종달이 구조합니다”… 낚싯줄 걸린 새끼남방큰돌고래 어떻게 구하나

    “종달이 구조합니다”… 낚싯줄 걸린 새끼남방큰돌고래 어떻게 구하나

    제주도와 해양환경단체 등이 낚싯줄(폐어구)에 걸려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일명 종달이) 구조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로 구성된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낚싯줄에 얽힌 채 포착된 남방큰돌고래 ‘종달’에 대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8일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이정준 팀은 어미(JTA086)와 함께 있는 새끼돌고래의 주둥이와 꼬리지느러미가 낚싯줄에 얽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처음 발견된 이 돌고래에게 ‘종달’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처음에는 폐그물이 걸린 것으로 파악했으나 제주도가 영상을 확인한 결과 낚싯줄인 것으로 확인했다. 돌핀맨,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는 지속해서 종달이를 모니터링해왔으며 지난해 11월 9일 해양수산부에 이러한 위급 상황을 알렸다. 이후 해수부, 제주도청 및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모여 몇 차례 긴급회의를 진행한 끝에 해양보호생물 구조에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 종달이 구조는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이 국내 관련 기관과 협력해 진행된다. 상처를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야생 돌고래에게 접근하는 건 위험한 일이어서 동물과 인간에게 모두 안전한 구조를 위해서는 상황에 적합한 구조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2015년 이래 낚싯줄에 얽힌 채 발견된 제주남방큰돌고래 5마리는 모두 살아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의 특성, 제주 바다 환경, 구조 개체의 특성(건강 상태, 어미-새끼의 각별한 관계성, 움직임 및 행동)과 얽힌 상태 등을 파악하고, 국내·외 전문가와 논의하여 실질적인 구조 계획을 세웠다. 현재 종달이는 움직임이 둔해지고 이상 행동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구조단 관계자는 “낚싯줄은 종달이의 몸에 파고들어 깊은 상처를 냈고, 꼬리에 달린 낚싯줄에는 발견 당시보다 더 많은 해조류가 달라붙어 정상적인 유영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종달이 역시 생존이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포획보다는 우선적으로 종달이가 야생 돌고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에 구조단이 할 수 있는 선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구조 선박으로 ‘종달’에 접근해 칼을 매단 장대로 낚싯줄을 끊어내는 방식의 구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 [르포] “도롱뇽 산란 시기인데”… 금오름에 또 돌탑 등장

    [르포] “도롱뇽 산란 시기인데”… 금오름에 또 돌탑 등장

    금오름(금악오름) 맹꽁이 서식지가 또다시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금오름은 산정상부 52m 가량 깊이의 분화구가 형성된 화산체로, ‘금악담’이라 불리는 화구호 습지를 지닌 오름이다. 유기물이 풍부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맹꽁이를 비롯해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이곳에서 맹꽁이 330여개체와 10만여개의 맹꽁이알을 확인한 이후 관광객들이 무심코 쌓은 돌탑으로 인해 양서류의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통계는 도가 제2공항 부지에 있는 맹꽁이 대체 서식지를 금오름으로 하겠다며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환경운동연합 측은 금오름 분화구 내부에는 그늘이라 할 수 있는 식생이 없어 화산송이가 양서류의 유일한 그늘막인데 탐방객들이 습지 주변에 널려있는 돌들을 주워 무심코 쌓은 돌탑이 양서류의 서식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주에서 도롱뇽 산란시기는 1월말부터 2월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년여도 안 지나 또 다시 돌탑들이 등장한 것이다. 실제 지난 28일 금오름 현장에 가보니 정상 입구에서부터 돌탑이 눈에 띄었다. 비가 오고 나면 흠뻑 물을 머금어 고이는 분화구는 현재 메말라 있었지만 분화구 안으로 들어서니 발이 움푹움푹 빠질 정도로 습지에 물을 머금고 있었다. 분화구 둥근 원 곳곳에 크고작은 돌탑들이 마구잡이로 쌓여 있으며 서쪽 끄트머리에는 돌담을 이룰만큼 돌탑이 쌓여 있었다.도 관계자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돌탑들을 주변으로 정리하는 등 원상복구하는 작업을 했으며 탐방객들이 알수 있게 안내판을 설치해 재발되지 않도록 했다”면서 “현장 점검을 통해 안내판이 부족하다면 소유주와 협의를 통해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자주 산책한다는 이곳 주민 임모씨는 “비가 많이 오면 백록담처럼 물이 불어나는 분화구에는 오리들이 날아올 정도로 청정지역”이라며 “도에서 안내판을 설치했다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SNS 등에 경관적으로 돌탑이 쌓여있는 오름으로 인식되고 있어 무심코 돌탑을 쌓는 것 같다”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향후 오름휴식년제 도입해서 오름이 잠깐 쉴 수 있도록 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유지라 할지라도 행정당국이 지속적인 관리 노력을 해야 하는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오름은 패러글라이딩하며 수익이 발생하는 곳이어서 토지주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오름 안내판 크기 정도의 안내판을 크게 설치하거나 오름관리요원을 둬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용(龍) 관광지에서 용의 기운 받아 가세요”…전국 곳곳서 용 지명 등 마케팅

    “용(龍) 관광지에서 용의 기운 받아 가세요”…전국 곳곳서 용 지명 등 마케팅

    청룡의 해인 갑진년 새해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용(龍)을 주제로 한 지명 마케팅, 관광명소 조성 및 상품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경북 예천군은 다음달 29일까지 1개월간 용과 관련된 예천 관광지인 회룡포, 용문사, 용궁역 테마공원 등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해시태그 이벤트를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벤트 대상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회룡포, 용문사, 용궁역 테마공원 등의 여행 후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예천군(계정명: yecheongun) 계정을 팔로우해 ‘청룡의해 예천 관광’ 해시태그를 붙이면 된다. 군은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응모자 중 50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관광기념품(스노우볼)을 지급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예천에서 용의 기운도 받고 이벤트에도 참여해 기억에 남는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룡포는 예천의 관광 1번지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올해 1월 가볼 만한 여행지로 선정했다.용인특례시는 청룡의 해를 맞아 공식 캐릭터인 ‘조아용’ 알리기에 나섰다. 조아용은 용인(龍仁)시의 지명에 있는 용(龍)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가 제작한 캐릭터이다. 시는 공식 캐릭터 이모티콘을 제작해 카카오톡 채널 친구 25만명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에버랜드의 인기 캐릭터 ‘레시(레서판다)’ 협업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울산시는 용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태화강 용금소 인근에 사업비 63억원을 들여 올해 상반기에 길이 30m, 높이 13m 규모의 스카이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 태화루 옆에 있는 용금소는 황룡연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스카이워크와 함께 그네와 번지점프대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주도는 용 관련 명소를 활용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용두암(龍頭巖)’을 시작으로 용머리 해안, 용눈이오름, 용천동굴, 용연 등 용과 관련된 지명을 가진 관광지가 다수 분포돼 있다. 이와 관련해 도는 올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 관광·교류 분야에 762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용은 예부터 힘과 행운, 번영을 상징하면서 다양한 유래와 전설을 남겨 전국에 용과 관련된 지명만 1261곳에 달한다.
  • “공직 출산율 높이자”… 지자체들 자녀 양육휴가 잇따라 신설

    “공직 출산율 높이자”… 지자체들 자녀 양육휴가 잇따라 신설

    지방자치단체들이 특별 양육휴가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직원들의 자녀돌봄 걱정을 덜어주면 공직사회 출산율이 향상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충북도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개선의 하나로 올해 자녀 양육휴가 신설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대상은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이다. 자녀가 2명 이하면 연간 7일,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연간 12일의 특별휴가를 줄 계획이다. 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북도 지방공무원 복무조례를 개정해 상반기에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자녀 돌봄 걱정이 출산율 저하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자녀 양육휴가를 만들게 됐다”며 “도청 주차장 30면을 세 자녀 이상 직원들의 우선 주차공간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광역단체 가운데 자녀 양육휴가를 도입하는 것은 충북도가 일곱 번째다. 울산시와 경기도, 충남도, 전북도, 전남도, 제주도 등이 양육휴가를 운영 중이다. 휴가 대상과 휴가일 수는 지역마다 다르다. 경기도는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가 1명이면 연간 5일, 자녀가 2명 이상이면 연간 10일이다. 울산시는 4세 미만 자녀가 1명이면 연간 3일, 2명 이상이면 연간 6일이다. 전남도는 생후 2년 미만 자녀가 있으면 연간 5일이다. 양육휴가 도입을 바라보는 직원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충북도의 한 직원은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애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병원 갈 일이 자주 생긴다”며 “연차 대부분을 아이 병원 때문에 쓰고 있어 양육휴가가 생기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공직사회 일각에선 바쁜 업무와 상사 눈치 때문에 양육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직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충북도는 팀장급 이상 정시 출퇴근 솔선, 5세 이하 자녀 육아시간 1일 2시간 의무사용, 유연근무제 활성화 등을 통해 자유로운 사무실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는 임신부터 8세 자녀를 키우는 직원까지 누구나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서울형 일·육아 동행 근무제’를 올해부터 도입한다. 이 제도는 누구나 관리시스템에 자동 가입돼 자녀의 연령대별 적합한 근무 유형(유연근무, 단축근무, 시간선택제 전환 등)을 선택해서 근무할 수 있다. 기존의 육아지원 복무제도가 눈치보기로 겉도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마음이야 아내와 유치원생 딸내미가 있는 고향 부산에서 살고 싶죠. 하지만 부산에는 이 정도 연봉을 맞춰 주는 회사가 없어요.” 발령 탓 서울행, 비싼 집값에 가족과 생이별 2012년 부산의 한 대학을 졸업한 이승현(40·이하 가명)씨는 임금 격차 때문에 가족들이 있는 부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에 합격해 부산 지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인 데다 고향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부산의 다른 기업에 취직한 친구보다 연봉이 1000만원가량 많았다. 덕분에 비교적 빨리 가정을 꾸렸고, 대출을 받긴 했으나 내 집 장만에 성공했다. 남부러울 것 없던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회사가 부산 지사의 인력 규모를 축소하면서 서울 본사로 근무지를 옮겨야 했다. 이씨는 아내와 어린 딸을 부산에 남겨 두고 홀로 상경해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 세 식구가 살 아파트를 마련할 수 없었다. 주말부부 생활을 피하기 위해 부산에서 새로 일자리를 잡아 보려고도 했다. 경력이 충분해 오라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돈’이 발목을 잡았다. 연봉이 1000만원 가까이 깎이는 걸 감수할 수 없었다. 한 달에 한두 번 가족과 재회하는 이씨는 “아내에게 육아를 전담시켜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생활고에 부산행, 서울만 못한 연봉에 한숨 이씨의 고향 친구인 문호영씨는 정반대 상황에 처해 있다. 부산에 사는 문씨는 요즘 ‘서울에서 좀더 버틸걸’이라는 후회가 마음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올라온다. ‘낙오자’라는 열패감을 떨칠 수 없다. 서울 회사를 다닐 때 만난 동료들이 승진하고 대기업으로 이직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와서다. 문씨 역시 부산 지역 대학에 진학해 2010년 졸업했다.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부산에는 눈에 차는 일자리가 없었다. 고민 끝에 서울에 있는 소규모 정보기술(IT) 기업에 취직했다. 회사가 크면서 자신도 성장하는 것 같았다.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도 했다. 신접살림도 서울에서 차렸다. 하지만 비빌 언덕이 없는 서울에서의 결혼 생활은 무척 버거웠다. 맞벌이를 했지만 항상 쪼들렸다. 월급만 모아서는 월셋집 신세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문씨는 7년간의 타향살이를 접고 아내와 함께 2017년 부산으로 돌아왔다.서울에서의 경력은 부산에서 새 직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서울보다 연봉이 수백만원 적었다. 대개 서울과 비교해 부산의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적지만 ‘서울 물’을 먹은 덕분에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같은 업종이어도 새 직장에서 하는 일은 예전에 비해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서울에서는 대기업이 발주한 수억원짜리 프로젝트에 수시로 참여했지만, 부산에서는 1000만원대 사업도 찾기 어려웠다. 주로 관공서나 대학이 의뢰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일은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라는 생각이 문씨의 뇌리에서 계속 맴돈다. “지방은 좁다.” “할 게 없고 놀 것도 없다.” “한 번은 서울에 살아 봐야 하지 않나.” 상경한 이유를 물으면 지방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들이다. 언뜻 보면 서울살이는 스스로 내린 결정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지방 사람들은 제 발로 오는 게 아니라 타의로 ‘상경’당한다. 2022년 6월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부산지역 MZ세대 구직자와 기업의 일자리 인식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30세대 10명 중 8명이 고향인 부산에서 취업을 희망했다. 구직자 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무려 77.5%가 ‘부산 취업 희망’이라고 답했다. ‘수도권’을 선택한 비중은 8.0%에 불과했다. # 서울서 대안학교 취업한 제영씨밥먹듯 야근해도 월급 240만원월세·식비 등 고정비용만 절반늘지 않는 통장잔액이 내 신세# 고향 제주 머문 취준생 지수씨굿즈 팔며 디자이너 꿈꾸지만공부도 전시회도 너무 먼 얘기서울살이 고되다지만 부럽기도 반면 부산지역 중소기업(150개사 응답)의 74.7%가 MZ세대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중 12.6%는 ‘아예 채용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미스매칭의 원인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꼽았다. 조사 기업의 39.0%가 낮은 임금수준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고향에서도 적정한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일자리가 충분했다면 지방 청년들이 굳이 서울살이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2년여 전 고향 제주도에서 서울 보라매동으로 이주한 고제영(30)씨가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도 일자리 때문이었다. 제주에선 공무원이나 어린이집 교사, 자영업자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 제주에서 교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임용고시에 붙지 않고서는 교사 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집안형편상 임용고시를 준비한다고 손 벌릴 수도 없었다. ‘지방엔 답이 없다’는 생각에 상경했지만, 고씨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 대안학교 교사로 취직했지만 일하는 강도에 비해 벌이가 시원찮다. 잡무가 넘쳐 야근을 밥 먹듯 하지만 정작 손에 쥐는 월급은 240만원 남짓이다. 최저임금(하루 8시간·주 5일 기준 월급여 206만 740원) 수준을 겨우 넘는다. 교통비라도 아끼기 위해 직장에서 가까우면서도 서울에서 그나마 집값이 저렴하다는 관악구에 정착했다. 월세만 50만원이다. 6평 단칸방이지만 그나마 반지하 신세는 면했다. 지금까지는 아끼고 아껴 매월 70만원씩 저축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탓이다. 월세를 포함해 고정비용만 급여의 절반이다. 2021년 처음 서울에 왔을 땐 집 근처 식당에서 7000원이면 끼니를 때울 수 있었지만 이젠 1만원 한 장으로도 부족하다. 집에서 라면 등으로 ‘혼밥’ 하기 일쑤다. 고씨는 “좀처럼 늘지 않는 통장 잔액이 마치 내 신세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씨와 제주에서 초·중학교 및 대학교를 같이 다닌 죽마고우 양지수씨는 고향에 남았다. 되도록 가족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의 삶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무엇보다 포기할 게 많았다. 먼저 직장이었다. 제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 양씨는 현재 ‘무직’ 상태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 소득이 없진 않다. 적어서 문제다. 양씨는 뒤늦게 회화를 배운 제주 할머니들의 작품 전시회를 거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교통비 명목으로 월 20만원 받는 게 전부다. 양씨는 할머니들의 작품을 활용해 ‘굿즈’(상품)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당장 벌이는 없어도 언젠가 고향에서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날을 꿈꾼다. 그러나 제주에는 디자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양씨에게 디자인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줄 전시회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형 전시 중 열에 아홉은 서울에서 열린다. 양씨는 “매년 세 번 정도는 서울을 다녀오는데 모두 전시회 때문이다. 고향에선 디자인 공부도, 작품 활동도 모두 어렵다”면서 “제영이의 고단한 서울살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때때로 부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단독] ‘인구 블랙홀’ 수도권 기업 6% 늘 때, 경남은 28% 사라졌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단독] ‘인구 블랙홀’ 수도권 기업 6% 늘 때, 경남은 28% 사라졌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전국 매출 86%가 서울·경기·인천제2도시 부산과 인구 격차 286%日 233%보다 크고, 英 98%의 3배사람·돈 따라 인프라도 수도권으로지방 백화점·의료시설 줄줄이 닫아결국 또 서울행으로 집중화 ‘악순환’거점도시 키워 ‘소멸 고리’ 끊어야 수도권 집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예로부터 정치와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서울 쏠림 현상이 지속돼 왔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옛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서울과 지역 거점도시 간 균형 상태가 유지됐다면 최근엔 서울을 향한 구심력이 원심력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는 매출 기준 전국 1000대 기업의 수도권 집중화다. 이미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 역량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산업 등을 집중 육성한 결과다. 그에 따라 수도권은 인구와 인프라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수도권은 점점 비대화하고 과밀화되는 반면, 지방은 소멸 속도에 가속도가 붙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28일 부산상공회의소가 공개한 매출 기준 1000대 기업의 지역 분포를 분석한 결과 10년 만에 수도권에 위치한 1000대 기업 숫자는 43개 증가했다. 2012년 서울(530개)과 경기(143개), 인천(33개)에 본사가 있는 1000대 기업 숫자는 706개였는데 2022년에는 749개(서울 531개·경기 180개·인천 38개)가 됐다. 증가율로 따지면 6.1%다. 그러는 사이 부산에 소재한 1000대 기업 숫자는 38개에서 28개로 10개(26.3%)나 줄었고, 경남은 51개에서 37개로 27.5% 급감했다. 같은 기간 광주는 13개에서 10개, 충북은 21개에서 17개로 감소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1000대 기업의 수도권 집중화는 비율로 따지면 2012년 70.6%에서 2022년 74.9%로 4.3% 포인트 증가한 것에 불과하지만 기준을 지방으로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제조업이 지역경제의 기반이던 부산과 경남 등은 지역 대표 기업이 4분의1가량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다. 2022년 1000대 기업이 올린 매출 3144조 3718억여원 중 서울 기업의 매출은 2076조 3426억여원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했다. 경기도는 549조 7888억여원(17.5%), 인천은 80조 8514억여원(2.6%)을 기록해 수도권이 전체의 86.1%에 달했다. 이는 2012년의 83.2%보다 2.9%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기업과 돈이 수도권에 몰리니 사람도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과 경기, 인천의 인구 합은 2601만 4265명(50.7%)으로, 2013년 12월 2525만 8057명(49.4%)보다 인구수와 비율이 모두 늘었다. 늘어난 75만여명만큼 비수도권 인구는 감소한 셈이다.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극심하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를 살펴보면 수도인 서울과 제2 도시인 부산의 인구 격차는 285.7%다. 같은 기준으로 영국(97.9%)과 이탈리아(187.5%), 독일(197.0%), 일본(233.2%), 프랑스(269.1%)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정민수 한국은행 지역경제조사팀 차장은 “수도권 면적이 전체 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인데 인구는 50%를 넘을 정도로 집중화가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돈과 인구가 모두 수도권에 있다 보니 백화점과 마트로 대표되는 생활편의시설도 수도권이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백화점 94곳 중 27곳(28.7%)이 서울에, 24곳(25.5%)이 경기도에 위치하는 등 전체의 54.3%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인구 감소와 함께 소비력이 떨어지면서 마트까지도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의 랜드마크였던 대구백화점은 2021년 폐업했다. 대표적 소비 도시인 부산은 지난해 홈플러스 해운대점에 이어 올해 2월 홈플러스 서면점, 5월 NC백화점 서면점, 6월 메가마트 남천점 등 대형 쇼핑시설이 줄줄이 문을 닫는다. 의료시설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44개 상급종합병원 중 서울(15개), 경기(4개), 인천(3개) 등 수도권에 절반이 모여 있다. 1000병상 이상인 16개 상급병원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 7개, 경기 2개, 인천 1개로 전체의 62.5%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지방 환자들이 KTX를 타고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몰려오다 보니 서울의 대형병원은 계속해서 환자가 늘어나고 지방 병원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병원에 환자가 몰리다 보니 (서울 병원은) 장비도 더 좋은 것을 쓸 수 있고 임상 경험도 더 쌓을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의료서비스의 질 차이가 발생해 서울 병원에는 환자들이 더 몰리고 지방 의료기관은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경남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전략에 깊게 관여한 홍재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면서 소득과 문화가 집중되고 그 결과 다시 인구가 쏠리고 이는 다시 경제력과 인프라의 집중을 낳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거점도시 육성을 통해 이 고리를 끊어 내지 않으면 지역소멸은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고향엔 IT 일자리 없고, 서울은 연봉 높지만 생활은 늘 빠듯[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고향엔 IT 일자리 없고, 서울은 연봉 높지만 생활은 늘 빠듯[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고향에선 서울만큼 돈을 못 벌어요. 그런데 서울에서도 가난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집세에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요. 결혼요? 글쎄요. 할 수나 있을까요?”(전남 광양 출신 28세 요리사 A씨) ●서울 평균연봉 제주보다 1132만원 많아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지난해 말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 격차는 역대 최대인 70만여명까지 벌어졌다. 일자리와 더 나은 소득을 찾아 청년층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계청의 지난해 지역별 상용근로자 월평균 소득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상용근로자는 월 426만 3174원을 벌었다. 전국 평균(384만 3191원)보다 41만 9983원을 더 받았다.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많았다. 반면 제주도의 상용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315만 3209원에 그쳤다. 서울에 비해 110만 9965원이 적었다. 연봉으로 따지면 1131만 9580원을 덜 버는 셈이다. 홍재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2010년대 들어 첨단기술과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첨단 산업이 집중된 수도권 근로자의 소득과 지방 제조업체 간 소득이 벌어지게 됐다. 지방 청년들이 서울로 몰리는 1차적인 이유는 소득 격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첨단산업 수도권 쏠려 소득 격차 심화 소득 격차와 함께 첨단 산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강화된 것도 지방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는 이유다. 울산에서 IT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B(33)씨는 “대학에서 공부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분야로 취업하려 했지만 울산엔 자리가 없었다”면서 “사무직 남방한계선은 경기도 성남 판교, 기술직 남방한계선은 용인”이라고 말했다. 정재한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박사는 “대부분의 취업 교육이 IT나 문화,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 일자리는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있다”면서 “취업 교육과 지역이 제공하는 일자리 간 불일치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대기업 다녀도 주거·생활비 부담 문제는 서울에 올라와도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때문에 청년들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2년 기준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5.2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 주거가 불안하다 보니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C(31)씨는 서울의 대기업에 다니는 덕분에 세금을 떼고 매월 350만원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오피스텔 월세 80만원에 관리비, 휴대전화 요금, 보험료, 식비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돈은 많아야 100만원 남짓이다. C씨는 “또래에 비해 수입이 적지 않지만 10년 넘게 모아도 서울은커녕 수도권에서 전세 아파트 구하기도 어렵다. 이제는 자기 소득이 높은 것보다 부모에게 얼마나 지원을 받을 수 있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마음이야 아내와 유치원생 딸내미가 있는 고향 부산에서 살고 싶죠. 하지만 부산에는 이 정도 연봉을 맞춰 주는 회사가 없어요.” 2012년 부산의 한 대학을 졸업한 이승현(40·이하 가명)씨는 임금 격차 때문에 가족들이 있는 부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에 합격해 부산 지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인 데다 고향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부산의 다른 기업에 취직한 친구보다 연봉이 1000만원가량 많았다. 덕분에 비교적 빨리 가정을 꾸렸고, 대출을 받긴 했으나 내 집 장만에 성공했다. 남부러울 것 없던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회사가 부산 지사의 인력 규모를 축소하면서 서울 본사로 근무지를 옮겨야 했다. 이씨는 아내와 어린 딸을 부산에 남겨 두고 홀로 상경해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 세 식구가 살 아파트를 마련할 수 없었다. 주말부부 생활을 피하기 위해 부산에서 새로 일자리를 잡아 보려고도 했다. 경력이 충분해 오라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돈’이 발목을 잡았다. 연봉이 1000만원 가까이 깎이는 걸 감수할 수 없었다. 한 달에 한두 번 가족과 재회하는 이씨는 “아내에게 육아를 전담시켜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이씨의 고향 친구인 문호영씨는 정반대 상황에 처해 있다. 부산에 사는 문씨는 요즘 ‘서울에서 좀더 버틸걸’이라는 후회가 마음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올라온다. ‘낙오자’라는 열패감을 떨칠 수 없다. 서울 회사를 다닐 때 만난 동료들이 승진하고 대기업으로 이직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와서다. 문씨 역시 부산 지역 대학에 진학해 2010년 졸업했다.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부산에는 눈에 차는 일자리가 없었다. 고민 끝에 서울에 있는 소규모 정보기술(IT) 기업에 취직했다. 회사가 크면서 자신도 성장하는 것 같았다.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도 했다. 신접살림도 서울에서 차렸다.하지만 비빌 언덕이 없는 서울에서의 결혼 생활은 무척 버거웠다. 맞벌이를 했지만 항상 쪼들렸다. 월급만 모아서는 월셋집 신세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문씨는 7년간의 타향살이를 접고 아내와 함께 2017년 부산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의 경력은 부산에서 새 직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서울보다 연봉이 수백만원 적었다. 대개 서울과 비교해 부산의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적지만 ‘서울 물’을 먹은 덕분에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같은 업종이어도 새 직장에서 하는 일은 예전에 비해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서울에서는 대기업이 발주한 수억원짜리 프로젝트에 수시로 참여했지만, 부산에서는 1000만원대 사업도 찾기 어려웠다. 주로 관공서나 대학이 의뢰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일은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라는 생각이 문씨의 뇌리에서 계속 맴돈다. “지방은 좁다.” “할 게 없고 놀 것도 없다.” “한 번은 서울에 살아 봐야 하지 않나.” 상경한 이유를 물으면 지방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들이다. 언뜻 보면 서울살이는 스스로 내린 결정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지방 사람들은 제 발로 오는 게 아니라 타의로 ‘상경’당한다. 2022년 6월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부산지역 MZ세대 구직자와 기업의 일자리 인식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30세대 10명 중 8명이 고향인 부산에서 취업을 희망했다. 구직자 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무려 77.5%가 ‘부산 취업 희망’이라고 답했다. ‘수도권’을 선택한 비중은 8.0%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지역 중소기업(150개사 응답)의 74.7%가 MZ세대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중 12.6%는 ‘아예 채용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미스매칭의 원인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꼽았다. 조사 기업의 39.0%가 낮은 임금수준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고향에서도 적정한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일자리가 충분했다면 지방 청년들이 굳이 서울살이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2년여 전 고향 제주도에서 서울 보라매동으로 이주한 고제영(30)씨가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도 일자리 때문이었다. 제주에선 공무원이나 어린이집 교사, 자영업자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 제주에서 교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임용고시에 붙지 않고서는 교사 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집안형편상 임용고시를 준비한다고 손 벌릴 수도 없었다. ‘지방엔 답이 없다’는 생각에 상경했지만, 고씨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 대안학교 교사로 취직했지만 일하는 강도에 비해 벌이가 시원찮다. 잡무가 넘쳐 야근을 밥 먹듯 하지만 정작 손에 쥐는 월급은 240만원 남짓이다. 최저임금(하루 8시간·주 5일 기준 월급여 206만 740원) 수준을 겨우 넘는다. 교통비라도 아끼기 위해 직장에서 가까우면서도 서울에서 그나마 집값이 저렴하다는 관악구에 정착했다. 월세만 50만원이다. 6평 단칸방이지만 그나마 반지하 신세는 면했다. 지금까지는 아끼고 아껴 매월 70만원씩 저축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탓이다. 월세를 포함해 고정비용만 급여의 절반이다. 2021년 처음 서울에 왔을 땐 집 근처 식당에서 7000원이면 끼니를 때울 수 있었지만 이젠 1만원 한 장으로도 부족하다. 집에서 라면 등으로 ‘혼밥’ 하기 일쑤다. 고씨는 “좀처럼 늘지 않는 통장 잔액이 마치 내 신세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씨와 제주에서 초·중학교 및 대학교를 같이 다닌 죽마고우 양지수씨는 고향에 남았다. 되도록 가족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의 삶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무엇보다 포기할 게 많았다. 먼저 직장이었다. 제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 양씨는 현재 ‘무직’ 상태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 소득이 없진 않다. 적어서 문제다. 양씨는 뒤늦게 회화를 배운 제주 할머니들의 작품 전시회를 거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교통비 명목으로 월 20만원 받는 게 전부다. 양씨는 할머니들의 작품을 활용해 ‘굿즈’(상품)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당장 벌이는 없어도 언젠가 고향에서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날을 꿈꾼다. 그러나 제주에는 디자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양씨에게 디자인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줄 전시회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형 전시 중 열에 아홉은 서울에서 열린다. 양씨는 “매년 세 번 정도는 서울을 다녀오는데 모두 전시회 때문이다. 고향에선 디자인 공부도, 작품 활동도 모두 어렵다”면서 “제영이의 고단한 서울살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때때로 부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밀항하려다 붙잡혀

    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밀항하려다 붙잡혀

    영풍제지 주가조작의 주범 이모씨가 3개월 넘는 도피 생활 끝에 26일 제주도에서 붙잡혔다. 이씨는 제주도 해상 선박에서 밀항을 시도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서울 남부지검 등에 따르면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새벽 제주도 해상 선박에서 밀항을 시도하던 이씨를 붙잡았다. 검찰은 대검찰청에서 인력을 지원받아 3개월째 이씨를 추적하고 있었다. 이씨는 지난해 초부터 영풍제지 주식을 모두 3만 8875회 시세 조종해 2789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주가조작에 가담한 일당과 이씨의 도주를 도운 이들 등 모두 11명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 허리까지 찬 폭설에… 26일까지 한라산 전 탐방로 입산통제

    허리까지 찬 폭설에… 26일까지 한라산 전 탐방로 입산통제

    3박 4일동안 한라산 일대 내린 폭설로 인해 26일까지 전 탐방로가 입산 통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1일부터 한라산 일대 폭설로 삼각봉에 약 46㎝의 적설을 기록함에 따라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오는 26일까지 입산 전면통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안전한 등반로 확보를 위한 사전 길트기(러셀) 작업 및 응급환자 발생 시 운송수단으로 활용하는 모노레일 선로의 제설 작업이 시급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27일 한라산 전 탐방로 부분 개방을 목표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탐방객 안전대책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개방 구간은 성판악~진달래밭, 관음사~삼각봉, 어리목·영실~윗세오름, 어승생악 탐방로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을 비롯해 제주산악안전대, 한라산지킴이, 제주산악연맹의 협조 아래 25~27일 간 탐방로 길트기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학수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응급환자 이송용 모노레일 선로 제설작업에 동원 가능한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제설에 나선다”면서 “많은 눈이 내려 불가피하게 한라산의 입산을 통제하는 만큼 탐방을 계획한 분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은 중국 중부지방에 위치한 찬 대륙고기압 전면에서 형성되는 눈구름대 영향으로 대체로 흐리고 26일 오전까지 제주도산지에 눈이 내려 쌓이는 곳이 있겠다고 전했다. 최근 내린 눈이 쌓인 지역과 이면도로, 골목길, 경사진 도로, 산간도로를 중심으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예상된다. 또한 27일 밤과 28일 새벽 사이 제주도 산간지역에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 보성군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보성군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전남 보성군은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이 목표액 대비 181%인 3억 8000만원에 달했다. 군이 지난해 1월 조직개편으로 인구정책과를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1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는 24명, 기부한도액인 500만원 기부자는 9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대 기부자가 기부액의 27%, 40~50대 기부자는 기부액의 56%로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 기부자는 기부액의 16%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이 125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 1246명, 경상도 437명, 충청도 203명, 강원도 및 제주도 등 118명이었다.답례품 가운데 녹돈이 603건으로 1위였다. 다음으로 쌀·보성사랑상품권·키위·배즙·녹차·된장 등이 인기가 있었다. 제암산 자연휴양림 숙박 할인권, 율포해수녹차센터 이용권, 대원사 템플스테이 등과 같은 관광·체험형 답례품도 관심을 끌었다. 군은 고향사랑 기부자에게 감사장을 제작, 답례품과 함께 보냈다. 기부금은 이동식 무장애 경사로 설치, 찾아가는 다문화 가족 소통 아카데미,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등 사회 취약계층 지원과 주민 복리증진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보성을 위해 기부해주신 모든 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부자들의 열정과 관심에 힘입어 기부금이 주민 복리증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제주도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제주도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제주도는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한 기부자가 1만 6000명을 돌파해 기부자수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금액은 18억 2300만원으로 전국 2위를 달성했다. 연령대는 3040세대가 64%를 차지했으며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비율이 59.6%에 달했다. 답례품으로는 귤로장생·돼지고기·탐나는전을 선택해 제주를 방문할 의사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도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잠재적 기부 대상자에게 명문과 동기를 부여하고 도민 복리증진을 위해 도민과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정기부금 모금사업을 발굴·선정할 계획이다. 지정기부는 자치단체가 기부금 사용목적을 명확히 하고 ‘사업용도’와 ‘목표금액’ 등을 미리 정해 기부자가 기금사업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이를 위해 도 전 부서 및 시를 대상으로 지정기부금 모금사업을 이달까지 발굴할 방침이다. 다음달 1일부터 16일까지 사전 심사한 뒤 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향사랑e음시스템에 지정기부금 모금사업을 등록한다. 사업분야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 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 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참여,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그 밖에 주민의 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업의 추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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