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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주민투표제 가능성 보여준 제주도

    제주도민들이 주민투표로 단일 광역자치체제를 선택했다. 현 행정체제의 유지(점진적 대안)와, 도지사만 선출하고 4개 시·군을 2개 시로 통합해 도지사가 시장을 임명하는 방식(혁신적 대안) 가운데 다수 도민은 후자를 원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연말까지 ‘제주특별자치도 특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지방선거 이후부터 새 체제를 출범시킬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제주도는 외교·국방을 제외한 자치권을 갖게 된다. 국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는 도민의 희망도 큰 힘을 얻었고, 행정·비용의 낭비를 줄여 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된 셈이다. 제주도의 주민투표는 지난해 7월 주민투표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 실시된 것이어서 관심사였다. 그러나 정작 제주도에서는 투표한계선인 총 투표권자의 3분의1을 넘기긴 했으나 투표율이 36.7%로 저조했던 점은 아쉽다. 투표권자 40만명 가운데 14만명이 참여해 8만명이 찬성(57%)했다.32만명은 반대 또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아 민의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투표한계선을 50%로 높여 보다 폭넓은 주민의견이 반영되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행정편의를 위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훼손됐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그러나 도민이 민주적인 주민투표를 통해 지역의 행정체제를 스스로 결정한 데 대해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행정체제의 단순한 변화만 놓고 따질 게 아니라 주민의 의견을 살피고 수용하며, 반영하는 과정이 얼마나 민주적 절차를 따랐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첫 사례는 주민투표가 지역 현안이나 갈등해결의 새 수단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 국제자유도시 추진 ‘힘싣기’

    제주도가 단일 광역자치단체화 하는 ‘혁신안’을 선택한 것은 행정의 비능률과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제주의 장밋빛 미래를 앞당기겠다는 도민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다. 혁신안은 도(道)를 하나의 광역자치단체로 개편하고, 제주시와 북제주군,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을 각각 통합해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2개 시로 만들고 도지사가 시장을 임명하는 안이다. 또한 4개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를 모두 폐지하는 대신 광역의회인 제주도의회 의원 정수를 크게 늘려 강화된 제주도지사의 권한을 견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같은 행정개편안은 올 정기국회에 상정될 제주특별자치도 특례에 관한 법률에 담겨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5월 실시될 지방선거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는 제주지사와 제주도의회 의원선거만 실시하게 된다. 제주도민들이 혁신안을 선택한 것은 지역경제가 어려워 현행 유지안으로는 제주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주민들은 “4개 시·군 가운데 북제주군을 제외한 3개 시장·군수와 4개 시·군의회의 기초의회 의원 대부분이 풀뿌리 민주주의 실종과 기초자치단체 폐지에 반발, 현행유지안 지지 운동을 벌였지만 제주도를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로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안 선택이 불가피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써 제주도는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 등 자치권을 갖는 4개 기초자치단체가 내년 하반기부터 사라지게 된다. 그만큼 의사결정이 빨라져 지역경쟁력이 강화되고 사업예산의 규모가 커져 대규모 투자사업이 가능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단일 광역자치 실시로 첫해에만 863억원의 예산이 절감되며 10년 후에는 1268억원의 절감효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특히 주민들은 일선 행정기관인 읍·면·동 기능이 확대돼 신속한 행정처리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광역행정처리로 효율성이 높아져 교통망, 택지조성 등 도시기반시설을 균형있게 배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앙정부로부터 적극 지원을 받아 제주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의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정부가 과연 종전의 4개 기초자치단체가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국비를 지원해줄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제주도는 중앙정부로부터의 재정지원 장치를 제주특별법에 명문화해 더 많은 정부 지원을 받아낸다는 복안이다. 제주도는 또 투표과정에서 불거진 지역주민들의 불화와 갈등을 어떻게 무난히 치유할 것인지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대다수 주민들이 투표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대승적 입장을 견지해 위안을 삼고 있다. 주민들은 정치권이 투표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줄 것으로 낙관하며 실천적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정책투표라 투표율 낮아 아쉬움”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도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도민의 뜻을 받들어 행정개편을 위한 후속조치를 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27일 저녁 행정계층 구조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 결과가 확정되자 제주도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오늘 우리는 주민 투표를 통해 제주도의 백년대계를 결정하는 역사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준 도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민의 선택은 제주도 미래 발전의 새판을 짜기 위해 그동안 도민 모두가 주인된 생각을 가지고 인내한 끝에 얻은 소중한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지난 투표 과정에서 표출된 갈등을 씻고 제주의 미래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모두 큰 틀에서 생각해 하나된 힘으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고 상생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주민투표의 의의를 설명해 달라.-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주민투표임에도 불구하고 4개시·군 모두가 개표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서 질서정연하게 투·개표를 마쳤고 우리의 미래를 자율에 의해 결정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이번 투표에서 제주시와 북제주군 등 산북지역은 혁신안을, 서귀포시와 남제주군 등 산남지역은 점진안을 선택해 지역간 갈등 우려가 있는데.-행정개편에 대해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이에 따라 문제점을 분석하고 산남지역 주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광역단체와 기초지자체 공무원간 갈등을 치유할 대책은.-시장·군수와 협의, 화합정책을 제시하겠다.▶이번 주민투표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고 정책을 결정하는 투표여서 투표율 제고에 어려움이 많았다. 현행 주민투표법도 주민 투표안을 설명하고 주민투표를 독려하는데 공무원의 행위를 제한해 개선이 요구됐다. 문제점은 중앙정부에 개선을 건의하겠다. 그러나 직접 민주주의 선진국인 스위스도 연간 4차례 주민투표를 실시하는데 평균 투표율이 26%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제주도민의 참여는 대단한 것이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영리 목적 제주 지하수 못판다

    제주도의 식수원인 지하수를 기업의 영리목적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은 적법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내려졌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행정심판위원회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보존자원(지하수) 도외 반출 허가 부관취소’건에 대해 “제주의 지하수는 공공재이자 보존자원”이라며 “제주도가 제주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 자원을 상품화해 기업의 영리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 일정한 제약을 가하는 것은 지하수 자원이 지니는 공공성과 공적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공항은 이에 따라 앞으로 자사가 생산하는 먹는샘물인 ‘제주광천수’를 계열사 등에만 공급하고 국내·외 시판은 할 수 없게 됐다.한국공항은 지난 1월 대한항공 기내와 그룹 계열사에 한해 공급해 온 제주광천수를 특급호텔 등 국내외에 시판하게 해달라고 제주도에 요청, 도가 지하수의 공공성과 희소성, 도민정서 등을 이유로 불허하자 제주도의 처분은 부당하다며 지난 2월 건설교통부장관에게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한국공항은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소재 제동목장 먹는샘물 공장에서 연간 3만 6000t의 먹는샘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대한항공 기내용과 그룹 계열사 및 주한 외국인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한편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도내 7개 시민·사회단체는 행정심판 결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 “제주도 지하수 자원이 갖는 중요성을 인정한 당연한 결과”라며 일제히 환영했다.제주 김영주기자chejukyj@seoul.co.kr
  • ‘행정계층 개편’ 제주도민 투표 연기

    제주 특별자치 시범도 추진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행 다단계 행정계층 구조개편을 위한 도민투표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돼 6월 초순 실시될 전망이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당초 행정계층구조 개편안에 대한 도민 설명회를 지난달 20일까지 마치고 3차 도민대상 여론조사를 거쳐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중 주민투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도민대상 행정계층 구조개편안에 대한 인지도 조사 결과 50% 미만으로 나타나자 기간을 연장해 10일까지 직능단체와 사회단체, 대학생 등 계층별로 설명회를 더 갖기로 하고 설명회를 진행해 왔으나, 이번에는 다시 도내 각급기관·단체가 설명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20일까지 설명회 기간을 더 연장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이달중 실시 예정이던 행정계층 구조 개편안에 대한 도민 투표는 설명회 기간 연장으로 이달말께 3차 여론조사를 거쳐 6월초순께 가서야 행정개혁추진위를 열어 결정될 전망이다. 제주도의 행정계층 구조 개편안은 도 산하 4개 시·군중 북제주군을 제주시에 통합해 제주시로 하고, 남제주군은 서귀포시에 통합, 서귀포시로 하며 기초의회를 없애는 등 혁신적 내용을 담고 있다.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제정되지 못하면 내년 5월 지방선거때 시행되지 못한다. 제주 연합
  • 사비나미술관 제주분관 마련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감각의 전시로 주목받아온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이 제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 제주도 분관을 마련했다.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곳. 월드컵경기장내 복합문화공간인 ‘스토리움’ 제1관에 들어선 사비나미술관 분관은 앞으로 근대사박물관(제2관)과 짝을 이뤄 전시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개관을 기념해 사비나미술관 분관에서는 28일부터 12월31일까지 한국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앙코르’전이 열린다. 권여현, 김범수, 김준, 김창겸, 김학민, 박성태, 박혜성, 안광준, 이중근 등 9명의 작가가 회화·영상·설치 등의 작품을 냈다. 또 2관에는 추억의 영상과 근대사 자료를 선보이는 ‘메모리즈:추억속으로’ 상설전이 준비됐다.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은 국내 10개의 월드컵경기장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미술관과 박물관이 갖춰진 곳으로, 오는 7월에는 워터파크와 성문화박물관도 개관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은 “제주는 해마다 50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국제적 명소임에도 이렇다 할 한국의 현대문화 혹은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공간이 없어 아쉬웠다.”며 “사비나미술관 분관은 제주 최초의 현대미술관으로, 제주도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현대미술을 알리는 첨병 구실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제주 국제자유도시 추진 설득논리 없다”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국제자유도시 개발 진행상황과 도민들의 분열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제주경제개발연구소가 제주 크라운프라자호텔에서 주최한 조찬 경제강좌에서 ‘동북아시대의 구상과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란 주제발표를 통해 “설득 논리가 없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국제자유도시 개발방식은 부산, 인천, 광양과 경합 관계에 있는데다 기업도시법이 통과되면서 복합관광레저도시, 지식혁신산업도시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투자유치와 중앙예산 확보 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 때문에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처음 도입할 때 ‘시간과의 경쟁’이라고 누차 강조했는데도 내부적 논쟁이 지나쳐 5년 정도 추진이 늦어져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문 위원장은 아울러 “더 어려운 점은 제주의 경제규모 및 인구가 전체의 1%에 불과하는 등 정치적 힘이 없는데도 이같은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특히 대학총장과 교육감·도지사 등 각종 선거과정에서 나타나는 분열적 양상은 ‘창피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제주도는 서울 서대문구보다도 인구가 적은데도 꿈꾸는 것은 전남, 전북의 수준”이라며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재외도민까지 똘똘 뭉쳐서 집요하게 파고 들어도 (국제자유도시 추진이) 될까말까하다.”고 지적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이총리 “과거정부 잘못 외면 않겠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3일 “참여정부는 앞으로도 과거 정부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고 올바로 밝혀내며 공적은 더욱 높이고, 잘못은 분명히 사죄하면서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제주 4·3사건 57주기가 되는 이날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추도사에서 “제주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과거 우리의 공과를 바로 함으로써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분들의 충정을 올바로 평가하고 억울한 희생자를 위로하여 진정한 통합을 이뤄나가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현대사에 묻혀진 제주인의 상처와 아픔은 너무 깊고 커서 어떤 위로와 사과의 말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제주도와 제주도민은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미래로 가고 있다.”고 치하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KBS, 김윤아 곡 맞춰 ‘제주 4·3사건’ 다큐 제작

    KBS, 김윤아 곡 맞춰 ‘제주 4·3사건’ 다큐 제작

    ‘제주 4·3사건’ 발발 57주기를 맞아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가 선보인다. 3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KBS 1TV ‘KBS 스페셜’의 ‘뮤직 다큐멘터리-김윤아의 제주도’가 그것. 그룹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31)가 노래와 내레이션으로 4·3사건의 아픔을 표현한다. 프로그램에 사용된 노래는 지난해 발매된 김윤아의 솔로 2집 ‘유리가면’에 수록된 것들. 노래 ‘봄이 오면’이 처음과 끝부분에 두번 사용돼 한국사회가 역사속에 묻힌 4·3사건의 아픔을 극복하고 진정 봄을 맞았는지에 대해 은유적으로 되묻는다. 학살의 상흔을 그리는 화면에서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가,4·3특별법이 제정되고 정부 차원의 유감이 표시되는 장면에서는 ‘야상곡’이 사용됐다.‘세상의 끝’은 학살 장면에서 흘러나온다. 이와 함께 김윤아가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는 내레이션을 첨가해 사태의 상황설명을 돕는다. 프로그램은 1948년 4월3일 제주도 전역에서 일어난 무장봉기 사건에 투입된 군의 무차별 진압으로 30만 제주도민 중 3만여 명이 사망한 ‘4·3사건’의 현재적 아픔을 조명한다. 당시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많은 제주도 사람들이 일본으로 밀항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조총련에 흡수됐다. 남은 제주도 사람들도 이 사건과 관련 간첩으로 몰리는 등 남모르는 아픔을 겪었다. 제작진은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 ‘간첩 조작사건’의 진상 등 ‘4·3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전우성 프로듀서는 “젊은 세대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평소 실험적이면서도 역사성이 느껴지는 음악을 추구하는 신세대 뮤지션 김윤아씨의 음악을 삽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가 웬말”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가 웬말이냐?” 남제주군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 재추진 계획이 알려지면서 제주도 내 각급 사회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제주도와 도내 사회단체들에 따르면 해군은 내년부터 오는 2014년까지 화순항 일대 12만평에 8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여척의 함정 계류능력을 갖춘 기동함대 작전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해군은 최근 이같은 계획을 담은 ‘제주도민과 해군이 함께 건설하는 화순항’이라는 48쪽짜리 홍보용 책자를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했다. 해군은 이 책자를 통해 “화순항 일대의 자연경관 보존을 위해 내년부터 2년 동안 12억 8000만원을 들여 환경·재해·교통 영향평가를 실시할 계획으로 있는 등 해군기지가 제주의 청정환경을 보전하고 국제자유도시와 평화의 섬을 더욱 든든하게 지킬 수 있다.”며 도민들의 반대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참여환경연대, 탐라자치연대,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등 제주도 내 정당·시민단체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와 논평 등을 통해 “제주도는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을 위해 국가가 지정한 ‘세계 평화의 섬’인데도 군사기지를 건설해 주변국과 협력체계를 강화시켜 나간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제주도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군은 지난 2002년에도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계획을 추진, 지역 설명회까지 열었으나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이 크게 반발하고 제주도와 남제주군도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혀 추진계획이 유보됐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한라산높이의 서예작품 북한으로

    한라산(1950m) 높이의 서예작품이 해방 60주년과 6·15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해 북한에 보내진다. 3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묵향 북한에 보내기’로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제주도서예가협회(이사장 현병찬)가 주최하고 제주사랑실천운동본부(본부장 최찬규)가 주관, 전지크기인 70㎝×135㎝의 작품을 족자로 제작할 경우 1100∼1400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품분야는 한글·한문·수묵화·문인화·전각 등 서예작품. 출품자격은 제주도민을 포함, 전국의 남녀노소 모두 가능하며 작품주제도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은 것이면 무엇이든 무방하다. 주최측은 오는 1월 8일 제주시 한라아트홀에서 행사 발주 휘호 및 기념식을 갖고 3월 12일까지 작품공모를 받는다. 이어 6월 11일쯤 제주KAL호텔에서 전시회를 갖고 정부 허가를 받는대로 북측과 협의해 남북공동선언 5주년인 6월 15일 북측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제주도서예가협회 관계자는 “제주의 경우 감귤보내기와 도민 북한방문 등 남북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문화교류는 답보상태”라며 “북측에 한라산 높이의 작품을 보내는 만큼 백두산 높이의 작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골프축제 이후의 제주

    지난 10월말 이후 제주도에서는 빅 이벤트가 격주로 열려 마치 축제를 연상시켰다. 한국 골프의 무게 중심이 경기도 용인에서 제주도로 옮겨진 듯 했다. 외국으로 나가던 국내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제주도민에겐 참으로 반가운 일이었을 것이다. 골프축제의 개막 테이프를 끊은 대회는 지난 10월말에 열린 CJ나인브릿지클래식. 올해로 3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엄청난 갤러리가 찾아 관계자들이 대만족했다는 후문. 제주도에서 열린 골프대회 중 가장 많은 갤러리가 모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 대회의 성공 요인은 타이틀 방어에 나선 ‘신데렐라’ 안시현을 포함한 한국 낭자들과 이에 맞서는 ‘골프여제’ 소렌스탐의 멋진 플레이 등 여러가지가 있다. 또 화창한 날씨와 박세리의 부활을 기대하는 팬들의 애틋한 관심도 한몫했다. 골프축제의 2탄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출전한 MBC라온인비테이셔널.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골프스타인 최경주와 박세리, 그리고 라온골프장을 설계한 몽고메리 등과 18홀의 스킨스 게임을 치르기 위해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우즈는 개인 전용기, 최고급 VIP 전용의 호텔 방 투숙, 엄청난 경호 인력, 사상 최고액의 골프대회 입장료, 각종 부대 행사 등 각종 화제를 쏟아냈다. 골프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대회는 지난주 중문골프장에서 열린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PGA투어에서 활동하는 35명의 정상급 선수와 국내 최고의 선수 3명이 출전한 이 대회는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최초로 PGA투어를 개최했다는 의의를 지녔다. 또 NBC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중계돼 제주도, 특히 관광 한국을 홍보하는데 한몫했다. 제주도를 한동안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게 한 이 대회들은 모두 국내 공중파 방송으로 생중계돼 제주도의 멋진 모습이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또 대회 코스는 대회 다음날부터 토너먼트 코스 세팅의 상태 그대로 일반인에게 제공됐다. 하지만 올겨울 해외로 나갈 국내 골퍼들의 발길을 제주도로 돌려 관광 특수를 낳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골프투어에 소요되는 비용이 동남아보다 훨씬 많이 들고 골프투어를 떠나는 사람의 기대 즉, 뛰어난 코스, 따뜻한 기후, 새로운 문화 체험,VIP급 서비스 등 여러 면에서 제주도가 아직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민관특위 또는 제주 골프투어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제주도, 홍콩·美 州정부 형태로

    입법·조직·재정 등의 중앙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최종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제주도로부터 특별자치도 용역을 의뢰받은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고부언)은 27일 제주도청에서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의회 의정활동 강화방안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기본방향 및 실천전략’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날 발표된 제주특별자치도 모형은 단기적으로는 시범·선도적 특례 자치단체로의 특성을 확대하면서 점차 단일화된 자치단체 형태와 결합한 후 홍콩이나 미국의 주정부와 같은 형태로 나간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지방분권 특례는 자치입법권(조례제정권)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별법에서 구체적으로 이양받아야 할 입법권한을 가칭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담아 중앙정부 또는 상위 법률의 위임없이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조례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치조직과 인사권 강화 방안으로는 제주도와 관련된 국가정책을 결정할 경우 국가와 지방간의 협의와 전략적 협력장치를 마련하는 등 특별자치도의 자치역량을 강화하도록 하고, 공무원 직급의 재조정과 공무원 총 정원도 특례를 인정하도록 했다. 인사위원회는 위원장을 민간인으로 하고 위원회 구성도 절반 이상을 학자와 전문가·시민단체대표 등으로 구성토록 했으며, 독립적인 감사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민간이 참여하는 별도의 감사기구를 두도록 했다. 지방재정 확충 방안으로는 지방소득세와 소비세를 도입할 것을 제시, 지방소득세 도입방안으로는 주민세 상향조정, 별도의 소득세 부과, 부동산과 관련한 양도소득세의 지방세 이양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세금계산서 교부율이 낮은 음식업·숙박업·부동산임대업·소매업·골프장·카지노·유흥업 등의 특별소비세 일부를 지방세화하거나 부가가치세 전체를 공동세로 전환, 이중 10%를 지방소비세로 이양토록 하는 방안도 내놨다. 특히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따른 국비지원상의 불이익을 배제하기 위해 지방교부세 제도의 특례를 적용하고 계층구조 변화에 따라 국고보조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불이익 배제원칙’을 마련하는 등 안정적인 재정지원 장치를 마련토록 했다. 이밖에 경찰자치와 교육자치는 중앙의 분권 로드맵과 연계해 중앙 추진계획과 동일한 기조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 안은 28일 제주도의회에 보고된 뒤 다음 달 2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도민공청회를 갖고 5일 제주지역혁신협의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특별자치도 기본방향 및 실천전략으로 최종 확정된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주도민의 복리증진과 삶의 질 향상,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인 실현인 만큼 제주도민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발생하는 특별자치도라면 결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세계한민족축전 17일 개막

    2004세계한민족축전이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과 제주 등지에서 열린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한민족 한마음,영원한 내 조국’을 주제로 전세계 40개국에서 620여명의 동포가 참가한다.해외입양아 47명이 혈연을 찾고 제주 문화탐방 등을 통해 제주도민들과 화합의 시간도 갖는다. 18일 천안독립기념관,서울잠실종합운동장,올림픽기념관,월드컵경기장 탐방에 이어 문화관광부의 공식 환영연에 참가한다.이어 19일에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리는 ‘한민족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하고,20일에는 경복궁 및 정동극장의 특별공연을 관람한다.21·22일 이틀 동안 제주도에서 관광과 다채로운 행사에 참가한 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세계한민족축전은 88서울올림픽 이후 해외동포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89년 처음 열렸다.지난해까지 13차례 열려 모두 1만여명의 해외동포가 모국을 방문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제주도에 외국인학교 설립

    이르면 2006년 9월쯤 제주도에 한국 학생들도 입학할 수 있는 외국인 학교가 들어선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15일 “캐나다 밴쿠버 서리(Surrey)시 교육청이 제주에 ‘제주국제외국인학교’(JIFS)를 설립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25일쯤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0월 말에는 학교설립 추진일정 및 투자유치 방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외국인 학교 정원은 G1∼G12(초등1학년∼고등학교 3학년)과정 3000여명이며,2006년 9월 학기에 700여명을 우선 뽑을 방침이다. 서리 교육청은 학생 비율을 외국 학생 60%,한국 학생 40%로 구성키로 했다.입학자격은 모든 국가의 학생에게 부여하되,영어능력 시험을 거쳐야 한다.야간에는 제주도민들을 위한 다양한 영어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할 발침이다. 서리 교육청은 400억원을 투입,2만여 평의 땅에 학교와 부대시설을 지을 예정이다.학교의 정확한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서리 교육청은 캐나다 밴쿠버 현지 150여개의 초·중·고교를 관할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 등의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1985년 10월4일,제주도 화북의 해신당에서는 도항제(渡航祭)가 열렸다.‘고대 제주항로 테우 조사단’이 화북을 출발했다.원초적인 고기잡이 배 테우를 복원하여 옛 뱃길에 도전함으로써 ‘한반도~제주도’의 고대 항로를 규명해보려는 시도였다.탐라와 육지부의 교류경로,해로 변천사와 유배길 조사도 이루어졌으니,배이름도 격에 맞게 ‘물마루’로 명명되었다.노르웨이 탐험가 T 헤위에르달이 남미에서 폴리네시아군도를 향하여 전통배를 타고 떠난 콘티키(Kontiki)호의 대탐험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테우를 활용한 최초의 모험이리라.물마루호는 서귀포시 보목동에 남아 있던 여섯척 중에서 선발되었다.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 보목동 8월 중순 제주도를 찾아,‘서귀포칠십리 바다사랑회’를 이끌면서 수중탐사와 환경보존에 애쓰는 이원석 회장에게 테우와 자리 조사 안내를 부탁하였더니 약속이나 한 듯 보목동으로 이끈다.보목동이야말로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이기 때문.대부분의 제주도 포구에서 테우로 자리를 잡아왔겠지만 보목만큼 그 전통을 이어가려는 곳은 보지 못하였다. 보목에서는 매년 테우로 자리를 잡는 ‘자리돔큰잔치’를 열어왔다.보목의 자리돔큰잔치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들도 사라져간 테우가 그리워서라도 몰려든단다.청년들의 보존 움직임도 활발해서 ‘보목섶섬 수중환경보호지킴이’(회장 강대환)를 조직하여 테우도 복원하고 전통어법 재현에도 힘쓰고 있다.덕분에 보목동에 가면 언제든지 테우를 볼 수 있다.그러나 한라산의 귀한 구상나무로 만들던 테우는 사라졌고 일본산 삼나무 테우들로 대체되어 조금은 안타깝다. 몇년 전의 일.제주도민들이 감귤을 들고서 북한을 집단방문한 적이 있었다.일찍이 북에 정착하게 된 제주 출신 노인 한 분을 만나게 되어 말문을 트다가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무언가를 물었다고 한다.그런데 노인은 허다한 먹을거리를 제치고 ‘자리젓이 그립다.’고 하였다.초년의 입맛은 일생을 간다고 하였으니 자리젓의 아른한 향취가 50년 넘게 이어진 셈이다. 사실 ‘자리강회’,‘자리물회’,‘자리구이’ ‘자리젓갈’ 등 자리 없는 제주도 식단은 왠지 빈자리 같다.활기 넘치는 강진국 마을회장은 우리 일행에게 “자리를 좋아한다니 절반은 제주사람으로 인정해 줍세.”라고 너스레를 놓았다.자리를 모르고서 제주도 먹을거리를 논하지 말지어다! ●고향을 지키는 고기, 그래서 이름도 ‘자리’ 오키나와에서 한반도 남해안 일부에까지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아열대성 자리는 붙박이로 한군데서 일생을 마친다.서귀포 외돌개에서 보목 앞의 섶섬에 이르는 난류대를 특히 좋아한다.보목에서는 ‘겨울에 눈이 오면 개가 죽는다.’는 속담도 있다.모든 물고기가 자유롭게 먼바다를 나돌고,모든 새가 먼하늘을 나돌 것 같지만 그런 상상은 시나 노래에서나 가능하다.자리에게도 엄연히 따스한 집이 있고 그리운 고향이 있다.자리는 자신이 태어난 따스한 곳에서 가능한 한 떠나질 않는다.그래서 이름도 ‘자리’다. 보목에서는 앞의 섶섬 동쪽에 동군자리,서쪽에 서군자리,서쪽 해변에 리알자리,지귀섬의 자귀자리,쇠소각 냇물이 흘러나오는 쇠소각자리 등의 ‘자리밭’이 유명하다.어민들은 이들 자리밭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테우를 들이밀어 자리를 낚는다.경계없는 바다같지만 엄연히 바다밭이 경계를 가른다.섶섬 주변에서는 섬그늘에 모여든다면,민물이 흘러들어 기수대를 형성하는 쇠소각에서는 감미로운 민물을 마시려고 몰려든다.그래서 똑같은 바다이지만 매양 동일한 바다는 없다.문전옥답만 강조하는 육지중심 사고와 다르게 기름진 바다밭의 해양중심 사고로 바라본다면 바다마다 전혀 다른 색깔을 연출하며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밭이 다르면 같은 배추종자도 맛이 다르기 마련.보목과 우도의 자리가 같을 수 없으며,고산의 자리는 성산의 자리와 다르다.같은 보목 내에서도 여(암초)의 상태에 따라 자리의 색감과 생김새,심지어 맛까지 다르다.절기에 따라서도 알이 찬 알찬자리,자잘한 쉬자리,산란하고 난 다음에 잡히는 거죽자리 등등 이름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조류가 센 곳에서 노는 가파도자리는 뼈가 굵어 물회용에는 어울리지 않아 구이용에 적합하다.뼈가 부드럽고 맛이 고소한 보목의 자리는 구이보다도 물회나 강회에 어울리니 같은 제주도 내에서도 제각각인 셈이다. ●더위 푸는 덴 물회, 술안주엔 구이 얼마전 경남 삼천포에서 자리구이를 맛보았다.횟집 주인 왈,“수온이 높아지니 여기까지 자리가 찾아드네요.”라고 했다.이제 자리는 차츰 북상을 하여 남해 해안가에서도 자신들의 자리를 마련한 것 같은데 남해안의 자리가 어떤 격식을 갖추고 있는가는 아직 감이 덜 잡힌다. 자리는 먹는 취향과 장소,시간에 따라서 맛도 다르다.복중의 더위풀이에는 시원한 자리물회가 그만인데 자리구이는 술안주로도 맞춤이다.자리젓국은 멸치젓과 더불어 제주민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젓갈.그런데 제주도 바깥에서는 똑같은 자리물회라도 당최 제맛이 나지 않는다.독특한 향을 내는 제피잎을 잘게 썰어넣어야 국물이 한결 시원해지는데 싱싱한 제피잎을 구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독특한 맛을 내는 제피잎 없는 자리물회는 사실 정통식이 못된다. 한때 구두미포구,서래포구,큰개머리,배개포구 등 전통적인 포구에서 25척에 이르는 테우들이 국자같이 생긴 국자사둘로 자리를 잡았다.자리만으로도 충분히 생계가 유지되었다.1명이 수경으로 물밑을 감시하면 2명이 그물을 드리워 조류에 떠들어오는 자리를 낚았다.배를 타지 않고 갯바다밭의 ‘덕’에서 자리를 잡는 덕자리사둘,동그란 모양의 사둘을 도르래의 힘으로 드리우거나 올리며 낚아가는 가장 보편적인 어법이었던 동고락사둘도 행해졌다. ●자리잡이·해초 채취… 전천후 다목적 배 그러나 GPS로 바뀌면서 배도 발동선으로 바뀌었으니 전통 테우 자리잡이도 한폭의 사진으로만 남은 셈이다.‘자리 삽서(사세요).’라고 외치며 마을길을 나다니던 아낙들의 외침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전통어법은 사라졌으나 자리잡이의 경제적 이득은 여전히 높아서 지금도 보목의 살림살이를 살찌우게 한다. 테우는 자리잡이에만 쓰였던 배가 아니다.전천후,다목적이었으니 해초 채취에도 요긴했다.바다마을 사람들은 기름진 해초 없이는 푸석푸석한 화산토에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해초 채취에 테우가 더할나위 없이 요긴했으니 해초를 그득 싣고 돌아오는 풍경 역시 화학비료에 떠밀려서 저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테우는 물마루호의 실험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제주민의 해상교통에 절대적인 수단이었다.탐라의 고대 대외교류도 테우에 의존하였다.삼국지동이전에 이르길,“배를 타고 왕래하면서 물건을 사고판다.”고 하였으니,테우를 이용한 교역이 일찍부터 이루어졌다.독일인 겐테(S.Genthe)는 ‘제주도탐험과 동해 중국에서의 표류’란 표류기에서,테우의 위력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어떤 파도에도 끄떡없는 이음새 영접하기 위해 보낸 배는 이상한 배였다.보트도 아니고,카누나 속을 파낸 통나무도 아니었다.뱃전이나 배의 구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거대한 뗏목이었다.거센 파도라는 어쩔 도리 없는 조건 때문에 적응법칙에 따라,예컨대 동인도의 마드라스 해안의 파도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들었던 것과 비슷하게,기상천외의 물건이 만들어졌음이 이내 밝혀졌다.거칠고 격렬하게 출렁이며 크고 육중하게 굴러오는 사나운 파도가 끊임없이 그 선박을 덮쳤다.막힌 보트라면 금방 물이 가득 차서 뒤집힐 것 같았다. 그러나 튼튼한 이음매의 큼직한 틈새가 있어서 부딪치는 파도의 위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큼직한 통나무들로 엮어 만든 듬성듬성한 이 선대(船臺)는 어떤 경우에도 물이 차서 뒤집힐 리가 없었다. 제주도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섬이다.중요 물자는 배로 움직였다.전통시대에 일주도로·관통도로가 없었음은 당연한 일.‘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미국의 브루스 커밍스도 광복 당시의 빈약한 교통로를 이렇게 말했다.“ 섬을 둘러싼 좁은 도로가 있었을 뿐이다.1940년대 당시 제주시에서 섬을 횡단하여 서귀포로 가는 도로는 부설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의 사정은 더욱 어려웠으리라. ●맥 잇는 마을 있어 그나마 위안 테우는 사라졌어도 테우를 복원해서 끝내 이어가겠다는 마을이 있음은 일말의 위안이 된다.신혼여행객도 태우고,문화관광특구도 만들어 당찬 마을로 가꾸겠다는 결의에 가득찬 것을 보니,법고창신(法古創新)의 의연한 길을 모색하는 듯하여 감개무량이다.비록 배는 낡고 덜 효율적이지만 전통을 살려서 미래의 바다로 가꾸어 나간다는 바다살림의 의지는 바로 문화적 종다원성을 지키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해변가로 유별나게 솟구친 가파른 ‘제지기오름’에 오르니 보목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절대보호구역인 섶섬의 자연경관적 가치에 관해서는 무엇을 더 논하랴.관광객에게는 눈요기에 불과한 섶섬이지만 자리돔에게는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는 ‘붙박이 자리’임을 애써 기록하고 돌아온다.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동분서주하면서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섶섬의 자리들은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만 같다.
  • 이어도 해상과학기지 건설 주역 심재설 해양연구원 박사

    이어도 해상과학기지 건설 주역 심재설 해양연구원 박사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이엿사나 이여도사나(노 저을 때 내는 여음)/우리 배는 잘도 간다 솔솔 가는 건 솔남(소나무)의 배여/잘잘 가는 건 잡남(잣나무)의 배여 어서 가자 어서 어서/목적지에 들여 나가자(들어가자) 우리 인생 한번 죽어지면/다시 전생(환생) 못하나니라 원(관원)의 아들 원자랑 마라/신의 아들 신자랑 마라 한 베개에 한잠을 자난(혼자 잠자는)/원도 신도 저은(두려울) 데 없다 원수님은 외나무 다리….’ ●제주 아낙네들의 ‘환상의 섬’ 이어도 제주 해녀들이 ‘물질’할 때 즐겨 부르는 구전 민요다.반어법과 문답법을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님과 이별없는 이상향을 그리워 하는 일종의 한많은 ‘노동요’인 셈이다. 옛날 제주 아낙네들은 전설의 섬 ‘이어도’에 남편을 영영 보낸 뒤 억세게 살아가자며 이 노래를 불렀다.지금도 40대 이상의 제주도민들은 이 노래를 얘기하면 잠시 어머니와 할머니를 떠올리며 술잔을 기울인다.아버지,할아버지와 이별한 뒤 억척스럽게 살아가기 위해 ‘인생의 덧없음’으로 애써 위안을 찾는 모습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민들에게 이어도는 살아서는 못가는 섬,그러나 한번 가면 못 돌아오는 환상과 애증이 사무친 곳이다.사실 이어도는 육지섬이 아니다.평균 수심은 50m,남북길이 1800m,동서 1400m인 11만 5000여평의 수중섬(水中島)이다.평소 정상봉은 해수면 아래 4.6m에 있다.섬 정상은 파도가 심한 날이면 수면 밖으로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때문에 ‘환상의 섬’이라고 한다.부산 앞바다의 ‘오륙도’ 노래에 나오는 ‘맑은 날 흐린 날 다섯 섬인지,여섯 섬인지 나도 몰라라.’하는 구절처럼. 지난 주말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한국해양연구원을 찾았다.이 건물 2층 이어도해양과학기지 운영상황실.이어도 주변의 기상상황이 적도 3만 6000㎞ 상공에 떠 있는 무궁화2호 위성을 통해 실시간 수신되고 있었다.온도 28.38℃,습도 78.80%….연구원 바깥 온도 33℃와는 사뭇 딴판이었다.위도상 제주에서 215㎞ 남단에 위치해 있지만 해풍으로 오히려 온도는 더 내려가 있었다.이곳에서 보내온 기상상황은 곧장 기상청으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어도는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진 동중국해에 있다.중국령 퉁타오(童島)에서 245㎞,일본 나가사키현(長崎縣) 도리시마(鳥島)에서 276㎞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해상 생태계의 세계적 보고다.연평균 25만여척의 배가 이곳을 지난다. 한국해양연구원의 심재설(46) 박사는 국내 유일의 ‘이어도 박사’로 통한다.지금까지 이어도를 30여차례나 다녀왔다.‘살아서는 한번도 못가는 곳’을 연상하면 그야말로 신화적인 존재다.평균 3개월에 두 번꼴로 다닌 셈이다. ●400평 인공섬 위에 해상과학기지 세워 지난달에도 15일부터 6일간 망망대해의 이어도기지에서 낮과 밤을 지냈다.그러다보니 정이 ‘흠뻑’ 들었다.앉으나 서나 이어도기지 생각이다.특히 심 박사는 지난해 6월 부표만 둥실 떠 있던 이어도 해상에 세계 최대의 첨단 해양기지를 완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다시 말해 400평 규모의 인공섬을 만들어냈던 것.그래서 이어도기지는 막내 아들처럼 누구보다 애정이 각별하다. 우선 이어도 바다 속이 궁금해졌다.그는 “고기들은 암초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이어도 주변에는 볼락,돌돔,붉바리 등 고급어종의 산란 장소로 알려져 있다.”고 대답했다.여기에서 산란한 고기들은 남해안으로 기어올라와 풍부한 어장을 형성한단다.그래서인지 봄,가을에는 기지 주위에 중국 어선들로 불야성을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도기지가 완성되기까지는 8년 세월이 걸렸다.계획과 설계 등 대부분 심 박사의 주도로 이루어졌다.공사는 현대중공업이 맡았다.암초에 깊이 60m의 기초파일을 8개 박고 수심 40m의 바다에 높이 76m,무게 3400t짜리 구조물을 해상크레인으로 설치하는 작업이었다.기지에는 해류,풍향,풍속,수심,강우량,수질염도 등을 측정하는 30여개의 관측장비와 헬기 이·착륙장이 있다.8명이 2주일 동안 외부의 지원없이 숙식할 수 있으며 인터넷도 할 수 있다.비상 발전기가 있지만 평소에는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된다. ●태풍경로 정확히 제공… 기상정보 선진화 “루사와 매미 등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의 절반가량은 이어도 기지주변을 지나지요.흔히 태풍예보의 정확도와 시간성을 5%포인트만 올려도 피해액의 1%를 줄일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태풍 매미 피해액이 2조원이라고 할 때 200억원을 줄였다고 할 수 있지요.” 따라서 기지건설 비용이 21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벌써 본전은 뽑았다는 계산이 나온다.태풍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동경로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청에 제공,피해를 줄이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심 박사는 “태풍의 강도가 높아지는 수온 때문에 위력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태풍이 지나간 직후에는 15명의 연구원들이 현지에 투입돼 파손 여부를 정밀검사한다고 말했다.충남 당진 출신인 그는 어릴 적부터 바다를 좋아해 해양학자의 꿈을 키웠다.대전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그는 85년 해양연구원에 들어갔다.91년 이어도에 처음 가본 후 본격적으로 ‘이어도사업’에 참여했다.이같은 공로로 지난해에는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어도는 우리나라를 기상정보의 선진국으로 끌어올렸습니다.아울러 해상교통 안전에도 크게 기여하고,특히 제주 남단 수역에 대한 한·중·일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혜은이의 ‘감수광’

    혜은이의 ‘감수광’

    “바람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인정 많고 마음씨 고운 아가씨도 많지요/(후렴)감수광 감수광 난 어떡할랭 감수광/설른사람 보냄시엔 가거들랑 혼조 업서예” 제주출신 가수 혜은이가 불러 히트한 ‘감수광’은 제주말로 ‘가십니까’라는 인사말이다.금방 만나 헤어질 때도 ‘감수광’이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오랜만에 만난 이에게도 인사는 ‘감수광’이다. 그러나 이 노래 후렴 부분의 ‘감수광’은 떠나는 님을 보내기 싫은 ‘처절한 이별’을 담고 있다. 직역하면 “가십니까,가십니까,난 어떻게 하라고 가십니까? 설운사람 보내오니 가시거든 빨리 돌아오세요”다. 제주의 이별 노래는 조선 선조때 동서 당파싸움을 개탄하며 제주에 왔던 당대의 명문장가 임제(林悌·1549∼1587)가 지은 제주여인의 이별을 담은 노래 ‘송랑곡(送郞曲)’이 효시로 알려져 있다. 임제는 서도병마사로 부임하는 길에 황진이(黃眞伊)의 무덤에 제를 올리고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라는 시조를 지어 바쳤다는 이유로 부임전 파직당한 한량이자 로맨티스트였다.이후 세월을 건너 뛰며 가곡 ‘떠나가는 배’와 송민도의 ‘서귀포 사랑’ 등 제주에서의 이별을 소재로 많은 노래들이 만들어졌으나 ‘감수광’이야말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애창되는 우리 가요다. 1975년 길옥윤 작사·작곡의 ‘당신은 모르실거야’로 데뷔한 혜은이는 ‘당신만을 사랑해’로 제1회 서울가요제 그랑프리에 오르면서 주가가 상승,10대가수 가요제 최고인기가수,제13회 방송가요대상 여자가수상,제1회 서울국제가요제 대상 등 상이란 상을 모두 휩쓸게 된다. 이에 고무된 길옥윤은 제주출신의 애제자에게 제주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제주에 여러차례 다녀가게 되고 그래서 나온 것이 78년의 히트곡 ‘감수광’이다. 70년대 말이면 고 박정희 대통령이 특정지역제주도개발계획을 추진할 정도로 개발사업과 부동산투기,관광바람이 한창일 때다.외지인들의 제주에 대한 호기심도 과거 어느때와 달리 무척 높았다.이럴 때에 제주의 삼다(三多)인 바람과 돌,아가씨를 담은 이별노래 ‘감수광’이 나왔으니 히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노래와 달리 후렴 부분만을 사투리로 처리한 것이나,그것도 세련되고 깜찍한 얼굴의 혜은이가 부른 것이 더욱 관심과 인기를 끈 요인이 됐다. 노래에 관한 에피소드도 많다. 길옥윤선생은 가사중에 사투리를 담기는 해야겠는데 도저히 익히기 어려워 먼저 표준말로 노래말을 쓴 다음 관광안내원이나 호텔 종사자들에게 물어 사투리로 옮겨 적었다.적긴 적었지만 바르게 해석한 것인지 아닌지 몰라 애를 먹었음은 물론이다.그래서 이 노래 원본에 제주 사투리를 잘못 표기한 부분이 많다. 여러 사람들 특히 제주사람들의 지적에 혜은이가 후렴 중의 ‘어떡할랭’은 ‘어떵허렌’으로,‘설른사람’은 ‘설룬사람’으로,‘보냄시엔’은 ‘보냄시메’로,혼조 업서예”는 ‘혼저 옵서예’로 직접 고쳐 불렀다. 이 고쳐부르기에는 사투리를 완벽히 구사하는 제주출신 탤런트 고두심이 일조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노래가 유행할 초기에는 가사중의 ‘혼저 옵서예’를 혼자서 오라는 말로 알고 제주를 떠날 때 그렇게 인사할라 치면 “아내나 애인을 떼버리고 오라는 말이냐.”고 역정내는 관광객들도 많았다.‘혼저 옵서예’는 빨리 오라는 말이다. ‘감수광’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즐겨 부르는 남한 노래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 4월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는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제주평화포럼에 참석,“김정일 위원장이 제주도민들이 북한으로 감귤을 보내준데 대해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노래 가운데 특히 ‘감수광’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라고 전한 바 있다.그래서인지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민족통일평화체육축전때 북측 민속예술공연단은 우리측에 ‘감수광’악보와 테이프를 보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었다. 이 노래는 발라드곡이지만 응원가나 관악연주곡으로도 곧잘 애용된다.지난 5월 열린 백호기축구대회 때나 지난 8일 개막된 백록기전국고교축구대회 때도 ‘감수광’은 응원음악으로 어김없이 등장했다. 제주 한라윈드앙상블 지휘자인 김승택씨는 “‘감수광’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곡”이라며 “지난달 25일 제주시 화북공단내 야외무대에서 이 곡을 연주해 1000여명의 공단 근로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지금도 저녁나절 제주시 신사수동 해안도로의 라이브 재즈카페에 가면 베이스기타와 트럼펫,테너·알토색소폰·드럼·봉가 등으로 엮어내는 ‘감수광’의 열기를 접할 수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혜은이의 ‘감수광’

    “바람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인정 많고 마음씨 고운 아가씨도 많지요/(후렴)감수광 감수광 난 어떡할랭 감수광/설른사람 보냄시엔 가거들랑 혼조 업서예” 제주출신 가수 혜은이가 불러 히트한 ‘감수광’은 제주말로 ‘가십니까’라는 인사말이다.금방 만나 헤어질 때도 ‘감수광’이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오랜만에 만난 이에게도 인사는 ‘감수광’이다. 그러나 이 노래 후렴 부분의 ‘감수광’은 떠나는 님을 보내기 싫은 ‘처절한 이별’을 담고 있다. 직역하면 “가십니까,가십니까,난 어떻게 하라고 가십니까? 설운사람 보내오니 가시거든 빨리 돌아오세요”다. 제주의 이별 노래는 조선 선조때 동서 당파싸움을 개탄하며 제주에 왔던 당대의 명문장가 임제(林悌·1549∼1587)가 지은 제주여인의 이별을 담은 노래 ‘송랑곡(送郞曲)’이 효시로 알려져 있다. 임제는 서도병마사로 부임하는 길에 황진이(黃眞伊)의 무덤에 제를 올리고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라는 시조를 지어 바쳤다는 이유로 부임전 파직당한 한량이자 로맨티스트였다.이후 세월을 건너 뛰며 가곡 ‘떠나가는 배’와 송민도의 ‘서귀포 사랑’ 등 제주에서의 이별을 소재로 많은 노래들이 만들어졌으나 ‘감수광’이야말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애창되는 우리 가요다. 1975년 길옥윤 작사·작곡의 ‘당신은 모르실거야’로 데뷔한 혜은이는 ‘당신만을 사랑해’로 제1회 서울가요제 그랑프리에 오르면서 주가가 상승,10대가수 가요제 최고인기가수,제13회 방송가요대상 여자가수상,제1회 서울국제가요제 대상 등 상이란 상을 모두 휩쓸게 된다. 이에 고무된 길옥윤은 제주출신의 애제자에게 제주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제주에 여러차례 다녀가게 되고 그래서 나온 것이 78년의 히트곡 ‘감수광’이다. 70년대 말이면 고 박정희 대통령이 특정지역제주도개발계획을 추진할 정도로 개발사업과 부동산투기,관광바람이 한창일 때다.외지인들의 제주에 대한 호기심도 과거 어느때와 달리 무척 높았다.이럴 때에 제주의 삼다(三多)인 바람과 돌,아가씨를 담은 이별노래 ‘감수광’이 나왔으니 히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노래와 달리 후렴 부분만을 사투리로 처리한 것이나,그것도 세련되고 깜찍한 얼굴의 혜은이가 부른 것이 더욱 관심과 인기를 끈 요인이 됐다. 노래에 관한 에피소드도 많다. 길옥윤선생은 가사중에 사투리를 담기는 해야겠는데 도저히 익히기 어려워 먼저 표준말로 노래말을 쓴 다음 관광안내원이나 호텔 종사자들에게 물어 사투리로 옮겨 적었다.적긴 적었지만 바르게 해석한 것인지 아닌지 몰라 애를 먹었음은 물론이다.그래서 이 노래 원본에 제주 사투리를 잘못 표기한 부분이 많다. 여러 사람들 특히 제주사람들의 지적에 혜은이가 후렴 중의 ‘어떡할랭’은 ‘어떵허렌’으로,‘설른사람’은 ‘설룬사람’으로,‘보냄시엔’은 ‘보냄시메’로,혼조 업서예”는 ‘혼저 옵서예’로 직접 고쳐 불렀다. 이 고쳐부르기에는 사투리를 완벽히 구사하는 제주출신 탤런트 고두심이 일조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노래가 유행할 초기에는 가사중의 ‘혼저 옵서예’를 혼자서 오라는 말로 알고 제주를 떠날 때 그렇게 인사할라 치면 “아내나 애인을 떼버리고 오라는 말이냐.”고 역정내는 관광객들도 많았다.‘혼저 옵서예’는 빨리 오라는 말이다. ‘감수광’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즐겨 부르는 남한 노래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 4월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는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제주평화포럼에 참석,“김정일 위원장이 제주도민들이 북한으로 감귤을 보내준데 대해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노래 가운데 특히 ‘감수광’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라고 전한 바 있다.그래서인지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민족통일평화체육축전때 북측 민속예술공연단은 우리측에 ‘감수광’악보와 테이프를 보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었다. 이 노래는 발라드곡이지만 응원가나 관악연주곡으로도 곧잘 애용된다.지난 5월 열린 백호기축구대회 때나 지난 8일 개막된 백록기전국고교축구대회 때도 ‘감수광’은 응원음악으로 어김없이 등장했다. 제주 한라윈드앙상블 지휘자인 김승택씨는 “‘감수광’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곡”이라며 “지난달 25일 제주시 화북공단내 야외무대에서 이 곡을 연주해 1000여명의 공단 근로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지금도 저녁나절 제주시 신사수동 해안도로의 라이브 재즈카페에 가면 베이스기타와 트럼펫,테너·알토색소폰·드럼·봉가 등으로 엮어내는 ‘감수광’의 열기를 접할 수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夜~ 공짜영화다

    CJ미디어의 영화채널 홈CGV와 영화오락채널 XTM이 무더위에 지친 영화팬들을 위해 서울·부산 등 5대 도시와 제주도 등을 돌며 ‘무료 심야영화제’를 연다.XTM은 21일 대구 아카데미시네마에서 ‘늑대의 유혹’‘퀸카로 살아남는법’ 등을,28일 광주 롯데시네마에서 ‘분신사바’‘얼굴없는 미녀’등을 방영한다.새달 4일에는 CGV대전에서 ‘가필드’‘신부수업’등이,11일에는 서울 강남 씨네플러스와 강북 중앙시네마에서 각각 ‘리딕-헬리온 최후의 빛’‘프레디VS 제이슨’등이 상영된다.만18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XTM홈페이지(www.xtmtv.com)에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1300명에게 초대권 2장과 티셔츠·수건 등 사은품을 제공한다.홈CGV는 제주도민과 관광객 등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무료영화제 ‘한여름 밤의 홈CGV 해변영화제’를 이달 31일부터 새달 6일까지 오후 8시 서귀포 중문해수욕장에서 연다.‘동갑내기 과외하기’‘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인어공주’등이 매일 한편씩 상영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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