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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환익 바깥세상] 대지진 1년, 일본의 모습

    [조환익 바깥세상] 대지진 1년, 일본의 모습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지난주 도쿄, 오사카 등 일본을 일주일간 다녀왔다. 작년 3·11 지진해일의 대재앙이 일본의 동북부를 뒤덮은 지 1년이 거의 다 된 시기이다. 약 반년 전에도 도쿄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외관상은 상당히 정상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때는 호텔 객실은 텅 비었고 저녁시간이 되면 시내는 불 꺼진 거리로 바뀌고 시민들의 얼굴에는 공포와 불안의 그림자가 짙었었다. 이제는 재해 당시의 처참한 사진과 많이 복구된 거리의 모습 등이 언론에 대비되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마을 복귀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방사능 오염이 미약한 지역에는 농업 허가도 나오고 있었다. 중단되었던 후쿠시마 지역의 산업활동도 일부 재개되기 시작하였고, 지진과 원전사고로 무너진 부품, 장비 등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도 꽤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엔고 현상 속에서도 특급호텔은 예약이 거의 다 찬 듯하였다. 레인보 브리지를 지나 도쿄시내로 들어오는 도시고속도로는 오후 일찍부터 막히는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오사카까지 타고 간 신칸센은 빈 좌석이 눈에 안 띄고 백화점 경기도 조금 나아졌다고들 한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 사회 각 부분에서 그간 장기 불황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모조노쿠리(제조업의 장인정신)에 대한 자부심과 사회적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번 방일 중 마침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재정난을 견디다 못해 파산신청을 하였다. 일본 언론은 엘피다가 한국의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과의 치킨게임에서 결국은 백기를 들었고 이러한 추세가 큰 적자를 내고 있는 가전산업 전반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낙심을 쏟아내고 있었다. 영원한 무역흑자국이 될 것으로 아무도 의심치 않았던 일본이 작년부터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엔고 현상으로 일본기업의 해외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또 후쿠시마 원전 피폭으로 인해 일본에서 나는 농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고착되는 것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 내던 일본에서 지역별 원산지 표시는 소비자 선택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어 버렸다. 제조업뿐 아니라 1차산업과 서비스 부문까지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진 듯했다. 일본의 기성세대들이 더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 젊은이들의 기백 상실 문제였다. 오로지 일본 내에서만 교육을 받고 일본 내에서 꿈을 이루어 오던 일본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치 못하고 소위 초식남(草食男) 상태에 안주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사회에 새로운 바람도 감지되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매뉴얼 사회로부터의 개혁과 갈라파고스적 고립에서 개방으로 향하는 몸짓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관료주의적 경직성, 부와 권력의 세습, 민주당 정부 이후에 퍼졌던 포퓰리즘…. 이런 것들에 대한 반성과 바꿔 보겠다는 의지들이 살아나고 있다. 이런 것이 젊은 하시모토 오사카지사가 인기를 얻고 있는 원인이라고 한다. 일본은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지만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 비중은 12~13%로 우리나라의 4분의1 수준이다. 근본적으로 내수 위주의 국가이다. 그러한 일본이 실질적인 개방을 하기 시작하였다. 몇몇 글로벌기업 외에는 없었던 글로벌 사업부를 중소기업도 창설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에 어찌 보면 소극적이었던 일본 정부가 한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년간 한국과 일본 간의 경제 교류가 늘어났다. 특히 일본의 고장난 서플라이 체인을 한국기업들이 일부 메워주고 있다. 이럴 때 한·일 경제관계를 보다 상생적으로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일본정부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본의 재앙 이후 1년, 일본의 아픈 상처를 감싸주면서 한국과 일본 간의 미래를 위한 진취적 노력이 양국 정부와 민간 간에 올해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도쿄 번화가 신주쿠에서 일본국철(JR) 급행으로 30분 남짓 달리면 우리의 수원쯤에 해당하는 하치오지 시가 나온다.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에 초정밀 전자 빔 장치 등 세계적인 나노측정기를 만드는 에리오닉스 본사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 등도 이 회사에서 만든 나노측정기를 구입해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리오닉스는 전후 일본 제조업 발전사의 축소판이다. 전문화, 세분화를 통해 생존 공간을 넓혀 온 점도 일본 중소기업의 성장사를 보여 준다. 1975년 석유파동 직후 설립된 이 회사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제조·계측 장비 제조로 반도체 붐을 타면서 호황을 누렸고, 거품경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나노측정기 제조라는 첨단 영역으로 뛰어들어 활로를 열었다. 세이고 혼메 회장은 “반도체 측정 장비를 만들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기업들에 납품해 왔는데, 일본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한국, 타이완 경쟁업체들의 추월로 꺾이면서 다른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의 기기생산만 가지고는 앞으로 회사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는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방향 전환이 두려웠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말했다. 1993년 첫 해 적자를 겪었지만 초기 5년을 버티자 나노시대가 열렸다고 회고했다. 그 뒤로는 나노측정기 등 초정밀 측정기를 필요로 하는 세계각국의 기업과 대학, 연구업체들의 요청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데주유키 오카바야시 전무는 나노측정기 개발 결정에 대해 “방향도 잘 잡았지만 보조금 등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자율 연 1% 전후인 일본정책금융금고의 대출도 힘을 보탰다. 회사가 뿌리를 내리는 데에는 중소기업청 주도로 국내 중소기업 육성에서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지원과 같은 공공 프로그램의 공도 컸다. 데주유키 전무는 “첨단 기기 제작을 위한 일본 내 국립연구소와의 협력 연구 등 산·학·연 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소”라며 “대학의 요구와 관련 전문연구소의 조언 및 신기술 동향 정보의 지속적인 교환 및 협력 연구를 통해 첨단 나노 세계를 열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신 나노측정기 ELS-F125는 대당 3억엔(약 44억 5000만원). 고가에 많은 이윤이 남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하치오지시 모토요코야마의 에리오닉스 본사 직원들은 미국 MIT와 하버드대학에 납품할 나노측정기의 마지막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KAIST가 사들인 나노측정기는 ELS-7000. 게이노스케 겐 고세키 회장 보좌역도 “뭘 만든다는 것은 이인삼각의 행로와 다름없다.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긴밀한 산·학·연 협력 전통이 지금의 우리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나노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정보 교류와 대기업들의 새롭고 구체적인 주문의 선순환 흐름 속에서 기술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설립 초기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초기 지원사업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대기업 요구를 맞춰내지 못했더라면 에리오닉스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직후 일본 대기업들이 감량 경영을 시작하면서 앞당겨 명예퇴직을 하게 된 기계, 물리, 전기 전공의 7명의 엔지니어들이 뜻을 모아 만든 곳이 이 회사다. 1975년 설립 후 에리오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발아 속에서 각각 몸 담았던 친정 격인 대기업 등에서 반도체 관련 측정 장비 등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얻어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분업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일환으로 제공되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자금과 벤처기업 육성자금, 신기술 촉진 자금도 에리오닉스가 뿌리를 내리는 종잣돈이 됐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청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 회사의 직원은 110명. 이들 가운데 50명이 연구인력이란 특이한 인력 구조도 상징적이다. 홈메 회장은 “중소기업의 생존은 앞을 보고 전진해 나가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면서 “대기업보다 한발 앞선 전문화된 영역을 갖는 것이 살 길”이라고 말을 맺었다.
  • ‘무려 1800억원’ 초호화 요트 주인은 前미스영국

    무려 1억 파운드(한화 1800억원)에 이르는 슈퍼 요트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슈퍼 요트의 주인은 영국에서 가장 돈많은 여성의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요트의 주인은 전 미스영국 출신인 커스티 버타렐리(39). 버타렐리는 영국 선데이타임스(Sunday Times)가 지난 5월 발표한 영국의 억만장자 순위에서 총 자산 9억 2000만 파운드(한화 1조 6258억원)로 여성 1위를 차지했다. 이 슈퍼 요트의 제원은 말그대로 ‘슈퍼’다. 무려 96m 길이에 헬기장도 갖추고 있으며 최고급 침실도 마련돼 있다. 이 요트는 데번포트 조선소에게 200명의 장인들이 만들었으며 내년 2월 커스티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그녀의 이같은 초호화 요트 주문은 남편 에르네스토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47m의 요트를 소유한 에르네스토는 과거 2차례나 팀을 이끌고 아메리카 컵 요트대회를 우승한 전력을 갖고 있다.   2000년 커스티와 결혼한 에르네스토는 스위스 생명공학업체 세로노의 CEO. 둘의 재산을 합치면 68억 7000만 파운드(12조 1410억원)로 영국인 억만장자 순위에서 5위권에 해당되는 정말 돈많은 부부다. 한편 세계적인 그릇제조업체 ‘처칠 차이나’(Churchill China) 창업주의 딸인 버타렐리는 세계적인 억만장자들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력을 자랑해 주목을 받았다. 1988년 17세 나이로 세계 미인대회 ‘미스월드’에 출전해 3위에 입상한 버타렐리는 재력과 미모를 갖춘 여성으로 공인을 받았다. 이후 편안한 삶에 만족하지 않고 작곡가로 변신해 ‘올 세인츠’(All Saints)란 밴드의 ‘블랙커피’(Black Coffee) 등을 내놔 공전의 히트를 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ISD 판결 기준은 합리성과 비례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야권은 ISD의 폐해 사례를 들어 위험성을 부각시키고 있고 정부와 여당은 내국인의 대외 투자 안전장치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6일 ISD를 다루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 판정 사례를 들어 ISD 분쟁 중재의 기준은 양국 간 협정문이며 판결의 준거는 합리성과 비례성(비차별성)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멕시코 정부는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을 개발해 자국의 탄산음료 시장을 장악한 미국의 카길사에 대해 HFCS 등 설탕 이외의 감미료를 사용하는 음료에 20%의 소비세(IEPS Tax)를 부과했다. 중재를 요청받은 ICSID는 카길사와 멕시코 설탕제조업체는 동종 상황이며, 자국 제조 설탕 사용 시 세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이행 요건 부과 금지 조항을 어겼다고 판정해 멕시코 정부에 773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산 HFCS의 수입을 놓고 미국 정부와 무역 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카길사를 겨냥해 공정·공평 대우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국내산업·기업과 차별 말아야” ICSID 중재인으로 등록된 신희택 서울대 법대교수는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가 운영하는 사업, 기업을 규제할 때는 합목적성과 합리성을 띠어야 하고 내국 산업·기업과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제도가 합리성과 차별성을 띠느냐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공공·의료 분야 등 제소 대비해야 다른 예로 미국의 투자펀드인 AIG캐피털파트너스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주상복합주택 프로젝트에 참여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사업 부지가 국립수목원 부지에 해당한다며 건설사업 중단을 통보했고 시 의회도 프로젝트 중지, 사업 부지 환수를 결의했다. 하지만 ICSID는 국립수목원 부지라 하더라도 사업 계약을 맺었다가 보상 없이 수용한 것은 수용 조항 위반이라며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이 원하는 공공의 정책이라 하더라도 국가가 외국인 투자자의 재산이나 사업을 제약할 수 있다면 신중히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정부는 전기, 통신 등이 ISD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하고 미래 유보가 있어 괜찮다고 하지만 향후 사회복지·공공질서·보건 의료 분야에 대해서도 ISD로 제소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적 규제 자제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ISD로 인해 홍역을 치른 국가들은 급격한 정책의 변화가 잦았고, 포퓰리스트적인 외국인 투자 규제 및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 부여 등 위기를 자초한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ISD를 피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합리적이고 차별성 없는 정책과 함께 관련 전문 조직의 신설, 전문가 육성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된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ISD의 위험을 줄이려면 포퓰리즘적인 규제를 없애고 중재와 교섭 차원에서 전문 통상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CEO 칼럼] 100년 기업, 해답은 사람이다/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CEO 칼럼] 100년 기업, 해답은 사람이다/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100년 기업. 한 세기를 영속하는 장수기업을 만든다는 것은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꿈과 같은 일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경영자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 역시 전문 경영인의 한 사람으로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가 100년 장수 기업의 반열에 올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걸 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에 현실은 그리 녹록지 못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3년이고, 중소 제조업체의 평균 수명은 12.3년이다. 신용평가 전문기업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자료에도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평균 수명이 13년으로 나와 있으니 갈수록 치열해지고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생존’이라는 두 글자가 기업에 얼마나 힘겨운 것인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100년 기업의 장수 비결은 뭘까. 이들에겐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째, 장인정신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기업으로 꼽히는 일본의 사찰전문 건축기업 곤고구미(剛組)는 백제의 건축 장인인 금강중광이 578년에 신텐노지라는 사찰을 건립하면서 출발했다. 이 회사는 2006년 중견 건설회사에 편입되기까지 무려 1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영속해 왔는데, 직원 대부분이 평균 20년 이상의 숙련공으로 구성돼 있다. 곤고구미를 인수한 회사는 전통과 노하우를 인정하고 업무 방식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어려움을 겪던 회사는 2007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둘째, 혁신을 모토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한때 카메라 필름 시장을 호령했던 코닥. 이 회사는 디지털 카메라 시대의 거센 흐름을 읽지 못해 현재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회사는 코닥이었다. 그럼에도 경쟁사들이 디지털 카메라의 개발과 기능 향상에 앞다퉈 투자할 때 코닥은 ‘필름 1위 업체’란 자만에 빠져 시장 변화를 무시하고 노력을 게을리해 존립 위기를 자초했다. 반대로 요즘 대표적 혁신기업으로 칭송받는 애플을 보자. 과거 애플이 PC시장에서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팩커드(HP) 등에 의해 뒤처져 고전을 면치 못하던 때가 있었다.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를 다시 영입한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선도적이고 창조적인 상품을 연이어 내놓았고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와 스마트기기 문화를 이끌어가는 기업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장인정신과 혁신정신. 얼핏 모순돼 보이는 이 두 가지는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다. 여느 장수 기업들처럼 우리 기업들이 이 두 가지를 기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필자는 그 해답을 사람, 즉 인재라고 말하고 싶다.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장인정신과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미래를 예측하는 혁신정신을 갖춘 인재야말로 장수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자 근간이다. 경영자의 일은 이러한 인재가 능력을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끌어 주는 것이다. 필자 역시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교육 전담팀에서는 신입사원 해외현장 OJT(On the Job Training), 핵심직무교육, 건설경영특강 등 다양하고 심층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주 창립 38주년을 맞았다. 100년 기업이 되기까지는 이제 겨우 4부 능선에 와 있는 청년 기업인 셈이다. 최근 불안한 중동 정세와 금융시장, 열악한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시장 등으로 인해 건설회사의 경영자로서 예측불가한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해결책은 오직 인재’라는 믿음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100년, 아니 그 이상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기업들에 사람만이 희망이고, 동력이고, 길이다.
  • [국정감사] “100대 기업, 제조업 생산비중 절반”

    “정부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약속했지만 정작 중소기업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민주당 신건 의원)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대기업 감싸기’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대기업이 영세 중소기업 사업에 무차별적으로 침투하는 바람에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제조업 총생산비중이 2002년 39%에서 2008년 51%로 상승했다.”면서 “대기업의 비중이 늘어나 중소기업은 날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택기 의원은 “5년간 세 차례 이상 ‘시정명령’ 이상의 조치를 받은 대기업이 32개사에 이른다.”면서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분으로 불법행위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강성종 의원은 “공정위가 대기업이 ‘빵집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해선 안 된다고 확실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할 것이고 공정위가 보다 엄격하게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CEO 칼럼] IT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석호익 KT 부회장

    [CEO 칼럼] IT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석호익 KT 부회장

    제갈공명이 오장원에서 사망한 이후 중국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유비와 제갈공명이 천하통일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아쉬운 결말을 맺어 나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에게 제갈공명의 죽음 이후 중국의 역사는 단절돼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실제로 전개된 역사를 보면 위·촉·오 삼국을 통일한 최후의 승자는 조조나 유비, 손권이 아닌 조조의 참모였던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이다. 그 뒤 한(漢)나라 이후 중국의 혼란을 수습하고 건국된 나라가 바로 진(晉)나라였다. 그러나 진나라는 팔왕의 난(八王─亂)이라는 극심한 내분을 겪으며 어이없게도 52년 만에 무너졌다. 이후 중국 역사는 중원을 북방민족에 내주는 이른바 5호16국(五胡十六國)의 혼란기로 접어들게 된다. 이 혼란은 589년 수(隋)나라가 중국을 재통일할 때까지 약 300년간 계속됐다. 결국 팔왕의 난은 내부 분란이 제국의 몰락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역사상 처음으로 이민족이 한족을 몰아내고 중원에 나라를 세워 중화(中華)민족인 한족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긴 사건이었다. 자중지란에 빠졌던 중국의 역사가 현재 위기에 닥친 한국 정보기술(IT) 산업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 세계 IT 산업계의 변화는 숨가쁘다.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 등으로 세계시장을 휩쓸자 구글은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를 인수했다. 단말기제조 기술까지 직접 보유해 애플과 같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토털 IT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휼렛패커드도 최근 PC·스마트폰·태블릿PC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하고 영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노미’를 100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IT 공룡들의 움직임은 IT산업의 지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 줬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업 기반 통신 네트워크(망) 중심의 한국 IT산업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IT 강국이던 한국은 왜 불안에 떨게 됐을까?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강국을 건설한 이후 자만에 빠져 외부의 변화에 소홀했다. 한 해 6조원을 쏟아부으며 국내 가입자와 점유율 높이기에만 혈안이 돼 왔다. 그 결과 스마트폰 도입은 무려 4년이나 늦었고 스마트폰 시대의 핵심 경쟁력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준비는 전무했다. 앞서 가는 외국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항상 써왔던 ‘재빠른 2등(Fast Second) 전략’이 소프트웨어에서는 통하지 않으니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시급한 일은 소모적인 경쟁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시대에 맞지 않는 후진적인 국내 휴대전화 유통구조의 개선이 급선무다. 최근 KT가 이러한 문제점을 바꿔 보겠다고 나섰다. 휴대전화 가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대리점마다 가격을 게시해 고객의 손해나 구매 후 가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공정가격(Fair Price)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적정가격을 알림으로써 불필요한 마케팅비를 없애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 환영할 만하다. 이 제도는 KT만의 노력으로는 정착되기가 쉽지 않다. 오랫동안 지속돼 온 이동통신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더불어 제조사나 여타 통신사들의 동참도 뒷받침돼야 한다. 제도적인 틀 안에서 고객의 혜택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국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고 한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미래에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00년 전 내부의 분란으로 인해 제국이 멸망하고 외세의 침략을 받은 중국의 역사가 지금 국내 경쟁에만 몰두하는 한국의 IT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 대가는 생각보다 혹독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박詞모

    박詞모

    “연구원에서 발표할 정책이 뭔지 혹시 아시는 게 있나요?” 다음달 2일 박근혜 전 대표의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창립총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증권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자주 받고 있는 질문이다. 이 의원은 남편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연구원의 발기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질문의 빈도가 잦고 워낙 ‘집요’해 이 의원은 “연구원 창립총회를 가장 주목하는 것은 증권업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탐문의 대상은 다른 친박계 의원들을 비롯해 연구원 소속 전문가, 친박 의원의 보좌관들을 망라하고 있다. 증권업계뿐 아니라 중소기업인과 일반 투자자들에 이르기까지 “탐문 수준이 첩보전을 방불케 할 정도”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박근혜 테마주’에 대한 관심 때문인 것으로 친박계 인사들은 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관심을 보인 분야 기업의 주식들이 최근 잇따라 상한가를 나타내면서 벌써부터 대선 테마주로서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박 전 대표가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발표하자 육아·노인복지 등 관련 주가 급등했다. 한 주에 2000원 남짓이던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컴퍼니 주식은 올초 1만원을 훌쩍 뛰어넘었고, 메타바이오메드·세운메디칼 등 노인 의료기기 기업들의 주식도 박근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2월 열린 한 ‘물포럼’에서 박 전 대표가 “21세기는 블루 골드(물)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하자 물탱크 제조업체인 젠트로와 상하수도관 제조업체인 뉴보텍의 주가는 열흘 만에 200% 가까이 올랐다. 대통령특사로 네덜란드를 방문하면서 농업의 중요성을 설명한 뒤에는 바로 조비, 효성오앤비 등 비료생산 업체들의 주가가 움직였다. 이 밖에도 평창동계올림픽, 교육문제 등 박 전 대표가 언급하는 것은 물론 관심이 있다고 알려지기만 해도 그 분야 관련 주가 급등한다. 최고경영자(CEO)가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넥스트칩(김경수)과 엠텍비전(이성민)도 일찌감치 박근혜 테마주 목록에 포함됐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이러한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 이정현 의원은 “기업가들이 정치 흐름을 알려고 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지만 상당히 부담이 된다. 물으면 무조건 모른다고 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경제 자문 역할을 하는 이한구 의원은 “투기꾼들이 돈벌이를 위해 만들어낸 현상에 국민들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제브리핑] 한국항공우주산업 거래소 상장 승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승인받았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성사되면서 관심을 끈 항공기·우주선 제조업체다. 지난해 매출액 1조 2667억원이며 정부 방위산업과 완제기 수출이 매출의 70%를, 기체부품 판매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 “미모에 재력까지”…‘미인대회’ 출신 억만장자

    “미모에 재력까지”…‘미인대회’ 출신 억만장자

    화려한 미모에 막대한 재력을 갖춘 영국인 작곡가 커스티 버타렐리(39)가 올해 ‘영국 최고의 여성 억만장자’로 꼽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Sunday Times)가 최근 발표한 영국의 억만장자 순위에서 버타렐리가 총 자산 9억 2000만 파운드(한화 1조 6258억원)으로 여성 1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그릇제조업체 ‘처칠 차이나’(Churchill China) 창업주의 딸인 버타렐리는 세계적인 억만장자들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력을 자랑해 주목을 받았다. 1988년 17세 나이로 세계 미인대회 ‘미스월드’에 출전해 3위에 입상한 버타렐리는 재력과 미모를 갖춘 여성으로 공인을 받았다. 이후 편안한 삶에 만족하지 않고 작곡가로 변신해 ‘올 세인츠’(All Saints)란 밴드의 ‘블랙커피’(Black Coffee) 등을 내놔 공전의 히트를 치기도 했다. 2000년 스위스 생명공학업체 세로노의 CEO 에르네스토 베르타렐리와 결혼해 자녀 3명을 뒀다. 둘의 재산을 합치면 68억 7000만 파운드(12조 1410억원)으로 영국인 억만장자 순위에서 5위권에 해당하는 엄청난 부자부부로, 영국 사교계의 거물로 통한다. 한편 ‘여자 영국인 억만장자 순위’에서 맥주회사 하이네켄 지분 25%를 보유한 샤를렌 드 카르발로와 유명 사업가 필립 그린 경의 부인인 레이디 그린이 각각 54억 파운드(9조 5431억원), 42억 파운드(7조 4224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오바마는 ‘네이비실’ 대원?…美대통령 풍자인형 등장

    오바마는 ‘네이비실’ 대원?…美대통령 풍자인형 등장

    이슬람 무장단체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 대원으로 풍자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인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연설을 통해 빈 라덴이 사망했음을 공식 발표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인터넷상에는 네이비실 요원의 모습을 한 오바마 인형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 옥스퍼드에 있는 정치인 인형 전문 제조업체 히어로빌더는 오바마 대통령을 이번 빈 라덴 사살 작전인 ‘제로니모-E KIA’를 수행한 네이비실의 ‘팀 6’의 대원으로 묘사했다. 자신이 작전을 내리고 실제 작전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봤으니 직접 작전을 수행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온라인상에 판매 중인 오바마 대통령의 인형은 근육질 몸매가 드러나는 군복을 입고 M4A1 자동소총을 든 채 위용을 나타내고 있다. 인형의 가격은 34달러 95센트(약 3만 8000원)이며, 사살된 빈 라덴 인형은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한편 1962년 창설된 네이비실은 바다(Sea), 하늘(Air), 육상(Land) 어디서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된 최정예 부대로 팀 1부터 팀 10까지 있다. 이번에 작전을 실행한 대원은 ‘팀 6’ 소속 25명으로 이들은 현재 워싱턴DC 인근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히어로빌더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진정한 대학개혁이란/장제국 동서대 총장

    [열린세상] 진정한 대학개혁이란/장제국 동서대 총장

    최근 카이스트(KAIST) 학생들과 교수의 연이은 자살로 ‘서남표식 개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그간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개혁 드라이브는 대학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적잖은 대학에 개혁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언론도 대서특필하면서 그의 개혁에 찬사를 보내 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 서남표식 개혁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해서 그를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보다 작금의 대학 개혁 바람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이번 사태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세상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특정 대학들의 개혁이라는 것이 앞으로 그 결과가 어떠할지에 대한 인내적 검증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유명대학이나 유명인이 일으키는 개혁의 시작만 보고 그 개혁이 이미 성공한 양 섣부른 평가를 내리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새로운 리더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얼마든지 개혁을 일으킬 수 있다. 그것은 마땅히 환영받아야 한다. 그래야 대학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새로운 시도가 아무리 신선하다고 해도 반드시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이라는 것은 제조업과 달라서 프로그램이 달라졌다고 해서 금방 우수한 졸업생이 배출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는 데도 실험실 연구에서 임상실험을 거쳐 약효 입증에 이르는 데 약 15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물며 100년 대계라는 교육은 말할 나위도 없지 않을까. 아직 아이디어 수준의 대학 개혁 실험을 처음부터 찬양 일색으로 장식했던 것이 오히려 지금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대학 개혁이라는 것이 초래하고 있는 또 다른 획일화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즈음 대학은 상아탑이 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대세이다. 그러나 상아탑도 있어야 한다. 대학마다 설립 취지가 다르고 설립 형태가 다른데 어떻게 모두 똑같은 목표를 지향해야 하는가 말이다. 특히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은 인기 없는 기초학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해 국가 균형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인재를 배출하는 상아탑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사립대는 건학 이념에 맞춘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지역대학의 개혁은 지역 발전에 얼마나 공헌을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미국의 주요대학 평가가 대학 형태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 개혁도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결국 수년 후 획일화된 우리 대학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셋째, 대학 개혁의 의미를 오직 경쟁 강화로 보는 시각은 곤란하다는 점이다. 대학이란 영어로 유니버시티(university)이다. 즉, 인간의 전체(totality)를 완성해 가는 전인(全人)교육을 하는 곳이다. 어떠한 교육을 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만들 것인지가 대학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문만 가르치고 경쟁에서 이기는 습관만 익히게 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사는 방법과 인격을 함양하는 교육이 함께 이뤄지지 않을 때 앞으로의 사회는 자신의 이익만 좇는 삭막한 사회로 변화될 것이다. 누구도 그러한 냉혈적 사회를 원치 않는다. 넷째, 미국이나 선진국에 맞는 대학 형태가 꼭 우리나라에도 맞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의 대학교육은 미국이라는 사회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된 오랜 세월의 산물이다. 물론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은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철저히 한국화해서 한국민들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 할 것이다. 그래야 독특한 대학으로서 세계대학의 반열에 낄 수 있을 것이다.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일부 큰 대학들의 ‘대학 개혁’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명성에 힘입은 ‘개혁실험’의 대서특필에 지나지 않는다. 개혁에 대한 평가는 꼭 당대에 내릴 필요가 없고 또 내릴 수도 없는 것이다. 차분히 그 ‘개혁’이 10년, 20년 후의 한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관심의 초점이 옮겨질 때 ‘대학 개혁’이라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더 무거워질 것이다. 평가는 뒤에 해도 결코 늦지 않다.
  • 한국공군 조기경보機 ‘피스아이 1호’ 美보잉사 첫 공개

    한국공군 조기경보機 ‘피스아이 1호’ 美보잉사 첫 공개

    “짧은 시간이라도 공중에만 떠 있다면 못 잡을 게 없다. 지난달 24일 미국 시애틀 공장에서 만난 랜디 프라이스 보잉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사업 매니저는 한국 공군에 납품할 737 AEW&C 시스템에 대해 자부심이 넘쳤다. 그는 특히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최소화한 스텔스기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국적 항공기제조업체인 미국 보잉사가 한국 공군의 첫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 2006년 11월 한국의 공중조기경보기 사업자로 선정된 지 4년 3개월 만이다. ‘피스아이’(peace eye)로 이름 붙여진 공군 737 AEW&C 1호기는 오는 4월까지 시애틀에서 임무 비행 테스트를 마친 뒤 5월 한국에서 성능 적응 테스트를 거쳐 6월 우리 공군에 정식 인도될 예정이다. 공군의 평가가 끝나는 7월쯤이면 한반도 공중 감시 임무 활동에 본격 투입된다. 피스아이 2~4호기는 현재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조 작업이 한창이다. 내년쯤 공군에 전량 인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시애틀 날씨답게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공개된 피스아이 1호기는 전날 야간까지 비행 성능시험을 하고, 지상에서 시스템 점검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보잉은 이번 언론 공개에서 공군의 최첨단 전략 물자라는 이유로 사진 촬영을 금한 것은 물론, 기체 내부 공개 때는 복잡한 전자기 시스템의 손상을 염려해 전자장비 소지를 일일이 단속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감독했다. 737-700 기종을 개조한 몸체는 다른 737 기종들과 비교해서도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한국의 모든 공군 비행장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프라이스 매니저가 설명했다. 하지만 동체 위에 올린 중절모 모양의 다기능 전자 주사 배열(MESA) 레이더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다. 노드롭 그루먼사가 만든 MESA 레이더는 전천후 기상 조건에서 360도 전방위로 공중과 지상을 탐지·감시할 수 있다. 공중의 전투기나 헬리콥터, 미사일과 해상의 고속정, 호위함 등 각종 함정도 탐지할 수 있다. 10초 이내에 360도를 커버하고 탐지거리는 360㎞에 이른다. 540㎞ 거리의 항공기나 선박이 아군인지를 알아내는 피아식별장치(IFF)도 장착되어 있다. 프라이스 매니저는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는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360도가 돌아가고 이에 최소 10초 이상이 소요되지만, MESA는 동시에 전방위를 탐지할 수 있고 특정 부위만 주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표적 추적 능력은 기존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큰 차이가 없지만 10㎞ 상공에서 운영되는 MESA 레이더는 지형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반도 공중 감시에 최적인 장비”라고 말했다. 항공기 내부에는 탐지·분석·식별 등 10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10개의 임무 콘솔(컴퓨터를 제어하기 위한 계기반)과 6~10명의 승무원이 쉴 수 있는 8개의 휴게석, 조종실 등이 있다. 10개의 초단파(VHF)·극초단파(UHF) 채널, 위성통신 체계, 11~16개 채널의 링크가 가능한 통신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조종사 2명, 승무원 6~10명을 태우고 마하(음속) 0.78의 속력으로 9~12.5㎞ 상공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길이 33.6m, 높이 12.57m, 폭 34.77m, 항속거리 6670㎞, 최대 이륙중량 77t, 체공시간은 9시간이다. 공중급유 장치도 갖추고 있다. 보잉사는 피스아이 기체의 바탕이 된 737 기종에 대한 신뢰성을 강조했다. 프라이스 매니저는 “737 시리즈는 항공업계가 가장 선호하며, 신뢰도가 높은 기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부품 및 지원 장비의 원활한 공급도 경쟁 기종과의 비교 우위로 꼽힌다. 다만 5t에 육박하는 특이한 모양의 MESA 레이더를 달아 기체를 변형시킨 게 다소 불안 요소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고도 10㎞ 이상에서의 비행은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MESA 레이더 설치에 따른 이착륙상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체 아래에 안테나를 겸한 2개의 보조 날개를 추가로 장착하고 탑재량 증가에 따른 체공시간 감소 우려를 감안해 기체 뒤쪽에 보조 엔진과 연료탱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MESA 레이더는 비행 방식도 바꿔 놓았다. 일반 항공기는 체공 시 일직선으로 날아가지만 피스아이는 앞쪽으로 4도쯤 기울어 있는 MESA 레이더를 평평한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해 기체 앞부분을 4도쯤 세워서 비행하게 된다. 내부에서 기체 벽에 붙어 있는 콘솔을 향해 돌아앉아 장시간 임무를 수행하는 승무원들에게는 척추에 무리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승무원석 역시 기체의 기울기에 상관없이 평평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 737 AEW&C 기종은 우리 공군에 인도되기 전 호주와 터키가 6대, 4대씩 구매해 실전 임무 활동에 배치하고 있다. 다만 호주 공군에 인도됐던 737 AEW&C는 일부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레그 렉스턴 보잉코리아 부사장은 “737 AEW&C에 장착된 250만개의 전자 코드 모두를 보잉이 개발한 게 아니어서 초기 오류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해소됐다.”면서 “호주 AEW&C 시스템은 전자지원책(ESM)과 지상지원 업무의 경우 보잉이 담당하지 않아 생긴 문제도 있지만 한국 AEW&C 시스템은 모두 보잉이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AEW&C의 시스템은 한국 공군뿐아니라 주한 미군과도 호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애틀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아이폰4 출시연기…한국네티즌 때문에? 애플의 군기잡기?

    아이폰4 출시연기…한국네티즌 때문에? 애플의 군기잡기?

     ”까다로운 한국시장에 고장났던 아이폰4를 내놓는다는 건 세계시장에서의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는 격”(여론악화론)  ”KT가 아이폰3GS를 국내에 출시할 때처럼 애플이 구매자들의 성화를 등에 업고 KT와의 협상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 “(군기잡기론)  아이폰4 국내출시 연기를 놓고 각종 예단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공급 당사자인 KT가 이에 대해 의례적인 언급 외엔 말을 아끼고 있어 의문은 꼬리를 문다.  지난 17일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 수신 불량에 대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30일 한국을 제외한 17개국에서 아이폰4를 시판한다.”고 밝혔다. 잡스는 “한국 정부의 승인 지연”을 이유로 들었다.  KT도 17일 밤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애플에서 보낸 문서 내용을 공개하며 “형식승인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출시가 늦어진다.”며 “1~2개월 내에 아이폰4를 한국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애플이나 KT가 형식 등록을 요청한 일이 없다고 확인하면서 애플의 진의에 대한 의문은 더욱 불거졌다. 방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폰4 한국 출시 제외는 한국 정부의 승인과는 무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고는 “현재 애플사는 한국 정부에 인증을 신청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이 논란이 불거진 후 하루가 지났음에도 KT는 더이상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만 키우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며 아이폰4 출시 연기와 관련한 ‘검증되지 않은’ 가설들을 내놓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세계 IT기기 제조업계에서 한국 얼리어답터들의 소문난 까다로움이다. 안테나 불량으로 수신이 좋지 않았던 제품을 한국시장에 내놓아 봤자 본전도 찾지 못할 것이란 마케팅 전략상의 논리다. 즉 사용상 작은 불편이 있어도 인터넷을 통해 조목조목 따져 내용을 올려놓는 전파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방통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같은 시기에 갤럭시S란 경쟁 제품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마당에 흠집이 있었던 제품을 한국시장에 왜 내놓겠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애플이 한국에서만 제품을 늦게 출시해 한국소비자를 애타게 하려는 수작”이라며 “한국소비자 길들이기”라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  또다른 예단은 삼성전자 갤럭시S와 관련한 내용이다. 아이폰4가 출시되면 얼마 전 내놓은 갤럭시S의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므로 정부 혹은 삼성전자 측에서 KT에 모종의 압력을 가했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직원에게 이 제품을 지급하면서까지 전략적으로 확산시키려고 하고 있는 판에 아이폰4가 국내에 풀리면 타격이 심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와 관련 정부가 국내기업을 보호하려고 아이폰4 출시 연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설도 있다.  또 KT가 삼성전자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갤럭시S를 SKT와 독점 계약하면서 KT에 선을 긋고 있는 삼성전자와 우호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작전이라는 해석이다 . 한편 KT는 조만간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바뀐 것은 없다” 서남표 개혁 계속

    “바뀐 것은 없다” 서남표 개혁 계속

    역시 결론은 개혁이었다. 서남표 KAIST 총장이 2일 극적으로 연임에 성공, 14대 총장으로 재선임되기까지는 두 차례의 반전이 있었다. 먼저, 총장 선임과 관련, 지난달 7일과 14일 두 차례 회의를 연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가 5명의 후보자 가운데 이사회에 추천할 3명을 추려내지 못한 것이 첫 고비였다. ‘서남표식 개혁’이라는 브랜드의 주인공인 서 총장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학교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서 총장 스스로도 “연임이 이렇게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반전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뤄졌다. 당초 팽팽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16대2의 압도적 지지로 그의 연임이 성사됐다. 소통부재·독단주의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저간의 상황을 고려하면 뜻밖의 결과였다. 오전 11시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정관을 고쳐 총장후보선임위 추천이 불가능할 경우 이사회에서 직접 총장을 선임한다는 근거 조항을 마련한 뒤 서 총장에 대한 신임을 일사천리로 결정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개입을 우려해 시간차를 두지 않겠다는 이사회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사회 직후 서 총장은 “바뀐 것은 없다.”며 개혁을 계속 이끌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지난 한 달 동안 KAIST 안팎에서 빚어진 찬반논쟁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교수·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이 소통부재에 대해 지적하는 쪽과 이를 방어하는 쪽으로 나뉘어 과학적인 근거와 논리, 정치적 자원까지 총동원해 맞불을 놨다. 교수들 사이에서는 “개혁의 주체였던 서 총장이 이제 개혁대상이 된 것인가.”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왔다. 서 총장식 개혁에 반대하는 교수들은 “성과주의에 매몰돼 질적인 발전을 도외시하고, 외형적인 팽창과 외부 과시적인 형태로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서 총장이 ‘온라인 자동차사업’과 ‘모바일 하버(움직이는 부두) 사업’에 자원을 집중배분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서 총장 쪽은 “남들이 하지 않는 것, 세계에서 처음으로 하는 것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을 해야 한다.”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학점이 3.0 미만이면 장학금으로 지급했던 등록금을 다시 환수하도록 2007년에 도입한 ‘성적부진학생 등록금 징수제도’는 학생들의 반감을 부추겼다. 학생들은 “1년 등록금이 1500만원 시대가 열렸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서 총장 쪽에서는 “그렇게 등록금을 내야 하는 학생이 전체의 2%에 불과하다.”면서 “이 학생들은 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학내 영어 공용화 조치가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이슈였다. 서 총장 쪽은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보면 한국어 수업과 영어 수업의 만족도가 비슷하게 나타난다.”면서 “학생들이 영어 수업에 불만을 갖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반박했다. 서 총장에 대한 이런 비판은 ‘독단’과 ‘소통부재’로 압축됐다. 서 총장 취임 당시인 2006년 더 타임스의 세계대학평가에서 198위이던 KAIST가 지난해 69위로 상승한 점이나 2006년 1004건이던 기부건수가 2007년 2158건, 2008년 3091건, 2009년 3324건으로 늘어났다는 성과도 ‘소통부재’라는 단어 앞에서 힘을 잃었다. 서 총장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으며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를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과학재단(NSF) 공학담당 부총재를 역임하며 미국 제조업을 키우고, 1991년 6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미국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을 역임하면서 교수진 40%를 새로 임명하고 교과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성과를 올렸을 때만큼 힘들었다는 것이다. 힘겨운 과정을 거친 뒤 “국민들의 마음 속에 대학 개혁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정리한 서 총장이 향후 4년간 개혁과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카드 영수증 잘 챙겨요.누군가는 노립니다”

    “카드 영수증 잘 챙겨요.누군가는 노립니다”

    #1. 2009년 5월 김모(51)씨는 서울에 있는 식당 부근 쓰레기통에서 신용카드 전표를 줍거나 영수증을 훔쳐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알아낸 뒤 사업자용 휴대용 단말기에 입력,900여만원을 결제했다.휴대 단말기에는 주민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한 점을 이용했다.  #2. 2002년 1월 양모씨 등 일행 3명은 서울 신촌의 한 식당에서 신용카드 전표 300장을 훔쳐 전표에 적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이용,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노트북 등을 구입한 뒤 경매 사이트를 통해 되팔아 돈을 챙겼다.  신용카드 영수증(매출 전표)에 기록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 개인정보가 아직까지도 음식점 등의 결제 과정에서 노출되는 곳이 많은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정보가 해커 등 전문범죄집단에 넘어가면 제2,제3의 범죄가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2006년 신용카드사 등에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노출에 대한 시정을 권고했으나 강제성이 없어 ‘해도 그만,안해도 그만’식으로 지나온 탓이다.지금은 업체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경우 때문에 취약하다  인터넷상 결제의 경우 이곳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려면 대부분 번호와 유효기간,주민등록번호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주민번호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카드사와 가맹점간 특약을 맺은 ‘수기거래’를 할땐 카드번호 유효기간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취약점이다. 유명 TV홈쇼핑의 경우 상담원을 통한 상품 구매시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만 불러주면 결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서울신문이 개인정보 노출 전표 등을 갖고 확인에 들어가자 “점검해서 고치겠다.”고 밝혔지만 카드업체의 의지 부족과 당국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수천개의 결제단말기 제조업체의 난립으로 관리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금감원 “카드번호·유효기간 가리라” 권고  금감원은 2006년 신용카드의 번호와 유효기간에 숫자 대신 ‘*’ 표시 등 특수처리로 번호노출을 방지할 것을 카드사 등에 ‘지도’를 통해 당부했다. 버려진 전표를 수집한 뒤 카드정보를 이용,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도는 강제성은 없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협의후 공문을 통해 관련사항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영수증을 수집·점검한 결과, 지금도 카드영수증에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었다. 서울 의 유명 호텔의 식당에서 발급된 영수증에는 카드번호 16자리와 유효기간 4자리가 고스란히 찍혀 나왔다. 대기업 소속 잡화매장의 영수증에도 유효기간이 전부 노출됐다. 한 대형 편의점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카드번호가 가려진 위치도 제각각이었다. 식당에서 받은 전표는 앞에서 3번째 그룹 네자리가 가려지고, 잡화점 것은 맨 뒤 네자리가 가려지는 식이다. 우체국에서 발급받은 영수증에는 맨 뒤 네자리에 ‘*’가 표시됐다. 정확하게 정한 기준이 없고 사용 기기들이 다양해 빚어지는 혼선으로,언젠가는 통일해야 할 사항이었다.  금감원은 아쉽게도 이들 문제를 제대로,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유효기간은 일부라도 가려지게 돼 있는데 사실 확인을 해보겠다.”고만 말했다. 카드번호 삭제 위치 관련 규정에 대해선 “2006년 지도를 할 당시 예시로 3번째 그룹 네자리를 ‘*’ 표시하라고 했었는데 강제성은 없었다.“면서 “실제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가지고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기 어렵지만, 대응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여전한 개인정보 유출,왜?  또 일부이지만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예전 방식의 영수증과 자체 용지를 쓰는 곳도 있었다.하지만 전국에 26만대로 추정되는 포스단말기(POS·판매 재고관리 단말기)가 보급돼 있어 사실상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신금융협회는 “2006년부터 보안상 (번호가 가려지는) 새로운 매출전표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예전 영수증을 쓰는 가맹점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자체 용지를 쓰는 곳에서 유효기간 등이 표시되는데, 권고는 할 수 있지만 강제할 규정이 없어 100% 개선이 힘든 것이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실태를 종합해 보면 ▲예전 방식의 영수증 ▲업체 자체용지▲일부 포스단말기 영수증에서 ‘유효기간 등 표기’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뒤늦은 대책…실효성은?  금감원의 관리 감독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은 신용카드사를 감독할뿐, 밴사를 직접 통제할 수는 없다.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을 전산으로 연결해주는 부가통신사업자(VAN)이다. 신용카드사가 법적 효력을 가진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관리감독이 힘들다는 얘기다. 전국 수천개의 결제단말기 제조업체도 1~2명이 관리하는 곳이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점과 관련, “(밴사와 직접 연관된) 신용카드사들에 점검 체계를 마련해 보고하라고 했다. 5~6월 중에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신용카드사가 1년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밴사를 점검해 금감원으로 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또 “카드사와 밴사가 협의를 통해 문제가 된 포스단말기의 기술표준을 마련하고 보안모듈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보안모듈을 설치하지 않은 단말기의 신용카드 승인을 거절시키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이 대책도 ‘매출전표 정보 기록’과 관련이 없는 별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이번 기술표준은 포스단말기 내에 저장되는 개인정보를 암호화 하는 것으로 매출전표 표기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도요타 올 생산 10만대 감축

    │도쿄 박홍기·워싱턴 김균미특파원│도요타자동차가 대량 리콜사태에 따른 후폭풍에 휘말렸다. 도요타 측은 올해 전 세계 공장에서의 생산량을 지난해 12월 세웠던 750만대에서 10만대를 낮춘 740만대로 하향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국내외 부품 제조업체에 생산수정에 맞춰 부품 공급계획을 편성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도요타의 내부에서는 “잇단 품질 관련 불상사가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생산의 목표치를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 도요타의 지난달 미국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8% 감소한 9만 8796대로 11년 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도요타 측은 대량 리콜로 미국에서 8만대, 유럽에서 2만대 등 해외에서 10만대가량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지난 1일부터 1주일간 실시했던 미국과 캐나다 5개 공장의 생산중단으로 2만대 정도 생산이 줄었다. 게다가 일본 후쿠오카현의 도요타규슈공장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생산을 멈춰 하이브리드차량인 사이(SAI), 렉서스HS250h 등 두 차종의 생산 감소도 2000대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불만도 한층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모두 34명이 도요타 차량의 결함에 의해 발생한 27건의 사고로 숨졌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 도요타 측의 대량 리콜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NHTSA에 2005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9건의 도요타 차량 급발진 사고로 1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는 것이다. 미 교통부 대변인은 “도요타 프리우스 차량의 급발진 사고, 브레이크 시스템이나 다른 안전문제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NHTSA가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브레이크 결함으로 리콜을 발표한 2010년형 신형 프리우스에 대한 결함 신고도 지난 11일 현재 모두 1120건으로 급증했다. 미국에서 도요타의 리콜과 관련된 소송은 60건에 달했다. 소송은 도요타 결함에 따른 사고 사망자 유족뿐만 아니라 리콜 탓에 떨어진 차량가격에 대한 손해배상이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거액의 손해배상판결도 드물지 않아 도요타의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hkpark@seoul.co.kr
  • 구름낀 녹색시장… 기술은 ‘성큼’

    구름낀 녹색시장… 기술은 ‘성큼’

    2010년의 글로벌 녹색성장, 또는 그린 비즈니스 업계의 전망은 일단 ´흐림´이다. 지난해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범을 만드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또 지난달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열린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로 절대적 다수인 60석이 무너지면서 ‘기후변화법안’의 미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전반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그린 비즈니스의 추진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도 글로벌 금융 및 경제 위기의 여파가 계속되면서 그린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젖줄´ 은 여전히 정부의 예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의 경우 올해 예산 가운데 31억 달러가 신재생에너지기술 개발과 연구를 위해 책정됐다. 코펜하겐 협상을 겪으며 각국의 탄소 정책은 보다 ‘현실화’되고 있다. 일본의 나오시마 마사유키 경제산업상은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본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노력의 초점을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도입 등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키는 데 두기보다는 새로운 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합의보다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국들의 속마음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지난해 태양전지 가격은 35%나 폭락했다. 올해도 하락이 계속되고, 이에 따라 태양전지 제조업체들 간의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것으로 그린테크 미디어는 예측했다. 솔린드라처럼 첨단기술을 개발한 태양광 업체들은 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전지 가격 하락은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업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영토가 넓은 나라에서는 저가의 태양전지를 이용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반면, 넓은 태양광 발전소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고, 각종 인·허가가 복잡하거나, 송전망이 부실한 지역에서는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 태양광 비즈니스는 기업 대 기업(B to B)에서 기업 대 소비자(B to C)로 옮겨가는 양상도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장의 성장을 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솔라시티는 태양전지 모듈을 임대하는 대표적인 B to C 서비스 업체다. 솔라시티는 전력회사 PG&E로부터 6000만 달러를 투자받아 올해 캘리포니아의 가정 및 기업 1000곳과 태양전지 임대계약을 추진중이다. 태양광은 기술적인 면에서도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빛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태양광(Photovoltaic)과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거나 온수, 난방열을 생산하는 태양열(Solar Thermal)이 별도로 개발돼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태양 빛과 열을 한꺼번에 에너지로 활용하는 이른바 태양광열(PVT) 융합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의 컨서벌 엔지니어링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선수촌과 몬트리올의 콘코르디아 대학 경영대학원에 PVT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설치하면서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PVT 시스템을 설치하면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할 때와 비교해서 비용은 25% 정도 더 들지만 에너지 생산량은 무려 4배나 늘어난다. ●풍력 이른바 G2 국가에서 큰 시장이 열린다. 중국 정부는 2010년 말까지 중국의 풍력발전 능력을 20GW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풍력 선진국’ 스페인의 전체용량과 같은 규모다. 중국은 더 나아가 2020년까지 100GW의 풍력을 개발할 계획이다. 신장과 네이멍구 등을 중심으로 중국의 발전가능한 풍력의 잠재량은 1000GW에 이른다. 중국은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제조, 수출하는 데 주력했지만 최근들어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국내 발전시설의 건설도 크게 늘려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노스캐롤라이나주 팜리코 사운드 해안에 듀크 에너지가 3500만 달러를 투입, 첫 해상 풍력단지를 건설한다. 미 내무부에 따르면 2010년 1월 현재 미국의 대서양 및 태평양 해안에 건설을 신청중인 해상풍력단지 프로젝트는 무려 2GW 규모에 이른다. 2009년 미국에서는 9900MW 규모의 풍력 발전기가 설치됐다. ●전기차 올해 전기차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대량 생산 체제의 구축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고성능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가 미 정부로부터 4억 65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받아 캘리포니아에 연간 2만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건설중이다. 특히 테슬라는 주식시장에서 추가로 1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 보고서를 제출했다. 앨런 머스크 테슬라 사장은 지난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가 일단 100만대를 넘어서면 세상이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를 50만대씩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와도 연결되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는 미국의 콜로라도·플로리다 주 등지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지만, 가장 관심가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는 지난 3일 문을 연 제주도 월정지구의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다. 한국은 지난해 7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G8 정상회담 당시 스마트 그리드 기술선도국으로 선정된 바 있다. ●탄소시장 유엔환경계획(UNEP)은 당초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이 2010년까지 1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의 시장 참여가 늦어지면서 전망치 달성도 불투명하다. 미국에서는 탄소 배출제한 및 거래(Cap and Trade)가 포함된 기후변화법의 의회 통과가 쉽지 않다. 중국 등 경쟁국이 탄소 배출을 제한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유권자를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Cap and Trade가 되지 않으면 탄소세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 등 ‘플랜 B’로 전환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그럴 경우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코펜하겐 회의 이후 유럽기후거래소(ECX)의 탄소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지난달 거래량도 20%나 줄었다. 이와 함께 청정개발체제(CDM)의 지속여부도 불확실해져 에코 시큐리티 등 CDM 사업자들도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탄소시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탄소 및 그린 비즈니스 컨설팅이나 녹색 금융상품 개발 등 부가적인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영리병원 갈등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인 한나라당 정의화 최고위원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의료인을 폄하한 데 대해 공식석상에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영리 의료법인 도입에도 제동을 걸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다. 발단은 지난 11일 최 장관이 한 강연에서 “히포크라테스 정신만으로 의료사업 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다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최 장관은 “제조업만 갖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달러 시대에 갈 수 없다.”면서 “영리 의료법인 등을 도입해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취임한 뒤부터 내수시장을 키우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이유로 영리 의료법인 도입을 강력히 추진해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힘을 보태준 발언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를 두고 “재경부 관료 출신인 최 장관과 영리병원이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윤 장관이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시종일관 얼굴을 붉히며 쉬지 않고 격한 어조로 말을 이어 갔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경쟁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러 있는데 우리 의료가 이만큼 큰 것은 정부가 도와줘서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1977년 의료보험이 도입된 뒤 보건복지가족부의 숱한 행정규제와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의료수가의 통제 속에서도 의료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인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언과 장인정신, 신바람, 세계적인 의사가 되겠다는 승부욕 하나로 의료산업 기반을 튼튼히 다져 왔다.”고 반박했다. 영리 의료법인 도입에 대해서는 “의료서비스 질이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서민과 중산층의 병원 문턱을 높이고, 전 국민 건강보험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리 의료법인 투자자들이 이익 환수를 위해 생명존중이라는 가치를 도외시함으로써 돈 버는 데 혈안이 된 병원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정부의 영리 의료법인 추진에 반대하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입장을 같이한다. 정부·여당 내의 이 같은 의견 충돌로 영리 의료법인 추진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명가녀’ 동영상 정체가 밝혀졌다

    ‘명가녀’ 동영상 정체가 밝혀졌다

     4일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일명 ‘명가녀(명품을 가는 여자)’ 동영상은 음식물 처리기 제조업체인 W사가 제작한 홍보용 동영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명가녀 동영상은 선글라스를 낀 여인이 주방에서 명품 가방을 믹서기에 가는 내용이다.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을 과감히 ‘갈아버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정체불명의 여인은 가위로 명품 가방을 조각낸 뒤 믹서기에 넣어 갈았다.명품 가방은 단 몇초만에 솜뭉치로 바뀌어 형태를 잃었다.  네티즌들은 이 동영상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하며 궁금해했다.“가방이 갈리면 저렇게 될 지 몰랐다.” “명품이 아닌 모조같다.” “제품 광고일 것이다.”며 갑론 을박을 벌였다.이외에도 “명품을 중시하는 세대에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한 캠페인 같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취재 결과 이 동영상은 음식물 분쇄 처리기 회사의 마케팅용 동영상인 것으로 밝혀졌다.제품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명품 가방을 분쇄하는 영상을 만들어 네티즌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것.제품에 대한 설명을 직접하진 않았지만,동영상 중간에는 제품 CM송 가사인 ‘갈아버려’ 등이 포함됐다.  회사 관계자는 “분쇄 기능에 초점을 맞춰 동영상을 만들었다.”며 “다양한 시리즈를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2편은 ‘명가녀 1편’의 후반부에 나왔던 고가의 휴대전화를 ‘갈아버릴’ 예정이고,3편에서는 선글라스를 분쇄시킨다.  한편 광고 동영상 제작을 맡았던 광고 대행사측은 명품 가방의 진위 여부와 관련 “정확한 사실관계를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동영상 보러가기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이영애의 명품백 ‘화제’ ”잭슨 묻힐 곳 이상해” 성매매 처벌 공무원 많은 기관은 9일 개봉 애니영화 ‘9’ 오늘 밤에 족발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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