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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지도 3.0시대] 마트서 구입할 품목 누르면 자동 길 안내… 세일 행사까지 ‘척척’

    [디지털 지도 3.0시대] 마트서 구입할 품목 누르면 자동 길 안내… 세일 행사까지 ‘척척’

    스마트폰과 위치정보를 활용한 지도 서비스가 만났다. 단순 내비게이션이 아닌 일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캔버스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지도로 전환된 다양한 정보가 전용프로그램(앱)으로 개발돼 교육·오락·상거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생활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지도 3.0’시대를 맞아 인터넷 검색 서비스 업체나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도 디지털 지도 서비스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이나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본 운전자라면 한두 번쯤은 약속 장소를 찾아가거나 일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자동차를 찾느라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길찾기 서비스는 길가 큰 건물을 찾는 데는 유용하지만 복잡한 건물 안의 특정 장소를 찾는 데는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항이나 대형 쇼핑몰 등 복잡한 실내공간에서 길을 헤매지 않아도 된다. 휴대전화로 코엑스몰이나 인천공항, 강남역 지하상가 등의 앱을 내려받아 구동하면 원하는 지점까지 정확히 찾아갈 수 있는 3차원(3D) 내비게이션이 나온다. 예를 들어 대형 할인마트에서는 입점 브랜드, 또는 사고자 하는 품목을 누르면 자동으로 길을 안내해 주고 사진으로 상품을 보여주는 동시에 마트에서 진행 중인 세일 행사까지 알려준다. 인천공항에서 탑승편이나 지하철역, 주차구역만 누르면 최단 거리로 안내해 주는 서비스다. 정부도 2017년까지 주요 철도역·전철역, 공항 등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디지털 지도를 만들어 위치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좌표 중심의 위치정보에 실내 건축도면, 입점 도면 등을 얹어 길눈이 어두운 사람도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게 만든 지도다. 뿐만 아니라 비상사태 시 긴급 대피 경로를 찾거나 시각을 다투는 인명구조 등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디지털 지도 3.0이 생활 혁명을 가져오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지도 3.0은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간정보와 각종 데이터가 융합돼 새로운 서비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지도를 말한다. 단순한 길 안내가 아닌 게임·광고·문화·스포츠 등의 다양한 콘텐츠와 융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지도다. 디지털 3.0 시대에는 각각의 정보 디지털 지도만 만들면 무궁무진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빈터에 집을 한 채 짓는다고 하자. 그동안은 소유권 확인, 지적 측량, 용도지역 확인, 지하 매설물 확인 등을 위해 각각의 증명서를 떼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18종의 부동산정보를 담은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을 이용하면 이런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건물 시뮬레이션으로 어떤 모양으로 지어야 채광을 최대화할 수 있는지, 주변 건물과 마찰은 없는지 등도 미리 알아볼 수 있다. 행정 편익도 증진된다. 주민등록 전입신고 시 임야·나대지 등 거주할 수 없는 곳에 전입신고를 하는 위장전입신고도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과 주민등록정보시스템을 연계하면 즉시 가려낼 수 있다. 부동산 공간정보와 과세정보를 연계해 탈루 세금을 막을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이 밖에 다양한 디지털 지도 생산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지도를 바탕으로 기업이나 개인의 맞춤형 디지털 지도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국순당은 국토교통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3D 디지털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회사가 보유한 공장·지사·지점에 대한 위치정보와 시설물 정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앱을 만들었다. 오픈메이트는 브이월드 정보를 입지·상권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한남건축은 건축물 기본 정보 및 상세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3D 시뮬레이션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서해도시가스는 해당 관리구역의 도시가스 배관망, 검지기, 계량기를 지도에 표시해 관리하고 있다. 유비텍은 브이월드와 연계해 관광 명소와 정보를 키오스크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조원영 삼성경제연구소(SERI) 수석연구원은 SERI 경영노트에서 “디지털 지도가 실내에서 실외로, 길찾기 기능에서 SNS·상거래 등이 결합된 융복합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도 정보 수집에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3차 무역투자진흥회의] 공장·상업·업무시설 한곳에… ‘복합용지’ 제도 도입

    정부가 산업단지 지정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지역마다 무분별하게 제조업 중심의 산업단지를 지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수요가 많은 대도시 주변에 첨단 산단을 집중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유력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은 개념의 공단을 국가가 조성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기존 산단은 주로 도시 외곽에 건설돼 도시지역 산업단지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정작 수요가 있는 도시지역은 땅값이 비싸 산단 지정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따라 도시지역 인근에 정보기술(IT)·서비스업 등 첨단 업종이 입주할 수 있는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집중 조성하기로 했다. 대상 토지는 그린벨트, 신도시 등 택지지구, 도심 준공업지역·공장이전부지 등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개발비용이 적게 들어 싼값에 분양할 수 있는 지역이다. 국토부는 내년에 3곳, 2015년에 6곳 등 모두 9곳을 지정할 방침이다. 그린벨트 해제 대상용지 4곳(143만㎡), 택지지구 1곳(121만㎡), 공장이전지 1곳(24만㎡) 등 6곳(288만㎡)의 후보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그린벨트 후보지 4곳 가운데 2곳은 수도권, 2곳은 지방이다. 사업 시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 공기업이 맡는다. 후보지 6곳이 개발되면 10조원의 투자개발 효과와 3만 6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했다. 도시첨단산단 대한 입주 기업에는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산업시설과 지원시설을 하나의 용지에 혼합해서 지을 수 있는 ‘복합용지’(준주거·준공업지역) 제도를 도입, 공장·상업·업무시설 등을 함께 지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복합용지는 용적률을 준주거지역(최대 500%)·준공업지역(최대 400%)의 법정 상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녹지율도 기존 산단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준다. 건축서비스업, 전문디자인업, 임대업, 운송업 등 12개 서비스 업종을 산업용지에도 들어설 수 있게 허용하고, 토지를 조성원가로 공급받을 수 있게 했다. 노후 산업단지 25곳의 리모델링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내년에 우선 사업지구 6곳을 선정하고, 2015~2017년 3년간 나머지 19곳을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정병윤 국토도시실장은 “기존 산단은 첨단·서비스 업종과의 융·복합이 떨어지고, 첨단업을 원하는 도시지역에는 용지 공급이 부족했다”며 “도시형 산단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거점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 서울숲 SK V1 타워 주목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 서울숲 SK V1 타워 주목

    20층 규모 첨단지식센터빌딩 자랑…‘합리적 분양가’로 사옥마련 지원 서울숲이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경제협력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22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시 바얀주르크 국립공원 내에 1만 5793㎡ 규모의 서울숲 조성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숲 조성을 위해 울란바토르시와 2009년 환경 및 경제협력 강화 협약을 맺고 2010년부터 본격적인 조성사업에 착수, 공사 시작 1년 반 만에 완료돼 지난 10일 준공식을 했다.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서울숲은 현재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성수 IT ∙BT 산업타운, 뚝섬 지구단위계획 등 굵직한 마스터 플랜과 비전으로 IT 비즈니스의 핵심지구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성수동 2가 284-55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서울숲 SK V1 타워’는 성수동 산업개발진흥지구(성수IT, BT산업타운)가 인접해 있고, 교통이 편리해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 빌딩을 자랑하는 서울숲 SK V1 타워는 연면적 38,457.73㎡(11,633.46평)의 대규모 스케일에 20층 높이로 서울숲 IT 비즈니스타운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빌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광명 SK 테크노파크, 당산 SK V1 타워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첨단 지식산업센터를 창출해온 SK건설의 브랜드 파워가 함축된 서울숲SK V1 tower는 본관 지하 4층, 지상 20층 및 별동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구성됐다. 하나로 통합된 ‘All in One 지식산업센터’를 지향하는 서울숲SK V1 tower는 뚝섬역, 성수역, 서울숲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을 자랑한다. 여기에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진입이 수월하고, 성수대교 영동대교 등을 이용해 강남과 바로 연결돼 최상의 교통인프라를 갖췄다. 또한 개방형 설계로 한강과 서울숲은 물론 중랑천까지 한눈에 내려다보는 탁 트인 프리미엄 조망권(상층부에 한함)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17층에는 옥상정원을 마련, 자연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배려했다. 전체 호실에 발코니를 서비스로 제공하여 조망 및 채광, 공간활용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 1층에 선큰 및 직통계단을 확보하여 쾌적성과 접근성을 더욱 높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1층은 원스톱 편의시설로 이상적인 업무환경을 지원하고, 지하층 창고와 1층 하역장 설치로 물류이동이 편리하게 설계됐다. 번호판 인식 주차관제시스템으로 보안을 강화했으며, 100% 자주식 주차장으로 입주직원과 방문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특히 빠르고 강력한 인터넷 환경 구축으로 입주기업의 IT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단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완비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또 사옥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합리적 분양가와 세제혜택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서울시 및 중소기업진흥공단 관련 자금, 시중은행 시설자금 대출 등 분양가의 최고 70%까지 장기저리 융자를 알선해 준다. 취득세 75% 감면(2013년 말까지 적용), 재산세 5년간 50% 감면 등 세제혜택에다 계약금 10%, 중도금 40%, 잔금 50% 등 합리적 분양가로 입주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형공장도 이제 소프트웨어의 시대이기 때문에 교통, 비전, 디자인, 브랜드, 경제성 등 인프라 구축이 필수 경쟁력”이라면서 “서울숲SK V1 타워는 최상의 비즈니스 환경을 위한 첨단 시스템과 멀티 편의시설로 도시형 제조업, 연구개발업, 지식산업 등 입주기업의 수요를 동시에 만족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문의: 1566-9113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그린 에너지는 차세대 산업혁명-한화의 태양광 도전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그린 에너지는 차세대 산업혁명-한화의 태양광 도전

    한화그룹이 실천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투자와 국가 선도기업, 동반성장으로 집약된다. 경기침체를 이유로 남들이 외면한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놀라운 성과를 내면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해외에서 드높이고, 중소 협력업체들의 기술력 보호와 고용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1년 전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0월 한화그룹이 태양광발전의 핵심 부품인 셀(태양전지)을 생산하는 독일의 큐셀사를 전격 인수했을 때, 국내 재계와 세계 태양광업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태양광의 업황이 지난 몇 년간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에서 큐셀의 2011년 적자가 8억 4600만 유로(약 1조 2241억원)에 달했으니 모두가 한화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큐셀은 한때 셀 생산능력이 세계 1위(2008년)에 올랐지만 중국의 공급 과잉에 밀려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일부에서는 “한화가 독배를 마신 것”이라는 독설까지 나왔다. 그러나 1년 만에 한화의 선택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을 낳았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을 20%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셀 판매량을 11㎿에서 108㎿로 10배 가까이 늘렸다. 태양광 부품 및 소재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는 독일의 첨단 기술을 그대로 물려받아 한국 기업 특유의 관리 효율성을 덧붙이고, 말레이시아의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노동력을 결합시킨 덕분이다. 이는 물량 공세에만 의존하던 중국 경쟁업체들에 일격을 가한 쾌거였다. 한화는 독일의 보쉬, 중국의 트리나솔라에 이어 세계 3위 태양광업체로 등극했다. 더구나 한화는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산업의 전 분야를 모두 갖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2014년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제2의 태양광산업 성장기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 1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경기침체의 여파로 태양광 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이 위기를 더 큰 기회로 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화석연료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면 그린 에너지는 미래의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화는 큐셀의 독일 본사와 공장, 말레이시아 공장, 미국·일본·호주 등 법인 11개를 통째로 헐값에 인수했다. 여기에 들인 돈은 3870만 유로(약 555억원)와 말레이시아 공장의 부채인 8억 5000만 링깃(약 3100억원)을 떠안은 정도. 큐셀은 벤츠, BMW, 헹켈 등과 함께 독일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국 브랜드 ‘톱 50’에 든 기업. 유망 기업이 허무하게 팔린 것에 대해 섭섭함을 금치 못했던 독일 언론들은 “한화가 말레이시아 공장, 브랜드 가치, 작센안할트에 있는 기술센터 등 알짜 매물에만 관심이 있고 독일 공장과 근로자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룰 가능성이 높다”며 비평을 쏟아냈다. 실제로 이에 앞서 독일의 태양광 모듈 업체인 솔론을 인수한 인도의 마이크로솔은 특허와 고객 네트워크만 빼낸 뒤 기업회생을 등한시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큐셀을 승계한다는 약속을 지켰다. 지난 7월 독일 연방정부는 한국에 대해 ‘노동허가’ 우대국의 지위를 부여하는 놀라운 결정을 했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 아니면서도 취업과 기업활동 등에서 각종 불이익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력과 경력, 연봉 등에서 유럽인과 동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준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에 이어 7번째 우대국이 됐다. 이로써 우리의 유학생, 주재원 등과 함께 중소기업들의 독일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독일 정부에 신청한 노동허가는 총 1093건 가운데 891건만 승인을 받았고, 202건(거부율 18.5%)은 거부당했다. 반면 이 기간의 일본 국민 거부율은 그 3분의1 수준인 6.5%에 그쳤다. 코트라에 따르면 특히 우대국 결정은 16명의 연방주 대표가 표결로 결정하는데, 한국은 단 한 표 차이로 우대국에 합류했다. 이때 큐셀의 본사가 있는 작센안할트주의 총리가 한국의 선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큐셀 인수와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화의 모국인 한국을 위해 다른 연방주의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한화가 독일인들의 믿음을 사고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로써 한화큐셀의 국내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신규 진출을 꾀하는 다른 중소기업들도 한화의 신세를 톡톡히 지게 됐다. 베를린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큐셀 인수 과정에서의 노력과 인수 후 활동이 결실을 맺으면서 작센안할트주의 총리가 한국을 우대 선진국으로 적극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를 내지 못할 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일자리 창출 등 경기부양 효과가 커 선진국들도 정부 지원을 더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따르면 취업유발계수(2010년 기준)는 광업 7.8명, 제조업 9.3명, 서비스업 16.6명인 데 반해 태양광산업은 18.6명에 이른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중 태양광은 고용인원 유발효과가 ㎿당 135.3명으로 풍력(92.3명)이나, 연료전지(13.5명), 지열(1명)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주로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의 고용에서 효과가 두드러진다. 한화가 중소 협력업체들과 상생을 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 한화는 이미 발전소 설치 공사의 핵심 구조물을 제작할 때 중소기업들과 함께 신규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의 특허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는 광주 광산구의 산수배수펌프장 유수지의 태양광 설비(2㎿)를 설치할 때나 전남 장성군 폐도로 태양광 발전소(2.5㎿)를 만들 때 실행에 옮긴 바 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경기회복 기대감 다시 ‘주춤’

    올해 초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2개 분기째 하락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내년 하반기로 늦춰질 것 같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4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BSI는 지난 2분기에 99로 회복됐다가 3분기 97에 이어 또 떨어진 것이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체감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럽경제에 이어 신흥국 경제마저 심하게 흔들리고, 중국경제 성장 둔화와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기조 등도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 분기보다 대기업은 8포인트, 중소기업은 3포인트 각각 떨어지면서 나란히 94로 조사됐다. 수출 기업은 2포인트 하락한 101, 내수기업은 3포인트 하락한 93이었다. 4분기 기업경영의 애로 요인으로는 자금 사정(30.3%), 환율 변동(22.5%), 원자재 조달(21.2%) 등이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로는 내년 하반기(38.5%), 내후년 이후(30.9%), 내년 상반기(28.9%) 순이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오리온마저 “지원 못 해준다”… 벼랑끝, 동양

    오리온마저 “지원 못 해준다”… 벼랑끝, 동양

    자금난에 시달리는 동양그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믿었던 오리온이 지원 요청을 거절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오리온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도와주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부부, 오리온 그룹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이번 추석 때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을 두고 머리를 맞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혜경·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딸이다. 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두 그룹은 고 이 회장의 뜻을 이어 ‘지구를 둘러싼 일곱 개의 별’이라는 상징을 같이 사용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다. 하지만 경영에서만큼은 자매 간 의리보다 사업적 실리를 앞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동양그룹은 담 회장(지분율 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의 오리온 지분 15~20%를 담보로 5000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담 회장 부부는 지분을 내놨다가 자칫 오리온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원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경영 안정과 주주들의 불안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가 그룹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그룹은 상황이 다급해졌다.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 5곳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이 1조 1000억원. 이 중 7300억원가량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당장 다음 달에 갚아야 하는 CP가 4300억원이지만 오리온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뾰족한 자금 마련 대안이 없는 상태다. 재계 자산순위 47위(공기업 포함)인 동양그룹이 창립 5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원인은 부진한 건설경기에 있다. 1957년 동양시멘트공업으로 출발한 그룹은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과 주택건설 경기 붐을 타고 성장했다. 1980년대에는 증권과 생명보험 등 금융업에 진출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했다. 건설 후방산업인 동양시멘트, 레미콘·파일사업을 하는 주식회사 동양 등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2010년 신규주택 건설 감소,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 등으로 업계 상황이 악화된 탓이다. 동양그룹은 기업 유지를 위해 회사채, CP 발행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했다. 이마저도 다음 달부터는 어려워진다. 지난 4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투자업규정이 개정되면서 증권사들은 다음 달 24일부터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은 계열사의 회사채, CP를 판매할 수 없다. 주로 동양증권을 통해 제조업 계열사의 회사채 등을 팔았던 동양그룹으로서는 자금조달 창구가 막혀 버리는 셈이다. 동양그룹은 ▲동양매직 등 주요계열사 매각 ▲계열사 지분 매각 ▲토지, 건물 등 계열사의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등 시중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에서 빌린 자금도 9000억원이나 되지만 만기를 연장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동양그룹 측은 설명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오리온그룹의 자금 지원이 무산됐지만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자체적인 구조조정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패션사업 에버랜드에 양도… 실리 택한 ‘제일모직의 변신’

    패션사업 에버랜드에 양도… 실리 택한 ‘제일모직의 변신’

    제일모직이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긴다. 그룹의 뿌리였던 모태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 대신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인 전자소재사업에 집중하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은 23일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금액은 1조 500억원이다. 오는 11월 1일 주주총회를 거치면 패션사업부의 자산과 인력은 12월 1일까지 모두 에버랜드로 이관된다. 제일모직은 한때 패션사업부문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모직과 패션이 회사의 모태였다는 상징성과 직원의 고용보장 등을 고려해 삼성에버랜드에 양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이름과는 달리 지난해 제일모직 매출 비중은 케미컬이 44.4%, 전자재료가 26.1%를 차지해 대부분 수익이 패션 이외의 사업에서 나왔다. 반면 패션사업부는 지난 2분기 55억원 적자 전환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잇세컨즈 등 신규 브랜드의 매장 확대 등이 악화를 불러왔다. 1954년 직물사업을 시작한 제일모직은 1970년대 패션사업, 1990년대엔 화학사업에 각각 진출했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전자재료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2010년에는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을 합병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업체인 독일 노바엘이디를 인수하는 등 회사의 무게중심을 신수종사업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였다. 제일모직이라는 사명은 조만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사명 변경 시점은 제일모직이 60주년을 맞는다는 내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 사명 변경은 오랜 논란거리였다. 순수 모직사업은 전체 매출에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굳이 ‘모직’이라는 이름을 고집해 신사업에 걸림돌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였다. 이 때문에 제일모직은 ‘CHEIL INDUSTRIES’(제일산업)이라는 영문사명을 사용 중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패션 디자인 역량을 기존 골프와 리조트 사업 등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에버랜드가 테마파크, 골프장 운영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결합해 아웃도어·스포츠·패스트 패션 등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버랜드 한 임원은 “엄청난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기대한다”면서 “이번 인수로 에버랜드의 자산 규모도 3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서현 제일모직 경영기획담당 부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패션 전문가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에 부장으로 입사해 줄곧 패션·광고 계통에서 일해왔다. 전공이 워낙 뚜렷하다 보니 삼성 내부에선 이 부사장이 결국 올 연말 에버랜드로 둥지를 옮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이서현 부사장이 앞으로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3세들의 승계 구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업상 필요한 포트폴리오 조정일 뿐 자녀들의 승계 구도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현재 에버랜드의 지분을 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 담당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각각 8.37%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정원규제 손톱밑 가시 뽑아주면 일자리·수익 두 토끼 잡는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정원규제 손톱밑 가시 뽑아주면 일자리·수익 두 토끼 잡는다”

    그는 말을 에둘러 하는 법이 없다. 짧은 질문에도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노트북에 받아치기 애먹을 정도로 말이 빨랐고 때로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그만큼 기업 운영에 대한 열정과 조직 확대·발전을 향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는 “정부가 손톱 밑 가시만 제거해주면 일자리 창출과 수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우정사업본부장 재임 중 ‘우정사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남궁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원장을 지난 16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시험원에서 만났다. →시험원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모든 제조업체는 제품을 만들고 나면 시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거쳐야만 제품을 팔 수 있고 국외 수출도 가능하다. 모든 기업이 제품 인증을 위해 우리 시험원을 거쳐야 함에도 규모가 작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많고 또 업무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시험원은 1966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세워졌다. 당시 우리 사회는 농업기반 사회였는데 우리가 잘살기 위해서는 산업화와 공업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박 대통령이 1965년 구로공단을 만들고 인접한 이곳에 유엔의 원조를 받아 설립했다. →설립 당시에 비해 우리 경제 규모도 커졌고 산업도 발전했는데 시험 인증의 규모 확대가 필요하지 않나. -당시 우리 무역규모가 10억 달러 정도였는데 그것도 수입이 수출보다 3배 많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무역규모가 1조 달러가 넘는다. 단순 비교로는 1000배 성장한 셈인데 모든 제품을 수출입할 때는 시험인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인증 시장도 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제조업 강국임에도 우리 시험원의 규모가 작아 반도체, 조선, 자동차, 휴대전화 관련 산업 대부분이 시험인증을 외국기관에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험인증을 외국기관에서 받게 되면 국부 유출은 물론이고 첨단 산업기술이 고스란히 외국 기업에 넘어갈 위험성이 크다. →시험인증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세계적으로는 연 130조원 규모의 시장이다. 이는 디스플레이 산업 규모보다 크고 반도체 산업의 절반 정도의 시장규모인데 우리 시장규모는 4조~5조원 된다. 문제는 이 가운데 60~70%를 외국 시험인증기관이 점령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도 외국 시험인증기관에 뺏기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국외 지점처럼 진출해 외화를 획득해와야 하는데 오히려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시험인증은 부존자원이 필요없는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에 유리한 시장이다. →우리 인증기관은 국내 시장의 30~40% 만 처리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국내 시장 안에서도 민감한 문제가 있는데 시험인증은 국민 건강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불거진 원자력 발전소 문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군소 인증기관은 시험인증 자체보다 고객 확보가 급선무다. 고객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부실 인증과 인증서 위조 등의 문제가 뒤따를 위험성도 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술시험인증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 시험인증 산업 자체가 워낙 낙후됐기 때문에 내가 제시한 게 ‘비전 2020’이다. 현재 정규직원 354명에 수익 1000억원 규모인 시험원을 2020년까지 직원 1500명에 연 수익 6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우리 기업을 충분히 지원하려면 인원은 5000명 정도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정원 확대를 규제하고 있어 시험원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과 예산의 문제인가. -예산 지원은 필요 없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우리 수입으로 운영한다. 우리는 자체 수익기관이기 때문에 정원만 더 주면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성장도 가능하다. 우리는 현재 1인당 매출액이 2억원 정도 된다. 정원을 100명만 더 주면 1년에 200억원이 더 들어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돈이 아니라 사람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관계 부처에서 정규직을 증원해주지 않고 있어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규직 354명에 비정규직이 350여명 된다. 우리가 제 구실을 못하면 결국 기업이 손해를 본다. 시험인증을 거쳐야만 제품 판매가 가능한데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보면 제품을 제때 인증받지 못해 납품 기일을 못 맞추고 그러다 보니 외국 기관에서 인증받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급한 대로 비정규직이라도 채용해서 업무를 처리하게 되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을 많이 쓰면 평가에서 불이익 받을 텐데. -비정규직을 증원하면 경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게 현실이다. 수많은 공공기관을 획일적으로 평가하다 보니 이러한 개별기관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우리 원에서는 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험인증이 늦어지면 그만큼 기업들은 상품생산이 지연되고 수출도 지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가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비정규직 채용은 일지리 창출로 칭찬받을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각종 회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지 않은 적이 없다. 6월까지 110차례 이상 언급한 바 있다. 일자리 창출과 같이 국정과제로 정확히 정해진 사안에 대하여는 경영평가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평가제도가 대폭 개선돼야 한다. 마침 기획재정부도 7월에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을 마련했고, 현재 이러한 로드맵에 따라 공공기관 평가제도 개선을 위한 전담 TF를 구성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개선 방안에 공공기관별 특성을 적극 반영해 합리적이고 객관·타당성 있는 평가제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정부의 정원 통제로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는데, 외국 기관은 어떤가. -제일 규모가 큰 곳이 스위스 SGS사다. 직원만 6만명 규모로 연간 수익이 6조원에 달한다. 독일의 시험인증기관도 직원 6만명에 수익 3조원, 프랑스 기관이 3만명 규모에 수익 3조원, 영국 기관은 직원 2만명에 수익 2조원을 내고 있다. 1인당 1억 원 매출인데 우리는 1인당 매출 2억원을 기록 중이다. 우리도 직원 5000명에 매출액 1조원은 이뤄야 한다. 이것은 브랜드 싸움이다. 외국기관과 싸울 때 브랜드 가치가 높아야 국외 기업들이 우리를 찾아오게 되는 거다. 현재는 당장 100~200명만 증원해주면 우리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KTL이 정부출연 기관인데 최첨단 산업도 인증 가능한가. -충분히 가능하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우수한 인적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의지가 더 중요하다. 우리는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도 반도체와 휴대전화, 조선, 자동차 등을 지금 세계 1~5위에 올려 놨다. 과거 산업화 초기에도 의지 하나 가지고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지금도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리 시험원은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으로 분류되지만 하는 일은 민간기업과 같다. 그렇다면 민간과 같은 대우가 필요하다. 규제가 많아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계속 강조하고 요구하는 게 정원 문제다. 민간기업과 같은 자율성 보장이 제1의 요구 사항이다. 그리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 국민 건강과 안전과 직결되는 사업은 특히 민간 외국 기업에 시험인증을 맡길 게 아니라 공공성과 보안성이 담보된 우리 시험원에 맡겨야 한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으면 말해달라. -우리 시험원과 같이 민간과 동일한 성격을 가진 기관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출연기관이긴 하지만 우리 시험원 재정 자립도가 96%가 넘는다. 올해 예산 1303억원 중 정부출연금이 48억원이고 나머지 1255억원이 자체수입이다. 더 이상 손톱 밑 가시를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 정리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남궁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은 ▲1955년 강원 춘천 ▲춘천고, 서울대 ▲행시 24회 ▲우정사업본부 금융사업단장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우정사업본부장
  • 시행 8년 8개월…자리 못잡고 겉도는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정책’

    시행 8년 8개월…자리 못잡고 겉도는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정책’

    환경부의 음식물쓰레기(음식물류 폐기물·음폐물) 자원화 정책이 겉돌고 있다. 음폐물의 직매립을 금지한 지 8년 8개월이 지났다. 매립 금지 후 자원화 사업을 장려하면서 음폐물을 재가공해서 퇴비와 사료를 만드는 시설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정부 또한 음폐물 자원화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공공 처리시설과 민간 자원화 시설 투자 비용까지 지원했다. 이후 폐자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음폐물 침출수를 이용해 바이오가스 생산도 독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업계에서는 주방에서 갈아서 하수구에 버리는 기계(디스포저) 사용도 허용해 달라며 환경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는 과정에서 기존 자원화 시설들은 정부가 세심한 검토 없이 정책을 전환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음폐물 자원화 정책의 현주소와 업계의 불만은 무엇인지 취재했다. 음폐물은 1997년 이전까지 단순 처리 중심으로 일반 생활폐기물과 함께 배출한 후 매립이나 소각처리했다. 하지만 물기를 많이 머금은 음폐물을 직매립해 악취와 침출수 발생 등 2차 환경오염에 따른 적정 처리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됐다. 정부는 2005년 1월부터 음폐물 직매립을 금지하면서 자원화(퇴비·사료생산) 위주의 정책을 추진해 왔다. 22일 환경부와 음폐물 자원화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자원화 시설은 총 259개로 이 중 민간시설이 156개(60.2%)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사료화 시설이 124곳, 퇴비화 91곳, 사료·퇴비화 7곳, 기타 37곳 등이다. 하지만 이 중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이다. 전국 102개 음폐물 재활용 비료 생산업체 가운데 완제품을 생산해 시판하는 업체는 9곳(8.8%)에 불과하다. 또한 130여개 사료공장 가운데도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10% 미만이다. 특히 건식사료 공장은 수요처가 없어 유기질 비료공장에 불법 유통시키는 실정이다. 민간업체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 비용을 받고 음폐물을 운반한 뒤 2차 가공을 통해 사료나 비료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업체들은 지자체의 저가 입찰과 제품에 대한 외면, 정부의 정책 전환 등으로 도산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한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기존 자원화 시설 외에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 확충을 독려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부분적으로 주방에서 음폐물을 갈아서 버리는 디스포저를 허용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어 자원화 업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지방의 한 업체 대표는 “지자체에서 받는 음폐물 처리 비용이 너무 낮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면서 “정상적인 비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석회 등을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데 낮은 처리 비용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편으로는 자원화를 권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갈아서 하수구에 버리도록 한다면 누가 번거롭게 분리 배출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의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재활용 제품의 품질 제고와 유통체계 확립을 위한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주요 내용으로 ▲음폐물 재활용 업체 선정 시 제품 생산능력 반드시 고려 ▲재활용 제품 생산량 비율과 품질평가 기준 마련 ▲처리업체의 재활용 능력 평가와 공시제도 도입 등이다. 또한 음폐물 재활용 제품 유통체계 확립 방안으로 ▲음폐물 퇴비가 정상 유통되도록 퇴비 보조금사업 개선 ▲농가에 재배 품종별 퇴비 공급업체 정보 제공 ▲음폐물에 대한 제품 용어순화 등의 내용도 담았다. 음폐물 자원업체들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된 음식물쓰레기 정책이 1년도 넘게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재활용 전문성이 부족한 업체가 음폐물 재활용 처리 시장에 진입할 수 없도록 검증하라고 했지만, 지자체는 위탁업체 선정 때 여전히 단가만을 잣대로 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의 한 업체 관계자는 “공공 처리시설은 지자체에서 우선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공급받다 보니 재활용 의지가 전혀 없고 단순 처리에 급급하고 있다”면서 “현실이 이런데도 해당 지자체에 감독 권한이 있어 자원화를 이행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재활용 제품 유통체계도 엉성하다. 퇴비는 가축분 퇴비와 일반 퇴비로 구분돼 있다. 지난해까지 음식물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 퇴비에 비해 가축분 퇴비에는 포당(20㎏) 200원의 국고 보조금이 차등 지원되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200원이라도 더 받기 위해 퇴비 제조업체들이 음식물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숨기고 원재료명도 속이는 불법이 성행했다고 한다. 다행히 올해부터 이와 같은 국가보조금 차등지원은 개선됐다. 지금도 자원화(퇴비·사료)되지 않은 중간 가공 음폐물이 유기질 비료, 가축분 퇴비 공장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데도 관계 기관에서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환경공단에서 가동 중인 ‘올바로 시스템’의 정보를 농림축산식품부·농진청 등과 공유하면 음폐물 자원화 실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대다수 신고업체들이 전시용 불량제품을 만들어 재활용 흉내만 낼 뿐 편법 처리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음폐물을 중간 가공물로 둔갑시켜 퇴비공장에 재위탁 처리하거나 불법 투기 또는 매립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적법 처리가 어려운 업체들은 음폐물 탈수 케이크(건더기)를 퇴비 공장에 재위탁 처리한다”며 “음식물 처리시설 설치 검사를 받은 곳으로 위탁 퇴비공장의 조건을 붙인 것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처리시설 설치 검사를 받은 곳이 거의 없는 데다 퇴비공장들은 처리비 욕심으로 불법을 저지르게 된다는 얘기다. 홍수열 자원순환연대 정책위원은 “음폐물 자원화 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성과가 미흡하게 나타나는 것은 담당 공무원들이 자주 바뀌는 것도 원인이 된다”면서 “업계의 불만 배경을 파악하고 불법 행위를 근절시킬 방안을 마련해서 양심적인 업체가 대우받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의 자원화 정책 때문에 국민들은 음식물을 분리 배출하고 있다”며 “불편을 감수하고 음식물을 모아 배출하는 정성이 헛되지 않도록 정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소프트파워 심장 LA서 새 경제 활력-CJ의 콘텐츠·문화사업 ‘야망’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소프트파워 심장 LA서 새 경제 활력-CJ의 콘텐츠·문화사업 ‘야망’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해마다 오스카상의 레드카펫이 깔리고 유명 스타들의 핸드프린팅 행사로 늘 화려하게 비치지만 정작 가보면 대개 실망한다. 바닥에 깔린 유명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별과 손도장만 아니라면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좁고 긴 보도블록일 뿐. 이거 하나 보자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다니. 공장을 짓고 기계를 돌려 아무리 많은 물건을 찍어낸들 할리우드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따라갈 수 있을까. 새삼 부러움이 생긴다. 심지어 스타워스의 다스베이더나 아이언맨 분장을 한 거리의 예술인도 기념사진 건당 1~2달러는 손쉽게 챙기는 게 할리우드다. 이 ‘꿈의 공장’에서 둥지를 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한국기업이 있다. 명소인 차이니스 극장과 코닥 극장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평범한 회색 건물에 들어선 CJ그룹의 4DX랩이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4DX랩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애니메이션 등을 4DX로 변환하는 작업과 완성작의 시사회로 늘 분주하다. 4DX란 3차원(3D) 영화가 주는 시각적 효과에 더해 장면을 따라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불거나 물이 튀고, 향기도 풍기는 오감효과를 주는 영화를 말한다. 지금까지 나왔던 ‘아바타’, ‘어벤져스’, ‘드래곤 길들이기’ 등 인기 할리우드 영화의 4DX는 놀랍게도 이곳에서 우리 기술진에 의해 만들어졌다. 최준환 CJ CGV아메리카 대표는 “최신 영화를 인터넷에서 손쉽게 내려받고 3D가 안방에서도 구현되는 마당이라 그룹 내부에서 ‘다음은 뭘 해야 하지?’가 늘 고민이었다”며 “영화관으로 고객의 발길을 끊임없이 유도할 수 있는 결론은 4DX였다”고 말했다. 한 편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책, 음반, 장난감, 게임 등 연관 산업을 일으키는, ‘원 소스 멀티 유즈’에 도통한 할리우드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4DX로 CJ는 새 시장을 열고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이한 기술이나 부문들을 융합해서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한다는 창조경제의 발상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4DX랩을 굳이 땅값 비싼 할리우드에 낸 이유는 뭘까. 이야기의 힘과 자신들의 명성만으로도 충분히 관객몰이를 할 수 있어 새로운 차원의 기술에 다소 시큰둥한 미국 영화 관계자들을 설득해 사업 파트너로 끌어안기 위해서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4DX의 주재료는 미국산 블록버스터가 여전히 대세다. 미국산 재료에 우리의 기술을 융합시킨 4DX는 현재 중남미, 동남아, 아시아 등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계 4DX 시장의 90%를 CJ가 점하고 있다. 지난해 31편을 제작했고 올 연말까지 총 47편이 예정돼 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400억원. 미미하기는 하나 4년 만에 이룬 성과로는 만족스럽다. 3명으로 출발한 계열사 4D 플렉스의 인력은 현재 100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CJ는 식품·식품서비스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를 양 날개 삼아 몸집을 키워 왔다. 이를 바탕으로 CJ는 한류를 문화적 이슈에서 번듯한 산업으로 키우는 일에 착수했다. K팝에서 시작된 한류 바람을 한식, 한국영화·드라마, 패션 등으로 확장시켜 침체된 한국경제에 활력을 넣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 동력으로 키우는 데 일조한다는 목표다. 제조업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콘텐츠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사실을 모두가 다 실감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이 일찌감치 이에 대해 눈을 뜨고 지속적으로 산업을 키워 온 이유다. 문화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2~3배 고용창출 효과가 높아 국민소득 3만~4만 달러 도약을 위해서 반드시 육성해야 할 분야다. 실제로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 음악, 게임, 광고, 캐릭터 상품, 관광으로 확장돼 2011년까지 약 247억 달러(약 27조 5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도 매년 영국에 약 53억 달러(약 6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류의 가치도 무시 못한다. 한류의 경제효과가 2011년 5조 6170억 원, 자산가치는 2012년 94조 79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자산가치를 지닌 문화 한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제대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5000달러를 넘으면서 비중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제조업을 보완해 한국경제를 먹여 살릴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설탕으로 시작해 올해 창사 60년을 맞는 CJ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꾸준한 투자를 해왔지만 부침이 큰 문화산업의 특성상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 영화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케이블 방송의 질을 높였지만 그룹 내부에서조차 “제일제당에서 번 돈을 E&M(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서 다 까먹는다”는 자조가 떠돌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관측이다. 오랜 기간 콘텐츠 제작, 배급, 유통을 통해 쌓은 경험은 한류를 어떻게 다른 산업과 융합하고 경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했다. 요즘 주목받는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탄생은 먹는다는 행위를 문화로 인식하고 이러한 방향에 맞춰 문화기업의 역량을 한껏 발휘한 대표적 사례다. 베벌리힐스를 비롯해 LA 중심지 3곳에 있는 비비고 레스토랑은 한식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늘 북적거린다. 코리아타운이 아닌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번화가에 전략적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최근 만두 등 가공식품을 서부 지역 대형유통업체 ‘앨버슨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말 LA에서 열었던 한류 박람회인 ‘K-con’도 K팝과 연계해 국가 브랜드 육성과 산업화의 가능성을 타진한 실험대라고 볼 수 있다. 현지의 1020세대 한류 팬들에게 그들의 우상이 먹고 마시고 입고 타는 것을 선보여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CJ는 해외 매체 노출에 의한 광고효과만 35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류와 비즈니스의 동반 진출에 나선 CJ야말로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는 창조경제의 사례로 손색이 없다는 게 이곳의 평가다. 로스앤젤레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새 아가, 중국산 제기에 속지마라

    부산해양경찰서는 중국산 제기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시중에 유통한 혐의(대외무역법 위반)로 이모(50)씨를 입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해경은 또 이씨에게서 중국산 제기 반제품을 넘겨받아 국내 유명 제기제조업체 낙관까지 찍어 시중에 판매한 김모K(51)씨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해경에 따르면 이씨는 2011년 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산 제기 반제품이나 완제품 7억 2000만원 상당(2269박스)을 국산으로 속여 전국 대형 할인점이나 부산·경남지역 제기 도매상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반제품을 중간 생산업체에 넘기거나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국내 유명 제기제조업체 명칭과 낙관이 찍힌 박스에 담아 국산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이 씨가 전문가가 아니면 맨 눈으로 수입산과 국산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덧붙였다.해경은 이 씨가 시중에 유통하기 위해 보관 중이던 중국산 제기 400박스(1억 2000만원어치)를 압수했다. 김씨는 무허가 제기 공장과 비밀창고를 만들어 놓고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산 제기 반제품을 넘겨받아 가공한 후 국산인 것처럼 꾸며 4300만원어치를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고] 日 도요타車 세계화 주역

    [부고] 日 도요타車 세계화 주역

    일본 도요타자동차 성장 신화의 주인공인 도요타 에이지 전 회장이 17일 사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100세. 도요타 전 회장은 이날 오전 4시 32분쯤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한 병원에서 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 도요타그룹 창업자인 도요타 사키치의 조카인 고인은 1936년 도요타 자동방직기제작소에 입사했다. 이듬해 분사한 도요타자동차공업으로 자리를 옮긴 후 77년간 기술담당 부사장을 거쳐 사장, 회장, 명예회장 등을 두루 거치며 도요타자동차를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가 대중화한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자동차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공정의 군더더기를 배격하는 이른바 ‘도요타 생산방식’을 정착시켜 ‘코롤라’, ‘크라운’ 등 도요타의 대표 상표를 줄줄이 개발했다. 스포츠카와 소형차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승용차 부문의 ‘풀라인’(모든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는 것) 체제를 구축했고, 1973년과 1978년 두 차례 석유파동 때는 한 박자 빠른 감산으로 위기를 넘겼다. 특히 “마른 수건도 지혜를 짜내면 물이 나온다”, “품질은 공정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그의 기업가 정신은 세계 제조업과 경영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문은 “헨리 포드가 자동차 산업시대의 막을 연 이후 20세기 후반을 빛낸 주역”이라고 표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글로벌 시대] 경제 이웃, 문화 이웃 베트남/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글로벌 시대] 경제 이웃, 문화 이웃 베트남/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하노이 시내 중심에 있는 호안끼엠 호수는 늘 관광객으로 붐비고 하노이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호안끼엠은 ‘환검’(還劍)의 베트남어 발음인데 여기엔 이름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15세기 중국 명나라가 베트남을 침입했는데 당시 베트남의 레로이 왕은 이 호수의 거북이에게서 칼을 한 자루 받았고 그 칼로 싸워 명나라를 이겼다고 한다. 승리한 왕은 거북이에게 승전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호수를 찾았고 거북이는 그 칼을 되돌려 받아 갔다고 한다. 그래서 ‘검을 돌려주었다’는 ‘환검’, 즉 호안끼엠이 호수 이름이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야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설과 비슷하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 호안끼엠처럼 한자에서 유래된 단어는 우리와 발음이 비슷한 단어가 많다. 곧 추석이 다가오는데 여기도 추석은 큰 명절이고 중추(仲秋)의 베트남식 발음은 ‘쭝투’이다. 11세기에 생겼다는 옛날 교육기관이 시내에 있는데 그 한자 이름이 ‘국자감’(國子監)이고 ‘사서오경’(四書五經)을 즐겨 익혔다는 설명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제일 안쪽에 자리 잡은 공자 모신 사당에는 입시철이 되면 아들딸 합격하게 해 달라고 향 피우고 기도하는 학부모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리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아 소득이 낮음에도 사교육이 대단하다. 오랜 전쟁으로 모든 산업 기반이 붕괴된 베트남이 1980년대 중반 도이머이 정책으로 대외 교류를 확대하고 경쟁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도입해 놀랄 만한 경제발전을 이룩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세안(AEAN) 중에서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은 후발 국가로 분류되는데 그중에 베트남은 단연 독보적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농수산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80년대 초에는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었던 국가이나 지금은 세계 제1의 쌀 수출국이며 제2의 커피 수출국이고 고무, 수산물 수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오늘날의 베트남이 있기까지에는 베트남 국민의 근면하고 부지런함, 풍부한 양질의 노동력 등이 큰 원인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국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국은 베트남 개발 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로 의료, 교육,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원조를 해 왔다. 우리 기업들도 신발·의류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많은 투자를 했고, 최근에는 IT산업까지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한 지는 20년밖에 되지 않지만 경제협력은 급속히 신장하고 있다. 양국 간의 교역 규모는 매년 20%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00억 달러를 돌파한 후 불과 4년 만인 2012년에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5년쯤이면 3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미 베트남은 이미 우리의 여섯 번째 수출시장이며 앞으로도 밀접한 교류가 확실한 미래의 시장이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내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릴 것이다. 베트남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한국 교민이 1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이 6만명에 달한다. 우리 교민의 경제활동은 나날이 커지고 있고 한국에 시집 온 외국 여성 중 베트남 여성이 제일 잘 적응한다고 한다. 베트남은 문화 이웃인 동시에 경제 이웃이다.
  • 10대그룹, 양질의 시간제일자리 박람회 개최… 5000명 채용

    10대그룹, 양질의 시간제일자리 박람회 개최… 5000명 채용

    10대 그룹이 정규직과 근로조건 차이가 없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열공’(열심히 공부) 중이다. 계열사마다 시간제 일자리에 알맞은 직무를 찾아내거나 만들고 있다. 정부는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10대 그룹의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5000명 정도가 박람회를 통해 채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10대 그룹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를 연다. 롯데, 삼성, 신세계, 신한, 한진, 한화, CJ, GS, LS, SK(가나다순) 등이 참여한다. 현대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곳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정년, 4대 보험 가입, 차별 없는 임금 및 복리후생 등을 보장한다. 근무시간은 1주일에 15시간 이상 30시간 이하(주 5일 근무시 하루 3~6시간)다. 기존의 시간제 일자리와 비교할 때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가 올 들어 ‘양질의 일자리 사업’으로 승인한 3708개 일자리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690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4860원)보다 42% 높다. 4주 급여로 환산하면 주 20시간 일할 경우 70만원(수당과 복리후생비 포함), 주 30시간은 107만원이다. 정부 승인 사업을 진행하는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그간의 시간제 일자리가 편의점 및 주유소 아르바이트와 같이 간신히 최저임금을 받는 고용 형태였다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정규직 일자리를 대상으로 근무시간만 줄이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승인을 받으면 월 60만원 한도에서 임금의 50%를 1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계획을 공개한 것은 CJ그룹의 8개 계열사로 285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 20시간 근무하고 임금은 월 최저 100만원을 보장한다. 복리후생은 전일제 근무자와 같고, 현금성 복리후생은 50%를 준다. CJ제일제당의 마케팅 기획 업무, CJ푸드빌의 바리스타·파티셰·홍보 업무, CJ E&M의 게임플랫폼개발·영상디자인 업무, CJ오쇼핑의 피팅모델 등이 특징적이다. 그룹 관계자는 “게임 시나리오를 검토하거나 소비자 조사 업무 등 업무량과 강도가 시간제에 맞는 직무들이 꽤 많았다”면서 “올해 말까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더 발굴해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그룹들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근무자의 권고사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주요 유형은 직무분할형, 일·가정 양립형, 신규직무개발형, 업무집중시간 활용형 등이다. 병원에서 많이 만드는 직무분할형은 병동 간호사의 업무인 주사투약, 환자보호, 환자이송, 침구교체 중 환자이송과 침구교체 등 다소 단순한 업무를 시간제에 맡기는 형태다. 일·가정 양립형은 생산성을 높이기보다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에 적합하다. 사조대림 안산공장의 경우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이용해 업무의 시간과 강도를 줄였다. 이로 인해 채용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CJ와 같이 신규 직무를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제조업의 경우 업무가 몰리는 특정 시간에 시간제 근로자를 투입하는 업무집중시간 활용형을 택하기도 한다. 반면 대기업들은 아직 시간제 일자리의 승진 체계, 복리후생 원칙 등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에서 직무 창출이 어렵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도 임금만으로는 유인 효과가 적다고 했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인력 채용에는 임금뿐만 아니라 채용비용, 훈련비, 시스템 전환비 등 간접 비용이 많다”면서 “이런 초기 간접 비용들을 정부가 보조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보호필름·케이스… 당신의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몇 개?

    [주말 인사이드] 보호필름·케이스… 당신의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몇 개?

    LG G2, 삼성 갤럭시노트3 등 최신 정보기술(IT) 기기가 새로 쏟아져 나올 때 가장 뜨거워지는 시장은 어딜까.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판매점, 광고 시장. 모두 맞는 말이다. 여기에 결코 빼먹어서는 안 될 곳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다. 보호 케이스나 액정보호필름만 두고 ‘겨우 그거?’라고 하면 오산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하나도 안 쓰는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적어도 스마트폰 판매 대수만큼은 팔릴 테니, 결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형 시장이라는 얘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조(兆) 단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가 2010년 2445억원, 2011년 5000억원, 지난해 1조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소비 이용 형태 분석 등을 통해 이 시장이 올해는 1조 6000억원 이상, 또 2년 내 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품목별로는 보호 케이스가 1조여원, 액정보호필름이 4800여억원, 케이블, 거치대, 배터리, 터치펜 등 기타 액세서리가 1700여억원 정도다. 미국의 경우는 IT 분야 조사 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가 22조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당연히 스마트폰 보급과 연관성이 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보급과 액세서리 시장 확대를 ‘일 대 일’ 대응시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 중소 액세서리 제작업체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보호 목적의 액세서리 판매가 확대된 경향이 있다”면서 “스마트폰을 2대 이상 쓰는 사람은 드물지만 액세서리는 그런 제한이 없고 교체 주기가 짧아 시장 성장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고 분석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단말기를 교체하기 전까지 케이스는 평균 2.4회, 액정보호필름은 평균 2.5회 구매한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평균 교체 기간이 16~18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소비자들은 매년 2번 가까이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을 바꾸는 셈이다. 구입 가격도 만만찮다. 케이스를 교체할 때는 평균 2만 2048원, 액정보호필름 교체 시는 1만 511원 정도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다양화된 것도 시장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2세대(2G) 피처폰 시대에는 케이스와 함께 꾸미기 목적의 이른바 ‘폰줄’(휴대전화 고리)이 액세서리의 전부였다면, 3세대(3G) 스마트폰 및 태블릿PC가 대세가 된 이후에는 보호 목적 외에 각종 부가 기능을 가진 주변기기 형태의 액세서리가 등장했다. 특히 무선 연동이 가능한 ‘블루투스’ 기술과 결합하면서 스마트폰 등의 생산성을 높인 ‘블루투스 키보드’나 ‘터치펜’, 여가 활용성을 높인 ‘블루투스 스피커’, 또 휴대성을 높여 글자판을 바닥에 레이저로 투사하는 ‘프로젝션 키보드’ 등이 줄줄이 나왔다. 최근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애플리케이션(앱)과 결합해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세서리(앱+액세서리)’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LG전자의 모바일용 프린터 ‘포켓포토’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루투스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바로 출력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과 연동해 집안을 살펴볼 수 있는 ‘홈 모니터링 카메라’, 건강 관리용 ‘맥박 측정기’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여가, 교육, 의료 등 소비자 선호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액세서리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며 “꾸미기, 보호 기능을 넘어 스마트폰과 결합해 활용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소비계층의 폭이 넓은 것도 시장 성장의 든든한 배경이다. IT 액세서리 제조업체 제누스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케이스 구매 패턴 및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40·50대의 보호 케이스 사용률은 73%로, 20·30대(67%)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누스 관계자는 “중년 소비자들은 클래식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형태의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젊은층은 패션 아이템처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케이스를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등장한 ‘웨어러블 기기’가 새로운 액세서리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안경 형태의 ‘구글 글라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같은 시계 형태의 기기가 케이스나 보호필름이 아닌 다른 시장을 만들 것이란 분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는 2016년쯤 1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또 다른 액세서리 시장이 형성될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몇 년 새 대기업들까지 줄줄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만드는 대형 제조업체가 전략 제품을 출시하며 아예 케이스를 제품 일부처럼 함께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갤럭시S4를 출시하며 ‘S뷰 커버’를 함께 내놨다. 제품 구조를 십분 활용해 앞면 위쪽에 작은 창을 내서 커버를 열지 않아도 시간 등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고 끊을 수 있게 한 제품이다. 이달 초 LG전자는 G2와 함께 G2 전용 커버 ‘퀵윈도우’를, 팬택은 베가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용 ‘스마트 플립’을 각각 내놨다. 아이폰 시리즈를 만드는 애플은 일찌감치 2001년부터 전 세계 애플 제품 전용 소매점인 ‘애플스토어’를 열어 관련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진출에 중소기업들은 당연히 불만이 크다. 이전에는 자신들만의 영역으로 남았던 시장에 ‘공룡 제조사’들이 발을 담그면서 시장 생태계가 무너질 위기라는 입장이다. 한국스마트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액세서리 제조업체는 1000여개로 추정된다. 여기에 외국 업체도 500개 정도 국내에 진출해 총 1500여개 업체가 액세서리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기기와 액세서리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면 시장 역시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게 중소업체들의 시각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스마트폰 케이스 판매율은 신제품 출시 직후와 3개월쯤 지난 후가 가장 높은데 대기업이 이른바 정품 케이스를 판매한 이후 출시 직후 판매량이 15% 이상 감소했다”며 “이렇게 되면 유통망, 마케팅 부분에서 약한 중소업체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중소기업이 시장 밖으로 몰려나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기업들은 케이스 자체 생산이 오히려 ‘동반성장’ 실천에 가깝다고 설명하고 있다. 출시 직후에 한해 일부 자체 생산을 하는 것이 협력사 등 중소기업의 설치 투자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수요가 갑자기 늘 때마다 협력사에 설비 확충을 요구하면 이후 수요가 떨어졌을 때 협력사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자체 생산은 주로 시제품이나 초기 물량을 중심으로 소량에 한정되는 수준이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디자인 보안’ 문제가 결부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케이스 시제품 등을 협력사에 맡기면 생산 단계에서 디자인 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있다”며 “유출된 디자인이 ‘짝퉁’ 형태로 출시되면 제조업체로서는 타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부산 中企 “바이어 마음 영상으로 확”

    부산지역 수출기업들의 해외 홍보 자료가 종이 매체에서 동영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수출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을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어 홍보 동영상’ 제작 지원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부산경제진흥원이 주관하며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대상기업은 지난해 수출액 500만 달러 이하인 지역 중소제조업체로 최근 3년간 부산시 해외마케팅 지원 사업에 참가를 신청한 기업 또는 선정업체 등이다. 그동안 부산시가 시행한 해외마케팅 지원사업(무역사절단 파견, 해외전시회 참가, 바이어 초청 상담회)에 참가하는 기업은 직접 제품을 가지고 가서 홍보 하거나 팸플릿, 카탈로그 등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종이류 대신에 동영상 홍보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동영상 홍보이용을 선호하는 것은 전시회 참가 시 제품을 전시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 예산 및 시간 등을 절약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파라핀 넣어 만든 ‘짝퉁 쇠고기’ 적발…中 충격

    파라핀 넣어 만든 ‘짝퉁 쇠고기’ 적발…中 충격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던 가짜 쇠고기가 무더기로 적발된 가운데, 현장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시부망(西部網)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산시성 시안시 경찰들은 최근 가짜 쇠고기가 유통되던 공장을 급습해 관계자들을 체포하고 현장에서 물품들을 압수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인원은 남자 33명, 여자 12명으로 총 45명이며, 17t에 달하는 가짜 쇠고기 압수에는 무려 13대의 차량이 동원됐다. 경찰들은 압수한 물품을 토대로 진짜 쇠고기와 비교하는 작업을 실시했는데, 가짜 쇠고기는 경찰들도 완벽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외형을 띠고 있었다. 이들은 붉은색 색소와 파라핀, 공업용 소금 등을 넣어 돼지고기를 쇠고기로 둔갑시켰다. 뿐만 아니라 음식에 첨가해서는 안될 불법 첨가제도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과정 시 생기는 기름 역시 불법 유통과정을 통해 다수의 식품제조업체로 팔려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의 냉동 창고 안에는 엄청난 분량의 가공되다 만 가짜 쇠고기가 악취를 풍기고 있어 경찰들을 놀라게 했다.체포된 자오(趙)씨는 “돼지고기를 도매로 싸게 매입한 뒤 약품 등을 섞어 가공해 가짜 쇠고기를 만들었다.”며 “매일 1500~2000㎏의 가짜 쇠고기를 제작한 뒤 인근 시장과 슈퍼마켓 등에 팔았다.”고 자백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 체제에 돌입한 중국은 올 초 ‘식품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유해 식품들을 끊임없이 적발하고 있지만, 여전히 먹거리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믿고 먹을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아이들이 이런 음식을 먹고 잘못되면 나라가 책임질 것인가”등의 댓글로 강한 불안과 불만을 토로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공직사회 임금인상 최소화로 솔선수범해야

    공무원들의 내년 임금 동결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는 공무원 봉급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정책을 택한 적이 있다. 외환위기 발생 이듬해인 1998년(- 4.1%)과 1999년(-0.9%)에는 임금이 깎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2010년에는 임금이 각각 전년과 같은 수준에서 묶였다. 중앙정부 공무원의 임금 조정은 지방공무원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준공공기관의 임금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공직사회의 솔선수범을 기대한다. 안전행정부는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차등화하는 안(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3급 이상은 2.8%, 4급 이하는 4.1%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평균 인상률 2.8%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고위직은 물가상승률을, 하위직은 사기 등을 고려해 인상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은행권 노사는 노조 측의 양보로 내년 임금 인상률을 2.8% 선에서 의견 접근을 보고 있다. 안행부의 공무원 임금 인상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너무 높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그저께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도 예산편성 과정에서 업무추진비, 여비, 행사비 등 공공부문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 등으로 경제활력 회복을 뒷받침하는 투자는 최대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을 두고 공무원 임금이 동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증세 없는 복지와 관련해 논란이 적잖다. 막대한 재원 조달 문제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초연금이나 무상보육 등의 복지정책은 속성상 제대로 시행해 보지도 않고 중단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공무원 수가 많고 공공부문의 부채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 부채는 468조 5000억원, 493개 공공기관 부채는 493조 4000억원이나 된다. 특히 지방정부의 재정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공직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3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 공채 선발인원은 9667명인 데 비해 지원자 수는 45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제조업 생산직의 15~29세 청년층은 8.8%에 불과하다. 절반에 가까운 48.3%는 50대 이상이다. 공무원이 근무 여건에서 민간기업체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지난해 공무원 급여는 민간기업의 83.7% 수준이다. 공무원연금 누적 적자는 9조 8000억원이지만 올해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19만원으로 국민연금의 2.6배 수준이다. 임금 인상 최소화와 함께 차제에 공무원연금 체계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됐던 글로벌 금융 위기. 유례가 없을 만큼 무겁고 광범위한 공포의 장막을 전 세계에 드리웠던 5년 전의 위기는 사회주의가 사라지고 자본주의로 합일화된 21세기 지구촌에 엄중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자본주의는 이 상태로 지속 가능할 것인가, 자본주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정승일 복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이 만났다. 대담은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의 강 의원 방에서 진행됐다. [위기의 원인] 강석훈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시작됐을 때, 1930년대 대공황의 충격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죠. 결과적으로 그런 충격은 없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찾은 것이지요. 그러나 내재된 문제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리먼 사태 이전부터 자본주의 경제의 두 개 축인 ‘성장’과 ‘분배’는 모두 도전을 받고 있었습니다. 금융 중심의 성장 구도는 금융 버블(거품)을 만들었고, 거품이 꺼지면서 어떻게 성장을 모색해야 하나 방황하는 중이었죠. 미국의 일부 소득지표는 192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세계경제는 새로운 성장의 해법도, 악화되는 소득분배를 완화할 방법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정승일 현재 세계경제는 말 그대로 어정쩡한 상태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성장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됐습니다. 누구도 미래에 대한 명확한 답을 못 찾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른바 ‘자본주의 4.0’을 만들자는 건데 시장 만능주의가 중시되던 신자유주의(자본주의 3.0)를 벗어나 과거 케인스주의(자본주의 2.0)의 장점을 덧붙이자는 겁니다. 결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자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강 저는 자본주의 4.0을 시장과 정부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현재 전 세계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룰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없으며 경제 거품을 만들게 된다는 겁니다. 정부가 아무리 지출을 늘려도 시장의 뒷받침 없이는 성장의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정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가 보여 주었던 시장 만능주의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금융 부문은 규제를 늘리고 보완하자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과 분배 모두가 안 되는 불안한 상황이고 경제는 활력을 잃었습니다. 성장의 축은 기업 투자입니다. 케인스주의가 탄생한 1930년대에도 기업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안 했습니다. 그래서 기업 투자를 잡는 불확실성을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 케인스의 주장입니다. 또 저성장 국면에서는 소비가 줄기 때문에 정부의 지출이 늘어야 합니다. [자본주의와 분배정의] 강 글로벌 금융 위기는 사실 따지고 보면 정부의 재정적자와 저금리 기조에서 촉발됐습니다.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 증대보다는 민간의 투자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해 과잉 생산에 나서면서 선진국 기업들의 투자 분야가 줄고 있습니다. 또 세계화의 진행으로 임금을 주고 물건을 생산하는 제조업보다는 자본을 투입하는 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적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와 일반 국민경제의 관련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투자 프레임보다는 창조경제와 같이 무형자산 투자나 혁신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은 복지에서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선별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힘을 받게 된 거죠. 강 소득분배의 악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 커다란 이슈가 됐습니다. 소득분배 구조가 열악해진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인구구조의 고령화입니다. 기술의 진보로 고학력·고숙련자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저학력·저숙련자의 필요성은 낮아졌습니다. 세계화에 대한 적응 정도에 따라 계층이 나뉘었고 금융이나 의료 등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임금 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한마디로 고용을 통해 경제 성장의 혜택이 모두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이 효과가 약해진 겁니다. 정 리먼 사태 때 저는 국제통화기금(IMF) 신탁통치로 이어졌던 1997년 외환위기가 떠올랐습니다. 5년 전 미국을 보면서 “너희도 터지는구나” 하는 쾌감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 IMF나 미국은 정경유착, 국가주도 경제 등 우리나라의 내재된 문제들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한국이라는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와 금융시장이 가진 문제도 컸던 셈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IMF는 우리나라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시장에 자율회복 기능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5년 전 위기가 터지자 곧바로 개입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까지 파산할 위기였으니까요. 이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융시장을 규제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됐습니다. 강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미국은 저금리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는 방식으로는 경제 성장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또 2010년 유럽발 금융 위기는 재정이 약한 나라부터 위기가 현실화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죠. 재정이 튼튼해야 하며, 저금리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가 움츠릴 때 밖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또 경제와 사회가 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배웠죠. 대기업들도 사회와 공존하지 않고 기업의 이익만 챙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욱 명심했으면 합니다. 정 저금리 정책이 금융 버블을 만들었지만 저금리 정책의 이유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저금리 정책을 편 것은 연준의 임무가 물가 상승 방지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자 ‘고용 없는 성장’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기업 투자가 줄고 고용도 감소합니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종업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으로 주주들의 환심을 사 주가를 높였습니다. 물건 값은 싸지만 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이른바 ‘월마트 자본주의’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의 장기 투자가 사라졌습니다. ‘정부의 손’이 필요해진 겁니다. [고용없는 성장의 해법] 강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문제는 구조조정이나 가격조정 등 고통을 감내하는 방식이 아니라 돈을 푸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돈을 언제 거두느냐가 문제가 됐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핵심 이슈는 고용이 성장과 분배의 고리로서 역할을 해 주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성장이 곧 고용 증가였습니다.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가져다 주는 투자를 합니다. 투자 지표는 올라가는데 고용은 늘지 않습니다. 단순 투자가 아니라 고용을 유발하는 투자를 장려해야 합니다. 정 고용 없는 성장으로 성장의 열매를 모두가 나누지 못하는 상황은 상당히 심각한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지난 200년간 유지된 것은 부자의 탐욕이 투자로 연결되고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서였죠. 사람들이 ‘고용 창출’ 때문에 자본주의를 용인했는데 이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사라진 겁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이유 중 하나는 ‘주주자본주의’입니다. 제조업을 경시하고 서비스업을 중시하면 고소득 서비스업이 조성될 것 같았지만 경제 버블만 일어나고 질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주저앉은 아일랜드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대표적입니다. 결국 글로벌 금융 위기는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을 하자는 환상을 버리게 했습니다. 금융은 중개 기능만 하면 된다는 거죠. 강 고용 없는 성장은 사실 주로 선진국의 고민입니다. 베트남만 가도 아직 봉제공장투성이니까 말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경제 상황은 신흥국에 가까운데 고용 없는 성장은 선진국과 같다는 점입니다. 정 가장 좋은 창조경제는 제조업이라고 봅니다. 제조업은 연구개발(R&D) 집약형 사업입니다. 제조업에서 10조원을 투자하면 통상 5조원은 설비투자고, 5조원은 R&D 투자입니다. R&D 인력이 늘어나니 ‘고용 있는 성장’입니다. 창조경제를 얘기할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추격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주항공, 제약산업, 생명공학 등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포스트 캐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정부의 도움을 받아 R&D 인력을 늘렸고, 우주항공과 제약 산업을 키웠습니다. 이런 사업은 투자 10년 후에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기업 스스로 하기는 힘듭니다. 강 하지만 우주항공 등의 분야는 선진국의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강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시도는 해야 하지만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 ‘한강의 기적’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미식 경제구조를 실험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유럽식 복지 제도를 실험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방식에 가까울 겁니다. 반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의 시스템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미 많이 따라했습니다. 한국형 자본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별적 복지도, 보편적 복지도 한쪽만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어떻게 조정해 한국형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로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말이 사라졌죠. 선진국이 전부라는 생각이 사라진 겁니다. 이 글로벌 금융 위기는 2011년 금융기업의 탐욕을 꾸짖는 반월가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에 공정한 룰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경제민주화] 강 반월가 시위가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았죠. 하지만 경제민주화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그간 재벌들은 새 시장을 개척하고 고용 창출을 많이 했습니다. 반면 2000년대 후반부터 안전한 투자에 집중해 왔습니다. 결국 동네 상권까지 진출하니까 경제민주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대기업은 자본뿐 아니라 인재도 집중됩니다. 해마다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몰려갑니다. 돈과 사람이 있으니 그 힘은 막강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사회와 어우러지는 대기업을 만드느냐는 것입니다. 정 재벌 가족과 재벌 기업은 따로 떼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대기업들이 이익을 내서 신규 사업에 진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거래 규제를 다소 풀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들이 우주항공 등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진출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내에 이익이 안 나는 부서는 바로 정리합니다. 강 경제민주화 원칙은 대기업의 투자는 보장하되 대기업 사주의 사익편취 행위는 막겠다는 겁니다. 향후 몇 년간은 고령화, 중국경제 대응, 남북 통일 등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인구구조는 고령화되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겁니다. [성장동력의 해법] 정 저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새로운 플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는 시장 위주의 철학을 과감히 되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시장 얘기를 많이 하죠. 현재 많은 사회적 논쟁은 향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일정표가 없어서 생기는 것들입니다. 복지 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세수가 부족해 못 한다면 언제 복지정책을 어떻게 진행할지 알려 주면 됩니다. 기업들도 투자 리스크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강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정말 시장에 의존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정부가 개입했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부 역할의 강화가 있었지만 모든 분야에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금융 분야는 분명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졌지만 정부가 산업계획까지 이끌 능력과 정책 수단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1년 단위의 계획도 경제의 변화로 잘 맞지 않습니다. 또 5년 이후의 장기 플랜은 다음 정권이 할 일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기 힘듭니다. 정 분명히 성장을 다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정도이고, 미국은 4만 달러입니다. 산술적으로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6~7% 성장을 해도 30년이 걸립니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정부의 지출을 늘려야 합니다. 둘째, 분배 위주의 복지국가로 가야 합니다. 셋째, 투자 주도의 성장을 해야 합니다. 기업이 사내에 잔뜩 쌓아 놓고 있는 유보금을 쓰도록 하는 방향의 규제가 필요합니다. 규제를 완화하느냐, 강화하느냐가 아니라 규제의 방향이 중요한 것이죠. 수출 쪽은 기업 규제를 풀고 내부 서비스 진출은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진행 김태균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석훈 의원은 ▲1964년 경북 봉화군 출생 ▲서라벌고-서울대 경제학과-미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패널팀장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1997년~) ▲한국재정학회 이사(2003~2006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2009년) ▲제19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구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정승일 연구위원은 ▲1961년 서울 출생 ▲장충고-서울대 물리학과(중퇴)-베를린 자유대학 정치경제학 박사 ▲국민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2004년 9월~2006년 8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2004년 9월~2011년 1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2011년 2월~) ▲‘쾌도난마 한국경제’ 공저(2005년)
  • “불편한 윈도우8 무조건 쓰라니” 노트북·PC 소비자들 ‘다운’됐다

    “불편한 윈도우8 무조건 쓰라니” 노트북·PC 소비자들 ‘다운’됐다

    노트북을 새로 구입하려는 대학강사 김모(37)씨는 지난주 전자제품 매장에 들렀다가 실망한 채 돌아왔다. 김씨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운영체제(OS) ‘윈도우7’을 탑재한 제품을 사려고 했지만 매장에 있는 컴퓨터 모두 지난해 10월 출시한 MS사의 최신 OS ‘윈도우8’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매장 직원은 김씨에게 “국내 대기업들은 컴퓨터 OS로 모두 윈도우8을 채택하고 있다”며 구매를 권유했다. 하지만 김씨는 “윈도우8은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며 “철 지난 재고품이더라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윈도우7이 들어간 제품을 구입할 것”이라며 발길을 돌렸다. 새 학기를 맞아 컴퓨터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MS사의 새 운영체제 윈도우8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주력 상품에 획일적으로 윈도우8을 탑재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윈도우8 운영체제는 MS사가 기존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으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PC와 모바일기기의 통합을 고려해 만든 제품이다. 이에 따라 기존 윈도우 화면에서 컴퓨터를 켜면 볼 수 있었던 바탕화면 왼쪽 하단의 ‘시작’ 버튼을 없앴다. 대신 터치 스크린 방식의 태블릿PC를 본떠 ‘윈도우8 스타일 UI’라는 타일 모양의 바탕 화면을 만들었다. 화면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을 눌러 원하는 작업을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윈도우 체제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이 같은 방식이 불편하다고 줄곧 문제를 제기해왔다. 정보통신 커뮤니티 사이트인 ‘클리앙넷’에는 “우리는 태블릿PC가 아닌 일반 컴퓨터를 위한 윈도우를 원한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김씨는 11일 “기존 윈도우의 시작 버튼을 클릭하면 모든 프로그램 목록이 일목요연하게 나와 한눈에 찾을 수 있는 반면 윈도우8은 태블릿PC처럼 일일이 마우스를 아이콘에 올려야 하는 만큼 체감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관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시작 버튼이 없는 윈도우8의 검색 기능이 불편할 것”이라면서 “특히 윈도우8은 호환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윈도우8을 탑재한 컴퓨터와 노트북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홈페이지와 각종 광고물에서 윈도우8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미국 델컴퓨터가 윈도우8뿐 아니라 윈도우7을 설치한 사양 높은 컴퓨터를 함께 판매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확대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사무국장은 “최신 운영체제라고 해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만큼 하나의 OS를 천편일률적으로 설치하기보다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욕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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