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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45% “제조업 혁신으로 4차혁명”

    기업 45% “제조업 혁신으로 4차혁명”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와 달리 기업들은 ‘신산업 발굴’보다 ‘제조업 혁신’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조사됐다.9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8~21일 연구소를 보유한 국내 4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와 대응 현황’ 조사에서 4차 산업혁명의 성격에 대해 응답 기업의 44.6%는 ‘디지털 기반 시설을 활용한 제조업·서비스업 혁신’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물인터넷 22.9%, 온·오프라인연계(O2O) 등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14.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꼽은 기업은 6.1%에 불과했다. AI와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4차 산업혁명 핵심으로 보는 정부와는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낸 셈이다. 또 응답 기업의 82%는 4차 산업혁명이 현재 진행 사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지만, 관련 사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6.6%에 불과했다. 이는 대다수 기업들이 기존 사업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업들의 대응이 부족한 이유로는 정보 부족(44.9%)이 가장 많았다. 이어 투자자금 부족(28.3%), 불확실한 수요(17.2%)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지원책으로는 기술사업화 지원(22.7%)과 연구개발(R&D) 세제 지원(21%) 등을 꼽았다. 김성우 산기협 상임이사는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기업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달린 만큼 새롭게 출범할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산업계 중심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 中 알루미늄에 ‘관세 폭탄’…中업계 “무역 전쟁” 강력 반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가 이번에는 중국산 알루미늄포일을 겨냥했다. 미 상무부는 8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수입된 알루미늄포일을 대상으로 상계관세(CVD) 조사를 벌여 중국 측으로부터 수출 보조금이 지급됐다는 이유를 들어 최대 80.97%의 상계관세 예비 판정을 내렸다. 상무부가 매긴 예비 상계관세는 16.56~80.97%로, 업체별로는 로프튼알루미늄, 마나킨인더스트리즈 등이 80.97%의 예비 관세를 부과받았고, 딩성알루미늄 등에 28.33%가 적용됐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해로운 무역 관행을 이용해 미국의 필수 산업, 노동자, 비즈니스로부터 이득을 취하려는 외국의 시도에 안일하게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한 알루미늄포일은 2016년 13만 7582t에 달하며, 3억 8879만 달러(약 4416억원) 규모다. 조사 대상에 오른 알루미늄포일은 두께 0.2㎜ 이하로 한 묶음당 무게가 25파운드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루미늄이 92% 이상 함유된 알루미늄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상무부는 오는 10월 23일쯤 최종 판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상계관세 예비판정은 지난 4월 미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등 외국산 알루미늄 수입의 덤핑, 불법 보조금 등을 조사하기 시작한 것과는 별개다. 중국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의 원셴쥔 부회장은 “우리는 ‘무역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알루미늄 업계는 무역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 알루미늄포일 제조사들이 지난 3월 중국 제조사들이 수출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제소한 데 따라 이뤄졌다. 미 알루미늄협회는 “2만여개에 달하는 직간접적 일자리를 만들어 68억 달러 규모의 경제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미 알루미늄포일 제조업계를 위해 이번 조치가 공정한 경쟁 기반을 회복할 첫걸음을 만들었다”며 환영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현장 행정] 200개 기업 둥지 틀 중랑 새 엔진, 활력 도시 꿈 시동건다

    [현장 행정] 200개 기업 둥지 틀 중랑 새 엔진, 활력 도시 꿈 시동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민간 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이 모이고 경제가 살아납니다. 200여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중랑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나진구 중랑구청장은 9일 중랑 동북쪽 신내3동에 건립하는 지식산업센터의 모델하우스 공사 현장을 찾았다. 2019년 완공되는 센터에 입주할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달 말 오픈하는 모델하우스 공사 점검 작업을 벌인 것이다. 구는 1400억원을 투입해 아파트촌 인근인 신내동 262-1번지 일대에 연면적 7만 8000㎡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한다. 지식산업센터 건립은 나 구청장의 공약이다. 그는 수백개 첨단 기업체가 한 빌딩에 집결하는 지식산업센터가 지역에 들어서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가 한국경제예측연구소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센터 완공 이후 정보기술(IT) 중심 기업 200여곳, 관련 인력 2200여명이 이곳을 거점으로 생활하게 된다. 그는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재정 자립도를 높이면 잠만 자는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고 지역 산업을 강화해 자족기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나 구청장은 지역 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아파트촌 중심인 신내지구에 산업과 상업을 적절히 융합해 지역의 자족성을 만들기 위한 ‘신내 인터체인지(IC) 주변 첨단 산업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센터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이다. 그는 중랑과 인접한 서울 외곽인 경기 남양주 일대에 개발이 한창인 만큼 신내지구가 산업과 상업 기능을 갖추지 못하면 만년 베드타운으로 머물며 지역이 낙후될 수 있다고 보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신내 일대를 첨단 단지로 재정비하기 위해 인근 그린벨트 지역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으려던 임대 아파트 자리도 주상복합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신내 IC 주변 첨단 산업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최근 마쳤으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추가 발전계획도 수립 중이다. 센터가 건립되면 지역 산업 구성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봉제산업이 구 제조업의 71%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택시업체와 영세운수업체로 이뤄져 있다. IT 기업이 대거 입주한 센터가 자리 잡으면 경제효과는 물론 지역 이미지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나 구청장은 “신내를 첨단산업단지로 만들어 자족 기능을 갖춘 활력 도시로 변모시켜 ‘살고 싶은 중랑’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공공기관 홍보물도 성차별 만연

    공공기관 홍보물도 성차별 만연

    사장은 男, 주방담당은 女 묘사 기관 12곳 처음으로 개선 권고 공공기관이 발간하는 소셜미디어 홍보물에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여성가족부는 지난 4∼5월 공공기관 20곳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홍보 동영상과 이미지 1261건에 대해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를 실시한 결과 12개 기관 17개 홍보물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해당 기관에 개선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는 시행 중인 법령이나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정책·사업 등이 성평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여가부가 공공기관 홍보물을 평가해 개선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분석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서울 YWCA 양성평등 미디어 모니터회에서 1차로 분석한 결과를 여가부에서 최종 검토해 발표했다. A 기관은 ‘산재예방요율제’를 안내하는 홍보물에서 건설업과 제조업 종사자는 남성으로, 서비스업 종사자는 여성으로 묘사했다. 이 기관은 또 다른 동영상 홍보물에서는 ‘사장은 남성, 주방 담당은 여성, 배달원은 남성’ 등으로 묘사했다. 여가부는 해당 홍보물이 “성별에 따라 직업이 분리돼 있다는 편견이나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한다”고 설명했다. B 기관이 게시한 ‘물이 부족한 우리 동네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홍보물의 경우 치마를 입은 분홍색 캐릭터는 손가락을 입에 물고 어쩔 줄 모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데 비해 파란색 캐릭터는 컴퓨터 앞에 앉아 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 여가부는 “여자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남자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표현돼 여성의 남성 의존 성향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C 기관의 ‘내 몸을 망치는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 게시물에는 뚱뚱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여가부는 “여성은 외모 평가에 예민하며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묘사돼 있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D 기관의 해외 봉사단 선발 홍보 게시판에는 오직 남성 캐릭터만 다수 등장한다. 국제 농촌개발 분야 업무에는 여성이 적합하지 않은 듯한 편견을 심어 주고 있다고 여가부는 판단했다. 여가부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각 기관에 개선을 권고하고 소속 직원에 대한 성인지 교육 및 모니터링 강화를 요청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방담당은 여성?’…성 고정관념 조장 공공기관 홍보물

    ‘주방담당은 여성?’…성 고정관념 조장 공공기관 홍보물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공공기관들의 홍보물이 다수 발견돼 권고조치를 받았다.여성가족부는 지난 4~5월 공공기관 20곳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홍보동영상과 이미지 1261건에 대해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를 한 결과 12개 기관의 17개 홍보물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당 기관에 개선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문제가 된 홍보물 중에서는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이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A 기관은 ‘산재예방요율제’를 안내하는 홍보물에서 건설업, 제조업 등의 직종 종사자는 남성으로, 서비스업 직종 종사자는 여성으로 묘사했다. 이 기관은 또 다른 동영상 홍보물에서는 ‘사장은 남성, 주방 담당은 여성, 배달원은 남성’ 등으로 묘사했다. B 기관은 물 부족 문제 해결 방안을 홍보하면서 여성은 어쩔 줄 몰라하는 소극적 인물로, 남성은 컴퓨터 앞에 앉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인물로 묘사했다. 여성가족부는 “이는 여성이 남성 의존적이라는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C 기관은 여성을 꽃에 비유하는 표현이 있는 홍보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D 기관의 ‘다이어트 상식’ 홍보물에서는 날씬하지 않은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운동에 매진하고 날씬한 여성은 흐뭇해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할 우려가 제기됐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이번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는 홍보물을 대상으로 실시된 첫 사례로, 공공기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파급력과 선도적 역할을 고려할 때 성평등 의식 확산에 큰 의미를 지닌다”며 “각 기관이 소속 직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고 홍보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만65세 이상도 실업급여… ‘新중년’ 재취업 돕는다

    만65세 이상도 실업급여… ‘新중년’ 재취업 돕는다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만 65세 이상 재취업자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일자리위원회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퇴직 후에도 활발하게 일하길 바라는 50·60대에게 재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내용의 ‘신(新)중년 인생 3모작 기반 구축 계획’을 의결했다. 정부가 50·60대 경력설계와 재취업·창업,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총괄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60대는 노인으로 취급받기를 거부하고 퇴직 이후에도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해 ‘신중년’으로 불린다. 위원회는 50대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재취업 일자리에 종사하며 72세 무렵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50·60대를 신중년으로 이름 붙였다. 신중년은 전체 인구의 4분의1가량인 1340만명에 이른다. 생산가능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한다. 정부는 신중년의 재취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중위소득(소득 기준으로 가구를 나열했을 때 가장 가운데에 오는 가구의 소득) 100%(4인 가구 기준 월 446만원)를 넘는 39만명에게 취업설계·훈련·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는 만 34~69세 중·장년층 중에서 중위소득 100% 이하일 경우에만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새로 취업한 만 65~69세 도급·용역 근로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실업급여 지급 대상에 포함시킨다. 현재는 65세 이후에 일자리를 얻어도 실업급여 혜택을 받지 못한다. 위원회는 앞으로 69세 이하 모든 신규 취업자에게 실업급여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재취업 지원도 강화한다. 내년에는 노년 플래너, 직무교육강사, 창업컨설턴트, 전직 지원 전문가 등 신중년에 적합한 직무를 개발해 고용하는 사업주 2000명에게 월 60만원의 고용창출장려금을 주는 사업을 시행한다. 서울, 대구 등에 있는 폴리텍대 4개 캠퍼스에는 신중년 특화 7개 학과를 설치해 직업훈련을 실시한다. 대기업의 퇴직자 전직지원 서비스 제공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귀농, 귀어, 귀촌을 희망하는 신중년을 돕기 위해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체류형 귀어학교 등 교육기관을 확충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 내 주택 구입, 농어업 융자 한도를 늘리고 올해 하반기까지 ‘농·귀촌 통합정보제공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보람 있는 노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사회공헌 일자리도 확충한다. 현재 22만원인 ‘공익형 노인일자리’ 수당은 2020년까지 40만원으로 2배 올릴 계획이다. 치킨집, 화장품 가게, 커피 전문점 등 경쟁이 치열한 과밀·생계형 창업에 정보 제공을 확대한다. 신중년들이 주로 종사한 제조업과 청년 중심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세대융합형 창업 지원도 강화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불량 식품 범람/손성진 논설주간

    [그때의 사회면] 불량 식품 범람/손성진 논설주간

    살기가 어려울 때 불량 유해 식품은 더욱 날뛰었다. 철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유해 식품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콜라나 사이다도 없던 1960년대에 삼각뿔 모양의 비닐 주스에 든 색소 단물을 기억하는 장노년층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 색소에 유해 성분이 들어 있었다. 1966년 11월에는 알사탕의 원료에 ‘롱가리트’라는 탈색제를 쓴 ‘롱가리트 알사탕’ 사건이 일어났다.유해물이 가장 많았던 반찬은 단무지와 두부였다. 1968년 10월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 H공고생 300여명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켰는데 원인은 유독 색소를 쓴 단무지였다. 두부는 응고제로 공업용 석회를 쓴 것이 문제였다. 1971년에 ‘석회 두부’ 사건으로 식품회사 대표들이 구속되는 등 큰 사회 문제가 되어 한동안 소비자들은 두부를 거의 먹지 않았다. 유해 색소로 채색한 톱밥을 섞어 만든 고춧가루도 나돌았다. 콩나물에는 빨리 성장시키려고 암모니아수를 뿌렸다. 조미료 찌꺼기로 만든 간장을 팔다 붙잡힌 업자도 있었다. 유해 식품이 범람하는 바람에 군대에서도 불량 식품 안 먹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향신문 1971년 1월 23일자) 아예 가짜를 판 업자도 많았다. 가짜 꿀은 설탕, 물, 백반, 색소, 향료를 넣어 꿀의 냄새와 색깔을 흉내 내 제조했다. 1968년 8월 20일 토마토케첩 제조업체 3곳의 대표가 구속됐다. 이들은 밀가루 반죽에 유해 색소를 섞어 토마토케첩이라며 팔았다. 토마토케첩 맛을 거의 모르던 때라 가능했을 것이다. 당시 토마토케첩을 제조하는 회사는 이 3곳뿐이었다고 하니 토마토케첩은 전부 가짜였던 셈이다. 군화용 가죽으로 수입한 소가죽에 붙은 살점을 뜯어 판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소가죽에 붙은 살점은 수출할 때 화공약품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먹으면 위, 간, 신경계통에 장애를 일으켰다. 업자는 이 고기를 설렁탕 재료로 음식점에 넘기거나 기름에 튀겨 노점에서 안주로 팔았다. 이 튀김 고기를 파는 노점상이 당시 100군데나 있었고 매일 6000명가량이 이 고기를 먹었을 것이라고 경찰이 추산하기도 했다. (1969년 7월 15일) 술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가짜 양주는 이미 1960년대부터 시중에 나돌았다. 맥주에 물을 섞어 파는 행위는 빈번하게 적발됐다. 1970년대에 막걸리를 마셔 본 사람들은 역한 냄새가 나고 숙취가 심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카바이드(탄화칼슘)로 발효를 빨리 시킨 ‘카바이드 막걸리’는 실제로 단속에 걸렸다. (동아일보 1972년 11월 11일자) 언론이 부풀린 사건도 물론 있다. 공업용 우지 라면, 쓰레기 만두, 포르말린 통조림 사건은 나중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군화용 가죽 살점을 판매한 업자를 적발한 기사.
  • [열린세상] 4차산업혁명위, 혁신을 위한 플랫폼 돼야/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교수

    [열린세상] 4차산업혁명위, 혁신을 위한 플랫폼 돼야/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교수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없다는 비난이나 유독 한국에서만 이 용어를 사용한다거나 하는 비판이 있지만, 정부는 지난달 대통령령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입법예고함으로써 이제 적어도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은 법령상 공식용어가 되었다. 물론 이 법안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실체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제1차 증기기관의 발명 및 기계화, 제2차 전기 등장 및 대량생산, 제3차 컴퓨터 및 인터넷 혁명에 이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농어업 및 제조업의 스마트화,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 핵심자원으로서 데이터의 활용이 제4차 산업혁명의 요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제 용어 논란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 국민이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해야 할 때이다. 때마침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거버넌스로서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과학기술,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술 등의 기반 확보, 신산업·신서비스 육성 및 사회변화 대응에 필요한 주요 정책 등에 관한 사항을 효율적으로 심의·조정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위원회는 각 부 장관, 민간 전문가 등 3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총리급의 민간인을 대통령이 위촉하며 부위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간사는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정해졌다. 또한 위원회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4차산업혁명위원회 지원단을 두기로 했다. 우선 민간인을 위원장으로 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은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점은 이전 정부에서는 찾기 어려운 신선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청와대의 정책실, 과학기술보좌관실은 물론 과기정통부 등 행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것도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위원회의 성격과 관련된 문제이다. 정부에 설치하는 위원회는 크게 보면 법적 효력이 있는 결정을 하는 행정위원회와 일종의 권고나 자문을 행하는 자문위원회로 나누어진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심의·조정이 정부의 최종적 결정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동 위원회는 행정위원회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를 법률의 근거 없이 대통령령으로 설치하는 것은 법률에 의한 행정의 원칙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로 지원 조직의 효율성과 관련된 문제이다. 위원회 지원단 외에도 2인의 부위원장, 간사위원도 별도 내부 지원조직을 가지고 있는 점은 중복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직 간 정교한 역할 조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한국의 획기적인 정보화 추진의 법적 근거였던 정보화촉진기본법이 총리가 위원장인 정보화추진위원회와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인 정보화추진실무위원회를 두었지만, 실무위원회 간사를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장으로 함으로써 정보화추진 실무를 정보화 주관부처에 맡긴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인의 결정이 아닌 다수인의 합의에 의한 결정이 이뤄지는 위원회가 필요한 이유는 전문성, 대표성, 독립성, 중립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반대로 위원회는 의사결정 지연, 비효율성은 물론 정책결정권자의 책임회피, 통합적 국가행정체계로부터의 이탈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각 부처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민간 전문가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된 것인데, 이런 취지와 달리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미 결정된 사항을 추인하는 것이 아니라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한 토의를 통해 양해와 실행력 있는 합의를 이뤄나가야 한다. 각 부처는 소관 분야가 아닌 국가 정책방향을 염두에 두고 민간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물론 정책결정권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정책을 수립, 집행해 나가야 한다. 혁명, 혁신은 보다 나은 상태로의 질적인 변화이다. 산업혁명도 시민혁명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이 정보화 선도 국가에 이어 디지털 혁명에서만큼은 1등 국가가 되도록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중요한 플랫폼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 설비 충분하고 경기 부진에 덜 써… 폭염에도 전력 ‘넉넉’

    설비 충분하고 경기 부진에 덜 써… 폭염에도 전력 ‘넉넉’

    신고리3호 가동 등 공급 개선… 올 최대 수요 작년과 엇비슷 제조업 가동률 환란 이후 최저… 누진제 개편에도 가정용 제자리 2011년 대악몽 학습효과도 전례 없는 폭염이 닥친 2011년 늦여름. 온 국민은 시시각각 떨어지는 전력 예비율 앞에서 떨어야 했다. 31도가 넘는 이상고온은 9월이 되어서도 좀체 떨어지지 않았고 급기야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대정전(블랙아웃)이 발생했다. 그해 9월 15일 전력 공급 예비율이 5%로 뚝 떨어진 것이다. 당시 최중경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블랙아웃의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야 했다.올해도 연일 31도가 넘는 폭염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6일 대구, 광주 등은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6년 전과 같은 블랙아웃 공포는 없다. 오히려 전기가 남아돌고 있다. 지난달 발전설비 예비율은 34.0%로 14년 만에 성수기(7~8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수기에 설비 예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2003년 7월(30.3%) 이후 처음이라고 전력거래소는 밝혔다. 당장의 전력사정을 보여 주는 공급 예비율도 6일 현재 25.83%다.왜일까. 정부는 우선 ‘공급 확대’를 든다. 최근 1년 동안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 등 전력설비가 대거 확충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신고리 3호기(1.4GW), 태안 화력 9호기(1.05GW) 등 발전소 18기(약 15GW)가 새롭게 가동됐다. 고리 1호기 등 발전기 5기가 폐기되면서 약 2GW 규모가 줄어든 것을 압도한다. 7월 말 기준 설비용량은 113GW로 지난해보다 13GW 늘었다.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6%로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66.4%) 이후 최저 수준이다. 누진제 개편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 완화(11.7배→3배)로 크게 늘 것으로 우려됐던 주택용 전기수요도 1분기 -0.8%, 2분기 0.8% 증가에 그쳤다. 이런 흐름이 7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최대 전력 수요는 84.59GW(7월 12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8월 12일) 85.18GW와 별 차이가 없다. ‘학습 효과’ 덕도 봤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출신의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6년 전 설비가 모자랐던 악몽 때문에 그동안 발전 설비를 많이 지었고 정부가 ‘경계’를 늦추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6년 전 9월 초까지 맹위를 떨치던 이상고온이 9일부터 수그러들자 ‘상황 종료’로 보고 성급하게 설비 점검 등에 들어갔다가 화를 더 키웠다. 손 교수는 “신고리 3호기 등 대규모 발전용량을 갖춘 원전·석탄 발전소들이 최근 1년 새 많이 들어서면서 예비율에 여유가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들의 경기가 좋지 않아 공장 가동률이 별로 오르지 않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정교한 전력수급 계획 마련을 주문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용어 클릭] ■ 전력 예비율 전력의 수급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공급 예비율과 설비 예비율로 나뉜다. 공급 예비율은 발전소에서 실제로 생산한 전력 중 남아 있는 것의 비율이고 설비 예비율은 발전소 고장, 예방 정비, 건설 지연 등에 대비해 가동하지 않는 발전소의 공급 능력까지 계산한 비율이다.
  • 직원 충성도는 ‘임금’이 좌우…10년 근속 4배차

    직원 충성도는 ‘임금’이 좌우…10년 근속 4배차

    한국고용정보원 직장안정성 분석 월 300만원 이상 받는 직장인은 100만원 미만을 받는 직장인보다 10년 이상 회사를 옮기지 않고 근속할 확률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충성도가 임금 수준에 크게 좌우된다는 의미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임금근로자의 직장안정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근로자 1859명을 분석한 결과 10년 이상 동일 직장에서 근무하는 비율은 10.5%로 조사됐다.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은 57.6%였지만 2년 이상은 38.2%, 3년 이상은 28.4%로 1~3년 사이에 급격히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용유지율은 남성과 30·40대,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3년 이상 유지율은 20대가 25.3%로 50대 이상 26.4%보다 낮았다. 30·40대는 31.8%와 33.4%였다. 김두순 고용정보분석팀 전임연구원은 “20대 이하의 3년 유지율이 50대 이상보다 낮은 현상은 초기 노동시장의 빈번한 입·이직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금 수준은 다른 요인보다 고용유지율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100만원 미만은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이 47.7%에 불과했다. 반면 300만원 이상은 77.5%였다. 3년 이상도 각각 20.2%, 50.2%로 격차가 30% 포인트 가량 벌어졌다. 10년 이상 장기근속 비율은 100만원 미만이 6.0%, 300만원 이상이 23.7%로 격차가 4배로 벌어졌다.3년 이내 이직자 중 임금 수준별 자발적 이직자 비중을 분석한 결과 15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70.7%로 가장 높았다. 100만원 미만은 64.5%,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은 66.0%로 더 낮았다. 결국 15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이직하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200만원 이상 250만원 미만은 64.9%, 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은 62.4%, 300만원 이상은 61.1%로 200만원 이상을 받으면 이직하는 비율이 점차 낮아졌다. 김 연구원은 “중소기업 사업주는 우수인력 잔존을 위해 적절한 임금 수준을 담보하는 인사전략 구사를 고려할 수 있다”며 “특히 취업초기의 적절한 보상은 초기 근로자 이탈확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종간 편차도 컸다. 10년 이상 장기간 근속할 비율이 높은 산업은 금융·보험업(24.2%), 제조업(14.1%), 공무원·군인(12.0%)였다. 반면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서비스업은 10년 이상 근속할 비율이 2.9%에 불과했다. 이밖에 숙박·음식점업(5.4%), 교육서비스업(7.6%), 건설업(7.9%),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8.4%),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9.4%)도 10년 이상 근속하는 비율이 10% 미만이었다. 업체 규모별로는 500인 이상 대기업의 10년 이상 근속 비율이 15.9%, 100인 이상 500인 미만 9.8%, 50인 이상 100인 미만 9.2%, 10인 이상 50인 미만 8.5%, 10인 미만 9.5%로 500인 이상 대기업의 근속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직장 규모에 따른 고용유지율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김 연구원은 “대규모 사업체서 장기 고용유지율은 여전히 높을 수 있지만 최소한 3년의 단기 고용유지율 측면에서는 직장의 규모효과가 상당부분 사라지고 있다”며 “100인 이상의 규모가 큰 사업체에서 고용유지율이 크게 약화돼 사업체 규모가 근로자의 고용유지율에 미치는 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용석의 상상 나래] 정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바란다

    [김용석의 상상 나래] 정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바란다

    새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이번 달 8월에 출범시킨다. 위원회는 논의에 머무르면 안 되고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시장을 경기장이라고 가정하면 실제 뛸 선수는 기업이다. 기업을 위해 도와줄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리 기업은 세계 각국의 쟁쟁한 선수들과 경기를 하게 된다. 남들은 이미 많은 훈련을 통해 기량이 앞서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미국의 IBM AI 왓슨이 금융, 의료 등 전문 서비스 분야의 혁신을 주도한다. 구글과 엔비디아가 자율주행 자동차의 실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독일 지멘스는 소도시 암베르크에 세계 최고 지능형 공장을 지어 인더스트리 4.0 구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중국의 많은 기업도 우리보다 앞서 준비해 왔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구호에 얽매여 실현 가능하지 않은 계획을 양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세상의 물결이 올 것이고,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저성장에서 벗어날 기회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바람이 큰 이유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주제로 정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인공지능, 5G 이동통신,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봇, 3D프린팅, 나노기술 등이 핵심인데, 기술의 성숙도가 빠른 것도 있고 시작인 것도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파급력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일반인들도 인공지능의 위력을 인정하게 됐다. 인류의 발전사를 보면 오랜 농경사회를 탈피해 산업사회로, 그 이후에 지금의 정보화사회로 발전해 왔다. 크게 보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진 지능정보화사회라고 보아야 한다. 다른 기술과 융합되면서 산업과 개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을 만큼 커다란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특징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정부 출연 연구소, 대학, 기업의 역할은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기술 확보가 가장 시급한데, 기반 기술과 응용서비스 기술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겠다. 기반 기술은 일종의 플랫폼처럼 많은 활용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정부 출연 연구소, 대기업, 대학이 맡아야 한다. 시간이 걸리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은 인공지능(AI)과 5G 이동통신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로봇, 사물인터넷(IoT) 외에 금융, 의료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크다. 5G 이동통신 기술은 미래 스마트폰, 자율자동차에 중요한 기술이다. 단말, 기지국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모두 국산화해야 한다. 상용화까지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준비하면 된다. 그 외에도 뇌과학, 신소재, 수학 등 기초·원천 연구 분야도 중요한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니 대학, 정부 출연 연구소의 몫이다. 응용 서비스 기술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많은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이 강한 우리 기업의 특성상 집중할 필요가 있는 사업이다. 또한 개인 삶의 질 향상, 공공안전, 에너지, 유통 등에서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야 한다. 시도하면서 실수나 실패도 생길 수 있는데, 정부 과제는 실패를 용인하는 평가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대학에서의 산학협력 활동이 진가를 발휘할 좋은 기회다. 새로운 사업의 원천은 대학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좋은 방법은 프로젝트 학습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실제로 만들어 보게 하면 자신의 경험으로 축적과 동시에 이를 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고, 기존 기업의 차기 씨앗사업으로 제공될 수 있다. 이 분야는 스타트업 육성이 중요 열쇠다. 이들은 중소·중견기업,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규모가 큰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언한 이후 1년 반 이상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열심히 논의해 왔다. 이제는 총론에서 벗어나 각론을 이야기해야 한다.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수립하자.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하자.
  • 무관심이 만드는 ‘저질 지방의원’… 갈 길 먼 ‘파수꾼 민주주의’

    무관심이 만드는 ‘저질 지방의원’… 갈 길 먼 ‘파수꾼 민주주의’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모두 8장의 투표지가 유권자 손에 쥐어진다. 서울 시민이라면 서울시장, 서울시의회의원, 시의회 정당비례, 구청장, 구의회의원, 구의회 정당비례, 서울시 교육감에 이어 개헌투표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기본권, 지방자치권 등을 담은 개헌안 국민투표를 지방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사는 곳의 구청장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마당에 개헌안은 지방선거에서 모든 유권자들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란 플라톤의 정치에 관한 명언이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는 관심을 갖기조차 쉽지 않은 구도가 형성된다. 4년 동안 별다른 견제장치 없이 운영되는 지방의회에 대한 유일한 심판도구가 투표지만 그마저도 주민의 무관심과 무리한 선거제도 등으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지방의회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자치분권의 뿌리지만, 1991년 의원선거로 부활한 이후 내내 지탄의 대상이었다. 한때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불거졌으나 의회의 견제와 감시를 받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앞장서서 의회 필수론을 주장하며 방패막이가 됐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지방의회를 촛불 집회와 같은 파수꾼 민주주의로 바꿀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승진은 좀 어려울지 몰라도 원하는 보직으로 가는 전보는 의원 한마디면 다 되죠. 공무원 인사가 나면 누구는 내가 전보시켜 줬다며 힘을 과시하고 다닙니다.” 한 서울시 공무원의 이야기다. 지방의원들의 인사 개입은 주로 총무과장 또는 행정국장을 통해 이뤄지는데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발효되자 서울시의 전임 행정국장은 아예 전화통화 연결음(컬러링)을 김영란법으로 바꿨다. 일부러 법 조문을 다 들을 때쯤 전화를 받자 의원들의 인사 청탁이 쑥 들어가서 하반기 정기인사 시즌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영란법으로 오히려 인사 청탁이 더 음지로 들어가 은밀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귀띔이다. 인사 청탁은 사실 국회의원들이 먼저 하던 ‘갑질’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의원 백’ 하나쯤 있어야 승진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이미 상식으로 통한다. 국회에서 벌이던 구태와 적폐가 그대로 지방의회까지 이어지는 것을 끊어내고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제를 없애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구본승(43) 서울 강북구의원은 “3년 전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반대한 사람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마당에 한번 폐기된 제도를 되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무공천제보다는 정당 시스템 안에서 지방 정치를 바꾸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많다”고 말했다. 지방의원들의 공천권은 사실상 국회의원들이 갖고 있다. 게다가 지방의원들은 주요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진다. 지역에 밀착해서 생활하는 지방의원들에게 지역구 관리를 맡기는 등 확실한 국회의원-지방의원 간의 상하관계가 자리잡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던 이들도 많다. 처음 지방의회가 부활할 때는 무보수 명예직이었지만, 명예를 노리고 정치판에 뛰어든 지역유지들이 각종 이권 개입으로 처벌되는 등 제대로 역할을 못하자 2006년 유급제로 전환했다. 유급제 도입 이전에는 농업, 상업, 제조업 출신 의원이 많다가 2006년 이후에는 대졸 정당인 출신이 늘어 현재 지방의회 구성원도 법적으로 가능한 겸직을 하지 않는 전업 의원이 약 70%에 이른다. 물난리에 해외 외유(충북도), 예산 편성권을 악용한 땅 투기(대구시), 토지 용도 변경 빌미로 뇌물 착복(서울 성북구), 살인교사 혐의(서울시), 순금으로 의원 배지 제작 등 온갖 추태를 일삼는 지방의회 악의 근원은 결국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정당의 공천제도다. 지방의회 지원과 제도를 맡은 행정안전부 선거의회과 관계자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행안부는 뭐하냐는 의견도 많지만 지방자치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견제가 먼저다”며 “자치분권 시대에 의회에서 조례나 규칙에 따라 정한 일에 건건이 협조 요청을 내려보내면 지방자치가 아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방의회의 구태를 지적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반발은 그럼 국회의원은 모두 자질이 괜찮으냐는 것이다. 물난리 해외 외유에다 국민과 언론을 레밍(들쥐)에 비유한 발언으로 전국구 인물이 된 김학철 충북도의원은 “단돈 10만원의 정치 후원금도 내지 못한 제게도 공천을 주신 분이 계실 때까지는 지방의원이 되는 길은 참으로 어렵고 힘들었다”며 “추경예산 통과시켜달라고 아우성치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예산안 통과되던 날 자리 안 지키고 다 어디 갔나?”며 희생양이 되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충북도의회의 물난리 해외 외유가 여론의 지탄 대상이 됐을 때도 행안부는 유의사항 공문조차 내려 보내지 않았다. 어찌 됐든 도의회에서 제도에 따라 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여러 지방의회에서 순금으로 수십만원 짜리 의원 배지를 만들자 유의사항으로 ‘일반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정도의 가격(예 국회의원 배지 가격 3만 5000원 이하)으로 제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을 뿐이다. 국회의원에서 지방의원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와 같은 먹이사슬 구조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벌써 2년여가 지난 일이긴 하지만 안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시의회의 당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안 의원은 지역향우회 야유회가 열린 부안군 야유회장에서 부안군수에게 노래를 부르면 부안군 예산 100억원을 내려주겠다는 발언과 함께 야당 예결위 간사는 여당 예결위원장과 동급으로 장관들도 굽실거리고 같은 국회의원들도 눈을 맞추려고 한다는 망언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등 오산 시민들의 명예를 처참히 훼손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는 안 의원이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시의원들이 단체로 탄 버스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공천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들이 잘나서 시의원 된 거 아니라고 명심하시기 바라겠어요. 신당에서 잘하겠다는 각오 담은 서약서 준비하십시오”라고 다그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때 안 의원은 오산지역 보육연합회 회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시의원의 아버지가 선출되자 시의원들에게 ‘병신’이란 막말까지 써가며 화를 냈다고 한다. 내년에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지면 지자체 예산이 지금의 2배가 된다는 얘기가 벌써 나온다. 개헌으로 법적 지위까지 공고해질 지방정부를 감시해야 할 막강한 역할을 지방의회가 맡은 것이다. 올 초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는 당시 행정자치부를 찾아 전국 의정비 일원화, 의회 사무직 공무원 인사권,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정치권에서 논의해야 할 요구 사항 대신에 지방의회 자질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의정연수센터 설립과 예산정책지원센터 마련 등을 통해 의회가 전문성을 갖고 지방정부의 예산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말의회, 야간의회, 지역 순회 간담회, 주민의 상임위활동 참여제도화, 유급 시민모니터링제 등으로 국민이 민주주의의 파수꾼이 되어 지방자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지방의회가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지방의회 폐지안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은 “무엇보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괜찮은 인물을 발굴해 공천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스마트폰 두뇌’ 선점하라… 1000만분의1㎜ 나노 전쟁

    ‘스마트폰 두뇌’ 선점하라… 1000만분의1㎜ 나노 전쟁

    과거 가정과 사무실의 개인용 컴퓨터(PC) 산업을 주도했던 것은 ‘286’, ‘386’, ‘486’, ‘펜티엄’(586), ‘펜티엄 프로’(686) 등으로 통칭됐던 중앙처리장치(CPU)의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미국의 거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새 CPU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PC와 반도체를 비롯한 전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은 몇 단계씩 도약했다.PC의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시대가 한층 빠르게 진전되면서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 경쟁이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PC 출하량은 3억 5600만대에서 지난해 2억 7000만대로 23%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은 같은 기간 6억 8000만대에서 14억 9500만대로 219% 급증했다. 이런 이유에서 IT 매체들은 모바일AP 출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5월 외신들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7나노 공정을 사용한 ‘스냅드래곤 845’ 칩셋을 내년 초 공개될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S9에 처음 탑재할 예정”이라고 보도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7나노 공정 칩셋은 기존 공정보다 좀 더 작은 크기의 반도체에 성능은 25~35% 높일 수 있어 스마트폰 등의 ‘고성능·경량화’ 실현이 가능하다. 모바일 AP는 PC의 CPU처럼 모바일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 부품이다. PC CPU와 달리 하나의 칩 안에 주연산 처리를 위한 CPU, 영상 처리를 하는 GPU, 통신용 모뎀, 램메모리 등이 한데 들어 있어 모바일 기기의 성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AP는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이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신체 착용) 기기로도 쓰임새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공간제약이 큰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AP 성능의 핵심은 칩셋 안에 얼마나 많은 기능을 집약해 넣을 수 있느냐다. 이 때문에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회사들은 ‘나노’(nano) 공정의 고도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노 공정은 1㎜의 1000만분의1에 해당하는 1㎚(나노미터)에서 나온 말로,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반도체의 크기가 작아지고 전력 소모가 줄어 성능이 향상된다. 모바일 AP에서 글로벌 최강자는 CDMA 통신의 원조인 미국의 퀄컴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가 세계 시장의 3분의1 이상(36.2%)을 차지한 가운데 대만 미디어텍의 ‘MT’·‘헬리오’ 시리즈(21.5%), 애플의 ‘A’ 시리즈(20.2%),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시리즈(9.8%)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스프레드트럼(6.4%), 하이실리콘(3.1%) 등 중국기업들도 빠르게 상위권과 기술 격차를 줄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A 시리즈를 자사 모바일 기기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만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병행하면서 자사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함께 쓰고 있다. 글로법 업체들은 나노 공정 경쟁 외에 타사 고객사 쟁탈전도 동시에 치르고 있다. 대만 TSMC는 최근 7나노 공정의 퀄컴 스냅드래곤칩 생산 물량 수주를 삼성전자로부터 빼앗아오는 데 성공했다. 미디어텍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메이주에 올해 전략폰 AP를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 AP 생산기업과 단말기 제조사의 관계는 서로 물고 물리는 구조로 엮여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수탁업체’와 ‘고객사’의 관계이지만, 자체 AP 생산능력이 없는 단말기 제조사는 AP 생산기업의 전략에 휘둘릴 수 있다. 스마트폰 완제품 제조업체들이 독자적인 AP를 만들어 내려는 이유다. 실제로 퀄컴의 AP를 쓰던 LG전자는 지난해 인텔에 위탁생산을 맡기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업체들이 특정 회사의 AP만을 100% 쓰지 않는 것은 물량 공급이 불가능한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플은 퀄컴과 칩셋 특허료 지급을 놓고 소송을 벌이면서 퀄컴의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퀄컴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소송에서 반퀄컴 측 참고인으로 참여한다. 거대 IT 공룡기업들에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셈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한·미 FTA 흔들지 말라는 美 소고기 업계 경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크게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근간을 흔들지 말라”는 요구가 미국 소고기 업계에서 나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우리 정부에 한·미 FTA 개·수정을 논의하는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데 따른 강력한 반발이 엉뚱하게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부터 불거진 것이다. 미국 소고기 업계는 “한·미 FTA는 미국 소고기 산업이 한국에서 번창하기 위한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면서 “한·미 FTA의 어떠한 변경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 적혀 있는 문구다. 공세적인 미국의 FTA 개·수정 요구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FTA란 국가 사이의 교역에서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의 산물이다.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나라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국과 미국이 FTA를 체결한 것도 각자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무엇보다 한·미 FTA로 손해만 막심하다는 트럼프의 주장부터가 사실과 크게 다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림축산물의 대미 수출 규모는 7억 1600만 달러(약 8448억원)에 불과한 반면 수입은 10배에 육박하는 68억 5200만 달러(약 7조 7016억원)에 이른다. 미국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대한 무역적자를 말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우리 축산물의 대미 수출액은 3500만 달러(약 393억원)에 그친 반면 소고기를 포함한 미국산 축산물 수입은 10억 3500만 달러(약 1조 1633억원)나 됐다. 보태고 뺄 것도 없는 30배의 역조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의 쇠퇴를 걱정한다. 하지만 이미 올 들어 한국의 대미 무역 수지 흑자는 35%나 급감했다. 반면 우리 농축산업의 경쟁력은 한·미 FTA로 결정적 타격을 입은 이후 활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엊그제 전국한우협회가 미국과 소고기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을까. 이제부터 통상교섭본부는 USTR과 한·미 FTA를 놓고 물러서서는 안 되는 승부를 벌여야 한다. 그럴수록 소고기 업계의 움직임에서 보듯 미국 내부의 ‘한·미 FTA 수혜자’들을 우군(友軍)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 고령화로 10년 뒤 저축률 ‘-’… 집 팔아야 먹고 살 판

    고령화로 10년 뒤 저축률 ‘-’… 집 팔아야 먹고 살 판

    베이비붐 세대 보유자산 많지만 75세 이상 실물자산 팔아 생계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이 고령화로 10년 후에는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집과 같은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팔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계가 많아진다는 의미다.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인구고령화가 가계의 자산 및 부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1% 포인트 증가할수록 가계저축률은 1.076% 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고령층 비중이 2015년 12.8%에서 2030년 24.5%로 상승하면 가계저축률은 같은 기간 8.9%에서 -3.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저축률이 마이너스에 진입하는 시점은 2026년쯤으로 추정됐다. 가계저축률은 가계가 저축하는 돈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일본에서도 고령층이 1994년 13.9%에서 2014년 25.7%로 높아졌을 때 가계저축률은 11.6%에서 -0.5%로 떨어졌다. 조세형 금융시장국 시장정보반 과장은 “(이전 세대보다 많은 자산을 축적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고령층에 진입해도 실물자산을 급격하게 처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7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실물자산 처분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모기지론(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 등 실물자산 유동화 시장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고령화로 ‘제조업 강국’의 위상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에서 제조업 비중은 2009년 기준 28.08%로 OECD 평균(16.05%)보다 훨씬 높은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60.34%로 OECD 평균(70.93%)을 크게 밑돈다. 고령층이 많아지면 의류 등 상품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의료·보건 등 서비스 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강종구 국장은 “저기술 제조업은 수요가 감소하므로 원활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보건·복지업과 사업서비스업은 수요 증대에 맞춰 공급 능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정부 R&D 지원금 빼돌려 개인 빚 갚은 비양심 대표

    연구 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8년간 정부 연구개발(R&D) 비용 26억원을 빼돌린 광학렌즈 제조업체 대표와 전무가 덜미를 잡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복지·보조금 부정신고센터에 접수된 정부 R&D 보조금 부정수급 신고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광학렌즈 제조업체 대표 A씨와 전무 B씨는 2008년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R&D 과제 7개에 참여해 지난해까지 4개 정부출연기관으로부터 34억원의 R&D 비용을 지원받았다. A씨는 이 가운데 26억원을 가로채 개인 빚을 갚고 회사 운영 등에 사용했다. 그는 지인 회사와 짜고 연구 자재를 구매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현금으로 송금했다가 이를 되돌려 받는 이른바 ‘캐시백’ 수법으로 9억 8000만원을 빼돌렸다. 권익위는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A씨와 B씨를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또 권익위는 서울 소재 정보기술(IT)업체의 정부 연구개발비 횡령 등 이와 유사한 유형의 사건 20여건을 신고받아 확인 중에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中 압박 ‘시동’…지재권 침해 조사한다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대중 경제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복수의 미 정부 관료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미 무역대표부(USTR)에 자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의 무역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지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에 철퇴를 가하고자 과거 미국 행정부의 대표적 무역보복 수단이었던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를 통한 무역제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공정 무역행위를 하는 국가의 제품에 징벌관세를 부가하는 권한 등 대통령에 폭넓은 무역보복 조처를 부여한 무역법 301조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뒤에는 사실상 사문화됐다. 하지만 1988년 포괄통상법은 이 301조를 대폭 개정해, 무역대표부로 하여금 각국의 무역 관행을 점검해 무역보복을 실시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슈퍼 301조’로 불린다. 슈퍼 301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3차례(1994∼1995, 1996∼1997, 1999∼2001년) 시행한 바 있다.  슈퍼 301조를 적용하면 미국 정부는 중국의 무역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수 있고, 수개월 내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인상이나 다른 제재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대중 무역제재를 놓고 강온파 사이의 의견 차이가 심해 무역제재 조처가 축소되거나 발표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방안은 1970년대에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대통령에 의해 국가 긴급사태가 선포되면 대통령에게 폭넓은 권한이 부여돼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메이드인 차이나 2025’ 계획에 따라 외국 기업에 핵심기술 이전을 압박하는 중국의 요구를 거부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이 계획은 2025년까지 로봇산업, 반도체, 자율주행차 등 10개 하이테크 제조업 분야에서 대표 기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이들 분야 관련 자국 기업에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 등을 지원하면서 자국 내에 사업체를 보유한 외국 기업에는 핵심기술을 이전하라는 압박을 가해 현지 미국 기업들의 불만이 쌓여왔다.  이런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미국의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를 만나 양국이 무역을 통해 서로 이익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양국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 총리가 미시간 주지사를 접견한 것은 미국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 총리는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스나이더 주지사를 만나 “양국의 공통이익이 ‘불일치’보다 훨씬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건강하고 안정적 미·중 관계를 위해 이해와 상호 신뢰를 높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라지는 대기업 일자리… 영세기업 취업만 늘었다

    사라지는 대기업 일자리… 영세기업 취업만 늘었다

    1~4인 기업 작년보다 14만명↑…취업 늘어도 질 좋은 일자리 미흡 대기업 취업자 수가 약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영세기업의 취업자 수는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 ‘질 좋은 일자리’는 줄고 있다는 방증이다.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올해 2분기 취업자 수는 246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만 5000명 감소했다. 이는 2010년 3분기(-8만 4000명) 이후 27개 분기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대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16만 1000명 증가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종사자 수 1∼4인의 영세기업 취업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분기 987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 7000명 증가했다. 2014년 1분기 19만 6000명 늘어난 이후 13분기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1∼4인 영세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2분기(-21만 8000명) 바닥을 찍은 뒤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대기업 고용 악화는 제조업 부진 여파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1만 6000명 증가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2분기 석 달 상황을 놓고 보면 여전히 마이너스(2만 3000명)다. 반면 자영업자는 지난해 말보다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다. 2분기 자영업자는 567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6만 6000명 늘어났다. 늘어난 자영업자 중 79%(5만 2000명)는 직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들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취업자 수는 늘고 있지만 여전히 질적으로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수출·경기회복 기대감… 상반기 창업 역대 최고

    수출·경기회복 기대감… 상반기 창업 역대 최고

    전기·가스·수도업 226% 급증…60대 이상 창업 가장 큰폭 늘어 올해 상반기 신설법인이 5만개에 육박하면서 2000년 신설법인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중소벤처기업부가 31일 발표한 ‘2017년 상반기 및 6월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설법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161개) 증가한 4만 9424개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수출 증가세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반영된 여파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전기, 가스 및 수도업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전기, 가스, 수도업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6.1%나 급증했다. 제조업은 12.7% 늘었다. 중기부는 “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대감에 전기, 가스, 수도업이 폭발적 증가세를 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도소매, 운수업, 숙박음식업, 출판 등이 포함된 서비스 업종은 서비스 경기 둔화와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법인 설립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전체 창업의 36.1%(1만 7861개)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50대(1만 3039개, 26.4%)와 30대(1만 516개, 17.1%)가 차지했다. 60대 이상이 창업한 신설법인은 481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702개) 늘어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설법인 증가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돼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기록(9만 6155개)을 깰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조업 공장은 멈춰 가고 반도체 수출은 사상 최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호황기를 맞은 반도체 수출 물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조선업과 자동차 등 다른 제조업 분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6%로 전 분기보다 1.2% 포인트 하락했다. 분기 기준으로 2009년 1분기(6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2분기만 따져 보면 외환위기였던 1998년(66.4%) 이후 최저다. 반면 한국은행 무역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393.97로 집계됐다. 2010년 수출물량(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7년 사이 4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327.86)와 비교하면 20.2% 증가했다. 우리나라 수출 물량은 7년간 4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으로 반도체 수출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와 나머지 제조업의 불균형은 심해졌다. 제조업 전체 생산능력지수를 2000년을 100으로 봤을 때 반도체 제조업은 256.5로 2배 이상 올랐지만 조선업 등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105.1에 그쳤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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