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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위의 비극, 바다 위의 욕망

    바다 위의 비극, 바다 위의 욕망

    해상전문 변호사가 되짚는 해운참사 과태료 효력부터 정부 정책 실패까지 ‘세월호·한진해운 파산’ 분석·대안 제시 수년 내 독과점 따른 경제 타격 경고도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을 비롯해 모두 35명이 탄 ‘허블레아니’ 유람선이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침몰했다.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 시신을 수습하고 실종자를 찾아내려 안간힘을 쓴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신간 ´대한민국 해운참사, 내일은 괜찮습니까?´는 허블레아니호 참사로 다시 생각난 우리의 해운참사를 되돌아본다. 해상전문 변호사인 저자가 2014년 세월호 사고와 2017년 한진해운 파산 두 가지 사태를 분석하고, 맹점을 짚은 뒤 대안을 제시한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저자는 세월호 참사 이유로 세 가지를 든다. 우선 선박소유자가 선박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지만, 이윤 추구를 위해 필요한 시정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다. 해양사고를 위한 비상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선박 안전운항을 위한 관리체계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부가 세월호 사고 이후 법을 개정했지만, 저자는 여전히 허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개정한 선원법에는 선박소유자가 선박안전 조치의 필요성을 알고도 묵살하거나 선박의 안전운항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을 때 100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해사안전법을 고쳐 선박소유자가 비상훈련을 하지 않을 때에는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선장이 인명구조를 하지 않고 퇴선할 때에는 무기징역, 선원은 3년 이상 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게 했다. 또 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하고자 안전관리책임자를 규정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사고 직전 1년 동안 139회에 걸쳐 모두 29억 6000만원의 초과운임을 취득한 점을 돌아볼 때, 1000만원의 벌금과 500만원의 과태료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안전관리책임자를 두도록 한 규정도 사실상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해 효력을 발휘하긴 어려워 보인다.저자는 이를 위해 개정법에서 ‘선박의 안전운항 및 오염방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이´로 추상적으로 규정한 안전관리책임자를 국제안전관리규약(ISM Code)에서 명기한 대로 ‘최고경영자(선박소유자)에게 안전관리 문제를 직접 보고하는 이´로 구체화해 선박소유자에 관한 책임 소재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해운참사 사례로 꼽은 한진해운 파산은 지금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한진해운은 전 세계 컨테이너선(정기선) 업계 7위로, 전 세계의 90여개 항만을 다니며 74개 서비스 노선, 연간 500항차 이상 운송서비스를 공급했다. 한진해운 파산 이유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영진 잘못 등이 흔히 꼽힌다. 그러나 저자는 그 뒤에 정부의 정책 실패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IMF 사태 이후 제조업 중심으로 적용했던 부채 비율을 무리하게 해운업에 적용해 경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저자는 금융당국이 국적선사에 25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외국 선사에는 124억 달러를 지원하며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특히 이 문제의 핵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고자 펼친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한다. 법인이 세운 물류 자회사를 뜻하는 ‘2자 물류 자회사’와 같은 특수 관계에 있는 법인 매출액이 30% 이상일 때 증여세를 부과하는데, 재벌은 이 맹점을 피해 오히려 몸집을 불렸다. 2자 물류 자회사가 계열사 물량을 줄이지 않은 채 다른 중소형 물류회사의 물량을 덤핑으로 흡수하면서 2자 물류 자회사가 해운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점하게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2자 물류 자회사에만 부과하는 조세외적 부담금과 국적선사를 이용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신설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현재 전 세계 대형 원양컨테이너선사는 저가격을 내세워 중소 컨테이너선사를 고사시키는 치킨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저자는 이 상태대로라면, 이들이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는 2020년 이후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 경고한다. 실제로 과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남미 항로에 선박을 투입할 때 운임은 200달러 수준이었지만, 철수한 이후 운임이 현재 2000달러로 올랐다. 책은 보고서 형식인 데다가 여러 전문용어 때문에 다소 읽기 어렵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법안의 맹점, 그리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후폭풍을 비롯해 대안을 잘 짚어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광장]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미중 무역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미중 무역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미중 무역전쟁이 벌써 1년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3월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신호탄으로 양국은 보복과 보복이 꼬리를 물면서 피 튀기는 백병전에 돌입했다. 미국의 보복관세 발효에서 시작된 공격은 기술, 정보기술(IT), 안보, 환율, 동맹국, 문명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양측 모두 생명줄을 끊어 놓겠다는 살기가 가득하다. 패권국가와 신흥 강대국이 부딪치는 전형적인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무역전쟁 개전 초기 대부분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기 항복을 예상했다. 미국 시장에서 먹고사는 중국 경제구조의 취약성과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불과한 대미 경제력 등을 고려한 추론이었지만, 이번 싸움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바로 정치전쟁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패권 유지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칼을 빼어든 것이다. 반면 중국은 공산당 지배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경제가 망가져도 중국 공산당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세계 최강의 국가를 꿈꾸는 중국으로선 미국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본때를 보여 줘야 장기적으로 중국에 유리하다’는 예방전쟁의 논리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대중 전략은 중국을 국제경제 분업 체제에서 하청공장쯤으로 생각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승인한 이유는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과 광대한 시장을 이용해 미국의 일극 패권과 자유무역 체제를 유지하려는 계산이 컸다. 하지만 GDP 2위 국가로 떠오른 2010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전략적 목적은 중국의 대국굴기를 저지하는 방향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로 아시아 회귀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은 어떤가. 고작 인건비나 따먹는 하청공장 신세에 만족하지 않았다.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을 꿈꾼 것이다. 중국 국무원이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25년까지 제조업 강국 대열에 진입하고, 2035년까지 선진국과 어깨를 견주며, 신중국 100주년인 2049년 세계 최강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을 꺾고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것을 국가 목표로 정한 것이다. 이런 중국을 향해 트럼프가 포문을 연 것이 바로 이번 무역전쟁이다. 중국이 첨단제조업 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 일대일로 프로젝트, 정보기술 산업 등의 급속한 발전으로 G1인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을 막는 것이 국가 목표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앞으로 20~30년 동안 지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이미 경제적 합리성에서 벗어난 양국의 무역전쟁이 단기적으로 봉합되거나 일시적으로 합의점을 찾더라도 장기적인 패권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중 양국이 한국 무역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무역전쟁의 여파는 우리로선 감당하기 힘든 파고다. 당장 수출이 급락하고 있고, 경상적자는 7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경제성장률 목표(2.4%)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경제 역시 직격탄을 맞고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내년도 세계경제가 4500억 달러(약 530조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의 국익은 분명 미국이나 일본과 다르다.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경제협력국인 중국 사이에서 있는 만큼 사생결단식 싸움을 냉철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독일처럼 기업의 이익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세상의 관점을 하나로 보면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독재 체제의 전쟁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은 위험하다. 미중 무역전쟁은 본질적으로 양국의 정치적 패권전쟁이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도식적인 진영 논리를 앞세워 특정 국가에 줄을 서라는 일각의 주장은 참으로 단견이다. 군사 동맹국 미국과 최대 경제협력국 중국 사이에 놓인 우리의 앞날은 험난하다. 우리는 동북아 중견국으로서 숙명적인 지정학적 딜레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경제 발전을 토대로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종합적인 사고로 보다 냉철하게 국익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oilman@seoul.co.kr
  • 中 ‘희토류 수출 중단’ 히든카드, 무역전쟁에 약 될까 독 될까

    中 ‘희토류 수출 중단’ 히든카드, 무역전쟁에 약 될까 독 될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0일 미중 무역협상 중국측 수석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를 대동하고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에 있는 장시진리융츠커지(江西金力永磁科技·JLMAG)공사를 전격 방문했다. 시 주석이 찾은 JLMAG는 레이더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용 희토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시 주석은 “희토류는 중요한 국가 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류 부총리와 함께 이곳을 시찰해 희토류가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직접 밝힌 것은 희토류를 무역전쟁에서 보복 카드로 쓸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의 대미 보복 수단으로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 소속 매체 샤커다오(俠客島)는 시 주석이 JLMAG를 시찰한 다음날인 21일 그의 전날 행보에 담긴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92년 남순(南巡)하며 장시성을 방문했을 때 했던 이 말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80% 안팎을 유지하는 중국이 ‘언제든지 희토류를 보복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대외 시위용 메시지인 셈이다. ‘희귀한 흙’이라는 뜻의 희토류(稀土類)는 화학원소 번호 57~71번에 속하는 란타넘(La)부터 루테튬(Lu)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에다 스칸듐(Sc)·이트륨(Y)을 더한 17개 원소를 총칭한다. 이들 원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건조한 공기에서도 잘 견디며, 열 전도율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특이하게도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 소량으로도 기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덕분에 액정표시장치(LCD)와 발광다이오드(LED),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 렌즈, 태양전지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 핵심 분야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을 만큼 현대 산업의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원자재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페인트, 배터리, 형광체와 광섬유의 필수 요소다. 방사선을 막는 효과도 우수해 원자로 제어제로도 사용된다. ‘첨단산업의 비타민’, ‘녹색산업의 필수품’이라 불리는 이유다. 희토류는 이름과 달리 매장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다만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곳이 한정적이고 분리와 정제, 합금화 과정이 어려운 탓에 생산량은 그리 많지 않다. 중국과 호주, 브라질 등 소수 국가에만 생산이 편중돼 있으며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미국의 희토류 수입은 업계 수요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손’이다. 특히 2014~2017년 미국의 희토류 대중 의존도는 80%에 이르렀을 정도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미중 상호 의존도가 높은 까닭에 희토류는 미국의 관세폭탄을 비껴간 품목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자국 필요에 따라 희토류에는 25%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주목할 점은 미국도 세계 2~3위권의 희토류 생산국이라는 사실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희토류 생산량은 중국이 12만t(세계 72%)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그다음은 호주(2만t·12%), 미국(1만 5000t·9%), 미얀마(5000t·3%), 인도(1800t·1.1%) 등의 순이다. 국가별 매장량도 중국은 4400만t(세계 37.9%)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브라질·베트남(이상 2200만t·18.9%), 러시아(1200만t·10.3%), 인도(690만t·5.9%), 호주(340만t·2.9%), 미국(140만t·1.2%) 등이 따른다. 중국이 매장·생산량 모두 압도적인 만큼 중국산 대체 수입국을 찾기도 쉽지 않다. 블룸버그는 “중국산 희토류 수입이 줄어든다면 미국이 부족분을 채울 수는 있겠지만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군다나 선진국들은 희토류가 있어도 채굴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다른 광물과 뒤섞여 채굴 비용이 비싸고 환경오염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5년 희토류 정련업체 몰리코가 파산보호신청을 한 뒤 희토류 정제 공장이 한 곳도 없는 탓에 희토류가 미중 무역전쟁 판도를 뒤흔들 하나의 카드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미국은 희토류 확보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화학기업 블루라인은 호주 라이너스와 손잡고 텍사스주에 미 최초의 희토류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라이너스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 업체다. 호주 서부에서 채굴한 광물을 말레이시아 등으로 보내 추출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블루라인은 라이너스로부터 추출 작업이 끝난 희토류를 사들여 추가 가공한 다음 자동차 및 전자제품 제조업체에 공급해 왔다. 중국에서 희토류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최소한 미국에서 이를 가공할 수 있는 환경만이라도 조성해두면 다른 국가에서 공급받은 희토류를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존 블루멘털 블루라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유일의 희토류 공장이 될 새 공장이) 미국과 전 세계에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가 미국에 얼마나 먹힐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실제로 중국은 이 카드를 사용해 성공한 선례가 있다.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접근한 중국 어선과 일본 경비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중국인 선장이 일본에 억류되자 중국은 보복 조치로 일본에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맞섰다. 큰 타격을 받은 일본은 중국인 선장을 석방하며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중국의 희토류 카드는 그만큼 강력한 위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희토류 생산업체 몰리코프 미네럴스가 에스토니아 희토류 생산업체 사일멧을 인수해 수입처를 다변화했고, 일본의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 등은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뮴(Nd)을 사용하지 않는 고성능 모터 개발에 착수했다. 희토류 무기화로 국제적인 신뢰도 잃었다. 미국과 일본 등의 제소로 2014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조사해 최종 협정 위반으로 판정했다. 유진 골츠 텍사스대 경제학 교수는 “중국의 희토류 지렛대가 2010년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중국의 위협에 성급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1973년 석유파동과 같은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은 느슨한 환경규제 덕분에 추출과 정제 과정이 비교적 손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희토류 생산에 우호적인 환경도 그만큼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생산량이 세계 1위지만 중국 역시 첨단산업에 막대한 희토류가 필요한 만큼 2025년이 되면 희토류 순수입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희토류의 일부 종류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매장량이 풍부하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발견돼 미 기업들은 여러 방법으로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줄여 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희토류는 석유 등 다른 원자재와 달리 지속적으로 공급할 필요성이 적고 제품 원자재로서 소량만 필요하며, 미국은 이미 희토류를 상당량 비축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꺼내 든 (희토류) 카드는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 “자동화로 女일자리 타격… 2030년까지 1억명 전직 압박”

    기술 발달에 따른 자동화로 2030년까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여성이 전 세계 1억명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인도, 일본 등 10개국을 조사한 결과 사무직·서비스직 등에 종사하는 여성 1억 700만명이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화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자동화의 여파가 주로 제조업에 종사하는 남성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존 관측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MGI는 2030년까지 여성들을 위한 1억 7100만개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헬스케어 등 여성이 종사하는 직업군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다만 전직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취득해야 하는데 육아와 가사 등 무임금 노동이 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쾌적한 업무환경 갖춘 한강신도시 지식산업센터 ‘디원시티’ 분양

    쾌적한 업무환경 갖춘 한강신도시 지식산업센터 ‘디원시티’ 분양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로 시작된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키워드가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사업체 초과근로시간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군에서 300인 이상 사업체는 0.7시간 감소, 300인 미만 사업체는 1.2시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 산업군 대비 지식산업센터의 주 입주 업종인 제조업의 초과근로시간이 약 8.5시간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근로시간이 긴 만큼 사업주들이 지식산업센터 내 편의시설이나 휴게공간 등의 업무환경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근로자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업무공간을 제시하는 지식산업센터 ‘디원시티’가 최근 분양에 들어가 눈길을 끈다. 경기도 김포 구래동에 조성되는 ‘디원시티’는 경기도 김포시 구래동에 지하 4층~지상 10층, 지식산업센터 397실, 상업시설 90실, 기숙사 180실 규모로 들어선다. 시공은 1군 건설사 대림산업이 맡는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세련된 외관과 특화 설계를 통해 쾌적한 업무공간과 휴게시설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디원시티’의 업무공간인 ‘디원시티 타워’는 층고 12m의 고급스러운 로비와 이용자에 맞춘 크기의 소·중·대 회의실, 접견실을 비롯해 휴식공간인 옥상정원을 설계해 근로자들의 쾌적한 근무 환경에 신경 썼다. 더불어 4면이 개방된 상업시설과 문화거리를 함께 구성해 근무지가 삭막한 공간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썼다. 근무 환경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접근성 또한 높다. 내달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양촌역과 약 350m(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역세권에 포함된다. 김포도시철도를 이용한다면 김포공항까지 약 29분, 수도권 지하철로 환승해 1시간 이내로 홍대입구역, 서울역, 여의도역에 닿을 수 있다. 광역 교통망도 우수하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대곶IC가 단지 인근에 있으며 순환고속도로를 바탕으로 수도권 물류 이동이 편리하며 인천국제공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수출입에도 유리하다. 그리고 서울과 같은 과밀억제권에서 이주 시에는 4년간 법인세가 100% 감면되며 2019년 말까지 입주하는 기업에게는 취득세 50%, 재산세 37.5%가 감면돼 신사옥 마련에 부담이 적다. ‘디원시티’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되며, 홍보관은 김포시 김포한강9로75번길 이너매스한강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가야 일어나렴” 숨진 새끼 포기 못하는 어미 돌고래 포착

    “아가야 일어나렴” 숨진 새끼 포기 못하는 어미 돌고래 포착

    슬픔은 사람 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증거 자료가 세상에 공개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인디언쇼어스 인근 바다에서 어미 돌고래 한 마리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자신의 새끼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안타까운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현지 한 카누 제조업체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한 이 영상은 돌고래 역시 사람처럼 가족이나 동료의 죽음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는 가설에 추가적인 증거를 더하는 것이다.42초분량의 영상에서 어미는 새끼가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지 계속해서 죽은 새끼의 몸을 수면으로 띄우기 위해 노력한다. 또 이를 곁에서 보던 또다른 돌고래도 돕는 행동을 보인다.이에 대해 영상을 공유한 업체 측은 “마음이 아파 보기가 힘들었다”고 밝히면서도 “어미 돌고래는 아직 죽은 새끼를 놔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조사 없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영상 속 새끼 돌고래는 어느 보트에 치여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 돌고래가 헤엄치는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배와 부딛히지 않으리라 생각하지 마라”면서 “새끼는 어미만큼 빨리 헤엄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번 영상처럼 동물들 중 특히 수생 포유류 사이에서는 이번 영상처럼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지난 수년간 여러 연구를 통해서 확인됐다. 예를 들면, 지난해 ‘동물학 저널’(journal Zoology)에 발표됐던 한 연구논문에서는 여러 종의 돌고래와 고래들로부터 죽은 개체에 대해 이런 관심적인 행동이 나타난 사례 78건이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돌고래들은 다른 고래들보다 이런 감정적인 행동을 18배 더 많이 드러냈다. 이들 돌고래는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새끼뿐만 아니라 독립 시기가 다가온 아성체에 대해서도 이런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동물의 세계에서 이번 영상 속 사례와 같은 행동을 보이는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떤 동물들은 죽은 개체로부터 반응을 유도하거나 심지어 되살리기 위해 이런 행동을 보이는데 이는 강한 애착에 의해 유발된다고 이들 연구자는 추정한다. 사진=시 스루 카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미국적 풍경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미국적 풍경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경제의 선두에 나섰다. 1920년대 미국의 경제적 번영을 이끈 것은 자동차 산업과 전기제품 산업이었다. 자동차 생산은 1900년 미국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됐는데 불과 30년 만에 제조업 1위로 올라섰다. 전기제품 산업도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전기가 가정의 동력이 되면서 이전 세기에는 상상조차 못 했던 라디오, 전기 청소기, 냉장고 같은 제품들이 가정에 침투했다. 대중은 소비문화로 달려갔고 자동차, 재즈, 영화, 단발머리 신여성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20년대’를 낳았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갑작스런 부에 도취해 비틀거리는 사회에 대한 환멸을 드러낸다. 미술가들도 당대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애썼다. 거대한 공장과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기계, 마천루가 빚어낸 인공적 풍경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가? 찰스 데무스는 “그렇다”고 말하는 것 같다. 꽃 정물, 서커스 장면 같은 감각적 소재를 수채화로 그리던 세련된 아방가르드는 사십 줄에 접어들자 좀더 묵직한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데무스는 1935년 쉰두 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십 년 남짓 자신의 고향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의 모습을 그리는 데 힘썼다. 랭커스터는 19세기 후반부터 철강, 주물 산업이 발달한 공업도시였다. 이 그림은 공장 건물을 소재로 한 일곱 점의 연작 가운데 하나다. 벽돌 빌딩 위에 검은 수조가 있고, 앞쪽에도 빨간 저장 탱크가 서 있다. 로켓 형태의 수조와 저장 탱크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치솟은 모습은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구조물들은 단일한 색의 평면이 아니라 농담이 다른 여러 조각의 도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도형들이 구조물의 세부와 음영을 표현한다. 큐비즘도 이처럼 조각난 도형을 사용하지만, 큐비즘의 도형은 사물을 해체하는 데 반해 이 그림의 도형은 사물을 더욱 견고하고 매끄럽게 만든다. 데무스의 그림은 오랫동안 미국의 산업 발전에 대한 찬가로 해석됐지만, 과연 그럴까? 이 그림 속 공간은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인적 없는 건물 사이로 탐조등이 어지럽게 방향을 바꿀 뿐이다. 한 치도 빈틈없는 풍경이 풍기는 냉랭한 아름다움.
  • 기업 3곳 중 1곳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아

    지난해 기업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중은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로 치솟은 것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은 32.3%로 집계됐다. 전년의 28.3%보다 4.0% 포인트 뛰었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모두 악화됐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은 4.2%로 전년(9.9%)보다 5.7% 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같은 기간 9.8%에서 4.5%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액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6.9%로 전년(7.3%)보다 하락했다. 기업들이 물건 100원어치를 팔아 세금을 빼고 거둬들인 이익이 7.3원에서 6.9원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다만 기업의 안정성을 보여 주는 부채비율은 91.5%로 전년(95.7%)보다 하락하며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미중 고래싸움에… 한국 울고 베트남 웃고

    ‘관세 피해 中기업 이전’ 베트남은 호황 미중 무역전쟁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 등이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 20개국(G20) 상품 교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국의 수출은 1386억 달러(약 163조원)로 전 분기와 비교해 7.1% 감소했다. G20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수출이 중국과 미국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반도체 가격 급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과 상황이 비슷한 일본도 수출이 2.3% 감소하는 등 무역전쟁의 파고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 중소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베트남 내 경제특구는 미국의 관세를 피해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중국 기업으로 호황을 맞고 있다. 중국에서 3명을 고용할 임금이면 베트남에서는 5명이 일할 수 있다고 중국 기업가들은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선전시 정부가 베트남 북동부 하이퐁 지역에서 운영하는 중·베트남 경제무역협력구다. 이 경제특구는 지난해 초까지 입주한 중국 기업이 5곳에 불과했지만 무역전쟁 발발 이후 전자부품·기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 16곳이 이주했다.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기를 원하는 중국 기업의 숫자는 무역전쟁 이후 무려 8배나 늘어났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불만은 지난 2일 폐막한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도 표출됐다. 무역전쟁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성토는 미국의 기대에 어긋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분석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전통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중국은 8년 만에 참석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개막 연설에서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촉구하며 화웨이의 안보 위협에 대해서도 과장됐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국방장관도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부채 함정 외교’라고 하는 미국의 경고가 지나치다며 모든 사람들이 무역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 선제 규제 완화로 창업붐 일으켜야”

    제조·서비스업 신기술 조속 적용에 성패 신산업 창출 실패땐 성장률 더 낮아질 것 ‘3저’(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늪으로 빠져드는 한국 경제를 끌어올리려면 단기적으로는 적극적 재정·통화 정책,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제적인 규제 완화로 신산업과 창업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빠르게 진행 중인 경기 하강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이른바 ‘뉴 노멀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4일 “경기 하강을 그대로 놔두면 경제 전반에 충격이 커질 것”이라면서 “저성장으로 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재정·통화 정책을 확장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도 “금리를 한 번 정도 낮춰야 한다”면서 “이미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로 꼽힌다. 일본 소니의 경우 최근 게임과 소프트웨어(SW)로 부활했지만, 1990년대 이후 사업 구조 변경 과정에서 제조 부문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통하기도 했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경제는 물론 사회가 단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 못지않게 저성장 국면에서 ‘수비수’ 역할을 할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식어 가는 성장엔진의 온도를 다시 올릴 수 있는 대책을 선제적으로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태진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는 “성장의 근원적 동력은 기술이 바탕이 된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쟁력이고, 이런 신기술을 얼마나 빨리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른다”면서 “각종 규제로 신기술이 산업에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젊은층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없애 줘야 경제가 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GPS 안전모드까지 무장해제시키는 ‘대테러 드론’ 기술 나왔다

    GPS 안전모드까지 무장해제시키는 ‘대테러 드론’ 기술 나왔다

    최근 들어 공원이나 넓은 공터에서 드론을 날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관성항법센서와 GPS 수신기가 경량화되고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드론이 보편화되고 소형화되면서 레저용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의 크기에 따라 택배 배달용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문제는 드론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범죄나 테러용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연구진이 GPS 신호 교란으로 드론을 다른 장소로 납치해 제거할 수 있는 대테러 안티 드론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팀은 위조 GPS 신호를 이용해 드론 위치를 속여 드론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전자보안 분야 국제학술지 ‘ACM 트랜잭션 온 프라이버시 앤 시큐리티’에 실렸다. 드론이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사유지와 주요시설 무단 침입, 테러나 범죄에 사용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항 같은 주요시설에서 활용되는 안티 드론 시스템은 방해전파나 고출력 레이저를 쏘거나 그물로 포획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폭발물이나 무기를 장착한 드론의 경우는 주요시설물이나 군중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의 기술로는 드론을 못 움직이게 하거나 그자리에 추락시키는 것인데 이 때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위조 GPS 신호를 이용해 드론 위치를 속여 드론을 하이재킹하는 안티 드론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도 GPS 신호를 교란시키거나 위조해 정해진 위치나 경로를 이탈시키는 기술이 있지만 GPS 안전모드가 활성화되면 적용하기 어렵다. GPS 안전모드는 드론이 위조 GPS 신호로 신호가 끊기거나 위치 정확도가 낮아지면 발동되는 비상모드로 드론 모델이나 제조사에 따라 제각각이다. 연구팀은 주요 드론 제조업체의 드론 GPS 안전모드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드론 GPS 작동 분류체계를 만들어 유형에 따른 드론 납치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번에 만든 시스템은 거의 모든 형태의 드론 GPS 안전모드를 포함하고 있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4종의 드론을 이용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미세한 오차범위 내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드론을 안전하게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김용대 교수는 “대부분의 드론은 GPS 안전모드를 갖추고 있어 위조 GPS 공격에 안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우회가 가능하다”라며 “이번 기술은 드론의 GPS 안전모드를 무력화시켜 불법 드론 비행으로 발생하는 항공업계와 공항의 피해나 테러 위협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분기 성장률 -0.4% ‘역성장’…국민소득도 -0.3%

    1분기 성장률 -0.4% ‘역성장’…국민소득도 -0.3%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또 전분기 대비 -0.4% 성장은 2008년 4분기(-3.2%) 이후 41분기 만의 최저치다. 국민총소득(GNI)도 전분기대비 -0.3%를 기록해 40분기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55조 810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집계됐다. 실질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0.4%)보다 0.1% 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7%다.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된 것은 3월 경제활동 자료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건설투자와 총수출은 더 부진했고 설비투자는 덜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성장률을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 4.7%, 서비스업 0.8%, 건설업 -1.0%, 제조업 -3.3% 등이다. 제조업은 컴퓨터와 전자·광학기기,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업이 주로 늘었다. GDP의 지출항목별로 보면 설비투자(-9.1%)와 건설투자(-0.8%), 수출(-3.2%), 수입(-3.4%) 등 투자와 무역 부문에서 부진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수출이, 기계·장비와 원유·천연가스의 수입이 주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 장비가 모두 줄었다. 반도체 수출 물량이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1분기에 완전한 회복세에 들어서지 못 한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지출항목별로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각각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GDP의 다른 지출항목들은 민간소비 0.1%, 정부소비 0.4%, 지식재산생산물투자 1.3%, 재고증감 0.3%다. 민간소비는 의료 등 서비스는 줄었고,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늘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지출이 많았다. 잠정치 발표에서는 속보치 때 없던 국민총소득(GNI)이 공개됐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실질 GNI는 452조 603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다. 총저축률은 34.5%로 전분기 대비 0.9% 포인트 하락했다. 총투자율은 30.7%로 전분기 대비 0.7% 포인트 줄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中, ‘美 유학 경계령’… 무역갈등 교육 분야로 확산

    외교부도 “美가 인문 교류 방해” 비판 美, 中 유학생 비자 기간 단축 11일 시행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 교육 당국이 3일 ‘미국 유학 경계령’을 발효하면서 양국의 무역갈등이 교육 분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이날 미국 유학 비자 발급 등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2019년 제1호 유학 경계령’을 발효했다. 교육부는 “최근 미국 유학 비자 발급과 관련 일부 유학생들이 제한을 받고 있다”며 “유학생들은 비자 심사 기간이 연장되고, 비자 유효 기간이 축소되거나 비자 발급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미국은 유학을 포함한 중미 간 정상적인 인문 교류에 불필요한 방해로 양국 교육계와 유학생들의 반발을 샀다”고 비판했다. 후시진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교육부의 경고는 미국이 최근 중국 유학생을 상대로 제기한 차별적 대우에 대한 반응이자 미국이 일으킨 무역전쟁에 대한 응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경계령 발효는 최근 미국 정부가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에게 지난 5년간 사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기록을 조사하는 등 유학 장벽을 높인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인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해외 유학생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인 31%를 차지하며 지난 3월 기준 36만 9364명의 중국 유학생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기 미국 유학 비자를 발급받는 데 3∼6주가 걸렸던 데 비해 현재는 8∼10주로 늘어나는 등 중국인 유학생들의 미국 비자 발급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조치를 내놓았는데, 이는 오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갈등에 새우등 터진 한국 “외교부 내 전담조직 검토”

    국정원 종합 대응책은 역부족 판단 향후 경제·안보부처 합류 가능성도 미중 간 갈등이 안보·환율·금융 분야로 확대되면서 외교부가 미중 관계를 전담하는 조직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중 경쟁구도가 장기화되고 한국이 미중 사이에 끼는 구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3일 “미중 관계를 전담하는 부서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작업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외교부의 북미국, 동북아시아국, 양자경제외교국 등의 구성원이 모여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경제·안보부처에서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외교부 내 담당자가 있고 국가정보원에서 해당 연구를 진행하지만 종합 대응책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미중 갈등은 최근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큰 틀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부딪히는 모양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팽창을 통해 자신을 선택하도록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있다”며 “미중 경쟁 구도는 이번 세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중은 지난 1일부터 서로 추가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를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렸고 중국은 첨단산업 원자재인 희토류를 보복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환율전쟁 우려에 미국이 중국 자본을 규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보 분야에서 미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 세력을 견제하고 중국은 대만을 분리해 대하는 미국에 불만을 표출 중이다. 한국은 표면적으로 미중 간 중립을 지키면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출 대상 1,2위인 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째 뒷걸음질이다. 수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미국의 관세보복에 따라 중국 소재 한국 공장을 이전하려는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대표적인 중장기 전략은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통한 외교 및 무역 다변화다. 같은 이유에서 포괄적·점진적으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일본 등 11개 회원국이 참여한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중의 요구에 중립을 지키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한다면 현명한 게 아니다”라며 “일본은 미국과 밀착하면서도 미국의 양해를 전제로 중일 관계를 복원해 미래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바닥 안 보이는 수출… 경상수지 83개월 흑자행진 멈추나

    바닥 안 보이는 수출… 경상수지 83개월 흑자행진 멈추나

    “반도체·中에 의존하는 구조 개선해야” 정부,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거론 “외국인 배당 집중 때문… 일시적 현상”4월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5월에도 수출이 쪼그라들었다. 벌써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정부는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영향권에 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9.4% 감소한 459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8.3%였던 수출 감소율은 4월에 -2.0%로 줄었다가 다시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수출 물량은 0.7% 늘어 4월(2.3%)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한 게 위안거리다. 수출 감소가 물량보다는 단가 하락(-10.0%)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단가가 오르면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올 들어 단가가 급락한 반도체의 수출 감소율이 -30.5%에 달해 4월(-13.7%)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중국(-20.1%)과 유럽연합(EU·-12.6%)으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대미 수출은 자동차와 가전에 힘입어 6.0% 증가했다. 5월 수입은 1.9% 줄어든 436억 4000만 달러였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2억 7000만 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는 8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규모는 1년 전(62억 3000만 달러)보다 63.5% 급감했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달 3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녹실회의에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5일 공식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이례적이다.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경상수지는 무역수지와 서비스, 자본 등 무역외 수지를 합친 개념으로, 2012년 5월 이후 지난 3월까지 8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해 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배당이라는 일시적 현상 때문”이라며 “무역수지는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의 수출 약화와 대외 교역환경 악화, 노동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실 영향으로 당분간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과 반도체에 의존했던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서비스업 생산성 등을 키워 무역 흑자 대부분이 제조업에서 나오는 불균형도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서울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우리는 여전히 ‘미확인 화학물질’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미확인 화학물질’과 함께 살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세월호 참사와 함께 사회적 참사로 규정돼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해당 사건들을 관리하며 피해자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사회적 ‘참사’라는 단어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본질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는지 의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참사’(慘事)란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이 단어에는 슬프고 참혹한 일을 발생시킨 ‘가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독성 위험물질을 개발하고 유통한 대기업 및 유통 회사들의 적극적인 조작과 은폐, 이를 예방할 책임이 있는 관계 당국의 중대한 과실에 의해 발생한 ‘가해자’가 분명히 존재하는 사건이다. 참사의 원인과 진실이 아직까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습기 살균제를 대대적으로 유통판매한 기업들이 그 책임을 전면 부정하는 데 있겠지만, 필자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원인미상의 사회적 ‘참사’로 접근하려고 했던 우리 사회의 소극적인 인식과 태도에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본다. 기업과 정부가 안전한 것이라고 신뢰를 주었던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을 일반 국민 개개인의 노력으로 사전에 회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들이 가습기 살균제로부터 받은 피해는 단지 소비자로서 잘못 선택한 결과에 따른 것이 아니다.●참사 원인 분명히 밝히고 가해자 처벌해야 따라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다수 기업과 정부가 위법 행위를 하고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극단적인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타살’로 다시 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참사의 원인과 가해자를 분명하게 밝혀내고 그에 합당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사회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들과 이를 사실상 방치한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관련 규제가 없었으므로 법적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실제 피해자들은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부분 패소했다. 법원은 “당시 관계 법령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자에게 스스로 안전을 확인해 신고하도록 강제할 근거가 없었고, 살균제 성분이나 유해성을 확인할 의무나 제도적 수단이 없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왔다. 물론 최근 들어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이 객관적으로 밝혀지고 법률지원단 변호사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의 노력 끝에 기업 책임이 일부 인정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충분한 손해배상 금액은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정부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다. 오늘날같이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한 해에도 수백종의 새로운 화학물질이 생산되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새로운 물질이라는 점에서 위험성에 대한 연구나 법적인 규제가 사전에 마련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결국 국민들이 또다시 새로운 위험 물질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향후 제2, 제3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또다시 위험 물질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정부는 해당 물질을 규제하고 보상안을 마련하겠지만 그것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볼모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시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는 그의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새로운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해 이득을 얻는 기업과 사람들이 그 물질이 유해하지 않다는 점을 사전에 증명해야 하는 ‘사전주의 원칙’을 법과 제도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국민 안전 영역, 국가가 적극 나서라 유럽연합(EU)은 이미 2007년부터 화학물질에 대한 새로운 규제인 ‘리치’(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sation & Restriction of Chemicals)를 시행하고 있다. 이 규제는 위험성이 확인되지 않은 화학물질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하고 위험성 확인을 위한 비용을 그 물질을 사용해 이익을 얻는 기업이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EU는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한 삶을 위한 필수 제도로 해당 규제를 과감히 선택한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세균·곰팡이를 제거하는 살균제, 파리·모기를 제거하는 살충제 등 살생물 제품은 안전성이 입증돼야만 시장 유통이 허용되고 원인 물질을 제조·수입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도록 했다. 기업에 사전주의 원칙에 준하는 책임을 일부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살충제 등 외형적으로 위해성을 인식할 수 있는 제품에만 국한해 해당 법을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가 제2, 제3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는 안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사전주의 원칙을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영역에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국가가 피해자 평생 관리해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은 피해자 보상 기간을 기본 5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5년 단위로 피해자 건강 상태를 평가해 그에 대한 보상 및 지원 범위를 다시 결정한다는 취지다. 평가 기준은 철저하게 현재 의학적으로 규명된 신체적인 피해에 국한되어 있다. 그런데 필자가 전국의 수많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본 경험에 비춰 보면 5년 단위로 피해자의 신체적 건강 상태를 평가·관리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 2018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정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폐질환 및 천식 이외에도 급만성 상세불명의 기관지염, 급성 비인두염, 급성 후두염 등의 상기도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 신장 질환, 자가면역 질환, 안구 질환, 피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진단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러한 다양한 피해 사례들에 대한 원인과 질환 유형 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현재 폐질환과 천식 등 일부 질병을 중심으로 피해가 인정되고 있지만, 나머지 피해 사례들에 대한 연구는 시작조차 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 확인된 사례들을 기준으로 한 5년의 설정 기간은 비현실적이다. 피해 양상 및 각종 합병증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에게 나타나는 질환은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질 때까지는 기간에 상관없이 끝까지 추적,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정신적인 침해 부분이다. 이번 참사는 가정에서 보호자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스스로 가습기 살균제를 구입해 사용했다가 사랑하는 자녀와 임신한 부인이 사망하거나 폐와 심장을 이식하거나 호흡기 질환이 발생해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피해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까지도 명확한 진상 파악과 제대로 된 피해 구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설사 피해자들의 신체적 질환이 완전하게 회복이 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십수년간 계속된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는 단기간에 극복될 수 없다. 따라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신체적 질환을 온전하게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를 잘 극복하고 사회에 잘 적응하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지 여부도 지속적으로 추적, 관리해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이 시대의 슬픔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더이상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시험하거나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비극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피해자에 대한 케어도 국가의 평생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특별법을 개정해 나가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개인의 실수나 과실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는 점을 다시 환기할 필요가 있다. 김기태 변호사
  • 4월 생산·투자 2개월 연속 증가…경기동행·선행지표 동반하락 멈춰

    4월 산업생산과 투자가 반도체 회복세 등에 힘입어 2개월 연속 동반 상승했다.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를 보였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도 11개월 만에 멈췄다. 다만 정부는 전반적인 경기 하락세가 멈췄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7% 늘었다. 광공업 생산이 1.6%, 서비스업 생산이 0.3% 각각 증가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만 놓고 보면 1.7% 증가했다. 특히 플래시메모리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등 반도체(6.5%)와 벙커C유·제트유 등 석유정제(11.2%) 등이 전체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갤럭시 S10 등 새 휴대전화가 출시되면서 최근 반도체 생산이 늘었다”며 “신제품 생산과 출하 시차가 있어서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4.6% 늘었다. 3월에 10.1% 늘어난 뒤 이번 달에도 증가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2.7%) 투자는 감소했지만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8.1%) 투자가 늘었다. 다만 건설기성(불변)은 건축(-2.7%)과 토목(-3.0%) 모두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2.8% 감소했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이는 큰 폭으로 증가했던 3월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앞서 3월에는 미세먼지 영향에 따른 가전 구입과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 소비 등으로 소매판매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경기선행·동행지수는 11개월 만에 동반하락세를 멈췄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98.5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부터 12개월째 하락했다가 이번에 하락세를 멈췄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과 같은 98.2로,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간의 하락이 멈춰섰다. 김 과장은 “전산업생산지수와 설비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흐름과 비교하면 확실히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며 “동행지수 보합도 이런 흐름이 반영돼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경기가 둔화세여서 이번 지표만 가지고 경기가 바닥을 치고 하락세가 멈췄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천년을 내리는 눈(정소성 지음, 문예바다 펴냄) 동인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한국작가교수회장을 지낸 작가의 42년 문학 인생을 정리하는 문학전집 1차분 3권 중 하나다. 작가가 1983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다. 34권 분량 문학전집 중 이번에 ‘악령의 집’, ‘여자의 성(城)’도 함께 출간했다. 280쪽. 1만 3000원.임신중지(에리카 밀러 지음, 이민경 옮김, 아르테 펴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사회가 여성을 결정과 선택의 주체로 공인한 사례다. 그러나 역사학·사회학·문화정치학을 망라해 재생산에 관한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하는 저자는 임신중지에 ‘선택’이라는 수사가 붙고 여성이 ‘주체’의 자리에 앉은 듯 보일 때부터 ‘백래시’(반발)는 더 견고해진다고 말한다. 352쪽. 2만 4000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표명희 지음, 강 펴냄) 2001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인물 군상을 통해 희망은 왜 오류일 수밖에 없으며, 어째서 오류 속에서만 희망이 진실할 수 있는가를 집요하게 되묻는다. 260쪽. 1만 4000원.철도의 세계사(크리스티안 월마 지음, 배현 옮김, 다시봄 펴냄) 여러 철도의 기원과 유럽 주요 철도망의 발달, 영국의 철도 기술이 여러 나라에 끼친 영향, 인도와 아프리카, 중국에서 이뤄낸 대규모 철도망 등 철도가 바꾼 세상을 다뤘다. 철도는 농업 경제를 산업 시대로 바꿔 대규모 제조업을 가능케 했다. 철도 건설은 많은 전문직이 생겨나는 계기가 됐다. 540쪽. 2만 5000원.팀 쿡(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다산북스 펴냄) 스티브 잡스의 죽음 이후, 모두가 “끝났다”던 애플을 이어 가는 인물 팀 쿡. 혁신에 목숨 걸던 잡스가 왜 안정과 실리에 탁월한 모범생 팀 쿡을 후임자로 확신했는지, 팀 쿡은 어떻게 애플을 1200조 기업으로 만들었는지 저간의 사정을 담았다. 480쪽. 2만 5000원.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부희령 옮김, 더봄 펴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이자 베트남 출신 미국인인 저자가 지난 10년간 베트남전의 흔적을 취재해 내놓은 결과물. 미국과 베트남뿐 아니라 전쟁 당사자였던 라오스인, 캄보디아인, 한국과 동남아시아계 미국인들까지 포함해 윤리적 질문을 제기하고 그를 통해 전쟁의 교훈을 이끌어낸다. 440쪽. 2만 2000원.
  • KT, 5G 스마트팩토리 상품 3분기 출시

    KT, 5G 스마트팩토리 상품 3분기 출시

    표준화된 ‘UI’, 공장 장비와 신속 연결 실시간 장애원인 분석·원격 복구 장점KT가 대표적 기업 상대 5G 서비스인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KT는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팩토리 분야 기업과 협업해 협동로봇과 머신비전, 자사 통합 관제 시스템인 ‘팩토리 메이커스’로 이뤄진 상품을 3분기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협동로봇은 작업자와 한 공간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작동하는 로봇이며 머신비전은 기계나 컴퓨터가 인간의 눈처럼 사람 얼굴이나 문자,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팩토리메이커스는 협동로봇이나 머신비전이 포함된 스마트팩토리를 실시간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현재 사업장 세 곳에 시범 도입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스마트팩토리가 머신비전을 통해 부품 라벨과 외관 등을 검사하고 분석 결과 이상이 있으면 1초 이내에 부품을 격리하는 상황을 시연했다. 팩토리메이커스의 최대 장점은 표준화된 사용환경(UI)을 제공해 쉽고 빠르게 공장의 장비와 플랫폼을 연결할 수 있고 실시간 장애 원인 분석과 원격 복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KT는 자사 ‘에지 클라우드’에 산업 데이터 저장·분석, 에지 컴퓨팅, 블록체인 기반의 강력한 링크 보안, 실시간 예측 분석 등 특화기능을 포함해 제조업 특화 에지 클라우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 머신비전업체 코그넥스 등 스마트팩토리 파트너사와의 공동 개발전략도 공개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사 로봇 관리 시스템인 HRMS에 5G 기술과 에지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코그넥스는 5G 에지 클라우드 기반 머신비전 플랫폼을 개발하고 도입 기업이 간단하게 머신비전을 설치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KT는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현장 장비의 소리를 분석해 장비의 유지·보수를 예측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제조공정에서 생성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공장 설비·장비의 고장과 사용기한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중구 “디자이너·봉제업체 협업 땐 예산 지원”

    서울 중구는 다음달부터 ‘패션·봉제 협업화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의류 제조업체와 디자이너가 함께 기획된 브랜드 및 상품을 제작해 판로를 개척하고, 마케팅 협력을 하는 것으로 지역의 영세한 봉제업체에 일감 창출 기회를 주고, 패션과 봉제 산업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공모로 선발된 5개 업체가 1억 2000만원을 지원받아 협업으로 봉제 일감 수주에 기여했다. 구는 올해 새롭게 참여할 봉제, 샘플·패턴 등 지역의 의류 제조업체를 모집한다. 브랜드를 보유하거나 디자이너와 디자인 개발을 협력할 수 있는 업체는 신청할 수 있다. 이러한 협력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디자이너 또는 디자인 업체도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는 사업비용의 10% 이상 부담하고 사업 목적에 따라 제품 생산 시에도 반드시 지역 봉제업체와 연계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다음달 17~19일 3일간 방문 접수만 할 수 있다. (02)2256-7789. 서양호 중구청장은 “작은 걸음이지만 이런 노력들이 침체된 봉제업을 다시 일으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면서 “자생력 강화와 일감 증대를 원하는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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