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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가지 마세요…정부 이란 서부 접경지 ‘철수권고’ 경보 발령

    이란 가지 마세요…정부 이란 서부 접경지 ‘철수권고’ 경보 발령

    미국과 이란 사이에 심상치 않은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외교부가 이란 서부 터키·이라크 접경 지역의 여행경보를 ‘여행자제(2단계)’에서 ‘철수권고(3단계)’로 높였다고 21일 밝혔다. 외교부는 또 남부 호르무즈칸주의 여행경보는 ‘여행유의(1단계)’에서 ‘여행자제(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가 최근 이란을 둘러싼 주변국 및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이라크 국경지역에 대한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3단계 여행경보 지역에 체류 중인 국민은 긴급용무가 아닌 한 철수하기 바라며, 이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여행경보를 남색경보(여행유의)-황색경보(여행자제)-적색경보(철수권고)-흑색경보(여행금지) 등 4단계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프랑스군에 구출됐던 한국인 여행객은 여행경보 발령지역을 여행하다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피랍된 부르키나파소 남부는 외교부가 발령하는 여행경보의 ‘여행자제’ 지역이었다. 한국인 여행객과 함께 피랍된 프랑인 2명과 미국인 1명 등에 대한 인질 구출 과정에서 프랑스 군인 2명이 순직하면서 구출된 이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 이후 이란에 대한 험한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후 미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참석차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뭔가를 저지른다면, 엄청난 힘(great force)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위터에는 지난 19일 미 대사관 인근 로켓포 공격 직후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면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초강경 발언을 했다. 이어 트위터에 글을 올린 지 몇 시간 뒤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나는 싸우길 원하지 않지만 이란과 같은 상황이 있다면 그들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는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그냥 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란 종교지도자들과 가진 회담에서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면서도 “현재 상황은 (미국과) 대화할 적기가 아니며, 우리의 선택은 오직 저항뿐”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모든 이란 공직자들이 미국과 미국이 가하는 제재에 맞서기로 마음을 모았다면서, 이 점에서는 국민과 공직자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치 상황을 초래한 것도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지적하며 “만일 우리가 미국의 도발적 행위 때문에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먼저 탈퇴했다면, 미국과 유엔을 비롯한 전 세계가 우리에게 제재를 부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中, 대미 강경모드 속 협상 무용론… 무역전쟁 ‘악화일로’

    왕이, 폼페이오에 “기업 정상 경영 압박” 화웨이 “부품 충분… 美 요청해도 안 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나서자 중국은 미국산 돼지고기 구매 취소 등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서는 등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 이후 중국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무용론이 고개를 드는 등 무역전쟁의 장기전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는 19일 ‘집단 따돌림은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설에서 “중미 무역협상에서 미국은 세계의 구세주라는 환상을 가지고 중국을 불공정 경쟁자로 분류했다”면서 “(중국에 대한) 집단 따돌림으로 미국의 신화를 재건할 수 없으며 중국의 발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부에서 미국과의 무역협상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타원자오 국제문제 전문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미 측의 신뢰가 부족하다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언제 베이징에 오는지를 계산할 필요가 없다”면서 “추가 대화는 미국이 최종적으로 무역전쟁이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을 때만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미 측이 최근 여러 분야에서 중국 측의 이익을 해치는 언행을 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수단을 통해 중국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에 대해 압박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도 중국 선전 본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은 한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은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미국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무릅쓰겠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2015년부터 미국이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보여 조용히 대책 마련을 해 왔다”면서 “미국에서 조달하는 부품 물량을 6개월에서 2년치 가량 비축해 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 구축을 위해 미국이 요청해도 갈 생각이 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CNN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미 실리콘밸리 관련 기업의 수입이 110억 달러(약 13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1만 3000개 공급처에서 700억 달러어치의 부품과 부속품을 사들였다. CNBC는 “화웨이 제재 이후 무역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역전쟁 장기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왜 중국 CCTV가 6·25전쟁 영화를 갑자기 방영했을까

    왜 중국 CCTV가 6·25전쟁 영화를 갑자기 방영했을까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1년 넘게 11차 협상까지 벌였지만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과의 거래가 사실상 중단되자 관영 언론을 중심으로 반미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논의됐지만 무역전쟁으로 방한도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관영방송 중앙(CC)TV는 1년여 전 미국에서 발생한 병마용 손가락 절단 사건 재판 결과를 연일 내보내면서 반미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영화전문방송 CCTV 채널 6번은 또 16일부터 3일째 기존 방송을 취소하고 한국전쟁 영화를 네 편이나 연속 방송했다. 병마용 손가락 절단 사건은 2017년 12월 미 청년이 장난삼아 미 필라델피아 박물관에 전시된 병마용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것이다. 미 법원이 병마용 손가락을 떼간 마이클 로하나(25)에 대해 최근 ‘심리무효’ 평결을 내리자 중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로하나는 병마용 손가락을 훔친 뒤 SNS를 통해 이를 자랑했으나 술에 취해 한 행동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사실상 무죄에 해당하는 심리무효 평결이 내려졌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직속 기구로 중국 내에서 유일한 국가급 영화전문채널인 CCTV 6번은 6·25전쟁을 다룬 영화 ‘영웅아녀’(英雄兒女), ‘상감령’(上甘嶺), ‘철도위사’(鐵道衛士), ‘기습’(奇襲)을 오후 8시 황금시간대에 긴급 편성했다. 중국에서는 6·25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의미로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이라고 부른다. 이들 영화는 모두 제작 시기에는 다르지만 강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정신을 표현하고 중국인들의 사기를 북돋아준다. 특히 중국 내에서 6·25전쟁은 1842년 아편전쟁 이후 처음으로 외세를 물리치고 승리한 전쟁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상감령은 6·25에서 한국의 인천상륙작전만큼이나 중요한 승리로 여겨진다. 1956년 제작된 영화 상감령은 중국에서 항미원조전쟁의 결정적 승리로 간주하는 강원도 철의 삼각고지에서 벌어진 전투를 다뤘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의 SNS 계정 타오란비지는 “화웨이 제재는 미국이 협상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더 이상의 협상은 불가능하다”며 “중국 협상대표단이 밤낮 없이 일하며 성의껏 협상을 추진했는데 미국은 중국의 민의를 무시했고 약하게 굴면 오히려 기만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중국 측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항미원조전쟁에 이은 또 하나의 중대한 오판”이라며 “중국은 38선을 넘으면 반드시 출병할 것이라고 말했고, 온화한 중국인들은 1776년 미국의 건국 이래 가장 존경할 만하고 까다로운 상대”라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은 미국과 맞서 싸운 한국전쟁에서의 상감령 정신을 무역전쟁을 통해 다시 불러내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모럴 해저드’ 심각한 대학교수들, 엄벌에 처해야

    서울대 등 주요 대학 교수들이 미성년 자녀들을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등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부정 등재로 확인된 사례는 8건뿐이지만, 공저자에 오른 미성년 자녀들 대부분이 고등학생이란 점에서 대입 전형을 위한 ‘스펙 쌓기용’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가뜩이나 대입 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큰 상황에서 입시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학교수들의 파렴치한 행태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번 조사는 2017년 9월 서울대 교수가 아들을 논문 공저자로 올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게 발단이었다. 이후 교육부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전수조사해 50개 대학에서 87명의 교수들이 논문 139건에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등재한 것을 밝혀냈다. 대학에서 공식적인 프로그램 연구를 하며 자녀를 끼워 넣거나, 재직 대학병원 인턴십에 자녀를 참여시키고 관련 논문 공동저자로 올리는 등 갖가지 편법을 동원했다. 이들 공저 논문은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합격 여부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을 게 분명하다. 또 학생부에 논문기재를 금지한 2014년 이후에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논문에 참여한 사실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아 역시 입시전형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입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교수들의 이런 행태는 연구윤리를 해칠 뿐만 아니라 입시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범죄로 보아야 한다. 추가 조사를 통해 허위 등재 논문들이 입시에 활용됐는지, 활용됐다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교수의 징계와 자녀들의 입학을 취소해야 함은 물론이다. 현재 국회에는 입시 전형자료 허위 기재 등 부정행위 시 입학취소 등 제재를 강화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를 서둘러 통과시켜 입시부정 행위자 처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원유 이어 광물 수출봉쇄… 美, 이란 핵카드에 돈줄 차단 ‘보복’

    원유 이어 광물 수출봉쇄… 美, 이란 핵카드에 돈줄 차단 ‘보복’

    이란 전체 수출 10% 차지… 충격 클 듯 트럼프 “근본적 행동 안 바꾸면 추가 조치” ‘제재 우회’ 유럽 금융법인과 거래도 경고 이란 “핵합의 단계적 탈퇴할 수도” 맞불 폼페이오, 긴장 고조에 유럽서 급거 귀국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란의 핵합의(JCPOA) 이행 일부 중단 선언에 맞서 산업용 광물 부문 수출을 봉쇄하는 추가 제재로 즉각 보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도 책임을 묻겠다며 국제사회에 경고한 상황에서, 이란이 핵합의에서 단계적으로 탈퇴할 수 있다고 맞불을 놓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철강, 알루미늄, 구리, 철 분야를 겨냥한 신규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제재의 명분은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수입원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금속 제품은 이란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외화벌이 품목이라 기존 제재로 경제난을 겪는 이란에 또 한 번 커다란 충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헤란이 근본적으로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추가 조치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언급하고 “이란산 철강과 그 외 금속 제품을 항구로 들이는 나라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팀 모리슨 미 대통령 특보 겸 백악관 대량살상무기(WMD) 선임 국장은 “지금은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 위법행위를 강하게 규탄하고 미국의 요구를 준수하도록 이란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할 때”라면서 “대이란 제재를 약화하려는 유럽 국가들의 모든 시도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리슨 특보의 발언은 이란의 제재 돌파 전략을 원천봉쇄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핵합의 이행 일부 중단 대국민 연설에서 “핵합의가 끝난 게 아니다. 우리가 향하는 길은 전쟁이 아니라 외교로, 앞으로 60일 안에 우리의 친구들(유럽)과 협상을 해 좋은 결과를 내기 희망한다”며 유럽과의 교역으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돌파할 뜻을 시사했었다. 모리슨 특보는 또 유럽연합(EU)과 유럽 측 핵합의 서명 3개국(영국·프랑스·독일)이 이란과 교역을 전담하려고 설립한 ‘금융 특수법인’(SPV)과 거래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은행이나 투자자, 보험업자 또는 유럽에서 다른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SPV와 거래를 하는 건 매우 잘못된 사업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아직 핵합의를 떠나지 않았지만 탈퇴도 고려하는 선택 중 하나”라며 “탈퇴 과정은 단계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나라도 이란이 핵합의를 탈퇴해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유럽은 우리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유럽 국가들에 이란과의 교역을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긴급한 문제’를 이유로 다음날로 예정된 그린란드 방문을 연기하고 워싱턴DC로 향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순방에서 일정을 갑자기 바꾼 것은 지난 7일 독일 방문을 당일 오전에 취소하고 이라크로 이동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이란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핵합의 탈퇴 1년 만에 이란도 파기 시사… 핵위기 ‘일촉즉발’

    美 핵합의 탈퇴 1년 만에 이란도 파기 시사… 핵위기 ‘일촉즉발’

    폼페이오 “이란 실제 행동 본 뒤 대응” 중러 “美에 유감”… 유럽 “이란 자제해야”미국의 잇단 전방위적 제재와 압박으로 극심한 경제난에 빠진 이란이 8일 핵개발 재개를 시사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JCPOA)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지 1년이 되는 이날 이란도 핵합의 이행을 일부 위반하겠다고 맞불을 놓아 페르시아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지난 1년간 이란은 최대한의 인내를 발휘했다”면서 “핵합의에서 정한 농축우라늄의 초과분과 중수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저장하겠다”며 2015년 체결한 핵합의 이행을 일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핵합의에 규정된 한도(농축우라늄 300㎏, 중수 130t)를 넘는 농축우라늄과 중수를 러시아와 오만에 반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저장하겠다는 것은 핵개발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유럽이 60일 안에 이란과 협상해 핵합의에서 약속한 금융과 원유 수출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우라늄을 더 높은 농도로 농축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3.67% 저농도로만 우라늄을 시험용으로 농축할 수 있지만, 이란이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경우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고농도 농축우라늄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미국은 지난해 핵합의를 파기한 이후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해 이란의 생명줄인 원유 수출을 전면 봉쇄하는 등 이란 경제를 옥죄어 왔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핵합의를 지키는 것이 이익이 될 것이라고 이란을 회유했지만, 이후 수개월간 이에 상응하는 ‘당근’을 유럽이 내놓지 않아 이란 내부에서 불만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속내는 핵개발이 아니라 유럽을 압박해 대이란 제재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하니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핵합의가 끝난 게 아니다. 우리가 향하는 길은 전쟁이 아니라 외교로, 앞으로 60일간 우리의 친구들(유럽)과 협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유럽연합(EU)과 합의 당사국인 영국·프랑스·독일 등 3개국은 미 제재를 우회해 이란과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 특수목적법인(SPV)을 지난 1월 설립했지만 최근까지 운용 실적은 전무하다. 미국은 지난 5일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핵탑재가 가능한 B52 폭격기를 미 중부사령부에 배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유럽 순방 도중 독일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이라크를 방문해 “고조되는 이란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핵합의 이행 중단 선언에 미 백악관 팀 모리슨 대량살상무기(WMD) 선임국장은 이날 “조만간 추가제재를 기대하라. 매우 곧”이라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반하는 그 누구라도 적발되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란뿐 아니라 EU에도 경고장을 날렸다. 이날 영국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의 발표가 애매모호하다며, 이란의 실제 행동을 지켜본 뒤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반응은 엇갈렸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 핵문제를 놓고 긴장을 고조하는 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고, 러시아 크렘린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그릇된 핵합의 탈퇴가 낳을 결과를 반복적으로 우려해 왔다. 대안이 없는 한 러시아는 핵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란이 핵합의를 어기면 유럽은 제재 부과 절차 개시를 논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외무부는 이란에 “더는 공격적 조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란이 핵합의를 지키는 한 독일도 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씨줄날줄] 김정은·아베 회담/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정은·아베 회담/황성기 논설위원

    북한과 일본의 정상회담은 비핵화 퍼즐의 맨 마지막에 끼우는 조각(피스)으로 인식돼 왔다. 일본이 배상금이든 경제협력자금이든 식민지배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는 목돈을 북한에 건네는 시점은 북미 협상이 거의 완료돼 가는 국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은 ‘일조(북일) 평양선언에 의거해 납치, 핵, 미사일 등의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일조 국교정상화를 실현한다’를 기본 방침으로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납치 해결 없이는 북일 국교정상화 없다’는 원칙을 2012년 12월 2차 집권 이후 되풀이해 왔다. 아베 총리가 변했다. 그는 5월 2일자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조건 없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가리켜 “유연하고도 전략적 판단이 가능하다”고까지 치켜세웠다. 교도통신은 그제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일 간 현안으로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언젠가 아베 총리와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보도를 통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김정은 위원장이여, 아베 총리를 만나 달라.’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한국과 미국이 불의의 일격을 당한 가운데도 일본은 놀랍게도 차분한 대응을 보였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당일 “우리 영해나 배타적경제수역(EEZ)에는 영향이 없다”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논평을 냈다. 이런 로키(low ley) 기조는 일본 정부에 일관되게 관철됐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즉각 지지 성명을 내거나, 하노이 ‘노딜 회담’에 찬성해 한국 국내 일각에서 ‘훼방꾼’으로 지목됐던 ‘제재와 압박’의 전도사 일본으로선 큰 방향 선회다. 지난달 21일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패배하면서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어차피 할 북일 정상회담이라면 까다로운 조건을 버리고 납치 해결에 적극 나선다는 아베 총리의 자세는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납치 문제의 전면 협력 약속까지 받아 낸 아베 총리다. 미국 눈치 볼 일 없이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할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100억~200억 달러로 예상되는 대북 배상금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고려해 훗날 지불하더라도 동북아 정세에 적극 뛰어들면 ‘일본 패싱’도 피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문제는 북한이다. 북미가 꼬인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 제안도 수용하지 않는 평양이 아베 총리의 ‘러브콜’에 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marry04@seoul.co.kr
  • 트럼프, 푸틴과 통화하며 신경전…러시아 대북 영향력 견제

    트럼프, 푸틴과 통화하며 신경전…러시아 대북 영향력 견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대북 압박에 공조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성실한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대응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아침 푸틴 대통령과 (전화로)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면서 북한과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냐고 묻는 질문에는 “통화의 상당한 시간을 북한에 관해 얘기했고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과 약속을 되풀이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나서서 북한 비핵화에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푸틴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성실한 의무 이행을 전제로 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응수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보도문을 내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성실한 의무 이행에 대해 대북 제재 완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양측 모두 비핵화와 한반도(정세)의 정상화를 달성하는 데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북제재 완화 언급은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 북한의 체제 보장 필요성과 이를 위한 6자회담의 효용성을 거론하는 한편, 김 위원장이 미국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핵화 협상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와 이를 차단하려는 미국 사이의 신경전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거론했던 6자회담에 대해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담 이틀 전 전격 취소하고, G20 만찬에서 비공식 대화만 가졌다. 이날 전화통화는 그 이후 이뤄진 첫 통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양시 ‘개발 인허가 특별 조례’ 재의 요구 거부 논란

    경기 “상위법 위반” 통보에도 공포 市 “권리제한보다 행복추구권 우선” 안양·의왕 등 제정 가능성… 결과 주목 경기 고양시가 상위법에 위반하는 조례를 다시 심사·의결하라는 경기도의 통보를 일축하고 공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고양시는 지난달 11일 근린생활시설·소매업 등으로 쉽게 허가받은 후 공장·골재파쇄업·폐기물처리시설 등의 주민 기피시설로 용도변경을 신청하는 편법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으로 ‘개발인허가 특별 조례안’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도 법무부서는 지난달 29일 “지방자치법 제22조(조례)는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 법률의 위임을 받도록 하나 고양시 조례안은 그렇지 않다”는 농지부서 의견을 받아들여 고양시에 시정권고 및 재의요구를 했다. 그러나 고양시는 “법 위반 소지는 있지만 시민에 대한 권리제한보다 시민의 행복추구권이 우선”이라며 이튿날인 30일 조례를 곧바로 공포했다. 시 법무팀 관계자는 “도는 주민에 대한 권리제한으로 보지만, 우리 시는 오히려 다수 주민의 주거생활을 보호하고 행복추구권을 위한 조례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도는 아무리 취지가 좋은 조례라 해도 상위법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고양시가 특별조례안을 향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더 파악한 후 대법원 제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법령을 위반한 자치사무에 대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조례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으며, 행정상·재정상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 실제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012년 11월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가 순천시를 상대로 낸 건축허가신청불허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주차장법은 부설주차장의 용도변경을 허용하는데 순천시는 (조례를 만들어) 용도변경할 수 없도록 해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며 “(상위법을 위반해)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모씨 등 관련업계 542명은 지난달 15일 “변경 인허가 사항은 건축법·산지관리법 등 국가법령인 개별법으로 얼마든지 규제할 수 있는데도 고양시가 특별조례안을 만든 것은 시 자문기구인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를 앞세워 규제 재량권을 남용하려는 의도”라며 고양시와 경기도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허가받은 후 다른 시설로 변경 인허가받을 때 주민설명회나 의견청취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은 민주적 행정절차처럼 보이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이나 동종 업계의 과도한 반대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양·의왕·광명 등 그동안 고양시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 온 다른 지자체들도 관련 조례안 제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결과가 주목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美 선제압박에 ‘노딜’로 끝난 북러회담… 더 꼬인 비핵화 방정식

    美 선제압박에 ‘노딜’로 끝난 북러회담… 더 꼬인 비핵화 방정식

    푸틴 “러도 美처럼 완전한 비핵화 지지” 대북제재와 경협엔 구체적인 답변 회피 트럼프 “푸틴 성명에 대해 고맙게 생각” 실망한 김정은, 시찰 취소 후 조기 귀국 北외무성, 비동맹국 순방… 우방 다지기 3차 북미회담 위한 대외적 여력 높일 듯 北 TV, 金 위원장 방러 성과 대대적 선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를 미리 단속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전술이 통하면서 김 위원장이 원했던 대북 제재 완화 등 실질적 소득을 러시아로부터 얻어내지 못한 정황이 여러모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어제 있었던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그 역시 그것(비핵화)이 이뤄지는 걸 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대북 제재의 ‘누수’를 만들지 않은 데 대한 언급으로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7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러시아에 급파했고, 러시아에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25일 북러 정상회담 후 대북 체제보장과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언급했을 뿐,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특히 대북 제재로 올해까지 전원 철수해야 하는 북한 노동자의 잔류 문제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여기에는 몇 가지 다른 문제가 있다”고만 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및 전력망 연결 사업 등 장기적인 경협 사안에도 “꾸준히 집중적으로 끈기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인 시각만 내비쳤다. 더 나아가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란 무엇인가. 북한의 군사력 축소’라며 미국의 비핵화 해석과 맥을 같이했다. 또 미러가 북핵에 대한 인식이 같으냐는 질문에도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 이튿날인 26일 남은 일정을 대부분 취소한 채 당초 예상보다 7시간가량 먼저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난 것도 북러 회담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결렬됐을 때도 남은 일정을 대폭 취소하고 귀국길에 오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않은 것도 ‘노딜’ 관측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8시부터 김 위원장의 출발부터 귀환까지 전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담은 ‘조로(북러)친선의 새 시대를 펼친 역사적인 상봉’이란 제목의 50분 분량 기록영화를 방영,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대북 제재의 ‘우군’으로 표현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5일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모두, 러시아도 중국도 그것들(핵무기)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큰 도움이 돼 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28일 “박명국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비동맹 운동 성원국들인 시리아, 이란, 아제르바이잔, 몽골을 방문하기 위해 27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알렸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부 교수는 “연말까지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한을 발표한 북한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는 자력갱생을, 밖으로는 외교 다변화로 국제 여론전에 나서면서 대미 회담을 위한 여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NYT “푸틴 끼어들면 트럼프 ‘대북 파산’ 빠져나가는 방편 될수도”

    NYT “푸틴 끼어들면 트럼프 ‘대북 파산’ 빠져나가는 방편 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대북 정책에서 커다란 실패를 맛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러 정상회담은 트럼프와 미국이 처한 곤경을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슨은 26일자로 ‘트럼프의 북한 대실패(Fiasco)-누가 파산 정책에서 빠져나갈까’를 통해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핵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 색다른 주장인 것 같아 전문을 옮긴다. 최대한 매끄럽게 옮기려 했지만 여의치 않은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스티븐슨은 2017년 4월부터 NYT에 몸담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 해설 칼럼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과거에 예루살렘 포스트 편집장으로 일한 경력도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 접근하는 방식은 1988년 뉴욕 플라자호텔을 매입하던 과정과 닮은 구석이 전혀 없었다. 개인적 케미스트리에 의존하고 전문가 조언은 깡그리 무시하고 마땅한 부지런함도 떨지 않아 투자로는 값을 높게 쳐줘 손에 쥐는 게 없었다. 플라자 때처럼 결과는 똑같이 대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채권단의 면죄부 덕에 겨우 개인적 파산을 면했다. 한반도 정책의 파산을 어떤 값이든 치러줄 대타가 누가 될 것인가? 어쩌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러시아의 스트롱맨은 이번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주재함으로써 그런 역할에 앵글을 맞추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 것처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고려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미국 쪽에 알려달라고 김 위원장이 요청하더라”고 말했는데 이런 언급은 진정성 만큼이나 소설 ‘정글북’에 등장하는 비단구렁이 카(Kaa)처럼 음흉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러시아는 자금이 딸려 김정은이 지금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경제원조를 충분히 해주지 못한다. 그러나 이미 북한이 유엔 제재를 피하도록 도움을 줬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게 한 것처럼 유엔 안보리에서 평양 정권을 옹호하는 데 기여해왔다. 모스크바는 북한을 통과하는 석유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남한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길 원하고 있다. 더욱 좋게는 새로운 시장을 열고, 몇몇 거간꾼에게 뇌물을 먹여(corrupt a few middlemen),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그 결과 전략적 갈취를 위한 에너지를 일으키고 이용해야 한다. 푸틴의 선수 치기가 먹힐지 여부를 말하긴 너무 이르다. 그러나 러시아가 한 번 도전하려고 세게 나오는 일들을 실패한 정부가 있었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명하지 않게 연연했던 거래를 실패로 끝낸 것은 북한 정권의 역사와 야망에 비쳐볼 때 너무도 뻔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트럼프는 실패 후에 김정은을 계속 달래고 아첨했다. 지난달 그는 남한과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연기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행정부가 제안한 대북 강경 제재 패키지를 공개적으로 취소해 버렸다. 몇 주 뒤 트위터에는 “개인적 관계가 아주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데 북한의 김정은과 일치한다. 아마도 엑설런트란 단어가 더 정확할 수도 있는데 3차 북미정상회담은 우리 각자가 처한 위치를 진정 이해하는 데 더 유익할 것”이라고 적었다. 26일에는 푸틴의 중재 노력에 감사하며 “우리는 북한과의 일을 아주 잘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물은 일련의 눈에 띄는 간극들인데 미국의 적들이 모두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대통령과 참모들의 간극, 워싱턴과 서울의 간극, 기존 제재 체제와 강화하려는 의지 사이의 간극이다. 그리고 트럼프 자신의 환상과 실체 사이의 간극도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지니 월렌은 이번주 “평양은 많은 나라들, 그리고 은행들, 보험사들, 무역업자들이 적절한 조치를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에라도 제재 회피에 과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몇몇 제재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혼동된 신호들이 글로벌 제재 강화를 훼손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은 더욱 큰 게임을 좇고 있지만 제재 위반자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러시아 자신이다. 한반도에서 또다시 핵 대결하는 양상은 러시아를 협상에 뛰어들게 할지 모르며 거래하는 과정에 제재 구제를 얻어낼지도 모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기를 만들어내는 일은 잔꾀를 부리는 독재 정권이 위기를 한사코 피하려고만 하는 민주 정부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쓰는 낡은 수법이다.그리고 또다른 위기가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위성들은 비밀에 싸인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을 발견해내고 있고 핵시설들에서 재처리 움직임이 있다는 새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평양은 또 새로운 무기를 시험 발사했으며 이미 해체되기 시작했던 미사일 시험 발사장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핵 협상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빼달라고 요구하며 미국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답을 달라고 연말까지 시한을 정했다. 이건 미국 대통령을 많이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는 정권의 행동이 아니다. 이건 두둑한 수를 갖고 있는 정권의 행동이다. 반면 트럼프가 칭찬해마지 않는 독재자는 이복 형을 아무렇지 않게 살해했고 북한에서 식물인간인 상태로 풀려나 세상을 떠난 오토 웜비어의 치료비로 200만 달러를 요구했던 바로 그 남자다. 이런 행동에 적합한 단어는 사악함이다. 적절한 대응이라면 경제적 압력, 군사적 대비, 도덕적 탄핵 등이다. 남한 사람들이 번창해온 공식이라면 평화는 관리되며, 북한은 수십년 동안 거대한 수용소가 됐다는 것이다. 북한의 도전에는 좋은 답이 있을 수 없을지 모르며 나쁜 답들만 넘쳐난다. 트럼프는 이 모두를 거머쥐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폭탄과 다른 것이 플라자 거래였는데 이것들도 폭발할 수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이돌보미 채용에 인·적성 검사 도입…부적격자 걸러낸다

    아이돌보미 채용에 인·적성 검사 도입…부적격자 걸러낸다

    앞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에 참여해 아이돌보미로 일하려는 사람은 인·적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동을 학대한 아이돌보미는 2년간 아이돌보미로 일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는 26일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이런 내용의 ‘안전한 아이돌봄서비스를 위한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아이돌봄은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맞벌이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방문해 아동을 돌보는 서비스다. 부모들은 정부를 믿고 아이돌보미에게 아이를 맡겼지만, 이달 초 한 아이돌보미가 14개월 영아의 뺨을 때리고 억지로 밥을 먹이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여가부는 아이돌보미 채용 시험에 인·적성 검사를 도입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인성과 자질을 지닌 양질의 아이돌보미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부적격자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면접시험 때는 아동학대 예방 전문가나 심리 전문가가 배석한다. 또 올해까지는 별도의 특별교육을 시행하고, 내년부터는 아이돌보미가 어떤 행동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학대 사례 교육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양성교육과 보수교육 시간도 각각 두 배로 늘린다. 아동을 학대한 아이돌보미에게는 더 엄격한 처분을 내린다. 아동학대 의심행위를 한 아이돌보미는 자격정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된다. 기존에는 아이돌봄 업무에서 배제되더라도 6개월이 지나면 복귀할 수 있도록 해 자격정지 처분이 늦게 내려질 경우 학대 의심자가 다시 아이를 돌보는 문제가 발생했었다. 자격정지 기간은 현행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린다. 자격취소 처분 기준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아이돌보미가 벌금형이나 실형을 받아야 자격취소 처분을 내렸지만, 앞으로는 기소유예나 보호처분을 받아도 5년간 아이돌보미로 활동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올해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에 착수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자격정지 기간은 보육교사와 같은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며 자격취소·활동배제 기준은 보육교사보다 더욱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아이돌보미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출·퇴근 현황과 주요 활동 내용, 활동 이력 등을 관리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의 활동 이력과 자격 제재 사유 등의 정보도 서비스 이용 부모가 신청하면 공개한다. 부모가 직접 아이돌보미를 평가하도록 애플리케이션도 도입한다. 신청 부모에 한해 불시에 가정을 찾아 아이돌보미가 아이를 잘 돌보고 있는지 점검하는 방문 모니터링도 할 계획이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가정에 CCTV를 설치하면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만 아이돌보미의 노동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제한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를 채용할 때 CCTV 설치에 동의한 아이돌보미를 영아 대상 서비스에 우선 배치한다. 아울러 아이돌봄 서비스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 아이돌보미나 기관 종사자가 피로누적, 심리적 고충을 호소하면 지역 상담기관과 연계해 ‘상담·심리치유 프로그램’ 참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와 기관 종사자의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안전 위해 요소, 안전관리 점검표 등을 포함한 안전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고, 부모와 아이돌보미가 상호 준수해야 할 수칙도 마련해 배포하기로 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아동학대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현장 기관, 지자체 등 모두가 노력해야 예방 가능한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깊이 느꼈다”며 “개선대책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러시아 일정 취소하고 조기 귀국…동선노출 부담됐나

    김정은, 러시아 일정 취소하고 조기 귀국…동선노출 부담됐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2시)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타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오후 3시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정상회담을 마친 뒤 산업시설 및 관광지를 시찰한 뒤 늦은 오후에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근 북한이 대북 제재에 대한 돌파구 마련에 집중하면서 경제 분야에 대한 활로 모색 차원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 위원장은 예측과는 달리 이른 시간에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에는 태평양함대사령부를 방문한 뒤 주변의 무역항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루스키섬 오케아나리움(해양수족관)을 찾고서 밤에 마린스키 극장 연해주 분관에서 공연을 관람할 것이라는 미확인 세부일정까지 퍼진 상황이었다. 실제 태평양함대 사령부 앞에는 김 위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모습이었다. 특히 전몰용사 추모 시설인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는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이날 오전 9시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 맞이에 분주했다. ‘꺼지지 않는 불꽃’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김정은 위원장 이름이 적힌 화환이 비닐에 싸인 채 놓여 있었고, 레드카펫도 깔렸다. 군악대도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어 김 위원장 방문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오전 9시 30분을 넘어갈 무렵 화환과 레드카펫이 치워지고 교통통제도 풀리는 등 갑자기 분위기가 느슨해졌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동선이 노출되면서 경호상 부담을 느끼며 사찰 일정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보안과 경호상 이유에서 김 위원장의 동선이 사전에 노출되는 것을 극심히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찬은 예정대로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교외의 한 레스토랑에서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불구속 재판’ 원칙 적용한 재판부… 金 주거지만 창원으로 제한

    ‘불구속 재판’ 원칙 적용한 재판부… 金 주거지만 창원으로 제한

    ‘10년 이상 중형·도주 우려 외엔 무죄 추정’ 차문호 부장판사, 형소법 95조 근거 허용 1심 논란에 첫 재판때부터 “공정 지킬 것” 사실상 ‘가택연금’ MB와 적용 조항 달라 드루킹측과 접촉금지·보석금 중 1억 현금 3일 이상 외출·해외출장 땐 허가 받아야“법이 정한 보석 불허 사유가 없다면 가능한 한 보석을 허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함이 바람직합니다.” 지난달 19일 서울고법 형사2부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과 보석 심문에서 ‘불구속 재판’ 원칙을 수차례 밝혔다. 형 확정 전까지 모든 피고인은 무죄 추정돼야 하는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일상생활을 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원론적 취지를 설명한 것이지만 재판장이 이를 거듭 강조하자 김 지사의 석방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은 일찍부터 나왔다. 17일 서울고법 등에 따르면 이날 김 지사는 형사소송법 95조를 근거로 보석이 허가됐다. 필요적 보석을 규정한 이 조항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거나 상습범인 경우, 증거 인멸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김 지사는 컴퓨터등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비교적 무겁지 않은 형량인 데다 이전에는 실형이 선고된 경우가 거의 없는 혐의여서 95조 불허 기준에 해당되지 않았다.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이 모두 1심을 마무리 짓고 항소심 단계에 있어 추가로 증거를 인멸하거나 현직인 김 지사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보석을 허가하지 않을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차 부장판사는 첫 재판에서 이례적으로 “우리 재판부는 어떠한 예단도 갖지 않고 공정성을 전혀 잃지 않고 재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심에서 김 지사를 법정 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에 이어 자신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던 점을 감안한 것이다. 불구속 재판 원칙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결국 보석을 허가한 것은 이러한 재판부의 입장을 또다시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차 부장판사는 보석 심문 당시 “도지사로서의 도정 수행 책임과 의무는 법이 정한 보석 허가 사유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지사가 석방 뒤 도정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될 것을 고려해 주거지만 경남 창원으로 제한하고 3일 이내 국내 외출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를 두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도지사 업무를 위한 3일 이상 외출 또는 해외 출장도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허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에게 보증금 2억원 중 1억원을 반드시 현금으로 내도록 해 보석 조건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는 것을 역설했고 드루킹 일당을 비롯해 재판에 관련된 인사들과 접촉해선 안 된다며 증거 인멸을 하거나 재판에 영향을 주면 보석이 취소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난달 6일 보석이 허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주거지는 물론 외출과 통신·연락도 제한돼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아 형소법 95조의 보석 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95조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직권 등의 결정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는 96조(임의적 보석)에 따라 재판부가 구속기간이 한 달 남짓밖에 남지 않은 이 전 대통령에게 보석을 허가하고 대신 엄격한 조건을 내건 것이다. 이 전 대통령에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도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리강의’ 시킨 교수는 복귀·시간강사들은 해고…교육부 “문제없다”

    ‘대리강의’ 교수는 징계 취소 복귀·시간강사는 일자리 잃어교육부 “법적으로 문제 없다”“대리강의 지시 교수 제재 규정 신설 필요” 본인 이름으로 개설된 강의를 시간강사에게 맡기는 ‘대리강의’를 하다 적발된 교수들은 강단에 복귀했지만 대리강의를 한 시간강사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교육부는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교인 성신여대는 교수 징계를 취소한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강의에서 제외된 시간강사들을 재위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5일 교육부와 성신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해 의류산업학과 교수 4명에 대해 편법적 강의를 했다는 이유로 해임과 정직 등 중징계를 내렸다. 해당 교수들은 자신의 명의로 강의를 개설하고 시간강사들에게 강의하도록 했다. 징계를 받은 교수들은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에 “징계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소청을 제기했고, 심사위는 이를 받아들여 징계가 모두 취소됐다. 반면 교수들을 대신해 강의를 했던 시간강사 및 겸임교수 12명은 지난해 2학기를 앞두고 모두 강의를 배정받지 못해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교육부에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민원을 제기했지만 교육부는 “대학 자체 감사 및 후속 조치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12명 중 2명은 개인 사정으로 위촉이 안 된 것이고 다른 10명을 위촉하지 않은 것은 고질적 대리강의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조치다. 교수 중징계 방침도 변함 없다. 징계를 위해 행정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순광 전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시간강사의 경우 교수들의 강압에 의해 대리강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교육부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면서 “향후 비슷한 피해를 막기 위해 대리강의를 지시한 교수들에 대한 강한 제재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비핵화의 공은 남북대화로…4·27 판문점 원포인트 정상회담 이뤄질까

    비핵화의 공은 남북대화로…4·27 판문점 원포인트 정상회담 이뤄질까

    트럼프 빅딜 고수…개성·금강산 관광 선그어문 대통령 “조만간 남북정상회담 추진할 것”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행사에 시선이 쏠린다. 정체된 한반도 비핵화의 돌파구를 뚫을 계기가 1주년 행사로 마련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워싱턴에서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도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신속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대북 특사 파견 및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되는 이달 말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특사 등을 통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속내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면서 북미대화 재개를 모색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분위기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높다. 북미와 남북관계가 모두 교착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무리해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27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해 판문점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은 핵무기 폐기 조기 이행을 촉구하는 미국의 `빅딜`과 `영변 폐기 대 민생 제재 해제’를 주장하는 북한의 `단계적 해법’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찾아내야 한다. 영변 밖 우라늄 농축 의심 시설을 포함한 핵시설 전면 동결과 영변 핵시설 폐기, 대북 제재 부분완화, 종전선언, 북미연락사무소 개소 등을 묶은 이른바 `굿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거래) 구상을 실현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유보하는 태도를 밝혔다. 북한 역시 노동당 전원회의 등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한편, 남한 정부의 독자적 목소리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늦추지 않았다. 북미 간 이견을 일소에 해소할 수는 없더라도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제3차 북미정상회담 등 대화의 모멘텀을 회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북미 정상 모두 톱다운 방식의 해법 및 대화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희망적인 요소다. 앞서 지난해 4월 문 대통령은 1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6·12 북미 정상회담의 계기를 마련했고, 5월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깨질 위기에 처했던 북미대화의 불씨를 살려낸 경험이 있다. 문 대통령의 귀국 직후 대북 특사 파견 등 물밑 접촉과 북한의 응대 여부에서 비핵화를 본궤도에 올려놓을 제4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비핵화 동력’ 살린 韓美, 공은 다시 北으로

    ‘비핵화 동력’ 살린 韓美, 공은 다시 北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극적으로 살려냈다. 한미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공동목표 달성 방안에 의견을 같이 했고,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란 점에 공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대화재개 의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설명했고,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에 방한해 줄 것을 초청했다. 하지만 비핵화 대화가 오롯이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현 시점에서 미국은 ‘빅딜 일괄타결’ 해법과 제재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하노이에서 교훈을 얻은 북한이 3차 북미정상회담에 쉽사리 응할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116분(단독회담 29분, 소규모 회담 28분, 확대회담 및 업무오찬 59분)간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지금까지 북한과 좋은 회의를 가졌지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서도 “여러 문제에 있어서 합의에 이른 건 사실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긍정적 메시지를 발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을 잘 알게 됐고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으며 (미국과) 북한과 관계에서 큰 진전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 아주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3차 북미회담 성사까지는 난관이 도사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회담은)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서둘러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 또한 일어날 수 있지만, 김 위원장에 달려 있다”고 했다. 특히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과 북한의 단계적 해법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도 일어날 수 있고 단계적 조치를 밟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시점에선 빅딜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빅딜이란 바로 비핵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을 묻는 물음에는 “적절한 시기가 되면 제가 지원을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기가 되면 북한을 지원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 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특유 화법으로 북한에 ‘여지’를 두면서도 미국 국내 정치상황 등을 감안해 제재 유지와 빅딜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은 셈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0일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떠한 제재도 해제돼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는가‘란 질문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밝힌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동안 청와대는 북미가 비핵화의 첫 단계인 ‘핵·미사일 동결’과 비핵화가 완료된 최종 단계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 몇 번의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거래)로 ‘이른 수확’(얼리 하비스트)을 거둬 상호 신뢰하에 포괄적 로드맵을 달성하자는 중재안을 꺼내 들었지만, 미국은 협상테이블에 앉기까지 카드를 아껴두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패’를 미리 내보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레버리지’로 북한을 설득하려던 청와대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미는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상태, 비핵화 목적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빛 샐 틈 없는 공조로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빅딜과 스몰딜,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에 대해 한미간 온도차가 있는 것 아닌가‘란 질문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 결과를 토대로 이른 시일 안에 ‘원포인트’로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이나 남북접촉을 통해 북한의 입장를 파악해 조속히 알려달라”며 문 대통령에게 ‘촉진자’이자 ‘중재자’ 역할을 당부했다. 그동안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청와대가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9일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직후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우리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포괄적 로드맵 마련 등 진전된 입장을 밝힌다면 5~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이은 판문점에서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은 김 위원장에게 넘어갔다. 김 위원장이 전날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내놓은 비핵화 관련 입장에서 ‘핵·미사일 개발 노선 복귀’와 같은 강성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 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해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강경파에 경고를 보내면서도 군사적 강경론 대신 경제 집중노선의 고수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문 대통령은 앞서 오전 9시부터 숙소인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50분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44분간 따로 만났다. 문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과정의 일부이며 동력을 유지해 조기에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하자 펜스 부통령은 “(북미)대화의 문은 열려있고, 재개에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북 대화’ 약속한 볼턴·폼페이오… 비핵화 다시 본궤도 오른다

    ‘대북 대화’ 약속한 볼턴·폼페이오… 비핵화 다시 본궤도 오른다

    3차 북미회담 위한 고위급 대화 등 시사 文, 대북 강경파 의식 ‘톱다운 성과’ 언급 정상간 합의 무력화 아닌 지원 호소 차원 ‘원포인트’ 4차 남북 회담 추진 가능성북미 대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운명의 날’인 11일 워싱턴과 평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짐작하게 할 만한 긍정적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하노이 핵담판 결렬로 난관에 봉착한 비핵화 협상이 궤도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대북정책 핵심 관계자들의 이날 오전 비공개 접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북미 대화 재개에 희망적”이라고 했다.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 대화 노력’이란 맥락은 빠른 시일 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 위한 북미 간 1.5트랙(민관) 대화와 실무 및 고위급 대화 등 모든 방식이 열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발언이 워싱턴의 대표적 매파이자 하노이 핵담판 결렬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볼턴 보좌관에게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펜스 부통령 또한 공화당의 비핵화 회의론자들을 대변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이 “톱다운(정상끼리 합의하고 실무진에서 따름)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주목된다. 정상 간 합의를 실무선에서 무력화하기보다는 적극 뒷받침해 달라는 호소다. 하노이 결렬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북한 반응이 관건이지만,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새로운 길’, 즉 핵·미사일 개발 노선 복귀 등 강경론을 내세우는 대신 자력갱생과 경제집중노선을 강조하는 등 협상 판을 깨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10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해 ‘대북 제재 완화가 포함된 단계적 이행’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미가 비핵화의 첫 단계인 ‘핵·미사일 동결’과 비핵화가 완료된 최종 단계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 몇 번의 굿이너프딜로 ‘이른 수확’(얼리 하비스트)을 거둬 상호 신뢰하에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을 달성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과도 일맥상통한다. ‘촉진자’이자 ‘중재자’ 역할을 재확인한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 성과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김 위원장과 ‘원포인트’로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그 즈음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9일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직후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우리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포괄적 로드맵 마련 등 진전된 입장을 밝힌다면 5~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이은 판문점에서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미 정상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2시간가량 진행된 단독·소규모회담, 확대정상회담 및 업무오찬을 갖고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소실된 대화 동력을 조속히 되살려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최종 상태와 비핵화 달성을 위한 로드맵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를 밝히면서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할 것임을 천명했다.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북 대화’ 약속한 볼턴·폼페이오… 비핵화 다시 본궤도 오른다

    ‘대북 대화’ 약속한 볼턴·폼페이오… 비핵화 다시 본궤도 오른다

    3차 북미회담 위한 고위급 대화 등 시사 文, 대북 강경파 의식 ‘톱다운 성과’ 언급 정상간 합의 무력화 아닌 지원 호소 차원 ‘원포인트’ 4차 남북 회담 추진 가능성북미 대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운명의 날’인 11일 워싱턴과 평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짐작하게 할 만한 긍정적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하노이 핵담판 결렬로 난관에 봉착한 비핵화 협상이 궤도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대북정책 핵심 관계자들의 이날 오전 비공개 접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북미 대화 재개에 희망적”이라고 했다.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 대화 노력’이란 맥락은 빠른 시일 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 위한 북미 간 1.5트랙(민관) 대화와 실무 및 고위급 대화 등 모든 방식이 열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발언이 워싱턴의 대표적 매파이자 하노이 핵담판 결렬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볼턴 보좌관에게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펜스 부통령 또한 공화당의 비핵화 회의론자들을 대변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이 “톱다운(정상끼리 합의하고 실무진에서 따름)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주목된다. 정상 간 합의를 실무선에서 무력화하기보다는 적극 뒷받침해 달라는 호소다. 하노이 결렬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북한 반응이 관건이지만,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새로운 길’, 즉 핵·미사일 개발 노선 복귀 등 강경론을 내세우는 대신 자력갱생과 경제집중노선을 강조하는 등 협상 판을 깨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10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해 ‘대북 제재 완화가 포함된 단계적 이행’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미가 비핵화의 첫 단계인 ‘핵·미사일 동결’과 비핵화가 완료된 최종 단계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 몇 번의 굿이너프딜로 ‘이른 수확’(얼리 하비스트)을 거둬 상호 신뢰하에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을 달성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과도 일맥상통한다. ‘촉진자’이자 ‘중재자’ 역할을 재확인한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 성과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김 위원장과 ‘원포인트’로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그 즈음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9일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직후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우리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포괄적 로드맵 마련 등 진전된 입장을 밝힌다면 5~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이은 판문점에서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미 정상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2시간가량 진행된 단독·소규모회담, 확대정상회담 및 업무오찬을 갖고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소실된 대화 동력을 조속히 되살려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최종 상태와 비핵화 달성을 위한 로드맵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를 밝히면서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할 것임을 천명했다.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패놉티콘’(원형 감옥)으로 묘사되는 중국 사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패놉티콘’(원형 감옥)으로 묘사되는 중국 사회

    중국에서 ‘라오라이’(老賴)가 생활하기에는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 한번 라오라이로 낙인찍히면 항공기·고속철도 등 대중교통 이용은 원천봉쇄되고 호텔 숙박, 해외 여행, 자녀 학교 입학 등 사회 광범위한 부문에서 엄격한 제한을 받는 까닭이다. 라오라이는 돈을 갚을 능력이 있지만 갚지 않는 사람들, 곧 악성 채무자들을 뜻하는 말이다.지난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민들의 일상 생활을 토대로 신용 점수를 매겨, 점수가 낮으면 신용불량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신용불량 블랙리스트에 올라 갖가지 제재를 받는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1300여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지난해까지 항공기 탑승이 금지된 사례는 1700만 건, 고속철도 탑승이 금지된 사례는 540만 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중국 국무원이 2013년 ‘신용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인민은행·법원 등의 신용기록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전 국민과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점수화하는 ‘사회적 신용체계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사회적 신용체계 시스템은 정무·상무·사회·사법 4대 영역에서의 신용을 높이는 방안을 담고 있다. 공무원·금융·세무·의약·사회보장·노동·지식재산권 등 각론에서 다룬 내용은 국가개조 운동의 지침서를 연상시킨다. 베이징 외교가의 소식통은 “신용은 시장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중국인 DNA에 결여된 신용에 대한 관념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마감 시한을 1년여를 앞두고 신용사회 건설 운동의 추진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47개 정부 기관이 참가하는 부처 연석회의 시스템을 완비했으며 지역·부처 별로 나뉘었던 사회 신용코드를 18자리로 통일했다. 국민과 기업에 관한 신용정보를 18자리 숫자로 만들어 통합 관리 중이라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신용 중국’(www.creditchina.gov.cn)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앞서 지난해 8월 일반인 9억 6000만 명과 기업 2531만 개를 신용정보시스템에 수록했다고 구체적 수치를 발표한 바 있다. 신용점수는 사회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도 반영해 매겨진다. 예컨대 SNS에 정부 관련 악성 댓글을 달아도 점수가 깎인다. 신용점수가 낮아 라오라이로 낙인찍히면 비행기나 고속열차 등 대중교통뿐 아니라 호텔 숙박, 해외여행 승인, 자녀 사립학교 입학 등에서 제한을 받는 등 모두 169가지 벌칙으로 옭아맨다. 반면 신용점수가 좋은 개인이나 기업의 경우 무료 건강검진, 은행 대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국무원은 “중국 사회의 신용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체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신용우수자를 격려하고 신용불량자는 옥죄는 상벌 시스템으로 사회의 신의성실 의식과 신용 수준을 높이겠다”고 명시했다. 이 때문에 라오라이 리스트에 올라 있는 쿵(孔·47)은 비행기나 고속열차 탑승할 때 제약을 받는다. “얼마 전 충칭(重慶)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비행기나 고속열차를 타고 갈 수 없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장장 30시간 이상 걸리는 일반 열차를 타고 가야 했기 때문이죠. 비행기를 이용하면 3시간, 고속열차로는 12시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이지만….” 그는 “라오라이로 낙인찍히면 사람들이 상대하려고 하지 않아 재기하기도 매우 힘들다”며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해 징역형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라고 하소연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에 사는 라오(饒)는 지난해 여름 아들이 합격한 베이징의 명문대로부터 청천벽력같은 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은행 연체금 20만 위안(약 3300만원)이 취소 이유였다. ‘라오라이’ 라오는 곧 은행으로 달려가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이를 두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현대판 연좌제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신용평가 애플리케이션(앱)’도 내놓을 계획이다. 개인정보와 자원봉사, 사회적 관계, 신용기록, 소비기록 등을 토대로 개인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는 앱을 만든다는 얘기다. 베이징의 CY크레딧사는 공산주의청년당(공청단)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인민은행 등과 협업해 개인정보를 비롯해 자원봉사, 사회적 관계, 신용기록, 소비기록 등을 토대로 개인의 사회적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는 앱을 개발 중이다. 예컨대 자원봉사, 연구논문 발표, 지식재산권 획득 등 ‘착한 일’을 하면 최고 신용등급을 받아 온라인 쇼핑 할인, 취업 우대 등의 각종 혜택을 누린다. 반면 커닝과 표절 등 ‘나쁜 일’을 해 등급이 내려가면 여기서 제외된다. CY크레딧사는 내년부터 이를 상용화해 장기적으로는 4억 6000만 명에 이르는 18∼45세 중국인들이 해외 유학, 주택, 여행, 연예·결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적용받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공산당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공청단 단원의 수만 9000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앱의 파장은 상당히 커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라오라이를 잡는 앱도 출시했다. 허베이(河北)성 고급인민법원이 내놓은 ‘라오라이 지도’ 앱은 주변의 라오라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고급인민법원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라오라이가 반경 500m 이내에 등장하면 지도에 위치가 표시되며, 이름과 주소 등 개인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이언틱이 제작한 증강현실게임 포켓몬GO가 연상되는 형식으로 ‘빚쟁이GO’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고급인민법원은 “라오라이를 규제하고 정직한 사회의 틀을 만들기 위해 ‘라오라이 지도’ 앱을 만들었다”면서 “지도에 라오라이가 표시되면 즉각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중국을 ‘전체주의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감시·통제가 날로 심해지자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 브라더’처럼 당국의 감시망이 촘촘하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첨단기술을 사회 통제에 활용하고 관련 데이터를 쌓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이 신장(新疆)위구르족 통제를 위해서 DNA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거센 비난이 일었다. 중국 정부는 무료 건강 검진을 명목으로 위구르족 얼굴을 스캔하는 등 개인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중국 당국에 저항하는 위구르족을 추적하는 데 사용해왔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직접 수사와 관련되지 않아더라도 행정지도 차원에서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정보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규정도 시행하고 있다. 당시 애플 등 외국 기업에 악영향을 끼쳐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은 안면인식이나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 등의 첨단기술을 사용해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해 말 “중국 정부의 감시 능력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이 결합하면 사실상 인간 삶의 모든 면을 통제하는 ‘오웰리언적(전체주의적)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제인권기구인 휴먼라이트워치의 왕쑹롄(王松蓮)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쇼핑 습관에서 댓글까지 시민의 모든 행위를 점수로 매겨 무결점 사회를 만들려 한다”고 비꼬았다. 이런 까닭에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7월 8일 중국을 누군가 감시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규를 따르는 ‘패놉티콘’(Panopticon·중앙감시 감옥)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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