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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북과 협상 희망”…인도적 지원 제안, 대북 제재 여전

    폼페이오, “북과 협상 희망”…인도적 지원 제안, 대북 제재 여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아시아지역 언론을 대상으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 지도부와 다시 마주 앉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세계식량은행을 통해 (북한에) 직접 그것(인도적 지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이날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을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의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자신을 겨냥한 북한의 ‘망발’ 비난 담화가 나온 지 3시간여 만에 “우리는 북한 지도부와 다시 자리에 앉아 북한 주민들을 위한 밝은 미래로 가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기회를 갖기 바란다”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직접 지원 제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외무성 신임대미협상국장’이란 새 직책을 내세워 ‘대북 압력행사에 전념해야 한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25일 발언을 겨냥, “우리는 폼페이오의 이번 망발을 들으며 다시금 대화 의욕을 더 확실하게 접었다”고 밝힌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언급하며 “바로 그날 이후 미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해 협상 중단의 책임을 북한에 돌렸다. 이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을 분리해 비난한 것에 대해 대통령과 호흡일치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충분한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가 계속 이행될 거라는 걸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비핵화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기까지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는 데 자신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북미가 원론적으로 대화의 틀을 유지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으나, ‘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강력한 도발의 의지를 드러내기는 않았지만, 북미가 여전히 ‘제재 해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실질적·파격적 지원에 나선다면 북미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유엔이 제안한 대북 방역·제재 완화 병행해야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현지시간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 국면에 특정 국가의 방역이 지연되면 우리 모두의 위험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북한, 이란 등 피제재국에 대한 제재 완화나 중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북한 등에 대한 방역 지원과 제재 완화의 병행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코로나19 지원에 한해 대북 제재 면제를 결정했지만 바첼레트 대표의 언급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얼마 전 북한과 이란 등에 방역 지원을 제안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는 친서까지 보냈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친서를 받은 사실를 공개했으나 미국 방역 지원의 수락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에 따르면 북한에 폐렴과 독감 환자들이 최근 급증했다고 한다. 북한이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하늘길도 막았다고는 하지만 바이러스를 차단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의학계 중론이다. 감염자가 없다는 북한 말을 믿는다 쳐도 미국과 유럽에 만연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보면 철저한 방역은 필수다. 북한은 한미의 방역협력을 조건 없이 수용하기를 바란다. 이란이 한국에 진단키트 등의 지원을 요청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단키트를 요청한 사실을 참고했으면 한다. 확진자 5만명을 넘어선 미국이 어려운 처지에서도 방역 지원을 제안한 것은 용기 있다. 그러나 북한을 돕겠다는 립서비스로는 모자란다. 세계 경제가 마비된 상황에서 진단 장비나 의약품 외에도 식량, 기름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북한의 숨통을 터줄 제재 완화가 따르지 않으면 북한이 진정성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점, 미국은 잘 알아야 한다.
  • 日도 긴급 조치·경기부양 대책 모색

    日도 긴급 조치·경기부양 대책 모색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최악의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도 ‘긴급’과 ‘부양’을 양대 축으로 하는 전방위 비상대책 수립에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코로나19 대책 기자회견에서 “필요하고 충분한 경제재정 대책을 지체 없이 강구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발상으로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상은 15일 후지TV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일지 모른다”며 이에 상응하는 대규모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15조 4000억엔(약 176조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됐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우선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겪는 가계와 기업을 위한 ‘긴급’ 조치에 집중하고, 이어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판단됐을 때 대대적으로 경기를 떠받치는 ‘부양’의 2단계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1단계 조치로 저소득층 수당 지급과 가계·중소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기존 8%에서 10%로 올렸던 소비세율의 인하 여부에 초점이 모이고 있다. 집권 자민당에서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소비세를 당분간 실질 0%로 낮추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여러 방안 중에서 무엇이 효과가 있을지, (세금을 내리면) 정말로 소비가 살아날 것인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아베 정권 경제정책의 설계자로 통하는 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는 산케이신문에 “정부가 재정적자를 떠안더라도 경제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과감한 재정 투입을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설] 국회는 K뱅크, 타다 등 혁신산업 발목 왜 잡나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185명 중 찬성 168명, 반대 8명, 기권 9명으로 의결됐다.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타다’는 지난달 19일 법원으로부터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여야의 법 개정으로 사법부의 판단과 상관없이 영업을 중단할 상황에 처했다. 다만 국회는 법 시행까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개정법은 타다와 같이 렌터카를 활용한 운송 업체들이 플랫폼 운송 면허를 받아 기여금을 내고 택시총량제를 따르면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지난 4일 법안을 의결한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이번 개정안이 타다의 제도권 영업을 가능하게 해 사실상 ‘타다 허용법’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정법은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때만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타다는 관광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단시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조항을 적용하면 사실상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도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84명 가운데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됐다. 여야는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패키지’로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하지만 국회 표결과정에서 민주당이 처리를 주장해온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은 통과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다수의 여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이 개정안은 인터넷은행에 한해 대주주 자격요건을 완화하자는 안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KT가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케이뱅크의 소액·신용대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안이었다. 타다 금지법의 국회 통과와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부결은 입법기관이 혁신산업을 앞장서서 죽이는 꼴이다. 이해관계자끼리 맞서면 국회가 이견을 조정하고, 특혜라고 여겨지면 관리감독을 강화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부과해 해결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사상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20대 국회는 일을 안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혁신산업의 훼방꾼으로 전락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부결과 관련해 “정무위원회 간사 간 약속인 법안 처리가 지켜지지 않은 것은 결론적으로 유감스럽다”며 사과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임시국회가 지나면 또 한 번 새로운 국회 회기가 시작될 텐데 그때 원래의 (합의) 정신대로 법안 통과 방안을 찾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총선이 4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구에서 득표활동을 벌여야 할 의원들이 다시 국회에 모여 법안 처리에 동참할 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가 모빌리티 혁신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총선에 표를 의식해 혁신산업과 기업의 발목을 잡으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낙오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차원에서 여야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타다금지법 처리에 신중했어야 했다. 차라리 차량공유 서비스문제는 21대 국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시 논의하는 게 옳다.
  • 미 국무부 “성급히 대북 제재 완화할 시기 아니다”

    미 국무부 “성급히 대북 제재 완화할 시기 아니다”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 줄 것” 미국 국무부가 4일(현지시간) “지금은 성급히 대북 제재를 완화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의 대북제재 완화 요청에 대한 입장을 묻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이렇게 답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성급한 제재 완화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은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 변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전쟁 유산의 치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들을 진전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외교에 계속 전념한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특히 “미국은 이것을 혼자서 할 수 없다”면서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은 북한이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로 북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는 “미국은 북한 주민의 안녕과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도 “이는 북한 정권이 자국민의 안녕보다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우선시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장 대사는 북한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며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2000자 인터뷰 30]김동엽 “김여정 담화는 김정은의 육성”

    [2000자 인터뷰 30]김동엽 “김여정 담화는 김정은의 육성”

    北 5개년 전략 정면돌파로 한눈 팔지 못해 북미 중개 제대로 못한 남한 불신 가중 美 대선, 南 총선, 北 자력갱생이 큰 변수 남북협력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군사행동 긴장 수위는 계속 높아질 것3월 3일 늦은 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조직부부장 명의의 담화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나왔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겁 멉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 딱 누구처럼”이란 거센 표현을 써가며 청와대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여기서 ‘겁 먹은 개’는 청와대를, ‘누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칭하는 듯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 명의의 담화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자력갱생과 정면돌파라는 어려운 시국에 북미 협상에 도움이 되지도 않은 남측이 꼬치꼬치 간섭하지 말라는 뜻이 담겼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등장, 이례적인데. A. 노동당 부부장 자격이라기보다 김정은 위원장 동생으로 담화를 냈다고 보는 게 맞다. 김 부부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특사로 오면서 김 위원장 친서를 들고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김여정은 남북관계 전반에서 김 위원장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이번 담화도 김정은 대리인으로서 낸 것이다. 담화의 타격은 명확했다. 핵심을 쉽게 설명하면 ‘같은 조선말 쓰는 남측이 우리 북측 얘기를 왜 못 알아 먹느냐’이다. 지난 2일 원산 앞바다 방사포 발사는 물론 남북관계 전반까지 언급하고 있다. 즉 우리가 올해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하려는 어려운 상황인데도 어째 남한 사람들은 그걸 모르냐는 것이다. 담화 후반부의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하며 붙어 살았으니 닮아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라는 대목에 유의해야 한다. Q. 담화 자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문 대통령 직접 언급은 피했는데. A. ‘우리 제발 내버려둬라’라는 호소가 담겼다. 2020년 북한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다른 데 신경쓸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남측 입장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힘든 마당에 북한의 장사포 발사가 상식도 예의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남측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북한 입장에서 남 생각할 처지가 아니다. 자기 챙기기 바쁜 실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내리막에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체제 유지에 우려와 불안이 있을 것이다. 즉 억압 체제로도 인민들을 통제하기 어려운 불안이다. 리만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과 박태덕 농업담당 부위원장이 해임됐다. 이들을 날린 이유는 관료의 부정부패인데 정면돌파 와중에 방해물은 강력히 처벌한다는 본보기를 보일 만큼 체제를 다잡고 있다. 북한에 있어서 동계훈련은 그냥 훈련이 아니다. 남한이나 미국에 대한 압박 개념이 아니라, 인민한테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 거기에 대고 중단을 촉구한 데 대한 반발이다. 다만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한 흔적이 있다. 그렇다고 남북관계나 북미대화에 대한 신호를 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 않고 다음을 위해, 어쩌면 올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 2021년 제8차 당대회 이후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연결 고리는 유지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본다. Q. 북한이 남한에 날선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A. 가장 큰 것은 남측이 우리한테 사기 안 치고 미국과의 중매쟁이 역할을 똑바로 했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북측 지도부에 깔려 있다. 미국과 잘 될 것이라는 남측 말 믿고 싱가포르도 가고 60시간 기차 타고 하노이도 갔는데 아무 것도 얻은 게 없고, 군사훈련도 못했다. 정상적인 통치도 못하고, 5개년 전략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Q. 청와대의 3월 2일 논평이 그리 북한에 민감한 내용이었나. A. 우리 입장에서는 할 수 밖에 없지만 차라리 얘기 안 하거나 우려를 표명하는 선에서 끝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런 논평을 내면 북한에서 어떤 반응을 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단순하게 봤다. 선거 국면에서 국내 정치용이란 측면도 있지만 복합적인 것을 고려해야 했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남한이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지만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제재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은 5개년 전략을 올해 1년 동안에 다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로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퍼즐을 맞춘 것에 잘못은 없는지 반성하고 재점검해 봐야 한다. 우리는 잘못한 게 없고, 북한만 잘 못 됐다고 하면 북한은 나오지 않는다. 물론 정부가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관계에서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평양선언까지 다 흐트러지는 리스크는 있다. 하지만 지금 정부의 대북 강박관념은 지나치다. 그야말로 내려놓고 바로 볼 용기가 필요하다. Q. 대통령의 공동방역 등 남북협력은 더욱 멀어진 것 아닌가 A. 북한도 바란다고 본다. 하지만 공동방역을 하자거나 지원해주겠다거나 해봐야 북한은 협력에 응할 수 없다. 2020년 올해는 바깥쪽 하고는 협상을 끊고 내부적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정부는 대북 문제에 있어서 내려놓아야 다시 올라갈 수 있다. 북한과 만나야 한다거나, 상호주의 해야 한다거나 하는 강박을 버리는 것이다. 북한과 만나지 않아도 가능한 일은 많다. 지금 청와대는 안보 타워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국방·통일 등 안보 분야에서 지휘자가 필요한데 안 보인다. 안보 타워가 없으니 김여정한테 이렇게 당한 거다. 충분히 고민했다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했을 것이다. 2020년은 남북미에 국내 정치적 변수가 너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미국의 11월 대선에다 북한의 절체절명 시기, 김정은 정권의 변곡점이 되는 시점이다. 우리의 총선까지 겹쳐 있다. 이런 국면을 청와대는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Q. 향후 북한이 긴장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는가 A. 북한이 동계훈련을 한 번 더 할 수 있다. 지난해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에이태킴스 등 탄도미사일 2종과 400㎜급 대구경, 초대형(500~600㎜급) 방사포 등 신형 방사포 2종 등 총 4종의 전술무기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이스칸데르, 초대형 방사포는 실전배치됐다고 봐야 한다. 실전배치하지 않은 신형 에이태킴스, 400㎜급 대구경 조정방사포의 시험발사가 있을 수 있다.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결코 허언이 아니다. 지난해 바지선에서 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잠수함이나 바지선에서 발사할 때 김 위원장이 참관할 가능성이 있다. 더 큰 것은 동창리에서 이뤄진 2회의 엔진실험이다. 이 때도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는데 완성 단계에 들어서면 김 위원장이 지도하는 엔진실험을 할 수 있다. 핵 실험도 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안하는 모라토리엄을 지키면서 4, 5월쯤 엔진 실험을 통해 엔진 출력을 공개하고 10월 군사 퍼레이드 때 미사일 껍데기를 트레일러에 끌고 나올 수 있다. Q. 북한 내 코로나 실태는 어떻다고 보는가. A.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에 얼마나 체류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두 가지 퍼즐이 있다. 하나는 얼마 전 평양에 주재하는 외교관을 밖으로 내보냈다. 다른 하나는 김 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하고 2월 말 원산으로 왔다. 원산에 장기체류하면 코로나 환자가 있는 평양으로부터 피신이랄까 하는 상상도 해볼 수 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다음은 3월 3일 김여정 담화와 3월 2일 청와대 발표문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담화)  불에 놀라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고 하였다. 어제 진행된 인민군 전선포병들의 화력전투훈련에 대한 남조선 청와대의 반응이 그렇다.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다. 그런데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수 없다.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하기는 청와대나 국방부가 자동응답기처럼 늘 외워대던 소리이기는 하다.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 군사장비를 사오는 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몰래몰래 끌어다 놓는 첨단 전투기들이 어느 때든 우리를 치자는 데 목적이 있겠지 그것들로 농약이나 뿌리자고 끌어들여 왔겠는가.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연습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남측더러 그렇게도 하고 싶어하는 합동군사연습놀이를 조선반도의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 청와대는 어떻게 대답해 나올지 참으로 궁금하다.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데 대해 가타부타 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이다. 쥐어짜보면 결국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되어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 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 상대라고 대해 주겠는가. 청와대의 이러한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 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논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이다.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강도적이고 억지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다.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하며 붙어 살았으니 닮아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 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운가.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2020년 3월 3일 평양 -청와대 발표문-  금일 3월 2일 오후 1시 3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및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긴급 화상회의를 갖고 오늘 오후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2월 28일에 이어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한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하였다.  관계 장관들은 북한이 작년 11월 말 이후 3개월 만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재개하고 특히 원산 일대에서의 합동타격훈련을 계속하여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다. 관계 장관들은 이번 발사체의 세부 제원 등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하였다.
  • 코로나 와중에… 동해로 발사체 두 발 쏜 北

    코로나 와중에… 동해로 발사체 두 발 쏜 北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남측이 국가 재난에 준하는 고통을 겪는 가운데 북한은 2일 올 들어 처음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쐈다. 청와대는 즉각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무력행동 중단을 촉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낮 12시 37분쯤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면서 “지난달 28일 실시한 합동타격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발사체는 원산 인근 이동식발사대(TEL)에서 20초 간격으로 두 발이 발사됐으며, 비행거리는 약 240㎞, 고도는 약 35㎞로 탐지됐다. 군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분석 중이며 한미 당국이 제원을 분석 중이다. 군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장 참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지난달 28일 합동타격훈련 즈음 원산 일대에 있었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발사가 포착된 지 53분 만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북한이 3개월 만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재개하고, 특히 원산 일대에서 합동타격훈련을 계속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95일 만이다. 북한도 코로나19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레드라인에 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신 수위를 조절한 측면도 있다. 제재 장기화 속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체제 결속을 다지고, 김 위원장의 상황 관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김영옥 외 3인 지음, 봄날의책 펴냄)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고찰. 나이듦과 죽음을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의제화하는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이 기획했다. ‘시민으로서 돌보고 돌봄받기’, ‘보호자라는 자리’, ‘병자 클럽의 독서’, ‘젊고 아픈 사람의 시간’, ‘치매,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시간과 노니는 몸들의 이야기’ 등 6편을 담았다. 304쪽. 1만 5000원.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임헌영 지음, 소명출판 펴냄) 문학평론가인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의 새 평론집. 최인훈, 박완서, 이병주, 남정현, 장용학, 황석영 등 문학 작가들의 작품 중 ‘정치를 질타하는 문학’을 비평했다. 조정래의 ‘아리랑’을 비롯한 민족해방투쟁 소설들과 프롤레타리아 여류작가로서 항일 여성투사의 삶을 다룬 박화성에 대한 논고 등을 실었다. 519쪽. 2만 3000원. 실리콘 제국(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예담아카이브 펴냄) 실리콘밸리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문제점을 분석한 저작. 미래학자로서 글로벌 싱크탱크를 이끄는 저자는 기업 리더와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 학자, 언론인을 인터뷰해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장악 시도, 불투명한 자선사업, 우주 등 ‘미지 영역’에의 진출 등을 파헤친다. 392쪽. 1만 8000원.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곽재식 지음, 김영사 펴냄) SF, 과학 논픽션을 넘나드는 곽재식 작가의 신간. 세균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세균으로 환경문제나 범죄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지, 우주 개발에 세균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살펴본다. 380쪽. 1만 6800원. 잠자는 미녀들 1·2(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황금가지 펴냄) 여성만이 걸리는 수면병이 휩쓴 세계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 ‘공포 스릴러의 대가’ 스티븐 킹이 아들 오언 킹과 함께 썼다. 미국의 작은 소도시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갈등과 욕망,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벌어지는 고군분투를 그렸다. 각 612쪽, 568쪽. 세트 2만 6000원. 평양 상인 경성 탐방기(김희철 지음, 수류책방 펴냄) ‘북한개방 시 유망사업 업종별 아이템’이라는 부제가 붙은 투자 가이드북. 금융인 출신의 북한학 박사인 저자는 미래 통일시대와 그 전에 다가올 대북경제 제재 완화에 대비해 기업들의 대북 진출과 투자 러시를 파악,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업종들을 정리했다. 256쪽. 1만 4000원.
  • [기고] 교복으로 얼룩진 새 학기/임세은 민생경제연구소 소장·경제평론가

    [기고] 교복으로 얼룩진 새 학기/임세은 민생경제연구소 소장·경제평론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국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의 개학 및 입학까지 연기시켰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건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민간 분야와 공공 분야가 공적 이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움직여야 할 것이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교복’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억의 아이템이다. 학교마다 다른 디자인, 다른 색 교복으로 소속감과 자긍심을 드러낸다. 대다수 학교는 교복을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므로 매년 어느 집이나 교복 구입은 은근한 부담이다. 특히 아이돌을 모델로 쓰는 교복 브랜드가 많아지며 공공연히 인상된 가격은 고스란히 학부모 부담으로 전가됐다. 몇 해 전부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복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학생 1명에게 최대 30만원의 교복구입비가 학교로 지원되며, 학교는 공동구매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복을 직접 지급한다. 그런데 17만원 수준이었던 교복비가 갑자기 30만원까지 올랐다. 딱 지원금만큼 가격이 오른 것이다. 업체에서는 교복 품질 향상 등 이유를 들었지만 담합의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공정거래법 71조는 담합을 중대한 위법 행위로 규정한다. 담합은 소비자의 선택과 권리를 훼손하고 사회 공공성을 저해한다. 생산자의 가격 결정에서 담합 행위는 사유재산권의 정당한 행사가 아니다. 시장을 교란시키고 다른 경제주체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다. 경제학에서는 좋고 나쁨을 판단할 때 사회후생을 판단의 한 축으로 삼는다. 교복 가격 담합 행위는 시장균형을 해치고 소비자 후생, 사회적 효용을 무너뜨린다. 특히나 의식주 영역에서의 담합 행위는 더욱 철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 일부 아파트 부녀회의 아파트 가격 담합 행위 등에 대해 암행 감시단 등을 발족해 점검했던 것이 한 예다. 중ㆍ고등학생의 교복은 선택이 불가능하다. 지자체에서 신입생 교복 지원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예산을 편성해 실행한 것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정부가 일관적으로 추진했던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일환이다. 정부의 더욱 철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한 대목이다. 2015년 청주에서 교복 구매 입찰 관련 담합에 대해 동일 행위 금지 시정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이는 정부의 복지 정책 교란 행위다. 기존처럼 시정 명령에 그칠 것이 아니라 폐업 수준까지 검토할 만큼 더욱 엄중한 제재로 가격 담합 시도 자체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 ‘재앙’ 16번 언급한 심재철…이인영 “남탓만…극우 목소리”

    ‘재앙’ 16번 언급한 심재철…이인영 “남탓만…극우 목소리”

    심재철 “문재인 정권 ‘3대 재앙’ 종식시킬 것”“희대의 선거범죄” “조국만 보이냐” 맹비난범여권 “정권 심판만을 위해 표 구걸” 비판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대대표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앙’이라는 단어만 16번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민의 소리보다는 극우의 소리가 많아 보인다”고 지적하는 등 범여권이 들썩였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지난 문재인 정권 3년은 그야말로 ‘재앙의 시대’”라며 헌정·민생·안보 등 ‘3대 재앙’으로 점철된 시기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을 심판해달라. 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압승해 문재인 정권의 3대 재앙을 종식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4·15 총선은 거대한 민심의 분홍(통합당 상징색) 물결이 문재인 정권 3대 재앙을 심판하는 ‘핑크 혁명’이 될 것”이라며 “핑크 혁명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조국 사태’를 겨냥해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자 불의와 반칙과 특권의 화신인 피의자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국민의 분노에 등 떠밀려 사퇴한 조국에 대해 대통령은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빚이냐”며 “대통령 눈에는 조국만 보이냐. 국민은 보이지 않냐”고 지적했다. 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선 “청와대가 사령부가 돼 더불어민주당, 경찰, 행정부가 한통속으로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현 울산시장)를 당선시키고자 벌였던 희대의 선거 범죄”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공작을 위해 청와대 8개 조직과 대통령 참모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검찰 공소장에 대통령이 35번이나 언급된다”며 “누가 ‘몸통’인지 온 국민은 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정직하게 고백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로부터 검찰을 독립시키겠다. 다시는 추미애 장관이 저지른 검찰 인사 대학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정권 비리 은폐처가 될 것이 분명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반드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심 원내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숱한 적신호에도 우리 경제가 견실하다고 말해 온 대통령이다. 그러더니 이제 비상시국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시급한 특단의 대책은 바로 소득주도성장 폐기다. 정책 대전환 없이는 그 어떤 대책도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정책 실패는 이 정권의 무능과 실정의 결정체”라며 “부동산을 잡겠다며 18번이나 대책을 발표했지만, 결과는 가격 폭등과 거래 절벽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정책 대안으로 최저임금 결정구조 전면 개혁, 법인세율 인하, 노동시장 개혁,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탈원전 정책 폐기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대북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은 끊임없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서 이탈하려 했다. 그로 인해 한미 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며 “문재인 정권의 반일 선동은 불리한 정국 돌파를 위한 정략에 불과했다. 정작 아무것도 얻어내지도 못하면서 한일관계만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인과 중국 방문객의 입국 금지도 미적거렸고, 병 이름에 중국이나 우한이라는 단어를 쓰기조차 꺼린다”며 “우리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한미관계는 헝클어뜨리고, 중국과 북한 바라기를 하는 문재인 정권에게 더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대안신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범여권 정당들은 심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과거 회귀에 편 가르기만 강조했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심 원내대표는 미래를 언급했지만, 내용은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자유한국당 시절 정부를 비판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며 “국익이나 국민에 대한 걱정도 보이지 않고 초당적 협력에 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는 점도 아쉽다. 오직 정권심판만을 위해 표를 달라고 구걸했을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심 원내대표 연설 후 기자들에게 “국민의 소리보다는 극우의 소리가 많아 보인다. 자기반성은 없고 남 탓이 많다. 미래도 없고 민생도 없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얘기, 새누리당 시절 얘기는 물론 과거 전두환 시절의 논리도 등장했다”고 비판했다.장정숙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어 온 부정한 정치 세력이 지난날의 과오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도 없이 책임 전가에 혈안이 된 모습에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총선은 반성 능력을 상실한 탄핵 폐족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과거와 혐오로 가득 찬 ‘도로 새누리당’ 선언이었으며 본인들이 재앙이고 구태임을 확인시켰다. 존재 자체가 ‘소돔과 고모라’”라며 “총선을 앞둔 제1야당이 위성정당이나 만들고 민주주의를 입에 올린 것도 비극”이라고 비난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미래통합당이 과거분열당임을 확인시켜준 연설이었다. 탄핵 정당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며 “오로지 정쟁과 반대로 반사이익을 얻어 다시 옛날처럼 권력기관과 국가 예산을 장악해서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가진 자들을 노골적으로 편들어 지지기반으로 삼겠다는 욕심만 가득한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한미워킹그룹, 北 개별관광·경제제재 완화 적극 검토하라

    한미 워킹그룹 회의 참석차 방한한 앨릭스 웡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가 어제 통일·외교부 관리들을 만나 남북 관계와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그제 열린 한미 워킹그룹에서는 북한 개별관광과 철도·도로 연결,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남북 협력사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초 밝힌 남북 협력 구상을 설명하고 미국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미측은 기본적으로 이해하지만, 유엔 대북 제재를 지속한다는 근본 입장을 유지하는 것 같다. 이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CNN 방송이 어제(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에 북한과의 합의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미 간 교착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비핵화 진전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을 바라는 우리로선 큰 실망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 ‘노딜’ 이후 북미 관계의 교착으로 남북 관계 문제도 꼬이기 시작했다. 북한의 강경노선 선회로 대결 구도가 강화된 측면도 있지만, 대북 경제제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가 북미·남북 관계 모두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된 북한 개별관광은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라 실향민과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한 인도주의적 프로그램의 취지가 강하다.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나 DMZ 평화지대화 역시 북한이 비핵화 시 얻을 수 있는 밝은 미래를 보여 주고, 가시적인 프로젝트다.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만들고 남북 관계를 진전시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명분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1월까지 북미 회담을 닫아 두려면 남북 협력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은 전향적이고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북미, 남북 대화가 단절된 시기에 북핵·미사일의 기술적 고도화가 진행됐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출구가 막힌 북한 지도부가 북미 대결로 회귀할 명분을 만들어선 안 된다. 미국의 경제제재 압박 정책의 변화가 절실하다.
  • 김정은·트럼프, 美 대선 전엔 안 만날 듯… 관리모드로

    김정은·트럼프, 美 대선 전엔 안 만날 듯… 관리모드로

    실무협상 기조 유지 속 北 반응이 변수 남북협력도 교착… 워킹그룹 결론 못내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북미 양측이 협상의 조속한 재개보다는 상황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북미 협상을 추동하고자 남북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북미 관계가 일시 정지됨에 따라 현재까지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얼굴)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 전에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외교정책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 집중하면서 북핵 이슈에 관여하려는 욕구도 시들해졌다고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협상한다는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일관되게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북한에 발신하고 있다”며 “다만 미국은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보완하고자 실무협상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미국의 실무협상 재개 요청에 답을 하지 않고 있기에 트럼프 행정부도 현실적으로 대선 전까지 북한의 군사도발 등을 억제하는 상황 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또한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단 공약의 철회를 시사했지만, 이후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등을 취하기 어렵기에 북한도 섣불리 협상을 재개하기보다는 핵능력을 고도화하며 몸값 올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즉각적인 군사 도발은 우방인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적정한 상황 관리를 할 가능성이 있다. 상황 관리에 나선 북한은 한국의 남북 협력사업 추진에도 호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미국과 워킹그룹회의를 열어 남북 협력사업을 논의했으나, 북한과 사전 협의가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미국과 협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은 한국이 남북 협력사업을 독자적으로 강하게 추진하길 원할 텐데 미국 때문에 그러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사업을 할 동기는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CNN “트럼프, 11월 대선 전 김정은과의 만남 원치 않는다 말해”

    CNN “트럼프, 11월 대선 전 김정은과의 만남 원치 않는다 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최고위 외교 정책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대선 국면에서 ‘인내 외교’ 기조를 확인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보도대로라면 북미 간 교착이 미국 대선 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CNN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래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외교가 허우적대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 집중하면서 이 이슈에 관여하려는 욕구도 시들해졌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와 국무부는 이런 보도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해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지난 연말 좌절감을 표했다고 소식통들이 CNN에 전했다. 북한 측이 미국이 빈손으로 왔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다고 선언할 때까지 미국 협상가들은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고 방송은 덧붙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노력에 정통한 당국자는 협상이 “죽었다”고 직설적으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정부가 북한 여행을 위한 ‘특별여건 허가증’ 발급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서 일하는 인사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결정적인 이슈라고 믿지 않는다며 CNN은 지난 4일 밤 국정연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것 역시 주목할만하다고 분석했다.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 서클 안에서 대선 전에 북한과의 합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별로 없다고 전했다. 협상 재개로 인해 얻는 잠재적 이득보다 리스크가 압도적으로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제재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대화를 재개하는데 흥미가 없는 게 분명한데, 그런 일은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북한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일은 최근 몇 주 눈에 띄게 줄었고, 최근에는 김 위원장 관련 트윗도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여전히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공개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일 북미 비핵화 협상이 대선 등 미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조속히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도 대북 특별대표직을 유지하며 실무협상 재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 한 인사는 “비건은 끊임없이 협상을 재점화하려고 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12월 방한 당시 북측에 만남을 제안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한 일을 들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여하는 실무급 외교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정상회담 기간 합의가 타결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또 다른 대면 만남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희망과 우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희망과 우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 다녀왔다. 워싱턴의 분위기와 북한 전문가들에게 들었던 바를 전하려고 한다. 성탄절 선물과 연말 시한부로 협박했던 북한은 결국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하면서 시한부 위협을 일시적으로나마 철회했다. 이를 놓고 여러 분석이 가능한데 북한 당국은 물러섰는가? 또 물러섰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에 따라 앞으로의 북미 관계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 간의 이견의 뿌리가 거기에 있다. 어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이번에 던진 시한부 압박을 해제시켰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다시 협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기보다 미국 대선인 올해 11월까지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정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말에 중국이 원조와 무역 카드를 꺼내 북한 당국을 압박하면서 시한부 위협을 해제시키는 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런 분석과 비슷하게 외무상이었던 리영호의 교체로 북측의 대미 협상이 준비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곧 다시 시작할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물론 양측이 협상에 다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제재 완화와 핵 동결과 단축으로 나아갈지는 의심이 많다. 특히 한반도를 전쟁의 위협에서 구했다고 자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 동결·단축 합의를 도출할 인내심이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적지 않다. 재협상을 하든 대선까지 지켜보든 간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없었다. 북미 관계가 ‘하노이 노딜’ 여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모두가 동의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재협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개척’했던 ‘협상의 길’로 갈 것인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했던 ‘전략적 인내심’, 즉 협상보다 현상 유지로 가게 될지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소수 전문가는 협상의 성공을 의심하고 곧바로 도발로 변질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백두산에 갔고 중앙군사위원회를 소집한 데 이어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해 연설을 했다. 사실 중앙군사위원회와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이나 토론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나 연설을 했다고 하는데 매우 작은 일부만 나왔다. 북한 언론에서 공개된 내용으로만 알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백두산의 승마와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전원회의에 앞섰다는 것에서 추가 도발과 특히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재발사해 미국 본토까지 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재돌입체 등 중요 기술이 확보됐는지 여부 등을 증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올봄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면 북한 당국의 도발이 이어질 수도 있고 혹은 대선을 앞두고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어떤 길을 택할지 아직 알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한다면 매우 위험한 대미 적대행위이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이 도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 사태처럼 대응할지는 모호하다. 또 중국은 2017년 5~11월처럼 대북 석유무역과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이는 북한 경제에 매우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은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도발도 위험하기 때문에 대선까지 지켜보게 되면 중국에 계속 의존하는 상황을 유지하면서 언젠가 협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의회는 대북 협상을 급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는데 북한 핵무기는 양적인 측면에서 갈수록 많아지고 질적으로 제고되고 있다. 외부에서 볼 때 북미 관계는 조용하지만, 미래는 잘 보이지 않는다.
  • [시론]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추진, 지금도 맞다/김동선 경기대 교육대학원장

    [시론]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추진, 지금도 맞다/김동선 경기대 교육대학원장

    새해 들어 정부가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 유치와 남북 스포츠 교류 강화라는 화두를 던졌다. 남북, 북미 관계에 적대적 긴장감이 돌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착각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러나 남북 스포츠 교류는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고 손을 놓아버리거나 미뤄서는 안 될 문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수도인 서울과 평양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은 체제와 이념의 벽을 뛰어넘어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을 실현하고 나아가 세계 평화와 화합을 일구는 큰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단 체제에서 스포츠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단절된 남북 간 대화채널을 복원시키기도 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의 기류를 가져다주는 단초 역할을 해 왔다. 동서 화해 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1988년 서울올림픽이 대표적이다. 서울올림픽은 미소 냉전 구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격전지 중 하나인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공산권의 참가 문제가 민감했다. 하지만 소련의 참가 선언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중 160개국(북한, 쿠바 등 7개국 불참)이 참여하며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앞서 1980년 모스크바,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은 반쪽 대회로 치러졌으나 서울올림픽 이후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한 올림픽 보이콧은 자취를 감췄다. 특히 한국은 공산권 및 미수교 국가와 경제·문화·스포츠 교류를 활발히 추진해 헝가리, 중국 등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었다. 평화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전쟁 우려까지 나오는 일촉즉발 상황이었고 각국 선수단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며 개최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설득 끝에 결국 북한이 참가했다. 이는 한반도 분단 현실과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의지를 세계에 보여 주며 올림픽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화해 무드는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2032년 올림픽은 서울올림픽, 평창올림픽과는 차이가 있다.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공동 개최에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남북은 지난해 2월 공동유치 의향서를 IOC에 제출했다. 정부는 최근 올림픽 공동 유치 계획안을 의결했지만 지난해부터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북한은 아직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난관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비핵화와 대미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용인되기 어렵다. 비핵화가 진전돼 대북 제재가 완화돼야만 경기장, 숙박, 교통, 통신 등 각종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한 자본과 장비가 북한에 반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재원 조달도 큰 과제다. 북한의 재원 조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내부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비용 부담과 경제적, 비경제적 이익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올림픽 공동 개최에 따른 손익을 상세하게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올림픽 공동 유치 추진은 단순히 계산기를 두드려 보는 것 이상의 결과를 우리에게 가져올 것이다. 우선 한반도 평화 정착이 가시화된다. 한반도 평화가 공동 개최의 필수 조건이므로 공동 유치는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남북이 함께 세계를 누비며 준비하고 추진하는 최초의 메가톤급 프로젝트는 남북 관계의 양적, 질적인 발전을 가져올 게 분명하다. 올림픽 인프라를 바탕으로 남북 경협 또한 크게 확대될 것이다. 한반도의 유라시아 물류종착지 사업도 한층 앞당겨질 수 있다. 한반도가 중국횡단철도,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되는 북한판 마셜 플랜이 가동되면 국내 기업들도 수혜자가 된다. 북한의 대외 개방과 내수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원산마식령스키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삼지연 등으로 세계 곳곳의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공동 유치의 성사 여부는 북한이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변화를 결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동유치 합의 사항이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남북 정상이 합의한 만큼 북한이 확실한 의지를 보여 준다면 국제사회의 우려가 해소되며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는 성공하게 될 것이다.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샐러리캡·FA 등급제… KBO ‘새 시대’

    샐러리캡·FA 등급제… KBO ‘새 시대’

    C등급 FA, 보상 선수 없이 이적 가능 최저연봉 인상·육성형 외국인 도입도 국내 프로야구에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이 도입된다. 자유계약선수(FA) 제도도 21년 만에 크게 바뀐다. 전력 불균형 해소와 선수 권익 향상 등을 위해서다.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2020년 첫 회의를 열고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전격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앞서 FA 등급제를 올해 시즌 종료 후 실시하기로 했다. 샐러리캡 상한액은 2021년과 2022년 외국인·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연봉(연봉·옵션 실지급액·FA 연평균 계약금) 상위 40명 평균 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출발한다. 이 금액은 2023년부터 3년간 유지된다. 이후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재논의된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별도의 샐러리캡을 적용한다. 외국인 선수(최대 3명) 계약 때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을 400만 달러(연봉, 계약금, 옵션, 이적료 포함)로 묶었다. 신규 외국인 선수 고용 비용은 100만 달러로 유지된다. 샐러리캡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 2회 연속 초과 시 초과분의 100% 제재금과 다음 연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 등 위반 횟수에 따라 페널티가 강화된다. 리그 참여 제한 등의 강력 제재는 없다. 때문에 선수 측 반발을 줄이기 위해 각 구단이 상한액 이상의 지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사치세(부유세) 개념의 소프트캡을 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사회는 또 샐러리캡 시행과 동시에 현재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1년씩 단축하기로 했다. 선수 최저 연봉은 2021년부터 현재 27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된다. FA 등급제는 최근 3년간 평균 연봉과 평균 옵션 금액으로 순위를 정해 선수를 A~C등급으로 나누고 등급별로 보상 규정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순위 산정 때 기존 FA는 제외한다. 예를 들어 A등급(구단 연봉 순위 3위 이내·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의 경우 전년도 선수 연봉의 300% 현금 보상 또는 보호 선수(20명)를 제외한 선수 1명과 연봉 200% 현금 보상의 기존안을 유지하지만 B등급(구단 4∼10위·전체 31∼60위)의 경우 보호 선수를 25명으로 확대하고 보상 금액도 전년도 연봉의 100%로 완화한다. C등급(구단 11위 이하·전체 61위 이하)의 경우 선수 보상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보상하도록 했다. 리그 운영도 다소 달라진다. 외국인 선수 제도는 올해부터 3명 등록, 3명 출전으로 바뀐다. 2023년부터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최대 2명까지 둘 수 있다. 육성형 선수는 퓨처스리그에 출전하고 1군 외국인 선수가 다치면 대체로 활동할 수 있다. 정규리그 1위가 2개 구단이 나올 경우 별도의 1위 결정전을 연다. 또 정규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1∼2, 5∼7차전을 홈에서 치르게 하는 등 홈 어드밴티지를 강화했다. 지난해 논란이 된 3피트 라인 위반 수비 방해 관련 자동 아웃이 폐지된다. 또 경기 중 투수를 제외한 전 선수가 전력분석 참고용 페이퍼(리스트밴드)를 사용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샐러리캡· FA 등급제…KBO ‘새 시대’

    국내 프로야구에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이 도입된다. 자유계약선수(FA) 제도도 21년 만에 크게 바뀐다. 전력 불균형 해소와 선수 권익 향상 등을 위해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2020년 첫 회의를 열고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전격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앞서 FA 등급제를 올해 시즌 종료 후 실시하기로 했다. 샐러리캡의 첫 상한액은 2021년과 2022년 외국인·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연봉(연봉·옵션 실지급액·FA 연평균 계약금) 상위 40명 평균 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출발한다. 이 상한액은 2023년부터 3년간 유지되며 이후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재논의된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별도의 샐러리캡을 적용한다. 외국인 선수(최대 3명) 계약 때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을 400만 달러(연봉, 계약금, 옵션, 이적료 포함)로 묶었다. 신규 외국인 선수 고용 비용은 100만 달러로 유지된다. 샐러리캡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 2회 연속 초과 시 초과분의 100% 제재금과 다음 연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 등 위반 횟수에 따라 페널티가 강화된다. 리그 참여 제한 등의 강력 제재는 없다. 사실상 각 구단이 상한액 이상의 지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사치세 개념의 소프트캡을 도입해 선수 측 반발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사회는 또 샐러리캡 시행과 동시에 현재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1년씩 단축하기로 했다. 선수 최저 연봉은 2021년부터 현재 27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된다. FA 등급제는 최근 3년간(2018∼2020년) 평균 연봉과 평균 옵션 금액으로 순위를 정해 선수를 A~C등급으로 나누고 등급별로 보상 규정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순위 산정 때 기존 FA는 제외한다. 예를 들어 A등급(구단 연봉 순위 3위 이내·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의 경우 전년도 선수 연봉의 300% 현금 보상 또는 보호 선수(20명)를 제외한 선수 1명과 연봉 200% 현금 보상의 기존 보상안을 유지하지만 B등급(구단 4∼10위·전체 31∼60위)의 경우 보호선수를 25명으로 확대하고 보상 금액도 전년도 연봉의 100%로 완화한다. C등급(구단 11위 이하·전체 61위 이하)의 경우 선수 보상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보상하도록 했다. 리그 운영도 다소 달라진다. 외국인 선수 제도는 올해부터 3명 등록, 3명 출전으로 바뀐다. 2023년부터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최대 2명까지 둘 수 있다. 육성형 선수는 퓨처스리그에 출전하고 1군 외국인 선수가 다치면 대체로 활동할 수 있다. 정규리그 1위가 2개 구단이 나올 경우 별도의 1위 결정전을 연다. 또 정규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1∼2, 5∼7차전을 홈에서 치르게 하는 등 홈 어드밴티지를 강화했다. 지난해 논란이 된 3피트 라인 위반 수비 방해 관련 자동 아웃이 폐지된다. 또 경기 중 투수를 제외한 전 선수가 전력분석 참고용 페이퍼(리스트밴드)를 사용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종석 “개별 관광 담대하게 밀고 나가야”

    이종석 “개별 관광 담대하게 밀고 나가야”

    조건 없는 관광 허용하면 北 호응 가능성 기준 만들고 시민사회·지자체에 맡겨야 제재 일부 완화 후 도발 땐 취소하면 될 것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 개별관광과 관련해 “담대하게, 좀더 선 굵게 정책을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추진에 호응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부가 여러 가지 조건을 붙이는 것보다는 일반적인 관광을 허용하겠다고 이야기하면 (북한 호응) 가능성은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기준만 잘 만든다면 나머지는 시민사회와 지방자치단체에 맡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과거에는 관광객 유치를 꺼렸지만 지금은 적극 유치하고 있기에 한국인의 북한 개별관광에서 유일하게 남은 과제는 ‘한미 공조’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비핵화 협상 관련 창의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걸 들어 본 적이 없다. (남북 협력 사업이) ‘된다, 안 된다’는 이야기뿐이다. 그러니 조선총독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전 장관은 현재 한반도 정세의 진전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일부 완화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전 장관은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했을 때 북한이 핵 도발을 하면 완화를 취소하면 된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수출입은행, 올해 혁신성장·소부장 강화 등에 69조원 지원

    수출입은행, 올해 혁신성장·소부장 강화 등에 69조원 지원

    수출입은행이 올해 혁신성장과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약 69조원의 여신을 지원한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0년도 주요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수은은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59조 8000억원)보다 9조 5000억원 늘어난 69조 3000억원의 여신을 지원할 계획이다. 분야별로 보면 혁신성장에 8조 5000억원),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20조원, 중소·중견기업에 28조 1000억원, 해외 인프라에 12조원 등이다. 수은은 해외 수주 산업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신남방·신북방 핵심 전략 국가들과의 사업 개발도 강화한다. 아시아 국가 관련 사업 우선 지원 방침을 이어가는 가운데 인도와 관련한 사업의 신규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교류 협력사업 활성화를 비롯해 북한 개발 협력 전략·정책 연구기능 강화 등 대북제재 완화와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비한 지원기반 구축도 올해의 중점 추진 업무로 꼽았다. 대우조선과 성동조선, 대선조선 등 조선사 구조조정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방 행장은 최근 선임된 수은 사외이사 2명 중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기로 한 새 자본시장법에 따라 여성 인사 한 분을 포함하고 나머지 한 분은 전문가 중에서 선발하기로 했다”며 “심사 과정에서 노조 추천 인사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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