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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백신 개발 지원한다지만...“1호 내년에나 백신주권 요원”

    국내 백신 개발 지원한다지만...“1호 내년에나 백신주권 요원”

    코로나19 백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잠시 반짝했다가 이내 관심에서 멀어진 ‘백신 주권’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외국 백신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백신 주권을 추진할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13일 보건복지부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 제품뿐이다. 노바백스 백신 생산도 지연됐고, 얀센과 모더나 백신은 초도 물량 시기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노바백스 백신은 기술이전 방식으로 국내에서 위탁생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재까지 국내 기업에서 개발 중인 백신 가운데 임상 3상에 도달한 제품이 하나도 없다. 이대로라면 국내 1호 백신이 몇 년 뒤에 나올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하나만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정부가 손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정부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과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구성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예산도 지난해 940억원에서 올해 1388억원으로 늘렸다. 복지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국내 5개사가 하반기 임상 3상 착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도 적극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강진한 가톨릭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정부는 수천억원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임상시험을 하기도 빠듯한 액수”라면서 “외국에선 ‘3차 방위산업’이라는 말까지 써 가면서 국가 차원에서 나서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김영삼 정부 이후 수십년간 지원을 늘린다는 말뿐이었다”고 비판했다. 강 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연구개발조차 최저가 입찰로 하다 보니 연구개발에 대한 동기부여조차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초빙교수는 “백신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기초의학과 공중보건 분야에서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 부분이 특히 약하다”면서 “정부가 백신 주권을 고민한다면 국립보건연구원에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를 해서 연구 중심축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신 주권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것이 쿠바 사례다. 쿠바는 오는 8월까지 전체 인구의 절반인 600만명에게 자체 개발한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한 백신 후보 ‘소베라나(주권) 02’와 ‘압달라’에 대해 6월 긴급사용 승인을 추진 중이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이겨내기 위해 공공의료 강화에 공을 들여 현재 백신 대부분을 자체 생산한다. 한편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에 “계약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양동교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올 2월 노바백스와 계약할 당시 2분기부터 백신 물량을 도입하고 연내 4000만회분(2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반장은 아직 허가를 받지 않은 노바백스 백신 도입을 서두른다는 지적에 “완전하게 인허가 절차가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허가받지 않은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란, 이스라엘에 복수 경고에 ‘긴장 고조’… 즉각 발 뺀 美

    이란, 이스라엘에 복수 경고에 ‘긴장 고조’… 즉각 발 뺀 美

    이란, 나탄즈 핵시설 정전에 이스라엘 지목 “복수”백악관 “미국 어떤 식으로든 관여 안했다” 선 그어핵합의 중재하는 유럽 “이번 공격 역효과 가능성” 이란이 전날 정전 사태를 빚은 나탄즈 핵시설에 대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복수를 천명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미 백악관은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다”며 즉각 발을 뺐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 안보위원회에서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은 제재를 풀기 위한 이란의 노력을 막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런 행동에 대한 복수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이 전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힘을 약화하려 하는데 실패했으며, 이스라엘은 그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란 최고의 핵과학자를 암살하는 등 공격을 이어 온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이번 공격을 자행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내 정책은 이란이 핵 능력 확보를 통해 이스라엘 제거라는 학살적 목표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오스틴 장관은 이번 사안이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복원 추진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핵합의 복원)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보도를 보았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주 수요일(14일) 열릴 외교적 논의(핵합의 복원 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핵합의 복원을 반대하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행보를 저지하기 위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를 감행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선 미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나선 셈이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미국을 동시에 비난하던 전례와 달리 미국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나름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실제 보복에 나설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외교를 하고 있는 유럽의 우려가 특히 크다고 전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WP에 “이번 공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역효과를 낳는다”며 이번 사건으로 이란이 핵합의 복원에 대해 더 회의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학교앞 ‘리얼돌 체험 카페‘ 용인시민 청원에 3일 만에 폐점

    학교앞 ‘리얼돌 체험 카페‘ 용인시민 청원에 3일 만에 폐점

    “아이들이 오가는 건물에 저게 뭡니까” 경기 용인시 기흥구청의 한 상가에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체험카페가 문을 열자, 시민들 항의가 빗발쳐 영업 사흘 만에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기로 했다. 용인시 시민청원 게시판 ‘두드림’에는 지난 10일 ‘기흥구 구갈동 구갈초등학교 인근 청소년 유해시설 리얼돌체험방 허가 취소 요청건’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개관을 앞둔 기흥구청 인근 대로변 상가 2층 리얼돌체험관 반경 500m 이내에 3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와 11개 유아교육시설이 있다”면서 “유해시설인 리얼돌체험관의 인허가를 취소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청원에는 사흘만에 13일 오후 3시 현재 시민 4만55명이 동의했다. 맘카페 등 용인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말 경악스럽다.어찌해야 하나요?”,“아이들이 오가는 건물에 저게 뭡니까,영업허가가 가능하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에 리얼돌체험카페 업주 A씨는 “불법 시설은 아니지만 반대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장사하기 어렵다”며 영업 사흘 만에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리얼돌체험카페가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는 자유업종이어서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리얼돌 체험카페는 현행법상 성인용품점으로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있고,성매매를 하는 것이 아니어서 성매매방지특별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의 인허가 대상은 아니지만,청소년 유해시설이기 때문에 청소년보호법 위반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 시정명령을 내리겠다”며 “교육청과도 협의해 제재할 방법이 있는지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 당국도 해당 업소를 상대로 실태파악과 함께 법률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리얼돌 체험관 또는 체험카페는 인허가 대상은 아니지만,학교로부터 직선거리 200m까지인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서는 영업할 수 없는 여성가족부 고시 금지시설(성기구 취급업소)에 해당한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문제가 된 리얼돌 체험카페가 학교로부터 200m 이내에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고발을 검토했으나,영업시작 전이며 업주의 영업 의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해당 리얼돌체험관 업주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간판을 내리고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시설이 아닌 것을 다 확인하고 보증금과 인테리어비용 4000여만원을 투자해 지난 10일 간판을 달고 일요일부터 영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인용품점 같은 합법 업종인데 이렇게 비난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차라리 법으로 규제하라”고 지적했다. 리얼돌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성인용 여성 리얼돌 수입통관을 보류한 김포공항 세관장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 성인용품업체가 지난해 1월 중국업체로부터 리얼돌 1개를 수입하려다 김포공항세관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라며 통관을 보류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리얼돌이 풍속을 해친다고 볼 수 없어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관세청은 “아동·청소년이나 특정 인물 형상의 리얼돌 유통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다”며 “리얼돌의 국내 허용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세관이 자의적으로 통관을 허용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항소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北, 밀수·사이버 공격으로 제재 극복 시도 역부족”

    “北, 밀수·사이버 공격으로 제재 극복 시도 역부족”

    통일硏, “北, 제재 후 수입액 70% 줄어” 석탄 수입 줄었으나 정제유 밀수는 유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피해 석탄 밀수출과 석유 밀수입, 해외 금융기관 해킹, 해외 노동자를 통한 외화벌이 등 여러 가지 수단을 쓰고 있지만, 제재를 무력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줌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제재의 목적 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통일연구원 김석진 선임연구위원은 13일 ‘북한의 제재 회피 실태와 그 경제적 의미’ 보고서에서 “제재가 완벽하게 집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줌으로써 북한 당국을 압박한다는 기본적 목적은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북한 경제는 이에 따른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재가 크게 강화되기 이전인 2012~2016년 북한의 상품 수출액은 연간 35억~45억 달러였는데, 제재가 강화된 후 2018~2019년에는 정상적 수준의 70%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상품 수출액 역시 같은 시기 30억 달러 안팎이었으나,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우선 석탄 수출이 금지되기 전인 2015~2016년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 규모는 연간 2000만t 내외, 10억 달러 이상이었으나 최근 밀수출되는 규모는 수백만톤, 수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또한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꼽히는데, 실제 탈취가 발생했다고 보고된 사례의 추정 금액만 놓고 보면 2억~3억원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부터는 노동자 해외 파견을 통한 외화벌이도 금지됐다. 2015~2017년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수입이 연 평균 2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지난해부터 이 수입도 대부분 없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다만 정제유는 2018년 제한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2017년 12월 안보리는 북한의 원유 공급을 연간 400만배럴까지만 허용하고 정제유 공급은 50만배럴로 제한했는데, 이 제재로 제대로 적용되면 수송 연료 부족에 따른 수송난을 초래해 경제활동을 급격히 위축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2016년 북한의 정제유 수입 물량이 약 450만배럴로 추정됐다. 그러나 제재 이후로도 북한에서 심각한 수송난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으면서 충분한 양의 정제유를 밀수입하는 데 성공했을 것으로 김 연구위원은 추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봉쇄된 국경이 해제되고 무역이 재개되면 어느 정도는 회복되겠지만 상품 수입을 많이할 경우 외화보유액이 계속 줄어들고 불법 거래로 벌 수 있는 외화수입도 제한적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수입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학교 인근에 리얼돌체험관?” 시민 반대 청원에 4만명 동의

    “학교 인근에 리얼돌체험관?” 시민 반대 청원에 4만명 동의

    500m 거리에 초중고교 “경악스럽다”용인시민 청원 글에 4만명 가깝게 동의법원 “리얼돌 수입 가능”…관세청 항소경기 용인시의 한 상가에 사람의 신체를 본떠 만든 성인용품인 ‘리얼돌’ 체험카페가 문을 열자 주변 학부모들의 허가 취소 요청이 쇄도했다. 해당 업주는 “불법 시설은 아니지만 반대 여론이 거세 장사하기 어렵다”며 영업 사흘 만에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법원이 리얼돌 수입통관을 보류한 관세당국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실상 해외 제품 수입이 허용된 가운데 곳곳에서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용인시 시민청원 게시판 ‘두드림’에는 지난 10일 ‘기흥구 구갈동 구갈초등학교 인근 청소년 유해시설 리얼돌체험방 허가 취소 요청건’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개관을 앞둔 기흥구청 인근 대로변 상가 2층 리얼돌체험관 반경 500m 이내에 3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와 11개 유아교육시설이 있다”며 “유해시설인 리얼돌체험관의 인허가를 취소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이 청원에는 13일 오후 2시 20분 현재 4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동의했다. ●학교로부터 직선거리 200m 안은 영업금지 맘카페 등 용인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말 경악스럽다”, “아이들이 오가는 건물에 저게 뭐냐. 영업허가가 가능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교육부에 민원을 넣어 폐업하도록 하자” 등의 비판글이 이어졌다. 시는 리얼돌체험카페가 자유업종이어서 단순 제재할 방법은 없지만, 청소년 유해시설인 점을 감안해 위반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리얼돌 체험관 또는 체험카페는 인허가 대상은 아니지만, 학교로부터 직선거리 200m까지인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서는 영업할 수 없는 여성가족부 고시 금지시설(성기구 취급업소)에 해당한다. 시 관계자는 “청소년 유해시설이기 때문에 청소년보호법 위반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 시정명령을 내리겠다”며 “교육청과도 협의해 제재할 방법이 있는지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문제가 된 리얼돌 체험카페가 학교로부터 200m 이내에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고발을 검토했으나, 영업시작 전이며 업주의 영업 의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해당 리얼돌체험관 업주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간판을 내리고 문을 닫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불법 시설이 아닌 것을 다 확인하고 보증금과 인테리어비용 4000여만원을 투자해 지난 10일 간판을 달고 일요일부터 영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인용품점 같은 합법 업종인데 이렇게 비난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차라리 법으로 규제하라”고 지적했다. 리얼돌 관련 마찰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용인뿐만 아니라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서 리얼돌 체험카페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성인용 여성 리얼돌 수입통관을 보류한 김포공항 세관장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 성인용품업체는 지난해 1월 중국업체로부터 리얼돌 1개를 수입하려다 김포공항세관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라며 통관을 보류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법원은 리얼돌이 풍속을 해친다고 볼 수 없어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동·특정인 닮은 리얼돌 규제” 법안 발의 관세청은 “아동·청소년이나 특정 인물 형상의 리얼돌 유통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다”며 “리얼돌의 국내 허용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세관이 자의적으로 통관을 허용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항소했다. 아동·청소년과 특정인 외모를 본뜬 리얼돌은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동·청소년과 특정인 외모를 본뜬 리얼돌을 규제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지난달 4일 대표 발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버지와 세 아들, 모두 군경에 사망” 미얀마 분노

    “아버지와 세 아들, 모두 군경에 사망” 미얀마 분노

    미얀마에서 군경의 무차별적 발포와 폭력에 쿠데타 이후 700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세 아들과 아버지까지 4부자가 모두 사망한 비극이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13일 트위터와 미얀마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바고에 사는 한 뜨윈 칸(Han Thwin Khant)은 반 쿠데타 시위대 80여명이 무참히 살해된 지난 9일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당시 군경은 시위대에게 실탄은 물론 박격포 등 중화기를 사용해 무차별 공격했으며 시신과 부상자들을 무더기로 쌓아놓다시피 했다. 트위터에는 한 뜨윈 칸의 아버지가 군경에 끌려가 모진 고문 끝에 12일 목숨을 잃었으며, 두개골과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다는 글이 퍼졌다. 이 글과 함께 한 뜨윈 칸의 아버지가 군부에 저항하는 의지를 뜻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사진이 함께 공개됐다.그뿐만 아니라 트위터에는 “한 뜨윈 칸과 아버지뿐만 아니라 다른 두 형제도 살해당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결국 아버지와 세 아들 모두 군경에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가 인륜을 저버리고 있다”며 “살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얀마 군경의 폭력이 곳곳에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면서 한 뜨윈 칸의 가족처럼 가족 구성원이 여러 명 숨지거나 끌려가는 비극이 늘어나고 있다.지난달 30일에는 중년의 여성이 아들의 주검을 끌어안고 비통해하는 사진이 퍼졌다. 이 여성의 큰딸은 감옥에 끌려갔고, 둘째 딸은 다쳐서 입원 중이며 막내아들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어머니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해보라”고 호소했다. 군경이 시위대뿐만 아니라 주택가를 향해서도 총을 난사하면서 시위에 나서지도 않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목숨을 잃어야 국제사회가 나설 것이냐”며 분노하고 있다.전날 한 미얀마 청년은 “70일 동안 단지 700명 죽었을 뿐. 유엔, 여유를 가져라. 우린 아직 수백만명이 남아 있다”는 반어적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어 행동에 나서지 않는 국제사회를 꼬집었다. 앞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한 제재 등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미얀마 군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4세 꿈많은 소녀, 24세 늘 웃던 외아들, 아내 앞에서, 미얀마의 별들

    14세 꿈많은 소녀, 24세 늘 웃던 외아들, 아내 앞에서, 미얀마의 별들

    미얀마에서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부르짖다 숨진 이는 700명을 넘는다. 가두 시위 도중은 물론 집에서 황망하게 숨을 거둔 이들도 적지 않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집계한 것인데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세 희생자 유족을 만나 그들이 평소 얼마나 민주주의를 갈망했는지와 목숨을 빼앗긴 경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심 경 등을 들어봤다. 먼저 두 번째 도시 만달레이의 판 에이 피유(14). 틱톡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여러 차례 올린 열정적인 민주화 운동가였다. 어머니 티다 산은 가두시위에 나가지 못하게 딸을 단속했다. 하지만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이었던 지난달 27일 어린이 11명 등 114명이 희생됐을 때 시위대원들이 군경에 쫓겨 집에 뛰어들자 문을 열어주다 흉탄에 스러졌다. 어머니는 “갑자기 넘어지길래 발을 헛디뎠나 생각했다. 그런데 등에 피가 보였다. 그제야 난 총에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버마어로 판은 꽃, 에이는 부드러운, 피유는 흰색을 가리킨다. 태어났을 때 너무 예뻐 보드라운 작은 꽃처럼 보였다고 해서 어머니는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집안일도 곧잘 도와주고 나중에 커서 고아원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 아이가 없으면 내 인생이 가치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 대신 죽고만 싶다.” 누나가 황망하게 떠나자 남동생 믕 사이 사이(10)는 잠을 이루지 못하며 누이의 틱톡 동영상만 쳐다보는 등 감정적으로 유약한 상태라고 했다. 가족은 현재 다른 더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 거처를 옮겼다. 두 번째 카친주의 진 민 흐텟(24)은 집안의 막내 외아들이었다. 친구들을 무척 좋아해 무슨 일이든 친구들을 돕고 싶어 했다. 친구 코 사이는 “어떤 재정적 어려움이 닥치든 그녀석은 친구들에게 돈이나 무엇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어했다. 그는 착한 영혼을 지녔다. 늘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시위대의 맨앞쪽에서 방패도 없이 다른 대원들을 보호하려 애쓰다 총탄을 맞았다. 어머니 다우 온 마는 아들이 총격에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병원에 달려갔는데 “유언을 듣고 싶었고 아들이 엄마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피가 사방에 있었다. 난 그아이를 볼 수도 없었다.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려 파리하고 몸이 차가웠다. 뭐라 말하겠는가? 잔인무도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들은 3년 동안 금 세공 일을 배우면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어머니와 함께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돈을 많이 벌면 어머니에게 집을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생전 화를 내게 하거나 슬퍼하게 만들지도 않았던 아들이었다. 운명의 날, 그는 어머니에게 일하러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갔다. 전날 밤 어머니가 다시는 시위 현장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너무나 시위에 나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가장 큰 도시 양곤 남쪽 다곤 마을에서 조용히 지내다 아내 앞에서 목숨을 잃은 모터사이클을 개조한 택시 운전사 헤인 흐텟 아웅이다. 지난 2월 28일 평소와 다름 없이 아내 마 진 마르와 함께 일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시위를 하러 가던 중이었다. 버스가 멈추더니 총격전이 벌어진다며 승객들에게 내리라고 했다. 마 진 마르는 “도로를 건네는데 그가 총에 맞았다.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렀다. 가슴에 피가 흥건했다. 난 구멍을 누르며 압박했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너무 늦었다. 동네 사람들을 모두 알던 그에 대해 아내는 “아주 소탈한 사람이었다. 평온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많이 걸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틈이 나면 휴대전화 게임을 하곤 했다. 정직하게 일해 가족을 부양하는 일에만 골몰하던 사람이었다”고 돌아봤다. 부부는 5년 전 온라인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며 “우리는 어디를 가든 함께 했다. 그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마 진 마르는 쿠데타를 저지할 때까지 계속 시위에 나설 것이라면서 “(대의명분에) 목숨을 바친 이들의 가족들을 존경한다. 난 그들이 더욱 강해졌으면 좋겠다. 내 남편을 잃었기에 그들과 똑같은 슬픔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지금 물러설 수도 없다. 그렇게 하면 죽음 뿐이다.” 한편 전날 한 청년은 반어적 표현으로 “70일 동안 단지 700명 죽었다. 천천히 해라, 유엔. 우리는 아직 (죽을 사람이) 수백만 명 남아 있다”는 피켓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한 제재 등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군부의 친구’로 꼽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는 한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시론] 피해자 중심주의 실천할 대화기구 만들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 전공 교수

    [시론] 피해자 중심주의 실천할 대화기구 만들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 전공 교수

    지난달 16일 미일 국무·국방장관(2+2) 회담과 18일 한미 2+2 회담에서 양자 동맹의 차이점이 두드러졌다. 미일 회담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쿼드(Quad)로 대중 봉쇄망 구축,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한 동아시아 전략이 부각됐다. 한미 회담에선 대북정책 위주와 한반도 비핵화가 강조됐으며, 쿼드와 신남방정책 공조 가능성이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 국무·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 정부는 동맹 복원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중시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나름대로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해 왔다. 지난 2월 19일 한미일 3국 북핵 협상대표 회담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에 관한 3자 협력의 유용성을 평가했다. 지난 2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비핵화 협력과 북미대화 조기 재개를 확인했다. 이달 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한미일 3국 간 대북정책 공조가 재개된 것은 의미가 크다. 그러나 미국의 중재와 한미일 공조가 한일 간 대북정책 격차와 과거사 쟁점을 해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본 정부와 우파 언론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단계별 상응 조치를 전제로 한반도 비핵화 정책 추진, 남북미 종전선언 주장 등이 일본을 배제한 채 북한 비핵화를 무력화하거나 냉전체제를 바꾸려는 현상 변경자로 인식하면서 총체적으로 불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나 일본군 위안부 손해배상 승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양국 관계를 방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월 8일 위안부 판결에 이어 오는 21일 두 번째 판결이 예정돼 있다. 조만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집행하기 위한 매각 명령도 나올 것이다. 둘 다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강제집행 절차인 현금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잠재된 한일 갈등이 또다시 폭발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수차례 강제동원 해법을 제시했지만, 일본 측은 허들을 높여서 한일 간 교섭이 정체된 상태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대위변제를 포함한 해법을 추진할 경우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엄청난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문재인 정부는 과거사 쟁점으로 국내 피해자와 일본 정부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면서 레임덕 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내년 차기 대선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견제, 한반도 비핵화, 한미일 안보협력을 나눠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사안별 대응이 보다 유리하다. 대중 견제에 쿼드플러스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한미·북미·남북대화로 관리해 나가며 한미일 대북제재와 안보협력, 그리고 비핵화는 현행 구도에서 대응할 수 있다. 북한도 제8차 당대회 이래 북미 대화에 소극적인 자세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북미 협상이나 북일 대화 재개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은 최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미중 갈등에 말려들지 않도록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의 교훈은 주변국, 특히 한일관계 개선 없이 대북정책 진전이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일본의 개입과 방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양국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사실도 맞다.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발휘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대미·대일 외교를 추진해 간다면 남북·북미대화의 재개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사 문제가 심각한 갈등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한국이 주체적으로 관리해 갈 수 있는 외교적 공간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일단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가 연동돼 재발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에 대해 수출규제 철폐와 원상복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가야 한다.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현금화는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을 설득해 가야 한다. 상반기 중 일본 기업에 대한 매각명령이 나올 경우 한일 양국이 대화를 통한 위기 관리가 시급하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나서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는 물론 그동안 지원해 온 관련 단체와 공식적인 대화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그렇게 중시하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실천하려면 말이다.
  • ‘백신 여권’ 속도 붙었지만… 도용·불평등 우려 속 갈 길 멀다

    ‘백신 여권’ 속도 붙었지만… 도용·불평등 우려 속 갈 길 멀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히 이어지면서 각국의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국제 통용 증명서를 통해 식당이나 각종 시설 등의 출입은 물론 국가 간 통행과 이동까지 자유롭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월 아이슬란드가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 증명서를 도입한 이후 이스라엘과 중국이 뒤따랐고 영국과 유럽연합(EU), 미국 등도 이를 논의 중이다. 하지만 관광산업 활성화와 경제난 해결이라는 이상적인 목표와 함께 정치적·윤리적 논쟁이 수반되고 있다. 그래서 실제 도입과 상용화까지 가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국 백신여권 앞장… “여행 쉬워질 것” 빠른 속도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국가들일수록 당연히 백신 여권 도입에도 긍정적이다. 이스라엘은 아이슬란드에 이어 지난 2월 ‘그린 패스’라는 접종 증명서를 도입했다.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게 큐알(QR)코드 형식으로 된 디지털 패스 또는 실물 증명서를 발급하고 호텔이나 영화관, 체육 시설 등에 출입할 때 이를 제시하도록 했다. EU는 오는 6월부터 백신 여권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 영국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자국 백신을 개발해 공급하는 중국이 지난달 가장 먼저 QR코드 형태의 백신 여권을 내놨다. 최근에는 베트남이 해외 입국을 확대하기 위해 백신 여권 도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밝혔고 한국 정부 역시 이달 중 접종 인증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접종률이 떨어지는 만큼 단순 증명에 그칠 뿐 실생활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국이 앞다퉈 백신 여권을 도입하려는 목적은 간단하다. 접종 이후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같은 대규모 행사, 클럽, 술집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장소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어서다. 세계에서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이 그렇다. 영국은 12일 미용실과 옷가게 등 비필수 업종의 영업을 재개하고 식당·술집의 야외석 영업을 허용하는 등 봉쇄 조치를 완화했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6개월간의 백신 접종과 감염, 항체 보유 여부 등을 보여 주는 백신 여권이 일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기대감이 높아졌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우리 사회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때 인증서는 기업과 고객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봤다. 개별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협력해 여행 패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고, 특히 항공사에선 격하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 290여개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개발한 백신 여권 ‘트래블 패스’는 에티하드 항공과 에미레이트 항공, 싱가포르 항공 등에서 쓰인다. IATA의 닉 카린 공항·승객·화물 및 보안 담당 수석부사장은 “현재의 검역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저마다 다른 국민이 각종 서류와 문서를 꺼내지 않고도 여행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비영리단체 커먼스 프로젝트(CP)가 세계경제포럼(WEF) 등과 개발한 ‘커먼 패스’(Common Pass), 비영리기구 리눅스 공중보건 재단과 제휴하는 코로나19 자격 증명 이니셔티브(CCI·COVID19 Credentials Initiative) 등도 주목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으로 물량과 여행객이 증가하면 여러 국가에서 검역 과정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예방접종 증명을 요구할 것”이라며 “승객이 늘수록 더 많은 문서를 요구하기 어려워진다”고 백신 여권의 필요성을 지적했다.●임산부·알레르기 환자 등도 난색 특정 국가 방문이나 시설 입장에 앞서 질병의 예방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건 새로운 게 아니다.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에 입국할 때 말라리아, 황열병 등에 대한 예방접종 증명서 ‘옐로카드’를 받아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옐로카드와 현재 논의되는 백신 여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디지털 패스’라는 점이다. 주로 온라인 QR코드로 접종 사실이 증명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의 건강 정보가 정부나 기업에 제공된다는 것을 꺼리는 여론이 크다. 디지털 정보인 만큼 도용·위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개발자들은 개인 정보 침해 문제는 비교적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커먼스 프로젝트의 최고경영자(CEO) 폴 메이어는 “커먼 패스 앱은 사용자의 건강 기록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항공사가 승객의 접종 정보를 원하고, 의료업체가 이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 커먼 패스가 중간에서 확인 작업을 거쳐 승객의 데이터를 항공사에 전달하지 않고 접종 여부만 알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리눅스 재단의 프로그램 감독인 제니 왱거는 “기술이 잘못 쓰일 경우 ‘테크노 디스토피아’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기술이 공개돼 누구나 접근하도록 해야 하고, 어느 한 정부나 기업의 통제하에 끝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남는다. 결국 백신을 맞아야 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접종을 받지 않은, 또는 원하지 않는 집단을 배제할 거란 점이다. NYT는 “현재 10억명 이상이 여권, 출생증명서 등 국가 신분증이 없어 신원조차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 여부를 알려 주는 디지털 문서는 불평등과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백신 여권이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면 임산부나 알레르기 질환자, 또는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 “예방접종이 만능열쇠 아냐” 이 외에도 법적, 윤리적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NYT는 “기업이 고객이나 직원에게 백신 여권을 제공하도록 할 수 있는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홍역에 대한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것처럼 코로나19 백신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정부는 이런 학교나 기업들에 대한 제재나 권고를 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특히 미국 등 서구 국가에서 백신 여권이 정치 성향을 가르는 잣대로 변질돼 버렸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노(NO) 마스크’를 고수하며 마스크를 착용하던 민주당 진영을 조롱한 것처럼 백신 역시 친정부와 반정부 성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됐다. 싱크탱크 카이저패밀리 재단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의 약 3분의1이 아예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도 있다. 이런 여론에 응답하듯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주정부가 백신 여권을 발급하거나 기업들이 이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두 주지사 모두 공화당이다. 반면 민주당이 강세인 뉴욕주는 최근 IBM과 협업한 ‘엑셀시오르 패스’(Excelsior Pass)를 내놓으며 미국 내 처음으로 백신 여권을 도입했다. 복잡한 정치공학에서 벗어나 정작 방역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건 예방접종이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점이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 과학 고문들이 최근 펴낸 논문을 통해 “접종 증명서로 인해 사람들은 코로나19가 더이상 위험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할 수 있고, 마스크를 버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시점에서 백신 여권을 출입국 요건으로 간주하고 싶지 않다”며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냈고, 미 백악관도 정부 차원에서 백신 여권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류샤오밍… 美와 ‘한반도 비핵화’ 다자협의 재개 포석

    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류샤오밍… 美와 ‘한반도 비핵화’ 다자협의 재개 포석

    중국 외교부가 지난 2년간 공석으로 비워 둔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자리에 북한 대사 출신 류샤오밍(65)을 임명했다. 이달 초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직후 단행한 인사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중단된 상황에서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다자 협의를 재개하려는 사전 포석일 수 있어 주목된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류샤오밍 대사가 최근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취임했다”면서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한반도 사정에 밝은 고참 외교관이어서 관련국과 소통을 유지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진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해결’은 북한 핵문제를 제재가 아닌 대화로 풀자는 것으로, 그간 중국이 주장해 온 방식이다. 류 대표는 2006∼2009년 평양에서 근무한 뒤 2009년 런던으로 부임해 10년 넘게 대사직을 수행했다.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해 영국 대사였던 그는 중국 ‘전랑외교’(늑대외교)의 대표 주자로 서구세계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말 그의 퇴임 소식이 알려지자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중국 고위직에 비공식적으로 적용되는 ‘7상 8하’(67세까지 공직을 맡고 68세 이후로는 은퇴) 원칙을 감안하면 그가 꽤 이른 나이에 은퇴하는 것이어서 한 번 더 공직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류 대표의 주요 업무는 중국 정부의 한반도 사무를 조율하는 것이다. 이번 임명을 계기로 중국 정부의 한반도 문제 관련 업무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하는 자리다. 중국은 2019년 5월 쿵쉬안유 특별대표가 주일본대사로 자리를 옮긴 뒤 2년간 후임자를 내지 않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일대일 핵협상’을 진행하자 더이상 ‘다자회담 대표’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뤄자오후이 외교부 부부장 등이 관련 업무를 대신 맡아 왔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가 한반도 정세에 밝은 류 대표를 2년 만에 임명하면서 ‘중국이 비핵화를 위해 미국 등과 모종의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중 양국은 지난 3일 중국 샤먼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비핵화를 위한 ‘중국 역할론’이 다시 대두할 전망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한국 총리와 이란 부통령이 만나 나눈 말은

    한국 총리와 이란 부통령이 만나 나눈 말은

    한국과 이란 정부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의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 의약품·의료기기 등 인도적 품목들의 대이란 수출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란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현지시간)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자한기리 부통령과 1시간 30분 정도 대화를 나눈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5년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이뤄낸 핵합의(JCPOA)와 관련해 당사국 간 건설적 대화가 진전되는 것을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 7000억원) 문제에 대해서는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란이 국내 화학운반선 케미호를 억류한 것도 한국 내 동결 자금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과 평화는 우리 선반의 안전과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이 큰 만큼 해협 내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이란 측에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양국 제약사 간 코로나19 백신 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의료 분야의 인적 교류를 재추진하는 방안 등을 이란에 제안하고 이란 핵합의 복원시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를 설치해 협력 대상 사업을 미리 발굴, 준비하기로 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회담에서 “국제적 적법성이 결여된 미국의 불법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가 침체에 빠졌고 이란인 사이에서는 한국의 이미지도 손상됐다”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그는 “한국의 자금 동결로 코로나19 확산 속에 의료장비와 약품 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리실은 “자한기리 부통령이 내년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언급했으며, 이를 위해 한국 내 이란 자금 문제의 진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또 “정 총리와 자한기리 부통령이 이란 핵합의 복원 등 여건 변화에 한발 앞서 함께 준비해 가자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양국 간 경제협력 점검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12일 현지 우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귀국길에 오른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한반도 평화선언 결의·대북전단금지법 청문… ‘남북관계 상반된 영향’ 美의회 행보에 촉각

    한반도 평화선언 결의·대북전단금지법 청문… ‘남북관계 상반된 영향’ 美의회 행보에 촉각

    미국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발의될 예정인 반면, 한국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살펴보는 화상 청문회가 개최된다. 한국 정부로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영향을 줄 상반된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는 셈이어서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외교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온라인 포럼에서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포괄적인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팀과 긴밀히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인도주의적 교류 협력 등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한파로 알려진 셔먼 의원은 “비핵화와 더불어 상호 군사적 대결 해소, 71년간 이어진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데 대한 질문에 “(대북) 제재는 북한 주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사회 지도자 및 기구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지원 의지를 전했다. 반면 미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오는 15일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한 화상 청문회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한반도 인권에의 시사점’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해당 청문회가 열리는 날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이다. 위원회는 “국제적 관심이 대북전단금지법에 쏠렸으며, 일각에서는 이 법이 외부 세계의 정보를 담은 USB 전달 등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북한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등을 비롯해 남북미 관계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북한 인권 증진 전략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LG·SK 배터리戰 ‘2조원 종전’

    LG·SK 배터리戰 ‘2조원 종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둘러싼 분쟁이 2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SK는 LG에 줘야 할 배상금으로 전 세계 영업비밀 침해 소송 사상 최고액인 2조원에 합의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각자 명분과 실리를 챙기며 배터리 소송에 따른 경영 리스크를 모두 떨쳐 내게 됐다. LG와 SK는 11일 공동 발표문에서 “2019년 4월부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SK가 LG에 현재 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지급하고, 배터리와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는 한편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와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대해 LG 측은 “배터리 지식재산권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SK 측은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조지아주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합의로 SK에 대한 ITC의 ‘미국 내 배터리 10년간 수입금지’ 제재가 무효가 되면서 SK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물론 포드와 폭스바겐 공장에 배터리를 계속 공급할 수 있게 됐다. LG는 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받아 내며 배터리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이 SK에 침해당한 데 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받게 됐다. 두 기업의 배터리 소송전은 2019년 4월 LG가 미국 ITC에 “SK가 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ITC는 지난 2월 LG의 손을 들어 주면서, SK에 배터리 10년간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ITC 결정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은 11일(현지시간)까지였고, LG와 SK는 종료 하루 전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중국의 끝 모를 뒤끝 “마윈, 3조원 벌금 내라”

    중국의 끝 모를 뒤끝 “마윈, 3조원 벌금 내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조원대 벌금을 부과받자 창업자 마윈과 그룹의 미래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마윈의 설화로 불거진 알리바바 제국의 위기가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중국 공산당이 마윈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려고 들 것이기에 과거와 같은 자유로운 사업 환경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1일 신화통신은 전날 중국 반독점 규제기구인 시장감독총국이 알리바바에 온라인 유통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182억 2800만 위안(약 3조 11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 매출의 4%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2015년 반독점법 위반으로 중국 정부가 퀄컴에 부과한 기존 최대 과징금 60억 8800만 위안(약 1조 400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그간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을 외국 기업을 제재하는 수단으로 써 왔기에 자국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물린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감독총국 조사 결과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타오바오’ 등 자사 쇼핑몰 내 입점업체들에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팔려면 다른 플랫폼에서 장사하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 측은 “성실하고 결연히 수용하겠다. 법에 따른 경영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더욱 잘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개월간 당국의 조사를 받던 알리바바가 이번 벌금 처분으로 ‘중국 정부의 마윈 죽이기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내놓는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미 지난해 1월부터 빅테크 기업 규제 강화 의지를 천명했고 대표 기업인 알리바바를 ‘본보기’로 삼았다. ‘빅테크 길들이기’ 기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지금으로서는 마윈의 ‘사회 복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알리바바와 함께 반독점 조사를 받는 텐센트나 메이퇀디앤핑, 징둥 등 다른 기업에도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역시 알리바바와 비슷한 사업 관행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등과 경쟁해야 한다는 이유로 자국 기업의 불공정 문제를 묵인하다가 마윈 발언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관리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가 당국의 예약 면담(경고 차원의 소환)을 받고 자취를 감췄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LG-SK 배터리戰 ‘2조원’에 종전

    LG-SK 배터리戰 ‘2조원’에 종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둘러싼 분쟁이 2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SK는 LG에 줘야 할 배상금으로 전 세계 영업비밀 침해 소송 사상 최고액인 2조원에 합의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각자 명분과 실리를 챙기며 배터리 소송에 따른 경영 리스크를 모두 떨쳐 내게 됐다. LG와 SK는 11일 공동 발표문에서 “2019년 4월부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SK가 LG에 현재 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지급하고, 배터리와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는 한편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와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대해 LG 측은 “배터리 지식재산권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SK 측은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조지아주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합의로 SK에 대한 ITC의 ‘미국 내 배터리 10년간 수입금지’ 제재가 무효가 되면서 SK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물론 포드와 폭스바겐 공장에 배터리를 계속 공급할 수 있게 됐다. LG는 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받아 내며 배터리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이 SK에 침해당한 데 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받게 됐다. 두 기업의 배터리 소송전은 2019년 4월 LG가 미국 ITC에 “SK가 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ITC는 지난 2월 LG의 손을 들어 주면서, SK에 배터리 10년간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ITC 결정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은 11일(현지시간)까지였고, LG와 SK는 종료 하루 전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정세균 총리 1호기 타고 이란 간 까닭은

    정세균 총리 1호기 타고 이란 간 까닭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이란 테헤란 방문길에 올랐다. 이란 최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양국 경제협력 방안과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 8740억원)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방문 기간은 이날부터 13일까지다. 시차를 감안하면 1박 3일 일정이다. 당초 3개월간 이란에 억류됐던 우리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장의 석방 문제도 방문 목적에 포함됐으나, 다행히 이들은 억류 95일 만인 지난 9일 풀려났다. 한국 총리가 이란을 찾는 것은 1977년 최규하 전 국무총리 이후 44년 만이다. 정 총리는 2017년 8월 국회의장 자격으로 이란을 다녀온 적이 있다. 정 총리는 대선 도전을 위한 사의 표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총리로서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 방문이다. 정 총리는 현지 도착 후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제1부통령)과 만찬 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둘째날에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인 알리 라리자니 전 국회의장 등 최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란 현지 우리나라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 면담도 조율 중이다. 이와 관련 이란 정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한국 내 이란 중앙은행 자산에 대한 불법적인 접근 제한에 대해 정 총리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로 추산된다. 당초 이란은 국내 은행에 개설한 원화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으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계좌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이란 정부는 동결 자금을 해제할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 앞서 2015년 이란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 핵 협상 합의(JCPOA)를 이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018년 핵협상 탈퇴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미국과 이를 복구하는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가운데 미국 우방국 선박을 억류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LG·SK “배터리 분쟁, 2조원에 합의”…국내외 모든 소송 취하

    LG·SK “배터리 분쟁, 2조원에 합의”…국내외 모든 소송 취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 간 이어온 전기차 배터리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2조원 규모의 배상금에 전격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오후 배터리 분쟁 종식 합의문을 공동 발표했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제기한지 2년 만에 모든 분쟁을 끝내는 것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총액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방식은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이다. 또 양사는 국내외에서 진행한 관련 분쟁을 취하하고, 앞으로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직간접적으로 합의를 중재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ITC는 양사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지난 2월 10일 LG의 승리로 최종 결정하고 SK에 수입금지 10년 제재를 내렸다.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 시한이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째인 11일 자정(현지시각), 한국 시간으로는 12일 오후 1시였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등을 앞세워 수입금지 10년 제재가 확정시 미국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의 거부권에 총력을 기울였다. 바이든 정부는 ITC 최종 결정 후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 자국 경제적 효과에 더해 지적 재산권 보호까지 두루 고려해 물밑에서 양사에 합의를 적극적으로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 측은 배상금을 3조원 이상 요구하고, SK 측은 1조원 수준을 제시하며 양사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러나 미국 및 우리 정부와 여론 등의 압박과 분쟁 장기화 부담에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를 도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난의 행군’ 결심” 김정은…악몽같은 시절 되풀이하나

    “‘고난의 행군’ 결심” 김정은…악몽같은 시절 되풀이하나

    주민 희생 강요하는 구호..北 절박한 상황 엿보여 90년대 대기근으로 수십 만 아사자·탈북 잇따라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말단 조직의 책임자들인 전국의 세포비서들이 모인 자리에서 ‘고난의 행군’ 용어를 다시 꺼내 들면서 북한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짐작케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제6차 당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나는 당중앙위원회로부터 시작해 각급 당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십년 세월 모진 고난을 겪어온 인민들의 고생을 하나라도 덜어주고 최대한의 물질문화적 복리를 안겨주기 위해” 이같은 결심을 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주민들의 희생과 단합을 요구하는 말이다.‘고난의 행군’은 1990년대 중후반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주민들의 사회적 이탈을 막기 위해 내놓은 당적 구호로, 당시 기근으로 수십 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했으며, 탈북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등 주민들에게는 악몽의 시절로 기억된다. 식량 배급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은 먹을 것을 마련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했고, 이후 시장경제의 원리가 통용되는 장마당이 자생적으로 형성되는 계기가 됐다. 김 위원장은 2013년 3월 전국경공업대회와 2015년 7월 전국노병대회 축하연설,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 등 과거 연설에서도 여러 차례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바 있으나 당시엔 주로 과거 어려움을 이겨낸 것을 격려하는 의미로 쓰였다면, 이번에는 고난의 행군을 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1996년 북한은 고난의 행군 정신을 강조하며 군인들을 동원해 경제건설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는데, 최근 북한이 건설 및 건자재에 집중하는 모습도 당시와 비슷하다.결국 제재와 코로나19 방역으로 수개월 째 무역 단절 상황에 놓인 북한이 앞으로도 제재나 코로나19 모두 빠른 시일 내 완화되길 기대하기 어렵자 또다시 고난의 행군 시기를 되새기며 체제 결속과 사상 무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고난의 행군 용어가 재등장 한 것은 대내외 관계가 녹록지 않다는 현실인식을 보여준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내부 기강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200건 넘는 하수관 입찰 담합한 업체들…9억원 철퇴

    200건 넘는 하수관 입찰 담합한 업체들…9억원 철퇴

    공정위, 하수관 입찰담합 제재5년간 200여건 입찰에서 담합7개사에 8억 9000만원 과징금 200건이 넘는 공공기관 하수관 입찰 사업에서 담합을 벌인 업체들이 9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공정거래위원회는 도봉콘크리트·도봉산업·동양콘크리트산업·애경레지콘·유정레지콘·대원콘크리트·한일건재공업 등 7개 사업자에 대해 담합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8억 9000만원을 부과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조달청 등 공공기관이 실시한 243건의 하수관 구매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사와 들러리사를 합의했다. 낙찰예정사는 한국레진관사업협동조합의 영업실무자 회의나 대표자 회의에서 결정됐다. 이후 입찰공고가 나면 낙찰예정사가 입찰에 앞서 유선 등으로 자신의 투찰률을 들러리사에게 알려주면서 요청했다. 이 같은 담합은 서울시가 2011년 폴리에스테르수지 콘크리트관을 채택해 전국적으로 수요가 늘어나자 해당 하수관을 개발·제조하고 있던 7개 사업자 간 경쟁구도가 벌어지면서 이뤄졌다. 이들은 경쟁을 피하고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저가투찰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담합을 시작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현재 폐업한 애경레지콘을 제외한 6개 사업자에 시정명령을 부과했고, 단 1건의 입찰에만 들러리사로 참가했던 한일건재공업을 제외한 5개 사업자에 총합 8억 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향후 관련 입찰에서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국가 예산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LG-SK 배터리 분쟁 2년 만에 마침표… 오늘 공식 발표

    LG-SK 배터리 분쟁 2년 만에 마침표… 오늘 공식 발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둘러싼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G의 승리로 결론 내린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남기고 전격 합의했다. 양사 관계자는 “주말 사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면서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이르면 오전, 늦어도 오후에 공동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도 “양사가 합의하기로 했고,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비롯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이라고 잇달아 보도했다. 앞서 ITC는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LG가 SK를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의 손을 들어주면서 SK는 10년 수입금지 제재를 내렸다. 이번 합의로 ITC가 결정한 SK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가 무효화 되면서 SK의 미국 배터리 사업도 차질없이 운영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ITC의 최종 결정이 내려진 이후 양사에 합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자신의 지론을 어기는 꼴이 되고, 행사하지 않으면 미국 조지아주에 SK의 사업 철수에 따른 실업대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째인 11일(현지시간) 자정,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1시까지였다. LG와 SK가 거부권 행사 시한 하루를 남기고 전격 합의할 수 있었던 것에는 미국 정부의 중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거부권 행사 유무와 상관없이 양사가 합의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SK의 노력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자 벼랑 끝에 선 SK가 전격 합의를 수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사의 합의금 규모는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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