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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의 친구였던 중국, 중국에 조종당한 호주

    호주의 친구였던 중국, 중국에 조종당한 호주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이 어느 나라보다 많은 공을 들이는 영역 중 하나가 남극대륙이다. 과학 연구, 미래 자원 확보 등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그 뒤엔 군사적 목적도 있다. 남극에 기지국이 있으면 미사일 공격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 기지국을 남극에 짓는 건 그 때문이다.남극에 땅 한 평 없는 중국에 선선히 자신의 등을 내준 나라는 호주다. 호주령 남극 지역은 남극 전체 면적의 42% 정도라고 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넓다. 그러니 이른바 ‘베이징의 남극 정복 계획’은 호주의 호의가 없었다면 애초 진행이 불가능한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그만큼 밀접했던 호주와 중국이 지금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의 조용한 침공’은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대외 전략을 파헤친 책이다. 호주의 대학교수인 저자가 호주의 현실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책에 따르면 호주는 중국에 상당히 경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호주 매체는 서평에서 “중국이 호주의 일상에 미친 악의적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는 거의 하루가 지나가지 않는다”고 썼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한술 더 떠 “호주는 중국이 조종하는 국가가 됐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홍콩의 독립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한 대학생에게 정학 처분을 내리는 일이 빚어지고,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 등 수많은 중국 인사들이 “13~14세기 원나라 시대의 탐험가가 호주를 발견했다”는 요지의 말을 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책은 이처럼 도무지 믿기지 않는 내용들로 가득하다.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경제 제재를 무기로 정치,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양보를 받아내는 한편, 고위직 인물과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저자가 꼽은 호주의 대표적인 ‘중국의 친구’는 밥 호크, 폴 키팅 등 전 총리다. 특히 호크 전 총리에 대해 “10년 넘는 세월 동안 중국 기업의 계약 체결을 돕는 일에 집중해 2000년대 중반 재산이 5000만 (호주) 달러(약 430억원)에 달하는 부자가 됐다”며 맹공을 퍼붓는다. 두 총리 시절에 입각한 관료와 정치인, 학자, 기관장 등은 수를 헤아릴 수없이 많다. 문화계, 언론계도 마찬가지다. 사회 전 부문에 ‘중국의 친구’들이 스며든 형국이다. 그런데 왜 호주였을까. 중국 대외 전략의 기본은 육상 국경을 맞댄 나라들을 중립화하려는 ‘전체적 주변’ 전략이다. 한데 팽창을 거듭하면서 ‘전체적 주변’이 남중국해 전 영역까지 확대됐고, 호주 역시 ‘전체적 주변에 포함된 이웃’이 됐다. 여기에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서구 진영의 약한 고리’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저자는 중국의 호주 침공이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중국 경제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공급 기지 확보”, “미국과 호주의 동맹 관계 악화” 등이 목표였다. 이를 통해 “호주를 미국에 감히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제2의 프랑스’로 만들고 싶어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한국에 대한 지적도 거침없다. 저자는 “한국 사회 전반에 베이징의 만족이 유일한 목표인 강력한 이익집단들이 자리잡고 있다”며 “첩보 공작원까지 동원해 대규모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책엔 객관적인 근거와 사적 견해들이 뒤섞여 있다. 호주 내에서 “매카시즘과 닮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과의 동맹 정책에 대해 “독립을 포기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시선으로 봐야 할 듯하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공정위, 삼성 ‘2000억 자진 시정안’ 퇴짜… “요건 충족 못해”

    공정위, 삼성 ‘2000억 자진 시정안’ 퇴짜… “요건 충족 못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는 삼성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을 포함한 자진 시정안을 경쟁 당국에 제출했으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되면서 조만간 제재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의 웰스토리 부당 지원 행위 사건과 관련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기업에 대해 위법성 판단 없이 스스로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로, 주로 거래 조건을 개선하거나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2월 이동통신사에 광고·수리비를 떠넘기는 행위로 동의의결이 확정된 애플코리아는 거래 조건을 시정하고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이 지난달 12일 공정위에 제출한 자진 시정안도 ▲사내식당 개방과 사업자 선정 때 중소·중견기업 우선 고려 ▲2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계획 등 두 가지 방향으로 구성됐다. 우선 삼성은 사건에 연루된 4개사의 52개 구내식당을 전부 개방하고, 이 외에 16개 구내식당도 추가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생지원 방안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5년간 총 300억원), 상생펀드 신규 조성 후 급식·식자재 중소기업 375개사 대상으로 투자자금 대출 지원(5년간 총 1500억원)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통해 심의한 끝에 “신청인들의 신청 내용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 사건에 밝은 법조계 관계자는 “관련 법과 규정을 보면 위법 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는 동의의결을 제외하도록 돼 있다”면서 “나아가 시간적 상황에 비추어 적절한 것인지, 소비자 보호 등 공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고려하도록 돼 있는데, 이번 동의의결 신청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의의결 신청이 기각되면서 공정위는 조만간 삼성그룹에 대해 검찰 고발 여부를 포함한 제재 수준을 결정해 발표한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北, 정제유 밀수입 위해 유조선 2척 인수

    北, 정제유 밀수입 위해 유조선 2척 인수

    美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 보고서 2척 한국 기업 소유였으나 中 통해 거래 북한이 최근 2년간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 정제유를 밀수입하기 위해 유조선 2척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는 지난 1일(현지 시간)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 유조선을 인수하고 있는 북한’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9년과 2020년 사이 중국에서 유조선 ‘신평 5호’와 ‘광천 2호’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결의를 채택해 북한이 1년에 반입할 수 있는 정제유를 총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유엔 회원국들에 매달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선박 간 해상 환적을 통한 밀거래로 이 같은 제재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수한 유조선을 여기에 활용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2019년 11월 북한에 인수된 광천 2호는 현재까지 남포항으로 정제유를 10차례 실어나른 것이 포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척의 배는 모두 과거 한국 기업의 소유였으나 브로커를 통해 중국을 거쳐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해상 함대가 수년 간 북한의 제재 회피 방법의 핵심 요소인 것으로 보고, 2017년 회원국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새 선박이나 중고 선박의 공급·판매·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브로커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확실히 제재를 위반한 중국 구매자들에 대해 어떤 실사를 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큰 어려움 없이 유조선을 인수해 올해도 새 선박들을 쉽게 사 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브라질서 코파아메리카 연다” 방역과 거리 두는 보우소나루

    코로나19 대응 난맥상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66) 브라질 대통령의 국정운영 파행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입법부와 사법부가 동시에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책임을 물을 기세인 가운데 이번에는 ‘남미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를 자국에서 개최하기로 해 파문을 키우고 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21 코파아메리카가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브라질에서 열린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회를 위해 기꺼이 문을 열어 주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대회는 당초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가 공동으로 열 예정이었으나 반정부 시위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개최에 난항을 겪어 왔다. 이런 상태에서 브라질 대통령이 “우리가 하겠다”고 손들고 나선 것이다. 지난 1일까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1662만명이 감염되고 46만 5000여명이 사망한 판국에 대형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자 국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늦어지고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10개국이 참가하는 코파아메리카가 열리면 궤멸적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고 있는 상원 조사위원회 오마르 아지즈 위원장은 1일 “1개월여 동안 조사를 진행한 결과 검찰에 정부 인사들에 대한 기소를 요청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보우소나루 정부는 과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물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하도록 했고 백신 구매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기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방대법원도 압박에 나섰다.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같은 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유를 5일 안에 설명하라”고 대통령 측에 통보했다.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벌금 부과 등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지난달 18일 야당의 소송 제기를 받아들인 것이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탄압 멈춰라” 법정서 자해한 野인사, 독재 꾸짖다

    “탄압 멈춰라” 법정서 자해한 野인사, 독재 꾸짖다

    반정부 시위 조직 혐의 체포된 라티포프“가족 거론 자백 강요”… 펜으로 목 찔러 ‘강제 착륙’ 등 야권인사·언론인 잇단 체포루카셴코, 푸틴과 밀월 앞세워 탄압 지속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가 수십년간 이어진 벨라루스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인과 야권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이 반정부 인사를 붙잡기 위해 민간 항공기를 강제 착륙시켜 국제적으로 비난받았는데, 이후에도 이들에 대한 체포와 구금이 끊이지 않으며 야권 활동가가 자해를 시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유로뉴스 등은 1일(현지시간) 벨라루스 활동가 스테판 라티포프가 수도 민스크에서 재판을 받다가 서류 더미에 놓인 펜으로 자신의 목을 찔렀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를 조직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붙잡힌 그는 재판 도중 법정 벤치에 올라가 “수사관들이 유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가족과 이웃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펜으로 스스로 목을 찔러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트위터를 통해 “이 사건은 국가의 테러, 억압, 고문의 결과”라며 “당장 멈추라”고 일갈했다. 루카셴코는 1994년부터 집권하고 있는데, 지난해 8월 대선에서 80% 이상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며 부정선거와 개표 조작 논란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십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며 참가자와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도 심해졌다. 라티포프가 병원으로 실려간 이날 언론인 마리나 졸로토바는 재판에서 탈세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벨라루스에서 가장 대중적인 매체로 독자가 330만명에 달하는 ‘투트바이’의 편집장이다. 졸로토바의 지지자들은 루카셴코가 평화 시위를 폭력 진압한 것을 보도하자 이에 보복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찰은 지난달 투트바이 사무실과 졸로토바의 자택을 급습해 그를 체포했다. 졸로토바는 기소된 지 하루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정부는 극단적 표현을 게시했다는 혐의로 인터넷 뉴스 매체 ‘흐로드나라이프’의 편집장 알리아크세이 쇼타를 체포하기도 했다. 최근엔 야당 정치인이 감옥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고, 반정부시위에 참여한 이유로 조사받던 10대가 16층 건물에서 몸을 던져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후 3만 5000명 이상이 구금됐고 수천명이 고문, 구타당했다. 현재 수감 중인 정치범 수는 454명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벨라루스 정부의 인권 탄압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는 강하게 비판했지만, 벨라루스는 옛 소련 동맹인 러시아와의 친분을 등에 업고 계속 철권통치를 이어 나가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루카셴코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흑해 연안에서 보트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앞서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 이후 유럽연합(EU) 등이 벨라루스 국적기의 역내 영공 비행과 공항 접근을 금지하고, 현지 정치인들에 대한 추가 제재까지 고려했으나 러시아는 유일하게 벨라루스를 두둔하며 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시위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며 10억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봉현 5천만원’ 보도 언론 상대 손배소 제기한 강기정, 1심 패소

    ‘김봉현 5천만원’ 보도 언론 상대 손배소 제기한 강기정, 1심 패소

    강기정(56)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임 사건’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4단독 김창보 원로법관은 2일 강 전 수석이 조선일보와 소속 기자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출석해 “이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에게 1원도 받지 않았다”며 김 전 회장을 위증으로 고소하고, 김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을 보도한 조선일보 등을 상대로 2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기사 내용이 김 전 회장의 증언 내용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봤다. 김 원로법관은 “이 사건 기사로 인해 원고(강 전 수석)가 돈을 받은 것 같은 인상을 독자들에게 줄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기사는 공적 관심이 큰 사안에 관한 것”이라면서 “원고가 상당한 공인의 지위에 있으며, 원고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 대표 측 주장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충분히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판결이 나오자 강 전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라임 전주가 나에게 5000만원을 줬다는 기사에 대한 소액 민사소송이었지만, 재판부는 언론의 자유 보도라는 생각으로 기각했다”면서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책임은 뒷전이고 허위만 반복되는 데에는 제재가 허술한 데 있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LH, 설계공모 심사위원 모두 외부인으로 선정·운영

    LH, 설계공모 심사위원 모두 외부인으로 선정·운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건축설계공모 심사위원이 모두 외부 전문가로 채워진다.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해당 용역은 계약 해지된다. LH는 설계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이 건축설계공모 심사제도를 개선했다고 2일 밝혔다. LH는 건축설계 공모 심의시 내부직원 2명을 배제하고 심사위원 7명을 모두 외부위원으로 선정·운영한다. 설계안의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내부위원 2명이 참여했으나, 전관예우 의혹 해소 등 심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난 4월 8일 이후 건축 설계공모 공고 분부터는 외부 심사위원 7명이 심사를 진행한다. LH는 내부 직원, 심사위원, 참여 업체 등 심사와 관련된 자의 비위,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강화했다. LH 직원이 심사 관련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파면 조치되고, 5년간 유관 기관으로의 취업이 제한된다. 비위행위와 관련된 심사위원은 영구적으로 심사에서 배제되고 소속 기관은 2년간 심사위원을 추천할 수 없다. 비위·부패행위로 수주한 공사·용역은 계약 해지되고, 해당업체는 부정당업체로 지정돼 입찰·공모 참가가 제한되며, 설계용역비 1% 이내의 위약금이 부과된다. 금품·향응 제공시에도 입찰참가가 2년간 제한되고, 부실벌점 10점, 설계비 1%의 위약금이 부과된다. 심사위원 사전접촉, 금품살포 등 비위자는 LH 용역·공사에 참여할 수 없고, 비위자가 LH 퇴직자일 경우 가중 제재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경기도가 시작한 청소·경비 휴게시설 개선/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열린세상] 경기도가 시작한 청소·경비 휴게시설 개선/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한평생 고된 노동을 마치고서도 다시 새로운 노동을 시작해야 하는 고령 노동자의 애환을 담은 책 ‘임계장 이야기’가 있다. 청소ㆍ경비 업무 등을 수행하는 고령 노동자의 다른 이름이 ‘임계장’(임시·계약직·노인장)이고, ‘고다자’(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쉬운)임을 알려 주는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 1년 전 여름 대학교 청소 노동자였던 또 한 명의 ‘임계장’이 열악한 환경의 휴게공간에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의한 경비원 사망 사건도 있었다. 고령자 청소ㆍ경비 노동자는 ‘임계장’과 ‘고다자’이기도 하지만 일하는 환경 또한 척박한 ‘산사고’(산재 사망 고위험 노동자)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 4시간당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주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주고 있을 뿐 부여된 휴게시간을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휴게시설과 공간에 대한 규정은 하지 않았다. 전체 노동자에 대한 휴게권이 이러하니 주로 아파트 등 건물의 경비와 청소 업무를 떠맡은 비정규직 노동자인 ‘임계장’의 휴게 권리와 휴게시설은 훨씬 열악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아파트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휴게시설의 81%가 지하에 있었고, 에어컨이 설치된 휴게실은 36.2%, 환풍기가 설치된 경우는 45.8%에 불과했다. 화장실을 휴게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휴게시설이 열악하지만 청소ㆍ경비 노동자의 휴게시간은 오히려 늘고 있어 더 큰 문제다.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의 상한선을 두지 않고 4시간 노동에 30분 이상이라는 하한선만 규정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이 아니므로 해당 시간만큼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이유로 최저임금 등의 인상으로 임금을 올려 줘야 할 상황에서도 전체 근무시간에서 휴게시간만을 늘려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게 인상하는 편법이 횡행한다. 이런 편법이 온당치 않음은 별론으로 치더라도 늘어난 휴게시간만큼 적절한 휴게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사업주의 당연한 의무일 수밖에 없으나 앞서 살펴본 통계처럼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앙정부가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청소ㆍ경비 등 취약 노동자의 휴게시설 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경기도가 보여 준 개선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경기도는 2018년부터 공공부문 청소ㆍ경비 노동자 휴게시설 총 251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108개 사업장 172곳에 대한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31곳의 휴게시설을 신설했고, 지하에 있던 10개의 휴게시설은 지상화했으며, 131곳에 대해서는 환기시설을 부착하는 등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부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민간부문인 대학교(57곳)와 사회복지시설(149곳), 경기주택도시공사 시행 공급 아파트(34곳)에 대해서도 휴게소 신설과 지상화, 시설 개선 등의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의 청소ㆍ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정책은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노동 정책의 모범이다. 관련 법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취약 노동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를 제도화하고 전국화할 책임은 국회와 중앙정부에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휴게시설 설치와 관련한 법안으로 강은미, 박대수, 박홍근, 윤미향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4개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있다. 주요 내용은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설치 대상 사업장 규모, 설치 장소와 기준, 위반 시 제재 등이다. 올바른 방향이다. 걱정되는 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민병두, 장석춘 의원 등이 비슷한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별 진전 없이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현 21대 국회는 지난 20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말고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기대한다. 중앙정부는 경기도가 쏘아 올린 청소ㆍ경비 등 취약 노동자 보호와 개선 정책을 살펴보고,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설치와 개선 사항 등을 주요 평가지표로 반영하고,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산할 필요도 있다. ‘노동이 존중받는 공정한 세상’은 경기도민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세상이기 때문이다.
  • 바이든에 손짓하는 베네수엘라 독재자 마두로

    바이든에 손짓하는 베네수엘라 독재자 마두로

    반미를 기치로 내걸고 철권통치를 거듭해 온 니콜라스 마두로(59)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며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와 오랫동안 대립해 온 마두로 대통령은 올 들어 ‘독재자’의 이미지를 희석하고 미국의 환심을 살 만한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부정의 수위를 다소나마 낮추고 야권에 대화의 손짓을 하는가 하면 지난 4월에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기아에 허덕이는 자국 어린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입국을 허용했다. 부패 혐의로 감금했던 미국 정유회사 시트고의 임원 6명을 석방하고 2017년 반체제 인사를 감금·고문해 숨지게 한 사건 등에 대한 재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2013년 남미 좌파 포퓰리즘의 상징 격이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암으로 사망한 후 부통령이던 마두로가 강압적으로 권력을 잡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베네수엘라에 전방위 제재를 가해 왔다. 미국은 마두로 부부와 측근들의 금융거래를 제한하고 자국 기업에 베네수엘라와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원유의 미국 수출길이 끊기면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은 1940년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가경제 규모는 2013년 그의 집권 이후 70% 이상 쪼그라들었고 인구의 3분의1이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다.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미국 정부는 현재 마두로 대통령 체포 관련 정보 제공에 1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있다. 마두로의 유화적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제재로부터 벗어나고 정권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제거하려는 시도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이 제재 해제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어린이집 인근에 리얼돌 체험관 들어서…“영업 중단해달라”

    어린이집 인근에 리얼돌 체험관 들어서…“영업 중단해달라”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단지 밀집 지역의 상업지구에 24시간 무인 리얼돌 체험관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인근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비롯해 학생들의 이동이 잦은 학원이 곳곳에 있어 청소년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정부시에 리얼돌 체험방 영업을 중단시켜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의정부 시내 상업지구 한복판에 24시간 무인 리얼돌 체험관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크다”며 “해당 업체 주변엔 영화관 2곳, 200~500m 내에 어린이공원과 어린이집이 3곳, 고등학교가 도보 10분 거리”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이어 “리얼돌이라는 세 글자만 인터넷에 검색해도 청소년에게 부적합한 단어라고 나온다. 그런 업소가 영업이 가능한지 찾아보았더니 현행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교육환경보호법)상 학교시설 200m 내에서만 영업이 제한된다”면서 법망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실제 해당 업소는 학교 시설로부터 300m가량 떨어져 있어 교육환경보호법 위반이 아니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교육환경보호법)에 따르면 학교 시설 반경 200m 안에 있는 시설만 필요할 경우 영업을 제한할 수 있다.리얼돌 체험방은 현행법상 성인용품점으로 분류해 사업자등록을 할 수 있다. 성매매방지특별법 적용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의정부시와 의정부교육지원청은 리얼돌 체험방 관련 주민 민원이 빗발쳐도 달리 손쓸 도리가 없다. 청원인은 “리얼돌의 모양은 키가 135㎝ 정도로 누가 봐도 어린이 키만 하다. 아이 만한 인형으로 성을 상품화한 업체가 아무런 제재 없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게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인형으로 성욕을 푸는 잘못된 성에 대한 인식이 언제 어떻게 사람에게 향하게 될지 두렵다”며 “이런 업소가 더는 대한민국에 뿌리내릴 수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포드의 너무 나간 거짓 광고

    공정위 “소비자 선택 방해” 시정명령 포드코리아가 차량에 후진 제동 보조 시스템이 없는데도 마치 있는 것처럼 광고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31일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한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포드 본사를 통해 차량을 수입·판매하는 이 회사는 2019년 ‘익스플로러 리미티드 모델’을 두고 “더욱 자신감 있게 후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제품 안내 책자), “잠재적인 추돌 상황을 방지합니다”(홈페이지) 등의 표현을 써 후진 제동 보조 시스템을 광고했다. 그러나 이 모델에는 후진할 때 장애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멈추는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았다. 허위광고 논란이 일고 소비자들이 공정위에 신고하자 포드는 2019년 말 안내 책자를 모두 회수하고 홈페이지에서 관련 광고 표현도 삭제했다. 공정위는 “후진 제동 보조 시스템 기능이 적용된 것처럼 광고한 것은 거짓·과장성이 있다”며 “차량 구매 때 중요 고려 요소가 되는 후진 제동 보조시스템 기능의 적용 여부를 거짓으로 광고한 행위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광고 행위는 이미 종료됐지만 피심인(포드)이 같거나 비슷한 행위를 반복할 우려가 있으므로 행위 금지 명령을 부과한다”고 덧붙였다. 포드 수입업체는 2015년에도 허위광고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포드 수입업체 선인자동차는 토러스 차량 모델에 ‘힐 스타트 어시스트’(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기능이 없는데도 탑재된 것처럼 거짓으로 광고해 과징금 약 1억 5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유치원과 학교 교사 자격 요건 강화

    유치원과 학교 교사 자격 요건 강화

    다음달부터는 성폭력 범죄나 마약 중독 등으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게 된다. 유치원과 학교 교사 자격 취득 요건을 강화한 개정 유아교육법과 초·중등 교육법이 오는 23일 시행되면서다. 개정법은 미성년자의 성범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유치원·학교의 교사 자격 취득시 결격 사유를 신설했다. 이에 따르면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과 성폭력범죄 등의 행위로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은 아예 교단에 설 수 없게 된다. 교사 자격증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빌리는 행위, 이를 알선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자격증을 빌려준 사람은 자격이 취소되고 자격증을 다른 사람에게서 빌리거나 이를 알선한 사람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특정 분야의 직무 수행에 필요한 자격증을 엄격하게 제재하지 않으면 국민 생명이나 재산,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법제처는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가해자 중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다”며 “이같은 사태 재발을 막고 성장기에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도록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격 취득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기원 규명 못하면 코로나26·32도 발생”…美학계서도 재조사 목소리

    “기원 규명 못하면 코로나26·32도 발생”…美학계서도 재조사 목소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정보당국에 지시한 가운데 미국 학계에서도 중국 기원설에 무게를 두고 심도 있는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 대학 교수는 30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의 기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코로나26이나 코로나32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미래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예방하는 데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국제보건과 백신 등을 전공한 호테즈 교수는 정보 수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과학자들의 장기간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정보기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본다”며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발병 과정에 대한 조사”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최소한 6개월에서 1년간 과학자들이 우한에 머물며 광범위하고 투명한 역학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호테즈 교수는 “중국 정부를 강도 높게 압박해야 한다”면서 “가능한 제재를 포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제한 없는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백악관의 마지막 국가안보 부보좌관이었던 매슈 포틴저도 NBC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를 언급하며 “90일 이내에 알 수 있는 게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실험실에서 발병이 시작됐다면 중국 내에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중국 안에서 윤리적인 과학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뒤 일부 공화당 정치인을 제외하곤 민주당에서 줄곧 무시돼 온 ‘중국 기원설’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일련의 증거들이 뒤늦게 제시되며, 조사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비공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첫 발병 보고 직전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고 보도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정보기관 재조사 지시까지 나오면서 미국 내 분위기가 달라지는 흐름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초 중국 현지 조사를 마친 뒤 발표한 1차 조사 결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사람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내렸지만 보다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언급은 남겨두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후속 보도에서 WHO 보고서 부록 내용을 인용, 2012년 중국 남서부의 한 구리 폐광에서 박쥐 배설물을 청소하던 광부 6명이 의문의 폐렴 증상을 보인 뒤 3명이 숨졌고,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그 동안 여러 바이러스에 인위적 변화를 일으키는 연구를 해왔으며,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직전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동물 표본검사에 나선 정황이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컬은 CNN에 출연해 이와 관련, 실험실 유출설을 지목하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신 정보를 포함해 사람을 비롯해 다른 형태의 정보를 갖고 있다”며 “실험실 유출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개연성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실험실 유출을 뒷받침할 어떤 통신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는 초기 정부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앞서 영국의 더타임스도 한 서방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 영국 정보기관 역시 ‘연구소 유출설’에 개연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연구소 유출설’에 무게를 싣는 주장은 미국 밖의 학계에서도 제기됐다. 영국 세인트 조지 대학교 앵거스 달글리시 의대 교수와 노르웨이 바이러스 학자 비르게르 쇠렌센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밝혔다고 일간 데일리메일과 미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이들이 작성한 22쪽의 논문에 따르면 인체 침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체내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유기화합물의 구조가 발견됐다. 스파이크에서 양전하(+)를 띠는 4개의 아미노산이 한 줄로 늘어선 배열이 발견됐는데, 이는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아미노산이 음전하(-)를 띠는 인체 세포에 자석처럼 달라붙게끔 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배열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야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시작되지 않았음을 가리키는 독특한 지문들이 발견됐고, 중국 연구기관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의 전염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적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이런 주장을 펴왔지만 학계에서 무시당했다며 국제학술지 ‘QRB 디스커버리(Quarterly Review of Biophysics Discovery’에 논문을 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 11일 팩트체크 행사인 ‘유나이티드 팩트 오브 아메리카’에 나와 ‘여전히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확신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또 18일 상원 청문회에서 “당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이뤄진 연쇄적 배양으로 발생했을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겠느냐”는 랜드 폴 상원의원의 질문에 명시적으로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대신 “나는 중국인들이 무엇을 했을지에 대해 어떤 설명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나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음모론을 공개 비판했던 27명의 과학자 중 3명이 연구소에서 사고로 발생했을 개연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돌아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눈 크게 떠도 안 똑똑해 보여” 김용민, 되레 조수진에 사과 촉구 [이슈픽]

    “눈 크게 떠도 안 똑똑해 보여” 김용민, 되레 조수진에 사과 촉구 [이슈픽]

    국민의힘 ‘막말’ 사과 촉구에 김용민 거부김용민 “조수진이 발언권 없이 먼저 막말”‘김오수 청문회’서 김용민 발언에 박주민도 “표현 정제해 써라” 두 차례 주의野 “金사과 거부해 청문회 파행…윤리위 제소”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눈을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는 것 아니다”며 인신공격성 발언 논란을 일으킨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8일 사과를 촉구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조 의원이 발언권 없이 말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되레 사과를 촉구했다. 김용민 “국힘·조수진 정회 후 몸싸움해 與 의원 멍들도록 폭행, 먼저 사과해야” 김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유성범 국민의힘 의원의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고 조수진 의원에 모욕적 언사를 했다는 국민의힘측 주장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관 비리에 대해 정당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조 의원이 발언권도 없이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하고 거기에 대해 제가 제지하는 발언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조 의원은 회의 정회 후에도 몸싸움을 통해서 동료인 우리 당 의원을 멍이 들 정도로 폭행했다”면서 “이런 사정에 대해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 지난 26일 청문회 때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전관예우 의혹을 거론하면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유 의원과 조 의원은 항의·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조 의원을 향해 “발언권을 얻고 말해라. 눈을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는 것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적 수준을 여성 의원의 외모와 연계해 폄훼하는 듯한 발언에 분위기는 급랭했다. 조 의원은 즉각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에게 “제재해달라”고 요청했고 박 의원 역시 김 의원에게 “표현을 좀 정제해서 써달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나 김 의원은 “그렇게 거기(조 의원)에 대해 먼저 지적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조 의원을 탓하고 나섰다. 조 의원이 다시 박 의원에게 “제지해달라, 인신공격이다”라고 말하자 박 의원은 거듭 김 의원에게 “앞으로 표현을 좀 정제해서 해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그대로 파행됐다.김기현 “청문회 무력화 위한 의도적 막말”“사과 없으면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것” 법사위 소속인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청문회 파행은 전적으로 김 의원의 막말이 초래한 것”이라면서 “사과를 거부하고 회의를 파행으로 몰아간 것은 바로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 무력화를 위한 의도적 막말”이라면서 “정중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사과가 없으면 국회 윤리위 제소 등을 통해 비정상적 국회운영의 기본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인 전주혜 의원은 이날 공식 논평에서 “사과하지 않는다면 윤리위 제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도 이날 입장문에서 김 의원을 향해 고의로 청문회를 파행시킬 의도였다며 “청문 대상인 김 후보자는 제쳐두고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야당 청문위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또 다른 야당 청문위원에게 막말 등 모욕적 언사를 퍼부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청문회 일정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온당하다”며 인사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수진 의원에 향한 김용민 의원의 발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한 뒤 김 의원에 대한 민주당 관계자의 전언이라며 “멍청하고 아주 사악하다”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김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해당 링크를 통해 김 의원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의원은 방송인 김어준씨가 대표로 있는 딴지일보의 팟캐스트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팀의 공직선거법 위반 피소 당시 정치전문 변호사로 두각을 드러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대표적 친(親)조국 인사로 분류됐다. 이후 민주당 공천을 받아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WSJ “中 코인과의 전쟁, 과소평가하면 안 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 세계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중국 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고 이를 어긴 개인과 기업을 ‘블랙리스트’(사회적 제재 명단)에 올리기로 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것은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내버려두면 국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5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1일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직접 나서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전면 금지했다. 2017년 첫 규제를 내놓을 때만 해도 인민은행과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 등 금융 당국이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경제 수장인 류 부총리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내각이 공권력을 동원해야 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렇게 강경 기조를 내세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사회 전반에 만연한 자산 거품을 꺼뜨리려는 목적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선도시’로 불리는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의 아파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 거품까지 더해지면 중국 사회 전체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질 수도 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앞서 내몽골 정부는 지난 3월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 “2개월 안에 공장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지키지 못해 중앙정부로부터 심하게 질책을 받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문제는 현재 미중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다. 자본의 대규모 해외 유출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6월 보유 외환이 3조 9990억 달러(약 4520조원)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1년여 만에 1조 달러가량 증발한 경험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세력이 미국이나 홍콩 등으로 자산을 빼돌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자산가들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등을 사들이면 자금 추적이 불가능할 수 있다. 중국 내 자금의 역외유출이 본격화되면 2014~2015년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 세계의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해 비트코인 투기 대열에 함부로 뛰어드는 일을 해선 안 된다고 매체는 충고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네이버·쿠팡 등 오픈마켓 사업자 7곳 과태료

    네이버와 쿠팡, 11번가 등 오픈마켓(열린장터) 운영사 7곳이 판매자 계정 도용을 막기 위한 안전성 확보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아 과태료를 내게 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규를 위반한 쿠팡, 네이버, 11번가,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티몬, 롯데쇼핑 등 7개 오픈마켓 사업자에 과태료 총 522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가 열린장터 판매자 계정의 안전성 확보 조치 위반을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곳 중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 등 3곳을 운영해 오픈마켓 서비스로는 모두 9곳이다. 사업자별로 이베이코리아가 오픈마켓 3곳을 합쳐 모두 228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태료를 내게 됐다. 네이버는 840만원, 나머지 업체는 각 340만∼540만원을 내야 한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7개 사업자는 판매자가 외부에서 인터넷망으로 판매자시스템에 접속할 때 계정과 비밀번호 외 별도 인증수단을 적용하지 않았다. 오픈마켓 판매자는 개인정보취급자이고 판매자시스템은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해당하기 때문에 계정과 비밀번호 외 휴대전화 인증이나 일회용비밀번호(OTP) 인증 등을 추가로 적용해야 한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9월 오픈마켓 판매자 계정 도용 사기 사건 보도에 따라 쿠팡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진 점을 고려해 일평균 방문자 1만명 이상인 오픈마켓 11곳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했다.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사기 사건은 2017년 9만 2636건, 2018년 11만 2000건, 2019년 13만 674건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美정보당국 “北, 대남 지배력 과시할 강압 행동 나설 것”

    美정보당국 “北, 대남 지배력 과시할 강압 행동 나설 것”

    북한이 대남 지배력을 과시하기 위해 점차 강압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시드니 사일러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북한이 최근 강조하는 ‘정면 돌파전’ 개념은 앞으로 수 주 또는 몇 달 뒤 어떤 행동을 취할지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단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6일 보도했다. NIC는 미국의 17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국가정보국장(DNI)을 보좌하는 기구다. 사일러 담당관은 `정면 돌파전’에 대해 무기 개발에 대한 실제적이고 조정된 접근법을 취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제재에 따른 압박을 견뎌내는 것을 골자로 하며 주체를 최고 미덕으로 회귀시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일러 담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핵 고도화를 천명하면서 1980년대부터 역전됐던 남북 간 군사적 불균형을 회복했음을 명백히 발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남한에 대한 강압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점증적으로 시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26일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박 원장은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해 카운터파트인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미국 당국자들과 한반도 정세와 한미 정보 협력,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 원장은 지난 12일 일본에서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를 했으며,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12∼14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박 원장과 면담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WSJ이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베이징과 맞서지 말라” 이유는?

    WSJ이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베이징과 맞서지 말라” 이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 세계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중국 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고 이를 어긴 개인과 기업을 ‘블랙리스트’(사회적 제재 명단)에 올리기로 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것은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내버려두면 국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5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1일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직접 나서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전면 금지했다. 2017년 첫 규제를 내놓을 때만 해도 인민은행과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 등 금융 당국이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경제 수장인 류 부총리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내각이 공권력을 동원해야 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렇게 강경 기조를 내세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사회 전반에 만연한 자산 거품을 꺼뜨리려는 목적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선도시’로 불리는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의 아파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 거품까지 더해지면 중국 사회 전체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질 수도 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앞서 내몽골 정부는 지난 3월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 “2개월 안에 공장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지키지 못해 중앙정부로부터 심하게 질책을 받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문제는 현재 미중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다. 중국은 미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환경문제 해결에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자본의 대규모 해외 유출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6월 보유 외환이 3조 9990억 달러(약 4520조원)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1년여 만에 1조 달러가량 증발한 경험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세력이 미국이나 홍콩 등으로 자산을 빼돌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자산가들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등을 사들이면 자금 추적이 불가능할 수 있다. 중국 내 자금의 역외유출이 본격화되면 2014~2015년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 세계의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해 비트코인 투기 대열에 함부로 뛰어드는 일을 해선 안 된다고 매체는 충고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앞 “예수님”…개신교 단체가 직접 고발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앞 “예수님”…개신교 단체가 직접 고발

    조계사 앞 찬송가 부르며 “예수님”“종교간의 평화를 해치고 있다”개신교 단체가 직접 고발 26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지난 19일 부처님오신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리러 왔다’며 찬송가를 부른 개신교인 10여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평화나무는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개신교인들이 우리 사회 공동체와 종교간의 평화를 해치고 있다”며 “다른 종교의 축일에 예배를 방해하는 무례를 범한 이들을 법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 달라”고 촉구했다. 평화나무는 기자회견 직후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평화나무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10여명의 개신교인들이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진행 중이던 조계사 앞에 ‘오직 예수’ ‘인간이 만든 탑이나 불상은 우상’이라는 팻말을 들고 찬송가를 불렀다. 이들은 “불교는 가짜다”, “하나님 뜻을 전파하러 왔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계사 신도들과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경찰이 출동해 10여명을 해산했으나 일부 개신교인들은 팻말을 들고 조계사 주변을 맴돌았다. 조계사 측은 이들을 별도로 고소하지 않았다. 평화나무는 이들의 행위가 예배방해죄 및 업무방해에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했다. 평화나무는 “이들이 규모가 있거나 개신교계 내에서 명망 있는 세력은 아니지만 그간 개신교인들의 행태로 보면 대표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며 불교계에 사과했다.‘부처님 오신날’ 조계사 앞 찬송가 부르며 “예수님” 앞서 조계사 청년회는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19일, 서울의 대표적인 불교 사찰인 조계사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청년 20여명과 불필요한 마찰을 겪은 사연을 공개했다. 청년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침부터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청년들 20여 명이 절에 오는 길목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며 “그 모습을 본 법우들은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늘 같은 날에 얼굴 붉혀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그 청년들이 조계사 앞으로 우르르 모여들었고, 기타를 치고 찬송가를 부르며 ‘예수님’을 외치는데, 신도님들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청년회 측은 “급기야 제재하려고 나선 스님들께 회개하라며 고래고래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면서 “청년회 법우들이 나서서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며 오히려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며 황당해했다. 또 “경찰들이 두 번이나 나서고 난 후에서야 (이들이) 떠났는데, 다시 또 올 것 같아서 지금 일주문 앞에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라며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동영상 속 이들이 든 손팻말 등에는 ‘불교에는 구원이 없다’, ‘예수는 천국, 불교는 지옥’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또 경찰이 일주문 앞에 대기하는 모습 등도 담겼다.청년회 측은 “기독교 청년들로 보이는데 정확히 어느 소속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아무리 종교가 다르더라도 타 종교의 가장 큰 행사를 하는 날에 이런 식으로 불편함을 끼쳐도 되는가”라며 “지나가던 신도님들, 시민들도 너무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봉축 법요식이 진행 중이었다. 이에 조계사 관계자 등이 대응에 나서면서 양측 사이에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10여 명은 약 5시간 동안 찬송가를 부르다가 해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일 줄다리기보다 협력이 필요한 대북정책/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줄다리기보다 협력이 필요한 대북정책/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두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과 가졌다. 한일관계를 반영한 탓인지 양국 정부와 언론은 회담 형식, 분위기, 내용을 놓고 어느 쪽이 더 잘된 정상회담인지 경쟁했다. 대북 정책으로 좁혀서 보자면 미일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됐다. 완전하게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2000년대 6자회담에서 북한에 들이댄 요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한 표현에 숨어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았으니 ‘북한의 비핵화’라고 해야 하며 CVID라는 강한 표현으로 도망칠 여지가 없는 비핵화를 북한이 수용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는 주장한다. 그러나 한미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북한을 배려함으로써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고 남북관계 개선의 길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우선이지 협상을 거부할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한국 정부는 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국의 의도를 존중한 모양새다. 대신 미국은 미일 공동성명에 명기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한국도 받아들이도록 했다. 한국은 중국을 자극하고 싶지 않아 대만 언급을 가급적 피하고 싶었겠지만 미국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이든 정권은 동맹국을 배려하면서도 동맹의 결속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언론 보도에도 온도 차가 있다. 한국 언론은 대북정책에서 미국을 설득해 한국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반면 일본 언론은 한미 간 대북정책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차이는 대북 압박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인 일본 정부와 제재만으로 북한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고 대북 관여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차이를 반영한다. 바이든 행정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듯한 한일 양국은 아전인수 격으로 미국의 의도가 자신 쪽에 가깝다고 주장하려 든다. 그러나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일의 입장은 정말 다른가. 우선 북한의 핵 포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한일은 동일한 목적을 공유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확장억지에 영향을 미친다. 한일에 간접적인 위협은 될 수 있어도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다. 미국이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핵 보유는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일은 공유한다. 따라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적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일은 협력해야 한다. 수단에서도 한일이 공유하는 부분은 크다. 외과수술적 공격을 생각했던 클린턴 행정부, 코피 작전을 모색했던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듯 미국은 언제든 군사 옵션으로 기울 수 있다. 미국에 대북 군사작전은 ‘국지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일은 군사 옵션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한일은 평화적 수단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제재 압력으로 북핵 개발에 제약을 가하고 대북 관여를 강화함으로써 비핵화로 초래되는 이익의 크기를 강조하는 게 효과적이다. 제재와 관여가 모두 필요하며 한일 양국이 분담해 제공하는 게 좋다. 특히 일본은 제재에 의존하는 편이었으나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을 북한에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정책을 놓고 한일이 줄다리기를 할 게 아니다. 목적과 수단을 공유하는 협력이야말로 양국의 대북정책에 필요하다. 한일의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점에 더 주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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