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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공산당원·가족 비자 제한 검토”… 3억명 제재 카드 꺼내나

    “美, 中공산당원·가족 비자 제한 검토”… 3억명 제재 카드 꺼내나

    폼페이오 “화웨이 등 IT 인사 비자 제한틱톡·위챗 등 퇴출 여부도 조만간 결정”백악관 “필요시 中관료 추가 제재할 것”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촉발된 미국의 보복 조치가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번에는 미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원이나 가족의 미국 방문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현실화되면 3억명 가까운 중국인이 제재 대상이 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인사들이 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돕고 있다며 미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역시 “필요시 중국 관리들을 추가로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형태의 중국 관련 제재안을 준비 중이다. 초안에는 미국에 체류하는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의 비자를 취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내 공산당원은 9000만명이 넘는다. 가족까지 더하면 많게는 2억 7000만명이 대상이 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관계자와 국영기업 임원을 포함시키는 안도 거론된다고 NYT가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미국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며 이란과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등 이슬람 5개국 주민 입국을 금지했다. 중국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면 2018년 미중 무역전쟁 개시 뒤 가장 도발적인 상황이 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다만 이 방안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달래고자 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미 정부가 중국인 방문객이 공산당원인지 여부를 어떻게 확인하느냐는 현실적인 난제도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랑셰 중국 담당 연구원은 “중국 전체 인구의 10% 가까이를 제재 대상에 올리면 반미 정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압박도 계속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IT 기업들이 공산당 인권 탄압에 관여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에 대해 “반체제 인사를 검열하고 중국 서부 신장 지역 무슬림 탄압을 가능하게 한 중국 공산당의 일부”라면서 “전 세계 통신회사들은 화웨이와 사업을 하면 인권 박탈자들과 일하는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금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틱톡이든 (위챗 등) 다른 플랫폼이든 우리 행정부는 미국인의 정보가 중국 공산당의 손아귀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야후뉴스는 이날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보안법 관련자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긴장 고조를 피하고자 당분간 중국 관리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배제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일을 벗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일을 벗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

    미국 정부가 지난 24일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한 중국 기업 20곳을 사실상 ‘인민해방군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관련 리스트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 미 국방부가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20개 기업에 대해 즉각 제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금융 제재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머지않아 이들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지 결정만 내리면 관련 기업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거나 금융거래가 금지되는 등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미 국방부가 중국 기업들을 무더기로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첨단기술과 무역, 외교정책, 코로나19, 홍콩보안법 등 전방위적인 이슈에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런 만큼 미국이 언제든지 중국을 향한 보복 카드를 꺼내 사용할 수 있는 ‘빌미’가 생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7일 재무부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소수민족에 대한 고문, 불법 구금 등 인권 탄압을 저지른 중국 관리의 명단을 미 의회에 보고하고, 이들에게 자산 동결 및 비자 취소 등을 시행하는 법안)에 서명한데 대해 중국이 반격 경고를 한 터라 미국도 꺼내들 추가 카드가 절실했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중국 정부 역시 미국 정부가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 리스트만 발표했을뿐 추가 제재안을 내놓고 있지 않은 만큼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미 정부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게 될 경우 중국 정부가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여 양국 간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공화·민주 상원의원들로부터 ‘중국의 기술 스파이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초당적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에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 초당파 의원 그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24일 성명을 통해 “펜타곤 리스트가 미국 개인 투자자와 연기금 투자자의 희생 속에 미국 자본시장을 활용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활동 가운데 일부만을 보여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단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국영기업과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기업들이 얼마나 미국 경제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지 경고하는 데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 리스트는 명단은 이렇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화웨이 외에 ▲ 중국항공공업그룹(AVIC·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 ▲ 중국항천과기(航天科技)그룹(CASC·China Aerospace Science and Technology Corporation), ▲ 중국항천과공(科工)그룹(CASIC·China Aerospace Science and Industry Corporation), ▲ 중국전자과기그룹(CETC·China Electronics Technology Group Corporation), ▲ 중국병기장비그룹(CSGC·China Sou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 ▲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 GROUP·China Nor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 ▲ 중국선박중공(重工)그룹(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oration), ▲ 중국선박공업그룹(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 ▲ 중국핵공업그룹(CNNC·China National Nuclear Power Corp.), ▲ 중국광핵(廣核)그룹(CGN· China General Nuclear Power Corp.), ▲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HIKVISION·Hangzhou Hikvision Digital Technology Co.), ▲ 중국항공엔진그룹(AECC·Aero Engine Corporation of China), ▲ 중국철도건설공사(CRCC·China Railway Construction Corporation), ▲ 슝마오(熊猫)그룹(PEG·Panda Electronics Group), ▲ 수광(曙光)정보산업공사(SUGON·Dawning Information Industry Co.), ▲ 중국이동통신그룹(CMCC·China Mobile Communications Group), ▲중국전신(電信)그룹(China Telecom·China Telecommunications Corp.) ▲ 랑차오(浪潮)그룹(Inspur Group), ▲ 중국 중처(中車)그룹(CRRC Corp.) 등이다.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은 젠(殲)-20 스텔스 전투기와 스텔스 드론(무인기), 폭격기 등을 주로 생산하는 군용 항공기 생산업체다. 헬리콥터와 여객기, 수송기 등도 생산한다. 중국항천과기그룹(CASC)은 우주로켓과 액체·고체연료 등 우주동력 기술, 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 등을 우주항공 분야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은 방공망을 비롯해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이동발사대, 미사일엔진 등을 미사일 관련 기술을 개발·생산한다.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전자과기그룹(CETC)은 군용 데이터시스템, 데이터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 분야를 담당한다. 중국병기장비그룹(CSGC)은 총기류 수류탄 등 경무기를 제작한다. CSGS의 자회사중 한 곳은 중국 유명 자동차업체 창안자동차(長安汽車)다. 창안자동차는 중국 독자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생산 및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고 중국인이 가장 사고 싶어하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위성항법장치(GPS)인 베이더우(北斗) 관련 국유기업 중 하나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은 탱크를 비롯해 유도탄, 미사일, 화포 등 중무기를 생산한다.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정, 항공모함 등을 건조하고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한다. 중국핵공업그룹(CNNC)은 핵발전소, 핵발전설비, 핵연료, 핵무기를 생산하며 중국광핵그룹(CGN)은 핵발전소, 핵무기를 생산한다. 이들 10개사가 중국의 10대 군수업체로 꼽힌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년 매출 기준으로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이 201억 달러(약 24조원)로 세계 6위,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이 172억 달러로 세계 8위,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ETC)가 122억달러로 세계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화웨이와 하이캉웨이스는 미국이 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이끌 ‘국가대표팀’에 포함돼 있다.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장비 분야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등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업체이고, 하이캉웨이스는 감시용 폐쇄회로(CCTV)로 세계 최대 보안장비 업체로 발돋움한 국유기업이다. 이들 두 회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중국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개방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중국항공엔진그룹(AECC)은 항공기 엔진 개발과 연구 및 제작을 전담하는 국유기업으로 항공 엔진과 관련한 모든 연구·제조 기관 40개를 거느리고 있다. 중국철도건설공사(CRCC)는 영국의 고속철도사업에 참여할 계획인 만큼 미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런던과 버밍엄·맨체스터를 잇는 2단계 고속철도 건설사업에CRCC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영국 정부에 훨씬 싼 가격으로 5년 만에 공사를 끝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2단계 철도사업 비용은 1000억 파운드(약 149조원)로 추정된다. 중국 최대 전자업체 가운데 하나인 슝마오그룹은 지난 2011년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 회사 최신 LCD제품라인을 둘러봤다. 2002년 북한의 대동강계산기 회사와 합작으로 컴퓨터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세계 5위 컴퓨터 서버업체인 랑차오그룹은 중국 내 클라이드 컴퓨팅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중처그룹은 세계 최대 철도차량 업체이다. 중처그룹은 최근 미국내 지하철 차량(800대 규모) 입찰을 따내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 지하철 차량의 보안 카메라에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백악관·국방부 등 연방정부 공무원의 동선(動線) 정보와 인상 착의 이미지를 중국 정보당국에 전송할 위험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화웨이 등 中기업 20곳 사실상 인민해방군 소유”

    “화웨이 등 中기업 20곳 사실상 인민해방군 소유”

    미국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폐쇄회로(CC)TV 생산업체 하이크비전 등 중국 기업 20곳을 사실상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의 기업이라고 지정하고 그 명단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머지않아 이들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문서에서 “인민해방군이 소유 또는 지배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회사”라며 20개 중국 기업 리스트를 제출했다. 국방부가 이 같은 중국 기업 리스트를 의회에 제출한 것은 1999년 관련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리스트에는 화웨이·하이크비전 외에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중국철도건설공사, 중국우주항공, 판다전자그룹 등 정보기술(IT)부터 원자력, 통신, 우주항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의 중국 기업들이 포함됐다. 미 국방부는 1999년 관련법에 따라 중국군이 소유·통제하는 회사의 목록을 의무적으로 작성해 왔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연관 기업으로 지정된 경우라도 곧바로 미국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어떠한 기업이라도 해당 법에 근거해 처벌할 수 있다. 특히 기술·무역·외교 분야에 걸쳐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공화당·민주당 모두 국방부가 중국군 연계 기업을 제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새로운 대중국 제재안을 내놓을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앞서 지난해 9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국 초당파 의원 그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탈중국공급망 한국과 논의” 압박…정부 ‘줄타기’ 출구전략 찾나

    美 “탈중국공급망 한국과 논의” 압박…정부 ‘줄타기’ 출구전략 찾나

    美 차관 “경제번영네트워크 韓과 논의”우리 정부 “미국 측 다양한 구상 검토”코로나 및 미국 대선에 미중 갈등 커져 트럼프 중국 겨냥 ‘얼간이’, ‘또라이’ 지칭화웨이 공격에 중국서도 애플 보복 거론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위해 추진하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 구상을 한국에 이미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방향 설정에 관심이 쏠린다. 미중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서 묘수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 내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허브가 마련한 전화 회의에서 20일(현지시간)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측은 글로벌한 차원에서 경제분야에 있어서 경제번영네트워크를 포함, 다양한 구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응했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가 불가피한 현실론을 반영한 답변으로 보인다. EPN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 믿을만한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이다. 미국은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마스크, 산소호흡기 등 필수방역품까지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공세를 높이고 있다. 최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기업이 만든 통신장비를 미국 기업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행정명령을 내년 5월까지 1년 추가 연장했다. 화웨이와 계열사 70여개가 거래제한 명단에 등재됐다. 이에 외신들은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안을 고려해 하이실리콘(화웨이 자회사)의 반도체 주문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중 간 갈등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오는 11월 재선을 위해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이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 비즈니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는다면 5000억 달러(약 615조원)를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에는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가 수십만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는 성명을 방금 전 발표했다. 누가 좀 이 얼간이에게 이 전 세계적인 대규모 살인을 한 것은 중국의 무능이라고 설명해라”고 썼다. 중국 내에서도 애플에 보복을 할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감안할 때 미중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사드 사태를 겪었던 한국 정부는 이번에는 미중 사이에서 나름의 묘수를 찾아왔다. 지난해 화웨이 통신장비의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군사통신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고, 이후에도 “미국 측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국과 협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나름의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 3가지 방향으로 분석한다. 우선 미중 갈등으로 일시에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거나, 코로나19 국면이 지나면 빠르게 회복될 거라는 주장이 양 극단에 있다. 하지만 가장 지지를 받는 것은 코로나19와 미중의 전략적 경쟁구도로 글로벌 공급망이 영향은 받겠지만 향후 일부 조정이 되면서 재정립 될 거라는 전망이다. 결국 한국은 경제이익과 한미 간 전통적 동맹 관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이 미중 간 디커플링이 더욱 커지기 전에 한국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이 원칙을 기준으로 논의하고 국민적 합의를 추구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화웨이 압박에…中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경고

    美, 화웨이 압박에…中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경고

    궈핑 회장 “결국 미국 국익에도 손해”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는 화웨이뿐 아니라 화웨이의 소비자에도 해를 끼칠 뿐이다”고 밝혔다. 18일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 회장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가 미국 정부에 어떤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없다”며 “화웨이는 70여개 국가에 1500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6억명 이상의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디바이스를 공급한 뒤 35억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화웨이는 항상 다양하고 번영하는 사업 생태계를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며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해외 반도체 기업이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사전승인을 받은 뒤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지난해 조치보다도 강화한 제재안이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글로벌 세계화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지식재산권(IPR) 보호 강화, 공정한 경쟁 보호, 통합 된 글로벌 표준 보호 및 협업 글로벌 공급망 촉진을 위해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8만여건의 특허를 갖고 있지만, 이를 무기화하거나 과도한 비용을 받는 행태를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난해 180억달러어치의 물건(약 22조2300억원)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했는데, 미국 정부의 허락이 있으면 계속 사고싶다. 미국의 국익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이 취한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금감원이 때린 우리·하나銀 DLF 과태료… 금융위, 140억원 대폭 낮춰… 봐주기 논란

    금감원이 때린 우리·하나銀 DLF 과태료… 금융위, 140억원 대폭 낮춰… 봐주기 논란

    증선위 “피해자 손실 배상 감안” 선그어 금감원, 우리銀 ‘비번 도용’ 수사의뢰 방침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부과한 과태료를 40억원과 100억원가량 깎아 줬다. 13일 금융위에 따르면 증선위는 전날 열린 회의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 190억원, 160억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DLF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매길 과태료를 각 230억원, 260억원으로 정해 금융위에 제재안을 올렸다. 금융위가 과태료를 대폭 감경한 데는 두 은행이 금감원의 DLF 분쟁조정 결과를 받아들였고 실제로 피해자들에게 손실을 배상하고 있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사건에 매긴 과태료가 금감원과 금융위 사이에 총 140억원가량 차이가 나자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들의 불완전판매가 대규모 원금 손실 피해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마당에 금융위가 제재 수위를 대폭 낮춘 것은 은행들 봐주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또 윤석헌 금감원장 전결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려 ‘금융위 패싱’ 얘기가 나오자 금융위가 금감원의 과도한 권한 행사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선위는 사실관계 확인과 관련 법령 검토를 토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심의 의결한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다음달 초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두 은행에 대한 과태료 액수와 6개월 사모펀드 판매 정지를 포함한 기관 징계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중징계를 통보받으면 연임에 제한을 받는데 금융위가 기관 징계를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열리는 다음달 24일 이후로 미루면 주총에서 손 회장의 연임이 확정돼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오해받지 않고 금융위의 결정이 다른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게 시간 내에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휴면계좌 비밀번호 무단 도용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또 이르면 다음달 이 사건을 제재심에 올릴 계획이다. 우리은행 직원 500여명은 2018년 1~8월 실적 달성을 위해 스마트뱅킹 비활성화 고객 계좌의 임시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해 활성계좌로 만들었다. 금감원은 고객 비밀번호 무단 도용 사례가 4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금융사 스스로 불법행위 시정하면 과징금·과태료 50% 감면

    금융사 스스로 불법행위 시정하면 과징금·과태료 50% 감면

    금융사가 회사와 임직원의 불법행위를 자체 감사로 적발하고 스스로 시정하면 과징금과 과태료가 50% 감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8일 이런 내용의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변경 사항을 예고했다. 이번에 바뀐 규정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 현재 금융사가 회사와 임직원의 불법·부당행위를 자체적으로 시정하거나, 금감원에 자진 신고하고 검사에 적극 협조하면 과징금과 과태료를 30% 깎아주는데 감경 비율을 50%로 확대한다. 금융사가 제재 대상자에 대해 징계를 비롯한 자체 조치를 하면 과징금과 과태료를 50% 감면해주는 규정도 신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자체 감사실이 있는데 회사와 임직원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조치하거나 신고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이나 과태료를 부과받기 때문에 쉬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금감원 조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징금과 과태료를 더 깎아줘서 금융사가 자발적으로 불법행위를 시정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대한 금감원 종합검사의 검사 종료부터 결과 통보까지 걸리는 ‘표준검사처리기간’을 180일로 정했다. 현재는 금감원 내부규정에만 180일이라고 정했는데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담아 명확히 한 것이다. 부문검사인 준법성 검사는 152일, 평가성 검사는 90일로 정했다. 금감원은 이 기간을 초과하면 그 이유를 금융위에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다만 금감원은 표준검사처리기간을 100%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금융사가 금감원의 제재안을 받아들이면 검사가 빨리 끝나지만, 금융사가 금감원과 다른 의견을 내면 추가적인 법률 검토 작업이 필요해서다. 검사 중 새로운 지적 사항이 나오면 검사 기간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표준검사처리기간은 금감원이 가능하면 준수하라는 기준”이라며 “금융사들이 금감원의 검사 기간이 너무 길다고 하니까 최대한 빨리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모든 현장검사에 착수하려면 현재는 1주일 전에 미리 통지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종합검사의 경우 금융사가 검사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1개월 전에 알려줘야 한다. 금융사 임직원이 법규를 몰랐거나 단순 과실로 저질러 ‘주의’ 수준의 제재를 받는 가벼운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준법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제재를 면제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트럼프 “이란, 미국 대사관 공격 계획”…추가 경제 제재

    트럼프 “이란, 미국 대사관 공격 계획”…추가 경제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이란이 4곳의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명분으로 제시했던 이란의 ‘임박한 위협’은 4개의 미 대사관에 대해 계획된 공격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완전한 괴물을 잡았다. 우리는 그들을 제거했고 이미 오래전에 해야 했던 일이었다. 우리가 그렇게 한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대사관을 폭파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대이란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재무부는 철강, 알루미늄, 구리 제조업체 등을 제재 대상으로 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모두 17곳의 금속 생산업체와 광산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번 조치로 인해 중동의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모바라케 철강을 비롯해 13곳의 철강 회사가 제재를 받게 됐고, 일부 알루미늄, 구리 생산 업체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과 세이셸 제도에 본사를 둔 3개 법인의 네트워크를 제재 대상에 올렸고, 이란이 생산한 금속의 매매와 이란 금속업체로의 부품 제공에 관여한 중국 선박에도 제재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경제 제재는 이란 정권이 그들의 행동을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진퇴양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팎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미 하원이 초당적으로 쿠르드족에 군사 공격을 감행한 터키를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급물살을 타고 있는 탄핵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 대거 반란표… “시리아 철군 실망” 미 하원은 29일(현지시간) 터키 제재 법안을 찬성 403표, 반대 16표의 압도적 차이로 가결했다. 민주당 235석, 공화당 198석, 무소속 1석, 공석 1석인 하원의 정당 분포를 감안한다면 트럼프 대통령 친정인 공화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제재 법안은 터키에 대한 미국산 무기 대부분의 수출 금지뿐 아니라 터키에 군사 장비 판매를 시도하는 외국인 또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 터키 고위관리들의 미국 내 자산을 압류하고 이들의 미 방문도 금지했다. 이번 터키 제재안은 수주 내로 발효되고 쿠르드족을 공격한 터키군이 철수할 때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AP통신은 “터키가 시리아 북부를 침공한 것을 응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 지역 철군에 대한 실망감을 보여 주는 초당적 법안이 하원을 손쉽게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 통화 들은 군인 “美 안보 우려” 하원의 탄핵조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문제의 통화 당시 현장에 배석했던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문제의 통화를 듣고 국가안보회의 법률팀에 우려를 전달했다”면서 “외국 정부에 미국민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미 정부가 우크라를 지원함으로써 초래될 영향을 걱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이날 하원 정보위원회의 공개 청문회, 증인의 증언 공개 등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한 결의안을 공개했다. 결의안은 그동안 비공개로 이뤄졌던 탄핵조사를 공개 증언으로 바꾸고 분산됐던 증인 신문과 관련된 광범위한 권한을 하원 정보위로 집중했다. 민주당은 31일 하원 표결로 결의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민주당은 결의안의 하원 통과로 탄핵조사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가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이 반발하면서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펜스·폼페이오 터키 급파에도… 에르도안 “휴전은 결코 없다”

    펜스·폼페이오 터키 급파에도… 에르도안 “휴전은 결코 없다”

    쿠르드족, 시리아 요충지 탈환 ‘반격’ 터키-시리아軍 북동부서 확전 위기 유엔 “최소 16만명 민간인 피란길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의 시리아 쿠르드 공격에 대한 책임론에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사이 시리아 북동부의 확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휴전 선언을 하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결코 휴전을 선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포함한 대표단을 터키에 급파해 휴전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음에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충분치 않으며 오히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터키산 철강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고, 터키와 진행해 온 1000억 달러(약 118조 8800억원) 규모의 무역합의 협상을 즉각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인 목사 투옥 문제로 터키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했을 때 터키의 대미 철강 수출이 줄어들 대로 줄어 다시 관세율을 올린다고 해도 터키 철강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간 무역협정 계획도 당초 규모가 부풀려진 감이 있어 폐기되더라도 악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노디아자산운용사의 선임 거시경제 전략가 세바스티안 갈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의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에 기축통화인 달러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가하면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한 정책이 오히려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하여금 자국의 경기 침체와 불안한 경제 여건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게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으로부터도 동맹을 버렸다는 비난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더 강력한 제재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제재안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실제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규탄하는 초당적 공동 결의안을 16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터키군의 공세에 밀리던 쿠르드족이 시리아정부군과 손을 잡은 뒤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을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현지 사정에 밝은 미 관료들은 FP를 통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던 쿠르드군은 기발한 전략으로 명성이 높다”면서 “요충지의 지하 터널망을 이용한 공격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은 적어도 16만명의 민간인이 고향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그 수가 25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약 200명의 쿠르드족은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피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터키, 닷새만에 쿠르드 요충지 2곳 점령… 트럼프 “새 경제 제재할 것”

    에르도안 “우린 못 막아… 엄청난 오산” 트럼프, 국제사회 비난에 뒤늦게 제재안 매티스 前 국방 “동맹 배신, IS 재기할 것” AP통신 “공세 틈타 IS가족 950명 탈출”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에 대해 ‘평화의 샘’ 작전을 감행한 터키군이 공격 개시 닷새 만에 요충지 2곳을 점령했다. 혼란을 틈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의 가족 등이 캠프를 탈출하며 IS의 재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는 이날 시리아 북부 도시 탈아비아드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요충지 라스알아인을 점령한 데 뒤이은 것이다. 터키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유프라테스강 동쪽의 라스알아인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시리아 접경지대 중심에 있는 라스알아인은 쿠르드족이 2013년부터 통제하던 곳으로 수차례에 걸친 IS의 공격에도 쿠르드민병대(YPG)가 사수에 성공한 핵심 지역이다. 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은 전략적 후퇴일 뿐 패퇴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이날 “(터키군이) 작전 개시 후 쿠르드노동자당(PKK)·YPG 테러리스트 480명을 무력화(사살·생포)했다”고 전했다. 터키군이 공세를 강화함에 따라 IS 대원의 가족 등이 탈출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드 보안군이 지키던 시리아 북부 아인이사의 캠프에서 IS 가족과 친인척 등 785명이 탈출했다고 13일 밝혔다. AP통신은 쿠르드당국의 성명을 인용, 그 수가 95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YPG는 그동안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포로로 붙잡은 IS 대원과 그 가족들을 억류하는 캠프를 유지해 왔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버림으로써 IS가 재기할 수도 있다”면서 “(IS에 대한)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민간인 사망자도 속출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날 쿠르드족 민간인 피해가 38명 이상이라고 밝혔으며 터키 언론은 터키 민간인 10명이 SDF의 반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미 13만명 이상이 마을을 떠났으며 최대 4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아랍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뒤늦게 경제 제재안을 꺼내 들며 경고에 나섰다. 터키 정부 당국자를 응징할 새로운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대통령이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서 시리아 미군 철군 결정으로 비판받는 자신을 “혼자 있는 섬”에 비유하며 “미국이 무한한 전쟁을 할 수는 없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오는 17~18일 EU 정상회의에서 터키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서방 열강의 제재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경제 제재나 무기 금수 조치로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산”이라면서 중단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도이치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중재 의사를 거절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면초가 트럼프 “터키 쓸어버릴 것”… 공화당은 방관 맹비난

    그레이엄 “트럼프 임기 중 가장 큰 실수” 공화 의원들 터키 초강력 제재안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시리아 철군’의 후폭풍으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친정인 공화당 의원들까지 ‘시리아 철군’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늘 아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가 시리아를 침공했다”면서 “미국은 이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 발표 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쓸어버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그의 경제를 싹 쓸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시리아 철군을 밀어붙이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발해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사임하고 공화당이 반발했던 전례는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이었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터키를 상대로 초강력 제재 법안을 추진하는 등 시리아 철군 비판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그의 대통령 임기에서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하원 공화당 콘퍼런스 의장인 리즈 제니 의원 등 많은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은 역겹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레이엄 의원과 민주당의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시리아를 침공한 터키를 제재하는 초당적 법안에 합의했다. 이 법안은 터키의 에너지 산업과 군사 분야를 정조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밴홀런 의원은 “터키 제재 법안은 다음주에 제출될 것이며 터키의 시리아 침공에 따른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빠른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이날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조사에 응하기를 거부하고 정의를 방해함으로써, 그의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기소했다”면서 “우리의 헌법, 민주주의, 기본적인 진실성을 지키기 위해 그는 탄핵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란, 호르무즈서 英유조선 억류… ‘핵합의 우군’ 유럽 등 돌렸다

    이란, 호르무즈서 英유조선 억류… ‘핵합의 우군’ 유럽 등 돌렸다

    英, 자산동결 제재… 군사옵션엔 선 그어 이란 “합법적… 美제재 장신구 되지 말라” 美 비판했던 EU “즉각 석방을” 이란 압박 볼턴 ‘호르무즈 연합’ 韓동참 요구 가능성미국과 갈등을 높여 가던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나포했다. 핵합의 틀 안에서 미국의 제재를 비판하던 ‘우군’을 공격한 셈이라, 긴장 해소의 길이 더 멀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9일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 억류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안보 관계장관 회의를 연일 소집했다. 사건은 미국이 이란 무인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한 바로 다음날 일어났다. CNN 등에 따르면 앞서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수륙양용 강습상륙함인 복서함에 접근하던 이란 무인기가 미국에 격추됐다. 미 국방부는 전자교란 방식으로 공격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이에 대해 “모든 무인기가 기지로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부인했다. 영국은 이란의 행위에 대해 ‘군사적 옵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상황이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외교적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이란 정권을 겨냥, 자산 동결을 포함한 외교·경제 제재 방안을 마련 중이며 21일 헌트 장관이 제재안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영국 유조선 나포가 합법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스테나 임페로호가 선박 자동 식별장치 신호를 끄고 정해진 항로를 이탈, 원유 찌꺼기를 바다에 버리는 등 불법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이란의 행동은 국제적 해양 법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지키는 나라는 이란이며, 영국은 미국의 경제 테러리즘(제재)의 장신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썼다. 영국은 적어도 미국이 탈퇴한 핵합의 내에서 이란의 편에 섰던 국가다. CNN은 이란이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규정한 의무를 다했다는 데에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유럽연합(EU)이 동의하며 영국은 독일, 프랑스와 함께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고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란의 행위에 대해 “국제적인 ‘허풍게임’에서 이란은 강경파들이 돈을 걸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올인’했다”면서 “하지만 ‘친구들’과의 신용 관계도 끝이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EU와 유럽 핵심국가들은 일제히 선박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EU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은 이날 낸 성명에서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긴장이 더 고조하고 사태 해결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 19일 한국을 포함한 자국 주재 외교단을 불러모아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상을 설명했다. 미국은 23일 방한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선박 보호 연합체에 한국이 동참하길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대북 금융거래 제재 강화...‘돈줄’ 더 옥죈다

    美, 대북 금융거래 제재 강화...‘돈줄’ 더 옥죈다

    미국의 내년도 국방 예산안에 대북 금융거래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추가한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법안이 27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이날 통과된 국방수권법안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이나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웜비어법’(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재 법안)이 포함됐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미국에 송환된 지 일주일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웜비어법’은 그해 7월 민주당 크리스 밴 홀런 의원과 공화당 팻 투미 의원에 의해 발의됐으나 상원에서 회기를 넘겨 폐기됐다. 홀런 의원과 투미 의원은 올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법안을 재상정했다. 이 법안은 지난 2010년과 2012년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안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법안 지지자들은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세컨더리 제재(2차 제재 또는 제3자 제재)를 부과하는 이 법안이 북한이 기존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는 사람들을 겨냥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더힐은 설명했다. 이런 제재는 특히 중국 은행들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의 경우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이 군사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동일한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률로 제정된다. 서로 다른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각각 상·하원을 통과할 경우 양원 합동회의를 통해 법률 문안을 일체화하는 작업을 거쳐 다시 양원을 통과해야 한다. 이날 상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는 주한미군을 현재 규모인 2만 8500명 아래로 감축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2019년도 국방수권법에서 주한미군을 2만 2000명 이하로 줄일 수 없도록 한 것과 비교해 6500명 늘어난 것이다. 국방수권법은 미국 국방 예산의 편성 근거가 되는 법률로 해마다 제정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트럼프 “이란 하메네이 강타할 추가 제재”

    트럼프 “이란 하메네이 강타할 추가 제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란의 미군 무인정찰기(드론) 격추에 대응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추가 제재안에는 이란의 정치·종교 최고 결정권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재 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안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의 적대 행위에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 하메네이에게 있다”면서 “이번 제재는 최고지도자 등을 강타할 제재”라고 밝혔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워싱턴 UPI 연합뉴스
  • 트럼프 “이란 하메네이 강타할 추가 제재”

    트럼프 “이란 하메네이 강타할 추가 제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란의 미군 무인정찰기(드론) 격추에 대응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추가 제재안에는 이란의 정치·종교 최고 결정권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재 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안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의 적대 행위에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 하메네이에게 있다”면서 “이번 제재는 최고지도자 등을 강타할 제재”라고 밝혔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워싱턴 UPI 연합뉴스
  •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국가권력이 여성의 임신중절을 완전히 금지하면 재앙 수준의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의 낙태까지 허용하지 않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낙태하지 못하게 한 결과, 여성 1만명 넘게 불법 낙태 시술을 받다가 숨졌다. 어린이 수십만명이 부모에 버림받고 고아원을 전전했다”며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이 치명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차우셰스쿠는 인구를 늘리려고 1966년 낙태 및 피임을 불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평균 출산율이 1.9에서 3.7로 올랐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여성들이 불법 낙태를 하면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식 의료 기관에서 시술을 받을 수 없는 여성들은 비전문가의 손을 빌리거나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낙태를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1989년에는 한 해에만 약 1만명의 여성이 낙태 과정에서 숨졌다. 1989년 산모 사망률은 1965년의 2배에 달했다. 루마니아의 낙태 및 피임 금지의 또 다른 결과는 고아 수십만명이다. 1989년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 이후 확인한 결과 약 17만명의 어린이가 열악한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 어린이들은 구타 및 각종 학대에 노출됐는데 몇몇 아이들은 금속 침대에 묶인 채 발견됐다. 지난 15일 미국 공화당의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가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에 서명한 이후 미 전역에서 논쟁이 일었다. 이 법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한다. 성폭행,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가져도 낙태할 수 없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한다. 사실상 낙태를 원천 봉쇄했다는 평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로 “여성의 삶과 근본적 자유에 대한 소름 끼치는 공격”이라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선주자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이 법안은 사실상 앨라배마주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앨라배마주 상원의 바비 싱글턴 민주당 의원은 “(법안 통과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앨라배마 상원의원 25명이 모두 공화당 소속 남성 의원이라는 사실이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미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는 16일 앨라배마주의 결정에 반발해,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나 그리스월드 콜로라도주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앨라배마주가 여성들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보건 접근을 허용할 때까지 앨라배마주와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썼다. 메릴랜드주의 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피터 프랭코트 메릴랜드주 회계감사원 원장은 이날 앨라배마주에 투자한 연금 기금을 전액 회수하기로 했다. 또 감사원 직원의 앨라배마주 출장을 금했다. 프랭코트 원장과 공화당의 래리 호건 주지사 등이 이사로 있는 공공업무이사회와 앨라배마주 기업과의 계약도 제한할 방침이다. 공공업무이사회의 연간 계약 체결 규모는 110억 달러(13조 911억원) 규모에 이른다.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의 이번 결정은 앨라배마주를 경제적으로 압박해 이번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성전환자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가 경제제재로 수십억 달러의 희생을 치르자 법안을 철회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맨시티, EPL 우승했는데 유럽 챔스리그 출전권 박탈될 수 있다고?

    맨시티, EPL 우승했는데 유럽 챔스리그 출전권 박탈될 수 있다고?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가 당연히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13일 전했다. UEFA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티하드 항공이 맨시티 구단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진 5950만 파운드(약 900억원)의 후원금이 실제로는 구단 소유주인 UAE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으로부터 지급됐다는 의혹을 지난 3월부터 조사해왔다. 그런데 NYT는 UEFA 재정통제위원회 산하 조사위원회 위원들이 2주 전 스위스 니옹에서 회합을 갖고 조사 결과를 마무리했으며 이브 르테름 전 벨기에 총리가 이끄는 조사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중 ‘최소한 한 시즌 출전 정지’에 해당하는 제재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PL 2연패를 맨유와 첼시에 이어 세 번째로 달성한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하면 구단과 팬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의 현재 구단주는 UAE 통치자의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나히얀으로 그는 2002년만 해도 챔피언십(2부 리그)에 속해있던 맨시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프리미어 최고의 팀으로 육성했다. 하지만 아직 유럽 최고의 클럽이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팬들은 간절히 다음 시즌 우승을 바라왔다. 대회 예선이 오는 6월 시작되기 때문에 UEFA는 가급적 빨리 어느 시즌 출전권을 박탈할지 여부를 결정해 맨시티가 스포츠중재재판소(CIS)에 항소하고 이에 대한 결정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한편 영국 BBC는 거의 12시간 뒤늦게 이를 보도하면서 조사위원회 안에서 투표가 행해진 것은 아니지만 르테름 위원장이 워낙 맨시티를 처벌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며 위원 중 상당수가 맨시티에게 내릴 징계로 한 시즌 대회 출전권을 박탈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물론 맨시티 구단은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관련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고 UEFA의 징계가 확정되면 법적 투쟁에 들어간다고 공언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금융당국 추진 신사업 공회전 경쟁력 높이자면서 규제 발목

    금융당국 추진 신사업 공회전 경쟁력 높이자면서 규제 발목

    KB증권 발행어음 인가 2년째 지지부진 한투증권 부당대출 제재 후폭풍 전망도 담합 혐의 KT,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대주주 재판 받는 카카오뱅크 중단 우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개정안은 국회 계류 “면책 조항 적용 등 규제 강도 완화해야”금융시장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추가 인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확대 등 금융당국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신사업들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칼자루를 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역할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8일 정례회의를 열고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과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 제재안을 논의한다. 지난 4월 20일 열린 증선위는 두 안건 모두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증권은 2017년 7월 발행어음 인가의 전제 조건인 초대형 IB로 선정된 이후 2년 가까이 제자리걸음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또 다른 초대형 IB인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당분간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고객에게 지급을 약속한 어음으로 사실상 채권에 가깝다.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투자 자금 확보가 쉬운 장점이 있다. 발행어음 인가가 지지부진한 건 발행어음을 처음 판 한투증권이 부당대출로 제재를 받게 된 후폭풍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한투증권이 최태원 SK 회장과의 총수익스와프(TRS) 거래에서 개인 대출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기관 경고와 과태료 부과 등을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한투증권과 NH투자증권에 각각 2017년 11월, 지난해 5월 발행어음 인가를 내준 후 1년 가까이 ‘후속 주자’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초대형 IB로서는 발행어음이 핵심 사업이자 관련 인력도 이미 갖췄다는 점에서 ‘앙꼬 빠진 찐빵’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이 업계 최우선 과제로 꼽혀 자본금(4조원 이상)을 늘렸던 회사로서는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은행들도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금융당국은 KT를 상대로 한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2016년 지하철광고 입찰 담합으로 벌금 7000만원을 낸 KT가 최근에는 통신회선을 공급하는 정부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T 자금으로 증자를 계획했던 케이뱅크는 일부 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카카오뱅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 역시 2016년 가격 담합 혐의로 벌금 1억원을 낸 데다 카카오 대주주인 김범주 의장이 계열사 주식 보유 현황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지난달부터 정식 재판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김 의장과 같은 개인 최대주주도 적격성 심사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신청했다. 법제처 관계자는 “지난달 9일 접수됐고 통상 법령 해석은 접수부터 3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만약 개인 최대주주도 심사 대상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카카오도 KT처럼 김 의장 재판이 끝날 때까지 적격성 심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의 취지는 ‘최종의결권을 결정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라’는 것”이라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그렇게 (최종 개인 최대주주를) 보라고 돼 있지만 은행법은 그렇지 않아 조문만으로는 개인까지 심사하라고 해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금융 조력자인 최대주주는 처음이기 때문에 법제처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낸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금융당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보느냐 금융회사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적격성 여부가 판가름 나는 처지다. ICT 기업으로 간주되면 현 주주 구성이 자격 요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대책으로 카드업계에 허용하기로 한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은 최소 2~3년 내에는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데다 구체적인 수익모델조차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금융당국이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외치면서도 지나치게 보수적인 규제로 신사업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기존 법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애로사항이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은행법 등에서 신사업을 인가할 때 고려해야 할 제재 관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정해진 법과 기존 원칙대로 신사업 인가 논의와 심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7년 출시됐던 ‘손정의 따라잡기 펀드’는 증권, 은행 등 어떤 업종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해 한 달 만에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른바 ‘칸막이 규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의 금융 규제 강도는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찻길로 아예 가지 말라는 수준”이라며 “적절한 수준을 찾아가야 하는데 금융당국은 그 여지를 막는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를 들어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관련 기준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결정한 공무원이 나중에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면서 “절차에 맞춰 결정을 내렸다면 면책 조항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투증권, 제2의 ‘삼바’ 되나...증선위 “제재 보류”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자금 부당대출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이 올린 제재 안건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결론을 보류했다. KB증권의 발행어음 업무(단기금융업) 인가 결정도 미뤄졌다. 19일 증선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한투증권 제재 안건과 KB증권 단기금융업 인가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한투증권 제재안 요약본만 보고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추가 자료를 금감원에 요청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선위원들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서 등 기본적인 팩트 확인을 위한 자료를 추가로 요구했다”면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도 3~4개월 걸린 사안인 만큼 증선위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한투증권 발행어음 자금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흘러들어 간 것을 두고 사실상 ‘개인대출’로 판단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관경고, 과태료 5000만원 등 제재를 의결했다. 한투증권에 대한 제재 결정 과정이 길어지자 제2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해서도 증선위가 금감원에 추가 자료와 재감리를 요청하는 등 장기전으로 이어진 바 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자료는 충분히 요청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해석을 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증선위는 KB증권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도 “조금 더 논의할 사항이 있다”며 다음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가와 관련해 한 가지 쟁점 사항이 있어 위원들 사이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증선위가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KB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시작 시점도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초 KB증권은 이날 인가를 받으면 다음달 안에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음달 증선위와 금융위 정례회의를 차례로 거쳐야 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증선위는 2주 뒤 정례회의를 열고 두 안건을 다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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