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제작 거부
    2025-07-08
    검색기록 지우기
  • 발명
    2025-07-08
    검색기록 지우기
  • 이혜영
    2025-07-08
    검색기록 지우기
  • 일반석
    2025-07-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26
  • 임수정 사건 분노·윤형빈 응원 “돈가스 같은 놈들” 훈남 청년 파비앙 누구?

    임수정 사건 분노·윤형빈 응원 “돈가스 같은 놈들” 훈남 청년 파비앙 누구?

    파비앙, 임수정 사건 복수전 “윤형빈 형님 파이팅!” 화제 프랑스 출신 배우 파비앙(26)이 윤형빈(33) 격투기 데뷔를 응원하는 글을 올린 가운데 파비앙에 대해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파비앙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형빈 형님 화이팅!”이라는 글과 함께 윤형빈 데뷔 포스터를 올렸다. 파비앙은 2011년 일본 개그맨의 임수정 선수 집단 린치 사건 뒤 자신의 미니홈피에 “며칠 전 뉴스를 보다 임수정 선수 사건을 보고 정말 미쳤다는 생각을 했다. 열 받는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파비앙은 당시 임수정 사건 영상을 접한 뒤 “방금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너무 화가 난다. 3대 1로 나랑 해보자. 이 돈가스 같은 놈들”이라고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임수정 사건은 2011년 7월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치 등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벌인데서 비롯됐다. 임수정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쇼일 뿐”이라는 제작진의 회유에 넘어가 보호장구 하나 없이 링에 올랐다. 반면 일본 개그맨들은 헤드기어와 무릎 보호대까지 완전무장하고 있었으며 격투기 유경험자도 있었다. 또 평소 60kg 미만의 체중인 임수정에 비해 일본 남자 개그맨들은 많게는 20㎏ 이상 무게가 많이 나갔다. 결국 임수정은 상대의 발차기에 맞아 쓰러지는 등 처참한 패배를 당해 ‘임수정 사건’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국내 네티즌의 분노를 촉발했다. 파비앙은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 청년’으로 잘알려져 있는 방송인. 한 방송에서 파비앙은 심지어 침대보다 온돌을 좋아한다고 밝히는 가 하면 대중 목용탕을 즐기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한편 윤형빈은 다음달 9일 서올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로드FC 14’에 출전해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23)와 라이트급(70kg급) 매치를 벌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타카야 츠쿠다 맞대결’ 윤형빈, 고교 짱…임수정 사건 복수할까

    ‘타카야 츠쿠다 맞대결’ 윤형빈, 고교 짱…임수정 사건 복수할까

    ’타카야 츠쿠다 맞대결’ 윤형빈, 고등학교 통합 짱…임수정 사건 복수할까 ’감성 파이터’ 서두원 방송서 언급…파비앙 응원도 종합격투기에 도전하는 개그맨 윤형빈의 ‘싸움 실력’이 화제다. 개그맨 윤형빈이 다음달 9일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 소속으로 일본 격투기 선수 타카야 츠쿠다와 격투기 선수로서 데뷔전을 치룬다. 윤형빈은 과거에도 종합격투기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선수들과 친분을 유지해왔다. 윤형빈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종합격투기 선수 서두원은 지난해 3월 케이블채널 XTM ‘남자의 기술’에 출연, 윤형빈의 싸움 실력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밝혔었다. 당시 서두원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가운데 가만히 있어도 강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동료 격투기 선수가 아닌 윤형빈을 꼽아 눈길을 끌었었다. 서두원은 “윤형빈 하면 개그콘서트 캐릭터 ‘왕비호’가 떠오르지만 사실 고등학교 시절 3개 학교의 통합 짱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윤형빈은 지난 2011년 이른바 ‘임수정 사건’을 계기로 종합격투기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임수정 사건’은 2011년 7월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치 등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벌였던 사건이다.당시 임수정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쇼일 뿐”이라는 제작진의 회유에 넘어가 보호장구 하나 없이 링에 올랐다. 반면 일본 개그맨들은 헤드기어와 무릎 보호대까지 완전무장하고 있었으며 격투기 유경험자도 있었다. 또 평소 60kg 미만의 체중인 임수정에 비해 일본 남자 개그맨들은 많게는 20㎏ 이상 무게가 많이 나갔다. 결국 임수정은 상대의 발차기에 맞아 쓰러지는 등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당시 윤형빈은 물론 한국 격투기 팬들은 분노를 표시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프랑스인 방송인 파비앙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며칠 전 뉴스를 보다 임수정 K1 사건을 보고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화났다. 3대1 나랑 해볼래? 이 돈까스 같은 X들”라며 분노의 글을 남겼다. 파비앙은 윤형빈의 종합격투기 데뷔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의 트위터에 윤형빈의 로드FC 데뷔전 포스터 사진을 올린 뒤 “윤형빈 형님 화이팅!”이라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비앙 “윤형빈 형님 파이팅!”…분노 촉발한 임수정 집단린치 사건이란?

    파비앙 “윤형빈 형님 파이팅!”…분노 촉발한 임수정 집단린치 사건이란?

    파비앙 “윤형빈 형님 파이팅!”…분노 촉발한 임수정 집단린치 사건이란? 프랑스 출신 배우 파비앙(26)이 윤형빈(33) 격투기 데뷔를 응원하는 글을 올린 가운데 과거 ‘임수정 사건’에 대한 네티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파비앙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형빈 형님 화이팅!”이라는 글과 함께 윤형빈 데뷔 포스터를 올렸다. 파비앙은 2011년 일본 개그맨의 임수정 선수 집단 린치 사건 뒤 자신의 미니홈피에 “며칠 전 뉴스를 보다 임수정 선수 사건을 보고 정말 미쳤다는 생각을 했다. 열 받는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파비앙은 당시 “방금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너무 화가 난다. 3대 1로 나랑 해보자. 이 돈가스 같은 놈들”이라고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당시 사건은 2011년 7월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치 등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벌인데서 비롯됐다. 임수정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쇼일 뿐”이라는 제작진의 회유에 넘어가 보호장구 하나 없이 링에 올랐다. 반면 일본 개그맨들은 헤드기어와 무릎 보호대까지 완전무장하고 있었으며 격투기 유경험자도 있었다. 또 평소 60kg 미만의 체중인 임수정에 비해 일본 남자 개그맨들은 많게는 20㎏ 이상 무게가 많이 나갔다. 결국 임수정은 상대의 발차기에 맞아 쓰러지는 등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네티즌들은 “임수정 사건 정말 열받는다”, “윤형빈, 임수정 사건 제대로 해결해주길”, “윤형빈, 파이팅 힘내세요”, “파비앙 통쾌하네”, “파비앙도 경기 참가하는 방법 없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윤형빈은 다음달 9일 서올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로드FC 14’에 출전해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23)와 라이트급(70kg급) 매치를 벌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비앙 윤형빈 응원 화제 “임수정 사건 열받는다. 나랑 해보자”

    파비앙 윤형빈 응원 화제 “임수정 사건 열받는다. 나랑 해보자”

    프랑스 출신 배우 파비앙(26)이 윤형빈(33) 격투기 데뷔를 응원하는 글을 올려 화제다. 6일 파비앙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형빈 형님 화이팅!”이라는 글과 함께 윤형빈 데뷔 포스터를 올렸다. 파비앙은 2011년 일본 개그맨의 임수정 선수 집단 린치 사건 뒤 자신의 미니홈피에 “며칠 전 뉴스를 보다 임수정 선수 사건을 보고 정말 미쳤다는 생각을 했다. 열 받는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파비앙은 당시 “방금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너무 화가 난다. 3대 1로 나랑 해보자. 이 돈가스 같은 놈들”이라고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당시 사건은 2011년 7월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치 등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벌인데서 비롯됐다. 임수정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쇼일 뿐”이라는 제작진의 회유에 넘어가 보호장구 하나 없이 링에 올랐다. 반면 일본 개그맨들은 헤드기어와 무릎 보호대까지 완전무장하고 있었으며 격투기 유경험자도 있었다. 또 평소 60kg 미만의 체중인 임수정에 비해 일본 남자 개그맨들은 많게는 20㎏ 이상 무게가 많이 나갔다. 결국 임수정은 상대의 발차기에 맞아 쓰러지는 등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네티즌들은 “파비앙 통쾌하다”, “3대 1로 임수정 린치한 일본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눌러주길”, “임수정 한을 윤형빈이 풀어주겠지”, “파비앙 글 시원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윤형빈은 다음달 9일 서올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로드FC 14’에 출전해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23)와 라이트급(70kg급) 매치를 벌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타카야 츠쿠다 맞대결’ 윤형빈, 고교 짱…임수정 사건 복수할까

    ‘타카야 츠쿠다 맞대결’ 윤형빈, 고교 짱…임수정 사건 복수할까

    ’타카야 츠쿠다 맞대결’ 윤형빈, 고등학교 통합 짱…임수정 사건 복수할까 ’감성 파이터’ 서두원 방송서 언급…파비앙 응원도 종합격투기에 도전하는 개그맨 윤형빈의 ‘싸움 실력’이 화제다. 개그맨 윤형빈이 다음달 9일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 소속으로 일본 격투기 선수 타카야 츠쿠다와 격투기 선수로서 데뷔전을 치룬다. 윤형빈은 과거에도 종합격투기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선수들과 친분을 유지해왔다. 윤형빈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종합격투기 선수 서두원은 지난해 3월 케이블채널 XTM ‘남자의 기술’에 출연, 윤형빈의 싸움 실력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밝혔었다. 당시 서두원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가운데 가만히 있어도 강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동료 격투기 선수가 아닌 윤형빈을 꼽아 눈길을 끌었었다. 서두원은 “윤형빈 하면 개그콘서트 캐릭터 ‘왕비호’가 떠오르지만 사실 고등학교 시절 3개 학교의 통합 짱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윤형빈은 지난 2011년 이른바 ‘임수정 사건’을 계기로 종합격투기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임수정 사건’은 2011년 7월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치 등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벌였던 사건이다.당시 임수정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쇼일 뿐”이라는 제작진의 회유에 넘어가 보호장구 하나 없이 링에 올랐다. 반면 일본 개그맨들은 헤드기어와 무릎 보호대까지 완전무장하고 있었으며 격투기 유경험자도 있었다. 또 평소 60kg 미만의 체중인 임수정에 비해 일본 남자 개그맨들은 많게는 20㎏ 이상 무게가 많이 나갔다. 결국 임수정은 상대의 발차기에 맞아 쓰러지는 등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당시 윤형빈은 물론 한국 격투기 팬들은 분노를 표시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프랑스인 방송인 파비앙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며칠 전 뉴스를 보다 임수정 K1 사건을 보고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화났다. 3대1 나랑 해볼래? 이 돈까스 같은 X들”라며 분노의 글을 남겼다. 파비앙은 윤형빈의 종합격투기 데뷔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의 트위터에 윤형빈의 로드FC 데뷔전 포스터 사진을 올린 뒤 “윤형빈 형님 화이팅!”이라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비앙 “윤형빈 형님 화이팅!”…임수정 사건 때는?

    파비앙 “윤형빈 형님 화이팅!”…임수정 사건 때는?

    프랑스인 방송인 파비앙이 일본인 선수와 종합격투기 선수 데뷔전을 치르는 개그맨 윤형빈을 응원했다. 파비앙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윤형빈의 로드FC 데뷔전 포스터 사진을 올린 뒤 “윤형빈 형님 화이팅!”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형빈은 2월 9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본 선수 타카야 츠쿠다를 상대로 한일전을 치른다. 평소 종합격투기에 애정을 보이며 선수들과 친분을 유지해 온 윤형빈은 2011년 이른바 ‘임수정 사건’을 계기로 격투기 선수 데뷔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수정 사건’은 2011년 7월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치 등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벌였던 사건이다.당시 임수정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쇼일 뿐”이라는 제작진의 회유에 넘어가 보호장구 하나 없이 링에 올랐다. 반면 일본 개그맨들은 헤드기어와 무릎 보호대까지 완전무장하고 있었으며 격투기 유경험자도 있었다. 또 평소 60kg 미만의 체중인 임수정에 비해 일본 남자 개그맨들은 많게는 20㎏ 이상 무게가 많이 나갔다. 결국 임수정은 상대의 발차기에 맞아 쓰러지는 등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파비앙은 당시에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며칠 전 뉴스를 보다 임수정 K1 사건을 보고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화났다. 3대1 나랑 해볼래? 이 돈까스 같은 X들”라며 분노의 글을 남겼다. 한편,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해, 자신의 싱글 라이프를 공개하고 있는 파비앙은 한국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등 그동안 꾸준히 한국과 인연을 이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형빈 형님 파이팅” 임수정 사건 분노 훈남 청년 파비앙 누구?

    “윤형빈 형님 파이팅” 임수정 사건 분노 훈남 청년 파비앙 누구?

    파비앙, 임수정 사건 복수전 “윤형빈 형님 파이팅!” 화제 프랑스 출신 배우 파비앙(26)이 윤형빈(33) 격투기 데뷔를 응원하는 글을 올린 가운데 파비앙에 대해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파비앙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형빈 형님 화이팅!”이라는 글과 함께 윤형빈 데뷔 포스터를 올렸다. 파비앙은 2011년 일본 개그맨의 임수정 선수 집단 린치 사건 뒤 자신의 미니홈피에 “며칠 전 뉴스를 보다 임수정 선수 사건을 보고 정말 미쳤다는 생각을 했다. 열 받는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파비앙은 당시 임수정 사건 영상을 접한 뒤 “방금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너무 화가 난다. 3대 1로 나랑 해보자. 이 돈가스 같은 놈들”이라고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임수정 사건은 2011년 7월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치 등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벌인데서 비롯됐다. 임수정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쇼일 뿐”이라는 제작진의 회유에 넘어가 보호장구 하나 없이 링에 올랐다. 반면 일본 개그맨들은 헤드기어와 무릎 보호대까지 완전무장하고 있었으며 격투기 유경험자도 있었다. 또 평소 60kg 미만의 체중인 임수정에 비해 일본 남자 개그맨들은 많게는 20㎏ 이상 무게가 많이 나갔다. 결국 임수정은 상대의 발차기에 맞아 쓰러지는 등 처참한 패배를 당해 ‘임수정 사건’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국내 네티즌의 분노를 촉발했다. 파비앙은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 청년’으로 잘알려져 있는 방송인. 한 방송에서 파비앙은 심지어 침대보다 온돌을 좋아한다고 밝히는 가 하면 대중 목용탕을 즐기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한편 윤형빈은 다음달 9일 서올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로드FC 14’에 출전해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23)와 라이트급(70kg급) 매치를 벌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4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전당포/김아로미

    [2014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전당포/김아로미

    때 현대 곳 한적한 거리/ 전당포 안 등장인물 남자 40대 여자 30대 후반, 남자의 아내 노인 전당포 주인 손님 1 손님 2 제1장 배경은 한적한 거리이다. 무대에는 사막(絲幕)이 내려와 있고 사막(絲幕) 뒤로 상점의 흐릿한 불빛이 한번 반짝이다가 꺼진다. 남자와 여자가 무대 오른쪽 끝에서 등장한다. 여자는 남자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걷는다. 여자의 시선은 앞을 보고 있으나 초점이 흐릿하다. 남자 길을 잃은 것 같지? 여자 무엇이 보이는지 자세히 말해 봐요. 내가 당신보다 훨씬 길눈이 밝잖아요. 남자 방금 들어선 골목 입구에는 작은 어린이집이 하나 있었지. 아까도 그랬던가? 여자 노란색 미끄럼틀이 있던가요? 남자 글쎄 노란색이었던가. 우리가 이미 지나온 길이지? 여자 아뇨. 이제야 제대로 찾아온 것 같아요. 그곳은 아주 오래된 곳이에요. 어렸을 때 몰래 담을 넘어 들어가선 친구들과 원형 그네를 타고 놀았죠. 남자 원형 그네? 여자 동그란 새장같이 생긴 그네 말이에요. 네 명이 들어가서 두 명씩 마주보고 앉으면 그 안이 꽉 차곤 했죠.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지 열에 여덟 번은 그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그네를 밀어야 했어요. 남자 그 어린이집은 이제 막 지어진 새 건물이던데. 물론 어두워서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말야. 여자 그네를 밀다가 심술이 나면 정글짐에 달려가 거꾸로 매달렸어요. 모든 게 거꾸로 보이곤 했죠. (사이) 아주 재미있었어요. 해본 적 있어요? (남자, 고개를 젓는다) 한참을 매달려 있으면 아버지가 나를 데리러 왔어요. 지나가는 발만 봐도 그게 아버지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었죠. 왜냐하면 아버지의 구두는 아주 특별했거든요. (걸음을 멈춘다. 남자 또한 여자가 멈추자 함께 멈추어 선다) 목구멍이 간질거려요. 남자 감기에 걸리면 고생이야.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여자에게 둘러준다.) 여자 아뇨.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단 말이에요. 그게 갈색이었던가, 검은색이었던가. 남자 남성용 구두는 다 비슷하게 생겼지. 여자 아녜요. 그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구두였어요. 남자 그나저나 여기는 우리가 찾던 길이 아닌 것 같아. 점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군. 여자 좀 더 밝은 곳으로 나를 인도해 줘요. 그러면 뭔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두리번거리다가 왼쪽으로 퇴장.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들린다. 사막(絲幕) 뒤에서 갑자기 조명이 밝아지더니 한 남자의 실루엣이 보인다. 그는 천천히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 몇몇 사람들의 실루엣도 보이지만 그들은 거의 움직임이 없어 마치 물건처럼 보인다.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자 사막(絲幕) 뒤의 조명이 천천히 어두워진다. 두 사람, 다시 오른쪽으로 처음처럼 입장한다. 남자 다시 그곳이야. 여자 정말요? 남자 응. 모든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그 흔한 택시 한 대 지나다니지 않는군. 여자 원래부터 이 동네는 차가 잘 다니지 않아요. 그래서 아버지와 나는 꽤 오래 걸어 집으로 돌아가곤 했어요. (사이) 역시 여전하군요.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에요. 남자 당신 말이 맞다면 그 분식집은 대체 어디 있다는 거야? 여자 분식집이 아니라 문방구. 남자 그러니까 떡볶이를 파는 그 문방구 말야. 여자 무엇이 보이는지 내게 자세히 말해 봐요. 남자 우리가 들어온 골목 입구에는 어린이집이 하나 있었고. 여자 노란색 미끄럼틀이었나요? 남자 어두워서 보지 못했어. 여자 당신은 너무 쉽게 지나치는 경향이 있어요. 그건 중요한 문제예요. 남자 (여자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듯) 날씨가 몹시 쌀쌀해. 여자 목도리를 다시 가져가도록 해요.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여자가 남자의 얼굴을 더듬거린다. 여자 캄캄해서 그런지 이 정도도 잘 보이지가 않네요. 남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커튼 뒤의 불빛 하나가 유난히 반짝 들어온다. 사막(絲幕) 뒤에 있던 남자의 그림자는 사라진 뒤다. 남자 (사이) 요즘엔 깔끔한 게 제일이지. 떡볶이도 마찬가지야. 당신이 그렇게 말하던 그 떡볶이, 지금 먹어보면 오히려 실망만 클걸. 나도 어렸을 적 먹던 삼양라면 맛을 잊지를 못하지. 하지만 정작 슈퍼에 가서 사오는 건 나가사끼 짬뽕이라고. 여자 사실 그건 딱히 맛있지는 않아요. 남자 당신은 나가사끼 짬뽕이 아니라 너구리를 더 좋아하지. 여자 떡볶이 말예요. 남자 그래. 이만 돌아가는 게 좋겠어. 여기는 (둘러본다) 아무것도 없어. 여자 떡볶이는 상관없어요. 그저 당신과 함께 와 보고 싶었어요.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바로 이곳을 말예요. (사이) 좀 더 밝을 때 왔더라면 흐릿하게라도 볼 수 있었을 텐데. 남자 추억이 특별해지는 건 마음에서 잊고 났을 때뿐이지. 여자 그래요. 하지만 나처럼 잊어버릴 일만 남은 사람에게 무엇을 추억한다는 건 말예요.(남자, 말을 자른다) 남자 지금 당신 입장에선 이게 꽤 의미가 있다는 걸 알아. 내가 그걸 이해하려 무척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아줬으면 해. 그치만 안타깝게도 여기에 당신이 찾고 있는 거라곤 없어. 이미 우린 같은 자리를 네 번이나 뱅뱅 돌고 있다고. (여자의 손을 잡는다) 꽁꽁 얼었군. 여자 우린 같은 자리를 헤매고 있는 게 아녜요. 당신이 너무 쉽게 지나쳐 버리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라고요. 예를 들면…. (주위를 천천히 둘러본다. 남자 또한 여자의 시선을 따라 둘러본다.) 여자는 남자보다 먼저 그 불빛 가까이로 다가간다. 사막(絲幕)을 손으로 건드린다. 여자 들어가서 물어봐요. 남자 뭘 말이야? 여자 이런저런 것들을요. 남자 그러니까 이런저런 것들이라면? 여자 여기가 입구네요. 제2장 여자가 불빛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손짓한다. 남자는 하는 수 없이 여자를 따른다. 무대 전체에 내려와 있던 사막(絲幕)이 서서히 올라간다. 사막(絲幕)이 올라가고 하나의 막이 더 설치된 무대의 바닥에는 중앙이 동그랗게 뚫린 철문의 그림자가 있다. 그곳에 노인의 머리통이 어른거린다. 여자 낯설지가 않아요. 뭔가 기억이 날 듯도 한데. 남자 우리 앞에 보이는 건 철문뿐인걸. 아주 단단히 닫힌 것 말이야. 여자 (중얼거리며) 우리 앞에 보이는 건 철문뿐인걸. 남자 아무도 없어. 여자가 막에 손을 뻗으려고 하는 것과 동시에 막 사이로 한 노인의 손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도리어 남자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노인 (손을 흔들며) 내 놔! 물건부터 내놓고 시작하지. 남자 뭘요? 여자, 노인의 얼굴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 빤히 본다. 노인 곧 문을 닫을 시간이야. 딱 1분 주지. 1분 안에 물건을 팔아봐. 남자 저희는 단지 길을 잃었기 때문에. 노인 다들 그렇게 핑계를 대곤 하지. 처음부터 여길 찾아올 생각은 아녔어요. 어르고 달래야 그제야 슬쩍. 그런 거 다 생략하자고. 혹시 휴지가 필요한가? 그렇다고 고해성사를 하라는 건 아니야. (여자를 슬쩍 보더니) 기다려. 영 귀찮지만 말이야. 여자 어디로 갔죠? 남자 웬 헛소리를 지껄이는군. 그냥 돌아가자고. 여자 역시 우리 앞에 보이는 건 철문뿐이 아니었어요. 남자 여전히 철문뿐이야. 그리고 이 철문 뒤에는 이상한 노인이 하나 있어. 여자 무슨 물건을 내놓으라는 거죠? 남자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우리는 길을 물으러 온 것뿐이니까. 여자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어요.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를 생각해 봐요. 남자 당신이 그까짓 떡볶이를 꼭 먹고 싶다고 해서 온 거지. 여자 정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당신 먼저 돌아가요. 노인의 그림자가 다시 어슬렁거린다. 노인 (여자에게 휴지를 건넨다) 아직 필요 없나? 남자 여기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지나다니는 택시도 없고, 전화로 부르려고 해도 이곳이 어딘지 설명할 수가 없군요. 노인 (남자의 얼굴을 들여다보다 외면한다) 여기는 보성당 골목이죠. 남자 보성당이 어디죠? 노인 이미 예전에 없어졌지. 그렇지만 보성당을 기억하는 택시 기사 한 명쯤은 있을 거야. 여자 생각났다. 보성당! 노인 (반가워하며) 내가 말했지. 보성당을 기억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거라고. 비록 택시 기사는 아니지만 말야. 여자 아버지가 졸업선물로 손목시계를 사주셨죠. 노인 좋은 아버지를 뒀군요. 여자 벽엔 커다란 괘종시계가 빼곡히 걸려 있고 유리장 속에는 딱딱하고 달콤해 보이는 보석들이 잔뜩 진열이 되어 있었죠. 그 보성당 이름을 어떻게 잊었지? 남자 모든 걸 기억하며 살 순 없는 거니까. 여자 좋겠군요. 당신은 아직 보고 기억할 것들이 많아서. 노인 잠깐 들어오시는 건 어떨까요? (남자에게) 필요하신 건 주소란 말이죠? 남자 보성당 골목이 이곳 주소 아닌가요? 노인 보잘것없이 보여도 저도 명함이란 게 있습니다. 쓸 일이 없어 그렇지. 서랍 어딘가에 있겠죠. 난 무엇이든 버리는 법이 없거든요. (손짓하며) 이쪽입니다. 철문이 열리는 육중한 소리가 들리고 남겨졌던 하나의 막이 천천히 올라가자 물건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는 전당포 내부가 드러난다. 정면을 제외한 삼면이 모두 물건의 크기에 알맞게 제작된 조립식 진열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열장은 각각 유리로 된 문이 달려 있어 그 내부를 볼 수 있다. 무대 중앙에는 작은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위에는 잡다한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 무대의 오른쪽에는 스탠드가 놓인 노인의 사무용 책상과 의자가 하나 덩그러니 있다. 노인, 그들을 테이블 앞 소파로 안내하고는 책상 서랍을 뒤지기 시작한다. 서랍을 빼내어 뒤집어서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몽땅 바닥으로 탈탈 턴다. 바닥에는 구겨진 영수증과 편지봉투, 정리되지 않은 크고 작은 메모지와 아이스크림껍질, 비닐봉지 따위가 쏟아진다. 여자 (유리장을 더듬거리며) 여기 안에 이 작고 반짝이는 건 뭐죠? 남자 커다란 유리구슬이네. 여자 스노우볼. 뒤집어서 마구 흔들어 제자리에 놓으면 천천히 눈이 내려오는 것. 남자 참 난잡하게 물건들을 진열해 뒀네. 아무런 체계도 없이 말이야. 여긴 웬 머리고무줄 하나가 덩그러니 있군. 여자 기분이 이상해요. 남자 맞아. 하는 것 없이 지치는 날이군. (노인을 흘끗 본다) 아무래도 저 노인, 몹시 오래 걸리거나 아예 쓸모가 없을지도 몰라. 그저 잠깐 쉬었다가 나가도록 하자구. 여자 (말없이 남자를 이끌고 걸음을 옮긴다) 여기엔요? 남자 구두 한 짝이 들어있군. 여자 (들여다보며) 희미하게 볼 수 있어요. 남자 흔해빠진 남성용 구두. 여자 아버지의 것과 비슷한 것 같아. 남자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 남자 구두는 다 비슷비슷하니까. 여자 아버지의 구두는 단 하나밖에 없는…. 맞아! (말을 멈춘다) 남자 무슨 일이야? 여자 아버지와 함께 여기에 온 적이 있어요. 노인, 그 말을 듣고 물건을 뒤지던 것을 멈추고 천천히 일어나 여자 쪽으로 다가온다. 갑자기 모든 조명이 꺼진다. 여자의 목소리만 들린다. 동시에 1장에서 들렸던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천천히 들려온다. 여자 여기는. 노인 전당포지요. 유리장 속에서 작은 조명이 반짝 켜진다. 오뚝이 모양을 하고 있는 알람시계이다. 무대 가운데에 핀 조명이 떨어지고 무대 끝에서 손님1이 걸어 들어온다. 손에는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는 것과 똑같은 알람시계가 들려져 있다. 손님1 이런 것도 받아 주시나요? 어디가 고장 난 모양인지 약을 갈아도 작동되지 않아요. 하긴 요새 누가 알람시계를 쓰나요. (머리를 긁적인다) 그렇지만 담보가 될 만한 것이 물건에 대한 값진 기억이라고 하셔서 고민 끝에 가지고 왔습니다. 제게 잠시만 시간을 내주세요. (손을 내저으며) 아뇨. 휴지는 필요 없어요. 이 시계는 제겐 정말 의미가 컸어요. 이 시계만 있으면 다른 장난감은 필요 없었어요. 노인이 무대 위로 등장해 손님1 옆에 나란히 선다. 그러고는 손님1을 조금씩 조명 밖으로 밀어낸다. 노인 나는 다른 장난감은 필요가 없었어. 이 녀석만 있으면 충분했거든. 손님1 (사이) 이 녀석의 몸뚱이가 볼록하고 통통한 것이 이걸 이불 속에서 끌어안고 있으면 외롭지 않게 잠들 수 있었어요. 어머니는 (노인이 말을 자른다) 노인 나의 어머니는 귀가가 매일 늦었지. 그래서 (손님1에게 어서 이야기하라고 재촉한다.) 손님1 이 녀석의 배에다가 (노인이 동시에 말하기 시작한다.) 노인 귀를 대고 있으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지. 손님1 (노인에게) 제가 말하고 있잖아요. 노인 (손님1이 들고 있는 알람시계를 빼앗는다) 여기서 똑딱, 하면 나도 똑딱. 똑딱 똑딱. 똑딱? 똑딱! 손님1 저기요. 이건 제거예요. 노인 (정색하며) 이게 네 거라고? 확실해? (알람시계의 버튼을 누르자 까르르 웃는 소리가 난다) 손님1 약도 들어 있지 않은데 어떻게 된 일이죠? 노인,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버튼을 누른다. 까르르 까르르. 그것을 들으면서 따라 웃는다. 손님1 그래서 값은 얼마를 쳐주신다는 거죠? 조명이 꺼졌다 다시 유리장 속의 조명 몇 개가 차례대로 빛난다. 손님1 퇴장. 남자 요즘에도 이런 곳이 남아 있군요. 쓰던 물건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곳 말이에요. 여자 쓰던 물건을 맡기고 돈을 얻는다니 쓸쓸해지네요. 남자 그 돈을 다시 새로운 물건을 사는 데 쓰고. (사이) 별 다를 것 있나? 노인 아무 물건이나 받지는 않지요. 그 안에 기억할 만한 것이 담겨 있어야 해요. 여자 모든 물건에는 기억할 만한 것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노인 그게 말처럼 간단하지 않지. 그런 것 따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여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건을 다시 찾으러 오겠군요. 노인 이곳을 둘러봐요. 이 수많은 물건들을. 지금까지 물건을 되찾으러 온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지요. 여자 어째서요? 노인 요즘 사람들은 제 자신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니까요. 자신이 이곳에 들렀었다는 것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걸요. (남자를 본다) 여자 물건을 되찾으러 왔다는 사람이 맡긴 물건은 뭐였나요? 노인 사실 되찾아갔다고 볼 수는 없지요. 용케도 자신이 무엇을 맡겼는지는 기억해냈지만 그 사람이 찾아간 건 엉뚱하게도 다른 사람의 물건이었거든. 비슷하게 생긴 다른 사람의 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집어 들기에 그냥 보고만 있었지. 여자 얼마 전에도 남편과 함께 식당에 갔다가 다른 사람이 제 신발을 신고 돌아가 버려서 남의 신발을 신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남자 똑같은 브랜드, 똑같은 사이즈의 신발이었으니까. 여자 그래도 그건 내 신발이 아니죠. 남자 식당 주인이 결국 신발값을 물어주었으니 손해 본 것은 아니지. 그나저나 제 기억에 전당포라고 하면 아주 캄캄한 내부에 차갑고 단단해 보이는 철창뿐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군요. 노인 이전에 전당포에 와 본 적이 있소? 남자 아뇨. 그저 전당포라고 하면 떠올려지는 이미지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노인 그렇지만 기억 속 전당포라는 말을 했지요. 남자 영화나 티브이 혹은 소설 속에도 전당포는 종종 등장하곤 하니까요. 말꼬리를 잡으시는 군요. 여자 그렇지만 여보. 여기에도 아주 튼튼한 철창이 곳곳에 있어요. 남자 아니, 철창이라곤 없어. 아, 그렇지. 당신은 여기가 확실하게 보이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당신이 철창이라고 본 것은 아주 얇은 유리문이야. 여자 제대로 봐요. 당신은 너무 쉽게 지나치고 단정하려고 들잖아요. 남자 내가 지금 눈앞에 있는 것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야? 노인 아주 영리한 아가씨군. 남자 (비아냥거리며) 아가씨라고하기엔 조금 많이 늙었지요. 여자 제가 이곳에 왔던 때에는 아주 어린 꼬마였을 거예요. 아버지가 무언가를 두런두런 이야기하시고 저는 이곳을 둘러보는데 정신이 빠져 있었어요. 노인 아, 기억이 나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왔던 꼬마 숙녀. 여자 저를 기억하세요? 저희 아버지도요? 노인 난 뭐든 잊어버리는 법이 없지. 무대 전체, 조명이 꺼진다. 유리장의 불빛이 하나씩 차례대로 들어온다. 천천히 깜빡깜빡거리는 조명. 그러다 다시 무대 전체가 밝아진다. 여자 저희 아버지가 무엇을 파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노인 물론이지. 그렇지만 그것을 돌려줄 수는 없어. 본인이 아니면. 여자 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노인 안타깝군. 인상이 아주 좋은 양반이었는데. 남자 우리는 택시를 부르러 여기에 온 거야 여보. 노인 택시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데에도 그렇게 시간이 걸리다니. 여자 요새 자꾸 깜빡하곤 하더라고요. 노인 나이가 든다는 건 그런 거지. 남자 내가 잊어버린 말은 택시가 아니야. 그렇지만 그냥 넘어가도록 해. 내가 제대로 말 한마디 떠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이곳에 오고부터 당신이 아주 수다스럽게 내 정신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자 모든 게 내 탓이군요. 차라리 혼자 오는 것이 더 좋을 뻔했어요. 당신은 내가 이 동네를 찾아오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했어요. 남자 당신이 꼭 이 동네에 있는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했으니까. 내가 비싸고 좋은 선물을 사주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였지. 노인 오늘이 어떤 특별한 날인가? 생일? 결혼기념일? 프러포즈를 한 날? 여자 제 생일은 오늘이 아니라 이 달의 마지막 날이에요. 남편이 바빠 오늘밖에는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요. 남자 그 귀한 시간을 이곳에서 낭비하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그 떡볶이 집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소원이라고 했잖아. 여자 내게 중요한 건 떡볶이가 아니라 아버지와의 추억을 다시 새기는 일이에요. 제가 누누이 말했잖아요.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다고 말예요. 사진을 들여다보려고 해도 눈앞이 흐릿하기 때문에 제대로 볼 수가 없다고요. 노인 눈은 언제부터 말썽이었지? 여자 몇 년 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이제 선명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건 절 불안하게 만들어요. 예를 들면, 초록색이란 것을 떠올리려고 해도 쉽지 않아요. 이제 제 눈으로 볼 수 있는 초록이란 아저씨가 입고 있는 짙은 쑥색의 것밖에 없지요. 그럴 때는 기억 속의 초록을 떠올리는 데 열중해요. 신호등의 눈이 부신 녹색, 이제 막 뜨거운 물에 데친 시금치의 색깔 같은 것. 남자 여보, 이 분이 입고 있는 건 쑥색이 아니라 네이비색이야. 아주 짙고 검은 파랑. 노인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네. 하지만 이건 쑥색이 맞아. 내가 쑥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쑥색인지 아닌지는 내가 제일 잘 알 수 있어. 남자 어르신, 전 색맹이 아닙니다. 노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남자 그건 분명한 파랑색이니까요. 노인 당신의 기억 속에서 파랑색과 녹색의 체계가 멋대로 흔들리고 섞여버린 거라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내게 설명할 수 있지? 남자 그렇담 어르신 말이 옳다는 건 어떻게 증명할 수 있죠? 노인 말했듯이 난 뭐든 잊는 법이 없어. 이 옷을 산 지는 아주 오래되었지만 분명히 나는 쑥색의 옷을 골랐고 종업원은 내게 쑥색의 옷이 아주 잘 어울리시네요, 하고 말했지. 그리고 당신의 부인이 다시 한 번 말해 주지 않나. 남자 말해 봐야 내 입만 아프지. 그나저나 혹시 잊으신 건 아니겠죠. 제가 사장님께 원하는 건 이곳의 주소가 적힌 종이 쪼가리인 것을요. 여자 여보, 제발 그 퉁명스런 태도 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계속 이럴 거면 혼자 돌아가도록 해요. 나는 이곳에서 꼭 찾고 싶은 것이 있어요. 그건 내게 무척 의미 있는 일이지만 당신에게는 시간낭비일 뿐이라면 말예요. 남자 그저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이 주소를 묻기 위해서였다는 걸 당신이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말이야. 노인 잊어버린 게 아니라 잠시 손님 대접을 했을 뿐이야. 남자 저희는 무엇을 팔러 온 게 아닙니다. 노인 확실해? 그 말을 꼭 기억해 두도록 하지. 노인은 다시 책상으로 가 서랍을 뒤지기 시작한다. 그때 누군가 문을 급하게 두드리기 시작한다. 노인은 그것을 무시한다. 밖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손님2 사장님! 사장님 안 계세요? 안에 계시는 거 다 알아요. 이번에는 진짜예요. 이번에는 정말 굉장한 것을 가지고 왔어요. 들어보세요. 듣고 계세요? 제3장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 가운데에 커다란 가방을 메고 온 손님2가 등장한다. 그는 가방을 옆에 내려다 놓고 물건 하나를 꺼낸다. 노인은 무대 왼쪽의 책상에 앉아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소파에 앉아서 그를 쳐다보고 있다. 손님2 이 물건으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우선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다는 것부터 알아 두셔야 합니다. 아주 가치 있는 물건이죠. 여기 정중앙에 있는 이 마크가 보이시죠? 이건 88올림픽을 기념하여 캐논사에서 스페셜 에디션으로 내 놓은 겁니다. 1988년 그때를 기억하시죠? 굉장했죠. 어마어마하게 넓은 잔디밭에서 굴렁쇠를 굴리던 그 소년 말이에요. 노인 그 소년이 자넨가? 손님2 아뇨. 그건 아니에요. 노인 자네는 또 내 시간을 뺏고 있어. 손님2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입니다. 그러니까 이 카메라는 제가 어렸을 때에 할머니께서 주신 물건이지요. 할머니는 일수쟁이셨는데 돈을 제때에 갚지 못하면 대신 값나가는 물건을 받아오시곤 했어요. 노인 (하품을 한다) 손님2 이 물건의 진짜 가치에 대해 아직 말하지 못했습니다. 이 카메라는 한 여인에게 정말 귀중한 물건입니다. 이 카메라의 주인은 미군부대 앞에서 몸을 팔던 아주 어린 여자였지요. 몸을 파는 게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던 순수한 소녀 말이에요. 상상해 보세요. (노인의 눈치를 슬쩍 본다) 그 소녀에겐 정인이 있었죠. 그 사람이 소녀에게 선물한 카메라예요. 노인, 기지개를 켠다. 그러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장부를 뒤적이는 등 딴짓을 한다. 손님2 자신의 정인이라고 생각한 남자가 주고 간 카메라를 일수쟁이에게 빼앗기게 된 거죠. 어쩌면 돈 대신 이 카메라를 내어준 것은 이미 그 소녀는 이곳에 사랑은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정말 슬픈 이야기 아닌가요? 제 애인은 이 이야기를 듣고 울던걸요. 노인 그 일수쟁이는 정말 비정하군. 그런데 말이야. 자네 애인이 이야기를 듣고 울었단 말이지. 손님2 여자들이란 눈물이 많죠. 노인 그것은 이미 그 여자에게 팔렸군. 손님2 지금 제 손에 들려 있는데요? 노인 이 봐, 그 카메라가 자네의 기억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손님2 누군가의 사연이 담긴 물건이잖아요. 노인 전해 오는 이야기일 뿐이지. 차라리 그 사진기로 찍은 사진이나 가져오면 몰라. 손님2 요즘에 누가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요. 저는 그렇게 사진을 잘 찍는 편도 아니고요. 노인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나. 나는 드라마틱한 사연을 원하는 게 아니야. 그런 사연이라면 차라리 방송국에 제보하라고. 자네의 것을 가져오란 말이야. 자네의 기억, 추억거리가 담긴 물건들 말이야. 손님2 그치만 저는 그렇게 물건을 오래 쓰는 성격도 아니고 평소 건망증도 심하기 때문에 그럴 만한 것이 없어요. 노인 그런데도 자꾸 이곳에 찾아오는 이유가 뭐야. 돈이 급하면 나가서 은행을 찾아봐. 사채를 쓰든지 장기라도 팔든지. 손님2 할아버지가 자꾸 이렇게 퇴짜를 놓으시니까 제 삶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종일 멍하고 우울해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어요. 노인 할아버지? 이 봐. 고해성사는 이곳에서 하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하는지. 이제 돌아가게. 내 인내심은 바닥이 났어. 손님2 아직 물건이 많이 남았어요. 제가 모조리 긁어 온걸요. 노인 영업은 끝났어. 이 손님들이 오늘의 마지막 손님이지. 노인은 손님2를 데리고 무대를 퇴장하고 남자는 여자의 손을 끌고 소파에서 일어서려고 하지만 여자는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 여자 여보, 저 남자는 담보할 만한 기억이 하나도 없대요. 남자 그럴 수도 있지 뭐. 여자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는 걸까요. 우리에게도 담보할 만한 기억쯤은 있는 거겠죠? 남자 오늘따라 무척 감상적이군. 아무리 생각해도 저 노인은 수상해. 당신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다는 게 말이 돼? 여자 저는 분명히 기억이 나요. 남자 난 저 노인을 말하고 있는 거야. 우린 저 사람에게 휘둘리고 있어. 노인, 다시 무대에 등장한다. 진열장에서 머플러 하나를 꺼내어 목에 두른다. 남자는 그것이 신경 쓰인다는 듯 쳐다본다. 남자 자, 알아들었지? 이제 그만 일어나자고. 여자 이제 막 아버지의 물건을 찾아보려고 하는 중이란 말예요. 남자 어차피 당신이 되찾을 수 없는 물건이야. 여자 찾을 수도 있어요. 남자 여기선 아무 물건이나 당신 아버지 것이 될 수도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자, 저기 있는 저 구두 한 짝이 당신 아버지의 구두라고 하자고. 당신은 그저 순진하게 고개를 끄덕이겠지. 맞아요, 아버지의 것이 확실해요 라고 말할 거야. 아니면 저기 저 덩그러니 진열된 만년필이 당신 아버지 것이라고 한다면 말이야. 여자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아요. 노인, 목에 두르고 있던 머플러가 흘러내려 바닥에 질질 끌린다. 남자가 움찔한다. 남자 (사이) 여보. 지나간 건 지나간 거야. 중요한 건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야. 여자 그래요 오늘. 내게 오늘은 제대로 볼 수 없는 것들로만 가득해요. 노인은 머플러를 다시 진열대에 곱게 접어 둔다. 그러고는 서랍을 뒤져 장부 하나를 가지고 온다. 노인, 두 사람 가운데에 선다. 노인 (장부를 여자에게 건네며) 이 전당포를 개업하고부터 지금까지 써 왔던 것이니 아버지의 이름이 분명 여기에 적혀 있을 거야. 한번 찾아보시게. 남자 아뇨. 저희는 이제 가 보겠습니다. 잊으신 게 아니라고 하신 그 주소는 이제 필요 없을 것 같군요. 그리고 또 잊으신 게 아니라면 제 아내는 앞이 잘 보이지 않죠. 여자, 소파에 앉아서 장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다. 잘 보이지 않는 듯 눈 바로 앞에다 가져다 대기도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들여다보는 것에 열중한다. 노인 굳이 주소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해서 일부러 기다리고 있던 거였지. 자네는 이미 이곳에 온 적이 있지 않나? 남자 저는 이곳에 처음 왔습니다. 길을 잃었다고 말씀 드렸을 텐데요. 노인 길을 잃었다는 건 확실한가? 자네가 이곳을 찾아낸 건 아닌가? 남자 이곳을 발견하고 저를 이끈 것은 제 부인이었죠. 노인 그렇지만 자네 부인의 눈은 영 말썽이지. 남자 말장난은 이제 그만 하세요. 노인 여기에 맡긴 물건이 하나도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나? 남자 네. 물론입니다. 노인 잊어버린 것은 아니고? 남자 잊어버린 것이라면 다시 기억할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 아닐까요. 노인 그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도 그렇지. 돈을 받고 기억을 버리는 것. 여자, 자리에서 일어나서 장부를 들고 뒤의 유리장을 기웃거린다. 남자의 시선이 여자를 살핀다. 여자, 결국 유리장 사이로 들어간다. 남자가 그것을 쫓아가려고 하는데 노인이 남자의 팔목을 잡는다. 남자 (노인에게) 왜 이러는 겁니까. 여보, 어디로 가는 거야. 이리 나와. 여자 (목소리) 걱정 말아요. 혼자 찾을 수 있어요. 남자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사람이. 여자 장부에서 분명 우리 아버지의 이름을 본 것 같아요. 적혀진 번호에 따르면 이쯤에. 여보, 여긴 아주 많은 물건이 있어요. 남자 따라서 들어가 봐야겠으니 이것 좀 놓으시죠. 노인 저 안은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비좁아서 둘은 들어갈 수 없어. 한 명이 들어가려면 한 명이 나와야 하고. 한 명이 나오기 위해선 다른 한 명이 들어가서는 안 되지. 두 명이 한꺼번에 들어간다면 둘 다 그 자리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고. 저 안에선 길을 잃을 염려가 없으니 안심해. 남자 그 안은 캄캄하지 않아? 여자 캄캄해요. 그래도 보일 건 다 보이는걸요. 노인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지. 연도별로 작은 구멍도 없이 완벽하게. 남자는 노인의 손을 뿌리치고는 소파에 가서 앉는다. 남자 대체 이 따위 것들을 사들이는 이유가 뭡니까? 노인 그야 가치가 있으니까. 남자 무슨 가치가 있다는 거죠. 물건에 담긴 고유한 기억요? 노인 그렇지. 남자 그렇다면 아까 그 남자의 물건은 왜 값어치가 없다고 돌려보내신 거죠? 노인 불순물이 없는, 아무와도 공유되지 않았던 기억만이 내게 가치가 있지. 남자 이를테면 최초의 고백. 노인 그렇지. 남자 그런 것들을 돈을 주고 사신다고요. 그러니까 대체 왜요. 노인 원하는 것들만을 기억할 수 있는 거야. 프레임 안에 새로운 필름을 끼워대는 것처럼 나는 다채로운 기억 속에서 숨 쉰다고. 매일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말이야. 남자 남의 것들이잖아요.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타인들의 것들. 노인 깊숙이 숨겨져 있던 기억들이야. 내가 아니었으면 제 자신이 기억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었을 것들. 남자 순진하시군요. 노인 무슨 뜻이지? 남자 가장 순수한 형태로 내재되어 있던 기억을 샀다. 당신이 사 모은 것들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당신은 사람들에게 속은 거라고요. 여자 (목소리) 당신 거기 괜찮아요? 남자 괜찮아. 노인 난 여태껏 한 번도 속아본 적이 없어. 남자 자신이 기억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기억이라면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줄도 모르게 거짓된 말들을 지어낼 수도 있죠. 노인 나는 항상 앞뒤 정황과 맥락을 기억하고 있지. 아까 그 남자도 내게 거짓말을 하려던 걸 귀신같이 잡아낸 걸 보지 못했나? 남자 당신이 사들인 완성된 기억이라는 것. 그건 원래 없었던 것일 수도,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어요. 당신이 끼어들어서 만들어 낸 거겠죠. 노인, 목에 두르고 있던 머플러를 손바닥 위에 올린다. 노인 한 남자가 가져온 머플러지. 냄새를 맡아 보겠나? 아직도 그 여자의 화장품 냄새가 나. (남자는 거부한다) 이게 내 손에 쥐어져 있으면 내 눈 앞에 생생히 그려지는 장면이 있지. 첫사랑과 동정을 떼어버린 날. 그녀의 목을 감싸고 있던 이 부드러운 머플러를 천천히 풀어내는 장면. 그 여자의 머리칼보다 더 부드러운 머플러. 이제 그녀는 없고 그날의 기억들은 이 머플러의 부드러운 결 틈틈이 저장되어 있지. 하나도 막히지 않고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상상할 수 있어. 남자, 노인에게 다가가서 머플러를 만져 보려다가 주저한다. 무대의 조명이 한순간에 꺼진다. 진열장에서 차례로 조명이 깜빡거린다. 손님 1, 2가 무대 위로 천천히 등장한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여자 (목소리) 여보! 내가 찾은 것 같아요. 진열장의 깜빡이는 조명의 속도가 느려지더니 꺼진다. 무대 뒤로 사라졌던 여자가 진열장 사이로 걸어 나온다. 여자, 들고 있던 장부를 떨어뜨린다. 네 사람은 어둠 속에서 서로를 찾는 듯 더듬으며 서성거린다. 노인은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있다. 진열장 사이로 빛이 쏟아진다. 이제 네 사람은 빛 사이를 헤매 다닌다. 노인 번호 7218. 남성용 정장구두. 남자 머리카락의 엉킴. 여자 딱 맞으면 안 돼. 노인 4684 다시 1번. 한 칸씩 밀려났군. 여자 오른발이 더 커야 해. 남자 축축한 곰팡이 냄새. 여자 왼쪽 구두의 앞코는. 노인 여기도 구멍. 남자 캄캄한 방. 여자 좀 더 밝은 빛이 필요해요. 남자가 서성거리다가 손님1과 부딪혀 넘어진다. 알람시계의 까르륵 소리가 들린다. 손님 1과 2가 동시에 말한다. 손님1 한 번도 필요하지 않았어요. 어머니가 일분이라도 늦게 왔으면. 손님2 그 소녀. 아, 내가 전에도 말한 적 있나요? 손님1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면서, 오락실에서 서둘러 뛰어 오면서, 골목 어귀에서 떨어진 꽁초나 주워 모으면서. 손님2 떠난 정인을 기다리는데 카메라라니요. 이건 처음 말하는 거죠? 손님1 그랬나. 손님2 그랬었지. 손님1 그랬었지. 손님2 그랬나. 말들이 어지럽게 뒤섞인다. 등장인물들 때로는 동시에 말하기도 한다. 여자와 남자는 어둠 속을 더듬으며 서성거린다. 노인은 여자가 떨어뜨린 장부를 주워 자세히 들여다본다. 진열장이 제멋대로 천천히 깜빡인다. 노인 여기가 뻥 뚫렸잖아. 여자 뽕따. 꼭다리만 드시고는 했는데. 남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골목에서 노인 만년필 뚜껑. 여자 어금니로 살살. 남자 몇 번이나 머플러는 노인 시집. 여자 잔뜩 찌푸려지면 남자 질척한 바닥에 손님1 (남자에게) 혹시 저 모르세요? 여자 깊게 파인 주름 때문에 남자 미끄러지는데. 손님2 악! 노인 티켓. 여자 너무 진해서 손님1 (여자에게) 내가 어디까지 말하고 있었죠? 남자 쓸모없는 잔상들. 여자 눈썹이 말이야. 노인 목캔디. 남자 분명히 내가 다 버렸었는데. 손님2 (말없이 긴 한숨을 쉰다.) 여자 두 눈 같았던. 노인 카세트 테이프. 남자 뚫려 있는 구멍에. 여자 간신히 기억난 거야. 손님1 내가 말하고 있는 중이잖아! 남자 그랬지. 여자 미안해. 남자 그렇지만. 여자 이제야. 노인 연두색. 뭐라고 써진 거야. 남자 내 것이 아닌. 손님2 (긴 한숨을 쉰다.) 여자 기억. 남자 악몽의 조각조각. 노인 립스틱. 여자 조각난 것들이. 노인 하이힐. 여자 꿰맞춰지고. 노인 새빨간 색이라는 설명이 빠졌군. 남자 반복되는. 손님1 (더듬더듬 말하려다가 실패한다.) 여자 유영하는. 남자 당신? 여자 잘 보이지가 않아요. 노인 어두우니까. 남자 뭐라고? 노인 무슨 껍질? 여자 당신 거기에 있어요? 남자 당신? 여자 분명히 들었어요. 남자 움직이지 마. 내가 갈 거야. 남자와 여자. 어둠 속을 더듬다가 결국 만난다. 여자 당신이지요. 남자 여기 있었군. 점점 어두워지며 무대 전체에 사막(絲幕)이 천천히 내려온다. 진열장의 불이 차례로 꺼지고 육중한 철문이 닫히는 소리. 제4장 사막(絲幕)의 앞쪽이 밝아진다. 남자와 여자가 무대 오른편에서 등장한다. 여자 여기는 어디죠? 남자 처음 들어선 곳인 것 같아. 여자 여전히 아무 간판도 보이질 않죠? 남자 날이 몹시 어두워졌어. 여자 찬찬히 봐요. 스쳐 지나지 말고. 남자 저기에 있는 가게는 내부를 다 뜯어냈군. 여자 매일같이 지나던 거리에 있던 가게 하나가 뻥 뚫리고 없어지면 그 자리에 뭐가 있었는지 도무지 기억할 수 없을 때가 있어요. 남자 요새는 상점들이 참 빨리도 들어섰다가 없어지곤 하지. 여자 안타까운 일이네요. 남자 저쪽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 같은데. 남자와 여자, 무대를 가로질러 퇴장. 암전.
  • [문화마당] 음악에도 웰빙이 필요하다/이애경 작가·작사가

    [문화마당] 음악에도 웰빙이 필요하다/이애경 작가·작사가

    최근 바흐음악회에 다녀왔다. 하프시코드라는 바로크시대 건반 악기와 오보에의 매력에 빠져 음악회 이후로 한참 동안 바흐 음악을 찾아보고 듣게 되었다. 특히 성탄이 되고 연말이 다가오니 소년들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어우러진 바흐의 칸타타도 분주한 일상에 쉼을 주는 음악으로 제격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듣다 보면 작곡자, 연주자의 마음과 내 마음이 소통하며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음악이 지금처럼 소비만을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작곡자의 마음과 그들의 인생, 삶을 고스란히 담은 음악들이 그 시대의 흐름 및 문화와 어우러져 탄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은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림(California Dream)’을 들으면 영화 ‘중경삼림’이 떠오르는 것처럼 노래를 들으면 영화가 생각나기도 하고, 연애 시절 노래에 얽힌 이성과의 추억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렇게 음악은 삶 속에 깊이 뿌리박힌 문화다. 요즘 가요계는 시즌송이 대세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캐럴송을 만들어 팔던 방식에서 벗어나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을 주는 겨울 감성의 음악들을 앞다투어 만들어냈다. 최근 한 달 사이 가수 30개 팀 이상이 시즌송을 만들어 발매했고, 많은 곡들이 12월 차트 톱10 안에 포진돼 있다. 음악이 예술이자 문화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의 흐름에 맞추어 팔리는 소비재로서의 역할로 변모된 지 오래다. 음악은 휴대전화 컬러링, 홈페이지 배경음악으로 들어갔고 시청자들을 위한 오락으로만 보이던 무한도전 가요제 곡들은 시즌 트렌드가 되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부른, 다소 설익은 노래들이 음원 시장에 뛰어드는 것에도 대중은 거부감이 없다. 과거 아티스트가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몇 년에 걸쳐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시즌에 맞는 노래 하나를 뚝딱뚝딱 만들어 디지털싱글로 내놓는다.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만들어 팔고, 밸런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만들어 팔고,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팔 듯, 그 시즌에 사람들이 많이 살 것 같은 음악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음반 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작사들의 안타까운 생존전략 중 하나다. 물론 아티스트의 음악적 색깔이나 음악 세계를 전달받기도 힘들다. 음악은 철저하게 감상해주는 대중이 있어야 존재하는 형태의 문화상품이다. 하지만 진정한 감동은 문화가 상품성을 목적으로 탄생할 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문화가 문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감동이 있고 상품으로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좋은 음악이 있을 때 대중도 좋은 음악을 듣고, 반대로 그런 대중이 존재할 때 좋은 음악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잘먹고 잘사는 법’이라는 말이 ‘웰빙’을 표현하는 문구가 되었듯 음악에도 잘 듣고 잘사는 ‘웰빙’이 반드시 필요하다.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유기농 제품을 만들고, 좋은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이 그것들을 선택하듯 음악에도 한 번 듣고 버리는 인스턴트가 아닌 웰빙음악들이 많이 생산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수백년을 지나도 여전히 건강한 감동을 주는 클래식 음악들처럼 말이다.
  • 여 “철밥통 귀족노조… 野 부화뇌동” 야 “철도법 원포인트 개정 수용하라”

    여야는 철도민영화 논쟁으로 맞붙었다. 24일 새누리당은 철도민영화가 아닌 귀족 노조·방만경영 개혁 차원임을 집중 부각했고, 민주당은 ‘정부의 민영화 방지 대책’의 미흡성을 파고들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과거 철도청을 공사로 전환한 철도개혁의 원조 정당”이라면서 “불과 몇 년 사이 입장을 180도 바꾸고 노조에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정면 겨냥했다. 철도공사에 대해서는 “민간기업 같으면 벌써 부도가 났어야 할 상황”이라면서 “그런데도 철밥통 귀족 노조는 민영화 저지라는 국민 호도 프레임으로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철도 민영화 주장은 괴담”이라는 내용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제목의 긴급 당보 12만여부를 제작해 전국 당협위원회에 배포하며 여론 진화에도 나섰다. 공기업 구조조정의 ‘잘된 예’를 제시하며 철도개혁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한국공항공사는 코레일처럼 방만경영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세계 최고의 공항을 만들었다”면서 “수서발 KTX의 자회사 설립 이유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국회와 노사정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여권이 내세운 ‘KTX 자회사의 민영화 방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철도사업법에 ‘민영화 금지’ 명시를 거듭 요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영화를 안 한다며 민영화 방지 장치를 거부하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민주당이 제안한 철도사업법 ‘원 포인트’ 개정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국토교통위 야당 간사인 이윤석 의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건부 면허 발급(민간 매각 시 면허취소)에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했지만 철도공사가 법무법인에 자문한 결과 전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국민연금 등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국민연금 운용 원칙을 정면 위배하는 것으로 현실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일제·전쟁속 나환자 사랑에 헌신한 목자의 삶

    일제·전쟁속 나환자 사랑에 헌신한 목자의 삶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자로 받아들이며,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나환자들을 돌보다 생을 마감한 사람. 손양원(1902~1950) 목사의 삶은 민족주의자나 성자, 나환자의 친구 등 어떤 수식어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의 삶의 폭과 깊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사랑’이다. 좌우 경계를 넘어 오직 신의 편에 섰던 그는 한평생을 낮고 그늘진 곳에서 사랑을 베풀며 살았다. 그의 삶을 한 편의 동화와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성탄특집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KBS 1TV에서 25일 밤 10시 방영되는 ‘죽음보다 강한 사랑 손양원’은 성자나 위인이 아닌 인간 손양원의 행적과 내면을 들여다본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만세운동을 이유로 다니던 중학교에서 쫓겨났다. 일본 도쿄의 중학교로 유학을 떠나 학업을 계속한 뒤 조국으로 돌아온 그는 신학공부를 하면서 순례자와 같은 목회를 시작했다. 1926년 부산 감만동교회에서 나환자를 위한 삶을 꿈꿨으며,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나환자들이 있는 전남 여수 애양원에 부임했다. 나환자들의 상처에 입을 대고 고름을 빨아들이는, 가족들도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몸을 낮췄다. 신사참배 거부 운동을 벌여 옥고를 치른 기간만 제외하고 순교하는 날까지 애양원의 나환자들과 함께했다. 1948년 10월 여순사건에서 손 목사는 두 아들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아들들을 총으로 쏜 원수 청년을 위해 구명운동을 벌이고, 결국 그를 양자로 삼았다. 그리고 2년 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손 목사는 애양원의 나환자들을 두고 피란을 갈 수 없다며 교회에 남아 있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그의 48년간의 짧은 삶은 그 자체가 용서와 사랑, 구원에 대한 대답이었다. 불과 60여년 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삶을 증언해 줄 이들 대부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여수 애양원에서 그에게 세례와 학습을 받은 나환자 노인, 손양원의 마지막 순교 상황을 목격한 유일한 증언자, 그의 두 아들이 여순사건으로 희생될 당시 목격자 등의 인터뷰를 담아냈다. 손 목사의 희생적인 삶은 숭고했으나, 그 딸의 가슴에는 깊은 상처로 남았다. 제작진은 그의 맏딸인 손동희씨의 회고록을 통해 가족이 감수해야 했던 말 못할 고통도 되짚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웃긴 세상, 웃기다고 말하는 게 뭐”

    “웃긴 세상, 웃기다고 말하는 게 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굴 근육을 씰룩거리는 표정, 뒤뚱뒤뚱 걷는 동작까지 영락없는 찰리 채플린이었다. 지난 12일 막을 올린 연극 ‘레드 채플린’의 희곡을 쓴 극작가 오세혁(32)은 직접 주인공 찰리 채플린으로 분했다. 1950년대 매카시즘의 희생양이 된 그는 꿈 속에서 여행을 떠난다. 시공을 초월해 도착한 1930년대 조선에서 만담가 신불출을 만나 동병상련을 느끼지만 그 역시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남한, 북한에서도 자유롭지 못함을 목격한다. “웃음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들은 상대가 누구라도 마음껏 웃음의 대상으로 삼을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얼굴에서 웃음기를 걷어내고 신불출을 나무라는 채플린의 얼굴에서 언뜻 오세혁의 잔영이 비친다. 공연을 마친 오세혁을 만났다. 얼굴의 흰 분장을 지우고 콧수염을 떼자 비로소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에게 ‘레드 채플린’의 동기를 묻자 “작품을 쓰면서 좀 화가 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세상이 갈수록 이게 아니면 저거라는 흑백논리에 빠지는 것 같아요. 전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연극, 웃긴 세상을 웃기다고 말하는 연극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런데 제 연극이 자신들의 편에 서기를 요구하는 시선에는 화가 납니다.” 그의 연극은 ‘평범한 사람들을 보듬는 희극’이다. 소시민들의 잃어버린 꿈을 끄집어낸 ‘홀연했던 사나이’, 노동자 탄압과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그와 그녀의 옷장’, 한국 현대사의 격변기 속에서 우정을 지키는 친구들의 삶을 그린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지켜줄 거야 친구야’ 등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고달픈 삶을 진한 페이소스와 웃음으로 감싸안는다. 찰리 채플린이 미국의 자본주의(‘모던 타임즈’)와 나치 독일의 전체주의(‘위대한 독재자’) 모두를 비판했듯 그 역시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웃긴 것을 웃기다고” 풍자하고 꼬집는다. “전 사람을 보지 진영을 보진 않아요. 그저 열심히 사는 사람들,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극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왜 그런 걸 하느냐’, ‘이런 문제를 다뤄야 하지 않나’ 하는 이야기를 들어요.” 비정규직, 자본주의 등에 관한 연극을 하다 관객이 아이스크림을 던지는 모습도 보고, 노조 간부들의 관성적인 모습을 풍자했다가 아쉬운 소리를 듣기도 했단다. 배꼽 잡는 희극을 해 온 그가 이번만큼은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희극을 시도한 것도, 직접 배우로 출연한 것도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하고 싶어서”였다. 대학에 다니던 2005년 선후배들과 극단 ‘걸판’을 만들고 작가와 연출 겸 배우로 전국을 돌며 마당극을 해 왔던 그는 2011년 서울신문과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에 당선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필명은 ‘오플린’. 채플린에 대한 동경의 표현이다. “어렸을 땐 채플린의 행동이 재미있었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영화에 제작사들이 투자를 거부하자 자기 돈으로 시대 비판적인 영화를 만들었던 정의로움이 와닿았습니다.” 올해 연극계에서 가장 바쁜 작가로 꼽힌 그는 내년에도 여전히 바쁘다. 리어왕과 돈키호테가 비내리는 광야에서 함께 산다는 내용의 ‘늙은 소년들의 왕국’, 브라질의 연극연출가 아우구스트 보알이 독재정권과 싸우는 게릴라에게 연극을 가르쳤던 실화를 다룬 ‘게릴라 씨어터’ 등을 준비 중이다. 희극이 비극과 조우하고, 연극이 생존의 수단일 정도로 치열한 상황을 그린다. 그는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봐 주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1년에 열두 편이라도 내놓고 싶다는 그에게서 ‘우리 시대의 채플린’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내년 1월 12일까지 서울 게릴라극장. 전석 3만원. (02)763-1268.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900g 인공심장의 기적

    프랑스에서 심장을 통째로 바꾸는 완전 인공심장 이식수술이 세계 최초로 이뤄져 심장 치료 분야의 새 장이 열릴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인공심장 개발 기업인 카르마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8일 파리 조르두 퐁피두 병원에서 우리가 개발한 인공심장의 첫 번째 이식수술이 ‘만족스럽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말기 심부전 환자로 알려진 75세 남성은 수술 후 의식을 되찾았으며 가족들과도 대화할 수 있는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카르마 측은 “수술에 대해 지금 당장 (성공 여부를)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면서도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심장 기증을 기다리는 전 세계 환자 수만명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술에 사용된 인공심장은 이식 때 나타나는 면역 거부 반응과 혈전 현상을 줄이기 위해 소의 조직을 활용한 특수 생체 재료로 제작됐다. 무게는 실제 심장의 3배인 900g이며 허리에 착용 가능한 리튬 전지를 이용해 최대 5년까지 구동된다. 인공심장 개발은 세계적인 심장 전문의인 알랭 카르팡티 박사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합작으로 이뤄졌다. 인공심장 가격은 14만~18만 유로(약 2억~2억 6000만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예술영화·추억의 영화 24편 올 한해 저물기 전에 만나보자

    예술영화·추억의 영화 24편 올 한해 저물기 전에 만나보자

    저물어 가는 2013년, 올 한 해 동안 주목받은 예술영화 화제작과 함께 차분히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20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예술영화관 씨네코드 선재에서는 ‘2013 씨네코드 선재의 마지막 프로포즈’ 기획전을 개최한다. 한 해 동안 개봉된 영화 가운데 스크린으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혹은 극장에서 만난 시간이 짧아 아쉽게 놓쳤던 작품들을 모아 상영하는 행사로 모두 24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영화들이 대거 상영된다.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 제38회 세자르영화제 4개 부문을 석권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러스트 앤 본’, 제38회 새턴 어워즈에서 최우수 각본상과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프 니콜스 감독의 ‘테이크 쉘터’, 제23회 유럽영화상 관객 선정상으로 최우수 유럽영화상을 수상한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미스터 노바디’ 등 해외 유수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다. 올해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의 활약이 두드러진 만큼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국내 예술 영화 6편도 상영된다.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화제의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아이들이 만나 음악으로 소통하기까지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다큐 ‘안녕?! 오케스트라’, 하반기 다양성 영화의 대표 흥행작으로 손꼽히는 홍상수 감독의 15번째 장편 영화 ‘우리 선희’, 장애와 노인·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주제를 풀어낸 옴니버스 인권영화 ‘어떤 시선’까지 평단과 대중에게 호평을 얻은 최고의 화제작들이 상영된다. 연말 시즌에 어울리는 따뜻한 감성의 로맨틱 코미디와 삶의 성찰을 담은 영화도 대거 만나 볼 수 있다. 두 남녀에게 20년 동안 반복되는 특별한 하루를 담은 멜로 영화 ‘원데이’, 우디 앨런 감독이 파리에 이어 로마에서 일어나는 짜릿한 일탈을 그린 ‘로마 위드 러브’, 인생의 변화를 맞이한 4인의 음악인들을 통해 삶과 예술 세계를 그린 ‘마지막 4중주’, 아버지와 아들의 반복되는 운명을 그린 영화로 할리우드의 대세남 라이언 고슬링이 출연한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중경삼림’ ‘동사서독 리덕스’ ‘일대종사’ 등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들과 ‘빨간머리 앤:그린게이블로 가는 길’ ‘언어의 정원’ 등 애니메이션 명작도 관객들과 만난다. 자세한 상영작 정보는 씨네코드 선재의 홈페이지(http://cafe.naver.com/artsonjearthall)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장하나 의원 대선불복 입장 전문]“朴 대통령 사퇴하고 보궐선거 하라”

    [장하나 의원 대선불복 입장 전문]“朴 대통령 사퇴하고 보궐선거 하라”

    민주당 비례대표 초선인 장하나(36) 의원이 8일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면서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내년 6·4 지방선거 때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를 것을 주장했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발언은 나왔지만 현역 의원이 선거불복을 명시적으로 밝히며 박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고 보궐선거를 하라’는 제목의 개인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은 장하나 의원의 성명 전문. 부정선거 수혜자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라. 6.4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 실시하자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을 선언한다. 국정원이 박근혜 후보 대통령 당선을 위해 2270개 트위터 계정으로 2200만 건의 댓글을 조직적 게시했음이 확인되었다. 국방부 사이버사령부도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매일 청와대에 보고해 가면서 댓글 2300만 건을 달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까지 받았다. 국가보훈처에서도 국정원이 제작한 동영상을 배포하고 안보교육을 명분으로 유권자 수십만 명에게 영향을 주는 불법선거개입에 가담했다. 현재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도 지난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선거는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총동원된 총체적 부정선거임이 명백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대로 본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을지 몰라도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의 도움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하는 것뿐이다. 그동안 부정선거개입 당사자들과 그 공범자들은 선거부정이 언급될 때마다 ‘대선불복’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책임론을 방어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 또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이것을 은폐하기 위해 당사자들을 ‘개인적일탈’로 꼬리를 자르고 검찰총장과 검찰수사 책임자를 찍어냄으로써 스스로 불법선거개입의 숨겨진 공범임을 시인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단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부정선거, 불공정선거로 치러진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이며, 다가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것이라곤 후보시절 공약 한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민영화 반대를 버리고 전교조, 공무원노조 등 노동조합과 진보정당 부정하고 파괴는 헌법 유린의 공안통치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가 총과 탱크를 앞세운 쿠데타로 대통령이 되었다면,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사이버쿠데타로 바뀌었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만일,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위한 민생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쓸 생각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이 불공정했음을 인정하고 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순응해 즉각 사퇴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하면 다가오는 6. 4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보궐선거를 동시에 실시하여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모든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4년 임기 동안 부정선거 수혜자로 반쪽짜리 대통령이 되어 끝없이 사퇴의 압박과 억압통치 사이에서 버틸 것인가. 진실규명과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비용이 절감되는 공정한 재선거를 통해 온전한 대통령으로 다시 당선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부정선거를 뿌리 뽑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국민의 투쟁은 진실규명과 재선거 실시가 약속되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결단을 촉구한다. 2013. 12. 6. 민주당 국회의원 장 하 나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예쁜남자’ 아이유, 보통 아닌 패션센스 ‘화제 만발’

    ‘예쁜남자’ 아이유, 보통 아닌 패션센스 ‘화제 만발’

    아이유 예쁜남자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보러가기 <클릭> 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남자’에서 김보통의 패션이 매회 화제에 오르고 있다. 독고마테(장근석 분)를 짝사랑하는 김보통 역할을 맡은 아이유의 ‘보통룩’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증명해 주고 있다. 극중 김보통은 평범함을 거부하는 색다른 패션이 핫 아이템이 되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12월 5일 방송된 데님 오버롤즈와 스타일링한 오리 니트는 앙고라 느낌의 따뜻한 소재에 귀여운 오리패턴이 러블리 ‘보통룩’을 완성시켰다. 또한 블랙 앤 화이트 짝짝이 스타킹을 신어 화제가 된 룩에서는 깜찍한 느낌의 숏 가디건에 빨간장미 코사지를 스타일링하여 톡톡 튀는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드라마 ‘예쁜남자’ 속 아이유 패션에 네티즌들은 “신개념 패션 앞으로가 기대돼”, “개성 넘치는 패션, 아이유라 더욱 사랑스러워”, 등의 반응이 보이고 있다. 매번 다양한 패션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김보통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KBS 2TV ‘예쁜 남자’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지 3無2有

    성북구 길음2동에서는 지난해 여름 한 독거노인이 홀로 숨을 거둔 뒤 사흘 만에 발견됐다. 동 복지협의체는 고독사와 사망 뒤 장기 방치가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에 10월부터 안부 확인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초 협의체 위원 한 명이 70대 A씨를 안부 확인차 방문했다가 심상찮은 느낌을 받았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인 A씨에겐 부양 의무자인 아들들이 있었지만 가족 관계 단절로 40년이나 홀로 살던 터였다. A씨는 우울감을 호소하며 “내가 죽으면 집 보증금으로 장례를 치러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협의체 위원은 주민센터에 상황을 알리고 수시 방문하기로 했다. 며칠 뒤 집안에서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처음 찾았던 병원은 입원 수속을 거부하기도 했다. 다른 병원으로 옮겼지만, A씨는 닷새 후 숨을 거뒀다. 고독사는 겨우 막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을 돌보기란 쉽지 않았다. 협의체는 회의를 열어 장례비 지원을 결정했다. 병원 지원을 이끌어 내 병원비도 줄였다. 수소문 끝에 찾은 가족들은 처음엔 장례 절차에 참여하기를 꺼렸으나 위원들이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가족장을 치를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성북아트홀에서 동 복지협의체 우수 사례 발표회가 열렸다. 동 복지협의체는 2011년 5월 전국 최초로 성북구에 도입된 민관 복지 네트워크다. 20개 동마다 20~30명씩 동네 사정에 밝고 지역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는 주민 468명이 참여해 저소득 가정의 생계, 의료, 주거, 교육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구는 해마다 3무(無-굶주림·고독·자살)2유(有-새 가족·아름다운 돌봄)를 실천하는 사례를 널리 공유하기 위해 발표회를 한다. 최근 구가 보건복지부 선정 복지행정상 2관왕에 올랐던 터라 발표회는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제주도 등 12개 자치단체에서 온 복지 관계자 50여명이 지켜볼 정도였다. 다양한 성과들이 여러 가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발표됐다. 화려한 무대 장치도, 빼어난 연기도 없었지만 협의체 위원들이 직접 사례를 골라 원고와 발표 자료를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는 등 진심을 담은 이야기에 객석 반응은 뜨거웠다. 고독사 방지 경험담을 역할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 길음2동이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실제 장례를 도왔던 주민들이 무대를 꾸며 감동이 곱절이었다. 김영배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건네도록 복지협의체, 마을 만들기, 마음돌보미 등 지역공동체망을 보강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19禁을 허하라

    19禁을 허하라

    애들은 가라? 요즘 대중문화계에 19금(禁) 마케팅이 한창이다. 가요,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계 전 장르에 걸쳐 파격적인 19금 코드가 문화 콘텐츠의 틈새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여전히 선정성과 폭력성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 각종 차트 1위를 휩쓸고 있는 혼성 듀오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 그룹 포미닛의 현아와 비스트의 장현성이 결성한 이 그룹은 ‘내일은 없어’라는 곡으로 온라인 음원과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돌풍에는 19금 딱지가 붙은 뮤직비디오가 단단히 한 몫을 했다. 현아와 장현승의 파격적인 스킨십과 베드신이 등장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노래는 지난 16일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클릭을 돌파했다. 이어 소속사는 지난 4일 ‘내일은 없어’의 19금 무삭제판을 공개했다.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를 모티브로 위태로운 청춘의 자화상을 담는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아이돌 스타들이 이처럼 수위가 높은 19금 코드에 도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일명 ‘그로운-업’(성인) 콘셉트를 표방한 소속사의 전략이 숨어 있다. 소년, 소녀의 이미지를 통해 예쁘고 순수함을 강조했던 아이돌 시장에 19금이 새로운 블로오션으로 떠오른 것.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대에 데뷔한 현아와 장현승이 20대를 넘긴 만큼 그들이 성장하면서 가질 수 있는 여성미와 남성미를 극대화해 어른들의 이야기로 승부한다는 전략이었다”면서 “우리 사회는 아이돌의 섹시함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에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도입해 섹시한 느낌을 완화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최근 가요계에는 3인조 그룹 팬텀의 ‘신세계’, 빅스의 ‘저주인형’ 등 19금 뮤직 비디오가 쏟아지고 있다. 좀 더 세고 강렬한 이미지로 차별점을 찍으려는 전략으로 유튜브에 무삭제판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것도 관례화되고 있다. 이 뮤직 비디오의 제작자들은 이런 관행을 “곡의 가사와 분위기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하지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은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19금 코드가 포화 상태 아이돌 시장의 틈새 전략인 것은 맞지만 뮤직비디오, 노래와 퍼포먼스 등 어느 정도 완성도를 담보해야 하는 것이지 무조건 자극적이라면 흥행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가에서도 올해 아슬아슬한 19금 코드는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tvN SNL 코리아가 섹시 콘셉트를 내세운 19금 코드를 주도했고 MC 신동엽은 일명 ‘섹드립’(야한 농담) 개그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가 진행하는 종편의 ‘마녀사냥’도 회를 거듭할수록 성적 농담의 수위가 높아져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상반기에는 MBC 에브리원 ‘하하의 19TV 하극상’ 등 19금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도 전파를 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은 지상파 범위 밖의 이야기다. 지상파에서 MBC ‘놀러와’와 SBS ‘자기야’는 19금 코드를 내세운 성인 버전을 방송했지만 수위 조절에 실패해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한편 영화계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의 19금이 유행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등장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제작자들은 표현의 수위를 조금 낮추면 더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고 19금 전략을 앞세운다. 세고 과감한 ‘어른들의 영화’임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 영화 ‘화이’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16세 하이틴 스타이자 주인공인 여진구조차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이준이 출연한 영화 ‘배우는 배우다’도 이준의 노출과 베드신 등 19금 코드가 영화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한편 드라마 ‘학교’와 ‘상속자들’에서 고교생으로 출연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김우빈 주연의 영화 ‘친구2’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두 드라마에서 교복을 입고 나온 김우빈은 이 작품에서 조직 폭력배 연기를 펼치며 잔인하고 강도 높은 액션 장면을 선보인다. 영화 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19금이 예전에는 무조건 야한 영화를 뜻했지만 요즘은 타협점을 찾지 않고 보다 날 선 표현으로 색깔을 잘 살린 영화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한국 영화의 주 관객층이 10~20대에서 30~50대로 이동하면서 투자자도 모든 연령대보다는 성인 관객의 눈높이에 정조준한 영화를 선호하는 것이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빌 게이츠 자선재단, 신개념 콘돔 아이디어 공모 당선작 선정

    빌 게이츠 자선재단, 신개념 콘돔 아이디어 공모 당선작 선정

    ‘사람의 온기에 닿으면 수축하는 콘돔’, ‘소 힘줄로 만든 콘돔’… 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가 세운 자선재단이 새로운 콘돔 개발 지원에 몰두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 등에 따르면 ‘빌&멜린다’ 재단은 차세대 콘돔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11개 아이디어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소의 힘줄로 만든 콘돔이다. 소 힘줄로 만든 콘돔은 사람의 피부와 비슷해 착용감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사람의 온기에 닿으면 수축되는 특성을 지닌 물질로 콘돔을 만들면 최적의 착용감을 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선정작에 포함됐다. 또 주로 어두운 밤에 사용함에 따라 착용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콘돔 포장을 양쪽으로 뜯어내면서 동시에 착용이 가능한 콘돔도 차세대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어두운 밤에 콘돔을 수습하느라 허둥대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을 높게 산 것이다. 게이츠 재단은 이들 11개 선정작에 우선 각각 10만 달러(1억 1000만원)를 지원했다. 아이디어가 채택된 사람들은 앞으로 18개월 내에 상용화 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 및 임상 목적의 실험 단계에까지 이르면 1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한다. 이번 콘돔 아이디어 공모에는 인도의 유명 콘돔 제작업체를 비롯해 미국의 화학자, 영국의 진공청소기 관련 업체 등으로부터 모두 812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게이츠 재단이 차세대 콘돔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섹스의 즐거움을 높여주는 동시에 불필요한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콘돔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차세대 콘돔을 개발해 콘돔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 에이즈 등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번 차세대 콘돔 개발 공모는 ‘얼핏 보면 정신 나간 소리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닌 과학자를 지원한다는 게이츠 재단의 ‘대도전과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컨빅션(씨네프 오후 3시) 서로 의지해 살아가던 베티 앤과 케니 남매. 그러던 어느 날, 케니는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종신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베티 앤은 사랑하는 오빠를 감옥에서 구해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변호사들은 사건 맡기를 거부한다. 그렇게 점점 지쳐가는 오빠의 모습을 보고 있던 베티 앤은 자신이 변호사가 되어 오빠를 구해내기로 마음먹는다.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2(애니맥스 오후 3시) 지우와 친구들은 가리비칼 킹 결정전이 열리는 가리비칼킹섬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많은 수댕이들과 쌍검자비가 있다. 가리비칼 킹 결정전의 우승 포켓몬은 황금 가리비칼을 선물로 받고 여자 부문에서 우승한 수댕희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편 지우의 수댕이는 수댕희를 보고 한눈에 반하고 전력을 다해 우승을 노린다. ■리퍼 스트리트(CGV 밤 12시)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시체가 마을에서 발견된다. 시체에서 잭 더 리퍼만이 남기는 특별한 흔적을 발견한 형사들은 잭 더 리퍼가 다시 돌아온 것인지 수사하기 시작한다. 한편 63세의 장난감 제작자가 구타를 당해 죽은 채 발견된다. 마을의 대표 위원들은 14세의 소년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이에 형사들은 소년의 결백을 위해 살인범을 찾기 시작한다. ■킬링 케네디(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1시) 1959년. 두 남자가 서로 다른 그들의 삶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한 사람은 워싱턴 DC.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고, 다른 한 사람은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미국 시민권을 영원히 포기한다. 그런데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 두 사람이 역사의 흐름을 바꾸게 될 대격변의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환경스페셜(환경TV 오전 10시 40분) 한정된 화석 에너지 자원의 고갈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기후변화가 오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지금,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과 청정 녹색기술의 연구 개발을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훼손을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덴마크가 오늘날 최고의 에너지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니켈로디언 밤 9시) 평소와 다를 게 없었던 어느 날, 무언가 이상하다. 엄마·아빠도 티미를 못 알아보고, 친구들과 크로커 선생님까지 티미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사나운 로봇들이 티미를 제거하려고 덤벼들기까지 한다. 어안이 벙벙한 티미 앞에 조르겐이 나타나 이 모든 것이 수호천사 세계에 쳐들어온 어둠의 세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