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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인가수 PR비 최소2억”,연예계 비리 실상은

    지난해 3월 신인가수 K군을 띄우려고 그의 아버지가 ‘PR비’(로비에 드는 돈)로 10억여원을 썼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는 얘기가 연예가에서 공공연하게 떠돌았다.당시 내로라하는 연기자를 동원해 해외에서 뮤직비디오(뮤비)도 찍었는데 뮤비 제작만 잠깐 화제가 됐을 뿐 가수나 노래는 전혀 빛을 보지 못했다. 연예가에서는 ‘자질이 있는 신인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누구나 말한다.그러면서도 스타는 키워지는 것인 만큼 연줄을 동원해 돈을 쓰는 등 막강한 기획과 PR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방송사 PD와 연예기획사는 한솥밥?-TV에 얼굴이 나오고 라디오에서 노래를 틀어주는 등 대중매체가 바람을 잡아주지 않으면 장사하기 힘들다고 음반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A기획사 매니저는 “작심하고 키우는 신인가수 PR비는 최소 2억원이 든다.”면서 “PR비는 공식 홍보비와는 별도로 방송사 간부와 일선 PD,특정 매체기자들에게 건네지는 데 방송사 PR비가 절대적으로 많이 책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룸살롱 등에서 접대하는 일은 기본”이라면서 “PR비를 전문으로 전해주는 홍보매니저가 배달사고를 내는 일이 종종 발생해 요즘은 안면있는 기획사 간부들이 직접 전해주거나 아예 관계자의 차에 놓고 온다.”고 말했다. 기획사가 신인가수의 컨셉트를 잡아오면 PD가 프로그램의 어떤 코너에 출연시키고 조명은 어떻게 잡아줄지까지 세세히 고려해 함께 스타를 만드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때문에 PR비란 위험을 공유하는 데 따른 당연한 대가로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B기획사 매니저는 “연예사업이 산업화되면서 스타급을 확보한 기획사들은 방송사에 이들을 출연시키는 대가로 같은 사 소속 신인가수를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맞바꾸기’ 관행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예능국이 너무 큰 게 문제-가요 PR비 문제를 지난 2월 검찰에 제보한 문화개혁시민연대의 이동연 사무차장은 “가요순위를 정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나 가수들의 개인기 등을 보여주는 오락·쇼 프로그램 등이 채널을 주도할 만큼 예능국의 힘이 과도한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기업화한 기획사와 방송권력이 유착관계를 형성하면서 음반 매니지먼트가 음반제작이나 라이브공연에는 소홀해지는 반면 비주얼한 댄스가수를 키워 가요계를 독점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는 것이다. C기획사 매니저는 “로비는 1960년대 쇼 프로그램이 생길 때부터 시작된 관행”이라면서 “팝 위주로 편성되던 음악 프로그램이 가요 중심으로 된 데다 오락 프로그램까지 가수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요즘 방송은 산업화한 기획사의 로비력이 집중된 마당”이라고 말했다. ◆방송계 입장-수사 초기만 해도 으레 몇 년에 한 번 치르는 ‘행사’처럼 여기던 방송계에서는 음악전문 케이블TV와 유수한 기획사 대표,인기가수들이 잇따라 소환되고 방송사 국장급 간부들에게도 수사가 미치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각 방송국은 겉으로는 “유착관계가 있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하지만 개인비리를 방송국 전체의 비리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한 방송국 관계자는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고액의 금품을 받은 적은 없지만 작은 선물이나 상품권 등을 거부감없이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젊은 PD들 사이에서는 “이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고 자체적으로 정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방송계는 이번 수사의 여파로 가요·오락 프로그램이 상당 기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미 연락이 되지 않는 매니저가 많아 연예인 출연 섭외가 쉽지 않은 데다,시청자들도 출연자를 곱지 않게 볼 것이 뻔해 출연을 기피하는 연예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가요계 해법은-평소 가수·매니저들로 들끓던 방송국 라디오 제작국 근처 휴게실은 요즘 썰렁하다.월드컵이 끝나면 홍보를 하겠다던 음반발표를 속속 미루고 있다.지난해부터 불황에 빠진 가요계는 검찰 수사로 회생의 기미를 잃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가요평론가 강헌씨는 “방송국이 대중가요에 너무 큰 힘을 갖는 바람에 생긴 부작용인 만큼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아예 폐지하고,실력있는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 위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연대 이동연 차장은 “음반사는10대 댄스가수를 키우는 관행을 탈피하고 라이브 무대 등 방송국 이외의 홍보 루트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방송사도 연예인 캐스팅과 관련해 자정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평론가는 “과거의 예를 볼 때 수사가 끝나면 관계자들이 더욱 몸을 조심해 PR비 액수만 커지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제도 개선이 따르지 않는 일회성 수사는 역효과만 크다.”고 꼬집었다. 주현진 이송하기자 jhj@ ■‘연예계 악폐' 뿌리뽑기 검찰이 연예계 거악(巨惡) 척결에 나섰다. 특히 돈을 매개로 연결돼 연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대형 연예기획사와 방송사 간부급 인사들이 이번 수사의 타깃임이 분명해지고 있다.검찰의 한 관계자도 “과거처럼 일회성 수사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조적 연예 비리의 핵(核)을 제거하는 게 이번 수사의 목표임을 시사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형 연예기획사 최고경영자들과 방송사 간부급 인사들이 검찰에 줄소환되고 있다. 이미 음악전문채널 m.net 상무 김종진(43)씨가 앨범홍보비 명목으로 5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된 데 이어 대형 연예기획사인 GM기획의 권승식(45) 대표,음악전문채널 KMTV 사장 장찬정(50)씨 등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자신들에게 미치고 있음을 감지한 듯 상당수 ‘막후 실력자’들은 자취를 감췄다.또다른 대형기획사인 도레미미디어의 박남성(50)사장과 GM기획 대주주인 김광수(41)씨 등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인 이수만(50)씨는 명목상 해외출장중이다.거액의 앨범홍보비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방송사의 간부급 PD들도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내 연예관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요계에서 앨범홍보비라는 ‘검은 돈’이 유통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에 주목하고 있다.이른바 ‘스타메이킹시스템’이라는 명분으로 기획사와 방송사 간부들이 유착됐고,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악어와 악어새’관계가 고착·관행화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일부 기획사에 조직폭력 집단과 일본 야쿠자의 자본이 유입됐다는 첩보도 확인하고 있다.한 기획사 관계자는 “조폭이나 야쿠자 자본을 받아들인 일부 기획사는 풍부한 자본력으로 앨범홍보비를 쏟아붓고 있다.”고 폭로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치밀한 내사를 벌여온 검찰이 ‘연예계 거악과의 전쟁’에서 만족할 만한 수사 성과를 얻을지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세계 포르노그라피 품위있게 훔쳐보기

    그들,특히 여자는 고속도로에서 차를 세워 타는 히치하이킹을 통해 기대 이상의 쾌락을 얻었다.그것은 그들이 ‘일상’이라는 경계에서 벗어나서 맛볼수 있는 최상의 기쁨이었다.그러나 그들이 지불한 대가도 값비쌌다.그것은 어떤 노력으로도 이전의 자신을 복원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그들은 서로 동의해 ‘게임’에 빠져 들었지만 남은 것은 ‘상처입은 현실’뿐이었다. 놀이를 통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욕망을 거침없이 발산하는 두 남녀의 ‘있을 수 있는 게임’을 그린 밀란 쿤데라의 소설 ‘히치하이킹게임’은 이렇듯 그로테스크한 인간심리의 이면을 들춰 보인다. ‘포르노그라피’ 혹은 ‘에로티시즘’이라는 테마에 맞춰 모은 세계 각지의 글을 한 자리에서 읽는 것은 확실히 의미있는 작업이다.‘품격’을 수반하는 ‘재미’라는 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므로.이런 점에서 밀란 쿤데라와‘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중국의 진염과 러시아의 아나톨리 김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작가들의 에로틱한 단편소설을 엮은 ‘히치하이킹게임’(현암사)은눈길을 줄 만하다. 외국어대 외국문학연구소가 선정,번역한 12편의 에로티시즘 소설을 한 권으로 묶었다.엄마의 친구에게서 성적 충동을 느끼는 소년,마에스트로의 지휘에 흥분한 아가씨 등 성(性)을 전면에 내세운 인물들의 심리와 성적 환상이 각각 개성 있는 문체로 그려졌다. 표제작인 ‘히치하이킹 게임’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널리 알려진 체코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의 단편소설.휴가를 얻어 여행길에 나선 남녀가 벌이는 섹스게임을 통해 이성과 본능,억제와 발산의 충동이 상충하는 인간의 이중적 심리를 ‘가능한 현실’로 구성해 냈다. 오랫동안 결핵을 앓는 바람에 몸과 마음의 사랑이 따로일 수밖에 없었던 숨진 남편에 대한 미련,그리고 새로운 남편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심리적 갈등구조로 엮어낸 일본의 노벨상 수상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물의 달’도 수작이다.병과 죽음,결혼,광기,생명의 문제가 무척 섬세하게 묘사됐다. 스페인의 중견작가 카비에르 케르카스가 쓴 ‘엄마의 친구’는 ‘사랑에는 법칙이 따로 없다.’는 예외적인 상황의 고백이다.엄마 친구와의 상상적 결합을 통해 흥분하고 좌절하면서 겪는 혼돈과 모순이 사회적 통념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체화된다. 중국의 여류작가 진염의 ‘침묵하는 좌측 유방’은 중국 사회를 지배해 온 전통적 관념에 맞서 스스로의 성적 정체성을 깨우쳐 가는 한 여성의 ‘세상과의 의사소통’을 다룬 작품이다.제목이 암시하듯 작가는 여성의 유방과 좌측이 갖는 상징성,그리고 그 좌측 유방의 침묵을 들춰 역설적으로 ‘결코 침묵하지 않는 좌측 유방’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호주의 패트릭 화이트,오스트리아의 후고 폰 호프만슈탈,한국계 러시아인 아나톨리 김,터키의 세르칸 으슨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책을 읽기 전에 D H로렌스의 이 지적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우리가 진실로 갈망하는 ‘순수’와 ‘고결’의 에로스는 없다.각각 격이 다른 가면의 에로스만 있을 뿐이다.” 심재억기자
  • 새영화/ 로맨틱 코미디 ‘서프라이즈’ 친구 애인과 사랑에 빠진다면 ?

    친구 애인과 사랑에 빠진다면? 영화 ‘서프라이즈’(5일 개봉)는 세대를 초월한 이 평범한 가정을 신세대식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로맨틱 코미디다. 미령(김민희)은 애인 정우(신하균)가 귀국하는 날 깜짝파티를 열어주려고한다.하지만 정우가 혼혈인 것을 알게 된 아버지는 갑자기 결사반대를 선언하고,다급해진 미령은 아버지 허락을 받을 때까지 친구 하영(이요원)에게 애인을 붙잡아 달라고 부탁한다.공항으로 달려간 하영.‘애인의 친구’라는 신분을 숨기고 정우를 따라붙는데…. 칸영화제 마켓에서 아이템과 스틸만으로 태국의 한 영화사에 수출했다는 제작사의 자랑대로 영화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서울로 가는 척하며 용유도로 빠지고,열쇠를 잃어버린 척하며 폐선에 가둬버리고,도망친 정우가 탄 공항버스를 경찰차로 추적하는 등 수단방법 가리지않고 찰거머리처럼 쫓아가는 하영과 순진한 사내의 에피소드는 나름대로 머리를 많이 쓴 듯하다.언제 들통날지 모르는 상황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면서,거부감없이 따라 웃을 수 있다. 황당한 설정이지만 영화는 억지 웃음을 끌어내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보인다.참을 수 있는 정도까지 적당히 끌고 간 뒤 하영의 정체를 드러낸다.그리고 후반부에는 서서히 빠져드는 사랑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그리고이 모든 상황을 뒤집는 반전까지 준비해 관객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고지식한 관객이라면 영화의 반전이 잘 이해되지 않을 듯.‘아 그랬구나.’라고 생각했다가도 곰곰이 영화 전체를 돌아보면 의문이 꼬리를 문다.미령과 하영의 공작이 실패로 돌아갔는데도 깜짝파티가 제대로 열리는 이유도 모르겠고,애인을 바보로 만들면서까지 난리법석을 떠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치밀하게 조각을 짜 맞춰 관객의 허를 찌르려 했지만 어딘지 퍼즐의한 조각이 빠진 듯한 느낌이다. 김소연기자
  • 27일 종영 드라마’로망스’-‘師弟사랑’ 매끄럽게… 찬사·비난 동시에

    ‘여교사와 고교생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MBC 수목드라마 ‘로망스’가 26일은 건너뛰고 27일 오후 9시55분 15·16회를 잇따라 방영하면서 막을 내린다. 이 드라마는 월드컵 경기중계 때문에 고정 시간대에 방송하지 못했는데도 2 5%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아울러 젊은 세대로부터는 열렬한 호응을,교직사회로부터는 격한 반발을 함께 불러왔다. ‘로망스’를 옹호하는 쪽은 먼저 공개적인 논의조차 할 수 없던 ‘사회적 금기’를 매끄럽게 풀어내 드라마의 지평을 높였으며,대중의 달라진 성(性) 의식을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평가한다.특히 여성이 지위·능력 면에서 모두 월등한 상황을 설정해,기존 드라마가 보여주던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틀 을 깬 점도 높이 샀다. 정신과 의사 표진의씨는 “‘로망스’는 있을 수 없는 파격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이미 보편화한 사회현상을 자연스럽게 풀어내 인기를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윤리성 논쟁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드라마는 문화를 선도하기보다 현실을 반영하는 데 불과하다.”면서 거부 논리를 일축 했다. 작가 배유미씨도 “사춘기때 여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는 추억”이라면서 “이를 가볍고 일상적으로 표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처리해 사회적 금기가 반드시 악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발 또한 적지 않았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일부 교육단체와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교사의 권위를 실추하고 선정적인 내용을 담았다고 제작진에게 항의했다.그 결과 여주인공은 드라마 전개 중간쯤에 교사 직을 그만둬,‘여교사와 남학생의 사랑’은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으로 완화 됐다. 윤리성 공방과는 별도로 드라마가 실제적으로 여성을 비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미디어 열린 세상의 전상금 대표는 “여선생님이 6살이나 많았지만 시종일관 끌려다니는 인상을 줘 왜곡된 여성상을 보여주었다.”면서 “궁극적으로 여성의 지위를 변화시킨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드라마는 인기만큼이나 풍성한 뒷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디자인한 것으로 나오는 청바지·청스커트는 판매량이 10%정도 늘 었고,극중 그의 일터인 동대문 ‘누존’ 상가에는 20% 이상 많은 손님이 북 적인다고 한다. 또 극중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으로 소개된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박물관의 벚꽃길도 유명세를 타면서 데이트 명소로 떠올랐다.주제곡 ‘프로미스’를 부른 가수 ‘Be’도 이 노래로 이름을 알린 것은 물론 소녀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바이올린 명장 재일동포 진창현씨 광주시에 악기 기증

    재일동포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린 명장(明匠) 진창현(陳昌鉉·74)씨가 25일 자신이 손수 제작한 악기 4점을 광주시에 기증했다.경북 김천이 고향인 진씨가 광주시립미술관에 자신의 혼이 깃든 작품을 기증한 것은 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인 재일동포 하정웅씨와의 인연 때문이다. 지난해 광주를 방문했을 때 수백점의 유명 미술품을 시립미술관에 기증한 하씨의 조국 사랑에 감탄,결국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악기를 기증하게 된 것이라고. 진씨는 “월드컵 4강전이 열리는 뜻깊은 날 악기를 광주시민들의 품에 안기게 돼 기쁘다.”면서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전 민족이 관심과 사랑을 가져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15살 때 일본으로 건너간 진씨는 메이지(明治) 대학교를 졸업했으나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당해 무직자로 지내다 우연히 바이올린에 관한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돼 바이올린 제작에 인생을 걸게 됐다. 독학으로 바이올린 제작기술을 익힌 진씨는 1976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 바이올린·비올라·첼로 제작자 경연대회에 참가,6개 종목 가운데 5개 종목에 서 금메달을 땄다. 이어 1984년 세계에 5명밖에 없는 ‘무감사(無監査) 제작자’로 인정받았고 세계바이올린 제작자협회가 추대한 ‘마스터 메이커’(명장) 칭호를 얻었다 .진씨는 최근 한국에서 평생 예술혼을 불태워 온 진씨의 인생역정을 담은 자서전 ‘74세 청년 장인-조국의 젊은이들에게 고함’(286쪽·혜림커뮤니케이 션)도 한국에서 출간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에듀토피아/ 모스크바 유일의 한민족교육기관 1086학교 엄넬리교장

    “우리가 심고 가꾼 코스모스 꽃길…,친구들과 함께 걸어갑니다.” 초등학교 4학년생인 러시아인 이고리(9)양은 한국어책에나오는 ‘꽃길’이라는 시를 또박또박 읽어 나갔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남서쪽 베젠스키가에 위치한 1086학교(교장 엄넬리)에서는 한국어수업이 한창이다. 1086학교는 모스크바시가 운영하는 공립 학교이자 유일한 한민족(韓民族) 학교이다.또 95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러시아내 소수 민족 8대 우수학교이며 대학 진학률이 평균 98%에 이르는 모스크바의 제일 명문이기도 하다. 1086학교는 지난 92년 9월 교포 4세인 엄넬리(62·여) 교장의 피나는 노력끝에 세워졌다.때문에 엄 교장의 삶은 곧 1086학교나 다름없다.엄 교장의 한국 이름은 엄복순(嚴福順)이다. “소련 해체 이후 고려인들의 자녀들에게 한민족의 뿌리와 얼을 일깨워 줘 당당하게 러시아 시민으로 살아가도록교육할 필요성을 절감했지요.그래서 러시아 교육부와 모스크바시를 드나들며 차관과 시장을 설득한 끝에 승인을 받아냈습니다.”엄 교장의 설립 당시에 대한 설명이다.학교의 운영비는 전액 모스크바시에서 댄다. 엄 교장은 학교를 설립할 당시 한국말을 제대로,아니 거의 못했다.하지만 지금은 전혀 막힘이 없다.한국어 수업을 맡을 정도로 유창하다.교육학 박사학위도 3년전에 취득한 학구파다. 엄 교장은 현재 스스로 한국어를 터득한 경험과 100여권의 한국어책을 토대로 한국어 교본을 제작,조만간 발간할예정이다. 전체 798명의 학생들은 50여개 민족으로 이뤄졌다.고려인이 55∼65%,러시아인 35%이다.일본·미국·중국·베트남의 학생들도 50여명에 이른다.한국인의 자녀도 43명이나 다닌다.공립인 만큼 일정 비율은 고려인이 아닌 타민족의 학생에게 할애되고 있다.교사는 56명이다. 엄 교장은 “상당수의 고려인 학생들은 이 곳에서 배우기 위해 멀리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 등에서 왔다.”면서 “입학을 희망하는 고려인 학생들이 많은데 모두 수용하지 못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1086학교의 교육과정이 설립 취지대로 한민족적이다.수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차임벨도 ‘아리랑’으로 되어 있다. 방과후 특별활동에는 태권도와 민속무용 시간도 들어 있다.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은 ‘차렷,준비,앞차기…’ 등 모든 용어를 한국어로 쓴다. 4평 정도의 온돌로 된 예절방도 갖췄다.차 마시는 법,절하는 법 등 한국의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미술실에는 한복과 함께 러시아의 전통의상이 걸려있다.학생들은 자매결연한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보내준 한복을입고 교육을 받는다. 한국어 시간도 1∼4학년까지는 주 2시간,5∼7학년까지는주 3시간이나 편성됐다.학생들은 수업 시작에 앞서 선생님들에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다른 민족의 학생들도 전혀 거부하지 않는다.오히려 자연스럽다. 중학교 1학년인 함올가(11)양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지금은 재미있다.”고 짧게 한국말로 말했다. 1086학교에 입학하려면 해마다 평균 10대 1 이상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졸업생 56명 가운데 러시아 최고 명문인 모스크바 국립대에 10명,모스크바 국제관계대에 21명,바우만공대에 6명이 입학했다.한명만을 빼고 나머지 모든 졸업생들이 대학에 들어갔다.모스크바 3600개 공립학교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엄 교장은 지난 97년 교육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러시아연방 최우수교장 훈장을 받았다.부상은 아파트 한채였다.77년 레닌훈장을 받은 적도 있다.때문에 모스크바시의 어떤 학교에 비해서도 학생 선발이나 독자적인 교사 임용 면직권 등 파격적인 우대를 받고 있다.월급도 많다. 하지만 월급은 우수 교사들의 보너스로 나눠주는 등 학교재정으로 고스란히 들어간다. 엄 교장은 “한민족의 긍지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민족·인종 차별을 받지 않고 떳떳하게어깨를 펴고 교문을 들어서는 학생들을 보면 더없이 뿌듯합니다.”라며 2평 남짓한 교장실로 발길을 옮겼다. 모스크바 박홍기 특파원 hkpark@ ■러시아 교육제도는 러시아는 초·중·고교를 비롯,대학까지 모든 교육의 무상교육을 표방하고 있다.하지만 국가의 재정난 탓에 대학은 사실상 국가 지원이 중단된 상태이다. ◆유치원=2000년 기준,5만 6639곳에 437만명이 다닌다.7세 이하의 어린이는 지역내 유치원에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구 소련의 유아교육 강화에 따라 시설이나 교육내용이우수하다. ◆초·중등학교=7만 3123개교에 2445만명이 재학중이다.학제는 기본적으로 1∼11학년제이다.수업 연한은 초등학교의 경우,3∼4년,중학교는 5년,고교는 2∼3년이다.학교명은개교 연도와 설립 목적에 따라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한다.모스크바 No.1086학교가 그 예이다. 영재교육을 목적으로 한 특수학교는 수학·과학·음악·미술·체육 등 해당 분야의 우수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보통 중등교육을 마친 학생 중 30%는 대학 진학,55%는 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15%는 공공봉사기관에서 직업과 학업을 병행한다. ◆고등교육기관=국립대 587개교,사립대 334개교에 모두 355만명이 재학중이다.러시아의 대학은 전통적으로 학사와석사과정을 통합한 5년제이다.90년대 중반부터 대학과정을 4년제로,석사과정을 2년제로 개편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종합대학은 대도시에 45개교가 있다.단과대학은 공학·의학·경영·항공·외국어 등 전문 분야로 특성화됐다.종합대학과 단과대학간의 질적인 차이가 없다.대학 졸업생들은 개인 사업이나 외국계 회사 취업을 선호한다. ◆교원=교원 보수의 빈약으로 우수 인재의 교원기피 현상이 심각하다.초·중등교원은 미화로 월 50∼100달러,대학교수 역시 50∼150달러 수준이다.따라서 첨단 과학인력·외국어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해외로 나가는 추세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학비=최신 시설을 갖춘 기숙사형 학교의 학비는 연 8000∼1만달러,일반 사립학교는 연 3500∼6000달러,외국 학교는 연 1만2000∼2만1000달러 선이다. ◆한국 유학생=지난해 11월 현재 1200여명에 달한다.지역별로는 모스크바에 700명으로 가장 많다.모스크바 국립대에 230명,마치항공대에 53명,차이코프스키음악원에 53명,그네신음악원에 36명이다.상트 페테부르크에 230명,블라디보스토크와 사할린 등 극동지역에 122명이 있다.
  •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 첫날 이모저모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28일 합법적인 선거운동이개시되자 각 지역 단체장 후보들은 등록과 함께 곧바로 유세장을 파고들었다.이들은 다양한 출정식으로 당선을 기원했으며 재래시장 등 사람 몰리는 곳을 찾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문병권(한나라당)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는 등록을 마치자마자 신내동 원광장애인복지관을 찾아 장애인과 서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서대문구청장에 출마한 현동훈(한나라당) 후보는 등록과함께 거리 유세에 나섰고 문석진(민주당) 후보는 필승결의대회를 가진 뒤 모래내 시장으로 달려갔다.무소속으로 등록한 이정규 후보도 남가좌동 가좌시장 등 재래시장을 돌며 유세전을 벌였다. 영등포구의 정진원(민주) 후보는 개소식을 갖고 당산동일대에서 차량유세를 폈고 김용일(한나라당) 후보는 직접등록을 한 뒤 구청 앞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송파구의 이유택(한나라당) 후보는 출정식에 이어 방이동 시장골목으로 달려가 유세를 했다.이용부(민주당) 후보는 선거 사무실 현판식을 갖고 거리 운동에 들어갔다. 은평구의 김영춘(민주당) 후보는 지역의 성당을 돌며 얼굴알리기에 나서 이채를 띠었다. ●민주노동당 의정부시지구당 목영대(39) 위원장과 부인차혜영(39)씨는 이날 의정부 시장과 시의원(자금동) 후보로 나란히 등록해 눈길. 목 후보는 성균관대학교 재학 시절 광주항쟁 진상규명 학내 시위 주도 혐의로 옥고를 치른 뒤 의정부노동상담소장을 지냈고 부인 차 후보는 의정부시보육조례 제정을 위한여성모임 대표,청소년 유해 성인극장 포스터 근절 대책위원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시민운동을 해왔다. 동두천 송내초등학교 동기동창인 목 후보와 차 후보는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다니며 학생운동을 함께 했고 졸업 뒤에는 의정부 지역에서 시민운동을함께 했다. ●이날 등록한 충남 15개 시장·군수 후보 가운데 최고령,최연소 후보의 나이 차이가 두 배나 났다. 최고령은 한나라당 후보인 정원영(鄭元永) 현 청양군수로 만 71세다. 반면 최연소는 공주시장 한나라당 후보 이준원(李畯遠)공주대교수가 만37세로 2명의 50대 후보와 맞붙는다. 그러나 후보로 결정되는 진통 과정은 비슷하다.정 후보는 자민련 후보경선을 거부한 뒤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탔고 이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됐지만‘선거활동을 안한다.’ 등의 이유로 공천이 취소됐다 다시 공천받았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는 이날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노동당 인천지역 후보 7명 전원에게 법정 선거기탁금을지원했다. 민노총은 조합원으로부터 1인당 2000원을 모아 조성한 2000여만원 가운데 시의원 후보 3명에게 300만원씩,구의원후보 4명에게 200만원씩을 전달했다. 민노총은 기탁금 지원 외에도 앞으로 포스터·유인물 제작비 등을 지원하는 한편 연맹·단위노조별 순회간담회,자원봉사자 등을 통해 지원활동을 적극 벌이기로 했다. ●경기도노동조합(위원장 김헌정) 소속 남녀 환경미화원조합원 5명이 광역·기초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태성크린스트리트㈜ 환경미화원 전순영(33·경기도노조포천 분회장)씨가 포천군 제2선거구,파주시설관리공단 환경미화원 해고자 정재철(31·경기도노조 파주 부분회장)씨가 파주시 제1선거구에 각각 민주노동당 공천으로 광역의원 후보에 등록했다. 고양시환경미화원 김주실(35·여)씨가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 환경미화원 나천봉(53)씨가의정부시 의정부3동,성남시 환경미화원 문공달(52)씨가 중원구 상대원1동에 각각 기초의회 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전국종합
  • 2002 월드컵/ 세계를 한강의 품으로

    월드컵 하루 전날.들뜬 기분을 주체할 수 없다면 한강으로 나가 보자.낮 12시부터 잠실에서 신명나는 ‘세계 민속한마당’이 펼쳐진다.오후 3시에는 ‘평화의 배’가 잠실을 떠나 상암동으로 향한다.오후 8시 배가 도착하면 ‘월드컵 전야제’의 무대가 열린다.잠실부터 상암동까지,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질 월드컵 공식 전일(前日)행사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미리본 전야제 26일 오후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상암동 월드컵 공원.까맣게 그을린 전야제 행사 진행요원들은 짜증이 날법도한데 표정이 밝았다.“처음 무대 설치를 할 때 이틀간 비가 내려 아까운 시간을 날렸죠.월드컵 개막식이 열릴 때까지 이렇게 좋은 날씨가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야제의 첫 마당을 장식할 무용수들을 지휘하는 조용환진행감독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월드컵 행사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그는 며칠 남지 않은 전야제의 준비에 행여 차질이 있을까봐 분주하게 이리저리 현장을 누볐다.월드컵 공원을 찾은 무용수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쿵따따 쿵따쿵…’마이크 소리에 맞춰 불을 형상화한 의물(儀物)을올렸다 내렸다 하는 무용수들은 군부대에서 동원된 장병들.음악·춤 동아리에서 활동한 장병 가운데 시험을 치러 뽑은 ‘정예’무용수들이다.이들이 선보일 ‘불춤’은 오염된 땅을 정화하는 의식으로 전야제의 시작을 여는 공연이다. 군부대 ‘오빠’들과 함께 무용을 전공하는 여고생들이날렵한 손동작으로 목어(木魚)를 힘차게 두드리고 있다.서울예고 1학년 김선정양은 “한달 전부터 수업 끝나고 연습해 손목이 너무 아프다.”면서 “그래도 세계적인 행사에참여하게 돼 좋다.”고 수줍은 듯 웃으며 연습 대열로 뛰어 들어갔다.안무를 맡은 김향금 창원대 무용과 교수는 “죽비,박 등을 이용,전통적인 소리의 어울림을 통해 화합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무대 연출을 맡은 오태호 감독은 ‘시민들의 축제’에 의의를 둔다.“세계적인 스타 위주의 공연보다는 시민들이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꾸몄습니다.” 낮 12시부터 잠실 둔치에서 진행될 민속 행사는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있다.상암동 전야제는 각 구청을 통해 서울시민 5만여명을 초청했다.나들이 나온 시민들을 위해 무대 뒤편에 대형스크린을 설치,입장권 없이도 인공호수 뒤 공원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 감독에게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물었다.“사실 FIFA 주관이라 모든 것을 허락 받아야 했죠.공식 스폰서인 S뮤직에서 소속 뮤지션들의 출연을 요구할 때는 난감했습니다.조수미,사피나는 경쟁사 소속이라 출연을 성사시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죠.” 결국 적당한 선에서 타협했지만 그 과정에서 오 감독은 마케팅과 평화의 축제라는 개념이 충돌하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방송중계도 골칫거리였다.월드컵 독점중계를 맡은 HBS측에서 “우리는 경기만 중계한다.”며 전야제 중계를 거부한 것.결국 국내 방송사에서 중계한 화면을 50여개국으로송출하기로 했다. 이번 전야제의 대표적 컨셉트는 ‘어깨동무’.기획을 맡은 홍성용 제작단장은 “한국이 중심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서겠다는 의미”라면서 “월드컵을 통해 친구가 되자는 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무대는 모두 다섯으로 구성된다.인공호수의 시원한 바람을 뒤로 받는 메인 무대,관람석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중앙 무대,전야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1000여명의 합창단이 설보조 무대,그리고 관람석 양쪽의 소나무 숲에 무대가 둘더 마련돼 있다.출연 인원만 모두 2600여명.화려하고 입체적인 전야제를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김소연기자 purple@ ■세계 민속 한마당/ 12시~18시 ‘한강에서 신명나게 놀아보세.’ 인간문화재와 세계 민속공연의 대가들이 함께하는 ‘세계 민속 한마당’이 낮 12시∼오후 6시 잠실 고수부지 1.7㎞를 따라 펼쳐진다. *대동마당 월드컵의 개최를 알리고 성공을 기원하는 제의로 구성된다.전북 기세배놀이,서울 고유제,전남 고놀이,전통춤 한마당,일본 타이코 다이 축제,농악 한마당 순. *전통마당 한국을 대표하는 연희 형태인 탈춤과 전통 춤,민요가 한데 어우러진 행사.경기 서해안 대동굿,고성 오광대 공연,봉산탈춤 등을 공연한다. *해외마당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프랑스,중국,파라과이,폴란드,세네갈,브라질,터키,일본,덴마크,슬로베니아등 11개국의 민속공연단을 초청했다.각국의 화려한 민속의상,춤,연주로 이국적인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민속놀이마당 시민들과 함께 하는 놀이 한마당.널뛰기,그네뛰기,줄타기,연날리기 등을 각 단체들이 시연하고 관람객들도 참여할 수 있다.한강변 하늘을 색색으로 누빌 무형문화재의 연날리기 시연도 장관.페이스 페인팅과 즉석사진촬영 등 가족단위 행사가 푸짐하다. ■상암행 평화의 배/15시~20시 신명나는 민속축제가 무르익는 오후 3시 잠실 한강공원에서는 ‘평화의 배’가 닻을 올린다.월드컵의 열기를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상암으로 실어나르는 것. 세계평화아동축제에 참가한 50여개국 어린이 250여명과유니세프 친선대사인 로저 무어 부부,남북이산가족 대표등 모두 500여명의 평화사절단이 한강 유람선에 오른다.32발의 축포가 터지고 2002개의 풍선이 하늘로 올라간다. 오후3시 평화의 배가 출항하면 좌우·전후를 모터보트,제트스키,소방선 등 선박 100여대가 호위한다.크고 작은 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강을 항해하는 모습은 일대 장관을 이룰 것이다. 오후 3시40분 잠수교에서는 취타대와 농악연주가,반포대교에서는 물줄기 분사쇼가 평화사절단을 반긴다.오후4시30분 여의도한강공원에 도착해 전야제 행사에 전달할 평화의 공을 받는다.오후 6시 양화대교에 들어서면 선단에서 종이 비둘기를 날리고,선유도에서는 연날리기,선녀춤 등의공연이 기다린다.오후 7시30분 난지도에 도착한 평화사절단 250여명은 청사초롱을 들고 전야제 무대로 향한다. ■전야제 3마당/20시~22시 평화의 배가 상암동에 도착하면 3마당으로 구성된 전야제의 화려한 막이 오른다. *설렘 생명의 태동을 의미하는 불춤,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로 막을 열어,35개의 목어 연주로 이어진다.낮은타악기 소리가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 삼라만상을 일깨운다.100여명의 전통 연희 공연단이 새 생명의 탄생을 춤사위로 표현한다. *어우름 클래식과 팝음악을 넘나드는 대형콘서트가 80분간 펼쳐진다.조수미,아케미 사카모토 등 한국과 일본의 유명 성악가들의 합동공연이 첫 무대를 장식한다.로봇 비둘기가 하늘로 비상,전 인류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마지막으로 조용필,리얼그룹 등 세계 유명 가수의 열창 무대가 준비돼 있다. *어깨동무 대금 연주,창 공연,패션 퍼레이드,아리랑과 대합창,불꽃축제 등 총 7가지 공연으로 구성된다.대미를 장식하는 최대의 장관은 ‘장벽 오프닝’.70명의 모델들이분단의 벽 앞에 서면 분단을 상징하는 거대한 장벽이 열린다.그 사이로 조용필과 1000명의 합창단이 걸어 나와 부르는 ‘꿈의 아리랑’이 전세계로 울려퍼진다.
  • [제정러시아 외교문서 새 발굴 대한제국 비사] (6)러와 淸,日 3국 국경분쟁

    한국과 러시아,중국 3국의 두만강쪽 국경은 1860년 당시러시아와 청 두 나라가 맺은 베이징조약에 의해 일방적으로 획정지어졌다.당시 청의 속국으로 여겨졌던 조선은 협정대상에서 아예 배제됐다. 이로써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조선은 유럽국가인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게 되었지만 1861년 8월1일 청,러 양국이 동부국경 최남단을 뜻하는 국경표지인 토자비(土字碑·러시아측은 이 비석을 세운 러시아군 장교의 이름 첫자를 따 T자비라고 불렀다.)를 두만강 연안에 세울 때까지 조선은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베이징조약의 영토조항인 제1조에 의해 러시아는 서북쪽으로는 아무르강,동쪽으로는 타타르스키해협과 동해를,남서쪽으로는 두만강하류에 이르는 이른바 연해주땅을 통째로 집어삼켰다.이 지역에는 원나라때부터 여진으로 불려왔던 말갈족과 고구려인,돌궐인,위구르인,거란인 등이 살고 있었으며 고구려와 발해의 고토(古土)였다. 연해주가 러시아의 영토가 되면서 1872년 러시아 극동함대가 니콜라예프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왔다.극동노령의 최동남단이며 조선국경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가 러시아 극동함대의 기항이 됐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한·러관계에 엄청난 파장을 예고한다. 러시아군이 마적단과 청국 패잔병을 추격하면서 대한제국의 북방 국경선 인접지까지 접근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대한제국과 청국의 국경선은 세계 각국의 지도(독일판,영국판,대한제국판)에서 동북방면으로는 두만강,서북방면으로는 혜산산맥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그러므로 두만강과 혜산산맥을 중립지대로 보는 의견이 있다.러시아군이 부지불식간에 대한제국 북방 국경선을 침범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한·청 국경선이 정확히 어디인지 밝혀주길 바란다.(1901년 4월 육군장관 쿠로파트킨이 외무장관 람즈도르프에게 보낸 통신문) 외무부가 갖고 있는 자료에는 대한제국과 청국의 국경 경계는 항상 두만강으로 인정되어 왔다.현재 한인 스스로도 간도(間島)를 청국영토로 인정하고 있다.1894년까지 효력이있던 조·청조약에서도 두만강 좌안지대에서 혜산산맥까지는 중립지대로 인정되어 이곳에 조·청 양국인의 거주가 금지되었다.청·일전쟁이후 한인들이 이곳 두만강 좌안에 무단 이주,점거하고 있지만 여전히 청국영토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다.(1901년 10월4일 외무장관이 육군장관에게 보낸 회신) 이 회신은 조선과 청국의 국경선은 두만강이라는 러시아측의 공식입장을 담고 있다.러시아측 해석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지만 엄연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해당사국의 해석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역사적으로 보면 간도에는 오래전부터 한인이 거주했던 사실은 확실하지만 한인들의두만강 도강을 금한 법을 제정한 1870년까지 간도지방에는극소수의 한인이 살았다.1870년 이후 한인 농민들의 이주가 시작됐고 얼마 뒤 산동지방에서 청국인들이 건너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조·청 국경은 두만강이며 간도는 청국의 땅이었을까.여기에서 우리는 두만강쪽 한·청 국경과 관련된 케케묵은 논란에 다시 휩싸이게 된다. 926년 발해의 멸망이후 무주공산(無主空山) 상태였던 2만1000㎢의 더넓은 간도들판(길림성 연변자치주지역)의 주인은 누구였을까.1710년(숙종36년) 청국은 간도지방에서 일어난 한인에 의한 청국인 살해사건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압록강의 서북은 중국,동남은 조선땅이다.그리고 토문강 서남은 조선,동북은 중국의 영토이다.”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1712년 양국은 백두산 정상에서 가까운 지점에 정계비(定界碑)를 세웠다. 이후의 쟁점은 토문강(土們江)의 실체에 관한 문제에 모아졌다.토문강이 도문강(圖們江)이라고도 불린 두만강의 별칭이냐,아니면 전혀 별개의 강이냐를 놓고 오랫동안 맞섰다.대한제국이 개국선포(1897년)와 함께 청의 연호를 버리면서 청과 조선의 관계는 끊어졌다.이때부터 ‘두만강과 토문강은 별류(別流)의 강’이라고 주장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러시아도 남만주를 차지한 1895년 이전에는 간도를 한국땅으로 여기고 있었다.실제 러시아측 자료에도 ‘토문강은 압록강에서 송화강으로 흐르는 지류’라고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1905년 조선의 외교권을 앗아간 일본은 간도에 임시파출소를 설치한 뒤 ‘간도는 일본의 지배를 받는한국의 영토’라고 인정했으나 1909년 태도를 돌변,베이징에서 ‘간도에 관한 청·일협약’을 체결하면서 두만강을 국경으로 인정해버렸다.청·일협약의 결과 일본은 남만주철도부설권을얻는 대신 청에 간도의 소유권을 넘겼다. 청국에 조공을 바치는 속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소유권을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했던 조선은 일본의 만주진출이라는정치적 협상에 다시 한번 희생됐다.러시아와 청,일 3국은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남의 나라 국경을 마음대로 긋고 바꾼 것이다. 대한제국과 만주 남방 국경선의 획정에 관해 러시아에서 지도를 다시 제작한다면 한·청 국경선의 중요성에 비춰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러시아 지도에는 국경선이 혜산산맥을 따라 표시돼 있다.실제적으로 한·청 두 나라의 경계는1710년에 형성됐었다.두만강하구에서 백두산까지이다.1897년 대한제국이 청국에서 독립하면서 두만강 좌안을 소유하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한·청 국경선으로 다시 이전의 국경선을 인정하고 말았다.(1901년 3월11일 서울주재군사무관스트렐비스키 대령이 참모본부에 올린 보고서) 서울주재 러시아 대리공사 파블로프도 1901년 “압록강과두만강 유역에 거주하는 한인과 청국인에 관해 합의한 한·청국경조약에 따르면 압록강과 두만강 좌안에 거주하는 한인은 세금을 청국정부에 냈고 우안에 사는 청국인은 세금을 대한제국에 냈다.”라고 외무부에 보고하고 있다.실제 우안에 사는 조선인은 거의 없었던 점으로 미뤄 이때부터 청의 간도에 대한 기득권이 인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이 두만강 국경선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일본은 두만강 좌안(간도)은 이전에 조선영토였으며 현재 청국 영토라고 하더라도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두만강좌·우안 모두를 법적으로 확보하려고 한다.그런데 국방부는 두만강이 오래전부터 한·청 국경선이라는 통지를 1904년 아무르 군관구 사령관에게서 받은 바 있다.(1905년 10월6일 극동제1군 총사령관 리네비치가 참모총장에게 보낸 보고서) 또 1908년 3월 서울 총영사관에서 외무장관에게 보낸 보고서에서도 “청국과 대한제국이 간도소유문제로 분쟁을 빚고 있다.일본군 사이토 대좌의 정보에 따르면 간도에는 한인촌 529곳이 형성돼 있으며 이곳에 7만2076명이 살고 있다.청국인은 209곳에 2만2983명이 살고 있다.한인이 압도적으로 많다.간도의 영토는 넓이가 50마일,길이가 75마일이다.이곳은 형식적으로 청국영토에 속해 있으며 토지의 절반이상을 청국인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인은 임대를 한다.”라고 밝혔다. 일본은 조선인들을 청국,그리고 압록강변 및 간도로 이주하도록 부추기고 있다.일본은 이 지역 4곳에 영사관을 설치하고 일본 국민으로서의 조선인 이주자들을 통해 세력을 확장시킨다.…일본의 의도를 뒤늦게 파악한 청국이 조선인들을추방하기에 이르렀다.일본측 통계에 의하면 1910년 한해동안 약 10만명의 조선인이 이주해왔고 전체 이주자는 20만명을 넘는다.청국이 조선인을 추방하려하자 일본은 조선에 사는 4만명의 화교를 추방하겠다고 맞대응했다.현재 이 문제로 청·일 양국이 협상중이다.(1910년 12월16일 소모프 총영사의 외무부 비밀 지급전보) 청,일두나라의 국경분쟁을 지켜보는 러시아측의 이해관계는 가능하면 간도가 청국영토로 남아있기를 희망했다. 간도가 대한제국의 영토로 귀속된다면 일본이 간도를 전략적인 목적으로 이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더욱이 러·일전쟁이 발발하면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가 점령당할 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꼈다.국경방위의 약화를 우려한 것이다. 두만강 국경선 분쟁은 당초 조선과 청국의 직접 분쟁에서1905년 을사늑약 체결로 한국의 외교권을 접수한 일본과 만주지역을 차지한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변질됐다.일본은 간도의 소유권을 주장함으로써 만주와 연해주로의 접근로를확보하려고 한 반면 러시아는 청국의 손을 들어줘 일본과직접 맞대지 않는 완충지대를 유지하려했다.정답을 찾을 수 없었던 이 문제는 결국 1985년 구 소련의 외무장관 그로미코와 북한 김영남 외무상간에 조·소국경조약 체결로 일단락됐다. 100년전 살길을 찾아 두만강 건너편 간도땅으로 건너갔던한인들이 지금은 중국동포가 되어 한국으로 되찾아 오고 있지만 당시 러,청,일 3국의 이해득실에 의해 타율적으로 상실했던 ‘토문강 서남쪽’간도땅을 되찾을 기약은 없다. 노주석기자 joo@ ■용암포 개항사건의 진실 러,일,청 3국이 두만강변에서 끊임없이 국경분쟁을 벌인까닭이 간도(間島)의 소유권에 대한 다툼이었다면 1903년러시아가 압록강변의 벌목 목재 집산지 용암포를 독점점유하면서 불거진 용암포개항 사건은 압록강유역에 대한 3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또 다른 국경분쟁이었다. 용암포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의 압록강 산림이권 독점에 대한 영국,일본,미국 등 열강의 견제였지만 실제로는만주일대를 차지하고 있던 러시아의 압록강 국경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강했다.러시아는 한때 용암포를 기점으로 압록강과 두만강에 이르는 한·만국경1300㎞에 만리장성과 견줄 만한 방책선을 두른 뒤 요새를구축하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했었기 때문이다. 여순에서 개최된 특별회의의 결정사항은 다음과 같다.대한제국 정부의 압록강 개항승낙이 일본과의 개전사유는 될 수 없다.한국과 일본정부에 각각 압록강 개항은 러시아의 이해관계에 적대적인 행위임을 경고해야 한다.개항문제에 관한 한 러시아의 항의는 공격적인 성격을 띠어서는 안된다.(1903년 7월18일 여순에서 알렉세예프 극동총독이 외무부에보낸 통신문) 러시아 극동총독부가 옮겨와 있던 여순에서 열린 이 특별회의는 용암포문제에 대한 러시아측의 종합적인 입장정리란 측면에서 중요하다.용암포의 개항을 최대한 저지시키되 전쟁으로까지 발전되는 극단의 경우는 피하겠다는 것이다.이회의에는 쿠로파트킨 육군장관,레사르 북경주재 공사,파블로프 서울주재 공사,알렉세예프 극동총독,베조브라조프 극동특별위원회 회장,플란손 극동총독 외교담당관 등 러시아극동정책의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당시 압록강 산림벌목이권을 놓고 러시아 내부는 두갈래로 나눠져 있었다.비테 재무장관,쿠로파트킨 육군장관,람즈도르프 외무장관은 극동지역의 러시아군 전력의 열세를 들어일본과의 화해를 주장하는 쪽이었다.하지만 베조브라조프,아바자 해군제독,플레베 내무장관,알렉세예프 극동총독,파블로프 서울주재 공사 등은 양보는 양보를 낳아 결국 만주지역에서의 영향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적극 정책을 주장했다.니콜라이2세도 이 의견에 동조하고 있었다. 러·일전쟁 개전의 결정적인 빌미가 된 용암포사건은 영국 극동함대의 거문도점령 사건(1885년)과 함께 한반도에 열강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계적인 사건이었다.용암포의 개항은 곧 만주에 대한 개항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러시아는용암포를 끝까지 사수하려고 했으나 열강의 압력에 굴복한대한제국정부의 일방적인 한·러조약 및 이권취소로 인해독점적 지위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울주재 프랑스 공사대리 퐁트네 자작의 서신에 의하면 고종은 서울주재 영국과 일본대표들로부터 조약의 폐기선언을 하도록 3개월동안 강요받았다.고종이 반대하면 폐위시키거나 시해할 수도 있는 강압적 상황이었다.고종은 강요에 못이겨 선언한 조약파기 칙령은 기회가 오는 대로 철회하겠다는 말을 러시아에 전해 달라고 말했다.(1904년 상하이주재부영사 클레이메노프가 외무부에보낸 비밀전문) 결과적으로 용암포사건은 일본과의 전쟁은 피하되 한반도와 만주에서의 영향력은 유지하려 한 러시아의 유약한 전략이 노출된 사건이었으며 1년후 발발한 러·일전쟁의 패배로 러시아가 그동안 개척한 모든 성과는 물거품이 되었다. 노주석기자
  • [일본에서] J연합·울트라 니폰이 열기 주도

    ■응원단 백태 [도쿄·요코하마 신인하 기자] 월드컵의 주역은 출전국32개국 선수들이지만 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그들을 뒷받침하는 것은 응원단이다.‘소중한 조연들’이다. 일본에서 열리는 본선 1라운드 32게임에 출장하는 국가와 지역을 여러가지 형태로 응원하는 그룹이 여기저기서 탄생해 월드컵 개막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이들 ‘임시 응원단’은 일본팀은 물론 ‘우리 지역이 선정한 외국팀’에게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게 된다. 국가 대표팀의 응원단이라고 하면 으레 한국에서는 ‘붉은 악마’,일본에서는 1992년 결성된 ‘울트라 니폰(울트라스)’을 떠올린다. 그러나 일본 대표를 응원하는 전문 응원단은 울트라 니폰 말고도 또 있다.한국에는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은 ‘J-서포터(J연합)’가 바로 그것이다.한국에서 일본팀의 시합이 중계될 때 눈여겨 일본팀 두 응원단의 모습을 비교하면 한층 보는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J연합은 J-리그(일본 프로축구 리그) 각 팀의 극성 팬들이 모여 일본 대표팀을 응원하는 응원단이다.울트라스가결성된 이듬해인 1993년 ‘괴짜 응원가’ 50명 정도로 시작했다.지금은 800명 가량으로 늘어나 전국 각지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어린이에서부터 지긋한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불문한 응원단이 일본 대표팀의 경기에 ‘출근’한다. J연합은 경기 때마다 홈팀의 스탠드쪽에 진을 치는 반면울트라 니폰은 반대쪽(어웨이팀)에 자리잡는다.아디다스로부터 제공받은 일본 대표팀의 대형 유니폼을 펼쳐 큰 북에 맞춰 손박자나 응원가를 부르는 것이 이들의 독특한 응원 방식이다. J연합은 이번 월드컵 때 경기장을 푸른색 일색으로 뒤덮는 ‘푸른 스타디움 만들기’를 시도할 생각이다.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일본팀 경기가 있을 때에는 스탠드가 일본팀을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뒤덮이도록 관전하러 가는 일본인에게 호소하고 있다.그라운드에서 90분간 혈전을 벌이는 선수들에게 자국의 응원이 ‘파워의 원천’이 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J연합은 그러나 일본팀 경기의 입장권을 충분히 입수하지 못해 당초 계획대로 조직적인 응원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입장권을 입수하지 못한 회원들은 요코하마(橫濱)시에서 마련한 대형 중계화면 주변에 모여 응원하는 방안을검토하는 등 갖가지 대안을 고안하고 있다. 일본 외에 다른 국가를 응원하는 응원단들도 수두룩하다.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시합을 갖는 5개국의 하나인 아일랜드를 응원하는 ‘요코하마 아일랜드 환영위원회’. 지난 1월 설립된 이 위원회는 최근 요코하마시 호도가야구민과 함께 아일랜드를 응원하기로 결정했다.미무라 히데키(三村秀樹·39) 대표는 “예전에 아일랜드 대사관에서근무한 은혜를 갚게 됐다.”면서 “월드컵이 끝나더라도응원을 위해 모인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갖겠다.”고말했다.아일랜드 대표의 응원가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CD까지 제작한다. 미무라씨는 아일랜드 대표팀이나 아일랜드 응원단을 위해 특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아일랜드-사우디아라비아전이 열리는 6월11일 요코하마 경기장의 대형 중계 화면 주변에 아일랜드인과 일본인이 경기를관전하면서 기네스 맥주나 아이리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응원을 결정한 후쿠시마(福島)현의 가와마타쵸의 마을 주민들은 아르헨티나 시합이 있는 날 아르헨티나인과 함께 경기를 관전하면서 음악을 활용해 응원할 계획을 짜놓았다. 나이지리아의 캠프장이 있는 히라즈카(平塚)시에서는 ‘세븐스타스 클럽’이라는 응원단이 발족돼 1계좌 1000엔의 응원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yinha-s@orchid.plala.or.jp ■마쓰시타 게이치 J연합 대표 [도쿄 신인하 기자] ‘울트라 니폰’과 선의의 응원 경쟁을 벌이고 있는 ‘J연합’의 지휘관 마쓰시타 게이치(松下敬一·32) 대표는 요즘 몸이 열개 있어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크고 작은 월드컵 이벤트의 기획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이 많아 어떤 날은 새벽 4시까지마라톤 회의를 한다고 한다. 마쓰시타씨는 지난해 9월 다니던 경비회사를 그만뒀다.“순전히 월드컵 때문”이라고 했다.월드컵에 관한 일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잘 시간조차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성 9년째인 J연합은 800명의 회원으로부터 회비는 받지 않는다.늘 쪼달리는 운영비는 그를 비롯한 간부들의 지갑에서 추렴한다.일부는 스포츠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T셔츠를 회원에게 나눠줄 때 받는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J연합은 월드컵을 계기로 일본 대표팀의 상징색인 ‘푸른 스타디움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 때는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입장권의 상당수가 스폰서나 대회 관계자에게 넘어가는 바람에 정작 표를 입수하지 못한 회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2006년 독일 월드컵이 있어서이다.마쓰시타 대표는 “응원단을 푸른색의 전세기에 태우고 독일에 가 반드시 스타디움 전체를 푸른 색으로 뒤덮겠다.”고 웅대한 꿈을 밝힌다. 일본전 3개 경기와 한국에서 열리는 3개 경기의 입장권을 확보한 그는 “J연합의 대표로서는 물론 한사람의 응원단으로서도 월드컵을 즐기고 싶다.”고 말한다. 마쓰시타씨는 한·일 공동개최에 대해 불만이 많은 듯 했다.그는 “모처럼 두 나라가 개최하는데도 같이 개최한다고 하는 의식도 없고 (한국과) 보다 교류를 하고 싶지만…뭔가 좀”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다. 세살배기 아이를 두고 있는 그는 “집에서는 축구 얘기는 거의 하지 않지만 축구에 미쳐있다시피한 나에게 아내는거의 질려 있는 상태”라고 익살을 떨었다. ■동경신문에서/ 日대표팀 시즈오카서 비공개 훈련 ◇일본 대표팀 비공개연습 돌입=시즈오카(靜岡)현에 캠프장을 차린 일본 대표팀은 22일 오전,오후 2차례 비공개연습을 가졌다. 캠프장에 마련된 특설 그라운드에서 행해진 오전 연습은근력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오후 연습에서는 2개조로 나뉘어 공수 훈련을 했다. 충수염 치료를 받고 갓 퇴원한 니시자와 아키노리(西澤明訓·26)는 오전,오후 연습이외에 별도의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룬 팀 일본으로 월드컵 출전수당의 인상을 요구하며 일본으로 떠나기를 거부하던 카메룬 대표팀이 22일 오전8시 30분 특별기로 파리 샤를 드골공항을 떠나 23일 오후후쿠오카(福岡)공항에도착했다. 카메룬 팀의 캠프지인 오이타(大分)현 나카쓰에(中津江)마을 주민들은 이들의 도착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선수맞이의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카메룬은 27일까지 나카쓰에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실시한 뒤 28일 야마나시(山梨)현 후지요시다(富士吉田)로 캠프지를 옮긴다. ◇스타는 역시 스타=월드컵 우승 2연패를 노리는 프랑스의 축구 영웅 지단이 22일 아침 간사이(關西)공항을 통해 일본에 들어와 가고시마(鹿兒島)현에 차려진 프랑스 팀의 캠프에 합류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부호답게 그는 가고시마에서 캠프장으로 이동할 때 헬기를 타고 이동해 눈길을 끌었다. ◇입장권 도착 지연=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일본조직위원회(JAWOC)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입장권 15만장을 3차례에 걸쳐 24일 오후까지 모두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JAWOC은 입장권을 구입한 사람에게 발송하는 시간이 최소한 하루가 걸리는 점을 감안,6월 1일 니가타(新潟),삿포로(札幌)에서 열리는 2개 경기 입장권의 일부인 1만여장에대해서는 당일 현장 교부가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입장권 발송이 늦어진 것은 입장권 판매 대행업체인 영국 바이롬사의 인쇄지연 등 준비부족 때문이다. 21일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한 JAWOC은 FIFA에 대해 22일 책임자 문책과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정리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버거킹이 미국 햄버거 아니라고?

    “버거 킹이 미국 햄버거가 아니라고?” 버거 킹이 맥도널드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햄버거 체인점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버거 킹이 미국인 입맛에 맞는 햄버거를 만들지만 소유주는 영국의 음료재벌인 디아지오다.미국인들조차 버거 킹을 자기네 상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버거 킹뿐만이 아니다.주유소,패스트 푸드점,숙박업소 등을 비롯해 은행,슈퍼마켓,담배회사,영화사 등 상당수가 유럽 기업의 자회사다.유럽 기업의 직접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소유의 변화가 생긴 경우도 많다. 주말이면 여행객들로 북적대는 대중적 호텔 홀리데이 인은 영국의 식스 컨티넨츠 호텔의 계열사다.미국에서 선두다툼을 벌이는 주유소 쉘은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기업이며 아모코의 경우 영국 석유회사가 대주주다.켄트나 럭키스트라이크를 미국산 담배로 생각면 틀렸다.런던에 본사를 둔 영국과 미국의 합작기업이 만든 담배다. 미 동부지역의 주택가를 점령한 슈퍼마켓 자이언트 푸드는 네덜란드회사이며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스포츠·레저 자동차가운데 하나인 지프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생산한다.미국 상표로 알려진 넥타이 브룩스 브라더스는 이탈리아 제품이며 일간지 시카고 선 타임스는 런던의 언론재벌인 콘라드 블랙이 만든다. ‘아메리칸’이라는 상표가 붙었어도 미국의 소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아메리칸 헤리티지 사전은 프랑스의 미디어 그룹 비벤디의 자산이다.비벤디는 가장 미국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영화제작사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인수했다. 최근 급성장하는 멜론 뱅크와 올 퍼스트 뱅크는 각각 스코틀랜드와 독일계 은행이다.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 푸드점 맥도널드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류제품 갭 등이 유럽에 진출했지만 2000년도 투자액을 보면 유럽의 대미 투자는 9000억달러,미국의 대유럽 투자는 6500억달러로 큰 차이가 난다. 워싱턴 포스트등 미국 언론들은 과거 일본 기업들이 콜럼비아 영화사 등 미국의 알짜배기 기업들을 삼켰을 때 “자유의 여신상이 기모노를 입었다.”고 거부감을 표시했다.그러나 유럽 기업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세계화에 따른기업환경의 변화로 받아들인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인과 ‘파란 눈의 크리스천’ 유럽인들에 대해 서로 달리 갖는 인종적 편견의 일단인지도 모르겠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 주먹구구식 입장권 판매/ “”입장권 언제 받나”” 분통

    월드컵이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두 개최국의 입장권 판매와 교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혼란을 겪고 있다.국내에선 당초 이달부터 교부하려던 일정을 수차례 연기한 끝에 20일부터 입장권을 나눠줄 예정이지만 인쇄를 맡은영국 바이롬사가 제때 물량을 댈 수 있을 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일본도 일반 판매분 25만장이 도착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일본은 22일 도착할 예정인 3차 판매분이얼마나,제때 도착할 지 모르고 있다.양 개최국이 입장권때문에 속을 끓이게 된 원인과 대책을 짚어본다. “매일 아침 9시에 계속 나오시는 방법밖에 없는데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벽산빌딩에 마련된 월드컵입장권 서울교부센터.17일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창구 직원이 건넬 수 있는 말이라곤 이 말이 고작이었다. 개막전 등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3경기 입장권을교부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120평 남짓한 사무실을 열었지만 이곳에서 사흘동안 교부한 입장권은 수십장 정도. 비가 내려서인 지 찾는 이들도 많지 않아 교부센터는 썰렁하기이를 데 없었다.10명 정도 줄지어 선 축구팬들에게 한 창구 직원은 “개막전 2장과 준결승전 20여장(둘다 1등석으로 64만원짜리)이 오늘 받은 물량의 전부”라며 “내일 일은 물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입장권이 이곳에 배정될 지 알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서 판매되는 입장권은 일본 등 해외에서 팔다 남은 물량으로 바이롬사를 통해 그날그날 배정된다.따라서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나 국내 판매 대행을 맡은 인터파크도 정확한 사정을 모른다. 그런데도 KOWOC은 이곳에서 곧바로 입장권을 살 수 있는것처럼 언론을 통해 보도해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강명환(37·서울 월곡동)씨는 “인천에서 열리는 한국-포르투갈전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이곳을 들렀지만 인천 경기표는 팔지 않는다는 얘기만 듣고 돌아간다.”며 허탈해 했다. 강씨는 또 며칠 전부터 KOWOC이나 인터파크 등에 수십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있는 답변을 해주지않았다며 교부센터조차 전화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날한국-폴란드 경기의 실물 입장권 4장을 발부받은 백재근(24·대학생)씨는 엄청나게 운이 좋은 케이스.“어제밤 한국-스코틀랜드 전이 끝난 뒤 친구에게서 FIFA 티켓사이트 주소를 알아내 예약에 성공했다.”며 “이곳 창구에 와 신용카드로 결제해 10분만에 입장권을 받았다.”고기뻐했다. 그러나 1년전에 입장권을 예약한 이들은 아직도 입장권을 손에 쥐지 못하고 있다.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싱황이다. 개막 13일을 앞둔 개최국 국민들이 입장권을 손에 쥐지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하고,받아들여야 할지 방문자와 창구 직원의 표정 모두 서울을 뒤덮은 먹구름 만큼이나막막했다. 임병선기자 bsnim@ ■바이롬사 반응 “문제없다”태평 월드컵 입장권 구입을 둘러싼 혼란에 대해 정작 판매대행사인 바이롬사는 큰 걱정이 없다는 분위기다.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바이롬사는 입장권 및 숙박의 전권을 부여받은 2002월드컵 공식 대행업체.하지만 바이롬은한국과 일본 현지에 입장권 제작 및 판매 업무를 볼 사람을 파견하지도 않은 상태다.다만 숙박 업무를 위해 운영이사만을 파견했다. 바이롬은 지난 94년·98년 월드컵 숙박 대행을 맡은 업체로 이번에 처음으로 입장권 제작 및 판매까지 대행하게 됐다.그러나 본사 직원 10여명밖에 되지 않는 회사로 150여만장의 입장권을 한·일 양국 및 각국 축구협회에 공급할역량은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바이롬사는 최근의 혼란과 관련한 수차례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팩스를 통해 “현재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으며 고객들의 반응 또한 만족스러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박록삼기자 ■속타는 조직위 “판매부도 올까”노심초사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입장권 판매와 관련해 쏟아지는 팬들의 항의와 판매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의 무사태평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02월드컵 개막이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입장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예매한 팬들과 뒤늦게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연일 조직위에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고있다.더구나 국제축구연맹(FIFA) 입장권 판매 공식 대행사인 바이롬은 무작정 “잘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말만 되풀이 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조직위측은 자칫 월드컵 사상 초유의 ‘입장권 판매 부도 사태’까지 걱정하면서 일단 파국은 막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조직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바이롬에 항의했지만 안일한 응답만 돌아와 속만 태우는 중이다. 특히 조직위는 지난 15일 입장권 발매 장소의 혼란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바이롬에 전달했지만 역시 “차질없이입장권을 보내겠다.”는 대답만 들었다. 현재까지 예약된 우리나라 개최 경기 입장권은 71만여장이며 이 가운데 39만장이 국내에 들어왔을 뿐이다.지난 16일 전달됐어야 할 20만장이 아직 들어오지 않는 등 바이롬은 계속 기일을 어기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 들어 온 입장권 가운데 일부는 좌석 등급등의 인쇄가 잘못돼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을 거친 뒤 배포중이다.17일 들어올 32만장도 제대로 인쇄됐는지 하나하나 확인할 예정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입장권 제작 및 판매 능력이 거의없는 바이롬이 어떻게 공식 대행사로 선정됐는지이해할 수 없다.”면서 “많은 피해를 입은 만큼 월드컵이후에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한나라, MBC출연 거부

    한나라당은 8일 편파방송대책특위를 열어 앞으로 MBC가제작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소속의원들의 출연을 거부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MBC가 최근 방영한 ‘MBC스페셜’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노 후보 지지모임인 ‘노사모’를 일방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편파적이었다.”며 “MBC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언론중재위 제소와 민·형사상법적 대응 등 단계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운기자 jj@
  • 광주비엔날레 벌써 30만명 ‘성공 예감’

    ‘멈춤,PAUSE,止’를 주제로 6월 29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40일만인 8일 현재 관람객 29만6000여명을 돌파했다.파격적인 전시개념 도입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국제미술전으로 자리잡았다는 국내외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주요 일간지인 ‘르 몽드’와 ‘르 피가로’,일본의 아사히신문 등은 최근 “동북아시아 여러 도시가 비엔날레로 미술적 실험을 시도했지만 광주만 유일하게 성공을 거뒀다”고 극찬했다.이들 신문은 광주비엔날레가 기존 비엔날레의 틀을 깬 ‘무모하리만큼 실험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국 94명을 포함한 33개국 325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지난 대회때처럼 국가·장르별 또는 본전시·특별전으로이뤄지지 않았다.각각의 주제를 가진 4개의 프로젝트별로구성됐다.전시장소도 전시관에 국한하지 않고 5·18 당시상무대 자리 등 역사적 공간으로 옮겨졌다.각 프로젝트별전시 컨셉트와 공간을 둘러 봤다. ◆ ‘프로젝트1-멈춤’ ‘숨막히는 속도사회에서 잠깐 멈춰서 우리의 삶을 성찰하자’는 의미가 담긴 주제 ‘멈춤’을 표현하고 있다.전시관 1∼4,6전시실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에 미술작품들이 걸려 있을 것이란 상상은 깨지고 만다.대신 건축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목재, 천막,벽돌 등과 비디오 설치작품들로 뒤섞여 있다.또 전시장 안의 또다른 전시공간인 파빌리언이 18개나 들어서 있다.벽면에는 낙서,만화,사진 등이 덕지 덕지 붙어있다. 한편에서는 주민들이 춤판을 벌이고 있다.공간도 주제별로 분할하지 않았다. 관람객이 아무데서나 드나들 수 있도록 여러개의 입구와 동선을 미로처럼 꾸몄다. 큐레이터도 예술감독인 성완경씨와 찰스 에셔,후 한루 등 3명이 공동으로 맡았다.현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초청,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다.미리 디자인된 공간에 작품을 운송해 내거는 대신 공간내의 구성에 초점을맞춘 것.세계미술의 주류가 아닌 대안공간그룹의 젊은 작가와 건축가들이 이들 공간을 꾸몄다.폴크스바겐 승용차를 뒤집어 거꾸로 매달아 놓고 타보라고 관람객을 유도하는설치작가도 있다.어떤 작가는 가건물을 짓고 그 안에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찍은 기념사진을 붙여 놓기도 했다.퍼포먼스,해프닝,작품 제작 등에 관객들이 즉석에서 참가해 살아 움직이는 요소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 ‘프로젝트2-저기:이산의 땅’ 비엔날레 전시관 제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국인의 정체성문제를 다룬다.이국땅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들이 갖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문제에서 출발,세계속에 던져진 또 하나의 ‘나(한국사람)’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의 민족성이나 동질성 같은 개념은 요구하지 않았다. 현지문화와 모국문화 사이의 조화와 갈등,흡수와 거부,친밀함과 낯섦의 갈등 구조를 ‘정착’이란 개념으로 새롭게 접근했다.미국·일본·베이징·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문제를 작품과 다큐멘터리 비디오 등 영상물을 통해 보여준다. ◆ ‘프로젝트3-집행유예’ 옛 상무대가 자리했던 상무지구 5·18자유공원에서 열리고 있다.5·18민중항쟁과 관련된 지역적 특성이 강한 프로젝트이다. 5·18당시 시민들이 구금되거나 재판을 받았던 옛 헌병대 건물과 영창,군사법정,내무반 등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역사적 사건이나 가치에 대한 공공의 기억 그리고 그것에 내재하는 가치나 습관에 대한 근원적 반성과 재구성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이다. 옛 상무대가 도시개발로 아파트촌과 유흥가들이 들어서는 과정 등을 영상을 통해 볼 수도 있다.유치장 창틀을 연상시키는 구조의 스크린에 옛 유행가로 만든 뮤직비디오 작품, 5·18 암매장 발굴의 허구성을 지적한 ‘개죽음’등이 눈길을 끈다. 또 동백림 사건으로 투옥됐던 고암 이응노 화백이 서울구치소 등지에서 제작한 16점의 작품도 볼 수 있다.우리나라에선 처음 선보인 이들 작품은 먹으로 그린 ‘자화상’시리즈 및 신문지와 밥풀을 이겨 만든 인물조각,나무 도시락을 소재로 한 꼴라쥬,문자 추상화 등이다. ◆ ‘프로젝트4-접속’ 최근 폐선된 경전선의 옛 남광주 역사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재래시장인 남광주 시장과 상인들이 내려다 보이고 주변에 오래된 가옥이나 건물들이 즐비하다. 70여년 동안 철길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버려진 땅이다.이곳에는 9개의 대형 파빌리언이 설치됐다. 철길 침목을 일으켜 세워 사람의형상을 만들거나 철로가 지나간 자리의 땅을 파 내려가 지층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NGO 파빌리언’을 통해 도시개발에 대한 의견 수렴과 폐선부지의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철교 위의 보도교 설치와 박물관 건립을 통한 시간·공간·시민간의 접속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본전시중 ‘집행유예’와 ‘접속’은 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진 5·18자유공원과 도심철도 폐선부지 등 역사·생활 공간으로 끌어냈다.역할을 다한 이들 공간은 망각 속에 버려진 가운데 재탄생을 기다린다는 점에서 주제와 합치된다.“신선하다 그리고 역동적이다.고정관념을 털어낸파격이 두드러진다.”(만레이 슈 타이완 큐레이터)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친다.역사의 현장을 전시장으로 꾸민 점도 이채롭다.”(아키라 다테하타 일본 다마미술대 교수) 광주비엔날레를 둘러 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매겼다.준비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긴 했으나 전시 주제와 내용은 기존의 비엔날레와 대비되는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게 미술계 안팎의 평가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예술감독 성완경씨 “생활접목 살아숨쉬는 전시로” “박제된 예술의 틀을 깨고 생활과 접목된 살아 숨쉬는전시를 꾀했습니다.” 성완경(58) 2002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난해하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관객과 공동체에 다가서는 친밀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제 ‘멈춤’의 의미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을담고 있다.멈춤은 단순한 도피나 휴지(休止)가 아니다.휴식과 재충전이고 새로운 출발이다.멈춤은 그래서 현실의변화와도 맞물려 있다.새로운 사상과 제도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요구한다.기존의 낡은 사상과 제도·관행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그러나 중요하다.현실의 갈피 사이에서멈춤의 긴급성을 읽어내고 그 실현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행사가 택한 덕목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은. 전 세계 25개 대안공간그룹 작가들이 참여했다.이들은 전시공간에서 직접 작품을 꾸미고 활발한 토론과 네트워킹을 이뤄내고 있다.또 수 많은 파빌리언을 설치했다.이런 형식은 세계 어떤 비엔날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파격’이다.그동안 예술계의 흐름을 서구중심의 가치와 문화가주도해 왔다.그러나 대안공간 그룹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범지구적인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교환과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세계의 언론들이 광주비엔날레를 주목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의 최대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할것으로 본다.지속적인 성공 여부는 아시아의 정체성 확보등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갖는 것이다.베니스 비엔날레 등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비엔날레 행사들이 대부분 ‘미술의신전’과 같은 모델로서 현학적 사유 또는 스팩터클의 효과에 기대고 있다.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진열돼 있는 미술’이 아니라 ‘행동하는 미술,함께 체험하는 미술’이다.이번 전시공간을 원초적 상거래 행위가 이뤄지는 복잡한시장터처럼 꾸민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우리만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 [매체비평] 언론상 선정 더 엄격히

    특종을 하거나 훌륭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언론인들을 격려하는 각종 언론상 발표 보도가 풍성하다. 대표적으로 한국기자협회가 ‘이 달의 기자상’을,방송위원회가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상금과 함께 시상하고 있다.언론인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고생한만큼의 보상을 해준다는 취지에서 볼 때 이러한 시상은 매우 바람직하고 장려해야 한다. 그러면서도,이와 관련해 몇 가지 고려해 볼 문제가 있다.우선,언론상은 그 목적과 취지,대상,그리고 선정기준과 선정과정이 명확하고 엄격하며 투명해야 한다.자칫 언론사별로 나눠먹기식으로 이루어진다거나,상이 남발되거나,불충분한 심사로 인하여 함량 미달의 기사가 선정되어서는 안된다.심사위원의 선정은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하고,심사에 있어서도 객관성과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방송심의규정이나 방송강령,신문윤리강령 등을 명백히 위배한 보도는 가급적 선정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남보다 먼저 보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상하는 것도자제되어야 한다.아무리 시사고발이라는 공익을 목적으로한 보도라 하더라도 몰래카메라,비밀녹음,주거침입,강제인터뷰 등 보도대상자나 주변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기사,프로그램 또한 제외해야 한다.그렇지 아니하면 자칫 불법 보도를 조장하거나 비호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상의 선정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후관리이다.일단 시상을 한 뒤에라도 보도내용이 허위로 드러났을 때에는 시상을 과감하게 취소하고 진상규명과 사과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가령 “병원측이 교통사고 피해자를 후송 즉시 응급실로 보내지 않았고 사망확인도 하지 않은 채 영안실에안치했다.”는 충격적인 의혹기사를 보도해 수상했으나,그후 “병원 원장과 검안의사를 구속시켜 주겠다며 피해자로부터 모두 28회에 걸쳐 7600만원을 받고 허위보도를 한 사실” 등이 인정되어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는데도 시상기관에서 이를 취소했다는 보도를 보지 못하였다. 이처럼 허위보도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는데도 쉬쉬한다면 우리나라의 민주발전과 민주언론의 창달에 힘써온,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해 온 선배 수상자들을 욕되게 하는것이고,언론상의 권위를 스스로 폄하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방송위원회가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방송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현업 제작인들의 사기진작을 도모하기 위하여 시행한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나 언론의 비판대상인국가기관에서 방송프로그램의 내용을 심사하여 상을 수여하는 것은 자칫 방송통제의 한 수단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과거처럼 단순한 프로그램 심의기구가 아니라 명실공히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기관이 된 방송위원회가 프로그램의 심의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프로그램의 내용을 심사하여 시상까지 한다는 것은 검열의 위험성도갖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이제라도 시상제도를 중단해야 한다.국민의 세금을 털어서까지 국가기관이 시상할 필요는 없다.또한방송 현업인들도 방송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방송위원회의 시상은 거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주언론 창달과 보도의 공정성을 위해 함께헌신해온 일반 독자나 시청자 등 시민들의 노력도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 안상운 언론인권센터 이사
  • 佛교사·학생 “개고기 맛있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맛있네.이렇게 먹어보니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겠어요.” 주한 프랑스인 학교 교사와 학생 20명이 12일 한 보신탕집을 찾아 ‘한국 보신탕’의 맛과 정체를 직접 확인했다.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보신탕문화 매도’ 발언을 빚었던 터라 이들의 이날 ‘맛기행’이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4동에 있는 프랑스 외국인학교에 재학중인 고교 1년생 18명과 교사 등 20명은 이날 낮 서울 중랑구 면목동 장수보신탕집을 찾았다. 학교에서 ‘한국의 보신탕문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던 이들은 “소모적인 논쟁보다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직접체험하고 이를 객관적인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고국 프랑스에 알리자.”는 결정을 내리고 이곳을 찾았다. 학교 토론회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에 반대했던 여학생 4명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은 주인이 직접 마련해준 수육과탕을 시식했다.대부분 보신탕에 특별한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일부는 차려진 음식을 모두 비우기도 했다. 이들은 시식후 이 음식점 양순자(梁順子·58) 사장과 박성수(朴成洙·38) 전국보신탕식당연합회 본부장 등과 인터뷰를 갖고 “왜 한국인들이 보신탕에 열광하는가.”,“개고기 식용을 비난하는 외국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등 관심사를 물었다. 이날 일행과 함께 보신탕을 시식한 소피(17)양은 “프랑스에서는 개고기 식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5년전 한국에온 이후 하나의 문화로 이해하게 됐다.”며 “보신탕 때문에 한국인을 비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미리엄(16)양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 망설였지만 막상 먹어보니고기가 부드럽고 맛있었다.”며 “이제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겠다.”는 소감을 밝혔다.학생들을 인솔한 교사 카이에티(30)씨는 “개고기도 음식의 하나일 뿐이고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며 “한국인에 대해 ‘야만인’이라고 비난한 여배우 바르도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했다. 이들의 질문을 받은 주인 양씨는 “보신탕을 특별히 예찬할 생각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보신탕도 우리의 소중한 음식문화이며,일부의 비난처럼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는 점을 이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경제프리즘] 현대車와 ‘商道’

    요즘 들어 현대차그룹 만큼 재계의 부러움을 사는 기업도 드물다.지난해 현대차 1조 1653억원,기아차 5522억원 등모두 2조427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려 전년보다 59%의 신장세를 일궈냈으니 충분히 그럴만 하다. 외형만 갖고 보면 눈이 부실 정도다.여기에 미국·중국등에 잇따라 현지공장을 짓고 오는 2005년 세계 자동차시장 ‘빅5’에 진입한다는 복안까지 갖고 있다.그러나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가 예전만 못하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최근 정부로부터 강제리콜 명령을 받은 것만 해도 그렇다.현대·기아차의 제작 결함을 발견한 건설교통부가 수차례 공개리콜 권고를 내렸는데도 이를 거부하다 강제리콜 명령을 받았다.그것도 올 들어서만 무려 3차례에 걸쳐 18만여대가 강제리콜 당한 대목에선 기업의 도덕성마저 의심케 한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는 물론 주무부처인 건교부까지 무시하는 듯한 이 회사의 태도다.한 소비자는“현대차가 대우차의 부진으로 내수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오만해지기시작했다.”고 토로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서만 무려 20만대에 달하는 차량에서 제작 결함이 발생,세차례에 걸쳐 강제 리콜 명령을받았다.그러나 그 중 일부 차종에 대해서만 한차례 공개리콜을 실시했을 뿐이다.지난해에는 무려 48만 4576대의 차량에서 제작 결함이 발생했다.이는 지난해 제작 결함이 발생한 국산 차량 56만 6대의 86.53%에 해당한다.현대차가‘국가대표기업’으로 성장하고 ‘세계시장 빅5’에 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하지만 품질과 소비자들의 신뢰가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전광삼기자
  • [우리고장 NGO] 울산 경실련

    ‘아름다운 시민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 울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윤영주·이용선·이재만)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뜻을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울산지역의 대표적 시민단체다. 울산지역 경제정의실천을 목표로 지난 93년 창립돼 올해 9년째를 맞는다.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000여명이회원으로 가입해 힘을 합치고 있다. 울산 경실련은 효율적인 활동을 위해 지방자치위원회,도시센터,복지위원회,조직위원회 등 4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조직을 꾸려간다. 특히 두드러진 소규모 모임 활동이 울산경실련의 원동력이다. 환경을 지키는 모임인 환경지기단, 건전한 방송을 감시하는 TV모니터,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자원봉사단, 사람 중심의 녹색교통도시만들기 운동을 하는 푸른교통광장, 학교급식문제와 농산물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먹거리를 걱정하는 모임, 향토문화 바로알기를 위한 문화기행 등 모두 10개의 소규모 모임이 구성돼 다양한 활동을 한다. 경실련의최근 활동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울산시를상대로 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를꼽을 수 있다. 경실련은 울산시의 젖줄인 태화강 주변의 하천지구가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된 것과 관련해 의혹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에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내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승소판결을 이끌어냈다. 행정기관에서 관례적으로 거부해오던 위원회 회의록 공개에 대한 최초의 행정소송 승소였다. 이밖에 지방자치분야 활동으로 95년,99년,2000년 3차례 민선시장 공약에 대한 중간평가,부정부패와 무능 정치인 낙선운동을 했으며 예산감시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태화강 철새도래지 보존운동,울산수계지도 제작,태화강 생태전시회 개최 등 환경 쪽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건설 교통 교육 문화 복지 등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현안문제가 있을 때마다 최선의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토론과 논의를 펼치며 울산지역 시민운동을 앞장서 이끌어가고있다. 운영경비는 회원들의 회비와 시민 성금으로 충당하고 중앙이나 지방정부로부터 지원은 한푼도 받지 않는다.순수하고떳떳한 시민운동을 위해서다. 경실련 본부가 해마다 1년동안 모범활동을 한 지부 한곳을선정해 주는 ‘모범 경실련상’을 95년,97년,2001년 모두 3차례 받았다. 황인석(33)사무부장은 “울산 경실련은 시민들의 권익보호와 사회정의 실천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순수한 시민운동단체의 자리를 지켜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사설] 정간법 개정안 방향은 옳다

    여야 진보성향 의원 27명이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한 ‘정기간행물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두고 편집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개정안은 크게 일간신문사의 편집위원회 구성 및 편집규약 제정 의무화,신문사유가 부수와 재무제표 등의 공개 의무화,무가지 살포 완전금지,언론중재절차 구체화,인터넷 매체와 특수 통신사에 관한 규정 신설 등을 담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는 대목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집규약의 제정과 공표를 의무화한 부분이다.일부에서는 편집위 구성이나 편집규약 제정 등은 법률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언론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원론적으로는 옳은 지적이다.언론자유의 핵심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편집권 독립이다.그리고 편집권의 독립은언론종사자들의 자체적 노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그러나 우리 언론 현실에서 일부 족벌언론의 경우 언론자유가 곧바로 ‘언론사주의 자유’로 전락한 데다,족벌언론이 언론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언론개혁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편집권의 독립을 최우선적으로 촉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오죽하면 정간법 개정안이 ‘편집위원회는 편집의 공공성과 자율성 보장에 관한 사항과 양심에반하는 취재 또는 제작에 대한 거부권 등을 포함하는 편집규약을 의무적으로 제정해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했겠는가. 언론종사자들 스스로 얼굴을 붉힐 일이다. 그러나 경영정보의 공개 의무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언론사는 매 회계연도마다 경영정보를 국세청에 신고하고 있다.그리고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등은 금융감독기관의 관련인터넷에 이미 공개돼 있다.그럼에도 같은 경영정보를 문화부에 다시 신고하도록 하는 것은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 한다는 불필요한 의혹만 주기 때문이다.무가지 살포 완전 금지는 언론시장의 판촉 관행과 너무 거리가 멀다.다만 유가부수 공개는 고려할 사항이 있다.발행부수를 공사(公査)하는 ABC제도는 언론사간의 이견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이밖에 반론보도와 정정보도를 청구할 때 반드시 언론중재위를 거치게 하는 등 언론중재절차의 구체화는 피해자구제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다툴 여지가 없다.또한 인터넷매체와 특수 통신사 관련 조항의 신설도 시대 흐름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개정안이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본다.문제는일부 족벌언론이 이 개정안에 대해 ‘독소조항’을 들먹이며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하는 데있다.언론개혁을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수적인 만큼,여야는 언론계와 학계·시민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개정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 냉전이념에 휘말린 천재일대기 ‘뷰티풀 마인드’

    ‘레인 맨’의 더스틴 호프먼,‘포레스트 검프’의 톰 행크스,‘샤인’의 제프리 러쉬,그리고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의 러셀 크로.어지간한 영화 마니아라면이들 사이에 놓인 공통점을 금세 집어낼 게다.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자폐증 환자 레이먼드(더스틴 호프먼),IQ 75에달리기 재주만큼은 기가 찼던 포레스트(톰 행크스),정신장애를 앓는 음악천재로 극단의 인생을 살았던 피아니스트데이빗 헬프갓(제프리 러쉬).장애를 인간승리의 발판으로딛고선 주인공들이다.그렇다면 러셀 크로는? 지난달 제5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각본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론 하워드 감독의화제작 ‘뷰티풀 마인드’가 22일 국내 개봉된다. ‘글래디에이터’의 로마 검투사로 지난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러셀 크로는 자폐증과 정신분열증을 극복해내는 천재 수학자가 됐다. 영화는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수학자 존 포브스 내쉬의 일대기를 그렸다.1950년대 미국 수학계에서‘균형이론’이란 독창적 학설로 주목받은 내쉬는 이후 35년동안 심각한 정신장애로 잊혀졌던 인물. 1947년 수학계 석학들과 수재들이 모인 프린스턴 대학원. 존 내쉬는 ‘천재 중의 천재’로 대접받지만 한편으론 못말리는 괴짜 취급을 당한다.독단적 돌출행동과 지나친 승부욕 탓이다. 영화 초반,불안한 듯 굳은 표정으로 기숙사 유리창에 매달려 깨알같이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내쉬의 모양새는 누가봐도 편집증 환자다.이즈음부터 관객들은 러셀 크로의 연기 자체에 자연스럽게 감상 주파수를 맞춰놓게 된다. MIT 교수로 부임한 그에게 정부의 비밀요원 파처(에드 해리스)가 찾아오면서 그는 얼떨결에 신문과 잡지에 숨겨진소련의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휘말린다.강의실에서 만난미모의 여학생 알리샤(제니퍼 코넬리)를 만나 결혼하면서난생 처음 마음의 빗장을 열어보지만 그도 잠시뿐.더이상의 암호 해독작업을 거부하는 그에게 파처는 위협을 가해오고 내쉬는 급기야 심각한 정신분열로 정신병원에 갇힌다. ‘분노의 역류’‘파 앤 어웨이’‘랜섬’‘그린치’ 등이 대표작인 론 하워드 감독은 주인공의 개인기에 흥행의성패를 걸었다.영화가 빛나는 이유를 “러셀 크로의 아름다운 연기 덕분”이라고 칭찬한 한 외지의 평론에 맞장구가 쳐진다. 사방에 잡지를 펴놓고 쭈그려 앉아 난수표를 풀 듯 손끝으로 더듬어대는 대목 등 감정의 미묘한 떨림까지 잡아낸 그의 연기는 오래오래 기억될만하다. 전기영화의 한계인 지나치게 느린 호흡이나 사실적인 묘사로 긴장의 강도가 떨어지는 약점도 보이지 않는다. 내쉬를 처음 만나 노벨상 시상대에 세우기까지 헌신적으로 내조하는 알리샤의 사랑 등은 로맨틱한 감성의 멜로 분위기까지 물씬 풍긴다.덕분에 영화는 적당히 감성적이고 적당히 지적이다. 귀띔.크로의 연기에 넋을 빼고 있던 관객들은 스릴러 뺨치는 후반의 반전에 그만 허가 찔린다.내쉬와 각별한 우정을 쌓는 친구 허만(폴 베타니)과 그의 어린 조카의 등장은마치 ‘식스센스’풍의 긴장을 준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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