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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통융합, 제3의 서비스 아니다”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제3의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방송통신 융합으로 인한 뉴미디어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방송위원회는 방통융합이라고 해서 전에는 보지 못한 대단한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새로운 서비스인 만큼 새로운 규제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결국 방송 영역에 무혈입성하기 위한 통신사업자들의 논리일 뿐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일 뿐 아니라, 합의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보통신부와의 신사협정을 끝내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방송위원회 방송통신구조개편기획단은 ‘방송통신구조개편 방향’을 통해 융합서비스를 ‘플랫폼-콘텐츠-네트워크’ 3단계로 나눴다. 플랫폼은 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등 정보를 편집·구성해 제공하는 사업자, 콘텐츠는 말 그대로 내용물로 제작돼 플랫폼 사업자에게 제공된 것이다.그래서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불공정·독과점 행위 방지와 음란물 등 불법성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네트워크는 콘텐츠를 플랫폼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경로다. 전파는 물론, 위성·통신망과 케이블망 등이 그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보편적 서비스, 개인정보 보호 등을 명분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방송위의 주장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방통융합서비스는 결국 “통신망과 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방송부문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방송위는 특히 융합서비스를 ‘새로운 제3의 영역’으로 설정할 경우 외국자본의 진출이 자유로워진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방송위는 “IPTV(인터넷방송)를 부가통신사업으로 간주한다면 통신사업에 대한 시장개방 요구에 거부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밝혔다. 방송은 문화의 영역이어서 시장개방 요구에 저항할 명분이 있는 반면, 통신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소나무 에이즈’ 저지 온힘

    ●재선충병 방제팀 전격가동 확산 일로에 있는 소나무 재선충병 차단을 위해 ‘소나무류 굴취·유통 전면금지’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린 산림청이 현장관리 강화체제로 전환. 더 이상 방제를 지자체에 맡겨둘 수 없다는 책임감과 불안감(?)이 더해진 결과. 우선 정식 직제개편에 앞서 ‘소나무재선충병방제팀(12명)’을 편성 전격가동. 이처럼 병해충 전담조직이 대규모로 신설되기는 이례적인 일로 재선충병의 심각성을 반영. 지자체별 책임제를 도입하고 본청 간부들에 대해서도 예찰 및 방제 활동에 대한 현장지휘를 독려하고 있다고. 특히 그간 거론만 됐던 방제허술 지자체에 대한 패널티로 산림사업예산을 축소 또는 중단하는 방안 검토에 착수하는 등 총력 대응의지를 거듭 피력. ●철도공 “공기업평가 걱정되네” 한국철도공사가 설립 후 처음 맞는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를 앞두고 전전긍긍. 내년 2월 자료제출에 앞서 전년 기준에 맞춰 자체 예비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하위 기관보다도 점수가 낮게 나와 걱정이 태산. 더욱이 경영혁신 정착노력이 지난해 4점에서 10점으로 상향 조정됐고 노동생산성 등 단기개선이 불가능한 항목도 많아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 관계자는 “걸음마 단계와 성인을 동일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공사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 등에 대한 고려 요청을 했지만 수용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한숨. ●‘문화재 사랑´ 호평 문화재청이 지난 5월 개정 발간한 소식지 ‘문화재 사랑’이 호평. 문화재 퀴즈 응답자가 월평균 100명을 훌쩍 넘어선 것도 이를 입증. 문화재 사랑은 아트지 20장 분량으로 매월 1만 2000부가 제작돼 문화재 지킴이 협약 기관·기업 등에 무료 배포된다고. 여기에는 문화재 소식과 탐방·해설, 북한 문화재 소개 등 내부 홍보보다 외부 필진에 의한 문화재 알리기가 수록돼 거부감(?)이 적다는 평가.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야수와 미녀’의 류승범

    ‘야수와 미녀’의 류승범

    스크린에서만큼은 철이 들지도, 나이를 먹을 것같지도 않은 배우. 류승범(26)을 보는 한 시선이다. 인기배우란 수식어가 무색하게 언제나 신인 같고, 주류에 발들여놓길 거부하는 고집센 아웃사이더 같은 그가 이번엔 ‘자연인 류승범’을 통째로 스크린에 내놓았다. 27일 개봉하는 ‘야수와 미녀’(제작 시오필름)에서 그는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려는 소심남 역할이다. 꽃미남도, 그렇다고 근육질 마초도 아닌 수수한(?) 외모 그 자체가 영화의 최대 동력이 된 셈. 추남 분장을 따로 하지도 않았으니 영화를 위해 앞뒤 따지지 않고 온몸을 던져버린 것이다. 뜨락에 붉고 노란 낙엽들이 꿈결처럼 뒹굴고 있는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악동같은 미소, 분방한 몸짓은 기실 ‘배우 류승범’의 영화적 장치일 뿐이다. 샛노란 티셔츠에 보라색 넥타이를 단정히 맨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실없이 웃음을 흘리는 법이 없었다.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스크린 밖에서 그는 ‘얼렁뚱땅’ 스타일과 거리가 한참 멀다는 사실. 누구보다 열심히 자기발언을 하는 ‘단단한’ 배우유형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류승범 7문7답 1.지금까지의 출연작들과는 역할이 사뭇 다르다. 모처럼 편했을 것 같다. -정말 그랬다. 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건 엄청난 부담이다. 이 영화는 가만 들여다보면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훨씬 더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2.한 여자를 놓고 삼각관계를 이루는 이번 캐릭터에는 특유의 화끈한 유머감각이나 뚝심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개인기를 자랑하지 않았다. -옆사람을 어떻게 하면 더 돋보이게 해줄 수 있을까, 이번 작품에서는 그 공부를 했다. 그래서인지 어떤 영화보다 편하게 찍었다. 촬영현장에서 연기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휴식같은 작품이었다. 3.주특기인 애드리브를 애써 자제한 흔적도 역력하던데. -‘류승범이라면 저 대목쯤에서 이렇게 나오겠지.’식의 관객 예상치를 꺾어보고 싶었다. 뻔한 건 관객도 재미없겠지만, 나도 싫다. 그래서 많이 참았다. 아, 그리고 이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애드리브 잘 치면 똑똑한 배우로 대접받는 분위기인데, 그건 어디까지나 잔가지일 뿐이다. 결코 뿌리가 되지 못하는. 4.배우로서 누구보다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 행운아란 생각을 해보는지. -운이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엄청나게 다작을 한 것 같지만,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 배우생활 6년동안 주연한 작품은 ‘품행제로’‘아라한 장풍대작전’‘주먹이 운다’, 이렇게 3편뿐이었다.(인터뷰에서 가장 들떠서 대답한 대목이다.) 깊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품행제로’가 흥행실패했을 때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았다. 내가 ‘프로’인지 ‘아마추어’인지 자문해본 것도 그때였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 있는 게 인생이 아니구나, 인생이 맘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진실을 그때 깨달았다. 5.항상 아웃사이더 같은 이미지가 풍기는 게 ‘배우 류승범’의 매력이자 한계인 게 사실이다. -그게 참 어렵다(웃음). 내가 최근 내린 결론은 ‘언더는 없다, 아마추어가 있을 뿐!’이다. 나의 어디에서 그렇게 아마추어 냄새가 나는지 점검 중이다. 6.몇년 전의 인터뷰에서는 평생 배우로 살 마음은 없다고 했다. -생각이 바뀌었다. 직업배우로 살고 싶다. 단, 대중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 내 이름이 들어있나 아니냐에 연연하며 볼품없이 인생을 살진 않겠다는 마음이다. 7.이제 막 촬영에 들어간 차기작(‘사생결단’)에서는 다시 ‘쎈’ 캐릭터를 맡지 않았나. -굉장히 현실적인 캐릭터이다. 마약판매상인데도 자신은 마약에 손조차 대지 않는 아주 차가우면서도 비열한 놈. 극장가에 나붙은 포스터를 먼저 봤다면 영화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다. 털북숭이 야수 장갑을 낀 류승범이 아리따운 여자 옆에서 기죽어 있는 장면은 설렁설렁 웃기는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 그러나 정작 영화는 그런 편견이 억울할 만큼 생각이 깊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 주인공의 외모 콤플렉스가 중심소재가 된 영화도 없었다. 극중 역할은 시각장애를 앓는 여자친구 혜주(신민아)를 사랑했지만, 그녀가 갑자기 시력을 회복하자 외모에 자신이 없어 얼떨결에 거짓말을 하고 만다. 하필이면 고교 친구 준하(김강우)를 자신인 것처럼 얼버무린 게 화근. 혜주와 준하의 만남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성형수술까지 하는 그의 노력에는 유쾌함과 안타까움의 감상이 반반씩 스며있다. 차가운 류승범이라…. 결빙의 순간에 그는 또 어떤 방식으로 관객의 감각기관을 주무를지 벌써부터 기대가 쏠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메디컬드라마 ‘ER’ 한국 재상륙

    메디컬드라마 ‘ER’ 한국 재상륙

    전설적인 메디컬 드라마 ‘ER’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 TV시리즈 전문채널 CNTV는 오는 17일부터 ‘ER’(매주 월·화요일 오후 1시, 수·목요일 오후 10시, 토요일 오후 3시)를 독점 방송한다. 지난 94년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이며 대박을 터뜨렸던 ‘ER’는 현재 NBC에서 12시즌이 방영되고 있는 장수 드라마. 지난 주에도 전 미국 드라마 시청률 14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8년 1∼2시즌이,2000년에 4시즌이 지상파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CNTV는 6시즌을 시작으로 12시즌까지 연속 방영한 뒤 이후 1∼4시즌을 내보낼 예정. 가상의 미국 시카고 록카운티종합병원 응급실(ER·Emergency Room)을 무대로 끊임없이 실려 오는 응급환자를 구하기 위한 레지던트 등 의료진들의 헌신과 사랑을 생생하게 담아낸다는 점이 인기의 요인. ‘섹시 가이’ 조지 클루니도 94년부터 99년까지 이 드라마에서 닥터 더글러스 로스를 연기하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또 닥터 마크 그린(94∼02)의 앤서니 에드워즈, 간호사 캐롤 헤서웨이(94∼2002)의 줄리아나 마굴리에즈, 닥터 존 카터(94∼현재)의 노아 와일리 등도 이 드라마를 거치며 스타로 성장했다. ‘ER’는 역대 에미상 수상에서도 신기록 제조기로 통한다. 그동안 작품상을 포함,2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 112회 노미네이트는 전무후무한 기록.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이클 크라이튼이 하버드의대 시절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응급실 실습생을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원작을 기초로 하고 있다. 때문에 최신 의료기기, 전문 용어, 수술 상태 등 현대 의학의 최전선이 세세하게 묘사된다. 크라이튼은 지난 74년 ‘ER’를 처음 집필했으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형식이었던 내용을 수정하라는 제작자들의 요구를 거부해 뒤늦게 빛을 보게된 일화도 유명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회사인 엠블린이 제작했다. 스필버그는 ‘ER’의 판권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크라이튼이 ‘쥬라기 공원’을 집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영화로 만들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눈에띄네 이얼굴] 뜨겁고 선한 눈망울

    지난 7일 개봉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제작 두사부필름)의 첫 주말 관객동원 성적은 전국 57만여명. 흥행조짐은 시사회 현장에서부터 일찌거니 읽혔다. 유쾌하고 감미롭고 코끝 찡한, 여러 감각기관을 동시에 자극하는 훈훈한 사랑이야기는 웬만해선 거부할 수 없는 밀도를 갖췄다. 그런데 무엇보다 큰 이 영화의 특기사항은 ‘떼거리’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대목. 황정민 엄정화 임창정 등 내로라하는 주연급들이 줄줄이 얼굴을 내미는 영화에서 신인배우 서영희(26)의 동선은 그래서 더 두드러져 보인다. 그의 역할은 지하철 행상을 하는 창후(임창정)의 천사표 아내. 지친 남편의 등을 쓸어주는 사슴처럼 선한 눈망울에 무너지지 않을 관객은 없을 듯싶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생활고를 못 이겨 아이를 유괴하고 마는 후반부 시퀀스로 그녀는 영화에서 가장 뜨거운 캐릭터로 기억될 만하다. ‘마파도’에서 배우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연말 개봉예정인 최지우·조한선 주연의 ‘연리지’에선 최지우의 절친한 친구가 된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상장 하나 달랑 주자니 미안해서…

    상장 하나 달랑 주자니 미안해서…

    경북 경산시가 올해 시민의 날 행사를 앞두고 전국 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시민상 수상자들에게 조선시대의 교서(敎書)와 유사한 형태로 제작된 이색적인 표창장을 수여키로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경산시는 13일에 있을 ‘제10회 경산시민의 날’ 행사때 문화체육·사회복지·향토방위 등 3개 부문(3명)에 걸친 시민상 수상자들에게 표구 제작한 초대형 표창장(가로 120㎝, 세로 52㎝)을 수여키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이 시·군민상 각 부문 수상자들에게 A4용지 크기의 상장 또는 상패를 제작해 수여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특히 이 표창장은 서예가로 국전에 13차례 입선하는 등 전국에 이름이 높은 공산(空山) 이남석(68) 선생이 전통한지에 수상자 개인의 공적과 상훈 등을 100여자씩의 친필로 기록했다. 이는 시가 지난 8월에 개정 공포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따라 상금 등 부상(副賞)없이 시민상을 시상해야 하는데 따른 상의 권위 추락을 우려한 나머지 경산과 연고가 있는 공산 선생에게 이같이 요청한 것이 흔쾌히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박재용 경산시 시정담당은 “공선법 개정에 따라 지역의 명예를 높이고 사회발전에 봉사한 시민상 수상자들에게 상장 한 장만 달랑 전해야 했으나, 공산 선생의 큰 도움으로 값지고 의미있는 시상을 하게 됐다.”며 감사했다. 한편 개정된 공선법은 ‘국가기관 또는 지자체가 자체 사업계획과 예산으로 행하는 법령에 의한 금품 제공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프라하의 연인’ 복제드라마 불구 인기 고공행진

    ‘프라하의 연인’ 복제드라마 불구 인기 고공행진

    현재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고 있는 국산 드라마는 모두 21편. 그 가운데 SBS 특별기획 ‘프라하의 연인’(연출 신우철, 극본 김은숙, 토·일 오후 9시45분)이 가장 돋보인다. 전체 드라마 시청률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2주차 방영에서 20%를 넘어서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당초 제작진이 밝혔듯이 이 드라마는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파리의 연인’의 변형 복제품이다. 때문에 설정이 조금 달라졌을 뿐, 아우라가 없다는 염려도 있었다.‘파리의 연인’의 주인공 김정은이 투입됐던 ‘루루공주’가 구태를 반복하다 실패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프라하의 연인’에 열광하고 있다. ●일상으로 내려온 대통령 가족 대통령의 딸이 불법 유턴을 하다가 딱지를 뗀다. 대통령의 아들은 친구들과 싸움질을 하다가 경찰서에 잡혀오기도 한다. 경호원들은 또 어떤가.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고압적인 모습이 아니라, 어찌보면 귀엽기도 한 동생이자, 형이다. ‘프라하의 연인’은 이렇듯 대통령 가족을 평범한 일상으로 끌어내리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청와대라는 건물에 갇힌, 일반 시민들로부터 먼 곳에 있는 대통령 가족이 아니다. 제작진은 바로 옆집에 살고 있을 법한 사람들의 평범함을 전도연 등에게 부여하며 ‘귀하신 분들도 우리와 다를 게 없네.’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지금까지의 여타 드라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요소. 실제 우리 사회에서 변화하고 있는 대통령 위치가 반영된 것으로 젊은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대사와 연기 ‘프라하의 연인’은 다른 로맨틱 드라마처럼 비현실적인 설정이 많다. 하지만 ‘루루공주’와는 달리, 연기자들의 호연과 감칠맛 나는 작가의 글, 깔끔한 연출력 등이 어우러져 거부감을 찬사로 바꿔놓고 있다. 특히 전도연과 김주혁의 연기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정도로 발군이다. 사랑 앞에서 눈물 흘리고, 자기보다 높은 사람 앞에서도 당당하고, 가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는 말단형사 최상현이라는 옷은 김주혁에게 말쑥하게 들어맞는다. 대통령 딸 윤재희 역의 전도연도 탁월한 내공으로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사실감을 불어넣고있다. ‘파리의 연인’에서 명대사를 숱하게 날렸던 김은숙 작가의 글맵시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지루하지 않게 배치되는 한편,“연애와 마라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요?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상처입을 수 있다.”“약 발러, 그럴께요, 발 말구 마음에 ….”“강도 잡아봤죠? 살인범 잡아봤죠? 근데 떠난 사람 마음은 못잡아요.” 등등 톡톡 튀는 대사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비틀린 출생 비밀 아쉬워 드라마 초반 최상현의 첫사랑 강혜주(윤세영)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관심을 모았다. 윤재희의 옛 연인 지영우(김민준)의 아버지인 지 회장(정동환)이 아닐까하는 예상이 떠돌았고, 그대로 들어맞았다. 결국 지영우와 지승우(앤디), 강혜주의 아이까지 세 명이 이복형제인 셈이 됐다. 이 설정이 드라마 전체를 주도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비틀린 출생의 비밀로 인해 얽힌 관계는 여전히 눈살이 찌푸려지는 부분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택시서비스 평가해 차등지원

    서울시가 택시 서비스를 평가해 우수 업체에 콜장착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선 택시 기사들은 택시 서비스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서비스만 평가하는 것은 ‘전시행정’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택시 서비스 옥석가린다 서울시는 26일 택시 이용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고객 만족도 조사’와 일정 교육을 받은 조사 요원이 고객을 가장해 평가하는 ‘택시 모니터링’을 10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평가 항목은 ‘기사 서비스’‘차량 상태’‘차량 운행’‘택시 요금’ 등 4개 분야 16개 항목으로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법인택시 업체 간, 개인택시 각 지부간 비교 평가가 이뤄진다. 서울시는 평가 결과 우수업체에 콜장착·복장제작·네비게이션 설치비 지원, 운수종사자 표창, 해외시찰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4억원, 내년30억원(잠정)의 예산이 책정됐다. 서울시 서재율 운수물류과장은 “택시들간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평가 결과는 내년 1월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이번 평가의 문제점을 보완해 1년마다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전시 행정 우려” 그러나 택시 회사의 불법 행위가 만연한 가운데 서비스 평가를 하는 것은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즉 ▲매일 일정금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 수입을 기사가 가져가는 사납금제 ▲사납금만 내면 개인택시처럼 운영하며 나머지 수입을 기사가 가져가는 도급제 ▲소사장이 택시회사에 보증금을 납부하고 기사를 고용하는 지입제 등이 택시 서비스 악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력 7년차 회사택시 기사 김모(48)씨는 “택시 영업이 부진한 현실에서 일정 금액을 회사에 떼어주고 나면 개인 수입을 올리기 위해 과속으로 인한 난폭 운전이나 승차거부를 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김성한 정책국장도 “불법 행위를 하는 상당수 택시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운전사 개인의 서비스만 평가하는 것은 전시행정에 그칠 수 있다.”면서 “월급제를 실시하는 합법업체에는 재정지원을 하고 불법업체는 퇴출하는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케이블 SO 50여곳 심사 재허가 추천 거부 나오나

    지난해 방송계를 술렁이게 했던 경인방송 재허가 추천거부 같은 경우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케이블SO 50여개에 대한 재허가 추천이 9월로 다가옴에 따라 이 같은 사태가 다시 한번 재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심사 대상인 SO들은 전체 SO 119개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50여개인데다 대부분 서울·경기와 대도시 지역에 포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허가 추천 심사 결과에 따라서는 케이블 시장 판도가 변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방송위가 경인방송의 전례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과 그래도 심사 강화 첫 해인 만큼 강경일변도로만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언개련 프레스센터서 토론회이 문제를 두고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가 2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7층에서 정책토론회를 연다. 발제자는 양문석 언개련 정책위원. 양 위원은 SO들에 대해 경인방송 재허가 추천거부와 같은 사례가 이번에도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은 “이제 SO들도 공익성과 공공성 개념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을 핵심으로 꼽았다.SO들의 직접사용채널(SO가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하는 지역전문채널)이 얼마나 지역성에 이바지하고 있는지 제작비 등의 측면에서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채널을 구성할 때도 상업적 채널 못지 않게 공공성이 강한 채널을 얼마나 포함시켰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프로그램 제작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PP들에 대한 수신료 배분문제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PP들에 대한 수신료 배분 비율은 스카이라이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를 넘나드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SO들의 덩치가 급격하게 불어났다는 데서 출발한다. 양 위원은 “그동안 지상파 채널에 밀려 SO의 문제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방송·통신 융합현상과 관련된 정책방안 논의가 시작되면서 SO들의 급격한 성장이 눈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방송위 이달 신청서 접수 특히 양 위원은 지난해 재허가 추천심사 대상이 비교적 소규모인 3차 SO였던 반면, 올해 심사 대상은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차 SO들이라는 데 주목했다. 양 위원은 “1차 SO들이 시장 교란의 가장 큰 주범”이라면서 “지난해 31개 SO 가운데 50%에 이르는 16개 SO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 만큼 이번에는 그 이상으로 문제점들이 발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1차 SO들이란 94년 허가받은 SO들 가운데서도 선두주자군에 속해 있는 사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방송위원회도 이미 지난 6월 심사 강화를 공언했다. 당시 방송위는 ▲PP 수신료 배분 문제 ▲디지털 전환 문제 ▲지역채널과 직접사용채널 운영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위 관계자는 “케이블 시장이 확대된 만큼 원칙대로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9월 신청서를 받아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심사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F15K機 미사일운용 차질우려

    군은 올 연말 실전배치되는 차세대 전투기 F-15K에 장착될 공대지 미사일의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해 미사일 운용에 차질이 우려된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 2월 말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정보통신부에 F-15K와 장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SLAM-ER’를 연결하는 데이트링크용 주파수 허용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통부는 공군이 요청한 주파수 대역은 이동통신 PCS와 IMT2000이 이미 점유하고 있어 혼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공군이 SLAM-ER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사일 활용도가 높은 F-15K의 전투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군은 F-15K 제작사인 미 보잉 측에 주파수 대역 관련 소프트웨어 교체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보잉측으로부터 수백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지나친 PPL… 韓流 죽일라

    지나친 PPL… 韓流 죽일라

    주연배우가 드라마 방영 도중 스스로 촬영 거부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하는 사태가 빚어져 방송가 안팎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SBS TV 수목 드라마 ‘루루공주’(극본 권소연·이혜선, 연출 손정현)의 주인공인 탤런트 김정은은 지난 10일 자신의 인터넷 팬카페에 “이미 다 소진되어 버린 이야기들을 짜여진 스케줄에 맞춰 억지로 늘려 쥐어짜 가며 연기할 자신이 이젠 없다.”며 중도하차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방송사와 제작사가 설득에 나서 하루 만에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파행방송의 위기는 면했다. ●간접광고에 20%넘던 시청률 10%대로 급락 그동안 시청률 부진 등을 이유로 제작진과 배우가 불협화음을 일으킨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주연배우가 드라마 방영 도중 출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드라마 방영중 여주인공이 교체되는 최악의 위기는 면했지만, 극도로 상업화된 제작풍토에 주인공이 직접 반기를 들었다는 점 등에서 이번 사태는 방송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들이다. ‘김정은·정준호’라는 빅카드를 내세워 방영 전부터 큰 화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루루공주’는 방영 초반 20%를 넘었던 시청률은 곧바로 10% 초반대로 급전직하했다. 시청률 부진, 드라마 흐름과 상관없이 끼어드는 지나친 간접광고 등으로 비판의 화살이 쏠리는 등 여러 불만이 겹치자 결국 김정은이 ‘출연 거부’라는 극단적 카드를 들고 나왔던 것. 실제로 드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PPL(드라마속 상품 광고) 등 ‘루루공주’의 과도한 간접광고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왔다. 첫 회부터 김정은을 광고모델로 쓰는 회사를 연상케 하는 ‘코데이’가 극중 상표로 버젓이 등장했는가 하면, 남자 연기자 역시 비데 판매회사의 영업사원으로 묘사돼 김정은은 홈페이지 등에서 ‘비데공주’라는 비아냥을 받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등장하는 용품들의 태반이 PPL이었다. 과도한 PPL이 드라마의 맥락을 끊어 놓곤 하자 김정은측이 “드라마의 흐름과 상관없는 PPL을 삼가 달라.”고 제작사에 요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탄한 대본 뒷전… ‘쪽대본´으로 날림 제작 또 다른 문제점은 전혀 현실성 없는 드라마. 당초 드라마를 맡기로 했다가 포기한 김종혁 PD는 “함께 작업해 보고 싶었던 배우가 출연해 연출 욕심이 났지만, 대본 등 제작상황 등에 연출자의 의지가 개입할 틈이 없었다.”고 손을 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이같은 문제를 스타 캐스팅에만 열을 올리는 외주 제작사들의 상업주의적 제작관행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도 많다. 한 드라마 PD는 “대본 등 정작 공들여야 할 ‘기본작업’이 뒤로 밀쳐지는 현실이 고질화된 지 이미 오래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외주 제작사들의 입김이 날로 커지면서 책임 프로듀서조차 드라마의 내용을 모르는 사태가 빈번하다.”면서 “편성이 확정된 뒤에야 현장에 전달되는 ‘쪽대본’으로는 연기의 질을 높이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원음방송 ‘열린 FM’ 거듭나요

    원음방송 ‘열린 FM’ 거듭나요

    “이제 종교방송이라는 골목길에서 벗어나 일반방송이라는 큰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원음방송(서울권 89.7㎒, 부산권 104.9㎒, 전북권 97.9㎒)이 ‘열린 FM’으로 거듭나기를 선언했다. 일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고 방송 본국도 전북 익산에서 서울로 옮겼다. 새 프로그램은 5일부터 선보인다. 원음방송은 1998년 원불교 중앙총부가 전북 익산에서 방송을 시작한 뒤 2001년 서울권과 부산권으로 방송권역을 넓혔다. 그러나 원불교를 배경으로 한 종교방송이라는 점 때문에 일반 청취자들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못하다. 지난 7월부터 메이저리그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중계방송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원음방송은 ‘열린 FM’ 선언을 계기로 청취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시사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시사평론가로 이름을 날렸던 방송인 봉두완씨를 영입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 시간대인 아침 7시부터 1시간30분을 맡겼다. 황규환 회장은 “엄정 중립의 입장에서 시사문제를 다뤄 봉두완씨 고정 청취자를 중심으로 차츰 세를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라디오의 강점인 음악프로그램도 ‘우리 음악’으로 특화했다. 가요는 물론 국악과 동요까지 팝음악을 빼고 모두 우리 음악으로만 프로그램을 꾸민다. 진행자로 홍서범, 한혜진, 고영수 등을 영입했다. 마지막으로 종교방송인 까닭에 유지할 수밖에 없는 종교 관련 프로그램도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다룰 방침이다. 황 회장은 “종교방송이라는 이유로 원불교 관련 정보만 고집스레 제공하면 외려 거부감만 불러일으킨다.”면서 “부드럽게 접근할 뿐 아니라 다른 종교 관계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음방송은 ‘열린 FM’ 출범을 기념해 5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 FM 원음방송 특집 오픈스튜디오’도 마련했다. 서울 코엑스몰 밀레니엄 광장에서 서문탁과 남궁옥분 등 가수 20여 팀을 초청, 공연을 벌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미술, 음식과 만나다

    맛있는 초콜릿, 나뭇잎, 구슬로 만든 푸딩, 고춧가루로 만든 립스틱, 쫄깃쫄깃한 젤리로 만든 변기…. 음식이 더 이상 식탁의 재료가 되길 거부(?)한 채 전시장 나들이를 나섰다. 관람객들의 입맛을 돋우기 위한 전시회 ‘미식가’에서 작가 15명은 모두 일류 요리사를 자청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젤리빈으로 변기를 제작한 데비한은 식욕과 배설이 순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예쁜 모델의 입술에 바른 립스틱은 다름 아닌 고춧가루. 고추의 매운 ‘핫’(hot)과 섹시한 ‘핫’(hot)의 이중적 의미를 동시에 담아냈다. 황성준은 유학시절 벼룩시장에서 보던 식사도구 포크, 나이프, 스푼을 캔버스위에 배열한 뒤 다시 캔버스천으로 팽팽하게 덮은 뒤 캔버스 뒤 포크 등의 실루엣을 목탄으로 재현했다.“생존을 위한 밥먹는 도구를 욕망을 퍼내는 도구로 표현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 이미경은 초록빛 나뭇잎에 섭씨 50도에서 녹인 쵸콜릿을 붓으로 발라 ‘나뭇잎 초콜릿’풍경화를 그려냈다.강용면은 깜깜한 실내에 높이 50m의 놋쇠 밥그릇에 나무를 깎아 만든 밥을 소복이 담아내 우리 전통 식문화를 보여주는 작업을 했다. 눈, 코, 입, 귀를 꽃모양으로 형상화해 낸 이중근의 ‘오감화’(五感花)는 맛을 오감으로 느끼는 식탁으로 변했다. 채민진 큐레이터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미식가와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예술가는 그 의미가 상통한다.”고 말했다. 새달 16일까지 청담동 카이스갤러리.(02)511-0668.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우리글(EBS 오후 4시40분) 첫째 마당 ‘살려 쓰기’에서는 ‘밥’과 관련된 우리말글에 대해 알아본다. 둘째 마당 ‘바로 쓰기’에서는 ‘뷔페’의 정확한 발음법을 알아본다. 그리고 ‘라면이 불기 전에..’라는 말은 맞는 표현일까? 마지막 셋째 마당 ‘새로 쓰기’에서는 ‘먹을거리’와 관련된 외래어와 그것의 순화어를 알아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베니스 근방의 제지공장은 해조류로 종이를 만들어 골치 덩어리 해조류를 처리하고 연간 3만t의 나무를 벌목에서 구했다. 종이 제작에 소비되는 물과 에너지도 기존 방식보다 절반밖에 들지 않는다. 또 채소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도 종이를 만든다. 이런 종이들은 고급 품질에 모양과 질감도 독특하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첫번째 1975년 일본에서 마술을 선보이던 소심한 은행원 이치가와 이야기, 두번째 1986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신의 실수로 아내를 교통 사고로 숨지게 한 데이비드 이야기. 마지막 세번째 경기도에서 어린시절 부모 형제 하나없이 고아로 자란 숙자의 사연 중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결정! 맛 대 맛(SBS 오전 10시50분) 흐물흐물하면서 부드러운 김치와 빨간 국물이 입맛을 돋우는 거부할 수 없는 맛의 김치찌개와 진하고, 걸쭉하고, 깊은 맛을 자아내는 고소한 맛의 청국찌개가 맛대결을 벌인다. 대한민국 찌개의 최강자를 가린다. 사미자, 조형기, 성동일, 안선영, 현영, 김세아, 한현민, 설, 서현, 김새롬이 출연한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동양의 피카소’ 중광 스님이 배우 한태일에게 그림 한 점을 그려줬다. 추상적인 화풍을 가진 중광 스님의 다른 작품처럼 이 그림도 대상의 특징을 추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흥미로운 중광 스님 그림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 한편 투박한 상자에 모기향처럼 말린 굵은 선이 특징인 도자기 두 점을 소개한다. ●도전 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50분) 밀림의 꿀 사냥꾼 카메룬 바야족. 그들은 밀림을 헤집고 다니며, 조상 대대로 내려온 방식으로 꿀 사냥을 한다. 바야족은 벌꿀 사냥을 하는데 약초로 벌들을 마취시킨 후, 마른 풀로 만든 갑옷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 무장을 한다. 바야족의 독특한 꿀 사냥 현장을 탤런트 이영호가 따라나섰다.
  • 나의 단골 인터넷 패션몰

    나의 단골 인터넷 패션몰

    인터넷 패션몰이 이렇게 진화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옷은 자고로 입어보고 사야 하는 법”이라거나 혹은 “바느질이나 디자인도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어떻게 옷을 사느냐.”며 인터넷 패션몰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던 당신. 어느새 패션몰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뒤져보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지금 “바로 내가 원하는 스터일이야.”라고 환호하며 신용카드 결제를 하고 있는 중 아닌가? 인터넷 패션몰의 세계는 넓다. 싸고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에서부터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든 브랜드까지,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패션의 세계는 날로 방대해지고 있다. 진화에 진화를 거쳐 이제는 스타의 스타일까지 그대로 구입할 수 있게 됐고, 많은 사람들은 주거래 단골 매장을 두고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즐기는 패션의 모든 것.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단독 사이트를 운영하는 인터넷 패션사이트와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의류매장 등의 패션 아이템은 수천, 수만개에 이른다. 이 중에서 어떤 사이트를, 또 어떤 아이템을 골라야 할까. 너무 싼 것은 쉽게 믿음이 가지 않고, 너무 비싼 것은 또 망설여진다. 이럴 때는 ‘커닝’이 최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인터넷 패션몰을 이용할까. 옷 잘 입는 직장인 3명이 뽑아준 ‘내가 즐겨찾는 인터넷 패션몰 Best 3’을 소개한다. ■ 별을 알면 유별나게 입을 수 있다 ‘그의 모든 것을 닮고 싶다.’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고 트렌드를 제시하는 사람은 디자이너다. 하지만 유행을 확산시키는 역할은 스타에게 주어졌다. 인터넷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스타일 좋은’ 스타의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스타들이 즐겨입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는 네티즌도 많다. 멋진 옷차림을 뽐내는 스타에게 열광하고, 마치 옷차림 하나로 내가 스타가 된 듯 그들과 같아지고 싶어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들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은 아예 스타의 모든 패션 아이템을 한자리에 모아놓기도 한다. ●스타 스타일을 훔쳐봐 CJ몰(CJmall.com)이 지난 6월 오픈한 ‘연예인 파파라치숍’은 평소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연예인을 한자리에 모았다. 끝 모르게 치솟는 인기와 사랑을 한몸에 받는 탤런트 정려원을 비롯해, 아나운서 정지영, 슈퍼모델 이기용이 입고, 쓰고, 착용한 소품을 판매한다. 상품을 기획한 심여린 대리는 “평소 스타의 소장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여성 고객들의 호응이 크다.”며 “패션 아이템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 2∼3일이 멀다 하고 품절”이라고 말했다. 하루 최고 17만명이 다녀가기도 했고, 일부 인기 상품은 예약 판매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중에서도 활동적이고 귀여운 정려원 스타일(E)이 최고 인기다. 길게 내려오는 민소매에 청바지를 코디하고, 여기에 모자, 보잉 선글라스 등의 아이템을 패션 포인트로 이용한다. 액세서리는 큼지막한 링귀걸이나 기즈모 고스트 이어링, 구슬 목걸이 등 독특한 디자인이 대부분. 이중 기즈모 고스트 이어링은 동대문에서 본뜬 제품을 만들어 정려원의 사진을 붙여 팔 정도로 핫아이템이다. 지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아나운서 정지영의 스타일(C)은 로맨틱하다. 색감이 화려하고 디테일이 많아 눈길을 끄는 패션 아이템이 많다. 하지만 지나치게 튀지는 않아 발랄하게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이 많은 편. ‘빨간모자 아가씨’로 불리는 슈퍼모델 이기용(B)의 스타일은 ‘섹시’ 그 자체다. 건강하고 탄탄한 몸매를 드러내면서 자유로운 섹시함을 발산하는 스타일이 주류. 큼직한 귀고리와 칭칭 감은 목걸이, 장식이 많이 붙은 비녀를 이용해 화려하게 연출한다. 이들의 사진은 예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아닌, 마치 파파라치가 잡아낸 스틸샷처럼 생동감있게 연출해놓은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스타 스타일을 부담없이 즐긴다 CJ몰이 10만∼20만원대를 중심으로 한 고가의 아이템을 선보였다면, 가수 이효리를 메인모델로 쓴 G마켓(www.gmarket.co.kr)은 부담없는 가격으로 스타의 스타일을 입을 수 있는 ‘스타숍’을 만들었다. 지난 7월 톱스타 이효리를 내세워 스타 코디네이션 10선을 제시, 그녀의 스타일을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훑어 선보였다. 걸어다니는 스타일 제조기를 앞세운 스타숍은 거의 모든 아이템이 품절 표시를 붙여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특히 밝고 상큼한 컬러가 세련되게 배합된 무늬와 높은 허리선 처리로 몸매를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더운 여름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끈 상품.G마켓은 이 여세를 몰아 최근 이민혁, 오윤아, 이윤지와 계약을 맺고 그들의 스타일을 만든 아이템도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이효리가 섹시한 히피 스타일이라면, 시트콤에서 당찬 커리어우먼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오윤아(A)는 볼륨있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섹시 캐주얼 아이템으로 스타일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윤지(F)는 10∼20대를 공략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럭셔리하지 않으면서 귀엽고 발랄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면티셔츠와 청바지를 벗어나 멋진 스타일을 추구하는 남성을 위한 코디네이션 제안은 이민혁(D)이 맡았다. ■ ”나만의 ☆일 보여줄께” (1) 쉬즈굿닷컴(www.shezgood.com)은 명품 스타일의 의류전문 사이트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소재와 바느질이 좋다. 가격이 센 편이지만 질적인 면에서 만족할 수 있다. 나는 주로 캐주얼을 구입하는데 기본 디자인의 정장도 구입할 만 하다. 액세서리 종류도 많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모델이 입고 찍은 사진보다 구매자가 직접 입고 찍은 사진을 보는 게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난 모델 체형이 아니니까. (2) 업타운걸(www.uptowngirl.tv)에서는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캐주얼을 만날 수 있다. 간단한 비주얼로 아이템을 찾기 편하고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다. 무엇보다 나같은 30대도 살짝 오버하면서 소화할 수 있을 만한 예쁜 캐주얼 아이템이 많다는 게 장점! 특히 티셔츠, 블라우스 등의 상의류 중에 예쁘고 특이한 것이 많다. (3) 드레스폼(www.dressform.co.kr)은 남들과 똑같은 스타일에 싫증이 났거나, 기성복 사이즈가 맞지 않을 때 찾으면 된다. 기성제품도 만들지만, 아예 내 몸에 맞도록 내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기도 한다. 일반 맞춤정장과 동일한 질로 저렴하게 만들어준다. 오래오래 입고 싶을 때 과감하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단 옷에 대해 충분히 상담한 후에 제작에 들어가야 뒤늦은 후회가 없다. (4) 젠느(zenne.net)는 명품 분위기의 옷이 많다. 가격이 비싼 편(내 기준으로는)이지만 소재와 바느질이 매우 좋다.‘○○ 스타일’은 각 쇼핑몰마다 내세우는 품목이지만 그 중에서도 질이 높은 편이니 아이템에 따라 이용하는 것이 포인트. 예를 들어 한철 입고 말 크롭트 팬츠라면 비슷한 스타일을 판매하는 좀더 저렴한 곳에서 골라도 괜찮지만, 정장이나 원피스라면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원피스는 그야말로 스타일을 잘 내야 하는 아이템 중 하나니까. (5) 슈가몰(www.sugarmall.co.kr)은 최근 유통되지 않는 브랜드나 그와 비슷한 느낌의 옷을 저렴하게 발견할 수 있는 곳. 실물 컷과 런웨이 컷, 모델 컷 등 제품을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해둔 것이 장점이다. 물량이 적어 제품이 쉽게 품절되므로 이 패션몰 스타일이 자신과 맞다고 생각되면 꾸준히 스타일을 체크하는 게 좋겠다. 가끔 세일때는 정말 싼 가격에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배송과 Q&A가 빠르고 상담도 친절한 편. (6) 블루리본(www.blueribon.com)은 해외 연예인이나 패셔니스타 스타일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패션몰이다. 자체 제작 아이템도 상당량 되며 원하는 디자인을 신청하면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올슨 자매나 키얼스틴 등의 스타일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다. 배송도 빠른 편이고 가격은 합리적인 편. 단 사이즈가 들쭉날쭉한 편이니 자신의 사이즈를 제대로 알고 골라야 실패가 없다. (7) 빌리윌리(www.billywilly.co.kr)에는 딱딱하지 않은 귀여운 원피스와 재킷이 주종을 이룬다. 가격은 다른 패션몰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바느질과 옷감, 그리고 피팅감이 예술이다. 디테일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곳. 한달에 2∼3회정도 ‘럭셔리공동구매’ 이벤트를 여는데, 이때 30%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 이 시기를 이용하는 것도 지혜. 품절이 잘되는 편이나 인기있는 디자인은 3차,4차까지 재주문을 할 수 있다. 작은 44사이즈에서 77사이즈까지 맞춤도 가능하다. (8) 제이드(www.e-jade.co.kr)는 고급여성의류 인터넷 쇼핑몰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사이트다. 옷도 옷이지만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가방! 패션리더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모터백을 비롯해 멀버리, 실버라도, 루엘라 등 다양한 가방을 구비하고 있다. 가방 하나 가격이 원피스 한벌 가격을 훌쩍 뛰어 넘으니 각오는 해야 할 듯하지만 가방이 패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봐도 좋다. (9) 이스타일리스트(www.e-stylist.co.kr)에는 셔링과 리본이 한껏 달린 블라우스, 스커트 등 여성스러운 옷이 많다. 핑크색 시폰 블라우스와 하늘하늘한 화이트 스커트, 소개팅과 상견례 때 입으면 100% 먹힐 만한 그런 스타일을 맛볼 수 있다. 코디돼 있는 슈트를 구매하면 10% 할인해 주기도 한다. 다양한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이 곳의 장점이다.
  • “지도층이 항복거부 200만명 희생”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유력 아사히신문이 패전 60년을 하루 앞둔 14일 ‘원폭 투하 일본 책임론’이 핵심인 사설을 게재했다. 신문은 통합사설에서 2차대전 말기 일본 지도층의 무책임한 ‘조기항복 거부’로 원폭 투하 등을 자초,200만여명이 무고한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일본 책임론을 제기했다.사설은 “중·일 전쟁에서 시작해 미국과 싸워 종전에 이르기까지 8년간 일본인 전몰자는 310만명에 달한다.”며 “그 숫자는 전쟁 말기에 급커브를 그려 최후 1년에만 200만명에 가까운 목숨을 잃게 했다.”고 비판하고 당시 일본 지도층의 ‘오판’ 과정을 재구성했다. 사설은 “1945년 2월 고노에 후미마로 전 총리는 ‘패전은 유감이지만 이미 확실하다.’고 쇼와 일왕에게 전쟁을 끝낼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도 당시 지도층은 결단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때 끝냈으면 도쿄대공습과 오키나와 전쟁은 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당시 정부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과 소련 참전이라는 누가 보아도 명백한 파국사태를 맞아 처음으로 항복을 결정했다.”며 “이를 결단이라고 부른다면 너무 늦은 것이었다.”고 일갈했다. 사설은 특히 “군부에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광신적인 일단이 있었지만 대신이나 장군들에게 그것을 억제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었을 것이지만 그런 행적은 거의 없다.”면서 “검열이 있었다고는 해도 신문도 추종하는 지면들을 제작했다. 무거운 경계로 하고 싶다.”고 반성했다.taein@seoul.co.kr
  • 나는 다다다/만 레이 지음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무관심하지 않았다’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의 만 레이 묘비에 씌어 있는 이 비문만큼 평생동안 다다이즘을 구현했던 예술가 만 레이의 삶과 예술을 가장 적확히 표현한 글귀가 있을까? 다다이즘의 목표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기존의 제도권보다 세상을 덜 나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 만 레이. 그는 ‘현실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미를 추구하는 예술과 양립할 수 있겠는가.’라며, 많은 참여 예술가들이 상처받을 것을 염려했다. 20세기의 대표적 다다이스트이자 초현실주의자이면서 다재다능한 예술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만 레이의 자서전 ‘나는 다다다’(김우룡 옮김, 미메시스 펴냄)가 나왔다. 만 레이는 사진가이자 화가, 오브제 제작자, 영화감독으로서 20세기의 가장 독창적 예술가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프루스트의 죽음을 찍은 이도, 헤밍웨이의 첫 소설집에 나오는 사진과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실린 사진을 찍은 이도 만 레이였다. 피카소는 만 레이의 단골 모델이었으며, 입체파의 창시자 브라크는 만 레이의 초상 사진과 자신의 그림을 즐겨 맞바꾸곤 했다. 책에는 만 레이의 예술가로서의 삶과 함께 그가 만났던 수많은 예술계 별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피카소, 에른스트, 달리, 클레, 밀러, 뒤샹, 장 콕토, 헉슬리, 헤밍웨이, 앙드레 부르통 등등. 이들 예술가들의 고집과 기행, 엄숙과 방종, 진지함과 경박함을 꾸밈없이 소개하고 있어, 책을 읽다 보면 그 당시 아방가르드 운동이나 예술계의 분위기 등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심각하지 않고, 편하고 익살스러우며, 조금의 현학도 끼어들지 않는 그의 글쓰기 또한 어떠한 권위와 우상을 거부하는 다다이즘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하다.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이란, 核봉인 전격 해제

    이란이 10일 핵시설의 봉인 해제를 강행했다. 봉인 해제로 이스파한 우라늄 전환공장은 전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란은 핵시설의 평화적 사용을 강조하고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의 대화 지속을 공언했다. AP통신,CNN 등은 10일 이같이 전하면서 이날 열릴 예정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긴급회의를 하루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강·온 양면작전’에 35개 이사국들의 대응 의견이 갈려 대책마련에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IAEA 마크 그보즈데키 대변인은 “이란이 마지막 봉인을 해제했으며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농축 우라늄 생산의 길로 한 발짝 다가섰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TV방송도 골람레자 아가자데 이란 원자력기구 의장의 말을 인용해 마지막 봉인이 제거됐다고 보도했다.아가자데 의장은 “IAEA 감시관들이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이후 봉인이 제거됐다.”고 말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그동안 이란과 협상을 벌여왔던 EU 3개국은 이스파한 우라늄 전환시설 봉인 해제와 관련,35개 EU회원국 이사회를 설득해 이란이 즉각 핵프로그램 활동을 중단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이란이 봉인 해제 등 핵활동을 중단하고 협상을 재개하라고 압박했다. 독일도 EU와 이란간의 대치 상황이 ‘중대한 국면’에 직면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란은 즉각 봉인 해제활동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신임 이란 대통령 등 이란 당국자들은 우라늄 전환시설에 대한 봉인 제거와 관련,“이스파한의 우라늄전환시설의 가동을 재개한 것은 국제적인 관련법과 규정에 의거한 분명한 권리며 이란은 이를 준수했다.”고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핵을 평화적으로 사용할 것이며 관계국들과 협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8일부터 봉인 해제작업을 준비해 왔으며 일부 시설은 아직도 봉인이 해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AEA 이사회는 이란의 우라늄 전환활동 재개를 놓고 회원국간 입장 차이가 너무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 외교관들은 “IAEA가 이란을 안보리에 넘겨 제재를 시도할 경우 거부권이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는 등 안보리 내부에서도 심각한 대립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유엔 안보리가 이란을 제재하기보다 이란 관리들의 입국 금지나 강력한 비난 결의안 채택 등의 온건한 조치를 내놓는다면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IAEA는 9일 이란의 우라늄 전환활동 재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으나 미국의 독선에 반대하는 국가들의 이의 제기로 비난 결의안은 물론 제재 방안도 도출하기 어려웠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스워드피쉬(SBS 오후 11시55분) 열대야로 잠도 오지 않는다. 만사가 귀찮고 싫다. 그냥 시원한 액션 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를 만나는 순간 ‘목적 달성’이다. 할리우드에서 제리 브룩하이머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액션 블록버스터의 마이스터 조엘 실버가 제작했다. 미국 개봉 당시 첫주 흥행 1위를 기록했지만, 평론가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도미니크 세나 감독은 전작 ‘식스티세컨즈’(2000)에서 보여줬던 기가 막힌 자동차 추격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다. 헬리콥터가 버스를 매달고 공중 곡예를 펼치는 장면도 볼거리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 초반이 압권이다.‘매트릭스’(1999)의 고속 촬영을 응용한 도입부의 폭발 장면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지만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지 않은 점은 흠. ‘엑스맨’의 ‘울버린’ 휴 잭맨과 언제부터인지 악당이 너무나 잘 어울려 보이는 존 트래볼타가 연기 대결을 펼친다. 미모와 연기력을 두루 갖춘 흑인 여배우 할리 베리도 나온다. FBI를 해킹해 감시를 받고 있는 천재 해커 스탠리 잡슨(휴 잭맨)은 부인에게 이혼 당하고, 딸의 양육권마저 뺏긴 상태다. 어느날 미모의 여인 진저(할리 베리)와 전직 CIA요원 가브리엘 쉬어(존 트래볼타)가 접근한다. 국제적인 테러를 척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방부 시스템을 해킹하자는 것. 즉, 마약관리국(DEA)의 비자금 세탁 프로젝트 ‘스워드피쉬’ 작전으로 형성된 95억 달러를 가로채게 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유혹을 받는 스탠리. 그러나 일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2001년작. 약 9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알리(MBC 밤 12시) 너무나도 유명한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전성기를, 윌 스미스와 마이클 만 감독이 손잡고 만든 영화다. 제작비 1억2000만 달러를 투여해 알리의 드라마틱한 삶을 정말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권투 장면이 인상적이다. 다소 코믹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윌 스미스는 자신이 존경하던 알리역 제안을 받고 무려 5년 동안 고민한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히트’(1995),‘인사이더’(1999),‘콜래트럴’(2004) 등 두 남자 이야기를 즐겨 그린 마이클 만 감독은 현재 80년대 인기 TV시리즈 ‘마이애미 바이스’를 스크린으로 옮기고 있다. 내용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1964년 22세 캐시어스 클레이라는 본명을 가진 알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장담 대로 소니 리스튼에게 KO승을 거둬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다. 이 순간부터 베트남전 징집 거부로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한데 이어 1974년 조지 포먼을 상대로 부당하게 뺏겼던 챔피언 벨트를 되찾는 ‘아프리카 격전’까지 담고 있다.2001년작.170분.
  • ‘김대환 박물관’ 등 운영 ‘문화지킴이’ 유재만씨

    ‘김대환 박물관’ 등 운영 ‘문화지킴이’ 유재만씨

    두 손에 6개의 북채를 쥐고 연주한 신화적인 드러머, 쌀 한 톨에 반야심경 283자를 새겨 넣어 기네스북에 오른 세서(細書)의 달인, 오로지 음악으로만 얘기하겠다며 혀끝을 두번이나 잘랐던 기인, 오토바이를 목숨처럼 사랑한 영원한 보헤미안…. ‘한국 프리재즈의 최고봉’ 흑우(黑雨) 김대환은 우리에게 이렇게 각인돼 있다. 지난해 봄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소리는 남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낳고 있다. 도도한 도올 김용옥도 “나는 그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흑우의 예술은 너무도 정직하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김대환은 누구보다 폭넓고 견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이 시대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年100회 日공연… 김대환선생 한류원조 서울 인사동에서 ‘아리랑 명품관’과 함께 ‘흑우 김대환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유재만(59·김대환후원회 회장) 씨는 김대환에 관한한 마니아 중의 마니아다. 얼굴이 알려지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그를 26일 인사동 김대환 박물관에서 만났다. 아리랑 명품관 매장 안에 있는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2층이 바로 김대환 박물관.1989년 유씨가 가난한 예술가 김대환에게 연습실 겸 작품전시실로 제공했던 곳이다. “20평이 채 안되는 조그만 공간이지만 선생의 예술과 삶의 자취가 그대로 녹아 있는 곳이지요. 선생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여기서 지내며 북을 울리고 깨알같은 글씨를 새겼습니다.” 박물관에는 드럼세트와 스틱, 현미경 없인 해독할 수 없는 초정밀 미각(米刻)작품,1000개의 불자(佛字)로 이뤄진 관음대위력 도장 등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나를 보고 ‘김대환 맹신도’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30여년전 대학 1학년때 김대환 선생의 타악 연주를 듣고 팬이 된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그의 정신세계를 떠나본 적이 없으니까요.” 유씨가 말하는 ‘김대환 정신’의 핵심은 연습. 이는 ‘연습은 장엄한 구도의 길이었다’(현암사)라는 김씨 자신의 책 제목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선생은 늘 ‘연습하지 않는 예술인은 사기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게 된 것도 ‘시간을 길가에서 소비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선생의 독특한 시간철학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김대환은 미세각과 독특한 필체의 좌서(左書)로도 일가를 이뤘지만, 그의 궁극적인 관심은 음악에 있었다. 유씨 또한 이 점을 인정한다. 김대환이 작곡가 신중현과 가수 조용필로부터 ‘한국 그룹사운드 음악의 맏형’으로 추앙받았음을 상기시키는 그는 “선생의 인생에서 모든 것은 원 비트 음악, 곧 타악으로 귀일한다.”고 강조한다. “80년대 중반부터 1년에 100회 이상 일본에서 공연하며 폭발적 인기를 끈 김대환 선생이야말로 한류의 원조”라고 말하는 유씨는 앞으로도 김대환의 예술적 위업을 이어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작정이다. 지난 3월에는 김대환 타계 1주년을 맞아 그의 예술혼을 기리는 전국타악경연대회를 열었다. 그동안 녹음해 둔 1000여 편의 김대환 라이브 음악을 CD로 만드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아직 구상단계지만 일본측 후원회와 함께 ‘흑우 김대환 기념관’을 세워 선생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유씨는 김대환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 말고도 ‘인사동 문화지킴이’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적없는 상품이 흘러넘치는 인사동은 더이상 인사동일 수 없다는 게 그의 소신. 그는 이를 자신의 아리랑 명품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천해오고 있다.“지금 인사동에는 대형 민속품점 몇군데를 빼고는 모두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주문제작방식으로 만든 제품을 팔고 있어요.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물건인 줄 알고 샀다가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당황하겠어요. 인사동이 이태원마냥 ‘짝퉁거리’가 되고 ‘삐끼거리’가 되면 너도 나도 다 망합니다. 김대환 선생의 성공 비결이 자기만의 음악을 찾은데 있듯, 인사동도 고유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아리랑 명품관은 물론 외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전국아리랑보존연합회 후원회장이기도 한 유씨는 ‘아리랑’이라는 이름을 더없이 소중히 여긴다. 밀양·정선·진도아리랑 등 민족의 소리 축제때는 어김없이 참가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제품 즐비 “문화는 후원자 없이는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요.”인사동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뒤풀이 자리는 항상 그의 몫.“연극인이든 화가든 시인이든 한 데 모여 뒤섞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장르만 고집하면 발전이 없어요.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게 내 역할입니다.” 유씨가 경영하는 인사동 명품요리점 ‘아리랑’은 그런 풍류를 누리기에 안성맞춤인 문화사랑방이다. 유씨는 틈나는대로 화가들의 작품도 구입한다. 그동안 이럭저럭 모은 그림과 서예, 조각작품 등이 300점은 족히 된다는 그는 기회가 닿으면 소장품전도 한번 열고 싶다고 한다. 김대환 예술에 대한 감동으로부터 비롯된 유씨의 문화후원 행보는 거침이 없다. 최근엔 새로 발족한 전국록발전협의회 고문을 맡았다.“1960,70년대 화려했던 록그룹이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워 참여하게 됐단다. 오는 11월쯤엔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 홍익마당에서 누드 크로키전도 열 예정이다.1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대형 퍼포먼스다. “예술에 대해서는 원래 무지렁이였어요. 그런데 두 눈 두 귀 활짝 열고 전시장이고 연주회장이고 열심히 찾아다니다보니 예술애호가가 됐지요. 특히 베트남전 참전 당시 그룹 ‘코리아나’를 이끌고 위문공연을 온 김대환 선생의 타악과 세계 유명팀이 연주하는 컨트리·힐빌리 뮤직 등을 들으면서 나의 음악적 귀가 좀 트인 것 같아요.” ●사업하는 사람들 ‘문화예술휴식´ 취해야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아직 진정한 문화 패트론이 되기는 멀었다는 유씨.“사업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문화예술 쪽에 관심을 갖고 거기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일본의 예를 들어 문화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기를 희망했다.“김대환 선생이 일본에서 공연하기 위해 나리타 공항에 내리면 헬리콥터가 떠 짐 하나 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만큼 예술인에 대한 배려를 한 것이지요. 선생은 일본 상류사회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문화예술인을 후원하는 사람도 똑같이 그렇게 극진히 대접해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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