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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대학 국내캠퍼스도 산학협력단 신설 가능

     교육부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등에 있는 외국대학 국내 분교가 기술지주회사를 꾸리는 등 산학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산업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기관 범위에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외국교육기관’이 포함된다. 해당 대학은 유타대 아시아캠퍼스·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한국조지메이슨대·한국뉴욕주립대와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 부산캠퍼스 5곳이다.  이들 대학은 앞으로 산학협력단을 설립·운영해 학생에게 산업에 종사하거나 창업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술을 가르칠 수 있다. 또 기술지주회사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 학생이 개발한 기술·제품을 사업화해 수익을 내고 이를 교육에 재투자하는 학교기업, 대학이 보유한 특허 등을 사업화하는 전문조직이다.  교육부는 다음 달 23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령을 개정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광장] ‘백치 아다다’ 테스트를 권장함/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백치 아다다’ 테스트를 권장함/황수정 논설위원

    그사이 세 번째 봄이 와 있다. 다시 찾은 단원고 앞길은 무슨 일이 있었더냐며 시침을 떼고 있다. 그해 4월 노란 추모 리본에 노랗게 질려 있던 벚나무는 이제 가뿐해졌다. 볕이 쏟아지는 대로 꽃을 바가지로 터뜨리고 있다. 녀석들이 오가며 군침 흘렸을 허름한 짜장면집도 그대로다. 모두가 제자리다. 샛골목의 세탁소만 없어졌다. 팽목항의 현탁이를 찾느라 굳게 잠근 가게 유리문이 추모 쪽지로 도배됐던 현탁이네 세탁소다. 세월호는 뭍으로 올라와 봄볕을 쬐고 있다. 검은 바닷속 배가 떠오르기까지의 시간은 1089일. 죽어도 낫지 않을 것 같던 상처에 딱지가 앉아 새살이 돋은 시간이기도 하다. 현탁이가 없는 현탁이네 세탁소만 없어졌고 모두 그대로인 것처럼. 어수선한 봄이다. 대선이 코앞에 닥친 정가는 표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천신만고 끝에 세월호는 올라왔지만 정치권의 관심 바깥에 밀려나 있다. 아이러니다. 유례없는 조기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결과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 단초는 세월호 참사에서 발아했다. 엉터리 대처를 사과할 마음도 수습할 생각도 없던 대통령의 태도에 사람들은 “이럴 수가” 했었다. 이후 3년을 “저럴 수가”를 탄식하며 불통(不通)의 체증에 고달팠다. 대통령과 국민 불화의 일관된 사유는 소통 불능.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대통령을 볼 때마다 맥없는 의문을 품고 또 품었다.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공감하는 데도 능력이란 것이 따로 필요한가. 벼락치기로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이 시간에 이상징후를 본다. 전열을 가다듬은 대선 주자들에게 입으로는 정책 비전을 보여 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눈으로는 정작 엉뚱한 쪽을 더듬는다. 맨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은 실은 따로 있다. 어떤 위기 순간에도 소통의 숨통이 막히지 않을지 근원적 능력의 여부다. 곤경에 처했다고 먼산바라기로 딴청 하지 않을 ‘그릇’의 여부다. 자라 보고 놀랐으니 솥뚜껑도 피하고 싶은, 이것은 집단 무의식이다. 끝장 토론이 대선 이슈다. 후보의 정치철학 밑천과 위기 대처 순발력을 압축해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양강 대세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TV 토론을 놓고 계속 뒷말을 만든다. 언변이 달리는 문 후보는 꽁무니를 빼고, 썩 언변이 좋지도 않은 안 후보가 그런 문 후보를 점점 얕잡아 보고는 한 판 붙자고 을러 댄다. 딱한 그림이다. 그 많은 문 후보의 참모들이 민심 깊숙한 갈증이 정말 뭔지 모를까. 모른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저런다면 국민 기만이다. 우리가 찾는 대통령은 청산유수 달변가가 아니다. 완곡어법으로 설득할 줄 알고, 방금 외운 듯한 문어체보다는 구어체를 잘 구사할 수 있으며, 불리하다고 판을 깨지 않고, 진심 사용법과 용처를 진심으로 알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어눌함은 문제 되지 않는다. 문 후보의 말실수들이 지탄보다는 동정표를 받았던 데서 그것은 분명해진다. “전두환 장군 표창장”, “3D(삼디) 프린터”로 말꼬리 잡혔지만, 말꼬리 잡았던 쪽으로 빈축은 쏠렸다. ‘백치 아다다’가 아님을 누구든 증명해야 힘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5급 공무원 시험에도 공직적격성 평가라는 게 있다. 그런 기초자격 검증을 대통령 후보가 어물쩍 넘기는 건 말이 안 된다. 철학 빈곤의 백치 아다다 식별법은 지금 우리가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 세월호가 목포의 눈물이 돼 있다. 애도의 유효기간은 없는데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제 그만하자”는 ‘샤이(Shy) 세월호’가 많아졌다. 배가 3년이나 잠긴 사이에 공감에는 금이 갔다. 동정 없는 정치, 인간에 대한 예의가 모자란 정치에 얼마나 황폐해질 수 있는지 직감한다. 감동은 아주 작은 틈새로 온다. 공감 능력이 보인다면, 걷잡을 수도 없이. 영석이가 밥상을 삼킬 듯 밥을 먹던 사진, 한 번도 못 입혀 본 양복을 사서 찍은 사진이 엄마의 엽서에 담긴 전시장(안산 경기도미술관, ‘너희를 담은 시간’전)에는 문 닫기 직전에도 발을 동동 구르며 달려오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그 작고 외진 자리에 소문 없이 들렀다 갈 줄 아는 대선 후보라면. 상상이 지나쳤을까. sjh@seoul.co.kr
  • 정글에서 실종된 청년, 원숭이 도움으로 극적 구조

    정글에서 실종된 청년, 원숭이 도움으로 극적 구조

    볼리비아의 밀림에서 길을 잃었다가 9일 만에 구조된 청년이 뒤늦게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청년은 원숭이들의 도움으로 밀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칠레 청년 마이클 코로세오(25)는 지난 2월 볼리비아 마디디 국립공원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났다. 울창한 밀림에 위치한 이 공원은 밀림체험을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하지만 밀림에서 캠핑을 시작한 2월 27일 청년은 바로 실종됐다. 청년이 실종된 경위는 분명하지 않다. 볼리비아 보호지역관리서비스는 "청년이 화장실에 갔다가 길을 잃고 실종됐다"고 밝혔지만 정작 청년의 말은 다르기 때문이다. 청년은 "갑자기 공포가 엄습하더니 어디선가 달리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뛰다 보니 길을 잃었다"고 했다. 납득하기 힘든 얘기 같지만 패키지여행을 주관한 여행사 측의 증언을 보면 청년의 말이 거짓말 같지는 않다. 여행사 측은 "밀림에 들어가면 보통 첫 날 밀림의 신에게 인사를 하는 의식을 올린다"면서 "청년은 이 의식을 거부하고 실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길을 잃은 청년은 밀림을 헤맸다. 인적을 찾아 걷고 또 걸었지만 언제나 제자리였다. 밀림을 빠져나오지 못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청년에게 도움을 준 건 원숭이들이다. 청년은 "우연히 만난 원숭이들이 나무 위에서 열매를 던져주어 허기를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숭이들은 먹거리만 도움을 준 게 아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를 맴도는 청년에게 원숭이들은 가이드 역할을 했다. 실종 9일 만에 청년이 구조된 것도 원숭이들 덕분이었다. 원숭이들은 밀림체험 첫 날 길을 잃은 곳으로부터 약 1km 지점까지 청년을 안내하곤 사라졌다. 극적으로 구조대에 발견된 청년은 온몸에 긇힌 상처가 많았고 잔뜩 모기에 물린 상태였지만 건강은 비교적 양호했다. 청년의 밀림 실종기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볼리비아 언론은 "청년의 말처럼 원숭이들이 사람을 도왔다면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면서 "올해 개봉될 예정인 비슷한 내용의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는 1981년 볼리비아 밀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사설] 제자 인건비 착복 도저히 못 끊는 관행인가

    한 국립대의 교수 6명이 산학협력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4억 8000만원의 연구비를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짐작했던 것처럼 착복한 연구비는 대부분 소속 학과 학생들에게 나눠 줘야 할 인건비였다. 학생들로부터 아예 통장을 넘겨받거나, 연구비를 일단 지급했다가 돌려받는 수법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제자들을 상대로 저질렀다는 점에서 파렴치하기 이를 데 없는 범죄행위다. 그럼에도 대학 사회에서는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당연시되고 있는 듯하다. 인천대 사례도 각각의 교수가 별개의 연구 과제에서 부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한다. 교수들의 제자 인건비 착복이 얼마나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 교수가 제자 인건비를 착복했다는 뉴스는 이제 놀랍기보다는 식상할 지경이다. 이러다가 우리 사회 전체가 도덕 불감증에 걸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적발된 교수들은 대부분 “다른 교수들도 마찬가지인데 나만 걸려들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국가연구 용역을 수행하면서 인건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실형을 선고받은 또 다른 국립대 교수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현금을 줘 받았을 뿐”이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시장 상인들을 공포로 몰아넣고는 “자발적으로 돈을 걷어 준 것”이라는 조폭과 다르지 않다. 교수 사회도 이제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주도해 외부에서 연구용역을 따왔으니 관련 비용은 내 맘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부터 떨쳐야 한다. 무엇보다 제자들에게 마치 “이런 게 사회생활”이라는 듯 범죄행위부터 가르치는 것은 인생 선배로서의 도리도 아니다. ‘대학원에 들어가 제일 먼저 배우는 게 가짜 영수증 끊는 법’이라는 불행한 우스개는 사라져야 한다. 최근 줄지어 적발된 연구비 착복 교수는 대부분 국립대 소속이다. 국가가 발주하는 연구용역을 국립대 교수가 수행할 경우 나름대로 감시는 이루어진다. 하지만 민간 기관과 사립대학의 연구용역이라면 상황은 다르다. 이제 국·공립대는 물론 사립대도 제자들의 인건비를 빼돌린 교수를 반드시 퇴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가 아닌가. 교육부는 각 대학이 이런 학칙을 만들어 시행하는지 철저히 지도하고 감독하라. 부정과 비리가 판치도록 방치하는 대학은 제재하는 것이 마땅하다.
  • 충북 에코폴리스 결국 무산…지구 해제 요청

    충북 에코폴리스 결국 무산…지구 해제 요청

    입주 희망 기업 한 곳도 없어 강행시 2000억 재정 부담 위험 충주 지역 주민·의원 등은 반발충북 에코폴리스 사업이 결국 첫 삽도 못 뜨고 백지화됐다. 에코폴리스 사업은 충주시 중앙탑면 일원 2.33㎢에 2020년까지 자동차 전장부품, 신재생에너지, 물류유통 관련 산업 집적지를 만드는 것이다. 충북경제자유구역의 한 축이었으나 그간 투자유치에 불리한 땅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충북도와 충주시는 2015년 4월 현대산업개발 등 4개 민간 기업과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자금조달과 선분양, 분양가, 대출상환 순위 등에 관해 수십 차례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에코폴리스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 “에코폴리스 부지 사전분양을 위해 50여 차례에 투자유치 설명회를 했으나 입주 희망 기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면 도와 시가 최대 2000억원의 재정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 사업중단이 최선의 길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지사는 “현지 주민들이 각종 규제로 불편을 겪어왔다”며 “충주지역 발전을 위한 새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특수목적법인은 그동안 11억원 가량을 설계용역비 등으로 썼다. 도는 정부에 에코폴리스의 지구지정 해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에코폴리스는 사업 초기부터 논란이 일었다. 인근 공군부대의 전투기 소음과 부지를 지나가는 높이 30여m의 고가 도로 등으로 예정지 여건이 최악인 탓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당시 충주 지역구의원인 윤진식 의원과 충주시가 무리하게 사업계획서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받은 것”이라며 “당시 윤 의원이 실세였던 탓에 문제를 알았더라도 지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은 반발했다. 김학철 충북도의원(지역구 충주)은 “이 사업이 성공하면 윤 전 의원의 업적으로 기록될 것을 이 지사가 지나치게 의식해 사업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충북도는 2013년 2월 오송 바이오밸리, 청주 에어로폴리스, 충주 에코폴리스 등 3개 지구 총 7.21㎢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았으나, 오송 바이오밸리만 순항 중이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安 “청년 임대주택 年 5만호씩”

    安 “청년 임대주택 年 5만호씩”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0일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내에 청년수석실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청년고용보장제를 실시하는 한편 청년을 위한 공동임대주택을 연간 5만가구씩 늘리겠다고 약속하는 등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을 대거 내놨다.●“청년수석실 신설… 정책에 직접 반영”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BE(비)정상회담’ 토론회에서 청와대 청년수석실 신설을 공약하며 “청년을 청년수석으로 임명해서 청년 정책이 직접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여러 정책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공무원들의 탁상공론과 상상을 통해서 만들어지다 보니 효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5년간 中企 월 50만원씩 지원 약속 안 후보는 청년 주거 정책으로 연간 5만가구씩 공동임대주택을 늘리고,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 중인 임차보증금 융자 지원도 전국적으로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청년고용보장제를 실시해 현재 대기업의 60% 수준인 중소기업 청년 임금을 80%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월 약 50만원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형식을 빌려 이뤄진 이날 행사에서 안 후보는 20대 청년들로부터 주거 문제와 아르바이트·취업 문제 등에 대한 고충을 듣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이날 행사를 시작하며 “잊으셨을 텐데 저도 잘나가던 청년 멘토 출신”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재킷을 벗고 소매를 걷어붙이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 줬다. 안 후보는 “제자가 찾아와서 제 방에서 여러 고민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청년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고자 정치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정치를 하면서 그 초심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청년층 표심 잡기에 나선 데는 세대별로 봤을 때 특히 안 후보에 대한 20~30대 지지율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2012년 청춘콘서트로 젊은이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대권에 도전했지만 현재는 오히려 중장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고, 청년층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현재 급상승한 지지율이 더욱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젊은층의 지지를 되찾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말 우리나라를 제대로 개혁하기를 바라는 많은 국민이 50% 이상의 지지를 모아 주셔서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주시기를 호소드린다”면서 “그래야 제대로 된 개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짜뉴스 신고센터… 네거티브 대응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후보 아들 특혜 의혹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이력서를 내지 않고도 공기업에 취업했다는 것”이라면서 문 후보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또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가짜뉴스 처벌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미수습자 가족 릴레이 인터뷰 5] 故 고창석 교사 부인, ‘배는 올라왔고 이제는 찾기만 하면 된다’

    “구명조끼 여기 있다. 빨리 탈출해!” 세월호에 승선했다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故 고창석(42) 단원고 교사가 마지막까지 질렀을 고함이다. 그는 미수습자다. 제자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준 그는 세월호 침몰 당시 더 많은 제자를 구하고자 더 깊은 뱃속으로 들어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생존한 제자들은 “선생님이 배에서 탈출하라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우리의 탈출을 도왔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오전 그의 부인 민모(38·교사)씨는 3년 전 상황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남편은 그 해 초 단원고에 부임해서 학생인권부에 있었고, 저는 바로 옆 단원중에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의 시작일이었던 2014년 4월 15일 남편은 평소처럼 일찍 집을 나섰어요. 이튿날 오전 8시 29분쯤 ‘아이들(당시 6살, 8살 두 아들) 챙기느라 고생했다?. (바다 날씨가 안 좋아)집으로 복귀 직전까지 갔지만 (인천항에서)출항했다’고 보내온 문자가 저에게 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됐네요.” 민씨는 “‘잘 다녀오라’는 저의 문자를 받기는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집을 나서던 그날 제대로 인사 못 나눈 것이 이렇게 두고두고 미안하고 아쉬울 줄 몰랐습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날 오전 9시 조금 넘어, 조회를 하고 교무실로 들어서니 난리가 났다.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남편은 받지 않았다. “구명조끼 입고 바다로 뛰어들기만 하면 살 수 있다”고 다들 위로했지만, 안절부절못하다 수업에 들어갔다. 잠시 후 교감 선생님이 ‘모두 구조되었다’고 전해주셨고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라 안심도 했지만, 남편 성격을 잘 알기에 고민하다 아이 둘을 차에 태우고 남편이 갈아입을 옷을 챙겨 진도로 향했다. 함평쯤 갔을까. 먼저 도착하신 친정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뉴스와 다르다. 생존 학생들이 옆에 고 선생님이 계셨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맘 단단히 먹고 내려오너라.” 친정집에 아이들을 맡기고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바다만 쳐다보며 기다렸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아무 소식이 없더군요. 처음엔 살아 돌아오길 바랐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시신이라도 찾길 바라며 시신이 들어오는 항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게 몇 달입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수색을 종료하고 나서도 돌아오길 기다린 게 또 몇 년입니다. 마지막 순간 얼마나 애들과 저를 보고파 했을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오빠(남편)를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집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주말 농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모습을 바라보며 손 꼭 잡고 행복할 미래를 이야기했었는데…. 행복하다 자만해서 하늘에서 벌을 내린 건 아닌지 수없이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단다. 하지만, 남편은 늘 자신이 ‘교사’라는 사실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책임을 다했던 사람이다. 또, 입었던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학생들을 찾으러 배 안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는 남편의 용감한 행동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모두 돌아오면 돌아올 것이다’라고 믿고 조용히 기다렸다. 아빠를, 남편을 잃은 삶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민씨는 아들 둘을 데리고 정든 안산을 떠나 먼 곳으로 이사했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곁에서 갑자기 떠나간 것은 너무나 큰 상처였다. 그런 큰 사고를 겪고 아직 아빠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들과 다른 아이들이 아빠에 대해 물을 때 조용히 외면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찢기는 듯했다. 밤에 자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더욱더 가슴이 미어지고 울컥해서 눈물을 쏟은 게 몇 번인지 모른다. “얘들아~ 인양되길 기다리자. 아빠 오시면 엄마가 학교랑 친구들한테 다 이야기 해줄게. 훌륭한 사람의 가족들은 원래 좀 힘들대. 조금만 참자.” 꼬맹이들에게 해줄 말이 이 말밖에 없었다. 세월호가 인양된 뒤 진도나 목포를 다녀오면 작은 애가 늘 물어본다. “이번엔 아빠 찾았어요? 저도 TV에서 다 봤어요.” 그래서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고 이제는 찾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씨는 올라온 배를 보면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고 눈물조차 나오지 않더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상처 될까 전전긍긍하며 미수습자 가족인 것을 숨기며 살았다. 아프다, 슬프다는 표현조차 제대로 못 하고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가슴에 그 큰 상처를 묻어두었더니, ‘죽는 것이 차리리 낫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인양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슬픈 일도 있었고 어려운 일들도 많았다. “하루아침에 그 무거운 배가 어찌 올라오겠습니까. 매순간 관심 보여주시고 함께 기다려주신 많은 분과 인양이 결정되고 배가 올라오는 순간까지 가족의 일처럼 노력하신 분들이 계시기에 지금의 순간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눈에 보이는 저 배 안에 내 가족이 있을 것이고 ‘이제 조금만 더 버티자’ 생각하며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습니다. 이놈의 눈물은 왜 마르지도 않는지. 하지만, 모든 일들이 잘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저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씨는 “누군가를 원망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며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인터뷰를 끝내며 간절히 부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공시 정보] 5급 공채 고득점자 3인이 말하는 합격 비결은 [  ] 이다

    [공시 정보] 5급 공채 고득점자 3인이 말하는 합격 비결은 [  ] 이다

    2017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채용에 수험생 1만 628명이 응시했다. 그러나 1차 시험 합격자는 단 2352명(행정직 1843명·기술직 509명)으로 지난달 29일 확정됐다. 올해 5급 공채 채용인원이 338명인 만큼 최종합격하려면 앞으로도 7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올해 1차 시험 합격자의 평균점수는 83.54점으로 지난해 80.70점에 비해 2.84점이 오른 만큼 2차 시험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오는 6월 27일부터 치러지는 2차 시험의 진검 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서울신문은 10일 지난해 5급 공채시험 합격자 가운데 성적 우수자 4명으로부터 합격 비결을 들어 봤다.# 단 하루도 책 안 놔 2010년 여름부터 5급 공채 시험(일반직렬)을 준비한 최일암(30)씨는 지난해 11월 최종합격했다. 2차 시험만 4번을 치렀다. 그런 최씨가 밝힌 2차 시험의 합격 비결은 출제자의 채점기준을 고민해 보라는 것이었다. 2차 시험은 답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만큼 출제자의 관점에서 답안을 써야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씨에게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경제학이었다. 학부 전공이 겹치기도 했고, 경제학적 마인드가 체화돼 있어 교수님들이 원하는 답안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5급 공채 시험을 준비하면서부터 최씨는 교과서를 읽으며 미시·거시 경제학의 체계와 논리를 정립하고자 노력했다. 이후엔 문제를 많이 풀면서 응용능력을 키우고자 노력했다. 특히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면서 고득점을 얻으려면 어떤 풀이방식이 적합한지 고민했다. 최씨에게 어려웠던 과목은 행정학이었다. 경제학과 달리 논리적 엄밀성이 낮은 데다 수리적으로 명확한 정답을 도출하는 게 아닌 글로 풀어써야 했기에 어려움이 컸다. 최씨는 우선 매일 신문을 읽으며 현실적 사례를 찾아 공부함으로써 구체성을 높였다. 규제 완화가 이슈일 땐 ‘신제도주의’ 이론에서 바라보고 정리하는 식이다. 최씨는 “다소 엄밀성이 떨어지더라도 어떻게든 아는 이론과 사례를 동원해 답안을 완결 짓는 훈련을 했다”며 “엄밀하고 명확한 답안을 쓴다기보단 이론을 통해 현실을 그럴듯하게 설명해 내는 스토리라인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단 하루라도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일요일에도 오전, 오후, 저녁 중 한 타임에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아 감각을 이어 갔다. 최씨는 “스트레스를 풀더라도 공부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삼갔다”면서 “수험생활이 길어지면서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힘들었지만, 합격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묵묵히 공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2차 준비 더 세게 2013년부터 5급 공채(일반직렬)를 준비해 지난해 합격한 연희정(25·여)씨도 행정학이 가장 어려웠다. 경제학과 달리 좋은 점수를 받는 방법이 무엇인지 터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읽으면 이해가 잘 됐지만, 정작 문제를 풀 땐 명확한 정의가 떠오르지 않아 문제였다. 그래서 연씨는 개념 노트를 만들어 틈날 때마다 읽어보고 암기했다. 다른 학생들이 쓴 모범답안에서 괜찮은 사례가 있으면 스크랩해 정리하기도 했다. 답안지를 쓸 땐 최대한 쉽게 풀어서 쓴다는 생각으로 자세히 설명을 했고, 논리적으로 명확하고 꼼꼼한 답안이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연씨는 2차 준비 기간엔 공부의 강도를 높였다. 1차 준비 땐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부하고 쉬었지만 2차를 준비하면서부터는 오전 8시에 공부를 시작해 저녁 10시에 귀가, 집에서 한두 시간 더 공부했다. 학원 수업은 인터넷 강의로 대신했다. 온종일 자습만 하면 느슨해지는데, 하루에 한 번은 인터넷 강의를 듣도록 스케줄을 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다. 스터디 모임은 아침 출석체크 겸 행정법 암기 스터디를 했다. 행정법을 매일 꾸준히 외울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연씨의 수험생활 원칙은 친목 시간을 줄이고 공부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었다. 남들이 보는 학습 자료는 나도 다 보고 시험장에 간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다. 그럼에도 정신적으로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공부를 열심히 해 잡념과 걱정할 시간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연씨는 “앞으로 남은 석 달을 매일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공부한다면 6월에는 최고답안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복 또 반복학습 학부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진민(26)씨는 경제학에 흥미를 느껴 2013년 4월부터 5급 공채(재경직)를 준비했다. 재경직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경제학에 자신이 있었다. 이 밖에 자신이 있는 과목을 꼽자면 행정법이었다. 답안 작성 시 논리적으로 법적 쟁점을 하나씩 전개해 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공부를 할수록 답안이 유기적으로 구성되는 게 즐거웠다. 진씨는 우선 학원 강의와 반복 학습을 통해 행정법 전반을 빠르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교과서와 사례집을 통해 이해의 깊이와 넓이를 넓히는 데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행정법 답안은 판례를 기반으로 구성된 사례를 적어야 하는 만큼 판례와 사안 포섭이 중요하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진씨에게도 가장 어려운 과목은 행정학이었다. 공대 출신이기에 어려움은 더 컸다. 그럼에도 지난해 마지막 시험에선 60점대 중반 점수를 얻었다. 행정학 공부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이유도 있지만, 대학교에서 진행된 교수 특강과 교과서 학습을 통해 행정학 흐름을 새롭게 이해하고 행정학 이론과 사례 정리를 위해 서브 노트를 작성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재정학은 출제범위가 상당히 넓기에 폭넓은 공부는 필수다. 진씨는 이준구 교수의 재정학을 충실하게 공부하고 로젠(H. Rosen)이 쓴 재정학 등으로 내용을 보충했다. 또 수리적 보충이 필요해 전영섭·나성린 저자의 공공경제학 등을 공부했다. 마지막 시험에서 85점을 획득한 진씨는 “마지막 시험에서 풍부한 근거와 짜임새 있는 논증, 실증연구 제시 등을 기반으로 답안을 작성했다”며 “학원의 순환시스템에 맞추면 재정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재정학은 주도적으로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99세 현역’ 최고령 시인 황금찬 별세

    ‘99세 현역’ 최고령 시인 황금찬 별세

    현역 문인 가운데 최고령으로 활동해온 황금찬 시인이 8일 강원도 횡성의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99세. 1918년 속초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다이도학원 유학 이후 강릉농고에서 교직 생활을 했다. 1948년 월간 ‘새사람’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51년 강릉에서 ‘청포도’ 동인을 결성했고 1953년 청록파 시인 박목월(1915~1978)의 추천을 받아 ‘문예’로 등단했다. 1965년 ‘현장’을 시작으로 ‘오월나무’(1969), ‘나비와 분수’(1971), ‘오후의 한강’(1973), ‘추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2013) 등 39권의 시집을 펴냈다. 고인은 마흔 번째 시집을 엮어내는 게 소원이라며 말년까지 작품 활동을 했다고 제자와 유족이 전했다. 고인은 향토적 정서나 기독교 사상에 바탕을 둔 서정시부터 현실에 대한 지적 성찰이 담긴 작품까지 8000편이 넘는 시와 수필을 썼다. 특히 가난에 허덕이던 겨레의 슬픔을 형상화한 ‘보릿고개’가 널리 읽혔다. 유족으로 도정·도원·애경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 30분이다. 장지는 경기도 안성 초동교회묘지. (02)2258-5940. 연합뉴스
  • 한국 근현대 조각 주역 4인, 동지애로 꽃피운 예술혼

    한국 근현대 조각 주역 4인, 동지애로 꽃피운 예술혼

    1940년대 후반부터 성북구 거주 사제·선후배 인연… 창작에 몰두 조각·드로잉·영상 자료 함께 전시 ‘송영수 아틀리에’ 29일 처음 공개근현대기,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서울 성북동에 둥지를 틀고 왕래하며 예술적 인연을 이어 간 경우가 많았다. 간송 전형필, 혜곡 최순우, 우두 김광균, 운보 김기창, 수화 김환기, 근원 김용준, 만해 한용운, 이산 김광섭 등. 성북동은 종로통에서 멀지 않은 데다 너른 바위가 있고 시내가 흘러 시골의 정서를 느낄 수 있어 자연 속에서 편안하고 소박하게 살기를 좋아하는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한국 추상조각 선구자… 수채화도 그려 한국 근현대 조각사를 이끌어 온 조각가 김종영, 권진규, 송영수, 최만린 4인은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중반에 걸쳐 성북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김종영, 권진규, 송영수 작가는 타계할 때까지 각자의 삶의 터전이자 예술 터전인 성북동 아틀리에에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 나갔다. 작가 최만린은 196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성북구 정릉동 아틀리에에 거주하며 한국 현대 조각의 정체성을 이어 가고 있다. 성북구립미술관의 봄 기획전 ‘성북의 조각가들’은 스승과 제자로, 선배와 후배로, 또는 예술적 교감을 나눈 동지로 한 시대를 공유했던 이들 4인의 작품세계와 인연을 조명하고 있다. 네 작가의 조각과 드로잉 54점과 사진, 영상 자료들이 전시된다. 김종영(1915~1982)은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이자 1세대 조각가인 동시에 평생을 서울대에서 후학을 양성한 교육자였다. 그는 1948년부터 삼선동에 거주했다가 피난 후 삼선동 언덕 위에 양옥집을 지어 이사했다. 그는 타계할 때까지 그곳에서 작업했다. 나무와 돌의 물성을 드러내는 추상 작업을 주로 제작했으며, 당시 아틀리에 풍경을 드로잉과 스케치로 남겨 놓았다. 김종영의 많은 제자들이 스승을 따라 성북동에 예술적 둥지를 틀었다. 자연의 정수를 추상화한 김종영의 조각 외에 집에서 내려다본 서정적인 분위기의 수채화 ‘마을 풍경’이 눈길을 잡아끈다.●철조조각 개척… 재료 나무·석고로 확장 서울대 미대 조소과에서 김종영의 가르침을 받은 송영수(1930~1970)는 스승을 따라왔다. 한국 철조(용접)조각의 선구자로 철판과 동판, 스테인리스를 용접하거나 나무, 석고, 테라코타 등 다양한 재료로 추상적인 경향의 작품세계를 확장시켰던 그는 1965년 성북동에 집을 직접 지어 마당에서 작업했다. 작가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현재까지도 당시 제작했던 조각 작품들이 집안 곳곳과 마당에 보존돼 있다. 역시 김종영의 제자이자 송영수의 2년 후배인 최만린(82)은 삼선교 전셋집 시절을 거쳐 1965년 정릉동에 집을 짓고, 이후 근처 집으로 이사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는 집 옆에 마련한 작은 아틀리에에서 생명의 근원적 형태를 형상화한 추상조각을 제작하며 추상조각의 맥을 이어 가고 있다.●구상·추상 접점 한국 리얼리즘 조각 선도 한국적 리얼리즘 조각을 선도했던 조각가 권진규(1922~1973)는 해방 이후 월남해 가족과 함께 성북동에 정착했다가 1948년 일본으로 유학했다. 1959년 귀국 후 성북구 동선동 언덕에 직접 지은 집과 아틀리에에서 작품 제작에 몰두했다.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의 접점에서 테라코타와 건칠 작품으로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한 그는 1973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자취가 남은 아틀리에는 유족이 기증해 2006년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으로 보전되고 있다. 권진규가 동선동 작업실을 찾아온 최만린에게 선물한 소녀 두상 조각 1점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최만린에게 준 소녀 두상은 최초 공개 최만린 작가는 “전쟁 후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에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예술을 한다는 동지애 때문이었는지 서로 아끼고 격려했다”면서 “세월이 흐른 뒤 이렇게 전시를 해 놓고 보니 그때 그 시절이 더욱 그립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29일과 5월 13일에 성북 지역에 위치한 조각가 아틀리에 및 미술관을 탐방하는 ‘예술을 담은 집’도 진행된다. 송영수 작가의 아틀리에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제자 인건비 4억 빼돌려 개인 카드값 낸 교수들

    제자 몫의 연구비 4억원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인천대 교수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A(54)교수 등 인천대 교수 6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교수 등 6명은 2014년 8월부터 27개월간 공공기관·기업이 발주한 산학협력연구과제 연구비 4억 8000만원을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구 인건비를 사적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학생 대부분은 신입생으로 연구비가 지급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A교수는 4억원을 빼돌렸다. 이 돈으로 대부분 자신의 신용카드 대금을 납부하는 데 사용했다. 나머지 교수 5명은 1000여만원씩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 1인당 피해 학생은 3명에서 최다 30명이었다. 이들은 제자들의 연구비를 대신 관리해 준다며 학생들의 통장과 계좌 비밀번호를 넘겨받아 자신의 통장으로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 경찰은 A교수에 대해 빼돌린 금액이 많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기각했다. 그는 4억원 중 일부를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교수마다 별도로 범행을 저질러 6명이 공범은 아니다”라면서 “수사해 보니 연구비를 빼돌린 수법이 모두 비슷했다”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봄 나들이객 ‘주택전시관 투어’…교통인프라 우수한 친환경 단지 ‘인기’

    봄 나들이객 ‘주택전시관 투어’…교통인프라 우수한 친환경 단지 ‘인기’

    날씨가 풀리자 주택전시관에 내집마련을 하고자 하는 젊은 수요자들과 이사를 준비하는 봄 맞이 나들이객 방문이 부쩍 늘었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일원에 위치한 ‘광주 초월 쌍용 예가’ 주택전시관에도 방문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광주 초월 쌍용 예가’ 지하3층~지상19층 총 14개동, 전용 59㎡~84㎡ 총 873가구로 수요자 인기가 높은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기존 지역주택조합의 문제점을 보완해 이미 토지 계약이 100% 완료 됐으며, 2015년 지구단위 결정고시가 완료되었다. 또한 국제자산신탁에서 자금을 관리하고 해외 사업 등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쌍용건설 시공예정이다. 이에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여 실거주는 물론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서도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초월 쌍용 예가’는 친환경 단지설계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 세대 남향위주 배치로 채광과 통풍량을 극대화한 단지설계 및 동간거리 등 주거생활의 쾌적함을 극대화 했다. 그리고 자연 속 힐링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단지로 조성 될 예정이다. 더불어 건강한 여가생활이 가능한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 단지는 교통인프라가 우수하다. 지난해 11월 곤지암~원주까지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을 했으며, 성남시청~이천시~장호원으로 이어지는 왕복 6차선 고속화국도가 오는 4월 완전개통 예정이다. 또한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개통 이후 자동차뿐 아니라 전철 이용으로 판교 10분대, 강남 30분대로 진입이 가능하며, 단지와 인접한 대쌍IC를 통해 원활한 광역도로망을 활용 할 수 있다. 최적화된 면학분위기도 자랑이다. 단지 인근에 대쌍초교(예정), 초월고교 등 도보로 통학가능하며, 시립어린이집도 인근에 위치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초월도서관, 곤지암천 수변공원 등도 인접해 있다. 뿐만 아니라, 이마트, 롯데시네마, 버스터미널, 경안체육공원, 경안시장 등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에 위치한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초월읍 일대는 광역교통망 개선 개발 사업과 함께 사업지 인근 3번 국도와 경충대로를 주축으로 7천여가구의 주거벨트가 형성될 예정이다. 또한, 초월역 역세권 개발예정으로 그 일대의 주거가치도 기대된다. 공급가도 합리적이어서 보다 수월하게 내집마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자격은 만 20세 이상의 세대주로 서울·인천·경기도에 6개월 이상 거주자여야 하며, 무주택 또는 전용 85㎡이하 1채를 소유한 세대주여야 한다. ‘광주 초월 쌍용 예가’견본주택은 경기도 광주 역동에 위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숙제 없이 놀고 싶어? 그럼 벗은 사진 보내” 막장 교사

    “숙제 없이 놀고 싶어? 그럼 벗은 사진 보내” 막장 교사

    10대 여학생들과 거래를 하듯 습관적으로 벗은 사진을 요구한 멕시코의 남자교사가 경찰의 수사망에 걸렸다. 수사가 시작되자 교사는 증발하듯 행방을 감춰 경찰이 뒤를 쫓고 있다. 멕시코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문제의 교사는 최근 16살 여학생과 모바일메신저로 대화를 나눴다. 여학생 핸드폰에 고스란히 저장돼 있는 기록을 보면 연휴 때 가족이 칸쿤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숙제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여학생에게 교사는 "너희들이 멍청해 숙제를 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여학생은 이런 반응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어떡하면 숙제를 내주지 않겠느냐"고 물으면서 살짝 웃으며 혀를 내미는 이모지를 덧붙여 보낸다. 그러자 교사는 "내 생각을 바꾸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벗은 사진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여학생은 신체를 노출한 사진을 교사에게 보내준다. 사건은 여학생의 부모가 우연히 딸의 핸드폰을 보게 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부모는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냄새를 맡은 사회부기자들의 발빠른 취재로 사건은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그러자 "나도 교사에게 누드사진을 보냈다"는 학생이 여럿 나왔다. 문제의 교사는 과제물을 내지 않은 학생에겐 "요구를 들어주면 시간을 더 주겠다", 결석한 학생에겐 "출석으로 처리해주겠다"면서 누드사진을 보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교사는 종적을 감췄다. 경찰 관계자는 "복수의 피해자 말을 들어보면 문제의 교사는 상습적으로 거래하듯 여제자들의 누드사진을 받아냈다"며 "죄질이 매우 나빠 반드시 검거해 검찰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박물관은 살아 있다’ …광주 민속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박물관은 살아 있다’ …광주 민속박물관

    “칠십년대 중반까지만 하여도 전라도의 시골은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데가 많았다.(중략) 상차림에도 격식이 있어서 칠첩반상이 기본이었다. 밥과 국에 김치 한두 가지, 찌개나 찜이 나오고 첩에 들지 않는 간장, 초간장, 초고추장 등이 있고 숙채, 생채, 조림, 구이, 전유어, 회, 마른반찬의 일곱 가지가 칠첩이다." 한국 문단에서 가장 입담이 센 작가 중의 하나로, 흔히 ‘황구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황석영(74)의 산문집, ‘황석영의 밥도둑’에 나오는 구절이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전라도 음식을 소개하는 지점에 이르러서는 거의 벚꽃보다 더 화려하게 입담이 만개한다. 읽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러온다. TV를 틀면 채널마다 맛집, 음식 프로그램이 넘치는 이 즈음 누구나 자기네 맛이 정통이라고 부르는 우리네 음식의 원형은 어떨까? 음식 문화는 결코 먹거리만 따로 동떨어져 있을 수는 없다. 역사와 지리, 풍속과 기질 등이 어우러져야 나오는 하나의 창작물이다. 바로 정통 남도 먹거리 문화의 원형과 뿌리를 다른 민속자료들과 더불어 제대로 살필 수 있는 곳이 있다. 광주 시립 민속박물관이다. 전남대학교에서 영산강으로 가는 길에 중외공원이 있고, 이 주변에 광주 비엔날레 전시장, 광주시립미술관과 더불어 광주 시립민속박물관이 있다. 우선 광주 시립민속박물관은 자리 잡음이 처음부터 넉넉하고, 전시품 하나하나는 가볍지 않고 성실하다. 남도 문화의 중심축인 광주에 터를 닦은 박물관이다 보니, 한눈에 보아도 녹록치 않은 관록과 만만치 않는 단단함을 지닌 숨겨진 고수의 풍내를 던진다. 사실 박물관 방문은 그리 마음 자연히 끌리는 방문지는 아니다. 종종 헛걸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많다. 더더구나 소장품이나 전시품이 박물관의 기본도 되지 않는 졸렬함을 드러낼 때는 입에서 쓴소리가 절로 나온다. 바로 이런 의구심을 한 번에 던져 버릴 수 있는 곳이 광주 시립민속박물관이다. 광주 시립민속박물관은 1963년 5월에 광주공원 내 도립광주박물관으로 출발하였다. 이 시기에 수많은 매장문화재의 임시 보관처로 지정이 되어 지역 출토 매장문화재를 관리하였으니 박물관 시작부터 기본기가 탄탄하였다. 이후 1964년 4월에 광주시립박물관으로 개칭이 되었고, 1978년 10월에 국립광주박물관에 보관하던 유물을 인계하였다. 광주 시립민속박물관이라는 이름은 1987년 11월 기존의 광주시립박물관을 흡수통합하면서 부르게 되었다. 광주 시립 민속박물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 구조로 건축 연면적이 2119평(상설전시실 768평, 기획전시실 311평)에 달하는 규모있는 박물관이다. 전시품은 주로 전라남도 민속문화와 관련된 자료들로 실물자료와 복제자료, 전시자료만 1만 2000 여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속박물관이다. 광주 시립 민속박물관은 현재 1층 전시관, 2층 전시관, 야외 전시관으로 나누어 많은 남도의 유물과 민속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우선 1층 전시관에는 남도 문화의 전반적인 삶의 기반을 볼 수 있는 촌락, 주생활, 식생활, 의생활, 농업, 수렵, 강천어업, 민속공예 등의 실물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좀더 실제 모습에 가깝게 전시하기 위해 실물, 모형, 마네킹, 미니어쳐, 디오라마 등 다양한 전시기법을 이용하여 방문객들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특히 1층에는 남도 먹거리 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이 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음식들이 모형으로 제작되어 있어 관람객의 가장 많은 인기를 끈다. 광주 애저찜, 송정 떡갈비, 흑산도 홍어회 등 광주 향토 음식을 포함하여 각종 젓갈류, 김치, 탕, 생선, 나물, 국, 술, 떡, 차 등의 다양한 먹거리들이 전시되어 있어 남도 음식문화의 본류를 알게 한다. 2층의 경우 한 사람의 일생을 중심 주제로 하여 민속놀이, 세시풍속, 민간신앙 등을 전시하여 남도의 민속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였다. 출생, 성장, 교육, 과거, 혼례, 세시풍속, 민간신앙, 남도음악, 상, 장례문화, 사회문화 등이 관람 동선 방향에 따라 알차게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는 8대의 비디오테크를 설치하여 9개의 테마를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디스크에 수록된 테마는 진도씻김굿, 생촌당산제, 대포리갯제, 강강술래, 영광농악, 고싸움놀이, 함평농요, 혼례, 상례 등이다 이외에도 야외전시실에는 물레방앗간, 연자방앗간, 태실을 비롯한 갖가지 석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드넓은 잔디 위에서 편안한 관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광주 시립 민속 박물관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광주를 방문한다면,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이 전라도 여행 중이라면 꼭! 2. 누구와 함께? -가족 3. 가는 방법은? -시내버스 : 송정29, 문흥48, 상무63/ 광주광역시 북구 서하로 48-25 (용봉동) 4. 감탄하는 점은? -민속박물관으로는 첫손 꼽히는 풍부한 자료와 전시품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비엔날레만큼 유명해져도 될 만한 정도의 수준. 6. 꼭 봐야할 전시품은? -정지(鄭池·1347~1391) 장군의 철편 갑옷, 민속놀이 기구들, 음식 모형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국밥 ‘나주식당’(224-6943), ‘영미오리탕’(527-0248), ‘송정 떡갈비 1호점’(944-1439), ‘양동통닭’(364-5410), 애호박찌개 ‘명화식육식당’(943-7760), 김치찌개 ‘강진식육식당’(526-6733)/ 지역번호 (062)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gjfm.gwangju.go.kr/main.do?site=gjf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광주 국립박물관, 시립민술관, 비엔날레 전시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민속이라는 명칭은 결코 촌스러움이 아니라 예스런 전통을 뜻한다. 우리 민족 문화의 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볼거리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사업이행보증금 완납, 사업 본격화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사업이행보증금 완납, 사업 본격화

    민간사업자가 사업협약 이행보증금 50억원을 완납해 1조원대의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김포시는 민간사업자 국도컨소시엄이 당초 납부기한보다 앞당겨 지난 3일 잔여 협약이행보증금 40억원 등 모두 50억원을 완납했다고 5일 밝혔다. 김포도시공사와 김포시·한강시네폴리스개발 등에 따르면 국도컨소시엄은 국도이앤지가 26억 7500만원, 동문건설 5억원, 국제자산신탁 4억 7500만원을 각각 현금으로 입금했다. 희림건축과 인토엔지니어링은 3억 5000만원을 보증서로 납부했다. 시행사인 한강시네폴리스개발은 시공사와 책임준공 약정서 체결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중순 협의보상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이 사업은 2019년 말까지 고촌읍 향산리와 걸포동 일대 112만 1000㎡에 문화콘텐츠와 첨단 기술이 융합된 미래도시를 조성한다. 총 사업비 1조원대의 대형사업이다. 개발비용 6500억원은 메리츠 증권과 협의 중이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 등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시네폴리스 사업부지는 한강하구와 바로 접해 있으며 일산보다 가까운 서울 지근거리의 요지로 꼽힌다. 인천·김포국제공항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다. 뿐만 아니라 김포공항역과 연결되는 김포도시철도 ‘골드라인’이 내년 하반기 개통될 예정이어서 사통팔달 교통인프라가 상당히 뛰어나다. 김포시는 지난달 경기도의 변경계획안 최종 승인으로 사업성이 크게 좋아져 사업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긴 불황에 잡화점 호황

    긴 불황에 잡화점 호황

    KB국민카드 빅데이터 분석 긴 불황 속에서 저렴하고 실용적인 물건을 살 수 있는 잡화점이 뜨고 있다. 최근 5년간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성복점에서의 소비가 둔화된 반면 다이소, 올리브영 같은 잡화점과 아웃렛(대형의류쇼핑센터)이 급신장했다. 무겁고 덩치 큰 소비에서 가볍고 실용적인 소비로 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4일 KB국민카드가 2012~2016년 유통업종 카드 승인 내역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일반 잡화점 이용 금액은 지난해 4303억원으로 2012년(3031억원)보다 42% 증가했다. 특히 ‘1000원 숍’으로 알려진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의 경우 2012년 461억원에서 지난해 130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화장품과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드러그스토어 역시 3배 이상(606억→1971억원) 커졌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제자리걸음하거나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백화점은 6.4% 증가하는 데 그쳤고 대형마트는 4.3% 감소했다. 기성복점에서 옷을 사는 사람들도 갈수록 줄고 있다. 의류 업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성복점에서의 이용 금액은 5년 사이 15.8%(1조 988억→9254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기성복 중에서도 유통 경비를 줄여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싸게 만들어 파는 SPA 브랜드점(유니클로, 자라, H&M 등 3개사)의 이용 금액은 2배 가까이(391억→730억원) 증가했다. 아웃렛은 7배 이상(798억→5951억원) 급성장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30대가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성복점을 특히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세대의 소비는 대형마트, 백화점, 기성복점에서 모두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소비가 늘어난 잡화점, 아웃렛, 편의점에서도 평균 증가율을 밑돌았다. 고달픈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많거나 취업에 성공했어도 학자금 대출 등을 갚느라 소비할 여유가 적은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50대 이상은 모든 업종에서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연구 KB국민카드 빅데이터전략센터 팀장은 “젊은층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SPA브랜드와 드러그스토어의 매출이 크게 오른 것 역시 지출 가능한 예산 안에서 소비를 하려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일본식 소비 패턴이기도 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SPA브랜드 유니클로와 ‘100엔 숍’도 거품경제가 꺼지던 2000년 전후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 둔화로 국내 기업들도 생산과 유통 과정의 경비를 줄여 싸게 팔려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경기가 살아난다 해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긴 불황..잡화점의 재발견

    긴 불황..잡화점의 재발견

    긴 불황 속에서 저렴하고 실용적인 물건을 살 수 있는 잡화점이 뜨고 있다. 최근 5년간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성복점에서의 소비가 둔화된 반면 다이소, 올리브영 같은 잡화점과 아웃렛(대형의류쇼핑센터)이 급신장했다. 무겁고 덩치 큰 소비에서 가볍고 실용적인 소비로 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4일 KB국민카드가 2012~2016년 유통업종 카드승인 내역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일반 잡화점 이용금액은 지난해 4303억원으로 2012년(3031억원)보다 42% 증가했다. 특히 ‘1000원 숍’으로 알려진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의 경우 2012년 461억원에서 지난해 130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화장품과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을 한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드러그스토어 역시 3배 이상(606억→1971억원) 커졌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제자리걸음 하거나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백화점은 6.4% 증가하는 데 그쳤고 대형마트는 4.3% 감소했다. 기성복점에서 옷을 사는 사람들도 갈수록 줄고 있다. 의류 업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성복점에서의 이용 금액은 5년새 15.8%(1조 988억→9254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기성복 중에서도 유통 경비를 줄여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싸게 만들어 파는 SPA 브랜드점(유니클로, 자라, H&M 등 3개사)의 이용 금액은 2배 가까이(391억→730억원) 증가했다. 아웃렛은 7배 이상(798억→5951억원) 급성장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30대가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성복점을 특히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세대의 소비는 대형마트, 백화점, 기성복점에서 모두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소비가 늘어난 잡화점, 아웃렛, 편의점에서도 평균 증가율을 밑돌았다. 고달픈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많거나 취업에 성공했어도 학자금 대출 등을 갚느라 소비할 여유가 적은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50대 이상은 모든 업종에서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연구 KB국민카드 빅데이터전략센터 팀장은 “젊은층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SPA브랜드와 드러그스토어의 매출이 크게 오른 것 역시 지출 가능한 예산 안에서 소비를 하려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일본식 소비 패턴이기도 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SPA브랜드 유니클로와 ‘100엔 숍’도 거품경제가 꺼지던 2000년 전후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 둔화로 국내 기업들도 생산과 유통 과정의 경비를 줄여 싸게 팔려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경기가 살아난다 해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런웨이 조선] 비애의 色 축제의 色 ‘백색’

    [런웨이 조선] 비애의 色 축제의 色 ‘백색’

    한국인이 즐겨 입었던 백색은 시대에 따라 보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해석되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한마디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백색에 대한 우리의 감정과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일본의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가 바라본 한국인의 옷은 아무런 색도 지니지 않은 흰빛이거나 연한 옥색이었다. 흰색이든 옥색이든 무엇이 문제였겠는가? 한국인의 옷에 대한 그의 감상은 남녀노소 모두가 같은 색의 옷을 입고 있다는 것에 대한 낯설음이었다. 막부시대 이후 기모노는 대담한 장식과 함께 더욱 화려해졌다. 그런 기모노를 보고 자란 그였기에 충격은 더했을지 모른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조선의 벗’으로 알려져 있다. 식민지 지배를 받던 조선의 상황에 가슴 아파하고, 조선을 침탈한 일본의 만행을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한국인의 흰옷을 바라보았다. 그에게 있어 한국인의 흰옷은 나라를 잃은 사람들의 일상화된 ‘상복’이었고, 색채의 결핍에서 온 애상의 미였다. 반면에 프랑스의 화가 조세프 드라 네지에르는 흰색을 한국인의 색으로 인정했다. 그는 흰색에서 어떠한 슬픔도 찾지 않았으며, 하나의 색으로 뭉뚱그려 바라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백옥같이 밝은 흰색에서 거칠고 투박한 흰색까지 아주 다양한 하얀색들을 있는 그대로 만났고, 그 속에서 생동감을 느꼈다. 조선의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흰옷의 물결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하모니였다. 그가 감상한 흰옷은 음색의 향연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세계 정세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한국인들은 영원토록 ‘백색 왕국’을 만들 것이며, 그렇게 불릴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흰옷 사랑은 그 전통이 오래됐다. 태양을 신으로 하는 원시신앙에서부터 유래하는 한국인의 흰색은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불교사상, 조선시대의 유교사상과 융합되면서 한민족을 대표하는 상징색이 되었다. 그렇기에 한국인이 느끼는 흰색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신성한 색, 상서로운 색, 자연 그대로의 색, 정신 또는 사상을 담은 색으로 인식하였으며, 그 속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미적 감각과 문화를 담아냈다. 서직수는 1766년(영조 41) 진사시에 합격한 후 능참봉에서 시작하여 통정대부 돈령부 도정을 지낸 인물이다. 소색(素色) 도포를 입고, 동파관을 쓰고 있는 모습에서 꼿꼿한 선비의 정신이 느껴진다. 소색은 흰색의 다른 표현이다. 소색은 본성, 본질, 본원, 시초의 뜻을 가진다. 결국 인간의 티 없는 본질, 물들지 않은 진심으로 우주 최고의 정신을 품는다. 한원진은 송시열의 학문을 이은 권상하의 수제자이다. 성리학 연구에 몰두한 학자답게 심의를 입고 복건을 쓰고 있다. 흰옷에 검은색의 연을 두른 심의는 다른 포와는 달리 상의와 하상(下裳)을 따로 재단하여 허리에서 이었다. 의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乾)이며, 상은 땅을 상징하는 곤(坤)이다. 건은 곤을 통섭하므로 이 둘을 이어 붙임으로써 우주를 형성하게 된다. 결코 다른 색으로 물들일 수 없는 소색에서 출발하여 흰색으로 마무리 짓는다.이렇게 심오한 의미를 갖고 있는 흰옷임에도 불구하고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인의 흰옷에서 상복(喪服)을 떠올렸다. 우리 민족이 겪어 온 고통스럽고 의지할 데 없는 경험이 흰옷과 잘 어울리지만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한(恨)을 드러내기에 최적화된 것으로 표현했다. 그는 단순히 복색으로 드러나는 소색 또는 흰색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오히려 직물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한국인이 즐겨 입는 평상복은 목면이나 명주로 만든다. 상복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삼베와는 전혀 다른 직물이다. 상복을 입는 사람은 죄인이다. 죄인으로서 죽은 자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상복은 삼베 올의 굵기를 달리해서 만들었을 뿐 색상으로 슬픔을 표현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여행가이자 시인이며 문화인류학자인 조르주 뒤크로는 ‘가련하고 정다운 나라’(1904년)에서, 한국인의 흰색을 동심 어린 조선인들의 성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국인 G W 길모어는 조선 면포의 탁월함까지도 간파했다. 조선의 의류는 보통 면포인 무명을 가장 많이 입으며, 복색은 한국인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담은 백색이라고 했다. 그들은 서울 어디를 가서도 볼 수 있는 한국인의 밝은 흰옷에서 축제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그 속에서 한국인들의 천진난만한 쾌활함을 찾아내기까지 했다. 한국인의 색으로 인정했고 순수함의 결정체라고 생각한 백색이 누구에게는 슬픈 비애의 색으로, 또 누구에게는 기쁜 축제의 색으로 다가갔다. 결국 한국인의 백색은 누가 어떤 상황에서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흰옷은 오히려 비어 있는 색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가능성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인류는 오랫동안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 거시경제 지표를 국부(國富)의 척도로 활용해 왔다. ‘1인당 GDP’나 ‘1인당 GNI’가 높은 나라 국민들은 행복하고,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국민들은 불행하다고 여기는 기계적인 사고에 길들여져 왔다.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을 우리나라 선진국 진입의 필수 요건처럼 여기는 것도 이런 경제규모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GDP 등이 말해주는 경제 수준과 개인이 느끼는 삶의 질 격차가 점차 커지면서 거시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커졌다. 이를테면 1인당 GNI가 3000달러도 안 되는 부탄 같은 나라 국민들이 체감 행복지수 세계 1위를 다투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른바 ‘웰빙 지표’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 첫 결실이 지난달 16일 발표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다. 교육, 안전 등 일부 지표가 현실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으나 질적인 삶의 수준을 평가해 보려는 첫걸음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삶의 질 종합지수 개발·측정의 주역인 유경준 통계청장과 한준 한국삶의질학회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을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통계청 나라셈도서관에서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만났다. 삶의 질이 주목받게 된 시기는참여정부 때부터 성장·분배에 관심 유 청장 삶의 질 종합지수가 발표된 뒤로 많이 바빠지셨죠? 한 교수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면담이나 자료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삶의질학회 창립총회를 열었을 때 회원 수가 30명 정도였는데 종합지수 발표하고 나서 여기저기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많이 밝혀주셔서 학회 규모가 꽤 커질 것 같습니다. 삶의 질이란 게 건강, 가족, 소득·소비, 문화여가 등 다양한 삶의 영역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사회과학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주축은 사회학자이지만 심리학, 경제학, 행정학 다양한 학계에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유 청장 맞습니다. 저도 국내에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뜨거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GDP를 대신해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경제지표 개발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했던 참여정부 때부터 삶의 질을 논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까지만 해도 외환위기 해결이 시급해 분배보다는 성장이 더 큰 과제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성장과 분배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했습니다.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으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뉘던 시절에는 분배도 개선됐는데, 1990년대 초부터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기 시작했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나라는 부강해지는데 왜 개인은 그에 비례해 부유해지지 않는지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소득이 일정수준 높아져서 먹고살 만큼 되니 노동의 질, 환경 등 다른 주제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지요. 한국인들은 왜 자기 행복감이 낮은가타인과 비교 잘해 상대적 박탈감 커 한 교수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을 전환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대에 접어든 시점이지요. GDP가 늘어도 삶의 만족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 시작된 때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발전을 계속하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는 다양해집니다. 비단 촛불시위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 등 여러 주제에 걸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총량은 커졌는데 이를 대하는 개인의 가치와 의식이 바뀐 겁니다. 국제적인 환경 변화도 적잖은 영향으로 작용했습니다. 국제연합(UN)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나라별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비교해 발표하니까 우리는 왜 삶의 질 순위가 낮은지 궁금해진 겁니다. 한 교수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대신 행복감, 즉 주관적인 웰빙(안녕)으로 측정하는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를 보면 경제 수준에 비해 행복감이 낮은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해서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한 것 등이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유 청장 경제성장률, 기대수명처럼 객관적 지표는 한국이 높은데 주관적 행복감이 낮은 이유는 아무래도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해서 그렇다고 봐야 될 겁니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행복도 중요한데 다른 사람의 눈에 비쳐진 내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상대적 행복감이라는 개념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GDP나 월급봉투에 찍히는 숫자는 객관적인 소득 수준만을 나타내는 데 머물고 있습니다. 한 교수 우리나라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다 보니 정부 정책은 공급자 중심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욕구와 관심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공급자 중심의 정책 마인드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압축성장을 한 만큼 삶의 질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상승해왔기 때문에 기대가 충족되는 속도가 조금만 느려져도 불만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유 청장 우리와 정반대 사례가 동남아시아의 부탄입니다. 이 나라는 경제 수준은 180개국 가운데 140~150등으로 하위권이지만 삶의 질 만족도는 아시아에서 1, 2위를 다툽니다. 종교적 만족도와 명상을 정책목표로 삼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선진국에서도 삶의 질 향상을 경제 성장과 함께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한 셈입니다. 삶의 질과 경제발전과의 관계는GDP 영향 크지만 보완할 부분 많아 유 청장 이번에 발표한 삶의 질 종합지수가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GDP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누가 뭐래도 소득수준 아닙니까. 그러한 GDP를 넘어선다는 뜻으로 ‘비욘드(beyond·넘어서) GDP’라는 말이 나왔죠. 그러다가 GDP도 중요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GDP 플러스 비욘드’ 등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가사노동이나 공유경제처럼 GDP가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에 주목하면서 사회적 이동성과 같이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 그렇게 되려면 삶의 질 종합지수가 사회현상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계속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사실 이번에 발표하고 나서 외부에서 욕을 참 많이 먹었습니다. “나는 불행한데 삶의 질이 왜 개선됐다고 하느냐”는 등 불만이 많았습니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12개 영역 80개 지표로 작성됩니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80개 지표 가운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한국적 특수성을 잘 반영한 지표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계층 이동성 지표, 이른바 ‘흙수저’가 ‘금수저’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도 담고 싶었지만 관련 통계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계 자체는 유용하지만 비교적 최근 자료라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지표도 있었고요. 결국 통계가 쌓이다 보면 삶의 질 종합지수도 완성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최근엔 미세먼지 같은 환경도 중요 유 청장 맞습니다. 최근에는 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통계를 삶의 질 측정에 반영하는 건 꽤나 복잡한 작업입니다. 미세먼지도 입자 크기에 따라 다양하고, 이마저도 최근 통계밖에 없기 때문에 시계열 비교가 어렵습니다. 개인의 체감과 숫자의 간극은 통계청 입장에서도 참 난감한 문제입니다. 실업률이 3.5%라고 해도 내가 실업자이면 자신의 실업률은 100%이니까요. 정책지표로서 삶의 질 지수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삶의 질 종합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지표를 좀 더 체계적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녀, 연령, 지역, 학력, 소득수준 등 각각의 지표를 집단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데이터 분산’이라고 하는데요. 이른바 ‘평균의 함정’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 분산이 가능하려면 모집단이 커지고 기반 통계가 풍부해야 합니다. 결국 비용의 문제이지요. 한 교수 지표 작성 과정이 전문가 중심의 하향식(톱다운)으로 추진되어서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와 닿았는데요.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요. 유 청장 안 그래도 올 하반기에 삶의 질 지표 보완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포털사이트나 통계청 사이트에서 삶의 질 측정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인지 국민 의견을 받을 예정입니다. 국제적으로 삶의 질과 웰빙 측정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일본, 부탄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서 필요한 지표를 추가할 생각입니다. 지표 개선안이 마련되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지표검토위원회에 올려서 확정할 예정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다양한 욕구 충족·사회 문제 해결해야 한 교수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통계청과 함께 삶의 질 지수를 발표한 이유는 암울해 보이는 우리 사회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출산율이 낮은 배경을 따져 보면 젊은이들의 낮은 삶의 질과 연결돼 있습니다. 결혼은 미래를 기약하고 과감히 투자하는 것인데 불확실성이 크니 자꾸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삶의 질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사회 갈등, 인구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은 신뢰, 자원봉사, 기부행위, 사회적 지지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단지 물질적 삶의 수준만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인생관, 가치관을 아우른다는 뜻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도 우리처럼 젊은 세대의 불만이 폭증하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향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정부 정책도 그에 맞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서구와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각자 자기만족을 위한 삶을 추구한다면 사회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회에서 만난 경제학자들과 얘기해보면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방향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입니다. 유 청장 한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중 하나가 삶의 질 지수 작성의 계기였습니다. 주관적 행복감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소득이 중요하고, 다른 누구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욕구를 취합해서 올바른 정책지표로 삼는 데 삶의 질 종합지수가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정부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시민사회와 학계의 광범위한 참여가 절실합니다. 답을 찾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유경준 통계청장은 ▲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고려대 경제학과 석사, 미국 코넬대 노동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고용노동부 장관 자문관,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한준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 박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미국 하버드 옌칭연구소 방문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균형경제분과 위원, 한국삶의질학회장
  • 상장사 매출 찔끔·이익 껑충 ‘마른수건 짜기 흑자’

    상장사 매출 찔끔·이익 껑충 ‘마른수건 짜기 흑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이어서 마른 수건을 쥐어짠 ‘구조조정형 흑자’라는 아쉬움이 나온다.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3일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33개사(금융업·분할합병사 등 73개사 제외)의 2016사업연도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121조 3000억원으로 전년(105조 5000억원)보다 15.0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8.46% 증가한 80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하지만 매출액은 1646조원으로 전년보다 0.8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은 건 기업들이 그만큼 비용절감을 했다는 뜻”이라면서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장사는 수익성도 개선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5년 6.46%에서 지난해 7.37%, 매출액 순이익률은 4.15%에서 4.88%로 각각 상승했다. 1만원짜리 물건을 팔면 737원은 영업이익, 488원은 순이익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자산총계는 2249조원으로 1년 전보다 4.82% 불어났고, 부채는 2.55% 늘어난 1199조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총계 대비 부채비율은 5.56% 포인트 낮아진 114.26%로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흑자 기업은 흑자로 전환한 66개사를 포함해 434개사(81.4%)였으며, 적자 기업은 99개사(18.6%)였다. 금융업 44개사의 영업이익은 19조원, 순이익은 18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와 19.4%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 727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고르게 증가했다. 매출액은 138조 6000억원으로 6.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조 4000억원, 순이익은 4조원으로 각각 6.40%와 8.37% 불어났다. 거래소는 사업보고서 검토 결과 코스피 상장사인 넥솔론의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며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또 진흥기업과 STX, STX중공업 등 7개사를 상장폐지 우려 법인으로 분류했고, 보르네오가구와 대우조선해양 등 5개사는 관리종목으로 새로 지정했다. 코스닥에선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우전이 상장 폐지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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