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제임스 캐머런
    2026-04-04
    검색기록 지우기
  • 치아 건강
    2026-04-04
    검색기록 지우기
  • 함영주 회장
    2026-04-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3
  • 3D 디스플레이 개발 이병호 교수

    아리랑TV의 데일리 종합 정보 구성프로그램 ‘코리아 투데이’는 30일 오전 7시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인 과학자, 이병호 교수 편을 방송한다. 이 교수는 2012년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차원(3D)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영국 BBC, 미국 NBC방송 등으로부터 “할리우드가 원하는 궁극적 목표”라는 찬사를 받았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한 이후 할리우드에서 3D 영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3D 디스플레이도 함께 발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 교수는 한국 기업체들과 손잡고 스마트폰, TV 등에 안경 없이 보는 3D 디스플레이를 접목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이 교수의 3D 이야기를 들어본다.
  • ‘철의 여인’ 마지막 길, 빅벤도 48년 만에 침묵

    ‘철의 여인’ 마지막 길, 빅벤도 48년 만에 침묵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이 1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거행됐다. 20세기 영국은 물론 현대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인의 장례식은 국장(國葬)처럼 성대했지만, 전날 미국 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와 반대처 시위에 대한 우려로 시종 팽팽한 긴장 속에서 치러졌다. 대처의 장례식은 오전 11시 영국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포함한 170개국 2000여명의 조문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16일 오후 자신이 30여년간 일했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도착한 고인의 시신은 유족과 상·하원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추도 예식을 마치고 마지막 밤을 보냈다. 17일 오전 10시 영국기인 유니언잭에 싸여 운구차에 실린 대처의 관은 런던의 템스 강변을 따라 고인이 총리로 11년간 머물렀던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와 트라팔가 광장 등을 거쳐 세인트클레멘트 데인스 성당에 도착했다. 고인의 관을 장식한 흰색 조화 위에는 “사랑하는 어머니, 당신은 우리 마음에 있습니다”라는 자녀들의 메모가 놓였다. 15분마다 종을 울리는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 ‘빅벤’은 애도의 뜻에서 타종을 멈췄다. 이는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장례식 이후 48년 만이다. 오전 10시 30분 왕실 근위기병대의 말 여섯 마리가 끄는 포차(砲車)로 옮겨진 관은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2.5㎞에 걸쳐 운구 행렬을 펼쳤다. 수레 양옆으로는 대처의 최대 치적인 포클랜드 전쟁에 참여한 육·해·공군 대원들이 함께했다. 거리 곳곳에는 4000명의 경찰과 2000명의 군 병력이 배치됐으며, 테러에 대비한 저격수들도 건물에 위치했다. 오전 11시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각국에서 찾은 사절단이 참여한 가운데 장례식 본행사가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리처드 차터스 런던 주교는 설교에서 “(대처에 대해) 충돌하는 의견이 있지만 이 자리는 고인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인생 여정을 마감하는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초청된 인사 중에는 생존한 모든 영국 전 총리를 비롯해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제임스 베이커 등 미국 전 국무장관들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등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한승수 전 총리가 특사로 파견됐다. 반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전 국무장관 부부, 고인과 각별한 관계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구소련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고 포클랜드섬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주영 아르헨티나 대사도 불참했다. 장례식에서는 대처의 손녀 어맨다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고인이 애독했던 에베소서 구절 ‘하느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와 요한복음 구절 ‘마음에 근심하지 마라’를 낭독했다. 또 예식안내서에는 고인이 즐겨 읽었던 영국 시인 TS 엘리엇과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가 인쇄됐다. 장례식 후 대처의 시신은 화장돼 남편 데니스 대처 경이 묻힌 왕립 첼시 안식원에 함께 안장됐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英 언론 또 도청 파문

    영국 언론계가 또다시 ‘도청 게이트’ 스캔들에 휩싸였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14일(현지시간) 전화 도청을 공모한 혐의로 ‘선데이 미러’ ‘선데이 피플’ ‘데일리 미러’ 등을 발행하는 트리니티 미러 미디어그룹의 고위 언론인 4명을 체포했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불법 도청으로 2011년 자진 폐간한 데 이어 도청 파문이 뉴스오브더월드의 경쟁 신문사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찰에 체포된 언론인은 선데이 피플의 제임스 스콧 편집국장과 닉 버클리 편집부국장, 마크 토머스 전 편집국장, 선데이 미러의 티나 위버 전 편집국장 등이다. 경찰은 이들이 2003~2004년에 전화 음성메시지 도청을 공모한 혐의가 있으며 이번 사건은 뉴스오브더월드의 불법 도청 사건과는 별개라고만 설명했다. 보수당의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과 야당인 노동당은 뉴스오브더월드 불법 도청 파문의 진상조사를 위해 설립된 레비슨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언론 규제 기관을 설립하자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레비슨 위원회의 권고를 실천하는 데 법적 규제는 필요없다”면서 지나친 규제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캐머런 총리는 오는 18일 독자적인 규제 기관 설립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탈북여성 TED 선다

    탈북여성 TED 선다

    “모든 사람들은 꿈을 꿉니다. 그러나 북한에 있는 사람들만큼 꿈꾸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 행사는 정말 엄청난 기회입니다. 탈북자와 그 가족들이 직면한 어려운 문제를 전 세계인이 조금이나마 알아줬으면 합니다.” 오는 2월 말 한 탈북 여성이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무대에 서서 자유를 향한 북한 주민들의 열망을 전한다. 주어진 시간은 단 18분. 하지만 이 연설은 동영상으로 제작돼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로 전파된다. ‘퍼뜨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라는 모토로 열리는 세계 최고의 지식 나눔 행사 ‘TED 콘퍼런스’에 설 이현서(32)씨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TED는 기술(Technology)·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디자인(Desig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됐다. 연설 시간이 18분으로 제한돼 ‘18분의 지식 향연’으로 불린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TED 강연의 재생 횟수는 10억건이 넘고 롱비치 행사장에서 직접 강연을 들을 수 있는 2013년 콘퍼런스 티켓은 7000달러의 고가에도 이미 지난해 봄 매진됐다. 올해 콘퍼런스는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젊음, 지혜, 미지’를 주제로 열린다. 빌 게이츠, 빌 클린턴, 제임스 캐머런, 앨 고어 등 세계 최고의 명사들이 연설하는 무대에 이씨가 서게 된 것은 지난해 TED 측이 도입한 ‘글로벌 오디션’ 덕분이다. TED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은 지난해 “평범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일반인을 무대에 세우겠다”면서 세계 14개국에서 오디션을 개최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5월 24일에 열렸다. 전 세계 참가자들을 상대로 동영상 투표가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이씨를 비롯해 카네기홀에서 한국인 최초로 시즌 개막 독주회를 연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27·여)씨, 중학생 활(弓) 제작자 장동우(15)군, 디자이너 이진섭(34)씨 등 4명이 최종 34명에 선정돼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비영어권 국가에서는 가장 많다. 일본은 단 1명만 선정됐고 중국은 2명이다. 이씨는 서울 오디션에서 2007년 탈북해 중국, 한국, 라오스, 다시 한국을 오가며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아 여러 차례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씨는 “깡마른 채 기차역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엄마와 아기, 국경 건너 보이는 중국 도시의 네온사인을 번갈아 바라보며 이곳을 탈출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왔지만 가족을 북에 남기고 온 것과 경제적인 문제, 정체성 문제 때문에 힘든 날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서울 신사중학교 3학년인 장군은 컴퓨터 게임 대신 전통 활 만들기를 취미로 하는 독특한 소년이다. 장군은 “어느 날 우연히 아파트 근처 화단에서 대나무 조각을 주웠고 반항심에 구부려 보다가 활이라는 장난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군은 자신이 좋아하는 터키와 미국 원주민의 활을 모티브로 한 자신만의 활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한국의 전통 목궁과 똑같이 생겨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는 “제가 꿈꾸는 최고의 세상은 활의 섬유질처럼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제 역할을 다 하는 것, 그것이 보토피아(Bowtopia)라는 이상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TED 측은 올해 콘퍼런스에 U2의 보노, 작가 릴로퍼 머천트, 경제학자 로버트 고든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 등 예년과 다름없이 수많은 명사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영화프리뷰] ‘라이프 오브 파이’ 바다를 표류하는 호랑이와 소년 3D에 묻히지 않는 스토리 전개

    [영화프리뷰] ‘라이프 오브 파이’ 바다를 표류하는 호랑이와 소년 3D에 묻히지 않는 스토리 전개

    인도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 가족은 정부 지원이 끊기자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한다. 하지만 상선에 동물을 싣고 가던 중 태평양에서 폭풍우를 만난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 선원과 동물까지 바다 밑에 가라앉는다. 구명보트에 오른 건 파이와 오랑우탄, 얼룩말, 하이에나,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뿐. 배고픔에 허덕이던 동물들은 서로 공격하고 리처드 파커와 파이만 남는다. 하루에 날고기를 5㎏씩 먹던 리처드 파커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생존하는 데 최대 위협이 된다. 구명정에 있던 생존지침서와 비상식량에 의존해 가까스로 삶을 이어가던 소년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통해 조금씩 신의 존재를 믿게 된다. 700만 부가 팔린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많은 제작자와 감독이 욕심을 냈던 작품이다. 다만, 책이 담은 종교적·철학적 의미와 상상력을 담아낼 적임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안 감독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원작소설을 읽자마자 모험과 생존, 삶의 경이로움을 담아낸 이야기에 빠졌다. 파이의 여정을 2D로 담아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3D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때만 해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가 개봉하기 9개월 전. 3D에 대한 반응이 검증되기 전이다. 하지만 이안 감독은 3000여명의 스태프와 4년여를 매달린 끝에 영화를 완성했다. 지금껏 3D영화가 스크린에서 튀어나오는 과장된 입체감을 표현하는 데 치중했다면, 이안은 관객을 영화 속으로 빠져들어 가게 하는 수단으로 3D를 썼다. 폭풍우가 화물선을 덮치는 장면과 고래와 날치떼의 등장, 미어캣이 사는 환상의 섬 묘사는 단연 압권이다. 15명의 컴퓨터그래픽(CG) 기술자들이 만들어 낸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 또한 CG기술의 신기원을 열었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의 원숭이떼 두목 시저 못지않다. 거장들도 3D의 황홀함에 취해 정작 이야기를 놓치곤 하는데 이안 감독은 좀 달랐다. ‘아이스스톰’ ‘브로크백 마운틴’ ‘센스 앤 센서빌러티’ 등 원작을 요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이안은 극한의 상황에 놓인 소년의 생존기를 통해 신과 인간의 문제를 우화처럼 풀어낸다. 물론 호랑이와 단둘이 표류한 소년이 겪은 227일이란 소재에서 비롯된 단조로움은 도리가 없어 보인다.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극적 반전에 익숙한 관객에겐 심심할 수도 있다. 북미에선 11월 21일 개봉했다. 개봉 첫 주말 ‘브레이킹던 파트2’ ‘스카이폴’ ‘링컨’(국내 미개봉) ‘가디언스’에 이어 5위. 6415만 달러(약 689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하지만 아시아 영화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덕에 16일까지 전 세계에서 1억 9805만 달러(약 2125억원)를 벌었다. 제작비 1억 2000만 달러(약 1288억원)를 훌쩍 넘었다. 한국 개봉은 1월 3일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국감독 미국서 성공하려면 사소한 일까지 소통 신경써야”

    “한국감독 미국서 성공하려면 사소한 일까지 소통 신경써야”

    ‘브로크백 마운틴’(2005·아카데미 감독상)과 ‘색, 계’(2003·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를 만든 타이완 출신 거장 이안(58) 감독이 새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2013년 1월 3일 개봉)를 들고 한국에 왔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전 세계에서 700만부가 팔려나간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동물원 동물들과 함께 배를 타고 이민을 가다 폭풍우를 만나 가족을 잃고 벵갈호랑이와 구명정에 탄 채 표류하게 된 인도 소년 파이의 227일간 여정을 그렸다. 이안 감독은 5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맛보기용’ 영상 프레젠테이션과 더불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지금껏 내 작품 중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원작소설을 읽자마자 모험과 생존, 삶의 경이로움을 담아낸 이야기에 푹 빠졌다. 하지만 소년 파이의 여정을 2D로 담아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3D 기술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때만 해도 3D영화의 신기원을 연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가 개봉하기 9개월 전. 3D에 대한 관객 반응이 검증되기 전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안 감독은 3000여명의 스태프와 4년여를 매달린 끝에 영화를 완성했다. 이날 소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중 파이 가족과 동물을 실은 화물선이 난파하는 장면은 지금껏 어떤 영화도 구현하지 못한 스펙터클과 입체감을 담아냈다.이안 감독은 “3D는 더는 신기술을 가지고 눈속임하는 게 아닌 새로운 예술 미디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1992년 ‘쿵후선생’으로 데뷔한 뒤 가족의 갈등, 이방인과 소수자의 정체성 문제를 집요하게 다뤘다. 이방인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도 웬만한 미국 감독도 지니지 못한 미국 사회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줬다. 아시아 감독 중 미국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그에게 최근 할리우드에 진출한 박찬욱·김지운 등 한국 감독들의 전망을 물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그들을 부른 건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고 자국시장에서 영화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할리우드는 (한국·타이완처럼 감독이 군림하는 게 아니라) 사소한 일까지 (미국)대통령이 정책 설명을 하듯 표현하고 소통하고 설명해야 한다. 이런 걸 못하면 독불장군처럼 비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작 ‘센스 앤 센서빌러티’(1995)에서 문화적 차이로 배우들과 갈등을 빚었던 그의 조언이기에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는 감독들이라면 새겨 들을 만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341억원 투자한 ‘中 아바타’ 뚜껑 열어보니

    1341억원 투자한 ‘中 아바타’ 뚜껑 열어보니

    중국의 백만장자가 무려 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341억 원)를 들여 제작한 중국판 ‘아바타’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영화 ‘심해의 왕국 3D’(Empires Of The Deep 3D)는 중국·미국의 기술과 자본이 결합한 영화로, 중국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으며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2009)를 공식적으로 겨냥한 작품이다. 마이클 프렌치 감독이 연출하고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 출연하기도 한 올가 쿠릴렌코가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고대 그리스 신화 인물인 아틀라스(스티브 폴리테스 분)가 사랑에 빠진 인어공주(올가 쿠릴렌코 분)을 도와 심해의 괴물로부터 수중왕국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2009년부터 제작에 들어갔으며 중국의 부동산 재벌이자 폰트엘리제 픽쳐스의 CEO인 존 지앙이 각본제작에 참여하고 1억 3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초대형 프로젝트로 유명세를 치렀다. 제작 초기 당시 여주인공으로 모니카 벨루치가 거론될 만큼 기대가 큰 작품이었지만, 막상 예고편이 공개되자 호평 보다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영화전문뉴스사이트인 시네마블랜드(CinemaBlend.com)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 그래픽은 마치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비디오 게임을 연상케 하고, 액션신 역시 저예산 TV시리즈를 떠올리게 할 만큼 형편없다.”고 평가했다. 역시 영화전문사이트인 더필름스테이지(TheFilmStage.com)역시 “몇 번의 유머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량스러운 장면들 뿐”이라고 혹평했다. 세계 최대 영화데이터베이스인 미국 IMDB 역시 “형편없는 수중 아바타 또는 만화 ‘인어공주’에 액션신을 보탠 리메이크 작품 같다.”비난했다. 한편 예고편이 공개된 만큼 개봉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제작사 측은 아직 정확한 개봉 날짜를 공개하지 않았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광해 9.3 vs 피에타 8.3/이도운 논설위원

    영화를 선택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인터넷 포털의 네티즌 평점이다. 9.0이 넘으면 꼭 보고, 8.0이 넘으면 가급적 본다. 최근 ‘광해’와 ‘피에타’를 봤다. 네티즌 평점이 각각 9.3과 8.3이었다. 내가 평점을 준다면 9.1과 8.5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는 평점이 높다? 꼭 그렇지는 않다. ‘해운대’가 7.56, ‘디 워’는 7.66이다. 나의 고정관념을 바꿔준 영화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터미네이터 2’. 공상과학(SF) 영화의 재미를 일깨워줬다. 네티즌 평점 9.37. 또 하나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이장호의 외인구단’에 실망해 눈길도 주지 않았던 한국 영화를 다시 찾게 만들었다. 네티즌 평점은 박하사탕 9.08, 외인구단 6.98(외인구단 2는 3.59).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타짜’. 네티즌 평점이 9.04. 나와 네티즌의 평점 궁합이 잘도 맞는다. 내가 집단지성을 신뢰하고 영화 선택을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하는 걸까. 그럴 수도 있다. 더 정확한 설명은 내가 평균적인 대중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도둑들’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 훔쳤다

    ‘도둑들’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 훔쳤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이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고쳐 썼다. ‘도둑들’의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2일 “‘도둑들’이 오후 2시 기준 누적 관객 1302만 393명을 기록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가진 한국 영화 흥행 기록 1301만 974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기록 달성 속도에서도 ‘도둑들’은 ‘괴물’을 압도했다. ‘도둑들’은 지난 7월 25일 개봉 당일 43만 6628명의 관객을 모아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더니 4일 만에 200만, 6일 만에 300만, 2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여름 극장가의 절대 강자로 지목됐던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묵직한 주제의식 탓에 관객층이 30대로 제한됐지만 오로지 영화적 재미에 충실했던 ‘도둑들’은 10~50대까지 폭넓은 관객을 모으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경쟁 배급사들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와의 맞대결을 부담스러워한 데다 폭염과 런던올림픽을 피해 개봉 날짜를 조정했지만 ‘도둑들’은 외려 정면 승부를 펼친 것도 신기록 경신에 도움이 됐다. 결국 개봉한 지 70일 만에 1302만명을 넘었다. 2006년 ‘괴물’이 106일 만에 1301만여명을 모았던 점을 떠올리면 ‘도둑들’의 흥행 열기를 짐작할 만하다. 역대 흥행 1위인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1330만 2637명)를 넘보기는 역부족이다. ‘도둑들’은 76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지만 추석 연휴 직전 평일 관객은 1000명 안팎이었다. 홍보 대행사인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아바타’를 넘어서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추석 연휴에 관객이 하루 5000~7000명 수준으로 늘어난 데다 1300만 돌파 특수가 기대되는 만큼 상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둑들’은 1일 현재 누적 매출액 935억 6196만 5000원을 기록했다. ‘괴물’의 누적 매출액 785억원과 ‘해운대’의 819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세금과 영화발전기금 13%를 뺀 814억원을 극장과 배급사가 5대5로 나눠 갖는다. 배급사가 가져가는 407억원 가운데 배급수수료 10%와 총제작비 145억원, 기타 비용 50억원 정도를 빼면 172억원이 남는다. 이를 쇼박스를 비롯한 투자사와 제작사 케이퍼필름이 다시 6대4로 나누게 된다. 각각 103억원과 69억원가량을 손에 쥐게 된다. 매출에서도 ‘아바타’를 넘지는 못한다. ‘아바타’는 요금이 비싼 3차원(3D) 상영관에서 주로 상영했기 때문에 누적 매출액 1284억원을 기록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레지던트 이블5:최후의 심판’ 진화하는 스케일…막강해진 10년산 좀비 액션

    [영화프리뷰] ‘레지던트 이블5:최후의 심판’ 진화하는 스케일…막강해진 10년산 좀비 액션

    95분의 상영 시간 동안 인류의 구원은 ‘유일신’이 아닌 여주인공 ‘앨리스’(밀라 요보비치 분)에게 달려 있다. 비밀기지에서 깨어난 앨리스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불리며 더 강하고 악랄해진 존재들과 마주한다. 전작의 성공을 발판으로 벌써 10년간 5편의 시리즈를 쏟아낸 ‘레지던트 이블 5:최후의 심판’. 부제와 달리 시리즈의 최종회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점점 거대해지는 스케일에 집중해야 한다. 풀 3D(3차원) 화면에 담긴 화려한 액션은 극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2002년 파격적인 비주얼과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던 게임 ‘바이오 하자드’를 원작으로 닻을 올린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이번에도 초국적 기업인 ‘엄브렐라’가 만들어낸 T-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한다는 뻔한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폴 W. S. 앤더슨 감독은 ‘솔저’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데스 레이스’ 등에서 갈고닦은 특유의 블록버스터 연출력을 이 한 편에 오롯이 녹여냈다. 그는 “리들리 스콧이 만든 에일리언 1편이 공포 영화라면 제임스 캐머런은 액션을 가미해 2편에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면서 “(나도)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이처럼 변화시켜 왔다.”고 자부했다. 밀실 공포물에서 액션물, 로드무비, 좀비 영화 등으로 팔색조 연출을 해 왔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3300만 달러(약 372억원)의 제작비로 조촐하게 시작한 시리즈는 4편에서 무려 2억 9000만 달러(약 3269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회를 거듭할수록 사랑받는 블록버스터 시리즈임을 입증한 것이다. 영화는 알래스카 비밀기지에서 앨리스가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과거를 모두 의심하는 ‘토털 리콜’형 복선이 깔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좀비와 괴물, 추격대를 가리지 않고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도쿄, 뉴욕, 워싱턴, 모스크바 등을 본떠 만든 대형 생화학무기 실험세트가 무대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도쿄 시부야, 뉴욕 타임스 스퀘어 광장이 차례로 등장하고 앨리스는 클론(복제인간) 소녀를 구하면서 급작스럽게 모성애를 강조한다. 화려한 액션 속에서 강조한 인류애는 동일본 대지진을 연상시킨 막바지 폭파 장면에서 여지없이 의미가 퇴색한다. 깊은 생각 없이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면 당분간 이만한 영화는 없을 것이다. 앨리스를 구하기 위해 급파된 남성 특공대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벌인 구 소련군 좀비와의 일당백 총격전이 압권이다. 요보비치는 몸에 딱 달라붙는 가죽 옷을 활용해 섹시하면서도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맘껏 풍긴다. “영화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군인이 됐을 것”이란 고백이 허튼소리가 아님을 증명한다. 3편의 가터벨트를 착용한 섹시한 의상, 4편의 코르셋을 연상시키는 방탄 조끼 등은 모두 모델 출신인 요보비치가 직접 제작했다. 영화는 13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개봉했다. 남편이자 감독인 앤더슨과 아내이자 여주인공인 요보비치가 합작한 화려한 액션이 볼거리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 시리즈 통해 사랑하는 사람 만나 결혼했죠”

    “이 시리즈 통해 사랑하는 사람 만나 결혼했죠”

     “한국의 걸그룹은 굉장히 귀엽습니다.”  최고의 여성 액션 배우인 밀라 요보비치(37)가 4일 오전 일본 도쿄 롯본기 힐즈의 그랜드하얏트도쿄호텔에서 열린 영화 ‘레지던트 이블5: 최후의 심판’의 13일 개봉을 앞두고 한국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류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1, 4, 5편의 연출을 맡은 요보비치의 남편 폴 W S 앤더슨(47) 감독도 “감사합니다.”란 한국말 인사를 했다.  ‘레지던트 이블’은 비디오 게임 ‘바이오 하자드’를 원작으로 한 거대회사 ‘엄브렐러’가 개발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로 변한 인류를 구하고자 여전사 앨리스가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 이야기다. 주인공 ‘앨리스’(요보비치 분)가 초국적 기업인 ‘엄브렐러’에 구금되면서 악의 군단, 좀비, 괴물 등과 추격전을 벌인다. 요보비치는 시리즈를 10년간 이어오며 여전사 앨리스로 살아온 어려움과 보람을 묻자 “좀비 악몽을 꿀 정도로 생활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앨리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는 충직한 사람으로 나도 그런 성격을 닮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면 번갈아가며 2~3개월씩 집을 비우기 일쑤인데 우리는 딸 에바를 데리고 함께 출장을 다녀 가족애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시리즈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해 딸까지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극 중에선 ‘클론’(복제인간)인 소녀를 구하기 위해 괴물과 사투를 벌이면서 남다른 모성애를 연기했다. 앤더슨 감독은 시리즈를 5편씩 이어온 데 대해선 “에이리언2가 굉장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기존의 공포에 액션을 가미해 리들리 스콧의 1편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라며 “나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영화를 찍을 때마다 마지막 영화라는 심정으로 찍는다.”고 말했다. 도쿄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조은지 기자의 런던 eye] ‘파란눈’들은 어째 인공기에만 관심 있는지

    26일 뉴캐슬 세인트제임스 파크. 경기가 끝난 뒤 홍명보 감독과 주장 구자철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압도하고도 승점 1에 그친 탓인지 표정은 굳어 있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맨 앞에 앉은 외국 기자가 번쩍 손을 들어 마이크를 따내더니 “어제 국기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홍명보호 회견인데 시종일관 북한 질문만 해 북한은 전날 여자축구 경기에 앞서 선수소개 때 전광판에 태극기가 나가자 항의의 뜻으로 65분간 경기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공식 사과했고, BBC 방송이 브레이킹뉴스로, 무료신문 메트로가 1면에 보도하는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홍 감독은 물론 한국 기자들도 술렁거렸다. 호기심 많은 외신기자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다. 보통 기자회견에선 경기에 대한 소감, 평가, 분석, 다음 경기에 임하는 각오 등을 듣는다. 그것만 해도 시간이 촉박하다. 멕시코전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기에 내심 짜증이 났다. 홍 감독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주최측의 실수 아닌가. 어떤 사건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넘어갔다. 이어 경기 얘기가 오갔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는데 이번엔 영국 기자가 목소리를 냈다. “만약 한국 경기 때 인공기로 잘못 소개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한국 기자들 사이에 실소가 터졌다. 그는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홍 감독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몰라서 그 사건에 대해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말하면 곤란하니 숨기는 건가” 황당한 발언들 끝이 아니었다. 외국기자가 “영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길래 기성용을 추천했더니 그는 목 놓아 “기(Ki)”를 외쳤다. 이번에도 태극기 질문이었다. 내용을 모르던 기성용은 취재진에게 대강 얘기를 전해 듣고는 “실수로 그럴 수도 있지 않나. (북한이) 과민반응하는 것 같은데.”라고 한마디했다. 이념을 떠난 젊은 축구선수다운 답이었다. 파란 눈의 사나이는 기자까지 물고 늘어지며 “이렇게 화제가 됐는데 한국팀이 그 사건을 모르는 건 말이 안 된다. 말하면 곤란하니까 숨기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선수단이 정말 그랬을까. 그래도 어쩐지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었다. 기자는 그 기사를 쓰지 않았다고 대꾸하자 ‘북한을 애써 외면하는 남한 기자’가 됐다. 외국인 머릿속의 ‘KOREA’는 서로를 의식하고 경계하고 미워하면서 여전히 전쟁 중인가 보다. 물론, 휴전 중이니 전혀 틀린 말도 아니다. 북한과의 심리적 거리가 아득한 젊은 세대로서 올림픽 현장에서 당한 사상 검증(?)은 낯설기만 했다. zone4@seoul.co.kr
  • 홍명보, 외국기자가 北 문제로 짜증나게 굴자…

    홍명보, 외국기자가 北 문제로 짜증나게 굴자…

    26일 뉴캐슬 세인트제임스 파크. 경기가 끝난 뒤 홍명보 감독과 주장 구자철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압도하고도 승점 1에 그친 탓인지 표정은 굳어 있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맨 앞에 앉은 외국 기자가 번쩍 손을 들어 마이크를 따내더니 “어제 국기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홍명보호 회견인데 시종일관 북한 질문만 해 북한은 전날 여자축구 경기에 앞서 선수소개 때 전광판에 태극기가 나가자 항의의 뜻으로 65분간 경기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공식 사과했고, BBC 방송이 브레이킹뉴스로, 무료신문 메트로가 1면에 보도하는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홍 감독은 물론 한국 기자들도 술렁거렸다. 호기심 많은 외신기자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다. 보통 기자회견에선 경기에 대한 소감, 평가, 분석, 다음 경기에 임하는 각오 등을 듣는다. 그것만 해도 시간이 촉박하다. 멕시코전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기에 내심 짜증이 났다. 홍 감독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주최측의 실수 아닌가. 어떤 사건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넘어갔다. 이어 경기 얘기가 오갔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는데 이번엔 영국 기자가 목소리를 냈다. “만약 한국 경기 때 인공기로 잘못 소개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한국 기자들 사이에 실소가 터졌다. 그는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홍 감독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몰라서 그 사건에 대해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말하면 곤란하니 숨기는 건가” 황당한 발언들 끝이 아니었다. 외국기자가 “영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길래 기성용을 추천했더니 그는 목 놓아 “기(Ki)”를 외쳤다. 이번에도 태극기 질문이었다. 내용을 모르던 기성용은 취재진에게 대강 얘기를 전해 듣고는 “실수로 그럴 수도 있지 않나. (북한이) 과민반응하는 것 같은데.”라고 한마디했다. 이념을 떠난 젊은 축구선수다운 답이었다. 파란 눈의 사나이는 기자까지 물고 늘어지며 “이렇게 화제가 됐는데 한국팀이 그 사건을 모르는 건 말이 안 된다. 말하면 곤란하니까 숨기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선수단이 정말 그랬을까. 그래도 어쩐지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었다. 기자는 그 기사를 쓰지 않았다고 대꾸하자 ‘북한을 애써 외면하는 남한 기자’가 됐다. 외국인 머릿속의 ‘KOREA’는 서로를 의식하고 경계하고 미워하면서 여전히 전쟁 중인가 보다. 물론, 휴전 중이니 전혀 틀린 말도 아니다. 북한과의 심리적 거리가 아득한 젊은 세대로서 올림픽 현장에서 당한 사상 검증(?)은 낯설기만 했다. zone4@seoul.co.kr
  • 홍명보, 北인공기 사건으로 괴롭히는 기자에게

    홍명보, 北인공기 사건으로 괴롭히는 기자에게

    26일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파크. 경기 뒤 홍명보 감독과 주장 구자철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압도하고도 승점 1에 그친 탓인지 표정은 굳어 있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맨 앞에 앉은 외국 기자가 번쩍 손을 들어 마이크를 따내더니 “어제 국기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북한은 전날 여자축구 경기에 앞서 선수소개 때 전광판에 태극기가 나가자 항의의 뜻으로 65분간 경기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공식 사과했고, BBC 방송이 브레이킹뉴스로, 무료신문 메트로가 1면에 보도하는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홍 감독은 물론 한국 기자들도 술렁거렸다. 호기심 많은 외신기자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다. 보통 기자회견에선 경기에 대한 소감, 평가, 분석, 다음 경기 각오 등을 듣는다. 그것만 해도 시간이 촉박하다. 멕시코전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기에 내심 짜증이 났다. 홍 감독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대회 측의 실수 아닌가? 어떤 사건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넘어갔다. 이어 경기 얘기가 오갔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는데 이번엔 영국 기자가 목소리를 냈다. “만약 한국 경기 때 인공기로 잘못 소개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한국 기자들 사이에 실소가 터졌다. 그는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홍 감독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몰라서 그 사건을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끝이 아니었다. 외국기자가 “영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길래 기성용을 추천했더니 그는 목 놓아 “기(Ki)”를 외쳤다. 이번에도 태극기 질문이었다. 내용을 모르던 기성용은 취재진에게 대강 얘기를 전해 듣고는 “실수로 그럴 수도 있지 않나. (북한이) 과민반응하는 것 같은데.”라고 한마디했다. 이념을 떠난 젊은 축구선수다운 답이었다. 파란눈의 사나이는 기자까지 물고 늘어지며 “이렇게 화제가 됐는데 한국팀이 그 사건을 모르는 건 말이 안된다. 말하면 곤란하니까 숨기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선수단이 정말 그랬을까. 그래도 어쩐지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었다. 기자는 그 기사를 쓰지 않았다고 대꾸하자 ‘북한을 애써 외면하는 남한 기자’가 됐다. 외국인 머릿속의 ‘KOREA’는 서로를 의식하고 경계하고 미워하면서 여전히 전쟁 중인가 보다. 물론, 휴전 중이니 전혀 틀린 말도 아니다. 북한과의 심리적 거리가 아득한 젊은 세대로서 올림픽 현장에서 당한 사상 검증(?)은 낯설기만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더 깊은 바다로… 中 과학굴기 어디까지] 유인 심해 탐사선 자오룽호 해저 7000m 아래 잠수 성공

    중국 유인 심해탐사 잠수정인 자오룽(蛟龍)호가 24일 심해 7000m 아래로 잠수하는 데 성공했다. 자오룽호는 이날 오전 5시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네 번째 시험 잠수를 실시해 해저 7015m까지 내려가는 데 성공했다고 신화통신과 CCTV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앞서 세 차례의 시험잠수를 통해 각각 해저 6671m, 6965m, 6963m에 도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마침내 해저 7000m 아래로 잠수했다. 심해탐사 현장을 지휘한 류펑(劉峰)은 “자오룽호는 제4차 시험 잠수에서 해저 7000m 아래로 내려간 뒤 탐사 잠수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자오룽호의 성능은 안정적인 상태로 각 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닷속 전설의 용’이라는 이름이 붙은 자오룽호는 길이 8.2m, 폭 3m, 높이 3.4m, 무게 21t 규모로, 승조원 3명과 장비 220㎏을 싣고 아홉 시간 동안 심해에서 작업할 수 있다. 중국대양협회, 중촨(中船)중공업그룹 등 10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공동 개발한 자오룽호는 2010년 3000m, 2011년 5000m급 잠수에 잇따라 성공했다. 심해 7000m에 도달한 예충(葉聰)·류카이저우(劉開周)·양보(楊波) 등 자오룽호 승조원 3명은 해저에서 이날 톈궁(天宮) 1호와 수동 도킹에 성공한 선저우(神舟) 9호의 우주인 3명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유인 심해탐사정이 7000m 아래에 도달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이다. 1960년 스위스 출신 벨기에 물리학자 자크 피카르가 만든 잠수함에 미 해군이 탑승해 1만 916m 잠수에 성공했고, 지난 3월에는 유명 영화감독인 제임스 캐머런이 1인용 잠수정을 타고 1만 898m를 잠수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본 다지며 하고 싶은 일 찾으면 꿈은 이뤄져”

    “기본 다지며 하고 싶은 일 찾으면 꿈은 이뤄져”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사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사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하는 김정현(33)씨는 자신의 사례를 들며 “꿈에는 늦었다는 말이 없다.”고 단언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현재의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곧 개봉될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3’의 홍보를 겸해 귀국했다. ●중2때까지 반에서 30등 안에도 못 들어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김씨는 드림웍스의 입사 과정과 영화 ‘슈렉’ ‘마다가스카3’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하며 느낀 소회 등을 풀어놓았다. 김씨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면 꿈을 이룰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1~2학년 때 반에서 30등에도 못 들 정도였다.”고 했다. 다만 중3 때부터 갑자기 수학에 흥미를 가졌다. 서두르지 않고 기본을 다졌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고교에 진학, 2학년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마땅히 꿈을 찾지 못했다. 이과인 탓에 큰 뜻없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다. 대학 내내 목표를 찾지 못하다 2003년 졸업과 함께 무작정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의 카네기 멜론대에서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를 공부했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서다. 공학과 예술을 접목해 배우는 것이 좋았다. 그제야 김씨는 자신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6년 노력 끝에 드림웍스에 취업했다. ●“수학 꾸준히 공부하면 반드시 큰 도움” 김씨는 “고교 때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손가락 뼈대나 나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아주 정밀한 수학적 원리가 적용된다.”면서 “수학을 어디 써 먹을 데 없다며 내팽개치지 말고 기본기 다진다 생각하고 꾸준히 공부하면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슈렉3와 마다가스카3에서 40% 정도 등장하는 군중 장면의 기술적인 부분을 도맡았다. “캐릭터 배치와 함께 색깔·피부·키·나이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계산해 수천개에 이르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일”이 자신의 직업이라고 말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김씨는 “디즈니사 출신들이 드림웍스, 픽사 등 회사를 차리며 경쟁관계 속에 발전을 이뤄낸 미국 방식을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오히려 “한국의 게임산업을 활용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 게임 업체들은 자본력·인력·기술력 모두를 갖추고 있을 뿐더러 게임도 스토리텔링이 핵심이기 때문에 애니메니션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에 국제적 놀이공원 세우면 좋을 듯” 김씨는“애니메이션 영화는 캐릭터산업, 놀이공원, 엔터테인먼트로 이어지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면서 “한류 열풍 속에 제주도에 국제적인 놀이공원을 세운다면 적지 않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현재 미국에는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는 젊은 사람들이 아이템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카페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2009년 영화 ‘아바타’로 전 세계 3D영화 붐을 일으켰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영화 개봉 전 20분짜리 편집본을 드림웍스로 가져와 직원들에게 보여준 뒤 의견을 듣고갔다.”는 뒷얘기를 소개했다. 글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머독 자격미달”

    영국 의회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81)은 국제적인 중요 기업을 경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 하원 문화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머독 소유의 타블로이드판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전화 불법 도청사건과 관련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10개월 만에 채택했다. 이에 따라 머독의 영국 내 미디어사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 문화위 위원 10명은 이날 보고서를 표결에 부쳐 6대4로 머독에 대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문화위원회는 머독이 “그의 회사와 출판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눈을 감았거나 의도적으로 모르는 척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문화는 조직의 상층부에서부터 스며들었으며, 효과적인 기업 지배구조가 부족하다는 방대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머독과 그 회사 직원들의 의회 진술이 충분히 진실하지 않으며, 머독과 아들 제임스가 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 폴 패럴리 의원은 기자들에게 뉴스코퍼레이션에 대해 “대중들에게 설교를 하지만 마치 자신들이 법 위에 있는 것처럼 부도덕하고 불법적으로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투표결과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소속 의원 6명은 머독이 국제적인 주요 기업을 경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 의원 4명은 이에 반대했다. 위원들은 특히 보고서의 내용 중 “머독이 국제적인 기업의 경영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표현 등을 놓고 끝까지 논란을 벌였다고 미국과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노동당 톰 왓슨 의원은 “뉴스코퍼레이션이 무차별적인 위법 행위를 통해 주요 뉴스를 생산했다.”며 “최고 경영진 2명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반면 보수당의 필립 데이비스 의원은 “머독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사업을 해왔고, 머독은 이런 일(도청행위)이 벌어진 것을 알았다는 증거가 확실히 없다.”고 맞섰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英정부, 머독家와 유착의혹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의 불법도청 스캔들 여파가 영국 정부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루퍼드 머독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부(副) 최고운영책임자는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의 리버슨 조사위원회에 뉴스코퍼레이션과 제러미 헌트 문화부 장관 측이 주고받은 이메일 수십통을 증거물로 제출하며 위성방송 B스카이B 인수 과정에서의 유착 관계를 폭로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불법도청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머독가(家)가 영국 정부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까발리며 반격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레드릭 미첼 뉴스코퍼레이션 홍보책임자가 헌트 장관의 보좌관과 주고받은 이메일에 따르면 헌트 장관 측은 B스카이B 인수와 관련한 의회의 결정 사항을 사전에 불법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영국 내 미디어그룹인 뉴스인터내셔널을 통해 39.1%인 B스카이B 지분을 100%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전화 해킹 사건으로 지난해 7월 인수를 포기했다. 법원이 공개한 이메일에는 빈스 케이블 산업경제부장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의 측근들로부터 얻은 개인적인 정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에드워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헌트 장관은 머독가의 첩보수집원처럼 행동했다.”며 즉각적인 사임을 촉구했다. 헌트 장관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헌트 장관의 보좌관 애덤 스미스는 이메일이 공개된 직후 뉴스코프와의 접촉 사실을 시인하고 사퇴했다. 그는 헌트 장관과 무관하게 자신이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제임스 머독은 2010년 레베카 브룩스 전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의 집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 때 캐머런 총리를 만나 B스카이B 인수에 대해 짧게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캐머런 총리는 이를 부인했다. 한편 루퍼트 머독은 25일 열린 리버슨 조사위의 청문회에 출석해 전화 해킹 사건과 취재 윤리 등에 대해 진술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영화프리뷰] ‘더 박스’

    [영화프리뷰] ‘더 박스’

    1976년 미국 버지니아주. 사립학교 교사 노마와 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아서는 사춘기 아들을 둔 평범한 부부다. 어느 날 새벽녘 상자 한 개가 배달된다. 그날 오후, 왼쪽 뺨의 피부가 없는 흉측한 남자가 찾아온다. 박스 안에 놓인 버튼을 누르면 노마·아서 부부가 모르는 한 명이 죽는 대신, 현금 100만 달러를 주겠노라고 말한다.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던 부부는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결정을 내리는 시한인 24시간이 끝날 무렵 노마는 버튼을 눌러버린다. 하지만 섣부른 결정이 가져온 후폭풍에 가족의 삶은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19일 개봉하는 ‘더 박스’는 애매한 영화다. 영화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는 이 작품을 공포 스릴러로 분류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인류를 멸종시킬 만큼 고등한 능력을 지닌 ‘그들’은 한 명의 아이를 둔 40대 이하의 부부를 상대로 실험을 진행한다. 공포의 근원은 ‘그들’인데, 정체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딱히 초능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전 NASA 공보국장 스튜어드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좀비처럼 변한 인간들을 시켜 납치와 실험을 진행할 뿐이다. 각본과 감독을 겸한 리처드 켈리는 영화 배경을 화성 탐사가 한창이던 1970년대 중반으로 잡는다. ‘그들’이 인류의 우주탐사와 관계가 있을 것이란 식의 과자 부스러기를 흘리려는 전략일 것이다. 하지만 부족한 정보 탓에 지적 호기심은 이내 꺾인다. 이런 설정은 이미 인기 드라마 ‘엑스파일’, ‘프린지’ 등을 통해 십수 년 동안 숱하게 봐온 터다. 원작은 마이클 매드슨의 소설 ‘버튼, 버튼’. 매드슨은 ‘나는 전설이다’, ‘시간여행자의 사랑’(‘시간여행자의 아내’의 원작), ‘스틸’(‘리얼스틸’의 원작) 등 공포와 공상과학(SF), 판타지, 로맨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대박을 쏟아낸 이야기꾼이다. 그 가운데 ‘더 박스’와 여러모로 유사한 건 세 차례(1964·1971·2007년) 영화로 만들어진 ‘나는 전설이다’이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인류가 위기에 몰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매드슨의 성향을 미뤄 짐작할 만하다. 노마 역의 캐머런 디아즈는 평범하다. 미모와 발랄함으로 승부를 보던 그에게 고뇌하는 캐릭터는 어딘가 어색하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눈을 가리고 나온 탓에 주목받지 못했던 사이클롭스 역의 제임스 마스던은 이번에 아서 역을 맡았지만, 존재감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극적 긴장감을 뿜어내는 인물은 스튜어드 역의 노배우 프랭크 란젤라(72)뿐. 토니상 단골손님답게 영화 ‘프로스트 vs 닉슨’에서 닉슨 대통령 역을 맡았을 때의 카리스마를 재현했다. 미국에서는 2009년 11월 개봉했다. 미국에서 1505만 달러, 전 세계에서 3333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제작비(3000만 달러)만 넘겼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바다를 사랑한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 단독 도달

    바다를 사랑한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 단독 도달

    바다를 사랑한 영화 감독이 세계에서 가장 깊은 심해에 단독 도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타이타닉’, ‘터미네이터’, ‘아바타’ 등 감독·제작한 영화마다 잭팟을 터뜨린 ‘흥행의 제왕’ 제임스 캐머런(58) 감독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사는 캐머런 감독이 26일 오전 7시 52분(현지시간) 특별 제작한 1인용 잠수정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 바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괌에서 남서쪽으로 321㎞가량 떨어진 이 해구의 크기는 그랜드캐니언의 120배이며, 깊이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의 높이보다 1.6㎞ 더 깊다. ●‘바닥에 닿는 기분 이렇게 좋을 수가’ 해수면에서 10.9㎞ 떨어진 해저에 첫발을 디딘 캐머런 감독의 첫마디는 “모든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다.”였다. 뒤이어 그는 모선과의 교신을 통해 “방금 바다의 가장 깊은 곳에 도착했다.”면서 “바닥에 닿는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 없다.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을 여러분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감격에 찬 트위트를 날렸다. 챌린저 해연에 인간의 발자취가 닿은 것은 196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스위스 기관사 자크 피카드와 미국인 해군 선장인 돈 월시가 미 해군의 심해 잠수정 트리에스테를 타고 챌린저 해연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이들은 20분밖에 머물지 못했고 해저를 잔뜩 뒤덮은 진흙 때문에 심해의 풍경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캐머런 감독은 이날 해저 바닥에서 2시간 넘게 머물며 한 차례도 공개된 적이 없는 심해의 풍경을 2.4m짜리 LED 조명으로 비춰, 4대의 3D·고화질 카메라에 담았다. 이 동영상은 그가 제작할 심해 다큐멘터리 영화와 TV프로그램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바위·흙 등 샘플도 채취해 와 이뿐만 아니라 그는 바위, 흙 등 해저 탐사에 필요한 샘플을 채취해 왔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추진 중인 합동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를 동경해 온 캐머런 감독은 이번 단독 탐사로, 모두 73차례 잠수한 경력을 보유하게 됐다. 1997년 영화 ‘타이타닉’에 이어 2003년 다큐멘터리 ‘심해의 유령들’을 찍은 그는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보기 위해서만 33차례 잠수했을 정도로 유명한 ‘잠수광’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