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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 전 아버지처럼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 걸어본 켈리 월시

    60년 전 아버지처럼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 걸어본 켈리 월시

    60년 전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들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 바닥을 걸어 본 열두 번째 인물이 됐다. 위대한 해양 탐험가 돈 월시의 아들 켈리(52)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남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 1만 925m 지점에 4시간 동안 머물렀다. 전체 잠수 시간은 무려 12시간이었다. 해양 탐사계에는 아폴로 우주선에 실려 달에 가 표면을 걸어본 사람보다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을 다녀온 이들이 적다는 얘기가 전해졌는데 이제는 그 수가 열두 명으로 똑같아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켈리는 물 밖으로 떠오른 뒤 “대단히 감동적인 여정”이었다고 돌아봤다. 아들이 아버지의 업적을 60년 만에 되밟아 본 것은 미국 텍사스주 출신 금융가이며 모험가인 빅터 베스코보가 펼치고 있는 ‘챌린저 딥’ 프로젝트 덕이다. 아버지 돈은 1960년 1월 23일 스위스 탐험가 자크 피카르와 함께 욕조 모양 잠수정 ‘트리에스테’로 잠수한 뒤 피카르에게 세계 첫 타이틀 을 양보하고 두 번째 영예에 만족했다. 2012년 캐나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딥시 챌린저 HOV를 이용해 51년 넘게 끊겼던 탐험 행렬을 이었고, 지난해 베스코보를 시작으로 패트릭 라헤이(캐나다), 조너선 스트레웨(독일), 존 람지, 앨런 재미슨(시레나 딥 이상 영국), 지난 7일 미항공우주국(NASA) 전직 우주인이자 여성 최초인 캐스린 설리번, 11일 미국과 영국 산악인 바네사 오브라이언, 14일 존 로스트(미국)에 이어 이날 켈리가 열두 번째 역사를 써내려간 것이다. 이 심해 탐험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를 바닷속으로 뒤집어 세워도 그곳에서 2㎞를 더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수압은 1억 파스칼로 측정되는데 가로 2.54㎝에 세로 2.54㎝의 정사각형에 1만 6000 파운드의 충격이 가해진다는 의미다. 60년 동안 기술이 진보해 더 안전해졌지만 베스코보는 자신의 첫 탐사 이후 일곱 차례 모두 동행해 훨씬 자신감을 갖게 됐다.베스코보와 켈리는 이른바 “서쪽 풀”에서 4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이곳은 켈리의 아버지 돈과 피카르가 찾았던 바로 그곳이었다. 그 지점을 다시 찾은 것은 베스코보와 켈리 뿐이었다. 해양생물학자인 재미슨 박사는 베스코보와 함께 조금 더 얕은, 챌린저 딥 동쪽에 1만 700m의 시레나 딥을 찾았다. 재미슨 박사는 “사람들은 1960년대와 70년대 인류가 달에 갈 때 왜 바다 탐험가들은 그런 기회를 잡으려 하지 않았는지를 묻곤 한다. 그 때도 돈 월시는 마리아나 해구의 바닥에 갔고, 그 몇십 년 동안 우리는 더 이상 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와 올해 베스코보가 마리아나 해구 탐사에 동원했던 잠수정 DSV 리미팅 팩터는 수심 1만 500m로 마리아나와 통가 해구에 이어 세 번째로 깊은 필리핀 해구로 옮겨가 탐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존 코플리 박사에 따르면 이곳은 해양 탐사의 굉장한 전기를 제공한 곳이다. 1951년 덴마크의 갈라티아 탐험대가 수심 10㎞ 아래에서 사는 동물들을 그물망으로 잡은 일이 있어서다. 이 일로 그 깊이 아래에서도 인간이 얼마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증명돼 심해 탐사의 전기가 만들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요청에 한국과 상의없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트럼프, 김정은 요청에 한국과 상의없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요청에 아무런 검토도 없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결정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볼턴은 자신의 저서에서 트럼프와 북한에 대해 많은 말을 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한미연합훈련은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도발적이라는 불만을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미국이 이 훈련을 축소하거나 종료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장군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테리 연구원은 그 자리에 있었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전 보좌관 그리고 당시 자리에 없었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까지 그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자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의 상의도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누구와도 상의하거나 통지하지도 않은 채” 김 위원장에게 중단 결정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턴 전 보좌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왜 우리가 한국전에서 싸웠어야 했고, 전쟁 게임(한미연합훈련)은 물론 왜 여전히 한반도에 그렇게 많은 병력을 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테리 연구원은 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볼턴 전 보좌관이 “이 모든 외교 판당고(fandango·스페인의 춤)는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모두에 비현실적인 기대를 했다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 점에 있어 볼턴에 동의할 것”이라며 아울러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지나친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부 장관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미군 주둔은 세계 3차 대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장관직에서 사퇴하고 말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플로이드 숨진 다음날 ‘살고 싶어요’ 부른 열두 살, 워너레코드 계약

    플로이드 숨진 다음날 ‘살고 싶어요’ 부른 열두 살, 워너레코드 계약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7분 46초 동안 목이 짓눌려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다음날, 소셜미디어에 노래 하나가 올라왔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열두 살 흑인 소년 키드론 브라이언트가 올린 동영상이었다. 노래 제목은 ‘난 살고 싶을 뿐이에요(I Just Wanna Live)’. 어머니 조네타가 쓴 가사를 그가 반주 없이 아카펠라로 불렀다. 가사를 잠깐 보면 “난 젊은 흑인 남자에요, 버틸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내요. 오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니, 나같은 인간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있군요. 매일 난 먹잇감으로 사냥 당해요. 나같은 사람들은 곤경이 없길 바랄 수도 없답니다”라고 돼 있다. 이 시대 무참한 폭력에 허망하게 스러질 수 있다는 흑인 소년의 절망과 공포를 실감나게 담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가수 재닛 잭슨, ‘노예 12년’의 여배우 루피타 뇽오 등이 될성 부른 떡잎이라고 칭찬해줬다. 인스타그램에만 벌써 300만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굴지의 레코드 회사인 워너 뮤직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19일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마침 이날은 미국의 노예제도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날이기도 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저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을 통해 노예들을 해방하라고 선언해서 전쟁의 승기를 잡았지만 텍사스주는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1865년 6월 19일에야 노예 해방 포고령이 전달돼 이날을 공식 노예 해방일로 친다. 국가 공휴일은 아니고 텍사스주에서는 공휴일로 지낸다. 키드론은 주초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하느님이 제게 이런 일을 하라고 소명을 부여하신 것같아 아주 흥분된다. 엄마와 함께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조네타는 플로이드가 죽임을 당하는 동영상을 보며 “흑인 아들의 어머니라서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남편도 흑인이고, 형제, 삼촌, 사촌, 친구들도 모두 흑인”이라고 털어놓았다. 물론 워너가 키드론과 계약하겠다고 나선 것은 인종차별 항의 물결에 편승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을지 모른다. 회사는 전국유색인종개선협회(NAACP)에 앨범 판매 수익을 기부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튼 열두살 소년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NASA가 뽑은 ‘올해의 사진’…인류의 위대한 도전이 이뤄지는 순간 포착

    NASA가 뽑은 ‘올해의 사진’…인류의 위대한 도전이 이뤄지는 순간 포착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19년 한 해 동안 NASA의 곳곳과 사람을 담은 사진 중 최고의 사진을 선정해 공개했다. NASA는 공간, 사람, 초상, 기록 등 4개 분야로 나누고 각 분야의 최고의 사진을 선정했다. 해당 사진들은 NASA에 소속된 사진작가들이 직접 촬영한 것으로, 이 사진작가들의 주 업무는 우주 개발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들을 선명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쉽사리 볼 수 없는 NASA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제2회 올해의 NASA 사진가’ 대회의 ‘공간’ 부문에서는 크리스 건이 촬영한 작품이 선정됐다. 메릴랜드주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소속 사진작가인 크리스 건은 거대한 헤파필터로 이어진,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 앞에 외롭게 서 있는 NASA 직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은 격자가 모여 큰 격자를 이루고 있는 벽이자 과학의 산물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은 작다 못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지만, 한편으로는 벽을 마주 선 채 고개를 올려 위를 바라보는 뒷모습에서 인간만이 가진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사진 속 NASA 직원이 서 있는 벽은 미세한 입자를 대부분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필터인 헤파필터가 이어진 것으로,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에 설치할 광학기기를 테스트하는 우주시스템 개발 및 통합시설 입구에 설치돼 있다.‘사람’ 부문의 수상자는 버지니아주 랭글리리서치센터의 할렌 카펜이 차지했다. 그의 작품은 NASA 소속 엔지니어들이 초음속 풍동터널(인공적으로 바람이 불게 만드는 터널형 설비)을 위한 새로운 장비를 설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초상’ 부문은 비행기의 결빙 현상을 연구하는 X선 단층 촬영 시스템을 개발한 팀 벤치치의 초상을 담은 작품으로, 글렌리서치센터의 사진작가인 조던 솔킨이 촬영했다. 마지막으로 ‘기록’ 부문 수상작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우주선 부분과 결합할 준비를 마친 광학장비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선정됐으며, 작가는 ‘공간’ 부문에서도 선정된 크리스 건이다. 휴스턴존슨우주센터의 사진 담당 책임자인 마우라 화이트는 이 사진들을 공개하며 “이번 수상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NASA 소속 사진작가들의 업무를 자랑하고, 동시에 이들의 일이 NASA의 미션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증하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우주비행사와 항공우주전문잡지인 ‘에어 앤 스페이스’ 사진 편집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평가했으며, NASA 소속 사진가 70여 명이 참여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잘못 없는 흑인 어린이가 경찰차를 보고 숨은 ‘슬픈 이유’

    잘못 없는 흑인 어린이가 경찰차를 보고 숨은 ‘슬픈 이유’

    아무 잘못도 없는 흑인 어린이가 경찰차를 보자마자 몸을 숨겼다. 집 앞에서 놀던 어린이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지레 겁을 먹고 아빠 차 뒤에 숨어 경찰차가 지나가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이후 “왜 숨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느냐”는 아버지의 질문에는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죽였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 미국 코네티컷에 사는 스테이시 피에르루이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찰차를 보고 숨는 아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왜 아무 잘못도 없는데 숨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걸까?”라고 반문했다. 일터에서 감시카메라로 해당 장면을 목격한 그는 퇴근하자마자 아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들은 “그들(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죽였잖아요”라고 설명했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으로,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영상을 공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며칠을 혼자 씨름했다는 피에르루이는 아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청했다. 또 아들의 행동에 흑인은, 유색인종은 경찰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부자 동네, 훌륭한 교육 환경 속에 산다. 아들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그런데 아무 잘못도 없는 아들이 왜 숨어야 하느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아들은 경찰을 조심해야 한다고 배운 적이 없다. 아들에게 뉴스 대신 영화를 틀어줬고, 경찰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도 않았다”면서 “당신이 나라면 아들에게 뭐라고 하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같은 질문에 대한 직장 동료의 대답도 덧붙였다. 피에르루이는 “직장 동료가 ‘그런 행동은 말도 안 되는 것이며, 경찰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쳐야 한다더라. 맞는 말”이라면서도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어쩌면 방해가 되지 않는 게 최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경찰차를 보고 재빨리 숨는 흑인 소년의 영상은 급속도로 확산했다. 15일에는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가슴이 찢어진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공유했고 CBS와 NBC 등 현지언론도 해당 소식을 잇따라 보도했다. 피에르루이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행동이 바로 이 나라와 전 세계 수백만 흑인 및 소수민족 어린이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그 어떤 두려움 없이 세상을 살아가며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키워야 하지만 불행히도 시대상황이 마음 같지 않다”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피에르루이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른 부모들처럼 진실을 알려주는 것뿐”이라면서 “아들의 영상이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英 옥스퍼드대도 남아공 총독 지낸 세실 로즈 동상 “철거 논의”

    英 옥스퍼드대도 남아공 총독 지낸 세실 로즈 동상 “철거 논의”

    영국 옥스퍼드대 오리엘 칼리지 이사회가 19세기 남아프리카공화국 총독을 지냈던 세실 로즈의 동상을 철거하라고 권고했다. 이 대학의 로즈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학 측은 줄곧 이를 거부해왔는데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제국주의 청산 시위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직원으로 구성된 오리엘 칼리지 이사회는 성명을 내고 “로즈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나아가 “투표를 통해 로즈 동상에 대해 논의하는 독립 조사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면서 동상을 철거하길 바란다는 이사회의 의견을 적은 팻말을 그의 동상에 설치해놓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단 로즈 동상은 조사위원회가 논의를 마치는 연말까지 철거되지 않고 그냥 두기로 했다. 이사회는 조사위원회가 학술·교육·법·정치·언론 전문가들로 구성될 것이라며 앞으로 흑인과 소수민족 출신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접근 개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1세기의 다양화 요구에 맞게 과거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세실 로즈는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에 케이프 식민지(현재 남아공)의 총독을 지내면서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화에 앞장섰다. 당시 금광·다이아몬드광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모교인 오리엘 칼리지에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이 재단을 통해 지난 100년 동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 동안 로즈 동상을 치워야 한다는 주장이 늘어나면 일부 동문이 기부금 철회 의사를 표시했지만 대학 측은 동상 철거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사회가 나서 로즈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제국주의나 식민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의 동상을 철거하거나 훼손하려는 움직임은 세계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이달 초 영국 브리스틀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는 17세기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려 강물에 내던졌다. 미국 미네소타, 보스턴 등에서도 시위대가 유럽에 아메리카 대륙의 존재를 알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을 끌어 내리거나 훼손했다. 또 지난 14일 호주에서는 오세아니아 대륙 토착 원주민을 학살하고 식민 통치한 영국인 제임스 쿡 선장의 동상이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주연 고양이, 무지개다리 건넜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주연 고양이, 무지개다리 건넜다

    한 마약 중독자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 길고양이 출신 ‘밥’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작가 제임스 보웬(41)의 베스트셀러 ‘내 어깨 위 고양이, 밥’(A Street Cat Named Bob)을 펴낸 출판사 호더 앤드 스토턴은 이날 책의 주연 ‘밥’이 하루 전인 15일 1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또 “제임스와 밥이 계속해서 전 세계 팬들과 만났을 때 밥은 책 사인회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세계를 여행하며 그 명성에 걸맞은 놀라운 삶을 살았다”면서 “밥은 매우 그리울 특별한 고양이였다”고 말했다. 제임스 보웬은 2007년 봄 토트넘에 있는 자신의 지원주택 건물 복도에서 쓰러져 있던 고양이 밥을 만났을 때 한창 치료를 받고 있던 마약 중독자였다.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던 그는 밥의 다리에 감염된 상처를 보고 수의사에게 데려가 치료를 해주고 이 고양이가 집을 잘 찾아가길 바라며 다시 거리로 돌려보냈다.그런데 밥은 코벤트 가든과 피카딜리 서커스라는 이름의 두 광장으로 버스킹을 하러 가는 보웬을 따라 버스에 올라탔다. 그 후 보웬은 이 고양이가 달리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돌보기로 하고 밥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이 이름은 보웬이 미국 호러 드라마 ‘트윈 픽스’에 나오는 가장 좋아하는 인물 킬러 밥에게서 따온 것이다.보웬과 밥의 이런 만남은 치료 중이던 이 마약 중독자의 삶을 뒤바꾼 관계의 시작이었다. 밥은 보웬이 런던 거리에서 공연할 때는 물론 빅이슈 잡지를 팔 때도 동행했다. 그리고 이들이 만난 지 5년 뒤 호더 앤드 스토턴은 보웬과 그의 고양이 밥에 관한 네 권의 책 중 첫 번째 책인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을 출판했다. 그 후 ‘고양이 밥이 보는 세상’(The World According to Bob)과 ‘고양이 밥이 준 선물(A Gift from Bob) 그리고 ‘고양이 밥을 위한 작은 책’(The Little Book of Bob)이 더 출판됐고, 이들 책은 전 세계에서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지금까지 800만 권 이상 팔렸다.보웬의 첫 번째 책은 2016년 영화로도 제작됐다. 보웬의 역할은 영화배우 루크 트레더웨이가 맡았고 고양이는 밥이 직접 출연했다. 2016년 11월 런던 시사회에서 밥은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을 만났는데 다음날 그녀가 손에 석고붕대를 한 모습이 목격됐다. 이 때문에 밥은 사람들에게 그녀를 다치게 했다는 비난까지 받았었다.보웬은 밥의 죽음에 대해 “밥은 내 목숨을 구했다. 그것은 지극히 간단한 사실”이라면서 “그는 내게 우정 그 이상의 것을 줬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그를 내 곁에 둬, 난 내가 놓치고 있던 삶의 방향과 목적을 찾았다. 우리가 책과 영화를 통해 함께 이룬 성공은 기적적이었다”면서 “그는 몇천 명의 사람을 만났고 몇백만 명의 사람들 삶에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밥 같은 고양이는 처음이고 다시는 그런 고양이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내 삶에서 빛이 꺼진 것 같다”면서 “난 절대로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밥의 죽음을 둘러싸고 전 세계에서 많은 팬은 애도를 보이고 있다. 폴 맥네임 빅이슈 영국판 편집장은 “첫째로 밥은 제임스 보웬의 삶을 바꿨고 그다음으로 세상을 바꿨다. 그는 두 번째 기회와 희망을 대표했으며 누군가를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밥의 충실한 동행자인 제임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약물중독자의 삶 바꿔놓은 ‘길냥이 밥’ 무지개다리 건너

    약물중독자의 삶 바꿔놓은 ‘길냥이 밥’ 무지개다리 건너

    어느날 만난 약물중독자의 삶을 바꿔놓아 여섯 권의 책 시리즈를 나오게 했고, 영화 두 편으로도 만들어져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길냥이 밥’이 14년 삶을 마쳤다. 제임스 보웬은 2007년 처음 밥을 만났다. 약물중독에 빠져 있었던 그는 버려져 다친 진저캣 밥을 만나자마자 돌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길거리 즉석 공연(버스킹)을 할 때나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는 잡지 ‘빅 이슈’를 팔 때도 늘 품에 밥을 안고 있었다. 보웬은 그 길냥이가 준 희망의 빛을 2012년 책 ‘밥이라 불리는 길냥이-그리고 그가 어떻게 내 목숨을 구했나’로 엮어내 공전의 히트를 쳤고, 2016년 밥이 직접 출연한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 뒤 다섯 권이 더 나왔다. 40개 언어로도 번역됐다. 영화 속편 ‘밥으로부터의 선물’에도 역시 이 고양이가 출연했는데 연내 개봉할 예정이다. 보웬은 책 이름으로 등록된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밥이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주 간단한 것이다. 그는 내게 단순한 동반 이상의 것들을 줬다. 내 곁에 그가 머물러 있어 내가 잃어버렸던 방향과 목표를 찾았다. 그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 수만명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 고양이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내 삶에 빛 하나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난 그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우주 표준모형 결함 드러낸 새 관측 결과/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우주 표준모형 결함 드러낸 새 관측 결과/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우주의 실제 팽창 속도가 기존의 이론 모델로 계산한 값보다 상당히 빠른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 2월 천체물리학저널레터에 미국국립전파천문대가 이끄는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이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측정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연구팀의 제임스 브라츠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다른 은하들이 표준 우주론 모델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더욱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이 측정의 문제인지 모델의 문제인지 토론했다. 결론은 표준모형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likely)는 것이다.” 우주 팽창 속도에 관한 이론과 관측의 불일치는 오랫동안 문제가 돼 왔다. 이를 두고 연구자들은 이론이 틀렸는지, 관측에 오류가 있는지를 두고 부심해 왔다. 이번 논문은 관측 쪽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우주의 기원에 대한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137억년 전 하나의 특이점에서 시작해 급속도로 팽창했다. 현재 크기는 지구를 중심으로 본다면 반지름 480억 광년 정도다. 그 바깥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 중이다. 우주는 계속 커지고 있으며 그 속도는 먼 곳에 있는 은하일수록 더욱 크다. 기존의 이론은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플랑크 위성의 측정값을 바탕으로 팽창 속도를 제시한다. 우주배경복사란 빅뱅 38만년 후에 퍼져나간 빛, 즉 전자기파가 우주의 모든 곳에 균일하게 퍼져 있는 것을 말한다. 팽창 속도는 거리 326만 광년(1메가파섹)당 초속 67.4㎞다. 이를 ‘허블상수’라고 부른다. 우주에서의 거리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대표적인 것이 밝기가 일정한 표준 촛불, 그중에서도 초신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초신성이란 수명이 다한 별이 마지막 단계에서 태양의 수백만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일시에 내뿜으며 폭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특정한 유형(1a형)은 밝기가 일정하므로 빛이 어두워진 정도를 보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일정한 주기로 밝기가 달라지는 세페이드 변광성도 표준 촛불로 사용된다. 또 다른 방법은 멀리 있는 퀘이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퀘이사란 강력한 전자파를 발산하는 활동은하의 중심 핵을 말한다. 그 빛이 우리 앞에 있는 다른 은하 주위를 통과하면서 중력에 이끌려 휘어지는 정도를 측정한다. 표준 촛불과 퀘이사의 중력렌즈 효과로 측정한 기존의 허블상수는 73~74였다. 이번의 새로운 관측에서 얻은 허블상수는 이 범위 내인 73.9다. 이론 모델과는 초속 7㎞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이번 프로젝트는 은하 중심부의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을 회전하는 가스 원반에 초점을 맞췄다. 원반이 지구에서 볼 때 수평에 가깝게 누워 있을 경우 라디오파(마이크로파)가 분출되는 밝은 구역들을 관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반의 물리적 크기와 기울어진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 기하학적으로 거리를 결정할 수 있다. 프로젝트팀은 전 세계의 전파 망원경을 동원했다. 대상은 1억 6800만~4억 3100만 광년 거리의 은하 4개다. 기존에 측정된 은하 두 개의 거리도 계산에 포함했다. 우주의 구성과 진화를 다루는 현재의 표준모델은 ‘람다 차가운 암흑 물질’(Lambda CDM)이라 불린다. 람다란 우주를 점점 더 빨리 팽창시키는 암흑 에너지를 나타내는 ‘우주 상수’다. 여기서 암흑이란 ‘어둡다’가 아니라 ‘모른다’는 뜻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우주는 보통 물질(약 4%), 암흑 물질(약 23%), 암흑 에너지(약 73%)로 구성돼 있다. 암흑 물질이란 중력 이외의 다른 힘과는 상호작용하지 않아서 관측이 되지 않는 ‘어두운’ 물질을 말한다. 연구자들은 모델의 결함을 관측에 맞게 보정하는 방법들을 검토 중이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에서 벗어나 암흑 에너지의 성질에 대한 가정을 바꾸자는 발상도 있다. 또한 입자물리학에서 중성미자의 숫자나 유형, 상호작용에 변경을 가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중성미자란 전기를 띠지 않은(중성) 미세한 입자(미자)를 말한다. 이보다 이상한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어느 쪽이 나은 방법인지를 판별할 방법은 아직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4%의 보통 물질뿐이다.
  • 42년 만에 체포된 美 희대의 연쇄살인범, 사형 대신 종신형 받을듯

    42년 만에 체포된 美 희대의 연쇄살인범, 사형 대신 종신형 받을듯

    지난 2018년 수십여 건의 강간과 살인을 저질러온 희대의 연쇄살인범 조세프 제임스 드앤젤로(74)가 사형을 피하는 조건으로 총 88건의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연쇄살인 용의자인 드앤젤로 측 변호인과 검찰 측이 오는 29일 예정된 재판에서 총 88건의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사형 대신 종신형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전직 경찰 출신인 드앤젤로는 1970년대와 80년대 캘리포니아 주 일대에서 50건 이상의 강건과 최소 13건 이상의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으며 이 때문에 ‘골든스테이트(캘리포니아 주) 킬러’라는 별칭으로 악명을 떨쳤다. 특히 이같은 악행에도 드앤젤로는 경찰은 물론 연방수사국(FBI)까지 동원된 수사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 마스크를 쓴 킬러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가 경찰에 체포된 것은 2년 전으로 첫 범행 시점부터 따지면 무려 42년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드앤젤로는 1979년 절도 혐의가 들통나 재직하던 오번 경찰서에서 해고된 뒤 본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기간은 1976년부터 1986년까지 약 10년 간으로 추정된다.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드앤젤로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범죄와 공소시효가 만료된 혐의도 인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앞서 검찰 측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종신형을 받는 드랜젤로 측의 안을 거절한 바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네 집 아니잖아” 부촌에서 필리핀 이웃 인종차별한 백인 부부

    “네 집 아니잖아” 부촌에서 필리핀 이웃 인종차별한 백인 부부

    미국 샌프란시스코 퍼시픽하이츠에 사는 제임스 후아닐로씨는 지난 9일(현지시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최근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뜨겁게 달아오른 때였다. 후아닐로씨 역시 이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에 자기 집 담벼락에 분필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를 적고 있었다. 그런데 한 백인 부부가 산책을 하다 후아닐로씨를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부부는 후아닐로씨에게 다가와 “당신의 낙서 내용은 문제 없지만 여긴 사유지다. 여기에서 이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후아닐로씨는 “내가 여기 사는지 당신은 모르잖아요”라고 말했지만 여성은 “여기 사는 사람이 아닌 거 다 안다”면서 “사유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출신인 후아닐로씨가 부촌인 퍼시픽하이츠에 사는 주민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황당해진 후아닐로씨가 “아, 그래요? 그럼 경찰을 부르세요”라고 하자 여성은 자리를 뜨면서 경찰을 불렀다. 이들의 언쟁은 그대로 촬영돼 후아닐로씨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9일 처음 공개됐다.이후 12일 트위터에 같은 영상을 다시 올리면서 “한 백인 부부가 유색인이 담벼락에 분필로 ‘BLACK LIVES MATTER’라고 낙서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들은 집주인이 누군지 안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관이 몇 분 뒤에 도착해서 그가 오랫동안 그 집에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집에서 20년 가까이 살고 있었다. 후아닐로씨의 트윗은 약 16만회 리트윗됐다. 그는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 백인 부부는 퍼시픽하이츠 같은 부유한 동네에 나 같은 사람은 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백인 부부 중 여성은 이후 ‘라 페이스 스킨케어’라는 화장품 회사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리사 알렉산더로 밝혀졌다. 알렉산더는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후아닐로씨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 정말 미안하다는 말로 부족할 정도”라면서 “인종 문제에 무지한 행동이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알지도 못했음을 지난 48시간 동안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자기 집에 뭔가 하는 것에 상관하기 전에 내 일이나 신경써야 했다”고 후회했다. 알렉산더의 사과에도 후폭풍은 여전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화장품 구독 서비스 회사인 버치박스는 라 페이스 스킨케어와 계약을 끊겠다고 발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짝짓기 원조 ‘바첼러’ 24시즌 만에 흑인 주연으로 기용

    美 짝짓기 원조 ‘바첼러’ 24시즌 만에 흑인 주연으로 기용

    미국 ABC 방송이 리얼리티 짝짓기 프로그램 ‘바첼러’에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주연으로 기용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18년 동안 24시즌까지 이어질 만큼 커다란 인기를 끈 짝짓기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데 지금까지 한 명의 흑인도 주연으로 출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도리어 놀랍다. 주인공은 28세 부동산 중개인 맷 제임스. ABC는 12일(현지시간) 이 프로그램의 인종 다양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수용해 다음 시즌부터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맷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연기된 새 시즌의 주인공 클레어 크롤리와 함께 경쟁하는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주연으로 격상된 것이다. 사실 2017년에 이 프로그램의 여자판 스핀오프인 ‘바첼러레트’에 흑인 스타가 딱 한 차례 나온 적은 있었지만 이 쇼에서는 검은색 피부의 주인공은 없었다. 제임스는 이날 같은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기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내디딘 한 걸음”이라며 “옳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나쁜 시기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는 인종차별 항의 물결이 드높은 미국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흑인을 출연시켜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8만 6000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아예 다음 시즌을 ‘블랙 바첼러’로 바꾸고 흑인과 소수인종, 유색인종 등으로 35%를 채우라는 요구도 있었다. 바첼러레트에 최초이자 마지막 주인공을 출연했던 레이철 린제이는 실제로 경연 우승자와 결혼에 골인했는데 자신이 선구자가 돼지만 그 뒤로는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2002년에 시작된 이 시리즈는 바첼러가 24시즌, 바첼러레트가 15시즌까지 진행됐다. 지난달 바첼러 24시즌 마지막회 시청자는 850만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두 명의 경쟁자 출연 예정자가 백인 시청자를 주 타깃으로 삼아 인종 다양성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집단 소송을 제기했으나 판사가 제작진이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캐스팅할 권리가 있다며 각하한 적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인종 편견 깨는 美사회…구호 넘어 일상 바꾼다

    인종 편견 깨는 美사회…구호 넘어 일상 바꾼다

    조지 플로이드가 기업, 영화·공연계, 출판계, 정보기술(IT) 업계 등 미국 사회 곳곳에 숨었던 인종차별적 요소들을 바꾸고 있다. 분노의 표출이나 정치적 쟁점화를 넘어 일상과 주변의 삶부터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미국 시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현지시간) 음악전문매체 오페라와이어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단원들은 전날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새 시즌 작품 선정과 출연진 섭외, 극장 고위직 인선 등에서 인종적 다양성을 실현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를 극장 측에 전달했다. ●오페라 ‘오텔로’ 스트리밍 블랙페이스 논란 통상 백인 주류가 향유하는 클래식 음악의 특성상 오페라 무대에서 흑인을 보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메트오페라는 지난해 흑인 가수들만 무대에 오른 거슈윈 오페라 ‘포기와 베스’를 초연하고 매리언 앤더슨, 캐슬린 배틀 등 1세대 흑인 가수들의 목소리를 담은 특별음반을 출시하는 등 성악 역사 속의 흑인들을 조명한 바 있지만, 정작 미 전역에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7일 백인이 흑인 분장을 하는 이른바 ‘블랙페이스’ 논란이 따라다니는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를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내보냈다가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단원들이 나서 세계 오페라시장의 정점에 서 있는 최고 극장으로서 윤리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들은 요구 사항을 전달하며 “최근 몇 주간의 사건은 메트오페라가 어떻게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 우리 단원들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성찰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흑인을 희화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블랙페이스’나 인종적 편견을 담은 대중문화 작품들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노예제도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HBO맥스의 스트리밍 상영작 리스트에서 제외됐고, 넷플릭스도 ‘마이티 부시’ 등 유색인종 분장을 한 배우가 나오는 작품의 상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반면 아마존 등에서는 제임스 볼드윈과 앤지 토머스 등 흑인 작가들의 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얼굴 인식과 같은 첨단기술도 인종차별 논란으로 사용이 중단됐다. CNBC는 IBM에 이어 아마존도 자사가 개발한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경찰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술은 유색인종일수록 범죄자로 판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NS서 기업 내 흑인 임직원수 공개 캠페인 기업 내 인종 다양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 기업들을 상대로 자사 내 흑인 임직원 수를 공개하도록 하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는 30대 흑인 여성의 제안으로 시작됐는데, 플로이드 사건 때 적극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냈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이 정작 그간 유색인종 채용을 외면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내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AP는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흑인 최고경영자(CEO)는 2012년에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재는 4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우주 다녀온 NASA 여성 우주인, 이번엔 지구상 가장 깊은 곳 도달

    우주 다녀온 NASA 여성 우주인, 이번엔 지구상 가장 깊은 곳 도달

    역대 우주 탐사를 위해 지구 밖으로 나간 사람은 총 550여 명이다. 이에반해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곳인 챌린저 해연에 도달한 사람은 불과 8명이다. 그리고 최근 사상 처음으로 이 두곳을 모두 방문한 사람이 등장했다. 전직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출신인 캐시 설리번(68)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인류 중 처음으로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을 모두 정복한 설리번을 조명했다. 설리번은 지난 7일 탐사 전문업체인 이오스 익스페디션스(EYOS Expediotions)의 특수 잠수정을 타고 1만928m의 챌린저 해연의 바닥까지 도달했다.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에 위치해 있다. 설리번은 "챌린저 해연에 관한 지질학적 특성 등 모든 데이터를 공부해 알고 있지만 직접 봐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소감을 남겼다.    설리번은 이미 우주비행사로 3번이나 우주를 다녀온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84년에는 미국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 밖으로 나가 우주유영에 성공했다.설리번은 "또다시 역사를 이뤘다"면서 "심해에 다녀온 직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연락해 특별한 경험을 동료들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탐험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우주 비행사들을 따라다녔다"면서 "그들의 호기심과 모험심은 나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리반을 지구상 가장 깊은 곳으로 안내한 인물은 미국의 해저탐험가이자 억만장자인 빅터 베스코보다. 그는 이미 세계 7개 대륙의 최고봉을 정복하고 남극과 북극까지 여행해 이른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베테랑 탐험가로 유명하다.특히 그는 오대양의 심해 중에서도 가장 깊은 지점만 골라 탐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를 위해 특별 제작한 잠수정이 무게 11.2t, 두께 9㎝의 ‘DSV 리미팅 팩터’다. 이번 탐사에서도 베스코보는 설리반을 태우고 직접 잠수정을 조종했다. 보도에 따르면 설리반은 챌린저 해연의 밑바닥까지 도달한 역대 8번째 인물로 지난 2012년에는 할리우드 거장인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심연을 맛본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전태일·이한열 ‘민주 부모들’ 훈장

    전태일·이한열 ‘민주 부모들’ 훈장

    박종철 부친 등 12명 민주화운동 첫 포상 文 “민주주의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 6·10 민주항쟁 33주년을 맞아 고 이소선(전태일 열사 어머니) 여사, 고 박정기(박종철 열사 아버지) 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이사장, 배은심(이한열 열사 어머니) 여사 등 자식의 뜻을 이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부모들에게 훈장이 수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서울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6·10 항쟁 기념식에서 민주 열사 부모들을 비롯해 고 박형규 목사, 고 조영래 변호사, 고 지학순 주교, 고 조비오(조철현) 신부, 고 성유보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고 김진균 교수, 고 김찬국 상지대 총장, 고 권종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고 황인철 변호사 등 12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1974년 ‘인혁당 사건’의 진실을 알리려다 추방됐던 조지 오글 목사와 고 진필세 야고보(제임스 시노트) 신부 등 7명은 국민포장·표창을 받았다. 정부는 올해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문을 신설,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대대적으로 훈장을 수여했다. 민주 열사 부모들은 자식의 죽음 이후 생애를 바쳐 노동자 권익 개선과 민주화운동 희생자 진상규명·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을 펼친 공로를 뒤늦게 인정받았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6·10 민주항쟁은 갑자기 찾아온 기적이 아니라 국민주권을 되찾고자 한 국민들의 열망이 만든 승리의 역사”라면서 “국민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는 국민 힘으로 역사를 전진시킨 경험과 집단 기억”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도적 민주주의를 뛰어넘는 ‘일상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두 날개로 날아오른다”면서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고, 지속 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과 직장의 민주주의야말로 성숙한 민주주의”라면서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한다.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런던의 또다른 노예주 로버트 밀리건 동상도 끌어내려져

    런던의 또다른 노예주 로버트 밀리건 동상도 끌어내려져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이 노예제와 관련된 런던의 동상, 거리 이름도 “끄집어 내려야 한다”고 역설하자 런던박물관 도크랜즈 바깥에 있던 유명한 노예 주인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도 내려졌다. 노예 무역의 중심 항구였던 브리스틀에서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8만명의 흑인 성인과 어린이들을 노예로 사고 팔았던 17세기 노예상인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끄집어 내려 발로 짓밟은 뒤 에이번 강물에 던져 버린 뒤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카날 앤드 리버 트러스트는 밀리건의 동상이 제거된 것은 “지역공동체의 바람을 인지한” 결과라고 밝혔다. 크레인을 이용해 동상이 끌어내려진 순간,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다고 BBC가 9일 전했다. 런던박물관 도크랜즈는 자메이카의 사탕수수 농장 두 곳에서 526명의 노예를 부렸던 악명 높은 노예 거래자의 동상이 “오랜 시간” 건물 밖에 “불편하게 서 있었다”며 “우리는 그 기념물이 백인만을 우대(white-washing)하는 역사가 지금도 문제 투성이로 진행되는 과정의 한 부분이며 밀리건이 인류애에 반해 저지른 범죄의 잔재와 여전히 힘겹게 싸우는 이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밀리건은 런던의 글로벌 무역 허브 항구인 웨스트 인디아 도크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밀리건의 동상이 내려지는 순간, 옥스퍼드 대학 밖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제국주의자 세실 로즈의 동상 역시 제거하자고 요구했다. 앞서 칸 시장은 런던 시가 노예와 역사적으로 노예와 연관된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적 실재에서의 다양성 위원회(Commission for Diversity in the Public Realm)가 시의 벽화, 거리예술, 거리 이름, 동상, 다른 기념물 등을 재검토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추천하기 전에 어떤 유산이 찬양될 만한 것인지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런던이 “세상에서 가장 다양성이 존중되는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면서도 최근의 흑인목숨도소중해(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빅토리아 시대의 영광이 반영된 이 도시의 동상, 광장, 거리 이름까지 부각시키고 있다며 “우리 나라와 시가 부의 많은 부분을 노예무역의 역할에 빚지고 있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우리의 공적 실재에 그것이 반영돼 있는 반면, 많은 이들이 우리의 수도가 돌아가도록 기여한 것은 의도적으로 무시됐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칸 시장은 지난 7일 런던 중심가에서의 BLM 시위대가 낙서로 훼손한 윈스턴 처칠 동상은 재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처칠 뿐만 아니라 간디, 말콤X 등 위인들도 포함해 “누구도 완벽하지 않았다”며 이런 유명한 인물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warts and all)” 교육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리건과 로즈의 동상 외에 런던 시내 노예제와 관련된 기념물로는 토머스 가이 경이 먼저 손에 꼽히는데 사우스 시 컴퍼니의 많은 주식을 소유하고 부를 키웠기 때문인데 이 회사는 스페인 식민지들에 노예를 판매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었다. 또 교육 자선가로도 이름을 남긴 존 카스 경도 아프리카 항구들과 카리브해의 노예 중개인들과 직접 연결돼 초기 노예무역과 대서양 노예 경제에 막중할 역할을 했다. 런던 외에도 에딘버러에 있는 헨리 둔다스 기념물도 이 도시가 노예와 연관 있다는 상징이며, 카디프 시위원회 지도자도 시 소유 건물에서 노예주 토머스 픽턴 경의 동상을 제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한편 미국 워싱턴DC와 붙어있는 버지니아주의 주도 리치먼드의 모뉴먼트 거리에 1890년 5월 세워져 130년간 리치먼드의 역사를 낱낱이 지켜본 남북전쟁 시절 남부군 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기마상 철거는 일단 보류됐다.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가 지난 4일 동상을 철거해 창고에 넣겠다고 밝히자 부지의 소유자임을 주장하는 윌리엄 그레고리가 소송을 제기했는데 리치먼드 법원이 일단 10일간 철거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는 그레고리의 요청을 8일 받아들였다.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이 그 지역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가 이에 항의하는 백인우월주의자 등 극우 시위대가 몰려와 폭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WP는 “버지니아의 많은 백인에게 리 장군은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 (헌법의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 급”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버지니아의 대학에도, 육군 기지에도, 고속도로에도 리 장군의 이름이 붙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우주유영 첫 여성 우주인, 이번엔 지구상 가장 깊은 심해 정복

    [월드피플+] 우주유영 첫 여성 우주인, 이번엔 지구상 가장 깊은 심해 정복

    미국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우주유영에 성공한 전직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이번에는 지구상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한 첫번째 여성으로 기록됐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NASA 우주비행사 출신이자 지질학자인 캐서린 설리반(68)이 지난 7일 특수 잠수정을 타고 1만914m의 심해까지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설리반이 도달한 심해는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챌린저 해연으로, 이곳은 가장 깊은 바다인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에 있다. 이미 우주비행사로 명성을 떨친 설리반은 지난 1984년 미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 밖으로 나가 우주유영에 성공한 인물이며 세차례나 우주를 다녀온 베터랑이기도 하다.인류가 사는 곳 중 가장 높은 ISS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우주인이 이번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도달한 셈. 특히 이날 설리반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후 ISS에 전화를 걸어 현재 임무를 수행 중인 우주비행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설리반은 "오늘 또다시 역사를 이뤘다"면서 "전직 우주비행사이자 학자로서 달표면 같은 챌린저 해연을 볼 수 있었으며 그 경험을 ISS의 동료들과 나눴다"며 기뻐했다.이날 설리반을 지구상 가장 깊은 곳으로 안내한 인물은 미국의 해저탐험가이자 억만장자인 빅터 베스코보다. 그는 사모펀드 인사이트 에퀴티 홀딩스의 창립자이자 투자자로 이미 세계 7개 대륙의 최고봉을 정복하고 남극과 북극까지 여행해 이른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베테랑 탐험가로 유명하다.특히 그는 오대양의 심해 중에서도 가장 깊은 지점만 골라 탐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를 위해 특별 제작한 잠수정이 무게 11.2t, 두께 9㎝의 ‘DSV 리미팅 팩터’다. 이번 탐사에서도 베스코보는 설리반을 태우고 직접 잠수정을 조종했다. 보도에 따르면 설리반은 챌린저 해연의 밑바닥까지 도달한 역대 8번째 인물로 지난 2012년에는 할리우드 거장인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심연을 맛본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려 깊지 못한 처신에… NYT·인콰이어러 편집장들 결국 사임

    사려 깊지 못한 처신에… NYT·인콰이어러 편집장들 결국 사임

    “군 투입” 기고 실은 베넷 편집장 퇴진 191년 역사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건물도 중요하다’ 제목에 비판 쏟아져 “언론사 구조적 인종 편견 토론 촉발”흑인 사망 규탄시위 현장에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공화당 상원의원의 기고문을 게재했다가 거센 반발을 산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사설 담당 편집장이 7일(현지시간) 결국 사임했다. 지역 유력 언론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역시 이번 시위의 핵심 구호인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M)를 비꼰 제목을 달았다가 수석 편집장이 물러났다. NYT의 아서 설즈버거 발행인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난주 우리는 편집 과정에 중대 결함이 있음을 알게 됐다. 제임스 베넷 사설 담당 편집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고 NBC 등이 전했다. 제임스 다오 사설 담당 부편집장도 발행인란에서 제명됐다. 앞서 지난 3일 NYT는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의 “군대를 투입하자”는 기고문을 실었다가 사내 반발에 시달렸다. 코튼 의원은 폭동진압법에 의거한 연방군 투입을 촉구하며 “조지 플로이드 죽음과 무관하게 폭도들이 약탈을 자행해 도시들을 무정부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800여명의 직원이 항의 청원에 서명했고, 처음에 기고를 옹호했던 설즈버거 발행인은 “NYT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물러섰다. 경영진의 사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베넷 편집장이 물러났다. 코튼 의원은 보수성향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NYT가 태도를 바꾼 것을 ‘잠 깬 어린아이 무리에 굴복했다’는 비유로 강력 비판하며 “좌편향 기사 위주인 신문에 내 칼럼은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기회마저 억압당했다는 것이다. 191년 역사를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지난 2일 ‘시위로 지역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훼손됐다’는 내용의 칼럼에 ‘건물도 중요하다’(Buildings Matter, Too)는 제목을 달았다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스탠 비시노브스키 수석 편집장은 이튿날 공식 사과문을 싣고 “우리는 상당히 모욕적인 제목을 썼다”며 “마치 흑인 사망과 건물의 훼손이 같을 수 있다는 암시를 남겼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인정했다. 비백인 기자 40여명이 ‘병가 투쟁’ 선언을 하는 등 반발이 가라앉지 않자 비시노브스키의 사직서도 6일 수리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인의 역할에 대한 심층적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NYT의 한 직원은 “기고 사건이 보도국 내 구조적인 인종 편견 및 다양성에 대한 의미 있는 토론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바이든 찍겠다는 파월, 시위 동참한 롬니… 트럼프에 등 돌리는 공화당 거물들

    바이든 찍겠다는 파월, 시위 동참한 롬니… 트럼프에 등 돌리는 공화당 거물들

    라이스도 “말하기 전 다시 생각” 조언 트럼프 “파월은 진짜 먹통” 분노 트윗 바이든, 힐러리도 못넘은 지지율 50%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에 침묵했던 미국 공화당 원로 및 전직 인사들이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시위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이어 등을 돌렸다. 공화당 내에서도 중도층을 외면한 트럼프식 분열정치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형국이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분명히 올해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며 “우리에게는 헌법이 있고 그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는 헌법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미국의 첫 흑인 합참의장이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파월은 “나는 사회적·정치적 현안에 대해 조 바이든(전 부통령)과 매우 가깝다”며 “그와 35∼40년간 협력해 왔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첫 흑인 여성 국무장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도 CBS방송에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백악관으로부터 메시지를 얻길 기대해 왔다. 대통령은 이런 메시지를 낼 땐 조심해야 한다”며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런 말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며 “통합과 공감의 언어로 말하라”고 했다. 흑인 사회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두 전직 장관 모두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최근 ‘분열적’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거칠게 비난한 것을 지지했다. 밋 롬니 상원의원도 공화당 의원 중 처음으로 이날 워싱턴DC에서 시위대와 함께 행진하며 흑인인권보장을 요구했다. 롬니 의원은 올 초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바 있는 ‘트럼프의 정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 바 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과 관련해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오는 11월 3일 대선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이 이탈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원의장을 지낸 공화당 거물인 폴 라이언, 존 베이너의 의중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CNN은 4년 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 번도 못 넘은 50%대 지지율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1주일간 여론조사에서 세 번이나 달성했다고 전했다. 가장 높은 수치는 ABC방송 및 워싱턴포스트 설문조사로 53%(트럼프 43%)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유의 분노 트윗으로 대응했다. 그는 파월 전 장관에 대해 “우리를 처참한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인 데 대해 매우 책임이 있는 진짜 먹통인 콜린 파월이 또 다른 먹통인 졸린 조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방금 발표했다”며 “파월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치렀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좋은 선수를 싸게’ 슈퍼팀 만든 샐러리캡의 역습

    ‘좋은 선수를 싸게’ 슈퍼팀 만든 샐러리캡의 역습

    2019-20 시즌 프로농구 최고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닉 미네라스와 자밀 워니가 한 팀에 뛰게 되면서 이 둘을 품은 서울 SK가 단번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현재의 샐러리캡 제도 하에선 어느 팀에서든 1옵션 외국인 선수인 두 선수가 가세하는 그림은 상상할 수 없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샐러리캡이 미네라스를 값싸게 품을 수 있게 만들었다. SK는 지난 5일 미네라스와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삼성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미네라스를 한국 무대에서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뒤집는 소식이었다. 미네라스는 2019~20시즌 43경기 21점 5.9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득점 부문 2위에 올랐던 만큼 한국보다는 유럽리그 등 해외리그 진출이 예상됐다. 미네라스가 다른 구단이 아닌 SK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팬들을 더 놀라게 했다. SK는 외국인선수 MVP를 수상한 자밀 워니와 46만 달러에 계약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 샐러리캡 제한이 70만 달러인 상황에서 미네라스의 연봉은 최대 24만 달러에 불과하게 됐다. 삼성에서 46만 달러를 받으며 외국인 최고 연봉자였던 미네라스로선 절반 가까운 금액을 삭감할 수밖에 없는 뜻밖의 결정이다. 샐러리캡 제도는 성적 좋고 몸값 높은 선수들이 한 팀에 모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이번 계약에선 역설적으로 좋은 선수를 싼 값에 데려오는 제도로 변질됐다. SK가 서울팀이고 우승에 도전할 만한 팀이라는 연봉 외적인 인센티브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래의 취지와는 어긋난 상황이다. 다른 구단에선 좋은 외국인 선수를 둘이나 품은 SK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선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샐러리캡의 취지를 파괴하는 팀 구성으로 논란이 된 적 있다. 우승에 더 가치를 두는 르브론이 마이애미 히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 빅3를 구성해 슈퍼팀을 만든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 플레이어 여러 명이 한 팀에 모여 리그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구단들에겐 비싼 선수를 싸게 보유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로 변질됐다. 코로나19 시국이라는 특수성이 미네라스를 붙잡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워니와 미네라스를 모두 품은 SK가 벌써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면서 팬들 사이에선 다음 시즌 프로농구의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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