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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스튜어드십 코드’ 통한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황세운 자본시장硏 자본시장실장

    [In&Out] ‘스튜어드십 코드’ 통한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황세운 자본시장硏 자본시장실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외압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민연금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불공정한 의결권 행사가 만일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중대한 사건이 될 것이다. 가입자인 국민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국민연금이 소수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 대다수 가입자의 이익을 침해한 것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500조원이 넘는 큰 규모의 적립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재발방지책의 핵심은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확대하는 데 두어야 할 것이다. 독립성의 강화는 국민연금의 자산운용에 있어서 특정세력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야 함을 의미한다. 기금운용의 독립성 강화는 단일기준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향성에서 접근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목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의 채택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이나 펀드와 같은 기관투자가가 가입자들의 재산을 성실히 관리하기 위해 준수해야 할 관리의 원칙을 말한다. 총 7개의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요 내용으로는 기관투자가가 수탁자의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지침을 갖출 것을 규정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을 통해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이유는 코드를 채택한 이후 수탁자 의무이행과 의결권 행사는 사전에 미리 정해진 원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중요 경영의사결정에 있어서 찬반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찬반 의사가 어떠한 절차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지를 내부규정에 따라 미리 정해 놓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기준과 절차가 부당한 외부압력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사전적으로 정해진 룰에 의해 의결권 행사가 이루어질 경우 외부세력에 의한 간섭은 분명히 더 어려워질 것이다. 정보 공개를 통한 투명성의 강화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의결권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유를 공개하고 이를 고객과 수익자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기업의 합병안에 대해 찬성할 경우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와 절차를 고객들에게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정보의 공개는 시장의 감시 기능을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사람이 수탁자의 의결권 행사과정을 들여다보고 있을 경우 외부세력에 의한 부당한 압력이 개입될 여지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불이 밝게 켜져 있어 밖에서도 잘 보이는 집에는 도둑이 들기 어려운 법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채택이 확산될 경우 경영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을 옥죄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투자한 기업의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삼는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건전하게 경영되는 기업의 발목을 잡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주주의 이해에 반하는 잘못된 경영활동을 바로잡음으로써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의 노후생활에 있어 안전판 역할을 맡고 있다. 자산관리와 의결권의 행사가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압력에 의해 왜곡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가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스튜어드십 코드의 채택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 안종범 “朴, 포레카 인수·KT 인사청탁 개입”

    “朴, 삼성합병 구체적 지시 없어” 문형표 재판서 靑관계자 진술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고회사 ‘포레카’를 인수한 특정 업체를 직접 언급하며 인수를 막으라고 했다는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언이 나왔다. 안 전 수석은 “핵심 참모로서 강하게 말하지(반대하지) 못한 걸 후회한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광고감독 차은택(48·구속 기소)씨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이 이 회사(컴투게더)에 문제가 있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와 협의해 조치를 강구하라고 강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포레카는 포스코 광고계열사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자신이 설립한 모스코스를 이용해 포레카를 인수하기 위해 당시 우선 협상자 지위에 있던 광고사 컴투게더 측에 손을 떼라고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지금 와서 후회되는 부분”이라며 “대통령이 ‘제대로 챙기지 못했냐’는 식으로 (강조해) 말해서 당시엔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또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KT 인사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추천한 광고 전문가를 채용하도록 KT에 압박을 넣은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IMC본부장이라는 직책의 경우 (제가) ‘IMC’(통합마케팅)라는 용어가 뭔지 몰라 대통령이 설명해 줬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61·구속 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판에선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추진될 당시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관련 사항을 챙겨봐 달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증인으로 나온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대통령 말씀은 의결권을 챙겨 보라는 일반적인 내용이었다”며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검은 ‘삼성·엘리엇 다툼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문제’라고 작성된 최 전 수석의 업무수첩 사본을 제시했다. 최 전 수석은 당시 행정관을 불러 합병 상황을 파악했지만 대통령에게 추가로 보고하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박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 내용 파악 지시했다”

    “박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 내용 파악 지시했다”

    지난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를 동원해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 기밀을 파악하려고 한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김현숙(51)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게 ‘최원영(59) 전 고용복지수석에 대한 특검 조사 내용을 파악해보라고 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실제로 법정에서 나왔다. 김진수(58)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문형표(61·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김 비서관에게 “최원영 전 수석이 특검 조사를 받은 다음 날 대통령이 김현숙 수석에게 직접 전화해 ‘최 수석이 어떻게 조사받았는지 파악해보라’고 한 걸 김 수석에게서 듣고 놀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비서관은 “네”라며 “(나는 최 수석이) 조사받은 걸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일보는 김 비서관이 지난 1월 5일 특검 소환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김현숙 수석에게 ‘최원영 전 수석에 대한 특검의 조사 내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최원영 전 수석은 이보다 이틀 전인 지난 1월 3일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돼 있던 상태다. 최 전 수석은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청와대가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에게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비서관은 지난 1월 초 특검 조사 때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원영 수석으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건을 챙겨보라고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추가 조사에서 자신의 진술을 뒤집었다. 김 비서관은 자신의 허위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변호인을 통해 다시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특검 측에 전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김 수석에게 “조사받으러 가겠다”고 하자 김 수석이 만류했다는 게 김 비서관의 증언이다. 하지만 김현숙 수석은 언론 보도 당시에도 그렇고, 김 비서관의 이날 법정에서의 발언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면서 “김 비서관이 조사받으러 가겠다고 하자 제가 김 비서관을 만류했다는 증언 역시 사실무근이다. 김 비서관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자꾸 해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김 수석은 지난 1월 “박 대통령으로부터 특검 조사 내용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으며 소속비서관실 누구에게도 지시한 바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김 비서관은 이날 법정에서 “최 수석이 (업무) 수첩을 꺼내 보여주면서 ‘삼성 합병을 잘 챙겨보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었으니 진행되는 자료를 잘 보고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형표 측 “제일모직 합병, 靑 라인 잡으려는 공무원들 때문”

    문형표 측 “제일모직 합병, 靑 라인 잡으려는 공무원들 때문”

    “승진욕 때문에 적극 움직인 것”복지부 공무원들에게 책임 돌려국민연금을 압박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배경에 “자신이 아닌 복지부 공무원들의 ‘승진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문 전 장관의 변호인은 “청와대에서 (합병을) 찬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복지부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 (사건의) 전체적 그림”이라고 밝혔다. 문 전 장관 변호인은 “복지부 공무원들은 문 전 장관은 어차피 메르스 사태로 떠날 사람이고, 청와대에 굵은 동아줄을 잡아 승진하려고 찬성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책임 문제가 돌아오니까 마치 문 전 장관이 찬성 의사를 갖고 지시를 한 것처럼 진술하고 있다”며 문 전 장관은 삼성 합병과 관련한 청와대 지시를 받거나 복지부 직원·국민연금에 압력을 가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서에서 “2015년 7월 ‘이건(삼성 합병은) 100% 슈어(sure·확실하게) 돼야 한다, 의결권전문위 위원별로 상세한 대응 방안을 만들라’고 복지부 회의 참석자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있는 것 같다”며 “장관으로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했는데 경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문 전 장관 측은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재판 공소유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검법과 관계 법령 규정을 종합해 볼 때 파견 검사가 공소유지에 관여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전 장관의 재판은 앞으로도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가 함께 출석해 공소유지를 맡게 된다. 한편 특검이 기소한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도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에서 같은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아직 이 부회장의 재판 공소유지에 파견 검사가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파면] 檢 ‘민간인 朴’ 이르면 다음주 소환… 체포·구속 가능

    [박근혜 대통령 파면] 檢 ‘민간인 朴’ 이르면 다음주 소환… 체포·구속 가능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권좌에서 끌려 내려온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곧바로 현직 때 누렸던 불소추 특권을 박탈당하고 검찰 수사를 앞두게 됐다.박 전 대통령을 433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의 피의자로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넘긴 10만쪽가량의 수사기록 검토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주 초반부터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본격 수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하고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앞서 검찰과 박영수 특검팀 수사 때 끝내 대면조사를 거부했던 점으로 미뤄 향후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후속 대응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현직 대통령에게는 불가능했던 계좌추적, 통신조회, 압수수색, 체포영장 및 구속영장 청구 등 다양한 강제수사 수단을 동원해 그간의 수사 결과를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면서 “(수사를 어떻게 할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과 박영수 특검팀이 앞서 적시한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13가지에 이른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함께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433억원대 뇌물을 받고, 그 대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경영권 승계를 도왔다고 봤다.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관여 ▲2013년 승마협회 감사 담당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좌천 지시 ▲최씨 부탁으로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개입 등 직권남용 및 강요 등의 혐의도 제기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본격적인 검찰 수사를 받게 됨에 따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 기각 때 핵심 사유 중 하나가 뇌물수수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박 전 대통령 조사를 통해 이 부회장에 대한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SK·롯데·CJ·부영 등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는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도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수남 검찰총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직후 긴급간부회의를 소집,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임무를 의연하고 굳건하게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재용 ‘뇌물공여’ 재판 오늘 시작…이재용 법정에 안 나올듯

    이재용 ‘뇌물공여’ 재판 오늘 시작…이재용 법정에 안 나올듯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절차가 9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이날 낮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삼성전자 이 부회장, 박상진(64) 대외담당 사장, 최지성(66) 미래전략실장(부회장급),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급), 황성수(54) 삼성전자 전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과 임원들은 첫 공판준비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판준비절차는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첫 공판준비는 먼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하고 이에 이 부회장 변호인이 어떤 의견인지 밝히는 순서로 진행된다. 특검팀이 신청한 증거에 관한 피고인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증거로 채택할지 검토하는 절차도 이뤄진다.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며 최순실씨에게 총 433억원 상당의 금전 또는 이익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삼성전자가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맺은 컨설팅 계약 규모 213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으로 준 16억 2800만원,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을 더한 액수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7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팀은 문형표(61·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5년 6월 말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최씨를 지원했다며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 이어 수석재판연구관까지 지낸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송우철(55·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와 판사 출신 문강배(57·16기) 변호사 등 총 11명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방어에 나선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문]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문

    [전문]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문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박 특검은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특검 수사가 절반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 특검은 “이제 남은 국민적 소망을 검찰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영수 특별검사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문 전문. ▲수사 결과 지연 상황에 대해 먼저 수사결과 보고에 앞서서 오늘 이 보고가 지연된 상황에 대해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는 특검법에서도 명백히 선언했듯이 국민에 대한 의무입니다. 다만 수사결과 보고가 며칠 늦어진 점에 대하여 말씀드린다면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1차 수사기간 만료일 하루 전에 불승인 결정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 특검은 이재용, 최순실 등에 대한 기소 절차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이관해야 하는 기록의 제조 등 업무량이 과다하여 수사기간 만료일에 맞춰 수사결과 발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수사 결과 발표 및 청와대와 국회 보고 준비를 위해서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정리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오늘 부득이 이렇게 발표하게 됐음을 말씀드립니다. 특검 수사에 대한 저의 소회를 말씀드린 후 사전 배포한 보고서에 따라 수사결과를 간략히 보고드리겠습니다. 먼저 소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박근혜 정부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특검은 지난달 28일로서 공식적인 수사 일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짧은 기간이지만 열과 성을 다한 하루하루였습니다. 저희 특검 팀원 전원은 국민의 명령과 기대에 부응하고자 뜨거운 의지와 일괄된 투지로 수사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서 특검 수사는 절반에 그쳤습니다. 이번 특검 수사의 핵심대상은 국가 권력이 사적 이익을 위해 남용된 국정농단과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 고리인 정경유착입니다. 국론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국정농단 사실이 조각조각 밝혀져야 하고 정경유착의 실상이 국민 앞에 명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그 바탕위에 새로운 소통과 화합의 미래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 특검팀 전원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아쉽게도 이 소망을 다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남은 국민적 기대와 소명을 검찰로 되돌리겠습니다. 검찰은 이미 이 사건에 관하여 많은 노하우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찰의 자료들이 특검 수사에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검찰도 우리 특검이 추가로 수집한 수사 자료들을 토대로 훌륭한 수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저희 특검도 체제를 정비해 공소유지 과정을 통해 진실을 여러분께 증명하는 역할을 더욱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끝으로 수사기간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뜨거운 지원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사결과 발표 발표 순서는 배포된 수사 결과서 내용대로 제1장 특별검사 일반현황부터 제5장 제도개선 사항까지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제1장 특별검사 일반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16년 11월 22일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별검사법이 공포되고 같은해 12월 1일 특별검사가 임명돼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특검 구성원들은 특별검사보 4명과 파견검사 20명 등 총 120여명으로, 조직은 크게 4개 수사팀과 대변인, 수사지원단으로 구성하였고 특별검사보 3명과 수석파견검사를 각 수사팀장에, 1명의 특검보를 각 대변인에 배치했습니다. 특검은 수사준비기간 중 검찰 수사기록 사본 5만 5000페이지를 인계받아 조기에 기록 검토를 마치고 구체적인 수사계획 수립했고, 2016년 12월 21일 현판식과 함께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등 15개소를 동시 압수수색한 것을 기점으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개시됐습니다. 수사기간 중 46회의 현장 압수수색, 컴퓨터 등 554대의 저장매체와 364대의 모바일 포렌식 분석, 사건 관계인 조사 등 다양한 수사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다음 제2장 주요 수사 사건 수사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뇌물공여 등 사건입니다.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이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 등과 공모해 자신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해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 공여하고 그 과정에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해 회사 자금을 국외로 반출하였으며, 그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과 처분 사실을 위장하고 최순실은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사건입니다. 이재용 및 삼성 인원 3명을 뇌물 공여 및 관련 법규 위반으로 기소했고, 최순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직권남용 및 배임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청와대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직권을 남용해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게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하도록 지시하고 홍완선 본부장은 위 지시에 따라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에 참석할 것을 지시하고 관련 자료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하도록 하여 국민연금공단에 최소 1388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한 사건으로, 문형표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홍완선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연간 약 2000억원에 이르는 문화예술 분야 보조금을 단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거나 견해를 달리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문화 예술인이나 단체에 대해 지원을 배제함으로써 예술의 자유의 본질적 영역인 창작의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을 침해하고 비협조적인 공무원에 대해 부당하게 인사조치한 사건입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을 직권남용죄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을 같은 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정유라의 입시 및 학사비리 사건입니다. 정유라의 청담고 및 이화여대 입학, 청담고 및 이화여대 재학중 학사관리 등에 대해 특혜 및 각 학교와 승마협회 등에 대한 외압을 행사하는 등 불법, 편법에 대한 사건입니다. 이화여대 전 총장 최경희, 신산업융합대학장 김경숙 등 관련 교수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최순실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정유라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찰에 이첩했고, 청담고 학사비리와 관련해 대한승마협회장 또는 서울특별시승마협회장 명의의 허위 봉사활동 확인서 5부를 청담고에 제출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최순실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최순실 민관 인사 및 이권 개입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부탁해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미얀마 공적원조사업, 이권확보를 위해 미얀마 대사, 코이코 이사장 인선에 개입한 후 대통령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미얀마 관련 회사 지분을 취득한 사건으로 최순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알선수재, 직권남용 권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비선진료 및 특혜 의혹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공식 의료진 아닌 자들이 대통령 상대로 진료행위하고 그들에게 각종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들에게 금품이 제공된 사실을 밝힌 사건입니다. 김영재의 처이자 의료기기업체를 운영하는 박채윤을 뇌물공여죄로 구속기소하고, 안종범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뇌물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영재, 김상만을 의료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 전 대통령 자문의 정기양, 최순실 일가의 주치의 격인 이임순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는 대통령에 대한 공적 의료체제가 붕괴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청와대 행정관 차명폰 개통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이영선이 무면허 의료인들을 청와대 관저에 출입시켜 대통령에 의료행위를 하도록 방조하고 수십대의 차명폰을 개통해 대통령,최순실 등에게 양도하고 대통령 탄핵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을 하고 국조특위에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은 사건으로 이영선을 의료법 위반 방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 수사를 통해 대통령과 최순실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차명폰 번호, 소위 핫라인이 확인됐습니다. 다음 제3장 의혹사항 조사 결과입니다. 먼저 최순실과 그 일가의 불법적 재산 형성 및 은닉 의혹 관련입니다. 특검법 제2조 12조에 근거해 그동안 제기됐던 최순실 일가의 재산 관련된 사항을 망라하여 총 28개의 의혹사항으로 정리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조사를 위하여 대법원, 국세청, 국가기록원 등으로부터 수많은 관련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연인원 94명을 조사했습니다. 조사는 대상자들의 현재 재산 파악과 불법 재산 형성 및 은닉에 대한 의혹 사항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확인된 최순실 현재 보유 재산에 대해 법원에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했습니다.또한 확인된 최순실의 부동산은 36개,신고가 기준으로 약 228억원에 이르고 최순실 일가의 부동산은 178개 2230억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재산 보유 상황과 도출된 관련 의혹 사항에 대해 상당한 진척은 있었으나 재산 형성의 불법사항과 은닉사항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조사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고 그동안의 조사 사항을 정리해 서울중앙지검에 인계했습니다. 다음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대통령 행적에 관련한 의혹입니다. 이 사건은 세월호 침몰 당일에 대통령의 행적에 관해 국민적 의혹이 대두되고 있어 비선진료 및 특혜 의혹, 특검법 2조제14호입니다, 사건에 대해 수사하는 기회에 의혹 해소 차원에서 그 진상을 조사하게 된 것입니다. 조사 결과 대통령이 2013년 3월부터 2013년 8월 사이에 피부과 자문의로부터 약 3회에 걸쳐 필러 보톡스 시술을 받은 사실, 또 2014년 5월부터 2016년 7월 사이에 김영재로부터 5차례 보톡스 및 더모톡신 등 시술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세월호 침몰 당일이나 전날에 비선진료나 시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 제4장, 검찰 이관 사건은 대통령 관련 뇌물수수 등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우병우 전 민정수석 비리 사건 및 정유라 입시 및 학사비리에 관한 사건인데 모두 검찰에 이관하였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보도자료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제5장 제도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 기간의 문제, 공소유지 지원 관련 문제, 군사보호시설 압수수색영장 집행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사항으로 보도사항에 잘 기재됐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참조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상 국정농단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검 “박 대통령 ‘삼성물산 합병 챙겨라’ 지시···국민연금에 피해”

    특검 “박 대통령 ‘삼성물산 합병 챙겨라’ 지시···국민연금에 피해”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고자 박 대통령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등을 청탁하고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순실(61·구속기소)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고 그를 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직권남용 및 배임 사건’ 수사결과 내용을 언급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7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팀은 문형표(61·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5년 6월 말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인 2015년 5월 제일모직·삼성물산 간 1대0.35의 비율로 합병 계약이 체결되자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하는 외국계 펀드 엘리엇이 합병 반대 입장을 공개하는 등 논란이 일던 때였다. 원칙적으로 삼성물산 합병 건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당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찬성 결정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위 개최 요구가 있었지만 홍완선(61·불구속기소)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를 묵살했다. 특히 삼성 측이 발표한 비율에 따라 합병이 이뤄지면 국민연금에 최소 1388억원 손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에도 합병 시너지 효과를 조작한 분석 자료를 통해 찬성 투표가 유도됐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직후인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독대를 했고, 2개월 후쯤엔 최씨 측에 삼성의 돈이 건네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운 대가로 400억원대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국민의 노후자산 관리인’인 국민연금이 청와대 등의 ‘외압’ 탓에 손해를 알면서도 합병에 찬성한 것”이라면서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의결권 행사 전문위의 실질화가 필요하다”면서 “전문위가 실질적으로 주요 사안에 관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삼성 측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 등을 통해 국민연금을 압박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특검, 수사결과 발표…“박 대통령 뇌물·블랙리스트 혐의 확인”

    특검, 수사결과 발표…“박 대통령 뇌물·블랙리스트 혐의 확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430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되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원활하게 지원되도록 전폭 지원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삼성그룹은 그 대가로 최씨 일가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430억원대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특검은 전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최씨 소개로 여러 명의 ‘주사 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 등 불법 의료업자들로부터 시술을 받고 공식 자문의가 아닌 김영재(불구속기소)씨로부터 ‘비선진료’를 받는 등 국가원수의 건강을 관리하는 청와대 의료 시스템이 붕괴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특검팀은 최씨 일가의 재산이 최씨 본인의 228억원을 포함해 총 2700억원대인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최씨의 차명재산 및 고 최태민씨로부터 최씨 일가로 이어진 상속 과정에서 ‘부정축재’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이재용 부회장의 대통령과 최순실에 대한 뇌물공여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확인했다”며 “(대통령이) 최순실과 공모해 이재용의 승계 작업 등 현안 해결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삼성이 최씨와 최씨 딸 정유라(21)씨가 주주로 있는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로 개명)에 지급하기로 한 213억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및 영재센터에 출연·기부한 220억 2800원을 모두 뇌물로 규정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2015년 6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진수 고용복지수석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될 수 있게 잘 챙겨보라”고 지시한 것을 비롯해 합병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삼성물산 의무처분 주식 수 감축,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메르스 사태 이후 삼성서울병원 제재 경감 등 경영권 승계 과정 전반의 각종 특혜성 결정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의혹에서도 박 대통령의 주요 혐의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노태강(전 문체부 체육국장) 사직 강요 등,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문체부 1급 실장들에 대한 사직 강요 등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관련 혐의를 포착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박 대통령이 최씨의 부탁을 받아들여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기소된 최씨의 공범으로 입건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재직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 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기소가 불가능해 자체 인지한 사건과 각종 고소·고발 등 12건을 검찰에 넘겨 수사하도록 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 4월 16일 대통령 행적을 둘러싼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특검은 명백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만 성형외과 김영재 원장, ‘주사 아줌마’ 등 청와대 공식 의료시스템 밖의 인물들이 최씨의 소개로 청와대를 출입하며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은 밝혀냈다. 특검은 세간의 의혹과 달리 김영재씨나 자문의 김상만씨 등 ‘비선 의사’들은 사고 당일 청와대에 가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이 모두 기존 주장대로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피부과 자문의인 정기양 연세대 교수도 학술대회 참석차 광주에서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특검은 세월호 사건 전날인 2015년 4월 15일 저녁부터 16일 오전 10시까지의 박 대통령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검은 “대통령이 15일 저녁부터 16일 오전 10시경까지 무엇을 했는지, 불법 미용시술을 받았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다”며 “왼쪽 턱밑에 2014년 4월 15일 국무회의 사진에 없던 주사 자국이 2014년 4월 17일과 21일 사진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 사실조회를 신청한 결과 “실을 삽입하는 수술(리프팅) 후 17일 드레싱을 하고, 화장을 가린 상태에서 사진을 촬영하였고, 21일에는 드레싱을 제거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며 “시술을 했다면 15일 이후 17일 이전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특검은 거의 매일 아침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 머리 손질을 하던 미용사 자매가 평일인 16일에는 대통령 측 요청으로 청와대에 가지 않은 사실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16일 오후 2시 넘어 갑자기 연락을 받고 대통령 머리를 손질하러 청와대에 갔다. 특검은 ‘세월호 7시간’과 관계없이 청와대에 각종 ‘비선 의료인’들이 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의사 김영재씨, 김상만씨 외에 ‘주사 아줌마’ 2명, ‘기 치료 아줌마’, ‘운동치료 왕십리 원장’ 등이 광범위한 기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 특검은 “대통령 대면조사, 청와대 압수수색이 되지 않아 세월호 7시간에 관한 구체적 행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특정인만 아는 비공식 의료인이 대통령을 진료하고 그 대가로 특혜를 누렸다면 이는 중차대한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차병원에서 불법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은 확인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최씨 일가가 많게는 수조원대에 이르는 재산을 부정하게 축적했다는 의혹도 강도 높게 들여다봤으나 조사 기간 부족 등의 한계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특별수사관 7명을 전담팀으로 두고 최씨 일가 70명(생존 64,사망 6)의 재산을 광범위하게 추적한 결과, 최씨 일가의 재산은 총 2730억원, 최씨 본인의 재산은 신사동 미승빌딩, 강원도 토지, 콘도미니엄 회원권 등 228억원가량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대부분 발생 시점이 장기간 지나 자료가 소실됐거나 소재기관 파악조차 어려운 자료도 있었다”며 “최순실 일가의 불법 재산 형성과 은닉 의혹 조사는 완료하지 못해 검찰로 이첩해 향후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직접 받은 뇌물로 본 77억 9735만원과 관련해선 법원에 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향후 최씨가 법원에서 뇌물 유죄를 선고받으면 국가는 부동산 등 재산을 국고로 환수하게 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검 vs 삼성 ‘뇌물공여’ 사활 건 법정공방

    특검 vs 삼성 ‘뇌물공여’ 사활 건 법정공방

    특검, 433억 대가성 입증에 총력 삼성 “최씨 지원, 강요에 의한 것” 특검법 따라 3개월 내 1심 선고 탄핵심판·대통령 대면조사 변수국내 재계 1위 대기업 총수인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오는 9일 시작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뇌물공여와 횡령 등 5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번 재판은 ‘세기의 재판’으로 불릴 만큼 국내외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 측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들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9일로 잡았다. 법원은 이 부회장 등 특검팀의 기소사건을 ‘적시처리 중요사건’으로 지정하고 빠르게 심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1심 선고는 기소일로부터 3개월 안에 이뤄져야 한다. 1심에서 집행유예나 무죄 등 선고가 내려지면 이 부회장은 곧바로 석방된다. 하지만 선고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 지역 한 부장검사는 “이 부회장의 경우 관련 쟁점이 워낙 많아 법원 심리가 연장되면서 1심 선고가 3개월을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속 기소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2개월이고,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해 이 부회장의 최대 구속 기간은 6개월이다. 수도권 지역 한 부장판사는 “최순실씨 재판과 증인이나 자료 등에 있어서 상당 부분 겹치는 터라 양측 재판부가 자료 교환 등을 하거나 아예 사건이 병합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원 관계자는 “특검 기소 내용에 더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나 ‘뇌물 수수자’인 박 대통령 대면조사 등도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받게 될 형량도 초미의 관심사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경영 승계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433억원의 뇌물을 박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줬고, 이를 통해 8549억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산국외도피액은 80억원 정도다. 형법상 뇌물공여 형량은 최대 징역 5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는다. 도피재산이 50억원이 넘으면 이 또한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라 손실을 본 주주들의 민사소송도 ‘지뢰’가 될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형사소송의 경우 대가성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지만 민사소송은 보상 문제가 걸려 있어 재산상 이득액 등 규모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뇌물죄 등과 관련해 “미르·K스포츠재단이나 최씨 개인회사 등에 대한 지원은 강요받거나 속아서 낸 것”이라면서 “삼성 합병 역시 특혜는 없고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매각 주식 수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과의 협의는 민관 조율이 필요했던 사안”이라며 “이를 모두 불법으로 몬다면 기업 활동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공공공사·재건축사업 수주 재개… 삼성물산 기지개

    공공공사·재건축사업 수주 재개… 삼성물산 기지개

     삼성물산이 공공공사와 재건축 사업 수주를 재개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13년 이후 참여하지 않았던 국내 공공공사 수주전에 다시 뛰어든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지난달 국내마케팅 TF를 신설하고 공공사업을 맡게 했다. 참여할 사업은 발전과 도로, 철도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프로젝트로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4대강 사업 담합 등으로 2012년 이후 소송이 끊이지 않자, 2013년부터 준법경영 강화와 공정경쟁을 이유로 내세우며 공공시장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매출에서 공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조원 가량인데, 그룹 입장에선 2조원 매출 때문에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사업뿐 아니라 지난해 손을 놓았던 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도 재개한다.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신동아1·2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아파트 재건축 수주는 2015년 9월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이후 전무하다.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도 그해 12월 서초무지개아파트가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재건축 사업 수주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아파트 건설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조건 등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참여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 관심있게 보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그룹의 내부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삼성물산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과 합병 이슈가 많았던 탓에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삼성물산이 재건축 수주전에 다시 나설 경우 업계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미전실 해체된 삼성…이재용 재판, 태평양이 ‘원톱 조력’

    미전실 해체된 삼성…이재용 재판, 태평양이 ‘원톱 조력’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만간 시작될 재판에서 법무법인 태평양의 ‘원톱’ 조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3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두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거나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 태평양 외에 미래전략실 법무팀의 전폭적인 법률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미전실이 전격 해체되면서 법무팀도 공중분해되자 향후 재판에서는 태평양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변호인단의 규모는 특검의 영장 청구단계와 비교할 때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송우철 변호사 등 태평양 소속 변호사 10명과 판사 출신인 김종훈 변호사, 특검 수사 단계에서 선임계를 냈던 검찰 출신 조근호·오광수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은 재판에서도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청와대로부터 도움을 받는 등 경영승계 지원을 누린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인 최순실 씨 측에 ‘승마 지원’ 등 형식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최지성 전 삼성 미전실 부회장이나 장충기 전 사장도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수뇌부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가 맡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늘의 눈] 崔국정농단으로 본 공무원의 영혼/김양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崔국정농단으로 본 공무원의 영혼/김양진 사회부 기자

    “대통령이 지시하면 빨리 수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달 22일 헌법재판소 변론에서 한 말이다. 이날 그는 “돌이켜보면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던 것처럼 여유를 갖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된 뒤에 나온, 때늦은 후회였다. 이번 국정농단 파문을 뜯어보면 이렇게 ‘보스’의 지시를 맹종한 공무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08년 1월 김창호(61) 당시 국정홍보처장이 이명박 정부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언급한 이후 ‘공무원의 무(無)영혼’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안 전 수석뿐 아니다. 국민 노후를 위한 국민연금의 손실 가능성은 등한히 한 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실무까지 손수 챙긴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자신이 한 결재를 번복해 가며 합병 이후 삼성 측 처분 주식 수를 줄여준 정재찬(61) 공정거래위원장, 민간기업 CJ그룹의 경영진을 바꾸라고 협박한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을 실행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나같이 “‘VIP 뜻’이라는 청와대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과거 사회부처 한 고위공무원이 “청와대에서 말도 안 되는 지시들을 많이 한다. 이런 지시를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잘 다듬어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인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조직 질서에 자신을 맞추고 상사를 잘 따르는 건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그 지시가 법에 합당한지, 건전한 상식에 맞는지를 따지는 일은 조직원인 ‘나’의 몫일 것이다. ‘안 전 수석’ 대신 ‘나’를 대입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떳떳할 수 있을까. ‘절친’ 최순실(61)씨와 공모해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65) 대통령은 이제 광장의 분노를 넘어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 그래도 묻게 된다.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따져 묻고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자기 지시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부하만 중용하고, 사고가 났을 땐 나 몰라라 하는 상사가 많은 것이 우리 사회 현주소는 아닐까.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부끄럽긴 마찬가지다.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편하다는 이유로 토도 안 달고 무작정 따르진 않았는지. 사회 공기(公器)라는 책무에 걸맞지 않게 각종 사회현상에 대해 더 철저한 취재를 통한 객관적인 평가를 외면한 것은 아닌지. 양비론(兩非論)에 기대면서 ‘나는 한쪽에 쏠리지 않았어’라며 자기 만족을 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ky0295@seoul.co.kr
  • [박영수 특검 70일 수사 마무리] 대통령 - 총수 ‘뒷돈’ 규정… 삼성 수뇌부 3명 대거 기소

    [박영수 특검 70일 수사 마무리] 대통령 - 총수 ‘뒷돈’ 규정… 삼성 수뇌부 3명 대거 기소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한 것이 이번 수사의 최대 성과라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평가했다. ‘친기업 정책’이라는 껍질 속에 가려져 있던 대통령과 국내 1위 대기업 총수 간의 수백억원대의 ‘뒷돈 거래’라는 실체를 밝혀냈다는 것이다.28일 이규철 특검보는 “제기된 금품 공여 의혹 중 가장 문제가 됐던 게 삼성 관련 부분이라 삼성 수사에 집중해 왔다”면서 “삼성 수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 작업 전반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박 대통령과 공모한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측에 433억원대 자금을 지원 혹은 약속했다는 것이 특검팀이 적용한 이 부회장의 핵심 혐의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리고 회사 임직원들을 동원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함께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66)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급),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급),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황성수(54) 삼성전자 전무 등이 이 부회장의 지시를 따랐던 핵심 인물들이다. 삼성 수뇌부가 대거 기소된 건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현명관·유석렬·김인주씨가 기소된 이후 9년 만이다. 이날 특검팀이 제출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이 부회장 등이 최씨 모녀 지원의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도움을 받았고, 이를 통해 얻은 재산상 이득이 8549억원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팀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반대해 두 회사의 합병이 무산됐을 경우 주가 변동 등을 고려해 삼성그룹이 얻은 재산상 얻은 이득 규모와 국민연금공단의 손해 액수를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면서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에 불과한 만큼 재판 등의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내용도 포함했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2015년 7월, 2016년 2월 세 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의 ‘직접 거래’가 국정농단 사태의 ‘시발점’ 중 하나라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을 만나 요청사항을 듣고 민원을 전달한 사람은 삼성 측에서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면서 “이 부회장이 면담 전후 박 사장 등을 불러 최씨 지원 방안을 지시했고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이게 이상하다’고 한마디만 하면 삼성 측 민원이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삼성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제공한 204억원 상당의 출연금 역시 ‘뇌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다른 대기업들 역시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뇌물죄 등의 혐의로 다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검은 90일간의 수사를 통해 30명의 기소 대상자를 최종 확정하면서 팀 운영을 수사에서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했다. 특검보 4명은 모두 남고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검사를 포함한 8명의 검사가 파견 형태로 공소 유지를 담당할 전망이다. 이날 특검팀은 전날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이영선(38) 청와대 경호실 행정관을 재소환해 조사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세월호 7시간 의혹’은 검찰에 넘기게 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세월호 의혹은 청와대 압수수색 불발 등으로 제대로 수사를 해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대신 특검팀은 오는 6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때 그동안 파악한 세월호 의혹 관련 내용을 밝힐 방침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삼성 합병 수익 8549억… 국민연금 손해 1388억”

    기소중지하지 않고 검찰로 이첩 이재용 등 모두 30명 재판 넘겨 70일 수사 종료… 6일 결과 발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 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 7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재용(49·구속)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43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날 추가 기소된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의 공모 관계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 등 17명을 일괄 기소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이 재판에 넘긴 피의자는 모두 30명이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삼성 합병으로 최소 8549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했고, 박 대통령은 김영재 원장으로부터 보톡스 5회, 필러 3회 등의 시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뒤 바로 검찰로 이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에 대해 강요 혐의 등의 공범인 피의자로 입건했다. 특검팀이 박 대통령에게 뇌물 등 3개 혐의를 추가하면서 검찰이 적용했던 8가지 혐의에 더해 박 대통령의 혐의 수는 총 11개로 늘어났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을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에 곧장 넘길 계획이다. 특검팀은 최씨에 대해서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최씨 측에게 건네거나 약속한 돈이 모두 430억원대라고 판단했다. 이 특검보는 또 “이 부회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5명을 뇌물공여, 횡령 등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특검팀의 기소 내용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8549억원의 재산상 이득을 얻었고, 국민연금공단은 1388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은 사실도 밝혀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날 특검팀의 공소 사실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오는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특검 수사 종료일에 “박 대통령 피의자 입건”…기소중지 철회

    특검 수사 종료일에 “박 대통령 피의자 입건”…기소중지 철회

    28일 수사 활동 기간이 종료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을 시한부 기소중지한다는 방침을 철회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 특검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2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할 경우, 처분한 것은 특검이고 해제 사유가 생겼을 때 (수사를) 재개하는 기관은 검찰이 될 수 있는데, 수사 과정상 바로 검찰이 (대통령을) 수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일단 피의자로 입건한 후 검찰로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특검보는 지난 23일 브리핑에서는 “수사 기간 종료 시점에 그때까지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조건부 기소중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소중지는 통상 검찰이 소재 불명이거나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 등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내리는 처분이다. 처음 특검팀이 박 대통령을 시한부 기소중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박 대통령이 현직에서 전직으로 신분이 바뀐 뒤 특검 수사를 이어받은 검찰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특검팀이 박 대통령에 대한 기소중지 처분을 철회한 배경에는 검찰이 박 대통령을 즉시 수사하는 경우를 고려해 절차상 번거로운 과정을 밟지 않도록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미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공모 관계’에 있다고 밝혔고, 최씨를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기면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바 있다. 현재 박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크게 뇌물죄,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 누설 등 3가지다.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돕는 대가로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400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 수수)를 받고 있다. 이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로 하여금 강제로 출연금을 내도록 하고,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친구 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정호성(48·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서 장·차관 인선 자료 등 정부 기밀 47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이재용 등 31명 기소…역대 최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이재용 등 31명 기소…역대 최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8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며 28일 수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3명을 합하면 특검의 총 기소 대상자 수는 31명에 달한다. 1999년 특별검사제 도입 이후 출범한 12차례 특검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경영권 승계 작업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433억원대 자금 지원 약속을 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 부당 자금 지원의 실무 역할을 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겸 대한승마협회 회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수뇌부 4인방도 모두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 단계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최순실씨는 특검에서 삼성과의 부당 거래 사실이 확인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서 최씨와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역시 최씨의 지인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가 새로 드러나 추가 기소 대상이 됐다.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의 핵심인물이자 박 대표 남편인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정기양 연세대 의대 교수 등이 불구속으로 한꺼번에 재판에 넘겨졌다. 이외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관여한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에게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개설·제공한 의혹 등을 받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이대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이 일괄 기소됐다. 특검은 이날 일단 주요 기소 대상자만 선별해 공개했다. 구체적인 공소사실은 새달 6일 오후 2시 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옥중 사표’ 문형표 퇴직금 1200만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된 지 52일 만에 사표를 낸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퇴직금으로 1200만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이사장은 구속된 뒤에도 1개월여간 ‘공가’(공적인 휴가)와 ‘연차’를 번갈아 사용해 1100만원의 월급도 받았다. 2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2015년 12월 31일에 취임해 지난 21일 사직서를 낸 문 전 이사장은 근속 기간이 1년 이상으로 퇴직금 지급 대상이다. 국민연금은 근속 기간 1년에 대해 1개월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주고, 재직 기간은 월할 계산한다. 문 전 이사장의 2016년 연봉은 1억 3082만 3000원으로 총 13개월을 재직했다. 이에 대한 퇴직금을 계산하면 1181만원이다. 이에 따라 문 전 이사장이 그동안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은 연봉과 퇴직금을 합하면 1억 5354만원 이상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 지난해 경영평가에 대한 성과급도 챙기게 된다. 전임 이사장은 2015년에 성과급 2898만 4000원을 받았다. 문 전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2015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31일 구속됐다. 그는 특검에 소환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공가’를 썼고, 지난달 16일부터는 ‘연차’를 사용하면서 1월까지 월급을 받았다. 2월부터는 ‘결근’을 했기 때문에 월급이 나오지 않는다. 그는 지난 21일 복지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문 전 이사장에 대한 사표가 수리되는 날짜를 기준으로 재직 기간을 정확히 산정해 퇴직금 정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사의 표명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사의 표명

    박영수 특별검사팀 첫 구속자라는 불명예를 쓴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구속 52일 만인 21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2015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31일 구속됐다. 이후 공가와 연가는 물론 결근처리까지 하면서 이사장직을 지켜 비난 여론을 불렀다. 문 이사장은 이날 국민연금 직원들에게 보낸 ‘사퇴의 변’을 통해 “계속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공단과 임직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짐을 덜어드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5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도 어떠한 요청을 받은 바 없었으며 국민연금공단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토록 구체적, 명시적으로 지시한 바도 결단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진실을 밝히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예기치 못한 소용돌이 속에서 진실은 외면받고 묻혀버렸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문 이사장의 변호인을 통해 사퇴서를 전달받아 수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당초 복지부는 2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문 이사장을 면회해 거취 문제를 상의할 예정이었다. 문 이사장은 2013년 말 진영 당시 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법 수정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사퇴하자 후임 장관으로 임명됐다. 2015년 8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책임을 지고 장관 임명 1년 9개월 만에 경질됐지만, 4개월 만인 그해 12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결국 사표…“따가운 시선 감내한 임직원에 위로”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결국 사표…“따가운 시선 감내한 임직원에 위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 이사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개시 이후 첫 구속자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해 12월 31일 구속됐다. 문 이사장은 이날 국민연금 직원들에게 보낸 ‘사퇴의 변’에서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로 인해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감내하셨을 6000여 임직원 여러분께 마음속 깊이 고개 숙여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결단코 없었다”고 부인하면서 “앞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문 이사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던 2013년 말 진영 당시 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법 수정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사퇴하자 그 후임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2015년 8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복지부 장관 임명 1년 9개월 만에 경질됐지만, 4개월 만인 그해 12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주무 장관이 산하기관의 장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선례를 깨면서 청와대의 두터운 신임을 증명한 것이다. 문 이사장은 장관 재직 시절에도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금 고갈의 심각성을 설파하곤 했다. 특히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연금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며 “후세대에 빚을 넘기는 것은 도적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특검 수사 결과 문 이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에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말고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하도록 청와대가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문 이사장이 국민연금 전체의 이익 대신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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