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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박근혜 재판, 이재용 선고 후 처음…‘삼성합병’ 문형표 전 장관 출석

    오늘 박근혜 재판, 이재용 선고 후 처음…‘삼성합병’ 문형표 전 장관 출석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속행공판이 열린다. 특히 이날 재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은 뒤 처음 열리는 재판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날 재판에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문 전 장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특검은 양사 합병을 삼성 경영권 승계의 핵심 현안으로 지목해온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문 전 장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문 전 장관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두 회사의 합병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도와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본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뇌물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최씨가 승마 지원이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해 삼성 측에서 경제적 이익을 챙겨온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 일체를 부인해왔다. 최근 이 부회장이 1심에서 뇌물공여 유죄를 선고받아 박 전 대통령 측이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지난 25일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을 받기 위해 뇌물을 건네는 것에 ‘묵시적 합의’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정유라씨 승마 훈련 지원금으로 제공한 72억여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여원을 더한 총 88억여원이 뇌물로 인정됐고, 이 부회장은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 부회장의 판결에 반박할 논리를 구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두 사람이 뇌물 수수자와 공여자 관계인 만큼 이 부회장 1심과 똑같은 판단이 나오면 박 전 대통령도 유죄 중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할 당시 재직한 최광 전 이사장도 증인으로 불러 합병 찬성 과정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용측 “사실 오인” 항소장… 2심은 ‘묵시적 청탁’ 법리전쟁

    이재용측 “사실 오인” 항소장… 2심은 ‘묵시적 청탁’ 법리전쟁

    개별 현안 명시적 청탁 입증 불가 포괄적 현안 묵시적 청탁은 인정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묵시적 청탁’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재판부가 개별 현안에 대한 명시적 청탁은 입증되기 어렵다면서도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무엇을’ 해 주길 기대하고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인지에 대한 연결고리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부회장은 28일 뇌물공여 등 5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이 부회장 측은 “1심 법리 판단과 사실 인정에 오인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에서는 1심 재판부가 인정한 ‘묵시적 청탁’에 대한 치열한 법리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묵시적 청탁’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판결문을 통해 청탁의 대상인 대통령의 직무행위의 내용, 즉 뇌물을 받은 대가로 실행할 직무행위가 구체적일 필요가 없다고 명시했다.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SDS 상장,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각 개별 현안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추상적인 데다 대통령의 직무 또한 광범위해서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지난달 14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증언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이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를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원활한 진행을 저해하는 법률안 또는 유리한 법률안의 입법에 관여하거나 금융·시장감독 당국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승계작업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공공 및 민간 영역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대통령이 ‘시그널’만으로도 경제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해석했다. 집권 여당을 통해 주요 법안의 통과 등 입법 활동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따라서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한 삼성의 정유라씨 승마 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 부회장으로선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는 자체만으로 서로 대가 관계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엔 인적 관계가 없다”고도 덧붙여, 두 사람이 친분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승마 및 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했을 때 이 부회장으로선 청탁(경영권 승계)과 관련한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선고 후폭풍] 이쪽선 “관대한 감형” 저쪽선 “묵시적 청탁 개념 모호”

    1심선 ‘3세 승계’ 결정적 근거 돼 항소심서 삼성SDS 상장 등 쟁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가 삼성의 정유라씨 승마 지원 72억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16억 2800만원을 박근혜(65)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죄로 인정,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결을 두고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징역 5년형이 관대하다는 의견부터 이 부회장을 유죄로 판단하느라 재판부가 구축한 논리가 추상적이고 군색하다는 지적까지 비판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심급이 올라갈수록 사회적 논란이 줄어드는 여느 재판과 다르게 점점 더 법정 안팎의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이다. 선고형량이 특검 구형량(12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데다, 재벌 재판의 경우 심급이 올라갈수록 관대한 처벌이 감행된 ‘학습효과’가 불만을 키우고 있다. 경제사범으로 2006년 수사를 받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형량이 1심 징역 3년에서 2·3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2012년 수사를 받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형량이 1심 징역 4년에서 2심 징역 3년, 3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식으로 점점 줄어든 예가 있어서다. 선고 뒤 “2심 집행유예형 가능성”(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거나 “5년형으로 끝낸 재벌공화국 60년 심판”(이정미 정의당 대표)과 같은 정치권 논평도 ‘관대한 처벌’이란 여론을 이끌고 있다. 법조계에선 판사가 재량으로 법에 정해진 최고형보다 형량을 낮춰 선고하는 ‘작량감경’이 없었다는 점에서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과도하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 것은 아니라는 반응도 많다. 법원 관계자는 27일 “재판부는 당초 특검이 유죄로 본 440억여원보다 줄어든 88억원만 유죄로 봤고, 범죄액수에 연동돼 줄어든 양형 기준을 따른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약한 처벌’이란 평가와는 정반대로 법원이 이 부회장을 유죄로 본 증거로 구체성이 떨어지는 ‘묵시적 청탁’ 개념을 끌어 썼다는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청와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상대 삼성의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재판부가 “증거 없다”고 판시하고선 ‘삼성에 3세 승계라는 숙원이 있었으니 대통령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된다’고 판결 논리를 전개해서다. 총 60명이 증인으로 채택된 이번 재판에서 재판부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청·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36명의 증언을 듣고 “(로비를 단정할)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삼성의 3세 승계 시나리오를 포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2명의 증언만 청취했다. 공판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됐지만 3세 승계 시나리오가 1심 재판부의 유죄 심리에 결정적인 근거가 됨에 따라 항소심에선 이 부분이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예컨대 재판부는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삼성SDS 상장을 예로 들었지만, 이 상장이 현행법을 어기며 로비를 통해 불법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놓고 법정에서 치밀하게 검증된 적은 없다. 시야를 산업계로 넓히면, ‘묵시적 청탁’이 향후 기업 수사에서 남용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퍼지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재용 선고 후폭풍] ‘좌불안석’ 신동빈… 재단 출연 때 청탁 대가성 인식 여부가 관건

    [이재용 선고 후폭풍] ‘좌불안석’ 신동빈… 재단 출연 때 청탁 대가성 인식 여부가 관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는 다른 국정농단 관련 사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뇌물 공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뇌물을 받은 당사자들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뇌물을 건네준 다른 기업 총수, 뇌물의 목적이 된 현안 관계자들이 모두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어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이 부회장의 판결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것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다. 이 부회장 등 삼성의 뇌물 공여 사건을 담당한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지난 25일 선고를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적시했다. 특히 단순수뢰죄로 기소된 정유라씨 승마 훈련 지원에서는 공동정범 관계로 정의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이 비공무원과 뇌물수수를 공모해 공동정범인 비공무원이 뇌물을 받으면 자기 자신이 받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며 반드시 경제공동체 관계가 입증돼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형사합의22부 재판부가 같은 법리를 적용한다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도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무죄 판결을 받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최씨가 각 재단을 사적 이익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적극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관여했다”고 인정한 만큼 제3자 뇌물공여와는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특히 이 부회장과 같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뇌물을 건네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이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기업별로 ‘할당을 받은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롯데는 그대로 적용받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공익재단 출연 목적으로 기업별로 할당량을 요구해 수동적으로 응했기 때문에 뇌물이 안 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그러나 롯데의 추가 출연금은 롯데가 면세점 탈락으로 직원 고용과 매출 하락에 직면하자 추가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청탁을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에 비해 매우 구체적인 데다 실제로 추가 특허권을 따내는 등 직접적인 이익이 있었던 것도 차이점이다. 반면 롯데 측은 검찰 주장에 대해 2015년 11월 14일 면세점 특허 탈락 발표 이전부터 정부가 면세점 특허 수 확대를 논의해 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사합의16부(부장 함종식)에서 심리 중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무효 소송의 결과도 주목된다. “합병은 경영상 시너지를 위해 추진된 것이며 승계작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삼성물산 측 논리와 반대되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재판은 다음달 18일 마지막 재판을 가진 뒤 10월쯤 선고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상조 “3세 승계 일환 합병 기획”, 정유라 ‘삼성 말 세탁’ 깜짝 증언, 장충기 ‘청탁 문자’ 무더기 공개

    김상조 “3세 승계 일환 합병 기획”, 정유라 ‘삼성 말 세탁’ 깜짝 증언, 장충기 ‘청탁 문자’ 무더기 공개

    ‘대통령과 삼성의 뇌물 거래’ 혐의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세기의 재판’으로 명명됐다. 명성에 걸맞게 25일까지 약 다섯 달 동안 53차례 공판이 진행된 재판정 안팎에선 이색 장면이 속출했다. 증언대에 오른 학자들이 법정을 일순간에 강의실 분위기로 만들었는가 하면, 이 재판 증인출석 여부를 놓고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가 불화를 겪었다. 장외에선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사정당국과 언론계에서 받은 청탁 문자가 대거 공개되기도 했다.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을 물려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최씨 일가를 지원했다는 ‘큰 그림’ 입증에 역량을 모았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증언대에 섰다. 한성대 교수 출신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3세 승계의 일환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 금융지주화 논의 등을 미래전략실이 기획했다”고 증언했다. 사흘 뒤 이 부회장 측 증인으로 나선 신장섭 싱가포르대 교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을 반대했던 투기성 펀드 엘리엇을 비난한 뒤 “국익에 도움 되는 합병”이라고 역공을 폈다.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핵심 증인인 박 전 대통령이 끝내 증인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승마 지원을 받은 정씨가 지난달 12일 변호인 반대를 무릅쓰고 깜짝 출석했다. 정씨는 “삼성이 말을 바꾸라고 했다고 엄마에게 들었다”고 최씨 입장과 다른 증언을 내놓았다. 수감 중인 최씨는 2주 뒤 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특검이 정씨를 ‘제2의 장시호’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특검의 증인신문을 거부했다. 정씨의 증인출석을 계기로 최씨와 정씨는 갈등 관계에 처했다. 정씨 승마지원에 관여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도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증언을 하며 갈등상을 드러냈다. 지난 7일 결심 공판 이후에도 이 재판을 향한 여론의 관심은 식지 않았다. 오히려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장 전 차장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각종 청탁 문자 내용이 폭로되며, 삼성의 정·관·언론계 장악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붙었다. 전·현직 언론인과 전직 검사, 국가정보원 간부 등이 취업·연수·광고 등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검찰·청와대 인사 정보를 교류하는 문자 메시지가 대거 공개됐다. 재판에서 다루는 피고인들의 혐의와 관계없는 내용의 ‘망신주기식 문자 폭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승계 도움받으려 정유라 지원”… “공갈 피해자” 반박 안 통해

    “승계 도움받으려 정유라 지원”… “공갈 피해자” 반박 안 통해

    李부회장의 직접 청탁은 인정 안 해도 박前대통령이 승계 문제 알았다고 판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인식했고, 삼성은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지원 요구에 응해 뇌물을 제공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날 선고를 통해 지난 5개월간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였던 뇌물 공여 혐의 가운데 가장 팽팽하게 맞섰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 훈련 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삼성 측은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와 지적에 부담과 압박을 느껴 지원을 결정한 공갈·강요의 피해자”라는 논리를 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무엇보다 쟁점이 됐던 것은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는지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도와주는 대신에 최씨와 정씨 등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우선 경영권 승계작업이 삼성의 포괄적 현안이며, 박 전 대통령도 충분히 인식했다고 봤다. 지난달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을 비롯해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 등이 청와대가 삼성의 승계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는 근거가 됐다. 다만 이 부회장과 삼성 측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명시적인 청탁을 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묵시적 청탁’의 존재에 대해서만 인정했다. 삼성 측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지배구조개선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반박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승계작업은 피고인 이재용의 삼성전자 또는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라는 목적 아래 이뤄지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 개별 현안 일부가 이 부회장의 지배력 확보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고, 미래전략실이 각 계열사를 통할하면서 운영을 지원·조정하며 현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이는 지난달 14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3세 경영권 승계 과정과 삼성그룹 의사결정구조의 특징, 미전실의 역할 등을 언급한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 같은 배경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라는 공식에 따라 삼성의 정씨 승마 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을 위한 뇌물이 아니라 최씨의 강요와 겁박에 의한 것이라는 삼성 측 논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단순수뢰죄의 공동정범일 뿐 아니라 이 부회장에게 직접 대가를 요구하는 역할을 했다고 재판부는 명시했다. 또 두 사람이 ‘경제공동체’라는 추상적인 관계를 넘어서 “오래전부터 개인적 친분 관계를 맺어왔고 국정 운영에서도 최씨의 관여를 수긍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관계”였다고도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구가 최씨의 공모에 따른 정씨 개인에 대한 지원 요구임을 알고 있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도 최씨에게 삼성의 지원 상황을 계속 전달받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2014년 12월이나 2015년 1월쯤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정씨와 관련됐음을 알았고, 2015년 3~6월쯤 최씨의 배후를 인지하며 7월부터 실제로 지원에 나섰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승마 지원금은 최씨 모녀에게 갔을 뿐 박 전 대통령은 얻은 이익이 없다”는 삼성 측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단순수뢰죄는 공동정범인 공무원(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이 실질적으로 귀속될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금액이 가장 컸던 미르재단(125억원)과 K스포츠재단(79억원) 출연에 대해서 재판부는 뇌물로 인정하지 않고 무죄 판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끝내 구속된 ‘이재용 가정교사’

    끝내 구속된 ‘이재용 가정교사’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총수 일가 보좌 사업·지배구조 개편 큰 그림 그리기도 삼성그룹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25일 나란히 징역 4년을 선고받아 구속되면서 더 큰 충격에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5년을 선고받은데다 그룹의 2·3인자마저 실형을 받아 구속됐기 때문이다.‘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삼성그룹이 지난 2월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쇄하기 전까지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은 실장과 차장을 맡는 등 말 그대로 그룹 최고의 ‘실세’였다. 두 사람은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최측근으로서 총수 일가를 보좌했고, 실무적으로도 사업·지배구조 개편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이다. 최 전 부회장은 1977년 삼성에 입사한 마케팅 전문가로서 2006년 삼성전자 보르도 TV를 세계 1위로 키웠고,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 건재하던 2012년 미전실장을 맡아 올 초까지 6년째 미전실을 이끌었고,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뒤 수시로 병실을 찾았다.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최 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부회장 구속 직후 처음 면회 온 사람도 바로 최 전 부회장이었다. 그룹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장 전 사장은 2009년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을 맡다가 2010년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옮겼다. 이듬해 ‘미전실 차장’ 이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며 부임해 지난 2월 사임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특검은 두 사람이 삼성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 지원 과정에서 보고·결재 라인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28일 불구속 기소했다. 박 대통령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그에 따른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씨에게 거액을 지원한 혐의와 최씨 측에 말을 사주며 우회 지원한 의혹 등에서 이 부회장과 ‘공범’으로 간주한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이 부회장은 물론 두 사람도 이번 사건의 기획과 실행 과정에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재용 조사에서 선고까지…특검팀이 달려온 ‘225일의 기록’

    이재용 조사에서 선고까지…특검팀이 달려온 ‘225일의 기록’

    “삼성 뇌물죄, 블랙리스트(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재판은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공식 수사 활동을 마치고 지난 3월 3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한 말이다. 박 특검이 언급한 ‘블랙리스트 사건’은 지난달 27일 1심 선고가 나왔다. 핵심 피고인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징역 3년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특검팀은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7년, 조 전 장관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결국 특검팀이 구형한 형량보다 낮은 형량이 두 사람에게 선고됐다.‘삼성 뇌물죄 사건’의 1심 결론은 어떨까.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열린다. 이 부회장 외에도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선고공판도 함께 진행된다. 특검팀이 지난 2월 28일 이 부회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시작된 이 사건의 재판이 기소 178일 만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검찰은 이 부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실체가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구체화되면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특검팀의 수사가 시작됐다. 특검팀은 수사 첫날부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작업으로 알려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당시 특검팀 대변인을 맡았던 이규철 특검보는 “최순실씨에 대한 삼성의 제3자 뇌물 공여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사이의 대가 및 배임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압수수색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특검팀은 지난 1월 12일 이 부회장을 참고인이 아닌 뇌물공여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기업 총수가 피의자 조사를 받은 첫 사례에 해당한다. 하지만 특검팀의 수사는 지난 1월 19일 이 부회장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어려움에 처하는 듯했다. 당시 법원은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곧바로 보강 수사에 나섰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에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한 특검팀은 지난 2월 3일 공정위와 금융위를 압수수색했다. 이후 특검팀은 같은 달 13일 이 부회장을 다시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뒤 하루 뒤인 14일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 2월 17일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90일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하며 지난 2월 28일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을 제외하고 지난 4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달 7일 결심공판까지 53차례 열렸다. 이 기간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만 59명에 이른다. 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소환에 불응해 60명째 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7일 이 부회장의 결심공판에서 박 특검이 직접 출석해 피고인의 구형량을 제시했다. 박 특검은 논고를 통해 “피고인들(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전직 임원 4명)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연루된 최지성 전 부회장과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과 박상진 전 사장, 장충기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대응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칙과 상식, 그리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형하겠습니다.” 이날 선고공판은 이 부회장의 구속기소 178일 만에 열리는 공판이자, 이 부회장이 처음 피의자 조사를 받은 날로부터 225일 만에 열리는 공판이기도 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민연금 25일부터 이사장 공모…김연명·김성주 등 후보 거론

    국민연금 25일부터 이사장 공모…김연명·김성주 등 후보 거론

    국민연금공단이 오는 25일부터 이사장 공모를 시작한다.23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새 이사장 인선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정식으로 임원추천위를 구성한 지 2주일 만이다. 임원추천위는 25일 이사장 모집공고를 내고 9월 8일까지 지원자 신청을 받는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가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해 3∼5배수의 후보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복지부 장관이 이 중에서 한 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선임한다.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경영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이사장 선임절차를 밟는데 보통 한 달 정도 걸리는 점에 비춰볼 때 이르면 9월중, 늦어도 10월초에는 새 이사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과 복지부 주변에서는 새 이사장 선임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했다. 문형표 전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8개월 가까이 장기간 공석인 상태로 파행 운영되면서 업무 정상화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장기공석인 국민연금 이사장을 서둘러 공모해 현재 600조원 가까운 국민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이런 일반의 예상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임원추천위 구성 이후에도 한참 동안 공모에 나서지 않아 국민연금공단 주변에서는 인선진행이 늦어지는 이유를 두고 “새 이사장이 되고자 하는 유력한 후보들이 서로 경쟁하며 접점을 찾지 못해 그런 게 아니냐”는 등 추측이 무성했다. 현재 국민연금의 새 수장으로는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김성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연명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금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김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들어가 복지팀장으로 복지공약을 주도했다. 여기에서 기초연금 30만원 인상, 국민연금의 공공투자 확대 등의 공약을 다듬었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사회분과위원장을 맡아 100대 국정과제를 도출하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성주 부원장은 국민연금공단이 있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지난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민연금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원장은 국정기획위에서 전문위원 단장을 맡아 자문위원을 보완하는 전문위원들을 이끌며 복지 분야를 포함해 공약 전반을 손질하는 데 기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5일 14시 30분 이재용 운명의 날

    25일 14시 30분 이재용 운명의 날

    특검 “정경유착” 삼성 “李 무관” 뇌물 유무죄 따라 朴재판도 영향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총 433억원 규모의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명이 오는 25일 선고공판에서 결정된다. 닷새 앞으로 다가온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삼성 측 변호인단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25일 오후 2시 30분부터 417호 대법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지성(66)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63)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비리와 블랙리스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있었지만, 특검으로선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 관계를 밝히는 것이 국정농단 사건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박 특검도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은 전형적인 정경 유착에 따른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하며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정씨의 승마 훈련 지원을 위해 약속금액 135억 265만원을 포함해 총 433억 2800만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비롯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 등 모두 5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특검 수사 결과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바로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4월부터 5개월간 이어진 재판에서도 이 부분을 놓고 특검팀과 변호인단이 매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이 정씨 승마 훈련과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했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각 지원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는 박 전 대통령에게 준 뇌물이 아니라 최씨의 강요와 공갈에 의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이 부회장은 이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최 전 부회장이 책임자라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뇌물공여 혐의 자체의 양형은 높지 않지만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 관계가 어떻게 결론 날 것인지가 판결의 핵심이다. 특검과 변호인 측은 지난 7일 결심공판 이후 18일까지 17건씩의 의견서나 참고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장외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재판이 1심 재판으로는 최초로 생중계될지도 관심이다. 지난달 25일 대법원의 규칙 개정에 따라 1·2심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게 된 만큼 재판부도 고심하고 있다. 당초 중법정에서 열리던 재판은 높은 관심과 취재 열기 등을 고려해 150석 규모의 대법정에서 선고를 진행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국정농단·댓글 수사 검사들 요직에… ‘사정 수사’ 속도 낼 듯

    국정농단·댓글 수사 검사들 요직에… ‘사정 수사’ 속도 낼 듯

    한동훈 3차장 ‘대기업 저승사자’… 대공 지휘 2차장 ‘특수통’ 박찬호 文정부 ‘공안 힘 빼기’ 기조 분석…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에 이두봉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친 검사들이 요직에 임명됐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도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서울중앙지검이 사실상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10일 중요 공안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박찬호(26기)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장, 특수수사를 맡는 3차장에 한동훈(27기)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을 임명하는 등 고검검사급 검사 538명, 일반검사 31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한 3차장 전임보다 다섯 기수 아래 전임 3차장인 이동열(22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보다 다섯 기수 아래인 신임 3차장이 가장 눈길을 끈다. 특검에 파견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수사한 한 팀장은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참여해 최태원·정몽구 회장을 구속시켜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린다. 지난 1월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되자 한 팀장은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직접 참석해 구속을 이끌어 냈다. 윤 지검장과의 인연은 2006년 대검 중수부에서 현대차 수사를 함께 하면서 시작됐다. 한 팀장이 3차장에 임명되면서 산하에 있는 박근혜 정부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비리,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 비리 등 굵직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영수 특검에 파견됐던 신자용(28기)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양석조(29기) 대검 사이버수사과장, 김창진(31기) 대구지검 부부장은 각각 서울중앙지검 특수 1·2·4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검에서 신 부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 의혹을 수사했다. 양 부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에 참여했고, 김 부장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게 된 경위를 파헤쳤다. 특검 파견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 특수 라인을 장악하며, 국정농단 재수사 포문이 곧 열릴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특검에 파견됐던 이복현·박주성 검사도 중앙지검 부부장으로 발탁됐다. 국정원 댓글수사 후 지방에 머무르던 진재선(30기) 대전지검 공판부장, 김성훈(30기) 홍성지청 부장검사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입성했다. 대공·선거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공안 수사 경력이 적은 박찬호 부장검사를 앉힌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공안 힘 빼기’가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고위간부 인사에서는 대검 공안부장에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권익환(22기) 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대검 공안기획관은 이수권(26기) 안양지청 부장, 공안1과장은 양중진(29기)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이 맡았고 마약과장에는 이승호(30기) 부산서부지청 형사3부장이 자리했다. ●검찰국 과장 5명 중 4명은 지방으로 예상대로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규모가 축소됐다. 총장의 ‘하명수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다. 단장의 직급을 검사장에서 차장검사로 낮추면서 이두봉(25기) 성남지청 차장을 임명했고 팀장도 한 자리 줄어 손영배(28기)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맡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진행하는 등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이원석(27기) 부장검사는 여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한편 법무부 검찰국 소속 과장 5명 중 4명이 지방으로 발령이 난 것은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문책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3조원 LNG 탱크 건설 입찰 담합 ‘새 법인’ 삼성물산은 처벌 제외

    총 입찰 규모 3조 5000억원대 국책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 담합에 가담한 건설사 10곳과 소속 임직원 20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하지만 총 12차례 감행됐던 담합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삼성물산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처벌을 피하게 됐다. 삼성물산이 2015년 제일모직 합병으로 새 법인이 됐기 때문에 공소가 기각됐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9일 대림산업, 한양,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경남기업, 한화건설, 삼부토건, 동아건설, SK건설 등을 공정거래법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들은 2005년 5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3조 5495억원 규모 국책사업인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투찰가격을 사전에 협의하는 수법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담합은 최저가 낙찰제에서 발생한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 담합이다. 함께 담합을 저지른 두산중공업과 포스코건설은 ‘리니언시’(자진신고감면제)를 적용받아 법인 고발 면제 처분을 받았다. 두산중공업과 포스코건설의 임직원만 기소됐다. 담합 사건에서 검찰은 ‘양벌(兩罰) 규정’에 따라 임직원과 회사, 두 곳을 기소한다. 이후 혐의가 유죄로 판단되면 법원은 임직원에겐 신체형이나 벌금을, 회사엔 벌금형을 선고한다. 삼성물산은 ‘리니언시’를 적용받지 못했지만 검찰의 법인 기소 명단에서 빠졌다. 검찰 관계자는 “2015년 7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흡수합병된 뒤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면서 벌금을 내야 할 구 법인은 소멸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회사가 흡수합병돼도 과징금은 승계되지만, 법인에 대한 형사처벌은 승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2015년 대법원은 4대강 사업 입찰 담합 건설사들을 처벌할 때 같은 내용의 판례를 구축했는데, 당시 처벌을 면했던 기업도 삼성물산이었다. 공정거래 전문가인 황보윤 변호사는 “처벌을 피하려고 일부러 폐업했다면 추가 수사가 필요하겠지만 경영상 이유로 흡수합병·폐업한 경우에 법인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보 변호사는 이어 “벌금에 관계없이 ‘관급공사 입찰 참가 제한’ 등 담합 업체에 더 큰 불이익을 줄 방법은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에 기소된 기업들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적발 뒤 가해졌던 징벌적 행정제재를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단행한 8·15 사면을 통해 털어내 버린 상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삼성 직업병 피해자 변호인에게 수차례 ‘고가 티켓’ 선물한 삼성

    삼성 직업병 피해자 변호인에게 수차례 ‘고가 티켓’ 선물한 삼성

    정유라씨의 승마를 지원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문제 해결을 돕는 변호사에게 고가의 공연티켓을 지속적으로 선물한 사실이 드러났다.9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지난해 변호사 박모씨에게 여러 차례 고가의 공연티켓을 보냈다. 이런 사실은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장 전 사장 등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 한겨레의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장 전 사장에게 “사장님이 계속 보내주시는 예술의 전당 등 티켓을 잘 받아서 문화생활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사장님이 관심 가져주는 덕분에 ‘삼성 백혈병 옴부즈만 위원회’는 예방대책을 위해 정상적인 경로를 잘 찾아가고 있다. 올해부터 3년 간 활동하면서 적절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며, 저도 상임고문의 자리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의 감사 문자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해 7월 21일 “보내준 책들을 가족과 잘 읽고 있다”는 취지의 장문의 문자를 보낸 이후 9월에는 “이번에 보내준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 공연티켓 잘 받았다. 덕분에 문화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당시 부다페스트 공연티켓의 경우 R석이 장당 25만원으로 알려졌다. 또 박 변호사는 직접 백혈병 문제에 관여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장 전 사장과 만나 식사도 했다. 박 변호사가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옴부즈만 위원회’는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했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뒤 처음으로 피해가족과 삼성이 합의해 지난해 1월 만든 재해 예방 ‘외부 독립 기구’다.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노동인권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와 삼성전자의 교섭이 2013년 시작됐고, 삼성전자 제안에 따라 2015년 초 조정위원회가 설립됐다. 조정위는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와 회사 쪽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삼성은 100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 설립을 담은 1차 조정 권고안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보상위원회를 꾸려 자체 보상 절차를 강행했다. 결국 ‘보상 협상’은 결렬되고 ‘재해 예방’에 먼저 나서기로 합의하면서 설립된 게 옴부즈만 위원회다. 반올림은 현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500일 넘게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황씨가 숨진 뒤 삼성 반도체 공장의 직업병 문제가 알려졌지만, 10년 넘도록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옴부즈만 위원회의 경우 삼성과 피해자 가족이 어렵게 합의한 만큼 신뢰성과 중립성이 중요한 기구인데, 상임고문인 박 변호사가 ‘공연 접대’를 포함해 삼성 쪽과 지속적인 접촉을 했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장 전 사장이 이걸(티켓) 왜 보냈는지 무슨 의미인지 약간 갈등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제 친구인 변호사가 장 전 사장과 가족 관계여서 삼성 백혈병과는 별개로 범삼성에서 문화적 티켓을 제공하는 데 내가 들어간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재용 부회장 구형에 추징·몰수 없는 이유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7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하면서도 별도의 추징·몰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참여연대는 특검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 1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얻는 재산상 이익은 뇌물죄에 따른 범죄수익으로 몰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자로 지목한 점이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8일 특검 관계자는 “뇌물액은 실제 금품을 받은 사람에게 몰수·추징하는 게 맞다”면서 “300억원가량은 최순실씨에게 구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특검은 법원으로부터 최씨 소유 미승빌딩에 대한 추징보전명령을 받아 둔 상태다. 회사 자금으로 뇌물을 건넨 것으로 판단해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횡령 혐의도 삼성이 ‘피해자’인 구도여서 몰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극단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삼성이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해 돌려받아야 하는 재산인 셈이다. 이 부회장의 나머지 혐의인 재산국외도피나 범죄수익은닉 부분도 300억원에 한정되는 만큼 최씨를 상대로 한 몰수·추징에서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이 부회장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으로 얻은 사후적 이익을 국가가 몰수할 수 있는가다. 이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몰수가 이뤄지려면 이 부회장이 얻은 이익이 뇌물공여로 인해 직접적으로 발생해야 한다”며 “뇌물 자체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하면서 이 부회장에게는 8549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고, 공단에는 1388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홍 전 본부장의 배임 행위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이에는 공무원들의 직권남용이 중첩돼 현행법상 몰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배임의 피해자인 국민연금이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이 부회장에게 피해 액수를 돌려받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검의 결정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김성진 변호사는 “중대범죄로 인해 생긴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근거가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법 해석을 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세기의 재판’ 삼성 결심 공판] 朴특검 “승계 위한 뇌물 혐의 입증”… 삼성 측 “승계 프레임 씌워”

    [‘세기의 재판’ 삼성 결심 공판] 朴특검 “승계 위한 뇌물 혐의 입증”… 삼성 측 “승계 프레임 씌워”

    박영수 특별검사는 7일 직접 법정에 출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 간 뇌물 혐의가 입증됐다”고 단언했다. 반면 삼성 측은 “마치 국가보안법 사건처럼 (특검의) 추측만으로 공소장이 이뤄졌다”고 반발했다. 박 특검이 “3세 승계를 위해 (삼성이) 정경유착 고리를 강하게 형성했다”고 지적하자 삼성 측은 “특검이 사업구조 개편을 ‘승계 작업’이란 프레임으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특검과 삼성의 입장은 지난 53차례 공판에서 그랬듯 평행선을 달렸다. 특검의 구형 절차와 삼성 측 최후변론은 90분 가까이 이어졌다. 특검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으로 인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필요성(2014년 5월)→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 독대에서의 정경유착 합의(9월)→삼성전자 자금으로 최순실씨 모녀 지원(2015년 8월 이후)’ 구도를 제시한 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신규 순환출자고리 해소 문제, (해외펀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실제 도움을 준 사실까지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 측 송우철 변호사는 “특검이 법적 논증에 눈감은 채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에 따라 정유라씨 승마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수백억원대 지원을 했지만 최씨 일가 때문에 지원 성격이 변질됐으며, 삼성이 로비의 일환으로 지원했다는 것은 특검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논리다. 송 변호사는 “승마 지원은 박 전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 아니라 최씨의 강요 내지 공갈에 의한 것”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를 부인했다.또 이번 사건을 특검이 ‘에버랜드 사건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편법 승계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라고 명명했던 점을 들춰낸 뒤 송 변호사는 “사건 당사자도 다른 20년 전 사건과의 연계는 논점 일탈이고, 연좌제를 연상시킨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씨의 독일 회사인 코어스포츠에 삼성전자가 78억여원을 보내며 성립된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양측은 명확한 시각차를 내비쳤다. 삼성 측은 “승마 유망주를 위한 합법적 용역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범행 당시부터 사후에 문제가 될 것에 대비하는 경향이 확인된다”면서 “당시 계약이 불법이란 점을 삼성이 미리 알고 만들어 둔 뇌물 혐의 은폐 장치”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지난 수사·공판 과정에서의 말 바꾸기를 서로 지적하며 신경전을 펴기도 했다. 특검은 “피고인들의 주장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번복됐다”며 “이 부회장 범행 은폐를 위해 이들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으로 송 변호사는 “특검이 기소 내용의 모순점을 외면하다 최근 52차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영재센터 관련 봉투를 직접 전달했다는 부분을 삭제하는 등 무리한 주장을 이어 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조계 안팎에서는 오는 25일 열리는 이 부회장 1심 선고가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을 인정한다면 혜택을 입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역시 유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세기의 재판’ 삼성 결심 공판] 끝내 눈물 보인 이재용 부회장 “모두 제 탓”

    [‘세기의 재판’ 삼성 결심 공판] 끝내 눈물 보인 이재용 부회장 “모두 제 탓”

    ‘선대 회장’ 언급할 땐 말문 막혀“재판장님, 이 오해만은 꼭 풀어 주십시오.” 433억원대 뇌물공여 혐의로 5개월간 재판을 받아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결국 눈물을 보이며 울먹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5명의 삼성 측 피고인 가운데 가장 먼저 최후진술을 했다. 이 부회장은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판사님들. 지난 5개월 동안 복잡한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이끌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차분하게 인사하며 입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 내용을 틈틈이 자필로 적은 초록 노트를 가슴 높이 들고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이 노트는 이 부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서 1권에 36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한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개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히 특검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지만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이게 모두 제 탓이었다는 것”이라면서 “제 책임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많은 임직원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면서 “창업자이신 저희 선대 회장님…”이라고 말할 때는 여러 차례 목이 메어 물을 마시고 눈물을 닦기도 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제가 사익을 위해서나 제 개인을 위해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그런 기대를 한 적은 결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특검과 세간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해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고 의심하는데 결코 아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그리고 서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제가 권리 욕심을 내겠느냐. 너무나 심한 오해다. 정말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을 마친 뒤에는 박영수 특별검사를 비롯한 특검팀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문] 박영수 특검 “이재용 헌법가치 훼손” 결심공판 논고문

    [전문] 박영수 특검 “이재용 헌법가치 훼손” 결심공판 논고문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에 연루된, 삼성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장충기 전 차장(사장)·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박 특검은 이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을 제시하기에 앞서 이들의 혐의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논고’를 했다. 아래는 특검팀의 논고 전문.   1. 들어가는 글 먼저, 약 5개월 동안 준비기일을 포함해 무려 55회나 기일을 진행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검사로서는 수사를 개시한 이래,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따라, 사안을 확인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법률가로서 품격을 지키면서 편향된 가치와 시각을 갖지 않으려고 스스로 경계하면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과정을 통해 나타난 피고인들의 태도를 볼 때,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1등 기업 삼성그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의미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59개의 계열사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기업입니다. 대통령은 대기업 규제 등 경제정책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있어 최고 결정권자입니다. 따라서 대통령과 삼성은 재벌 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두고 크고 작은 잠재적 현안으로 상호 긴장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사내 유보금 과세 추진의 후퇴’ 등이 그 한 예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더욱 거세진 ‘경제 민주화’ 바람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 재벌 개혁을 요구하게 되었고, 더군다나 삼성으로서는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되었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의 이러한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 지원의 필요와 접합되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굴욕적으로 최순실의 딸에 대한 승마지원을 하게 되었고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기금 조성 및 영재센터 후원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실체인바,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예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승계 작업이라는 것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하거나, ‘피고인 이재용 관여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디테일(detail)의 늪에 빠지게 하여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 시키려고 하였습니다.   3.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 이 사건은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요구받은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여 300억 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뇌물공여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하였고,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였으며, 피고인 이재용은 국회에서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그룹 차원의 뇌물 사건에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부분은 돈을 건네준 사실과 그룹 총수의 가담 사실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원을 준 사실과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 및 자금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통상의 뇌물 사건에 있어서 입증이 가장 어려운 부분에 해당하는 두 가지 사실을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있고, 그에 더하여 공판 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관련 증거들에 의해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뇌물공여 기간 중에 진행된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신규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하여 실제 도움을 준 사실까지도 입증되었습니다. 반면에,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직무상 요구 이외에 개인적 친분 등 다른 사유로 이 사건 지원을 할 이유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실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교부한 이 사건 각 금원들은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뇌물임이 명백하게 입증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본건 관련 증거들의 증명력 및 사실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최근의 기업 비리 사건들을 살펴보면 사후적으로 수사가 개시된 후에 증거인멸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범행 당시부터 사후에 문제가 될 것을 대비하여 허위 용역 계약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범죄를 숨기기 위한 수단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경향이 확인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뇌물을 제공하면서 허위 용역계약 등을 통하여 뇌물 제공 사실을 은폐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는데, 피고인들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이 실체진실이 아닌 범행 은폐를 대비하여 사전에 허위로 만들어 둔 것은 아닌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범행은 경제계의 최고권력자와 정계의 최고권력자가 독대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하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그 합의에 따라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과 주요 정부부처 등이 동원되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이 정해지면서 진행된 범행입니다. 즉, 독대 자리는 큰 틀의 뇌물제공 의사 합치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이후에 이루어진 개별적인 뇌물제공 과정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루어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 태도를 살펴보면, 범행 당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실을 잘 모르고 동원되었던 사람마저도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된 사실 자체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 등으로 인하여 소극적인 진술 태도를 유지하거나 허위 진술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피고인 이재용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삼성그룹 관련자들은 피고인 이재용의 범행 은폐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들이고,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신빙성을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4. 피고인들 변명의 부당성 피고인들은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위하여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본건 혐의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들에 반한다는 점이 재판 과정을 통하여 명백히 확인되었습니다. 그에 더하여 본건 자금 지원 경위를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은 수사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되었습니다. 실체 진실은 하나일 것인데, 자신들의 경험을 설명함에 있어 그 주장 내용이 수사와 재판의 진행 단계에 따라 변경된다는 것은, 피고인들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임이 명백합니다. 또한, 피고인들은 본건 자금 지원에 대하여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교부한 것으로 직권남용의 피해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본건 수사와 재판을 통하여 확인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본건 자금 지원은 2014년 9월 15일 최초 독대에서 형성된 상호 편의 제공의 합의에 따른 정경유착의 결과였습니다. 단순히 직무상 권한을 앞세운 대통령의 위협에 굴복한 것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이재용 피고인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 여러 가지 도움이나 혜택을 기대하면서 자발적으로 자금 지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용 피고인은 실제로 합병을 포함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에 더하여, 피고인들은 피고인 이재용과 대통령의 독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최지성의 책임 하에 자금 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인 이재용은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이재용이 직접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총수의 승인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상식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입니다. 과거 기업범죄에서 총수를 살리기 위하여 전문경영인이 허위자백을 한 경우와 같이, 피고인들의 주장 역시 피고인 이재용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의 허위 주장에 불과합니다.   5.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 필요성 재판장님,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 빨리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여야 합니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과의 독대라는 비밀의 커튼 뒤에서 이루어진 은폐된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국정원 주도 댓글 사건’의 구체적 자료가 공개되듯이 대통령 기록물이나 공무상비밀이라는 이유로 감추어진 사실도 머지않아 명확히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과 진술 번복을 통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을 기망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피고인 이재용은 국정농단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국회 청문회 석상에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삼성그룹은 2008년경 있었던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국가기관에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한 점에 대해 매우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재판부와 국민 앞에 사과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서 허위 진술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권력과 유착되어 사익을 추구하는 그룹 총수와 그에 동조한 일부 최고경영진입니다. 이들은 본건 범행에 대하여 전혀 반성하지 않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마저 저버리고 있습니다.   6. 결어 이제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이 사건 법정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피고인들의 양형에 대한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대응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칙과 상식, 그리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형하겠습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 4명의 선고기일은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근혜 “어이가 없다…내가 어떻게 이재용 질책하나”

    박근혜 “어이가 없다…내가 어떻게 이재용 질책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미흡하다는 ‘질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부회장의 이 주장에 박 전 대통령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박영수 특별검사팀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심리로 열린 52회 공판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조서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2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이 공개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피의자 신문조서 내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이 부회장은 2차 독대 자리에서 대통령이 ‘삼성의 승마 지원이 한화보다 못하다’고 질책했다고 한다”고 묻자 “어이가 없다. 어떻게 내가 그런 말을 하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가 어떻게 이 부회장을 질책하나. 제가 제의해서 승마협회를 맡았는데, 제가 고맙게 생각해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선 “아주 어릴 때 보고 잊고 지냈지만 승마선수인 것 정도는 알았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를 포함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 현안을 정부가 도와주는 대가로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이 부회장에게 요구했고,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 역시 “내가 먼저 ‘이런 현안이 있다면서요’라고 말할 필요도 없었고, 그분들도 먼저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현안 얘기를 안 했다는 건 아니고 내가 기억에 남을 만큼 현안에 대해 대화한 게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2015년 7월 7대 그룹 대표들과의 면담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요구했는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경제가 어려우니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문화나 체육 인재 양성, 문화·체육 분야의 지원도 많이 관심 가져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재단을 지원해달라는 말은 안 했다”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재용 “朴, JTBC로 화낼 때 보복 위기감”

    이재용 “朴, JTBC로 화낼 때 보복 위기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틀째 이뤄진 피고인 신문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의 심리로 전날부터 9시간 남짓 이어진 이 부회장 신문을 끝으로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3일 모두 마무리됐다.지난 1일부터 이어진 피고인 신문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은 현안 청탁과 뇌물 지원 혐의 등에 대해 “아니다. 모른다. 그런 적 없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 사실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재판부는 4일까지 양측 의견을 들은 뒤 오는 7일 결심 공판으로 심리를 끝낼 예정이다. 선고는 2~3주 뒤에 내려질 전망이다. 지난 4월 7일 첫 공판 이후 총 51차례 재판에서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은 치열한 공방을 계속했다. 특히 피고인 신문을 모두 마친 뒤 이날 오후부터는 공방기일을 갖고 더욱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삼성그룹의 중요 현안이었고, 승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배력을 최대화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했고, 합병 과정에서 정부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훈련 지원 및 각종 대가성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 측은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이 사건의 근본적인 전제부터 뒤집는 전략을 폈다. 특히 지분을 늘려 지배력을 넓혀 가는 방식 자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1세대 창업자나 이건희 회장처럼 2세대이지만 재창업을 한 분들과 저는 다르다”면서 “지분 몇 프로에 경영권이 정해지는 게 아니라 사업의 성공 비전과 능력으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왜 저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강화되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도 “이 회장이 유고가 되면 당연히 유일한 아들인 이 부회장이 승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너’인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넓히기 위한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거래가 성사됐다는 틀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 논리에 따라 삼성 측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위나 역할이 크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주요 의사결정은 최 전 실장이 주도하거나 최종 승인을 했고, 이 부회장은 정보를 공유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최 전 실장은 “가끔 예의상 얘기를 해 준 것이지, 보고하는 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정 농단 관련 책임도 전적으로 최 전 실장에게 있다며 이 부회장의 공모 관계를 부정했다. 이 부회장 역시 자신은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의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합병은 물론 미전실 해체,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등 그룹의 중요한 결정사항도 권한 밖의 일이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결정을 내리거나 의견을 낼 만큼 지식이나 자신이 있지 않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이 독대에서 승마 지원 관련 질책을 받고 삼성 관계자들에게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 같았다’고 표현한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아버님 외에 누구에게도 야단맞은 기억이 없는데 실제로 여자분한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난생) 처음이라 당황했던 것 같다”며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전달했어야 하는데 후회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15일 독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거론하며 “정치인들과 만나 나를 욕하는 것을 모를 줄 아느냐”며 얼굴이 벌게지면서까지 매우 격앙돼 삼성의 현안을 나눌 상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승마협회는 잘못됐다고 해서 삼성에 불이익을 줄 거라 생각을 못했지만, JTBC 문제로 화를 냈을 땐 불이익 정도가 아니라 정치적 보복을 받을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박근혜 만나 “여자에게 싫은 소리 들은 것 처음”

    이재용, 박근혜 만나 “여자에게 싫은 소리 들은 것 처음”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승마 지원이 미흡하다는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뒤 삼성 임원들에게 “신문에서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빔 같을 때가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부회장은 실제 이런 발언을 삼성 임원들에게 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3일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 당시 ‘레이저’ 표현까지 써가며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고 말한 건 실제 상황보다 확대해서 자신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아 당황했던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아버님께 야단을 맞은 것 빼고는 야단맞은 기억이 없는데, 일단 대통령 단독 면담이었고 실제로 여자분한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처음이어서 제가 당황했던 것 같다.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독대 당시 느꼈던 심정을) 전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된다.” 이 부회장은 이어 승마 지원이 미흡하다는 박 전 대통령의 질책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지원하라는 뜻의 말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면담 과정에서 승계작업을 언급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또 변호인이 “특검팀은 대통령이 합병 성사를 도와준 것을 포함해 승계작업 현안을 정부가 도와주는 대가로 정유라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했느냐”고 묻자 역시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면담 자리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또 “승마 지원을 제대로 하라는 질책을 받고 정유라 지원이라는 의미로 생각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 못 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기업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박 전 대통령에게 하지 않았고, 그 대가로 정유라를 지원했다는 특검팀의 뇌물 공여 논리를 부인하는 입장과 맥이 닿는 주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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