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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청년 창업 지원 1000억 자금 조성”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 100억원을 출연해 청년 창업을 돕는다. 롯데그룹은 청년 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투자법인 ‘롯데 액셀러레이터’(가칭)를 설립하고,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롯데그룹은 사업 추진을 위해 초기 자본금 3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이 가운데 100억원의 사재를 보태기로 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꾸릴 예정이다. 신 회장은 최근 공익 사업을 위해 잇따라 개인 재산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달 롯데문화재단 설립에 필요한 20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사재로 출연하기도 했다. 사재 출연은 아니지만 신 회장은 지난 8월 28일 자신의 재산 357억원을 털어 롯데건설이 가진 롯데제과 지분 1.3%를 매입했다. 이후 롯데그룹 순환출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 신 회장이 이처럼 사재를 내놓는 데는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악화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내년 초 설립 예정인 투자법인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향후 3년간 100개 이상의 우수 스타트업(신생 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창업 초기 단계에서는 창업자금, 사무공간을 포함해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일대일 멘토링을 지원한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게이단렌의 심포지엄이 열리는 도쿄에 머물고 있는 신 회장은 경영권 확보의 핵심 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 본격적인 법정 공방에 앞서 내부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韓 “통화 스와프 재개를”… 日 “외교 빨리 안정돼야”

    韓 “통화 스와프 재개를”… 日 “외교 빨리 안정돼야”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계 인사들이 26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한·일 재계회의를 열고 양국 간 경제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두 나라가 저성장이라는 공통된 고민을 갖고 있다며 다양한 경제협력을 통해 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허창수(GS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로 들며 “아시아 지역의 금융 협력 필요성이 커졌다. 양국이 상징적으로 통화 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한국 정부가 TPP에 가입하겠다고 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정치·외교의 안정 관계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전경련 관광위원장은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공동 관광청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유럽은 스페인·이탈리아 등 33개국이 참여한 유럽여행위원회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중·일도 관광청을 설립하면 관광 분야 협력은 물론 동북아 평화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 경제의 흐름이 일본과 비슷해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일본은 기초 기술에 강점이 있고 한국은 창의적인 인재가 많아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회의에는 역대 처음으로 여성 경제인인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5일에는 양국 경제인 6개팀 22명이 골프 라운딩을 가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충돌] 朴대통령 시정연설 하루 앞두고… 교과서로 뭉친 친박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충돌] 朴대통령 시정연설 하루 앞두고… 교과서로 뭉친 친박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하루 앞둔 26일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주축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세미나를 개최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지원 사격했다. 국정화에 소신을 갖고 있는 박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는 한편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세(勢)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포럼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는 간사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정갑윤, 김태흠, 박대출, 김진태, 이주영, 노철래, 서상기, 이우현 의원 등 40명의 의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날 친박계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비박계와의 향후 공천 룰을 둘러싼 힘겨루기 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앞서 포럼은 지난 8월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을 초청해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사회적 대화’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으며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이날은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 중 한 명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초청 강연에 나섰다. 그는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집필진에 극우를 배제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 극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교수의 강연이 끝난 뒤 의원들은 동의의 뜻을 표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태흠 의원은 “당의 입장에서 앞으로 교육부의 대응 방안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교육부가 첫 대응을 잘못했으니 (황우여) 장관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진태 의원도 “좌파들과의 투쟁은 허위와 진실의 투쟁”이라면서 “이 모양 이 꼴이 된 교과서를 검인정해 준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국정교과서 반대 세력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헌법적 가치의 문제인데 여론에서 밀린다는 얘기를 들으면 우리가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넌지시 불만을 드러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WHO “베이컨·햄, 담배 수준 1등급 발암물질”

    “베이컨이나 햄 같은 가공육을 하루에 50g씩 먹는다면, 대장암 발병률이 18%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가공육을 1등급 발암물질에 포함시켰다고 BBC가 26일 보도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색 고기도 암 유발 식품으로 분류돼 2A등급을 받았다. 1등급 발암물질엔 대표적으로 담배, 석면, 술 등이 있다. 2A등급 발암물질엔 살충제인 DDT와 야간작업(야근) 등이 포함된다. WHO는 그러나 고기가 부정적인 면과 함께 건강에 유익한 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또 등급이 같다고 햄 샌드위치를 먹는 게 흡연과 똑같이 유해한 일이라는 식의 정량적 판단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ARC가 규정한 가공육에는 보존기간을 늘릴 목적으로 훈제, 염장, 방부제 첨가 등 온갖 과정을 거친 가공육 전체를 포괄한다. 햄과 베이컨 뿐 아니라 살라미 소시지, 핫도그, 햄버거, 하몽 등이 모두 망라됐다. 하지만 미국 축산업계 등은 “가공육이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하게 규명할 수 없음에도 IARC 측이 이론적으로 단순화한 결과를 발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가축용 항생제 광어양식장에 판매

     제주지방경찰청은 소·돼지용 가축용 항생제를 광어양식장 등에 판매한 수산질병관리사 강모(35)씨 등 11명을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강씨 등은 2013년 9월 1일부터 최근까지 수산용 항생제보다 3배나 성분이 강한 가축용 항생제인 ‘세프티오퍼’를 제주지역 광어 양식장 57곳에 2만 1667병(시가 5억 2000만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은 가축용 항생제를 광어에 투약했을 때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밝힐만한 연구결과가 없어 수의사가 아닌 수산관리질병관리사가 가축용 항생제를 광어양식장에 처방·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수의사 고모(42)씨 등 2명은 수의사가 가축용 항생제를 처방해 광어양식장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수산질병관리사 김모(44)씨와 공모, 수산질병관리원에 동물병원을 개원하기도 했다. 또 수산질병관리사 안모(41)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 승인되지 않은 중국산 수산용 항생제 330㎏을 제주지역 홍해삼 양식장 15곳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중국산 수산용 항생제를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한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제주도는 ‘수산물 방역 및 안전성 검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양식 광어에 축산용 항생제 사용을 제한할 방침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올 3월 원윤희(58) 서울시립대 총장이 취임 인사차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대화를 하는 동안 원 총장은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이란 표현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반복했다. 당시 동석했던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겸손이 몸에 밴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이었는데, ‘비즈니스 총장’이 일반적인 요즘 같은 때 이런 분이 총장 역할을 잘 해내실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취임 8개월째를 맞은 현재 그를 만나려면 길게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그 정도로 원 총장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요즘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개교 100주년(2018년)을 맞아 내년에 착공할 시민문화교육관이다. 동문이나 기업들의 기부를 유치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시립대 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서울시립대야말로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이라며 “이는 한 대학평가에서 서울대·카이스트에 이어 국공립 대학 3위에 올랐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입증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를 말할 때 아무래도 ‘반값등록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표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반값이 아니다. 반의반값이다(웃음). 반값등록금 시행으로 우리 인문계열 학과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기존 220만~23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내려갔다. 다른 대학과 비교해 4분의1이다.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이유가 줄었다. 그래서 졸업 요건에 ‘사회봉사 30시간’을 새로 넣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여분의 시간을 주었으니 그걸로 시민들에게 기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이 대학 재정의 건전성에 지장을 주는 건 사실이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줄어든 학교 자체 수입이 180억원 정도다. 이 부분을 서울시가 지원해 주다 보니 의존율도 70%를 넘고 있다. 예산 총액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체 수입이 줄고 의존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학교 이미지가 좋아진 것 실감하나. -당연하다. 이미지 홍보 효과가 컸다. 학부모와 학생 인지도에서 3~4등까지 올라갔다. 발전 가능성이 큰 대학이라는 이미지도 강해졌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부분은 ‘싸다’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이스트나 포스텍 같은 곳은 ‘싸고도 좋은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에 우리는 그냥 등록금은 싸지만 교육의 질은 그저그런 대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의 ACE(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쓸 수 있는 모든 예산을 학생 지원을 위해 사용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대학평가에서도 순위가 많이 올라갔나. -꾸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교육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의 평가에서는 꾸준히 10~15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영국 평가기관에서는 국내 9위, 올해는 7위에 올랐다. 국공립으로는 서울대, 카이스트 다음이다. 평가 지표가 다양한데, 특히 우리 교수진의 연구논문 등의 국제 인용지수가 높다. 다만 세계화 부분에서 다소 점수가 낮다. →그렇다면 세계화가 학교 발전의 화두일 텐데. -우리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대학이 전 세계에 230개 정도 된다. 대표적으로 뉴욕시립대, 수도대학도쿄, 베를린자유대학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3개 대학 중 수도대학도쿄와 많은 교류를 하면서 노하우를 주고받고 있다. 베를린자유대학과도 학생 인적 교류 등 접촉면을 넓혀 가고 있다. 뉴욕과 앙카라 등 서울시의 자매도시도 많다. 서울시를 통해 인턴십으로 학생들을 자매도시들로 보내고 있다. 또 학교와 직접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상호 호혜적으로 학생을 교류하는 것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고민과 비슷한 건데 ‘가난하지만 똑똑한 학생’이 모인 곳이라는 시립대의 전통적 이미지가 세계화에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 돈이 없으면 해외 체류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이 주로 선호하는 전공은 무엇인가. -대부분 골고루 오지만, 주로 우리의 전공 분야인 도시공학과 대도시 문제, 교통, 환경, 에너지, 도시계획, 복지, 인문, 도시인문연구소 등 곳곳에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 물론 외국인 학생들은 영어 수업 개설 여부를 따지는 경향이 강해 국제관계학과나 경영학부 등에 몰리는 편이다. →대학의 특성상 다양한 사회 환원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 같다. -시립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국 유일의 공립 4년제 대학이다.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 시립대의 자랑인 도시과학은 대도시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학문 분야로 서울시의 정책 입안과 결정 과정에 공헌하고 있다. 대학·서울시·서울연구원 등으로 ‘시정연구협의회’를 구성해 공동 연구는 물론 기관 간 교환근무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부터는 은퇴한 분들은 물론 학교 졸업 후에도 나날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평생교육원은 연말에 폐지하는 시민대학을 대체하는 것인가. -그렇다. 기존 시민대학을 확대해 평생대학의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시민대학에서는 컴퓨터, 서울의 문화, 서울학, 지방자치 등 교양교육에 초점을 맞췄지만, 평생교육원에서는 더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학 입장에서 평생교육은 수입을 얻는 수단만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시립대의 책무는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것이고, 또한 서울시민의 자랑이 돼야 하기에 평생교육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학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석학’을 초빙할 여유는 없나. -우리는 외국인 교수를 마음대로 초빙할 수 있는 별도의 제도가 없다. 그래서 서울시에 외국인 교수 모집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다. 각 35개 학부과가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배정을 하려고 한다. 외국인 교원들이 급여 문제를 제일 많이 따질 것 같지만 실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숙사 등 주거 문제인 경우가 많다. 주거에 배려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혜택을 주면 더 많은 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가 성적장학금을 없애겠다고 했다. 시립대는 어떤가. -사실 성적장학금을 줄이는 것의 원조는 우리다(웃음). 발전계획 등을 통해 우리가 먼저 제시했던 것이다. 총장 선거 당시 내 공약이기도 했다. 현재 장학금의 배분이 성적우수, 가계곤란, 경력개발 각각 3분의1 정도씩인데,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성적우수를 줄이고 경력 개발을 늘리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해 좋은 학점 받고, 시험에 합격해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도 중요하지만 폭넓은 사회 참여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더 공헌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동문과 기업의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총장이 나서서 기부를 받기 위해 뛰어야 한다. 기부문화연구소장도 해 봤지만 기부가 활성화되려면 세액공제보다는 소득공제가 좋다. 현행 세액공제 시스템에서는 기부금에 대한 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 유도 대상은 첫째가 동문이고 그다음이 기업인데, 개교 100주년이기 때문에 동문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 줬으면 한다. 사실 동문 가운데 기업인은 적고 공무원 등 월급생활자들이 대다수다. 동문 수도 5만명이 안 된다. 기업들의 기부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부금은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총장 취임 6개월 동안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대학에는 교수, 직원, 학생 등 여러 그룹이 있는데, 모두 이해관계가 다르다. 내부 관리 측면에서 이슈가 상당히 많다. 또 총장의 임무는 대외적으로 자원을 획득하고, 이미지도 높이는 일이다. 학생 개개인의 이슈부터 대학 재정과 관련된 정책 이슈, 학내 노사관계 문제까지 모두 총장에게 올라온다. 물론 담당 처장들이 있지만 우리 학교는 부총장이 없다 보니 안팎의 모든 일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것이 어렵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내년부터 전공 장벽이 없는 자유융합대학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학이 새로운 학문을 학과나 학부 단위로만 받아들이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국사학과 졸업생이 유물 발굴, 유적 탐사 등의 업무에 들어가면 국사도 중요하지만 지리정보시스템(GIS)이나 측량 등 지식도 알아야 한다. 국사학과는 전통적인 인문학인데, GIS는 첨단공학이다. 두 개가 연계돼야 한다. 자유융합대학은 이런 실무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자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역사·GIS, 국제관계·빅데이터, 도시공학·부동산기획, 도시사회·국제도시개발 등이다. →자유융합대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융합을 통해 이뤄지는 대표적인 작업이 창업이다. 우리 학교에 모두 35개 학부, 학과가 있는데.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학부 정원 50명 중 한 명만 창업에 관심이 있으면 이 학생은 외톨이다. 하지만 이런 친구 20명이 모이면 달라질 것이다. 전공이 모두 다르지만 창업과 관련한 실무적인 것들을 공통으로 배우고, 실습지도도 받고, 자기들끼리 아이디어도 교류하게 할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아이템 중 괜찮은 것을 선택하고, 산학협력단을 통해 지원하게 될 것이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정리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원윤희 총장은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서울시립대 교수로 부임한 뒤 정경대학장, 세무대학원장, 기획발전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지냈다.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재정학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계개편위원회 위원, 국세청 지하경제양성화추진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재정 및 세무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 전경련, 한류문화 창업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 나선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한류 문화 창업 아이디어가 구체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서울지역 창업자들의 창업 아이디어 사업화를 지원하고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영 애로를 없애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전경련 경영자문봉사단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있는 한류문화·푸드테크·패션 분야 창업자를 위한 지원 사업에 나선다. 비즈니스 멘토링과 교육, 예비 창업자 아이디어 심사·선발,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는 지난 3월 대기업 임원 출신의 창업·벤처 전문가 30여명을 중심으로 창조경제지원 멘토단을 발족해 창업자들의 창업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멘토단은 창조경제타운과 함께 175개 우수 인큐베이팅 아이디어 보유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집중 멘토링을 실시했다. 2명의 창업자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6개월 챌린지 플랫폼 운영 사업에 선정돼 시제품개발, 특허출원 및 등록,멘토링 등 최대 50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길섶에서] 솔뫼 단상/서동철 수석논설위원

    주말, 당진 솔뫼성지를 찾았다.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성역화한 곳이다. 한옥 생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널찍하게 터를 잡은 주차장에는 버스가 줄지어 들고 났다. 전국 성당의 성지 순례단이 많았지만 신자가 아닌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솔뫼성지에는 김대건 신부의 체취만큼이나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었다. 성지의 입구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상징물이 세워진 것은 물론 생가 앞마당도 그랬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방문 직후 안동 봉정사의 모습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1999년 찾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흔적은 최근에야 조금씩 봉정사에서 지워져 간다. 한국 가톨릭은 척박한 토양에서 기적적으로 고개를 내민 장미꽃과 다름없다. 가톨릭 신앙이 용인되지 않은 나라의 첫 번째 사제인 김대건 신부는 증조할아버지에 이어 순교의 길을 갔다. 그가 바티칸이 공인한 성인의 반열에 오른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김대건 신부보다 살아 있는 교황에 오히려 초점이 맞춰진 듯한 솔뫼성지의 모습은 낯설었다. 가톨릭을 너무 모르는 탓인가….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이슈&이슈] 대구지하철공사 3호선 개통 이후 자구책 마련 나서

    [이슈&이슈] 대구지하철공사 3호선 개통 이후 자구책 마련 나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이 지난 23일로 개통 6개월을 맞았다. 대구는 3호선 개통으로 전 지역 1시간 생활권이 되는 등 대중교통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통 151일째인 지난 9월 20일 이용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대구시민 1인당 평균 4회를 이용한 셈이다. 개통 초기 하루 평균 8만명에서 7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6만명으로 줄었다가 최근에는 7만명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3호선 환승객은 하루 평균 4700여명이며 개통 초기보다 17%가량 늘었다. 개통 초기 일부 부품 고장에 따른 지연 운행으로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발 빠른 시설 개선 및 보완으로 지난 7월 8일 이후 단 한 건의 운행 장애도 발생하지 않았다. 도시철도 3호선은 경제효과도 다양하게 내고 있다. 구도심 낙후 지역인 칠곡, 범물은 3호선 개통 이후 개발에 속도가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3호선 역과 가까운 서문시장과 대구백화점은 대구 전 지역의 신규 고객이 꾸준히 늘면서 매출이 10~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7일 광주시의원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직원들이 대구를 방문하는 등 타 지자체들의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대한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모노레일이 지상 14m 높이에서 운행해 환승 불편을 우려한 시민들이 이용을 기피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며 “그러나 승객이 꾸준히 늘면서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3호선 개통이 긍정적인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연간 150억원 적자라는 골칫덩어리가 상존하고 있다. 승객 수가 2011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상한 하루 15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도시철도 1·2호선의 경우도 인구 감소, 노령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가 가중돼 대구도시철도 전체 적자는 연간 1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했다. 먼저 인력 운용을 효율화하기로 했다. 도시철도 1호선 서편 연장과 2017년까지 설치 완료되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유지·관리에 193명의 인력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더이상 충원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 인력에서 109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노조도 이 같은 계획에 동의했다. 신규 채용도 84명으로 최소화하기로 했다. 부족한 일손은 10년 이상 숙련된 인력을 재배치함으로써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자구책은 부대수익 창출 및 경상경비 절감이다. 이는 신규 수요 창출을 통해 수익을 증대하고 부대사업 수익을 다각화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마무리된 1역 1특성화 사업을 통해 시민은 물론이고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도시철도로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또 내년에 신설되는 야구장(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역세권 개발과 연계한 광고 유치 및 임대 사업 확충을 통해 6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로 했다. 열차 대여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1개 편성(3량)을 ‘통째로’ 빌려주거나 어린이 승객을 위해 만화 주인공으로 꾸민 차량을 운행한다. 남녀 미팅과 문화탐방, 프러포즈 등의 이벤트 열차 운영도 추진한다. 여기에 업무추진비, 사무관리비 등 경상경비를 10~20% 절감하고 연차휴가 사용 확대 추진, 불요불급한 행사 지양, 역사 조명설비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교체 등으로 연간 6억원 정도를 절감하기로 했다. 무임승차분의 손실을 해소해 적자를 축소하는 방안을 또 하나의 자구책으로 강구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무료 이용이 적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도시철도의 경우 무료 이용승객이 일일 8만 5000명, 연간 3100만명으로 이로 인한 손실액은 한 해 342억원에 이른다. 연간 수송수입 913억원의 37%에 해당하는 수치다. 따라서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무임승차 손실분 지원 법제화를 정부에 건의하고 국회 등에도 지원 방안 검토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원이 이뤄질 경우 연간 340억원 정도의 적자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요금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는 2011년 이후 운임을 동결했다. 이로 인해 1인당 운송원가가 2153원이지만 수송 인원 대비 1인당 운임수입은 31.7%인 682원에 그치고 있다. 수도권은 지난 6월 1250원(거리비례제 적용), 부산은 2013년 1200원(이동구간제 적용), 대전은 7월 1250원(이동구간제 적용) 등으로 운임을 인상했다고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설명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운임을 100원 올리면 운수수입이 100억원 늘어 전체 운영 적자의 10%를 보전할 수 있다”며 대구시·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운임 인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균일제인 현재 운임제도를 이동구간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지난 9월 21일 임금단체협상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복수노조인데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세대 간 상생고용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또 역무 분야 근무 형태 개선과 인력 채용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도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은 “승객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고강도 자구책으로 적자 축소에도 나서고 있다. 요금 인상은 타 시·도와의 형평성과 공공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검토하는 만큼 시민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3일 개통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전국 최초로 지상 평균 11m 높이에 건설한 모노레일이다. 대구 북구 동호동∼대구 수성구 범물동 구간 23.95㎞를 49분에 주파한다. 2006년에 착공해 9년여 동안 1조 4913억원이 투입됐다. 정거장 30곳과 차량기지 2곳이 있으며 교각은 692개가 세워져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당신도 마음이 아팠군요

    당신도 마음이 아팠군요

    상상병 환자들/브라이언 딜런 지음/이문희 옮김/작가정신/380쪽/1만 8000원 2009년 약물 과용 심장마비로 사망한 대중가수 마이클 잭슨은 평생 과도한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심한 여드름, 아버지를 닮은 ‘왕코’, 유난히 검은 피부…. 그 치부(?)를 대중에게 감추려는 회피의 몸부림에 온갖 잡담이 쏟아졌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 무성한 소문과 잡담 이면에 숨은 그의 개인적 고통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그 고통은 의학적 용어로 말하자면 ‘심기증’에 해당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건강염려증’이다. ‘뒷받침할 만한 의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몸에 질환이 있다고 의심하거나 더 심한 경우 의심이 반복되면서 행동양식으로 굳어지고 멈추라는 무수한 암시 따위에 아랑곳없이 같은 생동과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 이렇게 정의되는 심기증은 모든 시대에 걸쳐 존재했다고 한다. 18세기에는 근대적 사치의 과잉에서 비롯됐고, 21세기 들어서는 과도한 여가와 의학 지식, 혹은 사이비 지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기인한다고 여겨지기 일쑤이다. ‘상상병 환자들’은 예술문화 계간지 ‘캐비닛’ 영국지부 편집장이 심기증을 앓았던 유명한 위인들을 들춰 흥미롭다. 제임스 보즈웰, 샬럿 브론테, 찰스 다윈,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앨리스 제임스, 다니엘 파울 슈레버, 마르셀 프루스트, 글렌 굴드, 앤디 워홀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가운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몇몇 인물을 한번 들여다보자. ‘제인 에어’의 작가 샬럿 브론테는 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만성통증과 불안에 시달린 신경병 환자였고,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사람들과 어울리길 꺼려 고독한 시간을 간절히 원한 소화불량증 환자였다. ‘백의의 천사’로 널리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자신을 ‘병사들의 어머니’로 여긴 지독한 일 중독자였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미국 작가 앨리스 제임스는 질병마저 예술작업의 일부라 믿었던 감각과민증 환자였고, 프로이트가 논문 제목으로 이용했다는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저자 다니엘 파울 슈레버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나르시시스트로 성기와 털이 사라지는 망상에 빠졌다고 한다. 이 밖에도 책에는 이른바 이름난 상상병 환자들의 이야기들이 소상하게 풀어진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약초 연기 자욱하고 빛이 들지 않는 집필실에 스스로를 가둔 천식 환자였으며,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타인과의 신체접촉을 극도로 싫어해 손가락을 다칠까 봐 악수까지 거부하는 강박증 환자였다. 또 팝 아트 선구자 앤디 워홀은 여드름투성이에 딸기코인 얼굴과 왜소한 몸을 부끄러워한 외모 콤플렉스 탓에 미용 시술에 극도로 의존했다. 책은 주로 작가나 예술가, 혹은 많은 글을 남긴 저자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심기병을 앓는 사례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그리고 그 상상병의 환자들은 군주며 정치인, 재계 거물 등에도 폭넓게 포진했을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이들이 앓고 있을 마음의 병이라는 것이다. 책의 특징은 그 마음의 병이 어떻게 유래했는지를 밝히는 데 있지 않다. “심기증의 역사는 더 확실하고 친숙한 의학사의 엑스레이 사진이다. 그 사진은 몸에 대한 우리의 희망과 두려움의 숨은 구조를 드러낸다.” 그 말처럼 마음의 병이 어떻게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독자들이 파악하게 만들고 있다. 종전 고통과 불안, 질병을 위인들의 위업을 돋보이게 하는 부속물로 여긴 것과 달리 상상병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관점의 역전’이 돋보인다. 그러면 그 심기병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유명인사의 유명한 명구로 답을 대신한다. “건강은 없다. 우리는 기껏 중립 상태를 누릴 뿐이라고 의사는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결코 건강하지 않으며 건강할 수도 없음을 아는 것보다 더 나쁜 병이 있을까”(존 던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이 세상에서 내 생각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내 몸이다”(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 ‘잠언집’) 옮긴이의 말은 조금 더 구체적이다. “어머니의 자궁에서부터 시작되고 주입되는 진단과 검사와 처방과 의심과 불안과 공포가 내면화되고 일상화된 세계에서 우리의 불안을 가장 기뻐할 이들은 누구일까.”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日, 위안부 강제 동원은 전쟁범죄라는 사실 인정해야”

    “日, 위안부 강제 동원은 전쟁범죄라는 사실 인정해야”

    “인권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나라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인종차별부터 혐오 발언, 성폭력의 문제를 보세요. 인권은 우리 주위의 문제입니다.” 23일 서울대 강연에 나선 나비 필라이 전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여전히 변화를 꿈꿨다. 일생을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일에 바친 그녀는 스스로 먼 길을 헤쳐 나왔다고 고백하면서도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헌신을 예고했다. “간혹 인권은 주권을 가진 국가에 의해서만 보장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더 나은 사회를 상상하는 사람이 있을 때 국가도 움직이지 않을까요. 문제가 있다면 뭐가 문제인지 우리 모두 말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2008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명을 받은 뒤 6년 동안 유엔인권최고대표 자리를 지켰던 필라이 전 대표는 임기 동안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임무를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엔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파고들어 북한 인권조사위원회를 설치한 뒤 인권보고서를 펴낸 것도 그녀의 작품이었다. “인권 활동이 신뢰를 쌓으려면 진실에 대한 헌신, 이중 잣대에 대한 무관용이 핵심입니다.” 필라이 전 대표는 평소 가졌던 인권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풀어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온 인도인 부모 사이에서 그녀는 1995년 당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임명으로 첫 유색인 최고법원 판사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남아공에 ‘아파르트헤이트’라 불리는 지독한 인종주의가 남아 있던 시절에 일어난 파격적인 일이었다. 평소 한국의 인권 상황에 관심을 쏟았다는 필라이 전 대표는 이날도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 갔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찾았다는 그녀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47명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은 위안부 강제 동원이 전쟁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나라 인권 문제 중 하나인 ‘병역거부’ 사례를 언급하며 “국가는 무기를 들지 않겠다고 하는 의사를 존중하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입장을 밝혔다. 22일 세계지식포럼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녀는 23일 강연을 끝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청와대 5자 회동] 朴 “자랑스런 역사교과서 필요” 文 “경제 어려운데 왜 매달리나”

    [청와대 5자 회동] 朴 “자랑스런 역사교과서 필요” 文 “경제 어려운데 왜 매달리나”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은 냉랭했다. 특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서 현격한 견해 차를 드러내며 충돌했다. 먼저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됐다며 안타까움을 표명한 뒤 “국민 통합을 위해 올바르고 자랑스런 역사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왜 대통령이 국정화에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정교과서는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제 그런 주장은 그만하라. 지금까지 많이 참아왔다”며 강하게 받아쳤다. 이 바람에 30여분간 격론이 벌어졌다고 회담 후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다음 의제인 경제활성화 법안에서도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17년 만에 이뤄진 노사정 대타협인 만큼 노동개혁 5개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 통과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역시 “박 대통령이 짧은 임기 중 경제 한번 살려보겠다고 법안 몇 개 (처리)해 달라는데 어떻게 34개월 동안 발목을 잡으면서 안 해줄 수 있느냐.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노동개혁 5개 법안 중 노사정 대타협을 위반한 게 2가지이고, 비정규직 관련법도 기간제 근로자 관련 실업급여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문 대표는 김 대표와 청와대가 한때 오해를 빚었다가 일단락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얘기를 꺼내며 “여야 대표가 합의한 것을 대통령이 압력 넣어서 무산시켜서야 되겠느냐. 삼권 분립 위배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김 대표는 “발표문을 확인해 보라. 그런 지적은 틀렸다”고 발끈했다. 문 대표가 다시 “나는 합의했다”고 하자 김 대표는 “발표문을 다시 읽어 보라”고 맞받았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KFX 전투기 도입 사업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의 문책을 요구했다. 회담 후 여야는 상대방을 비난하느라 바빴다. 문 대표는 기자들에게 “일치되는 부분이 안타깝게도 하나도 없었다”며 “딱 하나된 부분이 있었다면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원론”이었다고 냉소했다. 다만 문 대표는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거나 예산심사를 거부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절벽을 마주한 것 같다”는 문 대표의 소감에 대해 김 대표도 “비슷한 심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이런 대화라도 해야지…”라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게시판] 문화재청, 교육부, 국제교류재단, 서울남산국악당, 코리아텍, 한국태권도학회, 서울시뮤지컬단

    [게시판] 문화재청, 교육부, 국제교류재단, 서울남산국악당, 코리아텍, 한국태권도학회, 서울시뮤지컬단

    ●문화재청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 먹인 ‘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丹山烏玉) 명 고려 먹’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문방사우의 하나로 우리나라 기록문화 발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먹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 보물로 지정 예고됐던 이 먹은 1998년 청주 명암동 동부우회도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나온 고려시대 목관묘에서 발견됐다. 세상에 드러났을 당시 무덤 주인의 머리맡 부근 철제가위 위에 조각난 채 놓여 있었으며, ‘오’(烏)자 아래는 ‘옥’(玉)자로 추정되는 ‘일’(一)자만 남아 있었다. ●교육부는 이달부터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기업가체험’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가상창업 체험을 신청한 시범 운영학교는 중학교 120곳, 일반고 54곳, 특성화고 33곳, 마이스터고 3곳 등 210개교다. 학생 2만 6000여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청소년 기업가체험 프로그램은 국정과제인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 지원’과 교육개혁 과제의 하나인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위해 개발됐다. ●청년 대표단 111명이 중국 대륙을 누비며 중국의 역사와 사상을 배우는 여정에 나선다.외교 전문 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7박 8일 동안 중국 주요 유적지로 청년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23일 밝혔다. KF는 한·중 청소년 교류를 넓히고자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손잡고 2009년부터 양국 청년 대표단을 번갈아 파견하고 있다. 이번 여정에서는 사전 공모를 통해 선발된 청년 111명이 중국 곳곳을 돌며 주요 유적지, 산업 시설, 교육 기관 등을 견학한다.●’장구 명인’ 고(故) 이성진(1946-1995) 선생 20주기를 맞아 오는 31일 오후 7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이성진 선생은 1946년 일본 도쿄 아사쿠사에서 태어나 4세부터 아버지 이수덕에게서 장구와 피리를 익혔다. 이후 김창옥에게서 꽹과리를, 김재옥에게서 설장구를, 김철옥에게서 소리와 현악기를 배웠다. 5세에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그는 장구뿐 아니라 피리, 태평소, 가야금 등에도 능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생강 명인과 이성진 선생의 차남 이성준의 대금 산조 협연, ‘진유림 우리춤 연구회’의 살풀이춤, 비나리의 대가이자 사물놀이의 창시자인 이광수 명인의 모둠 판굿 등이 이어진다. 관람은 무료. 010-5260-8584.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학교)이 오는 11월27∼28일 열릴 2015년 하반기 코리아텍 고교생 과학캠프에 참가할 고교생 200명을 모집한다. 올해로 10회째인 고교생 과학캠프는 다양한 실험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잠재적인 공학인재를 조기 발굴하고, 적성과 진로에 맞는 학과를 탐색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첫날은 7개 학부·과별로 ▲ 태양전지를 이용한 자동차 키트 제작 및 체험(기계공학) ▲ 로봇을 이용한 메카트로닉스 체험(메카트로닉스공학) ▲ LED 제어 실습(전기전자통신공학) ▲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나의 미래(컴퓨터공학) ▲ 목재를 이용한 건축 3D 입체 조명(건축공학)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태권도를 공부하는 젊은 학생들이 중심이 된 한국태권도학회(KSTKD)가 오는 24일 오후 2시 한국체대 합동강의실에서 출범식 및 첫 학술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한국태권도학회는 태권도를 독자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태권도에 관한 지식을 보다 체계적으로 갖추고자 만들어졌다. 학문적 고찰을 통해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태권도를 공부하는 젊은 석·박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회를 출범하게 됐다.●광복 70주년을 맞아 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담은 창작 뮤지컬 ‘서울 1983’이 이산가족 초청 공연을 연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하지 못했거나 짧은 만남으로 아쉬움이 남은 이산가족의 마음을 달래고자 오는11월11일 오후 3시 공연에 이산가족 500여명을 초청한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기념해 26일부터 선착순으로 100명에게 VIP석을 5만원, R석을 3만원에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 1983’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1983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에서 모티브를 얻어 출발한 작품이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새 책] 다윈-워홀-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병은?-상상병 환자들

    [새 책] 다윈-워홀-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병은?-상상병 환자들

      상상병 환자들, 브라이언 딜런 지음/이문희 옮김/작가정신/380쪽/1만 8000원    2009년 약물과용 심장마비로 사망한 대중가수 마이클 잭슨은 평생 과도한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심한 여드름, 아버지를 닮은 ‘왕코’, 유난히 검은 피부…. 그 치부(?)를 대중에게 감추려는 회피의 몸부림에 온갖 잡담이 쏟아졌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 무성한 소문과 잡담 이면에 숨은 그의 개인적 고통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그 고통은 의학적 용어로 말하자면 ‘심기증’에 해당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건강염려증’이다. ‘뒷받침할 만한 의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몸에 질환이 있다고 의심하거나 더 심한 경우 의심이 반복되면서 행동양식으로 굳어지고 멈추라는 무수한 암시 따위에 아랑곳없이 같은 생동과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 이렇게 정의되는 심기증은 모든 시대에 걸쳐 존재했다고 한다. 18세기에는 근대적 사치의 과잉에서 비롯됐고, 21세기 들어서는 과도한 여가와 의학 지식, 혹은 사이비 지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기인한다고 여겨지기 일쑤이다.  ‘상상병 환자들’은 예술문화 계간지 ‘캐비닛’ 영국지부 편집장이 심기증을 앓았던 유명한 위인들을 들춰 흥미롭다. 제임스 보즈웰, 샬럿 브론테, 찰스 다윈,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앨리스 제임스, 다니엘 파울 슈레버, 마르셀 프루스트, 글렌 굴드, 앤디 워홀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가운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몇몇 인물을 한번 들여다보자. ‘제인 에어’의 작가 샬럿 브론테는 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만성통증과 불안에 시달린 신경병 환자였고,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사람들과 어울리길 꺼려 고독한 시간을 간절히 원한 소화불량증 환자였다. ‘백의의 천사’로 널리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자신을 ‘병사들의 어머니’로 여긴 지독한 일 중독자였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미국 작가 앨리스 제임스는 질병마저 예술작업의 일부라 믿었던 감각과민증 환자였고, 프로이트가 논문 제목으로 이용했다는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저자 다니엘 파울 슈레버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나르시시스트로 성기와 털이 사라지는 망상에 빠졌다고 한다.  이밖에도 책에는 이른바 이름난 상상병 환자들의 이야기들이 소상하게 풀어진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약초 연기 자욱하고 빛이 들지 않는 집필실에 스스로를 가둔 천식 환자였으며,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타인과의 신체접촉을 극도로 싫어해 손가락을 다칠까 봐 악수까지 거부하는 강박증 환자였다. 또 팝 아트 선구자 앤디 워홀은 여드름투성이에 딸기코인 얼굴과 왜소한 몸을 부끄러워한 외모 콤플렉스 탓에 미용 시술에 극도로 의존했다.  책은 주로 작가나 예술가, 혹은 많은 글을 남긴 저자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심기병을 앓는 사례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그리고 그 상상병의 환자들은 군주며 정치인, 재계 거물 등에도 폭넓게 포진했을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이들이 앓고 있을 마음의 병이라는 것이다.  책의 특징은 그 마음의 병이 어떻게 유래했는지를 밝히는 데 있지 않다. “심기증의 역사는 더 확실하고 친숙한 의학사의 엑스레이 사진이다. 그 사진은 몸에 대한 우리의 희망과 두려움의 숨은 구조를 드러낸다.” 그 말처럼 마음의 병이 어떻게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독자들이 파악하게 만들고 있다. 종전 고통과 불안, 질병을 위인들의 위업을 돋보이게 하는 부속물로 여긴 것과 달리 상상병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관점의 역전’이 돋보인다.  그러면 그 심기병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유명인사의 유명한 명구로 답을 대신한다. “건강은 없다. 우리는 기껏 중립 상태를 누릴 뿐이라고 의사는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결코 건강하지 않으며 건강할 수도 없음을 아는 것보다 더 나쁜 병이 있을까”(존 던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이 세상에서 내 생각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내 몸이다”(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 ‘잠언집’) 옮긴이의 말은 조금 더 구체적이다. “어머니의 자궁에서부터 시작되고 주입되는 진단과 검사와 처방과 의심과 불안과 공포가 내면화되고 일상화된 세계에서 우리의 불안을 가장 기뻐할 이들은 누구일까.”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경마공원 ·항공 MRO센터… 촌티 벗겨낸 ‘행정 불도저’

    [자치단체장 25시] 경마공원 ·항공 MRO센터… 촌티 벗겨낸 ‘행정 불도저’

    경북 영천시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민선 시장들이 잇따라 선거법 위반과 뇌물 등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시정이 표류하고 미래 사업을 찾지 못해 암울했던 시기를 탈피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중단 없는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연이은 재·보궐선거와 시장 부재 등으로 사분오열됐던 지역 민심도 하나로 뭉쳐졌다. 대반전이다. 변화의 중심에 외교관 출신의 영천 첫 3선 단체장인 김영석(64) 시장이 있다. 지난 16일 김 시장과 온종일 함께했다. 김 시장은 2007년 12월 재선거에서 당선된 뒤 줄곧 지역 발전을 이끌고 있다. 신성장 산업인 말(馬)산업과 항공산업을 선점해 주도권을 확고히 한 게 대표적인 예다. 영천 첨단부품소재사업지구(147만㎡) 및 영천 하이테크파크지구(140만㎡) 조성 사업도 그의 작품이다. 제대로 된 산업단지 하나 없던 도시에 국내 유망 기업은 물론 외국인 기업들이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시의 예산 규모도 6000억원대로 덩치를 3배로 불렸다. 시민들 사이에서 ‘불도저’로 통하는 이유다. 이런 노력 덕에 영천은 농업 및 군사도시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형 첨단복합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16일 오전 7시 40분 집무실에 도착해 조간신문 스크랩을 훑고 동향을 파악한 뒤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이날 개막하는 ‘영천 한약축제’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감사의 인사를 하는데, 사실 이들은 소문난 ‘찰떡궁합’이다. 결재를 하고 오전 8시 20분에는 시장실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국장 및 실·과·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김 시장은 “한약축제와 금호강 둔치에서 개최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의 달’ 기념행사가 성공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회의를 마친 그는 대형 국책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금호읍 성천리 ‘렛츠런파크 영천’(영천 경마공원) 사업장으로 향했다. 공기업인 한국마사회가 영천 경마공원 조성을 위해 이달 중 국제설계 공모를 앞둔 가운데 시의 건의 사항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서다. 20여분 뒤 현장에 도착한 그는 “영천 경마공원은 가족 단위 휴양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마를 보고 쇼핑 및 다양한 휴양도 즐기는 곳이 돼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2009년 12월 경마공원 유치를 진두지휘해 사업을 따낸 김 시장은 기자에게 이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처럼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자랑했다. 마사회는 2018년까지 이 일대 부지 147만 4000여㎡에 총 3657억원을 투입해 경마시설은 물론 테마파크를 건립할 예정이다. “경마공원이 운영되면 연간 3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등 전국 최대 명소가 되고 20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 신규 일자리 창출, 관련 사업 연계 발전 등 지역 전반에 엄청난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금호읍 황정리 화랑설화마을(사업비 572억원) 조성 현장, 시내 교촌동·창구동 일원에 건설 중인 전투메모리얼파크(304억원)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공사 추진 현황 등도 점검했다. 전투메모리얼파크에는 국내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서바이벌체험장이 조성되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제10차 포은 정몽주 전국학술대회’에 참석했을 때가 오전 11시다. 300여명의 참석자와 일일이 인사를 나눈 김 시장은 “정몽주 위패를 모신 임고서원을 충절과 충효의 상징적 장소로 육성시켜 나가겠다”는 다짐으로 큰 박수를 이끌었다. 고려 말 충신인 정몽주는 1337년 영천 울목마을(현 임고면 우항리)에서 태어났다. 점심은 시내 음식점이었다. 오늘은 한약축제 참가차 방문한 영천향우회 전국연합회 이사회 임원들과 함께였다. 오후 일정은 영천 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입주한 일본 기업인 ㈜다이셀 방문으로 시작했다. 오후 1시쯤이었다. 이 회사는 영천에 투자한 제1호 외국인 기업이다. 김 시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회사 현관까지 마중 나온 다쓰카와 신지 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추가 투자하겠다”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김 시장은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음 방문지는 녹전동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370억원)와 바이오메디컬생산기술센터(319억원) 현장이었다. 국책 사업으로, 내년 4월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우종(47) 바이오메디컬센터장의 현황 보고가 끝나자 김 시장은 센터 준공 시기에 맞춰 국내외 의료기기 및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박람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바로 옆에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방위산업 부문에선 아시아 최초로 투자해 지난 1월 완공한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가 자리잡았다. 보잉은 이 MRO센터를 아시아·태평양의 항공전자 MRO 허브로 육성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이 일대 부지 33만 3000㎡에 ‘에어로 테크노밸리’(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조성한다는 미래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이후 관용차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임고면의 포은 생가 중창 현장과 고경면에 도내 최초로 건립 중인 기숙형 공립중학교 현장, 시내 전국예술인대회 행사장 방문 등 예정된 일정을 일사천리로 소화하며 일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살펴봤다. 오후 6시 무렵 영천역 광장에 도착했다. 지역 최대 축제인 한약축제 개막식 행사에 참석했다. 축제준비위원장의 개막 선포에 이어 무대에 오른 김 시장은 ‘올해의 자랑스러운 영천시민상’을 수여하고서 2시간 남짓 축제를 즐겼다. 일정은 저녁 8시 30분쯤 끝났다. 오전 6시 시내 우로지공원에서 시민과 함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 뒤 14시간여 만의 퇴근이다. 글 사진 영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8選 라이언 美공화 ‘구원등판’… 124년 만에 40대 의장 나오나

    8選 라이언 美공화 ‘구원등판’… 124년 만에 40대 의장 나오나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 자리에 40대의 8선 의원이 구원등판하게 됐다. 다음달부터 공석 위기에 처한 하원의장직에 공화당 지도부의 끈질긴 ‘러브콜’을 받던 폴 라이언(45) 의원이 단독 추대를 조건으로 의장직을 수락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원의장은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다음이지만 의회 권력을 주도하는 막강한 자리다. 라이언 의원은 “공화당이나 국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조국을 위해 결정을 내렸다”고 수락 배경을 밝혔다. 공화당은 지난달 25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이달 말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후임자 선정에 진통을 겪었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벵가지 특위’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고 실언하면서 하차했다. 이후 제이슨 샤페츠(유타), 대니얼 웹스터(플로리다) 의원 등이 도전했지만 공화당 강경 우파 모임 ‘프리덤코커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라이언 의원의 결정에 대해 공화당은 반색했다. 프리덤코커스뿐만 아니라 온건파 의원 대다수도 흡족해하는 분위기라고 WP는 전했다. 앞서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의원 63%가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하원의장에 오르면 1891년 찰스 프레더릭 크리스프(당시 46세) 하원의장 이후 124년 만에 40대 의장이 탄생한다. 10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하고 캐나다 총리에 오른 쥐스탱 트뤼도(43) 자유당 대표와 함께 북미 정치권에 젊은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밋 롬니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출마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1년부터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013년 연방정부 셧다운(부분업무정지) 사태 당시 예산안 합의를 이끌어냈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검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보수적인 위스콘신주 토박이다. 대학 졸업 후 밥 카스텐(위스콘신) 연방 상원의원의 인턴으로 일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1998년 위스콘신주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후 내리 8선을 했다. 그의 별명은 ‘패밀리 가이’다. 하원의장직을 수락하면서도 “가족과의 시간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아무리 바빠도 주말마다 위스콘신주 제인즈빌에 있는 집으로 내려가 아내, 세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컬투쇼’ 버즈, 민경훈 “마지막엔 내가 우승”…슬럼프 고백 “대인기피증” 왜?

    ‘컬투쇼’ 버즈, 민경훈 “마지막엔 내가 우승”…슬럼프 고백 “대인기피증” 왜?

    ’컬투쇼’ 버즈, 민경훈 “마지막엔 내가 우승”…슬럼프 고백 “대인기피증” 왜? 컬투쇼 버즈 ’컬투쇼’ 버즈가 화제인 가운데 민경훈이 최근 ‘히든싱어4’에서 탈락한 심경을 밝혔다. 버즈는 22일 오후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게스트로 출연해 JTBC ‘히든싱어4’ 탈락 심경을 전했다. 민경훈은 “저는 제가 우승할 줄 알았는데 막상 겨뤄보니까 잘하더라”면서 “3라운드에서 떨어졌지만 그래도 마지막은 제가 우승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히든싱어4’에서 민경훈은 솔로활동 당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폭식 등에 시달렸던 슬럼프를 겪었던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민경훈은 “버즈 활동을 하면서 정말 좋았던 적은 많이 없었다. 그건 멤버들도 마찬가지”라면서 “하고 싶은 음악보다는 해야 하는 음악을 해야 했다. 특정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게 싫었다”라고 버즈 해체 이유를 밝혔다.그러면서 “전 소속사의 권유로 다시 솔로 앨범을 내게 됐다. 혼자 하는 게 처음이었는데, 항상 내가 왼쪽을 보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렇게 (멤버들이) 있어야 되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혼자 남아있는 거다. 이겨내지 못했다. 우선 집 밖을 나가지 않았고, 살도 많이 쪘다”고 회상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컬투쇼’ 버즈, 민경훈 “솔로활동 때 우울증·폭식 등 슬럼프” 대체 왜?

    ‘컬투쇼’ 버즈, 민경훈 “솔로활동 때 우울증·폭식 등 슬럼프” 대체 왜?

    ‘컬투쇼’ 버즈, 민경훈 “솔로활동 때 우울증·폭식 등 슬럼프” 대체 왜?컬투쇼 버즈 ’컬투쇼’ 버즈가 화제인 가운데 민경훈이 최근 ‘히든싱어4’에서 탈락한 심경을 밝혔다. 버즈는 22일 오후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게스트로 출연해 JTBC ‘히든싱어4’ 탈락 심경을 전했다. 민경훈은 “저는 제가 우승할 줄 알았는데 막상 겨뤄보니까 잘하더라”면서 “3라운드에서 떨어졌지만 그래도 마지막은 제가 우승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히든싱어4’에서 민경훈은 솔로활동 당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폭식 등에 시달렸던 슬럼프를 겪었던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민경훈은 “버즈 활동을 하면서 정말 좋았던 적은 많이 없었다. 그건 멤버들도 마찬가지”라면서 “하고 싶은 음악보다는 해야 하는 음악을 해야 했다. 특정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게 싫었다”라고 버즈 해체 이유를 밝혔다.그러면서 “전 소속사의 권유로 다시 솔로 앨범을 내게 됐다. 혼자 하는 게 처음이었는데, 항상 내가 왼쪽을 보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렇게 (멤버들이) 있어야 되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혼자 남아있는 거다. 이겨내지 못했다. 우선 집 밖을 나가지 않았고, 살도 많이 쪘다”고 회상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30) ‘도긴개긴’ 韓·日 육아 환경…초저출산국 이유있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30) ‘도긴개긴’ 韓·日 육아 환경…초저출산국 이유있었다

    해외에서 ‘독박육아’를 하고 있는 사촌 언니들 덕분에 다른 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떤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다. 그 중 일본에 사는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일본의 육아 환경이 우리와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나가노현에 사는 언니 김경은(40)은 2006년 일본인 형부와 결혼해 2008년 남자 아이 한 명을 낳아 키우고 있다. “바깥 일은 남자가 하고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책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는 형부와 살다 보니 진정한 ‘독박육아’를 했다고 토로한다. 나와 언니의 경험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보육환경을 비교해 본다. -일본: 일본도 요즘 한국처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아이를 키우는 데 정부의 지원도 부족한 편이고 경제적인 이유와 이혼율이 높아지는 이유 등으로 아이를 많이 낳고 있지 않다. (일본은 저출산 관련 대책 부서까지 마련했다. 지난 7일 아베 신조 총리는 ‘1억 총활약담당상’에 측근을 앉혔다. ‘1억 총활약담당상’은 50년 뒤에도 1억 인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현재 1.4%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1.8%로 끌어올리는 특명을 가진 장관이다.)-한국: 한국에서도 오랜 사회 문제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1명이었다. 갈수록 직장을 잡기 어렵고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과 출산이 미뤄지고 있다. 나는 아이를 낳았지만 둘째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일본의 보육정책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주로 아이를 집에서 키울 경우 양육수당을 매달 20만원씩 받고,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어린이집 비용(0세의 경우 40만 6000원)을 지원받는다. 나는 직장을 다니니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총 1년 3개월 동안 휴직했다. 출산휴가 3개월 중 두 달은 회사에서 기본급을 받았고, 육아휴직 기간 중 6개월은 기본급의 70%를 노동부에서 받았다. 하지만 돈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아이를 맡기고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일본: 여기서는 정해진 출산휴가는 6~8주 정도에 불과하다. 육아휴직은 회사마다 정책이 다르다. 1~2년까지 가능하고, 휴직 급여도 회사마다 지급방법이 다르지만 매달 지급되는 방식이 아니라 대부분 복직한 뒤에 일부를 환급받거나 무급휴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본 엄마들은 몇 개월 되지도 않는 어린 아기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러 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출산을 하면 지역별로 출산축하금을 주는데, 우리 동네의 경우 첫째가 5만엔, 둘째는 10만엔, 셋째는 15만엔이고 넷째 이상은 20만엔을 지급받는다. 또 출산 일시금으로 정부에서 42만엔 정도를 받는데 분만 자체가 보험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비로 전액 충당한다. 때문에 일부 한국인 부부들은 한국에 가서 출산을 한 뒤 일본에서 출산일시금을 받아 생활비로 충당하기도 한다.정부에서 지급되는 육아수당은 아이 한 명당 월 1만엔이다. 2월, 6월, 10월에 4개월치를 한꺼번에 받는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비용은 첫째 아이는 전액을 다 내야 하고 둘째부터는 할인을 받는다. 각 도시별로 부모 수입에 따라 원비 지원금이 1년에 한 번 나온다. -한국: 아이가 아프거나 기본적인 건강검진, 예방접종은 어떻게 하나. 한국은 필수 예방접종과 영유아 건강검진을 정해진 시기에 무료로 받는다. 나머지는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는다. -일본: 지역별로 정해진 병원에서 필수 전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은 무료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시청 가정복지후생과에서 받는다. 의료비는 기본적으로 의무교육대상(중학생)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우리 동네의 경우 만 18세까지 무료다. 일단 병원이나 약국에서 의료비를 지출한 뒤 육아수당을 받는 통장으로 환불받는 방식이다. -한국: 나는 아기를 낳고 아는 것이 없는 데다 육아정보를 얻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정보는 따로 책을 사 읽었고 보건소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육아정보는 주로 인터넷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서 다른 엄마들의 경험을 통해 접했다.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서 의사선생님들에게 가끔 물어보지만, 주로 아픈 증상과 관련된 것으로 제한됐다. -일본: 각 지역에서 무료로 육아상담을 받을 수 있고 또래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은 개인주의가 강한 곳이라 ‘내 아이는 내가, 나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육아로 고민하는 엄마들도 많지만 별로 내색하지 않는다. 가까운 친구에게라도 고민을 잘 나누지 않는다. 주로 시청 상담사나 어린이집 선생님 등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편이다. 친한 친구가 잘못된 방식으로 육아를 하고 있더라도 간섭하거나 조언하지도 않는다.-한국: 육아에 대한 어려운 점이나 스트레스를 또래 엄마들과 나누는 것이 정말 큰 도움과 위로가 되었는데 가까운 사이라도 고민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하니 놀랍다.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며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인가.-일본: 누군가의 도움이다. 특히 아이를 맡길 곳이 아무 데도 없었다. 친정은 한국에 있고 시어머니는 연세도 많으신데다 멀리 떨어져 계신다. 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아이가 유치원을 마치는 시간 전에 퇴근을 해야하고 공휴일이나 주말에도 무조건 쉬어야 한다. 그런데 정규직으로 그런 일자리를 갖기가 어려웠다.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 있지만 내가 사는 지역은 베이비시터를 거의 볼 수 없다. 친구나 지인의 집에 맡기는 것도 한 두번이지, 일본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 불가능하다. 특히 몸이 아플 때에는 혼자 아이를 돌보며 내 몸을 추스려야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힘들었다. -한국: 남편의 역할은 어떤가. -일본: 일본 남성들은 여전히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정을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최근 들어 남성들도 육아를 돕고 실제로 육아휴직을 쓸 수도 있긴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주말도 없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집에 있을 때에도 아이보다는 자신의 휴식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남편이 생각하는 육아란, 엄마가 없을 때 아이를 몇 시간 돌봐주는 게 전부다. 그마저도 게임을 하거나 함께 텔레비전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게 고작이다. 아이와 운동을 하거나 만들기를 하는 것은커녕 아이의 공부를 봐주고 훈육을 하는 것까지 모두 나의 몫이다.-한국: 그럼 더욱 힘들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아빠 육아’의 중요성이 점점 크게 인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출산하면 남편 회사에서 사흘의 휴가가 주어지는 게 다였다. 운이 좋게 아기가 수요일에 태어나면서 일요일까지 닷새를 쉬었다. 지난해부터 ‘아빠의 달’이라는 제도도 도입됐고 아빠들도 법적으로 1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 비율이 지난해보다 40%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빠들은 바쁘고, 일에 열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휴직까지 행동에 옮기는 것은 ‘간 큰’ 일로 여겨진다. 그나마 휴일에는 아빠들도 육아에 많은 참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같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고 놀아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엄마가 느끼기엔 턱 없이 부족하고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것’일 뿐이지만. -한국: 미국이나 호주의 육아경험을 들었다. 서구 국가의 엄마들과 한국 엄마들의 임신·출산·육아에서의 가장 차이점이 뭔지를 물었더니 공통적으로 ‘산후조리’를 꼽더라. 일본은 동양 체질로 한국과 비슷할 것 같은데 출산 이후 어떻게 산후조리를 하나.-일본: 여기도 산후조리의 개념이 별로 없다. 출산 후 일주일 정도는 병원에 입원하지만 산후조리원은 따로 없다. 각자 집에서 한 달 정도 외출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의 젊은 엄마들은 별로 구애를 받지 않고 갓난아기를 데리고 쇼핑하러 가는 것도 많이 본다. 일반적으로는 한 달 정도는 밖에 나오지 않고 생후 1개월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간 뒤에 남자아기는 31일째, 여자아기는 33일째 신사에 절하러 데리고 가는 풍습이 있다. 출산 후에 음식도 아무거나 좋아하는 걸로 먹는다. 찬 것을 바로 먹거나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하기도 한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도 없다.  -한국: 엄마가 아이를 대하는 점은 한국과 비슷한가. -일본: 아니다. 일본은 가족중심적 사회라기 보다는 개인중심적 사회다. 아이에 대해서도 엄마의 소유물이라거나 강한 모성애를 드러내기 보다는 아이를 한 인간의 개체로 보고 객관적으로 대한다. 특히 아이들과의 스킨십도 한국 엄마들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특히 아버지와 아이의 스킨십은 아주 드물다. 사람들의 눈이 있는 곳에서는 아이들에게 애정표현을 하는 엄마들도 적다. 우리 아들도 밖에서 뽀뽀를 하거나 꼭 안아주려고 하면 부끄러워하고 하지 말라고 한다. 그만큼 표현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아이에게 평소에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고 스킨십도 많이 하려고 노력한 때문인지 다른 일본 아이들보다 엄마에 대한 애정이 더 강한 것 같다.또 일본에는 ‘일하는 엄마’들이 매우 많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 너무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이 왜 이렇게 빨리 일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아이들의 인성을 양육하는 중요한 시기에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만 하는 아이들이 많아 안타까울 때도 있다. 그러나 전업주부로 아이와 함께하든, 일을 하든 남의 가정사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하는 사람은 적은 편이다. 도시에서는 아이를 맡기고 일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경우가 많고, 전업주부로 있는 것을 좋게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한국: 개인중심이라고 하니 아이와 엄마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궁금하다. -일본: 한국처럼 식당에서 아이가 떠드는데 방치하거나 테이블을 어지럽히고 그대로 나오는 엄마들에 대한 시선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누구도 대놓고 주의를 주지는 않는다. 뒤에서 “저 사람 왜저래?”하고 수근거리거나 종업원에게 넌지시 건의할 뿐이다. 한국은 ‘노 키즈존’이 생기기도 한다는데 일본 식당은 손님이 우선이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오지 말아달라거나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일본의 육아 경험을 접했을 때 처음에는 ‘그래도 우리나라가 훨씬 사정이 좋구나’라고 위안을 삼았다. 가장 큰 이유는 남편 때문이었고, 다음으로는 어쨌든 나도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친정엄마가 해외에 살고 있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정부 지원을 받아 보낼 수 있고, 가까이 사는 베이비시터를 구해 아기를 맡길 수 있다. 남편도 집에 늦게 들어오기는 하지만 자기도 육아에 많은 참여를 해야한다는 인식은 크게 하고 있다. 그런데 통계상으로는 우리가 일본보다 나은 점이 없어 보였다. 지난 19일 발표된 OECD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짧았다. OECD 평균은 151분이다. 특히 한국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6분(OECD 평균 47분)이었고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공부를 가르쳐 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고작 3분에 불과했다. 일본은 아빠와 함께 놀거나 공부하는 시간이 하루 12분으로 조사됐다. ‘언니는 도대체 어떻게 버티면서 육아를 했을까’라며 위로를 하던 내가 머물고 있는 현실이 오히려 숫자상으로는 더 암울했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29)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1회부터 23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서울 모든 곳, 365일 ‘런웨이’

    서울시는 20일 내년에 1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 고용인구의 5%를 차지하는 패션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서울 패션산업의 시장규모는 46조 7000억원대로 매년 증가세다. 서울시는 외국 유명 패션학교 졸업생이 많아 디자이너의 경쟁력이 있고, 부자재 시장과 같은 시스템이 갖춰져 시의 경쟁력의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동대문 인근에 내년 초까지 공간을 확보해 청년 창업을 위한 작업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패션잡지인 보그의 편집자 수지 멘키스 등 패션정책에 대해 조언을 해 줄 전문가 단체도 운영한다. 봉제기업과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패션 일감 연계사이트도 만든다. 봉제공장 등의 작업환경 개선 지원금도 27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확대한다. 봉제인에게도 가칭 ‘소잉 마스터’와 같은 이름을 붙여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 예정이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패션을 접할 수 있는 게릴라 패션쇼도 광화문광장 등 관광명소에서 열어 서울의 모든 곳이 365일 패션쇼 장이 될 전망이다. 이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트레일러에서 패션쇼 모델이 나오는 게릴라 패션쇼와 바자를 같이 열고 동대문에 견본 쇼룸, 야시장 등을 활성화해 서울이 세계적인 패션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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