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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사범ㆍ퇴폐풍조 근절책 마련을” 5일 본회의(의정중계)

    ◎주택에도 공개념 도입할 용의 없나 질문/국민연금 농어민에까지 확대 검토 답변 ◇황낙주의원(민자)=경찰의 사기를 복돋우고 경찰의 기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은. 주택을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삼지 못하도록 주택에도 공개념도입을 검토할 용의는. 정부는 계속 늘어 나는 마약사범에 의한 각종 범죄행위와 마약으로 인한 퇴폐풍조에 대한 근절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최낙도의원(평민)=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인물등용책은 무엇인가. 정부내에 지역차별해소대책위원회를 여야와 각계대표로 구성할 것을 제의하는데 이에대한 견해는. 경찰중립화법안에 대해 모든 경찰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 본 일이 있는가. 전노협ㆍ전교조ㆍ전농련 등의 집회를 허가하지 않은 정부의 집시법 기준은 무엇인가. ◇안영기의원(민자)=동북아지역의 환경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ㆍ중ㆍ일ㆍ북한을 포함하는 「동북아 환경협력 공동체」 결성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정부측 견해와 비무장지대의 생태계 보호 및 남북한 수자원보호 등을 위한 남북환경회담 추진 용의는. 저소득층이 임대주택을 공급받을 경우 임대료와 관리비를 부담할 수 있도록 생활보호 사업지원 내용에 주거비를 신설해야 한다. ◇채영석의원(평민)=여성지위향상ㆍ고교평준화ㆍ사회보장 등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마약사범이 13만명에 이르고 있는데 마약 전담직원은 담당검사 15명,요원 67명밖에 되지 않는다. 민자당 최고위원 세분이 평민당 김대중총재 공소를 취하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결과는. KBS 40억원 변태지출사건 진상을 소상히 밝혀라. ◇이인제의원(민자)=노동행정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계획과 근로감독관의 증원을 위한 대책을 밝혀라. 지난해 한햇동안 노동운동과 관련하여 구속된 근로자와 노사관계법 위반으로 구속된 사용자의 숫자는. 그동안 과격 노동운동과 관련하여 처벌받은 근로자와 노동운동가들은 사면ㆍ복권할 용의는. ◇강영훈국무총리=정부는 법질서확립을 목전의 책무라는 인식아래 지역ㆍ계층간 불균형 시정과 경제정의 실현및 도덕심 고양을 통한 민주 시민의식을 정립시키기 위한 사회국민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 경찰중립화 법안은 치안행정의 신속성과 능률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차원에서 마련중에 있으며 관계부처간 협의가 끝나는 대로 곧 국회에 제출하겠다. 서민들의 주택난문제는 92년까지 2백만호를 짓기로 한 기존방침과는 별도로 93년 이후에도 이에 상응하는 주택건설을 계속 추진해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도록 하겠다. 현재 시위진압에 동원되고 있는 전투경찰을 의무경찰로 내년까지 대체한다는 방침아래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중에 있다. 지자제선거에서 정당추천제 문제는 건전한 지방자치단체를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결정돼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2월부터 북한은 팀스피리트훈련을 구실로 남북대화를 일방 중단했다. 앞으로 교류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환경회담 등 제 분야의 남북교류 협력을 다각도로 추진하겠다. 학생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제4땅굴을 견학토록 하겠으나 남북공동 땅굴조사 제의는 비현실적이라 생각한다. ◇김태호내무장관=3월말까지 5대도시 및 도청소재지에 8백96대의 범죄수사 단말기를 설치해 범인조기검거체제를 갖추겠다.92년까지 경찰을 2만명 증원하고 40만인구이상지역에 19개의 경찰서를 증설하고 1백11개 지ㆍ파출소도 증설하겠다. 수사장비도 92년까지 1백12종 6만3천여점을 보강하고 형사학교를 신설하고 형사활동비도 현재 10만∼12만원을 12만원∼20만원으로 인상해 현실화하겠다. ◇허형구법무장관=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중인 장기수중 고령자에 대해서는 공산사상을 포기하고 현행법 준수결의를 할 경우 교정교육을 실시하고 행형성적을 참작해 가석방을 적극 검토하겠다. ◇정원식문교장관=국민학교 결식아동수가 9천4백22명으로 파악됐으며 이들에 대해 1일 8백원에 상당하는 급식비를 문교부에서 부담하고 있다. 전교조는 현행법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교육문제는 노조보다는 교육전문 단체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실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방침은 불변이다. ◇이어령문화장관=「사람답게 한국인답게 살아보자」는 인식에 맞는 문화모형을 만들려한다. 그 첫번째로 한국어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으며 문화운동소집단활동을 육성하고문화가족운동도 벌이겠다. ◇김집체육장관=국민생활체육진흥3개년계획(호돌이 계획)을 수립,▲생활체육시설 확충 ▲범국민체육생활화운동 ▲민족체육육성 등을 실시하고 있다. 금년 5월 청소년헌장을 제정ㆍ공포하겠다. ◇김종인보사장관=마약중독자의 치료및 재활을 위해 현재 19개 국공립병원에서 치료센터를 운영중이며 91년까지 2백 병상 규모의 치료센터를 설립하겠다. 국민연금제도 확대 실시는 91년 7월까지 5∼9인 사업장에도 적용토록하며 자영자ㆍ농어민 등 전국민 연금제 실시는 신중하게 확대 추진토록 하겠다. ◇최영철노동장관=최근 노동조합에 대한 당국의 업무 조사는 전노협결성기금조성등 회계경리에 대한 문제가 있고 조직분규,진정,고발 등이 접수돼 행정관청별로 5개 이상씩의 노조를 선정,실시토록 하고 있다. ◇최병렬공보처장관=KBS가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된 40억원 변태 지출문제는 순수하게 법위반 사항에 대한 문제이지 정부측의 방송장악 기도 음모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조경식환경처장관=산성비의 원인인 아황산가스를 줄이기 위해 LNG 공급증대,탈황시설,공장 지도감독 등을 철저히 하겠다.
  • “「창당심정」으로 당 이미지 쇄신”/평민 새총장 신순범씨(인터뷰)

    『내부수리가 아닌 신장개업으로 당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심부름꾼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29일 평민당의 「살림꾼」으로 전격 발탁된 신순범 신임사무총장은 재야 인사등의 영입을 통한 당세확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여대야소의 상황에서 사무총장을 맞게 된 소감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에 대한 대응전략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큰 책임을 떠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문호개방을 통한 당세확장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본다. 보수대연합에 반대하는 재야등 범민주 세력을 영입하는 데 교량역할을 하겠다. 재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인사들과도 접촉하고 설득해 제1야당의 면모를 갖추는 데 진력하겠다』 ­재야인사중 영입하는 창구역을 맡겠다는 뜻인가. 『총재가 전면에 나서 범민주인사들은 규합할 것이다. 나는 밥의 뜸이 덜 들었을 때 불을 더 때는 역할로 만족한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 ­당세확장ㆍ지자제선거 등에 엄청난 정치자금이 소요될 텐데…. 『솔직히 말해 가장 자신이 없는 문제이지만 최선을 다해 정치자금이 원활하게 조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 신총장은 11대선거 당시 군소정당인 안민당 공천으로 여수­광양­여천 지역구에서 출마,원내에 진출한 이래 신민ㆍ평민당으로 간판을 바꿔 12ㆍ13대에 내리 당선된 3선의원. 10대 선거에서 낙선한 뒤 한때 서울 서대문구 노라노예식장 차고를 빌려 재수생들을 상대로 라면가게를 운영하며 역경을 이겨낸 「입지전적 인물」로 서민적인 풍모를 갖고 있다. 13대총선 직후 3선 이상으로 국회직및 당직을 배분할 때 당내 경합이 심하자 스스로 당직을 사양하는 등 모나지 않는 처신으로 당내외에서 호평이나 자금동원력은 부족하다는 평. 따라서 권노갑사무차장­김대중총재를 잇는 총재직계 정치자금조달 라인을 굳히기 위한 포석으로 인화형인 신총장이 발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뒤늦게 영어공부를 시작,원고를 통째로 암기하는 뚝심으로 영어웅변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의지가 굳으며 대중연설에도 능하다. 부인 장금자여사(52)와의 사이에 2남. 취미는 서예.〈구본영기자〉
  • 설과 연휴의 효용화(사설)

    전통문화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민속 고유의 명절 설날의 연휴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국민의 절반이 넘는 귀성객들이 대이동에 나섰다. 교통의 혼잡이 문제이지만 이 이동행렬에 대해 어떻게 고쳐볼 길이 없을까 하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설날만이라도 고향에 되돌아 가고자 하는 심성이야말로 우리가 계속 아끼고 유지해 가야 할 구체적 전통문화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이 이동문화를 보다 내실있게 만드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오늘의 대귀성의 실질문제는 그 행위의 대부분이 단지 이동하는 행위이상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을 뿐이다. 물론 많은 사람은 이 시간속에서 가족간의 의례와 제의들의 반복을 통해 민족의 습속을 전승하는 데 기여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많은 사람은 단순히 왔다갔다 한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하거나 얻는 것이 없는 삭막한 감성과 그러므로 더욱 피로한 육체적 허탈감만을 느끼게 마련이다. 바로 이 측면이 우리가 중시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근자에 와서 우리는 전통문화의 회복이나 그 현대화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외래문화에 휩쓸려 너무나 무심히 지냈던 결과로 일상생활 속에서 전승되고 유지되어야 할 많은 세시풍속과 놀이와 축제의 감수성과 양식들이 거의 잊혀지거나 사라진 상태에 있다. 지난 서울올림픽에서 확인했던 바와 같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개폐회식의 전통문화 프로그램들이 실은 우리 자신에게서 더욱 생소했었다는 지경에 까지 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또 외래문화 속에서 우리 자신의 창조적 수용에 의한 삶의 풍속들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경제적 발전은 여가의 시간을 확대해 가고 있다. 아직은 공휴일의 날짜수를 세며 연휴의 설정을 조금은 주춤거리고 있지만 그러나 90년대가 끝나기 전에 보편적으로 주말연휴까지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여건까지 전제로 한다면 오늘 우리의 과제는 설 연휴만이라도 보다 의도적인 전통 프로그램들을 설정하고 실제로 전통을 전승하며 여가 역시 창조의 시간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란 점이다. 그동안 우리는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축제적 행사들을 해온 바 있다. 그러나 이 행사들이 정치적 의도나 계기에 의해 자주 이루어짐으로써 행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이루어 왔다. 때문에 특정한 날들에 행사를 조직하는 일이 얼마쯤은 매끄럽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 우리가 전통문화의 선양을 이시대의 요구라고 믿는다면 최소한 설날과 추석은 단순한 국민적 이동의 양식으로만 보내게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보다 실질적인 효용을 위해서 쓰여져야 하고 이를 위해 점진적으로 나마 공공적 프로그램들이 조직되어야만 옳을 것이다. 국민 각자에 있어서도 이러한 노력은 시도될 수 있다. 전통음식 하나라도 스스로 만들어 먹는 일을 할 수 있고 이 과정을 통해서 국적없이 현대화된 새 세대는 전통의 감수성을 익힐 수 있다. 놀이 역시 마찬가지고 전통예술에의 이해 역시 같은과정에 의해서만 보존과 보급이 가능하다. 이러한 일들에 모델을 만들고 앞장서 시범을 보이는 일이 정책적으로 출발되어 효용있는 설과 연휴의 문화가 창조되어야만 할 것이다.
  • 외언내언

    중3생 TV흉내 인질극이라는 사건이 보도됐다. 「잘사는 동네 강남에 가서 한탕해 용돈을 벌자」가 목적이고 「TV수사극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한번 해 보았다」가 딱한 이유이다. 사건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매스 미디어 환경과 청소년의 사회화 과정의 문제가 너무 잘 함축되어 있어서 얼른 지나쳐 지지를 않는다. ◆언뜻 보면 TV극들이 문제이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꼼꼼히 따지자면 오늘날 TV극이란 이 사회에 있어서 중심적 영향력을 가진 문화내용물은 아니다. 폭력인질극만 해도 비디오내용물들이 더 자세하고 자극적이다. 만화도 충분히 한몫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사건들도 기억에 남을 만큼 줄 잇고 있다. 거기에다 TV극이 한숟갈쯤 더 얹어주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 ◆TV효과 이론에 「배양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어느 한 미디어의 영향이 독립적으로 특정효과를 낸다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또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단지 지속적으로 전달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들이 쌓이고 쌓여서 문화에 흔적을 남긴다고는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적 배양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다. 그저 그러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있다. 부모가 TV시청에 대해 행사하는 통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그것이다. 부모가 어린이들에게 시청하도록 가이드하는 프로들,부모가 어린이들과 함께 보면서 하는 논평들,그리고 함께 시청하는 시간의 양들,그런 것들이 실제로 영향을 주는 것이고 이것이 어린이들에게 구체적 신념으로 정착되는 것이다 라는 추론이 나와 있고 또 이 견해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점에서 오늘날 다원화되고 있는 미디어들의 접촉에 부모가 좀더 개입해야 할 것이라는 과제가 제기된다. 문화내용물만이 아니라 삶의 환경 자체가 너무 많이 폭력화ㆍ퇴폐화 된 속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또 부모와 연관없이 던져져 있다. 아이들이 어느쪽으로 갈 것인가의 답안지가 바로 한장 나온 것이다. 심각한 답안이다.
  • 통일문제 기적 바라선 안된다/정종욱 서울대 교수(서울시론)

    ◎북한변화 너무 낙관하면 오류 범할지도 지난 10일 노태우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대북제의는 전향적 자세를 취하면서도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는 일방통행식의 내용들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주장한 남북한 자유왕래와 전면개장이 현실성이 없는 것이지만 그 기본취지를 수용하는 진취적 입장을 보였으며 특히 팀스피리트훈련의 규모를 감축시켜 북한의 주장을 수용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성취에 기여하는 중대한 발전으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향적 통일정책 현황 인적교류와 군사적 신뢰구축 이외에도 금강산개발과 체육분야의 협력등 남북이 합의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 제안들이 제시되고 있어 6공화국이 지난 2년 동안 통일문제에 대해 과시해온 현실감각과 적극적 자세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사실 6공화국이 내세울 수 있는 치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것이 북방정책과 통일정책이라는 점에 대해 크게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다소의비난과 볼멘 소리가 있긴 했지만 북방정책은 냉전의 벽을 뚫고 동구공산국가들을 우리의 외교무대 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공산권 내부의 개혁과 개방에 힘입은 바가 적지 않았지만 동시에 동구의 급격한 변혁을 앞질러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외교적 개척정신이 한층 돋보이는 참신한 변화였다.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당연한 일일지 몰라도 당시만 해도 과감한 발상과 결연한 실천을 요구하는 벅찬 도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북방의 개척은 통일정책에서 유연성과 자신감을 갖게 했고 북의 입장을 보다 진보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낳았다. 자신감이 지나쳐서 오만과 과신으로 보이기도 하고 유연성이 도를 넘어 일방적 양보처럼 비추어지기도 했지만 6공의 대북정책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어지러운 국내정치에 비교하면 북방정책과 통일정책은 구름사이로 비쳐나오는 한 줄기 햇살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제 80년대를 역사속에 묻고 새로운 90년대를 맞아 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통일문제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비극과 고통의 세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연대를 맞아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된 민족공동체를 완성하려는 실천적 의지를 다짐하려는 것이 국민 모두의 한결같은 염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염원이 이루어지려면 몇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북이 문열어야 가능 무엇보다도 우선 공산권 내부의 변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평화성취는 북한이 얼마나 변화하느냐에 달려있다. 북한이 그 닫힌 문과 마음을 열고 세계와 남한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우리가 아무리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통일을 염원한다 해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 동구를 휩쓸고 있는 변혁의 물결이 언젠가는 북한에도 밀어닥칠 것으로 보려는 희망과 기대가 우리들 사이에서 커가고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오류를 범할 위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은 아니지만 스스로 바뀌지 않는 한 우리가 아무리 변화를 희망하고 추구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망각해서도 안될 것이다. 동구의 변화는 서구가 동구의 변화를 유도했기 때문이 아니라 서구가 스스로를 잘 관리하고 유지했기 때문이다. 서구의 성공이 동구의 변화를 가져온 가장 위력적인 촉매제였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내부변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남한 스스로의 성공에 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완성하고 경제적으로 성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어 낼 때 북은 지금의 상태로 외부와 단절된 채 주체의 왕국으로 계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남쪽에서 달동네가 없어지고 재야가 제도권내의 목소리로 흡인될 수만 있다면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휴전선 이남에 콩크리트 장벽이 있다는 억지 주장을 해도 이를 믿을 사람이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다. ○기적은 내부서 찾아야 특히 위험스런 일은 남쪽의 부족한 성공을 보충하거나 호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일정책이 오용되는 것이다. 남북이 서로 개방하고 교류하며 그러는 사이에 통일을 앞당기는 일은 80년대나 90년대나 변함없이 인내와 자제가 요구되는 장기적 과제이지 연대가 바뀌었다고 해서 갑자기 그 가능성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통일정책이 구름사이로 비춰지는 한 가닥 햇살이라 해도 구름 자체가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빛과 그림자는 엄연히 구별되는 것이다. 통일문제에 관해 당연히 진취적이며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뭔가 기적이라도 생겨날 것 같은 인상을 주어서도 안될 것이다. 기적은 우리 내부의 정치ㆍ경제에서 먼저 일어나야 한다. 우리가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에서 통일문제 못지않게 정치ㆍ경제분야에서도 많은 구체적 청사진이 나오기를 기대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연설과 질문이 보여준 차이를 결코 가볍게 넘길 수는 없는 것이다. 통일문제를 다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정말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역사적 시점이 다가왔을 때를 대비하여 북한에 대한 연구와 지식을 축적시켜 나가는 일이다. 훌륭한 통일정책이 있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지원과 뜨거운 성원이 뒷받침된 성숙한 통일연구가 있어야 한다. 연구없는 정책은 단견과 졸속을 면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연구가 적지않게 진행되어 왔고 많은 연구소와 전문가가 존재하고 있지만 서로 연계되지 않은 가운데 간헐적인 활동만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게 우리의 솔직한 실정이다. 정부가 통일문제를 90년대의 최우선정책으로 삼고 있다면 이에 상응하는 북한연구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서독의 전독문제연구소에는 수백명의 전문가들이 동독연구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베를린의 기적을 가져온 비결이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현실 무시한 「탁상 입법」… 납세자만 혼선

    ◎종합토지세법 개정추진 안팎/재산세 최고 60배… 거센 조세저항/임대료 상승등 우려 시행도 못하고 “땜질”/과표 현실화해도 세율인하는 불가피 할듯 종합토지세 제도가 시행 초기단계에서부터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종합토지세법(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나 이를 막상 올 1월1일부터 시행하려다 보니 엄청난 조세저항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돼 법개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경제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경제기획원 측의 설명이다. 정부가 우리 경제를 좀먹는 부동산 투기의 요인을 근절시켜 경제의 안정기조를 다져보려고 모처럼 칼을 빼들었으나 제대로 한번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칼집에 되돌려 넣은 셈이다. 종합토지세법의 입법취지는 개인이 소유한 토지를 전국에 걸쳐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중과세함으로써 일반의 토지 과다보유 심리를 억제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의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자는 것이었다. 즉 기존의 양도소득세가 토지의 매매에 따른 실현이익에만 과세하게 돼 토지보유 심리를 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미 보유한 토지를 팔지 않고 보다 장기간 보유토록 조장하는 맹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토지보유 자체에 대해 중과세하는 방안으로 종합토지세제를 도입하게 됐다. 이같은 배경에서 종합토지세제에 관한 법개정이 지난해 5월 임시국회에서 이루어졌으나 시행 주무부처인 내무부가 이를 토대로 납세대상자에 대한 예비고지서를 발부해 보니 엄청난 조세저항을 일으켜 그대로 시행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덩달아 정치권에서도 민정당이 앞장서 종합토지세율의 대폭인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고 지난해 국회심의 과정에서 정부원안(0.2∼2%)보다 높은 세율인상을 고집했었던 평민당등 야3당측도 은밀히 관련법의 재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고 보면 결국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종합토지세 재개정 추진에 대한 기획원측의 설명도 전혀 설득력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 현행 종합토지세제의 기본 골격을 보면 ▲비업무용 토지 및 나대지에 대해서는 0.2%에서 최고 5%까지 과세표준액의 크기에 따라 10단계의 누진세율을 적용,종합합산 과세하고 ▲업무용 토지에 대해서는 0.3%에서 5%까지 9단계로 역시 누진세율을 적용하되 분리합산 과세된다. 이같은 누진세율이 토지의 과표현실화와 동시에 적용됨으로써 0.3%의 단일세율만이 적용되던 종합토지세 시행 이전과 비교할때 이론적인 계산상으로는 세금부담이 최고 60배까지 폭등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기획원측은 이 경우 과세대상자의 조세저항도 문제이지만 세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돼 전기료ㆍ전화료 등 공공요금 인상요인을 만들고 건물임대료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엄청난 조세저항에 직면하게 될 시행부처(내무부)의 고충도 이해할만하다. 이에따라 정부는 급기야 9일 총리주재 관계장관 회의를 소집,종합토지세제 개선방안을 논의한 끝에 종합토지세법의 재개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원칙적인 의견을 모으고 개선방향의 큰 줄거리를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합토지세제 실시에 따라 세부담 완화 방안으로는 크게 보아 세율을 낮추는 안(①)과 세율을 그대로 두되 과표현실화를 단계적으로 늦추는 안(②),세율도 조금 낮추면서 과표현실화도 다소 지연시키는 안(③) 등 3가지가 거론돼 왔다. 이날 총리주재 관계장관 회의에서는 대체적으로 ①안으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실무선에서 ③안도 검토 됐었으나 종합토지세율도 낮추고 과표현실화 조치도 늦추어질 경우 택지 소유상한제 및 토지개발 이익환수제 등의 실시를 앞두고 정부의 토지공개념 추진의지가 희박해졌다는 인식을 줄 위험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에 따라 ①안이 선택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토지종합세법의 재개정 추진과는 별개로 과표현실화 조치는 예정대로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94년까지 5년에 걸쳐 현재 시가의 23%(전국평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과세표준액을 6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해 나간다면 올해의 전국평균 과표인상률은 51%가 되므로 종합토지세율 인상에 따른 토지분 재산세 증가분을 제외하더라도 평균 51% 인상효과를 갖는다고 기획원측은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종합토지세율의 재조정시 영업용 건축물 부속토지와 주거용 토지간의 형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주거용 토지에 대한 세부담도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 “회장뽑기” 농ㆍ수ㆍ축협도 선거열풍/첫 직선의 현장을 가다

    ◎산림 영호남서 3∼4명 나와 지역대결 우려/농협 현회장등 “관록” 내세워… 거물급들 각축/축협 소값 안정 최대이슈… 단독출마 가능성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농어민 이익대변단체인 농ㆍ수ㆍ축협과 산림조합중앙회의 회장선거를 앞두고 전국 농어촌이 새해초부터 선거분위기에 젖어들고 있다. 더욱이 이들 농어민 단체장선거가 6월 이전 실시를 앞둔 지방자치단체 의회선거와 겹치게 돼 날이 갈수록 전국을 선거열기로 고조시키고 있다. 농어촌이 농어민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는 것은 관련법이 개정공표된 88년 12월전까지 농ㆍ수ㆍ축협 및 산림조합중앙회장이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임명돼 이들 단체가 농어민의 권익보호보다는 정부의 입장이나 정책에 따라 운영돼 왔기 때문에 이번 각 단체장선거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큰데서 비롯되고 있다. 과거 농어민단체는 회장 및 임원들의 정부임명에다 임명되는 인물들이 각 단체와 무관한 군출신이 많았고,그렇지 않으면 각 단체의 지휘ㆍ감독을 맡은 정부부처의 퇴직공무원들이 낙하산식으로 옮겨와 이들 단체는 물론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을 깊게 하는 주요인이었다. 때문에 농어민 사이에는 민주화 물결을 타고 수입개방압력을 막아내는등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확대시킬 수 있는 인물들을 뽑기 위해 하마평이 무성하다. 또 자천타천 후보자들도 진정으로 농어민을 위한 단체장을 겨냥,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단체회장은 각지역 조합원 대표인 단위조합장에 의해 선출되기 때문에 간선제이지만 사실상 건국이래 처음으로 조합원에 의해 선출되는 것으로,이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오는 3월까지 먼저 실시되는 직선제에 의한 조합장선거가 곳곳에서 과열경쟁으로 타락양상도 없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어민단체 회장선거를 앞두고 선거열기가 가장 먼저 일고있는 곳은 산림조합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는 6일부터 9일까지 회장후보등록을 받고 2월중 처음으로 시ㆍ군 산림조합장들에 의한 직접선거로 뽑는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을 받는 첫날인 6일에는 후보등록이 한명도 없었으나 마감일인 9일에 임박해서는 3∼4명이 등록할 것으로 중앙회 주변에서는 보고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전회장인 손모씨,전감사인 차모씨,산림청 국장을 지낸 강모씨등 4명이다. 산림조합중앙회측은 현재 시ㆍ군 산림조합장 1백40명이 관계법 개정에 따라 모두 조합원들(전체조합원 1만7천명)의 직선으로 선출됐는데 지역별로는 영남(경북 25명ㆍ경남 20명)과 호남(전남 22명ㆍ전북 12명)이 가장 많은데다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이 모두 영호남출신이어서 지역대결 공산이 클 것 같다. 농협ㆍ수협ㆍ축협은 모두 현재 실시되고 있는 단위조합장 선거가 3월까지 모두 끝난뒤 4월중순쯤 이들 조합원이 뽑은 새 조합장에 의한 선거로 처음으로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으로서도 국내에서 국민은행과 수위를 다투고 있으며 조합원이 2백만명인 농협은 현재 1천4백75명의 조합장중 6백27명에 대한 선거를 끝냈는데 나머지 선거가 거의 마무리될 2월 중순에 가면 중앙회장후보가 부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호선 현회장이 그동안의 관록이나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단연 선두주자로부각되고 있으나 전회장으로 장관을 지낸 윤모씨와 이사를 지낸 심모씨,현 단위조합장인 정모씨 등도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수협도 농협처럼 현재 73명의 조합장중 30% 정도가 선거로 선출돼 2월말에 가야 새조합장들이 지지하는 후보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나 수산청차장을 지낸 현부회장인 이종휘씨가 30년 가까운 수산행정 경험과 원만한 대인관계 등으로 회장후보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또 경남 정치망조합장인 신모씨가 조합장협의회를 구성,벌써부터 회장에의 집념을 보이고 있고 전회장 홍모씨ㆍ김모씨 등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등의 쇠고기 수입개방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축협은 농림수산부 차관보를 지낸 현회장인 명의식씨가 3백여개의 가축시장의 직영ㆍ소값안정 등으로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신망을 얻고 있어 단독출마 가능성이 높고 다른 회장후보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전회장인 이모씨,전서울우유조합장 강모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이들 회장선거는 조합장들에의한 간접선거지만 첫 선거인데다 현재 진행중인 조합장선거에서 70% 정도가 현조합장이 당선되고 있고 사실상 정부의 지시를 받는 기관에서 민간단체로 넘어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현회장이나 부회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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