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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일 득표열기… 교회·시장 누벼/유세 무관심 여전

    ◎호별방문등 막판 불법운동 급증 30년만에 부활된 지자제이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기초의회의원 선거일을 이틀 앞둔 24일 마지막 합동유세가 서울 52곳,부산 51곳 등 전국 3백67곳에서 일제히 열렸으나 연설회장은 가는곳마다 썰렁했다. 특히 대구를 비롯,영남지역의 유세장은 갑자기 터진 낙동강 상수원 오염사건 때문인지 청중이 거의 없었고 후보들은 이 사건을 의식한듯 지역개발 등에 관한 소신을 피력하기보다는 정부의 환경정책을 성토하는데 중점을 두기도 했다. 또 일부 유세장엔 유권자보다는 공무원·경찰·정당원 등이 더 많이 주객이 전도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일부지역에서는 당국의 단속망을 피해 후보들이 호별방문을 하거나 금품을 나누어 주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해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기도했다. 이에 따라 공명선거 감시활동을 펴고있는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불법사례를 적발하는 한편 투표에 적극참여해 신성한 한표를 행사해주도록 호소하기도 했다. ○…유세 마지막날인 24일 경기도내 58곳의 합동연설회에 나선 후보들은 마지막 기회임을 의식,자신들을 알리기에 더욱 안간힘. 대부분의 후보들은 자신이 시·군·구의회의 의장자리를 맡을 거물이라고 소개하면서 많은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청중들은 무관심한데다 갑자기 터진 낙동강상수원 오염사건으로 더욱 가라앉은 분위기. ○…24일 하오2시 서울 마포구 도화1동 마포아파트 재개발공사현장에서 열린 도화1동 합동유세장에는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2백여명의 주민들만이 나와 후보자들의 유세를 경청하는 등 썰렁한 분위기. 입후보자들은 이날 세입자들이 많은 지역특성을 감안해 이들의 주거안정대책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으나 불법선거운동 협의로 장해종후보(58)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사실을 의식한듯 상호비방 등을 애써 자제하는 모습.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기초의회의원 입후보자의 선거벽보에 자신들이 다니고 있는 학원강사의 전선문을 붙인 오모군(19·서울 양천구 신정1동) 등 재수생 3명을 지방의회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서울 관악을구 선관위는 24일 신림5동에 출마한 김모후보(48)의 이력가운데 『서울대 산업전략 대학원수료는 잘못됐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제해 눈길 ○이번 기초의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최연소 후보자로 광주시 북구 중흥3동 선거구에 출마,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모후보(25)는 24일 상오 휴일에도 아랑곳없이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성당,교회와 시장 등지를 차례로 돌며 막바지 득표작전에 총력. ○연설하던 후보 숨져 【과천=김동준기자】 24일 하오 3시45분쯤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과천고등학교에서 합동연설을 하던 별양동 기초의회의원 입후보자 이문재씨(49·공인중개사·별양동 주공아파트 603동 203호)가 연설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던중 숨졌다.
  • 노 대통령 지방의회선거 특별발표

    지방자치의 실현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오랜 숙원이며 민주주의의 제도화를 위해 이루어야 할 과제가 되어 왔습니다. 주민의 자치와 자율은 민주주의의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의 폭넓은 참여를 실현함으로써 민주정치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4년전 「6·29 민주화 선언」을 통하여 지방자치의 실시를 국민앞에 약속하였습니다. 그동안 지방자치는 6·29 선언에서 밝힌 8개항중 이행이 늦추어져 온 유일한 민주화 조처였습니다. 지난 3년간의 정치·사회적 여건과 지방자치 선거관계법의 입법 지연으로 그 실시가 이제까지 미루어져 온 것입니다. 나는 지방의회 구성을 더이상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3월 하순 시·군·구 기초단위 지방의회 의원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시·도단위 광역지방의회 의윈선거도 법률에 따라 금년 상반기중에 실시할 것입니다. 정부는 국무회의 심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시·군·구 지방의회 의원선거를 오는 3월26일 실시할 것을 이번 주중에 공고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실시는 권력을 지방에 분산하여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룩함은 물론 획일적인 문화를 다양화하는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30년만에 다시 실시되는 이번 지방의회 선거는 지방화 시대를 여는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치풍토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전기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시·군·구 의원선거와 시·도 의원선거를 분리하여 실시하느냐를,동시에 실시하느냐를 놓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각계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 왔던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깊이 있게 검토해 왔습니다. 우선 선거를 두번으로 나누어 치르면 더 많은 돈을 쓰게 된다는 것이 동시선거를 주장하는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선거에 돈을 많이 쓰고 안쓰고는 깨끗한 공명선거를 치르느냐,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린 문제이지 동시선거를 하느냐,분리선거를 하는냐에 달린 문제는 결코 아닌 것입니다. 후보자가 돈을 쓰기로 말한다면 선거를 한꺼번에 치르나 두번에 걸쳐 치르나 마찬가지의 일입니다.더욱이 동시선거를 할 경우 선거관리가 더욱 힘들어 불법행위를 할 소지는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선거법상 시·군·구 의원선거는 정당의 후보공천이 배제되어 있고 시·도 의원선거에는 정당이 공천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두 선거를 함께 실시할 경우 5천1백70명의 많은 지방의원을 한꺼번에 선출하게 되는데 정당의 선거운동과 수많은 후보자의 개인 선거운동이 뒤섞이고 겹쳐져 불법·혼탁한 선거를 막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지방자치를 시작하는 첫 선거를 돈 안쓰는 모범적인 선거로 치러 정치풍토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도 시·군·구 의원선거를 먼저 실시하여야겠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부의 관계부처는 두 선거를 함께 실시할 경우 법률상 규정된 선거운동과 투개표의 관리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나는 이러한 모든 면을 심사숙고하여 지방자치의 실시를 더 이상 천연시킬 수 없다는 확신을 갖고 이와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야당과 재야 일부에서는 시·군·구 의원선거의 조기실시를 반대하여 강경투쟁을 벌이겠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선거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부의 고유 권한입니다. 더욱이 지방자치를 빨리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야당이 조기선거에 반대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으며 정당의 참여가 배제된 시·군·구 의원선거의 입법정신에 비추어서도 정당이 선거시기를 정쟁의 빌미로 삼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야당은 수서택지 사건과 관련하여 정부 여당이 지방의회 의원선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도 합당치 않은 주장입니다. 불미한 사건으로 국민의 노여움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정부 여당에 유리한 일일수도… 또한 야당에 불리한 일일수도 없는 것입니다. 나는 수서택지 사건과 같은 잘못된 일의 재발을 원천적으로,또한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서도 지방의회가 조속히 구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국내외의 당면과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민주발전을 위한 정치일정도 착실히 진행시켜 나가야 합니다. 내년까지 중첩한 정치일정을 생각할 때 지금우리가 해야할 일을 미루다가 더 큰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국적으로 4천3백4명의 지방의회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우리 헌정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우리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지방자치는 주민이 낸 세금으로 그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복지을 어떻게 이루어나갈지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여 결정하는 일입니다. 여야로 갈려 정치투쟁을 벌이는 중앙정치의 축소판이 된다면 그 피해자는 주민 모두가 될 것입니다. 돈을 쓰고 불법행위를 해서라도 지방의회에 진출하겠다는 사람이 주민의 이익을 성실히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지방의회가 특정인의 이권이나 부정·비리를 막는 주민의 대표기관이 되어야지 부패를 조장하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30년전 지방자치가 주민 통합의 장이 아닌 주민분열과 갈등의 장이 되어 실패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나는 수준높은 우리국민이 이같은 교훈을 살려 이번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를 발전시킬 확고한 기틀을 세워 줄것을 바랍니다. 나는 유권자 스스로가 금품과 선심을 거부함은 물론 불법행위의 감시자가 되어 선거풍토의 개혁을 이루어 주기를 호소합니다. 정부는 이번 선거를 돈 안쓰는 선거,질서있는 선거,공명한 선거로 치르느냐의 여부에 따라 민주발전과 우리경제의 앞날이 걸려있다는 비상한 인식으로 폭력과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그 누구를 막론하고 법대로 단호하게 다스릴 것입니다. 나는 이번 선거가 진정한 지방분권의 다양한 민주사회로 나가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오늘 취임 3돌… 노 대통령의 치적과 과제

    ◎차기 대권구도가 정치풍향의 변수/지자제·총선도 후반기에 커다란 짐/민주화·북방결실·지속성장은 성과/정치권 신뢰회복으로 국민의 지지 도출해야 노태우대통령이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음으로써 이날부터 임기 4년째에 접어들게 되었다. 바깥으로는 걸프전쟁이 다국적군의 전면 지상전 개시로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고 안으로는 수서사건의 회오리가 여권의 핵심부까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맞는 노대통령의 취임 3주년은 우선 주변분위기부터 무겁기 이를데 없다. 지난 3년간 이룩한 많은 치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민들에게 체감되는 노대통령의 위상은 별로 높지 못하다. 5년 임기중 3년을 통치해왔지만 정치·경제·사회 할것없이 무언가 분명하게 정리된 느낌보다는 계속 전환기적 상황이 연장되고 있는 것같다. 「위대한 보통사람의 시대」를 표방,국민직선에 의해 13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노대통령의 6공 3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취임직후부터 여소야대의 정치구도속에 5공청산 문제로 시달렸고 안정적 정치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가까스로 3당통합을 시도,민자당을 출범시켰으나 내분이 그칠새 없었으며 평민당의 의원직사퇴 및 등원거부,최근의 수서파동에 이르기까지 시련이 점철되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통치 3년은 우리 헌정사에 많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으며 외교·경제·사회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0년 헌정사상 체제의 정통성에 대한 시비를 종식시킴과 동시에 권위주의의 잔재를 청산하고 민주화에로 큰 물길을 연것은 어쨌든 평가받을만한 것이었다. 민권신장,언론자유보장,학원자율화에 이어 지방자치제 실시의 준비를 갖춰놓은 것은 민주화의 구체적인 성과라고 할수 있다. 취약했던 내치에 비해 북방정책 등 외치는 노대통령의 심벌마크로 불릴만큼 화려했다. 한소수교를 비롯,불가리아·루마니아·몽골 등 사회주의 8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남북한관계에서도 7·7선언을 통해 대북포용정책을 천명했고 분단이후 최초로 남북총리회담을 3차례 개최하는 등 긴장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경제·사회복지 부문에서도 89년 6.7%,90년 9%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었고 토지공개념 도입,전국민의료보장을 실현했으며 주택 2백만가구 건설도 지난 3년동안 1백53만가구를 완성하는 등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노대통령이 내건 공약 4백59건 가운데 33%인 1백53건은 이미 완료했고 현재 추진중인 것은 63%인 2백91건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금년말까지는 판교∼구리고속도로,목포비행장건설,임하·주암댐 건설 등 52건이 추가로 완료돼 45%의 추진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남은 2년 동안의 과제는 무엇보다 정치일정의 순조로운 추진이 중요하다고 할수 있다. 금년 상반기중 지방의회선거,내년 상반기중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내년봄 14대 국회의원 총선거 그리고 내년말 차기 대통령선거 등 4차례의 정치일정을 여하히 원만하게 치르느냐는 노대통령이 임기후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관건이 될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총선,단체장선거,대통령선거 등 3차례의 선거를 치러야하는 상황이어서 5년 임기의 마지막 한해는 선거로 밤낮을 지새울 수밖에 없을 것같다. 수서사건으로 제도권 정치가 심한 충격을 받은데다 정치권 일반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어 지방의회선거가 예정대로 상반기중에 완료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리고 현재의 정치상황에 비추어 내년 상반기중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과연 실시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지방의회만 구성되고 단체장선거가 실시되지 못할 경우 지자제실시는 반쪽밖에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노대통령은 지난 21일 취임 3돌을 맞아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지자제만 성공적으로 실시되면 나의 임기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는 노대통령이 자신의 민주화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지자제의 성공적인 실시를 통해 구현될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주는 말이기도 하나 임기중에 단체장까지 주민의 손으로 선출될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정치일정의 순조로운 추진과 맞물리는 과제이지만 우선 여권의 차기대권구도에 관해 어떤 형태로든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쩌면 임기후반에 해결해야할 과제중 가장 난제가 바로 이 문제일 수 있다. 3당 통합으로 원내에서의 거여소야로 형식적인 안정장치를 마련했지만 민자당내의 크고 작은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정국이 늘 유동적인 국면을 못벗어나고 있는 주된 원인가운데 하나도 바로 여기에서 연유되고 있다. 노대통령이 차기대권 경쟁상황을 민자 김영삼,평민 김대중의 양김 대결구도로 상정하고 있는지 아니면 세대교체론 등 「물갈이」의 실현을 속마음에 두고있는지 아직은 짚히지 않고 있다. 평소 노대통령이 여권내 차기대권후보의 부각은 임기종료 1년 전후가 적절하다고 말해온 점에 비추어 늦어도 내년 2∼3월에는 어떻게되든 결판이 나야할 것이다. 그러나 여권일각에서는 아직도 흑백논리의 소모적인 정치를 지양하고 지역감정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내각제에로의 개헌만이 유일한 처방이라는 논리를 잠복시키고 있어 앞으로 여권내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라서는 차기대권 경쟁양상의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소지가 없지 않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임기후반기에 나타나기 마련인 통치권 누수현상을 최대로 막으면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안정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이미 지난연말 노재봉 내각출범을 계기로 친정체제를 구축했으며 이번 수서사건 수습에 따른 당직개편을 통해서도 민정계 3당포진을 실현함으로써 인사측면에서의 통치권 누수방지 장치를 완료했다. 그러나 레임 덕 현상을 근원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임기종반에 있는 대통령의 국정집행을 촉진시킬 수 있는 국민적인 분위기조성이 중요하다. 노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지자제 등 순조로운 정치일정진행,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을 통한 경제발전,국민생활 향상과 법질서확립 등 올 국정기본방향을 밝히면서 이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강렬히 희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수서사건 이후 크게 증폭된 사회지도층에 대한 실망,정치권전체에 대한 불신은 이같은 사회적 합의의 도출에 대단한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노대통령은 정치권의 신뢰회복을 위한 과감한 조치를 실천하면서 지방의회선거를 성공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정치일정 추진의 1차 관문을 일단 통과해야할 것이다. 5년 임기의 마지막 한해는 총선,대통령선거로 국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면 임기 4년째를 맞는 올해 국정의 성공여부야말로 노대통령이 집권 5년의 평가를 가늠하는 고비가 될 것같다.
  • 후세인의 “평화협상” 시사 안팎

    ◎“미서 중동 석권”… 소 경계심에 편승 기도/반이라크 대열서 소의 분리 겨냥/“일단 대공습 피하기 속셈” 분석도/“「철군」 언급없고 「팔」 연계한건 부당” 미선 무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걸프전 발발이후 처음으로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개인특사인 프리마코프와의 회담에서 고르바초프의 친서를 받고는,『이라크는 걸프사태가 포함된 이 지역의 중심적 문제들에 대한 평화적이며 공정하고 명예로운 정치적 해결책을 강구하는데 있어서 소련과 기타 국가 및 기관들과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을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거론했다. 전쟁이 터진 이후 다국적군의 공습에 몰매를 맞다시피 하면서도 오로지 「끝까지 투쟁할 것」만을 외쳐온 그가 처음으로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이 단지 외교적으로 꾸며서 해 보는 말인지,아니면 이라크가 자세의 변화를 보인 것인지는 아직 단언키 어렵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평화」의수용을 시사하면서도 먼저 연합국이 폭격을 중지할 것과 평화회담에 팔레스타인 문제의 포함을 주장하는 등 종래의 자세에서 크게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는 또 한번의 책략에 불과할수도 있지만 평화적 해결을 처음으로 시사한 점에서는 변화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후세인 대통령이 이 시점에서 평화적 해결을 받아들일 듯이 시사한 데 대해서는 몇가지 추측을 해 볼수있다. 우선 이라크로서는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으므로 평화적 제스처를 써 봄으로써 공습을 늦춰 보자는 계산을 했음직하다. 또 이라크가 최근 이란과 비동맹 국가들이 주선한 어떠한 중재에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다가 소련에 대해서만 반응을 보인 점도 주목의 대상이다. 이라크로서는 소련의 체면을 살려주고 소련을 반이라크의 대열에서 분리시켜 내고자 했음직하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소련이 유엔안보리의 결의를 존중한다면서도 다국적군의 공습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점을 예로들어 다국적군이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천명된 목표를 벗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었다. 고르바초프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대뜸 「그가 이라크 선전에 동요되고 있다」고 평가했듯이 소련은 이라크로서는 선전측면에서 이용가치가 큰 「왕년의 우방」이다. 다른 나라의 중재는 미국을 움직일 만큼 힘이 없지만 소련의 움직임은 미국도 괄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행보에 영향을 주는 데는 소련의 중재노력이 지렛대로 안성맞춤일 수 있다. 소련으로서는 걸프전이 끝나면 미국이 완전히 중동을 석권하는 최악의 상황전개를 막고 한 몫을 챙기기 위해서는 지금으로선 평화의 중재자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12일 이라크가 소련 특사를 맞아 평화를 수용할 듯이 말한 것은 양측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후세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1일 사둔 하마디 이라크 부총리가 한 발언과 관련,이라크의 입장이 누그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도 가능케 한다. 이라크는 줄곧 쿠웨이트 철수를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와 연계시켜왔는데 최근에는 더 이상 이런 조건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하마디 총리는 튀니스에서 무조건 휴전을 촉구하는 어떠한 제안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휴전과 철수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최근 이라크가 협상을 바라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온 점을 고려할 때,이라크가 입장을 완화시키는 인상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라크의 이러한 발언들에 대해 미국의 반응은 거부 일색이다. 후세인과 프리마코프 회담 결과가 보도되자 미국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이라크가 쿠웨이트 철군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그리고 아직도 팔레스타인 문제와 쿠웨이트 문제가 연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소련특사가 이라크에서 후세인을 만나고 있는 시간에도 바그다드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미합참 작전국장 토머스 켈리중장은 『공습이 프리마코프의 이라크 방문과 상관없다』며 『그것은 그의 일일뿐』이라고 짐적 무시하는 태도를 견지했다. 따라서 후세인대통령의 발언은 메아리 없는 일성이 그치고 말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가오는 지상전의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소련의 중재가 평화적 해결의 씨가 될 가능성은 실날처럼 남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핵사찰 수용 않으면 전후보상 협상 불응”

    ◎일,대북한 수교회담 방침 밝혀 【도쿄=강수웅특파원】 일본정부는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회담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 기구의 핵사찰을 수용하지 않는한 전후보상문제에 응할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오는 30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1차 본회담을 앞둔 27일 일본측 수석대표 나카하라씨(중평립)는 마이니치(해일) 신문과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국제적 의무수행의 문제』라고 규정하고 『일본은 핵사찰 수용문제를 전후보상 등과 함께 묶여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북한 수교협상의 일본대표가 핵사찰과 보상문제를 연계해 처리하겠다는 일괄협상론을 공식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카하라대표는 『예비회담의 경위를 보아도 핵사찰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일본의 안전보장이란 관점에서 보아도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한국과 미국도 강력하게 요구하는 사항이어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 페만전의 확산을 경계한다(사설)

    다국적군의 공격에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이라크가 마침내 이스라엘과 사우디에 대한 미사일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도되었다. 개전 2일째를 맞은 페르시아만 사태의 새로운 확산 전개로 주목된다. 선제공격에 나선 다국적군의 압도적 화력으로 이라크의 공군력과 미사일 발사기지는 거의 궤멸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는 8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이스라엘에 쏘아보냄으로써 반격의 전력이 남아있음을 보여주었다. 물론 8기의 미사일 반격은 전면적 공격에 대한 반격 치고는 너무도 미미한 규모이며 그 정도의 공격이라도 어느정도 계속할 여력이 있느냐가 문제이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고 우려하는 것은 이라크가 노리는 목적이다. 이번 페르시아만 전쟁에서 미국과 다국적군은 속전속결이 최선의 전략이며 이라크는 어떻게 해서든 지구전으로 이끌어가야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때문에 이스라엘을 끌어들여 아랍민족주의를 선동하는 것은 이라크가 추구하는 최선의전략인 것이다. 이라크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도 바로 그런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라크의 첫 미사일 공격에 대해 반격에 나서지 않기로 한 이스라엘의 결정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라크가 공격해 보면 「1백배의 반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우선은 이라크의 공격이 소규모이고 우려했던 화생방전 탄두를 적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1백배의 반격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이다. 이라크의 공군력은 궤멸되었다 하더라도 이슬람의 종교적 신념에 불타는 1백만 지상군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제 다국적군의 지상공격이 시작되면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누구도 모른다. 이라크의 대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이 다시 가해지고 해외에서의 테러공격이 강화될 경우에도 이스라엘은 자제할 것인가. 다국적군을 이끌고 있는 미국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이라크의 전술에 말려드는 이스라엘의 감정적 반격을 최대한으로 자제시켜야 할 것이다. 이라크의 미사일 반격에서 또 한가지 주목해야할 사항은 이라크의 화생방전 가능성이다. 이라크는 이란과의 8년 전쟁에서 무차별 살상의 반인륜적인 화학무기를 사용한 전력이 있고 북부 산악지대의 독립추구 쿠르드족에게도 독가스를 살포해 5천여명을 몰살시킨 악명을 지니고 있다. 궁지에 몰린 이라크가 지상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나설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그들을 상대하는 다국적군의 최대 고민거리다.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텔아비브에 화생방전 소동이 난것도 따지고 보면 이라크의 화생방전 능력에 대한 공포심이 빚은 결과다. 이라크의 화학무기 공장과 미사일 기지들은 거의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병사들에게 지급된 화학무기는 남아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화학무기가 사용되는 상황까진 가지 않고 전쟁은 끝나야 할 것이다.
  • “물가 불안 잠재우기” 비상대응/정부 긴급 대책회의 안팎

    ◎페만·지자제선거 악재 사전제거/총통화 관리 강화,재정긴축 시급 연초부터 정부의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12일 이승윤부총리가 주재하는 「긴급」물가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해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경제기획원에서 정부 12개 부처의 차관들이 참석한 물가안정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도 「긴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다. 정부의 이같은 「긴급」회의 연쇄 소집은 물가관리가 위기국면에 처해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그러나 「긴급」회의가 뻔질나게 열리는 것에 비해서는 내놓는 대책들이 판에 박힌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 한결같이 국민들의 팽배한 물가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과연 정부는 다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물가만은 기어이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그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떨쳐 버리기가 수월치 않다. 겉으로 나타나는 연쇄적인 물가 폭등 현상도 문제이지만 「물가관리 능력의 상실 또는 부재」는 올해 물가관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적 상황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올해 물가는 당초부터 불안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다. 그렇지만 올들어 12일까지 사이에 나타난 상황을 종합해보면 현실은 예상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각종 공공요금과 개인 서비스 요금이 연쇄적으로 기습 인상됐을 뿐만 아니라 농산물과 공산품까지 들먹거리고 있어 물가상승의 핵분열을 연상시킬 지경이다. 인상폭은 너무 가파라 「20∼30% 인상」은 오히려 건전한 축에 들 정도다. 이같은 연초 인상러시의 핵분열 시발점은 묘하게도 정부가 관장하는 공공요금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 구랍 31일부터 지하철 및 철도요금이 대폭 인상된데 이어 상수도 요금과 청소료 등의 인상계획이 확정,발표돼 1∼2월 사이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같은 공공요금의 「두자리수 인상러시」는 즉각 개인 서비스부문에 옮겨 붙고 있다. 목욕탕 업자들은 협회를 중심으로 담합해 목욕료를 20∼60%까지 기습적으로 올렸고 대중음식점·다방·여관 업자들도 뒤이어 값 올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급 입시 학원이나 미술·속셈학원,유치원과 이·미용업소 등도 덩달아 인상러시에 편승하거나 편승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목욕요금은 협회를 이용한 가격 담합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물가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응조치가 먹혀들어 20% 안팎에서 재조정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상추·시금치 등 채소류 가격이 신정연휴·한파 등의 수급불안 요인에 따라 계속 치솟고 있고 밀감·사과 등 과실류 가격도 지난 연말보다 20∼30%씩 올라 있다. 특히 쇠고기는 올해부터 부위별 차등가격제가 실시되는 것을 기화로 부위에 따라 최고 60%까지 폭등했으며 생태 등 수산물 가격도 반입 부진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안정세를 보였던 공산품 조차도 올해는 물가 불안심리에 편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류·전자제품 등은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레고·장난감 전자시계 등 완구류를 중심으로 값이 오르거나 가격인상을 위한 공급업자의 출고조절 등으로 제품공급이 중단되는 상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아직까지 물가당국에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가 폭등의 연쇄반응이 핵분열을 연상시킬 정도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악재들이 산적해 있어 물가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연말 지하철·철도 등 일부 공공요금의 대폭 인상에 이어 올 1∼2월중 10여개 공공요금이 인상 대기중이다. 현재 경제기획원과 교통부·동자부 등 관계부처간에 인상시기와 폭이 논의되고 있는 공공요금을 보면 시내·시외·좌석·고속 등 각종 버스요금과 고속도로 주행료,전기료,LNG·LPG 등 각종 가스요금 등이 포함되고 있다. 의료보험수가와 중·고 수업료,교과서대금 등이 인상시기를 엿보고 있고 택시업계에서는 택시요금 인상도 요구하고 있다. 공공요금은 아니지만 지난해말 휘발유·등유 등 2개 유종의 소비절약차원 대폭 인상에 이어 이달중 이들 유종을 포함,유가체제의 전면 재조정을 위한 2차 유가인상이 단행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오르지 않는 공공요금은 없다고 단정을 내려도 무방할 것이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공공요금의 인상폭이 모두 두자리수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업계가 관계부처를 통해 물가당국에 요구한 공공요금 인상폭을 보면 시내버스 요금이 1백40원에서 2백원으로 42.9%,시외·고속버스 요금은 평균 40%,좌석버스가 4백원에서 5백50원으로 37.5%에 이르고 있다. 또 전기료는 산업·업무·가정·농사용을 합쳐 평균 11.9%,고속도로 주행료 10%,LNG·LPG요금 10∼20% 등의 요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공공요금 대폭인상 내지는 인상계획은 개인 서비스요금,농·공산품 가격 등 여타부문의 물가상승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여타부문의 물가를 자극할 뿐 아니라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정부의 각종 대책의 실효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려 물가 불안을 조장하는 결과를 빚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발발 가능성과 올 3월중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자제선거는 올해 물가관리 여건을 최악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지자제선거는 선거자금의 대량 살포로 인한 자금 흐름의왜곡과 대규모 선거인력 동원으로 건설현장의 인력난을 가중시켜 임금불안을 야기함으로써 물가불안을 더욱 조장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물가 폭등세의 확산과 물가관리 여건 약화는 물가관리 능력의 한계를 거의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물가당국은 일종의 「무기력 증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총통화관리 강화와 재정의 긴축운용 등 거시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 「단식조건」의 냉철한 검증/한승조 고려대교수(세평)

    ○점입가경 정치상황 요즈음 이 나라의 민주정치는 점입가경(갈수록 희안한 경지로 들어간다)이라는 말이 적합할 만큼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국회 이후 의원직 사퇴서를 낸 야당은 여지껏 국회에 등원하지 않고 있다. 이것도 선거구민에게 물어보고 한 것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는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문제를 계기로 김대중 총재는 다음 네가지 조건을 내걸고 무기한 단식으로 들어갔다. 그 내용인즉 의원내각제 포기,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민생문제 해결,보안사 해체 등이다. 그동안 국민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쟁점을 갖지 못해서 잠잠했던 재야운동권 세력도 이번 사건으로 다시 활성화되어 평민ㆍ민주 양당과 연합하여 보안사 대민사찰 조사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리고 일단계로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러니 그동안에도 헝크러져왔던 정당정치ㆍ의회정치는 앞으로도 한참동안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의회정치 존재이유 여기서 우리는 정당과 국회가 왜 존재하며 무엇을 하는 곳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정당과 국회는 민의를 수렴하고 국민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그들이 당리당략 때문에 극한대립과 정치파국을 조성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등 부담만 계속 안겨준다면 그런 제도가 존속할 가치도,명분도 없어진다. 그들이 가치와 명분을 높이지 못했으면서도 그것도 모자란지 정국을 불안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권력싸움이 아닐 것이다. 국민생활의 안전,풍요,편익,자유 그리고 보다 많은 자아실현을 보장하는 문화,윤리생활의 확립 등 정치는 이를 위해서 있는 것이고 또 이것이 바로 국가의 존재이유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여야당과 국회는 국민의 이익을 빙자하여 당익을 도모하며 권력싸움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불사하는 행태만 보여왔다. 이런 말이 지나친 말인가는 그들이 국민의 안전,풍요,편익,자유,문화와 윤리성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반성해 보면 알 수 있다. ○야 요구는 정당한가 그런대도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고 파국의 우려를 무릅쓰고 내걸은 요구조건이 과연 얼마나 정당성을 갖는 것인지 냉철하게 검토ㆍ평가해 보아야겠다. 첫째는 의원내각제 문제이다. 야권이 내세우는 의원내각제=반민주라는 등식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선진국가의 식자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논리이다. 또 의원내각제 개헌이 여당의 영구집권을 보장한다는 공식도 국민의식 수준을 너무나 우습게 보는 소리이다. 순수한 의원내각제가 현재 이 나라에 적합하지 않음은 본인도 동감한다. 그보다는 의원내각제를 가미한 혼합정부가 한국의 정당발전ㆍ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이원집정부제라 하여 야당은 반대하고 여당도 회피하는 오늘의 정치풍토는 기묘하다고 보지 않을수 없다. 학문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도저히 정당화될 수가 없는 허위가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이 나라 풍토에서 무엇이 제대로 되겠는지 의심스럽다. 이 시점에서 개헌을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의원내각제 포기의 약속이 국회정상화의 전제조건이 되고 김 총재의 단식중단을 유발한다는 것도 이성적으로 납득이 가기 어렵다. 둘째,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를 이론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시점과 정당개입 여부,그리고 실시절차에 대한 합의이다. 야당의 요구하는 바는 지방자치제의 최종형태인데 처음부터 최대한으로하느냐 또는 여당의 주장대로 단계적으로 할 것이냐 이론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급하게 먹는 음식이 체한다는 말과 같이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다가 지방자치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부각된다면 나라를 더욱 혼란케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국민의 마음을 압박하는 것이 물가앙등의 추세이다. 내년에는 적어도 20%의 인플레가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와 국민이 총력으로 물가를 잡아야 하는 시기에 인플레를 가중시킬 수 있는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선거실시를 요구함은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인의 입장이 아닐 것이다. 셋째,민생문제의 해결은 요구사항중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항목이다. 그러나 야당측이 극한투쟁이나 최후 통첩을 하지 않는 것이 민생문제 해결에 더 큰 도움이 될것이다. 넷째,보안사의 해체는 여야가 국회에서 협의할 문제이지 김 총재의 단식으로 투쟁할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이 야권의 요구가 불합리함을 지적하면서도 정부ㆍ여당이 요즈음 하는 일중에 잘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해주고 있다. ○감정적 대처는 곤란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문제가 정국경색의 새 발단이 되어 있다. 이 문제도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자면 다음 세가지 문제가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보안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둘째,보안사의 중요기밀이 어떻게 세상에 공표되었나. 셋째,이것이 정치적 파국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 첫째,보안사는 군부만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는 곳인가 또는 국가안보 전반을 다루는 곳인가. 전자의 경우라면 민간인 사찰은 분명한 월권행위 이다. 법적근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알지 못하나 보안사가 그동안 안보 전반을 다루어 온 것 같고 심지어 정권유지와 창출의 역할까지 해오다 보니 민간인 사찰까지 해온 것이다. 그 때문에 큰 물의가 생겨 났으니 앞으로 보안사의 성격과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앞으로 국회에서 심의하고 결정할 일이다. 둘째,보안사의 기밀문서가 세상에 공표되었다는 것은 군부와 행정공무원의 기강이 이만큼 해이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라의 전반적 위기상황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우리에게 실감케 한다. 셋째,이번 보안사 사건이 정치파국의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보안사문제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처할 문제이지 감정폭발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런대도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는 것은 평소 체제전복내지 정치파국을 추진해온 쪽이 그 사실을 빌미로 그들의 정치목적을 실현하려는 것 뿐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 「분단 41년」의 청산과 과제(새 독일 탄생:3)

    ◎“과도기 없이 통일”… 현실적 융화에 어려움/낙태ㆍ환경보호문제 등 의견 대립 첨예/베를린행 인파 급증… 주택ㆍ교통난 심화/동독기업 도산 속출… 연말가면 실업 1백만 예상 최근 베를린 도심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간선도로마다 버스ㆍ택시전용차선이 등장했다. 일반승용차가 버스전용차로 운행할 경우에는 20마르크(9천2백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버스전용차선으로 다니는 승용차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벌금을 둘러싼 시비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규율과 질서를 존중하던 독일정신(Deutsche Geist)의 실종이라고 하겠다. 이 문제에 대해 지난 9월28일자 「베리리널 몰겐포스트」지는 다음과 같이 관계자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다. 만프레드 카이절(49ㆍ열쇠공)은 『최근엔 버스를 타도 전보다 30여분 늦게 귀가하게 된다. 나는 직장에 늦지 않게 출근하고 싶으며 역시 퇴근후 정확하게 집에 도착하고 싶다. 그래서 가끔 차량들이 없는 버스차선을 이용하게 된다. 교통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디터 스캄브락스(37ㆍ경찰국 경감) 『동독지역서 온 운전자들이 버스차선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들은 버스차선에 대해 전혀 유념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악화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방법은 없기 때문에 공공교통수단의 우선 소통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서독의 서민대상 백화점인 알디(ALDI)에는 요즘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사려는 동독지역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줄을 서 있다. 아침 10시부터 개점하는 백화점은 오전중에 일부 상품이 동이 나 줄서기에 익숙하지 못한 서베를린 사람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주로 가전제품이어서 컬러TVㆍ비디오제품들을 들고 가족들이 무리를 지어 베를린 도심을 다니는 동독지역 주민들이 눈에 많이 띈다. 1마르크라도 절약하기 위해 알디의 바겐세일을 고대하던 서베를린 중산층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가격도 상승해 생활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밖에 통독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은 주택임대업자와 중고자동차판매업 등이지만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서민들의 생활이 쪼들리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시내 주택임대사무실에는 임대 신청을 하기 위한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으며 임대료가 몇달새 2배까지 오른데다 신청이 접수된 뒤에도 2∼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방3에 응접실이 있는 1백㎡ 규모의 아파트는 월 임대료가 연초 2천5백마르크 정도였으나 최근엔 4천여 마르크로 치솟았다. 통일뒤 베를린에만 30여만명의 외래인이 몰려 들었다는 집계여서 주택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3년된 중고차도 여유있는 동독출신 사람들이 몰려들어 벤츠 300의 경우 2만5천∼3만마르크를 홋가,통일전에 비해 5천∼1만마르크가 상승한 가운데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모든 문제는 독일통일 예상을 뒤엎고 급속히 진전되는 바람에 독일정부가 국민들의 통일요구에 사전준비가 제대로 안된채 끌려간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독일통일의 동기를 여러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겠으나 지난해 가을 서독으로의 대탈출로 불이 당겨진 이후 전광석화처럼 통일 작업이 추진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리 계획된 통일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분출된 갑작스런 욕구때문에 이뤄진 통일이어서 많은 문제점과 갈등을 과제로 남겨 두었다고 하겠다. 통일의 직접동기는 여행자유화였던 것이다. 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묶어둔 동독의 사회제도는 국민들로 하여금 불만과 반발을 자초했으며 평소 강제로 주입시켜온 「제국주의」에 대한 적개심도 퇴색시켰다. 지난해 동독시위의 첫 구호는 「여행자유화」였으며 이것이 공산당 일당독재의 장기화,이에 따른 폐쇄사회의 모순,경제침체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 서독으로의 대탈출 사건이 발생했다. 처음부터 체제의 변화를 목적으로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갑작스런 통일은 많은 갈등을 과제로 남겨놓고 있다. 이때문에 40여년 분단갈등의 해소문제는 이념적이거나 정치적인 것보다는 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해진 동독사람들이 경쟁과 능력을 중시하는 시장경제 사회에 어떻게 빨리 적응하느냐 하는 사회적인ㆍ경제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통일조약에 따라 사회주의 동독의 각종 제도는 서독체제에 맞도록 개편되어야 하는데이 과정에서 벌써부터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과제들중에는 낙태법ㆍ실업ㆍ투자ㆍ환경문제 등이다. 이런 문제들은 통일독일 정부가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지만 서독국민과 동독국민들 사이에 의견의 차이가 많아 쉽사리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서독에서는 낙태를 금지시키고 있으나 동독은 이를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통일후 서독 여성들이 동독으로 건너가 낙태시술을 받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독의 집권 기민당은 낙태법문제에 관해서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으나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낙태에 관해서는 기소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통독후 가장 골치아픈 문제로는 실업문제와 인플레현상이다. 사회주의경제가 다 그러하듯 동독의 경제는 지금까지 적정인력 투입이나 균등분배에 중점을 두어왔기 때문에 통계상으로는 실업률 0% 였으나 경제통합후 3개월만인 현재 동독지역의 실업자수가 30여만명에 이르는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독 문제연구소의 쿳페박사는 최근 『새 경제질서는 충분한 사전준비나 과도기도 거치지 않고 갑자기 닥쳐왔다』며 『향후 2년내에 동독기업의 30%가 도산할 것이며 실업자수는 연말까지 1백만명,91년까지 전체 노동력의 25%인 2백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양국의 체제가 합치는 과정에서 표출되는 갈등은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며 독일인들은 이를 현명하게 해결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 북의 계산 “일본을 대 서방 접근창구로”/묘향산회담… 도쿄의 시각

    ◎「김환루트」 통한 돈줄 확보 타진/연락사무소는 한소수교 버금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일본 집권 자민당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의 2·3차에 걸친 파격적인 단독회담은 북한측 자세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도쿄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26일 하오 6시30분 자민·사회 양당 북한방문단 일행과 떨어져 묘향산 초대소에 혼자 남은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숙소로 방문,1시간 동안 세계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회담에서는 남북통일방안,남북한 유엔가입 문제,남북대화 및 교류촉진 문제 등도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지난 20일 북한방문을 앞두고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일성 주석과 만나는 자리에서 하루라도 빨리 남북 두 나라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대화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히고 『정치는 국민과 민족을 위해 하는 것이므로 남북대화를 촉진토록 하는 것이 이번 북한방문의 최대 바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의욕을 가진가네마루 전 부총리와 45년간 북한을 이끌어 온 김일성 주석과의 한반도정세논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긴장완화를 위해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동구의 사회주의 제국이 급격한 변혁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개방정책에 등을 돌려 온 북한측이 일본의 정치 지도자와 처음으로 세계정세를 논했다는 사실 자체가 태도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나베 마코도(전변성) 사회당부위원장을 포함한 26일의 수뇌급 3자회담이 북한·일본간의 새로운 우호관계수립을 위한 선언이며,쌍방의 현안 해결을 위한 방향 제시라고 본다면 26일과 27일의 2차에 걸친 단독회담은 북한의 입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구체적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번 단독회담은 북한측의 돌연한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묘향산체재 하루 연장은 대표단을 태우고 평양에 돌아오는 특별열차가 출발하기 직전,조선로동당 김용순 서기를 통해 김 주석으로부터 『가네마루씨와 꼭 둘이서만 이야기하고 싶다』는뜻을 전해왔기 때문이었다. 김일성 주석은 26일 수뇌급 3자회담에서 일본을 지나칠 정도로 추켜올리는 발언을 해 일본 정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나는 지금 일본의 현상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경제대국이지만 정치대국도 되어 있다. 여기까지 이른 것은 일본의 정책이 옳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채권국이며,미국은 채무국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의 저의가 무엇인지에 관해 북한관계 전문가들은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북한이 자존심을 꺾고 일본에 접근함으로써 경제협력이라는 실리를 취하고,동시에 고립화를 면해보자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동맹국인 중국·소련으로부터도 「다루기 어려운 상대」로 불릴만큼 폐쇄적 자존심이 강했던 북한이 이처럼 「대일추파」를 던지는 동기는 명백히 돈 때문이라고 27일자 산케이(산경)신문은 지적했다. 또 김일성 주석이 일본과의 우호친선을 꾀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한 것은 김일성체제 유지 및 북한의 당면 최대과제인 김정일 서기에의 세습을 어떤형태로든 굳히려는 의도에서 과감한 대일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평양정권은 지금 자본 기술은 물론 식량 에너지조차 부족,피폐상태에 있는 경제를 이대로 끌고 가다가는 김일성 주석 사후 후계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고 보아도 좋은 상황이다. 따라서 그 돌파구로서 일본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이번 김­김(환)단독회담이 내포하는 중요한 의미의 또 하나는 대일본 접근 파이프라인을 종전의 일본사회당에서 집권자민당으로 바꾸려 한다는 점이다. 26일 하오 4시를 조금 지나 묘향산에서 평양으로 돌아가는 특별열차내의 사회당 대표단 단장 다나베 부위원장의 표정은 착잡했다고 동행보도진이 전해왔다. 김일성 주석의 요청에 따라 자민당측 단장인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단독회담을 위해 묘향산에 그대로 남게되고 오래 전부터 대북한 파이프역을 자임해 온 사회당측 단장은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북한·일본의 외교주도권이 사회당으로부터 자민당으로 옮겨진 것을 상징한다. 이것은 또한 북한측이 자민당내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가네마루 루트를 조준한 것이다. 이제는 북한·일본관계는 배상·경제협력 등 보상문제 등의 구체적인 타결책을 마련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대표단과 동행한 일본정부의 외무·통상·운수·우정성 등 실무자들은 사상 최초로 북한당국 실무자들과 접촉을 개시했으며,이와 병행해 자민당대표단도 북한조선로동당 관계자들과 개별회담에 들어갔다. 북한의 대일접근 의욕은 로동당기관지 로동신문의 보도태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7일자 로동신문은 1면 톱기사로 「위대한 김일성 주석이 가네마루 다나베 씨를 접견」이라는 제목아래 1면 거의 전부를 할애했다. 사진도 1면에는 김 주석을 둘러싼 가네마루 다나베 단장의 사진 및 대표단 전원과 김 주석과의 기념사진을 게재했으며,2면에는 동행기자단과의 기념촬영사진을 실었다. 이번 가네마루 대북한외교가 가져온 일련의 변화에 대해서는 일본의 학자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와다나베 아키오(도변소부) 동경대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이번 북한방문은 외교스타일로서는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 당차원에서의 협의를 거쳐 정부레벨로 이행시키는 교량역으로서는 상당히 깊은 부분까지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로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한국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한­소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어 외교면에서 북한보다 앞서있기 때문에 전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북한·일본 사이에 연락사무소가 개설되면 그 의미는 크다. 한국도 침묵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쨌든 북한에 서방측과의 파이프가 생겨 인적 정보교류가 가능해지면 북한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한반도 문제는 당사자간의 문제이지만,전유럽안보협력회의(CSCE)처럼 동서체제를 넘은 안전보장기구를 아시아에도 설치,한반도의 군사 정치 문제에 대해 무릎을 맞대고 협의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북한의 대일 접근은 개방정책에로의 전환의 조짐일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나온 견해이다.〈도쿄=강수웅 특파원〉
  • “지원규모 축소”… 고심의 줄다리기/대미 페만분담금 협상타결 안팎

    ◎수재ㆍ중동건설 미수금 악재 작용 설득/의료진 파견문제 파병시비 부를 수도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한미 양국 정부간의 그동안 지루할 정도로 진행됐던 우리 정부의 다국적군 군비 부담금협상이 지난주말 양측간의 접점을 찾아 모두 2억2천만달러 규모로 최종 낙착됐다. 정부가 24일 밝힌 지원금액은 현금 5천만달러와 함께 항공기ㆍ선박 등 수송수단의 제공 및 방독면ㆍ군복 등의 현물지원을 포함한 1억2천만달러 정도의 「다국적군 특별지원금」과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고 있는 요르단ㆍ터키ㆍ이집트 등 주변 3국에 대한 정부보유미 3만t(1천만달러 상당) 지원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4천만달러 제공을 비롯한 「대인접국 경제지원금」 1억달러로 크게 2분된다. 인접국 경제지원금에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잔류하고 있는 각국의 난민수송을 위해 국제이민기구(IOM)에 50만달러를 기부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같은 지원규모를 결정하면서 『다른 우방국들의 지원내용을 고려했으며 현재의 어려운 국내경제사정과 특히 최근 홍수피해로 인한 재정부담 등을 충분히 감안했다』고 밝혀 페만지원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의료진 파견문제를 긍정 검토중이며 파견계획은 관련국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돌아가는 분위기로 볼 때 군의료진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돼 파병시비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7일 부시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방한한 브래디재무장관을 통해 다국적군 유지경비 1억5천만달러와 인접국 지원금 2억달러 등 총 3억5천만달러 규모의 지원을 우리측에 정식 요청한 바 있다. 미측의 이같은 요구가 있고나서 경제기획원ㆍ외무부ㆍ상공부 등 관계부처는 『우리 경제 수준에 맞는 적정한 액수가 얼마인가』를 놓고 서너차례 고위실무자회의를 가지면서 상당히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원금액을 검토하고 있는 와중에 수재가 발생,4천억원(6억달러 상당)의 긴급복구자금이 필요하게 되자 정부는 지원 자체에 회의적인 국민여론을 상당히 의식했던 것으로 얽혀진다. 연간 20억달러 규모의 주한미군 유지비도 우리 정부가 분담금액수를 선뜻 결정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페만사태와 관련,우리 건설업체들이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 받지 못한 10억달러 규모의 미수금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여러가지 현실적 측면을 고려,가능한 한 적은 액수로 그것도 현금보다는 물품지원쪽으로 방침을 정한 뒤 미측과의 협상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전달,미측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외무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설명한다. 이와 관련,최호중외무장관은 지난 21일 도널드 그레그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정부의 지원금액을 통보했으며 같은 시각 박동진 주미대사를 통해 키미트 미국무차관에게도 이같은 정부방침을 전달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미측은 일단 우리측의 지원규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표시하고는 있으나 그다지 만족해하지는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주로 현금지원을 원하는데다 3억5천만달러 규모가 한국의 경제상황과 페만 원유의존도에 비추어 볼 때 충분히 부담가능한 액수라고 계산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정부가 액수결정을 늦추는 기미를 보이자 미의회와 언론 등이 파병 등을 거론하며 파상적인 압력을 가한 것도 따지고 보면 미행정부의 속마음을 읽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액수의 다소를 떠나 한국이 대이라크 군사ㆍ경제제재조치에 참여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측은 외교적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결국 정부는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 안보적 측면,경제통상 측면,외교적 측면,국내경제상황 등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안보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도움으로 국가존립위기를 벗어났던 우리로서는 이라크의 무력에 의한 쿠웨이트침공 및 합병은 남북한 대치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고 따라서 페만지원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적 측면에서도 연간 도입원유의 75%인 2억5천만 배럴의 원유를 중동에서 도입해야 하는 형편인 만큼 배럴당 1달러만 상승해도 2억5천만달러의 추가부담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치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페만사태의 조속한 해결은 안정적인 원유공급확보와 깊은 연관을 가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페만지원에 당위성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대외경제협력기금에서 제공되는 장기저리(3% 내외)차관도 20년내지 25년거치로 상환되는 것은 물론 이집트 등 주변국이 이 자금을 이용,사업별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구입하도록 돼 있는 만큼 「투자환급」이라는 측면에서 전체적인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외무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여러 측면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심각한 경제난ㆍ수재복구ㆍ과중한 미군주둔비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2억2천만달러 규모의 지원액수는 『너무 많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어서 국회심의 과정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유종하외무차관 일문일답/“이라크에도 우리 정부입장 통보” ­페르시아만사태 군비분담금 등을 2억2천만달러 규모로 결정한 시기는. 『예산당국을 비롯한 정부관련부처간에 3∼4차례 회의를 갖고 안보ㆍ경제ㆍ외교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지난주 결정했다』 ­3억5천만달러를 요청한 미국이 우리의 결정에 만족하고 있는가. 『최근의 수해 등 미국의 요청에 전적으로 따를 수 없는 우리의 상황을 미측에 설명했다. 미국측도 우리가 제한된 상황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이해하고 있다. 지난주말 결정사항을 미측에 통보했다』 ­이라크정부측에도 분담금 규모결정을 사전통보했나. 『사전 통보는 하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과 원칙 등은 계속 알려주고 있다』 ­병력파견 등 추가지원을 고려하고 있나. 『주한미군 감축 등 우리의 안보문제를 고려할 때 파병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보며 미국정부도 우리의 입장에 긍정적인 자세이다. 따라서 상징적인 의미로 의료진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라크 및 쿠웨이트에 잔류중인 교민들의 안전에는 영향이 없는가. 『물론 교민안전을 고려했다. 미 소를 비롯,아랍의 거의 모든 국가가 군비분담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정부도 우리 입장을 이해할 것으로 본다』 ­다른 나라들의 지원 상황은. 『GNP가 우리의 13.5배와 5.7배인 일본과 서독은 각각 18배인 40억달러,9배인 20억8천만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이외에 우리나라에게 페르시아만사태 지원을 요청한 나라가 있나.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 등 아랍국가들도 우리의 지원을 다양하게 요구해 왔다』 ­페르시아만사태의 전망은. 『미ㆍ소ㆍEC국가 등 거의 모든 나라의 해결 의지가 강하다. 따라서 시기가 문제이지 결국은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 대북협상 “양보할 일 못할 일”/박봉식 서울대교수(서울시론)

    ◎전향적 대응 좋으나 북이 오판 말게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 총리회담은 서울이나 평양에서 모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에서는 북측이 결국 총리회담을 당국간의 회담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석하고 또 평양에서의 제2차 회담이 확실하게 되어 당국간의 접촉이 공식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는 것 같다. 평양측은 서울회담에서 3가지 「긴급의제」를 내세워 그 의제의 선결을 요구하는 자세였다. 그들은 서울회담의 결과 이 세가지 선결요구가 거의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즉 「단일의석의 유엔가입」문제와 관련해서 한국이 유엔 단독가입을 일단 보류하고 북측의 제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변화없는 북대표들 그리고 「밀입북관련 구속자 석방」과 관련,그들을 면회하지는 못했으나 적어도 선물은 간접적으로나마 가족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끝으로 「팀스피리트훈련 중지」에 대해 신축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측에서 시사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 미군철수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연형묵 북한총리는 그들의 정권수립기념 연설에서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가 가능하다고 연설하였다. 이 정도면 북측으로서는 서울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북한의 국가주석이 서울회담에 임한 연형묵총리등의 「서울활동」을 칭찬할 만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로의 해석에 문제는 없겠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누구나 낙관론자이기를 바랄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보면 남북한관계를 낙관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남북한관계를 궁극적으로 낙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서울에 온 북측 대표단의 공식 비공식 태도에는 종래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객관적인 세계정세의 흐름을 분석하고 그결과 새로운 정책을 마련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종래와 같이 김일성의 교시 등을 그대로 가져 나온 것이다. 북측 대표가 우리측 총리를 총리라고 부르기를 꺼릴 정도였고 만찬연설에서 주체사상을 강조하며 그들의 정치체제가 가장 우수한 것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당국간 회담에 나온 사람들이 회담과 관계없는 일에 더 열중하려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세가지 긴급의제라는 것도 엄격히 말하면 정상적인 경우 당국간의 의제로서는 적절치 않은 것이다. 그러한 북측의 요구가 거의 받아들여졌다는 관점을 되씹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들의 기본자세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자세도 가다듬지 않고 회담에 나온 사실이 8월까지의 태도로 보아 다소 의외의 면이 없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들이 영향받기를 거부하는 국제관계의 변화,그리고 그결과 한국의 유엔가입 가능성의 증대 등이 그들로 하여금 「긴급의제」를 들고 나오게 한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총리회담이 열리기 2일전에 소련의 외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였고 한소간의 연내 국교수립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서독관계의 변화는 소련의 대서독정책의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브란트의 동방정책도 소련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소련은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울브리히트 동독공산당 당수를 해임시켰으며 작년의 동서독 결합의 과정을 위해 호네커 동독국가원수를 물러나게 하였다. 이와같이 양독은 70년대이래 소련정책의 변화에 맞추어 교류를 해왔기에 오늘의 통일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북한의 정치에 동독에서와 같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북한도 소련에 군사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면이 많기 때문에 그 영향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소련도 그들의 사회주의 동맹국을 불명예스럽게 팔아넘기는 일은 하기 싫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다면 우리가 북측의 명분을 어느 정도 만족시켜가면서 회담과 접촉을 시작하고 하나하나 축적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 같다. 그러나 시기를 놓치지 않고 명백히해야 할 것은 함으로써 그들의 변화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서울회담이 평양에서 성공이라고 생각케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이냐하는 문제도 있다. 우리가 분위기를 위해 조절하는 것을 그들이 그들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것으로 오판케 해서는 안될 것이다. 유엔가입문제만하더라도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스스로 고칠 시간을 주자는 것이지 이로써 유엔가입을 저지할 수 있다고 오판케 해서는 안될 것이다. ○유화제스처 구분해야 주한미군만 하더라도 그것은 한미간의 문제이지 그들과 협의할 문제가 아닌 것임을 명백히해야 하지 않을까? 이와관련,미국측에서도 3자회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니 이 문제도 명백히 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회담­외교적인­이 그렇지만 특히 남북한관계는 분위기를 위한 유화적인 제스처와 기본입장의 변화를 혼돈해서는 안된다. 때로는 분위기가 다소 경색되는 일이 있더라도 북의 비현실적인 정책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백히해야 할 것이다.
  • 김영삼 민자대표 회견의 의미

    ◎“야 등원 유도”… 여권의 유연성 “공시”/「파행국회」 유감 표명… 대화복원 촉구/산적한 현안 내세워 간접적 압력도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반려에 이어 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의 대야제의는 그동안 야당의 통합움직임등 야권내부의 입장이 정리되기를 기다리던 민자당이 정기국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적극적인 대화로 야권의 등원을 유도하겠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김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지자제 내년 상반기 실시,국가보안법및 안기부법 개정,국회의원선거법 개정을 당면과제로 제시해 야당과의 등원협상에 적극 나설 생각임을 밝히고 각종 여야 대화채널가동 촉구및 필요할 경우 노태우대통령과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회담 주선용의등을 피력했다. 김대표는 또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의 법안강행처리에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야당의 사퇴명분을 약화시키는 한편 통과된 법안들이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오는 정기국회에서 고치는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물론 이같은 김대표의 입장표명이 평민당의 등원요구조건과는 꼭맞아 떨어지지 않고 평민당도 김대표의 회견내용을 「파행정국을 치유하려는 대책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하고 있기는 하다. 또 평민당이 지난 임시국회의 법안 강행처리를 민자당내 민주계가 주도한 것으로 몰아붙이며 책임자 인책을 주장해 민자당내 계파간 갈등을 유도하고 있고 야당에게 등원명분을 주는 문제로 여권내부의 혼선을 빚으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어 김대표가 제시한 「협상등원」은 일단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자제 실시확약등 민자당의 협상카드가 이미 대부분 노출된 시점에서 평민당의 김총재가 김대표의 대화방안 제시에 즉각 화답할 리가 없는 데다 경쟁관계에 있는 「양 김씨」의 역학관계로 보아 김대표의 등원유도가 평민당의 등원을 앞당기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평민당에서도 사퇴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내부의 반발과 국민여론 악화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평민당이 기피하고 있는 양당 총무의 공식채널보다는 민정계와의 비공식협상을 거친 뒤 「독자적 등원」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민자당내에서는 이같은 평민당의 내심과 김대표의 회견에 내놓을 새로운 협상카드가 없음을 감안,김대표의 기자회견을 기자간담회정도로 처리하자는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야 등원촉구문제를 간담회로 처리하기에는 설득력이 없다는 차원에서 기자회견 형식을 취했다는 후문이다. 민자당은 또 이날의 회견으로 평민당이 대화테이블에 선뜻 나서리라는 기대보다는 집권여당의 유연한 모습을 보이며 정국경색타개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하다. 김대표의 이날 회견으로 미루어 볼 때 민자당은 각종 대화채널을 통해 대야협상을 가시화하는 한편 국내외 상황을 적극 홍보하여 정치권의 뒷받침론 또는 책임론을 여론화시켜 평민당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양면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바탕위에서 김대표는 회견을 통해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총리회담으로 고조된 통일분위기를 강조했고 이같은 급격한 남북 관계변화를 뒷받침할 정치권의 의무를 역설했다. 이어 김대표는 중동사태,우루과이라운드협상,농어촌문제,수출불안 및 증시파동,민생치안 등 산적한 국내문제를 다룰 정기국회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평민당의 등원거부에 대한 우회적인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결과적으로 이날 김대표의 회견내용이 평민당의 요구수준에는 미흡하다고는 하지만 평민당의 김총재가 지난 1일 회견에서 대여 대화용의를 표명한 바 있고 민자당도 평민당의 등원을 시기가 문제이지 등원 자체는 낙관하고 있어 10월 중순이전의 평민당 등원은 확실하리라는 정가의 관측들이다. 그러나 민자당은 물론 평민당도 정국경색 책임및 대내외적 여론에 밀려 국회 정상화라는 궁극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겠지만 여야 격돌 또는 파행국회 되풀이라는 고질적인 병폐에 대한 제도적 개선대책은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김경홍기자〉 ◎김 민자대표 1문1답/“내각제 포함,모든 현안 협상용의/지자제 양보 필요하다면 적극 고려” ­정치권 일각에서 세대교체론이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대한 견해와 후계자 육성에 대한 복안은. 『정치는 많은 경륜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신진들과 조화하면서 해나가는 것이다. 과거에 투쟁경력도 없고 민주화를 위한 노력도 없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후계세대문제는 앞으로 젊은 세대를 도와줄 길이 있다면 도와주고 키울 일이 있다면 키워주겠다』 ­대화를 조건없이 하고 형식이나 절차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주장을 노태우대통령과 김대중 평민당총재간의 회담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정치에 있어 대화와 협상은 가장 중요한 요체다. 내각제·지자제 등 어떤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 여야 대표회담문제는 평민당 김총재와 본인이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노대통령과 평민당 김총재와의 대화는 그것이 필요하다거나 적당한 시기라고 판단될 경우 내가 주선할 용의도 있다』 ­야권을 원내에 끌어들이기 위해 등원협상을 할 용의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등원하는 것 이상의 명분은 없다. 개원되면 바로 국정감사가 실시돼야 하며 이는 예산심의 입법과 함께 국회의원의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이번 정기국회에 야당이 등원해서 자신들의 권리와 의무를 다해주길 바란다』 ­경색정국을 해소하기 위한 사전 분위기조성차원에서 서경원사건으로 기소된 김대중 평민당총재에 대해 기소면제를 정부측에 요청할 용의는. 『여야간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또 실현가능성이 있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는가. 『남북 총리회담의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 없지만 매우 알맹이가 있었고 내달의 평양회담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머지않은 장래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다』 ­지방의회선거를 내년 상반기에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국회에서 또 여야합의가 안되면 다시 연기할 것인지 여당안대로 강행할 것인지 분명히해달라. 『지자제는 내년 상반기에 반드시 실시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며 모든준비를 하고 있고 예산면에서도 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여야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협상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야당과 충분히 대화할 생각이며 양보가 필요하다면 양보도 할 생각이다』
  • 미 「한반도 학술회의」 소 대표 발표요지

    ◎“한반도평화 보장 「6자회담」개최를”/선전용 아닌 남북신뢰구축조치 시급/무력불사용 조약 유엔서 중재할 수도/미의 대북접촉이 큰 변수… 통일 요원한 일 아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동아시아연구센터와 워싱턴의 애틀랜틱 카운슬이 공동주최한 6ㆍ25 40주년 기념학술회의가 27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열렸다. 남북한을 비롯,미ㆍ소ㆍ중ㆍ일 학자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주제발표된 것들중 미하일 티타렌코 소극동연구소장의 「90년대의 한반도:평화를 위한 전망」을 요약,소개한다. 세계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현재상황은 한반도의 적극적인 변화를 위해 호의적인 방향으로 명백히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신뢰의 증대와 함께 강력한 군사 및 정치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간의 대결에서 야기됐던 긴장의 점차적인 감소 등 이른바 신사고로 국제문제에 접근함으로써 비롯된 구체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 소련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평화와 폭넓은 상호협력의 지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중소관계의 정상화,일본과의 대화재개,극동에서의 병력감축,몽고와 캄란만에서의 철군 등이 그 좋은 예이다. 특히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노태우 한국대통령의 만남은 한반도에서도 냉전의 얼음이 녹기 시작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를 포함,이 지역에서의 전반적인 군사대결의 수준은 아직까지 감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소련은 모든 아시아 태평양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간지역협의체의 창설구상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생각할 때 현실을 인정하고 화해를 이룩하며 상호이해와 균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건설적으로 접근하는 일이야말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조성할 것으로 믿어진다.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궁극적 목표인 통일은 당장 실현될 것같지는 않지만 물론 그렇다고 요원한 것도 아니다. 양측의 군사 및 이념적인 장벽이 제거된다면 통일문제에 관한한 남북한 정부의 태도는 그렇게 밖에서 보듯 상극적인 것도 아니다. 통일문제에 관해서는 양측이선전면에서 점수를 따려는 과거의 전통적인 방법을 포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ㆍ경제체제와 외교정책의 목표가 다른 두 국가가 분쟁과 갈등을 피하는 것은 물론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남북한이 관용과 인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한다면,다시말해 평화적 공존의 원칙에서 사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찾아질 것이다. 우리는 김일성이 금년 1월1일과 지난 5월 제시한 이니셔티브를 주목할만한 것으로 지지한다. 동시에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와 직접무역을 주창한 노태우대통령의 여러 제안도 주목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관한 노대통령의 국제회의 소집요청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 회의에서 남북한과 미국ㆍ소련ㆍ중국ㆍ일본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줄이고 통일을 이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국제회의는 무엇보다도 한반도에서의 분쟁방지를 위한 보장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미 소와 중국,그리고 다른 국가들도 UN의 주재아래 남북한간의 무력불사용조약 같은 것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소련과 미국은 물론 중국도 한반도에서의 분규가 공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확대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한반도문제의 접근방법에서 미국과 소련은 현저한 이견을 노정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에 병력과 군사기지 등 전략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은 한반도 상황에 미치는 영향력의 측면에서 소련보다 훨씬 폭넓은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 소련은 한반도가 통일되면 지금 북한과 맺고 있는 것같은 군사동맹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늘날 한반도에서 긴장을 줄이고 평화를 위한 보장을 확립하는 것은 물론 1차적으로 남북한 당사자간의 문제이지만 지역 및 세계의 조류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도 없는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제관계의 전문가나 학자들은 아시아 태평양지역 외무장관회담같은 협의체 창설,무기개발 규제,양자 또는 다자간의 군사신뢰조치 구축을 위한 협상개시,해상 및 공중 수송로의 안전보장,동북아 국가간의 군사접촉 확대,불가침선언 등 남북한이 수락할 수 있는 한반도문제 해결방안모색과 국제보장,남북한의 협력증대를 이룰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을 각각 자국정부에 권고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장래는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는데 있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중요한 일은 미국이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북한과 협상을 개시하는 일이다. 미국의 입장에 관해서는 스탠퍼드센터 제임스 굿비교수가 제시한 신뢰구축조치 강구,주한미군 및 핵무기 철수와 함께 남북한의 단계적 감군추진,휴전협정을 대체할 평화조약체결,불가침선언,국제적 보장 등의 방안이 현실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굿비교수는 이미 남북한 정부에도 제시한 보고서에서 한반도의 통일까지 ①남북한의 각급 레벨의 정기적인 회담 ②불가침선언ㆍ군사활동 규제 등 신뢰구축조치 강구 ③군사훈련 규모 축소 및 주한미군의 감축 ④평화조약체결ㆍ상호감군ㆍ미군철수ㆍ핵무기철수 ⑤통일 등 5단계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휴전협정을 대체할 평화조약의 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단계적이고도 완전한 미군 및 핵무기 철수가 남북한의 대화를 촉진시켜 한반도와 극동의 평화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한소관계에서 양국은 개인적이며 비정치적 접촉이 경제협력 그리고 외교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정치관계의 개선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특히 노ㆍ고르바초프회담에서 실감할 수 있다. 나는 미국에 대해 한반도에는 엄연히 두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북한과 접촉을 개시하도록 촉구하며 북한의 친구들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하도록 강조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①한반도의 분단현실 인정 ②평화공존원칙하의 국제적 통일노력 ③신뢰구축조치 강구 ④국제적 보장 ⑤미군 및 핵무기 철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 수질기준,왜 통일되지 않는가(사설)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정수장 감사자료로부터 시작된 수질논란은 해당부처들의 반론이 제시되면서 더욱 와중으로 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논란이 필요하다고 본다. 많은 견해와 자료들이 상호 검토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제고되고 또 기초적 학습도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란의 방향은 크게 잘못되어 있는 것 같다. 유해와 무해의 기준이 무엇이며 그 기준의 근거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각자의 업무영역에서 나의 기준으로는 괜찮은 것이다만을 논증하려 하고 있다. 때문에 상호지적 사항들도 녹슨 수도꼭지에서 조사를 한 것이니 무의미하다거나 또는 수도관 자체가 노후해서 이 전부를 개체하지 않으면 안된다로까지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항목들은 기실 사안의 외곽문제이지 지금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깨끗한 물의 본질문제들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조사하느냐까지를 포함한 수질기준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볼 때 지난해 그렇게 요란한 물 논쟁을 하고서도 그동안 도대체 행정당사자들은 무엇을 했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의 쟁점도 환경처와 보사부의 검사기준이 다르다는 것이지만 바로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이 기준이 언제 하나가 되느냐일 뿐이다. 그리고 사태는 이미 결정돼 있다. 기준 적용치가 아무리 낮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 기준에 의해 우리의 하천오염이나 상수원오염들이 별문제 없다고 넘어갈 시기는 지난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을 바로 보는 태도는 분명히해야 한다. 단지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에 통보해 준 유해물질 47종중 우리가 현 단계에서 우선 몇종의 요소를 들여다 볼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 있을 뿐이다. 미국은 이중에서 40종을,일본은 26종을 유해물질로 규정했다. 우리는 지금 이것마저 말하기가 어렵다. 환경처·보사부·각 시도와 건설부까지 자신의 관할항목에서 아직은 괜찮다라는 수치들만을 그것도 사건별로 거론을 하고 있다. 아직 마감되지 않은 팔당호준설건만 해도 마찬가지다. 뻘속에 축적된 질소·인 등의 부영양화는 논쟁의 대상이아니라 이미 증명이 된 것이다. 미국 위스콘신호가 이 때문에 준설을 포기했고 독일 함부르크항구는 또 준설로 걷어낸 퇴적물을 82년부터 지금까지 어디에 버려야할지 조차 모르고 있다. 일본 미나마타만의 준설은 16년이나 걸려서 겨우 완료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일을 해 본 기술 경험마저 없이 오직 건설부가 수원관리를 하고 있다는 권리만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 이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국민적 불안감과 행정에 대한 불신감뿐이다. 사회적으로 이보다 더 큰 손실은 없다.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소독제만 해도 염소대신 이산화염소를 써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수돗물 생산비가 엄청나게 뛴다는 게 보사부의 의견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보사부가 혼자서 결정하거나 버틸 일이 아니다. 환경기준들에 대한 통일이 먼저 이루어져야하고 이 기준에 의한 우리의 선택이 분명해져야만 하는 것이 일의 순서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묻는다. 왜 수질기준은 통일되기가 어려운가.
  • 백범 묘소 찾는 귀국동포/서동철 사회부기자(현장)

    ◎중국서 영주 귀국… 「그때」기억 생생히 『영구 귀국한뒤 세번째 참석하는 백범선생 추모제이지만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 나오게 돼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26일상오 서울 효창공원에서 열린 백범 김구선생 41주기 추모예전에 참석한 유수송씨(53ㆍKBS교향악단 트럼펫주자)는 외아들 승남씨(25ㆍKBS교향악단 트럼펫부수석)를 추모제에 나온 백발이 성성한 노독립투사들에게 소개하기에 바빴다. 유씨의 부친 평파씨(지난47년 43세로 작고)는 중동임시정부의 경호대 대부(부장)이자 김구선생의 경호부관을 지냈다. 이 때문에 「백범 김구선생 기념사업협회」는 지난 88년2월 중국 상해에서 트럼펫 주자로 일하던 유씨를 한국에 초청했고 유씨는 귀국하자마자 영주 귀국을 신청,그해 6월23일 영주권을 받은뒤 부인 하유신씨(51ㆍ중국기공의사)까지 불러 KBS교향악단 주자로 일하며 고국생활을 시작했다. 유씨는 이때 아들 승남씨도 같이 불렀으나 당시 상해교향악단의 트럼펫 주자로 있던 승남씨는 『89년 일본순회연주를 마친뒤 귀국해 달라』는 악단측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지난해 10월 이 교향악단의 일본연주가 끝날 때까지 귀국을 늦춰야만 했다. 이 연주가 끝나자 바로 귀국한 승남씨는 아버지가 평단원으로 있는 KBS교향악단에 부수석으로 들어갔고 현재 우리나라 젊은 세대의 트럼펫 연주자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유씨에게는 김구선생이 「위대한 독립운동가」로보다는 「자상한 큰어른」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유씨는 『지난45년 중경임시정부의 주석이던 백범선생이 중경교외에 있던 우리집으로 자주 찾아와 어머니의 요리를 맛보고는 칭찬을 아끼지 않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백범선생은 당시 유씨의 어머니 송정헌씨(76)가 만든 만두와 국수를 특히 좋아해 자주 찾아 왔었다는 것이었다. 이날 추모식장에 나온 중경임시정부시절 백범선생의 비서 선우진씨(69ㆍ김구선생 추모사업협회이사)는 유씨를 만나자 『백범선생은 수행원들과 함께 유대부의 집을 자주 찾아가 음식을 들며 광복군의 입국항전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말하곤 했다』면서 『당시 겨우 국민학교 2∼3학년이던수송씨를 여기서 다시보니 마치 유대부를 다시보는 것 같다』고 반가워 했다. 이날 추모제에 처음 참석한 승남씨는 『여기에서 주위분들로부터 백범선생과 할아버지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으니 할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일왕의 사죄(사설)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을 계기로한 일제의 한반도침탈과 식민지통치 등 과거역사에 관한 일본의 대한사죄를 일본국왕은 형식적인 선에서 적당히 하고 대신 총리가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행하기로 일본정부의 방침이 정해졌다고 한다. 일본국왕은 상징적인 존재이며 정치적발언을 할 경우 헌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다.그리고 실제로는 현 일왕은 부왕의 경우와는 달리 한반도 침탈의 역사를 경험하지 않았고 또 한국에 구체적인 사죄를 할 경우 중국 등 아시아각국이 동일한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운 일본 우익세력들의 반발여론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움직임을 보면서 우리는 일본인들의 생각과 자세의 옹졸성과 한일관계에 대한 그릇된 기본인식에 새삼 놀라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일왕의 사죄불가의 이유라는 것이 우리가 보기엔 사죄필요의 이유로 인식된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죄란 상징적 의미가 큰 것이며 현재의 일왕은 오늘의 일본 뿐아니라 과거의 일본도 대표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서 뿐 아니라 중국 그리고 피해를 입힌 아시아각국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분명한 사죄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죄란 원래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쳐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사죄다. 때문에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의미가 있고 행동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이나 아시아 각국이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사죄를 했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순전히 일본의 문제이지 한국이나 기타 아시아 각국이 요구할 문제가 아닌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본국왕의 명확한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일본이 스스로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구해서 받는 사죄 그것도 하기 싫어서 궁색한 이유와 핑계 끝에 마지못해 하는 사죄는 그 본래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지금 일본이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노대통령의 방일시 일본이 하게될 사죄란 것이 그런 사죄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않을 수 없다. 그런 사죄라면 할 필요는 물론,받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죄는 성의와 자세의 문제이며 새로운 시작의 약속이다. 일본국왕의 솔직하고 구체적인 사죄는 일본을 위해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로 하여금 일본을 경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역사적인 질서 재편의 전환기에 있다. 구미에선 이미 일본을 소련보다 더 경계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로 눈을 돌려야 할 시대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도 그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총리의 동남아,서남아 순방이 빈번해지고 있고 노대통령의 방일도 성공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일본을 보는 아시아의 눈길은 차갑다. 그것은 일본의 지난날의 만행과 그 이후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행동이 자초한 결과다. 국왕이냐 총리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진심에서 우러나는 행동의 사죄를 우리는 바란다. 그런 사죄가 어떤 것인지는 일본이 더 잘 알 것이다.
  • 폭력시위는 끝내야 한다(사설)

    이게 무슨 일인가. 전국 17개 도시에 화염병이 날고 특히 서울 도심에는 밤새워 최루탄이 터져야 할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과연 우리에게 지금 그럴만한 일이 있는가.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이 대학생 격렬시위의 재확대는 참으로 무의미하고 마땅히 그 사연을 따져야 할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사태는 일어났고 미국문화원 건물마저 탔으며 또 반복되는 부상자와 구속자의 수가 기백명단위로 높아졌다. 개탄하기도 이제는 지쳤으나,그러나 또 개탄하면서 망연해 질 수밖엔 없다. 물론 느닷없는 일이 아니라 예고됐던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규모의 상황에 우리가 어떤 느낌을 받느냐에 있지는 않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번 시위를 조직하면서 전대협이 추구했던 소위대중성의 재확보가 혹시 성취됐다고 운동권학생들이 믿게되는 것이나 아닌가에 있다. 그동안 전대협은 동구권의 변화까지 겹쳐 실제로 마땅한 운동 이슈를 못찾아 왔고 이를 합당분쇄로 내걺으로써 대중성의 재기를 시도해 왔음은 공지된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무엇보다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이번에 들고 나온 이슈가 결코 공감 확대의 주제일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실 정치권의 문제이지 체제의 본질문제도 아니고 도덕적 정통성의 문제도 아니다. 학생시위가 여기에까지 매달리는 것은 오히려 오늘의 학생운동이 이제는 그저 타성적으로 운동을 유지해 가려는 악습에 젖어 있다는 것을 논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또 오늘날 우리 젊은세대의 상상력이 너무나 비창조적이라는 데 절망감을 갖는다. 젊은이들의 주장이란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그것이 기성체제에 즉시 수용은 되지 않더라도 무엇인가 새관점과 감각을 일깨우고 기성이념이 다시한번 스스로를 반성케 한다는 데 가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전과 달리 이즈음의 행태는 기성체계의 답답함을 더욱 답답하게 하는 정체적 고루함까지 느끼게 할 뿐이다. 그러므로 주장하는 바의 끝이 어떤 미래의 조망인가를 우리는 알 수 없다. 우리가 과연 이 새세대를 향해 이 나라의 내일을 즐겁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인지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사태가 이런 식으로 더 계속된다면 우리는 최소한 치안질서에 있어서도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어느 시기에 있어서나 지켜야 할 질서마저 그동안 운동적 상황에 의해 많은 유예를 해오던 관습으로 확고히 하지못한 형태를 만들어 왔던 것이 또하나 우리의 병폐이다. 예컨대 화염병사용을 엄히 규제토록 법을 만들었으나 여전히 이 법의 준용은 많은 예외를 만들고 있다. 시위가 크면 클수록 이러한 시행형식은 더 기본적 질서와 사회적 약속들을 불투명하게 만들어 낸다. 따라서 우리는 지켜야 할 마땅한 질서규범들의 원칙들을 좀 더 선명히 다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기초 위에 정치적 시위의 격렬함과 폭력이 어떤 민주화도 이룩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가야만 할 것이다. 정부가 재천명한 사회질서 확립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이제는 실제로 실천되는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이제 폭력시위는 끝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는 또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진지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 교포3세 법적지위/일 자민,강경론 대두

    ◎한국요구와 배치…협상에 장애 【도쿄 연합】 한일간의 최대 현안이 되고있는 재일동포3세 법적지위협상과 관련,일본의 집권 자민당내에서 강경론이 대두돼 협상전망을 어둡게 하고있다. 자민당은 11일 당본부에서 치안대책 특별위원회를 열고 재일한국인3세 법적지위협상과 관련한 치안대책 등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치안은 행정상의 문제이지 정치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정치가가 감정에 치우쳐 불규칙한 발언을 하면 한국측에 지나친 기대를 안겨줄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신중론이 잇달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치안대책 위원회의 이같은 분위기는 지문날인제도 철폐등 한국측의 요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집권당의 태도경화라는 점에서 협상의 장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경기 다각 부양… 「성장의 수레」 끌겠다”

    ◎경제각료의 포부와 정책 설계/기업ㆍ근로자 의욕 회복에 주안점 이부총리/금융실명제 재검토… 부작용 최소화 정 재무/농림수산업 구조 개선,경쟁력 강화 강 농림수산/기술개발ㆍ생산성 향상에 최대 노력 박 상공/에너지 안정공급… 침체경제 활성화 이 동자/토지공개념 강력시행에 정책 역점 권 건설 새로 입각한 경제부처 장관들은 19일 일제히 취임식과 첫기자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부처간 및 당정간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했으며 복지와 안정보다는 성장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임을 강력히 비쳤다. 이승윤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현 우리 경제를 위기상황으로 진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정상궤도 진입을 위한 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며 성장을 부축할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영의재무부장관은 금융실명제는 전반적으로 그 필요성과 부작용을 총점검한 뒤 구체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필수상공부장관은 수출 및 투자활성화,기술개발 및 생산성 향상에 힘쓰겠다고 밝혔고 강보성농림수산부장관은 농어민의 의견을 농정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희일동자부장관은 에너지소비 절약시책의 대대적인 전개를,유일하게 유임된 권영각건설부장관은 토지공개념의 착실한 정착을 각각 다짐했다. ○단기적 부양 신중해야 ▲이승윤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현 경제난국은 민주화와 구조적 변화가 중첩해 풀기 어렵게 돼있다. 현재의 경제상황은 나타난 거시지표의 부진도 문제이지만 이 보다는 기업가와 근로자의 의욕이 떨어져 있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근로자ㆍ기업가ㆍ정부가 모두 의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경제기획원이 앞장 서겠다. 금리인하 등 단기 정책변수의 선택에는 신중을 기해야한다. 금융실명제의 경우 국민들도 그 내용을 제대로 모르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를 발표한 적이 없다. 아직 정부내에서도 실명제의 내용이나 표방하는 목표ㆍ결과와 영향 등에 대한 공식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재무부의 전담팀을 불러 얘기를 들어보고 생각해보겠다. 성장이나 안정중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안정도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의욕을북돋워 주는게 더 큰 문제이다. 부동산투기 억제와 유동성 흡수도 아울러 추진하겠다. 이미 투자세액공제,시설자금 1조원조성,금리인하 등 해볼만한 시책은 이미 다 해봤다. 정책수단 채택의 한계성을 인식하고 있다. ○예측가능한 경제추구 ▲정영의재무부장관〓들떠있는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경제ㆍ사회의 불확실성을 제거,예측가능성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 각 경제주체들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북돋워주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경제하려는 의지가 바탕이 돼야 저축증대도,기술개발도,투자도 가능하다. 경제가 복잡해지고 정책목표가 상충됨에 따라 부처내 뿐만이 아니라 부처간ㆍ당정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정부정책이 일관성을 지니도록 하겠다.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총점검 해본 뒤 소신을 밝히겠다. 실명제의 문제점을 묻는다면 불확실성의 만연을 초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부동산이나 증시문제 등도 다 실명제와 연관이 있는게 아닌가. 다소 문제점이 있는게 사실이라면 우선 총점검부터 해 봐야지 미리 결론부터 내놓고 얘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형식적으로 정책의 연속성이 없어 보이더라고 국민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달리 생각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농민의견 농정에 반영 ▲강보성농림수산부장관〓국제화시대에 대응하고 농어촌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농림수산업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체질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영농규모의 확대,영세 농어민의 농외취업 지원,농지제도의 개선,농어촌 정주권 개발 등 농어촌 발전종합대책에서 제시된 시책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특히 국제화ㆍ개방화 시대에 대응키 위해 국제적인 통상관련 정보를 신속히 수집,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농림수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 쌀을 비롯한 축산물ㆍ채소류ㆍ과실류 등 주요 농산물에 대해서 적정생산과 수요개발로 수급안정을 이루도록해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켜 나가겠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제도를 곧 마련하겠다. 정책수립 과정에서부터 공청회등을 통해 농어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결정된 정책이 농어민의 공감을 얻을수 있도록 하겠다. 또 결정된 시책은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농어민의 신뢰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통상마찰엔 적극 대처 ▲박필수상공부장관〓수출증대에 의한 경제성장없이 복지증진 또는 분배의 확대가 불가능하다. 현재 기업의 수출증대 의욕과 투자의욕이 크게 떨어져있기 때문에 수출경쟁력 회복과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기업의 기술개발 및 생산성향상 노력은 단순한 경쟁력강화 차원을 넘어 경제의 사활이 걸린 과제이다. 따라서 종래의 규제위주의 기술행정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기술개발 및 생산성향상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첨단산업 육성이 중요한 만큼 빠른 시일안에 관계부처와 협의,첨단산업ㆍ기술개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이와함께 개방 및 국제화추세에 대응,유연한 통상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대외통상마찰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 ○석유비축사업등 추진 ▲이희일동자부장관〓앞으로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두겠다. 이를염두에 두고 국제가격동향ㆍ수급 등을 고려,에너지 가격을 결정할 방침이다. 경제의 기본 요소는 고용증대라고 본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해마다 40만∼50만명의 신규 노동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런 노동력을 고용하기 위해선 연 7%의 고도성장을 이룩해야 한다. 이것이 충족되어야만 안정 뿐 아니라 복지도 추진할 수 있다. 이는 성장위주의 3공회귀는 아니다. 성장과 안정은 분리된 개념이 아닐 뿐더러 상호 조화되어야 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 에너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실정에서 해마다 소비는 꾸준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중점을 두겠다. 이를 위해 공급원의 확실한 확보 및 다변화를 추구해 나가고 석유류 비축사업,신규 원전건설 등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주택건설 규제는 완화 ▲권영각건설부장관〓유임을 제2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주택문제 해결과 토지공개념 확대도입 시행에 최대의 역점을 두겠다. 주택문제와 관련,앞으로는 주택건설업체들이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이익을 얻기위해 주택건설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여러가지 규제를 완화하여 시장기능에 맡길 방침이다. 다만 아파트 분양가격은 궁극적으로 자율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겠지만 언제 자율화하느냐는 문제는 정책적 차원에서 결정될 일이다. 토지공개념 확대도입은 당초 계획대로 강력히 시행해 나가겠다. 요즈음 토지공개념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으나 확고한 소신을 갖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역간 균형개발에 힘쓰고 수심이 낮은 해안의 매립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 특히 서해안지역은 국토의 모습이 흉하게 변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최대한으로 매립하여 국토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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