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지주회사 社名 ‘꼬이네’
서울대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지주회사 설립 계획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서울대는 오는 4월 1000억원대 지주회사를 설립할 예정이지만 대학의 영문 약칭이자 지주회사 이름으로 사용할 ‘SNU’(Seoul National University)의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10일 서울대 연구처에 따르면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지난해 ‘SNU’를 상표 등록하려는 과정에서 이미 다른 업체가 ‘에스앤유(SNU)’라는 이름의 상표를 등록한 사실을 알고 법률 자문을 거쳤으나, 최근 ‘현행법상 상표권을 획득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에스앤유’ 상표권은 한 피부 미용업체가 2005년 출원해 화장용 마스크, 피부성형기구, 안마기, 치석제거기, 마사지용 장갑 등 15가지 상품과 이 상품의 판매 대행·알선·광고 등 19가지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다. 이 업체 대표가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서울대는 지난해 고유성 등을 내세워 상표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변호사와 변리사 등에게 자문했다.서울대 관계자는 “자문단은 이미 사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명칭을 당장 찾아올 수 없고, 현행법상 국가기관이 사업을 위해 상표권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지주회사가 설립된 뒤 서울대가 아닌 산학협력재단이나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가 상표권 소송을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우선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교육·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이끌 회사 이름을 ‘SNUi’로 정하고, 홈페이지에 사용할 도메인을 확보하는 한편 상표 등록도 마친 상태다.앞으로 PC개발 및 제조업체, 제약사 및 약국체인, 치과 관련 벤처, 동물복제회사, 투자금융회사, 전자부품업체, 나노 및 식품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그러나 상표권을 찾는 데 실패하면 만료일인 2015년까지 서울대는 ‘SNU’를 사업에 이용하지 못한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