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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두통약 등 버젓이 판매… 당국, 약사법 위반 단속 안해

    지난해 8월 제주 마라도의 한 편의점에서는 일반의약품인 멀미약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서였다. 경남 남해 등 약국 찾기가 드문 시골의 ‘구멍가게’에서는 소화제·파스·두통약 등을 판매하고 있다. 모두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현행법상 모두 약사법 위반으로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의약품을 팔고 있는 상점에 대한 단속를 제대로 할까. 확인 결과 전혀 그렇지 못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시·도 보건소가 계획을 세워 단속을 하지, 제약사와 의약품수입자를 주로 감시하는 식약청이 슈퍼에 나가 단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당국과 약사회가 소비자 안전을 운운하며 일반약의 슈퍼 판매 허용에는 반대하면서 단속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꼬집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타시그나, 글리벡보다 완치율 높아

    타시그나, 글리벡보다 완치율 높아

    ‘기적의 항암제’ 글리벡에 이은 차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노바티스의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니브)가 BMS의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니브)보다 우위에 있음을 입증했다. 그동안 두 제품은 CML 치료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ASH)에서 노바티스와 BMS, 화이자(와이어스)는 타시그나와 스프라이셀, 보수티니브에 대한 각각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기능적으로 글리벡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백혈병치료제 개발에 주력해 온 다국적 제약사는 노바티스와 BMS, 화이자 등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저명한 대학교수와 관련 연구원들이 공동 설립한 벤처기업 ‘아리아드’사의 포나티니브(ponatinib)도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 타시그나의 경우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24개월 장기 임상3상 결과, 타시그나 300㎎을 1일 2회 복용한 환자군이 현재 표준치료제인 글리벡 400㎎을 1일 1회 복용한 환자군에 비해 가속기와 급성기로 진행되는 비율이 유의하게 낮았다. 또 최적하 반응률과 치료 실패율도 글리벡에 비해 더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처음 CML 진단을 받았을 때와 치료 후의 평균 암유전자 수치를 비교한 ‘주요분자학적 반응’에서도 타시그나 300㎎과 400㎎을 하루 두번 복용한 환자에게서 각각 71%, 67%의 반응률을 보여 글리벡 400㎎ 복용환자의 44%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BMS의 스프라이셀 100㎎은 25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8개월에 걸쳐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주요 분자학적 반응률이 57%로 타시그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요 분자학적 반응이 꾸준히 유지되는 비율(21%)도 글리벡 환자군에 비해 타시그나 300㎎과 400㎎을 복용한 환자들에서(각각 42%, 39%)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고 노바티스 측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타시그나 300㎎을 복용한 환자 87%와 타시그나 400㎎을 복용한 환자 85%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지표인 ‘필라델피아 암염색체’가 제거된 완전세포유전학적 반응(CCyR)에 도달한 반면 글리벡 환자군의 경우는 77%에 그쳤다. 스프라이셀은 18개월을 기준으로 한 반응률이 78%로 역시 타시그나에 미치지 못했다. ●장기 생존 가능성 높아져 502명의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보수티니브의 임상시험에서는 주요유전자 반응률 39%, 완전염색체 반응률 70% 수준으로 발표돼 기존 글리백에 비해 별다른 유의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타시그나가 글리벡은 물론 다른 새 백혈병 치료제에 비해 임상시험 성적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타시그나는 치료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면서도 부작용은 적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의 장기 생존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면서 “특히 타시그나를 복용해 암유전자 수치가 ‘0’ 상태에 도달, 완전분자학적반응(CMR)을 획득한 환자가 전체의 26%에 달했는데, 이는 환자들이 약을 끊어도 병이 재발하지 않는 ‘완치’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종 간 만성골수성백혈병 주요 발병 연령대를 보면 서양인이 50대인 반면 동양인은 이보다 10∼15년가량 빠른데 이럼 점에서도 타시그나의 장기 임상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2년 전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고 타시그나 임상에 참여한 황모(54)씨는 “백혈병 진단을 받고 삶을 포기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하고, 검사를 받는 것 외에 발병 전과 다를 것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직장도 계속 다니고 있다.” 고 말했다. ●국내서 현재 승인 검토 중 타시그나는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만성 골수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데 이어 스위스에서도 최근 승인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에서도 현재 타시그나의 승인을 검토 중인데, 글리벡보다는 약간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성 골수성백혈병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상에 따른 암 단백질에 의해 발생하며, 유병률이 인구 10만명당 1∼2명에 이른다. 지금까지는 유일한 치료제가 글리벡이었지만, 치료 실패율과 돌연변이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미국 올랜도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용어클릭] ●타시그나(Tasigna·성분명 닐로티니브)는 글리벡에 저항성이나 불내성을 보이는 소수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위해 개발된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다. 글리벡처럼 암세포를 유발하는 ‘Bcr-Abl’단백질의 특정 부분에 결합, 암세포가 증식·분화하고 생존하는데 필요한 신호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를 제거한다. 특히 임상 결과, 타시그나는 글리벡 내성과 관련 있는 암단백질의 33개 변이체 중 32가지를 억제함으로써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 [인사]

    ■농촌진흥청 △강원도농업기술원장 안중찬 ■한국농어촌공사 ◇1급 전보△경영관리실장 신현국<처장>△농어촌개발 이철오△인사복지 박재성△경영지원 박완진△새만금개발 김학원<본부장>△전북지역 서삼석△경북지역 김용수△기술 심좌근△경남지역 엄준호<사업단장>△화안 김성열△영산강 조규정 ■삼성화재 ◇지역단장 및 영업단장 <지역단장>△한양 유상준△강북 김진호△서울중앙 박경국△서초 안기경△강남 정운백△춘천 김승현△서울남부 박승규△서울남서 이두열△서울중부 박종국△서서울 박성진△평택 장석현△광주 조동균△전남 오철웅△대전 임상순△둔산 정헌△청주 홍대기△충주 박대규△동부산 차준호△서부산 김종명△진주 박희원△대구중앙 박복찬△경북 박민배<영업단장>△대경대리점 조영부△영남대리점 권영걸△FRC 장정원 ■대림그룹 <대림산업>△부사장 이병찬 박홍춘 김동수△전무 조용택 김윤섭 이철균 김호 유환용 박영도 안계환 김길수△상무 권재영 정하창 한인찬 김장용 강명구 송범 고창현 박희태 정일현 김형근△상무보 정윤식 유재호 강영철 임헌재 홍성덕 김대식 권순룡 이정섭 박희열 김기상 채동원 성백렬 이택희 조규영 문정동 윤기현 윤성도 홍재욱 이종일 김영환 한순식 이덕재 최삼섭<고려개발>△전무 최응수△상무 이강우△상무보 백원기 오국열 <삼호>△상무 박상신 김영곤 김기운 박우성<대림코퍼레이션>△전무 이상기△상무보 이진호 김승찬<대림씨엔에스>△전무 이병락△상무 박장배<오라관광>△상무 한순섭△상무보 박용남<대림자동차>△전무 황재학 유이철<대림아이앤에스>△상무 권영춘 이지학 나성균 ■태평양그룹 ◇승진 <부사장>△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강학희△〃 중국본부 유제천<전무> [아모레퍼시픽]△MC&S부문 김찬회△국제부문 김봉환<상무>△태평양전략경영실 고광용△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화장품연구소장 한상훈△〃 SCM부문 매스코스메틱사업장 김재성<사업부장> [아모레퍼시픽]△시판부문 온라인사업부 심재완△〃 Mart사업부 김석진△MC&S부문 Agent사업부 한재신△국제부문 I-사업추진담당 김영수△〃 아모레퍼시픽 재팬사 이석우△기획재경부문 재경담당 이상목△대구지역사업부 이우동△기획재경부문 법무담당 김정호△마케팅부문 IOPE BM 선보경△시판부문 유통본부 김회준[태평양제약]△MB사업부문 MB영업본부 오화종[에뛰드]△마케팅본부 정재원◇전보 <전무>△태평양제약 대표이사 안원준<상무>△태평양제약 MB사업부문 최백규[아모레퍼시픽]△마케팅부문 메이크업담당 이은임△방판부문 백화점사업부 이용협△기획재경부문 대외협력담당 최두완<사업부장> [아모레퍼시픽]△마케팅부문 라네즈BM 강병대△MC&S부문MC유통사업부 박상권△부산지역사업부 오세한[태평양제약]△MB사업부문 MB개발/마케팅본부 이장영△제약사업부문 제약영업본부 김연수 ■중앙대 ◇보직 임명 △대학원장 김영탁<대학원장>△사회개발 김연명△교육(사범대학장 겸임) 구희산△신문방송 성동규△건설 정영수△행정 이규환△의약식품(약학대학장 겸임) 김대경△예술 황인철△산업창업경영 김정인△국제 겸 글로벌인적자원개발 조성일△국악교육 최상화△첨단영상 이충직△법학전문(법과대학장 겸임) 이성덕△경영전문 오규택△의학전문(의과대학장 겸임) 박성준<대학장>△인문 유권종△자연과학 함승욱△공과 이재응△사회과학 장훈△경영경제 이종철△예술 정석길△체육 최재원△교양학부 조숙희<처장>△기획 박상규△입학 이찬규△대외교류 이정희△사회교육 허연△서울캠퍼스행정지원 이엽△안성캠퍼스〃 김영찬<센터장>△서울캠퍼스학생종합서비스 전선혜△안성캠퍼스〃 방재석△서울캠퍼스중앙미래인재개발 김석규△안성캠퍼스〃 김규환△전산정보 김병기<실·관장>△홍보실 이태현△중앙도서관 임장혁△서울캠퍼스생활관 이우송△안성캠퍼스〃 백효현<단장>△산학협력 윤기봉△신캠퍼스추진 이용재△건설사업 윤종선
  • [사설] 용두사미로 끝난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책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 시행규칙을 놓고 말들이 많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와 받은 의·약사를 모두 처벌한다는 쌍벌제의 처벌조항이 흐지부지된 탓이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시행규칙에 경조사비며 명절선물, 강연료, 자문료의 허용기준을 제시했지만 최종 심의과정에서 모두 빠졌단다. 규칙대로라면 원칙적으로 리베이트는 금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적발될 경우만 보편적 관행인지, 판촉차원의 리베이트인지를 조사키로 했다니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식 단속이 될 게 뻔하다. 정부가 호언한 리베이트 근절책이 고작 이정도라니 허탈할 뿐이다. 이번 시행규칙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리베이트 쌍벌제의 하위법이다. 리베이트 수수 당사자를 함께 처벌할 구체적 근거가 없는 만큼 단속의 실효성이라도 갖추자는 고육책인 셈이다. 복지부가 시행규칙안을 마련할 때부터 모든 의·약사를 잠재 범죄자 취급한다느니, 리베이트의 음성화를 더 부추길 것이라느니 따위의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최소한의 관행적 인정범위를 정해 환부를 도려내려던 처벌규정마저 삭제됐으니 단속 차원에선 별반 나아질 게 없어 보인다. 규제개혁위원회 등은 리베이트 허용기준 적시가 오히려 리베이트를 양성화할 것이라 우려했다지만 현실을 외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복제 신약값의 20∼30%가 리베이트이고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연간 2조원을 웃돈다는 공정거래위의 발표도 있고 보면 잠꼬대로만 들릴 뿐이다. 병을 고치려면 근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리베이트의 원인을 방치하면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국내 제약업체의 판매관리비가 제조업체의 3배를 넘는 반면,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3.6%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 대신 음성적 마케팅과 거래로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단절하지 않으면 국민피해는 물론 건보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음성적 거래를 막을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약사들이 신약 및 연구개발에 주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리베이트 근절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 화이자 美그로턴 R&D 센터를 가다

    화이자 美그로턴 R&D 센터를 가다

    “아마도 향후 2∼3년이면 획기적인 치매 치료제가 나올 것이다. 기존 치료제처럼 치매의 진행을 억제하는 수준을 넘어 이미 진행된 치매라도 증상을 저감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최근 미국 코네티컷주에 있는 화이자 그로턴 R&D센터에서 만난 로버트 체이픈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치매 치료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치료제는 타깃 단백질의 항체를 변화시키거나 강화시켜 백신처럼 알츠하이머의 원인인 아밀라아제를 제거하도록 하는 기전”이라며 “이 약제가 화이자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치매환자 세계 각국이 고령화 추세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치매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인터내셔널(ADI)’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노인성 치매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3560만명에 달한다. 게다가 이 같은 치매 환자는 20년마다 2배로 늘어 2030년에는 6570만명, 2050년에는 1억 15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어서 치매 환자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2010년 3분기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 질환의 3분기 진료비는 2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진료 인원도 24.4%가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치매환자 증가 추세의 중심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치료제 개발은 어디까지 이처럼 치매 치료와 간병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게 됨에 따라 새로운 치매치료제의 개발은 제약업계뿐 아니라 각국 보건의료산업의 화두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한 최근의 연구 트렌드는 치매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독성 단백질로, 노인성 치매의 생물학적 진단표지로 간주되고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없애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의학자들은 이 같은 방향에서 개발될 치매치료제를 치매가 진행된 환자에게 주입함으로써 치매가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더 나아가 치매로 손상된 기억력을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치매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는 모두 100종이 넘는다. 이 중에서도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연구 상황을 보면 단연 화이자의 연구 성과가 두드러진다. 화이자의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없애고 뇌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백신과 항체의약품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에 의한 신경 손상과 염증을 차단함으로써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화이자 측 설명이다. 체이픈 선임연구원은 “여러 제약기업들이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새 치료제는 결국 항체를 뇌의 어느 부위에 주입 또는 생성시키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이자 그로턴 R&D센터 측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항체를 이용하는 항체의약품은 현재 임상 2∼3상에 진입해 있으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없앨 수 있는 항원을 주입함으로써 체내 면역력을 높이는 방식의 백신은 아직 초기 연구단계”라고 설명했다. 필 이어데일 책임연구원은 “화이자 소속 신경과학 분야 연구 인력의 3분의1 정도를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화이자가) 치매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일라이 릴리사 등 다른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와의 차별성도 언급했다. 이어데일 책임연구원은 “항체를 알츠하이머 유발 지점의 한쪽에 착상시키느냐, 양쪽에 착상시키느냐가 다른 제약사에서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와의 차별 지점”이라며 “현재의 추이라면 2∼3년 안에 새로운 개념의 치매치료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사진 코네티컷 뉴런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국내업체 생산 90%가 복제약… 제약업계 “장기적으론 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으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를 3년간 유예하게 된 것이 과연 득(得)일까. 보건복지부는 향후 3년은 국내 ‘토종’ 제약업체들이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간이며, 신약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로 업계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와 협상팀의 이런 주장에 제약업계는 ‘아니오.’라고 반박한다. ‘사형집행 유예기간’을 1년 6개월에서 3년으로 늘려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제네릭(복제약) 생산이 90%를 넘는 국내 제약업체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은 총 15개에 지나지 않는다. 생산하는 대부분이 제네릭이다. 또 국내 제약 시장의 절반은 화이자·GSK·사노피·로슈 등 다국적 제약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또 신약을 개발한다 해도 해외로 진출하는 통로는 사실상 막혀 있다. 다국적 제약사를 통해서만 가능한 데다, 이미 그들의 오리지널 제품이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신약이라 해도 미국 등 선진국에는 이미 동일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사실상 ‘퍼스트제네릭’에 불과해 해외시장에 진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아제약의 일반의약품인 ‘박카스’가 그나마 수출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이 워낙 까다롭다 보니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진출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3년 후 제도가 시행되기까지 국내 제약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의약품 협상의 결과가 엄밀히 말하면 득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약 하나 개발하는 데만 적어도 15년이 걸린다. 그나마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 유예기간이 3년으로 연장되면서 유예된 기간만큼 예상됐던 매출손실액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은 득이 될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국책연구기관 분석결과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로 인한 제약업계의 기대매출손실액은 연간 367억~794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를 감안하면 지난 2007년 협상 때보다 유예기간이 1년 6개월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약 1160억원의 절약이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3년 후 국내 제약사가 판매하는 제네릭에 미국의 오리지널 제조사가 소송 등으로 시시콜콜 제동을 걸고 나선다면 판매가 중단돼 실(失)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미 간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세계에서도 전례 없는 첫 사례인 만큼 이번 협상이 미국의 아시아 의약품 시장 점령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한·미 FTA 타결-무엇을 얻었나] 돼지고기 2016년 無관세로… 의약품 특허연계 3년 유예

    [한·미 FTA 타결-무엇을 얻었나] 돼지고기 2016년 無관세로… 의약품 특허연계 3년 유예

    한국은 미국과의 FTA 추가협상에서 자동차 부문의 양보를 크게 한 대신 양돈과 제약, 비자 등의 분야에서 이익을 챙겼다. 또 미국 상·하원의 거센 압박에도 쇠고기를 공식적으로는 거론하지 않은 것도 이득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이익의 균형’을 맞춘 최대 성과로 거론하는 것이 냉동 돼지고기의 관세철폐 시한을 늦춘 대목이다. 2007년 6월 처음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됐을 때 2014년부터 철폐하기로 했던 냉동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25%) 철폐시한을 2년 미뤘다.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돼지고기 중 금액 기준으로 67%(2007~2009년 평균 1억 6662만달러)는 목살과 갈빗살 등 얼린 돼지고기다. 그동안 국내 양돈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던 대목이다. 이번 추가협상에 따라 현재 25%인 관세율은 발효 첫해인 2012년 1월 16%로 떨어진 뒤 해마다 4% 포인트씩 낮아진다. 연도별 관세율은 한·유럽연합(EU) FTA의 관세율을 감안해 서로 균형이 이뤄지도록 결정됐다. ●복제약 출시 지연 피해 줄 듯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관세철폐 시한이 2년간 연장됨으로써 양돈 농가가 한·미 FTA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비할 시간을 벌게 됐다.”면서 “농업 개방의 시간표가 나온 만큼 국회 계류 중인 농협법 개정안을 처리해 농민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제도의 이행 의무를 FTA 협정 발효 이후 18개월 유예하기로 했던 것을 이번에 3년간 미루기로 했다. 허가·특허 연계 제도란 복제약(제네릭) 허가를 신청할 때 제조업체가 신청 여부를 원개발사인 특허권자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통보받은 특허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제조 허가를 금지하는 제도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복제약 생산이 늦춰지면 다국적 제약사들은 특허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신약의 독점판매 기간을 늘려 추가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2007년 당시 우리 측이 손해를 본 대표적인 분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추가협상으로 3년의 세월을 벌었다. 복제약 제조업체가 많은 우리나라로서는 복제약 출시 지연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도 아쉬운 대로 확보했다. 2007년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11개 국책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제네릭 의약품 시판이 9개월 지연될 경우의 제약업계 예상 매출손실은 연간 367억∼794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의 미국 지사 파견 근로자에 대한 비자(L-1)의 유효기간도 연장된다. 한·미 FTA 협정과는 무관한 내용인데도 이를 함께 발표한 것은 정부에서 ‘이익의 균형’을 강조하기 위한 생색내기 성격이 짙다. 양측은 추가협상에서 지사를 새로 설립해 근무하는 경우에는 1년에서 5년으로 비자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이미 설립된 지사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3년에서 5년으로 늦추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비자 유효기간과는 별도로 부여받는 미국 내 체류 허용기간은 미국 내에서 연장할 수 있는 반면, 비자는 반드시 미국 밖에서 발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컸다. 미국 비자는 해외 주재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만 발급하기 때문에 비자 갱신을 위해 본인이나 동반 가족이 미국 밖으로 출국했다가 돌아오는 데 따른 여행경비와 시간 등 부담이 있었다. 보통 비자 만료 2~3개월 전에는 신청을 해야 했다. 특히 지사를 새롭게 설립하는 경우에는 부임 이후 불과 9~10개월 뒤부터 비자 연장을 준비하고 미국 밖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기업 활동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L-1 비자는 영주권 취득을 위해 이용되는 사례가 많아서 미국 이민국에서도 매우 엄격하게 심사한다. 비자 연장을 신청하려면 변호사 비용 및 우선처리제도 이용비 1000달러 등을 추가로 부담하는 때도 빈번했다. “합의문 어디에도 쇠고기는 포함돼 있지 않다.”, “쇠고기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공식 설명이다. 30개월 이상으로 수입 대상을 확대하려는 미국 측 의도는 일단 차단된 셈이다. 2008년 여름 촛불 정국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현 정권으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을 지켜낸 셈이다. ●쇠고기는 일단 지켰는데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존 케리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5일 “이번에 (미국산) 쇠고기 수출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시장 접근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해서 밀고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상원 재무위원회의 맥스 보커스(민주당) 위원장도 “미국산 쇠고기 수출에 대한 한국의 중요한 장벽들을 다루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 깊이 실망한다.”면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이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메디컬 팁] 신경통증치료제 임상1상 완료

    ㈜대웅제약(대표 이종욱)은 국내 처음으로 신경병증 통증 치료제 ‘DWP05195’에 대한 임상1상을 최근 완료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신경병증 통증은 몸에 아무런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통증을 느끼는 질환으로, 현재 전문치료제가 없어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이 새로운 약물을 개발 중이다.
  • 28일부터 리베이트 받은 의료인도 형사처벌 ‘쌍벌제’ 시행

    28일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도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는 ‘쌍벌제’가 시행된다. 제약사·의료기기 회사 등이 자사 제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들에게 자문료·경조사비·교통비 등의 형태로 뒷돈을 주는 불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26일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자격정지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늘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 개정안이 28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금까지 리베이트 수수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고, 적발해도 최대 자격정지 2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이 전부였던 점을 개선, 제공자와 수수자를 함께 처벌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또 복지부·식약청·검찰·경찰·공정위 등 정부 합동 대응체계를 마련해 리베이트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내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을 파견해 전담수사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다국적 제약회사가 국내 의료인들을 국외로 데려나가 그 곳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한다면 적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처벌할 방법이 없다. 또 제약회사들이 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대학에 기부금 형식으로 수십억원의 대학 발전기금을 제공하는 것도 리베이트 처벌 범위를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반영될 예정이었던 ▲경조사비 20만원 이하 ▲소액물품 50만원 이하 의학관련 물품으로 제한 ▲명절 선물 10만원 이하 ▲강연료 월 200만원·1일 100만원·1시간 50만원 초과 금지 등의 허용범위 조항을 모두 삭제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도록 하고,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수준인지 개별 사안별로 판단”이라는 모호한 단서를 붙여 사실상 이 같은 관행을 용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아직 법제처의 심사를 남겨두고 있지만, 결국 모호한 판단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리베이트 제공의 허용범위를 완화한 것이라는 게 의약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속 전문의는 “당장은 조용히 있겠지만….”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민감한 문제이나 지금 같은 법령으로는 의료계의 반발만 살 뿐 리베이트 관행을 차단하는 장치로는 매우 허술한 게 사실”이라며 리베이트 쌍벌제의 실효성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한·미 FTA 전면재협상 아니다”

    “한·미 FTA 전면재협상 아니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는 18일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데 최선을 다하되 논의는 전면 재협상이 아니라 극히 제한된 부분만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극히 제한된 부분만 논의” 최 대표는 “정부는 협정을 수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에 제시한 내용을 다루려면 단순한 협의로서는 부족해 주고받기식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협상이 재협상임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추가협상 범위에 대해선 “자동차 이외 모든 범위로 논의가 확대되는 전면 재협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극히 제한된 부분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쇠고기 문제는 FTA와 상관없는 만큼 앞으로 양측이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데 포함되지 않는 별개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이럴 경우 우리의 히든 카드는 무엇일까. 우선 우리는 미국과 같이 자동차 부문의 관세문제를 꺼낼 수 있다. 한·미 FTA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산 자동차(8%)와 부품(3∼8%)에 붙는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은 3000㏄를 초과하는 승용차에 한해선 관세(2.5%) 철폐를 3년간 미룬다는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우리도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를 미루겠다든지 ▲중대형 국산승용차에 대한 관세 철폐시기를 당겨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종목이 소나타(배기량 2000㏄ 이상)급 차종에서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 3000㏄ 이상)으로 바뀌고 있다. ●車관세·의약품 등 히든카드? 또 다른 카드는 의약품 분야의 ‘허가-특허’연계의 유예다. 한·미 FTA에서는 지적재산권과 관련, 출원일로부터 20년까지는 허가와 특허를 연계해 복제약 시판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 주로 복제약을 만드는 국내 제약사는 생산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어 막대한 기술료를 물어야 한다. 따라서 시기 조정을 요청하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이 자동차 부문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만들겠다고 주장한 만큼 농산물에 우리도 세이프가드의 적용범위를 넓히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팀장은 “처음부터 자기 장벽은 쌓고 남의 벽은 허물겠다는 것이 추가 협상에서 미국의 목표인 만큼 뭘 주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LG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협상 테이블 위엔 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손익계산을 따져보면 먹을 것이 전혀 없는 카드가 난무한다.”면서 “실제 자동차 부문에서 스냅백(분쟁 시 결과에 따라 이전 관세로 복귀할 수 있는 제도) 등은 우리가 받아 와야 실익이 없는 대표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양극화 지적땐 분위기 숙연… ‘갤럭시탭’ 신기한듯 시연도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양극화 지적땐 분위기 숙연… ‘갤럭시탭’ 신기한듯 시연도

    전 세계 34개국 120여명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은 서울에서 열린 G20 비즈니스 서밋 총회에 참석, 열띤 토론 분위기 속에서도 우의를 다졌다. 무역투자와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글로벌 경제의 발전을 위해 때로는 웃고 때로는 신경전을 펼치며 힘 있는 토론을 벌였다. 서울신문은 비즈니스 조직위의 허가를 받아 서밋 총회장에 들어가 글로벌 CEO들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 ●세계 경제의 미래 함께 고민 11일 오전 10시 30분. 비즈니스 서밋 총회인 ‘라운드테이블’이 열린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은 세계를 움직이는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만큼 공항 검색대를 방불케 할 정도의 경비 태세를 갖췄다. 방문객은 금속탐지기를 무사히 지나도 노트북과 가방 등 소지품을 엑스레이 투시기에 통과시켜야만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호텔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접근금지선 밖에 서서 이 광경을 신기한 듯 지켜봤다. 오전 10시 40분. 호텔 3층에 자리 잡은 코스모스홀. 비즈니스 서밋의 4개 분과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오전 11시부터 압둘라 귈 터키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돼 있어 미리 자리를 잡은 터키 취재진이 뜨거운 취재 경쟁을 펼쳤다. CEO들은 첫 번째 세션을 마치고 20분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냉엄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명운을 건 ‘판매 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이날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러 나온 만큼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터키 원전건설과 관련한 한국·터키 정부 간 협약을 앞두고 있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었지만, 틈틈이 옆자리에 앉은 영국의 세계적 자원개발회사인 ‘앵글로아메리칸 PLC’의 스타 CEO 신시아 캐럴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CEO들이 앉은 자리에는 탄산수와 해양심층수 한 병과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이 놓여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신기한 듯 갤럭시탭에 손가락을 갖다 대자 곧바로 화면에 그의 얼굴이 캐리커처 형태로 나타났다. 그가 갤럭시탭의 카메라 기능을 활성화시킨 뒤 가로, 세로로 돌려 가며 사진을 찍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미우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어린아이처럼 따라하며 즐거워했다. ●신동빈 부회장 ‘시험 치른 듯’ 절레절레 오전 11시 정각에 두 번째 세션이 시작됐다. 귈 터키 대통령이 입장하자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곧바로 조용해졌다. 국내외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단상에 올라 선 귈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가 기존의 위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위기에 잘 견디는 체제를 갖추려면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양극화를 지적하며 “자본은 글로벌화했지만 부(富)는 글로벌화하지 않았다.”고 밝히자 한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아시아 최대 제약사인 일본 다케다 제약의 하세가와 야스치카 회장도 태블릿PC로 자료를 검색하며 귈 대통령과의 토론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다. 이들 모두 비즈니스 서밋의 핵심 논의내용을 담은 ‘워킹그룹 보고서’가 G20 정상들에게도 보고된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토론 자리에선 한 사람당 발언 시간이 2분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대부분 시간을 넘겨가며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한 시간의 회의를 마치고 오찬장인 워커힐 극장으로 향하는 CEO들의 얼굴에서는 다소 지치긴 했지만 뭔가 보람이 느껴졌다. 토론을 마치고 나온 신 부회장에게 회의 내용을 묻자 마치 어려운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학생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구체적인 토론 내용은 컨비너(분과별 의장)가 잘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며 오찬장으로 향했다. 금융분과 라운드테이블을 마치고 나오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열띤 토론에 힘들어하기는 마찬가지. 김 회장은 “기업의 녹색성장 시장 개척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 “좋은 성과 기대” 오찬을 마친 CEO들은 곧바로 단체사진을 찍으며 토론 열기를 식혔다. 12개 워킹그룹별로 줄지어 연단에 올라간 CEO들은 만면에 웃음을 띤 채 단상 앞을 가득 메운 취재진 앞에 섰다. 카메라 앞에 선 CEO들은 마치 동창 모임에 참석한 듯 한결같이 밝고 장난기 넘치는 표정이었다. 120여명이나 되는 세계적 기업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진 촬영을 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한 CEO는 사진촬영이 끝나고 퇴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모델들이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B20 비즈니스 서밋/세계 경제지도 바뀐다] 총매출 4조달러 총직원 917만명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하는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들을 숫자로 풀어보면 이들의 진면목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참가 기업의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액은 총 4조 달러로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8325억 달러의 4.8배에 달한다. 남미대륙 전체 GDP인 3조 9765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GDP(4조 9800억 달러)의 80%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참가 기업의 평균 모습은 매출 439억 달러, 자산 3410억 달러, 직원 10만명, 기업 나이 73년이다. 총직원은 917만명으로, 캐나다 전체 근로자 1843만명의 절반 정도이고, 그리스와 스웨덴 근로자를 합친 980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당 기업에서 발표한 연례 보고서 매출액 기준으로는 네덜란드의 로열 더치 셸, 프랑스의 토탈, 네덜란드의 금융업체 ING그룹,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휼렛 패커드, 세계 최대의 식음료업체 네슬레 등이 상위 그룹의 주요 업체다. 석유기업 16개 중 상위 6개 기업의 석유 매장량은 총 264억 배럴에 이른다. 이는 한국이 33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정보통신 분야에선 2009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5위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7위인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북미 1위 스마트폰인 블랙베리 제조사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 벤처기업의 원조 미국의 휼렛 패커드와 반도체칩 기업 퀄컴 등 유수 업체들의 CEO가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금융 분야는 세계 1위 금융기업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세계 10대 금융기관 중에서 ‘빅 3’를 포함해 모두 7곳이 참가한다. 참가 기업 가운데 수명이 100년 이상 된 기업도 30개가 넘는다. 가장 오래된 기업은 아시아 최대의 제약사인 일본 다케다제약으로 1781년 출범해 올해로 설립 229년을 맞았다. 이어 미국 JP 모건이 211년, 벨기에 유미코아는 205년 등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동양인 특성에 맞는 항암제 개발”

    “동양인 특성에 맞는 항암제 개발”

    “가장 주력하는 것은 무엇보다 획기적인 항암치료제 개발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항호르몬성 암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구촌 수억명의 암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로 유명하니까요.” 아스트라제네카의 아시아 지역 R&D 대표인 패트릭 피터 케오헤인 부사장은 현재 암 치료에 획기적 효능이 있는 신약 개발에 포커스를 맞춰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오헤인 부사장은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 개발에 몰두했던 과거의 관행에 덧붙여 환자들의 비용 절감과 각국의 규제에도 적합한 다다익선(多多益善) 신약 개발을 도전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월드클래스’라는 표현을 쓰며 한국의 항암분야 연구력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이 위암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한 서울대병원 임석아 교수와 파트너십을 맺고 임상시험을 공동 진행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신약의 초기 임상을 아시아에서 실시하는 것은 임 교수가 처음이다. 아울러 그는 동양인의 특성에 맞는 항암제 개발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R&D 투자 규모를 전폭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케오헤인 부사장은 “한국은 세계적 수준으로 특성화돼 있는 항암제 연구를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는 장려책을 써야 하고, 산·학·연은 대화의 창구를 마련해 끊임없이 협력하며 소통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글 사진 쇠데르텔레(스웨덴)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의약품대금 지급 미뤄 부당이득…14개 국공립병원 횡포

    국공립 병원이 제약사에 의약품 대금지급을 미루면서 금융이자소득 등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민주당 신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4개 국공립병원은 제약사에 지급해야 할 의약품 대금지급기일을 최대 13개월까지 미뤘다. 이들 병원은 지난해 5281억원의 약품대금을 평균 7개월 늦게 제약사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병원의 금융이자소득은 예금은행의 금리 3.1%를 적용하면 100억원에 육박한다고 신 의원은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의약품 대금 회전기일이 13개월인 A원자력병원은 연간 의약품 약제비 180억원을 이용해 6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국공립병원의 횡포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을 발표하며 “보험의약품 대금결제 기일을 90일 이내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도 개정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김상희 보험약제과장은 “대금기일 문제는 구매자와 공급자 간 사적 계약으로 국민건강보험법으로 관장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의약품도매협회에 다른 안을 검토해 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업체가 흑자부도라도 나면 환자 치료까지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11개 제약사 수상한 매출 증가

    11개 제약사 수상한 매출 증가

    국내 11개 제약업체가 석연찮은 이유로 올 상반기에만 15%를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가 단 한건도 없었고, 고(高)성장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가운데 이 같은 성장세를 보여 ‘리베이트 효과’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리베이트 근절을 선포한 제약사들의 매출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같이 상반된 매출 성장세는 ‘리베이트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실효성 있는 단속과 처벌을 외면해 이번에도 리베이트 관행에 면역력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0년 상반기 제약사별 건강보험 요양급여 전자청구 시스템(EDI) 청구액 현황’에 따르면 청구액 상위 50개 제약사 가운데 11개사의 청구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성장률은 9.04%. 유명 H제약사는 29.3%라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일 의약품 리베이트 혐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압수수색당했던 J사는 16.7%의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올 상반기 고성장을 기록한 회사들이 단 하나의 신제품 출시 없이도 시장 평균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영업을 지속해 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는 최근 의약품 리베이트 의혹이 있는 제약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리베이트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8월 ‘약가인하 연동제’를 시행했고, 올 1월 제약사 대상 리베이트 근절 각서를 받는가 하면, 올 6월에는 ‘시장형 실거래 제도’를 도입했다. 내달부터는 ‘리베이트 쌍벌제’도 시행된다. 그러나 복지부의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로 적발돼도 실제 처벌을 받은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 이후 현재까지 벌금형, 약가인하 등 실질적인 처벌을 받은 제약업체는 단 한곳도 없었다. 적발된 업체들이 장기간 소송을 진행하거나 상당수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경우가 허다해 복지부의 리베이트 대책이 ‘요란한 헛구호’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의료·제약계에서도 의약품 리베이트가 뿌리뽑히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개원의 상당수 역시 ‘리베이트 근절’에 고개를 내저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공정위, 리베이트 혐의 집중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국내 상당수 중견 제약사를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에 비해 올 상반기 특별한 이유 없이 매출과 순익이 급신장한 중견 회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도 국내 제약사를 대상으로 리베이트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조사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18일 “이달 중순께부터 리베이트 혐의가 있다고 의심되는 중견 제약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기본적으로는 공정위에 접수된 제약사 리베이트 신고에 따른 것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아주 높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A사에 공정위 조사관들이 나온 데 이어 14일부터는 B사를 대상으로 같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적어도 3∼4개 제약사가 조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약사의 한 중견간부는 “공정위 조사를 받는 제약사는 공교롭게도 올해 상반기 들어 특별한 이유 없이 매출 또는 수익이 15% 이상 급성장한 회사들”이라고 했다. 특히 공정위 조사대상이 매출·순익 급성장 회사에 집중되자 제약업계에선 공정위가 제약사의 매출·순익 규모를 사전 점검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약사 내부자료를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도 “제보 내용만 조사하고 조사과정에서 새로 포착된 내용을 추가 조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강조, 전방위 조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서 판매중단 여드름치료약 유통”

    우울증, 태아의 기형 등의 부작용이 있는 여드름 치료약이 대량 유통되고 있지만 보건 당국은 이를 알면서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각종 부작용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판매가 중단된 여드름 치료제인 ‘이소트레티노인’이 국내에서 무분별하게 유통·처방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약은 임신부가 복용하면 태아의 뇌 발육 지연, 구순구개열(언청이) 등 기형아의 출산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심각한 우울증도 상당수 보고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같은 부작용을 이유로 2005년부터 이 약을 처방받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사전등록제를 시행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부작용 사례가 속출하자 제약사 로슈는 지난해 6월 소송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해당제품을 미국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제약사의 자발적인 판매중단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최근까지 매년 100억원 상당의 이소트레티노인이 유통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이소트레티노인 공급액은 2008년 101억원(2243만정), 지난해 104억원(2273만정), 올 상반기 49억원(1104만정)이었다. 합하면 총 254억원(5620만정)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먹는 여드름치료제로는 다른 약품에 비해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상당수의 여드름 환자들이 이 약을 요구하다 보니 유통량도 많다는 분석이다. 또 ‘가능하면 피부과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허가사항을 무시한 의사들이 처방빈도를 높인 것도 주 요인이다. 그러나 식약청은 이소트레티노인의 부작용 사례를 알면서도 변변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2004년 12월3일 의·약사들에게 보낸 ‘의약품 안전성 서한’이 고작이었다. 지금까지 이소트레티노인 제제와 관련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조차 한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식약청은 “부작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면서 “향후 철저히 조사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무자료 거래에 마약류는 덤” 도매상 검은 유혹

    “무자료 거래에 마약류는 덤” 도매상 검은 유혹

    경남 마산에서 내과 개원의로 일하는 K(33)씨는 프로포폴을 주문하려고 약품 중간도매업자를 만났다가 깜짝 놀랐다. 업자가 세금계산서 등 자료가 남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현금결제로 이른바 ‘무자료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다졸람 같은 마약류의 약품도 덤으로 줄 수 있다고 해 당황했다.”면서 “프로포폴의 경우 병원과 제약사·도매상 간의 커넥션을 통해 무방비로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수사당국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제약사와 중간도매상, 의료진의 프로포폴 불법유통 수법은 교묘하다. 유통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①제약사-리베이트용으로 병원 측에 제공 ②중간도매상-현금결제로 자료 없이 ‘야매’시술자나 병원 측과 거래 ③의료진-수술과정에서 약품 빼돌리기 등이다. 이 ①, ②, ③의 방법을 통해 불법 유통된 약품은 병당 수십만원의 가격으로 중독자들에게 투여됐다. 제약사의 리베이트는 가장 통상적인 공급 방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형외과나 내과, 산부인과 등 프로포폴을 주로 사용하는 병원이 제약사 측에 주문을 하면 업체가 약품을 가져다주면서 알아서 몇 배의 약품을 더 제공한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제약사가 현금이나 선물대신 병원에 프로포폴을 제공하면 의사가 이를 고가에 환자들에게 불법투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포폴 중독자인 성형외과 의사 S씨는 “홍보인력이 부족한 신생 제약사나 비유명 제약업체는 자기들 것을 써달라고 영업 차원에서 프로포폴을 들고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있고, 전화만 한 통 해도 서로 경쟁하듯 몇 박스씩 가져오기 때문에 약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간도매상은 무자료 거래로 약품을 공급한다. 도매상은 제약회사에서 통상 10% 내외로 싸게 약품을 대량구매해 병원 측에 되파는 업체이기 때문에 탈세 목적으로 병원에서 현금으로 돈을 받아 추적을 피한다. 영세한 업체가 많다 보니 금방 문을 닫는 곳이 많아 폐업과정에서 약품이 무더기로 유통돼도 추적도 힘들다. 이 과정에서 ‘야매’로 주사를 놔주는 시술자들에게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제약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서울의 한 의사는 “향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프로포폴이 지정된다고 해도 병원과 제약업체, 도매상이 자료를 고치거나 없애는 등 짜고 치면 잡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면서 “내과나 성형외과도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을 크게 반대하지 않는데 오히려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산부인과나 가정의학과 개원의 쪽에서 왜 반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프로포폴에 중독된 의료진이 직접 약품을 빼돌리는 경우도 있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환자의 코수술이나 지방흡입술 등에 프로포폴 12㎖ 앰풀 4병을 썼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3병만 쓰는 수법으로 빼돌려 투약하곤 했다.”고 말했다. 본인 투약을 위한 것이었지만 실제 의료진이 마음먹으면 수술과정에서 얼마든지 불법적으로 약품을 유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승훈·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프로포폴’ 강남일대 무더기 유통

    검찰이 국내 제약회사와 의약품 도매상들이 ‘프로포폴’을 무더기로 불법 유통시키고 있는 정황을 포착,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또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로 받은 프로포폴을 무차별적으로 투약하고 있는 서울 강남 소재 성형외과 등 일부 병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26일 “병원에만 공급돼야 할 프로포폴이 일반주택가 등지에 마구잡이로 퍼지고 있다.”면서 “제약사 직원과 의약품 중간도매상들을 상대로 유통경로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불법 유통에 40대 이상 ‘아주머니’들이 대거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범죄 조직과의 연관성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제약회사와 병원의 리베이트 고리도 조사하고 있다. 병원들이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로 받은 프로포폴을 ‘제3자’를 통해 뒤로 빼돌리는 것으로 보고 유통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 프로포폴 수입·생산 제약회사는 K제약, D제약 등 12곳이다. 프로포폴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 제약사의 생산 및 수입액 총액은 2005년 123억 3300만원에서 지난해 264억 48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의료계는 강남 일대 유흥업소 여종업원만 최소 400여명이 중독됐고, 일반인까지 합하면 중독자 수는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승훈·백민경기자 hunnam@seoul.co.kr 마이클잭슨 죽음 몰고간 약물 ●프로포폴(propofol)은 수면마취제로 환자의 전신마취 및 중환자의 진정 등을 위해 쓰인다. 영국 ICI사가 1977년 처음 개발했으며 한국에서는 1992년부터 사용이 허가됐다. 환각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어 환각제 대용으로 남용되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세계적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약물이다.
  • 특정음료 권하는 약국… 왜

    #1. 9월 어느날 회사원 이모(28)씨는 인천국제공항 내에 있는 W약국에서 소화제를 사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급체했다며 소화제를 요구한 이씨에게 약사는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 ‘추출음료’인 K제약사의 ‘유사소화제’를 내놓았다. 이씨는 다른 소화제를 요구했다. 약사는 “일반의약품 소화제는 없다.”며 또 다른 ‘추출음료’를 꺼내들었다. #2. 감기 기운이 든 회사원 최소영(27·여)씨는 약국에 가서 ‘쌍화탕’을 달라고 했다. 약사는 “더 좋은 거 줄게.”라며 ‘쌍화○○’를 내놓았다. 쌍화탕은 일반의약품이지만 쌍화○○는 약이 아닌 음료로 분류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최씨는 “아픈데 음료수 먹게 생겼느냐.”며 약국 문을 나섰다. 일부 약국에서 판매하는 약이 약효가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도 소비자들은 약인줄 알고 먹는 경우가 허다해 문제가 심각하다. 약사들이 주로 “이 약의 효과가 더 좋다.”며 본인이 임의로 약을 선택해 추천·판매하기 때문에 약사의 말만 믿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다.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특정 약품을 달라고 하면 그제야 약사들은 해당 제품을 꺼내 놓는다. 잘 알지 못하면 소화불량이어도 그저 ‘입속의 상쾌함에 도움을 주는 음료수’만 먹어댈 수도 있다. 대한약사회 측도 “추출음료는 약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이처럼 약사들이 특정 의약품을 본인이 직접 선택해 판매하는 이유는 ‘백마진’ 때문이다. 백마진이란 제약사들이 약국에 의약품을 외상으로 제공한 뒤 결제할 때 조금씩 할인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일반의약품 가격은 전문의약품과 달리 지역에 따라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약사들은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제약사의 의약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해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현행 규정상 백마진은 합법적이다. 하지만 백마진을 불법리베이트로 규정할지 여부에 대한 각계의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어서 올 11월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죄가 시행되면 ‘백마진 합법화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리베이트라기보다는 제약사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일부지역 약국의 의약품 가격이 부르는 게 값인 것도 문제다. 특히 외국인들이 상당수 이용하는 인천공항, 서울 명동 등의 약국에서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은 ‘바가지’를 쓰기 십상이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약사들이 약국의 이윤 때문에 소비자들을 속이거나 그들의 의약품 선택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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