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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신약 개발’ 연내 2334억 지원

    1500억 규모 헬스케어펀드 조성 시설 투자 최대 10% 세액공제 정부가 내년까지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글로벌 신약 4개를 개발하고, 세계 50위권 제약사에 우리나라 제약사 2곳을 진입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2016년 제약산업 육성·지원 시행계획’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계획에는 올해 연두 업무보고에서도 밝혔던 글로벌 제약 육성 정책 방향과 5개 핵심 과제가 담겼다. 복지부는 우선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연계해 유전자 치료제·줄기세포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비임상 중개연구와 임상 연구·개발(R&D) 지원에 397억원, 바이오의약품 유망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505억원, 중증·난치질환에 대한 세포치료제 기술 개발에 239억원 등 연내 2334억원을 지원한다. 또 바이오헬스산업에 투자할 자본을 조달하고자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고 제약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임상 1·2상에만 적용됐던 신약 개발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대상은 임상 3상까지 확대한다. 신사업 기술을 사업화하고자 시설 투자를 하는 중소기업에는 10%, 중견·대기업에는 7%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특히 민간투자가 확대되도록 올해 하반기부터 바이오의약품 임상 1·2상 투자 시 세액공제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을 지원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오송첨단의료산업단지 등 산업 특화 지역을 찾아 제약기업 재직자를 교육하는 한편 사이버 교육과정도 확대하기로 했다. 맞춤형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화 글로벌 마케팅 지원,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도 시행계획에 포함됐다. 정부는 안전성·유효성을 개선한 의약품이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신속 심사하고, 글로벌 진출 신약의 평가 기준을 마련해 국산 신약의 약가 우대 등도 추진한다.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등 공익적 목적이 큰 임상시험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방안도 10월쯤 마련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 바이오신약 처음으로 美시장 뚫었다

    한국 바이오신약 처음으로 美시장 뚫었다

    세계 8조원 규모… 미국만 3조6000억 SK “유럽·호주서도 최종 승인 단계에”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혈우병 치료제 바이오 신약 후보 물질이 처음으로 상용화돼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일반 화학 의약품보다 분자구조가 복잡해 개발 과정이 까다롭다. SK케미칼은 27일 혈우병 치료제 후보 물질(SK-NBP601)이 ‘앱스틸라’라는 제품명으로 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은 2009년 호주 제약사 CSL에 이 기술을 수출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SK케미칼은 향후 제품에 대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앱스틸라는 기존 혈우병 치료제가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인 것과 달리 두 단백질을 하나로 결합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로 분자 안정성이 개선돼 효능과 약효의 지속 시간이 향상됐다. 임상 결과 주 3~4회 투여해야 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주 2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SK케미칼 측의 설명이다. SK케미칼이 개발한 후보 물질은 A형 혈우병 치료제다. 혈우병은 X염색체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혈액 내 응고인자가 부족하게 돼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으로 A, B형 두 종류로 나뉜다.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A형 혈우병은 모두 13개의 인자 중 8번 인자에 결함이 생겨 발병한다. 주로 남성이 걸리며 근육이나 내부 장기 등에서 출혈이 발생한 후 멈추지 않는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주요국으로의 수출도 가시권이다. 이 제품은 현재 유럽과 호주에서 허가 당국에 의한 최종 시판 승인 단계에 있는 상태”라면서 “연구·개발(R&D)에 대한 오랜 투자가 결실을 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 8조원대 시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2014년 기준 3조 6000억원에 달한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최근 영국계 회사인 샤이어에 인수된 박스앨타가 주도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기저귀 피부 발진 잡았다”…네이처포, 세계 최초 쿨링 기술 상용화

    “기저귀 피부 발진 잡았다”…네이처포, 세계 최초 쿨링 기술 상용화

    정부·삼성 펀드에서 투자…우수기업 선정미국·중국·일본 수출 타진…글로벌 바이오 회사로 도약 “제가 직접 기저귀를 차고 대·소변까지 봤어요. 대·소변 처리도 문제지만 기저귀를 차고 있으면 몸이 덥고 피부가 짓무르고 너무 고통스럽더라고요.” 바이오 화장품 벤처기업인 네이처포의 우용규(44) 대표는 18일 ‘혁신적인 쿨링 조성물’(ACC)을 개발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우 대표는 “2000년부터 바이오 기술 기반 벤처 사업을 해왔는데 딸이 첫돌을 지나고 갑자기 열이 올라 계속 해열제만 먹였다”면서 “하지만 해열제가 간에 치명적이다. 우리 애의 열도 못 떨어뜨리는 아빠라는 생각에 몸의 열을 떨어뜨리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개발 과정에서 종이 기저귀 때문에 아이들에게 염증 등 피부 트러블이 생겨 아이는 물론 부모까지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 대표는 “종이 기저귀를 차는 아이들은 물론 생리대로 여성들도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종이 기저귀와 생리대로 밀폐된 상황에서 피부의 열을 잡지 못해 피부가 짓무르는 것이었고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우 대표는 2014년 네이처포를 설립해 ACC를 개발했다. 지난해 7월 시제품을 만들었다. 바이오 벤처가 10년 안에 기술 개발에 성공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1년 안에 제품 개발까지 마쳤다. 네이처포에서 개발한 ACC는 ‘익스클루시브 앙팡 쿨링스프레이’ 등의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영유아를 위한 기능성 쿨링 스프레이로 기저귀 내부의 열을 제거한다. 기저귀로 인해 생기는 땀띠, 짓무름, 습진, 발진 등의 부작용을 예방한다. 발과 두피에 뿌리는 스프레이와 여성용 제품도 개발했다. 특히 ACC는 100% 천연 약재 추출물이어서 화학물질로 인한 또다른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지 않는다. 우 대표는 “기저귀 때문에 아이에게 피부 트러블이 생겨 고생했던 부모들이 이 제품을 쓰고 아이가 나아졌다며 회사 홈페이지에 후기를 올리거나 직접 전화를 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네이처포의 제품은 현재 회사 홈페이지에서만 판매되고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제대로 된 광고 없이 소비자 입소문 등으로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술력을 인정 받은 네이처포는 정부와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경북에 회사를 둔 네이처포에 지난해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투자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삼성과 연결돼 있다. 삼성과 정부가 출자해 만든 펀드에서 네이처포에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네이처포는 쿨링 마스크팩과 미스트 등 화장품 신제품도 개발했다. 얼굴 피부의 열을 낮춰준다. 우 대표는 “햇빛으로 인한 피부의 열이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얼굴 온도가 떨어지면 피부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굴 온도가 떨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면 혈액 순환이 개선된다”면서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 산소와 영양분이 피부에 효과적으로 공급돼 탄력을 높여주고 모공도 잡아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포는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도 타진 중이다. 현재까지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의 글로벌 제약사에서도 피부의 열을 잡는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네이처포는 미국 FDA, 중국 CFDA 등으로부터 인증을 받는 중이다. 지난 3월 중국 광저우 국제미용 박람회에서는 중국 화장품 회사로부터 마스크팩에 대한 공동 생산 판매 제의도 받았다. 우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가 없는 기술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 세계적인 제약업체들과 제휴 마케팅 활동도 펼쳐나갈 수 있다”면서 “세계적인 제약사들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래 성장 전망도 밝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종이 기저귀를 사용하는 노인층이 늘고 있어서다. 우 대표는 “성인 기저귀를 차고 발진 때문에 고생하거나, 병상에 오래 누워 있어서 욕창이 생기는 노인들이 많다”면서 “고령화 시대에서 피부 열 때문에 트러블로 고생하는 성인들에게도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첫 국산 ‘폐암 표적항암제’ 허가

    한미약품이 개발한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염산염일수화물)이 첫 국산 폐암 표적항암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올리타정200밀리그램’과 ‘올리타정400밀리그램’을 허가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27번째 신약으로, 18번째 국산 신약인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된 표적항암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이 약의 기술을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8500억원을 받고 수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독점권을 갖고 있다. 식약처는 폐암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올리타정을 신속 심사 대상으로 정해 일정 수의 환자군에 적용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2상 시험 뒤 바로 허가했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 자료는 제품을 판매한 뒤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허가 소요 기간이 2년 정도 단축됐다. 약값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약가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 비급여 형태로도 시판할 수 있다. 이 약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FDA는 중대한 질병의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혁신치료제로 지정, 임상 2상 결과만으로 환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미약품 ‘올리타정’ 국산 첫 표적항암제 허가

     한미약품이 개발한 ‘올리타정’(올무티닙염산염일수화물)이 국산 표적항암제로는 처음으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올리타정은 이로써 우리나라 제약사가 개발한 27번째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이 표적치료제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8500억원에 수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한국,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이 제품의 독점권을 갖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를 방해해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기존 항암제보다 독성이 낮아 부작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올리타정은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를 골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기존 표적 폐암치료제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EGFR-TKI)에 내성이 생긴 환자가 복용하면 좋다. 식약처는 폐암 환자들이 새 의약품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올리타정을 ’신속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임상 3상 시험 실시를 유예하는 방식으로 심사·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을 약 2년 단축했다. 이 의약품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FDA는 중대한 질병의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혁신치료제로 지정, 임상 2상만 거치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타미플루, 게 섰거라”… ‘한미플루’ 맹렬 추격

    “타미플루, 게 섰거라”… ‘한미플루’ 맹렬 추격

    한미약품의 ‘한미플루’가 ‘타미플루’의 대항마로 입지를 다졌다. 로슈의 ‘타미플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판되던 독감 치료제로 지난 2월 물질특허가 끝났다. 한미플루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타미플루의 유일한 복제약(제네릭)으로 타미플루의 ‘염 특허’를 피해 복제약 승인을 받았다. 10일 제약시장 조사 기관 IMS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지난 3월 41억원어치가 처방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74억원 처방됐던 것과 비교하면 33억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한미플루는 지난 3월 8억 8057만원을 기록했다. 출시 두 달 누적액은 약 9억 281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타미플루보다 약 25% 가격이 저렴하고 시장 반응도 좋다”면서 “독감 유행 시즌보다 늦게 시장에 나온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실적이다. 한미플루 출시로 약가 인하와 시장 경쟁에 직면한 타미플루가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중위 제약사들의 복제약 승인도 줄을 잇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나이티트제약은 지난 2월 ‘타미셀바’를 승인받으며 품목 허가를 취득하여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또 테라젠이텍스는 ‘타미렉스캡슐’로, 동구바이오제약은 ‘동구오셀타미비르캡슐’, 대원제약은 ‘오셀타원캡슐’로 복제약 허가를 받았다. 앞서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상위 제약사는 타미플루 물질특허가 말료된 2월 이전부터 일찌감치 복제약 승인을 받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다만 타미플루의 인산염특허에 걸려 본격적인 출시는 염 특허가 끝나는 내년 8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염은 의약품의 안정성을 높이는 등의 기능을 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항체 시장 가능성에 주목… 퍼스트 마켓 전략 주효”

    “항체 시장 가능성에 주목… 퍼스트 마켓 전략 주효”

    셀트리온 남이 가지 않은 길 선택 항체 특허 검토 등 철저히 준비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는 퍼스트 마켓 전략이 바로 셀트리온웨이다.” 지난 4일 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에서 만난 장신재(53)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 본부장(부사장)은 “구조가 복잡하고 변수도 많아 기존 바이오제약사들이 쉽게 나서지 못했던 항체(2세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가능성을 일찍이 주목한 게 지금의 셀트리온을 만들었다”면서 “(한미약품처럼) 임상 전 기술 단계에서 위험을 분산시키는 베스트 전략을 쓸 수도 있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시작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에 착수할 무렵인 2006년에는 항체 의약품이 40여개 제품에 불과했다. 장 본부장은 “특허는 6~7년이면 끝나 분명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릴 텐데 시장이 너무 위험하다 보니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최소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가 투입된다.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하다 보니 까딱하면 죽거나 품질을 균등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갖추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합성신약은 이미 레드오션이었다. 합성신약은 구조가 단순해 이미 인도나 중국에서 생산된 싼 의약품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고 가격 경쟁력으로밖에 승부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인슐린과 같은 바이오 1세대 제품도 이미 바이오시밀러화돼 있던 시기였다. 1세대 바이오시밀러는 미생물(아미노산 셉타이드)을 이용하는 등 항체 의약품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다. 셀트리온은 남들이 선뜻 가지 않는 길을 택했다. 철저한 분석 아래 얀센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포함해 7개의 바이오시밀러 후보군을 갖췄다. 일단 시장 규모가 1조원 이상 되는 제품들 중에서 특허가 끝나는 시점을 고려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약과의 분쟁 소지가 많다. 그는 “초기 단계부터 오리지널 특허와 항체 특허 조사에 대해 99% 검토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 “숨어 있는 특허를 만날 수도 있겠지만 문제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초기 계약생산대행(CMO) 사업으로 자금을 모아 바이오시밀러(70%)와 신약(30%) 개발에 고루 투입해 왔다. 현재 셀트리온의 30여개 신약 개발 프로젝트 중 바이오시밀러는 7개에 달한다. 장 본부장은 “셀트리온은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임상, 허가,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개척하며 종합화된 역량을 구축했다는 데서 다른 바이오 제약사들과 다르다”면서 “제품 수익을 홀로 모을 수 있다는 것도(수익을 분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방식보다)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램시마 단일 매출의 영업이익은 40%에 달할 정도로 높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3년내 27조원으로 성장 ‘블루오션’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3년내 27조원으로 성장 ‘블루오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대비 개발비 10%·성공률은 10배 지난 4일 찾은 셀트리온의 인천 송도 본사. 14만ℓ 규모의 매머드급 생산 공장 3개동(1공장 5ℓ, 2·3공장 9ℓ)은 이날도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흰색 방진복으로 온몸을 꽁꽁 감싼 직원들은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대당 1억원에 이르는 은색 배양기 속에서 세포들은 종류에 따라 암, 류마티스관절염, 척추염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다량의 단백질들을 뿜어낸다. 살아 있는 세포가 똑같은 의약품을 만들게 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배양, 정제, 완제 등을 거쳐 추출된 단백질은 주사제 한 병에 담겨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바이오 의약품이 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타이레놀 같은 화학 의약품이 자전거를 만드는 기술이라면 인슐린 등 바이오 1세대 의약품은 자동차, 램시마 등 항체 의약품은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항체 바이오 의약품은 분자 구조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배양, 포장, 출고 등의 공정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20조원 규모의 미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뚫었다. 유럽과 달리 바이오시밀러에 보수적인 입장인 미국 시장에서 램시마의 판매 허가를 따낸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유럽과 미국이 주도해 온 항체 의약품 시장에서 제대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바이오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커지며 향후 산업의 중심이 될 분야로 꼽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185조 4400억원(약 1626억 달러)으로 2008년 대비 규모가 74.5% 증가했다. 특히 3년 뒤인 2019년에는 300조원(약 26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 3600억원(약 12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2019년에는 20배가 넘는 27조 2500원(약 23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개발 대비 개발비용이 10분의1에 불과하고 개발 기간도 절반, 성공률 역시 10배가량 높다. 그야말로 업계 블루오션이다. 주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권 만료 시기가 2016~ 2030년 사이인 것도 호재다. 연매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기업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반도체 같은 장치산업이어서 장치산업의 노하우가 있는 삼성 같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이 10년 전부터 바이오제약을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는 배경이기도 한다. 장치산업은 일단 공정이 준비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은 배양기술 등 작은 차이에도 제품이 달라질 수 있어 생산시설의 특정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브렌시스는 지난해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으며 바이오시밀러 경쟁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브렌시스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화이자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브렌시스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 역시 식약처로부터 인증 획득을 마친 뒤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로 ‘트룩시마’, ‘허쥬마’를 준비 중이다. 트룩시마는 로슈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 허가 신청을 냈다. 로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는 2014년 국내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EMA에 품목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1월 기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해 LG생명과학, 대웅제약, 종근당, CJ제일제당 등 모두 12개에 이른다. 식약처가 지금까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는 7종 10개 품목이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이후 이를 바탕으로 향후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가능성만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바라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2013년 기준)은 8.0%로 유럽(44.0%)과 중국(13.2%), 미국(12.3%)에 이어 4위에 불과하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전 세계 30개 바이오업체 역시 56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나란히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개발(R&D)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저가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 시장 이해를 위한 투자, 글로벌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기여 등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형성하는 데 좀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제약 톱3, 공격적 R&D 투자

    제약 톱3, 공격적 R&D 투자

    유한양행 매출 7%인 192억 투입 녹십자도 작년보다 15% 늘릴 듯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등 국내 톱3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비를 대폭 늘렸다. 이들 제약사는 영업이익 보존과 관계없이 글로벌 진출의 전제 조건이 되는 신약 개발을 위해 공격적인 R&D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R&D에 192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7%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0억원 대비 39.1% 액수가 늘었다. 유한양행은 R&D에 지난해 700억여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매출액 대비 8~9% 수준인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연구·개발 비용은 해마다 늘어 2013년 563억원, 2014년 580억원, 지난해 726억원이었다. 올해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업이익을 어떻게 보존하느냐가 고민이지만 투자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조원대 신약 기술 수출에 성공한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기업 중 최고 수준의 R&D 투자 비용을 이어갔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의 16.4%에 달하는 421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녹십자 역시 분기 투자비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R&D 투자비용을 15% 가까이 늘린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1분기 R&D 투자에 219억원을 썼다. 한편 이들 상위 제약사는 올해 1분기 고르게 성장했다. 유한양행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42억원과 1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16.4% 늘었다. 한미약품은 매출액 256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억원 대비 무려 968.7% 늘어난 226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7% 성장한 24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14.4% 줄어든 108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미약품 8조원 대박… 새 먹을거리 ‘바이오베터’ 가능성 확인

    한미약품 8조원 대박… 새 먹을거리 ‘바이오베터’ 가능성 확인

    지난 21일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바이오 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오 시장은 이제 막연한 가능성의 시장에서 눈앞에 다가온 과제가 됐다. 신약 개발 분야는 국내 제약업체들이 최근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들면서 바이오 시장 가운데서도 발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다. 이 중 지난해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 8조원의 ‘잭팟’을 터뜨린 ‘바이오베터’ 분야와 셀트리온이 2세대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기존 화학 의약품과 달리 단백질 등 생물공학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을 더 개선한 것이 바이오베터다. 글로벌 제약업체들에 비해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복제약(바이오베터·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기반을 닦은 뒤 향후 오리지널 신약 개발로 시장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으로 대표되는 국내 바이오베터 시장의 현황에 이어 셀트리온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현주소를 두 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 신약의 효능과 효과, 용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개념이다. 바이오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를 더 좋게 개량해 ‘슈퍼바이오시밀러’라고도 불린다. 임상 3상에만 1000억원가량의 거액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지만 오리지널 제품의 70%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오리지널 제품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바이오시밀러 다음 시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난해 8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국내 바이오 신약의 가능성을 보여 준 한미약품의 핵심인 ‘랩스커버리’ 기반 기술도 바이오베터의 일종인 ‘지속형 제제 기술’에 속한다. 랩스커버리는 약효의 지속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게 핵심이다.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가 한 달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는 식이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셈이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은 올해 온전히 권리를 보유한 지속형성장호르몬 ‘HM10560A’와 표적항암제 ‘HM95573’의 기술 수출 계약도 타진 중이다. 지난 19일 녹십자는 지능저하, 난청, 다발성 골형성부전증, 간과 비장이 커지는 증세가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바이오베터인 ‘헌터라제’의 미국 내 임상 2상 진입에 성공했다. 녹십자는 이번 미국 임상을 통해 경쟁사인 샤이어 제품인 ‘엘라프라제’보다 투여 용량을 2~3배 늘렸을 때 일어나는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헌터라제는 2012년 엘라프라제보다 임상에서 6분간 걷는 거리가 늘어나는 등 개선점이 확인돼 바이오베터로 인정, 국내 처음 출시됐다. 출시 2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선 헌터라제는 지난해 남미와 북아프리카 등지에 수출돼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대웅제약이 인수한 한올바이오파마는 7개의 바이오베터 파이프라인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바이오베터인 ‘HL036’가 가장 유명한데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앨러간의 바이오 신약 ‘레스타시스’에 눈물 활성 성분을 더해 치료 효과를 개선한 제품으로 올해 하반기 내에 임상을 마칠 계획이라는 게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셀트리온 역시 바이오베터에 매진 중이다. 셀트리온은 유방암 치료제인 알테오젠의 ‘허셉틴’ 바이오베터인 ‘CT-P26’의 임상 전 단계를 마친 상태다. CT-P26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 바이오베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경우다. 허셉틴 바이오베터는 항암 효과가 뛰어난 항암 약물을 타깃 치료제인 항체의약품과 결합해 항암 약물이 암세포에만 작용하도록 돕는 바이오베터 기술 중 하나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이처럼 최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부 성과도 올리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암젠은 14년 전인 2002년 이미 FDA로 부터 호중구감소증(혈액암) 바이오의약품인 ‘뉴포젠’의 바이오베터 ‘뉴라스타’의 허가를 받았고 2006년에는 빈혈치료제 ‘에포젠’의 바이오베터 ‘아라네스프’도 FDA의 허가를 받았다. 연 매출 60조원(노바티스·2014년 기준 세계 1위)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업체에 비해 국내에서는 지난해 겨우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제약업체들(한미약품 1조 3175억원, 유한양행 1조 1287억원, 녹십자 1조 478억원)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4년엔 유일하게 유한양행이 매출 1조원을 넘었다. 더구나 바이오의약품은 성과를 내기까지 5~10년이 걸리는 마라톤에 비유될 정도로 ‘장기전’이다. 중간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3년 대만의 대표적인 바이오 제약사인 메디젠이 항암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자 업계 전반으로 여파가 퍼지며 대만의 바이오산업이 고꾸라진 적이 있다”면서 “신중하고 세밀한 투자를 바탕으로 옥석 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문화마당] ‘공장에서 핀 근대건축의 꽃’ 김중업박물관/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공장에서 핀 근대건축의 꽃’ 김중업박물관/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서울에서 안양 새 일터로 출근한 지 열흘이 됐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안양을 안다고 하면 빤한 거짓말일 테고 시민들을 위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이곳에 연고가 없는 사람에게 문화예술 진흥의 중책을 맡긴 시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다행인 것은 안양 문화예술의 잠재력을 내가 사랑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는 것, 이 짧은 인연 동안에 얻은 큰 수확이다. 어떤 잠재력일까. 그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화예술 명소 중 한 곳이 ‘김중업박물관’이다. 자화자찬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 아름답고 소중한 공간을 알리고 싶어 지면에 소개한다. 요즘은 너무 흔한 예에 불과하지만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이나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미술관은 각각 수명이 다한 화력발전소와 철도역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개조해 성공한 대명사에 속한다. 이런 식의 따라잡기는 오늘날 한국에서도 전국적인 현상이다. 폐공장 터를 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시민의 품에 안긴 점에서 보면 김중업박물관도 이런 예에 속한다. 고양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닮았다. 하지만 김중업박물관은 단순한 공간의 용도 변경을 넘어 문화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 여타의 공간과 구별된다. 이 한복판에 김중업(1922∼1988)이 있다. 김중업은 우리나라 근대건축을 표상하는 인물이다. 김수근 등 후속 세대에 비해 대중에게 덜 알려진 측면이 있지만, 1950년대 초 서양 근대건축의 비조로 통하는 르 코르뷔지에를 사사하고 귀국해 한국 건축의 초석을 놓은 선구자다. 전국에 산재한 그의 작품들을 통해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부산대 본관을 비롯해 서강대 본관, 주한 프랑스대사관, 오피스 빌딩의 대명사인 옛 삼일빌딩(현 산업은행 본점) 등이 1950∼60년대 그가 디자인한 작품들로서 지금까지 전해 온다. 이 무렵 김중업은 공장 디자인(1959)에도 참여했는데 그게 제약사인 유유산업 안양공장이었다. 김중업박물관의 모태가 된 곳이다. 21세기 들어 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한 안양시는 유유산업이 새 부지를 물색해 떠나자 2007년 이를 매입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한다. 이후 오랜 산고 끝에 재작년 3월 김중업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거장 건축가의 작품 속에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이 생기고, 그곳에 그를 기리는 기념관(김중업관)이 들어서 공존한다는 점이 특색이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안양시는 뜻밖의 선물도 얻었다. 안양이라는 명칭의 유래가 된 고려시대 사찰 안양사(安養寺) 터가 발견돼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 발굴 작업 때문에 부지 매입에서 개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와 조각 등 발견 유물은 김중업박물관 내 신축 건물인 안양사지관에 전시돼 있고, 절터와 당간지주는 박물관 경내에 배치돼 시민들을 맞고 있다. 김중업 디자인의 백미로 꼽히는 3층짜리 ‘문화누리관’은 올해 안에 안양역사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나무와 숲, 맑은 공기처럼 문화예술은 회색 도시에 생명력과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는 촉매제이자 활력소다. 그런 점에서 김중업박물관은 ‘공장에서 핀 한국 근대건축 예술의 꽃’인 셈이다. 옛날 서울 인근 시민들의 휴양지로 각광받던 안양유원지였던 곳. 이젠 ‘문화예술공원’으로 불리는 이 일대를 무대로 트리엔날레(3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행사)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도 펼쳐지는데 올 10월 5회째를 맞이한다. 옛 추억을 되살릴 겸 이곳으로 문화 나들이를 권한다.
  • C형간염 치료제 2종 새달부터 건보 적용

    12주 약값이 4600만원이나 되는 C형간염 치료제에 다음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수백만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하보니정’과 ‘소발디정’에 5월 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12주간 치료받는 데 환자가 부담해야 할 약값은 하보니정은 기존 46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소발디정은 3800만원에서 680만원으로 떨어진다. 두 의약품은 C형간염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1a형에 효과가 좋고 12주만 복용해도 완치율이 높으며 부작용이 적지만 가격이 높다. 그래서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을 방문했다가 C형간염에 걸린 환자들은 치료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전체 다나의원 피해자 97명 가운데 52.6%인 51명이 1a형 C형간염이다. 건강보험에 등재된 기존 C형간염 치료제로는 치료하기가 어렵다. 복지부는 하보니정과 소발디정으로 치료해야 할 C형간염 환자가 2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했다. 소발디는 C형간염 유전자형 1a형과 2형, 하보니는 C형간염 유전자형 1a형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만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43] “종합영양제가 정답입니까?”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43] “종합영양제가 정답입니까?”

    아마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 종합영양제일 겁니다. 특정 질환이 없어도 먹는 약, 특정 질환이 있으면 더 매달리게 되는 약이 바로 종합영양제이니까요.  그럴만 합니다. 건강에 관한 모든 걱정과 염려는 결국 영양에서 출발해 영양으로 맺음하니까요. 영양 상태가 좋다는 건 건강하다는 뜻이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질병에 노출되었거나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그러니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영양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또 영양제에 관심을 갖거나, 실제로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나쁠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물론, 돈을 들이는만큼 효과가 있느냐는 별개로 치더라도 영양제를 사용해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을 것임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영양제를 둘러싼 시비가 없지는 않습니다. 요즘 같이 일상적으로 먹는 것만으로 영양 공급이 충분한 세상에 영양제를, 그것도 모든 영양소를 망라했다고 여기기 쉬운 종합영양제를 사용한다는 게 과연 필요하며,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따져 보자는 비판적 모색에서 비롯된 시비입니다. 한번 짚어볼까요.  ●영양소를 종합한 상업적 아이디어 ‘종합영양제’. 모든 영양소를 ‘종합’해 만들었다는 뜻으로 들리는 이 명칭만큼 소비자들을 포괄적이고, 완벽하게 기만하는 약 이름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체내에서의 효과가 엄격하게 검증되지 않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어떤 약제에도 ‘종합’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명칭의 함정은 마치 약의 쓴 맛을 감추기 위해 설탕으로 피복을 한 당의정처럼 ‘종합’이라는 용어의 이면에 감춰진 ‘종합적이지 않은 효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많은 사람들을 ‘종합적으로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게 하는 기만성에 있습니다. 제과회사에서 만들어 파는 ‘종합선물세트’에는 그 회사의 대표 상품이 종류별로 망라돼 있습니다. 종합이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인 ‘여러 가지를 모아서’ 만든 ‘종합적인 과자 상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애, 어른 할 것 없이 종합선물세트를 반깁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상품이 적어도 하나쯤은 들어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커다란 상자 안에 낱개로 포장돼 들어있는 과자와 여러가지 성분을 버무려 고작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만 한 캡슐이나 태블릿(정제·錠劑)으로 만들어낸 영양제는 다를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합니다. 거의 모든 약리학자들이 공감하는 사실은, 그것이 자연에서 취한 성분이든, 화학적 공정을 거쳐 합성한 것이든 수많은 비타민과 무기질, 미량 원소 등이 한 알로 버무려 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효능의 변화와 이상반응을 장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단순한 함량 이상의 상승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음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비타민과 달리 캡슐이나 태블릿 형태로 복용하는 비타민은 성분 대부분이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런 화학물질은 특히 비타민을 지용성, 수용성으로 안전하게 구분해야 하는 것은 물론 효과지속성, 민감성, 보존성과 성분 변질 가능성 등을 엄격하게 따져서 가를 것은 가르고, 구분할 것은 구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지요. 생산 공정이나 유통상의 편의 때문에 많은 영양제를 한 알로 버무린 것은 ‘종합’을 가장한 제약회사의 편의적 방편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한 알에 뭉뚱그려 ‘종합’으로 이름 붙여 놓고, 이거 한 알이면 건강은 ‘OK’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그래서 효과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효과가 없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상황이면 또 그런대로 난감한 일입니다.  ●치료제와 다른 영양제 영양제는 일반적인 치료제와 달리 이름 그대로 우리 몸에서 부족한 영양 성분을 인위적으로 공급해주는 약제를 말합니다. 따라서 치료제와 영양제는 당연히 약전도 다르고, 기대치도 다릅니다. 치료제는 특정 질병을 완화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대상인만큼 일정 부분의 부작용은 사전에 알고 감수하는 약이 바로 치료제입니다.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이 구토와 현기증, 전신의 털이 빠지고, 심지어는 손발톱까지 다 뭉게지는 부작용을 좋아서 선택할 리는 만무하지 않습니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약을 사용해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으면 된다’는 인식을 저변에 깔고 있는 게 바로 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양제는 다릅니다. 영양제는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보다 신체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거나 현재 진행 중인 영양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치료제와 달리 사용자가 부작용을 감수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치료제는 임상시험을 통해 예측이 가능한 부작용을 대부분 미리 파악해 이를 수용하겠다는 환자에게만 처방하지만, 영양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불특정 다수가 특별한 복약지도도 받지 않고 먹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사용하는 치료제의 부작용보다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직면하게 되는 영양제의 부작용이 주는 피해나 충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여기서 말하는 영양제의 부작용에는 ‘효과 없음’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확실히 현대인은 잘 먹고, 잘 살지만 영양 불균형의 수렁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대인들이 ‘잘 먹고, 잘 산다’는 향유의 이면에는 ‘좋아하는 것만 먹고, 풍요롭게 산다’는 뜻이 배어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행동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필요한 것을 먹고, 절제하며 산다’는 가치와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알약 하나로 자신의 신체적 특성이나 바람직하지 못한 식습관에서 오는 영양 불균형을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다거나 당장 몸에서 느껴지는 이상 징후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믿게 한다면, 심각한 착란 유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종합영양제’가 아닌 ‘광범위영양제’ 그래서 필자는 종합영양제가 아무리 몸에 좋아도, 그래서 사람들의 건강이나 영양상태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준다 하더라도 종합이라는 용어가 갖는 폭넓은 완결성과 건강에 ‘종합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확대한다는 관점에서 이 명칭이 갖는 기만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람직하기로는 각각의 영양소를 모두 나눠 단일 성분, 단일 제제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그렇게만 된다면 특정 성분의 필요성 때문에 또다른 특정 성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이상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니까요. 제약사들은 복약의 편의성을 들어 ‘엉뚱한 얘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세상은 이미 주먹구구식으로 얼렁뚱땅 얼버무릴 수 있을만큼 쉬운 공간이 아닙니다. 또,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종합’이라는 용어에 현혹되어서 그 약을 먹으면 ‘종합적으로 건강하게 되고, 종합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옛날식으로 ‘종합영양제’라고 부르고, 그런 약전으로 제조하는 약보다는 개개인의 영양상태를 큰 틀에서 몇 개의 타입으로 유형화해 A타입은 수용성 비타민 보강용, B타입은 칼슘 보강용, C타입은 철분 보강용, D타입은 게르마늄 보강용 등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훨씬 아이디얼하지 않습니까. 명칭도 ‘종합’ 대신 ‘광범위영양제’나 ‘타깃영양제’라고 하는 게 훨씬 현실적일 것 같고요. 사실, 건강에 관한 이런 포괄적인 방식의 접근이 옛날에는 확실히 통했습니다. 못 먹고 살던 시절에야 체내에 부족하지 않은 영양소가 거의 없었을테니 그런 사람에게 선별적으로 특정 영양소를 공급한다는 게 별 의미가 없었고, 그래서 종합적으로 영양을 공급할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요즘과 달라서 그 때는 학교 검진에서도 ‘영양실조’ 판정을 받은 학생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차고 넘쳐서 문제인 세상입니다. 대표적 만성 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콩팥병과 비만 문제가 상당 부분 ‘과잉’에서 비롯된 것임은 이미 입증된 사실입니다. 한방에서 말하는 보약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안 좋아 확실히 보약이 필요했고, 개개인의 영양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으니 보약 한 제만 먹어도 금방 신색이 변한 게 사실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새는 보약의 선호도가 바닥이라고 한의계가 울상입니다. 다들 잘 먹고 사는 마당에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영양을 ‘종합적으로 공급해주는’ 보약을 찾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보약도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특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신에게 어울리는 영양제를 찾아야 ‘단일 성분, 단일 제제’의 이점은 확실히 큽니다. 먼저, 각 영양소를 성분별로 나눠 단일제제로 만들면 ‘종합’에 현혹돼 마구잡이로 약을 먹어대는 풍토가 상당 부분 바뀔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우리 국민들 약 좋은 줄만 알아 시쳇말로 ‘약으로 끼니를 삼는데’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 의료인들이 심각하게 걱정하는 수준이거든요.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 말자’는 구호를 다들 기억하실 테지요. 사실, 주변에는 영양 섭취가 충분해 건강한 사람들이 마치 밥 먹고, 물 마시듯 영양제 한, 두 가지쯤 먹는 사례가 흔합니다. 한마디로, 몸에 별 필요가 없는 약을 먹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보다는 정확한 검사와 진료를 통해 몸의 영양 및 건강 상태를 파악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성분을 골라 보충적으로 먹는다면 영양제를 먹느라 제약사에 갖다 바치는 천문학적인 ‘눈 먼 돈’을 절감할 수도 있고, 개개인의 영양 상태 개선에도 훨씬 효과적이지 않겠습니까. 또 그렇게만 된다면 특정 영양 성분이 체내에 너무 많아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 걱정에서도 벗어날 수 있겠지요. 물론 제약사나 약국에는 별로 맘에 안 드는 제안이라는 걸 알지만, 저도 ‘그 쪽 안 좋은 것이 국민들의 건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일’임을 알고 하는 말이니, 못 마땅할지언정 타박은 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 형편이 궁핍해 변변한 영양제 하나 못 먹고 산다고 자괴하는 분들께는 “좋다는 것 다 챙겨 먹는 그딴 짓 백날 해봐야 허당”이라거나 “종합영양제 안 먹고 살아도 종합적으로 별 문제 없다”는 현실적인 위로를 줄 수도 있으니, 생각해보면 일거양득일 수 있는 일이겠지요. 그러는 넌 영양제 안 먹느냐고요? 아, 저도 먹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종합영양제를 먹기도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비타민C 제제만 복용합니다. 천성이 게으른 탓에 그것도 가끔 생각날 때 먹을 뿐입니다. 역시 자주 까먹지만, 오메가-3 제제도 먹고 있습니다. 의학적 근거가 얼마나 있는 지는 모르지만, 비타민C 제제가 인체의 생리체계를 활성화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항산화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오메가-3는 나쁜 콜레스테롤에 나름 대처하고 있다는 위안을 얻기 위해서 먹습니다. 물론, 의사가 권유할 정도로 필요성이 인정되면 종합영양제도 먹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제 몸 어디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느끼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듯 해서입니다. 이제 영양제를 고를 때도 ‘종합’이라는 기만적인 명칭에 휘둘리지 않아야 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종합영양제가 종합적으로 당신의 건강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영양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필요한 영양소를 보조적으로 보충하는 방식의 영양제를 골라 복용해야 하며, 이런 경우라도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당연히 건강한 식생활이 우선이다.’ jeshim@seoul.co.kr
  • C형 간염 치료제 새달 건보 적용… 환자들 수천만원 약값 부담 완화

    항암제보다도 비싼 C형 간염 치료제에 다음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약값 부담에 치료를 미뤄 온 다나의원 C형 간염 피해자들이 한시름을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만든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의 건강보험 등재를 심의하고 오는 21일 건강보험 급여 적용 날짜와 기준, 약값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약사와 현재 막판 가격 협상 중이며 곧 건정심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정심 심의를 통과해 복지부가 이달 하순 건강보험 적용 고시를 하면 다음달 1일부터 소발디와 하보니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 부담금은 1000만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보료 체납 땐 공사 대금 못 받는다

    앞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하청을 받는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가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면 사업 대금을 받지 못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4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13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회사나 개인이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과 계약을 맺고 사업대금을 받으려면 건보료 체납 사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납부 증명은 계약기관이 직접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파산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법원이 요청한 경우 등에는 납부 증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개정안에는 회사 재산으로 체납 보험료를 충당할 수 없을 때 무한책임사원, 과점주주, 사업양수인 등 2차 납부의무자가 보험료를 내도록 하는 내용도 남겼다. 복지부 관계자는 “2차 납부의무 부과, 납부 사실 증명을 통해 자발적으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도록 유도해 건강보험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개정안은 제약사가 거짓 자료를 제출해 의약품을 요양급여 대상에 올리거나 비용을 높게 받으면 해당 금액을 손실 상당액으로 정해 회사에 징수하도록 했다. 최신 의료기술 및 임상연구에 대한 건강보험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임상연구는 관련 진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성인 100명 중 9명 당뇨… 사망 50%가 60대이하

    저소득 국가가 약값 더 비싸 세계 성인 인구의 8.5%가 당뇨병 환자이며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60대 이하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동남아시아가, 소득 수준별로는 저소득 국가의 사망률이 특히 높았지만 이런 곳일수록 치료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펴낸 ‘세계 당뇨병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당뇨병의 세계적 실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18세 이상 당뇨 환자는 2014년 현재 4억 2200만명으로 1980년 1억 800만 명에서 약 4배로 급증했다. 늘어난 환자 수의 40%는 인구 증가와 고령화 때문이지만, 특정 연령층에서의 발병 증가(28%)와 두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32%)도 많았다. 같은 기간 당뇨병 유병률도 4.7%에서 8.5%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당뇨병 유병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동 지역이다. 중동 지역 유병률은 1980년 5.9%에서 2014년 13.7%로 늘어 전체 평균(8.5%)을 5% 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환자 수로는 인구가 많은 서태평양(1억 3100만명)과 동남아시아(9600만명)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구(20~69세) 10만명당 사망자 수도 중동이 139.6명으로 가장 많았다. 동남아가 115.3명, 아프리카가 111.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당뇨의 원인인 과체중 비중은 아메리카(남성 62.8%, 여성 59.8%)와 유럽(남성 62.6%, 여성 54.9%)이 높았고 동남아(남성 19.3%, 여성 25.3%)와 아프리카(남성 22.9%, 여성 38.6%)는 낮았다. 당뇨 환자를 치료하는 인슐린은 소수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해 가격이 비싸다고 WHO는 지적했다. 여기에 관세, 부가가치세, 물류수송비 등이 붙어 환자가 실제 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벤처신화 이끈 서정진의 뚝심… 삼성도 성공 방정식 벤치마킹

    벤처신화 이끈 서정진의 뚝심… 삼성도 성공 방정식 벤치마킹

    대우맨 출신… IMF때 회사 나와 동료와 셀트리온 전신 ‘넥솔’ 설립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제품 램시마가 6일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바이오 부문을 선도하게 됐다.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은 그동안 셀트리온을 둘러싼 ‘거품 의혹’을 해소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미국은 전체 규모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노바티스 그룹의 산도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작시오’뿐이다. 작시오는 지난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 내 최초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작시오에 이어 두 번째로 FDA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2세대 바이오시밀러로 평가받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1세대인 작시오보다 구조가 복잡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서 단기간의 매출 성과뿐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그룹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인 ‘플릭사비’가 유럽의약국(EM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플릭사비는 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의 이 같은 성과 뒤에는 몰락한 대기업 샐러리맨 출신에서 벤처 창업가로 변신한 서정진 회장이 있다. 충북 청주 출신인 서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전기, 1985년 한국생산성본부를 거쳤다. 그는 한국생산성본부 재직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연이 닿아 34세의 나이로 대우자동차의 기획재무 임원으로 발탁됐으나 외환위기 때 회사를 나왔다. 이후 2000년 ‘바이오산업이 뜬다’는 말만 듣고 대우 출신 동료 10여명과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설립했다. 이어 2002년 셀트리온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5년 6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바이오의약품 원료를 생산대행(CMO)하면서 급격하게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라는 생소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속적인 외풍에 시달렸다. 회사의 시장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돼 있다는 시각 때문에 지난달까지 악성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기도 했으며 서 회장은 2014년 주가 조작 세력의 주범으로 몰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숙원이었던 이번 미국 진출 성공으로 이 같은 의혹을 단번에 불식시키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삼성그룹이 셀트리온의 성공 방정식을 벤치마킹하고 있을 정도”라면서 “램시마의 미국 진출은 서 회장 특유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 회장은 현상을 요약하고 핵심을 짚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 180㎝에 100㎏의 거구인 그는 의사 결정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매출 6034억원, 영업이익 2588억원을 기록한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자산 5조원 규모의 ‘대기업집단’에 편입됐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국내 제약사들 멕시코 진출 때 5년간 ‘GMP’ 현지 실사 면제

    국내 제약사들 멕시코 진출 때 5년간 ‘GMP’ 현지 실사 면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GMP) 인증을 받은 제약사는 멕시코에 의약품을 수출할 때 멕시코 당국의 GMP 인증을 또 받지 않아도 된다. 인증 후 2년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멕시코 당국의 현지 실태조사도 앞으로는 5년에 한 번씩 받으면 된다. 정부는 국내 제약사의 멕시코 진출을 돕고자 박근혜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을 계기로 양국 GMP 평가 결과를 상호 인정하는 내용의 의약품 GMP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식약처의 GMP 인증을 멕시코가 인정하지 않아 멕시코 진출 제약사들은 식약처 인증을 받고도 멕시코 당국의 GMP 인증을 또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과 멕시코가 의약품 GMP 인증을 서로 인정하기로 합의해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게 됐다. 현지 실사 주기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늘어 기업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멕시코 당국이 2년마다 한 번씩 한국 제약 공장을 직접 방문해 실사를 해 왔는데, 준비 기간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이 걸려 기업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체는 처음 수출할 때 실사를 받은 후 2년 6개월 되는 날 실사 대신 서류 평가를 받으면 된다. 서류 평가에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되면 다음 2년 6개월간 현지 실사가 면제된다. 이렇게 총 5년간 실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멕시코 의약품 시장은 2014년 기준 139억 달러(약 16조원) 규모로 269억 달러인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크다. 의료기기와 화장품 시장까지 합치면 235억 달러 규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멕시코 보건산업 시장은 세계 13~14위권으로 한국 보건의료 세계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멕시코 수출이 연간 800만 달러(약 92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내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 처음으로 미국시장 열었다

    국내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 처음으로 미국시장 열었다

     셀트리온(서정진 회장)이 개발한 국내 최초의 항체 바이오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가 드디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FDA는 램시마가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성인 궤양성 대장염, 소아 및 성인 크론병, 건선, 건선성 관절염 등에 효능·효과(적응증)가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오리지널 약품인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와 비교해 효능·효과가 다르지 않음을 인정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미국 시장에서 연간 최대 2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리지널 약품인 레미케이드의 미국 매출액은 현재 45억 달러(약 5조 2000억원)에 이른다. 이 약제 성분인 인플릭시맵의 햑효 기전인 ‘TNF-알파 억제제’로 범주를 확대하면 관련 의약품의 미국 시장 규모는 약 172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른다. 램시마가 이 시장의 10%만 잠식해도 연 2조원 매출이 가능하다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미국은 보험사가 제약사와 약값을 협상해 약을 선택,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은 시장 점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미국은 제네릭(복제약) 처방률도 88%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의약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 때문에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장 개방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의료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표준 치료법으로 권장해 온 유럽과는 다른 분위기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의료 재정 부담이 심화하자 바이오시밀러에 시장을 열어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에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작시오’(산도스)를 처음으로 허가한데 이어 올해 FDA 사상 2번째이자,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최초로 램시마의 판매를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바이오시밀러란,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을 의미한다.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동일한 효능을 가지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뛰어나다. 또 개발이 까다로운 만큼 복제약을 만드는 데도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등이 기존 ‘1세대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만들기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품목 허가를 받은데 이어 2013년에는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판매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이어 2014년 8월 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며, 올 2월에는 FDA 자문위원회가 셀트리온의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램시마의 미국 내 마케팅 및 판매는 화이자가 맡는다. 미국 내 상품명은 ‘인플렉트라’이다. 이르면 올 3분기부터 실제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FDA의 미국 판매허가의 의미 셀트리온은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FDA의 시판 승인을 얻어내면서 일약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판매가 이뤄진 데다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로서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의 ‘마지막 고비’였던 미국 시장을 뚫으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램시마가 이미 67개국에서 시판되고 있지만 ‘미국 시장’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대치로 산정하자면, 램시마 관련 시장만도 20조원에 이른다. 실제로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는 연간 5조원 이상 팔리고 있으며, ‘TNF-알파’ 억제제로 범위를 확대하면 매출 규모가 20조원에 이른다. 이처럼 거대한 미국 시장에서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노바티스 그룹 산하 산도스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작시오’ 뿐이다. 램시마가 FDA로부터 두 번째로 승인을 받았지만,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첫 승인 약제인 작시오가 비교적 제조가 쉬운 1세대 단백질 의약품인 것과 달리 램시마는 이보다 분자 구조가 복잡한 항체 바이오시밀러이기 때문이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최근 10년 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10위 중 7개나 차지해 세계 제약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산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이같은 세계 시장의 동향 때문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그동안 단일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서 조 단위의 매출을 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없었다”면서 “단일 제품으로 조 단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자동차 회사의 임원 출신으로, 황무지에서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시작한지 약 14년 만에 쾌거를 이뤘기 때문이다. 서정진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전기에 입사했다가 1985년에 ‘한국생산성본부’로 옮겼다. 그는 이곳에서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만나 34살의 나이에 대우그룹의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회사를 떠났다가 약 3년 뒤 대우자동차의 옛 동료와 세운 회사가 셀트리온에 몸을 담았다. 당시는 정보통신(IT) 벤처 분야로 모든 관심이 몰리던 시절이었지만, 서 회장은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부터 만료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처음에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낼 기술력이 의심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을 때도 ‘국내용’이라는 의구심이 뒤따랐다. 하지만 현재 셀트리온은 세계 70여개 국에서 렘시마를 판매하고 있으며,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미국 시장에도 램시마를 진출시키는데 성공했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으며, 서정진 회장은 ‘자수성가형’ 1조 자산가로 우뚝 섰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을 93.9% 보유하고 있으며,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최대주주(19.3%)이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VR·AI 만난 제약 바이오

    VR·AI 만난 제약 바이오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 수출로 달라진 제약 바이오 산업에 대한 위상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헬스케어 전시회인 ‘바이오코리아 2016’까지 이어졌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 코엑스 C홀은 전시 이튿날인 31일에도 제약 업계 관계자, 해외 바이어, 취업준비생 등 70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11회째를 맞는 올해 전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유한양행 등 기존에 전시에 참여하지 않았던 상위 제약사들의 참여로 더욱 풍성해졌다. 주최 측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1000여명 많은 8000여명이 첫날 전시장을 찾았다”면서 “올해는 역대 최대인 45개국 2만 3000여명 국내외 바이오 분야 관계자가 전시를 참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전시에서는 특히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자사의 생산 시설을 소개했다. 안대 형태의 VR 기기를 얼굴에 쓰면 현재 가동 중인 1, 2공장을 비롯해 2018년 완공 예정인 제3공장 등 생산시설을 마치 현장에서 둘러보는 것처럼 볼 수 있다. 뷰노코리아는 ‘딥러닝’을 통해 인공지능을 갖춘 알파고처럼 환자의 폐질환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시장 한켠에는 의약품을 수송하는 ‘드론’, 생분해성 의료 제재를 만드는 ‘3D 프린팅’도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년과 달리 중동, 중국 측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실제 25개국 300여개 참가 기업들 간 사전 미팅 예약은 1000건을 초과하는 등 역대 최대에 달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경제 규제가 풀린 이란 등 중동 제약업체를 비롯해 중국, 동유럽에서 온 제약업계 관계자들과의 미팅이 3일 내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일까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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