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제약사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제조업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성노예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선행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긴장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10
  • [톡!톡! talk 공무원] ‘제약 선진국 클럽’ 입성에 8년 공들였어요

    [톡!톡! talk 공무원] ‘제약 선진국 클럽’ 입성에 8년 공들였어요

    美·유럽 중심 폐쇄적 조직서 한국 의약품 관리 수준 인정 1980년대만 해도 의약품을 수입할 때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미 심사했으니 한국이 추가 심사할 필요 없다”는 식의 무시를 받던 우리나라가 지난 14일 의약품 규제 선진국 클럽인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가입했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허가·심사, 사후 관리 수준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란 사실을 인정받은 것이다. ICH 6번째 정회원국으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이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심사부장은 동료들과 꼬박 8년간 공을 들였다. 이 부장은 16일 인터뷰에서 “2009년 ICH 가입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가 ICH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ICH에 가입하려면 먼저 의약품 안전성, 임상시험 관리 등에 대한 ICH 가이드라인을 국내에 도입해 이행해야 한다. ICH 회원국의 수준은 국제적 기준에 이미 부합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회원국으로부터 의약품을 수입할 때 허가·심사 과정의 상당 부분을 생략한다. 이 부장은 “유사 품목 의약품이 1년만 먼저 나와도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데, 허가 기간을 1년 정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ICH는 매우 폐쇄적인 조직이었다. 2012년까지 ICH 회원국은 미국, 유럽위원회(EC), 일본이 전부였다. 2013년 캐나다와 스위스가 가입했고 2015년에야 조직을 개편해 회원국을 늘리기로 했다. 그때 우리나라가 가입을 신청했다. 우리나라는 비회원국이면서도 이미 ICH 전문가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한국이 개발한 ICH 의약품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과정은 43개국이 수강했다. 이 일로 ICH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ICH 비회원국일 때 바이오시밀러 워킹그룹 의장국으로도 활동했는데, 의장국을 맡기까지의 과정도 파란만장하다. 이 부장은 “워킹그룹이 만들어지는 걸 미국이 반대하자 유럽이 우리를 내세우려 했다. 그런데 막상 결정 당일 일본 오사카에서 유럽 쪽 직원들을 만났는데 ‘한국이 의장국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부장 일행이 당황하자 유럽 측 직원들이 나서 그 말을 한 당사자를 찾아냈고 결국 한국이 워킹그룹 의장국이 됐다. 이 부장은 “이제 ICH 회원국 의무 사항 이행을 위한 ICH 산·관 협력단을 구성해야 한다”며 “ICH 내 핵심국 모임인 운영위원회에 들어가 ICH 정책 결정에 우리 의견을 반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 ‘제약 선진국 클럽’에 정회원국 가입

    한국, ‘제약 선진국 클럽’에 정회원국 가입

    우리나라가 제약 선진국 클럽인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입에 성공했다. ICH는 미국, 유럽위원회(EC), 일본, 스위스, 캐나다 등 이른바 의약품 선진국이 가입한 국제협의체로, 회원국이 되면 의약품을 수출할 때 허가 기간이 단축되고 일부 허가 요건이 면제되는 등 일종의 특혜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의약품을 수출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10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하반기 ICH 정기총회를 통해 우리나라가 정회원으로 공식 가입했다”며 “국제 의약품 규제 방향과 수준을 결정할 때 ICH에서 우리 업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14일 밝혔다. 페루는 ICH 회원국에 실사 등 일부 허가 요건을 면제해주고 있으며, 베트남과 홍콩은 의약품 입찰 시 회원국의 등급을 상향조정해주고 있다. ICH회원국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제약 분야에서 대등한 지위에 있다고 보고 수출 장벽을 낮춰주는 것이다. 식약처는 ICH가입이 세계 의약품 시장 진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식약처는 ICH에 가입하고자 임상시험 관리, 제품 안정성 시험 등 국제 수준의 의약품 허가·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2008년부터 ICH정기 회의에 참여했으며 2011년부터는 의약품 품질 등 ICH 가이드라인을 제·개정하는 전문가 회의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또 ICH 비회원국으로는 유일하게 국제의약품규제자포럼(IPRF) 바이오시밀러 워킹그룹 의장국으로 활동하고 바이오 의약품 분야 세계보건기구(WHO)협력센터를 운영하는 등 의약품 규제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지난 8월부터는 ICH와 공동으로 온라인 교육과정을 개설했고, 프랑스, 호주 등 43개국이 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제약기업의 끊임없는 투자와 혁신이 결실을 맺었다”며 “우리나라 의약품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는 라이벌] 광동제약 vs 동화약품 ‘쌍화탕’

    [우리는 라이벌] 광동제약 vs 동화약품 ‘쌍화탕’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면역력 저하가 우려되면서 쌍화탕을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쌍화탕은 동의보감 처방으로 오랫동안 전해오다가 1975년 광동제약에서 ‘광동쌍화탕’을 내놓으면서 대중화됐다. 이후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 외에도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생강이나 대추 등을 넣은 음료도 많이 나왔다. 쌍화탕은 약국에서만 팔 수 있지만 쌍화음료나 쌍화차 종류는 약국은 물론 편의점 등에서도 팔 수 있다 ●기혈 보하는 ‘쌍화탕’… 환절기때 매출 3배 동의보감에서 쌍화탕은 기운이 쇠진하고 몸이 허해 저절로 땀이 흐르는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 특히 큰 일교차와 감기 등으로 기운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 기혈을 보하는 처방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겨울철의 쌍화탕 매출은 다른 계절에 비해 세 배가량 많다. 쌍화탕에 쓰이는 한약재는 작약, 숙지황, 황기, 당귀, 천궁, 계피, 감초 등이다. 숙지황은 혈을 보하는 보약의 단골 약재다. 황기는 쉽게 피로하고 힘이 약한 증상에 대해 인삼 대용으로 쓰인다. 당귀는 부족한 피를 생성해 주는 보혈 작용이 뛰어나고 면역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천궁과 계피, 감초는 통증을 완화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타우린, 카페인 등 각성 물질이 함유된 다른 피로회복제와 달리 재료가 한방 생약 성분이고 이에 따라 부작용이 적다는 점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광동제약 작년 매출 136억… 동화약품의 3배 광동제약의 쌍화탕은 올 상반기에 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136억원이다. 광동제약의 일반의약품 중 청심원(34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이다. 창업주인 고(故) 최수부 회장이 ‘최씨 고집’으로 일궈낸 제약 명품이다. 제약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쌍화탕 매출이 동화약품 매출의 3배가량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광동제약의 쌍화탕을 다른 제약사의 쌍화탕과 쌍화음료 등이 뒤쫓아가는 모양새다. 쌍화탕에 들어가는 연조엑스(액상으로 농축된 탕약)는 광동제약에는 100㎖ 중 4.2g, 동화약품에는 3.57g이 들어 있다. 광동제약은 부동의 업계 1위지만 광고, 포장 개선 등으로 1위 수성에 열심이다. 동화약품은 일반의약품이 아닌 음료로도 상품을 다각화하고 있다. 2014년 편의점 CU와 손잡고 ‘원쌍화’를 출시, 편의점의 동절기 베스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또 불거진 부작용 ‘약’ 환자는 불안감에 ‘악’

    또 불거진 부작용 ‘약’ 환자는 불안감에 ‘악’

    생후 5개월 된 아기 엄마인 A씨는 지난달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돔페리돈’ 성분이 함유된 약을 처방받았다. 그런데 최근 뉴스를 보다가 돔페리돈 성분이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도를 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미 먹은 약으로 인해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걱정이다. A씨는 “돔페리돈이 신생아에게 심장질환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처방받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병원에서는 처방받은 약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논란이 있을 때마다 문제를 제기한 쪽과 문제가 없다는 쪽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약을 먹는 일반인의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의약품 판매액은 2012년 43만 4679원에서 2013년 44만 9154원, 2014년 46만 9329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약을 복용하는 절대량이 많아지면서 약품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대한 논란 또한 늘고 있다. 지난달 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된 돔페리돈의 안전성 논란은 한 달이 넘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돔페리돈은 구토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이 있어 위장약 등에 쓰인다. 복용 시 일부 환자들에게 모유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모유량이 적은 산모들에게 비급여(식약처에서 정해준 허가목적 외 목적으로 처방하는 것) 처방으로 약을 복용토록 해 왔다. 전 의원은 돔페리돈이 심장질환 부작용이 있어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지 않았고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2014년 4월 제한적 사용권고가 났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7만 8361건의 돔페리돈이 처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전 의원이 주장한 돔페리돈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국내 사용 용량 30㎎을 초과해 정맥에 주사했을 경우”라고 반박하고 전 의원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0월 현재 국내에서 59개 업체가 81품목의 돔페리돈 성분 함유 의약품(전문의약품 75품목, 일반의약품 6품목)을 팔고 있다. 돔페리돈의 안전성을 두고 전 의원과 의료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해당 약품을 처방받거나 복용한 환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국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보다는 수동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돔페리돈은 유럽과 캐나다 등에서 현재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약품”이라면서 “보건복지부에서 돔페리돈 처방 관련 실태를 조사 중이라 그에 따른 제반 요청 사항을 함께 도운 뒤 돔페리돈의 판매 중지 등에 대해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식약처에서 치주질환 치료제로 판매됐던 동국제약 ‘인사돌’과 명인제약 ‘이가탄’의 효능 효과를 ‘치주치료 후 치주염의 보조치료제’로 바꾼 것 역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사돌과 이가탄에 대한 치료 효과 논란은 2013년 처음 불거졌으나 이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다가 3년이 지난 뒤에야 바뀌었다. 동국제약과 명인제약 측은 보조치료제로 바뀐 것에 대해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약의 효능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오히려 그동안의 논란을 확실하게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약품 제조업체들에 임상 재평가를 실시한 뒤 전문가들의 의견을 거쳐 결정하느라 시일이 좀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식약처가 논란 이후 3년 만에 인사돌과 이가탄을 보조치료제로 바꾸면서 앞서 치료제로 알고 인사돌이나 이가탄을 장기 복용했던 치주염 환자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곳이 없어졌다. 미용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 보툴리눔톡신 균주(보톡스)를 둘러싼 업체 간 갈등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4일 국내 보톡스 업체인 메디톡스가 휴젤과 대웅제약의 보톡스 균주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갈등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관장하는 질병관리본부는 이제서야 부처 간 협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다. 과거 안전성 논란으로 시장에서 사라진 의약품도 있다. 미국 제약사 애보트의 식욕억제제 ‘리덕틸’은 2001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부트라민’이 주성분인 리덕틸은 국내 제약사 30여곳이 복제약을 양산해 연간 500억원 규모까지 시장이 커졌다. 그러나 2010년 1월 EMA가 위험성을 이유로 판매를 금지했고 FDA도 같은 해 10월 판매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2012년 1월 한국애보트가 리덕틸의 국내 판매 승인 허가를 자진 취하하기까지는 1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 환자들은 이처럼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 등에 대해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할 당국이 너무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지난해 수유 과정에서 돔페리돈을 처방받아 복용했다는 한 산모는 “현재는 문제가 없지만 나중에 돔페리돈 복용으로 인해 혹여라도 이상이 나타날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걱정”이라면서 “어느 곳에서도 명확한 설명을 해 주는 곳 없이 의사가 단순히 문제가 없다고만 하면 믿고 복용해야 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의료·보건업계에 오랜 기간 종사해 온 한 관계자는 “의약품의 경우 의사나 약사, 제약업체 등 모두가 각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의약품의 안전성이나 효능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해 줄 수 있는 곳은 정부 당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지낸 노환규 하트웰의원 원장은 “의약품은 약을 판매한 뒤에 그에 대한 부작용을 모니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환자들이나 약사, 의사 등이 특정 약품에 대한 부작용을 발견했을 경우 당국에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 상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약품에 대한 부작용이 있을 때 마땅히 신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창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식약처 관계자는 “2012년부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의약품 부작용을 신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충북도, 이란 2조 투자유치 맞아?…연구소 설립은 진행 중

    충북도가 이란으로부터 2조원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투자는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도는 “이란의 지식기반기업인 투바와 맺은 오송 투자 업무협약 가운데 의료생산라인과 임상병원 시스템 구축 등 2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는 이행이 불확실하다”며 “2조원 투자는 먼저 오송에 이란 전통의학공동연구소가 설립된 이후 그 성과에 따라 중장기적 과제로 검토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도는 지난해 4월 말 협약 당시 전통의학공동연구소가 설립되면 향후 10년간 2조원이 투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은 ‘성과를 보고 판단할 사항’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도 관계자는 “전통의학공동연구소가 설립된 이후 나오는 결과물이 상업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 투자하겠다는 게 이란 측의 입장”이라며 “결과물은 2017년 연구소가 설립되고 수년이 지나야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투자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국내 제약사들이 연구를 시작해 결과물을 내놓기까지는 대부분 5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는 이란 측이 보내기로 한 전통의학공동연구소 설립자금이 송금되지 않자 진행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실무단을 파견, 이같은 현지 사정을 파악한 뒤 돌아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 실무단의 귀국 후 이란 측이 전통의학공동연구소 설립자금 120만 달러를 연내 송금하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이다. 도는 투바 측이 투자시기를 명확히 한 공식서한문을 지난 3일 보내온 만큼 투자의지는 확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협약체결 후 서방 경제 제재가 해제되자 이란 측은 첫 투자금 200만 달러를 지난 7, 8월쯤 송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도가 애간장을 태워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한약국에 약 팔지마라” 이번엔 약사단체 갑질

    한약국에는 의약품을 공급하지 말라고 90여개 제약회사에 부당한 강요를 한 약사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800만원을 부과했다고 30일 밝혔다. 약준모는 약사 30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사업자 단체로 2002년 설립됐다. 약준모는 지난해 5월부터 두 달 동안 91개 제약회사를 상대로 약품 불매운동을 암시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고 한약국들과 거래를 중단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테면 유한양행에 대해서는 “한약국과의 거래 중단 시점과 한약사에 일반의약품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명시해 회신을 하라”는 식으로 압박했다. 또 상위 20위권 제약회사를 포함해 주요 제약회사에도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응답에 따라 귀사와의 신뢰 관계 유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유한양행이 34개 한약국과 기존 거래를 중단하는 등 10개 제약회사가 한약국과 거래를 중단했다. 앞서 공정위는 한의사를 의료시장에서 퇴출시킬 목적으로 의료기기 업체와 진단검사기관에 한의사와 거래하지 말 것을 강요한 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의원협회 등에 대해서도 총 11억 3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세종 오달란 dallan@seoul.co.kr
  • 임상 통과는 ‘죽음의 계곡’… 넘어야 신약 보인다

    임상 통과는 ‘죽음의 계곡’… 넘어야 신약 보인다

    8조 2623억원.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수출 계약 해지 공시를 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거래일 11일만에 허공으로 사라진 제약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35조 4876억원이었던 헬스케어 업종 기업들의 시총은 17일 27조 2198억원으로 23.2% 하락했다. 시가총액의 4분의1가량이 사라질 정도로 한미약품 사태는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입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지난해부터 한국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올라선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꺾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한미약품 사태와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미약품 사태의 발단은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 해지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경쟁 환경, 부작용 등을 고려해 폐암 신약인 올무니팁의 임상 3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지난해 약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국내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뤄졌다. ●2단계 통과하면 신약 가치 인정 그러나 임상 중단 자체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일이다. 국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베링거인겔하임이 임상 중단을 통보한 올무니팁은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말기 암환자들이 더이상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라며 “효과가 일부라도 있다면 치료제로서 승인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 개발 중단은 경쟁 약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효과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측면이 크다. 3단계로 이뤄지는 임상에서 임상 2상은 ‘죽음의 계곡’이라 불릴 정도로 실패율이 높다. 1상이 해당 신약의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라면 2상은 신약의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신약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업계에서는 1상의 성공률을 60~70%, 2상의 성공률은 30% 정도로 본다. 2상을 통과하면 3상에서 시판 허가를 받는 성공률이 60%가량 되기 때문에 2상이 성공했을 경우 어느 정도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상부터 시판 허가를 받기까지의 성공률은 9.6%에 불과하다. ●부작용 일으킨 항암제도 연구 계속 그럼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은 10%가 되지 않는 확률을 위해 많게는 수십조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한다. 최근 3세대 항암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가 대표적이다. CAR-T는 인체에 인위적으로 면역세포를 주입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방식이라 기존 항암치료 방법이 아닌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제약업체인 주노 테라퓨틱스가 CAR-T의 임상 과정에서 세 명의 환자가 뇌부종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심사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다른 제약사인 노바티스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여전히 CAR-T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임상 실패의 리스크를 안고 신약 개발을 이어 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올 상반기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과 미국 제약사 토비라의 간염치료제인 ‘세니크리비록’(CVC)의 복합제 개발을 위한 기술수출을 체결했다. 그런데 최근 토비라에서 CVC의 임상 2상 결과 일부가 기준치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복합제 개발 지속 여부에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토비라의 CVC 개발은 임상 3상 진행을 위해 FDA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미국 제약사 자프겐이 종근당으로부터 기술이전을 통해 개발 중이던 고도 비만 치료제 ‘벨로라닙’의 임상도 중단했다. 임상 시험 중 환자 2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미약품 사태는 뒤늦은 공시에 대한 고의성 여부, 즉 악재성 정보를 내부에서 사전에 유출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는지가 관건이고, 신약 개발에 대한 위험성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 박영섭 녹십자 종합연구소 연구기획팀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를 결정했다가 성공 가능성, 사업성 등을 고려해 투자를 철회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세계에서 신약 허가 조건이 가장 까다로운 미 FDA도 이런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감안해 일부 혁신적 신약의 경우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가 개발한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B형간염 항체치료제인 ‘GC1102’의 경우 2013년 FDA와 유럽의약국(EM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비용 세금 50% 면제, 임상 3상 없이 조건부 신약 시판 허가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조건부 허가제 등 재검토 목소리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신약 개발을 촉진하고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 등을 위해 희귀의약품제도와 조건부 허가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한미약품 사태로 인해 이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범진 아주대 교수(약학대학장)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실패는 글로벌 제약사들에도 흔히 있는 일”이라면서 “특히 암 치료제 같은 경우 환자의 생명이 달려 있기 때문에 다른 치료제들과는 달리 리스크가 크더라도 이를 감안하고 신약 허가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檢, 한미약품 내부정보 ‘사전 유출’ 수사 착수

    검찰이 기술 수출 계약 파기 정보를 시장에 알리기 전 주식 거래에 이용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한미약품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자조단은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체결한 8500억원 규모의 기술 계약이 해지된 사실에 대해) 한미약품 내부자가 공시 이전에 정보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며 “넘겨받은 자료를 토대로 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 6분 독일 베링거잉겔하임 측으로부터 계약 해지 이메일을 받았지만, 14시간 23분이나 지난 30일 오전 9시 28분에 이 사실을 공시했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는 이미 한미약품이 이메일을 받기 전인 29일 오후 6시 53분부터 ‘한미약품이나 한미사이언스 내일 건들지 마라, 계약 파기 공시 나온다’는 메시지가 SNS를 통해 돌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미약품은 악재 공시 전날 장 마감 이후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사실을 공시하기도 했다. 대형 호재를 먼저 내보내고 악재는 장 시작 28분이 지나서야 알렸다는 ‘늑장 공시’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한미약품이 독일에서 이메일로 계약 파기를 통보받기 전부터 관련 사실을 알았는지, 내부 유출자가 있었는지 등을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한미약품의 공시 과정이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세력과 거래 이유 등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일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체 상호협력 MOU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체(회장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는 지난 12일 일본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체와 한일 양국의 재생의료산업 발전과 상호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14일 밝혔다. 일본 요코하마 로얄파크호텔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차광렬 총괄회장과 일본 협의체 회장인 유조 토다 후지필름 수석부회장이 참석했다. 두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재생의료 관련 기업들간의 정보교환, 공동 포럼 및 연구, 기업간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체는 첨단재생의료산업을 활성화하고, 글로벌 재생의료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지난 5월 발족한 비영리 기관이다. 차 회장은 성인체세포로 ‘복제줄기세포’ 개발에 성공하고 200편 이상의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등 첨단재생의료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단체는 세포치료제 관련 기업, 제약사, 투자회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표준위원회, 정책위원회, 국제협력위원회 등 3개의 실무분과위원회로 이뤄져 있다. 차 회장은 “이번 MOU는 두 협의체가 양국의 재생의료 산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임을 상호 인정한 것”이라며 “양국의 재생의료 기업들간의 정보교환, 공동포럼 개최 등을 통해 우리나라 재생의료 분야 기술력이 세계적 우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올무티닙 부작용 탓 사망자 1명 더 있다”

    식약처장 “올무티닙과는 무관” 한미약품·식약처 은폐 의혹도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무티닙’(제품명 올리타정)을 복용했다가 숨진 환자가 1명 더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식약처가 제출한 ‘한미약품 이상약물반응 현황’이란 문건을 공개하고 “올무티닙을 사용한 환자 가운데 지난해 12월 29일(75세), 올해 3월 23일(57세), 6월 28일(54세)에 사망자가 각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올무티닙을 복용한 환자 2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1명만 약물 부작용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상반응과 약물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때 ‘이상약물반응’이란 말을 쓰는데, 이 명단에 사망자 3명이 올라 있다”며 “사망 외에도 중대한 이상약물반응이 29건 더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문기 식약처장은 “해당 약물과는 무관한 사망 사례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미약품이 임상시험 도중 환자가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보고를 누락하고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임상시험 2단계에서 사망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한미약품은 이를 보고하지 않고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고, 1년이 지나서야 지난달 1일 약물 이상반응으로 식약처에 후속 보고했다”며 “이는 약사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또 “식약처가 9월 1일 약물 이상반응을 보고받고도 시간을 끌다 한미약품에 투자한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 해지 시점에 맞춰 9월 30일이 돼서야 안전성 서한을 발표했다”며 “식약처와 한미약품의 공모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이 식약처 보고 전 이미 지난 8월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춘숙 더민주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8월 23일 임상시험 등의 자료를 관리하는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에 ‘피험자 모집을 중단하라. 모든 환자에게 실험 중단을 공지하라. 베링거인겔하임은 더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獨 통보 전부터… 카톡에 돈 ‘한미약품 계약해지’

    獨 통보 전부터… 카톡에 돈 ‘한미약품 계약해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사로부터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통보받기 전 이미 카카오톡을 통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내부 직원이 미리 시장에 정보를 퍼뜨리고 펀드매니저 등이 대규모 공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보가 부족한 개미(개인투자자)만 먼저 올라온 호재성 공시를 보고 한미약품 주식을 샀다가 피눈물을 흘렸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재발 방지를 약속한 한미약품은 내부 정보 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양치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극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매도 공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한미약품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 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공시를 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 53분 ‘한미약품이나 한미사이언스는 내일 건들지 마라. 계약 파기 공시가 나온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이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돌았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이는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힌 시간인 오후 7시 6분보다 13분이나 빠른 시점이다. 금융당국에 접수된 제보가 사실이라면 한미약품 내부에서는 계약 해지를 이메일 통보 전부터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첫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으며, 한미약품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검찰에 복원을 의뢰했다. 금융당국은 또 독일 정부의 협조를 구해 베링거인겔하임을 상대로 조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은 지난해에도 직원이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부당이득을 챙겨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3월 19일 미국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78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는데, 연구원 노모(28)씨가 미리 알고 대학 동문인 증권사 애널리스트 양모(31)씨 등 지인들에게 알렸다. 노씨와 양씨는 공시 발표 전 주식을 사 각각 8700만원과 1억 47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양씨는 또 펀드매니저 12명에게 정보를 전했고, 이들도 같은 방법으로 261억원의 이득을 얻었다. 노씨와 양씨는 구속기소돼 지난달 2심에서 각각 징역 8개월과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미약품은 검찰이 노씨 등을 기소한 지난해 12월 “내부 정보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10개월도 되지 않아 다시 사건이 터져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지난해 정보 유출 당시 펀드매니저들은 기소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상 내부 정보 유출자와 처음으로 정보를 얻은 1차 수령자만 처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2차 이후 정보 수령자에게도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법령이 개정돼 이번 사건에 연루된 펀드매니저가 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단독 ] 한미약품 소송 준비 변호사 “한미약품이 임의로 공시 시간 조정 의혹”

    [단독 ] 한미약품 소송 준비 변호사 “한미약품이 임의로 공시 시간 조정 의혹”

     한미약품 늑장 공시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호재성 공시를 보고 주식을 샀다가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모여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금융소비자원은 한미약품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법률사무소 제하의 윤제선 변호사는 5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지난 3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한미약품 사태 집단소송‘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설하고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현재 40여명의 피해자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한미약품이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알고 있으면서 임의로 시간을 조정해 공시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사유 발생 다음날 오후 6시까지 공시토록 하는) 공시 규정 위반은 아니나 사안이 투자자에게 매우 중대한 것이고 내부 정보 유출에 따른 시세조종이나 주가조작 정황도 보인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허위·부실공시 때문에 주가가 높게 형성됐고 주주가 이를 모르고 주식을 샀다가 나중에 사실이 알려져 주가가 하락했다면 주주는 대표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식 투자자 한 사람으로서 한미약품이 미국에 1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호재성 공시를 보고 제약계에도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탄생한 것 같아 기뻤다”며 “그러나 독일 제약사와의 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악재성 공시가 곧바로 이어지자 분개해 소송 제기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도 계속 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지난달 29일 한미약품 호재성 공시 후 시간외 거래 등으로 100주를 샀다가 다음날 악재성 공시로 주가가 계속 내려가는 바람에 결국 1600만원을 손해봤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지난달 30일 개장과 동시에 100주를 매입하는 등 총 200주를 샀다가 19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금소원도 이날 “한미약품이 호재성 공시를 먼저 해놓고 악재성 공시를 시장 거래시간에 한 것은 공시 규정을 악질적으로 악용한 것이고, 불공정거래를 유발해 자본시장의 불신을 가져왔다”며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조사에 착수했다지만 전면적인 조사에는 한계가 있는만큼 검찰과 함께 빠르게 범죄행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상장 기업으로는 있을 수 없는 비도덕적 행태로 마땅히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우리는 라이벌] “맞다! 게보린” “무슨 잘? 펜잘”…30여년 국가대표 진통제 경쟁

    [우리는 라이벌] “맞다! 게보린” “무슨 잘? 펜잘”…30여년 국가대표 진통제 경쟁

    국내 진통제 시장은 외국계 제약사를 제외하면 삼진제약의 게보린이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종근당의 ‘펜잘큐’가 뒤를 쫓고 있는 양상이다. 게보린(왼쪽)은 1979년, 펜잘큐(오른쪽·출시명 펜잘)는 1984년 출시된 뒤 30년 넘게 국내 진통제의 대표 약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진제약의 게보린은 1977년부터 팔던 게보나정을 1979년 게보린 정으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외국계 제약사인 바이엘코리아의 사리돈이 국내 진통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을 때 게보린은 “맞다! 게보린”이라는 광고를 앞세워 출시 6년 만인 1985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삼진제약은 국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의 배우 강남길, 임현식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게보린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1980년대 초 이산가족 상봉 당시 가족들이 첫 상봉에서 ‘맞다, 맞다’를 외친 모습도 게보린 인지도 상승에 높은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백색의 동그란 모양이 주를 이루는 의약품 시장에서 이례적인 분홍색과 삼각 하트 모양의 디자인을 채택한 것 역시 다른 진통제와 게보린이 차별화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게보린은 아세트아미노펜(300㎎), 이소프로필안티피린(150㎎), 카페인무수물(50㎎) 등이 주성분이다. 두통을 비롯한 치통·생리통·근육통·신경통 등에 진통 효과가 탁월하다는 게 삼진제약의 설명이다. 게보린은 지난 1분기 52억 9300만원(IMS데이터 기준)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진통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종근당은 한국 토종 진통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독자 연구·개발을 통해 1984년 펜잘을 내놨다. 펜잘은 영어로 통증을 뜻하는 ‘페인’(PAIN)과 잘 듣는다는 뜻의 한글 ‘잘’을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출시 초기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해 배우 사미자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무슨 잘? 펜잘!”이라는 광고문구로 호응을 얻었다. 종근당은 2008년 펜잘을 ‘펜잘큐’로 리뉴얼했다. 이어 제산 기능이 있는 메타규산알루민산마그네슘, 이뇨작용을 돕는 파마브롬 성분 등이 포함된 생리통에 효과적인 ‘펜잘레이디’, 통증 완화와 수면유도제 복합성분을 포함한 ‘펜잘나이트’ 등 증상별로 제품들을 출시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펜잘큐는 지난 1분기 매출 11억 490만원(IMS데이터 기준)으로 토종 진통제로는 게보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한미약품 사태, 제약·바이오株에 직격탄

    한미약품발 리스크가 제약·바이오업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간 신약 개발 소식에 주목받았던 업체들의 피해가 컸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신약 개발주에는 관심을 끄라”는 얘기가 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신약 개발이 아닌 공시 과정의 위법성 여부에 있다”면서 업계로 불똥이 튀는 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4일 혁신신약 개발에 착수했던 JW중외제약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15% 빠진 7만 3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약 개발 모멘텀을 가진 인트론바이오(-3.52%), 크리스탈지노믹스(-3.27%), 큐리언트(-3.19%), 코오롱생명과학(-1.03%) 주가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의 임상 실패가 이들 업체의 기술수출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신약 개발 실패 확률(90.4%)이 커 당분간 멀리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신약 개발업체라도 진행 단계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상 초기 단계는 불확실성이 크고 금액도 작지만, 후기 단계는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이다. 실제 바이로메드(+1.1%), 지트리비앤티(+1.41%), 에이치엘비(+0.78%) 등 일부 바이오 기업 주가는 상승 또는 보합 상태를 보였다. 한 제약사 임원은 “신약 개발 실패는 늘 있는 일”이라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 있지만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은 신약 개발과 다르다는 점에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독감 백신 4가 효과적” vs “건강하면 3가도 충분”

    “독감 백신 4가 효과적” vs “건강하면 3가도 충분”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 다가왔다. 독감 백신은 최근 한 번 접종으로 3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3가 백신과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4가 백신, 또 유정란에서 백신을 배양하는 유정란 방식과 개(犬)의 세포를 이용하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접종을 앞둔 소비자들이 알아 둬야 할 사항들이 많아졌다. 이런 가운데 각 제약업체들이 자신들이 생산하는 백신의 장점만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료백신은 3가… 4가 원하면 비용 지불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일부터 만 75세(194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이상 노인, 생후 6~12개월 미만 영아들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실시된다. 만 65~74세(1942년 1월 1일~1951년 12월 31일 출생)는 오는 10일부터 무료 접종이 실시된다. 일반 환자들은 보건소나 가까운 병원에서 돈을 내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3가 백신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1N1과 H3N2 그리고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야마가타와 빅토리아 중 한 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4가 백신은 이들 4개 바이러스를 모두 한 번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들이 받는 백신은 3가 백신이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를 제외한 일반인들은 독감백신을 접종할 때 3가와 4가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3가 독감백신 접종 비용이 3만원 선이라면 4가 백신은 3만 5000원에서 4만원가량으로 4가 백신이 좀더 비싸다. 무료 접종 대상자라도 4가 백신을 맞고 싶다면 비용을 전액 지불하고 4가 백신을 선택할 수도 있다. 4가 백신은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4가 백신 ‘플루아릭스테트라’를 처음으로 국내에 시판하면서 도입됐다. 올해는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가 4가 백신 경쟁에 합류했다. ●어느 백신이 더 좋을까? 문제는 누가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독감 백신을 접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백신 제조 업체들은 “당연히 4가 백신이 더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GSK관계자는 “미국에서는 3가에서 4가 백신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 내 4가 독감백신 비율은 70%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료 접종을 관장하는 질병관리본부 측은 3가 백신으로도 아직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4가 백신은 아직 (비싼)가격만큼 확실히 (향상된)효능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현재까지는 3가 백신 접종으로도 독감 예방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4가 백신이 3가 백신에 비해 예방 범위가 넓기 때문에 효과가 큰 것은 맞지만 결국 3가를 접종할 것인지 4가를 접종할 것인지는 소비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2300만 도즈(1회 접종분)의 독감백신 물량 중 4가 백신은 150만 도즈에 그쳤지만 올해는 총 2300만 도즈 중 절반에 가까운 1000만 도즈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유행한 형태를 분석해 보면 통상 12월부터 3월까지는 A형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3~4월에는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해 왔다”면서 “연령이 높거나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 환자들은 이에 대비해 4가 백신을 접종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그러나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3가 백신 접종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포배양과 유정란 방식의 차이는? 4가 독감백신 중 SK케미칼이 출시한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에 출시된 유일한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이다. 세포배양 방식이란 유정란을 통해 백신을 생성하는 방법이 아닌 개의 세포를 사용해 백신을 배양하는 방식이다. 6개월 정도 걸리는 유정란 방식에 비해 생산 기간이 3개월로 절반 정도이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유정란 방식은 대부분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생산 방식으로 검증된 효능과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세포배양 방식으로 백신을 생산하는 SK케미칼과 유정란 방식으로 생산하는 GSK나 녹십자 등 타 업체들은 서로 자신의 생산 방식에 대한 장점이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느 방식의 독감백신이 더 좋은지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다. 김 교수는 “세포배양 방식과 유정란 방식은 만드는 방법의 차이”라면서 “다만 세포배양 방식은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접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한미약품 파문 확산] 공매도 세력 최대 20% 차익 챙겼을 듯

    [한미약품 파문 확산] 공매도 세력 최대 20% 차익 챙겼을 듯

    주가 이틀째 폭락… 신뢰도 타격 한미약품 “내부거래 없다” 부인 한미약품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었던 기술 수출 계약 해지 건의 ‘늑장 공시’에 대한 논란과 함께 내부자 거래 의혹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거래소 측과 논의 과정에서 공시가 늦어진 것”이라면서 공매도와 내부 거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악재성 공시가 늦어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손해가 커졌고 이에 대한 한미약품의 설명도 부족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졌다. 늑장 공시에 따른 피해는 특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사실을 개장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알렸고 그 과정에 대한 충분한 소명도 없었다. 또 계약 해지 공시가 있었던 지난달 30일 기관 투자가는 2037억원어치의 한미약품 주식을 팔았고, 개인 투자자들은 2101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 거래된 공매도 물량도 상장 이후 최대치인 10만 4327주였다. 이 중 오전 9시 30분 이전에 이뤄진 거래 물량은 최고 20% 이상 시세 차익을 챙겼을 수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런 의혹들과 관련,“지난달 30일 개장(오전 9시) 이전에 공시를 하기 위해 오전 8시 40분에 거래소를 찾아갔다”면서 “다만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불공정 거래 관련 가능성이 발생하면서 이를 해결하느라 시간이 지체된 것일 뿐 의도적인 공시 지연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개장 이후 30분이 지나 악재성 공시가 이뤄지면서 그 사이 해당 정보를 활용한 내부 거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과거에도 비슷한 내부 거래 사례가 있었다. 법원은 지난달 29일 신약 수출 관련 내부 정보를 활용해 87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한미약품 연구원과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 연구원이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와 78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 사실을 공시 전에 입수해 미리 한미약품 주식을 사들여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공시 지연이 한미약품이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해당 사례와 같은 불공정 거래가 이뤄질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한편 이날 한미약품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7.28% 하락한 47만 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 해지 관련 공시 이전인 지난달 29일(종가 기준 62만원) 이후 이틀 만에 24%가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이전 수준으로 주가를 회복하려면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시 지연과 관련해 내부 거래 등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이들이 있었는지 등의 의혹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사태는 더 악화할 수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비즈 in 비즈]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응답하라

    [비즈 in 비즈]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응답하라

    한미약품이 늑장 공시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지난달 30일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85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한 공시를 개장 후 30분이 지나서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날 오후 4시 40분쯤 미국 제넨텍에 약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내용을 공시한 뒤 일어난 일이라 문제는 더 커졌습니다. 30일 주당 65만 40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50만 8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호재성 공시만 보고 한미약품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최대 22.3%의 손해를 본 셈입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호재성 공시 직후 악재성 공시를 할 경우 주식시장에 혼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공시 승인 과정에서 검토를 거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해명했지만 시원치 않습니다. 오전 7시부터 거래소 승인 없이 이뤄지는 ‘자율 공시’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9시 개장 이전에 공시를 통해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한미약품이 24시간 이내에 공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닙니다. 계약 해지로 인해 8500억원의 수출액 중 불공정 공시 기준인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720억원만 받아 거래소 측에 이를 해명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도 이번 논란이 억울하다며 한미약품이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0만원에서 최고 86만원으로 8배 넘게 올랐던 한미약품의 주가는 실질적인 성과보다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덕분이었다는 점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번 계약 해지가 투자자들에게는 단순한 720억원의 손해가 아닌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사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관순 대표의 해명으로는 한미약품을 바라보는 투자자들과 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선 한미약품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지난해 막 시작된 전체 국내 제약산업에 대한 성장동력을 꺾을 수도 있습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직접 나서서 책임 있는 해명과 신약 개발 사업 전체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그것이 업계 선두주자의 책임감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신약 허가 기간 줄이자”… 임상 2상서 무리한 허가

    부작용·약 연관성 불명확해도 3상 자료 제출 조건 시판 허가 “약 안전성 미흡해도 허가 문제 모니터링 강화 등 제도 보완을” 한미약품의 내성 표적 폐암 신약 ‘올무티닙’(제품명 올리타정)이 4일 시판 허가 4개월 만에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재심사를 받는다. 심사 결과에 따라 시판 허가 취소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3일 “올무티닙을 투약한 환자에게서 이상 증상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재심사하기로 했다”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등 정해진 절차를 거쳐 인과관계를 판단하고 추가 안전조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무티닙을 투약한 환자 3명에게선 독성표피괴사용해(TEN) 2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1건 등 중증 이상 반응이 발생했다. 이 중 1명은 독성표피괴사용해 이상 반응으로, 다른 1명은 원래 앓던 암이 악화해 숨졌다.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한미약품의 신약이 식약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임상시험단계 중 임상 2상까지만 진행해도 우선 허가해 주는 ‘조건부 허가 제도’ 덕이었다. 조건부 허가 제도는 항암제나 희귀의약품, 피부세포치료제에 한해 임상 2상 자료만으로 심사한 뒤 나중에 제약업체가 임상 3상 자료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해당 약품의 판매를 허가하는 제도다. 치료가 시급한 암 환자, 희귀질환자가 제때 신약으로 치료할 수 있게끔 약품 허가에 걸리는 기간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199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4월 올무티닙 복용 환자에게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을 인지했으나 5월 해당 약품의 판매를 승인했다. 사망 원인과 약의 부작용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고, 임상 2상까지 진행한 만큼 일단 안전성은 확보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임상 2상은 약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단계가 아니며, 보통 신약을 출시하려면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 3상까지 진행해야 한다. 임상 2상 단계에서 판매를 허가한다는 것은 환자들에게 부작용을 감수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이는 식약처도 인정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 3상까지 진행한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만 판매 허가를 내준다면 병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신약이 개발돼도 환자는 최종 판매 허가가 날 때까지 약을 쓰지 못한다”며 “희귀질환자와 말기 암환자 등은 선택의 폭이 좁아 부작용 등의 위험 요소가 있더라도 약을 쓰는 게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약사 출신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상 2상에 3000만원~1조원이 들어가고, 임상 3상을 하려면 1조원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제약사들은 임상 2상까지만 진행하고 3상을 외국에 맡긴다”며 “조건부 허가제를 막아 버리면 웬만한 제약사들은 약을 개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만약 식약처가 허가 단계에서 부작용과 약의 연관성을 의심해 허가를 늦췄다면 추가 부작용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영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책부장은 “올무티닙 부작용으로 사망한 환자의 경우 이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면 더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약의 기본은 안전성과 유효성인데, 기본도 검증되지 않은 약을 식약처가 허가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건부 허가제를 없애진 못해도 문제가 생겼다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허가 시점을 늦추는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미약품 ‘늑장 공시’ 의혹…악재성 공시 알릴 시간 충분했다

    한미약품이 지난달 30일 악재성 공시를 제때 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공시가 늦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한미약품은 공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을 뿐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이번 악재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점, 해당 공시를 기업 측의 판단으로 즉각 표출하는 것이 가능했던 점 때문에 한미약품 측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미약품과 한국거래소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30분께 미국 제약사 제넨텍에 1조원 상당의 표적 항암제를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대형 호재는 한미약품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시간외거래에서 한미약품 주가는 5~6%가량 뛰었고 이튿날 정규장 개장 직후 거래에서도 급등 추세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세계적 제약기업들과 총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은 ‘연타석 홈런’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120만원대으로 높이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30일 개장 직후 5%대 급등세를 보이던 한미약품 주가는 오전 9시 29분쯤 악재성 공시가 나오면서 수직하락햇다. 문제의 공시 내용은 작년 7월 한미약품에서 항암신약인 ‘올무니팁’ 기술을 총 8000억원 규모로 사갔던 베링거인겔하임이 해당 기술을 반환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악재에 급락세로 돌아선 한미약품 주가는 결국 18.06%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50만 8000원에 마감했다.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도 이와 거의 비슷한 주가 흐름을 탔다. 시장에선 개장 전 공시를 통해 악재를 충분히 알릴 수 있었는데도 늑장으로 공시해 애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메일로 해당 기술 반환(신약개발 중단) 통지를 받은 시간은 29일 오후 7시 6분이라고 밝혔다. 이튿날 장 시작 전에 투자자들에게 악재를 알릴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공시를 위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지연됐을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라고 거듭 해명하고 있다. 김재식 한미약품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호재성 공시 직후 이 같은 내용(베링거인겔하임의 기술 반환 결정)을 다시 공시하면 주식시장에 혼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적법한 절차를 지키고자 했다”고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오후 당직자 등에 맡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측 공시담당자가 30일 오전 8시 30분 거래소에 도착해 8시 40분쯤부터 공시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며 “관련 증빙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당초 계약규모와 실체 수취금액의 차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거래소 측은 한미약품의 경우 공시를 위한 특별한 승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상장사라며 회사 측이 서둘렀다면 개장 전 공시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 공시부 관계자는 “거래소의 승인 과정 절차 자체가 없다”며 “한미약품 측에서 공시 내용을 관련 시스템에 입력하면 바로 공시로 표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소 공시 표출 시간은 통상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지만 투자 판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의 경우 거래소와의 협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오후 7시 이후에도 공시가 가능하다. 거래소의 다른 관계자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할 경우 해당 기업이 공시부 담당자와 협의 후에 밤늦게라도 공시를 낼 수 있었다”며 “밤새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가 장 시작 30분 전에 협의를 하겠다며 찾아온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악재에 대해 한미약품 측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최소한 악재와 호재를 동시에 발표하는 정도의 조치는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계약 해지를 한미약품 측에서 갑자기 돌출한 정보로 받아들였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측의 부실한 해명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주식에 대한 지난달 30일 공매도량이 10만 4327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주가 급락으로 이득을 취한 세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2일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호재 공시 뒤 악재 공시로 주가가 출렁인 것과 관련해 내부자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한미약품의 공시 상황과 주가 변동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학살자에 평화상을?…노벨상에 드리웠던 그림자들

    학살자에 평화상을?…노벨상에 드리웠던 그림자들

    인문과학, 자연과학, 정치, 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들을 선별해 주는 노벨상은 각계 전문가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영예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거대한 만큼 세계 열강의 입김과 국제적으로 얽힌 이해관계의 그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항상 따른다.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노벨상 수상 사례를 알아봤다. 1. 버락 오바마 - 노벨 평화상(2009)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양한 외교적 성과와 국제 화합을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이 결정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당혹케 했는데 오바마가 평화상 후보에 오른 시점이 고작 임기 12일째였기 때문이다. 노벨 위원회는 오바마가 국제 협력 분야에서 ‘추후 기울일 노력’을 사전에 응원하는 차원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해명했으나 정치적 의도가 존재한다는 국제적 의혹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2. 코델 헐 - 노벨 평화상(1945) 1945년, 미국 정치인 코델 헐은 UN 설립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수상 6년 전 발생한 ‘S.S. 세인트루이스 사태’에서 보여준 헐의 행적이 그의 평화상 수상 자격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S.S. 세인트루이스 사태’는 헐이 미국 루즈벨트 정권에서 국무장관을 지내던 1939년 나치로부터 도망친 유대인 난민 950명이 미국에 망명을 시도했던 사건이다.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난민들을 수용하려 했으나 헐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남부 민주당원들과 합세해 차기 선거의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같은 해 7월 4일 루즈벨트는 난민 수송선 입항을 거부했으며, 유럽으로 회항한 이들 난민의 4분의 1 이상은 홀로코스트의 희생자가 됐다. 3. 야세르 아라파트 - 노벨 평화상(1994) 지난 1994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의장은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과 함께 오슬로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벨 위원회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오슬로협정이 “중동에서의 화합을 향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라파트의 반대 세력은 그가 “장기간 폭력을 조장해 온 몰염치한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며 비난했고 심사위원 코레 크리스티안센은 그의 수상에 반대하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4. 존 포브스 내시 - 노벨 경제학상(1994)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잘 알려진 수학자 존 내시 또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노벨상 수상자다. 1994년 내시는 당시로부터 40여 년 전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생이었던 시절 이룩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게임이론 등 여러 분야에서 이룩한 업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인정받았음에도 그가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 그리고 더 나아가 반유대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은 수상 적합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해당 논란은 노벨 운영위원회의 제도 개편으로까지 이어져 원래 무기한이었던 위원회 멤버들의 임기가 3년으로 줄어드는 계기가 됐다. 5. 알렉산더 플레밍 - 노벨 의학상(1945)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 ‘최초 발견자’의 명예를 알렉산더 플레밍이 오롯이 가져도 좋은지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로 인해 1945년에 플레밍이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을 때에도 반대의 목소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반대론자들은 1870년대에도 페니실린의 원천인 푸른곰팡이 ‘페니킬리움 노타툼’이 항균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었다는 점을 들어 그의 공로를 저평가했으며 심지어 플레밍 본인조차 페니실린 발견이 완전한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고 시인했던 바 있다. 그러나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추출, 생산했던 최초의 인물이며 해당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무수한 사람을 구해낸 시초가 됐던 만큼 그의 노벨상 수상은 정당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6. 하랄트 추어 하우젠 - 노벨 생리의학상(2008) 독일 의학자 하랄트 추어 하우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두 종류의 HPV 백신 제품에 대해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위원회 멤버 중 두 명의 인사와 강력한 유대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이 하우젠의 노벨상 수상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불거졌다. 이 의심은 결국 노벨기구 전반에 대한 비리 의혹의 발단이 돼 스웨덴 경찰의 조사로 이어졌고, 반부패 수사팀은 위원회에 대한 고소를 고려했으나 끝내 고소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7. 헨리 키신저 - 노벨 평화상(1973) 독일 출신의 미국 정치학자 겸 정치인 헨리 키신저는 북베트남 정치인 레둑토와 함께 ‘1968년 베트남 화평교섭을 위한 파리회담’에서 성공적 교섭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1973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 그러나 미 정부 국무장관을 지내며 비인도적 해외 정치공작과 전쟁행위를 주도했던 키신저의 평화상 수상은 곧 전 세계의 반발과 조롱, 그리고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키신저는 베트남전 당시 선전포고 없이 중립국이었던 캄보디아와 라오스 국경에 대해 대규모 폭격작전을 강행해 확전을 촉발한 인물이다. 베트남군 보급로인 ‘호치민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법과 교전수칙을 어겨가며 미국 내에서도 극비리에 이루어진 이 폭격은 캄보디아 및 라오스에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켰으며 이후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정권 수립 및 킬링필드 학살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키신저는 또한 남미 국가들의 국민압제 정책인 ‘콘도르 작전’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 브라질 등 정부가 각자 정보기관을 동원해 자행했던 대대적 국민압제 정책인 ‘콘도르 작전’은 노조, 좌익인사, 성직자, 학생, 지식인 등을 대상으로 했으며 비밀리에 진행돼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소 6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키신저의 수상에 반대한 두 명의 노르웨이 노벨 위원은 사의를 표명했으며, 정치풍자 코미디언 톰 레러는 “헨리 키신저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시점에서 정치풍자는 한물간 것이 돼버렸다”고 촌평하며 풍자극보다도 모순적인 현실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