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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풍은 서풍 제압”… 소 혼란에 중국 으쓱

    ◎「천안문」 유혈진압 정당화의 호기로 판단/고르비 곤경 이용,사회주의 우월성 강조 소련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전격사임 등 정치·경제적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요즈음 중국은 마치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사회주의 노선의 견지」를 강조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강경보수세력은 『동풍(사회주의)은 서풍(자본주의)을 제압한다』라는 모택동의 말을 들먹이며 소련의 위기가 사회주의를 배신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인 것으로 비난하고 있으며 극심한 식량난과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사퇴 등에 대해 조소어린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제개방에도 불구하고 정치사상면에선 여전히 정통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고집하는 중국 지도층의 이러한 최근 움직임은 60년대 모택동이 흐루시초프의 수정사회주의를 공격함으로써 격화됐던 중 소간 이념논쟁을 재연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권의 탈사회주의적 개혁에 대한 중국 지도층의 본격적인 비난의 포화는 이붕 총리가동남아 4개국 순방중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기자회견때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총리는 지난 15일 마닐라에서 『위대한 변화가 동구권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그곳 국민들은 현재 매우 불행하며 각국 정부 또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보아라. 우리는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제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 중국은 계속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 갈 것이며 우리는 이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혔다. 이총리는 지난 19일 스리랑카에서의 기자회견 때도 『중국의 개혁은 자본주의를 따르는게 아니라 사회주의의 완성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문회보는 지난 13일 「서로 다른 두종류의 개혁효과」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중국이 과거 10년 동안 개방개혁을 추진하면서 사회주의정신을 굳게 지킨 결과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안정된 정치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반면 소련은 섣부른 민주화와 급속한 자본주의 지향의 경제개혁으로 건국이후 최악의 사태에직면해 있다』고 논평했다. 이 사설은 『소련은 현재 극심한 식량 및 생필품부족과 각 공화국의 할거주의,대안없이 단행한 5백일개혁조치 등으로 전국이 분규와 충돌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한 뒤 『소련의 식량공황과 중국의 식량풍족현상은 단적으로 정통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회보는 또 올해 중국의 농업수확량이 4억2천만t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했으며 굶주리고 있는 소련 국민들에게 양곡을 원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1일 중국의 미래학자 하신과 일본 요코하마대학 경제학교수 쓰스무 야부키와의 「세계정세와 중국경제」 대담기사를 2면에 걸쳐 전재했으며 그 내용은 주로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보다 훨씬 좋다는 것으로 돼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 이념강화 방침과 관련,이론면에서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별로 지칭되는 40세의 하는 대담을 통해 『만약 중국에 6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이나 계속된 문화혁명이 없었다면 우리경제는 지금 영국정도는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이 취하고 있는 개방정책은 졸속하지 않고 매우 온건하기 때문에 소련이나 동구처럼 실패할 우려가 전혀 없다고 장담했다. 강경보수파 이붕 총리의 추종세력이기도 한 하는 또 『사회주의국가는 서방국가와는 달리 중앙계획에 의해 주요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수 있고 자원배분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므로 지도층만 깨끗하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면 경제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사회주의노선을 포기한 동구권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역시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는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 사임에 관한 사설(21일자)에서 고르바초프의 민주화는 혼란만 가중시키고 그의 정치생명을 곤경에 빠지게 했다며 동정하는 것인지 비난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논평을 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 소련이 맞고 있는 위기는 중국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총칼로 천안문 민주화요구시위를 잠재운 탄압정책의 당위성을 국민들이 인정하도록 설득시키는데 더 없는 호재일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사회주의 캠프의 새로운 대형임을 과시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 같다.
  • “공포등 다른 제압수단 있는데도 난동자 사살은 과잉 방어”

    ◎서울지법,“국가가 배상” 판결 서울민사지법 합의12부(재판장 강현중부장판사)는 12일 병원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서은석씨(당시 28·대전시 중구 부사동 142의1)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경찰관이 다른 수단이 있었는데도 바로 총을 쏘아 서씨를 숨지게 한 것은 과잉방어에 해당된다』고 밝히고 『국가는 원고들에게 3천5백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서씨는 지난해 12월5일 하오8시쯤 술에 취해 대전시 중구 대흥2동 B신경외과에 입원하고 있던 형을 문병하러 갔다가 흉기를 들고 『우리 형을 살려내라』며 고함을 치는 등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관의 제지에 불응하고 『쏠테면 쏘라』고 경찰관들에게 다가가다 가슴에 총을 맞고 숨졌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관들이 공포를 쏘거나 가스총·경찰봉을 사용,서씨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는데도 공포 1발 없이 서씨의 가슴에 총을 발사한 것은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서씨에게 총을 쏜 정모순경 등은 원고가 칼을 들고 공격할 듯이 다가와 어쩔 수 없이 총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인정돼 검찰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었다.
  • 노대통령 방소 계기로 본 두나라 관계사

    ◎극동패권 겨냥,러시아함대 1854년 첫 입항/거문도 상륙뒤 한달동안 동해지역 실측/열강침탈 막으려 1884년 조·로조약/노·일전에 지자 공식관계 끝나… 일제땐 독립운동의 무대로 근대에 들어와서 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정식으로 맺게 되는 것은 1884년의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관계의 수립에 앞서서 러시아인과 한인들 사이의 교섭관계가 선행되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1850년대 초반에 러시아와 미국은 일본의 개항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경쟁을 벌이게 되었는데 이때에 러시아의 해군중장 푸티야틴은 대일교섭을 위하여 마닐라에서 북상하여 나가사키로 가는 도중 분산된 함대의 집결장소로 거문도를 지적하였다. 1854년 4월2일 푸티야틴의 기함 팔라다호를 위시로 러시아함대는 5일간 거문도에 상륙하였다. 러시아함대는 계속 북상하여 4월20일부터 5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간 한반도의 동해지역을 실측하기도 하였다. 푸티야틴은 또한 강원도 봉천군 금난진과 함경도 안변부 화등해진,영흥부 고령사 대암진 등에 상륙하거나 정박하였다. 이러한 사건은당시에 빈번하게 출몰하였던 많은 이양선사건의 하나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당시에 러시아는 조선을 개항시키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었으므로 그 이후의 다른 특별한 관계는 일어나지 않았다. 러시아는 19세기 중엽에 극동으로의 진출을 활발히 하게 되어서 1858년에는 아이훈조약을 통하여 아무르지방을 러시아영토로 편입하였고 1860년에는 이어서 북경조약을 체결하여 우수리지방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켰다. 그리하여 연해주를 통하여 조선과 러시아는 국경을 맞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히 러시아와 조선과의 관계가 일어나는 조건을 만들게 되었다. 1863년에는 조선에서의 흉년을 계기로 함경도의 농민들이 국경을 넘어 연해주로 이주함으로써 재소 한인의 첫 이민그룹을 형성하였다. 이어서 많은 한인들이 연해주로 속속 이주하였고 이들 한인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양측간의 교섭도 이루어졌다. ○흉년 못견뎌 국경 넘어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당시의 극동의 정세로서 러시아를 비롯한 열강들은 한반도를 침탈하여자신의 영향권 아래에 두려고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의 조선정부는 러시아에 대하여 대단한 공포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에 기대어 나라의 독립을 유지해 보려던 계획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 때문에 조선정부는 방향을 바꾸어 적성국이었던 러시아를 끌어 들였다. 청에 대한 견제세력으로,그리고 영국과 일본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삼으려 한 것이다. 이때에 또한 러시아측으로서도 코르프가 프리아무트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동아시아정책을 적극화 하여 일본의 한국지배를 막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와 한국과의 외교는 급진전되어 1884년 7월7일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국교를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과 러시아의 첫 외교관계는 이같이 열강의 침입을 외교적 균형을 통해 회복하려는 조선의 노력과 그 열강의 일원으로서 동아시아정책을 강화하려던 러시아의 정책이 만남으로써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국교수립 이후의 조선은 아직 자주적인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국가의 외교적 힘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침략하고 있는 외세에 의존하여 문제를 풀어보려는 의존심만 키워주었고 그것조차도 결국은 만족되지 못하였다. ○1896년 친로내각 러시아는 결국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권을 위하여 한국에 진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러시아와의 관계 이후에 친러세력이 조정에서 형성되었으며 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을 삼국간섭을 통하여 일본의 세력을 견제한 러시아의 외교적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하여 친러세력은 더욱 더 강화되었다. 바로 이렇게 강화된 친러세력의 형성으로 인하여 1896년에는 아관파천이 일어나고 친런내각까지 성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친러내각의 성립은 러시아의 이익을 철저히 옹호해 주는 역할 밖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강화되어가는 러시아세력과 한반도의 식민지화를 기도하던 일본과의 대립은 드디어 1904년에는 러일전쟁으로 폭발하였고 이 전쟁에서 일본이 기선을 제압하면서 1904년 5월18일에 한로 조약은 폐기되어 공식적으로 한로관계는 차단되고 만다. 한로조약의 폐기 이후 한국은 얼마 안되어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고 이 상태로 1945년까지 계속되었다. 이 시기에 공식적으로 외교적 관계는 없었지만 한국의 정치적 지도자들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다양한 형태를 통하여 여러 각도에서 이루어졌다. 일제에 의하여 나라를 빼앗긴 한인들은 노령으로 정치적 망명을 하여 거기에서 독립운동의 꿈과 실질적 힘을 키워나갔다. ○북방정책의 결실 맺어 또 1917년의 러시아의 10월혁명 이후에는 소비에트정부의 민족해방운동의 지원을 기대하고 민족운동자들로 하여금 러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하는데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역시 한인들은 나라가 없는 상태에서 소련의 지원을 기대한 것이므로 이 기대는 종종 기대 수준에 못미쳤을 뿐 아니라 민족운동의 발전에 역행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1921년 6월에는 자유시 사변이 일어나고 1925년에는 일로협약에 의하여 한인의 독립운동이 또다시 제약을 받았으며 그외에도 소련은 자주적 민족운동세력이 새로운 한국건설의 주역이 되는 것을 허용치 않았다. 이로써 1945년 해방 이후에도 패권주의에 입각하여 미국과 더불어 남북한을 분단시키고 북한에서도 자주적 성격의 정권이 성립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게다가 분단된 한반도에 냉전논리를 강요하면서 소련은 북한을 사회주의국가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지원하였고 그 결과 남한은 소련과 적대적인 채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기본적으로 1985년 소련에서 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기간중 냉전논리의 현실적 적용의 결과 1950년에서 1953년까지 피비린내나는 내전이 있었으며 이는 스탈린의 승인에 의한 것이었다. 전쟁이 끝난후 한국과 소련은 서로 적의 상태에서 남남이었다. 이 기간중 1978년 KAL기 무르만스크호수 기착과 같이 외교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소련이 한국에 대하여 인도주의적 일반원리를 따라서 행동한 적도 있었지만 1983년에는 KAL기를 격추하여 2백69명의 승객을 전원 사망케 하는 비인도적인 행위를 저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것이며 이해관계가 있을 뿐이다. 소련은 남한의 경제력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으며 동북아의 냉전구도를 바꿀 필요를 느끼게 되었고 남한 역시 통일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위해 냉전논리에서 탈피하여 1988년부터 북방정책을 추진하였다. 이에 한국과 소련의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되어 1990년 6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양국의 정상이 회담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9월에 한소 수교를 이룬 것이다. 그리고 12월13∼16일에는 노태우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하여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렇게 하여 한로관계의 역사상 두번째로 다시 국교관계를 가지게 되는 한국과 소련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양상을 가지고 있다. 소련은 더이상 한국에 대해 패권주의를 강요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며 한국은 더이상 저개발국이 아니다. 한국은 경제면에서 소련과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한국민이 원하면 한국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평화적 통일정책은 소련의 기본적인 정책과 어긋나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점은 한국과 소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실질적으로 이루어나가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부시의 대 이라크 정책에“십자포화”/미상원 군사위 페만청문회 안팎

    ◎“무력대응보다 장기적 경제봉쇄가 효과적”/슐레진저 전 국방등 개전연기를 강력 촉구 쿠웨이트 점령 이라크군을 축출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의 군사력 사용 승인결의안 채택(예정)과는 대조적으로 미 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대 이라크 경제제재조치가 성공을 거두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며 군사행동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원 민주당 총무인 리처드 게파트 의원은 28일 민주당지도부로는 최초로 『이라크군 축출을 위한 조기 무력사용에 반대한다』고 선언하고 부시 대통령에게 『인내하는 힘』의 정책을 추구하도록 요구했다. 그는 이날 미 상의 연설에서 『군사적 수단에 의존하기 전에 미 의회와 국민은 대 이라크 고립화 및 경제제재 정책이 실패했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부시는 이 문제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 군사위의 페르시아만 사태 청문회에서도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과 2명의 전직 합참의장이 『대 이라크 경제제재는 이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이므로 이 조치가 효과를 나타낼 때까지 기다려야한다』고 강조,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부시 대통령이 의회와 상의없이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 청문회에서 샘 넌 위원장은 『대 이라크전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민주당측 동료의원 9명으로부터 공감을 샀다. 상원의 군사문제 결정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넌 위원장은 『부시의 사우디주둔 미군 증강 결정은 미국정책의 기본적인 변경』이라고 주장하며 『쿠웨이트의 무력해방이 과연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시간은 우리편』이라면서 『경제제재가 효과를 나타내면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27,28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요지다. ▲제임스 슐레진저(전 국방장관)=대 이라크 경제제재 조치는 결국 성공을 거두어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군을 철수케 만들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경제제재조치가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처음엔 제재조치가 효과를 나타내는데 1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개월간 이라크의 민간부문생산은 약 40%가 감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수출은 전무했고 이에 따라 수출수익은 떨어졌다. 물자밀수에 필요한 경화는 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다. 경제압력은 이라크의 사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만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미국의 기본목표가 쿠웨이트의 해방이 아니고 이라크 군사능력의 파괴나 자신의 제거라고 믿을 경우 경제제재조치의 효과는 감소될 것이다. ▲윌리엄 크라우(전 합참의장)=경제제재가 효과를 나타낼 기회를 주어야 한다. 경제제재는 결국 후세인의 무릎을 꿇게 할 것이다. 그 효과가 6개월 후가 아니라 12∼18개월 후에 나타나더라도 그것으로 전쟁의 참화를 피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가치가 있다. 나는 인내를 권한다. 전쟁은 적절치 않다. ▲데이비드 존스(전 합참의장)=국론통일을 위해 부시 대통령은 의회에 군사력 사용의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 페르시아만에 40만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전술이다. 또시기상조다.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불필요하게 전투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현 병력 23만명에 대한 보완은 가급적 적게 하고 나중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로버트 버드(상원 세출위원장)=경제제재의 효과 발휘를 기다려야 한다는 크라우제독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의 얘기는 국민의 소리다. 그가 역설한대로 인내의 미덕을 보여야 한다. 시간은 후세인 편이 아니라 우리 편이다. 군사행동은 취해야 할 때에 취해야 국민이 지지한다. 1년이나 1년반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야 할 것이면 기다려야 한다. ▲헨리 키신저(전 국무장관)=경제제재는 바람직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지 모르며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물러나게 하기 보다는 협상제의 쪽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시간을 끌면 국제적 해결도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40만 병력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많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투돌입 결정을 내려야 한다.
  • 내년 영 총선을 전망해보면(특파원수첩)

    ◎대처수상 4선 고지가 보인다/페만사태 강경대처로 국민인기 되찾아/지지율,4월 23%서 9월엔 33%로 상승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철의 여인」답게 불굴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바닥세를 면치 못하던 대처의 인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달했던 지난 4월의 국내인기도는 23%. 그러던 것이 7월에는 30%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다시 3%포인트 높여 33%를 기록했다. 집권 10년(89년 5월)을 넘기면서 대처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정치평론가들은 권불십년을 내세우면서 대처리즘의 종말을 예고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나 요즘 그들은 다시 대처의 4선 재집권의 가능성을 서슴지 않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이는 대처가 내년 가을로 예정되어 있는 총선에서 라이벌인 노동당의 닐 키노크 당수를 이미 제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단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대처의 앞날에 대한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쓰러질 듯하면서도 오뚝이 같이 다시 곧추서곤 하는 그녀의 위기극복 능력과 정치적 이력이 밑받침 되고 있다. 79년에 영국 최초의 여재상이 된 대처는 그동안 3선의 관록을 쌓으면서도 매집권시기마다 큰 정치적 위기를 만나고는 했으나 그럴 때마다 놀라울 정도의 복원력을 발휘,무난히 넘겨왔다. 첫 집권한지 2년을 갓 넘긴 81년 가을 총리로서 대처의 인기는 갤럽여론조사가 영국에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집권초기보다 두배로 늘었고 생산은 줄었으며 지방도시에서는 거친 소요가 잇따랐다. 한마디로 뭣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책을 굽히기를 거절한 대처는 대신 내각을 해산시켰고 『영국을 맡겼으면 내 말을 믿어달라』고 여론을 설득했다. 그렇게 하여 대처는 포클랜드 전쟁에서의 승리에 따른 인기상승이 보태져 83년 선거에서 어려움 없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두번째 임기중인 86년 4월의 여론조사는 대처의 인기가 다시 28%로 급락했음을 보여 주었다.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영국교회는 대처 행정부가 새로운 도시빈민층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공개비난하고 나섰으며 노동자들의 소란스러운 데모는 날마다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대처는 87년의 선거에서 다시 승리했다. 인플레를 2.4%까지 잡았고 수입은 줄였다. 고르바초프와의 회동 등으로 해서 대처의 국제적 이미지가 고양되었고 무엇보다 야당인 노동당이 분열상을 보임에 따라 여론이 등을 돌리게 된 것 등이 3선 고지의 점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집권 11년째이며 세번째 임기중인 지난 봄 대처는 또다시 인기하락의 수렁에 빠졌다. 4월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23%로 83년보다 3%포인트가 낮았고 87년 보다는 5%포인트가 떨어졌다. 게다가 대처 개인에 대한 인기하락 뿐만이 아니라 집권 보수당에 대한 지지율도 바닥을 맴돌고 있다. 재기불능이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는 커녕 앞으로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분석들이 그녀를 괴롭혔다. 보수당측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유권자의 38%를 점하고 있는 숙련노동자층과 젊은층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87년의 총선에서는 이들 계층의지지율이 노동당보다 7%포인트나 앞섰으나 지난 5월의 조사에서는 오히려 노동당이 34%포인트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대처리즘에 대한 실망분위기는 젊은층에 더욱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18세부터 24세의 연령층에서 대처에 대해 만족을 나타내는 사람은 89년 초에는 44%에 달했으나 지난 5월에는 15.5%에 불과했다. 이와 같이 봄까지만 해도 인기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던 대처가 다시 재기의 날개짓을 힘차게 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의 지지율 상승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처가 인기를 회복해 가고 있는 것은 국내적 요인보다는 국제적 여건과 그에 따른 영국과 대처의 역할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금년도 국제정치의 최대 이슈였던 동서독의 통일문제 논의에서 대처는 전승국으로서의 영국의 발언권을 유감없이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고르바초프나 부시ㆍ미테랑 대통령 또는 콜 총리 등과 대등한 위치의 협의상대로서 국제적 이미지를 한껏 높여온 게 사실이다. 대처는 또한 EC(구공체)통합 문제 논의에 있어서도 주권보호론을 내세우며 부분적인 반대 또는 제동장치의 역할을 혼자 담당해와 상대적으로 그녀의 행동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도 대처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쿠웨이트사태가 발생하자 영국은 미국에 이어 즉각적으로 군대를 보냈고 무력공격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강경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으며 이같은 단호한 자세가 「강국영국」에의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영국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작용을 하고 있어 대처의 인기회복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10%를 웃도는 인플레ㆍ실업증가문제,반대여론이 들끓던 지방세제 개혁 강행 등의 문제점이 산적돼 있다. 인기순환 곡선의 상승기에 접어든 노련한 대처가 4선의 역사적 기록에의 도전과 승리를 위해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까지 이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 노대통령 「새질서ㆍ새생활 실천」 호소 전문

    ◎“민주ㆍ번영 이룰 국민정신 발현을”/범죄추방 성과 미흡땐 「특단의 대책」/범행신고ㆍ법정증언 시민 안전 보장 오늘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모임은 우선 사회가 겪어온 전환기적 상황을 이제는 분명히 매듭짓고 나라와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가꾸어 가는데 국민적 의지와 역량을 한 데 모으기 위한 것 입니다. 민주주의의 시대를 열어 온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뼈저린 체험을 통해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분명히 인식하였습니다. ○제자리 찾는 사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우리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그동안 흐트러졌던 우리 사회가 올들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을 여러분도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 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시급한 일은 안정의 바탕을 굳건히 하는 것 입니다. 그리하여 지난 3년간 국민 모두가 인내로 치른 희생이 진정한 민주사회와 더 큰 번영으로 결실 맺도록 하는 것 입니다. 우리가 맞고 있는 시대적 상황 또한 지금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사의 분기점인지…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세계의 격변 속에 번영과 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우리 사회 내부의 도전을 극복해야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히는 국민 여러분의 동참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직접 뽑아주신 대통령으로서 임기후반을 맞은 저는 국민 여러분의 여망에 부응하여 다음 세 가지 일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 입니다. 첫째,저는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헌법이 부여하는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서 이를 소탕해 나갈 것 입니다. 둘째,민주사회의 기틀을 위협하는 불법과 무질서를 추방할 것 입니다. 셋째,과소비와 투기ㆍ퇴폐와 향락을 바로잡아 「일하는 사회」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 입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사회 각계의 지혜와 힘을 결집할 것이며 실천과 행동으로 이 사회의 모든 과도기적 현상을 매듭지을 것 입니다. 정부는 검찰과 경찰력을 총동원하여 범죄와 폭력에 단호히 대처할 것 입니다. 조직폭력배와 강력범ㆍ마약조직을 단기간 내에 소탕하고 인륜을 저버린 가정파괴범ㆍ인신매매범과 유괴범도 그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할 것입니다. 범죄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범죄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겠습니다. 모든 외근 경찰관을 무장시켜 범죄와 폭력에 대해 정면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은 일과성 조치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국민 여러분이 그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미흡하다면 특단의 대책도 강구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와 병행하여 치안능력을 높이고 범죄의 근원을 제거하는 대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민생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관을 계속 증원해 갈 것이며 기동력과 장비도 더욱 보강할 것입니다. 범죄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찰관이 범죄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갱생이 어렵고 범죄를 되풀이 하는 자는 상당기간 이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합니다. 이제 범죄 피해자의 인권과 이 사회의 안전을 위해 흉악범과 누범자에 대해서는 온정주의적인 형사정책을 전환해야 합니다. 저는 이와 관련한 입법과 법률집행에 있어 국회와 법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교도소가 또 다른 범죄를 배우고 모의하는 곳이 되지 않도록 재소자에 대한 교정과 갱생대책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강ㆍ절도 사건의 절반이,그리고 폭력사건과 성범죄의 상당비율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범죄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고 우리의 다음 세대가 비행의 어두운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국민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범죄 제어력 절실 「범죄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범죄에 대한 제어력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불의를 참지 않는 시민정신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범죄의 감시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범죄를 신고하고 증언한 시민에 대해 안전을 보장하고 보복을 막는 조처를 취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이웃에 든 강도를 잡다가 부상을 당한 시민 두분이 와 계십니다. 저는 이분들의 용감하고 정의로운 행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정부는 이 분들처럼 의로운 일에 앞장선 분들에게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주도록 법적조처를 강구할 것입니다. 질서있는 사회를 이루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그 혜택 또한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민주사회의 근본은 바로 법과 질서 입니다. 정부는 법이 그 권위를 바로 세우고 주어진 기능을 다하도록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속하는 교통경찰을 차에 매달고 질주하는 것과 같은 무법행위를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정부는 어떠한 불법행위도 엄정히 다스려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모든 국민이 불법과 무질서의 피해자였습니다. 날마다 교통질서의 문란으로 우리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차례나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는 이기적 행동으로 우리 사회와 거리는 웃음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밀려나간 지난 여름 휴가철에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은 짓밟히고 쓰레기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질서야말로 정부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와 온 국민이 참여하여 함께 이루어야 할 일입니다. 서울올림픽을 통해 보여준 우리 국민의 높은 문화시민의식은 세계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번 민주시민의 높은 의식을 발휘하여 이 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세울 때 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새로운 질서는 강요되는 획일적인 질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자율과 참여를 통해 다양성이 조화되는 민주질서입니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나누어 갖고 자발적인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은 우리 국민의 근면과 성실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지 않고 더 잘사는 나라를 만들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다소의 여유가 생겼다 하여 힘든 일을 꺼리고 국민소득 5천달러의 나라가 마치 2만달러의 부유한 나라가 된 것처럼 일하기보다 즐기려 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일 즐기는 풍토로 과소비ㆍ사치ㆍ퇴폐향락 풍조가 번지고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기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조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국제수지의 악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심화하고 범죄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페르시아만 사태로 인하여 18달러 하던 국제원유가가 최근 40달러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연간 약 70억달러의 석유값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밤늦도록 일하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새로운 각오로 더욱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근검절약이 소중한 덕목이 되고 근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려움을 이기고 발전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사회지도층과 공직자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과소비와 사치를 추방하고 공동체의 화합을 이루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퇴폐ㆍ향락을 조장하는 서비스 산업의 팽창을 억제하고 제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성실하게 사는 국민에게 좌절을 안겨주고 경제의 흐름을 왜곡하는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저의 의지는 어떠한 상황에도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정부는 경제발전의 열매가 주택ㆍ의료ㆍ교육ㆍ생활환경개선의 혜택으로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의 일터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그 보람을 찾는 「희망의 사회」를 다함께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기업인과 근로자,그리고 국민 모두가 번영의 숨결이 고동치는 「일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다시 한번 흔연히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국민 모두가 참여하고 실천하여 우리 사회의 잘못된 풍조를 바로 잡아가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연 민주주의 속에 우리 모두가 나서 새로운 질서를 세워야 합니다. 우리 사회 곳곳… 모든 부문에서,자발적인 힘이 뭉쳐 질서와 창조의 민주공동체를 이루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저는 이같은 운동이 온 국민의 마음 속에 창조의 불을 지펴 이 땅에 민주ㆍ번영ㆍ통일을 이룰 원동력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합니다. ○각계 적극 참여를 위대한 시대에는 그 시대를 이룩한 높은 국민정신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루려는 나라는 물질적인 풍요를 누릴 뿐만 아니라 도덕의 가치가 생활과 사회 속에서 실현되는 나라입니다. 저는 스스로 일어난 이 시대의 국민운동이 산업화ㆍ민주화된 우리 사회가 요청하는 참된 가치체계와 도덕성을 구현하는 차원으로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범죄의 두려움이 없는 사회」 「질서 있는 사회」 「일하는 사회」에서 만이 보통 사람들은 거리낄 것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바탕입니다. 이 일을 이루는데 온 국민과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합니다.
  • “조직혁신”… 장년국군 새 출발/건군 42돌… 오늘의 새 모습

    ◎합참본부 발족… 전투력 배가기대/국산 최신예 화기로 무장 육군/ 「대양 해군시대」로 발돋움 해군/FA18 차세대 전투기 도입 공군 1일로 건군 42주년을 맞은 군이 통제형 합동참모본부의 발족으로 크게 탈바꿈했다. 창군이래 지금까지 육ㆍ해ㆍ공군 등 3군별로 각각 독립적으로 운용돼 왔던 작전지휘 및 행정권을 현대전의 양상에 알맞게 군령(작전)과 군정(행정)으로 분리,합참본부가 3군을 통합지휘하고 각 군본부는 인사ㆍ훈련ㆍ경리 등 행정적 뒷바라지만 맡게함으로써 유사시 보다 기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었다. 건군 42주년을 맞은 국군의 달라진 모습을 합참본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합동참모본부◁ 새로운 국군조직법의 발효와 함께 전군의 작전전투부대를 직접 총괄지휘할 통제형 합동참모본부가 1일 창설됐다. 국군의 최선임 장성인 정호근 대장이 합참의장으로 취임,이날부터 육ㆍ해ㆍ공군ㆍ해병대의 13개 사령부의 지휘봉을 잡았다. 국방부는 이날을 제2의 창군의 날로 생각하고 국군의 날 행사와 함께 5일 조촐한 기념식을 갖기로 했다. 합참의 발족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각군 참모총장이 지휘하던 작전부대가 합참의장에게 모두 집중됨으로써 작전의 적응성이나 효과ㆍ속도면 등 전술ㆍ전략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과거의 합참의장은 국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국방부장관→각군 총장에 이르는 군령계선에서 제외돼 있어 국군의 지휘ㆍ참모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징적인 위치에 불과했으나 새로운 국군조직법은 「합참의장은 전투를 주임무로 하는 각군 작전부대를 지휘ㆍ감독한다」라고 명시해 실질적인 작전권을 부여하고 있다. 전군의 모든 전투요소를 총지휘하는 합참의장은 국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투부대를 관장한다. 합참의장은 군령권행사로 육ㆍ해ㆍ공군 3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은 병력의 훈련ㆍ보충기능을 포함한 군정권만 행사함으로써 신병과 사관생도의 교육훈련과 작전부대장을 제외한 인사ㆍ예산ㆍ군사법ㆍ감사권ㆍ군기 및 사기유지에 대한 책임과 권한만을 행사하게 된다. 따라서 각군본부의 인원도 작전과 정보분야에서 약 40%가 감축되어 육군은 2∼3개의 신설사단과 해군은 잠수함전단,공군은 FA18 차세대전투기로 구성된 새로운 전투비행단 창설요원 등으로 전용할 수 있어 막대한 전투력 향상효과도 가져오게 됐다. 각군본부의 감군인원 규모는 약 5천1백여명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장교들로 앞으로 창설될 합참본부의 37개부대의 주력으로 편성되게 된다. 국방부는 합참창설과 함께 우선 직제의 65%만 인선을 마치고 나머지 35%는 오는 연말 정기인사에서 마무리짓기로 했다. 두달밖에 남지않은 상태에서 군고위 장성인사를 할 경우 군무공백을 우려해 창설인사는 현 합참근무자들에게 한정했다. 합참의장을 보좌할 1차장에는 육군의 송응섭중장(육사 16기),2차장에는 해군의 간용태중장(해사 15기),3차장에는 공군의 이양호중장(공사 8기) 등이 기용됐다. 이밖에 전략기획ㆍ작전ㆍ정보ㆍ지원본부장 등 3성장군 4명과 민사심리전ㆍ전비태세 검열ㆍ지휘통제 통신실ㆍ군사연구ㆍ비서실 등 5명,본부장직 11명 등 각군 소장급 16명과 준장 20여명등 40여명의국군최고의 엘리트집단들이 참모로 포진하고 있다. 당초 해군과 공군ㆍ해병대에서는 각군의 특성을 잘 모르는 육군출신의 합참의장이 함대와 전투비행단ㆍ상륙사단 등을 지휘하는데는 문제가 있다고 새로운 합참의장제도에 의문을 표시해 왔으나 해군의 간제독과 공군의 이중장이 각기 작전사령관을 역임,기술군의 지휘에 의장을 훌륭히 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6ㆍ25때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임관한 국군의 원로 정의장은 앞으로 중무장사단 중심의 편제를 경보병 사단화하고 기계화 여단과 연대를 창설,군살을 빼는 현대화작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육군◁ 1백55마일 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육군장병들은 우리기술과 자본으로 만든 방위산업제품으로 무장,필승의 신념으로 뭉쳐있다. 보병의 기본무기인 M16소총으로 무장한 장병들은 세계제일의 고학력을 자랑하며 체력이나 정신력에서도 일당백의 높은 사기를 유지하고 있다. 핵투발능력을 가진 1백55㎜ 곡사포,20㎜ 대공발칸포,1백5㎜ 곡사포,60㎜ 4.2인치 박격포,3.5인치 로켓포 등은 육군이 자랑하는 최신예화기이다. 88전차는 가속능력이 탁월한 디젤엔진과 자동변속이 가능한 유압식 변속기를 갖추고 있어 산악지역에서의 기동이 자유로우며 야간사격,이동간 사격에서도 뛰어난 명중률을 갖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T62전차보다 사격범위가 넓으며 순발력이 있어 전차전에서 유리하다. 89년 6월 육군본부를 충남 계롱대로 이전하면서 육군은 서부전선에 수도권 사수를 위한 강력한 기갑사단을 창설했으며 동부전선 산악지역에서도 기계화사단의 창설을 준비하고 있다. 현역장병의 전투력 이외에 4백여만의 예비군이 향토방위에 동원태세를 갖추고 있다. 육군은 또 수재와 폭설,모내기,수확기에 적극적인 대민지원을 함으로써 국민의 군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육군은 다가오는 2천년대의 전략환경에 자주적이고 창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한국적인 군인상을 적립하고 동적인 군을 건설한다는 목표아래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해군◁ 9백마일의 해안선을 경비하고 있는 해군은 93년도 참수함 도입을 앞두고 연안 해군시대를 마감하고대양해군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84년 4월 전투구축함 「서울함」이 취역한 이후 한국형 구축함이 해군의 주력을 이루고 있다. 순수한 우리기술과 방위성금 등 우리자본으로 건조된 서울함은 대함 미사일공격 능력과 적의 미사일 공격을 교란시키는 방어능력과 수개월동안 해상에서 작전을 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형 구축함은 90년 4월 환태평양 기동훈련에 참가함으로써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 해군으로부터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주요 해안선과 항로에는 하픈미사일과 대형유도탄 고속정(PGM)과 중형유도탄 고속정(PKM)이 24시간 경계를 펴고 있다. 이들 고속정들은 시속 40노트 이상의 고속운항이 가능해 적의 간첩선을 잡는 명수이며 40㎜ 로켓을 장착하고 있다. 동해안과 서해안에 위치한 2개의 해병사단은 국군의 유일한 전략작전부대로 제몫을 다하고 있다. 충무공의 구국정신을 이어받은 해군은 태평양시대를 맞아 국력에 걸맞는 대양해군 건설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공군◁ 「4천2백만의 불침번」인 공군은 현대전의 승패는제공권 확보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휴전이후 계속되어온 항공세력 우위를 견지하고 있다. 68년 미그잡는 도깨비 팬텀을 도입,영공방위를 폈던 공군은 팬텀이 성능은 우수하나 노후해서 차세대전투기사업(KFP)을 추진,FA18기를 차기 공군의 주력기로 선정했다. FA18은 93년도까지 완제품 12대가 도입되고 36대는 조립생산,72대는 한국에서의 면허생산으로 98년말까지 총 1백20대가 도입되게 된다. FA18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그29ㆍSU25보다 성능이 우수해서 앞으로 20∼30년동안 한반도 상공에서 주력기로 활동하게 된다. 공군은 82년 9월 국산전투기 제공호를 조립생산,항공기술을 익혔으며 86년 6월에는 현재 주력기인 F16전투기를 도입,운용하고 있다. 공군은 또 공중훈련 비행장비(ACMI),최신레이다,공대공 미사일 등을 보유함으로써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기를 제압할 수 있는 자신감과 전투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완벽한 영공방위태세는 그동안 수차례 중국ㆍ북한의 미그기 귀환과 민항기의 불시착 때 적기 조기포착 및 식별,그리고 비상출격및 유도작전에서 입증된 바 있다. 2000년대를 맞는 공군은 「필승의 정예공군」 육성을 목표로 조국영공방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소,한ㆍ일과 관계개선으로 극동지역 안보확립 추진/미 국방부 보고서

    ◎병력감축 불구 장비는 현대화 【워싱턴=김호준특파원】 소련은 한국 일본 등 비공산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극동안보를 확립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미 국방부가 25일 밝혔다. 펜터건은 이날 펴낸 1990년도 소련 군사력 평가보고서에서 『소련 당국은 극동의 지역군축기구설립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소련은 앞으로 아ㆍ태지역의 군사력을 양적으로 감축하되 질적으론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이 지역의 단기적 안정은 더디지만 꾸준한 중소의 화해페이스와 북한 지도부의 변화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소련의 현 군사정책은 이른바 「신사고」의 적용에 앞서 가상적을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군사력을 서둘러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모스크바의 정치적 경제적 개혁에도 불구하고 소련은 아직도 서방을 위협하는 엄청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이 보고서는 소련이 1만기의 대륙간 핵탄두,3만대의 현대식 탱크,5백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극동주둔 소련군의 변화와 관련,『소련은 당초 발표대로 몽고주둔 병력의 4분의 3을 철수한데 이어 중소 접경의 병력을 감축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일본을 겨냥해 배치된 육ㆍ공군의 감축에는 별로 역점이 두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후세인의 딜레마/부시의 “파병도박”

    미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진입,이라크의 사우디 위협 등으로 중동사태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인 강경입장과는 달리 양측이 모두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일자 뉴욕 타임스지가 소개한 「부시의 도박」을 요약하고 후세인의 어려움을 정리해 본다. ◎승부수 던진 「미 모험」/후세인 축출 않고는 불안 여전/「위협제거」 목적달성은 미지수 부시 미대통령은 사우디에 미군을 파병,미국의 경제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했으나 부시는 이로 인해 결과가 분명치 않은 중동위기에 미국과 그 자신의 운명을 함께 하는 도박을 하는 결과가 됐다. 부시대통령의 결정 뒤에 있는 이해관계는 원유의 원활한 공급 및 가격억제라는 점에서 분명하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쿠웨이트를 침공함으로써 이제는 사우디를 위협하고 OPEC를 지배할 위치에 이르렀다. 부시대통령은 세계경제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에 대한 주도권이 사우디와 다른 OPEC회원국들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사우디에 대한 이라크의 위협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부시는 단계적으로 후세인과 대결하는 상황이 됐다. 후세인이 미국에 도전하고 세계원유 비축분의 반을 삼켜버릴 소모전에 미군을 끌어들인다면 미국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이랍지도자들은 공개적으로 외세와 동맹관계를 맺지 않을뿐 아니라 다른 국가를 파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라크가 먼저 이 규칙을 위반,쿠웨이트를 침공했기에 사우디도 이라크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아랍세계의 비난을 각오하고 외세인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중동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의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첫째는 후세인이 미군을 자극하지 않은 채 쿠웨이트점령을 계속하는 경우이다. 후세인은 아랍세계를 그의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악의적인 반사우디 캠페인을 벌일 것이다. 둘째는 후세인이 사우디에 군사행동을 하거나 미군에 발포하는 경우이다. 후세인은 미사일과 독가스 및 이란과의 8년전쟁에서 숙달된 1백만군을 보유하고 있다. 셋째는 이라크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가 이라크를 질식시켜 후세인이 협상을 제의하는 경우이다. 넷째는 이라크군부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후세인을 축출하는 경우이다. 이것은 미국정부가 가장 바라는 희망사항으로 이렇게 된다면 중동위기가 빨리 해결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군의 조속한 철수를 가져오게 된다. 사우디에 파견된 미군의 임무는 쿠웨이트를 원래상태로 하는데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비록 후세인이 쿠웨이트로부터 당장 철수하더라도 그는 사우디를 위협하는 강력한 세력으로 남을 것이며 아랍세계를 통한 반사우디 캠페인을 선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부시는 이라크에 정권이 교체되지 않는한 목적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갈림길에 선 이라크/“확전이냐 협상이냐”… 선택 고심/아랍권 외면ㆍ내정 불안에 초조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국제압력에 굴복해 상황을 다시 쿠웨이트 침공 이전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국제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이겨낼 여력을 지금 이라크가 갖고 있는가가 바로 후세인의 고민이다. 후세인으로선 아랍의 일원으로서 미군의 주둔을 허용한 배신자(?) 사우디까지 응징하고 싶겠지만 현 중동위기의 불똥을 사우디에까지 확산시키기엔 이라크가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크다. 후세인의 어려움은 ▲이라크에 일제히 등을 돌린 아랍권의 외면 ▲서방의 경제제재가 미칠 타격 ▲예상외로 신속한 대응을 보이는 서방 군사력의 위협 ▲이라크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반후세인 세력의 도전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직후만 해도 상황전개를 주시하며 미온적 대응을 보이던 아랍권은 위기사태가 사우디 침공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이라크가 쿠웨이트 합병을 선언함에 이르자 사우디와 이집트를 축으로 한 반이라크 전선이 형성돼 아랍형제들에 대한 후세인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란과의 8년 전쟁으로 파탄직전인 이라크경제에 국제적인 경제제재조치가 남길 타격은 후세인의 목을 조이기에 충분하다. 수입의 대부분을 원유수출에 의존하는 이라크로선 원유수출의 봉쇄는 곧 생명선의 차단이나 다름없다. 또 원유수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막대한 전비조달이 불가능해 이라크가 자랑하는 군사력도 무용지물로 전락할 우려마저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에 맞서 미ㆍ영ㆍ불ㆍ소 등 선진국들이 보인 신속한 군사적 대응도 이라크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들 선진강국은 이미 페르시아만지역에 전함들을 파견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전력을 증강시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라크가 아랍내의 군사대국이라고는 해도 이들 선진강국의 연합세력과 정면대결을 벌이기엔 역부족이 아닐 수 없다. 자칫하면 이라크 나라전체가 초토화할지도 모르는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이들과의 정면대결에 나서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라크 북부에서 오래전부터 반후세인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쿠르드족의 준동,82년 이후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후세인에 대한 암살기도설과 쿠데타위협 등 내정불안도 후세인으로선 간단히 보아넘기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후세인은 자신에 대한 암살기도를 피하기 위해 매일밤 거처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현 위기의 장기화로 경제사정이 더욱 악화될 경우 국민의 55%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집권수니파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충분히 점칠 수 있는 상황이다.
  • 순수성 잃은 오사카 「조선학토론회」

    ◎북한,「학술토론회」를 정치선전장화 기도/세미나보다 친평양무드 조성 관심/3년전 논문 재탕… 학자적 양식 의문/조총련 주도로 어용학회 결성도 시도 오사카(대판) 조선학국제학술토론회는 다음 3가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첫째는 학술토론의 순수성이 보장되고 있는가라는 점,둘째 분단 이후 처음으로 갖는 남북한의 본격적인 학술교류에서 학문적 수준의 우열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라는 점,셋째로는 세계조선학회가 과연 결성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첫번째 의문,학술토론의 순수성 여부는 애초부터 빛을 바랬다. 부동산투기로 돈을 벌게된 조총련계 오사카 경제법과 대학은 처음부터 이번 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함으로써 무명의 대학을 이름있는 대학으로 만들어 보자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당초부터 순수성을 결한 것이었다. 게다가 조총련의 지시에 따라 8ㆍ15 범민족대회와 발맞춰 북한의 선전공세를 위해 무드조성을 꾀한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측의 대거 참가에 따른 개방화 영향은 오히려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불가피하게 규모가 축소된 이상 주최측과 북한 참석자들은 정치적 색채를 줄이는 등 자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세기 전통일원장관,홍일식교수(고려대),김대환교수(이대) 등 거물급을 비롯한 1백93명이나 되는 대규모 한국대표단 앞에서 11명 밖에 안되는 북한 대표단으로서는 중과부적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이에 따라 전략을 전환,학술토론의 내용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회가 예상보다 학문적 중립성이 강조된 면이 있다면 그것은 비세에 따른 불가피한 위장전술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두번째 지적인 학술토론에서의 우열 또한 분명하게 차이가 드러났다. 북한이 내세우는 역사학자 김석형(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고문)은 46년 월북하기전 30대에 서울대 교수를 지낸 인물이며 임나일 본부설을 이론적으로 제압,일본 학자들조차 그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는 거물이다. 그는 3일 하오 「삼국사기의 왜침범기사에 대하여」라는 내용의 주제발표를 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가족상봉등 여러가지 의미에서 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므로 그의 강연은 인기였다. 북한측에서 참석한 11명의 대표단 가운데 김만이 유일하게 학자다운 학자로 간주되고 있는 터여서 청중이 몰린 것은 당연했다. 그의 학설은 이런 것이었다. 『신라에 대한 왜의 침범사건기사는 기원전 50년(혁거세거서간 18년)부터 기원후 5백년(21대 소지마립간 22년)까지 30여차례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나 그 이후는 없어진다. 침범은 5세기에 가장 많아 약 15차례 자행됐으며,3세기에는 8번의 침범이 있었다. 침범 횟수를 보고 알 수 있는 것은 신라를 침범한 왜가 당시 야마도(나라현)를 중심으로 하고 있던 통일국가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중심이 그렇게 조선반도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주 신라에 출병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침범한 왜군수는 한번에 고작해야 수천명 정도임을 짐작케 한다. 또 그들은 해적일 수도 없다. 이렇게 오랜 세월에 걸쳐 해적이 계통적으로 쳐들어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나오는 신라를 침범한 왜는 그 침범횟수와 규모로 보아 기원전후 시기부터 수백년간 북규슈에 존재했던 여러개의 왜소국들에서 내습한 수천명 정도의 부대들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고대 한일교류사 전공인 김의 이같은 주장은 새로운 시각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벌써 3년전에 발표된 것으로서 새로운 학설이 아니다. 이번 북한측 참가자들은 이처럼 묵은 학설들을 들고 나와 주최측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어떤 학자들은 이 대회가 이처럼 질적 향상을 도외시하고 사상적 색채만 강조해서는 활로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번째로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학회의 구성여부이다. 본래 이 학회결성을 서두르고 있는 사람은 북경대 최응구교수를 중심으로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오청달교수 등 몇몇이다. 최응구ㆍ오청달 두사람은 이번 제3회 조선학 국제학술토론회의 실행위원회 공동위원장이다. 최교수는 황장엽이 김일성대학 총장시절 이 대학에 유학하며 유학생회 회장을 지냈다. 이 시절 김정일은 학부에 재학중이어서 친분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김의 북경방문때 통역을 맡을 수 있을 만큼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오교수는 조총련계대학인 오사카 경제법과대학의 상무이사로 재직중인 실력자로서 북한에 형제를 두고 있다. 그의 동생은 북송선을 탄 이른바 「귀국자」로서 이번 토론회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북한대표단의 규모축소로 오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속에 있는 두사람은 조선학관계의 세계학회를 결성,활약의 발판을 만들어 보려고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이 주도하는 세계조선학회는 친김정일의 북경대 최교수가 회장,조총련계의 오교수가 사무국장,운영기금은 조총련 쪽에서 나올 것이 틀림없는 구도로 짜여 있다. 이러한 학회에 한국측이 참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학 관계자료의 80%는 서울에서 공급된다. 이런 열쇠를 쥐고 있는 한국측이 참여하지 않는 세계학회는 의미가 없는 것임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조선학회나 한국학회가 아닌 「국제고려학회」의 결성쪽으로 방향을 돌리려 한다. 그 회칙 초안에 따르면 사무국은 일본 오사카에 두며 회원이 많은 나라와 지역에는 분회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명칭이야여하튼 현재와 같은 친북한인사들에 의해 주도되는 세계학회결성은 저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오사카=강수웅특파원〉
  • 쿠바 북한 소 경원 줄자 「공산경제」허덕인다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으로 쿠바가 상당한 경제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소련의 대북한 석유공급이 이미 감축됐으며 앞으로 군사원조도 축소될 것이라고 팔린 소공산당 국제부장이 밝힘으로써 북한도 쿠바와 같은 경제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소련은 이같은 석유공급 감축이 국내생산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탈냉전 조류를 도외시한 채 사회주의 고수를 외치는 북한과 쿠바에 대한 우회적인 압력수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으로 북한이 겪게 될 어려움,소련과 쿠바의 사정등을 알아본다. ◎원유수급 차질 북한/소의존 높아 30% 줄면 “산업휘청”/전력난 겹쳐 공장에도 제한송전 소련이 최근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삭감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소련의 이같은 대북한 경제원조 축소가 북한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련이 지난 7일 쿠바와 동구에 대해 국제시세보다 3배가량 싸게 공급해온 「대외원조용 원유」를 30% 삭감키로 결정한 이후 이들 나라들이 심각한 「오일쇼크」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소 경제의존도가 이들 나라보다 결코 낮지 않은 북한이 겪을 경제적 타격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원유수입량의 약 30∼40%를 소련에 의존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를 삭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련이 비록 「정치적」이유에서 원유공급을 삭감키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심상치 않은 경제적 시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의 대소 의존도는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지만 지난해 3월 소련당국이 발표한 대북한 경제지원 내역에 따르면 소련은 54∼60년 사이에 13억루블을 원조했으며 소련상품이 북한의 총수입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7%나 됐다. 특히 북한의 대소무역의존도는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무역진흥회(JETRO)가 지난 87년 북한과 거래했던 세계 33개국의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수출은 14억6천만달러,수입은 20억7천만달러이며 이중 북한과 소련간의 왕복무역 규모는 총 19억5천만달러(전체대비 55%)로 2위인 중국과의 교역액 5억2천만달러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또한 북한의 대외 채무액은 88년말 현재 약 52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1채무국 또한 소련이기 때문에 소련이 대북 경제압력을 가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소련의 원유공급 삭감이 미칠 영향과 관련,북한의 에너지 공급현황을 보면 석탄 70%,석유 30%로 비교적 석유의존율이 낮기는 하지만 현재 석탄의 생산실적이 목표량인 1억2천만t에 크게 밑도는 4천70만t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소련의 이번 원유삭감 조치는 설상가상의 어려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전략생산부문에 있어서도 오는 93년까지 1천7백만㎾의 발전설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추진실적은 6백90만㎾에 불과하며 연간 발전생산량 역시 목표량 1천억㎾H에 크게 못미치는 3백억㎾H로 심각한 전략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소련은 북한의 전력생산을 증가토록 지원하기 위해 93년까지 총 1백76만㎾의 원자력 발전소(44만㎾급 4기)건설을 지원키로 합의했으나 북한의 핵안전협정체결 거부로 인해 소련이 원자로 4기의 대북판매를 일단 중단했음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에서 확인됨에 따라 이 계획 역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결국 동력원료 연료로서 주된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력ㆍ석탄부문의 저조한 실적은 현재 북한의 공업생산과 경제건설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을뿐 아니라 「제한송전」등 주민생활에도 엄청난 불편을 입히고 있다. 따라서 연간 80만∼1백만t 규모(전체대비 40% 정도)로 알려져 있는 소련의 대북 원유공급량중 그 삭감량이 30% 정도만 되어도 북한경제는 엄청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교역길도 막힌 쿠바/연료 할당량 줄어 국민불만 팽배/에어컨 가동중지ㆍ버스운행 단축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대통령포고령을 통해 『제3세계에 제공되는 소련의 대외원조는 재정적으로 궁핍한 소련경제에 비춰볼때 감당하기 어려운 「사치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향후 『동구경제상호원조회의(COMECON) 회원국과의 무역관계를 완전히 태환성을 갖는 통화로 국제가격에 따라 거래되도록 보장함은 물론 이같은 방침을 COMECON 이외의 국가들에게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포고령이 발표된지 5일 후인 지난달 30일 발렌틴 팔린 소련공산당 국제부장은 일본 산케이(산경)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소련이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을 이미 삭감했으며 앞으로는 군사원조도 축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외교책임자인 팔린의 이같은 발언은 고르바초프의 포고령이 이미 실시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소련경제가 대외 군사ㆍ경원까지 감축해야 할만큼 악화됐음을 시사한다는 점과 소련의 대북한 군사ㆍ경제원조의 감축이 경직된 사회주의체제의 유지를 고집하는 북한에 얼마만큼의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두가지 측면에 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추진 5년동안 전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소련경제는 지금 글자 그대로 파탄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 유일한 희망이라곤 고르바초프의 권좌유지를 희망하는 서방으로부터의 경제원조인데 그것도 소련경제의 탄력성에 회의를 품고 있는 서방기업들의 망설임때문에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력의 낭비를 최대한으로 억제하겠다는 고르바초프의 의지표명이 제3세계에의 경제원조 중단으로 나타났다는게 소련관측통들의 분석이다. 동구 각국과 쿠바는 이미 소련의 석유공급감축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는데 자유시장경제로의 점진적인 이행을 시도하고 있는 동구국들과는 달리 사회주의경제체제를 고집하는 쿠바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동구 각국은 가격인상등을 통해 미약하나마 수요를 억제할 「장치」가 있는데 비해 쿠바에선 연료할당량의 감축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바는 사무실에서 에어컨 가동 중지령을 내렸으며 일부 지역에선 트랙터 대신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일이 다시 등장했고 자칫하면버스운행마저 중단될 위기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ㆍ군사적으로 대소의존도가 높은 북한 역시 쿠바와 마찬가지로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이 오랜동안 계속될 경우 상당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25일 고르바초프의 포고령이 세계적인 탈냉전 분위기를 외면하고 있는 쿠바와 북한을 의식했든 안했든 결과적으로 그것이 두 나라에 상당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은 한사코 마르크스주의의 수성을 고집하는 쿠바와 북한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대소 의존이란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방촉구의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 야 소장파 사퇴선언의 저변

    ◎“거여견제”·“야권 물갈이” 동시 겨냥/「파행국회」 틈타 선명성 경쟁/양당 구도속 「민주」 입지 확장도 계산 민주당 김정길·이철·노무현의원과 평민당 이해찬의원 등이 13일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 전격적으로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에 제출함으로써 13대 국회 후반기 정가에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의 사퇴에 이어 민주당 이기택총재를 비롯한 의원 전원이 14일 상오 긴급 정무회의를 열어 동조사퇴를 결의할 분위기여서 사퇴파문은 당분간 야권전체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들의 사퇴배경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거여와 김대중총재등 평민당 지도부를 동시에 겨냥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이들 소장파의원 4명의 사퇴서제출은 거여의 힘에 대한 「옥쇄작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4의원이 의원직 사퇴 성명서에서 『의원직을 사퇴함으로써 국군조직법과 방송관계법등 각종 악법을 강행통과시키고 있는 민자당 정권의 횡포에 온몸으로 항거한다』라든가 『13대 국회를 즉각 해산하고 총선거를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한것은 바로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를 대변하고 있다. 물론 13대 국회 해산­조기총선 주장은 야권내에서 새로운 얘기도 아니기 때문에 이들이 사퇴서를 낸 시기가 거여의 강행처리와 평민당의 극한 실력저지가 맞서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들의 사퇴는 그동안 조기총선 주장을 펴면서도 실제 결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는 평민당에 앞서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의 젊은 세대들이 선수를 친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의 의원직 사퇴가 만일 의외로 국민적 호응을 얻을 경우 평민당도 결국 이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럴 경우 평민당 김대중총재의 야권내 지도성과 대표성이 결정적인 흠집을 입어 김총재 2선후퇴등 세대교체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협정 비준에 반대해 의원직을 사퇴한 윤보선·김재광의원 등 7명이 그 이후 야권의 선명성 경쟁에서 기선을 제압한 전례가 이번의 이들의 사퇴결행의 준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시 말해 이번 사퇴파문의 이면에는 야권내 선명성 경쟁이 깔려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럴 경우 평민당 김대중총재가 그동안 3당합당 저지를 주장하면서도 원내 강경투쟁에 주력해 여야 1 대 1 구도로 정국양상이 좁혀지자 입지가 약해진 민주당의원들의 계산된 행동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즉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내각제개헌 정국에서 민자당과 평민당의 극한 대결을 앞두고 이들 소장파의원들이 미리 승부수를 띄웠다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돌발사태에 대해 민자·평민 양당은 우선은 사퇴파문의 확산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민자당내 민정·공화계 등 내각제개헌에 적극적인 계파에서는 이같은 파문이 야권내 연쇄반응을 야기할 경우 13대 국회 후반기와 향후 정국구도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은 변수일 뿐만 아니라 민주계에서도 계파의원들의 동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평민당 주류의 입장에서는 당소속 이해찬의원의 독자적 행동이 궁극적으로 김대중총재의 당내 카리스마를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김총재등 당지도부와 호남출신의원들은 물론 이재근상공위원장등 이의원과 그동안 야권통합 서명에서 호흡을 같이했던 의원들조차 『아직은 독자적 의원직사퇴로 전면적 대여 투쟁을 벌일 적기가 아니다』라며 현시점에서 동반사퇴를 고려할 의사가 없음을 피력하고 있다. 다만 이상수의원을 비롯,정대철·노승환·김종완의원 등 서울 지역구 의원들의 동조여부가 관심사이나 현재로선 이들의 동반사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사퇴파문은 대체로 다음 3가지 정도의 파장을 보이며 확산 또는 수렴될 공산이 가장 크다. 가장 가능성의 큰 경우가 사퇴파동이 단기적으로 민주당 전체로 비화되면서 평민당이 이에 동조하지 않는 양상이다. 국회법 제1백28조를 보면 의원직사직은 회기중에는 토론없이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고 폐회중에는 의장의 허가를 얻도록 돼 있다. 즉 민자당이 표결에 응할 리 만무한데다 이번 임시국회후 이들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노무현의원의 사퇴파동때처럼 「깜짝쇼」 수준의 정치적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김총재등 평민당 지도부로서는 과거 5공시절 6·29 전야처럼 국민적 저항 열기가 없는 한 섣불리 전면적인 장외투쟁에 뛰어들 수 없다는 점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3당통합이후 개혁의지의 부분적 후퇴등에 실망한 여론도 적지 않지만 현시점에서 「민주­반민주」 구도로 전면적인 대여투쟁을 벌일 경우 거여에 대한 반사적 지지가 평민당으로 쏠릴 것으로는 김총재 자신도 믿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대치는 적지만 이번의 「옥쇄작전」에 우호적인 재야의 압력에 김총재와 평민당이 동조할 경우 그리고 이번 임시국회가 여의 강행처리와 야의 실력저지가 맞서 일그러진 모습으로 끝날 경우 「한여름 정국」이 강경장외대치국면으로 치달을 소지도 있다. 또 이번 국회에서 방송법·국군조직법 등이 여당의 일방처리로 종결된다 하더라도 여야막후 접촉을 통해 지자제등 보다 큰 쟁점에 대해 어떤 「출구」가 마련된다면 김총재가 이번 사퇴파문을 기화로 평민당 의원들의 일괄사퇴서를 무기로 활용해 평민당안의 관철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평민당은 지금보다는 「장외」에 좀 더 체중을 실은 형태로 「원내외 병행투쟁」을 구사하는 정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구본영기자〉 ◎관련국회법과 사례/개회중엔 토론없이 의결로 ○…현행 국회법상 의원의 사퇴는 본인이 서명·날인한 사직서를 의장에게 제출해 국회가 개회중일 경우 찬반토론없이 의결로 허가되고 폐회중일 경우 의장이 직접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 국회의원 선거법에는 지역구의원에 결원이 생길시 의장이 이 사실을 중앙선관위에 통보한 뒤 90일이내에 보궐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 ○…의정사상 의원직을 사퇴한 사람을 보면 우선 6대때인 65년 7월 민중당고문이었던 윤보선의원이 한일 국교정상화와 관련,탈당계를 제출함으로써 당시 헌법에 의해 의원직을 자동 상실. 또 10대 국회에서는 79년 10월13일 신민당 고재청의원등 66명이 김영삼총재의 의원직 제명에 항의,의원직 총사퇴서를 제출했으나 국회 본회의 의결로 사퇴서가 반려된 유일한 사례가 있다. 13대들어서는 지난해 12월29일 민정당의 정호용의원이 「광주사태」의 책임을 진다며 의원직을 비롯한 모든 공직에서 탈퇴를 선언. 13일 사퇴서를 제출한 민주당 노무현의원은 지난해 3월20일 의회기능 무력에 대한 회의를 이유로 사퇴서를 제출,당시 정가에 파문을 일으켰으나 14일만에 사퇴철회서를 제출해 스스로 번복했던 전력의 소유자. 국회의 의결로 사퇴를 허가한 예는 7대의 기세풍·신용남의원,9대의 김옥선의원,11대의 이우재의원 등 3건이 있으며 사직서를 제출한 의원이 철회한 경우는 노의원외에 10대때 이택돈의원이 있다.〈박정현기자〉
  • 외언내언

    『중국은 등소평의 경제개혁이 계속될 경울 서구민주주의와는 다를지 모르나 반드시 일종의 복수주의 내지는 입헌정치에 이를 것이다. 현재의 노선을 계속 추구한다 하더라도 10년후에는 소련보다는 자유롭고 휠씬 풍요한 나라가 되어 있을 것이다』. 전 미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박사의 진단이다. ◆지금은 비록 뒤져 있으나 정치ㆍ경제 민주화개혁을 위한 객관적 조건은 중국이 소련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중국은 한국ㆍ대만ㆍ홍콩 등 주변에 성공적인 모델들이 있고 해외거주 화교들도 많으며 「장사꾼 정신」의 전통도 뿌리가 깊다는 것. 천안문사건이후 지난 1년은 엄청남 충격의 흡수를 위한 정리기간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금년들어 천안문사태와 차우셰스쿠 비극의 충격이 진정되면서 조심스런 변화의 조짐을 보여왔다. 1월의 북경계엄령 해제에 이어 천안문사건 구속자도 두차례에 걸쳐 8백명이나 석방했다. 탄압과 처벌 일변도의 정책도 설득과 회유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25일엔 지난 1년20일동안이나 북경주재 미대사관 구내에 갇혀 있던중국의 반체제 지도자 방려지부부의 출국허가가 나온 것이다. ▲중국이 국가위신을 걸고 완강이 거부하던 방씨 부부의 출국허가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경제압력에 굴복한 결과로 지적되고 있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이제 얼마간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닌다 하는 점이다. 4월15일 호요방 1주기이후 6월4일 천안문 1주년까지의 불안했던 북경의 봄을 무사히 넘긴 데서 오는 자신감일지도 모른다. ◆굴복이라도 좋골 자신감이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길이 옮겨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늦어도 좋으나 한걸음이 열걸음 백걸음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 5월 서울에 왔던 헌터 영 전략문제연구소부소장도 말했듯이 아시아,특히 북한의 변화는 중국의 변화가 있고서야 가능할지 모르기 때문디다. 천안문이 없었던들 오늘의 북한은 어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역사란 알다가돌 모를 것인가 보다.
  • “한국에 한수 졌다”일 외교 자성론/한ㆍ소정상회담에 착잡한 반응

    ◎“왜 화려한 워싱턴무대 활용 못했나”비난도/“대소경협의 라이벌로 등장”재계서도 우려 사상 최초의 한소수뇌회담을 지켜보는 일본의 시각은 복잡하다. 「한소국교합의를 환영한다」 (요미우리) 「역시 남북대화가 열쇠다」 (아사히)라는 6일자 신문사설들이 보여주는 바와같이 표면상으로는 이번 회담의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이것이 동북아시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교ㆍ경제상으로 『무엇인가 한 수 졌다』는 자책감에 빠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NHK­TV가 매일밤 11시부터 방송하는 「미드나이트 저널」의 5일밤 해설은 이런 분위기를 짐작케 해준다. ▲캐스터=최근들어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의 활약이 매우 두드러지는데요,이번 한소정상회담도 그 타이밍이 아주 절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것을 착안할 수 있었을까요. ▲이다(반전)해설위원=그렇습니다. 타이밍이 정말 좋았습니다. 노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만해도 전혀 그런 눈치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방문계획을 취소하고 일본에만 온 것이어서 그런 계획이 있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습니다. ▲캐스터=노대통령은 이제 세계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인물로 부상했습니다. 미소만 띠는 그 얼굴에서 어떻게 그런 추진력이 나오는지…. 이런 취지의 해설대담이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우리 일본외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불만감이 역연했다. 이날밤 9시 뉴스시간에서는 외무성 구리야마쇼이치(요산상)사무차관도 나와 『일본정부는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한소정상회담이 결정됐을 당시의 사카모토 미소지(판본삼십차)관방장관의 기자회견내용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해준다. 『우리가 한 수 뒤졌다,그런 차원에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깨끗한 히트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일본정부는 이번 한소정상회담과 미소수뇌회담이 한반도정세 및 일소관계의 앞으로의 전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이들 정상회담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스탬퍼드대학에서의 연설등 아시아ㆍ태평양정책에 관한 일련의 발언내용에 대한 분석에 착수했다. 세계 초일류의 경제대국임을 자랑하는 일본이,그것도 동북아시아의 중심국인 일본이 이번 한소정상회담에서만은 외교상으로 한국에 기선을 제압당했다는 충격을 도처에서 드러내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미소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내년 일본을 방문,근본적인 협의를 하겠다』는 발언에 큰 위안을 받고 있으며 한국정부가 김종휘 청와대 외교안보보좌관을 특사로 보내 한소회담의 결과를 일본에 설명하겠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NHK­TV가 방송했던 구리야마차관과의 대담에서처럼 현재의 일본은 세계정세에 영향을 미칠 외교전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수동적 외교」에 머물러 있다고 자책한다. 이번 한소회담을 보는 일본경제계의 반응도 대단히 민감하다. 한국과 소련은 이번 정상회담결과 민간 베이스의 무역ㆍ투자교류로부터 차관의 공여를 포함한 국가차원의 경제교류로 심화시키는 준비를 끝냈다. 일본의 재계수뇌들은 이것이 아시아 지역의 긴장완화에 직결되는 것은 물론 심각한 상태를 더해가고 있는 소련경제의 재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련정부의 고위관계자가 『대소경제협력에 소극적인 일본에 실망한 결과 소련은 한국에 접근했다』라는 워싱턴에서의 발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같은 발언을 한 인물은 다름아닌 프리마코프 소련대통령평의회 사무국장이어서 반응의 심각도를 더한다. 프리마코프사무국장은 지난 4일 『우리는 일부 일본기업에 실망한 결과 한국경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일본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 안건의 진전상황에 따라서는 『지불지연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소련경제의 리스크(위험)의 크기와,풍부한 자원 및 거대한 소비재시장이라는 매력 사이에서 딜레마의 고뇌가 생길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어쨌든 이번 한소정상회담 결과 한국이 대소경제협력면에서 일본의 새로운 라이벌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려 하지 않는다. 경응대 고비키 마사오(소차목정부)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소련으로 본다면 일본을 상당히 의식,견제하고 있으며 목표는 차라리 일본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일본 각계의 인식은 한소정상회담 이후에 생겨났다. 일본은 왜 미소 정상회담의 화려한 무대를 이용할 생각을 못했는가. 구리야마차관의 「수동형외교의 자책」은 일본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결론처럼 들린다. 이제는 일본외교의 능력을 시험할 시기라는 지적이다.
  • “강행”·“불참”… 여야의 「하루국회」 대책

    ◎「쟁점현안」 절충에 기선제압 포석/“책임정치” 들어 야 파상공세 봉쇄 민자/“과잉대응땐 역기능” 실력행사 자제 평민/총재회담 막후접촉 통해 「6월 국회」 합의 가능성 상임위원장 배분및 임시국회 일정 등을 둘러싼 여야간의 이견대립으로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29일의 임시국회는 여당 단독출석과 평민·민주(가칭)등 야당 불참이라는 파행속에 진행되게 됐다. 민자당은 29일 의장단 선출 강행과 함께 30일에도 이문옥감사관사건을 다루기 위한 법사위 소집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으나 평민당측은 1개월동안 회기로 임시국회가 소집되지 않는 한 29일 회의 불참은 물론 향후 여권의 개별상위 소집제의에도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 여야간의 냉각기류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간의 이같은 대결양상은 여야총재회담및 각종 개혁입법·지자제법안 정리 등 쟁점현안에 대한 절충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제한적인 「시위」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따라서 앞으로 여야총무접촉등 막후대화및 총재회담등을 통해 「합의」에 의한 6월 국회소집 일정이 정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평민당측은 현안법안 처리과정에서 여권이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실력저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임시국회 운영과 관련한 난항이 예상된다. ▷민자당◁ 「다수에 의한 횡포」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여 단독으로 29일 임시국회 소집 강행을 결정한 데는 명분상 여권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장단 구성문제가 여야 정치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만큼 의장단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29일의 국회소집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의장단 구성문제를 나머지 현안절충과 연계시킬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요컨대 더이상 야권의 정치공세에 끌려다니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정국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민자당측은 쟁점법안등에 대해 여야간 의견절충및 타협이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오는 6월19일로 상임위원장 단임기가 만료되는 점등을 고려할 때 6월 중순까지 여야간 현안절충작업을 거친 뒤 새 상임위원장단 구성과 함께 쟁점법안등을 국회에서 처리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야간에 사전 이견조정작업도 없이 국회를 열 경우,결국 또다시 여야가 각자의 목소리만 높이다가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는 비생산적인 국회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자당은 이에따라 6월 중순까지 대야 대화를 통해 현안법안등에 대한 절충을 벌여나가되 ▲광주보상법 ▲국군조직법 ▲안기부법 ▲국가보안법 등은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를 통해서라도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광주보상법등은 여야총재회담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광주등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평민당측의 입지등을 감안할 때 여야 단일안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제법안은 최근 여권이 여러차례 확인한 것처럼 여야 단일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되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여야 모두 내심 연내 지방의회 구성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민자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처리할 경우 야권으로부터 지방의회선거 보이콧등 대여 공세의 빌미만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집권당의 책임정치구현 차원에서 상임위원장단 구성과 관련,야당측에 한석도 할애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이에대한 대야 설득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앞으로 임시국회 일정등과 관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평민당◁ 29일의 하루국회에 대한 평민당의 입장은 「회의참석·실력저지」라는 강경론과 「불참」이라는 소극적인 대응방안으로 양분됐으나 28일 의총에서는 「불참」으로 결정됐다. 평민당이 단상점거등 실력저지방법을 피하기로 한 것은 중대 국사도 아닌 의장단 선출에 과잉 대응하는 것은 책임있는 야당으로서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이유때문이다. 김대중총재는 설명처럼 앞으로 지자제선거법,국군조직법 개정안,각종 개혁입법등 당운을 걸고 싸워야 할 현안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단상점거등 물리력을 사용하게 되면 대국민 이미지 관리측면에서 역기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고 여당에게는 면역성만 키워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총재는 이날 『평민당이 민자당이 내정한 의장단에 대해 반대하는 것도 아닌데 여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소집해 의장단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3당통합이후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이를 실력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으나 적정선에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국회 불참론」을 개진했다. 평민당은 최근 야권통합과 관련한 당내 불협화음이 이번 임시국회에 대한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또다시 표출될 것을 우려해 이날 의총에 앞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불참」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의총에서는 이를 만장일치로 추인하는 방식을 썼다. 평민당 지도부가 임시국회 소집과 관련한 민자당의 「다수에 의한 횡포」를 그동안의 당내분규를 일소하고 심기일전할 수 있는 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차피 하루로 끝나는 29일의 임시국회는 대결의지만을 보여주며 넘기고 다음달 19일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원장직 개편및 각종 주요현안들을 놓고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김총재로서는 6월 초순으로 여권과 합의한 여야총재회담을 앞두고 하루 임시국회에서 평민당 스스로가 팽팽한 대결국면을 조성해서는 결코 이로울 게 없다고 계산한 듯한 눈치다. 총재회담의 결과가 앞으로 평민당이 선택할 대여 투쟁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만큼 일단은 대화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여권의 향후 정국운용 방향의 확실한 감을 잡아보겠다는 것이다.
  • 외언내언

    90년대 한반도 상공을 지키게 될 차세대 전투기계획(KFP)의 핵심인 기종이 미국 맥도널드 더글러스(MD)사의 FA18기로 확정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FX(차세대 전투기)작전이라고도 불린 이 계획은 엄청난 비용(40억달러)도 그런데다 경쟁사간의 사운을 건 치열한 로비로 해서 한때 관심의 초점이 되기도 했었다. ◆전투기는 속도ㆍ작전반경ㆍ야간작전능력ㆍ첨단전자장비ㆍ탑재무기등 기술면과 가격ㆍ운영비ㆍ정비비 등 경제면을 놓고 평가된다. FA18기가 제너럴 다이내믹스(GD)사의 F16기에 비해 값은 비싸지만 기술면에서 앞서 있어 선정됐다고 당시 발표됐었다. 실제로 FA18기는 월남전에서 소련의 미그기를 제압하기 위해 개발된 노스롭사제 YF17기의 변형이다. ◆한미 양국간에 합의돼 이달말까지 서명케 돼 있는 이 계획이 핵심기술 이전 부문에 대한 양국간 이견으로 최소한 1년간 서명이 지연되거나 합의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해진다. 걱정했던 대로다. MD와 GD 두 사는 6년간에 걸쳐 팽팽한 경쟁을 벌이면서 대응구매비율(Off Set)을 비롯해서각종 기술이전문제와 관련,제각기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었다. 그런데 이제 얘기가 달라진 것이다. 물건만 팔았지 기술은 감추려는 것이다. ◆MD사도 그렇다. 판매협상과정에선 ①항공기부품을 총체적으로 조립하는 기술 ②항공기에 사용되는 에비오닉스기술이전 ③전투기 정비기술 및 기타시설개선 등을 제시했던 것이다. 게다가 한국산 민항기용 부품과 전투기 조립부품의 직접구매의사도 밝혔었다. 그러니 그쪽의 태도가 달라진 이상 우리도 서두를 필요가 없지 않을까. ◆물론 현대전은 전격전이며 전격전은 공군력에 의해 좌우된다. 쉽게 얘기해 「초전박설」이 그것이다. 지금 우리가 북한에 비해 공군력에선 앞서 있지 못하더라도 우리 영공방어는 철통같다. 구형기를 개량할 수 있는 기술과 첨단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면서 다시한번 신중히 계획을 수정발전시키는 문제를 검토해 볼 만하다.
  • 중증의 과소비사회/소비자단체들이 치유에 나서라(사설)

    우리의 과소비풍조를 어찌해야 할 것인가 개탄해 온지도 한참이지만 이제 이 증상은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같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경제수치들을 보면서 과연 이제 우리는 중증의 단계에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다. 그 수치의 하나는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89년도 도ㆍ산매업 및 음식ㆍ숙박업통계조사결과」에 들어 있다. 얼른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만 보아도 지난 1년새 호텔 총매출액이 47ㆍ7%,백화점의 총매출액은 46.4% 증가했다. 이것을 금액으로 보면 호텔 매출증가액이 3천3백54억원이고 백화점 매출증가액이 6천4백2억원이다. 우리의 지난해 경제상황을 설명하는 어떤 경제수치보다 그 성장률은 파격적으로 높고,높을 뿐만 아니라 기형적인 폭증을 보이고 있다. 이 수치를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든 발전이라고 말할 수 없음에 누구든 동의할 것이다. 이를 방증해 주는 것이 또 하나의 수치,한은이 집계한 올해 1분기 경상수지의 적자계수이다. 지난 3개월간 외국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경상수지의 적자는 10억9천만달러를 넘어서서이는 지난 83년 이래 7년만에 보이는 최대규모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 속에 들어 있는 관광경비ㆍ해외송금ㆍ사치품 수입들의 적자항목이다. 호화사치품 수입은 이제 봇물처럼 터져 3천㏄ 넘는 승용차가 전년대비 7배가 되었다는 것 같은 수치는 별로 시각적 자극도 주지 않는다. 외화에서나 보던 호화 자가용 요트도 이미 들어와 있고 질적으로 어떤 보증도 없는 그림ㆍ도자기ㆍ골동품까지 단지 고가품이라는 레테르로 4천5백만 달러어치나 수입됐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시가의 13배에 이르는 투기대상으로까지 변하고 있다. 오늘날 무역역조의 원인이 바로 과소비에 있다는 것을 이렇게 물증으로 확인하는 것처럼 답답하고 망연한 일은 없다. 그러나 좀더 자료들을 들춰보면 우리의 과소비 증거가 돈 많이 가진 자의 호화판 낭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평균적인 국민들의 생활태도에도 있다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지난 3월 경북 선산군은 세무자료를 통해 군민의 1년간 과소비 실태를 조사했다. 군민의 84%가 연간 2회이상 외지를 여행해 27억원을 소비했고 술값으로 86억원,차값으로 24억원 등 1백37억원을 써서 이것만으로도 가구당 평균 79만원을 소비했다. 이는 동군의 89년 추곡수매가 2백61억원의 53%에 해당된다. 이것은 꼭 이 군의 증상일리가 없고 실은 우리 모든 국민의 오늘날 일반적 행태로 보아야만 할 것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가고 있는가를 좀더 본격적으로 심각하게 생각해야만 할 것 같다. 우리의 과소비 풍조에는 그 나름대로 우리의 특수성이 있다고 보인다. 무엇보다 일찍이 미국의 사회학자 베블렌이 말했던 「위세의 낭비」가 과도하게 확대돼 있는 것 같다.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면에서 분수있고 실속있는 생활을 하기 보다는 우선 남의 이목이나 자기체면을 위한 과시욕이 너무 크게 앞서 있는 것이 우리의 정신적 상황이다. 그러니 자연 나를 남에게 표현하는 길은 나날이 더 과시를 위한 낭비로 전개될 수 밖에 없고,이는 또 한단계 더 나아가 상대를 제압하려는 방법으로까지 쓰이고 있다고 말해도 별로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다 우리에겐 어떻게 사는 것이 보다 충실한 삶인가에 대한 교육적 문화환경적 접근마저 시도되어 있지를 않다. 교육은 한 개인이 물량적 가치에 의해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물질적 빈곤속에서도 정신적ㆍ문화적 가치의 소유로써 더 긍지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반되는 단순한 점수경쟁으로만 훈련을 시켜가고 있다. 금전이나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이를 어떻게 국민이 문화적으로 사용하느냐에는 또 그 사회가 가진 문화시설과 문화프로그램들이 있어야만 이를 바르게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기초적 조건들이 지금 우리에겐 준비돼 있지 않다. 그러므로 실은 할 줄 알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과소비 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검소와 절약의 미덕이라는 것도 개개인이 그 사회속에서 교육에 의해 신념화가 되어야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 중증의 과소비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의 총체적 구상이 진실로 급히 마련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동안 상당한 역량을 구촉해온 소비자운동 단체들이 우선 앞서서 이 일에 나서는 것이 첩경이라고본다. 이미 사치풍조 추방을 새 운동목표로 설정한 단체들도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운동체는 질의 검사,피해보상 및 불공정거래들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보호운동 영역에 있다. 이러한 접근이 잘못됐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단지 우리의 오늘날 소비행태는 소비자 자신의 건실한 소비양식의 틀도 다져져야 한다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역시 소비자 운동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할 뿐이다. 실제로 소비자운동에 의해 치유되어야 할 부분도 상당히 큰 것이다.
  • 「민중민주주의」는 안된다/한승조 고려대교수ㆍ정치학(세평)

    요즈음 세상이 너무나 불안하다. 물가앙등,무역역조의 확대,증권시장의 파탄,KBS사태,현대중공업과 계열회사의 파업,과격학생운동의 폭력시위,교통마비,민자당의 지지기반 축소,흉악범죄의 증가 등등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 것인지 연속적인 충격과 불안때문에 망연자실의 지경이다. 하기는 이러한 불안증세는 5공말기부터 보이기 시작하다 6공에 이르러 가속화된 것이므로 새삼스럽다고 할 것은 아니나 바람직하지 못하기는 매일반이다. ○정부ㆍ여당에 1차책임 사람들은 이것을 권위주의 시대로부터 민주화시대로 이행함에 따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5공비리문제가 매듭지어 질 때까지는 불가피하다고 보려고 했다. 그리고 노태우정권이 3년째로 접어들며 3당통합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이제 안정궤도위로 올라서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 희망과 기대마저 빗나가고 있다. 이러한 경제난국과 정치ㆍ사회불안이 왜 고질화되어 가고 있는지,여기서 탈피하는 방법이 무엇이겠는지 그 원인도 뿌리깊고 또 복잡하므로 이처럼 간단하고 짧은해답이 설득력을 갖기가 어렵다. 굳이 따진다면 ①정부ㆍ여당의 무능과 실책 ②재야와 야당의 무책임한 언동 ③국민을 오도하는 언론의 단견과 선동성 ④국민대중의 낮은 지적ㆍ논리적 수준 ⑤기타 상황적 요인 등을 들 수가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제일차적인 책임이 정부ㆍ여당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논의를 이 문제에 국한해서 집중시켜 몇마디 해야겠다. 정부ㆍ여당의 과오중 우선 지적할 것은 현 정부가 기업측과 근로자측 쌍방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기업측은 과거의 특혜와 보호에 익어온 체질 때문도 있겠지만 반기업적인 정치세력과 언론의 비판과 공격,근로자의 거친 태도와 혁명적 난동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ㆍ방관적 태도에 당황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리고 노임상승,원가앙등,국제적 경쟁력의 저하 등 기타 요인으로 인한 수출부진,무역 역조를 기술개발,새 상품과 품질향상,원가절하의 방법으로 극복하기 보다 기업투자를 줄이며 오히려 부동산과 외제품수입판매로써 그들의 결손을 메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근로자들의 거친 임투로써 힘들게 올린 소득이 주택임대나 물가앙등으로 상쇄되어가며 전보다 더 살기가 어려워진데 대하여 분개 하고 있다. 전두환시대에는 그래도 힘들여 일하고 열심히 저축하면 내집마련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죽을 때까지 일해도 내집을 마련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탄한다. 결과적으로 노태우정부는 기업측과 근로자측,생산자와 소비자를 막론하고 아무쪽의 신뢰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무슨 새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커녕 역효과만 내는 이유도 국민 각 계층의 불신과 협조거부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정부ㆍ여당의 팔방미인식 인기정책이 그들에 의하여 도리어 역이용되어온 감이 없지 않다. ○새 정책 역효과만 불러 구체적인 예를 몇가지 들어 보자. 기업근로자를 위한 노임상승이나 농민을 위한 추곡수매가격의 인상이 있을 때마다 그 인상을 상회하는 일반물가의 상승을 가져왔다. 특히 서비스요금은 금년들어 20∼30%가 인상되어 국민생활을 압박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개발공약의남발이 전국토의 지가상승과 부동산투기를 촉발하고 있다. 주택임대의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조치가 전ㆍ월세의 폭등을 가져왔다. 2백만호의 주택공급을 위한 막대한 자금ㆍ인력ㆍ자재지원이 수출부진,무역역조의 지속원인이 될 것이 틀림없다.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환율인상추세가 다시 수입급증과 수출지연,그리고 증시위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선의의 정책의도마다 역반응ㆍ역효과를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모두 가진 사람들,특히 재벌들의 탐욕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도 없지 않다. 또 언론들이 이러한 견해를 부추겨온 감이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목을 조르다보면 그 경제주역들의 소외감과 의욕상실만 가중시키며 더 깊은 경제침체만 가속화 시킬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정치 및 행정관리의 단견과 정책의 일관성결여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분명 있는 것인데 정부가 아직도 찾아내지 못했다면 그들의 무능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정치불안의 큰 요인중 하나는 자유민주주의의 정치문화가 아직도 미숙하다는 점이다. 첫째,야당ㆍ재야ㆍ국민들이 민주화를 추진함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와 민중민주주의를 혼동하고 있다. 정부 또한 올바로 그들을 계몽하지도,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법과 질서를 생명으로 한다. 반면 민중민주주의는 민주화의 이름으로 법과 질서의 파괴를 서슴지 않는다. 정부와 기존질서에 대한 불신ㆍ분노가 지배적이어서 법질서가 존중되지 못하는 사회상황이라면 자유민주주의는 민중민주주의에 의해 제압당하는 것이 시간문제이며 또 자연추세이다. 이런 경우에 자유민주주의는 민중민주주의의 공세에 대하여 단호하게 자신을 지켜야만 한다. 정부ㆍ여당은 5공비리의 부담때문인지 민주화라는 명분을 내세운 난동ㆍ폭행ㆍ질서파괴 행위에 대하여 매우 관대하며 또 포용적이었다. 그래서 간혹 처벌되는 경우도 선별적으로 며칠동안 가두었다가 다시 풀어주고는 원위치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러다 보니 사회질서가 계속 어지럽혀지고 상습화하여 정치불안을 가져온 것이다. ○정당다운 정당이 없어 둘째는 국민의 신망과 지지를 받는 여당과 야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내에 파벌대립이 있다고 해도 공정한 경제에도 또는 안정된 계파연합이 보장된다면 자유민주주의는 손상되지 않는다. 다만 인맥간의 감정대립으로 당규율과 단합이 깨지거나 소수파의 권리가 계속 무시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러면 민자당도 자유민주주의의 주도 세력이 되지 못한다. 요컨대 5공때 인기가 적었으므로 그 반대방향으로만 간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는 소박한 인식이 문제이다. 야당이 집권해서 겪을 수 있는 불안과 침체를 오늘의 정부ㆍ여당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볼 일이다.
  • 「민자호」는 어디로 가야하나/한승조 고려대교수ㆍ정치학(세평)

    지난 4월3일,두 지역의 보선에서 거대여당인 민자당이 1승1패를 거두었지만 여론은 여권의 참패라고 평가하였다. 사람들은 이 보선이 최근 3당 통합으로 출범한 민자당에 대한 국민의 신임투표로 보았다. 그런데 현정권의 최고 지지기반인 대구에서 여당 후보가 크게 고전하였고 여권의 전력투구에도 불구하고 50%를 밑도는 득표율로써 신승한 것은 사실상의 패배라는 것이다. 또 진천ㆍ음성에서는 도지사까지 지낸 민자당후보가 약체인 민주당의 무명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이것도 민의가 민자당으로부터 떠났다는 증거가 아니냐는 것이다. ○양대보선서 거여 참패 설상가상으로 민자당 내부에서는 그 책임을 둘러싸고 분규가 일어났다. 김영삼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행정부의 독주,당의 비민주적 운영,이에 따른 보선 참패에 대한 후속 조치의 미흡 등을 들어 청와대 대책회의에 불참을 선언하고 실천했다. 그리고 『우리 당 일각에서는 몸집이 커졌다고 아무것이나 다하려고 드는 수구적이고 교만한 자들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이 작은 글에서 필자는 첫째 4ㆍ3보선의 참패요인,둘째 민자당 내분이 왜 생겼으며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나,셋째 정치발전과 안정을 위한 여야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소견을 피력하겠다. 이번 보선의 주요 쟁점은 3당 통합에 대한 여야간의 공방이었다. 문제는 3당 통합에 대한 반대 논거가 찬성 논거를 제압하였고 다수 선거민에게 상당한 영향을 행사했음이 드러났다. 3당 통합과 개각후의 정부ㆍ여당의 정책 변화도 행정부의 개혁의지를 의심케 하는 요인이었다. 또 그동안 진행되어온 인플레,경제침체,민생치안의 부재 등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실망이 야당 지지표로 나타난 것이다. 그외에도 정호용후보에 대한 무리한 사퇴압력이나 야당의원 폭행 등이 거대여당의 힘으로 못하는 것이 없다는 견제심리를 부추겼던 것 같다. 이러한 이유가 보선 참패의 원인이된 것이나 가장 큰 요인은 정부ㆍ여당의 대국민대화와 설득 부족에 기인했다고 본다. 정부ㆍ여당의 문제점은 3당 통합 때도 찬성론의 논리가 반대 주장보다도 훨씬 강할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리가 야권의 비판에 억눌려서 무색해져 버렸다는 데서도 나타난다. 또 정부ㆍ여당의 경제정책 변화에도 충분한 현실적인 근거가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개혁의지 후퇴라는 달갑지 않은 인상만 확신시켰다. 국민의 대부분은 왜 실명제가 보류되어야 하는지,또 왜 충분한 토론도 거치지 않고 경제가 분배로부터 다시 성장위주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3당의 보수야합이 민중의 희생위에 재벌 이익만 두둔한다는 야권의 악선전만이 국민의 귓전을 때릴 뿐이었다. ○대국민 대화ㆍ설득 부족 정호용씨의 후보사퇴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평소 정의원에게 개인적인 호감을 갖지 않은 사람들도 왜 정의원이 개인적 의사에 반하여 사퇴를 강요당했는지 알지 못한다. 오로지 정의원의 부인이 사퇴압력 때문에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과 그 후에도 압력받은 정의원이 끝내 굴복하며 사퇴하고 외국으로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이와같이 정부ㆍ여당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해왔다면 정부의 정책결정과 홍보 방법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보지 않을 수 없다. 민자당 내부의 파벌 싸움은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여당체질과 야당체질이 맞을리 없고 특히 당권 경쟁과 결부될 때 심각해진다는 것도 명백했다. 또 3당 통합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유익하고 야당계는 우스운 꼴이 될 것으로 관측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민자당 내부에서 민주계 공화계가 즉시 무력화되고 거세된다는 것은 민정계 의원들에게도 유익한 일이 되지 못한다. 3당의 합당이 신사고에 의한 것이건 또는 당권 장악을 위한 것이건 각 파벌은 3분의1에 가까운 지분과 권력분할을 차지하기를 바랐을는 지 모른다. 그렇지 않고 의석비율만 따진다면 민주ㆍ공화의원들은 합당을 후회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당내분규가 수습되려면 적어도 초기에는 가진 자,힘센측에서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상당수의 전야당계 의원들이 민자당에 등을 돌리고 당을 깨어버리는 것까지도 불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3당이 통합하여 거대 여당이 되었으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자리싸움,당권싸움만 계속한다면 국민들의 조소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는 3분의2 그 다수로 부터 2분의1 정도로 축소되는 수모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 국민이 본래 거대 여당을 경계하고 약소 야당에게 매우 동정적인 성향을 가짐은 과거의 선거사례에서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덩치가 커진 여당은 야당들보다도 훨씬 더 어른스럽고 고상하며 또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때 거대 여당은 다시 왜소 여당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 조짐은 이미 지난 보선에서 나타났다. 3당 통합이 현정부의 업무수행능력,문제해결능력을 증진시키고 나라의 정치안정과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 사람들은 결코 필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이러한 희망이 근거희박함을 보여준 셈이다. 4ㆍ3보선의 패배와 당내 분규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노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 최고위원의 청와대 회동에 기대를 걸어 본다. ○더 품격 높은 태도 필요 또 말하고 싶은 것은 민주화시대에 있어서 정치의 핵심은 홍보와 설득이라는 사실이다. 크고 막강한 여당일수록 대국민설득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반대로 힘이 있으니까 설득ㆍ홍보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내 생각과 행동에 잘못이 없으면 그만이다,비판ㆍ비난에 대꾸조차 할 필요가 없다,이렇게 생각하는 정부ㆍ여당은 필히 망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가 있다. 여당에 비하면 야당과 재야는 대국민홍보ㆍ선전에 매우 능란하다. 그러나 비판ㆍ비난의 능력만 가지고 집권능력을 증명할 수는 없다. 오히려 국가안보ㆍ평화통일ㆍ경제성장ㆍ국위선양에도 유의하면서 책임있는 반대와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정부ㆍ여당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에 대처하는 데 앞장 설 수 있어야만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본사 논평위원〉
  • 당주도권 겨냥,의도적인 불만표시/김영삼위원 청와대회의 불참 안팎

    ◎불편한 관계의 박정무 제압 모색/자파동요 방지,입지강화의 선수 김영삼최고위원의 7일 청와대 당직자회의 불참으로 민자당내 민정-민주계 갈등이 표면화됐다. 청와대회의가 갖는 의전성격상 김최고위원의 고의적인 불참은 노태우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불만표시로 해석되고 있다. 청와대측이 6일 저녁 다양한 채널을 통해 김최고위원의 불참의사를 돌이켜보려고 했음에도 김최고위원이 이를 묵살한 점을 고려할때 이날 불참은 불참이후의 파장과 대책까지를 준비한 계산된 행동으로 보여진다. 김최고위원의 상도동캠프는 불참의 이유에 대해 이미 6일의 당직자회의에서 보선패배에 대한 대책협의가 있었고 청와대회의라고 해서 다 참석해야 하는 법은 없지 않느냐는 말로 핵심을 건너뛰고 있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회의 불참의 배경이 그동안 당운영에서 누적돼온 민주계의 불만의 표시이자 당권장악을 위한 분위기조성용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김최고위원의 청와대의 불참은 단기적으로는 방소기간중과 당운영과정에서 계속해 자신을 견제해온 박철언정무1장관의 「거세」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인 목적은 민자당의 당권장악에 있고 박장관 거세요구도 당권장악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말하자면 표면적으로 드러난 박장관과의 불편해소를 명분으로 삼고 있으나 실제목표는 당지도체제 개편을 통한 김최고위원의 당장악에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민주계가 7일 김동영총무를 통해 『조직책인선등을 뒤로 미루고 지도체제에 대한 문제부터 풀어갈 것』이라면서 오는 12일의 당무회의에서 이를 공식거론하겠다고 밝힌 점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 민정계에 대한 공세외에도 김최고위원의 청와대회의 불참은 진천ㆍ대구보선 패배를 통해 거의 한계선상에 달한 민주계의원들의 위기의식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양지역 보선에서 드러난 가칭 민주당의 대약진에 민주계의원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고려,김최고위원이 선수로 민주계의원들에 대한 지도력손상 방지를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다. 김최고위원은 합당이후 노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대 민자당 절대우위가 계속되는한 자신의 미래입지가 극히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박철언정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민정계의 대 민주계 우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민주계의원들의 불만인 「14대총선에서의 고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왔다. 이같은 위기의식 위에서 김최고위원은 일종의 「동반자살」을 배수진으로 치고 노대통령에게 자신에 대한 확실한 입지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최고위원이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보장이 행정부와 당간의 대등한 관계를 전제로 정부를 노대통령이 맡고 자신이 당을 맡아야 한다는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노대통령을 포함한 민정계가 김최고위원의 공개적인 불만표시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다만 김최고위원에 대한 무마책을 최소한 김최고위원의 부산지구당 개편대회날인 10일 이전에 발표하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이 유력한 상태다. 노대통령과 김최고위원간의 공개된 불화가 이날까지도 적정선에서 해소되지 않을 경우 지구당 개편대회 연설이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보다 악화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최고위원측은 청와대회의 불참과 함께 즉시 개편대회 다음날인 11일 아침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음을 공표,간접적으로 이날안에 납득할 만한 수습책을 노대통령이 제시할 것을 요구해 왔다. 민정계의 고민은 김최고위원의 행동을 방치할 수도 없는 데다 그렇다고 김최고위원의 불만을 풀어줄 묘책발견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민정계가 김최고위원의 불만표시를 방치할 경우 김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등의 극단적 자해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통합의 정치적 이득이 이경우 일시에 없어지는 만큼 민정계로서는 방치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박장관을 2선으로 돌리는 것 역시 김최고위원의 궁극목표가 당권장악에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민정계의 약세만 노출하는 형국이 돼 선뜻 내주기 어려운 카드다. 결국 김최고위원의 불만표출과 이에대한 민정계의 대응은 여론이 요구하는 선에서 접점을 찾을 것으로 여겨진다. 서로가 속마음을 노출하지 않고 「명분」만을 무기로 삼을 수밖에 없는 내분이자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기 때문이다.〈김영만기자〉 ◎「토요일의 반기」 대책찾기 부심/청와대 구체적 언급없이 당내분파주의 지적/민주계 측근들과 밀담… “뭔가 행동이 나올것”/민정계 보선책임 떠넘긴 타계보에 강한 불만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의 7일 청와대당직자회의 불참으로 그동안 내연해 오던 김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간의 갈등,민정계와 민주계의 불협화음이 표면화되고 있다. 김최고위원의 「토요일 반기」를 둘러싼 이상기류가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와 민자당내 민정계와 민주계는 나름대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7일 상오 청와대에서 김영삼최고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노태우대통령의 주재로 열린 민자당 당직자회의는 김최고위원의 불참에 관한 청와대 참모들의 노대통령에 대한 사전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대한 거론은 없이 대구 서갑 및 진천ㆍ음성보궐선거의 「패배」에 따른 사후수습책과 조직책선정,임시국회대책 등에 대해서만 논의. 상오 8시부터 조찬을 겸해 약 1시간가량 계속된 이날 회의에서 노대통령은 김최고위원의 불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김최고위원은 연세에 비해 건강이 매우 좋은 것 같다』고 말하고 『소련에서도 하루 2∼3시간밖에 자지 않으면서도 매일 조깅을 했다고 하니 건강이 탁월하다』고 말해 김최고위원이 이날 아침 당직자회의에는 참석치 않으면서 조깅을 했다는 사실을 꼬집은 느낌. 노대통령은 또 이번 보선에서의 패배와 관련,『누가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의 부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책임의 일단을 자신에게 돌리면서도 김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계측이 이번 보선의 책임을 전적으로 민정계에 돌리고 있는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 한편 이날 회의말미에 노대통령은 김종필최고위원에게 『할 얘기가 있으면 해보라』고 권유했으나 김최고위원은 『별다른 얘기가 없다』고 사양했으며 김영삼최고위원의 불참에도 불구,회의분위기는 여느 회의와 마찬가지로 진지했다고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전언. ○…김영삼최고위원이 7일의 청와대 당직자회의 불참을 통보한 것은 6일 하오 2시쯤. 김최고위원은 불참의 구체적인 배경설명없이 『내일 그시간(상오10시)에 약속이 있어 참석 못하겠다』고만 측근을 통해 청와대에 통보. 청와대측은 김최고위원의 낌새가 이상하다 싶어 곧바로 회의시간을 상오 10시에서 8시 조찬으로 변경,노재봉대통령비서실장이 김최고위원의 비서실장인 김우석의원에게 재차 참석을 요청. 김의원으로부터 이를 전해들은 김최고위원은 『한번 안간다고 했으면 그뿐이지 무슨 말이 많느냐』며 짜증. 이에 청와대측은 김최고위원의 완고한 불참의사가 단순한 불참이 아님을 알고 대책마련에 동분서주. 청와대는 김최고위원이 6일 저녁 만찬을 겸해 방소단 해단식을 갖는다는 것을 알고 그 자리에 박준병사무총장과 김최고위원의 「직계」인 김동영원내총무를 보내 회의참석을 간곡히 요청했으나 김최고위원은 『나를 떠메고 간다면 모르되 내발로 걸어서는 갈 수 없다』고 완강히 거부해 2차설득에도 실패. ○…7일 청와대회의에 불참한 김영삼최고위원은 상도동자택에서 오전시간을 보내며 김동영총무,황명수 박용만 김동규 박관용 서청원의원 등과 만나 당운영과 관련한 향후 대응책을 논의. 김최고위원은 특히 이날 청와대 당직자회의 참석후 상도동자택을 찾은 김총무와 2시간10분간에 걸쳐 독대하며 청와대의 분위기에 대한 보고를 받고 민주계의 입지강화방안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청와대회의 참석거부이유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할 얘기는 어제 다했고 오늘은 말을 듣기만 했다』며 일체의 답변을 거부 이날 김최고위원을 만나기전 박철언정무1장관이 퇴진해야 한다는 요지의 말을 한 박용만행정위원장은 면담을 마치고 나와 『생각한 그대로』라면서 『앞으로 뭔가 행동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여 계파간 갈등의 파장이 확대될 것임을 예고. ○…이날 청와대 당직자회의가 끝난뒤 박철언정무1장관ㆍ노재봉대통령비서실장등과 별도의 대책회의를 약 1시간가량 갖고 당사로 돌아온 박준병사무총장은 김동주사무1부총장ㆍ조부영사무2부총장과 강재섭기조실장 등을 총장실로 불러 『나는 다음주부터 당무에서 손을 뗄테니 부총장들이 알아서 처리하라』고 지시,보궐선거 과정에서 함께 참여하고도 민정계 쪽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타계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출. ○…청와대는 노재봉비서실장과 최창윤정무수석비서관을 중심으로 김최고위원의 불편한 심기를 달래기 위한 방책을 궁리하고 있으나 당장 묘방이 없어 곤혹. 김최고위원이 표면상으로는 보선패배를 계기로 당의 자세를 문제삼아 회의에 불참했으나 실은 최근 방소를 전후로 한 박철언정무1장관의 행태와 여권내부 역학관계에 있어 박장관의 「무소불위」에 대한 제동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뾰족한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 청와대주변에선 YS가 오는 10일 자신의 부산서구 지구당개편대회에서 한번 더 「정치적 태클」을 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안달하고 있는데 결국 노대통령과 YS의 독대로 문제의 판가름이 나지 않겠느냐고 추측. 그러나 최정무수석은 『노대통령과 김최고위원이 별도로 만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대통령께서 대단한 포용력과 함께 융화력을 갖고있으므로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부언.〈이경형ㆍ김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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