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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오픈테니스대회] 세레나, 샤라포바에 설욕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7번시드·미국)가 마리아 샤라포바(4번시드·러시아)의 괴성을 잠재우고 린제이 대븐포트(톱시드·미국)와 호주오픈테니스 정상 길목에서 만났다. 러시아의 마라트 사핀(4번시드)은 ‘황제’ 로저 페더러(톱시드·스위스)를 꺾고 5년만의 메이저 정상을 눈앞에 뒀다. 세레나는 27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샤라포바와 펼친 2시간39분간의 접전 끝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 2003년 우승 이후 두번째 결승 무대. 지난해 윔블던 결승과 투어챔피언십에서 거푸 무릎을 꿇은 세레나는 시즌 첫 대결에서 최고 시속 199㎞의 서비스로 샤라포바를 침몰시키며 설욕에 성공했고, 지긋지긋한 부상의 늪에서도 부활했다. 1세트씩을 나눈 뒤 3세트 4-5 이후 세 차례나 매치포인트 위기에 몰린 세레나는 과감한 네트플레이와 발리로 전세를 뒤집은 뒤 녹슬지 않은 강서비스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븐포트는 11개의 에이스를 퍼부으며 ‘복병’ 나탈리 데시(19번시드·프랑스)를 제압하고 5년만에 대회 결승에 올랐다. 세레나와는 상대 전적 4-9로 열세.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 연승해 승부를 점치기는 어렵다. 사핀은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페더러와 4시간28분의 풀세트 사투 끝에 3-2(5-7 6-4 5-7 7-6(8-6) 9-7)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다. 한편 남자 주니어 톱랭커 김선용(18·양명고)은 단식 16강전에서 페타르 옐레닉(43위·크로아티아)에 2세트 기권승을 거두고 8강에 오른 데 이어 복식에서도 4강에 진출,2관왕의 꿈을 이어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호주오픈테니스] 대븐포트 “아줌마 끈기 봤지”

    ‘주부 메이저퀸’ 린제이 대븐포트(톱시드)가 4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한 발짝 다가섰다. 프랑스의 ‘복병’ 나탈리 데시(19번시드)는 출전 11년 만에 메이저 4강 무대를 밟았다. 지난해 말 은퇴를 번복하고 코트에 복귀한 세계랭킹 1위 대븐포트는 26일 멜버른파크에서 벌어진 호주오픈테니스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안방 타이틀을 벼르던 알리샤 몰릭(10번시드)과 나란히 14개의 에이스를 주고 받는 접전을 펼친 끝에 2-1(6-4 4-6 9-7)로 힘겹게 이기고 4강에 합류했다. 몰릭과 1세트씩을 주고 받은 대븐포트는 3세트 5-4의 매치포인트를 살리지 못하고 5년만에 맞은 준결승행 기회를 날리는 듯했지만 다시 8-7로 승기를 잡은 뒤 마지막 게임 15-40의 위기에서 과감한 서비스와 포핸드 발리로 연속포인트를 따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1988년 크리스 오닐 이후 호주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8강에 올라 홈팬들을 열광시킨 몰릭은 대븐포트의 노련미와 뚝심에 밀려 자신의 첫 메이저 8강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37차례 메이저대회 출전 끝에 처음 8강에 오른 나탈리 데시도 남자부 로저 페더러(톱시드)와 함께 남녀 동반 우승을 노린 ‘스위스 특급’ 패티 슈나이더(12번시드)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대븐포트와 결승 티켓을 다투게 됐다. 이로써 100년째 맞은 올해 호주오픈 여자부 패권은 마리아 샤라포바(4번시드·러시아)-세레나 윌리엄스(7번시드·미국), 대븐포트-데시 전 승자의 대결로 압축됐다. 남자부 8강전에서는 대회 첫 정상을 노리는 ‘광서버’ 앤디 로딕(2번시드·미국)이 니콜라이 다비덴코(26번시드·러시아)에 3세트 기권승을 거두고 2년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호주의 자존심’ 레이튼 휴이트(3번시드)는 지난 2002년 윔블던 결승에서 만났던 다비드 날반디안(9번시드·아르헨티나)을 4시간5분 동안의 혈투 끝에 3-2로 제압, 로딕과 결승 길목에서 만났다. 상대 전적에서는 휴이트가 지금까지 5승1패로 우세. 주니어부 남자 단식 16강에 오른 한국의 김선용(18·양명고)은 복식 2회전에서도 캐나다 조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 단·복식 2관왕의 꿈을 부풀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Anycall프로농구] PO 6강 남은 두 팀은

    ‘플레이오프 전쟁이 시작됐다.’ 04∼05시즌 프로농구가 팀당 37경기씩을 소화하며 5라운드에 접어들었다.TG삼보와 KTF는 3위 KCC에 3경기 이상 앞서 4강 직행을 굳혔고,KCC와 오리온스도 기복 없는 전력으로 6강은 무난한 상태. 남은 티켓은 단 2장. 공동5위 SBS, 모비스,SK(이상 18승19패) 그리고 8위 삼성(17승20패)이 ‘플레이오프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 남은 17경기 중 반타작을 하는 두 팀이 티켓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리한 팀은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있는 모비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 신인으로는 믿기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고 있는 포인트가드 양동근을 비롯, 주전 전원이 고른 득점력을 과시해 가장 안정된 전력으로 평가된다.4라운드 막판 데뷔전을 치른 대체용병 다이안 셀비(194㎝)도 2경기에서 25.5점 8리바운드로 탁월한 적응력을 보이고 있어 순위다툼에서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BS와 SK는 힘이 부쳐 보이는 게 사실.SBS는 ‘득점기계’ 조 번(평균 24.5점)의 부상 공백과 주전들의 체력저하로 2연패로 주춤한 상태. 앞선 5경기에서 25.6점으로 절정의 슛감각을 뽐내다가 23일 KCC전에서 단 3점으로 묶였던 양희승의 회복여부가 변수다.SK도 기둥센터 크리스 랭(평균 23점 11리바운드)의 부상에 외곽을 책임지던 조상현(17점)의 득점 페이스마저 떨어져 매경기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상윤 SK 감독은 시즌 내내 탁월한 ‘클러치 슛’으로 팀을 이끌어온 조상현의 회복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반면 5위그룹을 1경기차로 바짝 뒤쫓고 있는 삼성은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최근 5경기서 87.8점의 막강 화력을 과시했으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느린 공수전환도 한결 좋아졌다. 변수는 용병 교체 마감일에 투입된 자말 모슬리(198㎝).2경기에서 8점 6.5리바운드에 그친 모슬리가 서장훈(20.8점 9.5리바운드)의 짐을 얼마나 덜어주느냐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려질 전망이다. 한편 KCC는 25일 전주에서 벌어진 KTF와의 경기에서 용병 제로드 워드(32점)가 후반에만 26점을 몰아넣는 활약을 펼쳐 애런 맥기(43점 10리바운드)가 분전한 2위 KTF(24승14패)를 96-85로 제압,3연승을 달리며 3게임차로 추격했다. 게이브 미나케가 출장 정지중인 KTF는 맥기가 혼자 43점을 쓸아담았지만 용병 부족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4연승에서 제동이 걸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호주오픈테니스] ‘러시아 여걸’ 줄줄이 집으로

    ‘러시아 여걸’들이 호주오픈테니스 8강 길목에서 줄줄이 쓴 잔을 들었다. 주니어부에 출전한 김선용(18·양명고)은 2회전에 올랐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챔피언 아나스타샤 미스키나(3번시드·러시아)가 24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벌어진 대회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프랑스의 복병 나탈리 데시(19번시드)에 0-2로 져 탈락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 준우승자인 옐레나 데멘티예바(6번시드)도 ‘여자 스위스특급’ 패티 슈나이더(12번시드)와의 접전 끝에 1-2로 패해 짐을 꾸렸다. 이로써 모두 14명이 본선 단식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은 마리아 샤라포바(4번시드)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5번시드) 만이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5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는 린제이 대븐포트(톱시드·미국)는 캐롤리나 스프렘(13번시드·크로아티아)을 2-0으로 제치고 8강에 합류했다.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뒤 번복한 ‘주부선수’ 대븐포트는 비너스 윌리엄스(8번시드)를 꺾고 올라온 알리샤 몰릭(10번시드·호주)과 준결승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남자부의 ‘광서버’ 앤디 로딕(2번시드·미국)도 8강에 올라 대회 첫 타이틀을 향해 순항했다. 한편 주니어테니스 세계 1위 김선용은 주니어부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제시 레빈(미국)을 2-1로 제압하고 2회전에 안착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빙판의 악녀’ 하딩 복싱 성대결서 완승

    라이벌에 청부 폭력을 행사했던 ‘빙판의 악녀’ 토냐 하딩(34)이 복싱 성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여자복싱전문사이트 WBAN(www.womenbox ing.com)은 하딩이 이번주 초 미국 뉴어크의 뉴캐슬바에서 열린 복싱 시범경기(3회)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마크 메이슨에 2회 TKO승을 거뒀다고 20일 보도했다. 메이슨은 100명의 이메일 지원자 가운데 선발됐으며 이날 경기가 데뷔전이었다. 지난 2003년 프로복서로 데뷔한 하딩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날카로운 펀치를 날려 기선을 제압했고,2회 들어 일방적으로 몰리던 메이슨의 눈꺼풀이 찢어져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하딩은 실력과 미모에서 앞서 광고를 독식하던 동료 낸시 케리건을 질투해 94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을 앞두고 전 남편을 사주해 피습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게이 폭탄/육철수 논설위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게 전쟁이다. 심리전이 병력이나 화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적의 마음을 흔들어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공포심 유발, 또는 달콤한 유혹으로 전투력을 잃게 하는 따위가 그 핵심이다. 야비하긴 하나 처참한 살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인간적일 수 있다. 심리전은 동서고금의 전쟁을 통해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구사됐다. 중국 한초전(漢楚戰)에서 한나라 한신이 초나라 항우를 사면초가(四面楚歌)로 제압하는 장면은 심리전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13세기 세계를 주름잡은 칭기즈칸은 자신의 군사들에게 ‘신(神)의 군대’란 자부심을 불어넣어 용감무쌍하게 싸우도록 독려한 심리전술가로 유명하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이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워 전쟁에 지친 미군에게 향수를 일으키도록 한 대미(對美) 영어방송 ‘도쿄로즈’는 현대판 심리전의 대표적 사례다. 남북한도 휴전 후 50년이 넘도록 고도의 심리전을 벌여왔다. 화해·협력무드를 타고 지난해 휴전선 155마일에 설치된 확성기 등 선전도구가 철거되긴 했어도 심리전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 북한이 적공국(敵攻局)이란 전담기구를 두고 10여개의 심리전 부대를 운영 중이며, 판문점에 파견된 인민군 병사들이 적공국 소속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10년 전, 미국이 심리전을 전개하기 위해 ‘게이폭탄(Gay Bomb)’ 개발 계획을 세웠다는 근자의 외신보도가 화제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게이폭탄은 적 병사들이 동성애를 느끼도록 자극하는 화학무기인데, 이 폭탄에 맞으면 병사들끼리 사랑에 빠져 군기가 문란해지고 전투 의욕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상상컨대, 폭탄이 터지면 상대를 이성으로 느끼게 관능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혹적인 향기로 이성을 끄는 헤라지일향이나 장미향·시실리향·백합향 같은 게 폭탄재료로 제격일 수도 있겠다. 교전지역에 잘못 터뜨려 피아 모두가 총을 놓고 사랑하게 된다면 그 진가는 더 발휘될 것 같다는 황당한 생각도 든다. 영화나 소설에나 있을 법한 구상이라 실행되지 못했겠지만, 인간을 그 본연보다 더 동물화하려는 발상이 처연하다.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역설을 게이폭탄에서 다시 읽는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005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우리銀 공동선두 점프

    ‘미니 국가대표팀’ 우리은행이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던 라이벌 신한은행을 거꾸러뜨리고 함께 공동선두로 도약했다. 우리은행은 17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05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김영옥과 김계령의 내외곽에 걸친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신한은행을 72-64로 제압,4연승을 내달리며 삼성생명과 공동선두로 올라서 우승후보다운 저력을 뽐냈다. 신한은행은 3승5패를 기록, 공동3위에서 5위로 미끄러졌다. 지난 시즌까지 ‘친정팀’이었던 신한은행만 만나면 ‘득점기계’로 변신하는 김영옥(21점·9어시스트)은 3점슛 5개를 고비마다 림으로 쏙쏙 집어넣는 등 화려한 슛퍼레이드를 선보이며 고향팬 앞에서 원숙한 기량을 뽐냈다. 역시 올시즌 우리은행에 새 둥지를 튼 대표팀 기둥센터 김계령(16점)도 페인트존에서 득점과 리바운드뿐 아니라 여자농구에서 보기 힘든 블록슛을 5개나 찍어내며 신한은행의 골밑 접근을 원천봉쇄했다. 신한은행은 후반 6분6초를 남기고 강지숙(18점·7리바운드)과 트래베사 겐트(20점·16리바운드)의 골밑 득점으로 57-59까지 추격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킬 클러치 슈터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연승행진을 ‘3’에서 마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페더러·애거시 2회전 안착

    ‘황제’ 로저 페더러(톱시드·스위스)가 2연패의 힘찬 시동을 걸었다. 기대를 모았던 이형택(58위·삼성증권)은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페더러는 17일 개막한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파브리세 산토로(세계 49위)를 3-0으로 가볍게 제치고 2회전에 올랐다. 지난해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3개 대회(호주오픈, 윔블던,US오픈)를 석권, 타이틀 수성과 함께 3개 메이저 연속 우승을 노리는 페더러는 이날 단 4게임만 내주며 최근 22연승을 질주했다. ‘노장’ 앤드리 애거시(8번시드·미국)도 예선을 거쳐 올라온 디터 킨들만(173위·독일)을 3-0으로 제압, 다섯번째 우승컵을 향해 순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네번째 호주오픈에 도전한 이형택은 1회전에서 한국계 케빈 김(86위·미국)과 3시간 가까운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2-3으로 역전패, 탈락했다. 전 세계 1위 카를로스 모야(5번시드·스페인)도 자국의 신예 기예르모 가르시아 로페스(106위)에 1-3으로 패해 일찌감치 짐을 꾸렸다. 여자 단식에서는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7번시드·미국)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5번시드·러시아)가 카미유 핀(106위·프랑스)과 제시카 커클랜드(239위·미국)를 나란히 2-0으로 제치고 2회전에 안착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길섶에서] 삶을 보는 눈/심재억 문화부 차장

    암(癌)과 같은 난치질환을 보는 유럽인들의 시각은 확실히 우리와 다르다. 환자 자신도 그렇고 병을 다루는 의사도 그렇다. 그들이 암 진단을 받고 나서 “나 위암이래. 이젠 술 끊어야겠어.”하는 식이라면 우리는 “내 인생 이걸로 끝이야.”라고 여긴다. 의사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쪽 의사들은 “친구가 하나 늘었군요. 앞으로 이 암세포와 잘 지내도록 노력하십시오.”라며 환자가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식이다. 반면 우리 의사들은 표정부터 가라앉힌 뒤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미 전이가 시작됐습니다.”라며 비관을 전제하기가 일쑤다. 보호자들이 매달리면 마지못한 듯,“넉넉잡아 6개월” 하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사형 언도를 하곤 한다. 바로 삶을 보는 시각의 차이다. 그들에게 삶은 꿈을 펼치는 무대지만 우리에게는 싸움의 대상일 뿐이다. 그들은 삶을 즐기지만 우리는 삶을 제압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자신의 삶을 제압한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다. 최근 한 문화잡지 기고문에서 시인 이원은 이렇게 말했다.“삶은 싸워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한없이 달래고 쓰다듬는 것이다. 나는 이제 삶이 그리 비장하지 않은 것임을 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하프타임] 신생 신한은행 2연승 질주

    신생 신한은행이 금호생명을 제압하고 2연승을 질주했다. 신한은행은 12일 인천시립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트레베사 겐트(33점 21리바운드) 김나연(11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인천 금호생명에 80-79로 역전승했다. 개막 후 내리 4연패했던 신한은행은 이날 승리로 2연승하면서 2승4패를 기록,3연패한 금호생명과 나란히 공동 5위가 됐다.
  • [이진의 섹스&시티]아담! 딱 걸렸어

    늦은 시간, 귀가를 하려고 집 근처 후미진 골목을 지나가려는 순간, 한 40대 아저씨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 자신을 따라오고 있음을 발견한 수연이. 안 그래도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바짝 쫓아오는 것에 불안함을 느낀 그녀는 좀 더 빨리 걷기 시작했죠. 그러자 그 아저씨도 같은 속도로 따라와 결국은 그녀의 앞에 다가서더니 음흉한 눈빛으로 말했답니다.“내 거기를 보고 싶니?” 그 흉악한 제안에 혼비백산한 그녀는 죽을 힘으로 전력질주를 해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놀란 가슴은 진정시키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수연이의 경우처럼 여자라면 한번쯤은 변태 성욕자의 표적이 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만원인 버스나 북적대는 지하철이나 골목에서 성추행범의 범행대상이 되기 쉽죠. 하지만 성추행범 무섭다고 매일 일찍 귀가할 수도 없고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갑갑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성추행범을 만나기 전에 적절한 대응방법을 사전에 숙지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예전에는 수연이처럼 길거리에서 성추행범을 만나거나 지하철에서 몸을 비비는 사람이 있어도 놀람과 수치심에 혼자 괴로움을 안고 있다가 한마디도 못하고 자리를 피하는 분들이 더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들을 이용해서 성추행범을 가격하는 용기 있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고 해요. 하이힐로 발을 찍거나 머리핀으로 상대방의 손이나 물건을 찌르는 방법이죠. 하지만 이런 것들은 소극적인 방법이고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성추행범으로 하여금 수치심을 유발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즉 성추행범에게 모욕감을 되돌려 주는 것이죠. 일단 성추행범에게 ‘네가 오늘 대상을 잘못 골랐구나.’하는 기분이 들게 하도록 강한 눈빛으로 기선 제압을 합니다. 이후 적절한 대응 방법을 고르는 겁니다. 비웃기, 따귀 때리기, 사람들 앞에서 ‘너는 치한이다.’라고 떠들어대기, 휴대전화를 들고 신고한다고 협박하기 등 대응 방법은 경우마다 달라지겠죠. 어쨌든 성추행범은 대개 성적으로 콤플렉스가 많거나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보다 약하다고 느끼는 여자들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입증하려고 이런 기분 나쁜 짓을 한다고 해요. 한 가지 의문점은 그들이 하나같이 멀쩡하게 생긴 우리 주변의 오빠, 아저씨라는 점이죠. 하긴 누가 이마에 ‘나는 치한이오.’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것은 아니니까요. 수연이의 경우도 사람이 많은 큰 길로 걸어갔거나 택시를 탔더라면 아무 일 없이 집에 도착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골목을 걸을 권리가 있죠. 그래서 전 여성 스스로 대처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 [클릭이슈] 경찰 플라스틱 총탄 사용

    [클릭이슈] 경찰 플라스틱 총탄 사용

    매주 화요일 ‘클릭 이슈’난을 엽니다. 우리 사회에는 언제나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습니다. 크게 주목을 받는 이슈가 있는가 하면, 주목은 받지 못하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이슈도 있습니다.‘클릭 이슈’난은 후자에 무게를 둘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특정 사건의 뒷이야기라든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쓰고 있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얘기, 뒤늦게 확인된 사안의 실체와 경위, 통계 숫자의 허실 등을 전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체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기왕에 보도됐지만 보도 자체가 미흡했거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안, 조그맣게 취급됐지만 의미가 있는 사안 등을 보충 취재해 독자들의 관심에 부응하는 기획입니다. ■ 살상력 실험등 난항…불발탄 되나 인명 살상 무기의 사용에 따른 일선 경찰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경찰이 지난해 밝힌 ‘플라스틱 총탄’ 도입 계획은 어디까지 진척되고 있을까. 플라스틱 총탄은 공권력 확립이라는 명분과 살상 무기의 과잉 사용에 대한 우려를 중재하는 최적의 대안으로 경찰 안팎에서 평가되어 왔다. ●일선 경찰관이 개발한 플라스틱 총탄 플라스틱 총탄은 지난해 8월 경남경찰청에서 총포화약업무를 담당하는 김용수 경사와 백승천 경장이 개발했다. 현재 일선 경찰이 사용하는 38구경 권총의 납 탄두보다 가벼운 플라스틱 탄두를 쓰면 범인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효과를 거두면서, 인명도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의욕적으로 이 총탄의 실용화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경찰 장비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청 특수장비계는 화약량을 조절해 직접 사격을 해보면서 정확성과 유효사거리를 납 탄두와 비교해보는 등 플라스틱 총탄이 가진 장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9월에는 납 총탄을 경찰에 공급하는 풍산금속에 플라스틱 총탄을 써도 문제가 없는지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총선에 찌꺼기가 남지는 않는지, 무게가 가벼운 만큼 명중률은 어느 정도인지 등의 질문을 던졌다. 국방과학수사연구소와도 정밀시험을 의뢰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하기도 했다. ●결과 나오지 않고 쳇바퀴만 돌아 하지만 지금까지도 플라스틱 총탄 실험에서 제대로 된 결과가 거의 나오지 않아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경찰이 정작 플라스틱 총탄 도입의 관건인 ‘살상력’에 대한 실험을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특수장비계 관계자는 “같은 탄을 발사했을 때 플라스틱 총탄이 납 총탄보다 인명 피해가 얼마나 적게 나오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한데 사람을 상대로 실험할 수도 없어 아주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털어놨다. 실험을 의뢰한 곳에서도 제대로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해 11월말 풍산금속은 “플라스틱 총탄을 써도 총선에 찌꺼기가 남을 우려는 없지만 살상력과 명중률은 짧은 시일 안에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와 기대에 부풀었던 경찰을 실망시켰다. 믿었던 국방과학수사연구소에서도 정확한 데이터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초, 경찰이 플라스틱 총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험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의 기대가 부담스러웠던 경찰 고위층이 보도에 크게 분노하는 바람에 경찰 내부에서는 한동안 냉기가 흐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일선서 외근 경찰들 기대만 부풀어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없이 일선 경찰의 플라스틱 총탄에 대한 기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지하 1층 시뮬레이션 사격장에서 만난 서울경찰청 폭력계 김현환(38) 경사는 “강력반에만 12년 동안 있어온 베테랑이지만 총기가 가진 인명 살상이라는 부담 때문에 이제까지 제대로 총기를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플라스틱 총탄과 같이 인명을 살상하지 않고 용의자를 제압할 수 있는 무기가 개발된다면 흉폭한 범죄자들 앞에서도 총기 사용 부담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3년 베테랑 이진학(37) 경사도 “소중한 인명을 살상하는 총기를 쓰고 싶은 경찰은 어느 누구도 없을 것”이라면서 “일선 외근 경찰이라면 누구나 플라스틱 총탄과 같은 대체장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정식으로 국방과학수사연구소에 실험을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플라스틱 총탄 사용 여부의 윤곽이 잡히려면 적어도 1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장기전을 벌인다는 마음가짐으로 우선 정확한 데이터를 만드는 데 노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하프타임] 신생팀 신한은행 창단 첫 승

    신생팀 안산 신한은행이 9일 와동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홈경기에서 트라베사 겐트와 이연화의 활약으로 인천 금호생명을 81-80으로 힘겹게 제압, 창단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 10월 창단한 신한은행은 이날 승리로 1승4패를 기록해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났고, 금호생명은 2승3패로 5위로 밀려났다.
  • [은행 지각변동 ‘시동’] (하)’나홀로 상품’ 캔다

    [은행 지각변동 ‘시동’] (하)’나홀로 상품’ 캔다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윤태웅 부실장은 새해 들어 툭하면 밤을 지새우고 있다. 머릿속에는 신 금융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반짝이는 상품’‘차별화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은행권에는 신상품 출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미 국민·신한·조흥·기업·농협 등이 5개의 신상품을 내놓고 ‘상품전쟁’의 기선을 제압할 태세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에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새로운 상품 개발이 미흡했다는 게 은행권 안팎의 지적이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누가 먼저 개발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막오른 ‘금융대전’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조흥, 상품개발 최고 지난해 상품개발 부문에서는 신한·조흥은행이 단연 으뜸이었다. 은행들이 출시한 200여개의 신상품 중 신한과 조흥은행이 모두 60개를 선보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양적인 경쟁력뿐 아니라 은행권 최초로 새로운 금융기법을 적용한 응용상품도 다양해 은행권을 압도했다. 신한은행이 2003년 1월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상품개발 담당자들을 모아 은행권 최초로 독립조직으로 ‘상품개발실’을 개설한 게 주효했다. 개인·기업·외환·신탁 등 사업부마다 1∼2명의 소수인원에 의존했던 상품개발을 전문가들의 단일조직을 통해 체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복합상품을 대거 출시하게 된 것. 특히 지난해 3월 조흥은행 상품개발자 7명이 합류, 신한금융지주의 전체 은행상품을 책임지는 조직으로 강화됐다. 이들이 출시한 골드지수, 해외주가지수·유로환율연동예금 등은 증권업계를 긴장시킬 정도로 폭발력이 컸다. 상품개발실 관계자는 “신상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3개월 이상 매달려야 한다.”면서 “올해도 금융권을 강타할 새로운 트렌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타깃상품으로 경쟁 국민·우리·하나·외환·기업은행 등도 상품개발 진용을 새롭게 갖췄다. 지난해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작업으로 신상품 개발이 지연됐던 우리은행은 올 들어 새로운 예금·대출상품은 물론, 증권·실물 등에 투자하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반고객뿐 아니라 큰손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종합자산관리)영업의 강화에 맞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틈새상품이나 퓨전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PB본부에 상품개발부서를 별도로 신설하고, 중소기업 전용 대출상품 개발을 추진하는 등 예년보다 공격적인 상품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개인·외환 등 다른 은행보다 경쟁력이 있는 영역의 타깃상품을 개발,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 아래 상품개발 인력 등을 보강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첫 출시한 뒤 1089개 중소기업에 제공,1587억원의 실적을 올린 ‘네트워크론’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사장 및 우량 자영업자 등을 위한 특화된 상품도 개발키로 했다. ●‘상품의 질 더 높여야’ 하지만 무분별한 상품개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신상품 개발의 초점을 양보다는 질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독창성 등 경쟁력이 인정되는 은행 신상품에 1∼6개월간 우선판매 권리를 주는 ‘배타적 독점판매권’을 취득한 상품이 지난 4년간 5건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1건도 없었다. 연합회 관계자는 “금융시장 위축 등의 여파로 지난해 눈에 띄는 상품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면서 “서로 조금씩 모방하는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타적 상품권뿐 아니라 BM(비즈니스 모델)특허 출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신·보험상품 등 다른 권역의 상품을 가져다 파는데만 급급할 게 아니라 자체 상품개발조직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외국계 은행들과 경쟁하려면 정보기술(IT)과 고객 밀착력 등을 활용한 특화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카방고의 숲속학교/트래버스·앵거스· 메이지·오클리 지음

    사자들이 떼지어 어슬렁거리는 야생의 들판에서 뛰어놀고, 발 밑에서 부스러지는 흙과 뺨에 부딪치는 바람만을 느끼며 아프리카 대지 위를 달리는 파란눈의 아이들. 문명에 길들여진 시선으로 보기엔 짜릿한 모험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그 속엔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과 불편함이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뚫고 나아가야만 자연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기에, 아프리카에서 살고있는 아이들이 직접 쓴 ‘오카방고의 숲속학교’(홍한별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에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 담겨있다.‘낭만’으로 포장될 수 없는 생생한 자연과, 이 속에서 훌쩍 성장하는 모습이 아이들의 시선 속에 빛나는 것. ●아이의 눈에 비친 자연의 법칙 1999년 책을 쓰기 시작할 당시 6∼16세였던 메이지·트래버스·오클리·앵거스(사진 왼쪽부터)는 5년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체험한 일들을 번갈아가며 기록했다. 진화생물학을 공부하다 내친김에 영국에서 아프리카로 이사하기로 결심한 엄마 케이트를 따라나선 아이들은, 오카방고 삼각주에 있는 마운의 새 집에서 아프리카의 생활을 시작한다. 말라리아가 위협하고 오물이 섞인 물이 나오는 ‘이상적’이지 않은 생활 앞에서 처음엔 멈칫대지만 이내 적응해간다. 야생동물이 우글대는 숲으로 소풍길을 나섰다가 코끼리나 사자떼에 놀란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사자를 연구하는 피터아저씨를 따라 숲속 산타와니 캠프로 이주해, 울타리 없이 바로 야생과 호흡하는 천막 생활에 들어간다. 아이들은 곧바로 피터아저씨의 사자 연구 프로젝트를 돕는다. 책의 장점은 흥미진진한 야생의 생활뿐만 아니라,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다는 점. 아이들은 사자 연구를 통해 “동물에 대한 이해가 자연을 보존하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숲속 상황에서 “난관에 봉착하면 그 문제에 정면으로 맞설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야생동물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면서 “관광객들이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총을 쏴서 맹수를 제압하는” 현실을 비판하기도 한다. 마치 잘 쓰여진 모험 성장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험담 속에 깊이있는 시선이 번뜩이는 것. 아이들이 썼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구체적인 관찰력과 섬세한 감수성이 녹아든 문장도 한 몫했다. ●가족의 의미 함께 일깨워 새아빠가 된 피터아저씨와 함께 사랑 속에서 자라나는 이들의 모습도,‘정상 가족’의 이데올로기에 젖어든 사람들에게 다양한 가족과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듯싶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사람, 미지의 세계를 꿈꾸는 젊은이, 대안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 등 다양한 독자들을 만족시킬 책이다. 책 뒷부분에는 백과사전이나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이들만의 ‘사자 관찰 파일’을 실었다.1만 5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스포츠라운지] 사재털어 선수단운영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

    [스포츠라운지] 사재털어 선수단운영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

    지난해 12월28일 경기도 구리시의 한 라이브 카페에서 전 LG씨름단의 고별 망년회가 열렸다. 차경만 전 감독의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어렵게 마련해준 자리였다. 차 감독은 이날 이기수 코치의 멋들어진 색소폰 연주와 ‘영원한 소년장사’ 백승일의 드럼 반주에 맞춰 18번인 나훈아의 무시로를 구성지게 불러 제꼈다. 행여 선수들이 볼까봐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 노래를 마친 차 감독은 어깨가 축 처진 선수들이 웅크리고 있는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어깨를 두드렸다.14명의 덩치 큰 아이들을 다독이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전 LG씨름단의 2004년은 저물어 갔다. 차감독의 아마시절은 화려했다. 진주상고 때는 1년 후배 최욱진과 함께 홍현욱-이봉걸이 버티고 있는 ‘절대 강자’ 대구 영신고를 잇달아 제압했다. 경상대에 진학해서도 명성을 이어갔지만 민속씨름판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채 84년부터 경남 의령중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선생님’을 천직으로 생각했던 차 감독이 모래판으로 돌아온 것은 1990년.LG씨름단 코치로 고향 진주를 떠났다. ●씨름인생 30년 중 가장 쓰라렸던 2004년 전재성, 이준희 감독 밑에서 코치만 11년을 했다. 민속씨름 최장기 기록이다. 이 감독과 함께 임종구 박광덕 김경수 김영현 등 굵직한 스타를 배출했고,2002년부터는 신창건설로 자리를 옮긴 이 감독의 뒤를 이어 LG 사령탑을 맡았다. 이후 3년 동안 37승을 올리며 탄탄대로에 들어섰으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세대 골리앗’ 최홍만이 설날, 함양대회 백두급을 석권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2년 넘게 침묵을 지키던 백승일도 LG에 보금자리를 틀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LG카드 부실 여파는 소속사인 LG투자증권의 매각으로 이어졌고,“눈앞이 깜깜할 정도”로 참혹한 씨름단 해체라는 쓰라린 현실로 다가왔다.LG그룹을 설득하고, 단식 농성도 하고, 인수 기업을 찾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지만 허사였다. ●“최홍만 K­1서 잘하길 바랄 뿐” 최홍만의 이종격투기 진출은 그를 더욱 휘청거리게 했다. 처음에는 분노로 몸서리쳤다는 차 감독은 “자신의 길을 정했으니 잘 하기를 바랄 뿐”이라며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일 새해 첫 훈련을 시작했다. 여느 때라면 전지 훈련 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을 시간. 그러나 최근에는 본업에서 벗어난 나날의 연속이다. 선수단 잠자리, 먹을거리 걱정에다 인수 기업까지 찾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몸무게가 5㎏이나 빠졌다.“둥지 잃은 선수 14명의 눈망울을 생각하면 잠시도 쉴 틈이 없다.”는 그는 운영 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지갑을 턴다.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감독으로서 당연한 일 아니냐는 반문이다. ●다시 시작하는 씨름 인생 을유년 가장 큰 소망은 하루 빨리 인수 기업을 찾아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씨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는 “또 하나 작은 욕심을 부리자면, 선수들과 함께 지리산 정상에서 해돋이를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가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천왕봉에서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가졌던 벅찬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다. 차 감독은 “씨름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이제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면서 “선수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쳐 있기 때문에 모래판에서 포효할 기회를 반드시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차경만은… ▲ 1959년 6월17일 경남 진주 출생 ▲ 175㎝ 92㎏ ▲ 진주봉원초-진주남중-진주상고-경상대 ▲ 부인 이희숙(42)씨와 현성(18) 현욱(15) 등 2남 ▲ 씨름 입문 72년(중 1때) ▲ 진주상고 코치(83) 경남 의령중 교사(84∼85) 진주남중 교사(86∼89) LG코치(90∼01) LG감독(02∼04.12) ▲ 전국체전 고등부 단체 우승(78) 전국체전 대학부 단체 우승(81) 최강단 3연패(01∼03)등 프로 감독 통산 37승(역대 4위) ■ 모래판 달군 명장들 민속씨름 22년 역사를 수놓은 지도자는 모두 26명이다. 이 가운데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사람은 황경수(사진 왼쪽) 감독.‘씨름의 황제’ 이만기를 발굴, 불멸의 모래판 스타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경남대 코치를 거쳐 1985년 현대 코끼리씨름단 창단 감독을 맡았고,10년 동안 96승을 거뒀다. 이후 4년여 동안 6개팀(상비군 2차례 포함) 감독을 번갈아 가며 13승을 보태, 역대 최다승(109승) 타이틀을 갖고 있다.2000년 지한건설 창단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로서 사상 최초 연봉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 뒤를 바짝 좇고 있는 주자는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오른쪽) 신창 감독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감독. 이만기 이봉걸과 자웅을 겨루다 87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일양약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93년 LG 사령탑에 올랐다.LG에서 75승, 신창에서 26승을 낚으며 통산 101승을 거둬 최다승 기록 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속씨름 선수로, 그리고 감독으로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 민속씨름 초대 태백장사를 지낸 박진태 감독이 96년부터 6년 동안 현대를 맡아 통산 56승으로 역대 랭킹 3위에 올라 있고,4위는 37승을 올린 차경만 전 LG 감독이다. 유명을 달리한 사람도 있다.60∼70년대 모래판을 주름 잡았고, 민속씨름 출범과 함께 경남대를 이끌고 출전, 이만기를 천하장사 반열에 올려놨던 김성률 감독은 지난해 56세의 젊은 나이로 타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종이로봇 나온다

    “테러리스트에 의해 공중납치된 여객기에 ‘잠자리 종이 로봇’을 투입, 기내 상황을 외부에 알리고 필요하면 독침을 쏴서 테러리스트를 제압한다.”‘007’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지만 국내 연구진이 이에 도전하고 있다. 인하대 김재환(44) 기계공학과 교수는 셀룰로스(섬유소) 함량이 높은 종이에 전기를 흘려주면 내부에 떨림이 발생해 근육처럼 움직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 이 원리를 응용한 ‘종이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종이 로봇을 이용해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태양풍 차단막과 우주 탐사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중 벌레처럼 기어다니는 종이 로봇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며, 전통종이인 한지를 이용한 종이 로봇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팀이 개발중인 종이 로봇은 셀룰로스 함량이 높은 종이에 나노밀리미터 두께의 전극을 입힌 뒤 전기를 흘려주면 발생하는 떨림현상으로 움직이는 ‘생체모방종이작동기’를 응용한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005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정선민, 새해 첫승 선물

    [2005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정선민, 새해 첫승 선물

    국민은행은 꿀맛 같은 첫승을 신고했고, 삼성생명은 3연승을 질주했다. 국민은행은 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5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연봉퀸’ 정선민의 신들린 듯한 슛 퍼레이드로 신세계를 75-66으로 제압했다. 국민은행은 2004겨울리그에서 4전전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 시즌 첫 대결에서도 승리해 ‘천적’임을 입증했다. 개막 후 2연패로 무너지며 ‘우승 후보’로 지목한 전문가들을 민망하게 했던 국민은행은 1승2패를 기록, 순위경쟁에 불을 지폈다. 앞선 2경기 모두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역전패했던 국민은행은 이날 탄탄한 조직력을 뽐내며 시종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4쿼터 4분여를 남기고 ‘특급 용병’ 엘레나 비어드(31점·9리바운드)에 잇따라 레이업슛을 내줘 66-62까지 쫓겼지만, 정선민의 3점포가 림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선민은 4쿼터 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골밑과 외곽을 휘저으며 32점을 쓸어담아 몸값을 톡톡히 해냈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어시스트왕을 차지한 니키 티즐리도 3점슛 4개를 포함,18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이미선(21점·6어시스트)의 완벽한 경기조율과 아드리안 윌리엄스(13점·17리바운드)의 제공권 장악으로 신한은행을 62-51로 따돌리고 3연승, 단독선두를 고수했다. 신한은행의 김나연은 어시스트 5개를 추가, 통산 500어시스트(503개)를 돌파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Anycall 프로농구] MVP후보 ‘새해 맞장’

    “반드시 이긴다.” 프로농구 04∼05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TG삼보 김주성(205㎝)과 KTF 현주엽(195㎝)이 새해 벽두에 맞붙는다. 선두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두 팀의 2일 ‘대회전’은 후반기로 접어드는 4라운드 첫 경기.31일 현재 TG가 18승8패로 1경기 차 1위를 달리고 있어 이날 승부가 후반기 기선제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김주성과 현주엽은 자기팀이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최우수선수상(MVP)은 떼논 당상이기 때문에 이번 4번째 맞대결에서 모든 기량을 쏟아 부을 작정이다. 부담이 큰 탓이었는지 두 선수는 지난 3번의 대결에서 공교롭게도 함께 부진했다. 김주성은 KTF와의 3경기에서 평균 7.1득점에 그쳤다. 시즌 평균 15.88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블록슛이 평균 2.35개로 팀 동료 자밀 왓킨스(2.38개)에 간발의 차로 2위를 달리며 ‘토종 빅맨’의 위용을 한껏 드러내고 있지만 유독 KTF전에서는 파괴력을 보이지 못했다. 김주성은 “현주엽의 지능적인 플레이가 껄끄럽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진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주엽의 각오는 더욱 강하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슛과 날카로운 어시스트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내며 팀의 돌풍을 주도하는 현주엽도 TG만 만나면 주눅든 모습이었다. 평균 7.92개로 김승현(오르온스·10.08개)에 이어 2위에 올라있는 어시스트가 TG전에서는 평균 4개에 불과해 TG전 열세(1승2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주엽은 “TG와 김주성을 넘지 못하는 한 우승과 MVP는 없다.”면서 “반드시 승리를 챙겨 새해 기분좋은 출발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31일 부천에서 열린 2004년 마지막 경기에서는 SK가 조상현(24점)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전자랜드를 88-78로 눌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프라이드 FC남제] 최무배, 실바 제압

    “일본열도는 내가 접수한다.” 한국의 레슬러 최무배가 일본의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2m가 넘는 거한을 가볍게 꺾으며 4연승을 질주했다. 31일 도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프라이드 FC남제(오토코마쓰리)’에서 최무배(35·팀태클·190㎝·110㎏)는 88올림픽 브라질 농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자이안트 실바(41·230㎝·238㎏)에게 1라운드 후반 기권승을 거뒀다. 프라이드 FC는 K-1과 함께 일본 이종격투기의 양대산맥. 역사는 K-1이 더 오래됐지만, 서서 싸우는 경기라 주로 매트에 누워서 싸우는 프라이드FC가 훨씬 인기를 끌고 있다. 최무배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10㎏에서 동메달을 땄던 선수.100㎏이 넘는 거구답지 않게 스피드가 뛰어나 매트플레이에 능하고 ‘조르기’ 등 기술이 탁월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몸놀림이 둔한 실바를 넘어뜨린 뒤 얼굴과 배를 강타하면서 상대를 압도하던 최무배는 경기 시작 3분 37초 만에 실바의 목과 팔을 조르는 기술로 기권을 받아냈다. 지난 2월 프라이드에 데뷔한 이후 4연승. 경기전 드라마 ‘겨울연가’의 테마곡에 맞춰 태극기를 휘날리며 당당하게 입장한 최무배는 실바를 꺾고 나서는 승리를 자축하는 ‘깜짝댄스’도 선보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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