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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25일부터 전국 순회 경선… 3대 관전포인트

    민주 25일부터 전국 순회 경선… 3대 관전포인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주말인 25일 전국 순회 경선을 시작한다. 경선 선거인단은 83만명을 훌쩍 넘겼다. 80만명을 모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1·15 전당대회의 수치를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24일 첫 제주 경선 모바일 투표 개표 과정에서 집계상 오류가 발생해 개표 작업이 중단돼 경선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관위와 후보 측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실시된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 개표과정에서 집계상 오류가 발생해 개표 작업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 선관위와 각 캠프 대리인을 소집,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당 선관위 등은 “기본 데이터는 손상이 안 됐다.”고 밝혔지만 일부 후보 측은 “제3기관의 추가검증이 안 되면 원천무효”라고 주장해 경선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민주당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모바일 투표율이 변수다. 제주 지역 전체 선거인단은 3만 6329명이지만 모바일투표 선거인단이 3만 2984명으로 전체의 90.8%를 차지한다. 투표율이 높을 경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을 경우 당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손학규 후보가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이번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율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모바일 투표 선거인단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80% 가까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존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못한 ‘숨은 표’가 얼마나 될지가 변수다. 제주, 울산 경선에서 어느 한 후보가 기선 제압을 할 것인지도 주목할 만하다. 당초 1만 5000~2만명 규모로 예상됐던 선거인단이 3만명을 넘어서면서 문 후보는 더욱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경선 후보 등록 이후) 두달간에 걸친 여정의 정점에서 여론조사가 효과를 발휘했다.”며 1위를 자신했다. 손학규·김두관 후보는 역전 드라마를 쓰겠다며 ‘불꽃경쟁’을 벼르고 있다. 손 후보 측은 “제주, 충북에서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도 “문·손 후보보다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세가 높다. 제주, 울산에서 1위를 하면 승산이 있다.”고 기대했다. 24일 전북 선거인단이 앞서 모집이 마감된 제주·울산·강원·충북 지역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9만 5707명으로 발표되면서 정세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 캠프가 후보 사퇴를 선언한 박준영 후보 캠프 민영삼 대변인을 이날 공동대변인으로 영입한 것도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비문(非文·비문재인) 연대 가능성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다음 달 23일 결선투표를 노린 손 후보와 김 후보 간 연대론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단순히 1위를 뒤집기 위한 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일축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전자발찌 대상자 9명 잠적…관리 허점 또 드러나

    앞으로 미성년자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범죄 예방을 위해 성범죄자의 얼굴은 최근 찍은 사진을 담도록 했으며, 신상정보 공개 대상 범죄는 카메라 촬영, 공공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까지로 확대된다. 현재 15년 상한인 성범죄자 치료감호 기간은 완치될 때까지로 늘어나게 된다. 법무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치료감호법 개정안을 다음 달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가로 3.5㎝, 세로 4.5㎝로 규정된 성범죄자의 얼굴사진 규격은 식별이 쉽도록 더 키우고 새로 찍은 사진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공개한다. 기존의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사진은 대상자가 임의로 촬영해 얼굴식별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미성년자도 인터넷에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성인 인증절차를 폐지할 예정이다. 이 밖에 성범죄자 주소를 지번까지 공개하고,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를 제도 최초 시행일인 지난해 4월 16일 이전에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성폭력 사범 치료도 강화한다. 국내 유일의 공주 치료감호소가 오는 2014년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제2감호소 신축을 추진한다. 성범죄자는 판결 전 반드시 심리전문가 등의 검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 관리는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내려진 성범죄자 가운데 이미 출소해 소재가 불분명한 9명의 신원을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지명수배를 요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성범죄 전력이 2회 이상이며, 형을 마치고 출소한 상태에서 전자발찌 부착 소급적용 대상자로 분류돼 보호관찰관이 찾아갔지만 판결문에 나온 주소에 있지 않아 소재를 찾을 수 없는 등 1∼3개월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였다. 법무부는 지명수배를 통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원룸 지역이나 터미널·지하철 등 다중이용 시설에 대해 정밀 방범 진단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묻지 마 범죄는 현장에서 반드시 검거할 수 있도록 하고, 112 종합상황실을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테이저건(전기총) 등 경찰 장구 사용을 활성화하고 경찰관 피습 등 극한 상황에 대한 대응 태세도 점검한다. 범죄자에 대한 프로파일링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을 경비하는 경찰관에게는 가스총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비와 무관하게 주변에서 강력범죄 발생 시 112신고에 따른 경찰투입 이전이라도 즉각 투입해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경비 경찰관에게는 3단봉과 호루라기 장비만 지급됐다. 가스총 구매에 필요한 예산은 1억 800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홍인기기자kimje@seoul.co.kr
  • [프로배구] LIG손보 “5년만에 우승 앞으로”

    [프로배구] LIG손보 “5년만에 우승 앞으로”

    프로배구 LIG손해보험발 돌풍이 거세다. LIG는 2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러시앤캐시를 3-0(25-22 25-22 25-14)으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2007년 컵대회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LIG는 이로써 5년 만에 결승에 올라 첫 우승을 노린다. 반면 지난해 준우승팀인 러시앤캐시는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지난해의 돌풍을 재현하지 못했다. 시종일관 LIG가 기선을 제압했다. 1세트 23-22에서 주상용이 연달아 포인트를 올린 덕에 세트를 가져온 LIG는 2세트에서도 막판 23-22로 쫓길 때 주포 김요한이 레프트 강타와 블로킹으로 연속 2득점을 올려 마무리했다. 3세트 초반 잠시 흔들리는 기미가 보였지만 또다시 김요한이 해결사로 나섰다. 5-4에서 서브득점 2개를 포함, 한꺼번에 4득점해 단숨에 10-5로 점수 차이를 벌려 놓았다. 승기를 잡은 LIG는 24-14에서 이경수의 레프트 강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요한이 24득점, 이경수가 12득점으로 선전했다. LIG는 25일 열리는 삼성화재-대한항공전 승자와 26일 결승에서 맞붙는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도로공사를 3-0(25-12 25-16 25-14)으로 꺾고 창단 2년 만에 컵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기업은행은 25일 열리는 GS칼텍스-현대건설전 승자와 26일 맞붙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여의도 칼부림 범인 제압한 ‘28단 무술 고수’

    여의도 칼부림 범인 제압한 ‘28단 무술 고수’

    지난 22일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범인 김모(30)씨를 현장에서 무술로 범인을 제압한 이각수(51) 명지대 무예과 교수가 화제다. 전직 청와대 경호원과 농성 중이던 해고 노동자 등도 범인 검거에 큰 역할을 했다. ●전직 靑경호원·해고 노동자도 ‘한몫’ 이 교수는 사건 당일 저녁 후배를 만나러 서울 여의도동을 찾았다가 범행 장면을 목격했다. 저녁 식사를 하러 가기 위해 승용차에 올라타려는 순간 다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허겁지겁 뛰어왔고, 바로 뒤를 범인 김씨가 쫓고 있었다. 범인이 흉기를 들고 있음을 알아챈 이 교수는 얼굴을 향해 ‘하이킥’을 날렸다. 발차기를 가까스로 피한 범인은 황급히 몸을 피하며 도망쳤고, 이 과정에서 이미 자신이 휘두른 칼에 찔려 길바닥에 쓰러진 전 직장동료 조모(31·여)씨를 재차 찌르려 했다. 하지만 곧 따라잡은 이 교수가 범인의 가슴을 발로 가격해 쓰러뜨렸다. 다시 일어나 도주하던 범인은 골목에 몰려 출동한 경찰에 결국 체포됐다. 네티즌들은 이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런 분들 거리에 쫙 깔아놓을 순 없나?”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열광했다. 특히 이 교수가 영화 ‘쉬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역도산’ 등 크게 흥행한 대형영화에서 액션을 지휘했던 유명 무술감독 정두홍씨의 스승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그는 가난한 가정형편에도 매일 도장을 찾아와 연습하는 당시 고교생이었던 정 감독에게 태권도를 공짜로 지도했다. 1990년 이종격투기 라이트헤비급 세계챔피언 출신인 이 교수는 현재 세계종합격투기연맹 사무총장도 맡고 있다. 합기도 8단, 종합격투기 8단, 검도 7단, 태권도 5단 등 도합 28단의 무술 고수다. 이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 정도 상황은 제압할 수 있는 무술 실력이 있었기에 당황하거나 겁나지는 않았다.”면서 “나같은 사람마저 도망가면 많은 시민들이 다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만약 경찰이 보상을 해준다면 다친 분들 치료비로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속옷 상의 찢어 피해女 지혈한 시민도 이 교수 외에 다른 의로운 시민들의 활약도 빛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호실 수행부장이었던 김정기(57)씨는 우산으로 칼을 휘두르는 범인과 맞서 경찰이 검거하는 과정을 도왔다. 계진성(41)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신의 속옷 상의를 찢어 피해 여성을 지혈했다. 인근 새누리당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던 쌍용자동차 해고자 김남섭(41)씨 등 다른 시민들도 응급처치를 도왔다. 경찰은 이들에게 조만간 표창장을 수여하고 사례할 예정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이 너그러운 그늘이 소산댁 할머니에겐 또 하나의 친정입니다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이 너그러운 그늘이 소산댁 할머니에겐 또 하나의 친정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명실상부한 정자나무로 사람의 마음에 자리 잡으려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그리는 어린 시절 풍경에 오롯이 떠오르는 나무여야 한다. 나무는 먼 길을 휘휘 달려서 다다른 고향 마을의 면사무소 앞 조붓한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어가는 길 곁에 있으면 좋다. 면사무소 울타리를 따라 소방소 파출소를 지나고, 빨간색 표지판이 반기는 우체국에 들러 도시에 남겨둔 벗들에게 고향 소식을 담은 손편지를 쓸 수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우체통에 편지를 접어 넣은 뒤, 가만가만 마을 안으로 돌아들면, 우뚝 서서 반기는 큰 나무, 그 아래 평상에서 늙은 어머니가 집 떠난 자식들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면, 고향 정자나무의 풍경은 비로소 완성된다. ●열여섯 각시 설움부터 여든 노인 푸념까지 품어 전남 담양 무정면 봉안리 술지마을의 정자나무 풍경이 꼭 그랬다. 나무를 찾아 무정면사무소 앞에 자동차를 세우고 천천히 골목길을 돌아드는데, 반갑게 나선 건 아담한 우체국이었다. 편지 한 장 쓰지 않고서는 지나치기 어려울 듯한 시골 우체국이다. 우체국을 지나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오른 한 그루의 은행나무가 길을 막아선다. 그 우람한 나무 그늘 아래 놓인 반듯한 평상 위에는 어느 시골 마을에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우리네 어머니 한 분이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우리 마을에서는 이 나무 그늘이 제일 시원해. 우리 집은 저 위에 있는데, 더워 견딜 수가 없으면 여기로 나오지.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여기는 시원하거든.” 열여섯에 이 마을로 시집 와서 산다는 소산댁(80) 할머니는 긴 무더위에 대한 푸념을 그렇게 털어놓았다. 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82호인 ‘담양 봉안리 은행나무’다. 천연기념물이라고는 하지만, 봉안리 은행나무는 여느 천연기념물처럼 가까이 하기 어려운 위엄을 갖추었다거나 독불장군처럼 홀로 우쭐대지 않는다. 그저 여느 시골 마을이라면 있음직한, 그렇고 그런 큰 나무다. 누구라도 품어 안을 수 있는 너그러움을 갖춘 외할머니 품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나무가 작아서 하찮아 보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무는 한눈에도 늠름한 위용을 갖추었다. 키는 15m나 되고, 줄기 둘레는 8m를 넘는다. 새로 돋은 맹아지 하나가 줄기 곁에 바짝 붙어서 자라났다. 맹아지는 얼핏 봐서 또 하나의 다른 가지로 보이지 않고, 그저 하나의 줄기에 난 굴곡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바짝 붙어있다. 그 덕에 나무의 줄기는 실제보다 더 굵고 우람하게 다가온다. ●지금도 정월대보름 마을사람들 모여 당산제 “은행이 무지하게 많이 맺혀. 좀 지나 가을 되면 하도 많이 떨어져서 냄새도 심하지만, 이 옆을 지날 때에는 조심해야 해. 은행 열매의 독이 오를 수도 있거든. 옛날에는 열매를 주워서 동네 자금을 만들어 썼는데, 요즘은 그냥 두더라고. 아무나 와서 주워가도 되지만, 독 오르니까 조심해야 해.” 자식들을 모두 대처로 내보내고 홀로 시골 집을 지키고 있는 소산댁 할머니는 마을 일에 무관심한 듯, 마치 남의 일처럼 이야기한다. 자신의 몸 간수만으로도 살기 힘든데, 마을에서 은행을 줍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투다. “안 아픈 데가 없어. 이 나이 되면 다 그렇겠지만, 온몸이 다 쑤시고 아파. 나무야 나보다 많이 살았지만, 저리 튼튼해 보이잖아. 하긴 나무가 아픈지 아닌지 내가 어찌 알겠어?” 건강 체질로 보이는 노인이지만, 할머니는 그 나이쯤의 노인들에게 자연스레 찾아오는 잔병 치레로 고생이 많은 모양이다. 허리도 꼿꼿하고, 음성도 강렬하고, 귀나 눈도 전혀 어둡지 않다. 그리고 가만히 나무를 쳐다보며 마치 ‘나무는 아프지 않아 좋겠다.’고 말을 건네는 듯하다. 봉안리 은행나무는 500살을 넘긴 늙은 나무다. 나무라고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디 아픔이 없었을까만, 겉으로는 소산댁 할머니처럼 건강해 보인다. 나무는 때때로 통곡의 울음 소리를 낸다고 한다. 그가 아파했던 것은 대개의 큰 나무들이 그런 것처럼 임진왜란이나 6·25전쟁처럼 나라에 큰 일이 벌어지던 때였다. 나무 그늘에서 자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땅에 일어나는 불길한 일을 나무도 아파했다는 이야기다. 나무는 오랫동안 마을의 당산나무로 살아왔다. 지금도 정월대보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정성껏 당산제를 지낸다. 모두 합하면 150가구 정도 되는 비교적 큰 마을이어서, 당산제를 올릴 때면 나무 앞의 작은 길과 나무 옆의 공터가 사람들로 가득 메워진다고 한다. ●500년 사람살이 흔적을 담다 나무가 그저 크기만 하다고 해서 푸근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큰 나무는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제압해 주눅이 들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정작 나무가 푸근하게 느껴지는 건 어떻게 우리와 더불어 살아왔는지에 대한 흔적에 달려있지 싶다. 봉안리 은행나무는 지난 500년 동안 마을 어귀에서 마을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의 평안한 쉼터로 살아왔다. 봄이면 어김없이 연초록의 잎을 내고 꽃을 피웠으며, 여름 되면 푸른 잎으로 수굿이 빛과 바람을 모아 열매를 무성히 맺어 마을 살림살이를 보탰다. 마을 사람들이나 그들의 오두막집이 바뀌어도 나무는 언제나 고향 마을 지킴이로 그 자리를 똑같이 지켰다. 팔십 평생을 살아온 늙은 우리네 어머니들의 이마에 흐른 땀을 가만가만 식혀주며 나무는 사람살이의 안녕을 기원했고, 이 땅에 평화가 깨질 때마다 큰 울음을 울었다. 고향을 생각할 때마다 맨 앞에 떠오르는 나무가 아닐 수 없다. 글 사진 담양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전남 담양군 무정면 봉안리 1043-3 술지마을. 88올림픽고속도로의 담양나들목으로 나가면 담양공고 교차로가 나온다. 1㎞ 쯤 직진하면 담양경찰서 앞 백동사거리에 이른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옥과 방면으로 5.2㎞ 남짓 가면 왼쪽으로 무정면사무소가 나오고 면사무소 뒤편으로 농공단지와 마을이 이어진다. 비교적 큰 마을이다. 봉안리 은행나무를 찾아가려면 면사무소 앞에 마련한 조붓한 주차 공간에 자동차를 세우고, 예쁜 우체국이 있는 마을 길을 따라 100m 쯤 걸어가야 한다.
  • [프로축구] ‘8위 염원’ 대구, 강원 잡았지만…

    [프로축구] ‘8위 염원’ 대구, 강원 잡았지만…

    상위 리그 8위 확보에 대한 대구의 간절한 염원이 통했다. 프로축구 대구는 22일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인 K리그 29라운드에서 지넬손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 인천을 제치고 8위(승점 39)로 올라섰다. 대구는 경기 전 인천과 승점(36)이 같았으나 골득실에서 밀린 9위로 한 장 남은 상위 리그 티켓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경기를 지면 8위 확보가 어려운 벼랑 끝 상황. 인천은 물론 10위 경남(승점 34)과 11위 성남(승점 33)도 호시탐탐 8위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구는 강원전 이후 서울 원정을 앞둔 상황이어서 강원을 반드시 잡고 23일 전북과 맞붙는 인천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이날 대구는 이지남·안상현 등의 징계 결장이 있었지만 레안드리뉴-마테우스-지넬손 등 브라질 트리오의 빠른 역습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일등공신은 삼바축구의 주축인 지넬손. 선제골도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빠른 발을 자랑하는 지넬손은 전반 31분 프리킥 상황에서 배효성의 핸드볼 파울을 유도한 뒤 직접 키커로 나서 득점했다. 시즌 3호골. 후반 32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이진호에게 택배 크로스를 올려 추가골을 도왔다. 펄펄 난 지넬손은 3분 뒤 홈팬의 박수를 받으며 김유성과 교체됐다. 반면 강원은 전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대구의 밀착수비를 뚫지 못한 데다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끝내 7승4패18패(승점 25)로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창원에선 경남이 질식 수비의 부산을 상대로 김인한과 까이끼의 골을 묶어 상위 8위 티켓의 불씨를 살렸다. 경남은 승점 37(11승4무14패)을 기록, 9위로 올라섰다. 광주를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은 2주 연속 리그 MVP로 뽑힌 황진성이 전반 12분 터뜨린 결승골을 지켜내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47의 포항은 부산(승점 45)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반면 2연패에 빠진 광주는 승점 27로 12위에 머물렀다. 광양으로 원정 간 FC서울은 데얀의 2골 1도움에 힘입어 하석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전남을 3-0으로 완파했다. 서울은 승점 61(18승7무4패)을 기록하며 한 경기 덜 치른 전북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21골째를 기록한 데얀은 2위 이동국(14골)을 멀찌감치 제치고 득점 선두를 지켰다. 한편 장신 김신욱이 상주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울산은 4-3으로 이기며 역시 한 경기 덜 치른 수원을 제치고 3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거대한 발톱 가진 신종 ‘프레데터 거미’ 발견

    거대한 발톱 가진 신종 ‘프레데터 거미’ 발견

    거대한 발톱을 가진 육식성의 신종 ‘프레데터(predator) 거미’가 발견됐다. 최근 과학저널 ‘주키’(Zookeys)에는 미국 오리건주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신종 거미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아마추어 동굴 탐사팀이 발견한 이 거미의 가장 큰 특징은 치명적인 모양의 앞 발톱. 이 발톱에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돌출되어 있어 먹이를 한방에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날카로운 발톱 때문에 이 거미는 연구자들에 의해 ‘동굴의 포식자’(predator)라는 뜻으로 ‘동굴 강도’(cave robber) 혹은 ‘트록로랩터’(Trogloraptor)라는 이름도 붙었다.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소속의 찰스 그리스울드 박사는 “이 거미는 약 4㎝ 크기로 동굴 천장에 매달린 모습으로 발견됐다.” 며 “매우 위협적인 발톱을 가진 성난 포식자” 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우 독특하게 진화됐으며 새로운 거미과(科)로 보인다.” 면서도 “어떻게 먹이를 잡아먹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공익요원·시민 2명 범인 검거 ‘일등공신’

    의정부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유모씨를 붙잡는 데는 지난 2월 입대한 한 공익근무요원과 시민 2명의 용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의정부역에서 공익근무 중인 임상록(27)씨는 사건 당시 승강장에서 한 승객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다는 긴급 무전지시를 받고 동료들과 역무실을 나섰다. 피신 중인 승객들에게 휩쓸려 역사 밖으로 나온 임씨는 50m가량 앞에 있는 남성이 범인이라는 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옆을 보니 남자 시민 2명도 유씨 몰래 뒤를 쫓았다. 유씨는 도로를 무단횡단한 뒤 차도를 따라 걸었고, 임씨 등과 눈이 마주치자 공구용 커터칼을 휘두르며 ‘따라오지 말라’고 위협했다. 이들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자 긴박한 대치 상황이 계속됐다. 임씨는 112상황실에 전화해 현장 위치를 알렸고 함께 있던 시민 한 명은 우산으로 흉기를 들고 있던 유씨의 손을 내려쳐 커터칼을 바닥에 떨어뜨리게 했다.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 달려드는 순간 범인은 오른쪽 바지주머니에서 같은 종류의 커터칼을 또 꺼내들었으나 경찰차 3대가 잇따라 도착하고 경찰관들이 제압에 나서자 흉기 난동 10분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임씨와 시민 2명이 용기를 내 피의자를 뒤쫓았고 침착하게 위치를 알려줬기 때문에 빠른 검거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왜소해 보이면서도 흉기를 들고 있어 두려웠지만 시민 2명이 함께해 용기를 냈다.”며 “너무 긴장했는지 일부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데,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프로야구] 김광현 날았다… SK 웃었다

    [프로야구] 김광현 날았다… SK 웃었다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SK를 파죽의 5연승으로 이끌었다. 김광현은 19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단 1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지난 6월 14일 잠실 LG전 이후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김광현은 지난 2일 넥센전 이후 17일, 3경기 만에 6승째를 올렸다. 95개의 공을 뿌린 김광현은 최고 구속 148㎞를 찍었고 슬라이더가 141㎞까지 나왔다. 3-0으로 이긴 SK는 시즌 첫 5연승을 내달리며 3위로 도약했다. 4강을 노리는 KIA는 6연패의 충격에 빠졌다. KIA 선발 김진우는 호투하다 0-0이던 4회 1사 후 거푸 볼넷을 내주면서 아쉽게 교체됐다. 3과 3분의2이닝 무안타 4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SK는 5회 들어서야 0-0 균형을 깼다. 선두타자 김성현의 2루타로 맞은 무사 2루 찬스에서 김강민의 안타에 이은 좌익수 윤완주의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뽑고 보내기 번트로 계속된 1사 3루에서 최정의 적시타로 2점째를 올렸다. 6회에는 2사 후 김성현의 안타에 이은 김강민의 2루타로 3점째를 낚았다. KIA는 4회 이용규가 뽑은 단 1안타가 공격의 전부였다. 삼성은 잠실에서 배영수의 호투와 홈런 2방 등으로 두산을 11-3으로 완파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기대를 모았던 이번 3연전은 삼성의 ‘싹쓸이’로 싱겁게 끝났다. 삼성은 다시 독주 체제에 들어갔고 4연패의 두산은 4위로 내려앉았다. 7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9승째를 올린 배영수는 자신의 3번째이자 올 시즌 첫 전 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은 상대 선발 이용찬(2와 3분의2이닝 12피안타 7실점)의 난조를 틈타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이용찬은 지난 4월 18일부터 삼성에 4연승을 질주하던 ‘천적’. 하지만 이날 삼성 타선은 무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1회 박석민의 2점포로 기선을 제압한 뒤 2회 1점을 보탰고 3-0으로 앞선 3회에는 조동찬의 통렬한 3점포 등으로 4점을 추가, 7-0으로 달아났다. 삼성은 3회에서 이미 선발 전원 안타를 시즌 18번째로 기록했다. 롯데는 넥센을 4-1로 꺾고 24일 만에 2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2-1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박종윤이 김병현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는 시원한 2점포를 쏘아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유먼은 7이닝을 5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아 11승째로 다승 공동 4위에 올랐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LG에 5-4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구며 이 구장에서의 7연패 악몽을 떨쳐냈다. 0-4로 뒤지다 6회 3안타와 4볼넷을 묶어 4-4로 따라붙은 7회 1사 1·3루에서 이대수의 짜릿한 결승타가 터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배구] 박철우, 36득점 폭발

    [프로배구] 박철우, 36득점 폭발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러시앤캐시(옛 드림식스)를 가볍게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삼성화재는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B조 예선 1차전에서 러시앤캐시를 3-1(25-14 16-25 25-20 25-20)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통산 여섯 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란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지만 2006년부터 열린 컵대회에서는 한 차례(2009년)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고희진·지태환 등 고비마다 활약 그러나 삼성화재는 ‘토종 에이스’ 박철우가 가빈 슈미트 못지않은 타점 높은 스파이크로 두 팀 통틀어 최다인 36득점을 올리며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2년차 고준용(18득점)의 레프트 공격도 위력적이었고 센터 고희진(4득점)과 지태환(10득점)은 고비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냈다. 반면 러시앤캐시는 ‘보이콧 사태’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 탓인지 지난해 컵대회 준우승팀다운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 14-10에서 고준용의 후위 공격과 고희진의 블로킹 득점으로 점수 차를 순식간에 6점으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낸 삼성화재는 2세트에서 박철우와 고준용의 스파이크가 번번이 상대 블로킹에 차단당하며 고전했다. 삼성화재는 결국 2세트에서 러시앤캐시에 블로킹 득점으로만 6점을 허용하며 힘없이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상대에게 공격 루트를 간파당한 삼성화재는 3세트 초반부터 고희진과 지태환의 중앙 속공 빈도를 늘리며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상대 블로킹이 우왕좌왕하면서 박철우의 위력은 배가됐다. 박철우는 3세트에서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맹폭하며 팀 득점의 절반에 해당하는 12득점을 혼자서 수확했다. 흐름을 되찾은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주도했다. ●女 기업은행, 인삼공사 3-0 완파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런던올림픽 4강 주역인 김희진의 활약을 앞세워 지난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KGC인삼공사를 3-0(25-18 25-21 25-21)으로 완파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MLB] 에르난데스 “내가 퍼펙트 킹”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26·시애틀)가 메이저리그사에 한 획을 그었다. 에르난데스는 16일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미프로야구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단 1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퍼펙트 게임 을 일궜다. 메이저리그 통산 23번째이며 올 시즌 세 번째. 지난 4월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필립 험버가 시애틀을 제물로, 6월 14일 샌프란시스코의 맷 케인이 휴스턴을 상대로 달성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 차례 이상 퍼펙트 게임이 나온 것은 2010년이다. 또 시애틀 선수로서는 에르난데스가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2군 경기에서 이용훈(롯데)이 기록했을 뿐 아직 1군에서는 없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타자 27명을 상대하며 113개의 공을 뿌려 삼진 12개를 솎아냈다. 나머지는 뜬공 8개, 땅볼 5개, 직선타 2개로 처리했다. 최고 154㎞의 불 같은 직구와 커터·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고루 구사, 타자들의 혼을 뺐다. 6회와 8회에는 각각 3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구위가 빼어났다. 다른 이의 대기록에는 야수의 극적인 호수비가 곁들여졌지만 이날 에르난데스는 큰 위기 없이 혼자의 힘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5회 에반 롱고리아의 타구가 에르난데스의 글러브를 스쳤으나 2루수 정면으로 날아간 것 정도가 아슬아슬한 장면이었다. 에르난데스는 동료들이 3회 뽑은 1점을 끝까지 지켜 1-0 완봉승을 거뒀다. 1점차 퍼펙트 게임은 이전까지 다섯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탬파베이는 지난 4년 동안 여섯 차례 작성된 퍼펙트 게임 중 세 차례 제물이 되는 굴욕을 당했다. 에르난데스는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3~4회부터 퍼펙트 경기를 의식했고 9회 마운드에 올랐을 때 긴장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화이트삭스의 험버가 지난 4월 이곳에서 우리 팀에 퍼펙트 게임의 수모를 안겼을 때 나도 꼭 퍼펙트 경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열심히 던져 오늘에 이르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2005년 시애틀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주무기인 시속 155㎞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150㎞에 육박하는 슬라이더로 삼진을 무수히 낚아 ‘킹 펠릭스’로 불렸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180개의 삼진을 낚았다. 2010년에는 13승12패에 그쳤으나 탈삼진 232개(2위), 평균자책점 2.27(1위)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영예를 안았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현재 11승5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고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민주 경선 제주·울산 ‘조직싸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순회경선(제주·25일)이 다가오면서 주자들은 초반 기선제압을 위해 ‘조직 총동원령’을 내렸다. 16일 현재 선거인단 신청이 예상보다 저조해 조직 동원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각 조직의 대충돌 양상이다. 민주당은 당초 선거인단이 200만~300만명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들어 하루 4만~5만명이 선거인단 신청을 하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9일간 20여만명이 신청, 경선 양상이 달라질 것 같다. 대규모 선거인단이면 모바일 표심이 작동, 경선 결과가 여론조사와 유사하게 나타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후보가 유리해진다. 하지만 오는 9월 4일까지 계속되는 선거인단 모집이 현재의 추세대로 진행될 경우 선거인단 규모는 100만명 안팎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선거인단 규모가 적으면 당원들의 영향력이 커져 조직대결이 결과를 좌우한다. 국민 여론과 당심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이변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따라 문 후보와 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준영 후보 진영은 초반 경선지인 제주, 울산(26일)의 조직동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제주는 문 후보가 조직력에서 약세라는 평이 많다. 반면 손학규·김두관 후보는 각각 제주 출신 김재윤·김우남 의원을 앞세워 조직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분석이다. 울산은 문재인·김두관 후보가 조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제주에서 이변이 일면 울산 경선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변 시엔 흥행에 불이 붙어 선거인단 신청이 급증할 수 있다. 손 후보는 제주에서 문 후보를 앞서면 울산에서도 바람을 탄 뒤 손 후보 강세 지역인 강원(28일), 충북(30일)에서 대이변을 연출하겠다고 벼른다. 그 경우 전체적으로 경선의 변동성이 높아져 ‘문재인 대세론’을 허물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김 후보 측도 “제주·울산 경선을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한다. 물론 손·김 후보도 순회경선 중·종반의 열세를 인정한다. 따라서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한 뒤 결선투표에서 ‘반(反)문재인 연대’를 구축해 최종 후보가 되겠다는 구상이 현실적이라고도 말한다. 문 후보는 순회경선에서 50% 이상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곧바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경찰, 컨택터스 서울 법인도 허가 취소

    경기 안산시의 ㈜SJM 용역경비 폭력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8일 노조원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경비업체 컨택터스의 경기 양평 법인에 이어 서울 법인에 대해서도 경비업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또 컨택터스의 2개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해 온 서진호(33)씨를 경비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따라 SJM 사태로 사법 처리 되는 사람은 22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SJM 폭력 사태를 빚은 컨택터스의 양평과 서울 법인 모두 서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서울 법인도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컨택터스는 SJM과 하루 12시간 근무 조건으로 1인당 17만원을 받는 시설 경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SJM 폭력 사태를 계기로 노사분규 등 전국 집단 민원 현장에서 활동 중인 용역·경비업체 18개사에 대해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용역 폭력 전담반’을 편성해 경찰봉, 살수차, 경찰복 등 경찰장비 불법 보유 현황과 폭력 전과자 고용 여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용역·경비업체가 직원을 채용할 때 폭력 전과가 있는 사람은 배제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컨택터스의 폭력 행위를 경찰이 방관했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이 그런 의구심을 갖게 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감찰 조사를 해 보니 현장 지휘관(안산 단원경찰서장)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른 새벽에 공장 안에서 폭력 상황이 벌어졌다면 서장이 상황을 파악한 뒤 (1차 충돌과 2차 충돌 사이) 바로 공장 안으로 병력을 투입해 제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그녀들 투혼, 우리를 울립니다

    그녀들 투혼, 우리를 울립니다

    맏언니 이숙자(31)와 정대영(31·이상 GS칼텍스)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김연경(24)과 한송이(28·GS칼텍스)는 펄쩍펄쩍 뛰며 어쩔 줄 몰랐다. 세계랭킹 15위의 한국 여자배구가 4위 이탈리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8일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3-1(18-25 25-21 25-20 25-18)로 제압했다. 2004년 아테네대회 예선에서 3-2로 이긴 뒤 무려 8년 만에 거둔 승리다. 1976년 몬트리올대회 첫 메달(동) 이후 36년간 침묵해 온 한국 여자배구는 이로써 8년 만에 다시 밟은 올림픽무대에서 두 번째 메달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의 활약은 여전했고, 끈끈한 수비가 더해졌다. 1세트 후반 세터 김사니를 빼고 이숙자를 넣어 중앙 공격을 살리고 상대 눈을 어지럽힌 게 주효했다. 1세트를 18-25로 내주며 흔들린 대표팀은 2세트 후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시소게임을 벌이다 김연경이 연속 득점하고 상대 범실까지 묶어 2세트를 25-21로 가져왔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3세트 들어 한국을 괴롭히던 시모나 지올리의 이동공격을 김연경이 블로킹한 뒤 황연주(26·현대건설)가 서브 득점을 올려 17-12로 점수 차를 벌린 한국은 센터 양효진(23·현대건설)의 중앙 속공으로 24-20 세트포인트다 만든 뒤 역시 양효진의 속공으로 마침표를 찍어 3세트도 가져왔다. 이후부터는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가 됐다. 블로킹까지 살아났다. 4세트에선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당황한 이탈리아 선수들의 범실이 이어졌고, 한국은 25-18로 또 빼앗은 4세트를 마지막으로 이날 경기를 매조지했다. 김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무지개를 보려면 비를 봐야 한다. 메달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팀이다. 최선을 다하자’고 정신력 무장을 주문한 것이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주포 김연경은 “이탈리아와 8강에서 만난다는 얘기를 듣고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느낌이 좋았다.”면서 “지금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고 준결승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은 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미국과 격돌한다. 김 감독은 “미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승 후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엔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다. 자신감을 갖고 한 번 대들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급성장 일본축구는

    급성장 일본축구는

    지난달 27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햄든 파크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축구 남자 D조 조별리그 일본-스페인전.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패싱게임의 원조 스페인에 패싱게임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리고 전반 34분,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오기하라의 코너킥을 받은 오쓰 유키가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 뒤 일본의 강한 압박과 탄탄한 조직력에 하비 마르티네스는 퇴장당하고 후안 마타는 공간 침투도 제대로 못하고 헉헉대기만 했다. 11일 홍명보호와 격돌하는 ‘숙적’ 일본은 본선에서 스페인을 1-0으로 제압하며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일본축구의 상승세에 해외 언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주요 베팅업체들은 일본을 우승 후보 2순위까지 올릴 정도였다. 특히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아 수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8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전반 한골 차로 앞서가다 후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멕시코를 만나 높다란 벽을 실감했다. 사실 일본은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불안한 전력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1-1로 비겼고, 영국에서 치른 벨라루스와의 평가전도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멕시코전 전반 내내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인 것과 달리, 후반에는 공수 밸런스가 개인기를 앞세운 멕시코의 역습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올림픽대표팀끼리의 역대 전적에서는 4승4무4패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홍명보 감독은 J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일본을 잘 안다. 얼마 전까지 J리그에서 뛰었던 김보경(카디프시티)과 김영권(광저우 헝다) 등 일본축구를 경험한 선수만 18명 가운데 다섯이나 된다. 중앙 수비수 황석호는 산프레체 히로시마, 공격형 미드필더 백성동은 주빌로 이와타,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은 교토 상가에서 각각 뛰고 있다. 이들은 상대 선수들의 개별 기술과 활동반경, 축구색까지 꿰뚫고 있어 홍 감독 역시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대표팀에 없는 게 한국에는 있다. 박주영이 브라질전 벤치에서 “포기하지 말자.”고 외쳤던 그 정신력과 투지. 그것이 11일 한·일전 승리의 열쇠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 밤 11시 40분) 제주 서귀포시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아름다움과 다양한 희귀성을 뽐내고 있다. 또한 해양보호구역과 천연기념물 442호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주 바다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원인은 바로 열대성 어류와 산호들이 자리를 잡고 서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시탈(KBS2 밤 9시 55분) 각시탈의 자폭으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공개처형장.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슌지(박기웅)의 눈앞에 새로운 각시탈이 등장하고, 각시탈이 제국경찰들을 제압하며 담사리를 성공적으로 구출해 달아난다. 한편 종로서로 복귀한 강토는 키쇼카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라라를 찾아가 자신을 조직원으로 받아달라고 말한다. ●천사의 선택(MBC 오전 7시 50분) 유란을 쫓아가던 은석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수경과 결혼하지 않겠다는 민재의 말에도 불구하고 왕 회장은 강경한 태도로 수경과의 약혼 날짜를 잡는다. 그 사실을 안 민재는 은설이 아니면 안 된다고 왕 회장에게 말한다. 하지만 왕 회장은 수경과 약혼을 하지 않으면 은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며 민재를 협박한다. ●청진기(KBS2 오후 5시 30분) 여름방학을 이용한 청소년들의 진로체험현장이 뜨겁다. 답답한 교실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꿈꾸는 진로분야의 전문가들과 직접 만나는 다양한 캠프들. 그중 6인의 예술가와 1박 2일 캠프 현장을 함께한다.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작품을 만들어보고, 무심코 지나쳤던 현상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다. ●헬스 투데이(EBS 오전 6시 30분) 엉덩이 근육은 걷거나 서고 앉을 때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 이 부분은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거나 골반이 틀어진 경우 쉽게 뭉칠 수 있다. 근육과 관절이 뭉치면 당연히 다리의 움직임도 원활하지 않게 된다. 또한 통증이 발생하고 심하면 방광에도 이상이 생겨 대소변의 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데….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1시 5분) 1888년 살인마 잭은 5명의 여성을 끔찍하게 죽인 뒤 런던 시내를 공포로 몰아넣은 영국 범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불가사의한 인물이다. ‘미스터리 파일’은 현대의 범죄현장 분석을 이용해 유력한 용의자를 밝혀낸다. 또한 1483년 런던탑에서 사라진 두 명의 왕자를 살인한 용의자를 현대적인 과학기법을 통해 밝혀 본다.
  • 탁구 올드보이 삼총사 “이젠 만리장성 넘어 金”

    탁구 올드보이 삼총사 “이젠 만리장성 넘어 金”

    평균 연령 33세, 3차례의 올림픽 출전 경험. 온몸에 성한 곳 하나 없고, 안팎으로 세대교체론에 시달렸지만 농익은 관록으로 결국 메달 색깔을 바꿨다. 남자탁구 단체전 결승 진출에 성공한 오상은(35·KDB대우증권), 주세혁(34), 유승민(30·이상 삼성생명) 얘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대표팀은 7일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단체전 준결승에서 홍콩을 3-0으로 꺾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은 8일 오후 11시 30분 중국과 치른다. 상대를 압도하는 파워는 없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이 빛을 발했다. 1단식에 나선 유승민(세계랭킹 17위)은 32위 탕펑을 풀세트 끝에 3-2(7-11 11-4 11-6 8-11 11-9)로 눌러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어 에이스 주세혁(10위)이 교묘한 커트로 2단식마저 잡아낸 뒤 세번째 경기인 복식에서 유승민-오상은(11위) 조가 렁추옌(35위)-장톈이 조를 3-2(5-11 11-6 11-2 11-13 11-9)로 뿌리치며 경기를 마감했다. 당초 목표였던 결승 진출을 이루고 선수들과 감격의 눈물을 흘린 유남규 남자팀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은 중국이 앞서지만 우리 선수들도 열 번 붙으면 한두 번은 이길 수 있다.”며 “그 승리가 이번이 되도록 똘똘 뭉쳐서 싸우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러나 여자탁구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싱가포르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탁구가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여자탁구가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김경아(35), 석하정(27), 당예서(31·이상 대한항공)가 팀을 이룬 한국은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포진한 ‘리틀 차이나’ 싱가포르의 벽을 넘지 못했다. 1단식부터 에이스 김경아(5위)는 펑톈웨이(8위)의 강력한 포어핸드 드라이브 공격에 밀려 여자단식 8강전의 패배를 설욕하지 못했다. 2단식에 나선 석하정(19위) 역시 리자웨이(15위)에게 한 세트를 빼앗아 오는 데 그쳤고, 세 번째 경기인 복식에서도 귀화선수 듀오 당예서(23위)-석하정 조가 왕웨구(11위)-리자웨이 조에 무릎을 꿇었다. 현정화 여자팀 감독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잘 버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장기적으로 계획을 짜서 양하은(18·대한항공) 등 어린 선수들을 길러내 세대교체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세상에 없던 기술 ‘양학선’ 올림픽 접수하다

    세상에 없던 기술 ‘양학선’ 올림픽 접수하다

    “런던에서 금메달을 따고 코믹한 세리머니를 할 거예요.” 올해 초 인터뷰를 할 때 양학선(20·한국체대)은 해맑은 표정으로 약속했다. 긴장되고 부담스럽기보다는 첫 올림픽이 설레고 들뜨기만 한 ‘철부지’였다. 세상에 없던 기술 ‘양학선’(YANG Hak Seon·난도 7.4)으로 지난해 도쿄세계선수권대회 도마 챔피언을 꿰찬 당돌한 청년은 올림픽 무대마저 거침없이 접수했다. 6일 런던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1, 2차 시도 평균 16.533점으로 한국 기계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에서 1위를 꿰찼던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16.399점)을 가볍게 따돌렸다. 하지만 예고했던 ‘웃긴 뒤풀이’ 대신 그저 슈퍼맨 망토처럼 태극기를 어깨에 걸친 채 쉼없이 사진을 찍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2만명의 관중은 ‘새 챔피언’의 탄생에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어릴 적 여의치 않은 형편에도 효성이 지극했던 양학선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전북 고창에 있는) 아버지집을 잘 지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유 있는 ‘1등’이었다. 8명의 도마 결선진출자 중 가장 마지막에 연기를 펼쳐 더 그랬다. 사실 양학선은 런던에 올 때 세 가지 기술을 준비해 왔다. 자신이 개발한 ‘양학선’과 1996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기술 ‘여2’(난도 7.0), 그리고 ‘스카라 트리플’(난도 7.0)이다. 예선에선 ‘양학선’을 뺀 나머지 두 개만 시도했다. 비장의 무기는 결승을 위해 남겨 뒀다. 양학선은 스스로 “두 발 착지 실수를 해도 다른 선수를 모두 이길 수 있는 기술”을 1차 시기부터 꺼내 들었다. 거침없는 질주로 구름판을 밟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 무려 1080도를 비틀어 돌아내렸다. 현존하는 기술 중 가장 어렵고 점수가 높은 기술. 이날 난도 7.4를 시도한 건 양학선이 유일했다. 착지 과정이 살짝 흔들렸지만 16.466점을 찍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2차 시기에서는 스카라 트리플로 안정감을 더했다. 16.600점. 양학선은 채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우승을 예감한 듯 조성동 총감독과 껴안고 태극기를 흔들며 금메달 뒤풀이를 시작했다. 결국 이변 없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사실 그의 쾌거는 하늘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그가 워낙 뛰어난 기량을 갖춘 게 사실이지만 그에 필적하는 맞수가 올림픽에 출전했다면 금메달은 또다시 오리무중에 빠질 뻔했다. 최대 경쟁자로 평가받는 토마 부엘(25·프랑스)과 북한의 리세광(27)이 나오지 않은 것이 그의 금메달을 도왔다. 두 선수 모두 기술난도와 도약 높이에서 양학선을 위협할 선수들이었으나 부상과 규정 위반으로 런던에 오지 못하면서 양학선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부엘은 지난해 12월 평행봉 연습 중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지면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양학선은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두 살 위 형을 따라 우연히 체조를 시작했고,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전국소년체전에서 이단평행봉 동메달을 따더니, 이듬해 링 금메달을 걸었다. 전 종목을 골고루 재미있어했고 다 잘했다. 작은 키(160㎝·51㎏)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았다. “친구들이 ‘애기야, 너 언제 클래’하면서 놀렸다. 체조 하면 키가 쑥쑥 클 줄 알았는데…”라고 아쉬워하지만 어느덧 세계 체조계의 1인자가 됐다. 양학선의 꿈은 ‘올림픽에 세 번 나가는 것’이다. 20살 청년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육상 100m 레이스 전 트랙 위로 병 날아와…

    육상 100m 레이스 전 트랙 위로 병 날아와…

    런던 올림픽 최고의 하이라이트 육상 남자 100m 레이스에서 술취한 관객이 경기장 트랙 위로 병을 집어던진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100m 레이스 결승에서 우사인 볼트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각 레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준비 자세를 취해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이때 병 하나가 5번 레인 뒤로 떨어졌다. 출발 총성에 모든 선수들이 귀를 활짝 열고 있는 상황에서 뜻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으나 경기는 중단없이 그대로 진행됐다. 결국 7번 레인에서 뛴 볼트가 9초 6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이같은 소동은 네덜란드의 여자 70㎏급 유도선수 이디스 바쉬가 자신의 트위터로 글을 올리면서 널리 퍼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해 동메달을 따낸 바쉬는 트위터에 “한 술취한 관객이 트랙 위로 병을 집어 던졌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화가나 한대 패줬다.”고 적었다.   이같은 장면은 여러 관객들에게도 목격됐으며 바쉬에게 제압당한 술취한 남자는 경찰에게 체포됐다. 다친 사람 없이 경기는 무사히 끝났으나 트랙 위로 떨어진 병이 경기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볼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출발 하기전 등 뒤에서 병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면서 “무슨 폭력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면서 웃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볼트는 9초 63으로 100m를 통과해 베이징 올림픽때 자신이 세운 올림픽 기록(9초 69)을 경신했다.      사진=멀티비츠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男양궁 개인전 첫 金 맏형 오진혁 해냈다

    男양궁 개인전 첫 金 맏형 오진혁 해냈다

    ‘해묵은 숙제’를 풀었다. 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금메달이 나왔다. 맏형 오진혁(현대제철)은 3일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섰다. 4연패를 노렸던 단체전 동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설욕하는 한 방이었다. 임동현(청주시청), 김법민(배재대)의 뒤에서 듬직하게 활을 쏘던 주장은 결승까지 혼자 살아남아 후루카와 다카하루(일본)를 상대하며 시위를 당겼다. 1세트부터 10점 두 방을 꽂으며 기선을 제압하더니 2·3세트에서 연속 29점을 꽂았다. 9점 두 발을 꽂으며 추격을 허용하던 마지막 4세트에서도 세 번째 화살을 10점에 꽂으며 결국 7-1(29-27 29-28 29-29 28-25)로 가뿐하게 금메달을 걸었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에 처음 나선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남자팀은 개인전에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땄을 뿐이다. 여자팀이 7번의 대회 중 4년 전 베이징대회만 빼고 6번이나 정상을 꿰차 박탈감은 더했다. 10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올림픽 꿈을 키운 늦깎이 오진혁이 메이저대회 첫 개인전 우승을 올림픽 무대에서 해낸 것이다. 하지만 쓸쓸했다. ‘양궁 황제’ 임동현은 16강에서 릭 판 데르 펜(네덜란드)에게 1-7(25-29 27-27 26-27 27-29)로 완패해 세 번째 올림픽 도전에서도 개인전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역시 랭킹라운드에서 종전 세계신기록을 넘는 698점을 쐈던 막내 김법민도 다이샤오샹(중국)과의 8강전 5세트까지 5-5(26-30 28-28 27-26 29-28 27-28)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슛오프에서 나란히 9점을 쏘았지만 과녁 중심에서 조금 더 멀어 탈락했다. 한국 양궁은 금메달 3, 동메달 1개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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