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제스처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파행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마녀사냥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7일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50
  • 노대통령 방미외교 3박4일 취재비화

    ◎“정상회담장 극비 예약자는 고르비”/소 겉으론 “덤덤” 안으론 “치밀한 준비”/라이사도 한인 점포서 “계산된 쇼핑”/성과 없었으면 두 대통령 기념촬영 못했을 듯 노태우대통령의 지난 3박4일간에 걸친 샌프란시스코ㆍ워싱턴 일정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고 전후 냉전체제의 마지막 유산인 분단 한반도를 어느날 갑자기 화해와 협력의 세계물결의 중심부에 실어 놓았다. ○끝난 뒤에 겨우 촬영 노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주미대사관저에서 수행기자단,워싱턴주재 한국특파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우리가 세계변화의 중심에서 세계의 변화를 만들고 있다』 『힘이 없어 강대국의 분단을 감수해야 했던 과거는 가고 이제 우리 스스로의 운명을 우리가 개척하고 결정하는 시대가 왔으며 그 누구도 우리의 가는 길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신관 23층 스위트룸에서 있은 노­고르비 대화는 아직도 많은 비화를 간직하고 있다. 정상간의 만남은 물론 모든 국가간의 회담은 외교관행상 포토세션(기념촬영의 의전절차)은 언제나 회담직전에 이뤄진다. 그러나 노­고르비 대좌의 기념촬영은 회담이 끝난뒤 가까스로 이뤄졌다. 한소 양측의 공식 기록사진사 1명씩 2명이 회담시작 전부터 회담장 바깥 다른 방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소련측 경호원들은 회담이 시작되어도 촬영을 허용치 않았다. 1시간여에 걸친 회담이 끝나자 그들은 소련측 사진사만 들여보냈다. 이에 우리측 배석자 한 사람이 『우리 사진사는 왜 안 들어 오느냐』고 재촉하자 우리측 촬영사를 들여보내 역사적인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우리 사진사가 두 대통령에게 악수하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자 노대통령은 고르비에게 손을 내밀었고 고르비도 미소를 지었으며 노대통령은 다시 왼손으로 고르비의 허리를 감싸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소련측은 두 정상의 만남을 사진기록으로 남기는 데 반대했으나 우리측은 「사진 안 찍으면 회담은 무효다. 누가 그런 회담을 믿느냐」고 완강하게 버텼다는 것. ○총영사관저등 주장 우리측 수행원의 한 사람은 노­고르비회담의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면 그들은 회담후에도 기록촬영을 거부했을 지 모른다고 피력. 소련측은 겉으로는 한소 정상회담이 세계적인 뉴스의 초점이 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은 듯 회담직전까지도 회담성사가 유동적인 인상을 주려고 했으나 내부적으로는 노대통령과의 회담을 치밀하게 준비했던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우선 회담장소문제인데 소련측은 노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기 전날까지도 샌프란시스코 소련총영사관이나 총영사관저를 주장했다. 우리는 「미국내 소련영토」인 총영사관은 불가하다면서 제3의 장소를 주장했다. ○23층 스위트룸 추적 우리 실무팀들은 온갖 정보채널을 동원,회담장소를 물색하던 끝에 페어몬트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원수급이 사용하는 스위트룸의 예약상황을 점검했다. 4개의 스위트룸은 노대통령 숙소(본관 7층과 그 위층)와 IMF총회에 참석중인 미 재무장관,스위스은행연합회장의 숙소 등으로 3개는 예약자가 파악이 되었으나 나머지는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았다. 호텔측이 극비에 부친 나머지 한개의 스위트룸 예약자는 바로 고르비였다. 소련측은 회담장소를 고르비의 숙소인 소련 총영사관저나 총영사관을 주장하면서도 그이전에 이미 노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신관 23층 스위트룸을 예약해둔 것이었다. 또 하나의 증거는 당초 노­고르비회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던 4일 하오 4시무렵 고르바초프대통령 부인 라이사여사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한국인 점포에 우연히 들르는 것처럼 해 한국상품을 사면서 「보드카는 얼마나 팔리느냐」고 묻는등 한국에 대한 친근한 제스처를 보였던 것도 그 실례가 된다. ○소 외무부 소외된 듯 소련수뇌부의 의사결정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대통령궁의 핵심막료들에 의해 결정되고 있으며 이번 한소정상회담 추진도 거의 막판까지 고르비와 두 핵심참모등 3사람만이 알고 있었다. 이 핵심참모는 이번 회담에 배석한 5명의 소련측 인사가운데 두 사람이라는 것. 배석인사는 마슬리코프 경제담당정치국원,프리마코프 대통령위원회위원(전 연방최고회의의장),도브리닌 대통령외교고문(전 주미대사),체르니아예프대통령안보보좌관,말케비치 연방상공회의소장 등인데 도브리닌과 체르니아예프가 그 두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도브리닌은 30년간 주미대사를 했기 때문에 서방측에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체르니아예프는 골수당료 출신으로 고르비와는 40년동안 친분을 유지했으며 흐루시초프때부터 개혁을 주장한 인물. 안보보좌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대통령제로 체제를 바꾸면서 신설한 최근접보좌관 4명 가운데 1명으로 정식 직함은 자본주의국가담당 대외정책보좌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준높은 화술 구사 이번 회담에 셰바르드나제외상이 배석에서 빠진 것은 유럽지역의 국가와 외상회담이 사전에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사실은 한소 정상회담이 한소 외무성도 모르는 가운데 추진됐기 때문에 외무성이 외상회담 일정을 따로 잡아놓았을 것이란 분석들. 노대통령은 이번 고르비와의 회담때 매우 수준높은 대화술을 구사,고르비와의 친근미를 돋보이게 했다. 회담장소가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사실을 들어 한소 두 나라가 태평양국가임을 자연스럽게 지적했고 방한공연했던 레닌그라드교향악단 지휘자의 「고르비대통령은 너무 바빠 우리 교향악단공연을 관람한 적이 없으나 한국의 대통령은 관람해줘 고맙다」는 말을 인용함으로써 대소우의를 표시. 노대통령은 고르비와의 회담에 대비,러시아 속담 슬라브 속담을 섭렵했고 고르비대통령도 아무런 서류파일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국을 공부하고 임했다는 것. 이번에 노대통령을 수행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 대통령이 어느새 이렇게 커져버렸나」하는 것이었다.
  • 한ㆍ소 정상회담 이후 「동북아 역학」진단(전문가 좌담)

    ◎“한반도 긴장완화의 「지렛대」본격 작동”/크렘린,「두개의 코리아」사실상 인정한 셈/중국도 장기적으로 북한개방 유도할 듯/평양,대소의존 높아 「단절」어려울 듯/미군철수 겨냥… 전략차원서 대미접근 가능성/한ㆍ소발전은 서울ㆍ북경 개선의 촉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간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을 통해 수교원칙이 합의됨에 따라 양국관계는 급격히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정세도 큰 변화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특히 한소정상회담을 격렬히 비난해온 북한이 이같은 사태변화에 어떻게 대처해 갈지,과연 북한도 개혁ㆍ개방정책을 추진해 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으며 북한­중국­소련의 북방3각관계가 어떻게 변모해갈지도 궁금하다. 이같은 문제들을 풀어보기 위해 신승권(한양대ㆍ소련정치) 박두복(외교안보연구원ㆍ중국정치) 윤병익교수(통일연수원ㆍ북한정치)의 좌담을 마련했다. □참석자 신승권교수 박두복교수 윤병익교수 ▲신승권교수=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의 급진전과 한반도의 긴장완화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국과의 수교원칙에 합의한 소련측의 결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금년 3월 이전까지는 북한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한미군사동맹 관계를 인정하면서 한반도에서의 1코리아(1Korea) 정책을 고수한다는 것이 소련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한소간의 정치ㆍ경제ㆍ문화교류를 발전시킬 뿐 아니라 북한으로 하여금 대남관계를 개선토록 하고 개방과 개혁의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는 2코리아(2Korea) 정책을 펴나갈 것이다. 한국과 관계개선은 하되 국교정상화까지는 가지 않겠다고 북한측에 다짐했던 소련이 금년들어 학자와 언론인 등을 통해 김일성체제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근본적인 정책변화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박두복교수=한소관계의 발전은 장기적으로 한중관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소분쟁 완화이후 한소ㆍ한중관계는 상호 보완적이고 상호 상승적인 작용을 해왔다.우리 정부의 북방정책도 이런 대전제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체제유지에 한계성 ▲윤병익교수=북한도 소련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입장을 표시할 수는 있지만 구조적으로 군사ㆍ경제면에서 대소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소련의 정책을 인정 내지 묵인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북한과 소련관계가 단절되면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무기공급이나 수리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고 한소수교와 국제화해 및 한반도 정세변화 상황을 나름대로 대남정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코리아 정책으로 입장을 바꾼다면 북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조선정권과 대한민국자체를 부인하는 등의 대남전략 기본속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한반도의 평화정착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등의 군사문제 타개책을 내세울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군축과 신뢰회복,외국군의 단계적 철수를 들고 나온 것은 그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러면에서 체제유지에 한계가 있다. ▲박교수=중국은 대북한관계에 있어서 소련보다는 많은 제한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련은 분단극복과제를 안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정책을 펴나가는데 있어서 자유롭고 고르바초프 등 지도자들이 2차대전 당시 징집연령에 이르지 않았던 혁명 3세대로 실용주의적 가치체계를 갖고 있으며 군사ㆍ경제적으로 북한에 대해 확고한 제재수단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대만과의 관계에서 「하나의 중국」 (1 China)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에 한반도정책에 있어서도 행동반경이 좁고 등소평을 비롯한 실세지도층이 혁명 1세대들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한국을 인정하게 되면 결국 2코리아 정책을 받아들이는 꼴이 돼 1차이나원칙과 배치되는 모순을 자초하게 된다. 우리의 북방정책방향도 중국보다 행동반경이 넓은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함으로써 한중 관계발전의 자극요인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신교수=소련은 정치개혁면에서는 중국에 앞서 있지만 경제개혁면에서는 훨씬 뒤져있다. 중국은 실용주의 경제노선에 착수한지 오래고 소련은 이제서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소간의 경제발전 경쟁과 협력이 이뤄져 북한에 개혁개방압력을 가하면 북한은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73년이란 가장 오래된 공산주의국가 소련에서 경제가 엉망이 됐고 동구권이 붕괴한 것을 보고도 북한이 계속 통제경제를 추진하는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선택놓고 고심예상 ▲윤교수=올가을 북경 아시안게임에 노대통령이 방문하는등 중국과 접촉할 경우 한중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의 1코리아정책에 중대한 변화합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북한도 결국 남북한 평화공존모델로 갈 수 밖에 없는데 1코리아정책에서 2코리아정책으로 전환해야 하는 정책선택의 어려운 단계에 와 있다. ▲박교수=천안문사태와 동구민주개혁이후 중국의 정치상황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 이같은 급진적 변화가 중국공산당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져 정책결정과정에서 이데올로기요인이 부각되고 현실주의적 목소리가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북한체제에 대한 인식도 이데올로기 요인에포함된다. 그러나 이는 외적변화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과도기적 현상에 불과하다. 중국도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체제변화와 개혁을 유도하는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한소관계가 한중관계발전으로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리한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중국사람들을 만나보면 한중관계는 한소관계진전보다 반발짝 늦게 따라간다고 얘기한다. ▲신교수=중국과 소련이 라이벌입장이긴 하지만 고르바초프 등장이후 한반도긴장완화와 군축문제에 있어서 한소관계가 정상화돼야 한중관계도 이를 구실삼아 북한의 비판을 받지않고 부드럽게 정상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견해를 같이 할 것이다. 중소관계도 냉각관계를 뛰어넘어 뭔가 진전을 봐야할 것이며 작년 중소정상회담에서 뭔가 합의를 보지 않았겠는가. ▲윤교수=중국은 천안문사태이전까지는 정경분리원칙에 입각,2코리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제위에서나마 한국과 상당한 경제접근이 있었다. 그러나 천안문사태 이후 상황이 달라져 북한과 밀착되는 징후를 보였다. 그에 비해 소련은 86년 블라디보스토크선언을 통해 아시아국의 일원임을 자처한 이래 88올림픽직전 글라스노야르스크선언에서 남북한을 같은 비중으로 취급하는 등 사실상 2코리아정책으로 가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소련매스컴이 김일성을 소련군대위출신으로 소규모 빨치산을 이끈데 지나지 않으며 6ㆍ25가 남침전쟁이라고 폭로한 것은 김일성위상격하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소국교수립상태까지 가면 평화공존은 「2개의 조선」을 조작하려는 책동이라는 입장의 북한의 1코리아정책은 수정될 수 밖에 없고 이같은 기본논리의 와해는 북한체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박교수=북한의 1코리아정책은 유한성을 띤 시간문제다. 1코리아정책은 국제사회의 대결논리시대의 산물로서 이제 국제적인 데탕트의 물결이 한반도에까지 투영되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남북교류가 불가피하고 서로 정치실체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은 진실성을 갖고 군축문제에 임해야 하며 1코리아 정책으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대남강경노선을 평화공존노선으로 전환하기 위해 체제변화가 불가피하다. 북한이 단기적으로는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장은 동구의 변혁이 김일성체제를 위협,오히려 더욱 경직화되고 이념을 강조하겠지만 이는 외부자극에 대한 조건반사일 뿐이다. 김일성이 거의 80세가 다된 만큼 김정일에게 권력을 이양시키는 과정에서 어떤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정치ㆍ경제개방을 촉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교수=김일성 사망이후 획기적인 계기가 있을 수 있고 김정일집권을 계기로 국민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경제개혁이다. 그런 의미에서 낙관할 수 있다. 북한이 석유ㆍ원자력 등 자원면에서 소련에 의존하고 있고 전력ㆍ식량난 등 경제사정이 워낙 어렵다. 소련은 지난 84년 체르넨코서기장시절 김일성의 소련방문 당시 원자력발전소 설치를 약속했지만 체르노빌 사건이후 소극적으로 변해 북한의 원자력발전소 건립자체를 주저하고 있다. ○소련ㆍ북한 갈등 예상 ▲박교수=소련이 탈스탈린화 하는데 북한이 스탈린주의를 고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소련과 북한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겠지만 북한의 경제ㆍ군사 구조상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다. 중국도 소련보다 먼저 탈스탈린화에 나섰기 때문에 중소가 동시에 변혁을 추진하고 이 변혁이 상호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도 천안문사태 이전에는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중국이 현재는 위축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의 개방정책으로 인한 빈부계층과 지역갈등의 해결을 통한 국민일치감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합리화보다 정치개혁이 더 쉬운 방법이다. 중국이 난국을 슬기롭게 해결,개혁과 개방정책으로 회귀하지 못한다면 한소관계발전은 오히려 중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교수=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중국에서 배운 것이다. 만일 페레스트로이카가 없었다면 중소분쟁이 심화됐을 것이나 양국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소관계도 진전될 것이다. 박교수는 중국이 사회혼란 극복문제때문에 잠정적으로 위축돼 있다고 했는데 소련은 개혁과 개방을 중단할 수 없는 단계에와있다. ▲박교수=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중국의 개혁ㆍ개방정책이 2단계로 접어든다면 중소 관계발전은 북한체제를 변화시키는 엄청난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교수=현재 소련만이 북한에 개방압력을 가해도 시간문제인데 중국까지 압력에 가세한다면 북한은 그야말로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중국과 소련처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부개혁 서둘러야 ▲윤교수=모든 문제는 결국 북한의 변화가능성문제로 귀착된다. 대외개방정책면에서 북한은 중국처럼 대외개방경제를 추진하되 주체사상논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총련계기업을 받아들이는 등 변명을 추진하려할 것이다. 김일성이 지난 84년 소련과 동구를 돌아보고 이들의 경제발전상에 쇼크를 받은뒤 중국을 본받아 합영법을 실시했으나 서방자본은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인민공사를 해체하고 시장경제를 부분 도입한데 반해 북한은 시장경제도입을 꺼리기 때문에 국내경제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대내적개방의 바탕위에서 대외개방을 추진,조화를 이룰 수 있으나 북한은 국내변화는 도외시한 채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위하여 」라는 식의 교조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것이다. ▲박교수=유물변증론에서 봐도 외적요인은 내적요인과 연관지어서만 움직일 뿐이다. 북한에서도 국가최우선 목표를 계급투쟁에서 생산력발전으로 전환시키는 내적변화가 있어야 진정한 군축과 평화공존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모택동사상과 현대화개념이 대립됐었으나 모사망후 현대화론 노선화가 이뤄졌다. 북한에도 김일성사망후 주체사상수정을 통해 78년이후의 중국이 치른 과정이 있어야 한다. ▲윤교수=현재로서는 북한의 대외경제개혁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개혁은 물론 정치개혁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원민주체제가 일반적 추세인데도 북한은 김부자세습체제를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로 1당독재체제의 변형인 주체사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대내개혁이 안되기 때문에 대남정책의 변혁도 어려운 것이다.최근까지 몇차례 남북대화를 했지만 북한의 남조선해방인민민주주의 통일전선전략에는 추호의 변화도 없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것이다. ▲신교수=소련이 지금까지는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을 주저해 왔다. 북한이 내부개혁을 하지 않으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과 함께 설득하는 색다른 방법을 들고 나올 것이다. 북한이 아무리 철두철미한 통제사회라 해도 차우셰스쿠정권처럼 밑으로 부터 붕괴되지 않으려면 정권유지차원에서라도 지금같은 스탈린체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소련이 김일성사망후 차기정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겠지만 소련이 루마니아처럼 북한에도 개입할지는 알 수 없다. 소련이 전세계 천연가스생산량의 40%,석유 20%,목재 40% 등 엄청난 자원을 갖고 있는데도 미일학자들이 고르바초프가 곧 쓰러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공산주의가 망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고르바초프가 집권한 85년에 비해 요즘은 모든 물건이 비싸며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일을 잘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의욕고취요인이 없기 때문에 서방세계에서 1시간이면 할 일을 3∼4시간 동안 하고 시설마저 낙후돼 있어 근본적으로 공산주의자들은 프로레타리아 룸펜기질이 몸에 배 있는 것이다. 소련도 그런 상황인데 석유한방울 안나는 북한에서야 말할 나위도 없다. ○「폐쇄경제」날로 악화 ▲윤교수=북한은 주체적방식에 의해 자립적 사회주의민족경제를 건설한다는 목표아래 물질대신 정신적인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있다. 요즘은 잘 안되니까 물질인센티브를 병행하고 있지만. 북한이 자립경제를 한다고 나서는데 대해 소련의 타스통신은 북한기간산업 70여개가 소련에 의해 건설됐고 기술자도 소련에서 배워간 것 아니냐고 폭로하기도 했다. 북한경제의 특징은 군인력을 포함한 노동력동원을 통한 경제건설이다. 경제가 어려운데도 정치선전목적을 위한 전시효과를 노려 1백5층짜리 유경호텔까지 짓고 경영능력이 없어 싱가포르인에게 운영을 맡기기도 했다. 북한에서 4년간 농업지도를 하다 얼마전 일본으로 돌아온 조총련계농업전문가에 따르면 심각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일성의 발상으로 경사도45도까지의 산을 소위 다락밭으로 만들어 옥수수를 심도록 했는데 산을 전부 깎고나니 여름에 홍수가 지고 산사태가 나 논에까지 토사가 쌓이는 바람에 대부분의 논까지 버렸다고 한다. 세계농업기술 수준에서 인정받지 못할 비과학적인 방법을 주체적발상이란 미명아래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의 비능률성에다 주체적발상까지 겹쳐 북한경제의 한계를 앞당기고 있는 셈이다. ▲박교수=한소관계 발전이 북한을 고립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리더십의 특성상 중국과 북한이 관계를 강화할 수 밖에 없으며 고립화 방향이 아닐 경우 북한이 미일등 서방과 관계개선하는 방향으로 진전돼 한소관계 발전이 한중관계,나아가서는 남북한관계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윤교수=한소수교때문에 북한이 미일과 접근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북한이 미군유해송환등 화해제스처를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 수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북한ㆍ미국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대남전략차원에서의 대미접근일 뿐이다. 한소수교원칙합의를 계기로 대남전략에 변화를 보인다면 한국정부를 승인하고 대화하며 동서독식 평화공존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통일을 원하는 대내외적 갈망분위기를 활용,군사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선전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적인 전망이고 장기적으로는 여러가지 변화요인에 의해 압박을 받게돼 결국 우리의 정책노선에 응해올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 천안문사건 1주년 계기로 본 오늘의 위상(뉴스 추적)

    ◎외교고립속 경제난… 내우외환의 중국/서방국가들,차관동결ㆍ기술이전 중단/1천6백만 기업 도산… 실업자 1천만/공업생산 연증가율 21%서 8%로… GNPㆍ수출도 줄어 민주화 요구의 함성을 총칼로 잠재우고 드넓은 광장 곳곳을 붉은 피로 물들게 했던 「6ㆍ4천안문사건」. 중국당국은 1년전 세계를 경악케 만든 미증유의 이 대사건이 국내외에 준 충격과 상처를 될 수 있는 한 작게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등 갖가지 처방을 다하고 있으나 사건이 남긴 깊은 흉터는 좀처럼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중국은 6ㆍ4사건으로 말미암아 외교적 고립과 개방ㆍ개혁의 후퇴를 겪어야 했고 서방세계는 민주화 요구시위를 무차별 진압한 폭거에 항의,대중국 경제제재의 고삐를 좀처럼 풀려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또 중국권력구조의 강성화와 사회주의 재무장의 계기가 됐으나 권력투쟁과 새로운 사회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중교류에도 적잖은 마이너스 영향을 주었다. 이밖에도 비록 중국안에서는 민주화의 싹을 무참히 밟아버린 사건이었지만 동구 소련 등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민주개혁에는 촉매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6ㆍ4사건이 지난 1년동안 중국 안팎의 정세에 미친 충격파와 이에 따른 변화 및 전망 등을 부문별로 살펴본다. ▷국제정세와 6ㆍ4◁ 중국은 천안문사건이란 큰 희생을 동구변혁의 밑거름으로 제공했다. 사회주의국가들 가운데서는 지난 78년부터 가장 먼저 개방ㆍ개혁을 추진했지만 시위군중을 무력진압한 유혈사태 이후 사회주의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이다. 동구각국 지도자들은 6ㆍ4사건으로 중국의 이미지가 크게 악화됐을뿐 아니라 외교적으로 따돌림을 받고 경제가 파탄국면에 놓이는등 최악의 결과가 파생됐음을 깊이 인식,자국내의 민주개혁요구를 폭넓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게 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중국당국의 무력진압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고 지난 연말 교석당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일행을 맞아 강경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다짐을 했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국민의 손에 처형당한 사실은 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에게 공산당 일당독재포기의 계기로 작용했을 것 같다. 6ㆍ4사건은 무력으로 민의를 짓밟는데 대한 대가가 엄청난 국익손실이란 점을 세계에 알렸으며 전반적인 민주화추세를 가속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는 또 사회주의국가들이 더이상 마르크스주의만으로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준 것이기도 하다. 한편 중국지도층은 지난 2월 소련의 공산당 일당독재포기선언 이후 외교적 고립감이 가중되자 동병상련의 입장인 북한과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제3세계국가 순방에 나서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정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북한을 크게 의식하는 북경당국의 태도는 한국의 대중국진출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등 서방국가들이 중국과 크게 거리를 두고 있는 한 중국의 순방외교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며 대만의 탄성외교가 오히려 빛을 보고있는 실정이다. 대만은 6ㆍ4사건 때문에 중국의 대외적 이미지가 손상되자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외교관계에 있는 국가들과도 수교를 추진,적잖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중국경제제재◁ 6ㆍ4사건으로 중국이 받는 가장 큰 고통은 서방세계의 경제제재조치이다. 중국은 세계은행(IBRD)및 서방국가들이 종전에 제공했던 각종 공공차관을 동결하고 기술이전을 중지하는 등 갖가지 경제제재를 가함에 따라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게다가 조자양(전당총서기)등 개혁파가 실각함에 따라 중앙통제식 경제운용이 강화된 터여서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제성장률은 88년 11.2%의 절반이하 수준인 3.9%에 머물렀고 1인당 국민소득은 인민폐의 평가절하와 인구증가 등의 요인이 겹쳐 오히려 40달러 줄어든 3백달러선에 그쳤다. 긴축시책으로 무려 1천6백만개의 개인기업이 도산했고 국영기업도 2만개나 조업을 중단했다. 전국적으로 1천만명이 넘는 완전실업자들이 북경 상해 광주 심수 등지로 몰려 다니며 일자리를 구하는 맹류현상이 두드러져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공업생산증가율은 21%에서 8%선으로 급격히 둔화됐다. 중국이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그들에 대한최혜국대우(MFNㆍMost Favoured­Nation Status)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MFN은 한마디로 어떤 특정국가에 대해 제3국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는 것이지만 보통 제3국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 제시된다. 종전에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MFN을 적용해 왔지만 이를 폐지할 경우 미에 수출되는 중국상품의 관세는 하루 아침에 10∼20%에서 60∼1백10%로 껑충 뛰게 된다. 그 결과 연간 1백20억달러의 대미수출은 30억∼5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60억 달러,올해 90억달러에 이를 중국의 대미무역수지 흑자를 감안하면 MFN의 폐기는 중국경제의 숨통을 죄는 것과 같다. 지난달 24일 부시 미대통령은 오는 3일 만료되는 중국에 대한 이같은 최혜국대우를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비록 중국의 인권탄압이 심하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상호교류를 안 할 수 없는 데다 홍콩ㆍ한국ㆍ일본 등 주변 국가들도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 였다. 특히 홍콩은 중국의 대미수출 물량가운데 70%를 중개하기 때문에 가장 큰 선의의 피해자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밖의 주변국들도 중국경제의 구매력이 낮아짐에 따라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의회는 중국의 민주화 및 인권문제가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한 부시대통령의 결정을 번복시키거나 1년의 적용기간을 6개월 혹은 9개월로 줄이는 등 조건부의 대우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의 미소작전과 향후전망◁ 6ㆍ4사건 1주년을 맞이하면서 북경당국은 대내외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많이 쓰는 것 같다. 지난달 1일엔 북경과 티베트라사에 대한 계엄령을 해제한데이어 10일에는 비록 주동자를 제외시키긴 했지만 천안문시위관련자 2백11명을 전격 석방했다. 또 얼마전 중국의 실질적인 최고실권자 등소평은 서독전총리 슈미트에게 『지난해 사건발생의 책임을 학생들에게만 돌릴 수 없다. 중국의 지도층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강택민총서기도 미ABC­TV 앵커 바버라 월터스와의 회견에서 똑같은 말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달 23일 과거에는 반혁명 폭란으로 규정했던 천안문시위를 「정치 풍파」로 표현하고 그동안 탄압대상이 됐던 지식인들의 사회활동참여를 촉구했다. 6ㆍ4사건은 자산계급 자유화를 추종하는 반혁명 분자들이 사회주의 중국을 전복시키려 했기 때문에 충성스런 인민해방군이 이에 맞서 싸워 당과 조국을 구한 것이라던 종전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북경당국의 이러한 미소작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같다. 인권탄압을 비난해온 서방국가들을 무마시켜 경제제재가 완전히 풀리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최혜국대우 문제 외에도 중국은 세계은행 차관을 계속 얻어야 하며 일본으로부터 50억달러의 장기저리차관을 들여와야만 90년이후 5개년개발 계획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 세계은행은 29일 이사회에서 대중국제재문제를 논의했으나 겨우 3억달러의 조림용 차관공여를 허용했을뿐 나머지 차관은 계속 동결시키기로 했다. 차관외에도 과학기술도입ㆍ군사협력 등 중국이 서방세계의 신세를 져야 할 사항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미소작전은 치열한 권력투쟁의 잠재성을 가진것 같다. 지난달 27일 주해경제특구를 시찰한 중공당정치국상임위원 이서환은 『6ㆍ4사건책임이 지도층에게도 있다는 등소평과 강택민동지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 시위학생들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이붕총리의 태도는 틀린 것이다』라고 공언,현지도층의 내분을 가시화시켰다. 한편 이붕과 함께 강경보수파로 알려진 양상곤국가주석은 『천안문 시위무력진압은 중국사회주의를 구하기 위해 취해진 정당한 행위』라고 남미순방길에서 밝혔다. 결국 겉으로 드러난 대로라면 등소평ㆍ강택민ㆍ이서환등 비교적 개방지향의 인사들이 같은 편이고 이붕ㆍ양상곤과 이들 보수세력의 대부격인 진운 당중앙위고문이 등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등은 오랜 라이벌인 진이 지난 4월말쯤 자신에게 천안문사건 최종 책임의 화살을 겨누자 이를 피하는 것은 물론 서방세계의 제재도 종식시키고 대내적으로도 불만이 큰 지식계층을 무마하는 등 다목적의 전략을 택한 것 같다. 그러나 『고위층에도 책임이 있다』는 말은 결과적으로 강경보수파를 지목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중국의 권력투쟁은 가열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한편 모두 80대 중반을 넘어선 등이나 진이 사망할 경우 앞으로 중국의 정국은 예측하기 힘든 변화의 길을 걸을 것이며 만약 지난해 천안문시위에 동조했다가 실각,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는 조자양이 죽게 되는 날이면 제2의 6ㆍ4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을 것 같다. 민주개혁을 주장했던 조에게 지식인ㆍ학생 등 중국인들이 거는 기대가 매우 큰데다 지난해 천안문시위도 조와 같은 노선을 취했던 호요방(전당총서기)의 사망을 계기로 점화됐던 것이다.
  • 남북한 군축의 현실과 조건(사설)

    포괄적으로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라고 하지만 지금 세계는 군비의 통제 또는 축소 다시말해 군축의 형식으로 전쟁과 평화의 문제해결에 접근하고 있다. 오늘날 냉전체제의 종결이라거나 국제적인 화해의 시발점은 미소를 주축으로한 동서간나 군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군축의 문제는 이제 냉전의 마지막 지역이라고도 할 한반도에서도 직접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기실은 한반도문제해결의 핵심일 터이고 국제적으로는 역사의 반전에 따르는 시대적 추세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한반도 군축문제에 관한 입장과 태세가 정부차원에서 확실하게 천명된 바 있다. 국방당국이 『현실적인 군비통제방안을 장기적으로 모색해 나가는 전략적 신축성을 갖는다』고 밝혔고 통일원당국도 『북한과 군축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배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상호 군사적 신뢰구축,군비통제,군비축소 등 남북 3단계 군축안이 바로 이러한 군축정책의 집약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남북한의 군축논의에는 전제가 따른다. 남북 쌍방이 국가체제및 안보현실을 상호 존중하면서 군사적인 신뢰구축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볼때 북한측이 최근 제시한 한반도 비핵지대화,외군철수,상호10만이하 병력보유 등의 군축안은 현실여건과 전제조건 양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허구투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병력 함정 전투기 탱크와 같은 물리적 군사력을 수량면에서 감축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남북한간의 군사적 대결양상과 사회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상호개방과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40여년을 고수하고 있는 대남 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 남북한의 군축을 논의하려면 그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다음 단계로 상호군사력의 규모와 구조 그리고 배치상황에 대한 공개와 실사가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군축논의 자체가 진전없이 맴돌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남북한이 군축협상 테이블에 대좌하려면 첫째 서울 북방에 집중 포진돼 있는 북한 전력의 배치전환이 있어야 한다. 수도 서울을 지척거리에 둔 서부전선에의 북한군 배치는 가공할 만하다. 50여개의 기계화 여단과 4천문 가까운 각종 포,3천여대의 탱크들이 그들 전병력의 70%와 함께 휴전선에 전진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현역 병력은 지금 1백20만에 달한다는 것이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최신분석이다. 둘째 북한은 전인민의 무장화,전국토의 요새화 등 4대 군사노선을 수정해야 한다. 3백만 노동적위대의 무장이 노리는 바가 명백한 이상 그 또한 효과적인 군축논의의 장애가 된다. 한반도의 군축논의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또다시 전쟁은 말아야 한다. 뒤에서는 군사력을 꾸준히 증강하며 군축을 제안함은 평화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힘과 노력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돌린다면 남북한은 당장이라도 군축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한반도가 더이상 세계의 화약고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 글라이스틴,「노­고르비회담」진단

    ◎“소,유럽재편 맞춰 「아시아신질서」모색”/북한,과격행동 가능성… 신중대처 필요/평양측,모스크바에 「북경카드」쓸지도 월리엄 글라이스틴 전주한미대사는 1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한소관계 정상화를 모색하는 것은 유럽의 질서가 새롭게 형성돼 가는데 따라 아시아에 대한 소련의 원대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글라이스틴 전대사는 이날 본통신과의 회견에서 유럽의 재편이 통일독일의 위상 때문에 아직 완결되지 않고 있고 경제문제 등 소련의 국내문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지만 고르바초프가 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대중국관계 개선에 이어 대일본관계 개선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로서 소련의 대아시아정책구상을 착실하게 실천해감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라이스틴 전대사와의 회견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르바초프의 대아시아정책은.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 한국과 수교하며 일본과의 관계를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아시아에서 군축을 실현하고 일본 및 한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 일본과의 관계개선 전망은. ▲고르바초프가 내년에 일본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 일본을 방문하면 일소간의 관계개선에 주요장애가 되고 있는 북방4개도서 문제에 대해 얼마간 양보함으로써 관계개선을 모색할 것이다. ­이번 한소정상회담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역사적인 일로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한소정상회담 개최가 북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극도로 불쾌해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단기적으로 좌절감을 맛보면서 과격한 행동을 취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변화에 대한 압력을 더욱 받게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이 북한에 대해 취해야 할 자세는. ▲북한이 좌절과 분노에서 어떠한 행동을 취할지 모르기 때문에 한국은 북한측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이번에 노대통령과정상회담을 갖고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동기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소련의 경제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소정상회담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소관계가 너무 급속하게 진전되는 것을 보면서 놀라고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소련의 대한접근책에 대한 대책으로 중국을 이용하려 들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중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정치ㆍ안보측면에서 어느 정도 중국과의 협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중국에 밀착해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진전에 제동을 걸려고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좋아지게 될 것이다. ­한소정상회담 후의 미ㆍ북한관계 전망은. ▲대북한 관계개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북한이 지난주 미군유해를 송환함으로써 미국에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미ㆍ북한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핵안전협정 가입등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북한측이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다.
  • 노­고르비 정상회담의 파장 진단/전문가 대담

    ◎“한ㆍ소 새관계 「통일」의 지렛대로 활용을”/동ㆍ서독과 달라 평양변화 서서히 유도해야/「경협ㆍ수교카드」맞물려 새 동반자관계 이룩/동북아의 균형유지… 대중관계 개선에도 도움될 듯/김유남 단국대교수/김부기 외교안보연교수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한소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의 의미 및 배경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등에 대해 전문가의 견해를 대담으로 들어본다. ▲김부기=이번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한소정상회담은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한 획을 긋는 「빅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한소정상회담을 소련측이 수용하게된 이면에는 지금까지 한소관계증진에 장애물이 돼왔던 북한의 존재를 소련측이 더이상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국제환경의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소련이 과거 군사적인 팽창주의 노선을 추구할 땐 아시아쪽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캄란을 연결하는 중간지점으로서 북한의 군사전략적인 가치가 중요했지만 이제 고르바초프체제하에서 군사적 팽창주의를 포기한 시점에서는 북한의 가치는 감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즉 동서냉전 대결시대에서는 소련이 북한과의 냉전연합이 필요했지만 탈냉전시대로 접어들어 있는 현시점에서는 스탈린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의 존재가 소련의 대외정책에 도리어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과거 중소대립시대에는 중국포위노선의 일환으로 북한의 협조가 필요했지만 지난해 5월 중소정상회담후 양국간의 관계가 정상화관계로 접어들면서 북한의 협조가 그다지 절실해지지 않은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 존재가치 감소 ▲김유남=그렇습니다. 소련의 외교정책기조가 탈냉전이데올로기로 전환됐기 때문에 한반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게 됐고 그 증거가 미수교국과의 정상회담이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의 추진 배경과 관련,유의해야할 대목은 국익추구라는 외교의 기본원칙인데 정상회담이 지닌 한소양국의 국익부터 따져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소련의 현 경제상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 87년이래 매년 물가상승률이 20%를 상회하고 물자마저 생산과 수요에 크게 모자라는 실정입니다. 과거 통제경제시대에는 배급제라는 형태로 어느 정도 수요공급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고르바초프가 단시일내 경제성장을 겨냥한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추진하면서 만성적인 물가불안과 물자부족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글라스노스트정책에 편승,소수민족국의 독립움직임이 공산당의 지도적 역할 상실에 따른 권력공백과 맞물리면서 국가의 기반마저 뒤흔드는 지경에까지 치닫게 됐습니다. 한마디로 소련은 현재 총체적 국가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소련의 이같은 경제적 위기에서 비롯된 국가위기를 탈출하고 돌파구로서 우리의 북방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나 봅니다. ○캄차카연설에 관심 ▲김부기=대외경제협력이 절실한 처지에 놓여 있는 소련이 급속하게 신장된 한국경제에 눈을 돌린 것은 소련의 입장에서 볼때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민족갈등ㆍ경제악화에 몰리고있는 고르바초프로서는 자신의 약화된 권력기반을 보완하는 측면에서도 경제실리가 수반된 외교적인 성과가 절실한 처지입니다. 그런데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미소정상회담을 앞둔 고르바초프로서는 이번 외유에서 유일한 성과로 전망되는 캄차카에서의 대아시아정책 관련 중요연설을 앞두고 캄차카연설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소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았나 분석됩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3월의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간의 회담으로 가시화된 한소의 정치관계 정상화가 그 매듭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유남=지금까지 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이 논의됐지만 우리의 현 경제상황이 과연 소련이 원하는 만큼의 부담을 질 수 있는 상황인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소련은 그동안 우리의 경제능력에 대해 장기적으로 분석하고 그 토대위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추진했다고 보는데 우리는 소련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그동안 북방정책추진의 장애물이었던 소련을 우리의 페이스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쾌거로 평가할 수 있으나 소련의 경제협력 요구에 미국과 일본이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했던 이유도 이 기회에 자세히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김부기=그러면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한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점검해 볼까요. 최근 북한이 미군유해를 반환하는등 대미유화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한소간의 이같은 관계 급전진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키려는 몸부림이 아닐까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보면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관계에도 장기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유남=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남북관계의 파급효과는 70년대 미국과 중국의 국교정상화당시 북한­대만,한국­중국,소련­미국으로 서로 입장만 바꿔놓으면 향후 변화방향 및 우리의 대응방안이 찾아질 것 입니다. 즉 미국이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하면서도 대만의 지정학적인 가치마저도 포기하지 않았듯이 소련도 우리와 관계정상화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시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련과의 관계정상화를 지렛대로 잘만 활용하면 가까운 장래에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소간에 해빙무드가 조성됐다고 해서 북한을 너무 몰아붙여선 안됩니다. 동서독의 경우처럼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서히 관계개선을 모색해야 합니다. ▲김부기=김교수님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지금 북한은 공산권의 격변속에 완전히 고립돼 엄청난 외부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폭발적인 상황은 한반도의 안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돌발사건마저 북한사회안에서 야기시킬 지 모릅니다. 동서독의 경우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와 같은 집단안보체제속에서 지금까지 대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군사대치상황에 있는 우리와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즉 동서독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집단안보체제가 완충역할을 할 수 있지만 남북한 간에는 그같은 제어장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서 동독과 같은 격변이 일어나면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동독과는 달리 후진 사회주의국가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격변을 소화해낼 능력이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역설적으로 우리의 최대당면과제는 북한의 이같은 격변을 방지하는 것이며 이번 한소정상회담은 북한의 폭발적인 변화를 제어하는데 소련이라는 수단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김유남=그러면 한소정상회담이후 한소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 얘기해 보기로 합시다. 한소 국교정상화 이후에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한 한소 양국간 외교적 협력문제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를 것입니다. 동구의 변화 과정에서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를 비군사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유럽에서 거세게 일어났듯이 한소정상화이후에는 주한미군과의 한미공동방위체제에 심각한 문제 제기가 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안보체제 전환 필요 ▲김부기=소련이 시장경제체제로 본격 전환,대외적으로 경제개방정책을 가속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양국정상회담이후 한소경제협력은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리라 봅니다. 우리나라측에서도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련과의 교역증대는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특히 한미간 무역마찰을 완화시키는 돌파구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유남=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은 「자본주의로의 전환」이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통제된 분위기 속에서 시장경제를 성공시킨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소련에게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자본주의 국가보다는 우리나라의 이러한 특유한 자본주의 체제의 경제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동북아 탈냉전 계기 ▲김부기=지난 88년 고르바초프의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이 한소 경제관계정상화의 신호탄이었다면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의 회담은 한소정치관계정상화의 신호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한소정상회담은 양국간 정치관계 정상화의 본격 가동이며 앞으로 양국간에는 아무런 장애도 있을 수 없습니다. ▲김유남=중국도 소련에 뒤지지 않으려면 우리나라와의 관계증진에 나설 것입니다. 중국과 소련은 지난 4∼5년동안 우리나라의 북방정책에 대해 항상 경쟁적으로 상대방을 의식해 균형을 맞추며 같은 보조를 취해 왔습니다. 따라서 한소국교정상화가 되면 중국도 소련과 균형있는 대한정책을 펼 수밖에 없습니다. ▲김부기=소련이 중국보다 먼저 우리나라와 정상회담을 하게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이데올로기 연대측면에서 중국과 북한은 동구변화로부터 방어적인 이데올로기의 연대를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소련간에는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있어 왔습니다. 둘째로 중국의 경우 경제협력국으로 미국과 일본이 있어 우리나라와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소련에 비해 그다지 절실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셋째로 소련은 동북아지역의 탈냉전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데 비해 중국은 동북아의 탈냉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실상의 교차승인 ▲김유남=소련과 중국이 대한관계를 변화시키더라도 북한만은 김일성의 과거 행태로 봐서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경제개방정책은 소련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소련은 우리나라와 경제교역을 확대하게 되면 북한에게 우호관계를 내세워 통신ㆍ교통망개방을 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북한에게도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김부기=소련과 중국의 대한관계 정상화는 그럼에도 북한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소중이 남북한을 교차승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리라 봅니다. ▲김유남=결론적으로 한소,한중의 관계정상화는 남북관계정상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남북한정상회담도 실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왜냐하면 남북한 정상회담이야 말로 북한이 외부의 압력과 내부의 변화폭을 최소화하면서 사회통제의 고삐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 “북방외교의 대미… 실질경협 추진을”/한ㆍ소 정상외교 이렇게 본다

    ◎최평길/유엔가입 지원도 기대 이번 한소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외교관계수립과 한국의 유엔가입 지원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등장할 것이다. 유엔가입문제는 이번에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어떤 간단한 원칙이나 천명하고 실질적인 문제는 차후에 외교교섭을 통해 풀어가자는 선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한소외교관계 수립은 보다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아마도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대사급 수교를 하기로 이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어 내년초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면 노대통령의 방소초청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기는 내년 중반이나 하반기로 추측할 수 있다. 이같은 급작스런 한소관계의 접근은 김일성정권에 대해 「실질적인 남북대화」에 임하라는 촉구신호가 될 수 있다. 북한은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같은 상황전개를 받아들일 수도,안받아들일 수도 없게 된다. 따라서 북한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할 것이 분명하다. 그 방법은 우선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밀착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결국 내부개혁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렇게되면(선전차원을 넘는) 실질적인 남북대화의 길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소의 접근으로 미국은 보다 홀가분한 입장에서 북한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한국이 너무 독자적으로 대소경제ㆍ군사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지 않을까 우려할 수는 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내년초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만약 이때 일소간의 현안인 북방 4개섬 문제가 풀리면 우리에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일본의 소련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고,그렇게 되면 한소간 경제ㆍ기술협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빨리 소련에 진출해서 그들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내년초 고르바초프가 일본에 오는 길에 한국도 방문할 수 있도록 미리 손을 써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정용석/북한,빗장 더 걸을수도 북한이 한소 정상회담을 예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이처럼 빨리 이루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기습적일 수밖에 없는 이번 회담에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고 또 당황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과 소련의 관계는 당연히 악화될 것이다. 소련은 동구권의 개방화와 민주화를 유도 내지 구현시키는 데 직ㆍ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관철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북한만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때문에 소련은 한소 정상회담을 앞당김으로써 다시 한번 북한의 개방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북한은 한소의 급격한 정치적 접근으로 말미암아 대내외적으로 곤경에 빠질 수 밖에 없으며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지금의 폐쇄적인 체제에서 벗어나 단계적이나마 민주화와 개방화를 추진,국제적인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더욱 빗장을 무겁게 닫아 걸고 「우리식대로 살겠다」는 이른바 주체적인 사회주의 노선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이 권좌에 버티고 있는 한,또 제9기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이루어진 권력구조의 개편결과를 놓고 볼때 앞으로 더욱 폐쇄내지 고립정책을 다그쳐갈 것이며 대내적으로 주민에 대한 감시와 사상교육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소관계의 급진전에 맞서 미국ㆍ일본을 비롯한 서방진영과 관계개선을 모색할 수도 있겠지만 김일성ㆍ김정일 세습체제의 동요를 우려한 나머지 그같은 시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내에 외교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를 강화한 것은 서방국가들과의 외교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적 준비였지만 한소 정상회담으로 이 위원회의 기능도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는 상호의존적인 차원에서 보다 유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남전략에서는 앞으로 그 경색도가 훨씬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석렬/한­중 관계에 긍정적 효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환기적 한소관계가 공식외교관계로 가게 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 시베리아개발등 한소경제협력도 보다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분간은 북한이 과거 그들의 종주국인 소련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될 것이므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한소관계의 진전에 저항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본다면 단기적으로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오히려 북한측의 대한자세 변화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충격이며 궁극적으로 북한이 과거와 같이 폐쇄정책을 지속할 수 없을만큼의 압력을 작용할 것이다. 한소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미소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북한으로 하여금 더이상 개혁과 개방이라는 시대조류를 역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무형의 압력이 될 것이다. 북한은 단기적으로 이번 회담을 「한반도분단 고착화음모」라고 한소 양측을 동시에 비난하면서 중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는등 중국 편향적인 노선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역시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북한을 외교적으로 두둔하는 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보이나,중국 역시 세계사의 큰 흐름을 직시한다면 북한의 폐쇄노선이 옳지 않다고 설득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볼 경우 이번 회담은 한중관계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소련은 시베리아개발참여ㆍ교역증대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한소경제협력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소련은 일본이 현재 적극적인 일소경제협력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도 한소경제협력의 진전을 기대할 것으로 본다. 물론 소련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진출을 위해서도 우리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소관계에는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중국 「서안사건」의 주역 장학량 54년만에 “자유의 몸”

    ◎장개석을 감금,홍군회생에 기여/대만,연금 풀고 망백연개최 추진/중국과 관계개선 노린 유화제스처인듯 지나간 역사의 페이지속에 오랫동안 묻혀있던 장학량이 54년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게 됐다. 만주군벌이던 장은 중국대륙에서 장개석과 모택동에 의한 국공내전이 한창이던 1936년 12월7일 독전차 그를 만나기 위해 서안으로 온 장을 감금,국공합작을 통한 항일전선을 구축케 함으로써 역사의 흐름을 바꾸게 한 인물. 당시 모의 홍군은 막 장정을 마친뒤여서 세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였으며 장은 이러한 홍군에 대공세를 감행,완전 소탕하기 위해 국민당정부군산하 만주군지휘책임자인 장에게 공격명령을 내렸었다. 그러나 장학량은 그의 부친 장작림이 일본군에 의해 폭사한 원한 등으로 공산당이 내건 항일민족통일전선전략에 동조,장을 구금했고 이에 따라 괴멸직전에 놓였던 모택동의 홍군은 숨을 돌려 세력확장에 힘을 기울인 결과 대세를 역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장은 그후 장개석에게 지휘권을 박탈당하고 체포돼 1949년 국민당정부와 함께죄인의 몸으로 대만에 온뒤 줄곧 외부와의 접촉이 금지된 채 연금생활을 해왔던 것. 대만의 중국시보 17일자보도에 따르면 장학량은 오는 6월1일 대북시 원산호텔에서 90회 생일축하연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 연회에는 이등휘총통을 비롯한 국민당 고위간부 등 2백여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돼있다. 이 신문은 「서안사건」이후 54년만에 장이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는 사실은 국민당 정부가 그에게 특사의 혜택을 주는 것이며 앞으로 장은 기나긴 연금상태에서 풀려나 자유인으로 여생을 마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으로 끌려온 이후 그는 대북시 북투의 한 가옥에서 부인 조일적과 살고 있으며 생활비는 국민당에서 마련해 주고 있다. 이번 장의 90회 생일잔치를 위해 국민당측은 「장한경(장학량의 호)선생 9순경축위원회」까지 조직,요란스레 축하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관측통들은 오늘의 초라한 국민당정부를 있게 만든 장에 대한 대만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그가 너무 연로해 더이상 연금의 필요성이 없는데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선 불필요한 구원을 간직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을 비롯,모택동과 서안사건의 중재를 맡았던 주은래 등 동시대의 관련인물들이 이미 타계한지 오래됐음에도 장이 90세를 맞아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은 것 같다.
  • 미ㆍ북한 “유해외교”… 접근속도에 관심

    ◎최근 양측의 활발한 접촉 안팎/비공식적 창구 활용… 대화채널 다변화 예고/미,「선 남북한 관계개선」 전제조건 고수 할 듯 미ㆍ북한 관계가 오랜 적대적 정체 상태를 벗어나 개선ㆍ진전 국면으로 접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미군유해 송환과 미학자 입국 허용 등의 대미 화해 제스처를 보이자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채널 격상을 검토중이고 한때 허담의 방미 허용문제까지 거론하는 등 화답할 태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ㆍ북한간의 이같은 난류는 88년12월 개시된 미ㆍ북한 북경 접촉 이후 최초의 청신호이며,특히 오는 30일의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개된다는 점에서 한반도 주변 정세의 변화와 관련하여 주목되고 있다. 또 미ㆍ북한의 이번 움직임은 미ㆍ북한간 공식 접촉 창구인 북경대화의 소산이라기 보다도 북한의 주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허종을 상대로 한 미 조지워싱턴대 명예교수 개스턴 시거(전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와 하원원호위원장 GV 몽고메리 의원(민주)등의 거중 조정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미ㆍ북한 대화의 다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이 6ㆍ25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판문점을 통해 송환키로 미측과 합의한 것은 그들의 종전 입장을 후퇴시킨 것이었다. 그동안 북한은 미군유해 송환을 미끼로 대미 접촉을 다각화하기 위해 정부간 협상을 갖자고 제의하는가 하면 미의회 의원들을 평양으로 초청,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유해 송환은 판문점의 군사정전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개선 전제 조건을 ①남북대화 진전 ②비무장지대에서의 신뢰구축 ③북한의 테러포기 입증 및 ④핵 안정협정 가입 ⑤미군유해 송환 ⑥대미 비난방송 중지등을 내세우면서 이중 가장 간단한 미군유해 송환만이라도 이루어지면 북한측의 호의적인 조치로 간주,미ㆍ북한 접촉을 진전시키겠다는 의사를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측에 전달해왔다. 북한은 또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의 실시를 구실로 봉쇄했던 미학자들의 북한방문을 지난주에 다시 허용했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에 화답하기 위해 미국은 북한의 고위인사인 허담의 워싱턴 방문을 허용하는 방안을 한때 적극 검토했다. 현재 북한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허는 작년 가을 평양을 방문했던 시거 전차관보로부터 조지 워싱턴대 학술회의(5월17∼19일) 참석 초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었다. 김일성의 인척으로서 부총리ㆍ외교부장 등을 역임한 허는 북한의 외교 및 통일문제에 관한 최고 실무책임자이다. 따라서 그의 방미가 실현될 경우 이는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에 대해 허용해온 「학술교류」의 차원을 넘어서는 「정치적 교류」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허도 자신의 방미 교섭 과정에서 워싱턴 체재중 미행정부 고위관리와의 회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측이 이같은 정치활동에 난색을 표시하자 허는 조지 워싱턴대에 학술회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북한 관계 진전 조치로서 허의 방미허용 보다 용이하게 취할 수 있는 것은 미­북한 대화 채널의 격상이다. 미국은 이 요구를 받아들여 접촉 수준을 공사급이나 대사급으로 올리고 접촉장소도 북경에서 뉴욕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교가 없는 미ㆍ북한간 접촉이 뉴욕에서 이루어질 경우 북한은 대미 접촉 창구인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를 사실상 「주미 대표부」로 인식시키는 부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대화수준의 격상 조치도 ▲학술교류 대상범위의 확대 ▲유엔주재 북한외교관의 미국여행 허가등의 단계를 밟은 다음에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조지 워싱턴대 학술회의에 참가하는 북한측 대표단 가운데 한 사람은 북한 외교부의 국장급 관리로 알려졌으나 미국은 그에게 입국 허가를 내주었다. 지난해 봄 미 정부가 조지 워싱턴대 학술회의에 참석하려던 북한인 3명 가운데 2명에 대해 학자가 아니라 정부관리라는 이유를 들어 입국을 불허했던 조치와 비교해 보면 학술회의 참석자에 대한 심사기준이 완화됐음을 알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월 북한의 미 학자입국 봉쇄에 대한 보복조치로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 허종의 워싱턴 여행 허가신청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제 허가 다시 여행 허가를 신청하면 미측의 답변은 다를 것이다. 한반도 주변의 역학관계상 한소 관계의 급진전에 비례하여 미ㆍ북한 관계 개선 노력의 행보도 빨라지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빠른 행보가 단계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미국은 상호주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대북한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남북대화의 진전등 6개항의 실현을 꾸준히 추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워싱턴ㆍ평양 “변화”를 보는 「서울시각」/“접촉대상 격상등 관계개선 가시화엔 시간필요”/“대미 유화 제스처는 북의 전술”… 회의적 반응 미국과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실종미군(MIA)의 유해를 판문점을 통해 송환키로 합의하고 미측이 이를 14일 공식발표함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의 미ㆍ북한 관계 개선 정도 및 이에 따른 한반도 긴장완화 등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두고 외무부ㆍ통일원ㆍ주미대사관 등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하에 사태발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물론 이번에 송환키로 합의된 미군유해는 5구로 현제 전체 실종 미군의 유해로 추정되는 8천2백여구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미측이 대북한 관계 개선의 초보적인 전제조건으로 미군유해 송환 문제를 들고나온 만큼 북한이 이같은 미측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사실은 외교적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이를 테면 8차까지 이어진 중국 북경에서의 양측간 외교관 접촉 수준이 지금의 정무참사관급에서 최소한 공사급 이상으로 격상된다든지,접촉장소도 북경이 아닌 유엔본부 등으로 다원화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분석에 일면 긍정을 표시하면서도 상당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마디로 북측이 미군유해를 당초 미측 요구대로 판문점을 통해 소환함으로써 대미유화 자세를 견지하고 있지만 이는 수시로 바뀌는 북측의 전술적 변화의 일환일뿐 근본적인 태도변화가 아니라는 게 정부측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북측이 기본적인 전략 변경없이 전술차원의 변화로만 대미ㆍ대남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로 남북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자세,방어적인 팀스피리트 훈련에 대한 북측의 맹목적인 거부 반응 등을 꼽고 있다. 정부는 또 유해송환이 미ㆍ북한 관계의 향후 발전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미측이 과연 「대북 관계개선 카드」로 얻을 정치ㆍ경제적 실익이 있겠는가』라는 인식아래 이같은 분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즉 한미관계,북한의 태도변화,그리고 국제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때 미측이 일종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정부측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아직까지 북한을 국제적인 테러리스트 국가로 지목하고 있는 미측이 북한과 동류인 쿠바ㆍ베트남ㆍ리비아 등에는 어떠한 개선조치도 없이 유독 북한에게만 유화조치를 취할 경우 대국민 설득력이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미측이 북측에 요구한 관계 개선의 보다 중요한 전제조건인 ▲남북대화의 진전 ▲비무장 지대에서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안정협정 가입 등에 대한 북측의 성의있는 자세변화가 보이지 않을 경우 미ㆍ북한관계 개선은 현재로서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고 정부측은 보고 있다. 물론 북측은 지금까지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 비협조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특히 미측이 올들어 두차례 가진 미소 외무장관 회담에서 양국 공동으로 촉구한 북한의 핵 안정협정 가입문제가 미ㆍ북한 관계 개선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외무부의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핵 안정협정 가입에 대한 북측의 전향적인 자세가 취해지지 않는 한 미ㆍ북한간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는데 바로 이점은 북측의 기본적인 태도변화 없이는 북측이 바라고 있는 대미관계 개선의 앞날은 멀고도 험할 수 밖에 없다는 냉엄한 국제 현실을 시사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유해송환 합의는 결과적으로 오는 24일 개최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9기 1차 전체회의와도 깊은 연관을 가질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바꿔말하면 국제적인 개혁ㆍ개방화 압력을 받고 있는 북측이 이번 회의를 통해 어떠한 형태로든 대남 및 대미 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여하튼 미ㆍ북한 외교관접촉에서도 나타나듯이 북측이 대미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다 미측도 지난 88년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일부 완화,학술문화교류 목적의 북한인사 방문을 장려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어 앞으로 미ㆍ북한 간에는 민간차원의 비공식 접촉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그렇더라고 접촉대상 격상등 미ㆍ북한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이 가시화되기 까지에는 향후 상당기간이 필요하다는게 정부측의 결론이다.〈한종태기자〉
  • 천안문사태 1주… 대서방 「미소작전」/중국,반체제인사 왜 석방했나

    ◎외국제재 풀어 경제난 해소 겨냥/국민불만 무마… 아주게임 분위기쇄신 포석 중국당국이 「6ㆍ4 천안문사건」 1주년을 불과 3주일가량 앞두고 당시 시위관련자 2백11명을 10일 전격 석방한 조치는 그동안 중국이 서방세계를 향해 취한 유화적인 제스처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올들어 중국은 1월초 5백73명의 시위관련자를 석방한 데 이어 같은 달 중순과 5월1일엔 북경과 티베트 자치구 수도 라사에 대한 계엄령을 해제하는 등 인권탄압을 비난해 온 서방국가들을 무마하기 위해 미소전술의 시리즈를 펼쳐왔다. 물론 석방자 수로는 1월보다 훨씬 적지만 당시엔 단순시위가담자들을 대상으로 했던데 비해 이번에는 이홍림(전복건성사회과학원장) 양백규(전중국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실주임) 대청(전광명일보기자)등 지식인들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중국당국이 극적인 효과를 노리려는 의도가 이번 조치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당국이 서방세계를 크게 의식,이처럼 유화적인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중국장래문제와 관련된 카드를 너무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방ㆍ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6ㆍ4사건으로 외교면에서 고립상태에 빠진데다 특히 외국자본및 기술투자가 크게 줄어 중국경제는 현재 심한 곤경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미국은 중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방안으로 천안문사건 발생 1주년을 하루앞둔 오는 6월3일까지 중국에 적용하고 있는 최혜국대우의 존폐여부를 결정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만약 미측이 이러한 우대조치를 철폐할 경우 대미 중국수출품의 관세가 현재보다 10배가량 늘어나므로 중국으로선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중국의 지난해 대미무역수지 흑자는 61억달러이며 올해엔 9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중국은 현재 4백13억달러의 외채를 지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대미무역 흑자감소는 외채상환불능이란 불명예와 고통을 안겨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세계은행(IBRD)도 이달말쯤 이사회를 열어 중국에 대해 신규차관을 제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다른 국제금융기구나 서방 상업은행들도 IBRD결정에 준해서 움직일 것은 물론이다. 이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중국당국은 그들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게끔 지식인 등을 포함한 시위관련자들을 석방치 않으면 안됐던 것이다. 게다가 천안문사건 한돌을 맞아 팽배해지고 있는 국민들의 불만과 소요재발 가능성을 잠재우고 오는 9월 북경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분위기쇄신 등의 필요성 때문에도 관용적인 조치가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서방국가의 분석가들은 이번 석방결정만으로는 중국 서방측의 관계가 6ㆍ4사건 이전과 같이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이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중국당국은 10일 『아직 4백31명의 시위관련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면 점차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으나 분석가들은 약 1만명가량이 수감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이번에 많은 지식인들이 석방되기는 했지만 이들은 대부분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을 뿐이며 왕단(북경대학생)을 비롯한 민주화요구 시위 주모자들은 한명도 풀려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시위배후조종인물로 수배됐다가 북경의 미대사관에 피신중인 물리학자 방여지교수 부부문제도 미해결상태에 있는 점 등을 들어 중국당국이 자국의 인권문제에 보다 관대한 자세를 취하고 참된 민주개혁의지를 보여야만 서방세계와의 정상적인 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소 군부,고르비에 강경선회 압력/발트해 공화국 탈소선언등 관련

    ◎“지금은 나사 죌때” 메시지/승전기념 리셉션서… 야조프 국방도 동조 【모스크바ㆍ빌나 AF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최근 발트해 연안 공화국들의 탈소선언 및 사회주의체제에 대한 소내부 반발 등과 관련,소군부 수구세력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고르바초프는 지난 7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대나치 승전 45주년 기념리셉션에서 일단의 재향군인들로부터 「지금은 나사를 죌 때」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 받았으며 드미트리 야조프 국방장관도 이같은 강경입장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야조프 원수는 이날 소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와의 회견에서 『2차대전은 사회주의적 군사기구의 이점을 확인했으며 우리군은 인민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측통들은 야조프가 최근 진급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평화시 이례적인 조치로 고르바초프가 군에 대한 화해 제스처의 하나로 그의 계급을 올린 것으로 풀이했다. 크렘린 리셉션장에 초대된 일단의 재향군인들은 고르바초프에게 전달한 메시지에서 『지금의 소련을 돌아보면 나사를 죌 때가 됐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는 이들의 전공을 치하하면서 이같은 주장에 대한 「도덕적 권리」를 인정하고 현 정치ㆍ경제적 위기에 대한 비난에 수세적 입장을 취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한편 리투아니아에 파견된 소내무부 소속부대 지휘관들은 리투아니아 사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한 고급장교가 8일 실토했다. 현지주둔군 부사령관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질서를 엄중히 잡을 때가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본인은(이번 사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조속한 시일내에 대통령이(직접) 통치하는 방법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투아니아 주민의 생명을 위협할 의도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도발」이 자행될 경우 군이 개입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 했다. 그러나 또다른 세력은 대통령의(직접) 통치가 이뤄져야 할 시기는 아니라는 반대입장을 표명,리투아니아 문제를 놓고 군부가 이견을 빚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 민자호 진로 「후계구도」가 좌우/오늘 전당대회… 「거여」의 좌표

    ◎지도부 갈등 계속땐 당운영에 중대위협/대국민용 자기개혁ㆍ동질성조성 급선무 거여 민자당이 9일 상오 첫 전당대회를 갖고 완성된 모습을 공개한다. 현직 대통령이 총재를 맡고 지난번 대통령선거 차점자를 대표최고위원으로 4위후보를 최고위원으로 하며 그 밑에 2백18명의 원내의석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의 본격 항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총체적 난국」으로 스스로 규정한 위기상황에서 국정주도 능력은 심각할 정도로 의심받고 있다.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10%선에서 맴돈다. 우수한 부속품,그러나 조악한 성능의 조립제품이 3당통합과 민자당의 모습에 비교될 수 있다. 민자당의 여러 위기 요인들 중에는 시간과 함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들도 없지 않다. 더러는 시간과 함께 오히려 증폭될 소지가 있거나,해소하지 못할 경우 당의 존립까지를 결정적으로 위협할 요인도 있다. 민자당이 최하의 지지율에 허덕이고 국민들이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요인은 크게 세가지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후계구도가 불분명한데서 연유하는 지도부 내부의 권력투쟁을 들수 있다. 둘째는 정책비전의 부재로 인해 지지기반이 형성되지 않고 있음이 지적된다. 셋째는 이질적인 3당을 인위적으로 봉합한데서 오는 조직체의 동질성 결여를 지적할 수 있다. 정책비전의 부재와 이로 인한 지지기반 미형성은 집권당의 경험상 총체적인 국가적상황과 연관된 측면도 없지는 않다. 때문에 국가적 위기해소와 함께 지지기반은 다소간 넓어질 것이다. 그러나 개혁의지 결여에서 오는 민심의 전반적 이반과 나름의 정책비전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고정여당표까지 잃어버리는 현재의 상황은 다음선거를 대비해야 하는 집권당으로서는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다. 민자당의 위기요인중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지도부내 권력투쟁을 꼽을 수 있다. 지도부내 갈등은 또다른 위기요인인 정책부재ㆍ동질성결여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끼친다. 민자당위기의 근본이 지도부간 갈등에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민자당이 강령1조를 개정,내각제개헌에 대한 추진의사를 시사한 것은 지도부간의 갈등,당의 구조적불안정 상태를 개선하려는 첫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내각제 개헌이 전제된다면 3계파간의 균형은 오히려 당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대통령중심제와 달리 내각제는 3계파 모두를 정부구성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정부수장의 임기가 통상 2년이 됨으로써 당내에 있는 전대통령후보간의 순서정하기도 쉽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민자당의 향후진로는 때문에 내각제개헌추진과정과 그 성사여부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물론 다른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령1조의 개정이 반드시 민자당수뇌부의 내각제 개헌에 대한 추진의사를 담은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내각제 개헌문제를 현재 같은 상황에서 끄집어 낸 것은 지도체제 개정과 함께 외형상 「조연」이 된 김종필최고위원을 무마하기 위한 제스처로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통성에 대한 시비거리가 없고 개헌선까지를 확보하고 있는 민자당의 운신영역은 대단히 넓다. 3당합당을 「반역사적인 사건」으로 규정,이를 비판하는 세력이 없지 않지만 민자당을 위협할 만한 요소는 못된다. 민자당은 자신들의 힘으로 계속해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잘되고 못되는 것이 외부요인 아닌 자신들에게 거의 전적으로 달려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때 민자당의 미래는 자신과의 싸움에 달려있는 셈이다. 자신과의 싸움은 좀더 구체적으로 ▲후계구도를 둘러싼 지도부간 갈등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개헌추진 ▲대국민용 자기개혁을 세 축으로 해서 전개되고 민자당의 당사도 이들 축을 중심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 청와대-상도동“거리좁히기 간접대화”/노비서실장 YS전격방문의 저변

    ◎국정운영 시각차ㆍ김위원의 불만해소/차기관련 무리한 요구에 경고 의미도 청와대와 상도동간의「거리좁히기」가 다시 집권민자당의 긴급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청와대와 김영삼최고위원이 서로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양상이 아니라 김최고위원은 불만을 늘어놓으며 달아나기만 하고 청와대는 어쩔 수 없이 거리를 좁히려고 쫓아가는 형국이 되풀이 되고 있다. 김최고위원의 불만표시가 되풀이 되는 것은 김최고위원의「야당성향」과 차기대권구도를 직접적인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 듯 싶다. 청와대측은 지난1일 김윤환정무1장관을 김최고위원에게 보내 「설득」한 데 이어 2일에는 노재봉비서실장을 상도동 김최고위원 자택에 파견,자제와 이해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노실장은 당면 「총체적 위기상황」과 관련,노대통령의 단호한 극복의지를 설명하고 당차원에서 최대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실장은 재벌의 부동산투기를 확실히 뿌리뽑고 일부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국민경제차원에서 해를 끼치는 기업의 반사회적 형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는등 정부의 위기처방도 아울러 설명,김위원으로부터 상당한 공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들어 김최고위원측이 청와대에 표시하고 있는 불만은 확실히 국정운영방안을 둘러싼 시각차라고 할 수 있다. 민주계가 지난 1일의 고위당정회의와 지난달 30일 밤의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난국극복의 요체가 개혁에 있음을 강조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최고위원은 노대통령과의 잇단 「간접대화」에서 한두재벌이 쓰러지더라도 부동산투기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KBS에 대한 대응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난국극복을 위해 안기부장ㆍ내무부장관의 경질과 전당대회후 대규모 당직개편을 통한 민심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정ㆍ공화계는 물론 청와대는 김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상이 여건을 무시한 대국민 이미지관리용일 뿐만 아니라 당내입지확대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이상으로 보지않는 눈치다. 특히 이같은 공공연한 개혁요구가 김최고위원이 지구당위원장 사퇴에 이어 다음 단계의 결심을 행동에 옮기기 위한 명분축적용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최고위원의 요구가 미래에 대한 확실한 담보요구에 있는만큼 당권을 달라는 것인줄 뻔하게 알지만 그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최고위원의 불만표시가 잇따르면서 청와대측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노대통령이 2일 노실장을 상도동 김최고위원 자택에 전격 파견한 것도 이같은 불안감의 표시로 봐야할 것 같다. 물론 노실장의 파견이유에는 김최고위원을 설득하는 것외에 김최고위원의 심중을 보다 정확히 파악,대비키 위한 진단목적도 들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민정계의 한 핵심당직자는 『현재 민자당의 최고관심사이자 불안은 김영삼최고위원의 「다음행동」이 무엇이냐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측통들은 「대권밀약설」 제공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한 김최고위원이 현재의 국정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을 통해 명분을 축적한 뒤 지난번 청와대 당직자회의 불참때와 비슷한 방법으로 또 한번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번 박철언 파동때와 같이 탈당카드를 내밀 가능성도 있고 그보다 전단계인 백의종군,즉 당직사퇴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청와대측은 최근 두차례의 간접대화에서 대통령을 잘 돕는 것이 차기대권을 겨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 점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도 미리 김최고위원의 위상을 담보해 줄 수는 없다는 점,여당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해설」등이 청와대가 상도동에 보내는 주된 메시지다. 대통령을 잘 돕는 것이 가장 확실한 차기대권획득의 방법이라는 청와대측의 설명은 설득이면서 동시에 경고의 뜻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내에서의 일방적인 투쟁만으로는 대권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뒤집어 말한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최고위원의 잇단 불만표시는 오는 7일의 청와대 4자회동을 계기로 더욱 증폭되거나 다시 잠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번 청와대 4자회동에서의 불쾌감이 상호간에 불식되지 않았고 청와대측이 다른 경우와는달리 민주계가 국정위기상황에서 잇따라 드러내는 불협화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쉽게 청와대와 상도동의 거리가 좁혀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쪽은 계속해 달아나고 다른 한쪽은 거리를 좁히려는 피곤한 쳇바퀴돌기를 그만두자는 이야기도 민정계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민정계의 이런 변화는 경우에 따라 상도동에 대한 청와대의 접근시각을 바꾸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달아나는 쪽과 따라가는 쪽 모두 지쳐있는 상태인 셈이다.
  • 서방의 경제보복 회피 포석/중국,티베트 계엄해제의 배경

    ◎미의 「GSP대우」 철폐 조짐에 긴장/북경 아시안 게임 앞두고 안정 과시 중국 당국이 1일을 기해 갑작스레 티베트(서장)자치구 수도인 라사에 대한 계엄령을 해제한 것은 일단 예상외의 관용적인 조치인 것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국 당국은 티베트를 비롯,신강위구르 자치구 등지의 소수민족 분리독립 움직임에 가차없이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위압적인 태도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티베트는 전통적으로 독립의식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 왔고 지난달 3일엔 티베트자치구 의장 도제세링의 입을 빌려 『국제정세의 변화에 편승,분리주의자들의 음모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므로 계엄령해제를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물론 중국은 『계엄의 필요성이 없을 정도로 티베트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공식적인 코멘트를 하고는 있지만 한달만에 현지 상황이 급격히 호전됐다고 보긴 힘들 것 같다. 그렇다면 중국은 나름대로 이번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속사정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크게 세가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요인인 것 같다. 중국은 지난해 민주화운동 탄압이후 서방세계로부터의 각종 제재조치와 외국기술 및 자본도입의 부진으로 심각한 경제적 곤경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의회가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철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으로선 가장 급히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인 셈이다. 미측은 지난해 중국과의 교역에서 61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보았고 올해엔 적자폭이 9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임을 들어 이같은 대중조치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미의회는 최혜국대우철회 여부의 결정시한을 「6ㆍ4천안문사건」1주년을 하루 앞둔 6월3일로 잡고 있어서 단순히 경제만이 아닌 정치성보복의 냄새를 짙게 풍기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러한 제재조치를 시행하게 될 경우 중국의 가장 큰 외화획득원인 대미수출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될 것이다. 한 예로 미에 수출되는 중국산 의류에 대한 수입관세가 현재 6%에서 60%로 10배나 뛰게 된다. 때문에 중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에 자국의 인권을 개선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는 우호적인 제스처가 절실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3월8일 이후 14개월 동안 지속된 계엄으로 라사를 포함한 티베트의 관광수입이 크게 줄어듬으로써 이 지역 재정난을 심화시키고 또다른 불만의 싹을 키우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티베트의 외국관광객수는 지난해 4천여명으로 그 이전의 4만명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다. 두번째로 꼽을 수 있는 중국 이붕총리에 대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권고가 주효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이의 지난 방소기간동안(4월23∼26일) 고르바초프는 『우리 처지에서 소수민족문제를 푸는데 될 수 있는한 무력사용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따라서 중국 당국은 앞으로 티베트에 대한 선심정책과 함께 인도에 망명중인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당국은 오는 9월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러 발전의 전환점을 찾는다는 의도에 따라 국내안정을 과시하기 위해 지난 1월 북경에 이어 이번 라사에 대한 계엄을 철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위기극복” 통치권차원의 결의 표출/노대통령 「행동선언」의 배경

    ◎“더이상 방치하면 체제위협”상황 인식/계속 악화되면 충격요법도 배제못해 노태우대통령이 국정의 위기관리를 직접 지휘하기 시작했다. 국가통치권자로서 그동안 내각을 통해 한걸음 떨어져 국정을 운영해 왔으나 지금부터는 국정의 현장에서 강력하게 「고삐」를 당기기로 작심한 것 같다. 노대통령은 1일 이른 아침 서울시경 제1기동대와 경기 군포의 산업현장을 둘러보면서 노사안정과 법질서를 강조한 데 이어 청와대 참모들에게 별명이 있을 때까지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이에 앞서 증권값이 대폭락,증시가 붕괴현상을 보이던 30일 하오에는 물가ㆍ부동산 특별대책을 내각에 긴급지시했고 해외출장중인 재무장관을 급거 귀국토록 하는 한편 청와대에 부동산 특별대책반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심야 경제장관회의가 열렸고 1일 상오엔 고위 당정회의가 개최되었다. 이같은 일련의 긴박한 국정의 행보는 노대통령이 더이상 청와대의 깊숙한 집무실에만 파묻혀 있지 않고 국정의 최선두에 서서 정부의 정책집행을 직접 눈으로보고 피부로 느껴가면서 독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노대통령의 이러한 「행동선언」 배경에는 현시국과 국정상황이 단순한 일과성불만ㆍ불안차원을 넘어 「6공체제의 위기」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상황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연말 5공청산에 이어 금년들어 3당통합을 도출해냄으로써 정치의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는 온데간데 없고 거대여당 민자당의 잇단 내분으로 국민들은 실망감과 함께 배신감으로 팽배해 있었다. 전ㆍ월세값은 폭등하고 금융실명제의 포기에도 부동산 값은 계속 오르며 물가는 금년 목표선을 위협했다. 더욱이 1ㆍ4분기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산업현장은 KBS사태 현대중공업 파업을 계기로 전국이 순식간에 악성노사분규로 휩싸이는 조짐을 보였으며 증시는 바닥을 모르는 대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는 금년 경제성장률 7%달성전망등 일부 거시경제지표를 들어 낙관론속에 머물렀고 집권당간부들은 보선의 참담한 패배에 대해 말로만 민심의 이반을 떠들면서도 행동은 내부권력쟁투에 나날을 보냈던 것이다. 집권민자당의 인기가 10%선으로 곤두박질치고 『대통령은 도대체 뭘하고 있느냐』는 민초의 소리가 드높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노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핵심참모로부터 사회저변의 이같은 위기감을 광범위하게 보고받고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로소 정치ㆍ경제ㆍ사회 제반 분야에서 허트러진 전열을 더이상 방치했다가는 국정의 위기,체제의 위기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청와대를 엄습한 것이다. 지난 2년간 참고 기다리면서 사회전반의 자생력과 자율성을 기대해온 것이 고작 경제ㆍ사회의 불안과 혼란으로 나타나느냐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국정의 최고책임자를 발벗고 나서게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노대통령이 국정현장점검 첫날 경찰기동대와 산업현장을 둘러보았다는 것은 앞으로의 국정방향과 관련,상당한 상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개인의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산업현장) 『법과질서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기동대)이라고 말한 대목은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현대중공업파업 농성현장에 이어 KBS정상화 부결투표 직후 경찰력을 투입한 것은 바로 공권력에 의한 확실한 법질서확립 의지를 선보인 것이며 이같은 강공책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대구시경의 대학생 화염병피습사건 책임을 물어 시경국장을 당일로 경질한 것이나 전출경관의 농성사태책임을 물어 전북 도경국장을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치안당국에서는 이에대한 책임추궁을 머뭇거리고 있었지만 청와대측은 대통령의 감을 재빨리 포착,이를 전달함으로써 즉각적인 인사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문제도 이제부터는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노대통령은 기업의 사회적 윤리를 특히 강조할 방침이다. 노대통령이 증권ㆍ단자ㆍ보험회사의 보유부동산을 매각하여 증시자금으로 활용토록 하라고 지시한 이면에는 상장기업들이 호황때는 부동산투기를 하고 불황땐 정부에 의존하는 기업의 반사회적 행태에대해 엄중히 경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자구노력을 등한히 할 경우 다소 희생이 따르더라도 차제에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것이 노대통령의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국정일선 등장은 국민의 사회ㆍ경제에 대한 불안을 덜어주고 국정최고책임자의 위기극복 의지를 일반에게 심어준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분위기조성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고 통치권자의 「행동」이 제스처로 끝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어 장기적인 면에서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대통령이 경제문제에 발을 벗고 나섰지만 물가와 부동산을 잡아 증시를 북돋우겠다는 경제처방이 당장 피부로 나타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국민의 갈등을 쉽게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으로서는 경제ㆍ사회에 관한 대통령의 긴급명령발동 등 충격적인 조치의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대통령이 행동에 나섰는데도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그같은 조치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 것이다.
  • 베트남 정치개방거부 경제개혁 모색/공산화 15년… 오늘의 실상점검

    ◎동구민주화 외면… 중국모델 사회주의고집/신외국인투자법 제정,합작투자 유치총력/고립탈피위해 아태국과 관계개선 시도… 미에도 유화 제스처 사이공 주재 미대사관 옥상으로부터 마지막 미군헬리콥터의 이륙과 함께 월남이 공산화된지 4월30일로 15년을 맞는다. 공산독재체제의 베트남은 미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남북통일」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종전 15년이 지난 오늘까지 가난으로부터의 탈출작전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의 국민소득은 75년 당시 월남보다도 훨씬 낮은 2백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고 6천5백만 전체인구의 80%에 달하는 농민의 생활 수준은 아직도 열악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이공함락과 함께 시작된 베트남인들의 대탈출은 정치적 동기가 아닌 경제적 이유에 의한 「빈곤의 엑서더스」로 바뀌고 「보트피플」의 행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남북간 경제력의 차이는 국민화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공산당독재체제에서 비롯된 당원의 부패 만연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역시 점점 엷어지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공산당 창립 60주년이자 통일을 이룩한 호치민(호지명)탄생 1백주년이 되는 「축제의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호치민이 남긴 공산독재체제의 유산은 국민들의 개혁ㆍ개방요구와 동구의 개혁 외풍 등 국내외로부터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베트남은 그러나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과 동유럽의 대변혁에서 나타난 공산독재체제의 붕괴라는 역사적 흐름을 외면한 채 「베트남식 사회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구엔 반 린 베트남 공산당서기장은 최근 『베트남은 결코 공산당의 지도적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베트남이 소련이나 동구식의 정치개혁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27일 폐막된 베트남공산당 중앙위도 「사회주의 고수」와 「당의 지도적 역할」을 확인한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베트남이 정치적 개혁을 거부하고 있음은 지난번 중앙위전체회의에서 개혁파 정치국원 트란 수안바크(65)가 축출된데서도 분명히드러나고 있다. 바크는 다당제도입 등 과감한 정치개혁을 주장하며 현베트남 공산당지도부를 비난해오다 축출됐는데 그는 정치국원 자리외에 서기국원ㆍ중앙위원 등 모든 당직으로부터도 제명됐다. 바크의 축출로 13명의 정치국원 중 개혁파는 구엔 코타크(70)외무장관만이 유일하게 남게됐다. 베트남은 이같이 정치개혁은 완강히 거부하면서도 경제면에서는 일련의 과감한 개혁조치를 단행했다. 구엔 반 린 서기장도 기회가 있을때마다 경제개혁을 통한 점진적 민주화 추진을 천명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86년12월 제6차 당대회에서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를 모방한 「도이 모이」(개혁)를 국민들에게 선보여 75년 베트남 통일이후 지금까지 팽배해온 국민들의 불만을 다소의 기대감으로 바꾸어 놓았다. 「도이 모이」정책은 시장경제도입,농토의 개인경작 및 자영기업의 허용,부가가치세의 도입 등 자본주의 요소를 과감히 수용한 경제개혁 조치이다. 지난 88년 1월에는 또 신외국투자법을 제정,외국인들의 1백% 단독 투자를 허용했는가 하면 조세감면과 과실송금을 보장하고 있다. 베트남의 이같은 시장경제 개혁은 경제외교적 고립과 미국 등 일부 서방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봉쇄 정책으로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베트남 경제가 호전되고 있음은 여러가지 경제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8년만 해도 7백%에 달하던 인플레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협조를 받아 실시한 긴축정책으로 지금은 50% 수준으로 낮아졌다. 더욱이 올 연말에는 인플레가 12∼15%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화폐인 「동」의 가치도 점차적으로 안정되어 가고 있다. 베트남은 농토의 개인 경작과 농산물의 판매허용등의 농업개혁으로 쌀의 생산량이 급증,태국ㆍ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제정된 신외국투자법에 따라 외국과의 합작사업도 활기를 띠어 지금까지 1백건이 넘는 계약실적을 올렸고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외국기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또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아시아ㆍ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과 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미국에는 캄란만과 다낭 등 미국이 전에 사용하던 군사기지의 재사용을 제의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쓰고 있다. 베트남의 이같은 제의는 물론 소련군이 오는 92년 캄란만에서 철수하고 소련의 대베트남 원조삭감에 대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련은 최근 비료ㆍ건축자재와 원유공급을 대폭 감축할 것이라고 이미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 이후 나타난 호치민(구사이공)시의 활기찬 모습은 베트남 장래에 밝은 전망을 갖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발전은 또다른 한편으로는 커다란 갈등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천안문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개방은 필연적으로 정치민주화의 요구로 발전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아직까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최근에는 지식인과 노조ㆍ언론인 등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논의가 가열되고 있다고 한다. 정치민주화 요구가 점차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그러나정치개혁은 거부하고 공산당 일당독재체제의 유지를 천명하고 있다. 중국에서 실패한 「개혁실험」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민주화」라는 국제적 조류는 그들의 실험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 “야권통합 노력”… 명분찾기 후퇴/전당대회 미룬 평민의 속셈

    ◎단일화 실패때의 화살 회피도 겨냥/민주당엔 외압작용… 논의 활기띨듯 평민당이 18일 당초 오는 29,30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키로 결정한 것은 당안팎에서 일고 있는 야권통합 요구를 수렴하는 한편 민주당(가칭)과의 통합이 안됐을 경우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양면포석으로 풀이된다. 4ㆍ3보선 이후 야권통합론의 당위성에 대해 여론의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평민당지도부로선 평민당중심의 통합이 이뤄지면 더없는 소득이겠지만 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통합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대국민 이미지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또 평민당 주류의 입장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연기결정으로 야권통합이 안됐을 경우 「선창당 후통합」의 수순을 밟고 있는 민주당측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계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평민당중심의 「흡수통합론」과 김대중총재의 2선후퇴를 전제로 한 민주당측의 「당대당통합론」이 평행선을 달리는 한 『야권통합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보는 당주변에서는 이같은 계산을 전당대회 연기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읽고 있다. 물론 김대중총재등 평민당지도부가 지난 4당구조 때보다 3당통합 이후,특히 지난 대구서갑 및 진천ㆍ음성보궐선거 이후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도 이번 전당대회 연기 이유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즉 과거 야당으로서 구민주당이나 구공화당에 대한 지지층 가운데 3당통합을 찬성하는 측은 물론 통합에 회의적인 쪽도 평민당지지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평민당지도부도 내심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4ㆍ3보선에서 평민당의 「불참」과 민주당의 「승리」는 평민당이 야권내에서 의석수라는 「양적인 대표성」뿐만 아니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한 「질적인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는 절박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평민당은 최영근부총재등 통합추진위원들이 중심이 돼 민주당측과 막후접촉을 벌였으나 평민당으로의 「흡수통합」에 극심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측이 「당대당통합론」을 굽히지 않자 당지도부는한때 오는 23일쯤 외부인사 영입작업을 일단 매듭짓고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를 방침이었다. 즉 지도체제를 곧바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바꾸지 않고 당헌에 부칙조항을 신설해 전당대회를 열지 않고도 중앙상무위나 당무지도합동회의에서 당헌개정의 길을 열러 놓는 선에서 전당대회를 강행하고 ▲집단지도체제 ▲당명개칭 등을 야권통합을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야권통합에 보다 적극적인 당내외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그것이 이번 연기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다시 말해 전당대회 강행에 반대하는 노승환국회부의장,이재근 전사무총장,김종완전당대회의장,이상수ㆍ이해찬ㆍ이찬구ㆍ이철용ㆍ양성우ㆍ이교성의원 등이 「전당대회 연기후 통합 우선추진」이라는 취지로 서명작업에 들어간 것이 표면적인 연기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서명작업」등 당내 반발이 전당대회 연기의 한 요인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이 전부라고는 보기 힘들다. 이 시점에서 전당대회를 강행하는 것보다 연기하는 쪽이 실익이 크다는 김총재등 당지도부의 판단이 보다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지금까지 「통합파」로 분류되지 않던 호남 지역구의 이 전사무총장ㆍ손주항부총재와 노부의장 등이 서명에 동참한 것은 바로 이같은 김총재의 의중을 정확히 읽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부총재가 지난 16일 민주당의 박찬종 야권통합특위 위원장과 회동한 사실과 평민ㆍ민주 양당내의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합동간담회를 가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평민당 주류로서는 민주당내에서 거의 정계은퇴에 가까운 김대중총재 2선후퇴론을 펴고 있는 부산출신 의원들과 ▲동일 지분에 입각한 당권경선 ▲대권경쟁 등 유사시 전면복귀를 전제로 하는 김총재의 잠정적 2선후퇴론을 주장하는 서울출신 의원들과의 「틈새」를 발견한 이상 흡수통합을 위해 한번 더 노력해보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실리와 명분축적 양쪽으로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또 평민당이 지역당적인 성격을 탈색시키기 위해 민주당과의 통합에 이은 차선책으로 추진해온 구정치인ㆍ재야인사 등에 대한 영입작업이 예상외로 부진한 것도 전당대회 연기의 이유가 되고 있다. 평민당은 그동안 김원기총재특보,한광옥비서실장 등을 중심으로 이민우 전신민장총재,유치송 전민한당총재,이만섭 전국민당총재,고흥문ㆍ이중재ㆍ양순직 전의원등 퇴역정치인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해 왔으나 이들은 대부분 야권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론에 머물거나 ▲김대중총재 2선후퇴 ▲집단지도체제하의 대표최고위원 윤번제 등 평민당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내거는 바람에 영입교섭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이번 전당대회 연기결정으로 6월초 창당일정에 맞춰 조직책선정작업이 한창인 민주당측에도 외압으로 작용해 평민ㆍ민주 양당내에서 한때 주춤했던 통합논의가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주류가 여전히 「선창당 후통합」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연기된 평민당전당대회는 통합논의만 증폭시킨 채 원점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
  • 한ㆍ소 접근에 조총련 분열 조짐/상공인중심조직 크게 동요

    ◎강도높은 사상교육 “역작용” 초래/현직 부의장이 한덕수 발언 비판하기도/북한에 육친 「인질」… 정신적 갈등 한국과 소련의 급속한 접근에 자극받아 조총련이 또다시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과는 달리 정보의 개방사회인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조총련계 상공인들은 북한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이 최근 어떤 자세로 한국과의 접촉을 심화 시키고 있는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서너명만 모이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루마니아 사태 및 소련의 동향을 화제에 올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조총련 내부의 동요를 막기 위해 김일성부자에 대한 사상 및 충성교육의 강도를 높이고 있으나 오히려 이것이 역작용을 일으켜 「통일의 최대 장애는 김일성왕조」라는 사실을 더욱 깊게 인식시켜 주고 있다. 북한이 올들어 조총련의 철저한 사상ㆍ충성 교육을 위해 내린 지시와 소집한 회의는 무수히 많다. ○소 태도에 깊은 관심 1월 1일 김일성 신년사 및 조총련 전국위원장 회의의장 한덕수 앞으로 보낸 김일성의 축전,1월5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 6기 7차 전체회의,1월12일 조총련 열성자대회,1월17일 조총련 전국위원장회의,1월19일 전국정치부장회의,2월7일 조총련 관동지구 조직부장회의,2월9일 전국선전부장회의 등이 그것이다. 한일 공안당국은 이외에도 이른바 「학습조」 조장회의가 매일 장소를 바꿔가며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회의가 김일성부자에 대한 충성심 교육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마찰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17일 개최됐던 조총련 전국위원장회의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조총련 조직에서의 인사말이나 보고의 경우 미리 작성된 원고를 기계적으로 읽는 것이 상례이나 이날 한덕수의장은 이같은 관행에서 일탈,엉뚱한 행동을 했다. 한은 원고를 읽다말고 느닷없이 재일조총련계 상공인들을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루마니아」 화제로 『상공회 및 상공인들이 지난해 평양에서 개최됐던 제13회 세계청소년학생축전 때 비협조적 자세를 보인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트집을 잡았다. 바로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조총련중앙본부 선전국장을 역임,현재 부의장직에 있는 오형진이 벌떡 일어나 대든것. 『의장,원고대로 읽으시오,원고를. 쓸데없는 말을 하면 안돼요. 상공회와 상공인은 제13회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개최할 때 적극적으로 협력했소. 이런 애국적인 상공인을 비판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요』 이같은 오의 발언에 이어 다수의 상공회의 간부들도 일제히 한의장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서 전국위원장회의는 한때 혼란에 빠졌다. ○연일 「학습조」 회의 조총련조직은 소련ㆍ동구제국의 공산당 일당독재와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의장의 발언을 비판한다는 것은 조직으로부터의 추방 또는 제명처분에 상당하는 중벌행위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벌행위를 저지른 당사자가 현직 부의장이라는 사실을 도쿄의 관계기관은 의미심장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오형진은 김정일직계로 알려져 있다. 즉 오는 일본 전국에 널려있는 조총련조직내 김정일파의 최고 정점에 서있는 인물로 김일성이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처럼 처형된다면 모를까,평온무사하게 은퇴하게 된다면 조총련 조직의 의장자리를 떠맡을 수 있는 최근거리에 있는 측근이다. 현재 부의장으로는 허종만도 있으나 그는 오와는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형진의 이같은 교만한 자세는 김정일의 후광을 빌린 행동으로서 장차 조총련조직의 정점에 설 사람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시위하기 위한 의도적 제스처였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곳곳서 마찰 빚어 북한은 올들어 김일성 본인 및 권력 세습후계자인 김정일에 대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충성을 다한다는 사상교육을 철저히 행하고 있으며 조총련 조직에 대해서도 사상교육의 강화를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조총련계 상공인들은 이제까지는 육친이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다는 사실 하나로 발목이 잡혀 북한과 유대관계를 맺어왔으나 최근들어 한국과 소련이 수교관계에까지 이른데다 동구 여러나라에서 일어난 사상적 격동에 자극받아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도쿄=강수웅특파원〉
  • 노대통령­김영삼위원 독대의 뜻과 전망

    ◎내분수습ㆍ역할분담의 “포괄정지”/「무마」차원 넘어 「상당한 보따리」 풀듯/박정무 당내활동 「한계」 설정 가능성/민정계 중간보스 활동 활성화될지도 김영삼최고위원의 청와대 당직자회의(7일) 불참으로 표면화되었던 민자당의 내분양상은 금주 중반 이후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노태우대통령과 김최고위원의 대좌로 일단 수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YS(김최고위원) 독대가 단지 당내분수습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관점보다는 3당통합이후 어정쩡하던 집권당 내부의 역학관계 재정립,민자당의 노선설정,당정관계의 확립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자당내 노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여권 본류는 그동안 야생마 YS를 여권이라는 울안에 집어넣어 놓음으로써 그 행동이 순치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40년 야당생활에 산전수전을 다 겪고 탁월한 정치적 감각으로 이날까지 버텨온 YS는 쉽게 길들여지지 않을 뿐 아니라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고도의 정치적 제스처를 구사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가 「불참」으로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노­YS회동에서는 YS의 불편한 심기를 삭이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큰 물건」들이 마름질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오는 5월 3일로 예정된 민자당 창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역학관계를 재정립하는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으로 이어지는 지도체제문제와 관련,노대통령과 김최고위원간의 역할분담이 어떤 형태로든 선이 그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총재로서 노대통령은 당의 상징적 「회장」으로,대표최고위원으로서 YS는 당무를 실질적으로 통할 관장하는 「사장」으로 그 역할이 분명하게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당무의 극히 중요한 사항에 대해 당총재가 대표최고위원에게 협의를 요구할 수 있는 보완적 장치가 마련될 수도 있으나 이 장치를 근거로 일일이 간섭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또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간의 단계도 완전합의제는 김영삼최고위원이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협의체 운영방식으로 하되 사실상 대표최고위원 중심으로 단일체제로 운영될 것 같다. 다음으로 민자당의 노선설정에 대해 김최고위원은 3ㆍ17개각이후 보수강화성향에 상당한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보선패배의 주요 원인의 하나가 당의 개혁의지퇴조로 인식하고 있는 김최고위원은 적어도 정책의 장기목표 수립에는 반드시 개혁의지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여당인 민정당과 3당통합 이후 여당인 민자당의 정책노선 사이에는 일반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개혁분위기가 배어있어야 과거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여당으로 통합,변신한 명분이 선다는 점을 민주계는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번 보선패배 이후 민주계 의원들이 14대총선과 관련하여 자신들의 입지에 위기를 느낀 것도 바로 이같은 점과 연결되고 있다. 노­YS회동에서 세번째 거론될 수 있는 것은 민자당과 행정부간의 관계정립 문제로 보인다. 금융실명제 전면유보 결정과정에서 소외된 민자당 특히 민주계의 반발이 김최고위원 「불참」을 촉진한 요인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최고위원은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사전 당정협의 강화를 심도있게 요구할 것이며 노대통령도 이 점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보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설령 마지막으로 거론된다 해도 이번 회동의 핵심사항이라 할 수 있는 박철언정무1장관의 여권내 위상문제를 들 수 있다. 김최고위원의 측근들은 이번 「불참」시위가 겨냥한 주표적은 바로 박장관의 여권내 「전횡」과 「무소불위」에 대해 분명한 제동과 한계 설정을 노대통령에게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따라서 박장관을 편애에 가깝게 감싸오고 있는 노대통령이 「가시적 조치」를 하지 않는 한 이번 「불참」 시위는 결코 진화되지 않을 것이며 11일의 「중대 결심」 표명으로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장관에 대한 「위상조정」이 노대통령으로서는 지금까지 자신의 통치행위에서부터 인사결심에 이르기까지 가장 신뢰할 만한 조언자였다는 점에서 매우 곤혹스런 대목일 것이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이 노대통령에게 「YS냐,박이냐」는 식으로 밀어붙인다면 적정수준에서 박장관의 위상조정을 수용할 공산은 크다. 이 경우 박장관은 당과 행정부,국회와 행정부사이의 「연락장교」로 그 역할과 기능이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은 있으나 정무1장관직을 물러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표면적인 역할축소와 내면적인 「활동」과는 한마디로 일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노­YS 단독대좌가 민자당내의 여러가지 중요사항을 「교통정리」 한다해도 거기에는 많은 문제점과 함께 또 다른 양상변화가 초래될 수는 있다. 노­YS 단독대좌는 JP(김종필최고위원)의 소외라는 또 다른 문제를 배태시킬 소지가 있으며 대통령으로서의 통치행위와 대표최고위원으로서의 집권당의 당무통할 관장사이에는 현실적으로 명확한 경계를 긋기가 어려운 점이 없지않기 때문이다. 노­YS회동으로 민주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입지가 확고해지면 그 반작용으로 민정계와 공화계가 자기보호막 형성활동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민자당의 진정한 결속은 어렵게 될 것이다. 그동안 박장관의 민정계내 실세장악으로 사실상 「거세」되었던 민정계 중간보스그룹이 박장관의 위상변화와 함께 활성화되어 그 활동영역을 넓혀간다면 차기대권과 관련한 민자당내 각계파간의 경쟁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않을 것이다.
  • 리투아니아 사태 평화적 타결 기미

    ◎고르바초프 자진귀대 탈영병에 사면령/란츠베르기스 수비대 창설 보류… 유화조치/군은 계속 증파 낙하… 연습도 【빌나ㆍ모스크바 AP AFP 연합 특약】 소련 중앙정부와 빌나당국이 독립운동으로 발생한 리투아니아 사태의 해결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소련 국방부가 29일 리투아니아 출신 탈영병들에 대해 사면령을 발표,사태타결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타스통신은 이날 소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리투아니아 국적을 가진 탈영병들에 대한 형법상 범법행위를 규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탈영병들이 자진귀대할 경우 처벌은 받지않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스는 그러나 탈영병들이 자발적으로 귀대해야 할 최종 시한이나 현재 이들 가운데 몇명이 소연방군에 체포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리투아니아 정부는 크렘린을 향한 또다른 유화제스처로 앞서의 탈소선언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방안의 하나로 내놓은 자체 국경수비대 창설 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비타우타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최고회의 의장은『현 시점에서 국경초소를 설치하는 것은 대립을 증대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주민투표를 포함한 어떠한 문제에 관해서도 모스크바측과 의견을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표실시 방침이 결정될 경우 지난해 11월 리투아니아 최고평의회(의회)가 통과시킨 공화국법에 따라 주민 30만명이 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갖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측통들은 고르바초프가 지난 11일 리투아니아의 탈소선언이 주민의사 결집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는 주장과 함께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한데 대해 공화국 지도부가 소헌법 절차를 따를 이유가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 왔음을 상기 시키면서 란츠베르기스가 일단 크게 양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긴장완화 분위기에도 불구,리투아니아에 소련군의 수가 현재 늘어나고 있으며 리투아니아 주둔 소련군 사령관들은 소련군이 이번주 리투아니아 내에서 벌인 군사훈련이 일상적인 것이라고 말했으나 병력과 장비의 양은 리투아니아 독립분쇄를 위한 힘을 과시하는데 충분한 시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련 기자들은 이번주 초부터 수백명의 공정대원들이 수십대의 일루신 수송기에 분승,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나주변에서 낙하연습을 했다고 보도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