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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 파문… 신데탕트 기류에 찬물/이라크,쿠웨이트 점령의 충격파

    ◎이라크의 페만 요충 장악 기도가 불씨/패권주의 부활 우려… 미,무력은 안쓸 듯/군사력 열세 쿠웨이트,외교통한 해결 무위로 중동에 다시 전쟁이 발발했다. 이라크가 2일 국경분쟁을 빚었던 쿠웨이트를 전격 점령한 것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장악은 국경분쟁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매우 심각한 사태로 전세계를 경악케 했으며 미소 화해를 틈탄 지역 패권주의의 부활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라크는 이란­이라크전쟁이 종식된 후 군사강국으로 등장,페르시아만의 「경찰」 역할을 자청해 왔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냉전이 종식되고 동서화해의 시대가 정착되면서 지역분쟁이 하나 둘 해결되어가는 과정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국제정치에도 적지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은 특히 세계 석유매장량의 3분의2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제3의 오일쇼크가 올지도 모른다고 중동정세 분석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는 쿠웨이트에 대한 무력침공을 국경분쟁이 시작될 때부터이미 시사해 왔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국경지역에 3백50여대의 탱크와 10만의 병력을 집결시켰었다. 영토규모와 군사력등 모든 면에서 이라크와 비교가 되지 않은 쿠웨이트는 이라크와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외교적 노력을 하는 한편 이라크에 거액의 경화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었다. 쿠웨이트의 이같은 제스처는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라크의 무력침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 나온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를 비롯한 주변국가들도 쿠웨이트의 「무력충돌 회피정책」을 지지,적극적인 중재를 벌였다. 이라크는 이들 주변국가의 압력에 못 이겨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회담에 응했다. 많은 중동정세 분석가들은 그러나 이라크가 마지못해 회담에 응하긴 했으나 회담전에 이미 쿠웨이트에 대한 무력침공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라크는 현실적으로 쿠웨이트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고서도 오히려 쿠웨이트가 성의가 없다고 비난하며 회담을 결렬시킨 데서 무력침공을 이미 계산했다고 보는 것이다. 제다회담후 쿠웨이트의 한 고위관리는 『이라크가 이란과 페르시아전쟁중에 진 빚을 탕감해주고 영토의 일부를 이양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전부터 분쟁지역인 루메일라유전지대를 양도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리얀섬을 장기적으로 임대해줄 것을 쿠웨이트에 요구해 왔었다. 이라크는 이번 무력침공을 통해 전략요충지인 부리얀섬과 이 보다 작은 와르바섬을 장악할 속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라크는 이들 섬을 장악함으로써 페르시아만으로 통항하는 「생명선」을 보장받고 과거 8년간 이란과 샤트알 아랍 수로를 두고 벌인 국경분쟁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은 단지 쿠웨이트와의 국경분쟁때문만이 아니라 대내용으로 정치적 불만을 해외로 돌리려는 복선도 깔고 있다고 분석된다. 이라크의 대쿠웨이트 비난공세가 후세인을 종신대통령으로 규정한 헌법개정안의 의회통과 하루전에나왔고 후세인의 장기집권과 이란­이라크전으로 어려워진 경제사정등으로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들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준다고 볼 수 있다. 이라크의 무력침공은 특히 국제원유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은 지난 26일 제네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라크의 강경입장으로 원유기준가를 4년 만에 18달러에서 21달러로 인상시켰다. 이라크는 제네바회담때 25달러로의 인상을 강력히 요구했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라크의 영향력 증대로 또다른 유가인상이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물론 소비국의 재고물량이 아직 많고 원유시장에 대기물량이 많아 공시유가인상에도 불구하고 당장 유가가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가가 오르지 않을 수 없으며 중동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본격적인 고유가시대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강력히 비난하고 미국은 국내에 있는 이라크와 쿠웨이트 자산을 동결시키는등 경제제재 조치를 취해 후세인의 「대담한」 군사행동은 이라크의 경제·외교적 고립이라는 대가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무력개입보다는 외교적으로 이번 사태의 해결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은 일단 없어졌다. 실질적으로 미국의 무력개입 선택폭은 매우 제한적이다. 유엔을 비롯,미국·소련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라크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라크는 쿠웨이트에 친이라크 신정부를 세워 쿠웨이트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를 획책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한 쿠웨이트국왕이 망명을 신청하고 쿠웨이트에 「새로 수립된 정부」가 국회를 해산했다고 발표해 그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라크의 이같은 전략은 사우디·아랍에미리트 등 주변국가들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며 중동에 새로운 긴장감을 감돌게 하고 있다.〈이창순기자〉
  • 중국 「천안문악몽」서 깨어나고 있다(특파원수첩)

    ◎정치범 석방등 「유화작전」결실/서방의 제재 풀려 경제난 돌파구도 마련/사우디ㆍ인니와 수교,외교고립 점차 탈피 중국이 경제ㆍ외교면에서 「6ㆍ4천안문사건」의 충격으로 부터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6ㆍ4사건이후 강도높게 지속돼 오던 서방세계의 경제제재가 크게 완화되고 있는데다 외교적으로도 수교국가가 늘어나고 있는등 대외적인 여건이 호전되는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중국은 지난 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서방선진 7개국(G7)정상회담이 대중차관을 다시 제공키로 결정함에 따라 경제난국에서 헤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물론 G7정상회담은 보건 위생등 인도적 성격의 사업에 한해 차관을 공여하고 경제개발과 관련된 다른 사업은 중국의 인권문제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아 차관지원을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렇지만 일본이 다른 정상들의 양해를 얻어 중국에 대한 각종 차관을 공여한다고 선언했으며 세계은행(IBRD)측도 지난 15일 중국시장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한 주용기 상해시장을 통해 같은 의사를 밝힘으로써 서방의 대중경제제재는 사실상 해제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또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매우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최혜국(MFN)대우도 연장실시될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대미수출도 종전처럼 순조로워질 전망이다. 이처럼 서방세계의 경제제재가 크게 완화된 것은 그동안 중국이 대외적으로 보여준 유화적인 제스처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6ㆍ4사건이후 중국은 자국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무력진압한데 대한 서방세계의 비난이 거세지고 각종 제재조치가 잇따르자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일련의 미소작전을 구사했다. 올들어 북경에 이어 티베트 자치구 수도 라사에 대한 계엄령을 해제했으며 두차례에 걸쳐 천안문시위 가담자들을 대거 석방했다. 또 국무위원 이철영을 일본에 보내 가이후(해부)총리가 G7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데 앞장서줄 것을 당부하는 로비활동을 벌였으며 주용기 상해시장등 중국시장대표단 11명을 미국에 파견하는등 서방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중국측의 회유적인 자세외에도 서방국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장기간의 대중제재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던 것같다. 중국은 그동안 차관도입의 동결에 따라 초긴축정책을 쓸 수밖에 없었고 이는 엄격한 수입금지의 형태로 나타나 서방세계의 대중수출을 크게 둔화시켰던 것이다. 올 상반기중 중국의 대외무역흑자가 1백12억달러에 이른 것도 수출증대보다는 수입의 격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서방측 입장에서 보면 11억인구의 광활한 중국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도 더이상의 장기적인 제재가 불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되는 것이다. 게다가 서방국가들은 중국에 이미 4백12억달러의 돈을 빌려 줬기 때문에 제때에 원리금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중국경제가 어느정도 회복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특히 일본이 대중경제 제재의 완화를 위해 앞장선 것은 중국의 외채(4백12억달러)가운데 37%가 그들 몫이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은 외교적으로도 그동안의 심각했던 고립상태에서벗어나 새로이 수교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인도네시아와 23년간 단절됐던 국교를 회복키로 합의했고 연말에는 싱가포르와 수교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것은 지난 2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교를 맺은 사실일게다. 중국은 사우디와의 수교를 통해 중동의 오일달러를 유치할 수 있게 됐고 대만과의 외교전쟁에서도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철저한 반공국가인 사우디가 대만과의 관계를 끊고 사회주의 국가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북경당국은 제3세계는 물론 전체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있게 된 것이다. 중국은 또 이번 수교로 신강위구르 자치구 주민을 비롯,1천7백만명에 이르는 자국내의 회교도들을 쉽게 무마할 수 있는 역량을 다지게 됐다. 자국회교도들의 분리독립움직임 등 갖가지 소요발생의 위험성을 제거할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6ㆍ4사건이후 중국은 국제적인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특히 제3세계에 대한 외교순례를 강화했고 사우디와의수교도 이러한 노력에서 얻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은 사우디에 66억달러어치의 중거리미사일등 무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7억달러를 할인해준 대가로 이번 수교에 성공했다는 비난을 대만으로부터 받고 있다. 그러나 대만도 7백억달러에 가까운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무상원조에 의한 외교활동을 벌이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과 사우디의 이번 수교는 명백한 대만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범민족」 예비회담 무산 그 이후

    ◎「불신의 골」 증폭… 북의 “교류제스처”/이틀째 접촉서도 “수용… 거부” 되풀이/정부­전민련 협조,내심 당황한 듯/북,「범민족」 치중… 「고위급」 역풍우려 회담장및 숙소문제등에 꼬투리를 달아 서울행을 거부했던 북한측 대표들이 범민족대회 2차 예비회담 마지막날인 27일에도 남북접촉에서 끝내 입장을 바꾸지 않아 내외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북한당국및 남한의 전민련,그리고 해외동포대표들의 3자간 서울 접촉은 미완성으로 끝나게 됐다. 북한대표단의 서울예비회담 참가여부와 관련,남북쌍방 판문점 연락관은 27일에도 7차례의 직통전화통지문을 교환했으나 이날 하오 1시50분 북측이 전화문을 통해 우리측을 맹렬히 비난함으로써 이날 접촉은 결렬되고 말았다. 한때 북측은 상오 11시24분 전통문을 통해 회담장소등에 관한 자신들의 종전태도를 바꿔 우리측의 안내와 질서에 따르겠다는 의향을 우리측에 전달,『북측 대표단이 정말 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보다 2시간26분 후인 하오 1시50분에보내온 전통문에서 『남한측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회담무산은 전적으로 남한당국 때문이며 남한당국은 이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음으로써 북한대표단 입경은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 즉,신변안전및 편의제공에 대한 남한당국의 주도권을 인정한 북측의 양보성 제안을 놓고 우리측은 더이상 북측이 입장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16일의 1차 합의사항을 문서(합의각서등) 형식으로 보장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북측이 이를 불쾌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거부의 몸짓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원의 고위당국자는 잠시나마 있었던 북측의 태도변경에 대해 『북측 대표단이 예비회담에 참가할 의사가 있었다면 당초 예정일인 26일 진작 서울로 왔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정부로서는 수시로 바뀌는 북측 태도를 감안,문서형식으로 1차 합의사항을 준수하도록 보장받으려 했던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북측은 서울 예비회담에 불참키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대한 명분을 찾기 위해 우리측에 보내는 전통문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관측된다. 바꿔 말하면 자신들의 대표단이 서울에 내려오지 못한 것은 『남한 당국의 대회 방해책동 때문』이라는 인식을 대내외에 확산시키려는 의도를 북측은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북측은 예비회담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예비회담 무산에 대한 남한당국의 완전한 「책임귀속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측은 2차 예비회담이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고 판단,3차 예비회담을 8ㆍ15전에 평양에서 갖자고 제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통일원측은 분석하고 있다. 범민족대회에 상당한 정치적 체중을 싣고 있는 북측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논리에 입각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3차 예비회담 날짜가 정해져 전민련이 북행하는 현실적인 측면에 부딪힐 경우 북한이 과연 스스럼 없이 받아들일 것이냐는 문제도 의문으로 남는다. 범민족대회를 민족대교류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는 정부측의 「각계각층 참여」 제안을 전민련이 수용한데다 전민련측이 이 대회개최에 관한 한 정부측과의 긴밀한 협조를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은 전민련이 자유총연맹등 우리측 58개 우익단체들의 범민족대회 참가를 수용한 것을 두고 『반통일단체가 범민족대회에 참가키로 한 것은 일종의 도전적인 행위』라고 비난,전민련측이 남한정부의 압력과 회유에 굴복했다면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정을 검토해 볼때 범민족대회의 8ㆍ15 판문점 개최는 상당히 불투명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남북 접촉에서 자신들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판단되면 언제나 불응해온 지금까지의 북한측 관행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정부는 남북간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원칙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범민족대회의 개최및 2차 서울예비회담을 허용한 마당에 북측이 3차 예비회담의 평양 개최를 제의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측의 각계각층 참여제의를 수용한 전민련이 계속해서 이같은 자세를 유지해 주기 바랄 뿐이다. 따라서 범민족대회의 성공적 개최여부는 전민련측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민련이만약 평양에서 3차 예비회담이 열릴 경우 여기서 종전의 입장을 바꿔 자신들의 노선과 같은 단체들만이 범민족대회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어려운 국면을 또다시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범민족대회 개최와 관련한 현안을 전민련측과 수시로 논의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바로 이같은 사실을 의식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튼 범민족대회의 성사여부는 남북대화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대남정책을 통일전선전술에서 추진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비록 1차 본회담의 서울개최를 합의했지만 이번 고위급회담 보다는 범민족대회를 오히려 선호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때문에 범민족대회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개최되지 못했다고 판단될 경우 북한은 남북 고위급 1차 본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의 8차 고위급예비회담에서 백남준 북측단장이 『범민족대회에 전민련의 참가가 보장되지 않거나 내외의 복잡성을 야기,대회성사에 지장이 생긴다면 고위급 본회담을 비롯한 모든 남북대화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힌 데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잘 나타난다. 결국 김일성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조국통일 5개 방침중 「전민족적 통일전선형성」이라는 대남 전화노선에 북한이 매달리고 있는 한 남북관계는 상호 불신의 연장선상에서 실질적인 개선조치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 “통일의 길 정말 멀구나… ”/「범민족대회」 무산되던 날

    ◎북측 생트집에 시민들 허탈/출영객들 실망,발길 돌려/“기대 부풀었는데… 아쉽고 쓸쓸”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는데 나름대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던 「범민족대회」 남북예비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북한대표들의 입경거부에 따라 무산되자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6일 아침부터 5년만에 오는 북한대표들의 입경여부에 관심을 가졌던 국민들은 이날 하루종일 남과 북이 판문점에서 입경조건을 놓고 실랑이를 벌인 끝에 북한측이 끝내 자리를 박차고 북쪽으로 되돌아갔다는 소식을 듣자 통일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국민들은 특히 이날 예정보다 2시간이나 늦게 판문점에 도착한 북한측이 회담장소문제 등을 트집잡아 예비회담을 무산시키자 『처음부터 그럴줄 알았다』며 북측을 원망했다. 일부에서는 이날 회담장 및 숙소를 「전민련」측이 당초 예정했던 크리스천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인터콘티넨탈호텔로 바꾸려한 정부측 입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남과 북의 실랑이로 임진각 등에서 하루를 완전히 낭비한양측 관계자들도 모두가 허탈한 표정들이었다. ▷임진각주변◁ 이날 하오3시10분쯤 「전민련」의 김희택대변인이 『차량과 숙소,회담장 등 모두를 정부측이 제시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는 성명을 내자 이날 이른 아침부터 6시간 이상이나 임진각 망배단앞 계단에 모여있던 환영단도 노래와 구호를 멈추고 북한측의 반응을 초조히 기다렸다. 그러나 『남한측의 확실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북한측이 제시한 하오4시가 지나고 5시가 가까워지자 계단에 앉아있던 80여명의 환영단은 20여명으로 줄었고 그나마 끝내 결렬되자 모두가 풀죽은 모습들이었다. 하오7시쯤 회담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영단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노래를 부르며 허탈한 감정을 달랬다. 환영단들은 판문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강희남 「전민련」고문,이해남 「조통위원장」,김희선 「서울민협」의장 등 3명이 돌아올때까지 철야농성을 벌이기로 결의하기도 했으나 「전민련」간부들의 설득에 따라 서울로 향했다. 환영단들은 간부들이 『북한대표들은 오지 못했지만 그 동안 귀국조차 하지 못했던 해외대표들이 참가했다는 것 자체가 통일운동이 거둔 큰 성과』라고 설득하자 하오9시30분쯤 버스 2대에 나누어 타고 임진각을 떠났다. ▷전민련◁ 예비회담의 장소선정을 놓고 남북한 당국 및 「전민련」대표 등 3자간의 막후협상설이 숨가쁘게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상오 「전민련」사무실에 회담장소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자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아카데미하우스에서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민련」측은 이날 상오까지 남북접촉 결과 회담장소가 인터콘티넨탈호텔로 정해졌다는 사실은 뜬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전민련」대표단은 북측대표단이 도착할 때까지 판문점에 대기하면서 정부ㆍ북한측ㆍ「전민련」 등 3자가 직접협상을 벌이겠다고 고집했다. 이날 「전민련」사무실에는 한 때 『판문점으로 갔던 대표단과 환영단일행 등 1백50여명이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는 헛소문이 나도는 등 이날 하룻동안 회담의 성사여부를 놓고 온갖 뜬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날 하루종일 2백여통에 이르는 회담성사여부를 문의하는 전화를 받느라 시달려 온 「전민련」사회부장 남중현씨는 『이제 이 책임을 누가 지느냐』면서 『국민들의 질책을 어떻게 감당해 나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회담장주변◁ 경찰은 이날 인터컨티넨탈호텔 주변에 1천3백여명의 전경을 배치하는 한편 서울시내 전역에 경호경비를 위해 5천여명의 경찰을 투입했으나 민간차원의 회담이라는 점을 고려해 시민들의 눈에 잘 띄지 않게 평상복차림으로 배치했다. 이날 인터컨티넨탈호텔에는 이북5도민회 중앙연합회(대표의장 윤관ㆍ67)회원 2백50여명은 이날 상오11시쯤부터 호텔주변에 몰려와 『회담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텐데』라면서 조바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들은 「남북왕래 보장하여 통일 기틀 다지자」는 등의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나왔다가 『북한대표들이 판문점까지 왔다가 돌아갔다』는 소문을 듣고 크게 실망해 하오3시쯤 발길을 돌렸다. ▷시민반응◁ 회사원 정수씨(30)는 『모처럼 남북대화의 자리를 갖는다고 해서 기대를 가졌으나 역시 그들은 대화를 외면하고 말아 씁쓸한 기분』이라면서 『북한측은 이것으로도 대화에 임할 자세가 안돼있음을 보여줬고 그 원인은 역시 체제의 보수성을 떨쳐버릴 용기나 의도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욱씨(37ㆍA&E상사 대표)도 『남북한이 함께 해야할 민족대회이므로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하나 양쪽이 너무 성급했던 것같다』고 아쉬워하며 『서로가 제스처를 쓰는데만 신경 쓴 듯한 인상도 지울수 없어 섭섭하고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 시동걸린 북한의 「남방정책」/서방 접근행보 왜 빨라졌나

    ◎소ㆍ중 원조 줄자 경제난 타개 모색/일ㆍ영ㆍ호 등과 합작 추진… 외채상환도 재개 북한은 요즈음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등 서방 자본주의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겨냥한 「남방정책」을 서둘러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서방세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금까지 상환을 거부해 왔던 총 60억달러의 외채원리금도 다소나마 갚으려 하고 있으며 이러한 북한의 태도변화는 폐쇄적인 그들 사회가 개방되지 않을 수 없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가 21일 분석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이같은 남방정책은 한국의 북방정책과 대칭적이어서 겉보기엔 매우 흥미롭지만 한국이 과거 오랫동안의 대외지향 성장전략으로 얻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여유있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경제난과 정치ㆍ사회의 경직성 등 불리한 여건속에서 서방세계에 접근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두드러진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경제사정은 그동안 후원자의 역할을 해오던 소련과 중국이 자국경제사정을 이유로 구상무역의 대폭적인 축소를 요청함에 따라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트지는 동구외교소식통을 인용,지난 4월 평양에 들른 모스크바의 한 사절이 북한측에 구상무역규모를 30% 축소토록 요구했으며 다분히 원조성격을 띤 이러한 무역이 줄어듦에 따라 북한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지적했다. 소련은 이밖에도 최근들어 북한에 대한 원유무상공급량을 20% 감축시킨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따라서 북한은 사회주의이념에 의한 유대관계만을 내세워 더이상 소련이나 중국에 의존할 수는 없는 형편이고 급변하는 국제정세도 이를 용납치 않을 것으로 충분히 인식하게 됐기 때문에 서방에 대한 접근 노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스트지는 북한의 이같은 노력이 아직까지는 초보단계이며 서방국가들 가운데 일본이 새로운 시장확보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측이 북경에서의 양국간 영사급접촉을 대사급으로 격상토록 한 요청을 일축해 버렸고 앞으로도 평양당국이 워싱턴에 대해 많은협조와 양보의 자세를 보이지 않는한 두나라 관계개선의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도널도 그레드 주한 미대사가 최근 『한국이 동구국가들과 성공적으로 수교를 한 사실이나 노태우대통령이 고르바초프를 만난 것 등은 뒤어난 외교정책의 본보기』라며 북한은 앞으로 주변 국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만 외교적 성과를 얻을수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스트지는 학술토론회등과 관련,민간 베이스의 미ㆍ북한교류가 늘어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오스트레일리아와의 경제교류를 확대하는 것을 비롯,영국을 포함한 유럽자본주의 국가들과 새로운 합작사업을 벌이기 위한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서방 금융계는 북한이 최근 스위스에 대한 외채가운데 일부를 갚은 사실과 스웨덴에 외채상환 의사를 밝힌 사실에 크게 놀라고 있으며 지금까지 없었던 이러한 유화적 제스처가 경제개방의 구체적인 조짐이 아닌가하는 풀이를 가능케 하고 있는 것으로 포스트지는 보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대서방세계 접근이 한반도 긴장완화에도 적잖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견해를 보이고 있다.
  • 「7·20선언」… 각국의 반응

    ◎화합·통일의 길 여는 새 전기/미국 “체제 우월” 서울의 자신감 표출/일본 “긴장완화 위한 실질조치” 환영/유럽 “실현되면 45년 만의 관계 진전” ▷일본◁ 일본조야는 20일 광복절을 기해 민족 대교류를 하자는 노태우대통령의 제의를 일제히 환영했다. 정부대변인 사카모토 미소지(판본삼십차)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노대통령의 특별담화와 관련,『남북간의 실질적인 교류가 진전되고 대화를 통한 교류가 이뤄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일본정부는(노대통령의 제안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도 노태우대통령의 특별담화를 일제히 이 날짜 석간 1면 머리기사로 취급하고 노대통령의 대담한 제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도쿄(동경)신문은 1면 톱기사와는 별도로 2면에 「한국대통령의 성명요지」와 해설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해설기사를 통해 『노태우대통령의 제안은 북한과의 화해를 위해서는 우선 교류확대로부터 시작한다는 한국측의 자세를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북한측이 주한미군 철수및 한국의 유엔가입 반대등 「정치원칙론」을 고집하고 있는 것에 대항,남북 이산가족재회및 직접무역등 현실적인 남북교류의 길을 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사히(조일)신문은 본 기사와 해설·요지 등을 1면과 2면에 나눠 상세히 싣고 노대통령의 제안이 북한에 의해 그대로 받아들여져 실현될 가능성은 적지만 이번 제안이 남북분단의 벽에 구멍을 뚫는 실마리가 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독매)신문도 요지와 해설을 2개면에 나눠 싣고 노대통령의 특별담화는 학생과 재야단체등의 북한방문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거부할 명분을 잃게 하고 인적 교류를 통해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지만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통일환경을 조성하자는 주장을 되풀이해 오고 있는 북한이 노대통령의 제의를 수락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도쿄=강수웅특파원〉 ▷미국◁ 미국 언론들은 20일 노대통령의 남북한 자유왕래제의를 일제히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한국이 한국전이래 적대관계를 계속해온 북한의 주민들에게 조건없는 남한방문 초청을 제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논평했다. 타임스는 『노대통령의 제의는 세부사항이 개략적』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그것은 최근 남북한이 오랜 교착상태끝에 총리회담 일정등에 합의한 난관타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제스처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노대통령의 제의는 수십년간 지속돼온 한국의 대북 국경봉쇄정책과 승인없는 대북접촉규제정책을 뒤집은 것』이라고 보도하고 『이 제의는 앞으로 남북한간의 적대관계에 큰 변화를 나타내고 군사대결 위협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트는 『노대통령의 제의가 보여준 핵심요소는 서울의 자신감』이라고 강조하고 한국은 경제붐·강력한 군사력·공산주의 이념의 퇴조 등에 힘입어 북한에 대한 두려움이 과거에 비해 적어졌다고 덧붙였다. 포스트는 그러나 북한이 공산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자유화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8월15일을 전후한 시기에 자유왕래의 실현을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유럽◁ 프랑스의 A2­TV는 20일 아침뉴스를 통해 한국이 민족 대교류기간을 설정,제의한 것은 남북한 주민의 자유왕래를 실현하여 남북분단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논평하면서 이 제의가 실현되면 45년 한반도분단이후 최초의 실질적인 남북 관계진전이 이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이날 「북한,남한의 제의를 거절」이라는 제목아래 노대통령의 제의내용과 북한의 거부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의 제의가 한소간 국교정상회담 개최발표직후에 나온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측의 저의가 당장 결실을 얻지 못하더라도 한국이 국제적으로 냉전해소시대의 챔피온의 자리를 굳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파리=김진천특파원〉 ▷홍콩◁ 신만보·성도일보 등 홍콩의 석간신문들은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이 광복절과 추석등 민족명절에 남북한 동포들이 판문점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북한측에 제의한 사실을 20일 외신면 머리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홍콩 언론들은 노대통령이 처음으로 올해 광복절을 맞아 남북동포의 왕래를 자유롭게 하도록 제의한 점은 한반도가 일제식민통치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것과 관련,한반도의 냉전종식은 물론 통일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으로 분석했다.〈홍콩=우홍제특파원〉
  • 「통합원칙」에 합의… 창당까진 험로/3자회동과 야권통합 전망

    ◎지도체제ㆍ지분 배분등의 난제 산적/평민당선 재야업고 「흡수통합」속셈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민주당의 이기택총재,재야 통추회의의 김관석목사 등 야권 3정파의 대표가 20일 범야민주세력 통합원칙에 합의한 것은 야권통합이라는 장정에 앞서 확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른 각도로 해석하면 이날 3자가 내세운 통합의 명분이 국민수권정당창당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이었던만큼 앞으로는 어떠한 이유로도 통합을 회피하거나 지체할 수 없도록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대국민결의라고 할 수 있다. 이날의 총론적 합의에 따라 통합단일야당의 탄생시기와 형태등 각론적인 사항들은 금명간 구성키로 한 각정파대표 5명씩의 15인통합추진위의 논의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당대표선출방법 및 지도체제문제,그리고 각지구당조직책 및 대의원의 선출방법등 지분문제가 통합추진위의 주요논의 대상이다. 표면적으로 각정파는 지엽적인 쟁점사항에 대한 최종결론은 유보시키고 가능한 최단시간내에 통합을 성사시키자는 입장이다.자칫하면 「사퇴정국」의 여파로 한층 고조된 야권통합이라는 대세를 자충수로 인해 흐트러 뜨리거나 「공작정치」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계산때문이다. 또 각 정파가 느끼는 부담감도 그만큼 크다. 평민당이 결코 기득권 유지에 연연하지 않겠다거나 민주당도 지난번 평민당과의 통합협상에서 내세운 당대표 경선문제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것도 본격화된 통합움직임을 가속화시키기 위한 사전 배려로 여겨지고 있다. 재야의 통추회의에서 평민ㆍ민주당간의 중재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통합협상에서의 주도권쟁취를 노린 제스처로 치부하기는 성급하다고 할 만큼 겉으로 나타나는 기본자세가 진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통합의 당위성에 대한 절박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통합성사를 낙관하기에는 각정파,특히 평민ㆍ민주당의 속사정이 너무나 복잡하다. 민주당에 있어서는 김대중총재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ㆍ거부감과 통합후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불투명등이 통합작업의 걸림돌로 우선 손꼽을 수 있다. 지난번 평민당과의 통합협상이 결렬된 이유도 민주당내에 김총재 2선후퇴 주장의 목소리가 높았고 아직도 이같은 분위기는 상존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원직총사퇴가 야권통합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명분에 밀려 3자통합 결의를 천명했지만 우선적으로는 대여공동투쟁에 주력하고 지역적ㆍ정서적인 통합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자세다. 여기에는 자신들이 지금껏 가꾸어온 정치적 위상을 통합이라는 회오리에 파묻어 버릴 수만은 없다는 계산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민주당은 의원직 사퇴파동 역시 자신들에 의해 주도됐다는 점을 극구 강조하고 있다.극단적으로 이번에 통합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평민당에 비해 손해볼 것은 없다는 인식도 팽배해 있다. 이같은 배경에서 민주당은 이기택총재에게는 대외적 명분축적 입장에서 통합에 대해 적극적이고 원칙적인 주장을 펴도록 하고 그대신 5인실무협상대표들은 종전 평민당과의 협상에서 내세운 당대당 통합과 동일지분요구 등의 주장을 펴 실리를 챙기도록 하는 「역할분담식」의 대처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평민당은 사퇴정국의 분위기에 편승해 통합논의의 주도권을 잡고 평민당중심의 흡수통합을 성취시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통합선언을 통해 일단 통합을 먼저 성사키기고 구체적인 통합당의 내부모습은 차후에 논의하자는 것이 평민당의 작전이다. 김대중총재가 지난 18일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통합선언후 평민ㆍ민주ㆍ재야 3자가 수임기구를 결성해 통합절차를 마무리짓자는 선 통합론을 주장한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감의 폭이 넓은 재야를 중간에 내세워 통합협상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고 이에 편승해 김총재의 2선후퇴주장마저 불식시키겠다는 계산도 평민당지도부 심중에 자리잡고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재야의 통추회의는 「민주연합파」로 분류되는 이부영씨등과 종교대표등 각기 다른 색채의 인물들로 구성돼 있어 결정적인 순간에 한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취약점으로 통합협상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는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초 이번 통합논의에 앞서 통추회의 자체적으로 단일중재안을 내려는 방침이 취소된 것도 내부적인 시각차가 결정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각정파사정을 놓고 볼때 앞으로 통합협상의 성공여부는 평민ㆍ민주양당이 기존의 당리당략적 이해를 완전히 탈피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날 3자회담에서의 결의가 지닌 정치적 구속력때문에 각 정파는 앞으로 웬만큼의 상황변화에도 협상테이블에서 쉽게 갈라 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민ㆍ민주양당사이에 여전히 내연하고 있는 갈등과 불신의 골은 결국 평민당이 의도하는 흡수통합론과 김총재의 거취문제를 겨냥한 민주당의 「세대교체론」을 재현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 경우 각 정파대표의 통합원칙결의는 대여투쟁을 위한 범야권연대선언수준에 그치고 통합논의 자체가 무산될 공산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 일본의 대북한 관계 개선 조건(사설)

    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소 정상회담의 성사등 한국의 대중ㆍ소 북방외교가 성과를 거두고 있고 미ㆍ북한관계가 북한의 6ㆍ25 실종미군유해 5구 송환등으로 진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의 대북한관계는 7년전 북한군 하사 민홍구씨의 일본망명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일본 화물선 후지산마루(부사산환)의 선원 2명을 북한이 억류한 이후 냉각되어 왔다. 그것이 북한의 KAL기 폭파등으로 더욱 동결되었다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완화의 기미를 보여왔으나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그러던 것이 금년들면서,특히 지난 6월 초순의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총리와 외무장관이 의회발언등을 통해 『북한을 비합법정부로 생각한 일은 없으며 북한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전제조건없이 만날 용의가 있을 뿐 아니라 과거 일본의 과오에 대해 북한에도 사죄할 용의가 있다』는 등의 집중적인 대북화해및 관계개선촉구 제스처를보였다. 그리고 12일엔 가이후(해부)총리가 오는 19일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일본 사회당 대표단에게 대북한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일본정부의 공식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도록 요청했다. 일본의 대북한 관계창구는 사회당이 주로 맡아왔다. 그러나 금년들면서부터는 정부ㆍ자민당이 직접 나서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지난 5월엔 정부와 자민당,그리고 사회당으로 구성되는 대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초당적 「3자협의회」가 구성됐다. 이번 사회당 대표단의 북한방문은 그런 의미에서 일본정부 공식사절의 북한 방문에 비교될 만하다. 이들은 김일성ㆍ허담 등과 만난다. 일본은 이번 대표단의 북한방문이후 답례형식으로 북한 로동당 정치국원급 고위사절의 방일을 실현시킨 뒤 다나베(전변) 사회당부위원장을 다시 방북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10월이전에 일본 자민당의 원로실력자인 가네마루(김환) 전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자민당 대표단을 파견해 북한 경제지원을 위한 원조계획등을 제안,가능하면 조기수교로까지 끌고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 노력을 보면서 우리는 그것이 북한의 고립을 완화하고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유도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통일에 기여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일본의 노력이 얼마간 조급하고 저돌적이란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임을 자처하고 아시아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려 하고 있는 일본이 한반도문제에서 미ㆍ중ㆍ소에 주도권을 뺏기고 배제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초조감에 쫓기고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유감스러운 일일 것이다. 또 한가지 우리는 일본의 무조건적인 대북한 관계개선의 자세에 대해서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우방의 대북한 관계개선이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의 포기를 전제로 한 것이거나 적어도 그것을 유도하는 것이어야 하며 그것을 무시한 맹목적인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기회있을 때마다 분명히해왔음을 일본이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독의 나토가입 소에 위협 안돼 고르바초프,나토방문을 수락”

    ◎방소 나토 사무총장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만프레드 뵈르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사무총장은 14일 소련 지도자들과 만나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이 소련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49년 나토 창립이래 소련을 방문한 최초의 나토사무총장인 그는 이날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날 늦게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만난뒤 기자회견에서 고르바초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방문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방문일자는 언급되지 않았다. 나토는 이달 앞서 런던에서 열린 정상회동에서 대소 평화 제스처의 하나로 고르바초프에게 브뤼셀소재 나토본부를 방문,연설해주도록 초청한 바 있다. 뵈르너총장은 고르바초프의 나토본부 방문이 나토­바르샤바조약기구간 화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전격통과” 파란의 본회의장

    ◎「단상점거」 허찔러 「통로개의」 작전/민자,개시 2분전 행동요령 전달/속기사 2명이 녹취하며 회의록 작성/김총재,의총뒤 의원배지 떼어내 회기 30일간의 제1백50회 임시국회는 14일 「엔테베작전」을 방불케하는 민자당의 26개안건 전격처리로 그 막을 내렸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자당측이 광주보상법ㆍ국군조직법ㆍ방송관계법등 쟁점법안과 추경안이 포함된 26개 안건을 변칙처리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1분여. 민자당측은 『여야의원간 심한 몸싸움등 흉한 모습없이 매끄럽게 처리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반면 평민당측은 변칙ㆍ날치기라면서 불법무효를 주장하며 이날 자정가지 시한부로 본회의장 농성을 벌였다. ○…민자당은 이날 박준규국회의장과 김재광부의장이 양동작전을 벌였고 박의장을 집중마크하던 평민당은 결국 허를 찔린 셈. 이날 상오 10시30분쯤 박의장이 본회의장 입장을 시도했고 평민당의원들이 이를 육탄으로 막아 입장시도가 무위로 끝나려는 순간 일반의원석에 앉아있던 김부의장에 의해 작전이 개시. 본회의장 중앙통로 뒤편의 자기의석에 앉아있던 김부의장은 최황수위원 과장으로부터 넘겨받은 무선마이크를 들고 중앙통로로 걸어나오며 『제11차 본회의를 개의하겠다』고 선언. 이때 김부의장 저지조로 배정된 평민당의 이철ㆍ박석무의원이 무선마이크를 빼았았으나 민자당의원들에게 다시 빼앗겼고 민자당측은 서정화수석부총무의 사인에 따라 50여명의 소속의원으로 김부의장을 에워싸고 호위. 김부의장은 바로 곁에있는 민자당의 강우혁의원이 무선마이크를 들어줬고 한기수속기사가 속기를 했으며 박병윤속기사가 김부의장의 발언을 녹음기로 녹취. 김부의장은 『보고사항은 오늘 회의록에 게재하겠다』고 한뒤 『의사일정 제1항부터 제26항까지 일괄해 상정한다』면서 『이상 26건에 대한 심사보고,제안설명및 국정조사결과 보고와 24항 25항관련 서면수정동의제한 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하고 질의및 토론은 생략하며 1항부터 21항까지는 제안및 심사보고한대로,22항ㆍ23항은 보고서대로,24항ㆍ25항은 수정한 부분은 수정한대로,기타부분은 원안대로 각각 의결하고자 하는데 이의가없느냐』고 준비된 시나리오를 재빠르게 낭독. 이에 민자당의석에선 큰소리로 일제히 『이의 없다』고 찬성의사를 밝혔고 김부의장은 『각각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25개 안건의 일괄통과를 선언. 김부의장은 이어 『의사일정 26항은 폐기하고자하는데 이의없느냐』고 평민당측이 제출한 광주배상법의 폐기여부를 물었고 민자당의석에서는 재차 『이의없다』고 합창,일사처리로 안건처리가 진행. 이때 본회의장 단상및 국무위원석 등에 포진하고 있던 평민당의원들이 달려와 『사기다』 『날치기다』고 외치면서 격렬하게 항의했으나 민자당의원들로 구성된 보호벽이 워낙 탄탄해 무위. ○…민자당은 이날 본회의 폐회직후 김영삼대표의 국회 집무실에서 김종필ㆍ박태준최고위원과 당3역,김윤환정무1장관,부총무단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이날 전격처리에 대한 향후대책을 논의. 이날 회의에서는 앞으로 평민당측과의 대화재개등 정국긴장을 푸는 방안들이 검토되었으며 평민당도 장기적으로 경색정국을 이끌어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대두. 이날전격처리 시나리오는 지난 13일 상오 핵심당직자들간에 결정돼 극비보안에 부쳤다가 이날 상오 9시30분쯤 각 상임위 간사에게 통보됐다는 후문. 일반의원들에게는 작전개시 2분전쯤 권해옥부총무가 본회의장 의석을 돌며 행동요령을 은밀히 전달. ○…이날 본회의에 앞서 민자당은 의총과 김영삼대표 기자간담회를 통해 법안강행처리방침을 재확인. 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밤낮 20,30년 전처럼 해서야 되나. 나도 야당을 했으나 과거를 청산키위해 3당통합에 나섰다』 『세계가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내부적으로 뭐냐』는 등 강경어조로 법안처리의 당위성을 설명. 김대표는 특히 자신이 전날 김대중 평민당총재와 만나자고 했으나 거절당한 것과 관련,『이제 국민을 위해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흥분. ○…평민당은 본회의가 산회한 후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본회의에서의 안건처리가 적법절차를 무시한 불법ㆍ날치기 통과였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에대한 항의의 표시로 본회의장에서 자정무렵까지 시한부 농성. 또 최영근부총재를 단장으로 당중진 7명으로 구성된 항의단을 박준규의장에게 보내 처리된 안건자체가 무효임을 주장하려 했으나 박의장의 부재로 무산. 한편 본회의장에서 항의농성중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의원직사퇴를 결의하는 대여강경 제스처를 취하는 한편 그 제출시기와 방법을 김총재에게 일임키로 해 의원직 사퇴결정 효과의 극대화와 함게 대여협상을 노린 「출구」를 열어 놓은 듯한 인상. 참석의원 63명 전원이 자신의 의사를 개진하는 가운데 비공개로 열린 5시간의 「마라톤」 의총을 마친 뒤 김태식대변인은 『63명 전원이 천신만고 끝에 얻은 의원직을 쾌히 내놓겠다는 모습을 보고 김총재도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고 같이 오열한 의원도 있었다』고 분위기를 소개. 김대변인은 또 『이해찬의원이 이미 먼저 사퇴서를 국회에 제출했지만 우리가 그의 행동을 따르기로 한 만큼 앞으로 당인으로서 같이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민주당 이기택총재와도 김총재가 직접 만나 사퇴서 제출등과 야권통합 등에 대한 약속을 하게 될 것』이라고언급. 한편 이날 의총을 마친 뒤 김총재는 국회총재실에서 스스로 의원배지를 양복깃에서 뗐다고 측근이 전언.
  • 중국의 대 서방「미소작전」 시동/상해시장 주용기일행 방미 안팎

    ◎경제인등 앞세워 유화제스처/고립 탈피땐 한­중관계에도 “플러스 효과” 중국이 지난해 「6ㆍ4 천안문사건」으로 비롯된 국제무대에서의 정치ㆍ경제적 고립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피치를 올리며 적극적인 외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당국은 늦어도 오는 9월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때까지는 지금까지 겪어온 역경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특히 서방세계를 겨냥,온힘을 기울여 설득작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중국시장 방문단은 이러한 중국의 외교적 노력을 극명하게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해시장이며 서방언론들이 중국의 고르바초프라고 부르는 개혁파인사인 주용기를 단장으로 한 이 대표단 일행 11명은 20일동안 미국에 머무르면서 워싱턴 시카고 미네아폴리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도시를 순방한다. 이들은 미국정부관리와 금융ㆍ실업계 인사들을 만나 중국의 지속적인 개방 개혁의지를 강조하고 자국에 대한 미측의 경제ㆍ외교적 제재조치를 풀도록 설득할 계획이다.주는 뉴욕 케네디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방문은 미ㆍ중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번 중국시장대표단은 외형상으론 미정부 초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돼 있으며 친중민간단체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회장 데이비드 램튼)가 방문을 알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부시 미대통령이 이미 지난 5월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조치를 1년 연장하겠다고 밝힌 점이나 북경당국이 얼마전 미대사관에 피신중이던 반체제 물리학자 방려지부부의 출국을 허용함에 따라 양국관계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하면 이번 방문이 미정부의 호의적인 뒷받침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또 이번 대표단은 6ㆍ4사건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이며 규모도 가장 큰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상해이외에 무한ㆍ중경ㆍ태원ㆍ합비ㆍ영파 등 5개 공업도시 시장과 외교부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사실상의 특명 전권대사로서 미 자본 및 기술유치 등을 비롯,양국간 관계회복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단장인 주용기는 차기 총리설이 강력히 나도는 비중이 매우 큰 인물이기도 하다. 시기적으로도 9일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이들 대표단이 보이고 있는 미소작전과 시위효과는 서방지도자들이 대중관계 정상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적잖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의 가이후(해부)총리는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에 부시 미대통령과 만나 일본의 독자적인 대중 차관공여재개를 통보했고 부시도 이에 반대치 않음으로써 중국은 외교전략의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30일 국무위원 이철영을 일본에 보내 그와 친분이 두터운 가이후 총리가 G­7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편에 서주도록 강력한 로비활동을 벌였었다. 또 강택민당총서기는 최근 들어 일본의 아키히토(명인)왕이 중국을방문하길 희망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이 서방국가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미국과 일본을 겨냥,유화적인 제스처를 쓰고 있는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이들 두나라의 풍부한 자본과 첨단기술이 중국경제발전에 불가결한 요소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주변국가들에 대한 접근도 계속 강화,지난 3일에는 인도네시아와 23년간 단절됐던 국교를 회복키로 합의했고 연말에는 싱가포르와 수교를 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시안게임 개최기간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중진공업국을 포함,될 수 있는 한 많은 국가의 지도자들이나 고위인사가 참관해 주길 열렬히 바라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이는 중국이 외교적 고립을 완전히 극복했음을 공인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어쨌든 이번 중국시장 대표단의 방미를 비롯해서 북경당국이 서방자유주의국가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외교적 접근노력은 한중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큰 파급효과도 아울러 가져올 것으로 어렵잖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 북의 「판문점개방 발표」 왜 나왔나

    ◎대외선전 대남교란의 “복합적 카드”/8월 범민족대회 전민련등 참가 유인/고위급회담 때맞춰 의미축소도 노려/“선언적 의미에 불과” 상투적 전략 분석하기도 북한이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위원장 허담)의 성명을 통해 오는 8월15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내 북한측 지역을 일방적으로 개방한다고 발표하자 정부는 북한측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작업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한측의 이번 조치가 오는 8월13일부터 3일동안 판문점에서 열기로 돼 있는 「범민족대회」에 전민련·전대협 등 우리측 재야단체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한 사전포석의 일환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제7차 남북 고위급 예비회담에서 남북 쌍방이 본회담 의제및 대표단 구성·회담형식 등 모든 실무문제에 합의,제1차 본회담의 8월중 서울개최가 확실해진 이 시점에서 북한측이 우리 정부가 꺼려하는 범민족대회 개최를 굳이 들고나온 배경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측의 이번 제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범민족대회 개최주장의 연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통일원 당국자의 설명이다. 범민족대회는 지난 88년 9월 우리측의 전민련이 남북공동 서울올림픽 참가를 명분으로 먼저 북한측에 제의했으나 당시에는 북한측의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해 12월 강경파인 김중린 대남 담당비서가 중용되면서 오히려 북한측에서 자주 이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고 이후 북한은 남북대화가 중단될 때마다 이를 들고 나오는 「주기적인 습관」을 반복해 왔다는 것이 이 당국자의 분석이다. 더욱이 북한측은 지난 5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에서 김일성이 조국평화통일 5개 방침을 밝힌 이래 이에따른 후속조치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측은 보고 있다. 따라서 북측 제의는 조국통일 5개 방침중 제5항인 「전민족적 통일전선형성」의 후속조치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북측은 이 방침에 따라 남북의 모든 정당·사회단체가 참가하는 민족통일협상회의와 범민족대회 개최가 남북통일의 지름길임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해왔다는 얘기다. 정부내에서도 북측의 이번 제의를 놓고 강·온 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것같다. 먼저 북한측 제의는 고위급회담의 서울개최에 합의는 했지만 의외로 대북 개방유도등 우리측 공세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고위급회담의 의미를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강경론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측에서 계속 거부하고 있는 전민련등의 범민족대회 참가를 고집함으로써 이 대회의 개최를 고위급회담의 전제조건화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마디로 북측은 고위급회담까지 성사되는 마당에 우리 정부가 전민련등의 범민족대회 참가허용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선전용 카드」로 이용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바꿔 말하면 재야단체를 보낼 수도,안 보낼 수도 없는 것이 우리 정부가 처할 딜레마이고 북측은 이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을 했음직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만약 전민련등이 범민족대회 참가를 강행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원천봉쇄한다면 많은 수의재야인사가 구속될 것이고 북측은 이들의 석방을 명분으로 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를 통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8·15이후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급회담은 설령 개최되더라도 처음부터 암초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측 제의는 우리측을 상당히 비난하는 내용이 많아 이해할 수 없는 예상밖의 일이라는 것이 강경론자들의 해석이다. 북측이 또 통일논의를 위해서만 접촉과 왕래의 의미가 있다고 제안한 것은 그밖의 다른 분야,즉 경제 학술 체육 등 제반교류에는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반면 온건론자들은 북측 제의를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있다. 범민족대회 개최자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그동안 여러차례 제기한 습관적인 문제인 만큼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북측이 이 대회개최를 강행,특별한 성과를 얻겠다는 것이 아니라 김일성의 조국평화통일 5개 방침에 따른 북측 나름대로의 후속조치를 선언적 의미에서 밝힌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들은 생각한다. 결국 온건론자들은 『대내외선전용으로 한번 제의해본 것에 불과하다』고 북측 제의를 일과성으로 의미를 축소하고 있는 것 같다. 고위급회담도 이에따라 범민족대회 개최예정일인 8월15일을 피해 이후에 열린다면 아무런 물의없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이들은 예상한다. 이들은 또 북측이 제의하는 것마다 심각하게 의미를 부여할 경우 남북 관계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양론에도 불구,정부는 모처럼 마련된 남북 화해분위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아래 우리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된다면 북측의 이번 제의는 상당한 홍역을 치르지 않고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하겠다.〈한종태기자〉 ◎북의 「일방 발표」… 전문가의 시각/“대외선전용의 상징적 개방… 북의 진의 파악을”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남북한 전면개방및 자유왕래를 주장한 김일성신년사의 후속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판문점의 북측 지역을 개방한다고 해서 이것이 곧 시행된다는 의미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선전적 차원에 불과하다. 가령 북한이 군축회담 의때 군대를 일정 규모 일방적으로 감축했다고 선언하고 있으나 이를 확인할 수 없듯이 특정지역을 개방한다는 것 또한 대외적인 개방압력에 맞서 북한도 앞장서서 남북교류에 대처하고 있음으로 과시하는 것일 뿐이다. 북한은 대미관계의 개선,대소관계의 유지 등을 위해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전향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최평길교수(연세대)=북한의 선전적 선언에 대응하는 우리측의 반응이 보다 중요하다. 객관적인 측면에서 북한은 동구식의 개혁과 개방조치를 취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때문에 북한은 자체내의 변화를 극소화하는 조건하에서 대외적인 선전공세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번 선언 또한 그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 우리측 지역만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지역을 몇곳 선정,이를 개방하겠다는 식의 역선언을통해 북한측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신철균교수(통일연수원)=국제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이 상징적이며 대외선전차원에서 내놓은 선언임에 분명하지만 남북 관계의 진전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곧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소수교를 비롯,북경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강화될 수밖에 없는 한중관계등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은 정치적 선동만을 되풀이 할 수 없는 곤경에 빠져 있다. 따라서 남북 총리회담및 국회회담등 각종 회담에 있어 북한의 자세는 보다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질적인 남북교류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경제교류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같은 개방이 초래할 체제위협을 잘 알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를 급진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번 조치는 「8·15 범민족대회」의 개최를 겨냥하는 동시에 앞으로 열릴 총리회담에서 그들이 주장하는 정치·군사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기 위한 분위기조성 노력을 가시화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정용석교수(단국대)=종래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조치다. 그러나 비무장지대의 진정한 비무장화와 같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 북한측 지역만 개방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북한측의 이번 선언은 우리 사회내 일부 급진세력의 주장을 옹호하는 한편 오는 8월13일부터 3일동안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인 「8·15 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보다 농후하다. ◎판문점 운영 현황/출입허가·경비·대북접촉 등 유엔사서 관장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에 의해 생긴 판문점은 남북이 군사분계선상에 걸쳐 있는 지름 8백m가량의 원형 구릉지대로 남북이 공동으로 경비하고 있다. 면적은 약 15만평 정도이다. 판문점 주변은 1m높이의 시멘트말뚝 1백26개가 10m간격으로 둘러쳐져 있고 남쪽의 경비는 유엔군사령부 비서처가 관장하는 독립부대가 맡고 있다. 판문점공동경비구역의 출입통제와 경비·운영은 휴전회담 당사자인 유엔군사령관이 관장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일직장교회의·비서장회의 등을 통해 공산측과 접촉하며 군정위 본회담을 준비한다. 유엔사는 한국 정부의 신청을 받아 공동경비구역안의 내·외국인 출입을 허가해 주고 있다. 한국인이 단체로 판문점을 관광하려면 정부 관계기관의 허가와 승인을 받은 뒤 유엔사에 신청,시간배정을 받아 자유의 다리를 통과,방문할 수 있다. 한국정부의 승인을 받는다는 것은 내무부나 공보처·통일원·적십자사 등 관계기관의 추천과 신원조회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에 공동경비구역안의 출입자명단을 북한측에 통보할 필요는 없다. 유엔사는 남북한간의 대화·접촉을 지시하고 있어 한국 정부의 방문신청을 거부한 일이 없다. 북한이 공동경비구역안의 북한측 구역을 일방적으로 개방한다고 해도 한국 정부가 승인하지 않으면 유엔사측은 이곳의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김원홍기자〉
  • 주가 3일새 29P 떨어져/“「판문점개방」알맹이 없다”매물 쏟아져

    ◎7P 밀려 「7백16」 주가 하락세가 3일째 이어져 7백10대로 밀려났다. 6일 주식시장은 또하나의 호재성 남북관계 소식이 전해져 한때 「사자」바람이 부는가 했으나 곧 시들해지고 전날보다 싼 「팔자」물량에 맥없이 이끌려갔다. 종가는 전일장에서 6.93포인트 더 떨어져 종합지수 7백16.17을 기록했다. 종합지수는 3일 속락으로 모두 29포인트가 밀려났다. 이날 전장은 전 이틀장의 내림세가 그대로 연속,반등국면 한번 펼치지 못하고 마이너스 7.3까지 내려왔다. 전장분 거래량이 단 1백80만주로 헐값이 아니면 아예 사고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럴듯한 재료가 터져나와야만 사겠다는 심리도 크지만 지금 사서는 아무래도 손해보리라는 비관적 전망이 아주 짙은 상황이다. 이때 북한이 판문점을 개방한다는 보도가 알려져 30분사이에 3백50만주 넘게 매매되면서 13포인트나 치솟았다. 그러나 개방관련 기사를 찬찬히 훑어본 결과 알맹이가 없는 제스처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승 지수폭만큼 곧바로 반락하고 말았다. 사채시장 동결이라는 혁명적루머가 나돌긴 했으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증안기금이 2백억원을 주문한 가운데 8백80만주가 거래됐다. 도매업종만 올랐고 5백69개 종목이 하락(하한가 71개)했다. 상승종목은 1백9개였다.
  • 나토,바기구에 「평화선언」 제의/정상회담 폐막

    ◎대결 종식… 불가침조약 체결 촉구/“핵은 최후의 무기”새 방위전략 채택 【런던 로이터 DPA 연합】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16개국 지도자들은 소련과 동구국가들에 평화선언을 제의하는 한편,핵무기를 「최후수단의 무기」라고 선언하는 새로운 방위전략을 채택하면서 6일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마무리 했다. 나토 정상들은 냉전시대는 진정 끝났다는 사실을 소련측에 설득하는 내용의 한 평화안에 합의했는데 나토 관리들은 이들 지도자들이 이날 앞서 외무장관회담에서 합의한 최종 코뮈니케를 승인함으로써 역사적으로 중요한 회담을 끝냈다고 전했다. 나토 정상들이 합의한 평화안은 소련과 동구 국가들에 평화선언을 제의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브뤼셀 나토본부를 방문토록 초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 대한 추가적인 유화제스처의 하나로 만프레드 뵈르너 나토 사무총장이 오는 14일 모스크바를 방문,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지도자들은 또 통일 독일의 나토 잔류에 대한 소련측 반대의근원인 통일독일의 군사력을 제한하는 방법에 합의했으며 소련이 유럽배치 핵포탄을 철수한다면 유럽배치 미 핵포탄을 전면 철수시키자는 계획을 승인했다. 나토의 이같은 조치는 35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상주사무소를 개설하고 정상회담과 외무장관회의를 정례화하는 한편,동ㆍ서 상호간 군사정보 교환을 위한 신뢰장소를 설치함으로써 CSCE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런던 AP UPI 연합】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는 소련이 통일독일의 나토가입 승락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희망에서 소련에 대해 나토와의 불가침조약체결을 엄숙히 제의한다고 부시 미대통령이 6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런던에서 열렸던 이틀간의 나토정상회담을 끝내며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나토는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서 평화를 향한 새로운 도정을 열었다』고 천명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소련은 이제 나토가 더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문교당국­전대협 「대리전 양상」조짐/“유급위기”세종대 어떻게 되나

    ◎시한 못박아 최악사태 배제 못해/선량한 학생 고려,선별조처 할듯 총장선출문제 등으로 극심한 분규를 겪고 있는 세종대사태는 수업결손에 의한 전체학생의 유급시한이 새달 10일로 다가옴에 따라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9일 문교부의 최후통첩은 특히 지금까지와 달리 시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지금까지 가능성으로만 여겨지던 재학생 전원유급 및 91학년도 학생모집 중단이라는 최악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수업거부를 주도하고 있는 학생들이 이번 사태를 『「전대협」백만학도의 대리전이며 정치적 투쟁』으로 규정,총력전을 펼칠 기세여서 문교부와 「전대협」차원의 대립양상으로까지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문교부가 『수업일수를 2주간 단축토록 해달라』는 학교측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선량한 다수 학생들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원식문교부장관이 『주동학생은 40∼50명 선으로 교권확립 차원에서 공권력의 투입요청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듯이 주동급만 처벌하는선별 유급조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다른 학생들의 적극적 수업참여가 없는 현재로서는 그것도 매우 불투명한 상태이다. 학교측이 수업을 강행하면서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독려하고 유급의 가능성을 이해시키려 하고 있는것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지고 있다. 학교측은 현재처럼 수업률이 5∼10%선에 머물고 있더라도 계속 수업을 강행하면서 여러차례 가정통신문을 통해 『유급문제는 학교측이 학내사태를 호도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내세우는 제스처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다가선 위기상황』이라고 학부모들의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분규를 겪어오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재단측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갖게된 것이 사태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학교측은 지난 88년11월 학생들의 위세에 눌려 학생과 교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총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해준뒤 이에따라 총장으로 선출된 이종출교수를 문교부에서 승인을 거부하자 교수회의에서 박홍구교수를 총장으로 선출,사태를 악화시켰었다. 학교측 사정이 어떻든간에합의는 지켜야 한다는 일부학생들의 원칙론이 상당수 학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도 사실이었다. 사태 주동학생들에게 학교측이 「발목」을 잡힌꼴이 됐던 것이다. 이로인해 유급논쟁에서 주동학생들은 관계법령이나 선례들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동의대의 경우를 예로 들며 『문교부가 우리나라 대학사상 유례없는 「전원유급」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방치하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의 최후통첩도 엄포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법에 따른 수업시한이 새달 10일까지라고 하나 이는 2학기 개강일을 9월1일로 적용할때의 계산법일 뿐 총장이 학기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2학기가 시작되고 난 뒤에도 1학기의 수업결손을 메울수 있는 길이 있다』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1년6개월이라는 장기간의 분규가 계속된데 따른 깊은 불신의 골이 문교부의 최후통첩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이번에도 시한을 무시하고 계속 외곬로 치닫거나다시 총장을 학교밖으로 끌어내는 등 수업과 학사업무를 노골적으로 방해한다면 교육법에 따라 전원유급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길 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세종대사태는 앞으로 남은 11일동안 파국으로 가느냐,정상을 되찾느냐 하는 기로에서 마지막 진통을 겪게 됐다.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문교부의 최후통첩에 따라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수업을 정상화시켜 전원유급사태를 막느냐하는 것 보다도 학생은 물론 재단 학부모 동문 등 모두가 『우선 학교부터 살리고 보자』는 공감대를 얼마만큼 형성해 가느냐가 선결요건이라는게 중론이다. 재단의 이익이나 학교측의 기득권,그리고 총장직선제나 이른바 「학원민주화」 등이 학교의 존립보다는 중요하지 않으며 학생들이 무더기로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교육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 세종대 7백여명 이틀째 수업거부/총장실등 집기 들어내고 못질

    휴업해제 이틀째를 맞은 세종대는 26일 학생들이 총장실과 보직교수사무실 등을 폐쇄하고 수업을 계속 거부하는 등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 학교학생 7백여명은 이날 하오2시쯤 대강당 앞에서 집회를 갖고 최옥자명예총장(72ㆍ여)의 사퇴에 대해 『학내사태에 대한 책임회피이며 근본적 문제해결과는 거리가 먼 제스처일 뿐』이라고 비난,총장직선제 등 15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수업거부를 계속하기로 결의했다. 집회를 마친뒤 본관 총장실과 교무처ㆍ학생처 등 4개 처장실 및 각 단과대 학장실로 몰려가 『어용보직교수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자보를 출입문에 붙이고 집기를 사무실 밖으로 들어낸뒤 출입문에 못을 박아 폐쇄했다.
  • 중국,방려지부부 출국 허가/미 대사관 피신중 영국행

    ◎일선 차관공여 재개 시사 【북경 로이터 연합】 중국은 25일 지난해 6월 이후 북경주재 미대사관에 피신중이던 반체제 천체물리학자 방려지와 그의 부인이 신병 치료차 중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방과 그의 부인 이숙한은 중국정부가 지난해 6월 민주화요구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와 탱크를 동원한 천안문 유혈사태 이후 지금까지 미대사관에 피신해 왔었다. 중국 공안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국 공안부는 방려지와 이숙한이 개전의 정을 보임에 따라 이들의 질병을 참작하여,그리고 소요에 가담한 자들에게 관용을 베풀기로 한 당국의 정책과 인도주의에 입각하여,이들이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가는 것을 허용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에 의해 인용,보도된 공안부의 이 성명은 그러나 방려지부부가 언제 중국을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방려지부부의 출국은 중국정부가 지난해 6월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국측에 이들의 신병인도를 요구한 이래 냉각된 미ㆍ중 양국 관계 회복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안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들 부부가 최근 관계 당국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자신들이 공산당의 4개 기본원칙들에 반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중국의 헌법을 위반했음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공안부는 또 『이들은 자신들이 병에 걸렸기에 외국으로 가 치료받을 수 있는 허락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으며 중국을 떠난 후 중국에 반대하는 활동에 관계하지 않을 것임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북경 로이터 AP 연합】 북경 주재 미대사관 망명 생활 1년여만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출국을 허용받은 중국 반체제 물리학자 방려지부부가 25일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북경주재 영국대사관이 밝혔다. 영국 대사관의 한 대변인은 『방려지부부가 지금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들 부부가 25일 아침 북경을 출발했다고 덧붙였으나 언제 영국에 도착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런던ㆍ도쿄ㆍ캔버라 로이터 AFP 연합】 북경 주재 미대사관에 1년여동안 피신해 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출국을 허용받은 중국 반체제 물리학자 방려지부부는 영국에 정착할 것이라고 영국 총리실 대변인이 25일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방씨가 영국 최고의 과학원인 로얄 소사이어티의 초청으로 영국으로 오고 있다고 말하고 방씨 부부는 영국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방씨가 곧 학구적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능력에 적합한 학문적 지위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의 출국을 허용한 중국의 결정을 진정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방씨 부부에 대한 중국의 출국 허용결정은 대중국 차관 동결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국제고립 탈피 노린 “유화제스처”/“대서방 경협확대에 큰 도움”판단(해설) 지난해 6ㆍ4 천안문사태 이후 1년이상 북경주재 미대사관에서 피신생활을 하다 25일 당국의 허가를 받아 부인 이숙한(54)과 함께 신병치료차 출국한 방려지(53)는 중국의 대표적인 천체물리학자이자 반체제지식인. 중국당국이 반체제학자 방려지부부의 출국을 허용하게 된 가장 큰 속셈은 6ㆍ4 천안문사건 이후 지속되고 있는 미국등 서방국가들의 대중경제제재가 종결되기를 바라는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당국은 6ㆍ4사건 발생이후 상당기간동안 미측이 천안문시위를 배후조종한 방교수 부부를 대사관안에 피신토록 한 것은 분명한 내정간섭행위라며 이들을 중국측에 인도토록 촉구했었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강경자세는 점차 크게 누그러졌으며 올들어 6ㆍ4사건 1주년이 가까워오자 서방쪽을 의식한 유화적인 제스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것이다. 이미 지난 5월1일 북경과 티베트 라사에 대한 계엄령을 해제한데 이어 10일엔 천안문시위 관련자 2백11명을 전격 석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의회에서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 적용문제에 관해 논란을 계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은행(IBRD)등 서방금융기관의 차관동결조치도 완전히 풀리지 않는 상태여서 방교수부부 출국허용을 또다른 미소작전의 카드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던 방교수부부 문제에 결정적인 양보의 자세를 보임으로써 서방세계로부터 우회적인 반응을 얻어 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중국의 사하로프」로 불리는 방은 로마대,케임브리지대,일본 교토(경도)대 등에서 초빙교수를 지냈고 지난 79년 중국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정교수자격을 따냈다. 지난 86년말 중국전역을 휩쓴 학생시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당에서 축출되기 전까지 안휘성 합비시 소재 과학기술대 부학장을 지냈고 북경천문대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천안문사태와 관련,6월5일부터 미대사관에 피신해 있다.〈홍콩=우홍제특파원〉
  • “개방외압”에 형식적 「유연대응」/북의 돌연한 대화제의의 배경

    ◎한반도 새 정세로 “폐쇄보다는 유리” 판단/북방정책 대응,남북관계 주도 속셈/대미ㆍ일 관계개선의 디딤돌도 노려 북한이 20일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과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을 오는 28일과 7월12일 재개하자고 제의해옴으로써 지난 1월말 이후 중단됐던 남북한의 대화의 물꼬가 일단 트일 것 같다. 그런데 북한의 이번 제의는 바로 1주일전인 지난 13일 우리측이 주차 제의한 남북정상회담을 거부하고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 등 기존의 대화도 빠른 시일내에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던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에대해 통일원당국자와 북한문제전문가들은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소연방최고회의의장 겸 정치국원이 지난 19일 소련공산당기관지인 프라우다와의 회견에서 소련은 남북한의 대화증진을 위해 힘쓸 준비가 돼있다고 천명했으며 중국의 최고실권자 등소평의 둘째아들인 등질방이 지난 5월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중소의 대한접근과 북한에 대한 개방ㆍ개혁의 압력이 보다 가시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따라서 북한은 이같은 국제적인 압력에 대응,남북간의 대화를 중단시키는 것보다는 형식적이고 선전적이나마 대화에 나서는 것이 현재의 난관을 타개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또 대화중단이 외부의 압력을 유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과 더불어 대외정책상 유연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대미ㆍ대일관계개선의 디딤돌로 삼고자하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신정현교수(경희대)는 『한소 정상회담으로 충격을 받은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기본입장을 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결과 일관성이 없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북한은 주체적 사회주의 노선을 고집하는 대내정책과는 달리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고르바초프의 개방압력에 끝까지 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제의가 비록 형식적이고 선전적 차원에서 나온 것일지라도 멀지 않은 장래에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군축협상 등 남북대화 진전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측 입장은 북한의 이번 제의가 대개 15일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대화를 제의해 왔던 상례에 비춰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28일)의 경우 시일이 촉박하고 1주일만에 서로 다른 제의를 해오는 등 북한의 입장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있으나 대화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회담에 응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제의가 그들이 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기해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8ㆍ15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한 명분축적과 우리정부에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유엔동시가입 노력을 저지하기 위한 대외적 선전공세라는 점,그리고 북한을 지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한국내 일부 동조세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 등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한결같은 시각이다. 도흥렬교수(충북대)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직면해 변화의 자세를 갖추고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 필요성을 절감하지도 못하고 있는 북한은 우리의 북방정책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주체적」인 노력에 의해 남북관계를 주도해 보겠다는 입장에서 대화를 거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때문에 이번 제의는 남북한간의 관계개선을 기대하는 국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평화공세적 제스처이거나 한소 정상회담이후 『북한을 고립시키지 않겠다. 북한을 돕겠다』는 자세를 천명해온 우리측의 진의를 타진해 보겠다는 뜻으로도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원 당국자는 지난 5월24일 열렸던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에서 김일성이 시정연설을 통해 이른바 「조국통일 5대방침」이라는 통일방안을 제시한 이후 각 정당ㆍ사회단체의 명의로 지지 담화를 잇달아 발표하는가 하면 같은달 31일 중앙인민위,최고인민회의상설회의,정부원연합회의를 개최해 4개항의 군축안을 제의했고 이어 민족통일준비위원회의 결성을 주장하는 등 후속조치를 잇달아 제의해 왔음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한소 정상회담으로 인한 불쾌감 때문에 남북한간의 대화를 거부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감정적 반응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실질적인 성과와는 별개로 김일성의 통일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갖가지 구체적인 제의를 내놓음으로써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번 대화제의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선전공세를 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늘 여야 총재회담… 어떤 카드 나올까

    ◎정국흐름의 “분수령” 청와대 대좌/주변정세 설명,북방외교 협조를 강조 여/“내각제 반대” 분명히… 지자제실시등 촉구 야 3당통합후 거의 5개월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노태우대통령과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16일 여야 총재회담은 향후 정국흐름의 결정적인 풍향계가 된다는 점에서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대통령은 성공적인 한소,한미 정상회담 등 외치의 성과를 내치에 확산시키려 하고 있고 김대중총재는 민자당총재인 노대통령과의 회담을 가짐으로써 3당통합의 부인에서 현실인정으로 자세를 바꾼 가운데 야권의 대표성을 십분발휘,거여소야의 한계성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청와대는 여야 총재회담을 하루앞둔 15일 최창윤정무수석비서관을 중심으로 상ㆍ하오에 걸쳐 구수회의를 거듭,노대통령에게 올릴 회담자료를 최종 손질. 최수석은 하루종일 관계비서관과 함께 정무수석비서관부속회의실에서 회담에 임할 여권의 입장과 대야카드를 정리했는데 그 기본틀은 14일 노대통령과 김영삼대표최고위원,김종필 박태준최고위원간의 청와대조찬회동 내용에 따라 이뤄졌다고. 청와대측은 우선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한반도정세,그리고 남북한관계에 대한 인식을 야당과 공유하는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한소 관계급진전의 내용과 북한의 반응,우리가 동북아 신질서에 대처해나가야 할 방향과 대응태세를 야당총재에게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우리의 정치가 「우물안 개구리」 정치를 탈피해 나가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임시국회와 관련한 현안문제로 정치입법은 야당과 최대의 협상을 벌여 가급적 일방처리를 피하고 공안관계입법은 신중히 대처하며 민생법안은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처리한다는 입장을 김총재에게 솔직하게 전달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지자제법은 「광역」이든 「기초」이든 정당추천배제 입장을 고수하고 ▲보안법ㆍ안기부법은 이미 제출한 민자당의 개정안 수준에서 여야 타협이 어려울 경우 계속 계류시키며 ▲광주보상법ㆍ국군조직법ㆍ남북교류협력특별법과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ㆍ소득세법ㆍ농업재해대책법 등 민생법안은 반드시 처리하기로 하고 각종 법안처리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김영삼대표와 만나 논의하거나 여야 3역회담 차원에서 논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국회상임위원장 3석의 대야 할애정신이 평민당을 국정운영의 진정한 파트너로 간주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초당외교차원에서 정부의 북방외교,대북 정책추진에 평민당이 동참하고 적극 지원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평민당측의 북방외교 동참문제와 관련,청와대의 당국자는 『김총재의 중국방문을 특별히 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평민당측이 북경아시안게임을 전후로 김총재의 중국방문을 추진한다면 지원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피력. 청와대측이 김총재에게 줄 「선물」에 대해 이 당국자는 『여야 총재간의 만남 자체에 의의가 있는 것』이라며 『선물은 여야가 실무협상을 통해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린 것 아니냐』고 말해 총재회담은 상호 인식의 공유등 총론에 그치고 총무회담 등에서 각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결실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는 15일 상오 7시30분 서울 서교호텔에서 당고문ㆍ부총재ㆍ당3역ㆍ총재특보 등 주요당직자들과 함께 조찬을 하며 청와대회담에 임하는 당의 최종 입장을 정리. 김총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청와대회담 발언록을 보여주면서 참석자들로부터 조언과 건의를 청취. 김총재의 발언록은 지난 13일 김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내각제 개헌문제와 지자제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후문. 내각제문제에 있어서는 김총재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대로 『6ㆍ29선언에서 대통령직선제를 공약하고 개헌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2년 남짓한 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이를 뒤집으려는 것은 노대통령의 정통성 자체가 문제시 되는 사태가 온다』면서 순수내각제든 이원집정부제든 결사코 반대한다는 뜻을 명백히 전달하겠다는 입장. 또 지자제문제 역시 지난해말 청와대회담의 대타협정신과 지난 1월의 청와대회담의 약속을 지적하며 당초 합의한 시한과 방법(정당추천제 도입)에 따라 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하겠다는 강경자세. 이날 평민당 수뇌부 회동에서는 14일 노대통령과 민자당 최고위원들의 회동에서 지자제문제와 광주관련법ㆍ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등 쟁점법안처리문제에 대해 종전까지의 여권입장을 재확인했다는 데 대해 성토분위기 일색이었으며 회담결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김태식대변인이 전언. 참석자들 다수는 『노대통령이 4당구조하의 여야 영수회담에서 약속한 사안들을 지킬지 여부를 분명히 추궁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회담 결렬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개진했다는 것. 이같은 외형적 강경분위기와는 달리 평민당 내부적으로는 여야 총재회담이 갖는 정치적 함축성을 감안할 때 적어도 민자ㆍ평민당간의 신뢰회복을 상징할 수 있는 구체적 결실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 특히 한소 정상회담이후 확연해진 평민당에 대한 일련의 화해 제스처와 산적한 쟁점현안들을 다루게 될 임시국회를 목전에 두었다는 시기적 절박성등이 회담성과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 평민당 관계자들은 「신뢰회복=약속이행」이라는 등식에서 놓고 볼때 김총재가 자신과 당의 장래위상을 좌우할 핵심의제로 여기고 있는 지자제문제에 대해 합의점이 도출될 수도 있다는 희망섞인 전망. 북방외교문제는 김총재 역시 한소 정상회담의 성과 등에 대해 호의적 입장을 보인 만큼 회담분위기를 원활하게 이끄는 의제가 되겠지만 항간에 떠도는 김총재의 중국방문설은 김총재 스스로 불쾌한 반응을 감추지 않고 있느니 만큼 성사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
  • 한­중­소 관계를 보는 북경의 시각

    ◎“한­중국 관계정상화가 한­소 수교의 종속변수”/평양 자극 안하는 방법 선택에 고심/경협 앞세워 신중한 대한 접근 모색/“동북아 평화정착땐 중국에도 이익”판단 북경에서 발행되는 인민일보ㆍ북경일보 등 중국관영 언론매체들은 한국(남조선)과 관련한 기사를 다루는데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물론 평양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에 관한 소식도 예고기사로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회담이 있은 후에야 외신을 인용,비교적 간단히 보도했다. 다만 공산당원에게만 내부자료로 배포되는 「참고소식」을 통해 한소회담이 언제쯤 있을 것이라고 사전 귀띔을 해주었을 뿐이다. 한중 관계개선 움직임에 관한 사실도 아무리 큰 내용이라 할지라도 거의 침묵을 지킨다. 따라서 한국과 관계되는 일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좀처럼 없다. 만약 외국기자들이 중국당국에 한중관계에 관해 물을 경우엔 『한국과는 정식외교를 맺고 있지 않다는 것이 우리가 밝힐 수 있는 기본 입장』이라고 틀에박힌 답변을 할 뿐이다. 그러나 북경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나본 언론계등의 지식층 인사들은 한국과 소련,중국의 관계변화에 매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소중의 대한관계 공통점은 모두가 평양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크렘린과 북경에는 내면적으로 커다란 시각의 차이가 있음을 강조한다. 고르바초프는 한국 노태우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평양에 개방의 자극과 변화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크렘린측은 동북아를 포함,아태지역의 데탕트 정착을 위해선 평양쪽의 심기가 불편해지더라도 할 수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천안문시위를 무력진압한데 대해 북한이 다른 사회주의국가들과는 달리 적극 지지를 해준데다 역사적으로 혈맹관계에 있는 점등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평양정권을 자극하는 일을 삼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 김일성의 북경행과 올봄 중국 강택민당총서기의 평양방문 등은 동구 및 소련의 민주개혁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북한이 사회주의 노선을더욱 굳게 지키며 상호유대를 강화키로 다짐했던 행사라는 데는 아무런 이견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특히 경제적인 필요성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꾀하지 않을 수 없다는게 북경지식층과 서방외교소식통들의 일치된 견해인 것 같다. 천안문사건 이후 미국등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조치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동구의 개방이 가속화 됨에 따라 서방측의 자본과 기술이 그쪽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중국은 개발경험이 풍부한 한국과 손을 잡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11일 여배검(심계서장)을 서울로 보내 북경 아시안게임 개최 이전에 상호무역사무소를 설치키로 공식제의한 사실은 이러한 중국측의 상황인식에 크게 힘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한국측의 북방외교도 큰 성과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중국은 나름대로 대외지향의 경제개발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상호협력 할 수 있는 동반자가 요청되는 것이다. 한편 중국 국가주석 양상곤은 11일 일본 사사카와 평화재단 명예회장인 사사카와 료이치(세천량일)와 만난 자리에서 『남조선 노태우대통령의 외교활동으로 북한의 고립화가 심화됐다』며 중국지도층 인사로선 처음으로 한소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적인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한국과 실리적인 협력관계를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을 회유하기 위한 제스처를 쓰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당국의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북경주재 한국상사 직원들에 따르면 중국당국자들은 『상호 이익을 위해 실속있게 교류를 확대해 나가면 되는게 아니냐? 온 동네가 시끄럽게 떠들 필요가 무엇인가?』라고 거듭 강조한다는 것이다. 한중 수교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다소 막연한 단서가 붙는다. 어떤 특정의 타임 테이블에 따르기 보다는 어느날 갑자기 이뤄질 가능성이 많다. 또 한중 관계정상화가 한소 수교의 종속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고르바초프와 등소평은 이미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평화수호를 다짐했고 이런 관점에서 한소간 수교가 이뤄질 때 한중 외교관계 수립과 함께 북한의 개방과 한반도 긴장 상태의 완전해소도 어렵잖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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