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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협상 “양보할 일 못할 일”/박봉식 서울대교수(서울시론)

    ◎전향적 대응 좋으나 북이 오판 말게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 총리회담은 서울이나 평양에서 모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에서는 북측이 결국 총리회담을 당국간의 회담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석하고 또 평양에서의 제2차 회담이 확실하게 되어 당국간의 접촉이 공식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는 것 같다. 평양측은 서울회담에서 3가지 「긴급의제」를 내세워 그 의제의 선결을 요구하는 자세였다. 그들은 서울회담의 결과 이 세가지 선결요구가 거의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즉 「단일의석의 유엔가입」문제와 관련해서 한국이 유엔 단독가입을 일단 보류하고 북측의 제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변화없는 북대표들 그리고 「밀입북관련 구속자 석방」과 관련,그들을 면회하지는 못했으나 적어도 선물은 간접적으로나마 가족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끝으로 「팀스피리트훈련 중지」에 대해 신축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측에서 시사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 미군철수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연형묵 북한총리는 그들의 정권수립기념 연설에서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가 가능하다고 연설하였다. 이 정도면 북측으로서는 서울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북한의 국가주석이 서울회담에 임한 연형묵총리등의 「서울활동」을 칭찬할 만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로의 해석에 문제는 없겠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누구나 낙관론자이기를 바랄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보면 남북한관계를 낙관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남북한관계를 궁극적으로 낙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서울에 온 북측 대표단의 공식 비공식 태도에는 종래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객관적인 세계정세의 흐름을 분석하고 그결과 새로운 정책을 마련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종래와 같이 김일성의 교시 등을 그대로 가져 나온 것이다. 북측 대표가 우리측 총리를 총리라고 부르기를 꺼릴 정도였고 만찬연설에서 주체사상을 강조하며 그들의 정치체제가 가장 우수한 것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당국간 회담에 나온 사람들이 회담과 관계없는 일에 더 열중하려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세가지 긴급의제라는 것도 엄격히 말하면 정상적인 경우 당국간의 의제로서는 적절치 않은 것이다. 그러한 북측의 요구가 거의 받아들여졌다는 관점을 되씹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들의 기본자세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자세도 가다듬지 않고 회담에 나온 사실이 8월까지의 태도로 보아 다소 의외의 면이 없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들이 영향받기를 거부하는 국제관계의 변화,그리고 그결과 한국의 유엔가입 가능성의 증대 등이 그들로 하여금 「긴급의제」를 들고 나오게 한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총리회담이 열리기 2일전에 소련의 외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였고 한소간의 연내 국교수립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서독관계의 변화는 소련의 대서독정책의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브란트의 동방정책도 소련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소련은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울브리히트 동독공산당 당수를 해임시켰으며 작년의 동서독 결합의 과정을 위해 호네커 동독국가원수를 물러나게 하였다. 이와같이 양독은 70년대이래 소련정책의 변화에 맞추어 교류를 해왔기에 오늘의 통일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북한의 정치에 동독에서와 같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북한도 소련에 군사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면이 많기 때문에 그 영향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소련도 그들의 사회주의 동맹국을 불명예스럽게 팔아넘기는 일은 하기 싫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다면 우리가 북측의 명분을 어느 정도 만족시켜가면서 회담과 접촉을 시작하고 하나하나 축적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 같다. 그러나 시기를 놓치지 않고 명백히해야 할 것은 함으로써 그들의 변화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서울회담이 평양에서 성공이라고 생각케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이냐하는 문제도 있다. 우리가 분위기를 위해 조절하는 것을 그들이 그들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것으로 오판케 해서는 안될 것이다. 유엔가입문제만하더라도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스스로 고칠 시간을 주자는 것이지 이로써 유엔가입을 저지할 수 있다고 오판케 해서는 안될 것이다. ○유화제스처 구분해야 주한미군만 하더라도 그것은 한미간의 문제이지 그들과 협의할 문제가 아닌 것임을 명백히해야 하지 않을까? 이와관련,미국측에서도 3자회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니 이 문제도 명백히 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회담­외교적인­이 그렇지만 특히 남북한관계는 분위기를 위한 유화적인 제스처와 기본입장의 변화를 혼돈해서는 안된다. 때로는 분위기가 다소 경색되는 일이 있더라도 북의 비현실적인 정책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백히해야 할 것이다.
  • 일본 대표단의 북한방문(사설)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자민·사회 양당의 일본 대표단이 24일부터 닷새동안 평양을 방문,북한·일본간의 관계개선을 모색한다. 북한이 일본 대표단의 입국을 허락한 것은 한반도분단이래 사실상 단절상태를 지속해온 대일관계가 정상화를 향해 움직이고 있음을 뜻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앞으로의 사태진전을 예의 주시코자 한다. 일본 대표단의 방북은 최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일본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강력 촉구했고 소련 또한 27일 뉴욕에서 수교를 위해 한소 외무장관회담을 열기로 한 동시성을 감안할 때 관심의 도를 더욱 깊게 하는 것이다. 일본정부와의 접촉을 거부해온 북한이 집권당의 실력자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북한의 태도변화를 읽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가네마루 전부총리는 과거 식민지배를 사죄하는 가이후(해부준수)총리의 친서를 김일성주석에게 전달할 방침으로 있어 이번 방문단의 무게를 점치게 하고 있다. 북한의 일본방문단 허용은 국제적인 고립과 국내경제악화로부터의 탈출구를 일본에서찾아보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은 한국과 동유럽제국의 국교수립,한소접근 등에 따라 정권수립이후 최대의 국제적 궁지에 몰려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강화,미일과의 관계개선,한국과의 정부수준대화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대일,대미교섭은 자신이 반대해온 「교체접촉(승인)」에 어긋난다는 딜레마를 던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자기모순에서 헤어나지 않으면 안될 형편이다. 미국은 핵개발 의혹,테러행위 중지 보장을 앞세워 대북한 접촉에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소련은 한국과의 수교방침을 통고하는등 북한으로서는 일본을 우선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여기에다 경제가 심각하리 만큼 악화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대표단은 북한방문중 최대현안인 「후지산호」 처리문제를 비롯해 집권당인 자민당과 로동당간의 공식접촉을 통해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표명과 이를 계기로 관계개선을 위한 정부간 협의 개시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려 할 것이 예상된다. 북한의 지적대로 쌍방간에는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일본 여권의 「북한제외조항삭제」,대일 채무처리 등 해결을 필요로 하는 난제가 수두룩하다. 가네마루씨의 북한방문을 앞두고 일본 외무성의 고위당국자는 『일본대표단의 북한 공식방문계획은 한국정부의 양해를 얻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일본의 대북한접근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에 긴장완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국제정세변화의 일환으로 보고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본과 북한의 접촉이 우리 정부와 소련,한국과 중국간의 접근에 균형을 맞추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일본의 자칫 아시아권의 강대국으로서 이 지역에서 정치적 이니셔티브를 쥐어야겠다는 지나친 욕구로 북한과의 관계설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한일간의 기존관계에 해를 끼쳐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북한은 대일접근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는 한편 남북한관계에도보다 적극성을 띠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 서울 남북 총리회담… 각국의 시각

    ◎“한반도해빙의 전기… 지속적 대화 높이 평가/불신해소 계기… 통일까진 험로 미국/당초 「회의론」 벗고 「긍정적」 반응 일본/「통독」도 영향… 꾸준한 노력 필요 유럽/아주평화 정착에 중대 전환점 중국 ▷미국◁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7일 남북한 총리회담의 성과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회담초에 표시했던 낮은 기대감가는 대조를 보였다. 뉴욕 타임스지는 1면 상단에 『양측은 주요문제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장차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관용의 분위기를 맞이했다』고 크게 보도했다. 타임스지는 『양측은 새로운 대화의 시기로 진입할 수 있다는 신호로서 총리들의 평화회담에 합의했다』고 풀이하고 특히 북한측 대변인이 『우리는 총리회담에 굉장히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한 발언에 주목했다. 타임스는 이번에 양측은 상례적인 비난을 교환하지 않았고 또 회담을 성공적이라고 간주했지만 공동성명에 대한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조정이 어려울 것 같은 상이한 두개의 접근이 회담에서 드러났다』며 북한의 선주한미군 철수주장과 한국의 선교류주장을 대비시켰다. 타임스는 한국관리들의 말을 인용,북한의 연형묵 총리가 청와대예방시 노태우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호칭한 것은 한국의 국가적 실체를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남북한회담,낙관적 어조속에 폐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양측은 적대관계의 완화를 시사하는 화해 제스처속에 이틀간의 역사적 회담을 끝내면서 유엔 가입문제와 이산가족 재회문제에 진전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북한의 연총리가 노대통령의 남북한 정상회담 제의에 아무런 총리회담을 이에 반응하는 기회로 이용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포스트지는 이번 회담이 주요 문제해결에 실패하고 공동성명 없이 끝났으마에도 관리들은 이번 회담의 상징성과 두 대표단간의 격렬한 비난이 없었던 공손한 외교적 언동을 상기시키며 이번 회담을 아주 낙관적으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 국무부의 마크 딜렌 공보과장은 6일 정오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 언급,『우리는 양측이 중요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다음달에 개최될 평양회담이 성공을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했다. ▷중국◁ 중국 공산당 중앙위 정치적 상무우이원 송평은 지난 5일 분단 45년만에 이루어진 남북 총리들의 회동을 「좋은 일」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이 『적극적인 결실을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북경방송이 6일 보도했다. 송평은 이날 중국을 방문중인 일본 사회당 「일ㆍ중 특별위원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아시아정세를 완화하고 평화적 방법에 의해 남북한 통일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당과 정부의 원칙적 입장임을 밝혔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한편 지난 4∼5일 이틀동안 남북 고위급회담 소식보도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던 중국은 6일 관영 북경방송을 통해 남북총리가 1차회의에서 행한 기조연설 내용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북경방송은 신화통신기자가 지난 4일 북측 대표단의 판문점 통과 사실과 관련,「해빙기를 맞는 시각」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일본◁ 역사적인 남북한 총리회담을 지켜본 일본은 당초의 조심스런 회의론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로 돌아서고 있다. 회담벽두부터 상호간 기본입장이 날카롭게 대립,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에 우려를 표명해온 일본은 무엇보다도 쌍방이 대화를 계속키로 합의한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기본입장의 대립해소에 이어지는 합의는 없었지만 중단상태인 남북적십자회담 제개를 위해 노력하고 유엔 가입문제에 관한 협의를 개시키로 하는등 서로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여 대화게속을 약속한 것은 하나의 전진으로 풀이되고 있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서울과 평양의 시민 표정을 전하면서 이번 회담에 쏠린 양측의 시각을 대조적으로 비췄다. 한국 국민의 경우 북한 총리의 생생한 언동을 텔레비전등을 통해 처음으로 보면서 「북에도 같은 민족이 있었구나」라는 새삼스런 느낌을 가졌을 것이라고 지적한 이 신문은 민주화 이후 TV에서 매주 북한의 뉴스와 기록영화를 방영,위화감이 점차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평양시민들은 이틀동안 라디오나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회담진행을 지켜보았는데 이들은 한두차례 회담만으로 남북한간의 마음속 앙금이 사라지겠느냐며 이를 냉정히 받아들이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언론은 서울 회담을 통해 한국측은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쌓아 나가면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을 해소하자는 자세인데 반해 북한측은 우선 군사대결을 피하는 것만이 교류와 협력을 가능케 한다는등 양측의 상반된 주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한국은 일티하는 부분부터 합의하자는 「신뢰구축」 형인데 비해 북한은 「원칙우선」을 내세운 점이 특색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측이 문익환목사와 임수경양의 석방을 요구하고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를 거듭 주장한 것은 이를 이유로 어느때나 총리회담을 중지하거나 연기시키는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남북 총리회담에 대한 서구의 관심은 크다. 프랑스ㆍ영국 등 유럽 각국은 따라서 남북총리 접촉을 한결같이 「남북화해,나아가 남북통일을 향한역사적 일보」라고 평가하면서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그러나 한편으로 총리회담의 성사를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필연적 귀결」로 분석하는 가운데 「놀라움」은 표명하지 않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경제 곤경,대외적으로는 최악의 고립상황을 맞고 있는 북한이 총리접촉을 수락한 것은 위기 모면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시각이다. 「독일신드롬」「통일을 향한 역사적 일보」「한반도 해빙」 등의 관련기사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의 기대감은 대단하다. 유럽언론중 비교적 한반도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르 몽드지의 경우 남북 총리회담에 대해 성급한 기대감은 자제한 채 신중한 긍정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남북 총리간의 대좌를 큰 전환점으로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북한이 아직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는등 신축성 결여를 지적하는 가운데 쌍방간에 아직 이견의 골이 깊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프랑스 정부측의 반응도 신중한 편이다. 외무부의 한 아시아 담당관계자는 남북한간의 이질감을 감안할 때 독일과 달리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러나 『북한은 더 이상 핑계를 댈 수 없는 처지』라고 남북한관계 진전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 조자양,16개월만에 공공장소 등장

    ◎북경교외서 부인과 골프… 부분복권 뒷받침/“아주대회 앞두고 정치안정 과시 목적” 분석 지난해 천안문민주화 요구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실각,줄곧 연금상태에 있었던 전 중국 당총서기 조자양이 최근 북경교외의 한 골프장에 모습을 나타냄으로써 그의 복권여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조는 지난 4일 부인과 함께 북경교외에 있는 명대황족의 능군(13릉) 부근 골프장에서 20여명의 보안당국 요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시간동안 골프를 즐겼다. 조가 공공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천안문광장의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19일 현장에 나아가 눈물을 흘리며 단식투쟁중이던 학생들을 위로했고 이러한 행동은 최고실권자 등소평과 강경보수파 이붕 총리 등에 의해 『당을 분열시키고 동란을 지지한 것』으로 크게 지탄을 받아 즉시 실각됐다. 조는 그후 1년이 넘도록 조사를 받았으나 한때 그의 대부역할을 했던 등의 배려에 의해 대부분의 죄명을 벗고 다만 시위를 부추긴데다 개방개혁에 따른 자산계급자유화 풍조에 강력히 대응치 못했다는 정도의 허물을 쓰고 있는 상태이다. 중국 관측통들은 조가 이번에 골프장에 나타난 것은 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이며 이는 또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이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됐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제스처인 동시에 조의 부분적인 복권을 암시하는 것이란 풀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종전처럼 중책을 맡아 정치계로 복귀해서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조는 실각이전 당총서기ㆍ중앙군사위 제1부주석ㆍ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의 굵직한 직함을 갖고 있었으나 복권이 되더라도 이러한 자리 가운데 어느 한가지도 차지하지 못할 것은 물론 기껏해야 실권이 없는 전국 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의 명예직 정도가 주어질 것이란 견해가 많다. 또 그밖의 공직을 갖더라도 반은퇴상태의 미미한 활동밖에는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중국지도층은 이붕을 비롯,진운 중앙고문위주임,양상곤 국가주석,송평 중앙정치국상무위원 등 강경보수세력이 만만찮게 버티고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자양의 과오를 맹렬히 비난하면서 재판에 회부시킬 것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강경파의 목소리는 조의 처지를 불쌍히 여긴 등의 제동으로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조에게 어떤 실권이 맡겨질 정도의 분위기는 아닌 것이다. 강경보수파들은 과거 등ㆍ조의 팀웍으로 진행된 경제 개방ㆍ개혁의 부작용에 아직도 큰 불만을 갖고 있으며 중앙통제식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10월말 또는 11월초에 열릴 제13기 중앙위 7차전체회의(7중전회)에서 조가 부분복권되더라도 현재 중국이 취하고 있는 정책이나 권력판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북녘 손님을 보내며… /실향작가 강용준씨

    ◎“겨우 잡힌 「통일의 가닥」 놓칠 수 없기에 「망향설움」도 삼키며 화답 기다리려오”/새벽부터 통일로 달려가 간절히 기도합니다 5년쯤 전의 일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그때도 이와 비슷한 취지와 내용의 글을 어느 일간지에 쓴 일이 있다. 상당한 세월의 흐름이 있은 뒤의 얘기라 지금 그 구체적인 내용이며 정확한 날짜 등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무슨 가무단의 교환방문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했던 바로 그 회담때의 일이 아니었던가 싶고,그나마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식의 다분히 냉소와 불신이 주조가 된 그런 글이었지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그로부터 5년간의 세월이 지나 북측 대표단을 다시 맞게 되었고,3박4일 동안의 일정이 모두 끝나 이제 다시 또 그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면 5년전의 그때와 거의 비슷한 내용 비슷한 느낌을 되풀이 확인하고 체험하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고,그 가사에 또 그 곡조로구나」 이렇게 다가온다. 예의 그 불신감이며 냉소라고 하는 악마 같은 놈 말이다. 이 점 필자는분명이 해두려한다. 어떤 당위성이나 분위기의 압력 때문에 있는 것을 없다고 하고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필자 개인의 경우 그렇게는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저쪽의 이른바 통일전선 노선이 변했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우리는 저쪽을 믿어야 하고 또한 믿을 수 있으며,그래야지만 민족의 숙원인 「통일」은 우리앞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하는 투의 발언을 어느 얼빠진 대학교수 하나가 했다고 한번 가정해 보자. 이야말로 대단히 수상하고 진짜로 얼빠진 언동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며 또한 결과적으로 오히려 반통일주의자의 행태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속으로는 이렇다 할 신념도 자신감도 없으면서 그저 시세에 따라 무책임하게 언동해대는 감상주의적 작태,혹은 또 그 얄팍한 인기주의 때문에 이랬다 저랬다하는 식의 편승주의 내지 파렴치한 기회주의적 작태를 필자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점 대단히 기이하지만 이번은 그 색감이며 분위기가 약간은 다르게 다가온다. 물론 아직은 너무 막연하고 애매모호하기 짝이없어서 그 섬세한 기미의 핵심을 족집게로 집어내듯이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전체적으로 와닿는 느낌이 전과는 조금 다르다. 4일 상오 10시경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으로 넘어온 북측 대표들의 표정이며 언동들이 비교적 밝고 활기에 차 있었다는 점,서울이 처음이라는 연형묵 총리가 계속해서 『45년동안 넘어서지 못한 곳을 오늘 넘어와 보니 쉽게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을때 그것이 예의를 갖춘 인사말쯤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가슴에 와닿는 부피같은 것 때문에 이제까지 많이 보아온 그 과장된 경직성의 제스처며 혹은 또 그 무지막지한 혁명선동자 같은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는데 어쩌면 이런 사정들 때문이었는가. 북쪽의 연총리가 경제테크노크라트 출신이라는 사실도 이쪽의 신경을 풀어놓는 일에 다소간의 심리적 기능으로 작용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강영훈 총리가 주최한 만찬에서 『여기 북과 남의 동포형제들이 어울려 있지만 누가 북이고 누가 남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은 우리가 갈라져 있는 것이 얼마나 참을 수 없고 비현실적인가를 말해준다』고 했다는 대목을 기사를 통해 읽으면서 필자는 솔직히 가슴이 뭉클했었다. 그런데 남북한 유엔 단일가입 문제,팀스피리트훈련 문제,콘크리트장벽 철거문제,미군 및 핵철수문제 등을 다시 들고 나왔을 때는『아이고』하고 한숨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이것이 또 그 판에 박은 자장가인 것이다. 남북문제라고 할 때 가장 현실적인 당면의 문제이면서 절실하고 또한 가장 해결이 쉬운 이산가족의 재회문제에 대하여 북측은 거의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또한 필자는 그렇게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얼마나 참을 수 없고 비현실적인가를 말한 것」이 불과 몇시간 전의 일이었는데…. 막말로 필자는 우리식의 나이로 겨우 스무살일 때 그림자까지 합쳐야 겨우 혈혈단신의 몸으로 내려온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 그 사이에는 자그마치 40년이라고 하는 장구한 세월의 틈이 끼어들었고 따라서 내일이면 환갑의 나이가 된다. 앞으로 필자몫의 시간이 어느정도나 남아있는 것일까.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오지 못한 터라 결코 많은 시간이 남아 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흔한 말로 그 전에 한번쯤이라도 고향땅을 밟아보아야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부모형제의 생사라도 확인해 보아야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제 정말로 시간이 없지 않을까. 근년으로 접어들면서 필자는 이런 식의 절박감 같은 것을 일종의 섬뜩한 본능처럼 종종 체험하게 된다. 그래 필자의 경우 속으로는 불신감과 냉소감으로(더 노골적으로는 분노감과 증오감으로) 속이 편치가 않으면서도 북측 대표들이 판문각을 넘어오는 그 시각부터 3박4일간의 일정이 모두 끝나 돌아가는 그 시각까지 내내 텔레비전앞에 붙박이듯 앉아서 양측 대표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흡사 기도라도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이른바 실세라고 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들인지 필자 같은 사람의 처지로서는 알 길도 없고 또한 솔직히 관심도 없지만 그래도 어쨋든 한 국가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들이 아닌가. 이번만은 어떻게든 좀 해달라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그들의 언동 하나하나를 주시했던 것이다. 북측 대표들이 돌아가는 7일 아침 필자는 참 웃기지도 않게 평소 같으면 9시쯤이나 되어야 겨우 일어나 꾸무럭대기 시작하는 평소의 생활패턴에도 불구하고 진새벽부터 일어나 소란을 피웠고 이번엔 서둘러 그들이 거쳐갈 통일로까지 직접 달려갔으며 그리하여 또한 그들의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역시 이제 알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그 절박감과 또한 기도라도 하고 싶은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다. 원컨대 원로에 몸들 편히 잘들 가시도록. 아울러 부탁하거니와 85년도인가 가무단을 따라 서울을 다녀간 기자들을 텔레비전앞에 끌어다 놓고는 『거 보니까니 남반부 인민들은 거저 소원이 밥이라도 한번 실컷 먹어보구 죽었으믄 한이 없갔다 그러더구만요』하는 식의 그 우스꽝스러운 짓거리 역시 다시는 되풀이하지 마시도록 당부한다. □약력 ㆍ1931년 황해도 안악태생 ㆍ1950년 평양사대 재학중 인민군 입대,참전중 포로 ㆍ1960년 「사상계」 제1회 신인상에 「철조망」 당선 문단데뷔 ㆍ한국문학 창작상ㆍ작가상ㆍ대한민국문학상 수상.
  • 외언내언

    후세인대통령은 쿠웨이트를 이라크의 19번째 주로 선포했다. 미국은 후세인의 직접협상제의를 일축했다. 중동위기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장기화하는 느낌. 전장에 나가 있는 병사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인질」로 잡혀있는 「죄없는 사람들」은 어찌 되는건가. 「인질상태」나 다를 바 없는 외국 공관원들의 실정은 어떠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리 교포가운데 「인질」이 된 사람은 다행히 한사람도 없는 모양이다. 따라서 당장 염려되는 사람들은 우리 공관원들. 정부발표와 외신에 따르면 쿠웨이트주재 우리 공관을 비롯한 서방대사관의 외교관들은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속에서 전기와 수돗물이 끊긴 채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공관에는 소병용대사등 직원 4명과 교민 9명이 있다. 우리 공관 주변에 이라크군이 배치됐다는 보고는 없으나 시내로의 자유로운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한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열사의 폭염. 에어컨과 냉장고는 꺼지고 물은 제대로 못쓰고. 비축식량이 한달분가량 있다지만 상상만으로도 숨이 콱콱 막힌다. 국내에서는 35도만 돼도 염제 운운하면서 전기와 수돗물을 펑펑써대는데. ◆우리나라 해외공관이 대치상황이 위협에 끼어들기는 베트남전쟁이래 처음 있는 일. 아직은 사정이야 퍽 다르지만 그때 곤욕을 말할 수 없이 겪은 한 외교관이 떠오른다. 이대용공사. 그는 베트콩의 사이콩(현 호치민시) 함락을 전후해 우리 교민들의 철수를 돌본 뒤 붙잡혀 5년의 옥고와 연금생활을 치렀다. 한평남짓한 감방에서 해를 보지 못한 채 견뎌낸 1년은 문자그대로 악몽이었다. 『공산 베트남에서 버틴 힘은 오직 「공직에 건 명예」였지요』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외교관의 신념과 기개를 담은 말이다. ◆후세인은 어제 TV에 나와 유화제스처의 하나로 인질들을 「손님」으로 불렀다고 한다. 성급한 기대인지 모르나 그 제스처가 외국공관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이어졌으면 싶다. 그날이 올때까지 우리 공관원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안녕을 빈다. 그리고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가족에게 무한한 위로를 보낸다.
  • 다국적군,이라크 공중봉쇄 곧 단행/해상봉쇄 회피 대비

    ◎인접국 공항 이착륙 금지조치/이라크,미에 조건부철수 제의/유엔 제재 해제ㆍ페만 접근 보장 등 포함/후세인,「쿠웨이트 자치연방」 선언 준비/시리아,친이라크 폭력시위 유혈진압 【워싱턴ㆍ바그다드ㆍ두바이 외신 종합】 이라크의 어린이ㆍ여성 인질 출국허용 및 협상제의 등 잇따른 화해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다국적군은 페르시아만에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으며 철저한 대이라크 경제봉쇄를 위해 선박에 승선,검색을 실시하고 공중봉쇄도 곧 단행할 예정이라고 서방 국방소식통이 29일 밝혔다. 페트릭 하인 영국 공군참모총장은 가장 효과적인 공중봉쇄는 이라크의 이웃나라들로 하여금 독점비행구역을 선포케해 이라크가 항공기 이착륙에 필요한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국방소식통들은 철저한 공중봉쇄를 위해 유엔이 공중봉쇄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들은 홍해에 배치된 미 군함의 승무원들이 유엔의 대이라크 금수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최근 쿠웨이트와 이라크 선박들을 포함,1백70여척을 조사했으며 10여척의 선박에는 직접 승선하여 검색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29일 의회지도자들과 만나 페만사태에 관한 브리핑을 했으나 이 자리에서 민주ㆍ공화 양당 인사들로부터 미국의 대이라크 대응조치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냈다. 부시는 이자리에서 『우리의 의사와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의 의사는 이라크가 철수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더이상의 폭력없이 달성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사우디아라비아에 F­15전투기 24대,스팅어미사일 및 미사일발사대 각각 2백기와 50기,M­60탱크 1백50대 등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일괄 판매키로 결정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이라크도 쿠웨이트내와 접경지역에 배치된 병력수를 20만명에서 26만5천명으로 증강시켰으며 이들은 대규모의 탱크와 야포의 지원을 받고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암만ㆍ뉴욕 AP 로이터 연합 특약】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페르시아만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쿠웨이트에 제한적인 자치를 허용하는 연방제국가 구성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아랍관리들이 29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후세인의 이같은 구상은 이미 소련을 통해 미국에 전달됐으며 30일 열리는 케야르유엔사무총장과 아지즈 이라크외무장관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는 지난주 미국의 일정한 양보조치와 교환조건으로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군은 철수하고 외국인 인질을 석방하겠다는 비밀제의를 했다고 뉴욕의 일간 뉴스데이지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의 요구조건에는 유엔의 제재조치 해제,페만접근 보장,쿠웨이트국경지대에 위치한 루메일라 유전통제권 등이 포함돼 있었으며 미국과 이라크의 안보이익을 다같이 만족시키는 석유협정 체결로 제시됐다고 전했다. 【암만 AP 연합】 시리아군이 이라크와의 국경에 인접한 시리아 서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친이라크 폭력시위를 진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명이 사망했다고 아랍외교관과 소식통들이 29일 전했다.
  • 「케야르총장」에의 기대(사설)

    중동사태를 평화적으로 풀어보려는 외교노력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암만에서 열리는 케야르 유엔사무총장과 아지즈 이라크외무장관의 회담은 페르시아만 위기를 평화냐,전쟁이냐로 가름하는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회담이 어느 중재노력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페르시아만에서의 무력사용등 일련의 이라크 규탄결의안들을 내놓은 뒤 유엔의 최고위 인사가 협상나들이에 직접 나서기 때문이다. 케야르사무총장은 그의 중재 보따리에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의 무조건 철수등을 요구한 유엔 결의안들을 담고 있을 것이며 이것들을 협상카드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이 상징적인 의미를 벗어나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강경일변도이던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태도가 한층 누그러진 듯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유엔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걸거나 인질·공관폐쇄 위협으로 일관해온 후세인대통령은 유엔 결의안이 잇따라 나오고 케야르사무총장의 회담제의가 있은 뒤 비록 알 사바왕가의 쿠웨이트 복귀를 거부했으나 납득할 만한 조건만 제시된다면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철수시킬 의사가 있다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후세인이 「선협상 후철수」 입장에서 후퇴,「선철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이 「무조건 철수·원상복귀」 주장을 일관되게 펴면서도 케야르의 중동행을 굳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는 않는 것도 그러하다. 후세인대통령이 말하는 「납득할 만한 조건」이 무엇인지 당장 가늠할 수는 없으나 자신의 체면을 살리고 철군명분이 될 만한 것을 뜻하는 게 분명하다. 아라파트 PLO의장이 바그다드를 방문한 뒤 내놓은 「이라크가 철수하고 쿠웨이트에서 선거가 실시되는 6개월동안 이라크군을 대체할 수 있는 아랍평화군의 배치」등이 조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시 미행정부 관리들의 견해나 여론은 유엔이 법의 편에 서서 전원일치의 결의안들을 가결한 이상 케야르사무총장은 후세인대통령에게 페르시아만 위기가 그의 불법적인 쿠웨이트 점령으로 빚어졌다는 사실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선으로 집약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또 중동에서 더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가 케야르사무총장의 행각에 기대를 걸고 주목하는 것은 그가 이란·이라크의 8년전쟁 해결에서 보인 솜씨를 높이 평가한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회담에서 케야르총장이 유엔 결의안들을 동원해 후세인대통령의 야망을 후퇴시키면서 후세인의 체면을 세워주는 묘수를 짜낼 수 있느냐가 화전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이다. 이제 중동사태는 후세인 이라크대통령과 세계의 대결이라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이라크의 유엔 결의안 수락이다. 이 요구만 충족된다면 경제봉쇄는 물론 무력충돌의 위험도 사라질 것이다. 그렇지 않고 전쟁이 터진다면 그것은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세계가 물 속에 빠진 사람처럼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암만 대회동」을 지켜보는이유는 바로 이 가공할 전쟁만은 막아보자는 데 있는 것이다.
  • 이라크,“쿠웨이트는 19번째성”선포/후세인 유화제스처속의 중동현장

    ◎외국인 석방ㆍ체포 되풀이… 신경전 계속/이라크 “페만사태는 아랍권 문제… 미는 개입말라”/사우디선 방독면 2백만개 긴급주문 ○…이라크는 28일 쿠웨이트를 이라크의 19번째 주로 선포하고 이라크­쿠웨이트 접경지역중 일부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이름을 따 망명하는 등 쿠웨이트 점령을 기장사실화 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라크는 후세인 대통령의 포고령을 통해 쿠웨이트 대부분 지역을 이라크의 새로운 주로 지정하고 나머지 수㎞지역은 이라크 바스라주에 편입시켰으며 이라크­쿠웨이트 접경지역은 후세인 대통령의 이름을 따 사다미야트 알­미틀라로 명명했다. 이라크는 또 침공전 4개 지역으로 나뉘어졌던 쿠웨이트 국토를 카지마흐ㆍ알자흐라ㆍ알 아브달리등 3개 행정구역으로 재구획했으며 쿠웨이트시는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이름인 나지 알 하디티로 복원시켰다. 이라크의 공보 책임자인 나지 알 하디티는 이날 프랑스의 인포 라디오방송과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쿠웨이트는 이라크의 19번째주가 됐으며 이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쿠웨이트 문제는 아랍권내의 문제로 외국인이 참견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의 문제는 페르시아만 지역의 미군 주둔이며 우리는 미국을 포함한 그 누구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나 이같은 대화는 쿠웨이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드 알 파이잘 외무장관은 페르시아만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롤랑 뒤마 프랑스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그같이 말하고 『그와 같은 짓은 평화움직임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이라크의 수법으로서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의 페르시아만 도착과는 전적으로 모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인질 심장마비사 ○…이라크내 바스라지역에 인질로 잡혀있던 한 50대의 미국인 남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미 국무성 대변인이 28일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이라크 관리들이 이같은 사실을 미국측에 통고해 왔다고 밝히고 검시가끝나는대로 사체가 미국 관리들에게 넘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 및 유엔의 경제제재가 명실상부한 실효를 거둬 사담 후세인의 목을 조르기까지는 향후 몇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27일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미 국무성 중근동ㆍ남아시아 문제담당 존 켈리 차관보는 26일 미 NBC­TV의 「언론과의 대화」프로에 출연,이미 미국측이 대 이라크 경제제재가 상당한 실효를 거둬 쌀ㆍ설탕 등 이라크내 식품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고 빵을 사려면 줄을 서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한 바 있으나 다른 익명의 미 행정부 관리들은 실효를 일부 거두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이라크에 광범위한 기아현상이 발생하기까지에는 최소한 4개월 늦으면 1년 가량은 기다려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우디는 동부 인구밀집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방독면 2백만개를 긴급 주문. 동부지역 시민방위 사령관인 모하메드 마그레비 대령은 이 방독면이 다란 다맘 코바르와 주바일항 및 카프지국경 마을의주민들에게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쿠웨이트 주재공관을 유지하느라 수난을 겪고 있는 34개국에 대해 미국처럼 이라크 외교관 추방조치를 내려주도록 촉구했으나 아무런 호응도 얻지 못해 답답한 표정. 이같은 요청에 대해 소련은 게라시모프 외무부 대변인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외교관 추방조치는 사태를 풀어나가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하며 단호히 거절. ○미,태 기지 비밀 사용 ○…미국은 페르시아만에 병력배치를 위해 베트남전이래 최초로 태국의 군기지를 비밀리에 이용하고 있다고 한 미 관리가 27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하는 이 관리는 태국정부가 방콕 동남방 1백90㎞ 지점에 위치한 우타파오 전 미공군기지를 하와이에서 페르시아만으로 파견되는 미 해병대의 주둔지로 사용하도록 허용했으며 미국측은 이 기지를 단순한 경유로로 이용하고 있는 것만이 아니고 주둔지역으로도 삼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군병력이동에 관한 세부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우타파오 기지 사용사실에 대한 확인을 피했으며 워싱턴 주재 태국외교관도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쌀값 최고 5배 올라 ○…쿠웨이트에 있다가 본국인 요르단으로 돌아온 기술자 오마르 사미르씨는 쿠웨이트 군 장교들이 지하 저항세력에 가담하고 있으며 이들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이라크군 트럭을 여러차례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이 3주일을 넘긴 현재 쿠웨이트에 식료품과 현금부족으로 인한 혼란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모든 물건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2∼4디나르면 살수 있던 쌀 한봉지 가격이 13∼14디나르로 올랐다고 전한 사비르씨는 쿠웨이트의 최대 은행인 국립 쿠웨이트 은행이 지난 22일과 23일에 문을 열기는 했으나 매주 인출한도를 2백25디나르로 제한하고 있어 현금이 절대적으로 부족,물건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28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하고 외국인 인질들을 석방하지 않는 한 이라크와 어떠한 협상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슬로에서 개최된 한 정치회의에서 『법의 위반을 받아들일 어떠한 계획도 있을 수 없다』면서 『유엔은 이라크 행동의 범위를 완벽하게 한정시켰다』고 말했다. ◎이붕,“군사개입 반대” ○…중국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을 확고히 반대하나 페르시아만 위기 해결을 위한 군사력의 사용도 거부한다고 이붕 중국총리가 28일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이붕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행한 보고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 다른 서방 주요강대국들의 페르시아만 군사개입이 「현 상황을 더욱 복잡하고 격렬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군사개입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붕 총리의 말을 인용,『중국은 이라크가 쿠웨이트 간의 분쟁이 아랍국가들 내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고 전했다. 이붕 총리는 또 현재의 페르시아만 위기를 미 소간의 냉전적 긴장완화에 따른 「힘의 불균형」탓으로 돌리면서 『이제 미 소의 화해만으로는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없으며 세계는 이전보다 더욱 혼란해졌다』고 지적했다.
  • “한가닥 기대”… 중동평화협상/케야르의 중재노력 성공할까

    ◎후세인 유화제스처에 서방국은 냉담/미,무조건 철수 고수속 봉쇄압력 가중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이 중재에 나서는 등 무력대결 양상으로 치닫던 페르시아만사태에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갑자기 활발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외교적 해결시도는 유엔이 대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을 결의하고 미군등 현지주둔 다국적군이 속속 증강돼 무력충돌 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고 이라크와 서방국이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지만 양측 모두 섣불리 행동할 수 없는 고충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란ㆍ이라크전쟁의 휴전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는 케야르총장은 오는 30일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아지즈 이라크외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며 후세인 이라크대통령도 케야르총장과 바그다드에서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비아랍권 지도자로서는 최초의 후세인의 협상을 벌이게될 전망이다. 유엔사무총장을지냈던 발트하임 오스트리아대통령도 지난 25일 바그다드로 후세인을 방문,이라크에 억류중인 오스트리아인들의 출국문제에 중점을 두긴 했으나 사태해결 노력을 시도했었다. 케야르총장의 중재시도에 때맞춰 후세인 요르단국왕이 26일 리비아를 첫 기착지로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모리타니 영국 서독 스페인 등 북아프리카 및 유럽국 순방길에 올랐고 바시르 수단 국가원수는 리비아특사와 함께 바그다드에서 후세인을 만났으며 이집트도 외무장관을 소련과 프랑스로 보내 평화적인 사태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이같이 외교적 해결노력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대치상태가 장기화 되거나 전쟁으로 비화될 경우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이전까지 배럴당 20달러를 밑돌았던 유가가 이미 30달러선을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고 조속한 평화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욱 치솟아 세계적인 대공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케야르의 입장에서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체류중인 2백만명에 가까운 외국인,특히 2만여명이 서방국 인질들의 신변안전확보가 시급하고 요르단 시리아 수단 등 친이라크적인 아랍국들은 이라크의 명분을 살려주면서 아랍권의 분열을 막기 위한 아랍자체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의 중재방향이 한가닥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철수시키는 대신 후세인의 체면을 세워주는 선에서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의 한 정부소식통은 『아랍 중재안에는 쿠웨이트 망명정부의 알사바국왕을 복귀시키도록 돼 있지 않다』고 말해 「시온주의자와 미 제국주의자 편에 선 부패한 왕정」을 폐지시켰다는 명분을 후세인편에 안겨주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외교적 해결노력에 대한 서방국들의 시각은 아직 냉담하기만 하다. 미국은 유엔ㆍ이라크간 회담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라크군의 무조건 즉각 철수를 촉구한 유엔안보리의 결의내용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대처 영국총리도 협상에 의한 사태해결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쿠웨이트 합법정부의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이라크도 사면초가에 몰린 나머지 서방국에 협상카드를 내밀고는 있지만 『영국에 의해 부당하게 독립국가로 분리된 쿠웨이트가 원래 이라크 영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해 당사국들이 입장이 이같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당장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어느쪽도 일방적인 양보를 할만큼 다급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외교적 해결노력도 후세인 요르단국왕의 방미를 비롯한 초반의 중재노력처럼 무위로 끝날 공산이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인 이라크가 앞으로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쿠웨이트 철수거부 ▲체면과 실익을 얻으면서 철수 ▲무조건 철수 ▲일전불사 등 4가지로 요약된다. 현재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는 서방측의 대이라크 경제제재 체제가 유가급등과 그에 따른 여러가지 부작용으로 붕괴될 가능성등 이라크쪽에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간다면 이라크는 이스라엘의 아랍점령지(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반환등 받아들여지지 않을조건에 연계시켜 쿠웨이트에서의 철수를 계속 거부할 것이다. 그러나 서방국의 어려움 못지 않게 이라크의 식략난등 자체문제가 심각해질 경우에는 국경지대 유전 등 쿠웨이트영토 일부를 넘겨받고 쿠웨이트에서 왕정을 폐지하는 대신 자유총선에 의한 공화국을 수립시키는 등 실익과 체면을 세우면서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시도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서방국의 어려움에 비해 이라크의 곤경이 극에 달한다면 쿠웨이트에서의 철수를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이스라엘을 공격,아랍민족주의에 호소하는 길을 택할 최악의 경우도 가상할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중동지역의 평화에 「암적인 존재」인 후세인과 이라크의 군사력을 이번 기회에 무력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는 있지만 향후 사태진전에 따라 이라크군의 쿠웨이트철수를 얻어낸다면 후세인 제거는 다음기회로 미루는 차선책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지금 당장 외교적 해결노력이 결실을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미국이나 이라크가 아직은 힘겨루기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이 다같이 힘의 한계가 무엇이고 이번사태가 초래한 손익계산을 어느정도는 할 수 있는 시점에 왔다는게 최근 부쩍 는 외교행보의 배경이라할 수 있다.
  • 이라크 식량난 심각… 흔들리는 후세인/잇단 평화협상제의 왜 나오나

    ◎아카바항 봉쇄로 물자 공급루트 막혀/생필품 태부족… 국민 인내도 한계 상황/서방 제재 계속땐 반후세인전선 구축 될지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26일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또 한번 대서방 유화제스처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후세인이 최근들어 미국 등 서방과의 「협상용의」를 표명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가 처한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유엔안보리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점령한지 4일만인 지난 6일 결의안 661호로 대 이라크 경제제재 및 무기금수를 채택했었다. 이 제재조치가 효력을 발휘,이라크는 식량등 생필품의 심각한 부족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곳곳서 물품 사재기 외신 및 이라크를 탈출한 목격자들은 이라크 전역에서 치열한 물품 사재기가 성행하고 있으며 식량배급제가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내에서는 식용기름 밀가루 과일 등의 생필품들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로 이라크의 경제사정은 악화일로를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최근 수년간 식량의 70∼80%를 미국,캐나다 등 세계 주요수출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해 왔었다. 이라크는 유프라테스,티그리스강 유역의 옥토를 갖고 있는 등 한반도 면적의 2배인 44만㎢의 전 국토중 21%가 경작이 가능한 토지임에도 불구,관개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재래식농업에 매달려 있어 식량생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사회주의정책에 따라 농토가 국유화되고 이란과의 8년전쟁으로 농촌이 피폐해진 것도 이라크가 식량부족을 겪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각국의 제재조치로 이라크가 식량난에 허덕이게 된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수품 보급도 끊겨 이라크는 쿠웨이트 침공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경우 쌀과 밀 2∼3개월분,보리ㆍ콩 1개월분,그리고 옥수수는 2주 정도의 비축량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배급제가 실시되고 있는 비상시의 현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올 연말까지 버티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라크는 경제제재 초기에는 우방인 요르단의 아카바항을 비롯,암시장을 통해 생필품 및 무기를 공급받았으나 암시장의 한계로 만족할만한 물자공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미국이 지난 13일 대 이라크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해상봉쇄를 시작한 뒤 이라크의 어려움은 가중되었으며 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16일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이라크에 「젖줄」과 다름없는 아카바항의 봉쇄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는 공식적으로 물자보급루트가 대부분 차단됐다. 이라크는 지난 87년에는 10억달러어치의 식량을 수입했으나 지난해에는 29억달러를 수입하는 등 해마다 식량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또 이라크가 점령한 쿠웨이트 역시 식량의 96%를 수입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쿠웨이트에서 「약탈」할 만한 식량도 없는 실정이다. 군사물자의 보급시에도 어려움이 많다. 보유무기가 대부분 소련제의 낡은 형인데다 서방의 봉쇄작전으로 미사일 등 추가공급이 전면 차단돼 있다. 전쟁이 본격화되지 않아 아직은 괜찮으나 화력전이 시작되면당장 곤란에 직면할 형편이다. 이라크는 또 총 수출의 95%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데 금수조치로 수출길이 막힘에 따라 외화도 충분치 못한 형편이다. 후세인이 지난 12일 전국민들에게 내핍생활을 촉구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서방의 전문가들은 이란과의 8년전쟁에 이어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한 이라크인들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반대한 2백여명의 이라크장교가 처형됐다는 설과 군부 쿠데타 모의설은 비밀경찰국가인 이라크내에 반정부조직이 예상외로 강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후세인이 지난 12일부터 촉구한 거듭된 대서방협상용의는 상당한 「배경」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후세인은 협상을 제의하면서도 『결코 쿠웨이트에서 철수는 않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것은 협상용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후세인의 유화제스처는 미국내에 반전분위기가 우세할 때를 기다리며 서방의 단합된 움직임에 균열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것이진의일 것이란 일부의 분석과는 달리 현실적인 몸짓일 것이란 해석이 더욱 유력해 보인다.
  • 안보리,페만 군사행동 승인/결의안 채택

    ◎미·소선 바그다드에 도발책임 경고/이라크,돌연 유화 제스처/일부 공관 포위 탱크 철수·전기공급 재개 【카이로·런던·워싱턴·유엔본부 외신 종합】 쿠웨이트 주재 외국대사관들의 강제폐쇄를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개전위기로까지 치닫던 중동사태는 25일 이라크의 한 고위관리가 외교공관의 폐쇄를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4·5면〉 이라크는 당초의 폐쇄시한(25일 상오 6시·이하 한국시간)을 1차 연기,25일 하오 2시30분으로 못박으면서 자진폐쇄하지 않을 경우 강제폐쇄를 공언해왔으며 미국등은 이라크가 이를 강행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서 25일이 페르시아만사태의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같은 이라크의 유화책으로 폐쇄시한에 앞서 공격대형으로 전면 전환했던 페르시아만 일대의 미군이 대형을 풀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외무부의 대변인은 25일 쿠웨이트 주재 영국대사관을 포위하고 있던 이라크군 탱크가 철수했으며 공급이 중단됐던 전기와 식수도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영국대사관 외의 다른 대사관들에 대해서도 이라크군이 포위를 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국대사관을 포위했던 탱크들이 철수한 것은 이라크군이 대사관 폐쇄를 위해 무력사용을 시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대사관 주변의 탱크는 철수했지만 소총으로 무장한 병력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 일부 국가의 쿠웨이트 주재 공관은 단전조치됐고 프랑스대사관은 단수시키기 위해 이라크군이 대사관 벽 일부를 허물었으며 소수병력이 공관밖에 머무르는등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이라크의 하미티공보국장은 『외교관들이 머문다면 이들을 축출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은 어떠한 시설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이날 하오 재소집된 회의에서 13­0으로(쿠바와 예멘은 기권)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를 강화키 위해 페르시아만에서 필요한 군사행동을 취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 따라 중동에 파견된 각국 해군은 이라크에 대한 금수조치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선박정지 ▲화물조사 ▲선박의 행선지 확인 등을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말린 피츠워터 미백악관대변인은 이라크가 쿠웨이트 주재 미대사관의 직원 가족및 해병경비병등 약 1백10명에게 자유롭게 이라크를 떠나도록 보장한다는 약속을 어기고 이들을 바그다드에 인질로 억류하고 있다며 이라크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신변안전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전적으로 이라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거듭 경고한다고 천명했다. 또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24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에게 보낸 긴급친서에서 『쿠웨이트 점령과 이라크및 쿠웨이트의 외국인 실태와 관련하여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지체없이 수행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라크가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안보리는 적절한 추가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또 대이라크 금수조치 준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25일 방소중인 뒤마 프랑스외무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 평양의 “조심스런 개방행보”/“유경호텔 합작” 배경과 의미

    ◎합영사업에 서방측참여 적극 유도 속셈/“관광자원 남북공동개발 재추진” 분석도 북한은 요즈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경제적침체는 오랫동안 계속돼 1인당 국민소득(GNP)은 4백달러(소련경제전문가들의 추정)를 넘지 않으며 공장ㆍ기업소의 가동률은 40∼50%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88년말 현재 대외채무액은 52억달러에 이르며 서방국가에 대한 외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이들국가로부터의 새로운 자본과 기술의 도입은 차단돼 있는 상태이다. 더욱이 소련 및 동구국가들의 대변혁에 맞서 폐쇄적인 자립주의 노선을 고집함으로써 국제적인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오는 가을쯤 마카오에 「조선ㆍ마카오국제여행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홍콩의 화재투자유한공사는 현재 평양에 건설중인 유경호텔(105층)의 경영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북한의 전부총리이며 유경호텔대표 이호혁의 발언은 북한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며 유화적인 대외경제개방정책을 추진할 것을 시사한 제스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은 이번 홍콩과의 합작투자를 계기로 지난 84년부터 추진해 왔으나 기대와는 달리 서방국가들의 외면속에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합영사업의 다각적인 추진과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84년 「합영법」을 제정 공포하고 이어 외국인 투자전담기구인 「합영공업부」를 신설하는 등 경제개발에 필요한 외국의 자본과 기술도입에 나섰으나 89년 9월 현재 확인되고 있는 합작투자기업은 총 53건(통일원 추계)에 불과,국내 경제의 활성화와 북한상품의 대외경쟁력 제고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작투자대상도 절반이 넘는 27건이 일본 조총련. 나머지는 소련ㆍ중국ㆍ몽고 등 공산권 국가나 아프리카의 친 북한국가들이며 서방으로는 유일하게 프랑스가 87년 완공된 양강도호텔(47층)건설에 참여했을 뿐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에 홍콩의 화재투자유한공사와의 합작을 성사시킴으로써 서방국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합작사업의 방향도 이제까지 중점을 두어왔던 제조업 분야에서 탈피,보다 손쉽게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관광산업 분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평양축전을 계기로 대외선전을 위해 착공했으나 자재난으로 건설이 중단된 유경호텔의 건립공사에 홍콩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한 것은 북한경제의 현실적인 한계를 보여준 것이기는 하지만 호텔의 경영권을 홍콩의 합작회사에 위탁함으로써 자본주의적 경영의 도입을 통해 운영과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를 보다 손쉽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이호혁이 마카오에서 이례적으로 한국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에 응한 것은 북한이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과 체결했던 금강산공동개발 계획을 일단 무산시켰으나 외화획득이라는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의 관광자원 공동개발을 멀지않은 장래에 재개할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안보리,무력사용 승인할듯/상임이사국 긴급 협의

    ◎부시,예비군 4만 동원령/이라크,불·일인 1천명 출국 허용 【뉴욕 AFP 연합 특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이라크 금수조치를 실행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에서 제한적인 군사력 사용을 허용하는 결의안을 22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포티어 유엔주재 캐나다대사가 말했다.〈관련기사4면〉 포티어대사는 『유엔 안보리는 22일 이 결의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재개하고 빠르면 이날 투표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상임이사국간에 많은 협의가 이루어졌다고 전제하고 결의안이 15개 안보리 이사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케네벙크포트 AP 연합 특약】 부시 미대통령은 22일 예비군동원령을 내렸다. 부시대통령은 페르시아만사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예비군 동원을 규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 행정명령에는 동원되는 예비군의 숫자는 명기되지 않았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22일 8월말까지 1차 동원되는 규모가 4만명정도일 것으로 내다봤으며 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법에 의해 규정된 20만명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원대상은 주로 화물하역 항공운송 취사 해상운송 의료 건축 정보계통이 될 것이라고 피츠워터는 덧붙였다. 【모스크바 AFP 연합 특약】 소련 외무부는 22일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성급한 행동에 대해 경고하면서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의 군사력 동원 토의에 대해 외무부 대변인 유리 그레이츠키흐는 뉴스브리핑에서 『군사력 사용과 같은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성급한 행동을 피하고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련 외무부 알렉산데르벨로노고프차관은 셰바르드나제장관이 베이커 미국무장관에게 보내는 서한을 모스크바 주재 미대사와 만나 전달했다고 타스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이 서한이 「페르시아만 상황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니코시아·워싱턴 외신 종합 연합】 미국은 21일 페르시아만 위기와 관련,대화를 갖자는 이라크의 제의를 『과거에도 들은 바 있는 소리』라며 거부하면서 그같은 대화는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에서 무조건적으로 완전 철수한 뒤에야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라크의 대미 협상제의와 관련,『그같은 메시지는 우리가 전에도 들은 바 있으며 매일 이라크로부터 나오는 소리』라며 대화제의를 거부하고 페르시아만 위기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이라크가 침공국이며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해야 한다는 유엔의 입장과 동일하며 이러한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라크정부는 22일 대서방 화해제스처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억류중인 프랑스인 5백60명과 일본인 5백8명등 총 1천68명을 출국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 “태상황” 등소평의 생일/우홍제 홍콩특파원(오늘의 눈)

    12억 중국인구의 최고 실권자 등소평이 22일 86회 생일을 맞이했다. 지난 3월 국가군사위주석 사임을 끝으로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뒤 그의 활동이 중국 TV에 비춰진 적은 거의 없었고 그 자신도 은퇴당시 『나는 이제 보통 시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렇지만 등이 여전히 변함없는 중국의 실질적인 최고 통치권자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공식적으론 은퇴했지만 북경을 방문하는 외국 원수나 귀빈들은 여전히 그를 정중하게 예방하고 있으며 중국의 모든 중요한 정책은 그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만 발효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2일 생일을 맞은 등은 북경 동부 휴양지 북대하에서 가족들과 지내고 있으며 요즘에도 하루 한시간씩 수영을 즐기는 등 노익장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공직이 없어서 공식적인 축하잔치는 없지만 북경의 현 고위층은 등의 생일을 기리는 뜻에서 22일 아침 천안문광장에 모두 나와 아시안게임 성화점화식을 가졌다. 하오에는 등의 고향인 사천성에서 특별히 출장을 온 요리사들이 갖가지 사천음식을 만들고 고위인사들을 대접하기도 했다. 최고실권자의 의중을 미리 헤아려 만수무강을 비는 제스처인 것이다. 등은 지난 7월 사전예고없이 가족들과 함께 아시안게임 시설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만족한 표정으로 『모든 것이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만약 개방 개혁의 흐름이 잘못돼 1억이 잘살게 되고 11억이 굶주린다면 또다시 사회주의 혁명을 해야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개방 개혁은 하되 자본주의식은 않겠다는 그의 통치이념은 현재 강택민당총서기 등 그의 후계자들에게 충실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등이 가까운 장래에 사망할 경우 제2의 천안문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등이 오래 살아서 그들의 일천한 권력기반이 굳게 다져지고 천안문의 비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희석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등은 지난 5월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총리와 환담하면서 『오는 97년 홍콩에 대한 영국의 통치가 끝날 때 꼭 홍콩땅을 밟아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유유자적,수렴청정을 즐기는 현대판 태상황이 과연 그때까지 살아있게 될는지 궁금한 일이다.
  • 2차대전이래 최대 병ㆍ화력 페만대치/첫총성속 충돌로 치닫는 중동

    ◎이라크 부총리,페만사태 이후 첫 방소/미,최신예 스텔스기 22대 사우디로 추가 발진/“탈출러시”… 봉쇄 아카바항엔 난민 20만 ○…해안봉쇄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요르단의 아카바항은 이라크를 탈출,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외국인 난민으로 붐비고 있다고 항만관리들이 20일 말했다. 지난 수일간 이라크를 빠져나온 20만명의 이집트인과 8백명의 수단인들을 비롯,많은 난민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기 위해 아카바항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편 요르단정부는 중동위기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자 전력과 휘발유를 비롯,에너지 소비를 절약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 ○전투기 1천대 집결 ○…서방과 아랍 국가들은 페르시아만 주변에 30만명 이상의 병력과 2차대전 이래 최고의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래 이라크와 서방의 지원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경 양편에는 노후한 투폴레프 폭격기에서부터 레이다 추적을 피하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1천2백대의 전투기가 집결해 있다. 약 6만명의 병사가 이 지역으로 향하고 있으며 실제 전투가 벌어지면 이 숫자는 즉각 두배로 늘어날 것이다. 5척의 항공모함을 비롯한 최소한 1백20척의 군함이 아라비아해에 집결해 있으며 더 많은 군함들이 이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이라크는 쿠웨이트에 약 17만명의 병사를 배치해 놓고 있다. 이라크는 이란­이라크전쟁 당시 점령한 이란 영토로부터 지난 17일 병력철수가 시작됨에 따라 육군 30개 사단의 약 30만명의 병력을 새로 동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는 이라크는 5백여대의 전투기와 5천5백대의 탱크,5척의 프리깃함을 포함한 50척의 군함,1백만명의 병력을 자랑하고 있다. ○“격추하면 즉각 대응” ○…이라크 관리들은 20일 유럽인들에게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아 「3차세계대전」을 피할수 있게 해달하고 호소하고 그러나 미국조종사들이 이라크에서 격추당하면 즉각 「잡아먹히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프랑스 제1TV(TF1)의 앵커맨 파트리크 푸와브르 다르보는 바그다드로부터의 보고를통해 이라크공보부 관리들이 미국에 대해 그같은 「엄청난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 군사요원도 탈출 ○…사막에서의 긴 여행으로 피로에 지친 수천명의 아랍인들과 소련 군사전문가들을 포함한 동유럽인들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19일째인 20일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벗어나 요르단으로 들어왔다. 목격자들은 이집트인ㆍ요르단인ㆍ레바논인ㆍ태국인ㆍ팔레스타인인ㆍ브라질인,그리고 대만인들이 이날 타는듯한 뜨거운 날씨속에 루웨이셰드 국경 검문소를 통과했다고 전했는데 이들중에는 1백22명의 소련 군사전문가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쿠웨이트에 남아있던 약 9천명의 서방인들을 쿠웨이트의 몇몇 호텔들로 집결시키라고 명령한 반면,동유럽인ㆍ호주인ㆍ스웨덴인ㆍ핀란드인 등 일부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호의적 제스처」의 일환으로 출국을 허용하고 있다. ○…사둔 하마디 이라크 부총리가 2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소련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하마디 부총리의 방문임무에관해 상세한 보도를 하지 않았으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관련된 방문임이 분명하다. 이라크의 고위관리가 소련을 방문한 것은 페르시아만사태 발발 이후 처음이다. 수년간 이라크에 무기를 공급해온 소련은 이라크의 침공을 비난하면서도 페르시아만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바그다드와 접촉을 벌여왔다. ○ 국적,고위사절 파견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20일 이라크 정부에 의해 인질로 사로잡혀 있는 외국인들의 운명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이 기구의 한 고위간부를 이라크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ICRC의 중동지역 담당국장인 안젤로 그나딘저씨는 기자회견을 갖고 그가 이라크의 타레크 아지즈 외무장관에게 보내는 코르넬리오 소마르루가 ICRC 위원장의 서한을 갖고 이날 하오 바그다드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가 중동에 파견된 미군을 공격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두번째의 스텔스 전투기 편대를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했다. 레이다망을 피해 적의 방어선을 뚫고 들어가 전략목표를 폭격할 수 있는 스텔스기는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침공하기로 결정할 경우 바그다드를 공격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22대의 스텔스 F117A 전투기는 미국 서부 라스베이가스 서북방 2백25㎞ 지점인 네바다의 토노파 시험비행장으로부터 동부 버지니아의 랭리 공군기지로 향했으며 여기에서 페르시아만으로 출동하게 되는데 사우디아라비아내의 그들의 행선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화학공장등에 배치 ○…이라크는 억류중인 미국인들을 미국의 공격에 대비한 인간방패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미국인들을 화학공장을 비롯한 전국의 전략지점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CBS방송이 19일 보도했다. CBS방송은 수미상의 미국인들이 최소한 4개 시설에 분산 배치됐다고 보도하고 이들이 배치된 곳은 시리아와의 국경 부근의 황산공장인 알 카임과 바그다드 남부의 화학약품 및 대포생산시설인 알 이스칸다리야,그리고 바그다드 북부의 화학공장 바이지 등이라고 덧붙였다. ○“정선거부”처리 주목 ○…이라크 유조선 2척이 19일 미함정의 경고사격을 무시하고페르시아만을 통해 계속 남쪽으로 이동함으로써 조시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출입 선박 차단계획이 최초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페만지구를 방문중인 리처드 체니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함정들이 그들이 지난 18일 경고사격을 가했던 이라크 유조선의 뒤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으나 이라크 선박들이 계속 정선을 거부할 경우 그들을 격침시킬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수단,이라크에 파병 ○…수단 지도자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수개 군부대를 이라크에 파견키로 결정했다고 알 와프드지가 18일 보도했다. ○“이라크에 우유를” ○…요르단의 자선단체들은 18일 유엔의 무역 금수조치로 인해 기아선상에 놓여 있는 이라크 유아들을 위해 우유와 식료품을 기부해 달라고 호소. 산하 2백여개의 단체들로 구성된 요르단 자선단체 총연맹은 이날 각 신문 1면에 실린 광고를 통해 『요르단의 어린이들은 전세계 친구들과 아랍과 국제기관 및 세계지도자들에게 이라크어린이들이 처한 죽음의 위협을 중단시키자는 우리의 호소를 받아들여 주기를 요청한다』고 발표. ○유엔대표 이라크에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 출국이 금지된 외국인들의 석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명의 유엔 사무차장이 20일밤 이라크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칠레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중동위이기는 계속 긴장되고 있으며 폭발할 정도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요르단은 샌드위치” ○…한 중동문제 전문가는 『이번 페만위기가 전면적인 충돌로 발전할 경우 요르단은 최전방 전투지역이 될 것』이라며 『요르단은 이라크와 이스라엘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
  • “교전 불가피”이스라엘,대비책 부심/숨가쁜 대치 계속… 중동현장

    ◎이란도 이라크군 포로 국경지대로 이송/서독,독가스 제조장비 이라크 밀매혐의 7명 체포/“미와 정면충돌하면 후세인군부도 분열” ○…서독 경찰은 17일 이라크에 독가스 제조장비를 공급하려한 혐의로 7명을 체포했다고 서독 검찰당국이 발표. 프리드리히 호프만 검사는 이번에 체포된 7명의 용의자들 가운데는 서독의 정보기관이 고용했던 「알 카디」라고 알려진 이라크인 전문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군의 충성도에 문제 ○…이라크군의 현 중동위기에 대해 후세인대통령을 지지,충성을 다짐하고 있지만 미국과 충돌이 발생,이라크내에 많은 사상자가 생기고 유엔의 제재조치가 효력을 발하기 시작하면 후세인에 대한 이라크군의 장기적인 충성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중동문제 전문가 및 외교소식통들이 17일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는 후세인은 이라크내에서 쿠웨이트 침공으로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난민들 대공세 준비 ○…최근 쿠웨이트를 탈출한 난민들은 쿠웨이트 시민들로 구성된 저항세력들이 이라크군에 대한대공세를 취하기 위해 외부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고위관리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 거부로 이라크와 미국간의 전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 발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고위관리들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이스라엘 군과 방위당국이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모세 아렌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군방송을 통해 『이번 위기가 선의로 해결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만약 이 위기가 해결된다면 그것은 이 지역 다른 나라와 합동으로 미군이 배치되는데 따른 압력 아래서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파견 미군트럭 전복 ○…일부 병력이 사우디에 파견된 미 제24기계화사단의 군장비를 운반하던 군트럭이 17일 조지아주의 사바나장으로 달리던중 전복,2기의 스팅어 미사일이 고속도로 위로 떨어졌다고 조지아주 경찰대변인이 말했다. 이 사고로 95번 고속도로가 한동안 막혔으며 군당국은 폭발물 제거전문요원들을 사고지점으로 급파. ○3개시 야간 통금령 ○…이라크는 17일 쿠웨이트시를 포함한 쿠웨이트내 3개도시에 야간통금령을 내렸다고 이라크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명령으로 쿠웨이트시와 니다ㆍ자라 등 3개시에 대해 밤 11시부터 다음날 상오 6시까지 통금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란 포로 1진 도착 ○…이라크의 대 이란 평화제의에 따라 석방된 이란인 전쟁포로 제1진이 17일 이란에 도착했다고 이란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송환포로들이 바그다드∼테헤란을 잇는 주간선도로상에 위치한 코스라비 국경초소를 통해 돌아왔다고 전하고 외무부 대변인을 인용,이란측도 상응조치로 이라크인 포로들을 테헤란으로부터 국경지역으로 이송했으며 곧 이라크측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은 아랍권의 지지를 얻기 위한 또 하나의 제스처로서 이라크 교도소내에 있는 일부 아랍국 죄수들에 대해서도 간첩행위자등을 제외하고는 사면한다고 발표했다고 니코시아에서 수신된 INA통신이 전했다. ○수차례 교전위기 ○…이라크 전투기들이 수차례 쿠웨이트­사우디 국경부근 상공에서 비행중이던 미국의 F­15S 제트기들과 조우했으나 미군기에 탑재된 무기 시스템이 이들을 겨냥하자 퇴각했다고 일부 공군 비행 편대장들이 16일 말했다. ○“테러 정보 수집”지시 ○…미연방 수사국(FBI)은 현 중동위기와 관련,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가능성에 대한 정보수집활동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산하 요원들에게 지시했다고. 윌리엄 세션스 FBI국장은 지난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수시간뒤 전 요원들에게 미 이익에 해를 끼치게 될 테러를 비롯,외국의 방첩활동에 이르기까지 극단주의 활동 전반에 관한 정보수집에 촉각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는 것. ○호텔집결 영인 귀가 ○…쿠웨이트에 있는 영국인들은 이라크 당국의 명령에 따라 17일 쿠웨이트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 집결했으나 이라크 관계자들이 나타나지 않아 이날 밤 귀가했다고 영국 외무부가 밝혔다. ○…1만명 이상의 이집트인들이 이라크의 공격으로부터 성지를 지키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할 것을 자원했다고 카이로 주재 사우디대사관 공보관이 17일 밝혔다. ○왕 아들도 자원입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연합 국왕의 여덟 아들들도 이라크의 침공에 대비한 정부의 지원병 모집에 용약 응모했다고 걸프뉴스가 17일 보도. ○성인잡지 휴대금지 ○…사우디에 파견된 미군들은 사우디가 엄격한 회교국가라는 점을 감안한 관계당국의 방침에 따라 맥주등 술과 플레이보이지 같은 성인용잡지를 일체 가져가지 못하게 됐다. 한 관계자는 이 두가지 사항만을 꼭 지키라고 병사들에게 이미 주의를 주었으며 가능한 한 악수를 자주하고 발바닥을 상대방에게 보이지 말라는 등 상대국의 예의범절을 존중하라는 내용도 하달했다고 밝혔다. ○군수업체,조업연장 ○…미국의 일부 방위산업체와 군수관계 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된 미군에 대한 전투기 등 각종무기에 대한 군수물자 보급을 위해 일부 업체가 24시간 조업체제에 돌입하는 등 조업연장에 들어갔다고 관계자들이 16일 밝혔다.
  • “사면초가” 후세인의 시간 벌기/왜 부시에 「친서」 보냈나

    ◎서방 봉쇄조치로 세 불리 판단/“일단 국제여론 피해보자” 속셈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측에 나란히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나선 것은 세불리를 느낀 나머지 현재와 같은 극한 대치상황을 일단 모면하고 시간을 벌어들이는 한편 악화될 대로 악화된 국제여론을 이라크에 유리하도록 돌이켜 보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후세인은 미국 EC 일본 등 서방세계와 아랍국들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빠른 속도로 일치단결해 대이라크 경제제재및 무력해상봉쇄 조치로 목을 죄어옴에 따라 국제적 고립감과 미국과의 전쟁에 대한 공포감에 시달리고 있고 식량난등 국내 반발의 위험마저 고조됨에 따라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일단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지난 12일 쿠웨이트 점령군 철수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주둔 외국군 철수및 경제제재 해제와 팔레스타인점령 이스라엘군 철수등을 요구했던 후세인이 불과 며칠만에 미군이 사우디주둔 병력수를 현상태에서 더이상 증강시키지 않는다면 쿠웨이트로부터의 철군협상을 개시할 용의가 있고 사우디를 절대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저자세로 돌변한 것은 저간의 다급한 사정을 말해준다. 이란에 대한 평화협정 제의는 만일 서방세계와 협상이 무산돼 일전이 불가피할 경우 적어도 이라크를 제외하고는 중동최대의 군사대국인 이란만은 적으로 만들지 않고 사면초가 상황에서 벗어나 싸워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8년간의 이란·이라크 전쟁이 88년 휴전에 들어간 지 2년이 지났으나 샤트 알 아랍 수로의 소유권 분쟁과 이라크가 점령한 이란영토 반환문제에 이견을 보여 평화협정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는 유일한 해상연결수단인 이 수로를 이란측과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지난 75년 알제국 경협정대로 이 수로를 국경선으로 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같은 후세인의 제의에 대해 라프산자니 이란대통령은 이미 수락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이란은 이제까지의 대이라크 강경규탄 입장에서 다소 선회,아랍세계의 자체해결및 원유증산 자제를 촉구하는등 이라크 간접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후세인의 친서제의가 다소 진전된 것이기는 하지만 쿠웨이트점령 이라크군의 선철수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후세인의 이번 제의는 이라크가 한풀 꺾이고 들어감으로써 그동안 팽팽히 맞서왔던 양측의 세력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이번 페르시아만 위기에 개입한 미국의 목표가 쿠웨이트 주권의 원상회복을 통한 단기적인 원유공급안정성 확보뿐 아니라 위험인물인 후세인을 제거함으로써 항구적인 중동평화를 꾀하는 데 있고 현재의 경제제재조치가 먹혀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를 별로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 남은 일은 후세인이 이대로 버티느냐,아니면 상당한 굴욕감을 감수하면서 선쿠웨이트 철수를 받아들여 서서히 무너지느냐 하는 두가지 선택뿐인 것 같다.
  • 한국정치 「대결구도」 벗어나야 한다/민주정치 정착을 위한 특별좌담

    ◎다원시대 맞춰 전향적 통일정책 펼때/“70% 넘는 중산층” 대변할 정당 나와야/세대교체돼야 개혁 가능… “물러가라”식은 곤란,여건 성숙 기다리는 슬기를(서울신문 광복 45주년 특집) 광복 45주년을 맞아 그동안 우리 정치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오늘의 정국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치상을 원로,여야 정치인,학자 등 4자대담을 통해 진단·평가해본다. 지난 45년간 우리 정치에서의 명과 암은 각각 무엇이며 오늘날 우리가 서 있는 시점은 어떤 상황이며 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은 어떠한 것인지를 정리했다. □참석자〈가나다순〉 나종일〈경희대대학원장〉 송원영〈전 국회의원·5선〉 최기선〈국회의원·민자당〉 홍사덕〈민주당부총재〉 △나종일교수=우리가 일본통치에서 해방된 지 45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45년간 제약과 난관도 많았고 심지어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45년 당시 우리와 형편이 비슷했던 나라들의 발전상과 현재 우리의 발전된 모습을 비교해보면 나름대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비교·평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송원영 전의원=정치가 정체됐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해방후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암살같은 비인도적 행위는 사라졌다는 점에서 크게 나아졌다고 봅니다. 해방직후인 45년 12월 송진우선생에 이어 장덕수·여운형·김구선생 등이 백주에 권총으로 살해됐지요. 이승만박사도 두번이나 암살을 모면했습니다. 이제는 그런 일들은 정리된 듯해요. 또 이박사가 남조선 단독정부수립의 필요성을 47년도엔가 밝힌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시 극도로 이데올로기의 대립상을 보였던 세계정세를 감안할 때 어쩔 수 없었던 선택같았습니다. 단독정부라도 세우지 않으면 어디로든지 빨려들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아직도 단독정부수립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있으나 나름대로 평가할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교수=해방후 좌우이념투쟁에 이어 전쟁도 겪었고 60년대이후에는 빠른 경제사회변혁이 있었습니다만 심한 부정선거양상이 사라졌다는 것도 한 특징이 되지 않겠습니까. △송 전의원=부정선거 양상이 근절됐다고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제헌국회의원 선거는 미 군정이 관할했었는데 상당히 공정하게 치러졌고 2대까지도 그 전통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3·4대에 이르러 환표등 부정행위가 노골화되었고 3·15 부정선거가 타락의 극치였다고 볼 수 있지요. 그 뒤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제헌선거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단정짓긴 어렵습니다. ○주권의식 확고해져 △최기선의원=해방당시 절대빈곤의 처지에 빠져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와 중국의 상황이 비슷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당시 수많은 농민이 굶어죽는 상황에서 대지주의 수탈이 계속됐고 이에따라 공산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를 택했지요. 지난해 중국에 가봤더니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와는 굉장한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같았습니다. 우리의 발전상을 실감할 수 있었으며 공산권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에 있어 지난 45년은 권위주의·봉건주의에서 탈피하는 시대였다고 봅니다. 지난 87년의 6·29 선언도 국민적 의지에 절대권력을 가진 정권이 손을 든 것으로 파악되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란 인식이 확고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민족자존및 자주의식이 고양되고 있는 것도 큰 변화입니다. 최근의 용산 미군기지 이전,한국 군작전권 이양 등이 그 실례이며 최근 미국의 우리에 대한 태도도 상당히 달라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과거의 무조건 반공주의에서 벗어나 남북화해등 전향적 통일추구 자세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띕니다. 한마디로 현재 상황은 권위주의적·외세의존적 자세에서 벗어나는 대전환기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나교수=태평양전쟁이 끝나기 2년전쯤 미 국무부와 영 외무부가 공동으로 전후처리문제를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영측 연구는 유명한 역사학자 토인비가 주도했는데 세계 각지에서 얻은 정보의 분석결과 한국은 근대국가의 경험이 없고 분파주의의 정치행태가 심하므로 당분간 신탁통치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답니다. 토인비의 얘기가 얼마나 옳았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 근대국가 경험미숙,분파주의외에도 제약요인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우선 굉장히 가난했습니다. 47년인가 이승만박사가 하와이 동포에게 독립정부 준비자금 1만달러 지원을 요청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돈이 있어야 여유있는 정치를 할 수 있을텐데 그러지를 못했어요. 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유엔의 지지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외세의존도가 너무 높았고 이념대립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던 것도 발전의 큰 제약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회·경제분야 등에서 일부 소외계층도 생겼고 단독정부가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때 우리와 비슷했던 나라들이 겪어온 길을 보면 우리가 모두 나빴다고 말하기도 어렵지요. ○사회·경제보다 뒤져 △홍사덕부총재=민주주의는 산업사회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때 해방이후 우리의 가장 큰 성공은 산업발전을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해방 당시에는 5인이상 기업체가 1만여개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전체인구의 75%가 월급쟁이 혹은 월급쟁이가 부양하는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확고한 기초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실패는 이들 월급쟁이가 자신의 정치이해를 표현하는 기회가 봉쇄돼 있다는 것이지요. 호남출신 월급쟁이와 영남출신 월급쟁이가 서로 하나라는 인식을 갖지 못하게끔 지방주의·분파주의가 제도화 됐다든지 이데올로기에 착색되어 자신들의 이해표출을 올바르게 하지 못하게 됐다든지 하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앞으로 진정한 정치근대화를 위해서는 이들 월급쟁이가 정치적으로 뭉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교수=산업화의 성공을 통해 국가영역과는 다른 사회영역이 상당히 확장되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겠지요. 이전보다 정부통제영역이 상당히 축소되어가고 있으며 6·29 선언도 이런 사회적 배경을 깔고 나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분야에서의 성취가 사회·경제분야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많아요. △송 전의원=정치의 정체 내지 후퇴의 근본요인은 집권자가 법을 안지킨 때문이라고 봐요. 이박사나 박정희씨가 무리하게 정권연장을 하려한 데 대한 반작용이 야당의 의원직 사퇴등 후진적 정치행태를 계속 이어가게 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65년 한일협정 체결에 반대,야당의원들이 총사퇴했다가 일부는 번의하기도 했는데 현재 야당의원들의 사퇴서 제출사태도 그때와 비슷한 듯해요. 이것은 결국 정치가 정체되어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의원직 사퇴라는 일이 외국에서는 절대 없습니다. 우리도 사퇴서를 내면서 진짜로 사퇴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사퇴서를 낸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인데다 정부·여당도 그것을 수리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홍부총재=저는 송선생님과 견해를 조금 달리 합니다. 사퇴서 제출은 다른 방법이 없는데서 나온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전에 단순한 제스처로 사퇴했던 분들은 어쨌는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원래 뜻이 관철되지 않는 한 번복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또 그것을 기대합니다. △최의원=해방이후 우리 정치는 독재냐 민주화냐 하는 대결논리에서 정권타도 투쟁이 그 핵심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다양하고 복잡다기해진 사회에서의정치는 투쟁만으로는 되질 않습니다. 각계각층의 이익이 상충되는 상황에서 절대악도 절대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에서 반독재투쟁시대는 지나갔다고 보며 건전한 정책대결로 국리민복을 추구해야 될 시점이라 봅니다. 미소가 적대·대결관계를 청산하고 탈이데올로기의 기치아래 화해·협력하고 있는 마당에 좁은 국내에서 투쟁·대결구도를 마냥 지속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의원직 사퇴서제출은 신중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택해준 신분이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하기 싫다고 그만두는 자리가 아닙니다. 또 이 상황의 의원직까지 던질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제자신 여당에 몸담기전 상당한 야당생활을 했음에도 도저히 납득이 안갑니다. ○힘센 편이 더 큰 책임 △나교수=양측에서 보면 서로 할 말이 있을 것입니다. 여권에서 보면 역시 날치기통과를 할 수밖에 없게끔 야당이 상황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판단할 때 힘센 사람이 책임도 더 느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형제간에 싸움이 일어나더라도 형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송 전의원=앞서 정치발전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것도 이런 것을 두고 말한 것입니다. 65년 한일협정때 의원직 사퇴서제출 파동을 언급했습니다만 당시 지구당에 사퇴서를 내면 자동적으로 의원직 사퇴가 이뤄지는 데도 지구당에서는 사퇴서를 접수만 한 뒤 사퇴서를 떼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사퇴서를 낸 의원들은 자신을 속이고 지역구 선거주민들을 속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또 다시 벌어지고 있는데 뭔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사퇴서 제출과 같은 의회투쟁방식은 절대 지양되어야 합니다. 또 지난 임시국회때 여야가 좀더 사려깊게 지자제법안문제등을 다뤘다면 오늘날과 같은 대립양상은 피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느껴집니다. △나교수=그럼 이제 앞으로 우리 정치에 대한 전망을 좀 해 주시죠. 우리 정치가 제 모습을 갖고 주어진 여러과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떻게 모색될 수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개헌문제,세대교체문제,통일문제 등과 연계해 풀어나가 볼까 합니다. ○「길드정당」 벗어나야 △홍부총재=우리 정치가 본래의 모습을 갖추려면 우선 정당정치가 당연히 지녀야 할 모습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당은 수공업시대의 기술자와 직공관계와 같은 길드(Guild)정당과 부당하게 만들어진 권력을 지키기 위한 정당,2가지 뿐이었습니다. 전체 국민의 75%를 차지하는 셀러리맨들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이 시간까지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정치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바람직한 모습의 정당이 나타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갖추어지고 정치길드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물러나는,즉 인적청산이 이뤄지면 우리의 정치문화도 한단계 높게 발전할 것입니다. 또 그래야만 사회내부의 점진적 개혁도 가능하고 그 바탕위에서 진정한 평화통일문제등도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의원=지금 시점은 세계적인변혁의 시대로서 국내적으로도 급변하는 상황속에 있습니다. 현정국상황등과 관련해 3당합당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앞으로 국가보안법·안기부법 등 안보관련법안에 대한 과감한 개폐와 지자제법안 처리등을 통해 여권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시킬 것입니다. 야당도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반독재투쟁의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다양화시대에 맞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등 국민들에게 수권능력을 갖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할 것입니다. 민주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국회나 법정등에 나서 증언을 하느냐 하는 등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도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소외계층에게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느끼게 하고 풍요의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제 여야가 한발짝씩 물러서서 타협의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정치적 투쟁과 대결의 시대가 마감되는 상황변화가 이뤄졌는 데도 투쟁과 대결구도를 계속 지속해나가길 원하는 인물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다양화되고 평화의 시대를 담당할 세대가 나와야 할 때라고 봅니다. ○세대교체론 신중을 △송 전의원=세대교체문제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새로운 정치를 지향한다고 주장하려면 당연히 3김씨의 퇴진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그러나 세대교체문제는 현재 우리의 정치적 어려움이나 국내외여건등을 고려,신중하게 거론돼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나교수=정치인이 물러난다,물러나지 않는다 하는 문제는 주변의 명분만으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을 하나 길러내는 데도 오랜 시간과 경륜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영국사람들은 정치인 한명이 나오려면 3세대가 걸린다고들 합니다. 오랫동안 정치를 했고 시대에 맞지 않으니 이제 그만두라는 식의 발상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역시 여건이 성숙되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홍부총재=4반세기 전부터 대권쟁패를 해온 사람들이 세대교체주장을 무산시키기 위해 무한 방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측에서는 무한공격을 할 경우 나라가 어지러워질 것이기 때문에 지난 대통령선거이후에도 무한공격을 삼가해온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까지 무한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3당통합도 무한방어의 한 편린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전의원=최근 개헌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습니다만 이 문제는 총선때 묻는 것이 원칙이라고 봅니다. 3당통합으로 의석수를 인위적으로 개헌선인 3분의2를 확보한 뒤 개헌을 강행한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도 용인될 수 없습니다. 개헌의지가 있다면 총선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정리=최태환·이목희기자〉
  • 외언내언

    『세상 살 맛 안난다』 『세상살이 재미없다』는 말이 자주 들리는 요즘 세태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들여다볼라치면 그럴 만도 하다. 정국은 파행국회다,개헌설이다,야권통합이다,남북교류다,해서 온통 심란하고 어수선하다. 경제도 신나는 일이 별반 없다. 사회는 어떤가. 비리·부정,가축잔혹도살사건,쓰레기환경오염 등으로 어둡고 답답한 얘기들 뿐이다. 아름다운 뉴스는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거기에다 찜통더위는 왜 이다지도 극성인지. ◆그런데 소슬바람처럼 밖에서 들려오는 두가지 밝은 뉴스가 그나마 감아버린 눈을 번쩍 뜨게하고 닫힌 귀를 휑하니 뚫는다. 북경축구대회에 참가한 남북한선수들이 국제대회 출전사상 처음으로 경기와 관계없이 한데 어울려 식사를 하며 「동포애」를 격의없이 나누었다는 소식이 그 하나다. 비록 중국측의 주선이긴 했지만 이들은 축구외에도 고향얘기며 사람사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고 한다. 옛날 같았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도쿄에서는 40여년간 반목과 질시로 얼룩져온 재일거류민단과 조총련이 만나 조국통일을 위해 무엇이든 힘닿는 데까지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휴전선 못지않게 두터웠던 두 단체간의 「단절의 벽」을 허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비교적 하기 쉬운 일로서 북경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 편가르지 않고 남북선수단을 합동응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 낭보는 「민족대교류」와 「범민족대회」를 부르짖는,어쩌면 거창한 남북한의 화해제스처가 벽에 부닥쳐 있는 안타까움 속에서 전해져 우리의 가슴에 신선하고 짜릿하게 와 닿는다. 큰 것은 작은 것부터 시작되는 법. 이들의 만남들을 가리켜 「미니민족교류」 「미니민족대회」라 불러 모자람이 있을까. 폭염속에서 귀밑을 때리는 시원한 가을바람 같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 8·15 광복을 맞아 남북관계도 이처럼 조그마하나마 뜻있는 열매부터 맺었으면 싶다. 그래야만 세상은 그래도 살아볼 만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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