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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대표가 「범법자」와 대좌 곤란”/노동법 TV토론 여의 입장

    ◎법적하자 없는 인사와 토론 원한다” 노동관련법에 대한 신한국당과 노동계의 TV토론은 당장 성사되기 어려울 듯하다.신한국당은 17일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돼 있는 권영길 민주노총위원장이 TV토론의 조건으로 신변안전보장을 요구하자 거절했다.『법적 문제가 있는 인사와는 TV토론을 할 수 없다』(김철 대변인)는 이유다. 신한국당의 이같은 자세는 무엇보다 힘의 논리에 밀려 공권력의 권위가 침해당하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파업정국의 원만한 수습을 위해 모든 대화노력을 기울인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안에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것이다.아무리 대화가 중요하더라도 불법파업을 주도,사전구속영장이 발부돼 있는 「범법자」에게 치외법권적 권한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여권은 이를 「공권력의 자기부정」으로 규정한다. 김철 대변인은 『TV토론은 우리 당이 제안한 것으로 누구보다 이를 열망하고 있다』면서 『노동계가 법적 문제가 없는 인사를 토론자로 내세운다면 기꺼이 응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의 이같은 자세는 자칫 대화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노동계일각의 주장처럼 『공권력투입의 명분을 쌓기 위한 제스처로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수 있는 것이다.신한국당도 이점을 고심한 듯하다.민주노총측의 요구를 4시간이 지나서야 거절한 점이 이를 반영한다.그런 고심끝에 신한국당은 사법적 대응과 정치적 해결은 별개라는 기존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 야 노동법 대안부재 딜레마(정가 초점)

    ◎파업으로 경제난 가정되면 선동책임 못면해/투쟁강도 높이며 “여서 무효선언후 제시” 반복 야권의 대여 투쟁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본격적으로 거리에 나설 기세다. 국민회의 의원 20여명은 16일 국회에서 사흘째 농성을 계속했다.아울러 유재건부총재등 의원 25명을 민노총지도부가 농성중인 명동성당으로 보내 파업지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17일에도 3차 방문단을 보낼 계획이다. 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7일부터 「공조투쟁」에 들어간다.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야·학계·법조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시국대토론회」를 가진다. 양당은 18일 노동관련법·안기부법의 재개정을 위한 「1천만명 가두서명」에 나선다.거리투쟁을 공조하는 첫 시도다.20일에는 대도시 순회 규탄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장외투쟁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그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파업사태 장기화로 경제난이 가중되면 「선동책임」을 면키 어렵다.의원들의 국회 농성 열기가 식어가는 것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더욱이 두 야당의 장외공조는 손발이 척척 맞는 단계가 아니다.두 김총재의 청와대 앞 「시위구상」이 무산된 것이 그 일례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에게 청와대방문을 제의했다는 후문이다.정식 시위라고는 할 수 없다.김영삼 대통령과의 청와대회담을 요구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인 셈이다.그러나 자민련 김총재는 이를 거절했다. 야당은 또 「대안딜레마」에 빠져 있다.언론과 여권은 『야당이 대안도 없이 정치공세만 일삼고 있다』고 연일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바로 이 대목이 「수권 능력이 없는 야당」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아울러 대안을 섣불리 내놓을 수도 없다.야권은 대안을 제시하는 순간 찬반 양론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야권은 『여권이 노동법 무효 선언을 하는 즉시 대안을 내놓겠다』는 목소리만 되풀이하고 있다.
  • “과거주장 재탕… 난국해결 도움 안돼”/이 대표 회견 야권 반응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의 여야 3당3역 회담제의에 대해 야권은 『노동법 재심의를 전제로 하지않는 어떠한 대화제의도 본질을 흐리려는 대화 제스처』라며 거절의 뜻을 분명히 했다.이날 제의를 진정한 「대화의지」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신 야권은 『노동법 재심의는 움직일 수 없는 대원칙』이라고 강조하면서 『여야 영수회담만이 사태해결의 유일한 길』이라며 선영수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간부회의를 통해 ▲노동법 재심의 ▲영수회담 개최 ▲공권력 투입포기 등의 3개 원칙을 제시하며 영수회담을 위한 3당총무접촉의 역공세를 폈다.야당이 대화거부라는 비난을 비켜가며 신한국당이 받기 어려운 조건부 총무접촉을 제의해 대여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이대표의 회견은 과거 주장을 되풀이한데 지나지 않으며 현 난국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파업사태의 문제해결능력은 당사자인 김영삼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자민련의 반응도 냉담했다.안택수 대변인은 『여당이 노동법 등 11개 법안을 철회하는 일대 사고의 전환을 하지않는 한 이번 비상사태는 해결될 길이 없다』며 『이대표가 영수회담 개최를 차후로 미룬 것은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이달 하순께 섞어찌개식 영수회담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권오을 대변인도 『국가 위기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청와대 눈치보기의 재탕』이라며 『날치기된 노동법의 재개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모든 제안은 허구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 야,3역회의 거부… 총무회담 역제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6일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위원이 파업시국을 돌파하기 위해 여야 3당간의 3역회의를 제의한데 대해 정면거부했다. 양당은 이대표의 제의가 노동관련법 재개정불가를 전제로 하는만큼 무의미한 대화제스처에 불과하다고 규정하고 ▲노동법과 안기부법의 재심의 ▲여야총재간의 청와대회담 보장 ▲파업노동자에 대한 경찰력 투입중지 등 3개 조건을 전제로 총무회담을 열 것을 역제의했다.
  • 노총 오늘 2단계 돌입 “최대 분수령”/노동계 총파업 전망

    ◎세과시후 3월 임·단협 투쟁과 연계 복안/민노총 공공부문 가세땐 장기화 불가피 민주노총이 새해 들어서도 총파업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가운데 한국노총이 14∼15일 이틀간 2단계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노동법 개정으로 빚어진 총파업국면은 최고조로 치닫는 느낌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서울 및 부산 지하철과 통신 등 공공부문이 총파업에 가세하는 15일에는 각각 70여만명,30여만명 등 총 1백만명이 가세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을 단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1단계 총파업을 단행했던 한국노총이 새해 들어 10여일 동안의 관망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금융·택시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분야까지 가세하는 시한부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것은 민주노총의 강공 드라이브에 산하 단위 노조들이 동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14∼15일 동안 세과시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정부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이해된다. 한국노총은 오는 15일 조직 역량을 총동원한 서울 여의도집회를 분수령으로 파업대열에서 비켜선 뒤 총파업 열기를 3월부터 본격화되는 임·단협투쟁으로 연계시킨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도부의 「옥쇄 결의」를 거듭 공언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3단계 총파업이 시작되는 15일의 파업강도와 여권의 태도변화 등에 따라 투쟁전술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되나 개정 노동법의 철회 및 재개정 약속이 없는 한 파업철회는 있을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파업의 장기화에 따라 노동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정부의 시각과는 달리 총파업 대열에 상인 등 일반 시민들과 교수·종교인 등 지식층이 동조하는 「국민적 저항」국면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여권 지도부의 대화 제스처나 공권력투입 자제움직임,국제 자유노조총연맹(ICFTU) 등 국제 노동단체의 연대움직임도 민주노총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징조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노동법 개정 백지화」라는 투쟁목표를 쟁취할 수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한 총파업국면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혼란 지속이나 공권력 투입으로 인한 정국경색 가중 가운데 하나로 귀착될 것 같다.
  • 온건기류 급부상의 저변(정가 초점)

    ◎신한국/파업정국 대화모색 나섰다/노동계 대응방식 온건쪽에 무게실어/이 대표 “필요하면 직접 TV토론 참가” 여권의 기류가 변하고 있다.노동계의 총파업에 대한 강온양면 전략 가운데 11일부터 온건 쪽에 무게를 실었다.이른바 「대화정국」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화의 물꼬는 신한국당 쪽에서 먼저 텄다.파업주동자 사법처리를 천명하고 나선 정부보다는 운신의 폭이 넓은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이날 상오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노동계대표와 TV토론 제의와 이홍구 대표위원의 간담회 내용이 첫 출발점이다. 김철 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전체 노동자와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며 토론제의 배경을 설명했다.또 노동계의 반대투쟁과 정부의 강경대응만이 있는 현실에서 진지한 토론의 장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필요하다면 이대표가 직접 토론에 참가할 수도 있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이대표는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야권이 대안을 가지고 논의를 제기해온다면 응할 수도 있을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연 것이다.이는 노동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대화제의로 받아들여진다. 이대표는 그러나 『여야의 대표 몇명이 모여 협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야권이 요구하고 있는 영수회담과 같은 방식의 해결책 모색은 응할 수 없다는 여권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한국당의 이러한 유화적 제스처는 당내 일각의 반발을 무마하고,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해결의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여기에는 또 새 노동관계법 내용에 대해 자신있다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 이대표가 지난 10일 한국노총 관계자들에 이어 김수환 추기경과 농성중인 민노총대표들과도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연장이다.즉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새노동법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의미이다. 특히 이대표의 국회차원의 논의 천명은 침묵하고 있는 야당을 겨냥한 역공의 성격이 짙다.이대표의 한 측근이 『야권과의 대화보다는 「반대만 하지말고 대안이 있으면 가지고 나와라」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볼때 신한국당의 대화국면 조성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야권이 노동계의 반발을 정략적으로 다루려는 의도를 차단려는 목적인 것으로 관측된다.이대표가 간담회에서 야당이 지금과 같은 투쟁기조를 유지한다면 영수회담은 무의미하다는 기조를 분명히 한 것도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신한국당의 대화노력은 앞으로 다각적으로 전개될 것 같다.정부의 강경대응과는 별도로 다음 주부터는 파업현장 방문,근로자 고용안정과 생활향상 대책 등을 잇따라 발표할 움직임이다.
  • “북 권력투쟁서 온건파 승리 가능성”/독 타게스 슈피겔지 보도

    ◎4자회담 수용 등 유화정책 잇따라 추진 【베를린 연합】 북한의 유화 제스처는 권력투쟁에서 온건파가 승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독일 일간지 데어 타게스슈피겔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잠수함 침투사건 공개사과와 4자회담 수용의사 표명 등 북한의 태도변화가 수수께끼로 남아있긴 하지만 그동안 북한이 『4자회담에 대해 강력한 거부입장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이같은 태도변화과정에서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권력투쟁에서 온건파가 이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일간지인 디 벨트는 『북한 외교정책 전환은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긴급상황에서 한걸음 물러난데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움직임이 결국 대결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면 한국도 이를 도울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서양화가 권옥연(이세기의 인물탐구:116)

    ◎허무·고독을 즐기는 화단의 신사/세련된 멋·투박한 정서가 자연스레 공존/구상·추상 오가며 미지의 세계 정신적 탐구 권옥연은 슬픔과 허무가 엇갈리는 낭만적이고 이지적인 성격이다.화려하고 사치한 사교적인 면을 지니면서 「군중속에 둘러싸인 고독」 같은 이미지가 전신에 배여 있다.스스로를 옷 한벌도 없는 「무의자」로 불리기를 원하거나 그림 곳곳에 잔잔한 슬픔의 무늬가 운문율처럼 번지고 문학적 향수와 비감을 감추지 않는 것도 그만의 예술가적 기질일 것이다. 그의 작품도 일본과 프랑스유학에서 연유한 세련된 멋과 우리만의 꾸미지 않은 투박한 정서가 자연스럽게 공존된다.이른바 지난 역사속에 숨겨진 한국인 특유의 비애와 한을 떨쳐버리지 않고 이를 안으로 익삭여서 그림의 특징으로 삼은 것이 특별히 남다르다.그의 화면의 배경은 금방 눈이라도 쏟아질 듯 무겁게 내려앉은 청람의 하늘과 차갑게 빛나는 납빛의 달,상서로운 길조 한마리가 피안을 향한 아득한 미래를 응시하면서 미묘한 조율과 변주로 탐미적 향기를 풍겨낸다. 그의초기작품은 자연주의적 공간의 원근법을 무시하고 수평으로 전개되는 선상에서 간결하고 절제된 대상이 평탄한 색조로 수직구도를 이루고 있었다.이는 한때 고갱의 예술세계에 경도된 흔적이기도 하지만 평론가 유준상에 따르면 「사상을 색채가 아닌 형체에 의해서 파악」하고 「인간을 비극적인 고뇌의 생명」으로 보기 때문에 그의 추상화는 「해학성과 불가사의한 세계를 동경하는 정신적 탐구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그림곳곳 잔잔한 슬픔… 화면구성의 배치와 균형뿐만 아니라 색채의 의장을 무시한 자기억제적인 색조는 「관념적인 영원성마저 표출시킨다」고 했다.또 내적 경험을 암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상형기호는 보석타래처럼 허공을 부유하면서 「비현실세계에서의 신비적 허무」로 반짝이는 것도 그만이 보여주는 화경의 특징이다. 그는 유치한 것을 싫어하고 쓸데없는 치장을 역겨워한다.예를 들어 당장에 눈에 띄는 그림보다는 어둠이 눈에 익어 천천히 나타나는 그림이야말로 「벨벳속에 싸인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다」고 주장한다.그래서 낯설고 새로운 수많은 미학적 체험과 깊은 모색의 시기를 거쳐 그의 화면은 「바닷속같이 괴괴한,정일과 정미의 경지」를 끌어낸다.구상에서 추상,다시 최근에는 「구상적이면서도 구성적」인 그림으로 그는 남보다 앞장선 그림을 그리는 대가로 국내외에 알려져 있다. 그의 일상적인 매너는 누구를 만나든 포용력 있게 반기는 제스처에 능하다.한때는 주한프랑스대사로 10여년이상 한국에 머물었던 로제 상바르대사와 절친하여 그가 주관하는 파티의 주역이었고 다른 자리에도 자주 얼굴을 비치는등 사교적인 폭이 두껍고 넓은 편이었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비사교적이고 사회성이나 경영에 어둡다. 정이 많고 정의감이 투철하여 같은 예술원회원인 천경자씨가 가짜 미인도사건에 휘말렸을 때는 「작가의 의견을 존중」하여 철저히 감싸주었고 그와는 성격이 정반대인 원로화가 김흥수씨가 「외국작가초대에 대한 이의제기」나 「국전의 의미」를 묻는 시비를 만들 때도 옳은 것의 편에 서서 이들을 두둔해왔다. ○17세에 선전 입선 같은 함흥 출신에다일본과 프랑스유학을 비슷한 시기에 보낸 김흥수씨는 『그는 함흥의 명문가의 자손으로 남보다 풍족한 성장기를 보냈고 올바르게 처신하여 화가로서 탄탄대로를 걸어왔으면서도 언제나 겸허하여 오만이 없다』고 말한다.이른바 예술가로서 신사의 도를 고집스럽게 지켜온 보기드문 순수파라고 할 수 있다. 화가로서의 그의 위치나 면모를 새삼스럽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그의 긴 화력과 그가 성취한 새롭고 혁신적인 화풍만으로도 그의 위상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이미 무의미하다. 그는 함남 함흥읍에서 대지주의 5대독자로 태어나 조부모와 부모의 기대와 사랑을 한몸에 듬뿍 받은 천진무구성을 지금도 지니고 있다.어릴 때는 음악과 문학에 심취하여 『지휘자나 작곡가가 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 음악에 관한 한 앉은 자리에서 100여곡 이상의 노래가 그의 몸에서 물처럼 흘러나온다.오죽하면 작곡가 김성태씨는 『그의 머리를 한번 해부해보고 싶다』고 했고,김순애씨는 『그가 허밍으로 부르는 즉흥곡을 악보로 써둔다면 틀림없이 주옥 같은 명편』이 됐을 거라고 감탄할 정도다. 함흥에서 서울 제2고보(경복고)로 유학한 후 3학년되던 해 선만 학생전람회에서 준특선,다음해 특선했고 졸업반인 5학년때 선전에서 입선하면서 17세에 벌써 화가로 호칭되었다.그러나 『50년동안 그림을 그려왔지만 내가 그리고 싶어서 그린 그림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화가」라는 타이틀에 밀려 어쩔 수 없이 그리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었다』고 자신을 돌아본다. 부족할 것 없는 환경에서 화가이면 누구나 동경해 마지않는 도쿄와 파리유학,수많은 국제전에 선정,초대되었고 세종문화회관 개관때도 가로 40m,세로 20m의 초대형 「십장생도」커튼을 제작하여 화제가 되는가 하면 일본·덴마크·파리국립·현대·근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그의 그림이 소장되어 있다.그는 개인적으로 금곡에는 개인박물관을 가지고 있고,무대의상을 미술의 차원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듣는 부인 이병복씨는 국제무대에서 공연하는 극단 자유극장의 대표이며 한때 서울대에 출강하긴 했지만 한평생 그림만을 그려온 전업작가다. ○40m 「십장생도」 제작화제 이처럼 행복만이 점철된 그에게 뼈저린 아픔이 있었다면 두고 온 산하에 대한 그리움과 지난 봄 긴 투병끝에 있던 장남을 잃은 일이다.지상의 모든 슬픔을 온몸으로 얼싸안은 채 『나는 평생 철들지 못한 철부지였으나 아들을 잃자 갑자기 철드는 자신을 느꼈다』고 소년처럼 절규한다. 자녀는 파리화단에서 활동하는 딸(이나씨)과 첼리스트인 차남(유진)이 있다.지난해 도시계획에 밀려 고풍스럽고 오래된 광희동집을 떠나 성북동의 빌라로 이사하게 되자 현대적인 낯선 분위기가 싫어서 집에선 잠만 자고 장충동 화실에서 거의 하루를 보낸다.술을 마다하지 않으며 줄담배를 피운다. 그의 신작분위기는 빈 바위 같은 회색산정과 앙상한 나목에 앉은 흰새 한마리.새는 머언 공간을 향한 긴 응시를 끝내고 지금 마악 비상직전,아니면 탐색직전의 긴장과 정적을 품고 있다.그의 득의의 화면은 보는 이의 마음에 철학의 심연을 만들어주고 있으나 이제 허무주의와 문학주의를 딛고 그는 화가의 가장 찬란한 광채인 청람의 보석 같은 구두점을 그의 화면속에 감추고 싶어하는 시기다. □연보 ▲1923년 함남 함흥 출생 ▲39년 선만학생전람회 특선 ▲40·42년 선전입선,제2고보(경복) 졸업 ▲44년 도쿄제국미술학교 졸업 ▲48년 첫개인전(동화백화점 화랑) ▲49년 국전입선 54·56·60년 국전특선 ▲56∼60년 체불,파리살롱도톤,파리 레알리테누벨전선정초대출품 ▲60년 프랑스 파리아카데미 드페수학,도쿄 일본교갤러리 개인전 ▲61∼72년 국전초대작가 및 국전심사위원 역임 ▲65년 도쿄개인전,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대표 출품 ▲68년 서울개인전(신세계미술관)「한국현대회화전」(도쿄국립근대미술관) ▲70년 엑스포70 세계100인선 작가로 선정,현대화랑개관 기념전 ▲73∼74년 한국미술대상 심사위원,미 국무성 초청 미국문화계 시찰 ▲75년 「한국현대미술가 100인선집」 출간(금성출판사) ▲78∼현재 금곡박물관장 ▲79년 개인전(갤러리 현대),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및 소강당 커튼(막)제작(가로 40m,세로 18m) ▲83∼현재 예술원회원 ▲86년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 「서울·파리전」(서울갤러리) ▲95년 광복 50주년 기념 특별전 ▲96년 이목화랑 개관 20주년기념전 출품(권옥연·천경자·윤중식·임직순) 〈작품소장〉 미국 체이스맨해턴은행·도쿄국립근대미술관·일본겸창근대미술관·덴마크코펜하겐국립근대미술관·파리국립현대미술관외 〈수상〉 예술원상·보관문화훈장·3·1문화상
  • 남 대선 북 권력승계 최대변수/남북관계 전문가 진단

    ◎북 핵·미사일카드 활용 대미관계 개선 노려/잠수함 침투 사과로 대북지원 재개 확실히/다자문 협상틀 안에서 남북접촉·대화 가능성 정축년 새해의 남북관계는 「흰구름」일까,「먹구름」일까.지난해의 남북관계는 그동안 정부와 민간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수함침투사건으로 인해 90년대들어 최악의 상황을 맞았었다.이제 북한은 체제 불안정과 경제난 등 폐쇄체제 강화이든 개방쪽으로든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환경도 우리 남과 북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관계·학계·귀순학자 등 전문가들로부터 올해 북한의 변화 가능성,통일여건 조성을 위한 남북관계 전망 등을 들어본다.〈편집자주〉 ▷최상용 교수◁ 새해도 남북대화는 별 진전이 없을 것이다.정부가 허용한다면 제한된 범위내에서나마 민간수준의 경제교류는 있을 것이다.의외성은 있으나 김정일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김정일 체제는 북한 체제유지,대남 통일전선전략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나 그 전략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술적인 변화는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미·일과의 수교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가 예상된다.「한국 따돌리기」 정책은 고수할 것이다. ○김정일 체제 유지될 것 「남북합의서」는 남북한 정부가 합의한 가장 양질의 문서이며 「4자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방안의 하나이다.그러나 북한이 이 두 틀을 거부하면 일보의 진전도 있을 수 없다.따라서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고,인내를 가지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임태순 국장◁ 지난 1996년은 남북한 관계사에서 불행했던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북한의 잠수함 침투사건은 정전협정과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였다.90년대 이래 정부는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화를 위한 작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그 첫째 작업은 92년 2월에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이다.94년 10월의 북·미 기본합의문과 그 후속합의 등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또 하나의 기둥이 되고 있다.4자회담 제의는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남북간의 협력문제를 현실적으로 풀어가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도 올해에는 새 정권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내세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북한주민에게도 먹고 살수 있는 기본권리는 어떻게 해서든 보장해 주어야 한다.이것은 동족으로서 뿐 아니라 인류로서의 당위인 것이다.잠수함침투사건이 마무리되면 대내외 상황변화에 따라서는 다자간 협상틀 내에서의 남북접촉 등 대화재개를 전망해 볼 수도 있다. ▷옥태환 실장◁ 97년은 남한의 대선과 북한의 권력승계가 맞물리는 등 남북관계에 적지않은 변수들이 도사리는 한 해가 될 것이다.특히 북한은 남한의 대선을 겨냥,국론분열과 한·미 이간에 전력투구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난과 이에 따른 탈북사태는 지속될 것이나 대량탈북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미 식량 등 기본적인 생존유지체계가 한계상황에 봉착해 있으나 군과 공안조직의 건재로 강압적인 통치가 97년에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한편 내부결속을 위해 남한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당국간 대화도 계속 피하려 들 것이다. ○적자않은 변수 도사려 북한에 실낱같은 희망을 던져주는 것은 미국카드뿐이다.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으로 한숨을 돌린 북한으로선 경수로사업 지속,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및 평양을 수차례 드나들던 리처드슨 하원의원(유엔대사 내정)과 카터 전 대통령 등 지북인사들을 통해 미국과의 밀월을 꿈꾸며 체제의 회생에 골몰하는 형국이 전개될 것이다.따라서 북한의 군부 등 정권핵심부가 「문단속」과 「없는 살림꾸리기」에 매달리는 가운데 김형우 유엔대사,김정우 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형철 미주국장 등을 주축으로 한 지미파가 미국을 요리해 체제유지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첨병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관치 위원◁ 새해에는 한반도 정세가 더욱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게 될 주요요인은 핵합의 이행문제,군사정전협정 문제,북한의 침투행위,북한측 내부불안 및 국내좌경세력 불법활동으로서 변함없는 북한군사위협과 더불어 우리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것이다.북한이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해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함으로써 경수로 지원이 재개될 것이지만 핵폐기물 처리 등과 관련하여 핵합의를 파기할 수 있는 사태를 끝없이 야기시킬 것이다.북한은 이러한 행위를 우리와 미국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할 것이다. ▷전현준 실장◁ 새해에도 남북관계는 크게 진전이 없을 것이다.다만 미국이 강력하게 북한을 향해 남북대화를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북대화를 하지 않겠다면 마지못해 남한과 대화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다.그러나 현재로선 미국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미국은 남북대화가 미·북대화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미국에 유감표시 정도로 넘어가려 하는 것 같다.따라서 북·미간은 몰라도 남북대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정일체제는 나름대로 통제력이 강화돼 나갈 것이다.김정일이 연말쯤 총비서 또는 국가주석 가운데 하나는 차지할 것으로 본다. 4자회담은 당장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다만 3자설명회 정도는 북한이 응할 가능성이 있다.그러나이 또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방편이며 남한과의 갈등관계를 유지해 미국과의 대화에 과실을 따먹기 위한 유인작전에 불과할 것이다. ▷조명철 위원◁ 북한은 새해에 크게 해야될 두가지 일이 있다.하나는 김일성 사망 3주기 행사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기점으로 당·정·군·경제분야 등 대내외적인 정리사업이 있을 것이다. 북한은 시급한 과제로 경제분야에서는 파괴된 사회주의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산업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외화벌이를 위해 경공업부문의 산업을 수출형으로 전환하려 할 것이다.또 해외자본유치를 위해 나진·선봉경제특구 투자 등에 대한 홍보를 적극화할 것이다.그러나 이 모든 문제는 대외관계에 직결되어 있다.올해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 같다.그러나 미국관계 개선 방안에는 미사일개발,핵위협 등 위협적인 카드와 우호제스처 등 이중적인 카드를 적절히 배합해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에 있어 북한은 김영삼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안하려할 것이다.그러나 미국과의 협상의 중간에 한국이 있으므로 형식적으로나마 지금보다는 유화적으로 돌 가능성은 있다.
  • 북 잠수함 침투로 “초긴장”/96 정치결산­얼어붙은 남북관계

    ◎4월엔 판문점 무력시위… 민간 경협도 중단/국제 여론에 밀린 북의 사과발표로 새국면 1996년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90년대 들어 최악의 상황으로 기록된다.지난해 대북 쌀지원 과정의 앙금으로 연초부터 위태위태하게 시작된 남북대화 및 교류는 4월 북한인민군의 판문점 무력시위에 이어 9월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꽁꽁 얼어 붙었다. 남북관계의 결빙은 북한의 체제에 대한 위기와 2년째 계속된 수해로 인한 식량난 등에서 비롯된다.북한은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미·북,미·일 관계개선 등 대외관계 개선쪽으로 눈을 돌렸고 남북긴장관계의 지속이 대외관계 개선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유인전략을 계속했다.결국 국제사회의 여론에 밀린 북한이 이례적으로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함으로써 일단 남북관계 복원의 물꼬는 텄다.그러나 북한이 4자회담을 전제로한 3자설명회에 어떻게 나오느냐 등 태도변화에 따라 새해 남북관계도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96년 시간대별 남북관계를 보면 북한은 1월 열린 정당·단체연석회의에서올해를 「민족평화 대단결의 해」로 결의,남북대화에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였다.따라서 우리측에서도 1월말 한적 주도로 제3차 대북물자지원을 재개하는등 이에 호응했다. 3월 중순,북한은 전금철 명의의 팩스를 우리측에 보내 지난해 9월 중단됐던 남북 베이징 접촉을 재개하자고 제의해 왔다.이에 우리 당국은 북한의 대남 비방등 이중전략을 거론하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4·11 총선」을 며칠 앞둔 4월4일 북한은 느닷없이 비무장지대 관리 업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고 3차례에 걸쳐 중무장 군인들을 비무장지대 무력시위에 동원,긴장관계를 고조시켰다.우리 당국은 이를 미·북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압력수단으로 평가했다. 긴장관계는 6월11일 우리 정부가 북한에 3백만달러 규모의 식량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소 호전되는 기미가 보였다.북한도 남북대화에 유화적인 내용의 조평통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이에따라 남북적십자사는 7월말에서 8월초까지 수해로 각각 떠내려온 시신을 송환하는등 한때 빈번한 연락관 접촉을 가졌다.남북경협도 북한이 나진·선봉 투자포럼(9월13일∼15일)에 우리를 초청하고 당국도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한때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그러나 9월초 막판에 우리측 참가자를 선별 초청함으로써 찬물을 끼얹었다. 9월18일 강릉해안에서 발견된 북한의 잠수함과 무장공비침투는 지금까지 살얼음판을 걷듯 유지해온 남북관계를 완전 결빙상태로 되돌려 놓았다.우리 정부는 잠수함사건에 대해 북한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시인 및 사과가 있으면 대북지원 등 남북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북한은 국제사회의 여론과 내부의 경제난 등에서 탈출하기 위해 12월 29일 무장공비사건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96,남북관계 일지 ▲1월 25일=한적,3차 대북물자 지원(라면 10만개). ▲3월 20일=북한,전금철 명의의 남북 베이징접촉 제의 팩스 발송. ▲4월 4일=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비무장지대와 군사분계선 관련 임무포기 선언. ▲4월 5∼7일=북한군,판문점에서 3차례 무력시위. ▲4월 16일=한·미 정상,북한에 4자회담 제의.▲5월 23일=북한,경비정 5척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 ▲6월 11일=정부,북한에 3백만달러 지원 발표. ▲8월 12일=정부,북한 나진·선봉 투자포럼 참가기업 발표. ▲8월 15일=김영삼대통령,광복절 경축사 통해 전향적 대북정책 천명. ▲9월 10일=정부,북한의 선별초청에 따라 나진·선봉포럼 불참 결정. ▲9월 13일=남북한,북한 영공 한국 민항기에도 개방키로 합의.북,나진·선봉 포럼 개최. ▲9월 18일=북한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사건 발생. ▲11월 20일=북한,판문점 북측 연락사무소 잠정 폐쇄. ▲12월 29일=북한,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사건 공식 사과.
  • 「자위권」 발포명령 인정여부 관심/전·노씨 상고심 어떻게 될까

    ◎사실심아닌 벌률심… 증인신문 없어/법률 적용·양형의 적정여부만 따져 상고장 제출 마감일인 23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상고를 포기했음에도,검찰이 12·12 및 5·18사건 관련 피고인 가운데 전·노피고인 등 12명에 대해 상고함으로써 「세기의 재판」은 결국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게 됐다.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는 법률심이어서 증인신문 절차는 이뤄지지 않고 원심 재판부의 법률적용 및 해석이 제대로 됐는지와 징역 10년이상이 선고된 전·노피고인 등에 대한 양형이 적절한지만을 판단한다. 검찰은 상고 이유로 ▲상관살해 미수 등을 반란죄에 흡수한 점 ▲자위권 발동 담화문발표를 발포명령으로 간주하지 않은 점 ▲시위대의 광주교도소 습격을 폭동으로 본점 등을 적시,상고심 재판부의 판단이 이 대목에 집중될 것임을 예고했다. 반면 전·노피고인이 상고를 포기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전피고인은 「상고포기에 즈음하여」라는 발표문을 통해 『과거사 문제로 국위가 손상되고 국가안정에 저해되는 사태가 있는 것을 보면서 시비를 가리는 것이 국익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노피고인도 한영석 변호사를 통해 『더 이상 이 문제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발표했다. 하지만 항소심까지의 재판 양상으로 미루어 더이상 「상황반전」을 기대하기 어렵고,상고심에 매달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어차피 결과가 뻔한 재판이라고 볼 때 중도에 포기하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재판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종 결론은 정치적으로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계산도 이미 내린 듯한 분위기다.재판 자체가 「정치 재판」이라는 것이 전·노피고인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상고포기를 사면 촉구의 메시지로 보는 견해도 적지않다.내년 12월의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재판을 빨리 매듭지을수록 사면시기에 대한 재량폭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구속피고인에 대한 상고심 재판기한이 4개월임을 감안할 때 대법원 확정판결은 늦어도 내년4월 중순까지는 내려질 전망이다.
  • 페루 일 대사관저 인질극 일주일째­왜 풀어줬나

    ◎“우린 과격하지 않다” 유화 제스처/핵심인사 남겨 요구관철 「총알받이」로/“많이 억류하면 협상 부담” 체중 줄이기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들은 이번에 대규모 인질들을 석방하면서 그 의미를 스스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직접적인 의미로는 국민의 90%이상이 카톨릭 신자인 페루의 최대명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인질들이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있도록 배려함으로써 게릴라들이 과격하지 않으며 협상할 자세를 갖추고있다는 이미지를 안팎에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동료석방 등 반군게릴라들이 이미 요구하고 있는 사항들을 관철하기 위한 협상을 개시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판단이 작용했으리라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따라서 게릴라들은 협상에 필요한 인질 즉 장·차관,국회의원,판사 등 페루의 고위 관리들과 일본의 기업인들등만을 억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나머지 인질들에 대한 추가 석방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석방은 페루정부의 단전·단수,통신차단 등의 조치로 게릴라들이 34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질들을 계속 억류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다시말해 인질로서 효과가 큰 인물들을 고르되 그 숫자는 관리가능한 정도로 줄이겠다는 계산인 것 같다. 게릴라들이 인질들을 석방하면서 발표한 성명에는 「사회적 정의를 수반한 평화정착」이 포함돼 있다.이와 관련,앞서 석방된 뒤 이케다 유키히코 일본외상 및 페루정부의 협상중재자와 대화를 나눴던 알레안드로 톨레도 전 페루대통령 후보는 『사건 초기와 달리 양측의 극단적 입장이 접점을 향해 움직이는 등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 마련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그는 『반군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공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과테말라식 해결책』이라고 밝혔다.이같은 해법은 아르헨티나,우루과이,콜롬비아,베네수엘라 등 남미국에서 일반화된 것이다. 어쨌든 이번의 대규모 석방으로 인질사태는 협상에 의한 해결책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페루 인질사건 일지 17일밤: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페루주재 일본대사관 기습 점거,일왕 탄생 기념 리셉션에 참석중이던 이원영 페루주재 한국대사 등 수백명을 인질로 잡음. ▲인질 200명 최초 석방. 18일:페루외무장관,게릴라들과 협상 진행. ▲게릴라,캐나다대사등 인질 6명 추가 석방.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인질구출 위해 페루 특공대파견 시사. 20일:게릴라,페루정부와 「21일까지만 협상」 일방 통고. ▲게릴라,이원영대사등 38명 추가 석방. 21일:페루대통령,인질구출을 위한 군사력 사용 거부. ▲조건부 석방된 이대사,복귀하지 않겠다고 발표. ▲게릴라 지도자,인질 단계적 석방 시사. 22일밤:게릴라,인질 225명 추가 석방.
  • 페루러 일 대사관저 인질극 닷새째­이모저모

    ◎각국대사 17명 아직 억류/석방인질 휠체어 의지… 관저 탈진한 사람도/중재나선 그리스대사,보복 우려 몰래 귀국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저에서 발생한 인질극 나흘째인 21일(한국시간)억류됐던 이원영 대사는 브라질,이집트 대사와 하비에르 칸세코 페루의원 등 38명과 함께 한시적으로 풀려났는데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강공을 쓰면 불리해질 공산이 큰 테러범들이 계속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여건을 만들어가는 고도의 수법을 구사한다고 분석. 이대사는 비교적 건강하나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관저를 나섰는데 함께 풀려난 인질 가운데에는 휠체어를 탄 사람도 있어 인질들이 허기지고 탈진한 사람이 있음을 반증.이들은 밖에서 『테러범들이 유용하다고 여긴 인질들 대부분은 2층에 억류하고 있으며 하루종일 할일이 없어 잠을 자거나 의자등에 기댄채 눈을 감고 있는등 긴장속에서 지루한 나날을 보낸다』고 전언. ○…이대사 등이 이날 풀려남으로써 현재까지 인질로 억류돼 있는 각국대사는 오스트리아·스페인·폴란드·체코·불가리아·루마니아·EU대리대사·영국(차석대사)·볼리비아·쿠바·과테말라·온두라스·파나마·우루과이·베네수엘라·말레이시아·일본 등 17명인 것으로 페루의 알폰소 비베로 대책본부 대사가 확인. 이밖에도 미국의 일반외교관이 6명,유엔국제전문기구 7개대표 부직원 등이 다수 포함돼 있는 등 억류외교관들이 예상보다 많은 상태. ○…이대사 등 3명이 풀려남에 따라 이번 사태이후 3일동안에 석방된 대사급 외교관은 18일의 3명(그리스·캐나다·독일)에 이어 모두 6명. 그리스대사 등은 당시 원활한 협상을 위한 『메신저 자격』으로 풀려났으나 이후 한두번 인질현장을 왔다갔다 하다가는 슬그머니 현업에 복귀. 특히 그리스 대사는 보복이 우려되는 등의 난처한 입장에 처하자 본국에 훈령을 요청,이날밤 소환형식으로 귀국.
  • 일 정국 1강·6약 “스타트”/하타 전 총리 신당결정 선언 파장

    ◎작년 신진당수선거서 오자와 훼방 불쾌 “결심”/동반자 적고 자민복귀 희망자 남아 진로 불명 일본 신진당의 하타 쓰토무 전 총리가 자파의원과 함께 탈당,신당을 결성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일본 정계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그는 지난 10월 총선후 탈당제스처를 보이면서도 때로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거나 때로는 「모양 좋게」 탈당하기 위해 시간을 끌어왔으나 마침내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창당 2년을 맞은 제1야당인 신진당은 최대의 시련을 맞게 됐다.신진당을 이끌어온 하타·호소카와·오자와의 이른바 「H2O」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으며 일본정국은 1강(자민당)6약(신진당·하타의 신당·민주당·사민당·신당사키가케·공산당)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하타는 왜 지금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하는가. 그는 지난해 당수선거에 출마했으나 오자와가 이를 가로막고 경쟁자로 출마하면서부터 오자와와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지난 69년 동반 초선,다나카파 입파,다케시타파 입파,자민당 탈당,신생당 창당!신진당 창당등에 이르기까지 27년동안 정치적 맹우이던 두 사람은 그 뒤 사이가 점점 벌어져 최근 들어서서는 말도 잘 하지 않게 됐다.오자와는 한번 총리를 지낸 하타가 아직도 자리를 탐한다고 보았고,하타는 「시나리오 오자와,주연 하타」의 단꿈이 오자와에 의해 깨지자 배신감을 느꼈다.여기에 오자와의 독선적 당운영과 총선패배로 이탈하려는 원심력은 더 커졌던 것이다. 하타는 어차피 탈당할 것이라면 정당보조금지급기준일인 내년 1월1일이전에 신당을 창당해야 2억여엔의 보조금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창당일도 오는 26일쯤으로 잡고 있다.하지만 동반탈당자는 당분간은 10여명에 그칠 전망이다. 하타의 신당은 민주당과 가까운 관계를 맺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도 이를 반기고 있다.하지만 하타파 안에는 자민당으로의 복귀도 머리속에 그리고 있는 의원들이 있어 최종착지점이 어느 곳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 미 외교목표 불확실하다/임춘웅 논설위원(서울논단)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15일 한 TV에서 그가 이끌 제2기행정부의 외교·안보전략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했다.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이 새로 짜이기도 했지만 클린턴 정부의 외교·안보전략이 무엇이며 그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그동안에도 수없이 제기돼왔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는 무엇인가 밝히고 넘어가야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실은 클린턴 대통령이 이 질문에 분명한 해답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루하고 참혹했던 2차세계대전에서의 승리를 만끽하기도 전에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수상은 대전중 연합국이었던 소련공산주의의 팽창위험성을 경고했다.그러나 지금은 「전후」의 상황과는 다르다.냉전종식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되어갈까에 대해 누구도 분명한 전망을 하지 못하고 있다.세계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으며 위험에 대한 인식도 아주 다른 양상을 띠고있다.이러한 현실적 상황은 미국의 대외정책이 과연 무엇인지,미국의 안보전략이 과연 어떤것인지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모범답안을 내놓을 수 없게 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냉전이 종식되고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이 진행되고 있는 때에 미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이 핵확산과 국제적 테러리즘을 억제하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클린턴 대통령은 발전된 형태의 테러와 생물학및 화학무기를 포함한 무기의 확산과 같은 새로운 안보위협에 미국이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보위협 적극 대처를 클린턴 대통령이 제시한 「명확한 비전」이 세계의 눈에도 명확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처럼 불명한 시대에 내놓은 하나의 목표로서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정책추구의 수단이다. 미국의 핵확산방지정책만해도 그것이 비록 불평등하고 논리적으로 불합리하지만 국제정치의 현실 때문에 세계가 승복하고 있다.그러나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를 유지하는 전제는 세계의 비핵화다.그러자면 핵보유국들의 핵해체 작업이 핵확산금지와 병행해 추진돼야 한다.그런데 핵보유국들의 핵해체 논의는아무런 진전이 없다. 테러리즘이 21세기의 새로운 세계적 위협이 될것이란 데는 의문이 없지만 그것을 어떤 기준에서 어떻게 억제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미국의 정책이나 미국의 비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것이다.다른나라의 관점과 다른사람의 판단과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것인지도 확실치않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문제나 한반도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클린턴정부가 들어선이후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해왔다.좀더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중국정책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껴안으려는가 하면 돌연 돌아서고 적대시하는가 하면 다시 온건론을 앞세우는 지그재그를 거듭해왔다. 대만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아직 분명한 외교적 목표가 없어보인다.금년초반에 미국은 대만의 지도자들을 미국에 불러들이고 중국의 대대만 무력공세에 군사적 대응까지 했었으나 새해에는중국과 미국간에 보기드문 화해의 제스처들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은 최근 일본에 대해서도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고 보기 어렵다.한반도문제에서도 북한에 대한 정책에서 한국과 잦은 견해차를 노출했다. ○대북문제 한국과 마찰 미국 외교·안보전략의 문제점은 앞서도 얘기했듯이 오늘의 시대상황이 주는정책의 불확실성에서 출발한다.다음으로는 미국은 아직도 막강한 군사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 군사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날로 축소돼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또한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의 헤게모니를 확보하기엔 힘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그래서 클린턴 대통령은 다른나라들과 부담및 책임을 더욱 많이 나누는 협력체제의 구축을 강조한다.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권한과 판단을 나누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담과 책임의 공유는 권한과판단의 공유를 수반해야 한다.세계는 미국의 리더십을 용인하고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미국의 전단을 인정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 세르비아/밀로세비치,반정시위에 굴복

    ◎방송국 폐쇄 해제­부정혐의자 숙정 착수/대법,「지방선거 무효조치」 적법성 재검토 【베오그라드 로이터 AP 연합】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이 5일 국내외의 압력에 굴복,반정부 시위 보도를 이유로 중단시킨 민간방송국의 방송 재개를 허용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해 지방선거 무효화 선언에 항의,시위를 주도해온 야당측에 일단의 승리를 안겨줬다. 또 베오그라드 선거위원회는 대법원에 정부가 무효화한 선거결과의 적법성을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대법원은 48시간 이내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인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3일 방송이 중단됐던 B92 라디오 방송은 5일 「방송이 재개됐다」는 성명과 함께 이날 아침 7시(현지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B92와 함께 같은 날 반정부 시위 보도로 송신이 중단된 또 다른 민간 라디오방송국인 라디오 인덱스도 방송을 재개했으며 밀로세비치 대통령은 선거부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정당 관리들의 숙정을 이미 시작했다. 언론들은 밀로세비치 대통령이 시위무마를 위해 선거부정 혐의자와 거리를 두려하고 있어 수도 및 지방에서 이밖에 다른 고위관리들의 대규모 물갈이가 이어질 것으로 밝혔다.
  • 북 「잠수함」 매듭 희망… 곧 조치 있을듯

    ◎방북 미 의원 “고무적인 발언 들었다”/평양,의제 거론… 4자회담 참여 시사 지난 27일 북한에 억류됐던 에번 헌지커를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간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이 방북 「보따리」를 풀기 시작하면서 잠수함사건 처리에 관한 북한측의 입장이 조금씩 드러나는 것 같다. 리처드슨 의원은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가기 전 기착한 일본 요코타공군기지와 시애틀공항 등에서 가진 회견에서 『북한은 잠수함사건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데 동의했고,헌지커 석방에는 사죄의 뜻이 포함돼 있다』고 말하고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와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는 것같다』고 전했다.리처드슨 의원이 북한으로부터 조만간 잠수함사건 해결을 위한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시사를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리처드슨 의원은 이와 함께 방북중 미군 유해발굴단 20명의 다음달 북한방문,북·미 미사일협상 재개라는 「부수입」을 올렸고,식량지원재개를 요청하는등 미국과의 관계를 「잠수함사건 이전」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북한의 강한 의지를 파악한것으로 보인다. 물론 리처드슨 의원은 북한 외교부 강석주 부부장 등으로부터 들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과 미국에 대한 고무적인 발언」은 공개하지 않았다.정부는 외교경로를 통해 리처드슨과 강석주의 협의내용을 미국으로부터 전달받고 세밀한 분석을 진행중이다. 정부당국자는 『2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한대로 미국이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이 28일 평양방송에서 『4자회담에서 주한미군철수문제를 논의하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점이다.북한은 지난 9월2일 외교부 대변인성명을 통해서도 4자회담에서 주한미군철수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그 당시는 이미 북·미간의 막후협상을 통해 10월쯤 4자회담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시기였던 것이다. 정부가 4자회담성사를 전제로 마련한 회담자료에는 주한미군철수문제가 포함돼 있다.물론 정부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된 뒤에도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어쨌든 북한이 주한미군철수를 거론하는 것은 다시 4자회담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반적인 상황은 북한이 4자회담에 참여하고,잠수함사건에 대해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쪽으로 가는 것같다.
  • “추수감사절 최고의 선물” 언론 대서특필/헌지커 석방 미 반응

    ◎소강상태 미­북 관계에 돌파구 마련 기대 3천2백만 미국인들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7일,지구상 가장 고립된 국가인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시민 에번 헌지커의 석방 및 가족과의 극적인 재회는 「미국의 승리」이자 올해 추수감사절 최고의 선물로 미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매스컴들은 이날 하루종일 헌지커의 일본 도착과 이어 시애틀 도착 모습을 머리기사로 반복 보도했고 이같은 헌지커 가족의 3개월만의 재결합은 가족상봉의 설레임에 들뜬 미국인 모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미 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헌지커 석방과 관련,지금까지 빌 리처드슨 의원(민주·뉴멕시코)의 인도적이고 개인적 차원의 여행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그의 방북은 이달 중순 북한측으로부터 헌지커 석방의사를 전달받고 미국무부와 백악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이뤄졌다』고 강조함으로써 미 행정부 차원에서 이룬 개가임을 과시했다. 이같은 분위기로 볼때 이번 사건은 잠수함사건 이후 소강상태에 빠져있던 미·북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실제로 리처드슨 의원은 미군유해송환을 위한 미 대표단의 내달 방북 합의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번스 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해결이 미·북간 다른 현안들의 자동적인 해결로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한반도 4자회담,경수로 공급 등 많은 현안들의 진전을 위해 북한이 한국에 대한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북한의 제스처 요구는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했다.
  • 뭘 내놓고 헌지커 데려왔나/나윤도 워싱턴 특파원(특파원코너)

    27일 북한의 한국계 미국인 에반 헌지커씨에 대한 석방조치는 미국무부의 표현대로라면 현재 미·북간 현안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인도적 조치로 이뤄진 것이고 또 그를 데리고 나오기 위한 빌 리처드슨 미 하원의원(민주·뉴멕시코)의 평양방문은 개인적인 활동에 불과한 것이다. 북한의 사과없이는 미·북 접촉도 반대라는 한국정부의 강경입장도 리처드슨 의원의 방북은 개인적이고 인도적인 차원이라는 이유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양해 입장으로 나타났다. 이날 클린턴 대통령의 APEC정상회담 수행을 마치고 마닐라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윈스턴 로드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헌지커씨 석방을 「긍정적 움직임」(positive move)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이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요구해오던 미·북 관계의 재개를 위한 일종의 「제스처」로 간주하고 있음을 나타냈다.이를 계기로 미·북 핵합의에 따른 북한지원은 물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완화 및 식량원조 등 후속조치로 미·북관계가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한 국회의원의 개인적인 활동이 난국타개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8선의 민주당 중진인 리처드슨 의원은 클린턴 대통령의 측근으로 그의 탁월한 협상능력은 클린턴 대통령 2기행정부에서 상무장관으로 유력시되고 있다는 하마평을 낳게 하고 있다.따라서 이같은 입장의 리처드슨 의원이 평양당국자들과 만나 산적한 미·북간의 현안들을 제쳐두고 순수하게 헌지커씨 석방얘기만 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그는 실제로 북한측과 실종미군 유해 발굴 등 현안들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한국정부가 미 국무부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듣고 리처드슨 의원의 방북을 양해했으리라고 믿는 사람도 없다. 북한은 헌지커씨를 「한국사람」으로 잡았다가 「미국사람」으로 풀어줬다.미 국무부는 부인하지만 인도적인 문제까지도 철저하게 현금화하는 재주를 보여온 북한당국이 이 과정에서 「무료봉사」를 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정직은 가장 좋은 외교정책』이라는 비스마르크의 말과 『외교를 잘하는 것은 거짓말을 잘하는 것』이라는 버나드 쇼의 말이 한·미 관계에서 의미하는 것은무엇일까 생각해본다.
  • 김 대통령 APEC 순방­한미 정상회담이후 대북정책

    ◎“4자회담은 사과의 장” 유연성 가미/설명회 배제 방침은 북의 제재완화 악용 차단/“공은 북한에” 어떤 형태로든 입장표명 불가피 정부가 24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잠수함 사건처리 등 대북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천명함에 따라 이에 대한 후속조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25일 북한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잠수함 사건은 마무리되지 않는다는 기본입장을 재차 강조하고,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기 위한 우리정부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채널의 하나로 4자회담을 추가했다.북한에게 「사과의 장」을 마련해준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4자회담을 추진하면서 기존에 거론되어온 3자 설명회 등 사전절차를 배제한다는게 기본 방침이다. 김영삼 대통령을 수행중인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측이 만약 설명회를 요구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지만 곧바로 4자회담을 열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설명회를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나 식량지원 등의 목적에만 이용하고 실제로 4자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경협 등 대북지원을 계속 동결하는 한편 미국 등 관련국과 국제사회를 통한 대북 압력도 계속해나갈 방침이다.정부의 고위당국자는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북한에 이를 요구하는데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민이 잠수함 사건을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에 우리정부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한편으로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경수로 사업이나 4자회담과 연계시키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에 대북정책에 유연성을 가미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잠수함 사건이후 미뤄왔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 공급협정에 따른 「부지인수 및 서비스 의정서」에 곧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한국이 제네바 합의에 따른 경수로 사업은 계속된다는상징적 「제스처」를 미국과 북한에 동시에 보내는 것이다.또 북한이 핵동결 해제를 무기로 한·미관계를 계속 이간질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의미도 있다. 북한으로서도 한·미가 보내는 공동 메시지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방북중인 빌 리처드슨 의원과의 접촉을 통해 잠수함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 정상회담 관련 정부 설명문 ①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꼭 받아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부동하며 사과와 재발방지가 없이는 금번 잠수함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임. ②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실제로 받기 위해서는 이 노력에 미국이 동참하는 것이 긴요함.금번 한·미 합의와 공동발표의 초점은 미국이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는데 있음. ③한반도의 긴장완화를 기하고 경수로 합의이행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불가결하다는데 대하여는 미측도 충분히 이해를 표시했음. ④4자회담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문제를 토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안된 것이므로 4자회담이 개최되는 경우 첫번째 처리해야 할 과제는 북한 잠수함 침투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는 문제가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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