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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인작가 이외수 「감성사전」 출간/단어 200개 풍자풀이

    ◎특유의 철학·기발함 행간가득 표출 작가는 흔히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다고들 한다.작가특유의 감성으로 표현되는 이같은 시각은 그래서 작품속의 문장이나 단어로 표출될때 일반인이 간과하기 쉬운 생명력을 갖춘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설때가 많다. 우리 문단의 기인으로 통하는 작가 이외수씨가 화제소설 「벽오금학도」를 낸지 1년여만에 감성으로 단어를 풀어낸 작품집 「감성사전」을 도서출판 동숭동에서 펴내 화제다. 이씨가 춘천의 한 농가에서 그동안 길러오던 머리마저 깎아버린채 1년간의 몰두끝에 내놓은 「감성사전」은 일상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물과 단어 2백개를 꼼꼼한 시각과 재치있는 풍자로 풀이해 낸것으로 눈길을 끌어모은다. 표제 그대로 사물과 언어의 실체를 작자가 갖고 있는 감성의 특이함으로 해석해 놓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씨에게 있어서 「예술」은 『술중에서는 가장 독한 술이다.영혼까지 취하게 한다.예술가들이 숙명처럼 마셔야하는 술이다.모든 예술작품은 그들의 술주정에 의해서 남겨진 흔적들이다.거기에는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오직 아름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로 풀어진다.또 「시」는 『석탄속에 들어있는 목화구름』이며 「가을」은 『영혼마저 허기진 시인의 일기장 갈피로 제일 먼저 가을이 온다.고난의 세월끝에 곡식들이 익는다.바람이 시리고 하늘이 청명해진다.낙엽이 진다.세월도 진다.제비들이 집을 비우고 국화꽃이 시든다.허기진 시인의 일기장 갈피로 무서리가 내린다.가을이 끝난다.가을이 끝나도 외로움은 남는다』로 서술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상투적이지만 밝음의 철학과 함께 전광석과 같은 기발함도 실려있다. 「다리」는 『떠나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건널목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건널목/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길의 관절/땅끝까지 이어진 해후의 사다리』이며 「출발점」은 『과거를 끊어낸 자리.미래의 생장점.윤회의 매듭점.다시 돌아오기 위해서 떠나는 자리.인생의 모든 새벽』이다.또 「불행」은 『행복이라는 이름의 나무밑에 드리워져 있는 그 나무만한 크기의 그늘이다.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그 그늘까지를 나무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로 풀어지기도 한다.
  • 정부기능 3만6천8백80개/총무처,「정부기능 총람」 발표

    ◎전체의 31%가 규제적 성격… 경제부처 심해 총무처는 경제기획원등 40개 전중앙행정기관이 관장하는 법령·직제·사무분장규정·위임전결규정의 모든 기능을 대상으로 전면조사를 벌인 결과 정부기능은 총3만6천8백80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발표했다. 총무처는 이번 정부기능조사작업 결과를 정부수립후 처음으로 3권짜리 「정부기능총람」으로 편찬,발간했다. 조사결과 정부의 전체기능 가운데 30.9%인 1만1천3백94개가 규제적 성격의 기능인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부처별로 놓고 볼 때 재무부 47.6%,상공자원부 35%,건설부 43%,국세청 54.2%등 경제부처의 규제기능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제규제완화조치가 여전히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일반부처 가운데는 병무청(74.8%)·환경처(53.8%)가 규제비율이 높았고 통일원(13.2%)·통계청(6.5)이 낮았다. 정부기능 가운데 하급기관·지방자치단체·민간단체등으로 위임·위탁된 사무는 7천2백15개로서 전체기능의 20%에 불과해 내년 지방자치시대의 전면개막을 앞두고 보다 과감한 지방으로의 기능이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앙부처상호 중복되거나 환경변화에 따라 더이상 정부에서 직접 수행할 필요가 없어져 민간에 넘겨야 할 기능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처별 기구개편및 기능조정작업에서 이 점이 획기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 탁월한 백제공장들(백제를 다시 본다:4)

    ◎“6∼7세기 문화선진”… 신라·일에 기술 전원/황룡사 9층탑·안압지 백제장인 손길/와·노반박사 일서 가람 짓고 향로 제조/금속공예·건축기술 당시론 최고수준… 장인들은 관인으로 대우 신라통일기 장인들의 탁월한 기량을 얘기할 때 흔히 거론되는 것이 이른바 만불산이란 공예품이다.신라 경덕왕은 당나라의 대종황제가 불교를 숭상한다는 소문을 듣고 공장에게 명하여 만불산을 만들게 했는데,「삼국유사」에는 그 모양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만불산은 한 발쯤 되는 가산에 험한 바위와 괴이한 돌,동굴을 장치하여 여러 구역을 만들었다.각 구역마다 춤추며 노래하는 사람의 모습과 각국의 산천형상을 새겨넣어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벌과 나비가 날고 제비와 참새가 춤을 추어 언뜻 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궁남지 본떠 건립 그 뿐이 아니다.그 한가운데는 크고 작은 만불을 안치하고 주위에는 각종 장식품,천여구의 승려 조각과 누각 그리고 자줏빛 종을 벌여놓았다.바람이 불어 종이 울면 승려들이 모두엎드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고 은은히 염불하는 소리가 나도록 기막히게 장치되었다고 한다.그리하여 이 만불산을 선물로 받은 대종은 『신라의 기교는 하늘의 조화이지 사람의 기교가 아니다』라고 깊이 탄복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같은 신라의 기술은 본래 백제로부터 전수받은 것이었다.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신라의 호국사찰 황용사 9층탑을 제작한 것은 백제의 기술자 아비지였다.신라는 삼국통일 직후 왕궁 옆에 못을 파서 안압지를 만들었는데,그 의장이나 기법은 모두 백제의 궁남지를 본뜬 것이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무왕 35년(634)3월에 궁성 남쪽에 못을 파고 물을 20여리나 끌어들여 궁남지를 만들었는데 못언덕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못속에 인공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에 비겼다고 한다.뒤에 못가에 망해루를 지어 국왕이 신하들과 더불어 이곳에서 연회를 즐겼다.이기백선생이 추리하듯 백제를 멸망시킨 직후 사비도성에 입성한 신라의 최고지배층은 이 궁남지와 망해루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듯하다. 그리하여 당나라를 상대로 한창 피나는 전쟁을 치르는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서둘러 안압지와 임해전을 축조했다.앞서 얘기한 경덕왕때 황룡사 연기법사의 발원으로 화엄경을 베끼는 사경작업이 진행되었는데,16년전 세상에 공개되어 현재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화엄경사경의 발문을 보면 광주,남원,장성,고부등 옛 백제지역 기술자들이 종이를 만든다거나 경문을 쓰는 일을 맡았던 것이다.백제는 그 지리적 조건에 힘입어 일찍부터 여러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흡수했다.건국 초기에는 북쪽에 인접한 낙낭군을 통하여 중국 한대문화를 받아들였다.낙랑군이 멸망된 뒤로는 고구려와 접촉했다.그런데 고구려는 중국 뿐아니라 만리장성 이북의 유목민족과도 접촉이 많았기 때문에 백제는 고구려를 통하여 야성적인 호주문화까지 받아들인 셈이다. 한편 백제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서해안을 끼고 있어 일찍부터 해상교통이 발달하여 바다 건너 양자강유역의 세련되고 우아한 중국 남조문화와 접촉했다.백제문화의 특징은 이처럼 각지에서 흘러들어온 외래문화에 끊임없이 자신의 독자적인 미의식을 가미하여종합하려고 한 점에 있다.삼국 중 가장 기름진 농경지를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여유있는 생활을 즐겼던 백제였던 만큼 느긋한 마음으로 풍요로운 예술을 꽃피울 수 있었다. ○기술자 박사 칭호 흔히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들은 고대의 기술자들을 한결같이 노예계급으로 보면서,삼국시대의 명품들은 어디까지나 지배층에 강제된 노예노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견해이다.삼국시대 및 통일기 신라의 기술자들은 국가로부터 전문 박사칭호를 부여받았을 뿐아니라 관등까지 받은 어엿한 관인신분이었다. 일본측 역사서인 「일본서기」에는 실로 많은 백제 기술자들이 등장한다.6세기 초 이래 백제로부터 일본조정에 유교경전이나 의학,역학,역학을 지도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파견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뒤로는 사찰건물이나 불상,기와,향로를 제작하기 위해 노반박사,와박사 등이 파견되었다.현재 알려져 있는 수많은 금동제 불상이나 무령왕릉에서 나온 각종 금속제품을 통해서 알수 있듯이 당시 백제의 금속공예기술은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서기 588년 일본왕실의 외척으로 권세가였던 소가(소아)씨가 법흥사(일명 비조사)건립에 착수했을 때는 실로 많은 백제의 일급 기술자들이 초빙되어 갔다.당시 일본에 건너간 노반박사 백매순은 덕장이란 관등을 갖고 있었는데,그는 문헌기록을 통해서 확인되는 유일한 백제의 금속공예기술자이다.한편 「원흥사가람연기변류기자재장」에는 그를 「누반사」백매순이라 표기하였는데 이는 그가 다름아닌 누금세공기술자였음을 말해주고 있다.누금세공이란 금판와 금입에 금판을 붙이는 방법이다. 사비시대의 백제는 대외관계에 있어서나 국내정치면에서 실로 다사다난한 때였다.하지만 문화적으로는 백제가 그동안 축적한 기량이 최대로 발휘된 일대 황금시대였다.바야흐로 국교의 지위를 차지한 불교가 이 시기 백제문화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한편으로는 도교사상이 스며들어 전란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유토피아사상이 싹트게 했다. ○문화 견인차 구실 야심만만한 정복군주였던 무왕은 불교와 도교 모두에 심취해 있었다.그가 궁남지에 인공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에 비긴 것은 도교사상에서 영향받은 것이다.한편 그가 전북 익산 금마에 미륵사를 창건한 것은 유명한 사실인데 이밖에도 그는 부소산성과 마주보고 있는 금강 대안의 울성산성 근처에 또 하나의 호국사찰을 완공했다.바로 왕흥사였다. 왕흥사는 오랜 공사끝에 무왕 35년(634)2월에 낙성되었는데,왕은 때때로 이 절을 찾았다.무왕은 먼저 금강 언덕에 있는 바위에서 멀리 부처를 바라보며 예불을 한다음 배를 타고 절에 가서는 법회에 모인 승려들에게 향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향을 피워 부처와 보살을 공양하기 위해서였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그토록 융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향을 피우는데 필수적인 이 시대의 향로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었다.마침 작년 말에 부여 능산리에서 금동향로가 나온 것은 기적같은 느낌이 든다.의장의 풍부함이라든가 현란한 장식성으로 볼 때 문득 신라의 만불산을 연상케 하는 이 진품의 작가 이름을 알 수 없는 것이 끝내 유감일 따름이다. ◎백제 기술집단/노반박사는 금속공예의 명인/와박사도 뛰어난 녹유계통의 토기 만들어 우리는 오랫동안 일본의 기록을 통해 백제의 기술과 공장들의 모습을 가늠해 왔다.그러나 최근 이루어진 고고학 발굴에서 그 생생한 백제 기술의 실상을 비로소 가늠하게 되었다.그 대표적 케이스의 하나가 지난해 연말 부여 능산리 출토 금동용봉봉래산향로라 할 수 있다. 세기적 보물이기도 한 능산리 금동향로의 출현은 백제의 기술과 우선 노반박사의 존재를 떠올리게 했다.「일본서기」등과 같은 일본쪽 기록에 보이는 백제최고 기술집단의 하나인 노반박사는 금속공예의 명장이고,바로 능산리 금동향로를 제작한 기술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들의 활동은 불교미술에도 큰 영향을 끼쳐 불상이나 탑의 상륜부 등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일본 나라(나양)의 이소노카미(석상)신궁에 비장된 백제전래품 칠지도는 백제의 금속공예술이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새김글씨를 금으로 상감한 4세기경의 칠지도는 금속의 정련과 주조기술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따라서 6∼7세기경 사비시대 백제의 기술은 능산리 금동향로를 만들어낼 만큼 더욱 발전되었다.심미안적 세공에 의해 제작된 틀,소재의 정선,주조술,가공,도금술이 어울려 이룩한 걸작의 종합금속예술품이 능산리 금동향로인 것이다. 그리고 와박사 역시 넓은 영역에 걸쳐 활동한 공장이다.단순히 건축물의 지붕을 덮는 기와 뿐 아니라 테라코타불상,토기 제작에 관여했을 것이다.특히 삼국 가운데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녹유계통의 토기를 만들어 낸 이들도 바로 와박사로 보여진다.녹유토기는 후대 고려청자의 모태를 어느 정도 이루었고,사비시대 백제의 대가람이었던 익산 미륵사 터에서 발견되고 있다.
  • 헐뜯으면 신뢰 쌓지못한다/유은걸(데스크 시각)

    사대매국노,민족반역자,인간추물,정치매춘부,식민지 주구,허수아비,문민파시스트,정치간상배,괴뢰도당…. 최근 북한은 연일 방송과 신문을 총동원해 이렇게 김영삼대통령을 원색적으로 인신공격하고 있다.이 뿐인가.깡통중의 깡통,함량미달,역도,돌대가리,무식쟁이,전쟁광신자등 욕설의 종류가 무려 60여개가 넘는다니 아연해진다.통일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중 김대통령에 대한 비방은 무려 2백49회에 이르렀고 올들어 그 강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무차별 대남비상 북한측은 지난해 김대통령 취임직후와 비전향장기수인 이인모노인을 송환한 3월이후 몇개월간은 눈에 띄게 비방을 자제해왔다. 그러다가 김대통령이 『핵무기를 갖고있는 나라와는 악수할 수 없다』며 핵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천명한 6월부터 표변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측이 왜 이처럼 대남비방을 강화하고 있는지 웬만큼 짐작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해있는 저간의 속사정을 십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북과남이 입장을 한번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우리쪽에서 김일성주석에 대해 갖은 욕설을 퍼붓고 북한의 체제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온다면 북한쪽은 어떨까. 「우리식대로 한다」고 강변하며 나올 지 모르지만 북한이 정녕 평화통일을 원한다면 한국의 국가원수를 인신공격하거나 체제비방을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냉전의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한반도가 하나로 합쳐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호신뢰구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남북한합의 위배 또 비방은 서로 헐뜯지않기로 한 남북한 합의사항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쌍방은 지난 72년에 발표된 「7·4공동성명」에서 상호비방을 중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가까이는 92년 2월에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이를 재확인한 바 있지않은가. 김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매도하고 문민정부를 파쇼정부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않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뽑혀 북한쪽에서 파쇼정부라며 타도를 외치던 군사정권에 종지부를 찍고 정통 문민정부를 세운 사실을 북한측도 잘 알 것이다.또 우리언론과 정부당국은 김주석에 대해 북쪽의 공식직함대로 「주석」이라고 호칭하고 있으며 일체 비방을 하지않고 있다.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나 비난은 외교적으로 큰 마찰을 일으킨다. 최근의 사례만 보더라도 지난해 10월 호주총리가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총회에 불참한 말레이시아 총리를 「고집쟁이」라고 한마디 한 것이 화근이 돼 양국이 상당히 불편한 관계로 까지 비화된 일이 있음은 북한에게 시사하는 바 많을 것 같다. 북한은 이제 터무니없는 비방을 중단하고 하루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 북한측의 주장대로 핵무기를 개발하지도 않았고 개발할 의사도 없다면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하루빨리 특사교환에 임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전면 핵사찰에도 응해야 할 것이다. 김주석이 95년까지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통일이 진정한 평화통일이라면 더 더욱 그렇다. ○즉각 대화 나서라 남북대화를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그동안 이뤄낸 것이라곤 단 한 차례에 그친 이산가족 상호방문과 예술단 교환공연,그리고 얼마 안되는 교역 뿐이다. 통일을 향해 갈길은 멀고 할일은 많은데 대화마저 중단되고 비방으로 아까운 시간들이 허송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올해엔 꼭 북한의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싶다.
  • 「변화와 효율」 리드… 경제팀에 새활력/정 부총리 취임 한달

    ◎공공료 잇따라 오르자 여론 비등/부처반발에 감량경영 행보 “주춤”/물가·환경·노사문제 등 현안 산적 문민정부 제2기의 경제총수인 정재석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이 21일로 취임 한달을맞았다. 정부총리는 취임과 함께 파격적 언행으로 화제를 뿌리며 변화와 효율을 강조해 경제팀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김영삼대통령은 처음 정부총리에게 두가지 밀명을 주었다.첫째는 경제팀을 확실히 장악하고 둘째는 우루과이 라운드(UR)의 타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촌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경제팀 장악을 지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전임 이경식부총리가 청와대 경제비서실 및 다른 경제장관들과의 팀웍 난조로 상당한 불협화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홍재형재무·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은 정부총리가 3공의 장·차관 시절 해당 부처에서 국·과장을 지낸 연고로 위계가 뚜렷하다.새로 입각한 김양배농림수산·김우석건설·서상목보사·남재희노동부장관 등이 모두 정치인 출신이지만 정부총리의 가부장적 권위에 순응하는 편이다.적어도 아직까지는 경제팀에서 「선상반란」의 가능성은 없다. 김대통령이 강조한 농·어촌 대책 등 정책을 통한 정재석 경제팀의 컬러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새해 경제운영계획이 발표됐으나 전임자 때와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공공요금의 현실화를 통해 그동안 왜곡됐던 가격구조의 정상화를 꾀한다는 정부총리의 의욕이 연초부터 일부 공산품과 서비스 요금의 인상과 맞물리자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공기업 개혁을 솔선 수범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기획원의 감량경영 원칙이 대규모 기구개편 및 조직축소 방침으로 비치면서 다른 부처의 보이지 않는 반발에 부딪쳤다.취임 초 정부총리의 발빠른 행보가 주춤하는 이유이다. 한 기획원 관료는 『과거 박정희대통령의 경제스쿨에서 우등생이었던 정부총리가 이상론을 펼치다가 13년만의 재입각에 따른 시차와 두터운 현실의 벽을 깨닫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정부총리는 관록과 배짱은 정평이 나 있다.언제 무슨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지 모른다는 관측이 많다.최근『3개월만 신문에 내지 말아달라』며 언론을 피하는 것은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장고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그는 언론의 눈에 띄지 않게 여러가지 「암행」을 한다.김영삼대통령과 매주 정례 독대를 통해 현안을 기탄없이 얘기한다.이회창국무총리와도 주례 회동을 한다.두사람은 인간적으로도 친하다. 당정관계도 비교적 순탄하다.취임 초 정부총리가 예상을 넘는 자신감을 보였을 때 민자당은 내심 정부의 독주를 걱정했다.그러나 정부총리가 이내 발언수위를 조절하자 「보완과 견제」 속의 균형관계를 회복했다. 그러나 정재석 경제팀의 앞길이 쾌청한 것은 아니다.물가는 여전히 오르는 추세이고 노사문제도 불씨로 남아 있다.둘 다 올해 우리경제의 최대 복병들이다.식수비상사태를 맞아 절실해진 획기적인 환경개선 대책도 사실상 예산의 대폭적 지원이 따라야 하는 난제이다. 정부총리의 「경제실험」이 성공하려면 스타일의 변화에 못지 않게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며,현실에 바탕을 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고언들이 많다.
  • 민족극 계열 작품/잇달아 「문예회관」 무대에

    ◎「노동의새벽」·「아리랑2」 등 5편 6월까지 공연/“제도권 안에 입지확보” 방향전환 첫결실/「기성극단」과 편가르기 극복… 성숙 계기 「기성극단」의 전유물처럼 인식돼온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에서 노동극을 비롯,민족극계열 극단들의 작품이 공연된다. 극단 아리랑의 「아리랑2」가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월1일부터 7일까지 극단 현장의 노래극 「노동의 새벽」이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려진다.이어 4월1일부터 3일까지 「민족춤 한마당」,5월18일부터 22일까지 「광주 민중항쟁 기념제및 공연」이 대극장에서 열린다.또 제7회「민족극 한마당」이 6월17일부터 30일까지 소극장에서 열린다. 5개의 공연이 오르는 가운데에도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제및 공연이 서울 공연예술의 중심부인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것은 일견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민족극계열 극단인 극단 아리랑이 「재야극단」으로 처음 한국연극협회 회원으로 가입한데 이어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서울어린이연극제에 참가,문예회관 무대에 서기는 했지만 민족극계열 극단들의 문예회관 공연은 이번이 실질적인 의미에서 처음이다. 대부분 대학연극반 출신들이 모여 문화운동차원에서 연극활동을 해온 이들 민족극계열 극단들은 그동안 체제비판적인 「운동권 연극」들을 주로 공연, 문예회관과 같은 공적인 공연시설의 대관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새정부 출범이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등 「재야」예술단체에도 정부의 지원이 골고루 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표명했고 민예총도 사단법인으로 등록,「제도권」안에서의 입지확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등 문화계 풍토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의 첫 결실이 바로 민예총산하 민족극계열 극단들의 문예회관 대·소극장 대관결정이다.물론 지난연말 민예총이 낸 세종문화회관 대관신청이 모두 거절돼 세종문화회관 입성은 좌절됐지만 민예총의 즉각적인 항의표시등 적극적인 대처는 분명 변화된 모습이다. 이같은 변모에 대해 『오랜 세월 제도권과 재야로 구분됐던 예술계가 공연시설의 공유라는 외부적인 현상을 뛰어넘어 도식적인 편가르기를 극복하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무대를 당당하게 올림으로써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따르고 있다.
  • 견공의 해(외언내언)

    인간이 가장 먼저 사육한 가축은 개다.그 역사는 1만8천년전 구석기후기까지 거슬러올라간다.개가 인간에 의해 사육되었다는 가장 오랜 기록은 기원전 9500년 페르시아의 베르트동굴 벽화에 나타나고 있다. 고대 이집트왕궁에서는 규방의 번견으로 사육되었고 로마시대엔 투견으로,군용견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개가 인간과 친숙하게 된 것은 주인에 대한 특유의 충직성과 의리 때문이리라. 전북 임실군 오수리에는 의견총이란 무덤이 있다.술취한 주인이 논둑에서 그만 잠이 들었는데 불이 나서 잔디가 타들어가기 시작했다.위기의 순간에 주인을 따라간 개가 온몸에 물을 적셔 주인의 주변에서 뒹굴기를 수십번,주인은 살려냈으나 충견은 타죽었다.개 때문에 목숨을 건진 주인은 개무덤을 만들어주었다는 것. 충직성과 함께 개는 영악하고 지혜롭다.미국에서 한 맹인이 기르는 개가 주인 대신 은행의 현금인출기에서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이 얼마전 TV에 방영된 일이 있다.그런데도 사람들은 개를 비천함과 비속의 상징처럼 여기고 있으니 아이로니컬하다.「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개꼬리 3년 두어도 황모(족제비털) 안된다」는 속담들이 그것을 말해준다.「개떡」 「개살구」 「개쑥」같이 「개」가 붙은 낱말도 천격을 나타낸다. 우리 민속에서는 개가 잡귀와 재앙을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왔다. 또 집안에 상서로운 일을 있게 해주는 「행운의 인도자」로도 여겨왔다. 올해는 갑술년 견공의 해다.영특하기로 이름난 진도개며,지난해 연변에서 들여온 북한의 풍산개,그리고 멸종위기의 순토종인 삽사리등이 우리나라 명견들이다. 『지조 높은 개는/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고 했다(윤동주의 시 「또다른 고향」) 어둠을 물리치고 상서로움과 충직이 가득찬 새해가 되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기원해본다.
  • 노동생산비용 급속 상승/노동연구원 분석

    ◎연평균 13%… 미 1.4%­일 2.4%와 큰 차 우리나라 생산업체의 단위노동 비용지수 증가율이 선진국이나 아시아의 주요 경쟁국보다 크게 높아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정진호책임연구원은 30일 「노동경쟁력의 국제비교」라는 논문에서 각국의 노동경쟁력을 비교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단위노동 비용지수를 8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미국·일본등 선진국 및 경쟁국인 대만 등 7개국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가장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단위노동 비용지수란 상품 한단위를 생산하는데 드는 노동비용을 미국노동통계국(BLS)의 최근 자료를 이용,물가나 실질노동 생산성등으로 지수화한 것이다. 정연구원은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단위노동 비용지수 증가율이 이 기간중 한해평균 13%로 미국(1.4%),일본(2.4%),프랑스(2.1%) 등 선진 5개국은 물론 대만(11.7%)보다도 높아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정연구원은 이 기간의 연평균 실질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0·2%로 미국(2.2%),일본(5.2%),대만(5.7%)보다 높았으나 92년 2·4분기에 11.9%,3·4분기에 9.4%,4·4분기에 6.8%로 둔화된데 이어 올해들어 1·4분기 5%,2·4분기 4.9%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산업부문별 인력부족현상이 지속되고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상승압박이 올해보다 높아지는데다 노동비용의 증가를 다소 둔화시키는데 기여해온 대미 달러환율의 안정세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노동경쟁력이 올해보다 더욱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 격동의 93경제 결산/경제부기자 방담

    ◎실명제 실시·UR파고로 “국제화 시련”/쌀개방… 냉엄한 국제현실 일깨워/10월 대난설·화폐개혁 악성루머도/그린벨트 개선안 사고없이 마무리/금융계 「사정한파」… 은행장 넷 옷벗어/배종렬·김승연회장 전격 구속… 재계 충격/헬기엔진조립·TGV 등 재벌 이권싸움 치열/「경쟁력 강화 민간위」 구성… 경제 활로 모색 신경제 첫해인 올 한햇동안 우리 경제는 개혁의 물결속에 경기회복을 위해 숨가쁘게 돌아갔다.이를 위해 신경제 5개년 계획,금융실명제,2단계 금리자유화 등 혁명적인 제도개혁이 잇따랐다.국제적으로도 우루과이 라운드(UR)타결과 이에 따른 쌀시장개방 등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격동속의 올 경제계를 경제부기자들의 방담으로 짚어본다. ­경제계의 93년은 대변혁의 파노라마가 잇따라 펼쳐진 한해로 기록될 것입니다.특히 금융실명제는 문민정부가 단행한 가장 혁명적인 제도개혁이었습니다.그러나 당초 우려와 달리 빨리 정착돼 대혼란을 예견했던 많은 사람들의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실명제 실시가 국민들에게 준 충격은 대단했습니다.실명제가 실시되기 전부터 실명으로 거래를 해온 대다수 사람 들까지도 마치 세상이 뒤집힐 것으로 보고 한동안 초 긴장을 했습니다.10월 금융대란설이니 화폐개혁이니 하는 악성 루머들이 난무해 혹세무민하는 양상도 없지않았지만 금융시장은 생각보다 빨리 안정을 되찾았습니다.개혁은 역시 일거에 해치워야 한다는 사실도 실명제가 남긴 또하나의 교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1월부터 실시된 2단계 금리자유화는 「타율과 관의 보호」에 길들여진 우리 금융계를 자율과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으로 내몰았고 연말에 돌출한 UR협상의 타결은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벅찬 과제까지 안겨주었습니다. ○2단계 금리자유화 ­새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금융계를 덮친 「A급 사정태풍」은 김준협 전 서울신탁은행장을 비롯,4명의 은행장의 옷을 잇따라 벗겼지요.그 중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의 경우는 거액의 비자금 운용과 관련돼 현직에서 구속되는 사태로 비화됐습니다.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YS의 은행장 인사 불개입 원칙 천명에 이어 나온 「은행장 추천위원회」 제도는 금융 자율화의 핵심인 은행장 인사의 자율화를 향한 커다란 진전으로 평가돼야 할 것입니다.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지만 재계는 올해 「지옥」과 「천당」을 함께 경험한 한해였습니다.총수들의 경우는 더욱 그랬었죠.「성역없는 사정」의 분위기 속에서 지난 6월 배종렬 한양그룹 회장이 구속됐고,11월에는 현대그룹의 실질적 총수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이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격 구속돼 재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이는 전례가 드문 것으로 정경유착의 고리가 단절된 탓이란 해석이 나왔죠.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재계 스스로 체질개선을 하는데 도움을 준 측면이 많았습니다.기업하도급 비리실태 조사,위장계열사 조사,내부거래 실사 등에 따라 재계는 스스로 환부를 도려내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니까요.또 공산품 가격을 동결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가 하면 의식개혁과 투자확대 조치를 취했습니다. ­맞습니다.그 과정에서 나온것이 「이건희 신드롬」이라 불리는 삼성의 「질경영」입니다.정부의 개혁조치에 부응,이회장은 삼성의 개혁을 통해 재계개혁의 불을 당겼습니다.혁신적인 인사조치는 타그룹의 모범이 돼 재계의 「물갈이」를 선도했죠.또 그가 역설한 사회간접자본(SOC)의 중요성은 정부 정책에까지 반영됐습니다. ­최종현 전경련회장이 「국가경쟁력 강화 민간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재계 차원의 활로 모색이라 할 수 있죠.위축된 경제의 물꼬를 트기 위해 재계가 하나로 뭉친 것이니까요.대통령이 거는 기대도 상당하기 때문에 무척 고무된 것이 사실입니다.아직까진 가시적인 성과가 없지만 새해에는 나타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재계는 대형사업의 이권싸움 또한 치열했습니다.헬기엔진 조립업체 변경과 중형 항공기 제작 주도업체를 둘러싼 「공중전」,승용차 신규진출 및 고속철도 사업과 관련한 「지상전」,조선소 도크 신규증설에 따른 「해상전」 등 입체전이 전개됐죠.상호비방에서 법정소송으로까지 비화됐습니다. ○금융시장 안정 찾아 ­재계가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업종전문화 시책이골격을 드러내 산업정책사에 한 획을 긋게 됐습니다.알려진 대로 업종전문화는 30대그룹을 대상으로 주력업종을 선정,여신관리 제외와 같은 금융지원과 공장입지 지원 등을 해줌으로써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자는 게 골자입니다.신경제 이념인 자율을 살리자는 쪽으로 결론이 나 정부의 개입을 줄인점이 특색이라면 특색이지요.여기에 우루과이 라운드(UR) 타결에 대비,직접지원을 택하지 않고 여신관리 예외와 같은 규제완화 방식의 간접지원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춘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됩니다. ­산업현장은 그런대로 모양이 좋았습니다.올 수출이 당초 계획보다 7억달러 가량 모자라는 8백28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나 상공자원부가 수정전망을 하기 전의 목표치가 8백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입니다.자동차와 조선 등 중화학 업종이 엔고 특수로 호황을 누렸습니다.반도체는 「돈을 긁는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장사가 잘 됐습니다.물론 신발이나 섬유 등 경공업은 올 한해도 어려웠지요.또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공산품 값 상승요인이 상당분상쇄되고 원유도입액이 줄어 무역수지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농림수산부가 올해처럼 정신없이 바쁜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연례 행사인 추곡수매 문제를 채 마무리 하기도 전에 우루과이 라운드 농산물 협상으로 눈코 뜰새 없었으니까요.더욱이 올해는 「냉해」라는 돌출변수까지 겹치는 바람에 무척 복잡했지요.하기야 농림수산부로선 국민의 시선이 UR협상에서의 쌀 시장 개방문제에 온통 집중됐던 게 차라리 다행스러운 점도 있었지요.정부의 추곡 수매안,냉해대책에 대한 농민과 각종 단체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잖습니까. ○정주영회장에 실형 ­올해의 빅 뉴스중의 뉴스인 쌀 시장 개방이 앞으로 끼칠 파장이 어떨 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그러나 쌀 시장 개방이 우리에게 끼칠 영향에 대해 어느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정부는 일본보다 아주 유리한 조건으로 쌀 시장을 부분 개방하게 됐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그 파급효과는 오는 95년 이후에 가서야 가시화되기 때문이지요. 어쨌거나 이번 UR협상은 우리의 의지나 힘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냉엄한 국제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국민의식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김영삼대통령이 『경제를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선언한 이래 경제기획원 등 경제부처가 무척 바빴죠.대통령이 취임직후부터 격주간격으로 과천청사를 방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경제회생」에 무게를 실었기 때문입니다. ­물러난 이경식부총리 얘기도 한마디 해야 할 것 같군요.새 정부 출범뒤 줄곧 청와대 경제비서실의 박재윤수석에 밀리다가 실명제로 이부총리의 위상이 바로서는 계기를 잡았지요.그러나 나라 전체가 홍역을 치른 UR태풍은 끝내 그를 단명 경제총수로 끝나게 하고 말았습니다. ­이부총리는 쌀개방 파동으로 물러났지만 퇴임 후에도 『같은 일을 다시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UR대응 방법이 최상이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쌀 개방에 따른 문책성 경질에 다소 서운해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새로 등장한 정재석 부총리는 파격적인 언행으로 과천청사는 물론 내각안에서도 관심의 인물로 등장했습니다.과거 「박정희 경제스쿨」의 우등생이었던 그는 기획원 관료 출신으로서의 배짱과 소신이 너무나도 뚜렸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세계일류기업 육성 ­건설부는 고병우 전장관을 비롯,전 직원들은 올 상반기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문제에 매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지난 71년 처음 지정된 이래 재산권 침해 등으로 수많은 민원을 야기한 그린벨트 제도는 역대 건설 장관들에게는 「뜨거운 감자」였습니다.그린벨트 완화는 대통령 공약이기도 했지만 지난 해부터 올 9월 말까지 개선시안을 마련하겠다고 공표해 놓은 상태여서 어찌 되었든 개선이 불가피했습니다. 제도의 취지는 살리되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초로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실시됐고 여러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개정안이 발표됐습니다.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과천 청사와 건설부 직원들 집을 찾아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세청도 어느해보다 안팎으로 바빴습니다.먼저 연초 포항제철에 대한 세무조사를 꼽을 수 있지요.국세청은 포철이 오랫동안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하게 됐다고 밝혔지만,박태준씨에 초점을 둔 조사였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지요. ­올해 처음 정기과세된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 파동도 사건이었지요.당초 토초세를 내야 할 24만명의 납세자 가운데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토초세가 문제가 있다는 언론 플레이를 한데다 일부 언론도 이해에 따라 동조하기도 했지요. ­맞습니다.토초세가 처음 나왔을 때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언론이 대부분 반대로 돌아서고,토초세를 처음에 찬성했던 일부 학자들도 시류에 따라 왔다갔다 했습니다.토초세가 도입될 당시부터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지적은 있었지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한 것은 망국병인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것 아니었습니까. ○주가 23%나 올라 ­실명제의 부작용과 실물부문에 대한 투기를 막기 위해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자금출처 조사가 약방의 감초 격으로 동원됐지요.국세청의 의사와는 관계없는 이런 엄포로 투기는 잠재울 수 있었지만,무슨 일이든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동원하려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이 많아요.이러다가 양치는 소년의 이야기와 같이 불신이 높아지고 조세저항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지요. ­사정한파도 잊기 어려운 일이지요.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도마위에 올랐던 국세청이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재산이 70억원 이상인 재산가가 2백명이나 된다는 일부 보도까지 나와 더욱 곤혹스러워 했지요. ­올해 경제가 회복기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해준 경제지표는 주가지수인 것 같습니다.실명제나 UR 타결 등 국내·외의 충격 속에서도 주가는 연초 대비 23%나 올랐을 뿐 아니라 1년중 약 5개월의 거래량이 5천만주가 넘고 거래대금도 1조원이 넘는 활황 장세였습니다.55억달러가 넘는 외국계 자금에 힘입은 바도 크지만 내년도 경제가 지금보다는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을 증시로 발길을 돌리게 만든 셈이죠. ­올해에는 특히 실명제로 그동안증시를 휘젓고 다니던 큰손들이 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물론 기업의 수익률이나 성장성,안정성 등 과학적 기법에 의거한 투자방식이 비로소 뿌리를 내리게 됐습니다.풍문이나 작전이 전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 것이죠. □참석자 채수인차장 정종석기자 염주영〃 권혁찬〃 우득정〃 박선화〃 함혜리〃 곽태헌〃 오승호〃 김현철〃 백문일〃
  • 「행정규제 점검단」 1월 가동/청와대

    청와대는 27일 경제행정규제완화조치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경제행정규제점검단」의 구성방안을 확정,해당 부처및 관련 경제단체에 통고했다. 새해 1월에 발족할 점검단은 청와대 경제수석을 단장으로 하고,진입관련규제등 각 경제비서관을 반장으로 하는 6개 분야별 점검반을 두기로 했다. 점검단은 새해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되 일선행정기관 및 기업체를 직접 방문해 조치사항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일선공무원 및 민간업계의 의견을 수렴,규제완화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확보토록 할 방침이다. 점검반은 11개 경제부처·감사원·총무처·내무부와 경제5단체·민간기업에서 파견된 54명으로 구성된다. ▲제1반=진입관련규제 ▲제2반=공장설립 및 입지관련규제 ▲제3반=생산·유통·수출입관련규제 ▲제4반=가격규제 ▲제5반=환경·산업안전·보건의료관련규제 ▲제6반=준조세부담완화·대민봉사행정·행정절차정비 및 종합
  • 2기경제팀 “순풍에 돛단배”/내각이 주도하는 경제방향타

    ◎팀장 가부장적 권위에 “선상반란 불가”/「12·21」 입각 일부 각료도 만만찮은 관록/과천­청와대 경제비서실 “순항” 예고 청와대와 과천청사를 잇는 문민정부 제2기 경제팀의 저울추는 어디로 기울까. 개각 이전만 하더라도 이 문제는 비상한 관심거리였다.전임 이경식부총리와 박재윤경제수석이 10개월동안 위상을 놓고 다소 삐걱거리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그러나 개각의 뚜껑이 열리고 청와대비서실의 라인업이 끝나자 2기 경제팀에서는 1기와 같은 쓸데없는 마찰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도 정재석부총리의 관록과 컬러,그리고 뚜렷한 개성이 경제팀 내의 「이단」을 허용하지 않고,그의 가부장적 권위에 도전할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정부총리는 취임 첫날 기자간담에서 이전부총리와 이인제전노동장관의 노사문제를 둘러싼 팀웍란조가 화제에 오르자 『나한테는 그런 일은 없을 거요』라며 한마디로 일축했다.감히 어떤 장관이 자신의 관록과 권위에 대들겠느냐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실제로 이번에 유임된 홍재형재무나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그리고 새로 취임한 김양배농림수산·김우석건설·서상목보사·남재희노동장관 등은 나이나 관록에서 정부총리를 당하지 못한다.특히 김상공은 지난 79년 정부총리가 상공부장관시절 국장급인 통상진흥관을 지내 상하관계가 분명하다.홍재무와는 같이 근무한 적이 없으나 정부총리가 건설부차관으로 있다가 중동문제연구소장으로 나갔을 때 재무부 국제금융과장이던 홍장관과 간접적인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핵심 경제장관인 재무 및 상공장관이 정부총리가 「박정희경제스쿨」에서 장·차관급으로 「잘 나갈 때」 국·과장급이었다는 사실은 14년만에 관계에 돌아온 정부총리가 경제팀 장악을 자신하는 대목임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시선은 자연스레 청와대 경제비서실로 쏠린다.지난 6공때도 문희갑·김종인수석처럼 경제수석의 입김이 강하던 시절에는 조순·이승윤부총리가 이끄는 과천청사는 항상 청와대에 한수 눌려 지내야 했다. 이번 청와대비서실 후속인사에서 유임된 박수석과는,81년 정부총리가 일본 경응대 초청연구원으로있을 때 박수석이 일본의 한 경제연구소에서 활동중이라 서로 알고 지냈다고 한다.정부총리는 박수석과의 위상에 『왜 잡음이 나죠』라며 질문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눈치다.신설된 최양부농수산수석과의 관계도 『농수산문제 해결을 위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며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투다. 일부에서는 신경제의 충실한 전도사를 자임하는 박수석이 재신임을 등에 업고 과거처럼 보도자료문장까지 간섭할 경우 과천팀과 한바탕 분란이 일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또 친정체제강화의 일환으로 입각한 일부 경제장관들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며 경제관련 수석비서관이 두명이 된 것도 「옥상옥」의 관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총리도 『틀린다고 생각되면 대통령에게 노(NO)라고 말하겠다』고 「직언불사」의 각오를 밝혔다.그러나 그는 과거 박대통령시절 한 시대를 풍미하는 신화를 낳은 김학렬부총리 아래서 기획원 고급관리로 총애받은,말하자면 권력의 역학구도와 치세를 일찍부터 깨우친 제왕학의 달인이다.그런 그가 처음부터 격돌할 가능성은 약하며 장관들이나 청와대측도 지혜로운 해답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오명 교통(신임각료 면모)

    ◎23년간 과학기술분야에 몸담아 80년 대령으로 예편한 뒤 대통령경제비서관(과학기술담당),대전엑스포조직위원장등 23년을 과학기술분야에 몸담아온 전문과학기술관료형이다. 성격이 치밀하고 합리적인 사고의 소유자이면서도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체신부장관및 엑스포조직위원장등 굵직한 자리를 거치면서 원만하게 일을 처리하는등 탁월한 행정능력을 발휘한 것이 이번 입각의 결정적인 동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체신부 재직시 국산 전전자교환기(TDX),4MD램 등을 개발하는등 정보통신 현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부인 이정희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 친필비/김부자가 직접쓴 글귀 새겨만든 우상물(북한백과)

    ◎87년 첫등장… 묘향산·이인모학교에 세워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직접 쓴 「친필글귀」를 새겨 만든 비를 일컫는 것으로 김부자의 우상물 중의 하나. 북한에서 친필비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87년 10월14일.이날 모란봉기슭의 「개선혁명사적지」에는 지난 45년 10월14일 평양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된 이른바 「김일성장군 평양시 환영군중대회」에서 김일성이 행한 「개선연설」을 기념하기 위해 친필교시비가 세워졌다. 북한은 92년 4월 김일성의 80회 생일을 맞아 묘향산의 경승지 입구 4곳에 「김일성친필비」를 제막한데 이어 황남 신천군 청산리에도 「친필명제비」를 세웠다. 김일성친필명제비는 무게 2백50t의 화강암을 다듬어 만든 것으로 『물은 곧 쌀이고 쌀은 곧 공산주의다.수리화된 우리 사회주의농촌은 세세년년 만풍년을 이룩할 것이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김정일친필비는 93년 8월20일 우리측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으로 보낸빨치산출신 미전향장기수 이인모가 어린 시절 다녔다는 양강도 김형권 군(옛 풍산군)의 「이인모인민학교」(옛파발국민학교)에 최초로 세워졌다.
  • 추락하는 노동력의 질(사설)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한국노동력의 질이 국제비교분석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국제적 산업환경조사기관 BERI의 「세계노동력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85년 8위,90년 11위에 이어 92년에는 13위로 또 한차례 내려앉았다.이쯤되면 거의 추락하고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속의 인력부족현상을 하루이틀 보아온 것도 아니고 사람은 있어도 일손은 없다는 기이한 상황도 당면현실이므로 노동력의 질이 제대로 이루어질리 없음에 굳이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그러나 국제비교속에 이런 자료들이 하나의 이미지화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착잡할뿐 아니라 자못 심각해야만 할 당위가 있다. 노동력의 질은 오늘에 있어 일손의 양만의 문제도 아니다.노동생산성을 말하던 시대로부터 지식생산성을 운위하는 변화속에 있다.성실하게 일한다는 것만으로는 정보사회산업영역에서 생산의 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때문에 노동력도 상당량의 새로운 지식을 통한 재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보는 것이 오늘의 흐름이다. 우리의 노동력은 지금 이 흐름을 타고 있지도 않다.생산성만으로 보면 한국의 1인생산성도 지난 10년새 2배로 증가했다.그러나 일본에 비해 같은 기간 4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한은 「90년 우리나라 노동연관구조보고서」에 나와 있다.생산시설의 현대화와 자동화추진이 이루어지는 부문에서도 노동력은 새차원의 질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렇게 되므로 노동력과 노동시장은 다중적으로 부담을 갖고 있다. 질적인 인력부족이 경제시장에는 또 어떤 장애를 일으키는가.노동연의 분석을 보면 인력난에 따라 비숙련공을 마구잡이로 쓴 결과 91년 한해 손실액만도 12조원에 이르렀고 이는 노사분규손실의 10배규모임을 밝히고 있다.근로자의 질저하로 수출품 불합격률이 4%에 이른 것은 실은 89년부터였다. 결국 노동력의 질은 인력난의 절박성만을 표피적으로 강조해서는 개선되지 않는 과제다.노동내용의 변화까지를 포함하는 다면적인 질적인력의 새로운 훈련을 동반해야만 가능해진다. 그러나 우리 기업중 자체 인력훈련실시업체는 전체기업중 불과 4.7%라는 것이 경제기획원의 92년 통계다.독일이나 일본의 기업들은 70%가 인력훈련에 나서고 있다. 노동력의 질과 인력난이라는 두개의 난제를 우리는 지금 동시에 도전해야만 한다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바야흐로 질의 전쟁시대에 있음을 다시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신용은 돈이다/안공혁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굄돌)

    신용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금융거래나 자금조달에 있어서 여러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냉엄한 금융환경이 현실로 닥쳐오고 있다. 당장 최근의 실명제 실시와 관련한 중소기업 긴급자금 지원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중소기업의 금융접근 행태를 보더라도,이같은 인식이 결코 지나친 판단이 아님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은행과의 거래실적이 미미하고 연체를 다반사로 저지르면서도 정부의 자금지원 방침을 구실삼아 신용으로 대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으며,심지어 재무제표·매출실적증명원등 기본적 신용정보자료를 적당히 조작하거나 아예 공개조차 꺼리는등 비밀스러운 태도로 일관해 온 기업이 오히려 신용보증서를 빨리 내주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있었다. 선진금융풍토가 정착된 미국의 경우에는 고객 스스로가 평소에 은행과 꾸준히 성실한 거래관계를 유지하는등 신용을 쌓고 또 이를 인정받아놓기 때문에 긴급할 때 원활히 신용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되새겨 보아야 한다. 한마디로 신용이란 제비가 물어다 준 흥부의 박씨와 같이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우연과 천운의 결과가 아니며,은행에서 배급을 받거나 필요할 때 아무에게서나 융통할 수있는 시혜의 산물은 더더욱 아니다. 이는 마치 한장한장의 벽돌을 무수히 날라 튼튼한 고층건물을 쌓아올리듯이 평소에 스스로의 노력과 인내로 꾸준히 축적하고 관리해 나가야 하는 자기의 소중한 얼굴이자 분신과도 같은 것이다. 특히 이렇듯 힘들게 쌓아올린 값진 보물을 금고 속에 감춰놓아서는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하므로,그 실체를 정확히 공개하여 진정한 가치를 공인받아 만인과 더불어 공유할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신용의 혜택을 받을수 있다. 21세기의 문턱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신용의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고대 그리스의 어느 선현이 던져놓은 금언은 가슴깊이 와 닿는다.『돈으로 신용을 사려하지 말고,신용으로 돈을 얻을수 있도록 하라』신용이 곧 돈이라는 말이다.
  • 주택 재건축 미끼 3억 사취/전 서초구의장 구속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4과 김성호부장검사는 29일 정·관계 고위층인사들에게 청탁,재건축허가등을 받게해 주겠고 속여 주택건설업자들로 부터 거액을 받아 가로챈 전 서초구의회 의장 김수곤씨(56·하동기업대표)등 4명을 변호사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91년 5월부터 9월까지 함께 구속된 이인석씨(43·부동산브로커)와 짜고 고려주택건설 대표 김태낭씨에게 박철언 당시 체육청소년부장관과 서울시장·부시장 등 고위층을 통해 서울 구로구 온수동의 연립주택 7백64가구에 대한 고도제한지구 및 풍치보존지구를 해제,고층아파트 2천3백여가구를 재건축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50억원을 요구해 이중 2억7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부동산브로커 권명진씨(50·구속)와 공모,지난해 2월 온수동연립주책 재건축사업허가를 내주겠다며 고려주택 대표 문영자씨(48·여)로부터 교제비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 일,곧 경제비상사태 선포/적자국채 발행,경기 부축/산케이보도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정부는 장기간 계속되는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곧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국민에게 불황의 심각성을 호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의 산케이(산경)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정부가 경제비상사태를 선포,적자 국채를 발행함으로써 소득세 감세의 조기실시에 연결토록 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같은 방안은 적자 국채의 발행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 왔던 정부가 국민에게 냉엄한 경제현실을 인식시켜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방향으로 환경을 정비하려는데 근본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 우크라,전력공급 중단위기/러시아 단전조치/경제비상사태 선포 검토

    【키예프 로이터 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연결된 고압송전선망을 끊어 송전을 단절하기로 한 지난 주말의 결정으로 올겨울 우크라이나의 전력공급이 크게 감소하거나 아니면 전면 중단될 위험에 처했다고 에너지 관리들이 24일 말했다. 올렉시 셰베르토프 에너지차관은 러시아측의 그같은 조치가 있은후의 전압하강이 전력공급을 교란할수 있고 심지어 우크라이나의 화력 및 핵 발전소에 위험한 상태를 일으킬수 있다면서 『전압이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제 우크라이나는 단전으로 언제라도 암흑으로 변할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각료들과 최고회의 대의원들은 의회의 경제문제 토의에서 에너지,운수및 기타부문의 엄격한 국가통제등 경제비상사태 선포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빌렌 세메뉴크 에너지 장관은 일간신문 네자미시모스트와의 회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송전선에 과부하를 일으킬 정도로 우크라이나가 많은 전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단전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 수능시험 한번더 생각해보자/김신일 서울대교수·교육학(정경문화포럼)

    ◎국·영·수 위주 출제로 교육파행 우려/본고사도 마찬가지… 과목간 균형 필요 제2차 수학능력시험이 난이도 조정에 실패하여 1차 시험때보다 전반적으로 성적이 낮아졌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특히 본고사실시 대학에 지원할 학생들은 그 시간에 본고사준비나 하는건데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했다고 분통을 터뜨린다.어른들이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신뢰를 잃고있으니 그들에게 어른 말을 들으라고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지난 8월20일에 처음으로 실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과거의 대학입학학력고사에 비하여 출제문제가 한결 세련됐다는 것이 교육평가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지식의 암기를 요구하는 문제가 뚜렷하게 줄고 사고력을 재는 문제가 많이 늘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아주 희망적인 전망까지도 제시되었다. 새로운 입시제도의 시행 첫해이어서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처음 도입한 수능시험의 정체에 관하여 불안감을 떨쳐버릴수 없었다.시험을 주관하는 국립교육평가원 당국자들도 혹시 예기치 않은 사고나 일어나지 않을까 내심 조마조마하였다.그런터에 대과없이 시험이 시행되고 출제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오고 보니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번 2차시험에서 난이도조절에 실패한 것이다.그러나 난이도만이 문제라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그것은 기술적 문제이므로 다음 시험부터 어렵지않게 개선할수 있기 때문이다.한차례 난이도조절의 실패를 가지고 이 시험의 존폐여부를 제기한다거나 시험횟수를 한차례로 줄이면 될것 아니냐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단견에 지나지 않는다. 수능시험은 그것이 지니고 있는 교육적 중요성에 비추어볼때 가부간에 그렇게 즉흥적이고 안이한 평가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수능시험의 내용과 성격에 대하여 좀더 세밀하고 엄격한 분석이 필요하다. 수학능력시험에 관한 논의에서 충분한 주목을 받지않고 넘어간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는 출제문제의 교과간 비중이다.수능시험에 관한 논평자들은 이상스럽게도 이 문제에 관하여는 심각한 검토없이 넘어갔다.교과간의 출제비중에 주목하지않은 이유는 아마도 수능시험은 교과와는 직접관계가 없는 기본적이고 일반적이며 범교과적인 명실상부한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교육평가원의 주장을 말그대로 수긍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출제된 문제들을 조금만이라도 주의깊게 관찰하면 과거의 대입학력고사처럼 교과간의 구별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문제들이 여전히 국어·영어·역사·지리등 각 교과와 관련되어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수 있다.문제의 대다수가 국어·수학·영어의 세교과와 관련되어 있고 여타 교과와 관련된 문제들은 각각 서너 너덧 문제씩에 불과하다.사실 수능시험이 관련 교과별로 보면 국·영·수 중심으로 출제되고 나머지 교과들의 비중이 낮아지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되었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나 염려하는 것은 고교교육이 국·영·수 중심으로 파행화하는 것이다.새 입시제도의 결정단계에서 이러한 위험성이 누차 지적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교육과정이 국·영·수 중심으로 운영되는 파행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장치의 하나로,교육부 당국자들은 대학별 본고사의 존재를 강조하였다.대학별 본고사에서 각 대학과 학과의 특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교과로부터 문제를 출제할 것이므로 고교교육과정이 국·영·수 중심으로 운영되고 여타 교과가 도외시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강변하였다.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절대다수의 대학들은 대학별 본고사를 시행하지 않고 본고사를 치는 몇개되지 않는 대학들도 국·영·수 중심으로 출제하기로 하였다. 실제로 수험생들의 입시준비가 국·영·수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이미 고교교육은 과거보다 더욱 비정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수능시험의 출제문항이 과거보다 다소 개선되었다해서 대학입시가 개선되고 고교교육이 정상화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 「김 대통령 방미」 숨겨졌던 뒷얘기들

    ◎“정상끼리 직접 담판”YS식 외교 구사/미경호팀,“매일 조깅 YS는 슈퍼맨”/“5억 아끼자” 알래스카 1박 않기로/“교민에 미국화 당부” 참모진 격론끝 결정 8박9일에 걸친 김영삼대통령의 미국방문은 성과만큼이나 숱한 뒷얘기를 남겼다.방미에 얽힌 뒷얘기를 정리해 본다. ○…김대통령은 단독정상회담에서 핵심문제에 대해 직접 담판을 시도하고 확대정상회담을 거의 무시하는 등 새로운 패턴을 시도. 이 때문에 한미정상회담에서 단독회담 시간은 예정보다 30분을 초과한 90분이 소요됐고 확대회담은 참석자를 소개하는 정도에 그쳐 예정시간 35분에 못미친 20분만에 종료. 지난 경주의 한일정상회담에서도 단독회담은 예정보다 2배정도 길어진 반면 확대정상회담은 간단히 끝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두나라 실무진이 조율해서 미리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담판하는 스타일』이라고 전제하고 회담전에 김대통령이 거론할 문제를 설명해 주면서도 『이를 기정사실화하지 말아달라』고 주문. ○…청와대는 김대통령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아메리칸대학의 지명도와 수준이 김대통령의 국내외 위상에 적합한지 여부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했다는 소문. 김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몇몇 미국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겠다고 제의해 왔는데 청와대는 아메리칸대학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국내 정치인들이 이 대학에서 수학한 점 등을 의식,처음에는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는 얘기. 그러나 아메리칸대학이 아이젠하워·케네디 전대통령등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을 뿐 아니라 개교 1백주년인 지난 2월 클린턴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고 김대통령이 받을 경우 외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이라는 점이 고려돼 학위를 받기로 결정했다는 것. 학위수여식장에서 아메리칸대 학생회는 앞면에 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뒷면에는 「김영삼과 빌 클린턴은 1993년 동창생」이라고 쓰인 T셔츠 2벌을 선물해 장내에 폭소. ○…김대통령에 대한 경호업무를 맡은 미측 경호요원들은 김대통령이 방미중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아침 수영이나조깅을 계속하자 우리측 경호관들에게 『김대통령은 슈퍼맨인 것 같다』면서 김대통령의 건강에 찬사. 특히 김대통령의 워싱턴방문중 숙소인 영빈관을 지키는 미측 경호요원들은 김대통령이 조깅을 시작하기 1시간전인 새벽 4시쯤부터 조깅장소인 조지타운대 트랙 주변을 샅샅이 뒤져야 하는 고달픈 작업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 ○…김대통령은 이번 방미길에 체류한 LA,시애틀,워싱턴 등 3곳에서 가진 교민리셉션에서 교민들에게 한결같이 『미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적응해 살아가 달라』고 교민들의 「미국화」를 당부했는데 출국전 김대통령이 이 말을 해도 좋은가를 놓고 청와대 참모들사이에 토론이 있었다는 후문. 이는 자칫 교민들이 『고국에 기대거나 쳐다보지 말고 살아가라』는 뜻으로 오해하고 서운해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 그러나 대다수 참모들이 『과거 정부라면 자격지심때문에 그런 말을 못했을테지만 정통성있는 문민정부라면 옳은 말은 당당히 해야 한다』고 주장,이를 얘기하기로 결정. 결과적으로 김대통령이 리셉션 연설 가운데 이 대목에서 교민들의 박수가 가장 많이 터져나오자 수행참모들은 『역시 우리생각이 옳았다』고 희색. ○…김대통령은 APEC지도자회의 참석 등 주요 경제적 현안에도 불구,경비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청와대경제수석실에서 2명만을 수행원으로 대동하고 행정부쪽의 도움을 거의 받지않아 이러고도 회담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제기됐다는 후문. 이 때문에 경제비서실 직원들은 회담준비를 하느라 거의 잠을 자지도 못했고 박재윤경제수석은 출국하기전 테니스를 치다가 다친 다리를 절면서 회담에 임하는 등 악전고투. 그러나 김대통령은 지도자회의를 우리쪽이 주도하고 당초 의도했던대로 차질없이 회담이 진행된 것을 보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성공적』이라며 무척 만족. ○…김대통령은 당초 귀국길에 알래스카에서 1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진이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면서 시차조절및 휴식을 위해 중간기착지인 알래스카 1박을 건의했다는 것. 이에 김대통령은 『비용이 얼마나 드는가』라고 물어보고 실무진이 『항공기 추가임대료 및 수행원 숙식비로 5억원이 더 든다』고 보고하자 『많은 돈을 들여서 쉴 필요가 있느냐.바로 돌아가자』고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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