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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 발자국이다/동물 발자국 따라 주인공 찾아가기

    온통 눈밭이 돼버린 겨울 숲 속.장난 같은 발자국들이 꾹꾹 찍혀 있다.어떤 건 길쭉하고 어떤 건 동글동글.발가락이 네개인 것도,다섯개인 것도 있고,또 저쪽의 것은 할머니 고무신처럼 길죽하고 뾰족뾰족.저건 새끼곰 발바닥,또 저건 암만 봐도 고양이 발바닥. 쉬잇! 누굴까…누가 지나갔을까? 어린이책 전문기획집단 도토리의 ‘야,발자국이다’(문병두 그림,보리 펴냄)는 겨울 산행을 직접 떠나는 듯한 현장감을 안긴다.숲 속에는 무슨 동물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책은 단순히 사실나열식으로 그 궁금증을 풀어놓지 않는다.발자국의 정체를 일일이 문답식으로 우회해 귀띔하는데,그게 큼직한 매력이다. “개울가에 난 발자국 좀 봐.발자국이 네개씩이고 발가락은 다섯개야.돌 틈을 지나서 나무 밑으로 빠져 나갔어.누굴까?” 꽁꽁 얼어붙은 개울 옆으로 이야기와 꼭 닮은 그림들이 펼쳐지고,책장을 넘기면 어김없이 ‘앙증맞은’ 똥 이야기가 또 기다린다. “샛노란 오줌이랑 배배 꼬인 까만 똥이 있네.한쪽 끝은 뭉툭하고 한쪽 끝은 뾰족해.뼈다귀랑 털이 들어있어.누가 눴을까?” 이제 다음 순간,기다렸다는 듯 발자국의 주인공이 ‘쨘∼’ 정체를 밝힌다. “나야 나,족제비야.” 등장동물은 청설모 족제비 멧토끼 너구리 고라니 수달 살쾡이 멧돼지 등 8종.모두 우리나라 산에 살며,동면을 하지 않아 요즘같은 겨울엔 산속 곳곳에 발자국이나 똥을 남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발자국 정체에 물음표를 찍고,발바닥 모양과 똥의 특징으로 주인공을 찾는 이야기 전개방식은 번번이 같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유혹할 대목은 사실적이고도 치밀한 책의 관찰력.새까만 튀밥처럼 생긴 고라니 똥,땅콩처럼 잘록하게 마디진 멧돼지 똥,꽈배기처럼 배배 꼬인 족제비 똥….산을 뒤져 모아 세밀하게 묘사한 똥 그림들이 재미있다. 소나무 밑,개울가,바위 주변 등을 샅샅이 훑은 덕분에 동물들의 생태도 생생히 녹아 있다.물가의 돌이나 바위 위에 똥을 눠 자기 영역을 알리는 수달,잣·솔방울·가래·도토리 같은 열매들을 좋아하는 청설모 등에 관한 설명이 책 끄트머리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야무진 독자라면 책을 덮기 전에 궁금해질 대목이 하나 더 있다.정겨운 입말체로 이야기를 끌어간 주인공은? 책의 초입에서 배낭을 메고 출발하는 두 사람이 아버지와 아들인지,삼촌과 조카인지.자연을 생각하는 건 ‘모두’의 몫이란 걸 웅변하고 싶었을까. 숲이 깊어질수록 파랗게 고개 내미는 댓잎,알싸한 겨울 산공기가 금방이라도 코끝을 찔러올 것만 같다.1만 1000원. 황수정기자 sjh@
  • 여학생 ‘논리적 과목’따라잡기 어떻게/실험실습 통해 흥미 갖게 해야

    대체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수학과 과학을 어려워하고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실제로 초등학교 5,6학년이 되면서 딸이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잃어간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수학 내용이 본격적으로 어렵고 복잡해지는 학년이기 때문이다. 당국에서도 여성들의 이런 취약점에 관심을 갖고 여학생들을 위한 과학친화적 교육과 이공계 지원책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장기적으로 국내에서는 극히 부족한 여성과학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흥미를 잃어버리면 아무리 좋은 지원책이 나와도 효과를 얻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여학생은 수학,과학에 약하다? 여성은 복잡하고,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수학과 과학을 습득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었다.여기에는 찬·반 양론이 있다.동·서양의 학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아직 뚜렷한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여학생들이 응용이나 추론과 같은 분야에서는 남학생보다 실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이에 대해 남녀의 실력 차이는 없으며 노력이 차이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아무튼 2003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자연계를 선택한 여학생은 17%에 지나지 않았다.인문계를 지원한 여학생 비율은 62%였다.남학생의 인문계와 자연계 지원 비율은 45대39로 여학생과 현격한 차이가 난다. 99년 IEA(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에서 실시한 국제비교연구(TIMSS-R)에서 중학교 2학년 과학 교과의 우리나라 남녀 학생간 격차는 21점으로 OECD국가의 평균 19점보다 2점 더 컸다. 남녀의 실력차는 과연 있는 것일까. ●교사의 관심과 정비례 인천교육대학 교육학과 이대식 교수는 인천시와 경기도 초등학교 6학년 학생 2000명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의 수학성취도 제고를 위한 학습프로그램 개발 연구’라는 조사를 통해 흥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냈다.부모와 교사들의 관심이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남자 교사들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학에 덜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있고,이것이 여학생들의 성취도를 떨어뜨리는 또하나의 원인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아들만큼 딸의 수학 성적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이 교수는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터득하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부모들이 이를 따른다면 수학,과학 교육은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스스로 터득하게 하라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잃은 딸을 어떻게 해서든 공부를 시켜보려고 애를 쓰는 부모들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그 하나의 방법이 실험실습을 활용하는 것이다.과학실험실습을 사교육에 적용시킨 아인슈타인 과학영재원 신형식 마케팅이사는 “여학생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과학에 흥미를 잃을까봐 실험실습을 적극적으로 시키려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과학을 처음 접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실험실습의 기본을 가르쳐줘야 여학생들이 과학에 계속 흥미를 갖고 공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신현옥 여성정책담당관은 여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수학과 과학이 ‘덫’이라는 현실을 알고 부모들이 딸의성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여학생들이 과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봐야 초등학교 때 흥미를 잃으면 되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한 교사들의 모임,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www.tes.or.kr)의 대표 서울 태릉고 유성철 교사는 과학과 관련된 행사를 많이 체험하고 시설,전시관 등을 둘러보는 것이 과학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새학년에 대비해 겨울방학 동안 이런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권유했다.먼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공부의 바탕이라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녹색공간]산을 오르는 자들에게

    산 곳곳에 사람이 버린 쓰레기 자연, 함께 나누어야 할 유산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바닷가나 여기저기 크고 작은 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어떤 곳에서는 줄을 서 기다리다 산에 올라보지도 못하고 아래서 붉은해를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거나 밀려드는 차량들로 인해 해돋이는커녕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차를 돌려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난 연말 북새통처럼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내가 사는 모악산을 피해 새해맞이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다른 산을 미리 답사하려 한다는 선배를 따라 근처의 작은 산을 찾았다.그리 높지 않은 산이었지만 능선을 따라 오르며 보이는 산 아래 풍광들이 여간 예사롭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하지만 산을 오르며 능선 곳곳이며 아직 눈이 녹지 않고 쌓여 미끄럽고 불쑥 솟아오른 암반의 정상에 어김없이 빈 음료수 통이며 사탕봉지,담배꽁초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금강산,묘향산,가야산 등지의 외지고 깊은 곳을오르며 이곳이야말로 아무도 오르지 않은 곳이리라 여겼다가 어김없이 김홍연이라는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것을 보고 화를 발끈 냈다고 한다.그러나 뒷날 위험천만한 고비에 이르러 낙망을 하다가 깎아지를 듯한 절벽에 새겨진 그의 이름자를 보고 ‘아,그도 여기에 왔다 갔구나’ 하고 힘을 내 무사히 험한 길을 헤쳐나갔다고 하던가.하지만 이건 아니다.아무래도 이런 쓰레기들은 아니다. 새해 첫날 여기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그 쓰레기들을 주섬주섬 주워들고 산을 내려왔다.언제까지 버리는 사람들과 줍는 사람들이 따로 겉돌며 나뉘어야 하는가.그 쓰레기 버린 사람들도 자신의 집 앞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두 눈에 쌍심지를 켜며 악다구니를 쓸 것이다. 옛사람들은 밭에 콩을 심어도 세 알씩을 뿌린다고 했다.꼭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 알은 하늘에,한 알은 땅에,그리고 나머지 한 알은 자신이 먹으려 한다는 것이다.하늘의 한 알은 새들과 같은 날짐승들과,땅의 한 알은 벌레들과 나누려 한,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이 깃든 것이다.산이나 들에 나가음식을 먹을 때 먼저 ‘고수레’ 하고 소리치며 음식을 조금씩 덜어 동서남북의 방위에 뿌리는 풍습이 있다.그 말의 연유는 조금 다르지만 그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동티가 난다는 어리석은 미신(迷信)이 아니라 냄새를 풍기며 혼자만 먹지 말라는,뭇 생명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아름다운 믿음(美信)일 것이다. 함께 나누어야 할 것들이 어찌 먹을 것뿐이겠는가.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산과 강,들과 바다,도시의 매연에 찌든 우리가 이곳 아닌 어디에 가서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을 메아리쳐 불러보며 가슴 가득 크나큰 심호흡을 해볼 수 있겠는가. 어떤 시인이 오랜 영어의 몸에서 풀려 나와 펴낸 시집 제목이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한 것을 보며 그래 ‘사람만이 절망이다’라고 뇌까려본 적이 있다.물론 악의가 있어서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은 아니었다.세상의 곳곳에서 자행되는 생태파괴와 환경오염의 주범인 사람만이 절망이지만 새해에는 사람들도 희망이라는 말을 정말이지 들을 수 있을까. 눈 덮인 산골 밤새 툇마루 아래 놓여있던 쓰레기봉지를 뒤적거리며 부스럭거리던 녀석들,가끔 들러 밥을 얻어먹고 가는 도둑고양이나 빈 깡통을 흔들며 먹을 것을 내놓으라는 족제비일 것이다.먹을 만한 게 아무 것도 없었는데 내일 밤에는 뭘 좀 갖다 놓아야겠구나. 박남준
  • 중앙인사위, 업무보고/PSAT 난이도·시간배정 손질

    중앙인사위원회는 지난 7일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국가고시제도 개편안의 핵심인 공직적성시험평가(PSAT) 도입과 관련해 난이도와 문제수,시간배정,문제개발 등의 보완작업에 착수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인사위는 ‘PSAT 실험평가’를 실시한 뒤 이를 분석한 결과,수험생들이 문제수가 적고 유사한 문제가 있어 변별력에 의문을 제기했으며,경제나 통계 등 특정분야에서 지나치게 많은 문제가 출제돼 특정학과 출신자들에게 유리하다고 지적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문제의 경우 해석 여하에 따라 복수정답 시비를 야기할 우려가 높아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인사위 관계자는 “수험생들은 PSAT가 기존의 암기위주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종합적 이해력과 논리적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진일보한 제도라고 평가했다.”면서 “PSAT 도입에는 긍정적인 반면 문제개발 등의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보완을 요청하고 있어 행자부와 협의를 거쳐 보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인사위가 보고한 PSAT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살펴본다. ●난이도·문제수·시간배정 PSAT 실험평가에 참여한 응시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문제가 어렵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고,특히 자료해석영역에서 이런 반응이 높았다. 실험평가에서는 각 영역별로 40분동안 20문제를 풀도록 했으나 응시자들은 적정시간에 대해 자료해석영역의 경우 평균 56분,언어논리영역과 상황판단영역은 평균 48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또 문제수가 ‘적다’고 답한 응시생이 42%로 ‘많다’고 답한 응시생(14%)의 3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출제문제수를 영역별로 40문제 정도로 늘리고 80분의 시험시간을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의 난이도는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 개발 PSAT 실험평가에서 언어논리영역의 경우 원고지 10장 분량이 넘는 문제가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등 지문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을 받았다.이에 따라 지문 길이를 조정해 문항당 최대 A4 한 쪽 분량(원고지 7∼8장)을 넘지않도록 할 계획이다. 또 자료해석영역은 경제와 통계 등과 관련된 문제의 출제비중이 높아 이들 분야 출신자가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한편 인사위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PSAT제도와 유사한 일본의 ‘1종시험제도’와 영국의 ‘속진임용제’(Fast Stream Development Program)’ 등을 참고하고 있다. 이밖에 전문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의 출제는 지양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이 없을 경우에도 풀 수 있도록 문제를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정부는 PSAT 예시문제 및 실험평가 실시문제를 행자부(www.mogaha.go.kr)와 중앙인사위원회(www.csc.go.kr),한국행정연구원(www.kipa.re.kr) 홈페이지 등에 게재해 일반수험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게재된 문제는 영역별 35문제씩 모두 105문제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열린세상]전쟁비용 계산의 허실

    이라크 전쟁은 임박했지만,이상하게도 이 전쟁이 미칠 중장기적 영향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다.우리 언론은 물론 미국 언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모두 낙관론의 포로가 된 탓이리라.백악관은 낙관적인 전격전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공중전으로 주요 시설을 모두 파괴한 다음 지상군 15만∼35만명을 파견해 전투를 수행한다.전쟁은 짧게는 한 달,길게는 두 달 정도에 끝나고,75일간 점령 상태를 유지한다.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기초해 전비를 계산한 의회의 두 연구는 대체로 400억∼600억 달러로 추산한다. 그러나 학계 인사들은 전격전 시나리오의 낙관론을 의심한다.최근에 미국 학술원의 국제안보연구회가 12월 초순에 출간한 책 ‘이라크 전쟁:비용,결과,대안’은 전쟁의 중장기적 효과에 대해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놓았다.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스티븐 밀러는 부시의 ‘전쟁 도박’이 남길 중장기적 효과를 전망한다. 중동지역의 불안은 폭발적인 수준에 달한다.화생방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더욱 거세어진다.세계적 차원의경제 불황이 도래한다.더욱 흥미로운 것은 전쟁 비용 계산을 다룬 예일대 석좌교수인 윌리엄 노드하우스의 주장이다. 그는 카터 행정부 시절 경제보좌관을 지냈고,폴 사무엘슨과 함께 쓴 ‘경제학’ 교과서로도 유명하다.그는 100억 달러로 베트남 전쟁이 끝난다는 주장이,실제로는 1100억∼1500억 달러로 증가한 씁쓸한 추억을 되살린다.게다가 이번 전쟁은 지난 걸프 전쟁과 달리 ‘치고 빠져 나오는’ 전쟁이 아니다.사담 후세인을 쫓아내고 이라크에 민주 질서를 수립하고 지역 전체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전쟁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전격전이란 낙관적 시나리오가 조금만 흔들려도 전비는 금방 2∼3배 증액된다.노드하우스가 인용한 필립 고든과 마이클 오핸런은 이렇게 주장한다.이라크 주변국들까지 흔들 시아파·수니파·쿠르드족 사이의 장기적 갈등 위험을 억제하고,안정적인 정부와 질서를 유지하려면,미국은 광범위한 차원에서 국제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이 경우 수만 명의 미군이 수년간 점령군으로 남아 있어야 하고,연간 100억 달러의 비용을 지출해야만 한다.노드하우스에 따르면,전쟁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5년,최대한 20년의 점령이 지속될 수 있다.따라서 점령비용도 최소 500억∼750억 달러에서 최대 5000억 달러까지 증액될 것이다. 재건비용과 난민 구제비용도 만만찮다.아이티·보스니아·아프가니스탄의 경험을 바탕으로 10년간 비용을 계산하면 재건 사업은 300억 달러에서 1050억달러가 소요된다.100만∼5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다면 구제사업도 1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가 들어간다.그러나 현재 백악관 계획에는 재건과 구제비용이 빠져 있다.만약 미국이 압도적인 국제적 지지가 없이,유엔의 결의 없이 개전한다면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진다.거시경제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전쟁이 장기화되고,유정이 파괴되며,화생방 전쟁으로 인한 오염이 일어난다고 생각해 보자.브루킹스 연구소의 조지 페리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유가는 32∼75달러 정도로 상승할 것이고,최악의 경우 161달러까지 상승한다고 한다.노드하우스는 내년 유가가 75달러로 상승하면,매년 25%씩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현 유가 수준인 25달러로 떨어지는 데는 1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그렇다면 미국민들의 실질국민소득 하락분이 자그마치 7780억달러나 된다고 한다. 노드하우스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작동할 경우 10년간 비용이 1000억 달러로 메워지겠지만,최악의 시나리오가 작동한다면 그 비용은 근 2조 달러에 이를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우리 기업과 당국자들도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가 우리에게 미칠 파장을 면밀히 계산해야 할 것이다. 이 성 형
  • 새 자동차 관련 제도/자동차 사고때 휴대품 보상 1인당 최고 200만원까지

    올해부터 자동차보험약관이 크게 바뀌고 경유와 LPG(액화석유가스) 가격이 대폭 오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운전자와 동승자의 소지품이 파손되더라도 보상받을 수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휴대전화·노트북·컴퓨터·캠코더·골프채·핸드백 등 손해액 산정이 가능한 소지품은 1인당 2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금·유가증권·지갑·만년필·라이터·손목시계·귀금속 등 객관적인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휴대품은 앞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 또 자동차 운행 중에 태풍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피해를 볼 경우 지난해까지 차량 피해만 보상받을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신체적인 손해도 보상받는다. 아울러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차량수리기간 중 필요한 렌터카 비용도 지난해까지는 보험회사가 실제비용의 80%까지만 지급했으나 올해부터는 전액 지급토록 변경됐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위자료는 2800만∼3200만원에서 4000만∼48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다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는 사망·후유장애·부상 보험금에서 20%씩 낮아지기 때문에 안전벨트 착용을 생활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꼐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가격정책에 따라 경유와 수송용 LPG(액화석유가스)의 세금이 오는 7월부터 대폭 오른다.경유 세금은 ℓ당 234원에서 276원으로,LPG 세금은 ㎏당 226원에서 323원으로 인상된다. 특별소비세 체계도 올해 개정작업에 들어가 내년부터 바뀐다. 전광삼기자 hisam@
  • 중기 어음회수기간 1.4일 늘어

    시중이 돈이 넘쳐도 중소제조업체는 돈가뭄에 시달린다.현금결제비중이 낮아지고 어음판매대금의 회수기간이 늘어나는 등 자금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3일 중소제조업체 1500개사를 대상으로 판매대금결제상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4·4분기 어음판매대금의 회수기일은 130.7일로 전분기에 비해 1.4일 늘었다고 밝혔다. 어음판매대금 회수기일은 지난해 1분기 120.1일,2분기 128.2일,3분기 129.3일,4분기 130.7일 등으로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4분기 판매대금의 결제유형은 현금결제가 전체의 58.6%,어음결제는 41.4%로 3분기(현금 59.1%,어음 40.9%)에 비해 현금결제 비율도 0.5%포인트 낮아졌다. 김성수기자 sskim@
  • 새정부 부동산정책 테마별 진단/주택 공급 늘리되 투기·불법은 차단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주택건설업체나 부동산 유통·개발업자,국민들 모두 노무현(盧武鉉)대통령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을 꿰뚫어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은 ‘유리알 경제’ 새 정부의 건설·부동산 정책 흐름을 예상하려면 먼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읽어야 한다.새 정부의 경제정책 초점은 ‘유리알 경제’다.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이 최우선 과제다. 연 7%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공약,‘성장’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이다.그래서 인위적인 건설부양책 등은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공급을 늘리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원칙도 세웠다.그러나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거나 지나친 이익을 추구하는 부동산업체는 그대로 두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아직까지 공급자 위주로 기울어져 있는 주택공급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주택 해마다 50만가구씩 건설 노 당선자의 주택정책 기본 방향은 서민층과 중산층의 안정적인 주거생활과 주택시장 불안요소 제거로 요약된다.저소득층에 대해선 정부의 재정 지원을 통해서라도 안정된 주거 생활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임대료 보조 등이 한 예다.주택 공급의 주체에 있어서 공공·민간 부문의 역할도 강조했다.중대형 아파트 공급은 민간 건설업체에 맡기고,정부(공공기관)는 소형 임대 아파트 공급 등에 집중토록 한다는 것이다. 주택 부족문제를 푸는 키는 역시 주택공급에 있다고 본다.해마다 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임기 동안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이 가운데 50만 가구는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국민임대주택으로 배정했다.지역적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수도권에 153만 가구를 집중 건설할 계획이다.수도권 주택보급률이 90% 가까이 향상됐지만 자기집을 갖고 있는 경우는 아직 60%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질서나 분양가 책정 등은 엄격해질 수 있다.공급자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없을 경우 간접적인 규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상당 부분 ‘뻥튀기’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아파트 분양가도 새 정부의 규제 정도에 따라‘거품’이 사라질 수도 있다.소비자를 우선하는 정책,분배를 추구하는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최저 주거기준 도입으로 주택공급 방법이 바뀔 수도 있다.저소득층을 위한 실질적인 주택마련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주택공급규칙을 대폭 개정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주택공급 방법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거래 투명,시세차익 과감하게 거둬들여 분배에 초점을 맞춘 경제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지난해 제기된 재산세 인상이 올해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적용된다.행정자치부는 서울과 경기지역 시가 3억원 이상의 아파트 재산세를 3∼23% 올릴 방침이다.당초 인상안에서는 크게 후퇴했지만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사람에게는 재산세를 중과한다는 새 정부의 정책과 맞아떨어지는 만큼 과표현실화를 통한 재산세 인상이 뒤따를 수 있다.국민의 정부에서 처리하지 못한 재산세 인상을 ‘분배’라는 명분을 내세워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종합토지세의 과표현실화 또한 공약에 들어있다.공시지가와 시가 차를 좁히고 토지를 많이 갖고 있는사람에게 그만큼 세금을 무겁게 매긴다는 정책이다. ●사회간접자본투자 활발,건설 일감 풍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호남고속철도가 빠른 시일 안에 착공된다.치수사업과 하천 환경정비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로 한 것도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다.국토의 대동맥 역할을 하는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망 확·포장도 건설업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현재 2640㎞에 불과한 고속도로를 2010년까지 400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4차선 국도 비율을 2010년까지 50%로 확대한다.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중심지 건설도 가속화된다.인천국제공항의 2단계 건설을 추진하고 기존 공항의 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건설업체로서는 공항시설물 공사 증가라는 호재를 만난 셈이다.이 프로젝트는 공항 뿐 아니라 일반 건축,아파트 공사 물량으로 이어진다.인천 영종도·송도 신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주택 경기 호황도 기대할 수 있다. ●행정수도 이전,지역 균형개발 꾀해 노 당선자는 1년 안에 행정수도 입지 선정을 마치고,3년 안에 부지 마련과 기반시설을 갖추겠다고 말했다.적어도 임기가 끝나기 전 행정수도 이전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공약했다. 행정수도 이전이 실행에 옮겨지면 도로건설,상·하수도 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가 크게 늘어난다.최소한의 정부부담 건설 공사비만 6조원이다.민간 투자비까지 합치면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엄청난 공사다.건설사로서는 모처럼만에 최대의 건설 특수를 노릴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섣부른 결정은 미지수.여소야대(與小野大)상황에서 집권당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행정수도 이전이 최종 정책으로 결정되기까지는 국회 통과와 전문가·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북 투자사업 활발,문화·관광인프라 구축 수요 기대돼 북한 핵문제 해결 등 남북한 평화정착은 정치·외교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노 당선자는 대북화해협력 정책을 펴기로 했다.대북 투자사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고 새로운 건설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국제자유도시건설과 문화권 개발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자연적으로 건설 물량이 따라붙을 수 있다. 건설업 제도에 끼칠 영향도 적지 않다.전자정부 구현과 행정 투명성 강조는 공사 입찰제도의 개선을 예고한다.발주자 위주의 불합리한 규제를 풀고 건설업체에게 편리한 입찰제도 개선이 기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중립성과 권한 강화는 가격담합,입찰담합 등에 매서운 눈초리를 들이댄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건전한 하도급 거래질서를 확립하기로 한 것과 함께 ‘투명한 유리알 경제’를 위해 사회적 감시를 강화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류찬희기자 chani@
  • 미술/김재광전 외

    ■ 김재광전 15일까지 UM갤러리(02)515-2952.1979년 이후 사각형과 입방체 속에 입체의 특수 원리를 담아온 작가의 기하학적 추상세계를 조명한 자리. ■ 아름다운 선물 장서표전 20일까지 과천제비울미술관(02)3679-0011.책의 겉장이나 뒷장 등에 책을 구입한 날짜와 소장자의 이름,소감 등을 적어놓을 수 있는 표식인 장서표 80여점.정비파 곽태임 김륜환 김정영 김준권 등 참여. ■ 자연·바라보기 7일까지 조형갤러리(02)736-4804.나무를 소재로 한 수묵화와 자유 소재의 채색화.한국화가 강상복 김충식 박요아 이장원 임갑재 최광옥 최길순 최동춘. ■ 오원희 ‘나비야 놀자’전 7일까지 경인미술관(02)733-4448.푸른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수십 마리의 나비들이 두드러지는 전시.
  • [공직자 에세이] 이어도, 저 평화의 땅을 찾아

    세계지도 어디를 뒤져봐도 발견할 수 없는 섬.그러나 제주도민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그리움으로 전설처럼 떠도는 섬.제비가 강남 가는 길의 남쪽바다 어디쯤,그곳에 ‘이어도’가 있다. 아무도 이어도를 본 사람은 없다.그곳을 본 사람은 천국 같은 그곳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돌아오지 않았다. 예의 제주 해안가 사람들은 어머니는 해녀,아버지는 ‘풍선’이라는 돛배로 전복을 따고 고기를 잡으며 살았다.지아비가 망망대해 뱃길을 떠났지만 온다간다 기별이 없을 때 섬에 남은 사람들은 그가 이어도로 갔다고 믿었다.그 곳에서 현세의 모든 고난과 갈등을 벗고 지극히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을 뿐 어느 문헌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어도는 그러나 ‘이어도 사나’라는 제주해녀의 노래로 막연하나마 실체가 전해지고 있다.“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우리 어멍 날 날적에/어느 바당 미역국 먹엉…/짐녕뒷개 나 가온 섬이여/잠자당도 세한숨 난다/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는 이청준의소설로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지만 이후 같은 제목 정태춘의 노래로 더 가슴을 울린다. “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 맹세도 없이/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 곳이 어디메뇨/강남길로 해남길로 바람에 돛을 맡겨/어둠 속으로 물결 너머로/저기 멀리 떠나가는 배”라는 구절은 언제 들어도 좋다.몇해 전 국립해양조사원은 마라도 서남쪽 150㎞ 지점에 위치한 소코트라초(Socotra Rock)를 해도상에 이어도로 표기한 바 있다. 1488년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이끄는 포르투갈 탐험대는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인도양으로 가는 항로를 발견하게 된다.디아스 일행은 이곳이 아프리카의 끝이라 확신했고,이곳을 돌면 인도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이후 이곳은 희망봉이라 불리며 미지의 대륙 아시아로 가는 유럽인들의 뱃길이 된다. 이어도와 희망봉의 절묘한 조화,그 어울림처럼 제주가 21세기 대한민국의 희망봉으로 떠오르고 있다.38년 도민 숙원을 담아 출범한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이어도의 꿈을 현실로 바꿔 놓기 위해당당히 드넓은 바다를 향해 노를 저어가고 있다.이제 이어도는 그저 막연하게 ‘기다리거나 찾아가는’ 땅이 아니라 도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는’,탐라 천년의 꿈을 완성시키자는 우리 모두의 의지인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결코 제주도민만의 이상향을 실현하자는 게 아니다.세계 평화의 섬,동북아 신문명의 중심지로서 한국사회 전체를 이끄는 예인선으로,세계인 누구나 동경하는 신세계로 만들자는 것이다. 계미년 새해가 밝는다.태양이 변함없이 떠오르듯 우리는 이제 한 해를 시작하는 희망의 이야기를 가슴의 빗장을 열고 진솔하게 나누어야 할 것이다.누군가의 말처럼 ‘희망이란 오늘을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다가서는 창(窓)’이기 때문이다.
  • 어린이 책꽂이/동물들의 동맹파업 外

    ●동물들의 동맹파업(크리스티앙 부샤르디 글,피에르 에자르 그림,김주열 옮김) 어느날 갑자기 농부가 농장을 뜯어 현대식 건물로 바꾸려 하자 성난 야생동물들이 저마다 제 역할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올빼미는 쥐를,제비는채소밭의 벌레를 잡아먹지 않으니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까.인간은 자연과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재미있는 우화로 일깨운다.초등 저학년용.두레아이들 8500원. ●잃어버린 세계(아서 코난 도일 글,장석진 옮김) 영화 ‘쥬라기 공원’의모티브가 된 아서 코난 도일의 SF고전.어린이에게 추리소설의 묘미를 맛보여 주는 길라잡이로 제격.영화와 관련된 에피소드,다양한 공룡 정보 등을 두루 담았다.초등 3학년 이상.옹기장이 8500원. ●올리버와 유령친구들(에바 이보슨 글,민승남 옮김) 마녀·유령·요정이 쉴새없이 신비한 마법을 구사하는 등 환상과 모험 코드로 넘쳐나는 영국산 판타지 동화.주인공 올리버를 둘러싸고 등장하는 무섭지 않은 유령,목이 부러진 유령,조깅하는 유령 등 각양각색의 캐릭터가 재미있게 묘사된다.초등 고학년용.문예당 6800원. ●꼬마 어네스트(로라 반즈 글,캐럴 브라칼렌테 그림,강계식 옮김) 어네스트는 난쟁이 당나귀의 이름.키가 작아 기죽어 사는 어느날 친구 트라비스가 소중한 진실을 귀띔해 준다.“키가 크다고 마음까지 넓은 건 아니야.” 외모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당나귀의 이야기에 곱씹어볼 교훈이 담겼다.4세 이상.효리원 9000원. ●숨바꼭질 생일파티(린다 제닝스 글,조앤 파티스 그림,이승희 옮김) 숨바꼭질을 소재로,유쾌한 글과 아기자기한 원색 그림이 멋지게 조화를 이룬 그림책.생일을 맞은 표범이 케이크를 나눠먹을 친구들을 찾아나선다.3∼6세용.문학동네 어린이 8500원. ●사막에서 만난 친구(베티나 오브레히트 글,카트린 엥겔킹 그림,유혜자 옮김) 길 떠난 낙타는 여행중 여러 친구들을 사귀면서 두고온 노새가 정말 좋은 친구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진정한 친구를 얻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4∼7세용.주니어 김영사 7900원.
  • [인터넷스코프]IT산업과 ‘7% 성장’

    차기 정부의 경제비전은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통한 지속적 발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양립이 쉽지 않은 두 가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는 정보기술(IT)의 역할이 절대적이다.IT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우리 경제의잠재적 성장여력을 증대시킬 수 있고,동시에 각 경제주체의 지식 및 정보의활용을 쉽게 함으로써 기회의 균등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당선자가 제시한 연 7%의 성장 달성을 위해서는 IT를 통한 생산성 증대가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싶다.미국에서도 1990년대 후반 노동생산성 향상은 대부분 IT를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산업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IT가 성장 및 분배 정의의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IT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먼저 정립해야 한다.국내 IT부문에대한 냉철한 분석을 기초로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대응한 국가적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추진체계가 강화돼야 한다. 국내 IT산업은 인프라가 세계적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소수 품목의 의존도가 높다.다른 산업에서의 IT활용도 극히 미흡한 수준이다.IT부문 벤처기업의창업과 성장도 과도한 투자와 지나친 정책개입으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IT를 둘러싼 기술과 시장환경은 여전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유·무선을 포괄하는 광대역 환경이 태동하고있으며,통신·방송,통신·금융 등 이종산업간의 융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개발 어젠다,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환경의 변화로 세계 IT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 및 인력에 대한 과감하고도 효율적인 투자가 요구된다.IT부문의 장기적 성장은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술혁신과 창의적인 인력양성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품목에 의존한 IT산업구조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초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전문 IT고급인력의 육성이 요구된다. IT인력 및 기술에 대한 투자와 함께 IT시장의 성장과 정보화의 확산을 저해하는 제도와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기업의 경우 IT투자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정도가 IT수요를 견인한다.하지만 IT의 활용이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IT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정착이 우선이다.이를 위해 공공부문의 혁신,기업의 구조조정,경쟁의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일반 소비자의 경우 디지털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증가가 요구되는데이를 위해서는 경쟁촉진과 규제완화를 통해 법과 제도를 국제적 규범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IT 국가과제를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IT정책의 영역이 광범위하고 파급효과가 큰 만큼 IT산업 육성및 국가정보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구체적 정책들은 전문 부처를 통해 추진하되 범국가적인 정보화는 독립된 위상을 갖춘 조정 기구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그래야만 일관된 IT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우리 후손들에게 보다 발전된 국가를 물려줄 수 있는 초석을 쌓기를 기대한다. 윤창번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 강동구 ‘민속예술단’창단 공연

    기초자치단체로서는 드물게 구립 '민속예술단'을 창단한 서울 강동구(구청장 김충환)가 26일 창단공연을 갖는다. 민속예술단은 경기민요.국악.무용.풍물팀 등 4개팀 65명으로 구성됐다.경기민요 제 57호 무형문화재 김금숙 선생의 제자 심정자씨가 경기민요팀장을, 소리마당 대표 최순극씨가 국악팀장, 전주대사습놀이 무용부문 장원을 차지한 김나영씨가 무용팀장, 놀이패 울력의 대표인 장이환씨가 풍물팀장을 각각 맡는다. 이번 창단 공연에서는 민속춤이 지닌 '정.중.동'의 흥과 멋을 한껏 표현한 태평무,경기.충청 농악과 영.호남 농악의 정수를 모은 삼도사물놀이 등을 한껏 즐길수있다. 또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벌목노래인 라질가를 비롯해 북한지방의 농부가, 남도 특유의 애절함이 깃든 원장현류대금산조,제비가 등도 만나게 된다. 최용규 기자 ykchoi@
  • “제비족 위자료 배상”

    유부녀와 맺은 내연관계를 악용해 거액을 뜯어낸 제비족에게 받은 돈은 물론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민사합의 1부(부장 河光龍)는 23일 A(54·여)씨가 B(47)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 B씨는 원고 A씨로부터 받은 돈 5억 3700여만원은 물론 위자료 1000만원도 지급해야 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피고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겪어 왔고 사회적 위신 또한 떨어졌다.”면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도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4년 골프장에서 만난 B씨와 내연관계를 맺어오다 지난해 9월부터 ‘불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한 B씨에게 5억 3700여만원을 줬지만 협박이 계속되자 경찰에 신고했고 그뒤 구속된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시를 뜯어보는 두 시선/현재 이전.이후 탐색하는 평론집 2편

    ‘현재 이후’와 ‘현재 이전’의 시공(時空)을 겨냥해 문학적 해체를 시도한 두 편의 평론집이 나란히 나왔다.전자는 류신이 평론집 ‘다성의 시학’을 통해 내세운 시인 이원에 대한 평가고,후자는 시인 오정국이 설화를 탐색한 평론집이다.지향점을 달리 하는 이 두 편의 평론집은 현재를 접점으로 해서 각각 독특한 해체의 격을 획득해 주목받고 있다. ◆오정국 '시의 탄생,설화의 재생' 한국 현대시에 ‘설화’는 어떻게 확장,투영되었는가,또 어떤 형태로 전환돼 나타났는가를 다룬 독특한 비평집이 시인 오정국의 ‘시의 탄생,설화의재생’(청동거울)이다. 그는 “한국의 주요 시인 가운데 설화를 시의 소재나 모티프로 삼지 않은경우가 거의 없을 만큼 설화는 한국 현대시의 자양분이자 핏줄이며,무한한상상력의 보고(寶庫)”라고 평가한다. 그는 설화의 확장을 ▲인과적 확장 ▲비유적 확장 등으로 구분,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서정주의 시 ‘무제’에 나타난 ‘매(鷲)의 눈물’,서정주의 ‘선덕여왕의 말씀’과 김춘수의 ‘타령조3’에서 지귀(志鬼)설화가 확장된 ‘불의 재생’이미지, 박재삼의 ‘華想譜(화상보)’등 춘향 시편에 나타난 사례를 들었다. 또 전봉건의 ‘춘향연가’에서 드러난 옥중 수난의 극대화와 송수권의 ‘춘향이 생각’에서 표출된 사회비판의 메신저같은 유목적(有目的)적 기능 부여도 설화가 인과적으로 확장된 사례라고 꼽았다. 설화의 비유적 확장은 김소월의 ‘춘향과 이도령’에서 끊어진 오작교의 형태로 나타났으며,박재삼의 ‘葡萄(포도)’에서는 환원되지 않는 한(恨),서정주의 ‘소자 이생원네 마누라님의 오줌기운’에서는 풍요로운 익살로 표현됐다.또 신동엽의 ‘백제계 설화’시편에서는 곰나루에 선 아사달,이승하의 ‘遇賊歌(우적가)를 읽는 밤’에서는 현실비판의 거울로 각각 형태를 달리해나타난다고 보았다. 설화의 전환에 관해서도 ▲모티프의 변용 ▲인물 패러디 ▲모형 해체 등의유형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한 오씨는 모티프 변용의 경우 서정주와 강은교가각각 신화적 세계로의 통로와 되풀이되는 가락지의 굴레로 활용했는가 하면,송수권은 화냥기 같은 사랑의 생명력으로,박제천은 낙천적 생사관으로 변환시켰으며,김춘수는 신화와 세속의 세계를 융화하는 매개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최하림은 ‘민중적 투사’,윤석산과 황지우는 ‘햄릿적 욕망의 대변자’와 ‘향락적 물신주의의 전형’으로 전이시켰으며 정일근은 ‘공단 근로자들의 열꽃’으로 설화를 전환시켜 시화(詩化)했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모형의 해체를 통한 설화의 전환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된다. 예컨대 황지우는 CM·전자오락·섹스라는 유형으로 설화를 해체, 복원해 냈으며,이하석은 ‘처용의 딸’에서 미군부대 주변의 제비꽃이라는 전혀 다른이미지를 추출해 냈다.그런가 하면 문정희는 ‘처용 아내의 노래’에서 헝겊 조각과 역신(疫神)을 대비시켜 모형해체를 설명한다. 오씨는 “설화의 재연(再演)과 확장이 언어적 전통은 물론 전통적 삶의 원형을 탐구해 당대적 삶에 새로운 가치체계를 부여했다.”면서 “설화의 전환 역시 설화 자체가 지닌 서사 모형을 위반함으로써 설화의 전승가치와 생명력을 높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류신 '다성의시학' ‘비트도시를 산책하는 전사’시인 이원(34)과,그의 시스템 프로그램을 해킹하려는 ‘다성(多聲·polyphonie)의 소리상자’평론가 류신(34)의 접속은암호처럼 은밀하고 치열하다. 시집 ‘야후의 강에는 천개의 달이 뜬다’(문학과 지성사)로 문명에 대한‘비판적 지지’입장을 명쾌하게 보여준 이원의 시세계는 우선 견고하다. 류씨는 최근 발간한 평론집 ‘다성의 시학’(창작과 비평사)에서 “이원의시스템 프로그램 해킹을 위해 밤새 그의 시성(詩城)의 뒷문과 링크를 시도했으나 패스워드의 암호체계가 복잡해 좀처럼 가닥을 잡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이원 시의 허브 속으로 침투하고자 류씨가 정리한 패스워드의 목록은 ‘철로 된 도시’‘플러그 콘센트’‘전자사막’‘반인반전(半人半電)’‘디지털’‘로봇’‘싸이보그 021’등이다.과거에 집착하는 감성으로는 도무지 잡아낼 수 없는 전혀 다른 경계의 틀을 구축한 작품들이다. 이런 이원의 시를 류씨는 “인간을 가위누르는 철의 악마적 메커니즘에 대한 고발”이라고 해석한다.“철이인간의 사고까지 깔아뭉개는 가혹한 생명체로 돌연변이했다는 시인의 전언이 섬뜩하다.”는 시각이다. 그렇다고 시인의 상상력이 철에서 ‘가혹함’만을 추출해 내는 것은 아니다.“골조공사가 한창인 신축공사장 앞에서는/어김없이 발걸음이 멈춰진다”는 그다.그냥 걸음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나는/철골이 세워진 공사장만 보면 멀리서도 가슴이/뛴다”고 할 정도로 철골의 살풍경 속에서 경이로운 시상을 뽑아올리는 그다. 류씨는 이를 “그에게 철근은 생의 의지를 북돋우는 매혹적인 사물”이라고 읽어낸다.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철근에서 제 삶을 떠받치는 강단의 시정신,곧 생의 근기(根氣)를 읽어내고 있다는 것. 시를 해체하는 류씨의 시각은 주로 미학적이고 예언적인 진술에 토대하고있다.예컨대 시인의 ‘철로 된 도시’에 대해 루카치의 시각을 차용하거나‘싸이보그’라는 시를 “마리네티가 미래예술의 종착점으로 설정한 ‘인간육체의 금속화’에 대한 내밀한 욕망의 흔적”으로 보고,이는 “딱딱한 사물에 대한 시인의 관심과 애정”이라고 이해하는 것 등이 그 예다. 류씨는 “그는 생리적으로 ‘나무로 된 숲’보다는 ‘철로 된 도시’쪽으로 몸이 열리고 차가운 도시의 풍광이 자아내는 서늘함에서 시적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는 시인”이라며 서슴없이 ‘냉혈’의 특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시인의 시세계는 생물학적 냉혈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지금보다 더 따뜻하고자 한다.시인의 사이보그는 “육체라는 고깃덩이에서 해방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순수한 디지털 자의식”이라는 게 류씨의 진단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새정부 경제정책’밑그림’‘유리알 경제’… 성장보다 분배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경제정책의 초점은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맞춰지게 됐다.전체적으로는 김대중(金大中)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상당부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런 가운데 정부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대기업집단(재벌)이나 고소득자 등에 대한 감시의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해 ‘성장’과 ‘분배(복지)’라는 대립된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하지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의 한계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을 100% 현실화하기는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성장보다는 분배에 무게 노 당선자는 표면적으로 ‘성장과 분배의 동시 추구’를 주장하지만 상대적으로 분배 쪽에 무게가 더 실려있다.분배가 늘어나면 시장수요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분배효과론’을 신봉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노 당선자가최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이 대기업집단이다.재벌에 잘못이 있으면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대고 필요하면 규제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선거를앞두고 재벌들이 노골적으로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노 후보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온 이유다. ◆재벌규제 존속 확실 노 당선자는 우리나라 재벌들은 특권과 반칙을 통해 경제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본다.따라서 심판(정부)이 운동장(시장)에서 힘세고 못된 선수(재벌)들의 반칙(불공정경쟁)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출자총액·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 등 재벌관련 규제는 존속될 것이 확실시된다.이런 시각이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대표가 노 당선자와 결별하게 된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재벌들이 반대하고 있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재벌규제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위원회 등 감독당국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재벌·부유층 과세 강화 고른 분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한나라당의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減稅)정책과는 달리 부유층을 겨냥한 증세(增稅)기조가 뚜렷하다.잘못된 부(富)의대물림을 차단하기 위해 상속·증여세 과세기준을 ‘완전포괄주의’로 바꾼다고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완전포괄주의는 과세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국세청 등 세정당국에 대폭 일임하는 방식이다.결과적으로 과세범위가 현행 ‘유형별 포괄주의’(과세대상을 일정부분 나열하는 방식)보다 크게 넓어진다.대기업이나 부유층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법인세·소득세 인하 조치도 새 정부에서 이뤄지기는 어려울 듯하다. ◆국제비즈니스 중심지 건설 가속화 우리경제의 하드웨어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 같다.노 당선자는 경제도약을 위해서는 한국을 ‘동북아시대의 허브(중추)’로 육성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과거 중동특수·월남특수 같은 폭발적인 경제성장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북한 핵문제 해결 등 남북한 평화정착이 정치·외교적인 이유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여러차례 강조해 온 이유다.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수도권서부축(송도·영종도·김포)과 부산신항·광양항 등을 동북아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는 계획도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과제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등 일부 정책은 지나치게급진적이고 이상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실행과정에서 마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경제 효율성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서민층 중심의 정책을 펼 경우,민주당이 목표로 삼고 있는 연간 7%의 경제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대북 지원,동북아경제특구 등 인프라 확충,확장적 복지정책 등을 위한 재원 마련도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노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대전으로의 행정수도 이전도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예산문제 등으로 새 정부의 어깨를 짓누를 수 있는 사안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젊은이들의 신 메카]②사간동

    “사간동 갑시다.” 시간을 쪼개 화랑을 둘러보는 서울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더 이상 ‘인사동 갑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미술계 인사들은 인사동 대신 사간동·삼청동으로 발걸음을 돌린 지 꽤 오래됐다.멋모르고 인사동을 찾은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들도 상업화한 거리 모습에 질려 ‘전통문화가 숨쉬고,볼거리도 풍부한’ 사간동으로 자연스레 발길을 돌린다. 난 17일 사간동 거리에서 만난 한경혜(26)씨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이 있는데다 고궁 분위기가 그윽하고,잘 정돈된 가로수 거리여서 날씨가좋을 땐 데이트하기에 딱 좋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여름날 하루를 예로들었다. 친구들과 인사동에서 만나 사간동 뒷길로 올라가 아트선재선터에서 설치미술을 보고 학고재에서 한국화를 관람했다.이른 저녁을 먹고는 세종문화회관쪽으로 진출,비언어 공연 ‘델라구아다’를 봤다.때론 북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쉬기도 한다. 봄·가을 관광철에는 경복궁을 찾는 외국인으로 붐비고 소풍·현장학습 나온 학생들이 넘쳐나는 곳이 사간동이다.이 거리에는 또 수제비 등 별미를 찾아 차를 몰고 삼청동을 찾는 40∼50대와,문화를 찾아 도보로 사간동을 찾는20∼30대가 뒤섞여 있다.현재는 20∼30대 비중이 전체 유동인구의 20∼30%수준이지만,최근 젊은이들의 유입이 점차 늘어난다. 96년 학고재를 연 우찬규 대표의 사간동 예찬은 최상급이다.그는 “가회동계동 삼청동 등 한옥밀집 지구인 ‘북촌’이 살아 있고,고궁과 청와대가 옆에 있어 운치가 있다.파리나 뉴욕의 화랑거리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계적인화랑거리”라고 자부한다.청와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바이케이드로 막혀있어 거부감이 생기기도 하지만,바리케이드 안쪽에 위치한 갤러리인이나 브라질대사관을 찾아갈 때는 “갤러리(대사관)에 왔다.”고 말하면 쉽게 들어설 수 있다. 사간동에 화랑이 들어서기는 1975년 갤러리현대가 처음.화랑을 중심으로 한 문화의 거리가 된 시기는 90년대 중반이다.95년 갤러리현대가 현대적인 건물을 새로 지었고 뒤이어 국제갤러리·금호미술관·학고재 등이 들어섰다.건축상을 받은 국제갤러리 건물 꼭대기에 설치된 ‘지붕 위를 걷는 여자’는젊은이들에게 좋은 구경거리다.건물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빨간 블라우스와파란색 바지를 입은 긴머리 여자가 한눈에 와락 들어오기 때문이다.흥국생명 앞에 서 있는 22m의 대형 조각 ‘해머링 맨’을 만든 조너선 브롭프스키의작품이다. 간동은 90년대 후반까지는 ‘삼청동 수제비’집을 비롯한 인기 음식점들 덕에,문화의 거리보다는 ‘먹자골목’으로서 명성을 누렸다.99년 이후에야 ‘문화’가 ‘먹거리’를 앞섰다.청담동에서 ‘갤러리서미’가,동부이촌동에서‘갤러리인’이 옮겨왔고,지난해 11월 ‘갤러리pkm’이,올 4월에는 ‘가모화랑’이 문을 열었다.지금도 화랑 두 곳이 입주하고자 공사하고 있다.최근에이곳에 자리잡고 싶어하는 화랑이 많아졌지만,자리가 나질 않는다. 사간동에 젊은이를 비롯한 문화향수자들이 모이는 까닭으로는 먼저 인사동이 전통과 문화의 거리로서 풍모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힌다.인사동거리 정비를 하면서 잡상인이 급격히 늘었고,부동산 실거래 가격도 평당 5000만원으로 껑충뛰었다.매매가 급등에 따라 임대료가 높아지자 부담을 느낀 화랑들이 하나둘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최근 부동산 가격이 뛰었다지만 사간동은 아직 평당 2000만원 수준. 지난해 12월 오픈한 ‘티벳박물관’도 사간동의 명물이다.1200여점의 전시품은 티벳의 종교·장례·식생활·의생활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심광웅 티벳박물관 홍보실장은 “티벳문화를 전달하기에 아주 좋은 지역이고,아트선재선터와 연계해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전시를 기획한다.”고 밝혔다.특히 티벳박물관이 있는 골목에는 티벳풍의 옷을 파는 ‘홍조’‘달광선’과특이한 액세서리점들이 있어 젊은이들이 기웃거리곤 한다.수공예로 모자를맞춰주는 모자전문점 ‘루이엘’은 30대 미시족이 자주 찾는 장소. 축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사간동을 즐겨 찾는다.한국건축대상에서 상을 받은 현대적 건축물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배병길씨가 지은 갤러리현대·국제갤러리, 한옥과 현대적 건물을 연결한 유태용씨 작 갤러리서미는 1995년과 2000년에 각각 건축상을 받았다. 아트선재센터·갤러리인 등도 주위와 조화를 잘 이룬 아름다운 건물로 평가받는다.정독도서관 내 ‘교육문헌사료관’도 가 볼 만한 곳이다.지난 세대의 각종 교복과 교과서·학용품이 과거에대한 향수 또는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20대는 물론이고,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30∼40대가 적지 않다. 사간동과 삼청동에 젊은층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삼청동 먹자골목도 변화하고 있다.분위기보다 맛을 찾는 ‘삼청동 수제비’나 홍합밥이 유명한 ‘청수정’등의 오래된 음식점 말고도 분위기가 ‘죽이는’ 음식점이 늘어나는 것이다.‘뺑&빵’과 ‘수와래’,국제갤러리가 운영하는 ‘더 레스토랑’은양식당.프랑스·이탈리아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좋은 장소다.퓨전 일식 ‘라마마’도 있다.한식당도 깔끔해져서 반가(班家)음식을 내는 ‘한상’‘큰기와집’ 등이 있고,‘밥’은 한식과 손수제비·칼국수 등으로 유명하다.인사동 밥집에서는 작품 수준의 도자기 식기가 사라졌지만,이곳 한식집에서는 여전히 범상찮은 도자기들이 먹는 즐거움을 두배로 키워준다. 문소영기자 symun@
  • 맞수 기업 맞수 CEO/광고

    ★광고-전풍 오리콤사장vs웰콤대표 문애란 ‘영원한 강자는 없지만 영원한 맞수는 있다.’ 재계만큼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도 없다.그러나 무한경쟁의 세계에서도 엎치락 뒤치락하며 나란히 성공가도를 달리는 기업이 있다.1945년 해방 이후 57년간 국내 도료산업을 이끌고 있는 노루표-제비표페인트,몇 안되는 토종기업으로 국내 광고계를 주름잡고 있는 웰콤-오리콤,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명가(名家)의 맥을 잇는한국도자기-행남자기가 대표적 사례다. 외국계자본이 50%을 웃도는 국내 광고업계에서 토종 광고회사는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이 중 최근 주목받는 두 회사의 CEO가 오리콤 전풍(田豊·48) 사장과 웰콤 문애란(文愛蘭·49) 대표. 두 CEO는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독특한 리더십으로,팔방미인으로 광고계에서 고유의 이미지를 전파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그러나 전 사장이 질레트,오랄비 등 외국계 기업을 두루 거친 반면 문 대표는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20여년을 광고제작에 몸담아 온 광고계의 대모(代母)다. 지난 2월 전 사장 취임당시 오리콤의 성적은 정체 상태였다.‘경쟁PT(프리젠테이션)’의 승률은 10%대.35년 역사의 오리콤으로선 부끄러운 성적이었다. 취임 즉시 ‘업계 5위권 진입’을 경영목표로 정하고 우수 인재 확보에 총력을 쏟았다. 전 사장은 ‘펀(Fun)경영’을 강조한다.“신바람을 일으켜야 회사가 산다.”는 것이다.오리콤은 올 하반기 경쟁PT에서 6연승의 성과를 냈다. 웰콤의 문 대표는 광고계의 유일한 여성 CEO.크리에이티브 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그래서 처음도,끝도 오로지 ‘창조·창의·독창’이다. CEO 주도의 경영방식을 탈피,직원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독려했다.각각의팀을 독립된 전문집단으로 인정했다.팀의 CEO인 팀장이 광고 전반을 맡고 회사의 CEO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면서 마케팅에 충실한 광고를 만들고 있다. 광고인의 생명인 ‘감(感)’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달에 한차례 전직원이 참여하는 ‘감(感)따기 대회’를 갖고 있다.경쟁 PT를 갖고 감과 상금을 준다. 최여경기자 ★페인트-'노루표'회장 한영재vs'제비표'사장 신경태 노루표페인트(디피아이·옛 대한페인트)와 제비표페인트(건설화학공업)는국내 도료 분야의 양대 산맥이다. 대표적인 해방둥이 기업인데다 회사이름보다 브랜드명이 더 유명하다는 점,철저히 ‘선택과 집중’을 중시하는 점 등공통점이 많다. 노루표페인트는 지난 45년 서울 회현동의 한 허름한 건물에서 일제 중고기계 1대를 갖추고 창업해 현재 도료관련 8개 계열사,한해 매출액 5000억원의기업으로 성장했다. ‘노루표’는 노루처럼 거짓말하지 않고 투명경영을 하겠다는 고 한정대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브랜드다.2세 경영인 한영재(韓榮宰·47) 회장의경영철학도 이에 기초한다.지난 88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대표이사를 맡은 그는 선친의 경영이념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투명경영’ 덕분에 지난 97년 이후 임직원의 40%를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했지만 별다른 노사마찰을 빚지 않았다. 제비표페인트의 경영방침은 다소 공격적이다.고 황학구 창업주가 45년 12월부산에 차린 도료회사가 제비표페인트의 모태.지난 52년 건설화학공업으로상호를 바꾸고 제비표라는 브랜드명을 도입했다.유달리 새를 좋아했던 창업주가 계절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제비’를 상표로 정한 것이다.현재 12개 계열사를 거느린 강남그룹으로 성장,연간 매출이 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00년 대표이사에 오른 신경태(申敬泰·63) 사장의 경영목표는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이를 위해 250만달러를 들여 7000여평 규모의 중국 제2공장을 세우고,제1공장의 생산량을 3배 이상 늘리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도자기-행남자기 회장 김용주vs한국도자기회장 김동수 ‘60년 경쟁속에 서로 닮아가는 기업?’ 한국의 대표적인 도자기 업체인 행남자기와 한국도자기를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CEO의 경영스타일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용주(金容柱) 행남자기 회장은 노사협력을 경영의최우선 과제로 꼽는다.창업 이래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없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그는 전 직원을 가족이라고 여긴다.회사를 생계유지 수단이 아닌 집과 같은 편안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철학이다.김준형(金浚炯) 명예회장의 영향이 크다.김 명예회장은 1963년 노조 설립 당시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직접 노조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기업문화는 현 김용주 회장에게도 그대로 배어 나온다.한달에 10일 가량은 해외에 머물 만큼 바쁘지만 직원들의 술자리에는 빠지지 않는다. 행남자기는 최근 새 브랜드 ‘모디(Modih)’를 내놓고 과거 중저가 위주의제품 수출이 아닌 고급 본차이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김동수(金東洙) 한국도자기 회장도 인간중심의 경영으로 유명하다.도자기는 장인정신이 깃든작품임을 잘 알기 때문에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남달리 애를 쓴다.무료식당,목욕실,사원후생복지관,실내체육관,사원용 아파트 등을 지었고 미취학자녀를 돌보는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도자기에는 10년 이상 장기 근속사원이 20%를 웃돌고 부부사원,형제·자매 사원이 많다.외환위기 때도 단 한명의 정리해고자가 없었다.그렇다고해서 방어적인 경영만 하는 것은 아니다.내년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50∼70%로 늘린 것이 단적인 예다. 김회장은 “국제품질인증 ISO9001과 ISO14001을 세계 도자기업계 최초로 획득했다.”며 “2005년에는 세계 1위의 도자기 기업을 목표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1조4천억원 대박” 들뜬 상하이/中국제박람회 유치 표정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10년 상하이(上海) 세계박람회까지 유치,급속한 경제성장과 현대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상하이의 세계박람회 유치결정과 관련,“중국개혁과 개방에 새로운 동력을 배가하고 중국의 근대화 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치하했다. 그는 “상하이 유치는 세계를 향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창을 열게된 것이며,보다 세계속으로 나아가 모든 방면에서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노력을 배가할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가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큰 것으로 알려진 세계박람회를 중국이 유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하이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했고 인민일보(人民日報)나 북경일보 등 중국의 대부분 언론들도 4일 1면 톱으로 유치 소식을 전했다. 언론들은 박람회 유치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진출에 이어 2008년하계올림픽,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 등 연이은 쾌거로서 중국의 달라진 국제위상의결정판이라고 보도했다. 자욱한 안개 속에 휩싸인 이날 아침 베이징 거리의 시민들도 상하이에 비해 비교적 차분함을 유지했지만 “박람회 유치로 중국의 경제발전이 앞당겨질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축제 분위기의 상하이 3일 자정 가까이 박람회 유치 소식이 전해지자 상하이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긴급 호외로 뿌려진 문회보(文匯報) 등을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거리로 나선 수천명의 시민들은 노래를 부르며 센추리 파크에 설치된 무대위에 올라 덩실덩실 춤을 추는 등 승리를 만끽했다.곳곳에서 축하 폭죽이 터졌다. 박람회의 주요 무대가 될 푸둥(浦東)신구의 난푸(南浦)강 상류 지역 주민들의 기쁨은 더욱 큰 모습이다.주민들은 박람회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상하이시와 중국 모두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람회 개최 구역에 위치한 황푸(黃浦) 강변의 바이롄징(白蓮涇) 지역엔 3000여명의 주민들이 거대한 종이배를 제조해 중국을 상징하는 3000여개의 ‘행운별’을 달아 박람회 유치 성공을 자축하기도 했다. 인민일보와 문회보 등 주요 언론들은 사설 등을 통해 “상하이 세계 박람회 유치는 20여년 간의 개혁 개방으로 이뤄진 종합적 국력의 필연적인 역사적산물”이라며 “중국이 근대의 장기적 빈곤에서 벗어나 위대한 부흥을 이룬상징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대적인 투자계획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시당서기 겸 시장은 “국제박람회는 상하이와 화둥(華東)지구의 경제 사회 발전을 추진하는 중요 지렛대가 되어 중국의 종합적인 국력과 국제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그는 세계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상하이시를 명실상부한 국제 금융,무역 및 항공 운송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덧붙였다.상하이시는 올해만도 박람회유치를 위해 평년보다 10배나 많은 25억달러를 투자,인프라를 확충했다고 밝혀 박람회 유치에 전력을 기울였음을 시사했다. 2010년까지 2개의 국제비행장과 20개에 달하는 국제컨테이너 항행노선을 신설,160여개국에 달하는 지역 및 국가와 400여개로 추정되는 항구와 연계망을갖출 계획이다.또 황푸강 양안에 7개의 지하통로,6개의 대교,400㎞의 최첨단 도로 건설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파급효과 기대 문회보는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국제박람회 유치에 따른 직접 건설비용은약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다.전시 구역에 180여개 이상의 나라가 참여하도록 설계했고 75개의 독립 건물에 60여개의 전람관,5개의 국제연합 전람관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교통 인프라 건설,상업지구 개조,주민 이주 등의 투자액은 직접 비용의 5∼10배(150억∼3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박람회 유치를 통해 상하이시는 물론 인근 지역에 이르는 경제발전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구체적으로 박람회개최에 따라 약 90억위안(약 1조 4000억원)의 직접적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박람회 기간 동안 참관 규모는 약 4300만명의 관광객을 포함,모두 7000만명으로 역대 최대의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ilman@
  • 한국화가 유양옥씨 북촌 골목길 그림벽 인기

    한옥 보존지구인 북촌의 한 골목길 ‘그림벽’이 동네 명소가 되고 있다.서울 안국동 별궁길로,중고 물건을 기증받아 적당한 가격을 받고파는 ‘아름다운 가게(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 본관을 둘러싼 25m의 야트막한 벽이다. 한국화가 유양옥(56)씨가 지난 10월 말부터 한달이 넘는 동안,하루 9시간씩 꼬박 서서 그렸다는 이 그림벽은 민화풍의 8폭짜리 병풍같다. 까치울음을 뒤로한 채 시장가는 아줌마,한 여름 정자나무 밑에서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들,새벽을 깨우는 팔색조보다도 화려한 수탉의 노래,이른 봄 풍악소리가 쟁쟁한 가운데 쟁기질에 바쁜 아저씨,강남에서 돌아온 제비들의 공중제비 등등. 유씨는 “조선말부터 1950년대까지 이어지던 ‘당사주’라는 그림이 있었는데,대여섯살 된 아이도 척 보면 무슨 얘기인지 충분하게 알 만한 그림이예요.그런 그림을 그려봤습니다.”라고 말한다. 추운 바람에 볼 살이 빨갛게 트고 갈라진 게 한눈에도 여간 고생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림을 그리는 동안 오가던 동네사람들이 “어!조선 그림이네.”하며 거들거나, 서서 구경을 하고 있으면 신바람이 절로났단다. 대담하고 분방한 필치와,분청사기를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색깔이 한옥촌과 잘 어우러져 보기가 좋다. 문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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