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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2) 평준화 이후의 학력 변화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2) 평준화 이후의 학력 변화

    평준화는 학력을 저하시키는가, 향상시키는가. 평준화 시행 이후 학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평준화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을 섞어서 같은 학교에 다니게 함으로써 학력을 떨어뜨려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평준화가 학력을 신장시키고 성취도를 높인다는 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일부 기관들은 평준화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한국개발연구원 교육개혁연구소는 2004년에 ‘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실증 분석’ 보고서에서 “2001년 비평준화 지역과 평준화 지역의 고교 1∼2년생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비평준화 지역 고교생의 성적 향상도가 평준화지역 고교생에 비해 뚜렷했다.”고 밝혔다. 상위 20% 수준의 학생 성적을 1년 만에 10%대로 끌어올리는 정도로 매우 큰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학급이 이질적 집단으로 구성되어 우수학생에 대한 효율적인 교수·학습이 곤란하고 학습동기가 떨어지는 등 학력은 하향 평준화되고 수월성 교육에 장애가 생긴다고 지적한다. 성균관대 양정호(교육학과) 교수팀은 2004년 중학교 3년생 2000명, 실업계고 3년생 2000명, 일반계고 3년생 2000명을 조사해 학생의 고교 선택권이 커질수록 학업성취도가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평준화지역 선 지원 배정학교와 비평준화 학교의 수능 평균점수가 평준화지역 학교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교육과정개발원이 지난해 밝힌 분석자료는 정반대 주장을 펴고 있다. 고교 평준화 제도가 비평준화 제도보다 성취도가 높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연세대 강상진 교수와 서울대 김기석 교수에 의뢰해 2004년 9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전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평가 자료를 비교 분석한 연구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에서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더 나은 성취도를 보인 것으로 나왔다. 이에 따르면 전국 일반계의 10%인 126개 고교 학생 8588명을 대상으로 횡단적 연구를 한 결과 평준화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비평준화지역보다 언어영역은 4.72점, 수리영역은 문과 10.28점 이과 7.91점, 외국어영역은 4.37점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 연구는 평준화 지역이 대도시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여 평준화학교와 비평준화 학교가 함께 있는 중소도시 지역만을 따로 비교한 결과에서도 평균적으로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더 나은 학력을 보였다. 이를 근거로 전교조 등 평준화 지지론자들은 그동안 고교 비평준화를 주장하던 사람들의 ‘고교평준화는 하향평준화’라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연구 결과를 근거로 평준화 지역 학생의 성적향상이 평균적으로 비평준화 지역 학생보다 높다고 밝히고 있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평가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평준화가 수월성 교육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생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 및 이동식 수업 등 7차 교육과정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늘어가는 사교육비 왜 평준화가 사교육비 지출을 늘린다는 주장이 있다. 고교 평준화로 학교 교육이 획일화되면서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학생들이 학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평준화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사교육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10조 7000억원 규모이던 사교육비는 2003년 13조 6000억원으로 늘어났다.13조 6000억원 가운데 초등학교가 7조 2000억원으로 52.5%를 차지했다. 중학교는 4조원으로 30%, 고교는 2조 4000억원으로 17.5%였다. 과외받는 학생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외를 받는 학생들은 2000년에 58.2%에서 2003년에는 72.6%로 늘어났다. 사교육비가 왜 늘어나는지, 그 이유를 놓고는 논란이 분분하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급증 등 과열과외 현상이 고교 평준화의 결과라기보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학력·학벌주의 교육관에 따른 사회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고교 평준화를 폐지하면 오히려 과거와 같은 중3병 문제와 중학교 입시지옥 등 과열 입시과외를 불러 사교육의 병폐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평준화 제도와 관련이 없는 초등학생들도 각종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평준화와 사교육 문제는 상관이 없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도 이와 비슷한 주장이다. 아울러 과열 과외의 원인이 공교육에 대한 불만족에 있다기보다는 대학 입시제도의 유·불리 등 대학진학과의 연관성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다. 최진명 지방교육혁신과장은 “평준화 제도를 어떻게 바꾸거나 보완해도 ‘대학진학 경쟁판’이라는 강력한 ‘자기장’을 통과하면서 변형되거나 궤도이탈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리에서 과열 교육이라는 한국적 현실을 외면하고 학교선택권 보장만을 주장하는 것은 정부정책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학교별 교육프로그램 다양화 등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런 주장에 반박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채창균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사교육비 문제와 연관될 수 있는 수준별 이동수업의 경우에도 사교육비를 줄이는 유의미한 효과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교육 질 개선으로 사교육의 필요성을 감소시킨다는 논리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준화는 사교육비에 대체로 중립적인 것으로 판단하거나 평준화 제도 철폐 없이 사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곤란하다는 사고를 접고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교육비의 또 다른 문제는 양극화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사교육비 지출에 있어서 양극화 현상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2005년 2·4분기 기준으로 최상위 계층과 최하위 계층간 교육비 지출 차이가 8배로 파악됐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는 아버지의 학력, 부모의 직업·소득이 수능시험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에서 아버지의 학력이 중졸 이하인 학생과 대학원 이상인 학생들 사이에는 평균 50점 가까운 점수 차이가 발생, 가정의 가계소득과 수능 점수가 정비례 관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평준화정책 추진 경과 고교 평준화 정책은 1974년 도입됐다. 목적은 중학교 입시지옥을 해소하는 한편 과열과외 등 사교육비를 줄이고 고입 재수생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었다.73년 당시에는 일반계 고교 지원자의 40%만이 진학할 정도로 고교입시는 경쟁이 심했다. 정서불안 등 이른바 ‘중3병’에 걸린 학생이 전체 중학생의 27%나 된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런 과열입시가 중학교 교육과정을 기형적으로 만들었고 이른바 명문고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도 불사하는 등의 사회·교육적인 문제가 점점 커지던 때였다. 고교 평준화 정책은 이런 배경에서 도입됐다. 정부는 이 제도 도입으로 초·중학교의 과열과외와 고입 재수생 문제가 해소됐다고 주장한다. 중학교 교육과정이 제자리를 찾고 고교간 서열화 현상도 완화되는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평준화 제도는 상이한 학습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한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함으로써 교수·학습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교 선택권과 사학의 자율성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오게 됐다. 전체적인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학력 하향평준화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정부가 대안으로 들고 나온 게 고교체제의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다. 특수목적고(1983년 이후) 자립형 사립고(2002년 이후) 공영형 혁신학교(2006년) 등이 대안으로 도입되었거나 논의 중인 문제들이다. 특수목적고는 특수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고교로 공업 농업 과학 외국어 예술 체육 등 9개 계열에 122개교가 있다. 과학고는 1983년에, 외국어고는 1984년에 도입됐다. 자사고는 평준화제도 보완과 사학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돼 2002년부터 6개 학교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종합적인 시범운영 평가결과와 자사고 제도협의회 건의 등을 토대로 시범운영 기간을 2010년까지 늘렸다. 공영형 혁신학교는 학교경영 주체를 다변화시킴으로써 학교경영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공교육 체제의 혁신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또 다른 학교다.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밖에 자율학교 확대, 교과별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 대안학교 법제화를 통한 대안교육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중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혈세 360억 날린 의약정책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유통구조 개혁을 위해 도입한 ‘의약품 유통종합정보시스템’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에 따른 직불제 폐지 등으로 사실상 폐기돼 360억원을 막대한 국고를 축내게 됐다. 복지부는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 구축업체인 삼성SDS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재판부의 강제조정 결정을 수용, 시스템 구축비 199억원과 지난해 말까지의 시스템 운영비, 기대 수익과 부가가치세 등 모두 360억원의 배상금을 삼성SDS에 지불한다고 26일 밝혔다. 복지부는 삼성SDS에 올해부터 2011년까지 매년 60억원씩 360억원을 6회 분할 지급해야 한다.정부 부처가 정책 실패 때문에 민간업자에게 360억원이라는 거액을 배상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복지부는 지난 98년 의약품 유통체계 현대화 및 의료보험 약제비 지불체계 개선 등을 위해 의약품 전자거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2000년 3월부터 삼성SDS에 의뢰해 시스템을 개발해 2001년 7월부터 이 가운데 약제비 지급시스템을 제외한 주문, 거래, 통계분석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이를 가동해 왔다. 이와 함께 99년 2월 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의 근간인 ‘의약품 물류협동조합’ 설립 및 의약품 대금을 건강보험공단이 제약회사에 직접 지급하도록 하는 ‘직불제’ 규정을 명기하는 등 사실상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 구축 및 활용 근거를 마련했었다. 그러나 2001년 12월 이원형 의원 등이 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직불제 근거규정이 폐지돼 사실상 시스템 운영 근거가 소멸되자 삼성SDS측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시스템 이용 의무화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2002년 6월 복지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 소송건에 대해 수원지법은 2002년 10월 강제조정결정을 내렸으나 복지부가 불복하자 이를 본안소송으로 전환,2003년 1심 판결에서 원고측 손해배상 청구금액 573억원 중 45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며, 이어진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조정결정을 복지부가 수용하기에 이른 것이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우정사업본부 21세기형 새 CI 공모

    우정사업본부는 인터넷우체국, 전자금융 등 u-Post를 지향하는 21세기의 우정사업을 대변하고 고객중심의 우체국에 걸맞은 기업이미지(CI)를 공모한다.〈서울신문 4월13일자 8면 참조〉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984년 제정돼 22년간 우체국의 상징 역할을 해온 제비 심벌마크가 정보기술(IT) 등 최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현재의 우정 서비스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판단,‘우정사업 이미지 혁신 연구용역’을 실시하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우본은 올 연말까지 새로운 CI를 결정하기로 하고 22일 입찰공고와 함께 다음달 4일까지 희망업체의 신청서를 받기로 했다. 참여를 원하는 업체는 정보통신부 조달사무소 홈페이지(http://jodal.koreapost.go.kr) 또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http://www.g2b.go.kr)의 입찰공고를 참조하면 된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World cup] 포르투갈 3연승 조1위…멕시코 지고도 16강

    포르투갈이 파죽의 3연승으로 40년 만에 2라운드(16강) 진출을 자축했다. 포르투갈은 22일 새벽(한국시간) 겔젠키르헨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D조 조별리그 멕시코와의 최종전에서 2-1로 승리, 조 1위를 확정지었다. 포르투갈은 C조 2위와 26일 16강전을 치르게 된다.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인터밀란)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슈퍼 스타들을 배출했지만 월드컵 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검은표범’ 에우제비오를 앞세워 ‘돌풍의 팀’ 북한을 5-3으로 꺾고 4강(3위)에 올라갔지만 이후 단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유로96(8강)과 유로2000(4강)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유로 2004에선 준우승을 차지,‘축구강국’의 면모를 회복했다. 이날 포르투갈의 공격은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전반 6분 만에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시망 사브로자(벤피카)가 수비 틈으로 날카롭게 찔러준 패스를 마니시(첼시)가 골키퍼의 움직임을 읽고 정확하게 그물을 갈랐다. 파상공세를 펼치던 포르투갈은 전반 24분 상대 수비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사브로자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2-0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5분 만에 프란시스코 폰세카(크루스 아술)의 슛으로 추격의 불씨를 당긴 것. 멕시코는 후반 11분 수비의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는 이란전에서 2골을 터뜨린 오마르 브라보(과달라하라)였지만 공은 어이없이 크로스바를 넘어갔지만 앙골라에 승점에서 앞서 조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美 “한국 신약가 정책 완화 요청”

    미국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완화해 줄 것을 강력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일 발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신약이라고 해도 경제성 등을 평가해 가격 대비 효능이 우수한 약만 보험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고위 경제관리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신약가정책은 정부(국민건강보험)가 건강보험체계를 통제함으로써 환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한국측에 대학교육시장의 개방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2집이 맛있대] 광주 금호지구 ‘서오릉 다슬기’

    [2집이 맛있대] 광주 금호지구 ‘서오릉 다슬기’

    숙취 뒤끝에는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이 제일이다. 다슬기탕은 해장국으로는 최고로 꼽힌다. 다슬기는 예부터 간을 보호하는 약용 음식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 동의보감·본초강목·신약본초 등 각종 한방서도 다슬기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간의 열과 눈의 충혈을 완화하고 위통과 소화불량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육수에서 우러나는 푸른색 색소가 약리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서구 금호지구 내 ‘서오릉 다슬기’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요리를 내놓는다. 이 음식점의 주 요리는 해장국인 탕류와 전골류로 나뉜다. 된장을 엷게 풀어 비린 맛을 없앤 뒤 부추, 버섯 등 각종 야채를 곁들인 ‘토장탕’은 숙취 뒤 해장용으로 그만이다. 다슬기의 쌉쌀하고 담백한 맛을 즐기려면 ‘맑은탕’을, 보다 진한 미각을 느끼려면 들깨 가루를 사용한 ‘깨탕’을 주문하면 된다. 전골용은 이 음식점이 현재 특허출원중인 ‘다슬기 두부전골’과 ‘다슬기 전골’이 있다. 두부전골은 두부 안에 다슬기를 재료로 첨가했다. 안주류는 깔끔한 맛이 혀끝에 전해지는 회무침과 전(煎)이 준비돼 있다. 요즘은 건강 보양식으로 개발한 ‘다슬기 토종닭 백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슬기 육수에 토종닭을 넣고 압력솥에 푹 삶아 낸다. 육수가 닭살에 퍼져 푸른색을 띠면서 닭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준다. 토종닭 백숙은 다슬기 회무침과 죽, 수제비 등이 달려 나오는 코스 요리이다. 주인 김용기(48)씨는 “주로 섬진강·금강 등지에서 갓 잡아 올린 다슬기를 재료로 쓰는 만큼 싱싱함이 그대로 국물에 우러난다.”며 “다슬기를 이용한 각종 응용요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꽂혔다 STAR] 독일 미로슬라프 클로제

    골든슈를 예감했을까.20일 에콰도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미로슬라프 클로제(28·베르더 브레멘)는 ‘살토, 클로제´를 연호하는 홈 팬 앞에서 오랜만에 공중제비 세리머니를 펼쳤다. 살토는 공중제비를 뜻하는 독일말. 생일에 열렸던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에서도 2골을 터뜨리며 기분좋게 대회를 시작한 클로제는 이날 재차 두 골을 낚아채며 득점왕 등극 전망을 밝혔다. 가공할 만한 ‘명품’ 헤딩을 앞세워 국제 무대에 혜성과 같이 나타났던 2002한·일월드컵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5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8골을 뿜어낸 브라질의 호나우두(30·레알 마드리드)에게 아쉽게 골든슈를 내줬다. 182㎝,74㎏의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고공 플레이에 능하고, 스피드와 드리블도 빼어나다. 머리뿐만 아니라 온 몸이 득점 병기로 통하는 클로제는 그러나, 일찌감치 실력을 드러낸 것은 아니다. 폴란드 오폴레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한 축구 선수 아버지를 뒀음에도 다소 늦은 나이인 아홉 살 때 축구를 시작했다. 아마추어 리그와 하위 리그를 맴돌다가 22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카이저스라우테른을 통해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아우토반이 클로제 앞에 펼쳐졌다.2001년 초 루디 러 감독에게 발탁돼 대표팀에 합류했고, 득점포를 쉬지 않고 가동하며 전차군단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기용됐다. 골 감각 못지않은 타고난 겸손과 친절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잠시 슬럼프에 빠졌다. 소속팀의 하부 리그 강등 위기와 재정난이 겹치며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나,2004년 여름 그를 탐낸 베르더 브레멘으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해 중반 무릎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05∼06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5골을 폭발시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한꺼번에 거머쥐며 이번 대회 골 폭풍을 예고했다. 골든슈는 물론, 내친 김에 MVP와 우승컵까지 차지하고 싶은 게 클로제의 욕심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멕시코도 ‘불법 입국’ 몸살

    멕시코도 ‘불법 입국’ 몸살

    미국과 국경통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멕시코가 남쪽 국경지대로 몰려드는 불법 이민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된 밀입국자는 약 24만명으로 4년전보다 74%가 늘었다. 대부분 과테말라, 온두라스, 에콰도르 등 중미의 가난한 나라 출신들로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떠난 현지인들의 빈자리를 노리고 들어왔다. 멕시코에서 1∼2년 머물며 돈을 모은 뒤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남부 국경도시 타파출라의 불법체류자 구류센터에는 화물열차의 바나나 박스 틈에 숨어 국경을 넘어온 중국인, 뗏목을 타고 해안으로 들어온 쿠바인도 찾아볼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멕시코 남부의 ‘북행 러시’는 저개발국에서 부국으로 향하는 ‘이민 도미노’의 전형을 보여준다. ●저개발국→부국 ‘이민 도미노’ 남부 치아파스주에서 망고 농장을 경영하는 유제비오 오르테가 콘트레라스는 과테말라에서 온 10대들을 고용해 근근이 농장일을 꾸려간다. 하루 6달러를 받고 망고를 따는 일은 원래 치아파스의 원주민들이 도맡아 했지만 이들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중미 출신 불법이민자들 차지가 된 것이다. 2년전 남쪽 국경을 넘어온 요아킨 바스케즈(22)는 멕시코에 머물면서 미국행을 노리는 ‘징검다리 이민자’다. 북부 국경도시 티주아나의 전자제품 공장에서 하루 12달러를 받고 일하며 고향에 집까지 마련했지만 여전히 ‘아메리칸 드림’을 포기하지 못한다. 요즘 그는 미국 뉴올리언스의 건설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밀입국 브로커를 찾고 있다. 남쪽 국경이 밀입국의 핵심루트로 활용되는 것은 지역이 광범위한 데다 밀림이 우거져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지 관리들은 국경을 넘는 것이 “낮은 울타리를 뛰어넘는 것만큼 쉽다.”고 말한다. ●이민자 노린 범죄 기승도 멕시코가 미국행 밀입국자의 중간경유지가 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불만이 가중되면서 멕시코 정부도 미-멕시코 국경지대로 향하는 주요도로에 검문소를 늘리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하다. 국경과 인접한 남부 5개 주에 순찰요원이 450명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남쪽 국경지대를 둘러본 멕시코 전문가 조지 그레이슨 교수는 “여전히 이곳은 불법 이민자와 마약 밀수꾼에게 ‘열려라 참깨’ 같은 곳”이라고 꼬집었다. 당국의 단속은 허술한 반면,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단속권한이 없는 일반 공무원들이 돈을 노리고 ‘이민자 사냥’에 나서는가 하면, 현지 농민들은 이민자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다. 성폭행도 다반사다. 이민자들이 북쪽 국경지대로 가는 화물열차에 올라타기 위해 배회하는 기차역 주변은 이들의 현금을 노린 강도들의 활동무대가 된지 오래다. 이민자 보호단체 ‘그루포 베타’의 루시아 베르뮤데즈는 “미국에 있는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에 대해서는 합법적 권리를 요구하면서 정작 멕시코에 들어온 다른 나라 이민자들은 범죄시하고 학대한다.”며 이민문제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靑비서관 5~6명 내주초 교체

    청와대는 다음주 초 비서관급 5∼6명에 대한 교체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올초부터 시작부터 단행된 집권 후반기 보좌진들의 마무리 인사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랫동안 근무를 해 최근 사의를 표명한 비서관들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후임 인선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최인호 국내언론비서관이 겸임하고 있는 부대변인 인사도 함께 할 예정이다. 사의를 표명한 비서관은 김준곤 사회조정 1, 이근형 여론조사, 조명수 민원제도·혁신 비서관, 이은희 제2부속실장 등이다. 청와대는 윤대희 경제정책수석의 승진으로 자리가 빈 경제정책비서관에는 노대래 국민경제비서관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지만 경제부처 1급 중에서 발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한·일 악플 전쟁/이목희 논설위원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당시 북한의 예상밖 선전에 우리 국민들은 의기소침했다. 이때 영웅으로 떠오른 선수가 포르투갈의 에우제비우.8강전에서 4골을 성공시켜 북한에 0-3으로 지고 있던 상황을 단숨에 역전시켰다. 대회 직후 박정희 정권은 ‘북한 타도’를 기치로 중앙정보부 밑에 양지팀을 급히 창설했다. 일류선수를 징집해 해외전지훈련 등 아낌없는 지원을 퍼부었다. 당시에는 남북 축구에서 지면 그야말로 ‘죽음’이었다. 실력이 북한에 못 미쳐 승산이 없으면 월드컵 예선전을 아예 포기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좀 대범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한 언론사는 잉글랜드월드컵에서 북한,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활약을 역대 10대 이변으로 꼽았다. 이웃이 잘 나가면 배가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지구촌 차원에서는 ‘동북아의 선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제 남북한 사이에는 스포츠 협력이 잘되는 편이다.6·15행사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북측 대표단장은 “남쪽이 월드컵 결승에 올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북한 대신 미운 오리로 떠오른 상대는 일본이다. 과거에도 한·일 축구전의 라이벌 의식은 대단했다. 그러나 일본팀의 다른 경기를 놓고 희비가 극명하지는 않았다. 요즘 들어 독도 논란으로 반일 감정이 끓어올랐다. 이것이 자연스레 스포츠로 옮아가고 있다. 일본이 호주에 1-3으로 역전패한 뒤 한·일 네티즌간 ‘악플(악의적 댓글)전쟁’이 벌어졌다. 히딩크 호주팀 감독이 한국을 위해 일본을 이기겠다고 언급, 양국민의 민족감정에 불을 질렀다.“일본의 패배가 고소하다.”는 한국 네티즌의 반응에 일본이 발끈했다. 야후 재팬 월드컵게시판에 ‘한국, 놀리지마’라는 별도 코너가 생겼다.“프랑스, 스위스가 한국의 코를 납작하게 해달라.”는 기원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의 고집불통 지도자들이 미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한국인이 속좁지 않음을 보여주자. 남북한 관계처럼 스포츠가 한·일 우호회복에 도움을 줘야 한다. 중국을 포함, 동북아 3국의 민족주의를 축구 경기와 응원을 통해 누그러뜨려야 한다. 월드컵에서 한국, 일본팀이 모두 잘 싸우는 게 좋다. 아시아지역의 국제 위상이 높아지고, 월드컵 출전권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다국적제약사-시민단체 ‘약값 적정화’ 충돌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추진방안’을 두고 보건의료 시민단체와 다국적 제약사들의 힘겨루기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협의체인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복지부의 보험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맞서 보건의료단체 연합체인 보건의료연합도 이날 조선호텔 앞에서 집회를 갖고 “KRPIA의 주장은 국민 건강보다 폭리만을 염두에 둔 이기적 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KRPIA는 “복지부의 약가정책이 결과적으로 우수한 해외 신약의 국내 공급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제약사의 신약 개발 의지를 꺾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의 재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연합은 “복지부의 약가정책은 현재 건강보험 재정 지출의 30%를 점유하는 약제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소속된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시행하고 있다.”고 맞섰다. 보건의료연합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지금까지 정부의 허술한 약가정책을 통해 엄청난 이윤을 챙겨왔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외국산 신약의 평균 약값을 선진 7개국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는 것은 물론 의약품 특허기간을 늘려 국내 복제의약품의 생산까지도 봉쇄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연합은 이어 “다국적 제약사들의 주장대로라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수입약품의 가격 폭등을 막을 수 없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특히 보건의료연합은 “KRPIA가 주한미국 대사관과 유럽연합(EU)을 통해 정부의 고유한 정책주권 사항인 약가정책의 시행을 저지하기 위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한 약가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주권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복지부 박인석 보험급여기획팀장은 “최근의 한·미 FTA협상에서도 미국측이 우리의 약가정책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복지부는 변함없이 당초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앞서 지난달 3일 모든 의약품을 보험 대상으로 하는 현행 ‘관리방식’ 대신 비용에 견줘 효과가 좋은 의약품 위주로 보험을 적용하는 ‘선별등재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ㄹ형에게 바지락을 선물하며

    [한승원 토굴살이] ㄹ형에게 바지락을 선물하며

    ㄹ형,내 토굴 앞 바다에서 캔 바지락을 조금 보내드립니다. 부담스러워하지 마시고 맛있게 삶아 국을 내어 드십시오. 아마, 다른 어떤 바다에서 난 것보다 더 향기롭고 고소할 것입니다. 저의 토굴로 찾아온 사람들이 말합니다.“선생님에게는 세월이 거꾸로 흐르는 듯싶습니다. 얼굴이 날이 갈수록 희어지고 눈이 맑아지십니다.” 물론, 저를 기분좋게 하려는 덕담일 터이지만, 그러할지라도, 서울에서 이리로 이사온 이후, 비쩍 말라 있던 제 체중은 63㎏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아마 제가 살고 있는 장흥 안양 율산마을 앞의 오염되지 않은 여닫이 바다에서 나는 석화 무침과 바지락과 붕장어 곰국으로 끓인 시래깃국을 상식하고, 가끔 이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회를 먹고 앞산에서 딴 차를 마시고 마음을 비우고 사는 까닭일 터입니다. ㄹ형, 귀하고 맛있는 것을 혼자서만 감추어놓고 먹으면 입술이 부르틀 뿐 아니라 살이 내린다고, 어린 시절 어른들이 말했는데, 저는 내내 그것을 굳게 믿고 살아왔습니다. 때문에 저는 ㄹ형에게 율산 마을 앞 갯벌에서 나는 바지락을 선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을 공동양식장을 일 년에 한 차례씩 개장하는데, 저의 늙은 아내는 거기에서 6일 동안 힘들게 캔 것들을 자식들과 친지들에게 고루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아내가 고맙습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듯, 고생은 아내가 하지만, 고맙다는 인사는 남편인 제가 다 받게 되었습니다. ㄹ형, 지도에서 보면 장흥 율산 마을은 ㄷ자 모양의 득량만 서북쪽 연안에 위치해 있는데, 그 앞 여닫이 드넓은 갯벌은 생금(生金)밭이라고 소문나 있습니다. 자궁 모양의 득량만 바다의 갯벌은 유달리 차지고 무르고 깊어 플랑크톤이 많으므로, 큰 고기들은 이리로 알을 낳으러 들어오곤 합니다. 여기에서 잡힌 모든 해산물들은 다 맛있습니다. 가뜩이나 마을 뒤에는 드높은 사자산 엉덩이 부분과 삼비산 자락(일명 일림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그 아래에는 2층으로 된 특이한 1급수의 청록색 저수지 둘이 있는데, 그곳에서 흘러나와 농토를 적신 물이 여닫이 연안 바지락밭으로 들어옵니다. 바지락은 청정의 담수가 잘 공급되어야 오동통하게 살찌고 고소하고 진한 단맛이 납니다. 율산 마을 바지락밭만큼 담수가 잘 공급되는 곳은 이 나라 어디에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마을의 한 가구에는 40평쯤의 바지락 밭이 배정되어 있는데, 그것은 1400평의 논하고 바꾸어주지 않습니다. 모 심을 일도 없고, 농약을 치거나 거름을 하거나 밭갈이할 일도 없고 누가 도둑질해갈 우려도 없습니다. 아무 때든지 용돈이 궁하면 바구니와 호미만 들고 나가 캐다가 시장에 팔면 되므로 그것을 대학 가르치는 밭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또 마을 공동 바지락 양식장이 있는데, 거기에서는 한 해에 2억원 이상이 수확됩니다. 또 그 아래쪽의 키조개 양식장 피조개 새조개 양식장 임대 수익이 아주 짭짤하여 마을 어촌계의 재정은 근동에서 제일 넉넉합니다. 웰빙 세상이 되면서 우리 마을의 바지락은 시장으로 출하될 새가 없습니다. 외지 사람들의 주문을 받아 팔기에도 부족합니다. 장흥 버스터미널 근처의 수산물 가게에는 외부의 바지락이 스며들어와 율산 바지락 행세를 하고 있을 지경입니다. 이 바지락 국을 내어 수제비를 해먹어도 좋고, 술 마신 이튿날 보얗게 국물을 내어 마셔도 좋을 것입니다. 고단백 식품인데다가 천연 이뇨제가 들어 있는 이것은 산후조리에도 좋다고 합니다. 많지 않은 것이지만 고향 친구의 향기와 맛이라 여기시고 달게 드시기 바랍니다. ㄹ형, 이제 그것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기는 합니다만, 나는 고소하고 시원한 바지락국을 마실 때마다 ‘새만금 제방 공사는 참으로 미친 짓이다.’하고 생각하면서 슬퍼합니다.
  • [World cup] ‘전차군단’ 투톱 모국 골문 겨눈다

    [World cup] ‘전차군단’ 투톱 모국 골문 겨눈다

    15일 오전 4시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슈타디온에서 열릴 홈팀 독일과 이웃 폴란드간의 독일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은 호사가들의 구미를 당기는 경기다. 이 경기에는 흥미를 끌 만한 요인들이 많다. 우선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략국과 피침당한 국가의 격전으로 ‘유럽판 한·일전’이라 불릴 만하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폴란드 출신이 골을 넣는다고 폴란드가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경기다.”라며 잔뜩 흥미를 불어넣는다. 바로 폴란드 출신으로 독일을 택한 미로슬라프 클로제(베르더 브레멘)와 루카스 포돌스키(바이에른 뮌헨)를 염두에 둔 말이다. 클로제는 아버지는 독일인이지만 어머니가 폴란드의 핸드볼 국가대표까지 지낸 폴란드인으로, 태어난 곳도 폴란드 오폴레다.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독일과 폴란드 양쪽에서 국가대표로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은 그는 결국 독일을 택했다. 포돌스키는 국적만 독일일 뿐 사실상 폴란드인이다. 폴란드 글라이비츠가 고향이며 부모가 모두 폴란드인이다.1987년 부모와 함께 독일로 건너왔지만 아직도 집에서는 폴란드어를 쓰는데다 1년에 두세 차례 고향을 방문하는 등 조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독일의 공격을 이끄는 투톱으로 그만큼 골을 터뜨릴 확률도 높다. 이미 클로제는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터뜨렸고, 여러차례 날카로운 슈팅으로 공격을 주도한 포돌스키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차전에서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에 0-2로 완패,16강 진출의 희망을 찾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폴란드로서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상대의 투톱이 피를 나눈 형제라는 점이 못내 아쉽기만 할 뿐이다. 물론 투톱의 파괴력과 전력으로 봐선 독일의 우세가 점쳐진다. 월드컵 역대 전적만 해도 독일이 2승1무로 앞서고 있다.1974년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한 옛 서독은 폴란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고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는 두 팀이 득점 없이 비겼다. 가장 최근인 1996년 친선경기에서는 독일이 2-0으로 이겼다. 통산 전적에서도 독일이 10승4무로 절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독일은 도르트문트에서 가진 최근 13차례의 경기에서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다. 하지만 한·일전만큼 변수가 많은 양국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승부를 속단할 수도 없다. 우선 벼랑 끝에 몰린 폴란드 선수들의 각오가 만만치 않다. “어렵겠지만 독일을 꺾는 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능력의 100% 이상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폴란드의 스트라이커 에우제비우시 스몰라레크의 장담이 폴란드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무엇보다 그는 현재 분데스리가 보르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경기가 펼쳐질 경기장에 누구보다 익숙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 과연 폴란드가 폴란드 출신을 공격 전면에 내세울 ‘거함’ 독일을 격침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중) 파주 산남·곡릉천 습지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중) 파주 산남·곡릉천 습지

    자유로를 따라가다 경기도 파주시 출판문화단지 진입로를 통해 군 부대 철책선 통문을 넘어 산남습지의 남단 장월평천 하구에 도착했다. 습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맨땅엔 삵(살쾡이)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발자국 크기로 보아 어린 놈이다. 삵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산과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시골 양계장을 습격하곤 했었다. 인간이 놓은 독극물을 먹고 죽은 동물들의 사체를 먹는 습성 때문에 2차 중독을 일으켜 지금은 ‘마지막 남은 고양잇과 동물’의 희귀 존재가 됐다. 키를 넘는 갈대숲을 헤치고 장월평천 왼쪽 둑 위를 걸어 한강을 향해 나아갔다. 하천변은 버드나무가 이곳저곳 군락을 이룬 장항습지와 달리 광활한 갈대숲이 장관이다. 갈대와 풀숲 사이에선 인적을 발견한 개개비와 검은딱새의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다. 왼쪽엔 경지정리가 잘된 논들이 강안을 향해 펼쳐져 있다. 신영규 연구관은 “오랜 세월 농경지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간척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종 붉은발말똥게 발견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 소장은 지난 2003년 이곳 논과 제방 일대에서 붉은발말똥게를 발견했다. 이 말똥게는 멸종위기종으로 2005년 2월 공식적으로 한강하구습지 서식 동·식물 목록에 추가됐다. 한 소장과 함께 붉은발말똥게가 발견된 곳 주변을 살펴봤지만 게를 발견할 수 없었다. 환경부의 지난 2004년 하구역정밀생태조사 때도 붉은발말똥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붉은발말똥게는 그만큼 희귀하고, 오랜 세월 인간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은 산남습지의 생물 다양성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좋은 예이다. 이곳엔 저어새도 자주 날아오지만 이날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가마우지가 물속을 살피며 잠수할 채비를 갖추고 물위를 날고 있었다. 장월평천 하구 인근의 논들은 올해부터 ‘생물다양성계약’에 따라 수확후 볏짚과 나락을 그대로 남겨 철새들과 텃새의 먹이로 제공하게 됐다. 하천 둔치와 제방엔 작은 톱니바퀴형 녹색 단풍잎 모양의 벌사상자가 흔했다. 한동욱 소장은 “산지에서도 흔하지 않은 벌사상자가 하구역을 따라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장월평천 물웅덩이엔 꽃창포가 군데군데 자라고 있었다. ●도시형 배후습지 장월평천을 나와 자유로 우측 파주 출판문화단지 습지를 찾았다. 갈대숲과 줄·마름이 연못들과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이곳은 한강하구습지 전체의 유일한 배후습지다. 자유로 개설로 가로막히기 이전엔 산남습지와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한강으로 물을 보내는 갑문이 이곳과 산남습지·한강간을 이어주는 유일한 물길 통로가 됐다. 자칫 출판문화단지를 조성하면서 흙으로 메워질 뻔했다. “한강하구 습지보호구역에선 제외됐지만 개발지역 인근의 도심형 습지로 조성해 현상을 보존한 채 생태관광지로 조성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한동욱 소장의 견해다. 습지에선 물닭과 논병아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희귀조와 참게가 살아야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 곡릉천하구는 개리·재두루미뿐 아니라 다양한 희귀조류들의 천국이다.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와 흰꼬리수리·매가 발견되고,2급인 물수리·솔개·말똥가리·독수리·재두루미와 특정종인 황조롱이·뻐꾸기 등도 둥지를 트는 곳이다. 신영규 연구관은 새들의 서식을 위협하는 이곳의 식생변화의 주된 원인은 임진강하류 하구의 지속적 준설과 이에 따른 퇴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양 장항습지에서 산남습지를 거쳐 이곳 곡릉천 하구역에선 참게가 폭넓게 서식하고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조사팀(노현수·송성준·김원)은 2004년 강물속과 간조 때 드러나는 강바닥을 현장조사해 다 자란 성체 참게와 어린 참게들이 크고 작은 자갈과 돌 아래에 대량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대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참게 방류사업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이 지역이 어린 참게의 주요 서식지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참게가 상업적으로 인간에게 미치는 유용한 영향을 고려할 때 다년간에 걸친 생태모니터링을 실시, 참게의 생활사 전체를 자연에서 확인하고 보존하는 사업이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자연생태 유지해야 다시 자유로를 따라 파주시 교하면 송촌리 곡릉천에 이르렀다. 곡릉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 굽이굽이 이어진 곡릉천은 갈대숲이 어느 곳보다 장관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가 갈대숲 속에 둥지를 짓고 쌍쌍이 먹이를 찾아 하천 물주변과 갈대숲을 부지런히 오가며 적이 지저귄다. 이곳엔 곡릉천하구 강변습지에 서식지를 차린 개리·재두루미·물수리·독수리·말똥가리 등도 가끔 날아든다. 시골에서 한때 닭의 사료로도 이용될 만큼 흔했지만 지금은 개체수가 크게 준 멸종위기종 금개구리의 서식도 확인된 곳이다. 신영규 연구관은 “곡릉천에서는 직강화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한강하류의 넓은 충적층을 바탕으로 자유곡류하는 하천의 모습이 자연상태대로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강 방향으로 좌측 천변의 호안은 인공블록이 있고 제방은 소형 차량들이 오갈 정도의 비포장도로가 닦여 있었다. ●개발압력 노출… 보존대책 시급 2년전 인근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자유로 건너 곡릉천 하구습지 철새도래지와 인접해 건설되자 환경단체에서 파주시장을 고발하고 처리장 공사가 한때 중단되는 홍역을 치렀다. 한동욱 소장은 “결국 종말처리장 공사가 재개됐고, 환경단체와 철새들은 환경측면에서 얻은 것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하수종말처리장에서부터 상류에 이르는 곡릉천 대부분 구간이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에 꼭 포함됐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당초 이곳도 보호지역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주민들과 파주시의 강력한 반대로 포기했다. 통일동산 등 주변이 택지로 개발되고 인구가 늘면서 곡릉천 하구의 친환경 개발을 원하는 주민·자치단체의 입장과 하천생태를 보전하려는 입장이 상충돼 합의점을 어떻게 찾을지 관심이 가는 지역이다. 파주 산남습지와 곡릉천 하구습지엔 두더지·너구리·대륙족제비·삵·고양이·고라니 등의 포유동물도 발견된다. 한국자연환경연구소 생태조사팀은 파주 수변지역이 출판단지 등의 조성으로 습지가 많이 훼손된 상태로 배후습지와 농경지에 대한 개발압력에 노출돼 있음을 지적한다. 포유류의 서식환경을 보존하는 강력한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산남·곡릉천 습지는 산남습지는 장항습지와 달리 염도가 높아서 버드나무가 살기 힘든 기수중부에 속한다. 경작면적이 장항습지에 비해 적어 인위적 교란이나 훼손이 없이 자연경관과 식생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재두루미·큰기러기·잿빛개구리매 등 다양한 물새의 주요 서식지로 이용된다. 발자국이 발견된 삵과 너구리 등의 서식이 확인됐고, 수역에서는 두우쟁이도 나타난다. 모래무지와 비슷하게 생긴 잉엇과의 민물고기인 두우쟁이는 지난해 5월까지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돼 있었다. 장월평천이 한강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강폭이 한강에서 제일 좁아 유속이 빠르고, 강변에 형성된 검은색의 고운 펄들은 밀물과 썰물이 오갈 때마다 시시때때로 그 형태와 모습을 바꾼다. 강 건너가 김포 전류리 포구다. 퇴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파주지역의 갯벌 퇴적층이 두 시 사이의 경계인 옛날 강 중간부분을 넘어섰다. 그래서 김포 전류리 선단이 황복·잉어·숭어 등을 잡지만 파주 선단은 없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정상에 올라 고양쪽 자유로 방향으로 내려다 보면 멀리 발아래 보이는 타원형의 거대한 녹색습지가 곡릉천 하구습지다. 이곳에선 3년전부터 개리의 먹이인 새섬매자기 군락이 급속도로 줄면서 갈대가 점점 우점종이 돼 지금은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 동북아시아∼호주간 물새이동 경로상의 주요 서식처이자 월동지인 한강하구역 가운데 대표적인 서식지다. 식생의 급격한 변화로 이곳을 찾는 철새의 개체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한·미FTA 1차협상 결산

    한·미FTA 1차협상 결산

    |워싱턴 이영표특파원|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협상이 막을 내렸다. 당초 ‘탐색전’을 예상했지만 농업과 자동차 세제개편, 개성공단의 원산지 규정, 무역규제 등에서는 ‘본게임’을 방불케 하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물론 협상이 진행된 15개 분야 가운데 11개에서 ‘통합협정문’이 작성돼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분야에서도 의견차가 적지 않아 7월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차협상에서는 더욱 힘든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특히 2차 협상에서는 두 나라가 ‘히든카드’를 내보일 것으로 보인다. ●농업 등 핵심 쟁점은 제자리 이번에 통합협정문이 마련된 분야는 노동, 경쟁, 상품무역, 원산지·통관, 투자, 서비스,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환경, 분쟁해결 등 11개 분야이다. 하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양측의 주장을 협정문에 ‘괄호처리’로 병기한 조항은 60%로, 사실상 ‘무늬만 통합안’인 셈이다. 농업, 섬유, 위생검역(SPS), 무역규제 등 4개 분야에서는 통합협정문을 만들지 못했다. 농업 분야에선 쌀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미국은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도입에 난색을 표명했고,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의 쌀 국영무역방식도 철폐를 요구했다. 생산자단체에 ‘저율관세수입물량(TRQ)’을 배분하는 방식도 문제를 삼았다. 반면 섬유 분야에서 우리측이 요구한 무(無)관세와 보조금 철폐에 미국측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신 미국은 원사(原絲)의 생산지에 따라 섬유제품의 원산지를 규정하는 ‘얀 포워드’의 도입을 요구했다. 우리나라는 원사를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얀 포워드’ 방식이 적용될 경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 문제는 미국이 “북한은 한국 영토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美 재계입장 반영한 무리한 요구 배기량 3000㏄ 이상의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는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 세제를 배기량이 아닌 가격 기준으로 고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제 문제가 지방세와 직결됐다며 거절했다. 자동차세로 들어오는 지방세수는 연간 3조원에 이른다. 의약품·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미국이 이의를 제기했다. 효과가 인정된 신약이라도 특정 기준을 거쳐야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한 방침에 미국은 불만이다. 미국에서 반덤핑 발동의 남용을 막으려는 무역규제 분야에서 미국은 관련 법령의 약화를 초래하는 논의는 어렵다고 우리측 주장을 일축했다. ●7월 ‘본게임’ 치열한 접전 예상 1차 협상에서 미국이 교육과 의료서비스 분야의 시장 개방에 별 관심이 없다고 밝힌 것은 큰 소득이다. 조기유학 등으로 상당수의 국내 학생들이 미국행을 택하는 상황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미국측의 판단이다. 경쟁 분야에서 정부의 독점 및 공기업 지정권리를 미국이 인정한 점도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2차 협상에선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일단 통합협정문이 작성된 11개 분야에 대해 관세 철폐나 인하의 수준을 놓고 양측의 입장을 개진하는 ‘양허안’과 서비스 분야에서 개방 불가를 선정하는 ‘유보안’이 제출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측이 요구하는 위생검역위원회 상설이나 미국 내 섬유산업의 세이프가드 등에 대해 우리측은 농산물 세이프가드 도입 등으로 협상을 시도하겠지만 합의점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tomcat@seoul.co.kr
  • 잘 쓴…그래서 베끼고픈 詩

    맑고 아름다운 서정의 시어들로 사랑받는 중견 시인 안도현이 선후배와 동료들의 주옥 같은 시를 모은 시선집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이가서)를 냈다.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한 달에 1000여편의 시를 읽는다는 시인이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으로 고른 ‘좋은 시’들의 묶음이라 그의 애독자라면 더욱 눈길이 끌릴 법하다. 시집에는 김종삼 시인에서부터 서정춘, 정호승, 김사인, 오규원, 함민복, 정양 등 총 48명의 시인이 호명됐다. 안도현 시인은 이들의 시 하나하나에 정감어린 감상문을 선사한다. 가령 “습자지처럼 얇게 쌓인 숫눈 위로/소쿠리 장수 할머니가 담양 오일장을 가면//할머니가 걸어간 길만 녹아/읍내 장터까지 긴 묵죽을 친다”는 손택수 시인의 ‘墨竹’이라는 시 뒤에 그는 이런 글을 덧붙였다.“잘 그린, 그래서 소장하고 싶은 한 폭의 수묵화다. 나중에 중학교 교과서에 싣고 싶은 시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가장 먼저 이 시를 말하겠다.” 또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처자/발그라니 언 손에 얹혀 나 인생 탕진해버리고 말겠네”로 이어지는 김사인 시인의 시를 소개하면서 “인생을 탕진하다는 말, 사내라면 이 아름다운 퇴폐와 무능력의 유혹을 한번쯤 꿈꿔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짐짓 일탈의 충동을 부추기기도 한다. 좋은 시와 그에 곁들인 맛깔스러운 산문에 더해 시선을 사로잡는 건 1970·80년대 도시 근대화 이면의 소박한 일상을 포착한 ‘골목안 풍경’시리즈의 사진작가 고 김기찬의 흑백사진들이다. 비오는 거리에서 일회용 대나무 우산을 팔고 있는 어린 소녀, 좁은 달동네 골목에서 장난치며 뛰도는 아이들, 동네 꼬마들에 둘러싸인 뻥뛰기 장수의 모습 등이 우리가 잊고 지낸 과거의 풍경들을 아련히 떠오르게 한다.89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WORLD CUP] ‘클로제 vs 완초페’ 개막축포 누가 쏠까

    [WORLD CUP] ‘클로제 vs 완초페’ 개막축포 누가 쏠까

    독일월드컵 첫날인 10일은 독일-코스타리카 개막전을 포함,A조 두 경기가 열린다. 유럽세와 남미·북중미세 대결로 압축된다. 승부의 추는 유럽에 기울어 있다. ●개막 축포 대결 ‘독일 vs 코스타리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대결에서는 코스타리카가 2-1로 승리한 경험이 두 차례 있으나 A매치는 이번이 처음이다.FIFA 랭킹 19위(독일)와 26위(코스타리카)로 숫자상으로는 별 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려 통산 4회 우승을 노리는 독일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미하엘 발라크(30·첼시)의 결장으로 전력누수가 있다. 본선 진출 3회째인 코스타리카는 파울로 완초페(30·에레디아노), 힐베르토 마르티네스(27·브레시아), 알바로 메센(34·에레디아노) 등 주축 선수들이 최근 잇따라 부상을 당하며 개막전을 앞두고 위기에 몰렸다. 개막 축포를 누가 터트릴지 스트라이커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28·베르더 브레멘)와 코스타리카의 완초페가 격돌한다. 한·일 월드컵에서 고공 폭격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클로제는 05∼06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득점왕(25골)에 오르며 더욱 기대를 부풀렸다. 차세대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21·바이에른 뮌헨)의 합류로 부담도 덜었다. 코스타리카 공격은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축구를 두루 섭렵한 완초페가 이끈다.A매치 69회 출전에 43골을 터뜨린 킬러다. 부상 등으로 슬럼프에 빠졌으나 지역예선에서 8골을 뿜어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16강 진출 전초전 ‘폴란드 vs 에콰도르’ 현재 FIFA 랭킹 29위로 70∼80년 대 강팀이었던 폴란드의 우세가 점쳐진다. 지난해 11월 맞붙은 적이 있다.3-0으로 폴란드의 완승. 당시 골을 넣은 에우제비우시 스몰라레크(25·도르트문트), 세바스티안 밀라(24·비엔나)가 모두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폴란드는 특출한 스타가 없지만, 본선 경험(7회)이 많고 독일 인접국이라 홈 경기와 다름 없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에콰도르도 남미 예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이어 3위로 2회 연속 본선에 올라 무시할 수 없다. 독일이 16강 티켓 한 장을 예약한 상황이라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다. 폴란드는 최근 여섯 차례 평가전에서 3승3패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으나 지난달 30일 ‘가상 에콰도르전’인 콜롬비아전에서 1-2로 졌다. 에콰도르는 더 심각하다. 최근 네 차례 평가전에서 1무3패로 1승도 건지지 못해 침체된 분위기. 강팀에 더욱 강한 에콰도르의 킬러 아구스틴 델가도(32·리가 드 키토)와, 예지 두데크를 제치고 폴란드 주전 수문장을 굳힌 아르투르 보루츠(26·셀틱)의 대결이 볼거리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구 두류네거리 ‘태미로’

    대구 두류네거리 ‘태미로’

    한번쯤 독특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때는 대구 두류네거리 훠궈 전문점 ‘태미로’로 가면 된다. 훠궈는 팔팔 끓는 물에 얇게 썬 고기와 야채를 살짝 익혀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 일본식 샤브샤브와 먹는 방법이 비슷하지만 그 맛은 확연히 다르다. 이 식당에서 1만 3000원짜리 정식을 시키면 쇠고기 등심과 양고기 사태, 청결채·배추·시금치·쑥갓 등의 모듬 야채와 팽이·느타리·새송이 등의 모듬 버섯이 나온다. 이를 탕에 넣어 살짝 데쳐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작은 냄비에 담겨져 나오는 탕은 홍탕과 백탕 두가지가 있다. 홍탕은 황귀와 육두구, 백두구, 춘사인 등 20여가지 한약재를 넣고 우려냈으며 백탕은 돼지사골, 닭, 붕어에 구기자, 당귀, 당삼 등 7가지 한약재를 넣어 푹 고아 만들었다. 홍탕은 기름진 느낌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유채기름이라 오히려 몸에 좋다. 매운 맛을 싫어하면 백탕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소스는 마장, 마늘, 간장 등 3종류가 있다. 마장은 땅콩과 깨를 갈아 만들어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혀를 자극한다. 이에 비해 마늘이나 간장은 칼칼하고 매콤한 맛을 좋아 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린다. 채소나 버섯(1000원,2000원), 해산물(1000∼5000원)이나 물만두(2000원), 어묵(3000원), 완자(4000원)를 추가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우동이나 당면, 수제비, 꽃빵 등을 넣어 먹으면 배가 든든해진다. 식사가 끝나면 후식으로 리츠라는 과일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거봉 포도와 비슷한 크기다. 거친 껍질을 벗겨내면 포도알처럼 연한 살을 드러낸다. 첫 맛은 조금 떫지만 끝맛은 달고 개운하다. 알맹이를 먹고나면 엄지손가락 첫마디 크기만한 씨가 들어있다. 천은녕 사장은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훠궈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상) 고양 장항습지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상) 고양 장항습지

    서울을 품에 안은듯 광활한 버드나무와 갈대숲, 갯벌…. 그 안에 철새와 멸종위기 동식물의 피난처를 넉넉하게 제공하는 한강하구 습지. 지난 4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5월부터 관리보전을 위한 조사가 본격 진행중이다. 생태계 보전을 통해 지역개발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이뤄내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국제적 시험장이 되고 있다. 한강 하구인 경기도 고양시 장항과 파주시 산남·곡릉천 하구습지의 생동하는 현장을 탐사, 그 살아 있는 생태계를 처음으로 살펴 보았다. 탐사에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신영규(지형·지질), 김창회 연구관(조류)과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소장(식물생태)이 동행했다. <편집자 주>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변 군 철책 통문을 들어서 김포대교∼일산대교 사이 강변에 첫발을 디뎠다. 군 수색로와 반듯하게 경지정리가 된 논, 연초록 버드나무 숲, 햇빛에 반짝이는 한강 물을 향해 갯벌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먼저 눈에 띈 것은 1만여평의 논과 주변에서 먹이를 찾는 백로, 덩치가 큰 왜가리, 황로 등의 새떼들이었다. 새무리 가운데엔 황로가 가장 많았다. 고라니 한마리도 한가로이 노닐었다. ●낙오한 재두루미의 운명은 새무리 가운데 세계적 희귀종이자 천연기념물(제203호)인 재두루미 한마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서있다.4월말엔 이미 떠났어야 할 존재였다. 이 재두루미는 수컷. 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소장은 5월4일 이곳을 모니터링하던 중 이 재두루미가 암놈과 새끼 한마리를 거느린 가장이나 무리에서 낙오된 사실을 발견했다. 일주일후 11일엔 암놈과 새끼마저 사라지고 수컷 혼자만 남았단다. 한 소장은 재두루미 발 한쪽이 부어 있는 점으로 미뤄 한강변에 방치됐거나 떠내려온 폐기물에 부상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암놈과 새끼는, 날 수는 있지만 장거리 비행이 불가능한 가장 옆에서 며칠을 기다리다가 결국 시베리아로 떠난 것이다. 홀로 된 재두루미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환경과학원 김창회 박사는 “재두루미가 국내에서 여름을 나는 것을 보지도 못했고, 문헌상에도 기록이 없다.”며 걱정했다. 재두루미와 철새가 모여 있는 논을 지나 버드나무 숲으로 향하는 100여평 크기의 물 웅덩이 진흙비탈은 말똥게의 천국이다. 수십마리의 말똥게가 짝짓기를 위해 곡예하듯 분주하게 움직인다. 몸체와 발, 집게발이 각각 5㎝에 이를 만큼 당당한 말똥게. 슬쩍 건드리면 억센 집게발 한쌍을 곧추 세워 방어와 동시에 공격태세를 취한다. 말똥게 웅덩이에서 100m정도 떨어진 버드나무 군락 아래에서 까투리 한마리가 푸드득 날아 올랐다. 주변에는 말똥게 집입구인 구멍이 산재한다. 한동욱 소장은 이곳의 버드나무가 성장속도가 빠른 게 말똥게와의 공생관계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버드나무 잎이 떨어진 땅에 말똥게가 살면서 유기물을 먹고 배설, 유기물이 풍부해진 토양의 양분을 다시 버드나무가 섭취하고 자라는 순환구조란 설명이다. 말똥게는 원래 갈대숲에서 자라 ‘깔당게’로도 불린다. ●말똥게와 버드나무의 공생 국내의 다른 하구습지는 모두 하구언(둑)이 생기면서 말똥게가 사라졌다. 그러나 기수역(바닷물이 들어오는 영역)의 특성이 남아 있는 이곳 한강 하구습지에서는 말똥게가 생존한다. 아주대 연구팀이 이곳의 토양과 말똥게, 버드나무의 공생관계를 연구하는 것도 생태계의 신비를 다루는 것이다. 버드나무 군락을 지나 강물 방향으로 진행하면 볏잎을 닮은 50㎝정도 크기의 연초록 줄이 갯벌과의 경계에 일렬로 자라고 있다. 줄이 늘어선 바닥은 입자가 0.03∼0.06㎜인 곱디고운 ‘실트’ 토양이다. 환경과학원 신영규 박사는 “수해예방을 명분으로 장기간 준설선들이 실트를 걷어내 미장용 건축자재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건축자재가 귀해지면서 준설의 목적이 재해예방보다 골재채취로 바뀌게 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손가락으로 비비면 진흙처럼 잘 부서지는 실트 펄엔 크기 1㎝에 불과한 펄콩게의 구멍들이 무수하게 나있다. 이곳은 원래 멸종위기종 개리가 뿌리근경(알뿌리)를 먹이로 삼는 세섬매자기 군락지였다. 지금은 세섬매자기 대신 ‘줄’이 대부분 장악했다. 줄은 내륙에선 오염된 하천 등의 수질정화 식물로 각광받고 있지만 철새들의 먹이론 거의 쓸모가 없다. 줄이 번성하면서 이 습지를 찾는 철새의 개체수가 줄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줄이 이처럼 번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하류쪽에 일산대교 공사가 진행되고부터. 상류 김포대교 옆에 신곡수중보가 생기면서 1차적으로 유속이 줄었고, 이 수중보 설치로 거대한 퇴적층이 하류에 생기면서 식물생태계가 급속도로 변한 것이다. 일산대교가 건설되고 공사로 인한 퇴적층이 장마 등에 쓸려나가도 다리·교각 아래 구조물 등이 유속을 방해해 원래의 생태계가 복원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환경단체에선 당초 일산대교 건설을 반대했고, 환경영향평가에서 재두루미 대체서식지용 인공습지를 조성토록 요구했다. PGA연구소 한 소장은 “현재까지 이행된 보완대책은 사실상 ‘먹이주기’뿐”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윤수영)는 지난달 20일 “일산대교 물막이 공사로 갯벌과 달리 미생물의 사체가 미세한 모래와 섞여 있는 죽은 흙덩이 퇴적층이 최대 1.5m 높이로 형성돼 생태계 파괴와 함께 하상구조 변화에 따른 제방붕괴 및 범람이 우려된다.”는 성명서를 냈을 정도다. 또한 “장마 전까지 물막이 축조물 해체와 퇴적물 준설로 원형을 회복시키고, 생태변화에 대한 객관적 자료제시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흉물로 방치된 준설선 실제로 천연기념물 재두루미와 저어새의 철새도래지인 김포 걸포동에서 고양시 송포동까지에는 썰물시 걸어서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퇴적층이 쌓였다. 물고기 개체와 뱃길도 1㎞정도 줄었다. 어로활동을 하는 고양 송포선단장 김원경(50)씨는 “일산대교와 관련해 보상금을 미리받아 내놓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로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년전 수중보가 생기고 유속이 줄면서 펄이 늘고 동자개(빠가사리)·재첩 등 다양한 어종이 많이 줄었다.”면서 “요즘 황복·잉어 등의 어획량도 눈에 뜨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강물 위엔 고양선단 소속을 알리는 붉은 색 깃발을 단 어선 2척이 떠있다. 강변엔 실뱀장어 잡이 어선이 말리려 널어놓은 대형 그물이 있다. 이 그물은 워낙 촘촘해 그물에 걸려드는 다른 어류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갑자기 개개비의 울음소리가 높아지면서 강가에 흰뺨검둥오리가 눈에 들어왔다. 김창회 연구관은 “원래 겨울철새이던 이 오리의 상당수는 이미 텃새화됐다.”고 생태 변화상을 설명했다. 키가 7∼8m를 넘는 버드나무 군락이 장관인 일산대교 인근 한강 철책 제방변은 원래 해오라기 번식지였다. 수년전 한국국제전시장 진입도로 공사가 100m 떨어진 곳에서 시작되고 도로변 가로등이 설치되면서 소음과 불빛으로 이제 해오라기는 찾아오지 않는다. 해오라기 번식지에 인접한 수풀사이엔 벌겋에 녹이 슨 준설선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장항습지의 관리계획이 세워지면 제일 먼저 장마철 떠내려온 폐기물과 함께 치워져야 할 꼴불견이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야생 동·식물 어울린 ‘생물다양성의 寶庫’ 장항습지의 가치는 무려 7300억원에 이른다. 연간 수산물 생산과 수질정화, 야생 동·식물 서식지는 물론 심미적 기능 등의 경제환경적 가치를 망라한 것이다. 한강하구 전체습지중 최상류에 위치한데다 일산 신도시와 인접해 개발 압력이 매우 높은 곳이다. 습지엔 군부대 허가를 받은 경작농민 145명이 162만㎡의 경작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어민 41명도 참게·뱀장어·숭어·잉어 등을 잡아 생활하고 있다. 장항습지엔 고라니와 함께 두더쥐·너구리·족제비·대륙족제비·삵 등의 포유류동물이 서식한다.2004년 환경부 하구역정밀생태조사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한국자연환경연구소의 최병진 연구팀은 이곳이 고양시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우수생태계 지역으로써 지역단위의 보전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곳에는 환경부 지정 1등급 식물인 방웅덩굴·뚜껑덩굴·낙지다리·조새달·문모초 등이 자라고 있다. 반면, 자연파괴의 한 지표로 인식되는 단풍잎돼지풀등 20종에 이르는 외래식물이 발견된다. 장항습지에선 이밖에 양서·파충류로 청개구리와 참개구리·아무르산개구리 등과 멸종위기종 조류 가운데 매, 보호야생종 잿빛개구리매·흰목물떼새, 특정종인 붉은배새매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中 대입 앞두고 피임약 판매급증 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7∼8일 중국 전역에서 실시되는 대입고사를 앞두고 피임약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5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고3 여고생들이 대입기간에 생리주기를 피하기 위해 대거 복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교사들은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여학생들이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 피임약 복용 후 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초조와 불안감을 유발하는 생리주기가 대학입시 기간에 겹쳐지면 엄청난 손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신문은 제비에 뽑힌 한 여학생이 반 전체가 복용할 약을 한꺼번에 사오는 교실 풍경도 전했다. 최근 중국의 대학입시는 과거보다 대학 수와 입학 정원이 크게 늘어 전반적인 경쟁률은 낮아지기는 했다. 지난해의 경우 응시자의 55%가 합격했다. 경쟁률은 2대1이 채 안되는 셈이다. 하지만 명문대 경쟁률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전국 수험생 수는 867만명으로 전년보다 144만명 늘어났다. 올해는 이보다 90만명 가까이 늘어난 950여만명이 시험을 치른다. 때문에 올해도 중국에는 어김없이 대학입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합격선이 지역마다 다른 탓에 불법임에도 경쟁력이 낮은 곳으로 호적을 옮기는 ‘입시 이민’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수험생들의 영양식을 식단에 따라 제공하는 ‘입시 보모’라는 신종 직업도 등장했다. 과외 교사 역할까지 더할 수 있는 대학교수나 퇴직 여교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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