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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머지않아 돌담으로 둘러친 술청 거리가 나타났다. 명색 색주가라 하지만, 돌담 일색이었다. 돌담은 바람만 막아주는 것이 아니라, 봄이 되면 각종 약초 따위가 돌 틈에서 움트기 때문이다. 4월이 되면 그 돌 틈에서 제비꽃*이 움을 튼다. 제비꽃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개미집이 있는데, 제비꽃을 개미들이 번식해 주기 때문이다. 제비꽃 뿌리를 찧어 화농된 상처에 바르고 명주로 싸매주면 증상이 멎는다. 저녁 거미가 내려온 터라, 술청 거리는 벌써 나름대로 분장을 시작하고 있었다. 색주가 돌담에 기대 세운 장대 위의 용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술청마다 등불을 밝혀서 창자가 출출하거나 타향길에 고단한 길손들의 가슴속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여름날이면, 마당에 내다 놓은 살평상에 논다니나 들병이들이 가랑이를 벌리고 앉아 호객도 삼가지 않았지만, 추운 겨울에는 얼어죽을까 밖으로는 나오지 못하고 빈 봉노에 불만 희미하게 밝혀두었다. “주모오.” 윤기호는 단골인 색주가로 들어서면서 호기 있게 주모를 불렀다. 그러나 평소와 같이 엉덩이를 얄기죽얄기죽 흔들어 대며 내닫는 주모가 냉큼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보아하니 진작부터 봉노를 차지하고 술추렴하는 낯선 패거리들이 있었다. 정주간에는 늙은 중노미 혼자서 국솥에 군불을 지피고 있었다. 윤기호는 중노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언성을 높였다. “주모오?” 그제야 정주간으로 난 바라지 문을 살짝 열고 주모가 삐쭘 얼굴을 내밀었다. 주모는 윤기호를 알아보자 냉큼 영색을 짓고 정주간으로 나섰으나 행동거지가 평소처럼 날렵하지 않고 굼떴다. 게다가 봉노에서 술추렴하던 패거리들에게 거웃을 내주고 시시덕거리던 중이었는지 고쟁이 속곳 차림에 맨발이었다. 들병이 둘을 두었는데, 그 논다니들 역시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술청에는 너댓 되는 장정 패거리들이 두루거리 술상에 난삽하게 둘러앉아 술추렴들 하고 있었는데, 밖에 서 있는 일행들을 힐끗힐끗 눈짓해가며 주거니 받거니 곤댓짓을 하면서 떠들었다. 단골집을 찾아왔는데도 예상치 못했던 홀대를 당하자, 적잖이 배알이 뒤틀렸던 윤기호는 주모에게 심사 뒤틀린 눈길을 보내며 볼멘소리로 물었다. “어디서 굴러온 패거리들인가?” 공술을 주는 대로 받아마셔 취기가 도도한 주모가 게트림 길게 빼고 난 다음 시큰둥하게 대꾸를 건넸다. “그야 모르지요. 어디 굴러온 개뼈다귀들인지.” 단골인데도 주모의 언행이 느닷없이 상되고 퉁명스러운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윤기호는 소금 도가 포주인으로서 내성 장시에서는 행세깨나 한다는 위인이었고, 그의 수결은 멀리 있는 고령이나 원산의 보부상들 사이에서도 거리낌없이 통용될 정도로 신용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 윤기호에게 주모가 갑자기 안면을 바꾸고 문전박대를 한다는 것은 어딘가 잘못된 것이었다. 소금 상단 일행은 그 연유를 알아챌 수 없었다. 사단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디서 굴러온 패거리인지 모르겠다는 주모의 말이 채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정주간 바라지 문이 부서져라 버럭 열리면서 한 사내가 나보란 듯이 문 밖으로 썩 나섰다. 입성은 뜯다 만 꿩같이 스산했으나 눈은 얼음에 빠진 쇠 눈깔처럼 번들거리는 궐자가 다부지게 한마디 쏘아붙였다. “염병에 까마귀 소리라더니, 어느 개자식이 찾아와 남의 속을 불쑥 질러?” 험악한 목자를 보자하니 대중없이 덧들였다간 장정 다리 하나쯤은 일같잖게 작신 분질러놓을 것 같았다. 얼떨결에 윤기호를 뒤따라온 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일행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배고령이 옆에 선 길세만의 잔허리를 꾹 찌르며 속삭였다. “냉큼 비켜나세.” 윤기호를 따라온 소금 상단 일행 중에는 결기 있는 곽개천이 끼어 있었다. 그는 열린 바라지 문 사이로 봉노 안의 풍경을 문득 엿보았다. 일견해서 행랑것이나 장물림들로 보이긴 했다. 그러나 같은 원상들이라면 이쪽에서 다소 범절에 어긋난 행동거지를 보였더라도 다짜고짜 욕지거리로 대거리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맨상투 바람인 그들 중에 댓개비로 만든 패랭이(平凉子)를 쓰고 있거나 이마에 패랭이를 쓴 자국을 가진 자도 없었다. 분명 원상들은 아니었다. 굴러온 뜨내기임은 분명했는데, 그 본색을 얼른 가늠하기 어려웠다. 곽개천은 그들의 속내를 떠보기로 하고 한마디 던졌다. “큰소리로 주모를 찾은 우리들도 결례가 있었지만, 대뜸 험한 말로 대거리할 것은 아니지 않소.” *제비꽃:오랑캐꽃
  • 수술실 운영 병원 10곳 중 4곳 마취전문의 없어

    수술실이 있는 병원 10곳 중 약 4곳이 마취전문가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취가 생명과 연결되는, 전문성을 요하는 영역인 만큼 의료사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원이 12일 공개한 ‘마취 관리 정책의 국제비교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술실을 갖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139곳 중 418곳(36.7%)이 마취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은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취과 전문의가 있었으나 규모가 작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803곳 중 396곳(49.3%)이 마취과 전문의가 없었고, 특히 치과병원은 21곳 중 17곳(81%)이, 한방병원은 2곳 중 한 곳도 없었다. 이런 곳에서는 ‘출장 마취의’가 마취하거나 아예 마취전문의 없이 수술을 한다는 얘기다. 마취에 대한 관심 부족은 의사 양성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의과대학에서도 33곳 중 19곳이 마취과 교육 및 실습을 선택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곳은 14곳에 불과했다. 결국 마취에 대한 관심 부족이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연구진은 “최근 정맥 마취 후 발생하는 의료사고는 대부분 마취전문의가 아닌 시술자에 의한 사고였다”고 전문인력 부족과 질 관리 미흡을 지적했다. 대한마취과학회는 대책으로 건강보험 진료비를 청구할 때 마취를 시행한 의사의 이름과 면허번호 등을 기재하는 ‘마취실명제’ 시행을 제안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고령화 대한민국, 의료실비보험 비교선택 중요

    고령화 대한민국, 의료실비보험 비교선택 중요

    통계청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모든 시도에서 7%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미 통계청은 우리나라가 2026년에 초고령사회(20.8%)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간한 ‘유엔인구기금(UNFPA) 2012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 77.3세(26위), 여성 84세(8위)로 계속 길어지고 있지만 고령층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대책은 미흡한 수준. 나이가 들수록 각종 질병과 상해 발생률이 높아짐에 따라, 이로 인한 가계의 의료비부담 증가가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면서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의료실비보험 가입 문의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그 인기만큼 동부화재, LIG,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거의 전 보험회사에서 취급하는 상품이기에 막상 비교하려면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여러 보험사를 비교하지 않고 홈쇼핑 등에서 광고하는 상품을 전화로 안내 받고 가입하기에는 여러모로 충분하지 않은 설명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가입 전 몇 가지 사항만 확인해도 충분히 자신에게 맞는 보험 설계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선 갱신형 종합입원의료비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의료실비보험은 입원 시 365일 한도에서 가입금액까지 보장해준다. 국민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법이 적용되는 항목(입원실료, 입원제비용, 수술비)의 본인부담액 90%를 의료실비보험에서 지급한다. 기준 병실은 병원별로 다르고, 상급병실은 병실료와의 차액에서 50%까지 지급한다. 국민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법에 적용되지 않는 항목의 의료비는 본인부담액 40%를 보장한다. 또한 의료 기관에 따라 다른 통원 의료비 보상을 확인해야 한다. 통원 의료비는 기관별로 공제금액을 정해놓고 있는데, 방문 1회당 의원은 1만원, 병원은 1만 5천 원, 종합전문요양기관은 2만 원을 차감한 나머지에서 가입금액 한도로 보상한다. 가입금액은 최대 25만 원까지 설계할 수 있고, 매년 180회 한도로 CT, MRI 등 고가의 검사 비용까지 보장한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등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 경우, 처방조제비는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실비보험은 처방전 1건당 8천 원을 뺀 나머지 금액에 대해 가입금액 한도로 180회까지 보상한다. 전문가들은 “의료실비 외에 필요한 다른 보장 등은 갱신형이 아닌 비갱신형 담보로 구성하는 것이 보험료 변동이 없으므로 보험유지에 유리하다”며, “최근에는 뇌경색 진단비가 보장 항목에 포함되는지, 암 진단비에 발병률이 높은 남녀생식기계암(유방암, 자궁암, 전립선암)의 보장금액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운전자 보험도 벌금, 방어비용,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등도 의료실비보험에 포함, 가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움말을 준 이곳(www.cyber-bohum.com)은 기존보험의 증권분석을 통해 보험료를 비교하고 보장에 대한 여러 항목을 분석하여 합리적인 실비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무료 상담을 제공하며, 전문보상청구대행팀을 조직 운영하여 사후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개별 가구에 맞춤형 지원을 위한 노인돌보미, 요양보호사, 간병인사회서비스 등 관련 직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별별 공무원] 30년 외길…국립생물자원관 박제사 유영남씨

    [별별 공무원] 30년 외길…국립생물자원관 박제사 유영남씨

    “취미로 시작한 박제 만드는 일이 제 삶의 방향까지 바꿔버렸습니다.” 환경부 소속 기관인 인천 서구 경서동 국립생물자원관의 유영남(45·7급) 박제사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30여년간 죽은 동물로 박제를 만들고 있다. 2007년 10월 생물자원관 전시관 개관과 함께 특별전형을 통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가 공무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천연기념물 문화재 수리기사’(박제표본) 자격증과 탁월한 박제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유씨는 국내에서 조류 박제를 가장 잘 만든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생물자원관 전시실에 있는 호랑이를 비롯해 큰바다사자, 청딱따구리 등 모든 작품들은 그의 손을 거쳤다. 호랑이는 금방이라도 포효할 듯 생생하다. 그는 “호랑이 박제 표본은 부산 롯데호텔에서 기르던 것으로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현지에 내려가 사체를 옮겨왔다”면서 “당시엔 냉동탑차가 없어서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와 렌터카를 이용해 겨우 운반할 수 있었다”며 어려웠던 일화를 들려줬다. 또 “지난해 제주도 해안가에서 ‘큰바다사자’가 죽은 채 방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내려가 인수한 뒤, 8개월에 걸쳐 박제 표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에서 기증받는 사체는 대부분 노화나 질병으로 서서히 폐사되기 때문에 피부가 온전하지 않은 것이 많다고 한다. 호랑이 사체도 욕창이 심해 피부를 세척하고 건조하는 데만 보름 이상 걸리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사체는 오래되면 손상되기 때문에 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인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요즘은 기증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희귀동물 박제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 동구 공무원은 축협 냉동고의 한 칸까지 빌려 보관하던 황조롱이 사체를 기증했고, 독도수비대는 진돗개가 물어온 바다제비를 소중하게 보관하다 기증한 일화를 소개했다. 지금까지 그가 제작한 박제는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된 한국 뜸부기를 비롯한 각종 희귀동물과 장다리물떼새, 말똥가리 등 1000여점에 이른다. 그는 “동물 박제에서 제일 어렵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 눈”이라며 “눈의 각도와 생기 있는 눈화장 처리가 잘돼야 살아있는 모습처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제는 기술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속성까지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는 인터넷과 전문서적 등을 통해 생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유씨의 조류에 대한 식견은 조류학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씨는 “앙골라 환경장관이 자원관 전시실을 찾아 제 작품을 보고 진지하게 스카우트 제의를 해와 난감한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유씨는 “올해 상반기 준비를 거쳐 하반기 ‘박제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며 “대회에 나가 세계 유명 박제사들과 실력을 겨뤄보고 싶다”고 밝혔다. 글 사진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이름 모를 食口에게… 매일 밥상 차려주는 시인

    이름 모를 食口에게… 매일 밥상 차려주는 시인

    둥글넓적한 소반에 문어를 넣고 반달로 썬 애호박이 수제비와 어우러져 한 그릇, 뒤에 찐 채소에 싼 주먹밥과 쌈장, 갓김치 한 보시기가 놓여 있다. 찐 채소로 싼 주먹밥의 형태와 놓여 있는 모양새가 정갈하고 여간 정성이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밥상의 색깔은 하얗고 푸르고, 붉다. 어느 날은 조개 애호박국, 강낭콩밥에 구운 생선 두 마리, 갑오징어 숙회 그리고 진도홍주가 밥상에서 석류알처럼 붉게 빛난다. 먹음직스럽다. 그런데 수저는 한 벌, 다시 말해 독상을 받았다. 경상남도 남해 미조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시인 오인태(51)의 저녁 밥상이다. 사택에 혼자 사는 그는 자신을 위해 정성껏 상을 차린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자신이 직접 차린 정갈한 저녁 밥상을 거의 매일 페이스북에 올려 낯선 친구들과 그림 속의 밥을 함께 나누고 있다. 밭일에 바쁜 어머니가 얼른 솜씨를 부려 순식간에 차려낸 것 같은 소박한 이 밥상에 사람들은 ‘좋아요’를 800~1000개씩 눌러댄다. 함께 올리는 그의 시 때문일지도 모른다. “너에게는 참 할 말이 없다.// 위로 누나 넷으로 늦본 맏이 그늘에 묻혀/ 입는 것 하나 제대로 네 몫으로 산 것 없고/ 먹는 것 하나 따뜻하게 네 것으로/ 챙겨진 일 없던/ 아우야// 형이 네가 못 나온 고등학교를 나오고/ 값싼 교육대학이나마 졸업한 것은/ 누나들이 그랬던 것처럼/ 보리밥으로 덮은 형의 쌀밥 도시락과/ 쌀밥으로 덮은 네 보리밥 도시락의 차이를/ 묵묵히 눈물로 삼켰을 아픈 인내와/ 희생의 대가임을 이 형인들 모를까// 네가 책가방보다 또래들의/ 주먹다짐에나 어울리고/ 어렵게 입학한 공고를 몇 달 만에/ 네 말대로 때려치우고 나온 것도/ 아우야// 이 형은 네 속 깊은 마음을/ 두려움으로 간직하고 있다.” 밥상과 함께 소개한 오인태의 첫 시집 ‘그곳인들 바람불지 않겠나’(1992년)에 수록된 ‘아우에게’ 중의 일부로, 고단한 1960~70년대를 보낸 중년 아저씨 아줌마의 눈물을 찔끔거리게 했다. 오인태는 지난 29일 전화통화에서 “‘아우에게’는 우리집 가족사죠. 제게는 ‘고흐의 테오’ 같은 아우가 있습니다. 1980~90년대는 리얼리즘의 시대였고, 나의 가족사에 문학성을 덧입혀서 쓴 시들이 나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밥상에 대해서는 “혼자 있을 때, 혼자서 쓰는 물건, 결국은 자기 자신에 대해 소홀하기 십상인데 ‘내 스스로 존중하기 위해’ 격식 있는 밥상을 차리는 것이죠. 또 실제로 혼자 먹지만 친구들과 밥상을 나누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정치적인 담론 생산에 열을 올렸던 시인 오인태가 ‘밥상의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였다. 정치이야기에 관심이 떨어졌다. 두 번째 시집이 ‘혼자 먹는 밥’(1998년)이고, 블로그 이름도 ‘시야, 밥먹고 놀자’로 지었던 그는 이제 사람들에게 밥을 챙겨 주고 싶었단다. 그는 1년에 봄·가을로 1박2일 동안 사람들을 불러모아 밥을 지어주고, 밥을 사주곤 하는 행사를 10년째 하고 있다. “공동체의 가장 작은 단위 ‘식구’(食口)이다. 어떤 공동체에 자신이 성원임을 확인하는 것이 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밥 먹는 행위는 삶을 같이한다는 의미죠. 그런데 요즘은 다들 바빠서 식구들끼리도 같이 밥을 먹지 않잖아요. 공동체가 깨진 것이죠. 밥을 같이 안 먹고 뿔뿔이 흩어져 혼자 밥을 먹으니까, 젊은이들이 밥 먹는 행위를 ‘흡입한다’라고 하지 않겠어요. 자동차에 휘발유를 집어넣듯이 그저 밥을 에너지원으로만 생각하는 것이죠.”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상호부조’라고 했다. 댓글도 달고 ‘좋아요’를 누르면서 서로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 속의 밥상’이지만 그가 차려내는 밥상은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우리 땅에서 난 재료인지 원산지를 확인하고,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다. 다섯 번째 시집 ‘별을 의심하다’(2011년)을 내고 동시집 ‘돌멩이가 따뜻해졌다’(2012년)을 펴낸 오인태는 “올해 어린이 문학에 집중하고 싶고 동화도 쓰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저녁 밥상을 ‘밥상의 인문학’ 수준으로 더 격상시키겠다니 기대가 크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고시열전] ⑤ 행시 25회 합격자들

    [고시열전] ⑤ 행시 25회 합격자들

    박근혜정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행정고시 기수가 바로 25회다. 지난 정부에서 부처 1급 자리에 포진했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차관급으로 발탁됐다. 이미 차관급이었던 일부는 장관 반열에 올랐다. 새 정부에서 25회 대표 주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다. 윤 장관은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과 지식경제부 1차관을 거쳐 산업부 장관에 임명됐다. 동기 가운데 두 번째 장관 발탁이다. 장관 선두 주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채필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다. 공적업무를 수행하는 민간기구이기는 하지만 장관급 예우를 받는 금융감독원 수장에 오른 최수현 원장도 동기다. 25회 출신 중 새 정부에서 차관급에 임명된 이는 김영민 특허청장,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 제정부 법제처장,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한진현 산업부 2차관 등 6명이다. 이중 김 청장, 이 차관, 제 처장, 한 차관은 소속 부처 1급 자리에 있다가 차관급에 합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거져 예술의 전당 사장이었던 모 수석은 수평이동했고, 추 차관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서 자리를 옮겼다. 박재영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정부에서 임명돼 현직을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차관급 공직을 지낸 이는 전 곽영진 문체부 1차관, 김찬 전 문화재청장,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전 중소기업청장), 김용환 전 문체부 2차관, 김차동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목영만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박현출 전 농촌진흥청장,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전 지경부 1차관), 엄종식 전 통일부 차관, 오정규 전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 이기권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전 고용노동부 차관), 조석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이다. 모두 24명이 차관급 공직에 올랐다. 1981년 치러진 시험 합격자는 총 128명이다. 22회 250명, 23회 248명, 24회 187명인 점을 감안하면 숫자가 거의 반 토막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25회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정책분석평가실장을 지낸 신정수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은 “줄어든 숫자에 비해 우수 재원이 많은 기수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앞으로도 중용되는 동기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처엔 아직도 25회 상당수가 국·실장급으로 포진해 있다. 강형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 구자현 조달청 차장, 문명수 전북도 중국사무소장, 문재도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 박종성 조세심판원장, 박항식 국립중앙과학관장, 서정규 2014인천아시경기대회조직위원회 제1사무차장, 양복완 전남도 기조실장, 우진영 해외문화홍보원장, 유상수 세종시 행정부시장, 이상익 인천시의회 사무처장, 이중흔 전남도 부교육감, 장옥주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정효성 서울시 기조실장, 최대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사업지원단장, 최병록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최종구 금감원 수석 부원장, 한철수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그들이다. 공직과 연계되어 국제기구에 진출해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유엔 산하 지식재산기구(WIPO)의 첫 고위직에 진출한 김종안 WIPO 국제상표진흥국장, 아시아개발은행 예산위원장에 임명돼 화제가 된 기재부 출신의 윤여권씨, 세계은행 대리이사로서 한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조인강 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등이다. 공기업이나 금융기관, 연구기관 기관장으로 임명돼 근무하고 있는 이들도 꽤 많다. 지경부 출신의 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서울시 교통본부장을 지낸 김기춘 서울시도시철도공사 사장,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김순종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 김윤배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이사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이채필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장익성 한국잡월드 이사장, 정철균 한국고용정보원장, 최형규 한국축산물품질평가원장, 이걸우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등이다. 이채필 이사장을 빼면 대부분 지난 정부에서 임명됐다. 조만간 정부의 공공기관장 교체작업이 본격화하면 이들 중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일부는 바뀔 것으로 보인다. 25회 출신 중 정치로 진로를 바꿔 뜻을 이룬 사람은 아직 적은 편이다. 2002년부터 내리 세번 연임에 성공해 재직 중인 박맹우 울산시장, 경북 영덕 부군수를 거쳐 2010년 민선 단체장의 꿈을 이룬 임광원 울진군수가 주인공이다. 현직 국회의원은 없고, 임영호 전 대전시 동구청장이 18대 국회의원(자유선진당)을 지냈다. 학계에서는 여성가족부 기조실장 출신의 정봉협 한국폴리텍 학장, 고용부 차관을 지낸 이기권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이 활동하고 있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소리인생 50년… 경기민요 무형문화재 이춘희 명창

    [김문이 만난 사람] 소리인생 50년… 경기민요 무형문화재 이춘희 명창

    맑고 투명하다.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함이 있다. 하여 경쾌함이 그지없다. 편하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듣기는 좋지만 제대로 부르기는 결코 쉽지 않다. 우리가 흔히 듣는 ‘아리랑’도 그렇다. ‘아리랑’을 제대로 부르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된장국이라도 다 똑같은 된장국이 아니듯 말이다. 그래서 경기민요는 부르기가 무척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 회의장에서 우리의 ‘아리랑’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키로 하는 순간이었다. 즉석에서 이춘희 명창에 의해 아리랑 열창이 이루어졌다. 심금을 울리는 명창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엄숙했던 회의장 분위기는 어느새 편하고 부드러워졌다. 많은 박수갈채를 보내면서 한국의 ‘아리랑’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들 ‘역시 세계 문화유산이여~’ 하는 것 같았다. 무형문화재57호(경기민요) 이춘희 명창은 50년 소리인생을 맞이하고 있다. 전통민요협회 이사장, 한국전통예술학교 교장 등의 직함 외에도 대학 강의와 공연 등으로 여전히 분주하다. 5월 한 달만 해도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정의 달 명품 콘서트-행복’에 출연한다. 국악오케스트라와 함께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타지’로 시작해 ‘이별가’ ‘한오백년’ 등 애조띤 노래 위주로 부른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산국립국악원에서 ‘회심곡’ 등 평소 즐겨 부르는 경기민요를 열창한다. 그러면서 ‘아리랑’을 들고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공연을 한다. 아리랑의 세계 인류무형문화재 등재를 기념하기 위한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무대에 설 때마다 빼놓지 않을 만큼 ‘아리랑’을 각별하게 여긴다. 우리 민족의 한을 늘 가슴에 품는 까닭이다. 지난 22일 낮 한양대 캠퍼스 음악관에서 이 명창을 만났다. 매주 월요일에 한양대 강의가 있기 때문이다. 봄날 햇볕이 따사로운 음악관 앞에서 잠시 사진 촬영을 한 뒤 안으로 들어가 마주 앉았다. 요즘 근황에 대해 물었더니 “얼마 전까지 맡고 있던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은 임기가 다 돼 그만두었고, 보다시피 대학과 한국전통예술학교 등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통예술학교에서는 1년 전부터 학교장을 맡고 있단다. 경기민요 등 전통예술을 배우려는 40여 명의 학생이 현재 공부 중이며 생긴 지가 얼마 안 돼 졸업생은 아직 4명 정도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다음 달에 있을 공연 준비는 잘 돼 가느냐는 질문에 “늘 하는 공연이기도 하지만 소리 인생 50년이기도 하고 특히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해 아리랑 전국 순회공연을 하게 돼 의미가 있는 것 같다”는 소감으로 대신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지난 12월 유네스코본부 회의장에서 ‘아리랑’을 부를 때의 느낌이 어떠했는지 다시 물었다. “그날 오전부터 한복을 입고 11시간을 꼬박 기다렸습니다. 장소가 무대도 아닌 썰렁한 회의장이고 그쪽 분들의 귀를 깜짝 놀라게 해야 하는데 걱정이 됐죠. ‘아리랑’이 문화유산으로 확정됐다는 발표가 있자마자 객석에 앉아 있다가 바로 ‘아리랑~’ 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앞쪽으로 치고 나갔지요.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표정을 보니 아주 호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정말 아름다운 소리다’ ‘같이 사진 찍자’고 하면서 인터뷰하자는 사람이 많더군요. 지금도 그 광경이 눈에 선합니다. 제 자신도 정말 감동적이고 역사적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아리랑을 늘 부르고 사랑했지만, 앞으로도 더욱 좋아하게 된 운명이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2년 전 독일 단독 공연무대에서도 이와 비슷한 감동을 하였다고 회고한다. “반주 4명과 함께 아리랑, 회심곡 등을 불렀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감상하던 독일인들이 공연이 끝날 때 많은 박수와 함께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독일인들이 진중하게 한국의 민요를 감상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외국에서의 반응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매우 좋습니다. 우리 민요를 들고 해외로 자주 나가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경기민요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진짜 수도 서울의 민요이며 경쾌하고 투명하면서 야질야질하다. 그러나 밝음과 섬세함 등 전체를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부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대답이 얼른 돌아온다. 이어 “경기민요에는 옛날 역사나 변화의 과정이 없다. 그래서 15년 전부터 희로애락이 담긴 실험적인 소리극을 통해서 많은 성과도 거두었고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리극은 그가 매년 공연 때마다 시도하는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경기민요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을까. 그는 서울 토박이다. 집안 대대로 용산구 한남동에 살았다. 그 때문에 어릴 적 친척집에 가느라 기차를 탈 일이 한 번도 없었다. 그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라디오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경기민요를 대중가요처럼 듣는 것이었다. 특히 14살 때 라디오 드라마 ‘장희빈’의 주제곡에 홀딱 반했다. ‘구중궁궐 긴 마루에 하염없이 눈물짓는 장희빈~’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당시 우상으로 여겼던 황금심씨가 불렀으니 더욱 그랬다. 무조건 가수가 되고 싶었다. 소녀의 이런 열망이 깊고 깊어져 어느 날 위경련이 생겼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일주일째 입원하던 날 주위에서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주라’고 권유했고 부모는 딸을 살리고 싶은 심정으로 노래를 허락했다. 결국, 가수가 되려고 대중가요 학원에서 3년 가까이 최숙자의 ‘백령도 처녀’ 등 당시 유행하던 여러 대중가요를 배웠다. 그러던 16살 때 우연히 친구 따라 종로3가에 있는 민요 학원을 가게 됐다. 그곳에서 경기민요 명창 이창배(1983년 작고) 선생을 만나면서 민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이창배 선생은 당시 ‘선소리타령’의 명인이었다. 혹독한 가르침을 받던 어느 날 이창배 선생한테 ‘너한테 노래가 도대체 뭐냐?’라는 질문을 받게 되고 그 답을 구하려고 죽기 살기로 소리 연습을 했다. 지금처럼 녹음기나 캠코더가 없어 항상 귀로 듣고 연습을 했다. 밥을 먹을 때나 길을 걸을 때에도 늘 소리를 질러댔다. 길을 걷다가 전봇대나 담벼락에 부딪힌 경우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후회도 적지 않았다.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레슨비에 교통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여러 번 그만둘까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이창배 선생한테 소리 배운 지 10년이 흘렀다. 이후 명창 안비취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그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시련이 있었다. 다름 아닌 무대 공포증이었다.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무대는 엄청 무서웠습니다. 벌벌 떨리고 숨이 차고 중환자처럼 공포증이 심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단받고 약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극복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운동을 하면서 극복했지요. 그러면서 노래 연습 또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했습니다.” 방음장치를 한 골방에서 하루는 ‘유생가’만 30회, 또 하루는 ‘제비가’만 30회 등 매일 다섯 시간씩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소리를 했다. 뿐만 아니다. 한동안 두문불출하고 산을 찾아 판소리의 득음 과정처럼 소리를 내고 또 소리를 내는 혹독한 고행을 해서야 비로소 스스로 창법을 터득했다. 그래서 1985년 첫 개인 발표회 무대를 무난하게 끝냈다. 자신의 소리인생에서 가장 자신감을 준 무대였다. 이를 두고 “아마 실패했으면 어디에 가서 죽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후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무대에 서면서 그의 진가를 발휘해 나갔다. 1997년 나이 50에 스승 안비취의 계보를 이어 경기민요 문화재 보유자가 되면서 명창이라는 수식을 얻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무대는 그때도 무서웠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무섭다”며 웃는다. 소리는 한도 끝도 없기 때문이란다. 그에게 꿈을 물었다. “우리나라에는 국악 중·고등학교는 있으나 초등학교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기초가 튼튼해지고 명창과 대가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여력이 되는 대로 제자를 양성하는 일에 온 힘을 쏟을 것이며 그 제자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또한 자신이 어렵게 소리인생을 살아온 만큼 후학들에게는 좀 더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춘희 명창은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0대 때부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와 경기민요에 심취했다. 14살 때 대중가요 학원에서 노래공부를 하다가 16살 때 경기민요 학원에서 이창배 선생을 만나 민요의 길로 들어섰다. 10년 동안 경기민요를 배운 뒤 안비취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면서 이름을 알린다. 1985년 첫 개인 발표무대를 시작으로 매년 국내외 공연을 가졌다. 1997년 나이 50에 안비취 선생의 계보를 잇는 무형문화재 57호에 지정되면서 명창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12년 12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 회의장에서 ‘아리랑’이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되는 순간 ‘아리랑’을 불러 역사적 순간을 연출했다. 현재 한국전통민요협회 이사장, 한국전통예술학교 교장 외에 여러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 제23회 한국방송대상 국악인부문 대상(1996년), 제3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2000년), 국민훈장 화관문화훈장(2004년) 등을 수상했다.
  • [하프타임]

    이청용, 2도움 활약… 볼턴 6위 이청용(25·볼턴)이 21일 홈인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44라운드 미들즈브로와의 경기에서 시즌 6, 7호 도움을 기록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이청용은 후반 6분 크리스 이글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15분에는 페널티킥을 유도해 마빈 소델의 결승골을 이끌어 냈다. 이청용의 활약으로 2-1로 승리한 볼턴은 18승12무14패(승점 66)로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리그 6위로 올라섰다. NBA 뉴욕, 보스턴 꺾고 PO첫승 미프로농구(NBA) 뉴욕이 21일 홈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동부콘퍼런스 플레이이오프(7전4승제) 1차전에서 카멜로 앤서니(36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라이벌 보스턴을 85-78로 꺾었다. 앤서니는 승부처인 4쿼터에서 8점을 집중시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브루클린도 시카고를 106-89로 제압하고 먼저 1승을 거뒀다. IBK·삼성화재, 한·일전 완패 남녀 프로배구 우승팀 삼성화재와 IBK기업은행이 21일 일본 센다이 제비오아레나에서 열린 2013 한·일 V리그 톱매치에서 나란히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레오가 한국 진출 이후 개인 최다인 59점을 쏟아부었지만 일본리그 우승팀 사카이 블레이저스에 2-3(25-27 25-20 19-25 25-21 13-15)으로 졌다. 이 대회에 처음 나선 여자부 기업은행 역시 히사미쓰 스프링스에 0-3(16-25 14-25 20-25)으로 졌다.
  • 한·일 배구 우승팀 3년 만의 ‘맞짱’

    한국과 일본의 프로배구 우승팀이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2013 한·일 톱 매치가 21일 일본 센다이시 제비오 아레나에서 열린다. 두 나라 배구의 교류를 위해 2006년 창설된 이 대회는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201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동일본 대지진과 런던올림픽 예선전 때문에 대회가 치러지지 않았고 3년 만인 올해 다시 열리게 됐다.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떠났다. 두 팀은 일본 우승팀인 남자부 사카이 블레이저스와 여자부 하사미쓰 스프링스와 단판 승부를 벌인다. 여자부 경기는 낮 12시 30분, 남자부는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한다. 각 팀의 외국인 레오(삼성화재)와 알레시아(기업은행)도 한·일 톱 매치에 참가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카이 블레이저스의 외국인 선수가 2010~11시즌부터 2년 동안 LIG손해보험에서 뛴 밀란 페피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란 점. 올 시즌 일본리그 최우수선수(MVP) 및 공격 부문 2관왕을 차지하며 팀 우승을 이끈 페피치는 레오와 자존심 경쟁을 벌이게 됐다. 역대 성적에서 앞서는 팀은 한국에선 삼성화재, 일본에서는 하사미쓰다. 삼성화재는 앞선 네 차례 대회에 모두 출전해 2006년과 2010년 두 번 우승했다. 사카이 블레이저스는 2006년과 2009년 각각 3위에 그쳤다. 당시는 남녀부 1, 2위 팀 등 모두 4팀이 출전했다. 하사미쓰는 2006년과 2007년 2회 우승, 2009년 3위 등 톱 매치에 강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창단 2시즌 만에 통합 챔피언이 된 기업은행은 처음 출전한다. 대회 우승 상금은 1만 달러.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대중음악·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강남구주부환경연합회는 18~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사거리 지하 역삼 지하보도에서 재활용 물건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알뜰장’을 연다. 환경과 (02)3423-6193. 제1회 강남구청장배 생활체육 구민 건강 걷기대회가 20일 오전 9시 학여울역 SETEC 제3전시장 뒷광장(집결지)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과 (02)3423-5953. ●강동구 오는 29일 천호동 천호공원 야외무대에서 ‘장애인의 날 한마당 축제’를 개최한다. 성악가 김태섭, 청음수화합창단, 가수 이아름의 축하 공연과 함께 각종 체험 행사가 열린다. 학생들은 참여 시 자원봉사 시간을 받을 수 있다. 사회복지과 (02)3425-5721~3. ●강북구 다음 달 9일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제19회 강북구 어린이 동요잔치 예선에 참가할 5세 이상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의 신청을 17일부터 30일까지 받는다. 우편이나 팩스, 이메일, 방문 접수 모두 가능하다. 교육지원과 (02)901-6307. ●강서구 오는 22일부터 보건소 기능의 일부를 동네 약국에 접목해 투약 이력 관리부터 금연, 자살예방 상담 등을 연계해 주는 세이프약국 10여곳을 운영한다. 의약과 (02)2600-5950. ●관악구 오는 21일까지 청소년 음악 아카데미 참여 학생을 모집한다. 청림동 음악의 열정 연구소에서 3개월간 발성의 기본부터 각종 동요, 가곡 등을 배운다. 교육사업과 (02)880-3986. ●광진구 18일부터 매주 목요일 당뇨질환 예방과 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전문강좌가 보건지소 5층 보건교육실에서 열린다. 당뇨 환자를 비롯해 교육을 희망하는 주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광진구보건지소 지소사업팀 (02)450-1461. ●구로구 오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구로아트밸리에서 어린이 시각 체험 창의예술교실을 진행한다. 24일까지 선착순 접수한다. 피노키오의 내용과 장면을 미술, 연극,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재료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미술 활동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엄마·아이반 10만원, 아이반 5만원. 구로아트밸리 홈페이지(www.guroartsvalley.or.kr)에서 접수한다. 구로아트밸리 (02)2029-1700, 1746. ●금천구 17일 구청 12층 대강당에서 통장 360명을 대상으로 ‘통장 아카데미’를 연다. 이경옥 유로드소프트 대표를 초빙해 통장 업무 수행에 관련이 있는 도로명 주소 사용 강의를 진행한다. 주요 현안 사항인 음식물류 폐기물 종량제 사업과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간 연장에 대해 이태홍 청소행정과 재활용팀장이 강의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도 ‘마을 만들기로 그려 보는 금천의 미래’라는 주제로 직접 강의에 나선다. 자치행정과 (02)2627-1046. ●노원구 가정에서 책 읽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책 읽는 어머니 학교’를 오는 23일부터 6월 26일까지 노원정보도서관과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서 운영한다. 노원정보문화도서관에선 매주 화요일,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선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10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모집 인원은 110명이며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접수한다. 평생학습과 (02) 2116-3993. ●도봉구 오는 26일까지 2014년도 예산 편성을 위한 주민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 주민제안 대상 사업은 지역 현안사업이나 주민 숙원사업, 일상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 주민 안전과 복지 등 구정 발전을 위한 사업이다. 동 주민센터나 구청 민원부서 접수 창구는 물론 우편, 팩스, 이메일, 홈페이지 모두 이용 가능하다. 기획예산과 (02)2091-2614. ●동대문구 주민참여형 도시농업 체험학습장 개장 행사를 18일 오후 3시 중랑천 둔치 겸재교 아래에서 개최한다. 체험학습장에선 앞으로 구민 1150명이 오는 11월까지 공동체 형태로 도시농업 활동을 할 수 있다. 공원녹지과 (02)2127-4778. ●동작구 공원 이용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는 20일부터 10월까지 사육신공원과 국립현충원, 제비어린이공원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숲 생태전문지도자, 역사박물관 대학 등 전문 지도자 과정을 거친 해설가가 진행해 내실 있는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한다. 관심 있는 단체나 개인은 구 공원녹지과로 전화나 방문 신청하면 된다. 공원녹지과 (02)820-9845. ●마포구 오는 23일 구의회 1층 다목적실에서 ‘EM 친환경 빨랫비누 만들기 체험 교실’을 진행한다. 합성 계면활성화의 폐해, 식물성 계면활성제 활용법, 비누 만들기 방법 등을 강의한다. 선착순 40명. 환경과 (02)3153-9250. ●서대문구 17일 제3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홍제천 폭포마당 일대에서 ‘서대문구 장애인 한가족 한마당’ 축제를 연다. 국내 최초 시각장애 마술사 김병휘씨의 마술쇼, 하이천사 모바일 카페, 시각 장애인 체험, 휠체어 면허시험장, 스킨케어 체험 등 다양한 체험·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장애인 자립을 도와주는 취업박람회, 점자 명함 만들기 행사도 연다. 사회복지과 (02)330-1268. ●서초구 오는 20일 서초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제3회 서초구청장배 전통 무용 경연 대회’를 연다. 한국 전통 무용, 외국 전통 무용, 생활 창작 무용 등 분야 경연이 벌어진다. 관람을 원하는 주민은 행사일 오후 1시 30분까지 대강당으로 오면 된다. 생활운동과 (02)2155-6762. ●성동구 19일까지 주민들이 베란다와 옥상 등 가정에서도 작은 텃밭을 조성해 채소 등을 재배할 수 있는 텃밭상자 391세트(배양토와 모종 9주)를 분양한다. 동주민센터에 방문해 신청하면 되고, 8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지역경제과 (02)2286-5455. ●성북구 4월 행복한 부모교육 강의가 오는 23일 오전 10시 고려대 사범대학에서 ‘자녀의 문제행동 이해와 변화를 위한 기본기술 배우기’를 주제로 열린다. 아동·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문제행동에 대해 알아보고 구체적인 사례와 대처·교육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02)3290-1660. ●송파구 잠실 관광특구 지정 1주년을 맞아 다음 달 10일까지 ‘송파 관광 전국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송파구의 사계절이나 지난 12~14일 열린 잠실 관광특구 1주년 페스티벌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응모하면 된다. 송파구 사진 작가회 (02)415-5195. ●양천구 구 장애인단체연합회는 17일 오전 11시 양천문화회관 리더스클럽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장애를 훌륭하게 극복한 장한 장애인과 장애인 복지 증진에 헌신한 유공자를 표창한다. 어르신장애인복지과 (02)2620-3371. ●영등포구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핀터레스트를 활용한 포토소셜 역사관 ‘시간여행’(pinterest.com/ydpoffice) 서비스를 시작한다. 핀터레스트는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달리 사진과 그래픽 등 이미지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일종의 온라인 스크랩북이다. 영등포의 시대별 변화 모습, 관광사진,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 등 30개의 보드로 구성된 핀터레스트를 열었다. 홍보전산과 (02)2670-7559. ●용산구 오는 22일까지 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외국인 지원 업무를 맡을 외국인 시간제 공무원을 모집한다. 외국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거나 1년 이상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으로 일본어와 한국어 구사가 자유롭고 취업 가능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자치행정과 (02)2199-6414. ●은평구 만성관절염을 가진 주민들을 대상으로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관절염 운동교실 참가자 4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교육은 보건소 4층 회의실에서 다음 달 1일부터 6월 26일까지 총 12회에 걸쳐 진행된다. 방문보건팀 (02)351-8277. 오는 19일까지 컴퓨터 입문, 인터넷 기초, 한글2007, 엑셀, 스마트폰 활용 등에 참가할 ‘주민 정보화교실 5월 수강생’을 모집한다. 대상은 20세 이상 주민으로 교육은 다음 달 2일부터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정보화기획팀 (02)351-6355. ●종로구 오는 6월까지 흥인지문부터 숭인사거리까지 노점 정비 사업을 진행한다. 시민 불편을 주는 노점 과다 적치 상품 제거, 대규모 노점 규모 축소, 교통사고 유발 위험 노점 축소 및 이전 정비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건설관리과 (02)2148-3143. ●중구 오는 30일까지 내 집 앞, 내 상가, 내 점포 앞을 청소하는 주민 자율청소에 참여할 단체와 개인, 동호회 등 희망 단체를 모집한다. 단체명과 소재지, 참여인원, 청소 가능 시기, 청소구간 등을 표시해 신청하면 된다. 청소행정과 (02)3396-5482. ●중랑구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1명을 공모하기로 하고 오는 1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4년제 보건관련학과 졸업자로 간호사 면허증 소지자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보건소 근무 경력이 1년 이상이거나 중랑구 거주자, PC활용 자격증 소지자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시험을 치른다. 응시원서, 이력서(반명함판 3.5×4.5㎝ 사진 부착), 자기소개서 각 1부를 중랑구 홈페이지(jungnang.seoul.kr)에서 내려받아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1부 등 서류를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 선발되면 다음 달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근무한다. 5년 범위에서 연장 가능하다. 의약과 (02)2094-0895. ●경기 고양시 오는 30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일산동구청 여권민원실에서 10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일할 기간제 근로자 채용 서류를 접수한다. 일당은 3만 9100원이며, 주휴수당, 월차수당이 지급되고 4대 보험이 적용된다. 여권민원실 (031)8075-2466. ●의정부시 18일까지 산림정화감시원 1명을 추가 모집한다. 자격은 18세부터 60세까지이며 주말이나 휴일 근무가 가능해야 한다. 근무 기간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 공원녹지과 (031)828-2342. [대중음악] ●미스틱 89 레이블 콘서트 19~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가수 윤종신이 이끄는 음반 레이블 ‘미스틱89’ 소속 가수들이 여는 합동 공연으로 윤종신과 가수 하림, 기타리스트 조정치가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신치림과 ‘슈퍼스타K 3’ 출신 혼성 듀오 투개월 등이 각자 개성 있는 무대를 꾸민다. 6만 6000원. (02)514-1630. ●2013 클래지콰이 전국투어 콘서트 ‘비 블레스드’ 오는 5월 10~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그룹 클래지콰이가 약 4년 만에 펼치는 콘서트로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을 아우른 풍부한 사운드, 3D 매핑 기술을 동원한 영상 쇼 등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충족시킨다. 7만 7000~8만 8000원. 1544-1555. [공연] ●무용 ‘피나 안 인 서울’ 18~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춤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한 현대무용의 혁명가 피나 바우슈의 예술정신을 일반인 78명이 몸으로 표현한다. 피나의 작품으로 만든 영화 ‘피나’를 본 사람들이 무용가 안은미와 토론, 워크숍을 이어 가면서 각자 자기의 이야기로 2분짜리 무용작을 만들었다.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안은미는 “누구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한다. 오후 5시부터 ‘피나’ 3D 영화를 상영하고, 공연은 8시에 시작한다. 영화 1만 2000원, 공연 2만원, 영화와 공연 패키지는 2만 5000원. (010)2981-0626. ●어린이 뮤지컬 ‘꼬마버스 타요’ 오는 26일~5월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버스 ‘타요’를 상상 속 슈퍼버스라고 생각하는 아이와 겁쟁이가 아님을 증명하고 싶은 ‘타요’가 하루 동안 벌이는 모험. 관람객 중 매일 3명을 추첨해 타요 관련 상품을 담은 선물상자를 증정하고, 공연을 본 모든 어린이들에게 초콜릿과 풍선껌을 나누어 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2만 5000~5만원. (02)711-0284~5. ●뮤지컬 ‘드랙퀸’ 오는 6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SH아트홀. 드랙퀸(여장 남자) 쇼로 유명했던 블랙로즈클럽에 동성애 혐오자인 폭력조직 2인자가 신변보호차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한판 소동. 존폐 위기에 놓인 클럽을 살리기 위한 화려한 쇼가 펼쳐진다. 4만~5만원. (070)8146-2780. [전시] ●‘소전 손재형’전 18일부터 6월 16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동 성북구립미술관. 중국에서는 서법, 일본에서는 서도라 부르던 것을 한국에서 서예라는 말로 정착시켰고, 추사 이래 최고의 서예가로 꼽히면서 소전체를 남겼고, 추사의 세한도를 오늘날까지 전해준 인물이 바로 소전 손재형이다. 그의 서예, 문인화, 전각 등 40여점을 모았다. (02)6925-5011. ●‘서늘한 현실, 빈 그림자’전 오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스페이스99. 평화박물관이 진행하는 신진 작가전이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작가를 발굴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로 도심 재개발 문제를 다룬 홍진훤, 자유라는 것이 결국 주어진 범위의 것이라 지적하는 윤동희, 인간의 조건이 영원한 부조리임을 드러내는 이재환 등 작가 3명의 작품이다. 최종 수상 작가는 내년 봄 평화박물관에서 초대 개인전을 열게 된다. ●‘더 완벽한 날: 무담 룩셈부르크 컬렉션’전 오는 6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유럽의 현대미술관 무담 룩셈부르크의 소장 작품들을 선보이는 기획전. 유토피아를 키워드로 소장품 550여점 가운데 작가 21명의 작품 30여점을 뽑아냈다. (02)733-8945. [영화] ●노리개 감독 최승호. 출연 마동석, 이승연, 민지현. 한 신인 여배우의 자살 사건 후 정의를 쫓는 열혈 기자와 검사가 그녀의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자 거대 권력 집단과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 고(故)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로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성상납 문제를 낱낱이 고발하고 이와 관련한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다. 95분. 청소년 관람 불가. 18일 개봉. ●로마 위드 러브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알렉 볼드윈, 엘렌 페이지, 제시 아이젠버그, 페넬로페 크루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예술 작품 같은 도시 로마를 배경으로 추억, 명성, 욕망, 꿈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옴니버스식으로 풀어낸 영화. 냉소와 풍자를 기반으로 낭만적이고 따뜻한 휴머니즘이 가미된 우디 앨런식 코미디와 인생에 대한 페이소스가 잘 살아 있다. 감독은 물론 배우로도 출연한 우디 앨런을 비롯해 로베르토 베니니, 알렉 볼드윈 등 명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111분. 청소년 관람 불가. 18일 개봉. ●송 포 유 감독 폴 앤드루 윌리엄스. 출연 테렌스 스탬프,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젬마 아터튼. 말기암 환자이지만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부인 마리온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해 합창 오디션에 도전하는 노인 아서와 연금술사 합창단의 유쾌한 미션을 담은 휴먼 코미디. 배우들의 호연과 실제 합창단원인 조연들의 아름다은 목소리를 담아낸 ‘트루 컬러’, ‘유 아 마이 선샤인 오브 마이 라이프’ 등 주옥같은 삽입곡들이 영화의 감동을 더한다. 93분. 12세 관람가. 18일 개봉.
  • “봄날의 차茶를 좋아하세요?”

    “봄날의 차茶를 좋아하세요?”

    꽃차 메말랐던 꽃잎이 다시 피어나듯이 아침에 마시는 차로는 꽃차가 제격이다. 메마른 꽃잎이 따뜻한 물을 머금으며 서서히, 선명하게 피어나는 모습을 보면 하루의 시작이 상쾌해진다. 오늘 하루도 잘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절로 든달까. 꽃차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꽃잎이 크고 꽃받침이 단단해 떨기 채로 만드는 것은 ‘공예차工藝茶’, 얇고 잔잔한 잎파리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꽃차다. 공예차는 물을 부었을 때 꽃의 원형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손이 훨씬 많이 가고, 가격도 비싸 일종의 예술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 중국에서는 예부터 귀한 손님들을 대접할 때, 모리화나 자스민 공예차로 찻잔 속 공연을 선보였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도 복숭아꽃차를 즐겨 마시며 찻잔 속 무릉도원을 꿈꿨다. 꽃차는 봄차와 가을차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봄에 따는 봄꽃차는 꽃잎이 얇아 자연 그대로 말리고, 가을에 따는 국화와 구절초 등은 가볍게 쪄서 따뜻한 온돌방에서 말린다. 다 말린 꽃은 솥에 넣어 보관해 향과 색을 유지한다고 한다. 다양한 꽃차 중에서 봄에 어울리는 차로 해바라기꽃차와 벚꽃차를 추천한다. 차 주전자 속에서 샛노란 꽃잎을 활짝 틔우는 해바라기꽃차는 보기에도 신비롭고 맛도 좋다. 구수하고 달큰한 대추향이 난다. 전체적으로는 국화차와 비슷하지만 더 깔끔하고 향긋하다. 반면 벚꽃차는 은은하고 여성스럽다. 살아있는 벚꽃은 향기가 강하지 않지만, 꽃잎을 말려 우려낸 차에서는 진한 허브향이 난다. 부유하는 연분홍색 벚꽃잎과 차향을 음미하다 보면, 아직 오지 않은 봄의 절정이 미리 느껴진다. 바람에 하염없이 흩날리는 벚꽃의 아련한 이미지가 차 한잔에서 우러나는 것. 해바라기차는 어지럼증과 감기에, 벚꽃차는 숙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청량감을 주며 두통에 효과가 있는 목련차와 춘곤증을 없애 주고 불면증에 좋은 제비꽃차도 추천할 만하다. 꽃차는 두 번째 우린 것이 가장 좋고, 3번 이상은 우려 마시지 않아야 한다. 꽃 자체가 식물의 영양소를 응축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이 우리면 독성이 생길 수 있다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tea shop 꽃차 카페 사유思惟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유는 제대로 된 꽃차를 취급하는 서울 시내에 몇 안 되는 카페다. 매화차, 목련차, 도화차, 벚꽃차, 아카시아차, 홍화차, 해바라기차, 국화차, 백화차 등을 위주로 만드는데, 메뉴에 있는 꽃차는 모두 꽃차 명인으로부터 직접 공수해 오는 것이라고 한다. 박물관 분위기와 어울리는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와 함께 야외정원을 갖추고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3월부터는 정원에 다양한 종류의 꽃을 심는다고 하니, 차를 즐기기 더 좋을 듯하다. 꽃차 이외에도 대추차, 식혜 등 직접 만든 전통차도 판매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3층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무) 문의 02-2077-9779 홍차 오후의 마법과 만나는 시간 나는 마들렌 한 조각을 적셔 부풀게 한 차를 한 수저 입술에 기계적으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한 모금의 차가 입술에 닿은 순간 몸을 떨었다. 그 기쁨은 차와 과자의 맛에 이어지고, 그것을 무한히 넘어서, 도저히 같은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 기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마르셸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 1 서양에서는 검은차black tea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붉은차紅茶로 부른다. 오후의 햇살을 머금은 듯한 홍차의 오렌지빛은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2 홍차 카페들은 우아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홍차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홍차를 많이 마시는 나라는 영국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영국인들은 1년 동안 홍차를 1인당 1,500잔 넘게 마신다고 한다. 하루에 4잔은 기본이고 많게는 7~8잔을 마시는 것이다. 마시는 시간에 따라 아침식사 전엔 얼리티early tea, 아침 식사 때는 모닝티morning tea, 점심 후에는 애프터눈티afternoon tea 등 별칭도 제각각이다. 영국 사람들이 이렇게 홍차를 좋아하게 된 것은 18세기 초, 와인 대용품으로 서양에 보급된 홍차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영국에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점심은 간소하게, 손님들을 초대하는 저녁은 8시 이후 성찬으로 즐기는 관습이 있었다. 오후 4시경이면 자연히 시장기가 감도는 시간. 영국의 부인들은 거실이나 정원에 모여 간식과 함께 홍차를 마시기 시작했고 이런 문화는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당시 영국에서는 ‘시계가 오후 4시를 치면 6시까지 영국 내의 모든 가정의 주전자가 한꺼번에 펄펄 즐겁게 소리를 내고, 도자기 찻잔에 설탕을 넣어 짤그랑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는, 다소 과장된 말이 있었을 정도다. 영국인들은 홍차를 통해 오후 4시라는 황금의 시간을 발견해냈다.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동안 길어진 해가 차탁을 비추고, 도자기로 만든 예쁜 찻잔 속에는 따뜻한 오렌지빛 홍차가 가득하다. 그 순간의 나른하면서도 행복한 기분은 오후 4시의 홍차를 맛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애프터눈티 문화의 탄생은 홍차의 맛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바로 이 마법 같은 시간에 있었던 게 아닐까. 실제로 홍차는 어떤 시간대에 마셔도 무난하다. 홍차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은 커피처럼 몸에 빠르게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저녁에 마셔도 해롭지 않다고.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오후 시간이 가장 지겹게 느껴진다면, 바로 그때가 홍차가 필요한 순간이리라. 찻집을 찾지 않아도, 예쁜 찻잔에 우린 티백 홍차 한잔이면 마음을 편히 다독일 수 있다. 홍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순수한 홍차 잎으로만 우리는 기본차straight tea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기본차는 찻잎의 오래된 듯하면서도 고유한 향이 매력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냥 나무껍질 맛이 되기 일쑤다. 특히 무발효차인 녹차를 즐겨 마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찻잎을 80% 이상 발효시킨 홍차가 낯설 수밖에 없다. 홍차 입문자라면 아무래도 꽃이나 과일, 허브향을 더해 만든 가향차flavored tea를 선택하는 게 현명할 것 같다.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봄에 어울리는 가향차로 두 가지를 꼽아 봤다. 얼그레이 프렌치 블루Earl Grey French Blue와 애프터눈 애프리콧Apricot Tea. 두 가지 모두 꽃향기와 과일향이 일품이다. 얼그레이 프렌치 블루는 베르가못 향을 입힌 얼그레이와 블루콘플라워를 섞은 것으로 달콤한 꽃향기가 매력적이다. 화려하지 않고 온화한 향이라 초봄에 마시기 좋다. 애프터눈 애프리콧은 대표적인 오후의 홍차다. 살구의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기분을 전환시켜 주기 때문에 화창한 봄날 오후 느긋하게 즐기면 좋을 듯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3 다르질링과 같은 기본적인 홍차는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먹으면 좋다. 찻잎 본연의 향과 쿠키의 달달함이 잘 어우러진다 4 이대 앞 카페 ‘클로리스 티 가든’은 영국식 티룸tea room으로 인기가 높다 글·사진 Travie writer 도선미 ::tea shop 홍차 카페 클로리스 티가든Cafe De Chloris 홍차 카페 체인점인 클로리스 티가든은 신촌, 역삼, 홍대, 삼청동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가장 오래된 신촌 본점이 분위기 면에서 가장 압도적이다. 영국 시골 가정의 티룸tea room을 그대로 카페에 옮겨온 듯, 가구 하나, 찻잔 하나에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실제로 영국 손님들이 와 보곤 고향집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클로리스 티가든은 홍차 본연의 맛을 추구한다. 주로 프랑스와 영국제 브랜드 홍차 20여 종을 취급하며, 독창적인 레시피의 다양한 밀크티도 선보이고 있다. 고풍스런 티테이블에 앉아 예쁜 다기로 향긋한 홍차를 마시다 보면 마치 영국 귀부인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주소┃신촌점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13-35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2시(연중무휴) 문의 02-392-7523 www.cafechloris.co.kr 홍차 반짝 정리! 홍차는 크게 순수한 홍차로만 만든 기본차straight tea, 꽃이나 과일, 허브향을 더해 만든 가향차flavored tea로 나눌 수 있다. 세계 3대 홍차로 꼽는 다르질링Darjeeling, 우바Uva, 치먼Qimen이 가장 대표적인 기본차. 다르질링은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홍차의 샴페인’이라 불리며, 시원한 맛이 매력이다. 우바는 스리랑카 중앙산맥 고지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밀크티와 어울리며, 오렌지색을 띤다. 중국 치먼에서 재배되는 홍차의 원조 ‘치먼’은 난향, 장미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가향차로는 얼그레이Earl Grey가 있는데, 기본 홍차에 베르가못 향을 입힌 것이다. 여러 산지의 차를 조합한 것도 있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English breakfast는 아삼 지방의 차와 스리랑카의 실론차를 합한 것으로 복합적인 향을 낸다. 홍차의 맛은 브랜드마다 차이가 나이도 한다. 같은 홍차라도 각 회사마다 차를 섞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홍차 브랜드로는 영국의 트와이닝, 포트넘 메이슨, 립톤, 프랑스의 포션티, 애플티, 미국의 티즈, 스톡홀름의 쥬뗌므 등이 있다. ●fun fun tea lesson 고단한 봄날의 한방차 ‘귤피차’ 한방차 중에는 직접 만들어 볼 만한 것들도 많다. 구하기 쉬운 재료들로 간편하게 만들어 시간 날 때마다 마시면 체내 독소를 없애고 몸을 가뿐하게 해준다. 비싼 돈 주고 하는 디톡스 대신 귤피로 만든 한방차 디톡스는 어떨까. 귤피는 간의 기능을 도와 줘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도 풀어 준다. 귤피차 만들기 1 귤을 먹고 난 후 껍질을 버리지 말고 모은다. 2 소금물로 불순물을 잘 씻어낸다. 3 껍질 안쪽에 흰색 내과피는 떼버린다. 4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군 다음, 채 썰어서 잘 말린다. 5 다 마른 귤피는 종이 봉투에 넣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귤피차 마시기 1 귤피차는 끓이지 않고 뜨거운 물에 몇 조각 띄워서 마신다. 2 퇴근 후 저녁에 마시면 긴장으로 인한 피로를 풀어 주는 데 좋다. 3 스트레스만 받으면 체한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귤피차를 가까이 두고 평소에 자주 마시면 마음이 안정된다. -이상재 <한의사의 다방> 中 왕과 왕비가 사랑한 예술품, 홍차 찻잔 1720년대 이래 다기세트는 유럽풍 홍차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우아한 찻잔은 차 마시는 분위기를 북돋워 주고, 홍차의 품격마저 높여 준다. 귀하신 분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나라별 대표적인 홍차 찻잔 브랜드를 모아 봤다. 마이센 16세기 초, 못 말리는 도자기광이었던 독일 작센 공국의 아우구스트 2세는 최고의 장인들로 하여금 도자기를 만들도록 했다. 당시만 해도 서양 사람들에게 동양의 도자기 제작 기술은 최대의 수수께끼였는데, 마이센 장인들이 이 어려운 문제를 처음으로 풀었다. 1710년, 서양 최초의 도자기가 된 마이센 자기는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로 꼽힌다. 웨지우드 1759년 설립돼 영국의 대표적인 도자기 브랜드로 군림하고 있는 웨지우드Wedgwood. 조지 3세의 아내인 샬롯 왕비에게 납품된 이후 ‘여왕의 도자기Queen’s Ware’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재스퍼 콘란Jasper Conran, 베라 왕Vera Wang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만든 현대적인 제품들도 출시하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 영국에 웨지우드가 있다면 덴마크에는 로얄 코펜하겐이 있다. 줄리안 마리 왕비의 후원으로 1775년 왕실 도자기로 인정받은 로얄 코펜하겐은 화려한 문양이 특징. 블루 플루티드(사진)의 문양은 모두 직접 그리는데 접시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1,197번의 붓질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도자기 도자기 종주국인 우리나라 도자기도 유럽에 뒤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 식기로 잘 알려진 한국도자기. 고故 육영수 여사가 일본 도자기 대신 처음 사용한 이래로 청와대에서는 쭉 한국도자기 제품을 쓰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최근 ‘프라우나’ 등 명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1·2·3차장 한기범·서천호·김규석 낙하산 없이 국정원 인사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국가정보원 차관급 간부들과 국무총리 소속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인사를 했다.국정원 1차장에는 국정원 출신인 한기범(58·경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2차장에는 서천호(52·경남) 전 경찰대학장, 3차장에는 김규석(64·경북) 전 육군본부 지휘통신 참모부장, 기획조정실장에는 국정원 출신인 이헌수(60·경남) 앨스앤스톤 대표이사가 각각 임명됐다.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1차장은 대북정보 및 해외국익정보 담당, 2차장은 대공수사와 대테러, 방첩 등 보안정보 담당, 3차장은 사이버, 통신 등 과학정보 담당으로 업무를 정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1차장이 해외, 2차장이 국내, 3차장이 북한을 각각 담당했었다.차관급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는 핵공학 박사인 이은철(66·서울)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가 기용됐다. 이 위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미국 메릴랜드대 핵공학 박사 출신으로 국가과학기술자문위 위원과 서울대 연구처장, 원자력안전전문위 위원장을 거쳤다. 이번 국정원과 원자력위 위원장에 대한 인선은 대체로 전문성이 크게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은 내부 조직 개편을 통해 대북 및 해외 부문의 업무를 강화한 것으로 관측된다.외교부는 이경수 주일본대사관 공사를 차관보에 임명했다. 이 차관보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외무고시 15회로 남아시아태평양국장, 주캄보디아대사 등을 역임했다. 또 다자외교조정관에 신동익(외시 15회) 주유엔차석대사, 경제외교조정관에 안총기(외시 16회) 주상하이총영사, 평가담당대사에 임형근(외시 15회)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재외동포영사대사에 이정관(외시 15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기후변화대사에 신부남(외시 16회) 전 녹색성장대사를 각각 임명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관련기사 8면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얼마 가지 않아서 만기가 두고 온 벼랑길이 시선에 들어왔다. 그러나 잡도리해 두었다는 네 필의 당나귀는 만기가 버리고 온 장소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이 시겟짐을 등에 붙인 채로 한가롭게 서 있었다. 한 마리는 비게질을 한답시고 나뭇등걸에 엉덩이를 비비적거리고 있었다. 절음 난 나귀 역시 무사했다. 다만 어마지두 놀란 만기가 경황 중에 벗어던진 쪽지게만 벼랑길에 곤두박여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 해서 무작정 달려가서 나귀들의 고삐를 낚아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매복한 산적들이 나귀들을 미끼로 유인하여 순식간에 일행을 덮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행은 나귀들을 코앞에 두고 사위의 정황을 살피기로 하였다. 계곡 아래로 몸을 납작 엎드려 매복하면서 숨을 죽였다. 까치 서너 마리가 소나무 가지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면서 소리치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경솔하게 뛰어들었다가 놀란 나귀들이 혼비백산하여 뒤죽박죽 뛰기라도 한다면, 시겟바리가 계곡 아래로 굴러 일이 커질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나귀들조차 부상을 입을 가망도 없지 않았다. 산적이 매복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든, 나귀들이 놀라지 않게 시간을 끌며 지켜보든, 모두가 신중하지 않으면 위기와 마주칠 수 있었다. 지루할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제야 행수가 잡목숲에서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켰다. 일어서긴 했지만 한동안 미동도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산적이 지켜보고 있었다면 그 모습을 드러낼 차례였고, 나귀들이 놀라지 않았다면 저들의 주인이 나타났다는 것을 깨닫고 뛰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한 사태들을 예견할 수 있는 안목이 행수인 그에겐 있었다. 그는 드디어 천천히 다가가 나귀들의 고삐를 잡아채는 데 성공했다. 뒤따르던 수하 동무들 역시 다가와 길바닥에 곤두박인 지게를 수습하였다. 소란을 피우던 까치 소리도 가까스로 멎었다. 그렇다면 만기와 마주쳤다는 길손은 도대체 본색이 무엇인가. 달아난 노비를 추쇄하던 작자인가. 아니면 육로행상으로 자처하고 나선 적탈민인가. 아니면 관아의 재물에 포흠을 저지르고 도망하던 구실아치인가. 그렇지 않으면 만기가 낮도깨비를 보았다는 것인가. 그도 아니라면 푼전의 삯전을 받고 발품을 팔던 보행꾼인가.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고 있었으나 도무지 이렇다 할 짐작이 없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행수는 만기가 보았다는 사람의 형용이 이 근처에서 매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고삐를 수하 동무에게 건네고 난 뒤 벼랑길 위쪽에 있는 바위 아래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직 녹지 않은 눈 위로 낙엽과 눈이 서로 엉켜 어수선하게 흩어진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차가운 눈 위에 코를 박고 쓰러진 채로 혼절한 한 사내를 발견하였다. 위인은 날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볼기짝을 드러낸 채 코를 박고 널부러져 있었다. 굴뚝에서 빼놓은 족제비 꼴인 사내를 발견하는 순간, 동무들을 부를까 하다가 그만두고 앞으로 엎어진 사람을 바로 눕힌 다음 진맥부터 해보았다. 한동안이 지나서야 손바닥에 가느다란 맥박이 가물가물 집혀왔다. 그때까지 명줄이 붙어 있다는 것은 천행이었으나, 강시나 다름없는 사람의 행색은 차마 눈 뜨고 못 볼 지경이었다. 염하다가 내다버린 사람처럼 형용이 흉칙하였다. 입성이란 것을 걸치고 있긴 하였으나, 콧등이 베어나갈 듯한 혹한에 배자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시뻘건 동저고리 바람인데 그 또한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누더기가 겨우 거웃을 가리고 있을 뿐 사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긁히고, 찍히고, 파이고, 멍들어서 전신에 앵혈 같은 자국투성이인 것으로 보아 그가 이 산속에서 겪은 경난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괴나리봇짐조차 보이지 않았다. 호랑이나 개호주를 만나 욕을 당한 것인지도 몰랐다.
  • [개성공단 최대 위기] 2009년에도 3차례 육로 차단·직원 억류

    [개성공단 최대 위기] 2009년에도 3차례 육로 차단·직원 억류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3일 개성공단 출입을 차단한 것 처럼 2008년과 2009년에도 북한은 개성공단을 볼모로 잡아 폐쇄직전까지 몰고가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를 공개적으로 개발·생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실제 핵위협 단계에 들어선 직후라는 점에서 상황이 더 엄중하다. 2008년 찾아온 개성공단의 첫 위기는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의 ‘북핵문제와 개성공단 연계’ 언급이 발단이 됐다. 북한은 이를 문제 삼아 3월 24일 개성공단 우리측 당국 인원 전원 철수를 요구한 데 이어 12월 1일 개성공단 상주 체류인원을 880명으로 제한하고 남북 통행 시간대 및 통행허용 인원을 축소하는 ‘12·1조치’를 시행했다. 2009년 당시에도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반발해 연습 첫날인 3월 9일부터 남북 간 군 통신선을 임의로 끊고 20일까지 3차례에 걸쳐 육로통행을 차단했다. 또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를 ‘탈북책동 및 체제비난’ 혐의로 같은 달 30일부터 억류해 137일 만인 8월 13일 석방했다. 5월 15일에는 개성공단 관련 토지임대료, 토지사용료, 임금, 세금 등 기존의 각종 법규정들과 계약 무효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6월 17일 개성공단 입주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의류업체 1곳이 폐업신고서를 제출하고 완전 철수하기도 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제한한 개성공단 육로통행 횟수는 9월 1일이 돼서야 정상화됐다. 그러나 이듬해 개성공단은 천안함 사건으로 세번째 위기를 맞게 된다. 우리 정부가 5·24대북조치를 통해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절반가량 축소하고 신규 투자를 불허하자 북한은 남북교류협력 관련 군사적 보장조치 전면 철회로 맞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소인기(小忍飢)하라/임창용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소인기(小忍飢)하라/임창용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조선 광해군의 난정(政) 때 한 선비가 집에서 친구들과 바둑을 두며 놀았다. 그 부인이 친구들을 위해 수제비라도 끓이려고 했다. 그런데 땔나무가 없어 궤짝을 쪼갠다는 것이 그만 칼로 가슴을 찍고 말았다. 비명에 나갔던 선비는 들어오면서 ‘가난이 죄’라고 탄식했다. 이를 두고 한 친구는 가난이 원수인 줄 이제 알았느냐면서 나간 뒤 다시는 그 집에 오지 않았다. 몇 해 뒤 그 선비는 뜻을 바꿔 벼슬길에 나갔고, 반정 때 역적으로 몰려 죽게 되었다. 수레에 실려 형장으로 가는데 숲 속에서 어떤 사람이 나와 잠시 멈추게 했다. 이어 닭 한 마리와 술병을 내놓고 함께 나누었다. 그 친구의 말이 자네가 새삼스레 가난을 탄식할 때 나는 자네 마음이 변한 줄 알고 발을 끊었다고 했다. 죄인은 수레에 다시 올라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탄식하였다. ‘소인기(小忍飢), 소인기하라’고. 위 고사는 시인 조지훈의 수필 ‘지조론’에 나오는 이야기다. 생뚱맞게 옛 이야기를 끄집어낸 것은 새 정부의 공직 후보자들이 한 사람씩 낙마할 때마다 이 고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사퇴했다. 벌써 공직 후보자로서 일곱 번째 낙마다.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듣기에도 민망한 성 접대 동영상 의혹으로 공직을 마감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무기중개상을 위해 일한 죄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무분별한 처신과 재산 축적 의혹으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아들 병역면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뜻을 접었다. 낙마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분명해 보이는 것은 살아오면서 작은 욕망과 유혹을 참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단순한 욕망이고 유혹이다. 조금만 사려깊다면 피할 수도 있었다. 재산을 해외에 남모르게 보관하고 싶은 유혹, 무기중개상이 주는 고문료를 받는 짭짤함,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계좌로 받아 마음대로 쓰고픈 달콤한 유혹, 귀한 아들을 험한 군대에 보내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 등등. 이런 욕망과 유혹에 넘어가는 게 떳떳하지 못함을 후보자들이 몰랐을 리 없다. 더구나 이들은 선비처럼 궁색하지도, 처지가 곤란하지도 않았다. 이미 남부럽지 않은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 정도의 유혹을 물리치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이들은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계속 버티다가 여당마저 외면하면 그제서야 손을 들었다. 그만두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반성보다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내심 ‘조금만 더 참았으면, 조금만 더 사려깊었으면’ 하는 마음이 어찌 없을까. 가난을, 배고픔을 조금만 더 참았으면(小忍飢) 하고 선비가 후회했듯이 말이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엘리트들의 자기관리 소홀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고위 공직 후보군에 들 만한 부류는 그리 많지 않다. 관료, 정치인, 법조인, 기업인, 학자, 언론인 등이 고작이다. 누구든지 자신이 이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큰 뜻을 품고 있다면, 항상 되뇌면 좋겠다. 소인기, 소인기하라고. sdragon@seoul.co.kr
  • 밍크 600마리 서로 죽인 ‘동족상잔’ 비극, 이유는…

    밍크 600마리 서로 죽인 ‘동족상잔’ 비극, 이유는…

    족제비과의 동물이자 모피가 코트나 목도리 등을 만드는데 주로 쓰는 동물 밍크(mink) 600마리가 서로를 물어 죽이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이 한 모피 공장에서 키우던 밍크 600여 마리는 얼마 전 갑작스럽게 서로에게 달려들어 물어뜯는 등 포악한 성질을 드러내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켰다. 원인은 놀랍게도 낮게 비행한 전투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 공군 측은 최근 스웨덴 남부의 한 공군기지에서 훈련차 출격한 전투기 수 대 가 저공비행을 하면서 낸 극심한 소음이 밍크들에게 충격을 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제트기 엔진에서 나는 소리에 밍크들은 패닉을 일으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끼를 물어 뜯고 죽이는 등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 것. 농장 주인은 “농장 인근 상공에서 전투기들의 저공 비행훈련이 있고난 뒤 동물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나와 보니 밍크들이 새끼를 물어뜯는 소름끼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동물 중 비행기 엔진소리처럼 갑자기 나는 소음에 스트레스 및 충격을 받고 새끼나 동족을 무참히 물어뜯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며 농장 주인들에게 극심한 소음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웨덴 군 당국 측은 이번 사고에 유감을 표하고 현재 농장 측과 피해보상금액 등을 두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ISRAEL 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강해 보이기만 했던 이스라엘을 옆에서 바라보니 곳곳에 흉터가 선명했다. 이스라엘이 낸 ‘민족과 종교’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면, ‘사해·사막·지중해’가 들어있는 3종 선물 세트가 기다린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이스라엘관광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Masada마사다 & Qumran쿰란 강자 앞에서 당당하고 약자 앞에선 따뜻하고 싶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지리멸렬한 싸움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편향된 마음을 들킨 것인지, 이스라엘 여행은 처음부터 꼬였다. 출국을 코앞에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신문 국제면이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격화…전면전 가능’, ‘하마스 군 수장 사망’ 등 살벌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안전한 나라가 그 어디 있는가. 내 나라만 하더라도 서로 남과 북으로 찢어져 으르렁거리고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다. 출국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현지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휴전에 합의했으니 안심하고 와도 좋다.” 100여 명을 일주일 만에 죽이고 1,000명을 다치게 했다는 이번 전쟁은 시작도 끝도 문을 여닫는 것처럼 간단해 보였다. 짧은 말다툼으로도 마음이 들들들 끓는데, 총과 칼을 내젓는 싸움이 쉬울 리 없다. 이스라엘을 여행한다는 건 피고름이 철철철 흐르는 그들의 과거사를 훑는 과정이다. 이스라엘의 조상은 신에게 아들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아브라함1). 아브라함이 신으로부터 받은 땅은 바로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이다. 신의 간택을 받았을지언정 아브라함의 자손은 끝없는 고통 속에서 광야를 헤맸다. 그들의 수난사를 읊자면 끝도 없다. 유대인에게 행복한 과거란 노역생활을 하던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을 되찾았던 순간, 지혜로운 다윗과 솔로몬을 왕으로 삼았던 시절 정도였을 테다. 여기에 십자군전쟁의 박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의 삶까지 더하면 ‘신은 정말 있습니까’ 하고 저절로 묻게 된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로마제국의 발길질은 악명 높았다. 이탈리아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지중해에 발을 담근 구두 한 짝과 같은 모양새다. 신발의 높다란 굽으로 로마군은 유대인을 마구잡이로 밟아댔다. 척박한 사막을 비집고 자리한 기괴한 마사다Masada 는 로마군과 유대인의 처절한 싸움을 그 자리에서 똑똑히 지켜봤다. 450m의 높이에 들어선 이 요새는 길이 600m, 너비 320m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AD70년, 로마에서 온 디도 장군의 박해를 피하고자 유대인 960여 명이 마사다로 몰려들었다. 도망자들을 가만히 손 놓고 봐 줄 로마군이 아니다. 1만5,000여 명의 로마군은 마사다를 정복하고자 수를 쓴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마사다에 오르지 못해 쩔쩔매던 로마군은 요새로 들어가기 위한 경사로를 3년에 걸쳐 만들었다. 경사로가 마사다에 닿았을 때, 그곳에서 로마군을 기다린 것은 유대인의 시체 960구. 유대인들은 로마군에게 능멸을 당하는 대신 죽음을 택하기로 했던 것이다. 죽음을 도울 사람을 제비뽑기로 뽑고 최후의 1인은 자살하는 식으로 그들은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마사다 정상에 오르면 900명이 넘는 유대인이 어떻게 3년간 마사다 꼭대기에서 생활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이곳엔 목욕탕, 창고, 채석장, 교회, 수영장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마사다의 본래 용도는 왕의 피난처였다. BC40년경 헤롯왕2)은 본인이 도망갈 곳으로 마사다를 지었고 온갖 시설을 갖추었다. 헤롯왕이 만든 시설을 이용하며 목숨을 부지하던 유대인은 빗방울을 모으려 도랑을 만들고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비둘기까지 길렀다고 한다. 마사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금방이건만 많은 유대인은 가파른 마사다를 직접 두 발로 오르며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사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쿰란 동굴Cave of Qumran이 있다. 쿰란 동굴 역시 마사다와 마찬가지로 로마에 굴하지 않은 유대인의 삶을 증명한다. 유대교의 한 종파인 에세네파는 쿰란 동굴에 숨어 살던 은둔주의자들이었다. 에세네파는 성경사본을 항아리에 담아 숨겨놓았는데 2,000년이 지난 1947년, 목동이 염소를 찾던 중 항아리를 발견한다. 그 속에서 사해본Dead Sea Scroll으로 불리는 양피지 두루마리 7개가 나왔다. 1)아브라함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다. 그는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올리거라’는 신의 명령을 따르려 했을 정도로 신에게 충성했다. 현재 물과 기름 같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사실 알고 보면 아브라함을 한 조상으로 삼고 있다. 2)헤롯왕 이스라엘 일대를 다니다 보면 이스라엘을 통치했던 헤롯왕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헤롯왕은 아기 예수가 두려워 ‘어린아이를 모조리 죽이라’고 지시했던 왕으로 유명하다. 악덕한 왕이긴 했지만 그는 건축에 조예가 깊었다. 무너진 예루살렘의 성전을 대대적으로 재건축했으며 자신의 피난처로 철옹성 같은 마사다를 축조했다. 1 로마의 발길질을 피하고자 발버둥친 유대인의 흔적을 이스라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국기에 새겨진 별은 ‘다윗의 별’로 불린다 2 검은 양복을 고수하는 정통 유대교인 3 ‘머리 위에 신이 있다’는 의미의 작은 모자, 키파 4 유대인은 예수의 이야기를 닮은 신약성서를 부정하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것은 누구의 사원인가 Temple Mount성전산 & Western Wall통곡의 벽 마사다와 쿰란을 돌아보던 중 고개를 들었다. 모래바람이 풀풀 날리는 사막 한가운데서 보이는 것이라곤 너른 하늘과 뜨거운 태양뿐. 왜 유대인이 ‘하나의 신’만을 숭배하는지 퍼뜩 이해가 됐다. 그들에겐 이리저리 떠돌며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잡아 줄 강력한 절대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반대로 불교는 ‘숲의 종교’라 불린다. 울창한 숲은 사막과 달리 풍요로워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살아간다. 유일신이 필요 없다. 인간이 곧 신이 될 수 있으며 그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 된다. ‘하늘에 계신 신’을 아버지로 삼는 건 유대교뿐만이 아니다. 유대교에서 뻗어 나온 기독교,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니 세 종교가 하나로 겹쳐져 보였다. 한 뿌리에서 뻗어 나왔을지언정 결코 세 종교를 같다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종교의 각축장인 예루살렘에 입성하면 세 종교의 정체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예루살렘을 조망할 수 있는 감람산에 올랐다. 공동묘지 너머로 성전산Temple Mount이 보였다. 성전산은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교인 모두 ‘성지’라 여기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산인 동시에 예수의 발길이 닿은 곳이며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말을 타고 승천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서니 세 개의 종교가 동시에 “우리가 진짜”라 외치는 것만 같아 현기증이 났다. 지금 성전산에는 황금색 모자를 쓴 황금사원Dome of Rock이 서 있다. 이슬람교도가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지은 이 사원은 오마르 모스크Mosque of Omar로도 불리며 메카와 메디나만큼이나 중요한 곳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유대인은 이슬람교도가 축조한 황금사원을 보며 칼을 간다. 그들은 성전을 두 번이나 지었으나 두 번 모두 잃었다. 솔로몬왕 시절 지어진 첫 번째 성전은 전란 중 부서지고 말았고 두 번째 성전은 로마 디도 장군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됐다. 디도 장군은 과시용으로 성전의 서쪽 부분 일부를 남겨 두었는데 그 흔적이 통곡의 벽Western Wall이다. 땅을 잃은 백성은 수천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벽 앞에 선다. 세우면 무너지고, 찾으면 또 뺏기고…. 약자의 역사를 이해한다. 우리의 조상도 그랬을 것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유대인은 성전을 다시 세울 ‘그날’을 기다리며 통곡의 벽에 머리를 조아렸다. 키파1)를 쓰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토라2)를 읽는 그들의 모습은 생경하다. 구레나룻을 돌돌 말고 검은 양복을 입은 정통 유대교도도 여기선 흔하게 보인다. 1) 키파 유대인이 쓰는 테두리 없는 모자. ‘하느님이 내 머리 위에 있다’는 뜻으로 크기는 손바닥 크기 정도. 이스라엘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으니 기념품으로 사 와도 좋다. 2) 토라Torah 유대인은 예수의 행적을 담은 신약성서를 인정하지 않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토라는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일컫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삼천포항에서 만난 남해의 봄

    삼천포항에서 만난 남해의 봄

    봄은 바다에서 옵니다. 섬과 섬 사이를 휘휘 돌아 내륙으로 내달립니다. 봄이 뭍을 향해 발을 딛는 첫 자리, 남해 쪽에서라면 경남 ‘삼천포’일 겁니다. 삼천포 가는 길에 삼천포는 없습니다. 오래전 행정구역이 통합됐으니, 당연히 사천시라 불러야 옳겠지요. 하지만 거죽이 바뀐들 품은 습속과 풍경마저 달라지겠습니까. 굳이 기억 속에 남은 삼천포를 끄집어내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삼천포에서 마주한 남해의 봄은 눈부셨습니다. 삼천포항에서 맞는 맛있고 싱싱한 아침도 인상적이었지요. 이만한 곳이라면 언제든 기꺼이 ‘삼천포로 빠지’겠습니다. 삼천포란 지명은 익숙해도 사천은 다소 어색하다.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인구에 회자됐던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표현 때문이지 싶다. 두 지역은 한때 나뉘어 있었다. 그러다 1995년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 사천시가 됐다. 편의에 의해 묶여진 두 지역이 사이 좋을 리 없다. 지금도 삼천포란 지명이 현지에서 공공연하게 쓰이지만, 실체는 없다. 사천을 돌아본다는 건 사실상 삼천포를 둘러본다는 말과 다름없다. 사천을 대표하는 명승지들이 거의 대부분 바닷가 지역, 그러니까 옛 삼천포 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삼천포 여정의 중심은 삼천포항이다. 서부 경남의 주요 어항 중 하나다. 삼천포항은 활기차다. 늘 다양한 생선들이 펄떡대니 비릿한 냄새가 가실 새가 없다. 어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면 모양도, 빛깔도 제각각인 물고기들과 만난다. 새벽녘 풍경도 다르지 않다. 오전 5시 무렵이면 ‘바다의 백작’ 감성돔, 도다리류 가운데 몸값이 최고라는 옴도다리 등 수많은 해산물들이 경매장에 쏟아져 나온다. 경매가 끝나면 곧바로 위판장 옆에 장이 선다. 이게 또 볼거리다. 경남 쪽에선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 장 보러 나온 이들과 시장 상인들이 흥정을 벌이느라 한두 시간가량 북새통을 이루다 오전 8시쯤에야 잠잠해진다. 항구 뒤편은 어물전이다. 생물과 건어물, 어류와 패류 등을 파는 어물전들이 구역별로 나뉘어 들어찼다. 해산물 좋아하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맛의 감옥’이다. 삼천포항을 돌아보며 쥐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쥐치는 1980년대 후반까지 삼천포 어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가공하는 대로 팔려 나가니 돈도 잘 돌았다. 최남기 문화관광해설사 등에 따르면 당시 새벽에 어선에서 내리는 쥐치 상자는 받아서 가공하는 만큼 돈이 됐다고 한다. 쥐치 상자를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다 보니 시어머니와 며느리였더라는 이야기도 추억처럼 전해 온다. 1990년대 들면서 쥐치 어획량이 급감했다. 항구도 조금씩 활기를 잃었다. 그나마 조금씩 나는 국내산 쥐치와 축적된 쥐치 가공기술 덕에 ‘삼천포 쥐포’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해가 베푸는 것이 어디 해산물뿐이랴. 요즘엔 뭍과 바다가 어울린 풍경 덕에 곳간 사정이 넉넉해지고 있다. 삼천포항에서 삼천포대교 쪽으로 향하다 보면 대방진굴항과 만난다. 고려 말, 남해안에 극성을 부리던 왜구를 막기 위해 설치한 군항의 흔적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도 대방진굴항을 수군 기지로 이용했던 것으로 역사는 전한다. 굴항은 조롱박처럼 생겼다. 작은 군선 등을 숨기기 맞춤하다. 한데, 거북선처럼 큰 선박이 들기엔 턱없이 작다. 조맹지 해설사는 “현 대방동 지역이 매립되기 전엔 이 일대가 바다였다”며 “현재 굴항보다 규모가 훨씬 큰 군항이 있었다”고 전했다. 굴항 인근에서 벌어진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최초로 쓰인 전투다. 이처럼 작은 포구에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고, 이웃한 삼천포대교공원에 거북선을 전시한 것도 그를 기리겠다는 뜻일 터다. 대방진굴항 뒤편의 각산 봉화대는 풍경 전망대다. 오래전엔 불을 피워 외적의 침입을 알렸던 곳. 요즘엔 봄 소식을 뭍으로 ‘전송’하기 바쁘다. 오르기는 만만치 않다. 대방사를 들머리 삼아 한 시간 남짓 다리품깨나 팔아야 한다. 하지만 정상에서 맞는 풍경만큼은 장쾌하기 이를 데 없다. 무엇보다 창선·삼천포대교가 인상적이다. 세 개의 섬 사이에 놓인 다섯 개의 다리가 물수제비 뜨듯 바다 위를 가르고 있다. 그 너머는 남해 창선도다. 봄은 시나브로 다섯 개의 다리를 건너오는 중이다. 교각에 설치된 경관조명 덕에 밤이면 더욱 화려해진다. 총연장 3.4㎞의 다리를 직접 걷는 사람도 곧잘 눈에 띈다. 이웃한 낙조 감상 포인트 ‘실안 노을길’과 별주부전의 고사를 담고 있는 비토섬 등의 풍경도 눈부시다. 삼천포항 왼쪽의 노산공원에 서면 한려수도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공원 한편엔 삼천포 출신 박재삼(1933~1997) 시인의 문학관이 조성돼 있다. 삼천포 동쪽 해안 끝은 남일대 해수욕장이다. ‘남해안 제일 절경’이라는 뜻의 명소다. 남일대의 명물은 코끼리 바위다. 하지만 정작 시선이 가는 건 바다를 따라 자박자박 걸을 수 있게 조성된 길이다. ‘이순신 바닷길’ 가운데 ‘삼천포코끼리길’ 코스로, 진널전망대와 남일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순신 바닷길의 총연장은 60㎞다. 5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다. 주로 사천의 해안길을 돌아보는데, 일부 구간은 차로도 둘러볼 수 있다.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5) →가는 길 다솔사(853-0283)와 비토섬 등을 둘러보려면 남해고속도로 곤양 나들목으로, 벚꽃 풍경이 빼어난 선진리성과 실안낙조, 삼천포대교 등 삼천포 남동부의 명소들을 먼저 보겠다면 사천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좋다. 사천관광안내소 835-1023. →주변 여행지 곤양면 흥사리 흥곡마을 묵곡천변에 고려 말에 세운 매향비가 있다. 왜구와 관료들의 학정에 시달리던 민초들이 미륵을 기다리며 갯벌에 향나무를 묻고 의식을 치렀던 곳이다. 야생차로 이름난 다솔사, 별주부전의 전설을 담고 있는 비토섬, 국내 최대 규모의 사천녹차단지(853-5058) 등도 둘러보는 게 좋다. →맛집 싸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려면 삼천포수협회센터를 찾아야 한다. 1층에서 횟감을 고른 뒤 2층에서 상차림 비용을 내고 먹는 방식이다. 항구 뒤편의 파도한정식(883-4500)과 오복식당(833-5023)은 다양한 제철 해산물로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1만 1000원. 점심 때는 자리 잡기도 쉽지 않다. 쥐포는 가격 차가 크다. 쥐치를 밑간만 하고 통째 말린 ‘쥐치알포’는 3만 8000~4만원 선이다. 흔히 먹는 조미 쥐포는 1만~2만원선. 베트남이나 중국산의 경우 5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고구마를 얇게 잘라 말린 것을 팥, 강낭콩 등과 섞어 죽으로 끓여낸 ‘고구마 배떼기죽’도 맛있다. 삼천포대교공원 내 풍경(835-0550)에서 맛볼 수 있다. 7000원. →잘 곳 삼천포항 인근 노산공원 쪽에 모텔들이 많다. 4만~5만원.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는다면 남일대 쪽이 낫다. 글 사진 사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3주차 만에 정상화 시동

    박근혜정부 출범 3주차 만에 정상화 시동

    ‘내각 공백’으로 수석비서관 중심의 비정상적인 체제로 운영되던 박근혜 정부가 출범 3주차 만에 ‘국정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10일 창조 경제와 고용률 70% 달성을 포함한 국정 현안 토론회를 시작으로 11일 오전 11시 30분 13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장 수여에 이어 오후 1시 30분 새 정부 출범 15일 만에 첫 국무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린다. 북한의 ‘핵 위협’과 무력 도발 엄포를 계기로 불완전하더라도 내각 중심의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한 여야 갈등이 아직도 남아 있어 박근혜 정부의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주 논란이 됐던 비서관 인선을 발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등에 대한 인선에도 속도를 낸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간 30분 동안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9명의 수석비서관과 기획비서관, 국정과제비서관, 대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 현안 토론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 비전과 국정 철학, 국정 목표, 140개의 국정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방향과 목표를 공유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론회에서는) 국정 과제와 핵심 추진 과제 등을 내일(11일) 새로 임명될 각부 장관을 포함해 행정부에 제공, 장관이 임명되는 대로 국정 수행에 차질 없이 임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또한 신임 장관들에게 부처별 100일 계획을 전달하고, 각 부처가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 때 세부 추진 계획을 보고하고 핵심 정책을 적극 홍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 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 경제, 맞춤형 고용 복지, 창의 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 기반 구축 등이다. 내각 구성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를 제외한 나머지 국무위원들이 이번 주 모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13명의 장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는 데 이어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는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행 대변인은 “당초 11일 임명장을 받게 될 장관은 12명이었지만 이동필 농림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11일 오전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 추가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상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총리 외에 15명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이 참석해야 한다. 김 대변인은 “내일(11일) 임명장을 받게 되는 13명의 장관 외에 아직 국무위원 신분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고흥길 특임 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현재 국무위원이 16명이므로 국무회의의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면서 “다만 11일 국무회의에는 신제윤 차관과 이용걸 차관이 대리 출석한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저축은행 사태때 1억8000만원 인출 논란

    저축은행 사태때 1억8000만원 인출 논란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내정자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돼 3일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이명박 정부 직제인 국무총리실장 자격으로 곧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다만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편승’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김 내정자는 내정된 지 하루 만에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소집, 국정 공백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지난해 2월 기획재정부 2차관으로 발탁되면서 ‘고졸 신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청계천 판잣집 등을 전전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밤에는 국제대 법학과 야간과정을 다니며 행정고시(26회)에 합격했다. 정무적 감각과 정책 기획력이 뛰어나면서도 ‘대통령에게도 직언할 줄 아는 관료’로 손꼽힌다. 지난해 3월 재산 신고 때는 5억 2200만원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예금 9억 1999만원 등 모두 16억 8122만원을 신고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더불어 ‘저축은행 재테크’가 두드러진다. 2010년 말 기준으로 김 내정자 1억 8133만원, 부인 1억 9190만원 등 총 3억 7323만원의 저축은행 예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11년 들어 김 내정자는 제일저축은행 예금 5000만원을 모두 인출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예금 중에서도 4870만원을 줄였다. 부인을 포함해 모두 1억 8610만원을 저축은행에서 뺐다. 당시는 잇단 영업 정지 조치로 저축은행 뱅크런 조짐이 나타나자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때였다. 제일저축은행은 2011년 9월 영업 정지 조치를 받았다. 뱅크런에 편승했다는 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만기가 돌아와 찾은 것일 뿐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중도 인출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부인 정우영(55)씨와 2남이 있다. 장남은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대학생인 차남은 징병검사를 한 차례 연기한 상태다. 김 내정자 자신은 고도근시 등의 사유로 1년 2개월 단기 복무했다. ▲충북 음성(56) ▲덕수상고, 국제대 법학과 ▲행시 26회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기획재정부 제2차관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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