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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류산업의 규제완화(사설)

    정부의 주류산업 규제완화는 행정규제의 획기적인 철폐를 의미한다. 정부가 92년까지 소주용 주정배정제도를 폐지하고 주류도매업자의 자기 도 소주 의무구입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주류제조면허제도를 완전개방키로 한 것은 한마디로 혁신적이고 시의에 부합되는 조치로 평가되어진다. 정부규제는 경제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성장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았으나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를 억제하고 그로 인해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정부규제의 완화 또는 철폐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규제의 완화를 정부 각 부처의 측면에서 보면 권한의 축소 내지는 부처 입지의 약화에 속한다. 그래서 해당부처는 자기 부서에 속해 있는 행정규제를 완화하는 데 미온적인 성향을 보여왔다고 하겠다. 한편으로 규제로 인해 보호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도 규제가 완화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겹겹이 쌓아왔고 그 중 대표적인사례의 하나가 정경유착이다. 이에 반해 규제완화에 따라 수혜를 받게 되는 계층은 분산되어 있어 이를 조직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압력은 미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제6공화국이 출범하면서 정치의 민주화와 함께 경제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왔고 정부 또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행정규제완화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이 위원회는 주류·정유·연탄·콩 관련식품·제분·의약품·화물자동차운송·정보통신분야·농약·배합사료 등 10개 산업에 대하여 신규로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판매지역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하는 작업에 들어갔던 것이다. 이러한 규제완화는 각 산업이나 기업의 자율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 필요할 뿐 아니라 우리 산업의 대외개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한 과제이다. 정부의 이번 주류산업 규제완화조치는 기득계층의 완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번 조치로 지방에 있는 주류업체가 경영위기에 직면하는 한편 대도시의 유명 주류메이커는 비대화하는 것을 비롯하여 유통상의 혼란 등 부작용도 예상되기는 한다. 그러므로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점진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시적인 충격과 부작용을 이유로 완화조치를 후퇴시켜서는 안 되고 정치권이나 업계의 압력 내지는 로비활동 또한 철저히 차단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 주류산업 규제완화조치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 조치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려면 이 산업 자체의 체질 개선과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 군소업계는 통·폐합을 통하여 대형화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품질 개선과 유통조직의 강화,그리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 등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비상경영체제로 조직을 개편,외국 주류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 “한반도에 「화해의 난류」 몰고왔다”/노대통령 방소결산

    ◎본사특파원 긴급 전화방담/“모스크바 선언은 획기적”… 통일의 디딤돌로/한·중수교 교섭 가속화… 북한 개방의 촉매역/재소한인들에 민족적 긍지 심은 것도 커다란 성과 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워싱턴=김호준특파원 도쿄=강수웅특파원 홍콩=우홍제특파원 사회=임춘웅(국제부장) ▲임춘웅=노태우 대통령의 방소 일정이 성공리에 끝났습니다. 노대통령의 소련 방문은 냉전체제의 가장 큰 희생국이랄 수 있는 한국 대통령이 한반도 분단의 「절반의 책임」국인 소련에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실로 역사적인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노대통령 스스로도 귀국인사에서 밝혔듯이 이번 방문이 한소 두나라의 안정적 발전과 특히 남북한의 정치 군사 대결완화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이번 방문을 결산하고 한소 두나라의 관계발전을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중국의 입장들을 한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방문에 앞서 현지 분위기등을 취재해온 모스크바 특파원이 그곳의 입장을 먼저 정리해 주시지요.○소 국민들 “환영” 일색 ▲김영만=소련 정부 언론 국민 모두가 한마디로 환영 일색이었습니다. 이곳 언론들은 특히 14일 발표된 모스크바 선언에 나타난 합의사항을 크게 평가했습니다. 모스크바선언이 한 소 두나라 관계를 다룬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냉전종식이 마침내 동북아에서도 이루어지기 시작한 증거라는 평가들입니다. 노보스티통신은 앞으로 양국간 경제유대 발전에 자극제가 될 것으로 이번 방문을 평가했고 경제분야에서의 중요한 협정들이 계속 체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호준=미국 정부는 이번 방문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정부와 언론 모두가 매우 제한적인 입장만 보이고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16일 모스크바발 기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는 노대통령의 회견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한 소간의 새 우호관계는 크렘린이 경제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념적 야심을 포기한 극적인 실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따라서 양국간에체결된 경제협정으로 위기에 처한 소련 경제에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할 길이 열렸으며 한국도 소련의 원자재 도입과 함께 이번 일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비공식 논평을 통해 노대통령의 방소가 『한 소 양국관계에서 역사적인 계기』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오랫동안 한 소 관계를 진작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방문을 일단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교적 담담한 편입니다. ▲임=이번 노대통령의 방소가 일본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일본의 입장도 관심거리입니다. ○“경제유대의 자극제” ▲강수웅=일본 정부는 『한 소 정상이 6일 샌프란시스코 회담에 이어 여러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주요 신문들도 16일 일제히 사설로 다루고 특히 한 소 공동선언이 아시아의 긴장완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유력지 아사히(조일)신문은 「긴장완화 재촉하는 한 소 접근」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한때 한국을 친미 괴뢰정권으로 몰아 붙였던 소련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대등한 입장에서 노대통령을 맞이한 것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지위를 높여온 한국의 존재를 인식치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니치(매일)신문도 사설을 통해 한 소 관계가 발전해 안정을 취하는 것은 아시아의 평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로 그런 의미에서 노대통령의 방소를 성공으로 평가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일본 외무성은 한 소 관계의 긴밀화가 북한을 국제사회에 참가시키는 큰 힘이 되는 것은 물론 남북대화의 계속과 일 북한간 회담의 추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울러 북한이 한 소 관계 강화를 강하게 의식,일 북한간 국교정상화 회담에 보다 접근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오는 1월 하순 본회담을 착수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우홍제=홍콩의 신문과 방송들은 15일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발표한 공동선언을 주요기사로 크게 보도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한국의 통일노력을 지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경의 중국 관영 언론들은 논평없이 사실보도만 하고 있습니다. ▲임=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최종목표는 역시 통일입니다. 정부도 북방외교의 명분 중 하나로 「모스크바와 북경을 거쳐 평양으로 간다」는 이른바 우회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역시 이번 노대통령의 방소가 한반도의 긴장완화,북한의 태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우리로서는 최대의 관심사항입니다. ○미­북한 교섭도 촉진 ▲김영=소련 외무부의 한 관리는 노대통령의 방소가 동북아 전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한반도문제 해결의 외부조건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한 소 두나라의 접근이 북한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지는 않는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관리는 실례로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이 있은 뒤 오히려남북 총리회담이 시작됐고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나섰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두 정상간의 만남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극히 자제가 됐지만 고르바초프가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이 재강조된 것은 북한에 대한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들입니다. ▲김호=한 소 관계의 급진전은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대 북한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시각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왔으나 한반도에 있어서 소련의 이니셔티브를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지금까지 13차례에 이르는 참사관급의 미 북한 접촉이 멀지않아 대사급으로 격상되고 관계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들입니다. 우리의 북방외교는 물론 미국과의 긴밀한 사전협의하에 수행되고 있으나 그 속도에 있어 미국의 예상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모스크바선언에 대해 미 국무부가 아직 공식논평을 내놓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어느 정도 미의 「불편한 심사」를 엿보게 하는것입니다. 아울러 한 소간에 막대한 규모의 경협이 진행될 때 미 의회나 언론 대중 일각에서 주한미군 철수나 한국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이 다시 강하게 제기될 소지가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강=일본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한 소의 급속한 접근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입장들입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남북대화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도 북한은 두 개의 한국이라는 현실을 직시,한쪽의 이익이 다른 쪽의 손실이라는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기 바란다』고 썼습니다. 아사히신문도 이번 방문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해 일 북한간 국교정상화 회담,한 중 국교수립 추진 가속화,나아가 일 소 관계진전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임=우리 북방정책의 마지막 과제로 이제 중국과의 수교만 남아 있는 셈입니다. 현재 무역대표부의 교환설치 단계에 있는 한 중 관계가 이번 노대통령의 방소로 공식관계 진입을 위한 발전적 계기를 맞게 됐다는 생각입니다. 중국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중국,침묵으로 일관 ▲우=이곳 외교소식통들은 노대통령의 방소를 지켜보는 중국 지도자들의 심경이 편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언론이 일체 논평을 내놓지 않고 중국 지도자들이 이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것입니다. 북경의 이러한 심기는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 소련에게 선수를 뺏겼다는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역대표부 설치문제를 놓고 북한을 의식해 머뭇거리던 중국이 지난 9월30일 한 소 수교 직후 오히려 먼저 교섭을 제의해 왔지 않습니까. 이곳 외교가에서는 『소련에 한발짝씩만 뒤처져 대한 관계를 정립해 가고 있는 것이 중국 정부의 입장』이기 때문에 한 중간의 본격적인 수교교섭이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김영=이번 노대통령의 방문으로 재소 한인들 사이에 민족적인 「뿌리」에 대한 긍지를 크게 높여 주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방문이 뿌리없이 이국에서 고생한 재소 한인들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리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실제로 노대통령의 방문을 전후해 소련 언론들은 재소 한인들의 이야기를 대형 특집으로 소개했습니다. ▲임=노대통령이 귀국하는 기내에서 남북한 문제에 관해 고르바초프와 회담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남쪽 단독으로 유엔가입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것 역시 다른 성과 못지 않은 이번 방문의 중요한 성과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노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항간의 우려대로 북한을 더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냉전을 실질적으로 종식시키고 통일로 가는 큰 디딤돌이 되기를 바랍니다.
  • 지미 카터/세계평화 조성자로 맹활약(특파원코너)

    ◎미 대통령 퇴임 이후의 발자취를 보면/에티오피아 내전·시리아문제 등 협상 중재/인권·빈민구제 등 16개난제 해결노력 계속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미 카터 전미국 대통령은 10년전 대통령 재선 실패의 상처를 씻고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미국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 주택건설에 앞장서다가 어느새 아프리카로 달려가 내전종식 협상을 중재하고 중미의 위험지역에서 선거 감시역을 담당하는 등 세계를 상대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백발과 눈가의 주름이 66세라는 나이를 감추지 못하게 하는 이 독실한 침례교 신도는 초헌법적 역할을 통해 훌륭한 전직 대통령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는 다루기 어려운 인류문제에 조용히,그리고 조직적 방법으로 달라붙어 레이건­부시 시대를 살아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전직 대통령의 새로운 행동규범을 보여주었고 미 민주당의 자유주의 유산에 자신의 족적을 다시 남겼다. 카터를 제외한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며 말년을 보내고 있다. 1980년 선거에서 카터를 패배시킨 로널드레이건은 전직 대통령의 「딱지」로 일본에서 2백만달러를 챙기는 탐욕성을 드러냈고 카터의 전임자인 제럴드 포드는 사기업 중역실에 이름을 걸어 놓고 연 1백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은 염치없게도(?) 원로 정치인으로서의 명망 회복을 노려 두번째 책을 펴냈다. 이들은 또 자신의 정치역정을 기리는데만 봉사할 기념도서관을 건립하면서 부자나 저명인사와 어울려 골프로 소일하고 있다. 물론 카터도 자신의 공식 기록물을 보관할 도서관을 건립중이다. 그러나 이 도서관은 역사물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다른 어느 전직 대통령의 기념도서관 보다 일찍 개관될 예정이다. 카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타적인 정치문제를 다룰 기구도 세웠다. 연 1천7백50만달러의 예산과 1백10명의 요원을 거느린 카터 센터가 그것이다. 지난 10년간 그는 기념도서관 및 카터센터 건립기금으로 1억5천만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조지아주 아틀랜타시에 소재한 카터센터는 인권·교육·빈자문제 및 중동·중남미·아프리카의지역분쟁 해결지원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아동 생명구출특별대책반,지구촌 2000년 국제협상망(INN) 자유선거정부 수뇌회의 등의 명칭을 가진 이 사업들은 카터로 하여금 선거정치의 제약을 받지 않는 대통령처럼 활동케 한다. 카터 일가는 이 센터내에 작은 아파트를 두고,한달에 닷새는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사저를 떠나 여기서 머문다. 플레인스 집엔 백악관,국무성 직통 보안전화가 가설돼 있어 카터는 부시 행정부와 비밀사항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레이건 시대와는 달리 최근 그는 부시 대통령 및 베이커 국무장관과 정기적인 접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가 조지아에 없을 때면 흔히 그는 각계의 헌금자가 마련해준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가 있다. 지난 봄 그는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3번째 여행에 나서 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 대통령을 만났다. 그후 그는 야세르 아라파트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을 만나 이스라엘을 화나게 했다. 작년에 그는 두차례 아프리카로 날아가 근 30년간 계속되고 있는 에티오피아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을 중재했다. 카터가 니카라과 좌익 정권의 다니엘 오르터가 대통령에게 선거결과에 승복하도록 설득했던 일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이에 앞서 그는 파나마에서 선거부정을 자행하는 마누엘 노리에가의 부하들에게 『너희들은 정직한 국민이냐,도둑이냐』라고 호통을 쳐 주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카터의 뒤에는 세계 각국의 인권을 감시하는 2명의 상근 참모가 있다. 카터는 이들로부터 한달에 한 두차례 브리핑을 받는다. 국제사면위나 휴먼 워치 등의 인권단체에 카터는 그들의 청원이 통하지 않는 난제를 풀어주는 「귀중한 무기」다. 카터와 그의 부인 로절린은 각국의 인권문제에 개인적으로 개입,매년 30∼40명의 구속자를 대신해 해당국 정부 수뇌에게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쓴다. 그결과 몇몇은 생명을 건졌고 수백명의 수감자가 조용히 풀려났다. 카터는 어려운 문제의 해결에 기꺼이 자기 개인의 위신을 걸고 덤벼든다. 하이티가 좋은 예다. 얼마전 거기서 그는 이 나라 최초의 공명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협상을 시도하면서 1주일을 보냈다. 카터는 선거가 실시될 수 있으며 유엔이 대규모 선거 감시단을 보낼 경우 극도로 부패된 이 나라에서도 공명선거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귀국했다. 그후 유엔은 카터가 말한대로 충분한 선거 감시단 파견기금을 마련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거나 하고 있는 분야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공백을 메우는 것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카터가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같은 국제분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이라는 광장이 마련돼 있지만 에티오피아 내전이나 레바논 내전,그리고 팔레스타인 문제와 같은 내부분쟁의 해결을 돕는 광장은 없다. 이 간격을 메우기 위해 카터는 아틀랜타에 국제협상망(INN)을 세웠다. 지금 INN은 전세계에 걸쳐 약 16개의 내전·혁명·기타 내부 갈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적대세력들간의 협상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카터가 전화기를 들어 수단의 반군지도자 존 기랑이나 에티오피아 국가수반 멩기스루를 찾으면 아무도 통화를 거부하지 않는다. 카터의 철저한 중립성 견지가 이들에게 「카터는 정직한 브로커」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카터에게 정치적 야망은 없다. 그의 가장 야심적인 목표는 「세계평화 조성자」로 봉사하는 것이다.
  • 노대통령 모스크바 출발성명 요지

    모스크바에서의 여정은 짧지만 그 의미와 성과는 대단히 큰 것이었습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명·발표한 한소 공동선언은 한반도에 냉전체제를 종식하여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화해와 협력의 새 질서를 이루어가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신사고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이 세계의 새로운 변화가 이 세계에서 분쟁과 대결을 불식하고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공동성명을 이룩할 새로운 질서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습니다. 한소 두 나라 관계의 발전과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반도에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적극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이번 방문은 86년간 단절된 두 나라간에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일 뿐만 아니라 광대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냉전의 낡은 질서가 종식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분단과 대립,전쟁의 엄청난 비극을 겪어온 한반도 남북의 7천만 한민족은 이제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방문 기간중 양국간에 무역협정,2중과세방지협정 및 과학기술협력협정이 체결되어 교류협력의 확고한 틀이 이루어졌습니다. 양국은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통상과 경제협력을 발전시킬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은 각종 소비재와 그것을 생산할 설비를 공급하고 합작투자로 기업과 공장을 한국과 소련에 설립하는 활동을 적극화할 것입니다. 건설과 개발에 경험과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은 자원의 공동개발과 도로·항만·공공시설과 주택의 건설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소련의 풍부한 자원과 첨단과학기술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한소 양국은 경제협력이 촉진될 수 있는 여건을 적극적으로 조성해나갈 것입니다. 한소 관계의 발전은 경제분야에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문화·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양국 국민의 이해와 우의를 심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나는 소련국민들이 페레스트로이카의 기치 아래 새로운 역사,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 있는 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을 실현하고 소련의 발전과 번영을 이룩할 소련국민의 위대한 선택이 반드시 성공할 것을 확신합니다. 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한국민의 우의를 직접 확인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 지자제법등 국회통과 법안내용

    ◎「광역단체」엔 정당의 선거운동을 인정/후보 호별방문 금지… 시장·상가는 허용 ▷지방의회 의원선거법 개정안◁ 선거원은 선거일 현재 20세 이상의 국민으로서 선거일 공고일 현재 당해 지방자치단체 구역내에 주민등록이 된 자로 한다. 피선거권은 선거권이 있는 자로서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90일 이상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주민등록이 된 25세 이상인 자로 한다. 시 도 의회 의원정수는 구·시·군마다 3인으로 하고 하나의 구·시·군이 2개 이상의 국회의원 선거구로 돼 있는 경우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3인으로 하되 인구가 30만명을 초과하는 지역은 매 20만마다 1인을 추가하도록 하며,인구 7만미만의 지역은 2인으로 한다. 단 정수하한을 직할시는 23인,제주도는 17인으로 한다. 구·시·군의회 의원정수는 읍·면·동마다 1인으로 하되 인구 2만초과시에는 매 2만마다 1인을 추가한다. 단 정수하한을 7인,상한을 45인으로 한다. 시 도 의회 의원선거구는 구·시·군을 분할하여 1선거구당 1인을 선출토록 하고 구·시·군의회 의원선거구는 읍·면·동을 단위로 1선거구당 1인 선출을 원칙으로 하되 인구가 과다한 읍·면·동은 2인이상 선출할 수 있다. 시 도 의회 의원선거에는 정당추천을 허용하되 구·시·군의회 의원선거에는 정당추천제를 배제한다. 기탁금 귀속사유를 완화하여 종전 후보자의 득표수가 당해 선거구의 유효투표 총수를 의원정수에 1을 더한 수로 나눈 수를 초과하지 못하는 경우에서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 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의 5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 경우로 한다. 시 도 의회 의원선거에는 정당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선거운동 방법으로는 선전벽보·선거공보·합동연설회·소형 인쇄물·현수막을 허용한다. 호별방문 금지를 일부 현실화 하여 관혼상제 의식 장소와 시장·백화점·상가·역광장 등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의 방문을 허용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법안◁ 선거권은 선거일 현재 20세 이상의 국민으로서 선거일 공고와 현재 당해 자치단체 구역내에 주민등록이 된 자로 한다. 피선거권은 선거권이 있는 자로서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90일이상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주민등록이 된자로서 시 도 지사 후보자는 35세 이상,구·시·군의 장 후보자는 30세 이상으로 한다. 시 도지사 선거에는 정당추천을 허용하되 구·시·군의 장선거에는 정당추천제를 배제한다. 후보자가 등록할 때에는 일정의 기탁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고 일정비율의 득표수를 얻지 못할 때는 선거공영비를 공제한 잔여금액은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도록 한다. 시 도지사 선거에는 정당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한다. 선거운동은 시 도지사 선거의 경우도 선거벽보,선거공보,합동연설회,소형인쇄물,현수막,방송연설,경력방송 및 신문광고의 방법을 이용토록 하고 구·시·군의 장선거의 경우는 선전벽보,선전공보,합동연설회,소형인쇄물 및 현수막 등의 방법을 이용토록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은 주민등록이 돼 있는 구·시·군의 지역내에서 선거 사무원이 될 수 있으며 선거운동 기간중에는 각종 집회를 금지하되 정당활동은 허용한다. 시 도지사 선거의 무소속 후보자와 구·시·군의 장후보자는선전벽보,선거공보,소형인쇄물 및 현수막 등에 특정정당에 소속하거나 특정정당의 지지·추천 등에 관한 내용을 표지할 수 없다. 선거일 공고는 임기만료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는 대통령이 공고하고 보궐선거 및 새로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고토록 한다. 선거쟁송은 시 도지사 선거의 경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거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고 구·시·군의 장선거의 경우는 시 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거쳐 관할 고등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광역단체선거와 기초단체선거가 동시에 실시될 것에 대비,동시 선거에 관한 특례를 둔다. ▷한국가스공사법중 개정 법률안◁ 한국가스공사가 가스사업 실시계획에 대하여 동자부장관의 승인을 얻을 경우에는 토지수용법등 19개 관련 법률에 의한 인·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한다. 실시계획에 의한 가스사업 구역안에서 관계행정기관의 장이 도로·철도·건축물 신증축·토지의 형질변경 등에 관한 허가,기타 처분을 하고자 할 때는 동자부장관과 협의토록 한다. ▷호적법중 개정 법률안◁ 서양자·사후양자·유언양자·태아 호주상속 및 강제분가에 관한 민법의 규정이 삭제됨에 따라 그에 관련한 신고규정을 폐지. 혼인 해소된 처는 친가복적 또는 일가창립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에 관한 신고절차 마련. 자의 이름에 사용할 한자의 범위를 제한하여 인명용 한자의 범위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하고 제한의 구체적 내용은 대법원 규칙으로 정하도록 한다. 출생신고서에는 의사·조산사 기타 분만에 관여한 자가 작성한 출생증명서를 첨부함을 원칙으로 한다. 입양 또는 혼인의 신고장소에 대한 제한을 폐지함. 호적 과태료를 사안에 따라 2만원 또는 4만원에서 5만원 또는 10만원으로 인상. ▷석유사업법중 개정 법률안◁ 석유정제 시설을 증설하거나 개조하고자 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던 것을 석유소비 증가와 소비구조 고급화 추세에 대응키 위해 신고하도록 완화한다. 석유정제업자에게만 석유비축을 하도록 하던 것을 석유수급의 안정을 기하기 위하여 석유 수입업자 및 석유판매업자에게도 석유비축을 허용함. 국제유가의 차이로 석유수입업자가 취득한 차등이윤에 대해서도 석유사업기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석탄산업법중 개정 법률안◁ 석탄산업 조성사업비에서 탄광지역 진흥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한다.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시·도지사는 탄광지역 진흥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년 예산에 계상하여 지원토록 한다. ▷범죄피해자 구조법중 개정 법률안◁ 범죄척결에 국민이 안심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범죄수사 또는 형사재판 절차에 있어서 고소·고발이나 증언을 하였다는 이유로 보복범죄를 당한 경우 그 피해의 구조요건을 일반 범죄의 피해구조 요건보다 완화하여 가해자의 불명 또는 무자력·피해자의 생계곤란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피해 구조금을 지급한다.
  • 노대통령 내외신 기자회견 연설 요지

    ◎“「모스크바선언」은 화해시대의 장전”/소비재 합작공장 적극추진/한반도 통일에 소 역할 기대 나의 소련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나는 그 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짧은 일정의 방문이었으나 그것은 역사적이며 두 나라 국민에게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안겨주는 큰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계의 고무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한국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은 아시아·태평양과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더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었으리라고 믿습니다. 한국의 국가원수가 역사상 처음 소련을 방문하고 크렘린에서 한소정상회담을 갖는 현실 자체가 놀라운 변화인 것입니다. 어제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명·발표한 공동선언은 한소 두 나라 간에,그리고 한반도와 광대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장전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과 소련이 오랜 냉전시대를 종식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음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한소 양국간에는 86년간의 단절이 있었습니다.그것은 식민세력의 침략과 냉전의 대결 때문이었습니다. 냉전체제는 나라와 나라,국민과 국민을 갈라 반목을 증폭시켰습니다. 한소 수교와 나의 모스크바방문은 우리 두 나라가 지난 시대 서로를 갈라온 벽을 허물고 자유·번영·평화·인류보편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가는 동반자로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일이었습니다. 한소 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한반도의 냉전적 대결 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겨레에 대결과 불안의 시대가 가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나는 어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매우 진지하고 유익한 회담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이 세계의 냉전체제 지양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몰타 미소정상회담과 최근 파리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이룬 평화와 협력의 질서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도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한소 관계발전과 모스크바 한소정상회담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이세계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역사의 물결이 가져다 준 필연적 귀결입니다. 그것은 냉전의 대결을 불식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구해온 나의 북방정책과 이 세계에 획기적인 변혁을 이끌어 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가 합치한 데서 맺어지고 있는 결실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도 이러한 공동의 철학이 그 바탕을 이루었습니다. 한국과 소련은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며 그 결과는 현실의 변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과 같이 상호연계된 세계에서 한반도문제는 동북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에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는 소련이 우리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과 똑같이 북한과의 기존 우호관계도 발전시켜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도 북한을 우리와 대결·경쟁하는 상대가 아니라 한 민족으로서 함께 발전해나가는 동반자의 관계를 이루어나가려 합니다. 한소 두 나라는 지난 시대의 불행과 어두움을 씻고 선린우호의 밝은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무한한 협력의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양국의 경제구조는 상호 보완적이어서 교역과 경제협력관계의 확대는 두 나라 모두의 번영에 기여할 것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소간의 실질적인 관계가 급속히 증진되고 있는 데 만족했습니다. 4년전 1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양국간의 교역은 올해 10억달러에 이를 것입니다. 막혀 있던 양국 국민간의 인적 교류도 올들어 11월까지 1만2천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 시발에 불과한 것입니다. 나의 모스크바방문중 양국간에 무역·과학기술협력협정 등이 체결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제 두 나라간에 교역·협력관계를 본격적으로 발전시킬 확고한 틀이 이루어졌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나는 통상과 경제협력관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합의했으며 그 앞날에 관해 낙관했습니다.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각종 소비재를 공급하고 또 이러한 소비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합작투자를 통해 소련에 설립하는 데 장기신용을 공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소련이 갖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을 상용화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소련과의 협력추진에 적극적이며 각종 협력사업이 가시화됨에 따라 소련국민은 한국이 소련의 개혁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양국간의 교류협력관계 발전은 비단 경제분야에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문화·학술·체육 등 모든 분야에 걸칠 것입니다. 새로 열린 선린우호의 가교를 따라 두 나라 국민의 이해와 우정은 깊어갈 것입니다. 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소련이 이루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 높은 찬사와 지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위대한 소련국민이 그 과정상의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페레스트로이카의 승리를 성취하여 민주주의와 번영의 풍요한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을 믿습니다.
  • 노대통령 모스크바대학 연설 요지

    ◎냉전의 벽을 넘어,평화와 번영을 향하여/“한·소,불행한 과거 씻고 역사의 새 장 열 때” 나는 이 대학이 세계에 낡은 냉전체제를 종식시키고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새로운 물결을 일게 한 페레스트로이카의 기수였음을 생각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로구노프 총장과 트로핀 부총장 그리고 교수 여러분과 이 대학이 새로운 사고를 이끌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많은 개혁의 지도자들이 이 대학으로부터 배출되었습니다. 수많은 위대한 사람들의 예지와 영감이 숨쉬는 이 대학은 이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의 진보를 이끌고 인류사를 풍요롭게한 지성의 요람입니다. 이 대학이 낳은 문호 곤차로프는 러시아인으로서 첫 한국견문록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그가 한국인의 특성을 이야기하는 속에서 오늘의 만남을 예견한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1854년 푸차친 제독을 수행하여 러시아인으로 처음 한국땅을 밟았던 그는 길에 깊이 패인 수레바퀴 자국들을 보고 한국인이 근면하고 생활력이 강한 것을 알았으며 신기하게도 가난한 사람까지 시를쓸만큼 학식이 있었다고 썼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인들은 그들에게 질문을 했을 때 진실을 말한다. 그들은 그 어느 것도 기탄없이 이야기한다…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 사람이라면 이런 일은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한국인들은 유럽에 무난하고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한국이 이룬 급속한 발전의 원동력은 바로 그가 지적한 우리 국민의 높은 교육수준과 근면성,그리고 개방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한 한국인의 특성이 본격적으로 발휘되기까지는 한 세기를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 한 세기동안 우리 민족은 강대세력의 침략과 냉전의 대결속에서 험난한 수난의 역정을 걸었습니다. 냉전은 1950년 한반도에서 전쟁으로 폭발했습니다. 3년 넘게 지속된 이 전쟁에서 모든 것이 폐허화되고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고 피를 흘렸습니다. 1960년대 초 한국이 경제 사회개발을 시작했을 때 자원·자본·기술… 우리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여기에서 일어섰습니다. 국민의 가슴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불을 지펴 모두가 국가건설에 나섰습니다. 그로부터 26년 뒤 서울에서 「인류화합의 큰 축제」가 열렸습니다. 30년 전 아무것도 만들지 못하던 낙후된 농업국가가 세계 12위의 무역국가로 탈바꿈했습니다. 한국은 이제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1백40년 전 문호 곤차로프가 한국인이 학식이 있다고 한 것은 우리의 오랜 교육전통을 말합니다. 한국의 가난한 농민들은 전쟁을 치른 어려움 속에서도 농토와 소까지 팔아 자녀를 대학에 보냈습니다. 가난의 세월을 그들의 세대에서 끝내겠다는 국민적 의지의 한 단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대학은 여러분의 대학과 같이 진리와 학문,과학기술과 시대의 흐름… 모든 면에서 가장 앞서가려 합니다. 소련에 대한 관심과 연구도 그 좋은 예입니다. 한국의 대학은 이처럼 다양성을 꽃피우나 국가발전의 힘을 녹여내는 용광로가 되어왔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한국의 오늘은 자질이 우수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국민들의 힘으로 이루어졌습니다.교수,학생여러분. 한국은 본격적인 개발계획을 추진해온 지난 28년간 연평균 8.6%의 빠른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한국의 고도성장은 창의력 높고 부지런한 우리 국민의 노력이 정부의 효율적인 개발정책과 조화를 이루어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성공적인 개발로 2차대전 이후 외채를 줄여나간 유일한 개발도상국입니다. 한국은 아직 선진국도 아니며 강대한 나라도 아닙니다. 우리가 이루려는 목표가 성취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도 많은 어려움과 도전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기안에 국민소득 1만5천달러 수준의 번영하는 선진국이 되는 소망을 이루려하고 있습니다.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어려움과 도전을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장래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비관적인 이야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결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우리나라보다 2백배가 넘는 광대한 국토와 여기에 무한한 자원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달과 우주를 정복하는 첨단의 과학기술과 세계 초강대국의하나가 된 국력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페레스트로이카를 승리로 이끌 모든 것을 갖고 있습니다. 소련은 지난 10월말 경제개혁안을 채택하여 시장경제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나는 우리의 개발경험에 비추어 이와 같은 개혁이 소련경제의 밝은 앞날을 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새로운 친구인 한국은 소련의 개혁을 지지하고 성원할 것입니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은 소련을 자유와 번영의 길로 이끌 뿐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인류사회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야 뽀옴뉴 추우드노예 므그노 베니예 뻬레 더 므노이 야비일라시 뜨이 (나는 기적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은 우리 두 나라의 새로운 만남을 시인 푸슈킨이 노래한 「기적의 순간」처럼 경이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 소 관계의 정상화는 우리 겨레에게 그토록 큰 고통과 비극을 가져다 준 냉전체제의 종막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전쟁과 분단의 땅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재촉할 것입니다. 우리 두 나라간에는 지난 시대 86년간의 단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식민세력의 침략과 냉전체제의 대결 때문이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날 즈음 미·소 두 나라는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른 북위 38도를 따라 선을 그었습니다. 이 선이 남북의 우리 동포와 한·소 두 나라 국민 모두를 서로 가르는 냉전의 높은 벽으로 굳어졌습니다. 스탈린시대 나라를 불바다로 만든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1983년에는 소련 공군기에 의해 우리 민간여객기가 피격을 당했습니다. 한·소 양국은 어두웠던 지난날이 불행을 씻고 이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합니다. 한·소간의 새로운 시대는 모든 나라,모든 국민이 화해와 협력으로 평화로운 세계를 이루려는 우리의 북방정책과 페레스트로이카가 합치하는 공동의 철학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만나며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평화와 번영… 인류가 가진 공동의 이상을 다함께 실현해 나갈 수 있다는 신뢰와 신념을 가집니다. 한·소 두 나라간에 선린우호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일은 부자연하고 비정상적인 과거를 청산하고 이성이 지배하는 역사,인간성을 회복하는 역사,현실을 현실로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함께 실현하는 새로운 역사의 창조를 뜻하는 것입니다. 오늘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갖고 두 나라가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갈 것을 밝혔습니다. 이것은 몰타 미 소 정상회담으로부터 「한 지붕속의 유럽(European Common House)」을 이룬 평화의 새 질서가 유라시아대륙의 동쪽으로 미쳐오고 있음을 말하는 의미깊은 진전입니다. 한국은 이제 이 지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았습니다. 한반도문제의 해결방향은 분명합니다. 현실을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남북한이 교류협력하는 관계를 이루면 같은 민족간의 화해는 빠른 속도로 진전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과 경쟁·대결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동반자의 관계를 이룩해 나가려 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고립을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소련이 우리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는것과 똑같이 북한과 기존의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랍니다. 북한은 그들의 오랜 폐쇄노선으로부터 나와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관계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 세계에 넘치는 개방과 개혁의 물결을 북한만이 거스를 수 없습니다. 이 새로운 질서에 참여하는 것은 북한이 그들의 발전을 위해서도 해야 할 일입니다. 특히 양국의 경제구조는 상호 보완적이어서 교역과 경제협력관계는 크게 확대될 것입니다. 한국 경제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많은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소련의 선진과학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소련의 앞선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류협력의 증진은 비단 경제분야에 그치지 않고 모든 분야에 걸쳐 우리 모두에게 결실과 보람을 안겨줄 것입니다. 나는 양국의 대학이 적극적인 교류를 추진해 나가고 있는 것을 반갑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학문을 향상할 뿐 아니라 학자와 젊은 세대간의 이해와 우의를 증진하여 우리 모두의 더 밝은 내일을 약속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특히 모스크바대학을 중심으로 소련 학계가 한국에 관해 어느 나라보다 깊고 광범한 연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것을 마음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더욱 평화롭고 번영된 세계를 향하여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저 밝은 21세기를 향하여 손잡고 나가는 동반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스끄바,베치나야 찌베 슬라바(모스크바여,영광이 영원하여라)! 발쇼예 쓰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
  • 한·소정상회담 계기/양국 경협 토대 마련/주한 소 대사 논평

    【내외】 올레그 소콜로프 초대 주한 소련 대사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 및 한소정상회담이 양국관계를 『건설적이고 활발한 궤도에 올려세울 훌륭한 자극으로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서울 주재 대사로 임명된 직후인 5일 모스크바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방소 기간중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한소정상회담을 갖고 한소간 쌍무관계문제,동북아지역 정세문제 및 세계적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많은 경제 조약들이 체결되어 경제분야에서의 협조의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술혁신만이「수출파고」넘는 길/안충영 중앙대교수·경제학(서울시론)

    ◎모든 경제분야서 자동화 서둘러야 한해가 저물어 가면서 우리경제는 무역적자의 구조화에 이어 고물가·고임금의 징후를 더욱 뚜렷이 띠어 가고 있다. 지난 10월중 무역적자는 7억3천7백만달러를 나타내 8년만에 최대규모가 되었다. 작년 10월에 비교하여 수출은 경상달러로 따져 0.3%나 감소한 반면에 수입은 기름값 상승과 내수용 수입의 급증으로 15%나 늘어났다. 11월에 들어서도 무역적자는 또다시 기록을 경신하여 무려 1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고 있다. 이제 우리는 최근 수년간 무역 흑자를 보여오던 미국시장에서도 적자로 돌아서게 되었다. 지난 25년여동안 연평균 18%에 가까이 늘어나던 수출신화가 깨어지고 성장의 잠재력이 뿌리째 무너지고 있다. 작년에 제자리걸음을 하던 수출이 올해에는 마이너스 신장으로 뒷걸음질 친다는 사실은 참으로 충격적이지 아닐 수 없다. 한편 10월중 수입의 내역을 보면 수출용 원자재 및 부품수입은 0.9%나 감소한 반면에 먹고,입고,기타 사치성의 내수용 수입이 17.7%나 올랐다. 무역수지가 균형을이루는 것으로 경제운용계획을 짰던 연초 계획은 완전히 빗나가 연간으로는 40억달러 가까이 적자가 예상된다. 문제는 우리 경제에 대한 지금의 황색경보가 내년에 이르러서는 적색으로 바뀌면서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는데 있다. 유가상승으로 수입액은 늘어나고 물가는 두자리 수로 자극하는데 제조업의 합리화 투자부진으로 수출은 더욱 어렵게 될 전망이다. 무역적자는 내년에 1백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무역협회의 예상에서 우리 경제의 위기를 바로 인식해야 된다. 올해 우리경제가 9%에 가까운 성장을 한다지만 무역적자와 두자리수에 치달은 물가로는 거품경제에 불과하다. 고물가 때문에 명목임금은 오르게 마련이다. 대외지향경제가 건설과 내수산업으로 버텨 갈 때 공기가 서서히 빠지는 타이어를 끼고 달리는 자동차처럼 멀지않아 주저앉고 만다. 세계경제는 국경의 장벽이 없어지고 더 좋고 더 값싼 상품이 세계의 도처로 흘러갈 수 있는 글로벌화 양상이 하루가 다르게 일어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가 설령 연내에 결말을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각종 서비스 산업과 농산물의 단계적 개방이라는 세계적 조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 국내시장의 개방을 회피함으로써 우리의 살길을 찾는다는 소극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국내시장을 열면서 정공법으로 대응,우리의 살길을 찾아가는 체제정비를 빨리 서둘러야 한다. 88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6백53달러를 기록하여 싱가포르 6백44달러,대만의 6백43달러,홍콩의 5백67달러를 앞서게 되었다. 지난 2년동안 임금인상률은 노동생산의 두배 가까이 오르면서 그나마도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는 소리가 들려오니 한국상품의 대외경쟁력이 생길 리가 없다. 품질의 개선도 없이 비싸진 한국상품이 해외에서 팔릴 까닭이 없다. 일본의 전자제품은 이제 한달이 멀다하고 새로운 성능의 제품이 시장에 나온다. 일본의 VTR과 휴대용 컴퓨터는 변화무쌍하리만큼 경박단소화의 경향을 띠고 가지만 화질은 더욱 좋아져 간다. 종전의 보통 휴대용 카메라도 일본의 제품은 부단한 품질개선을 이룩하여 망원렌즈가 자동으로 작동되고 촬영이 다 끝난필름은 자동적으로 역회전이 되어 뚜껑만 열면 저절로 필름이 밖으로 튀어 나온다. 그렇게 편리하고 성능이 좋은 제품으로 일본은 세계의 고객을 매료시키고 사로잡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마디로 모든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새로운 물건을 더욱 값싸게 만들어 내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이제 전방위 기술 드라이브에서 승부처를 찾아야 한다. 기업경영·금융제도·예산배정·인력개발·조세제도 등 모든 제도와 경제운용의 초점을 기술혁신과 개발에 맞추어 가는 수 밖에 없다. 인건비가 비싸고 사람을 구하기 힘들면 생산방식을 자동화로 바꾸어야 한다. 다양한 제품,새로운 디자인,소비자의 새로운 기호를 즉시 생산라인에 반영하는 정보화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부머랭효과를 빌미로 일본이 우리에게 기술이전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하면 우리 스스로 개발할 채비를 갖추거나 국제적 공동연구로 기술이전기피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금융전산화로 자동자금이체를 하고 있는 선진국의 은행들은 금융혁명을 이룩하고있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그 외국은행들이 지금 우리 눈 앞에서 국내은행보다 더 빨리 국내고객을 끌어들이고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기초과학을 광역화하고 심화시킬 고급두뇌를 양산하는 일과 열처리·금형·표면처리 등의 기능인력이 부족하면 실업전문대학을 신·증설하고 사회적 예우를 확장하여 구인난속의 구직난이라는 부문간 불균형을 시정하여야 한다. 오늘날의 기술혁신의 개념은 이제 특수공정이나 특별제품에만 해당하는 국소적 개념이 아니라 전방위 총체적 개념이다. 생산을 떠 받치는 수송·금융·보험·광고·환경에서 자동화·정보화·무공해화가 일어남을 말한다. 전방위 기술 드라이브는 이제 「과학하는 마음」이 온 국민의 가슴속에 일어날 때 가능하다. 「과학하는 마음」은 불로소득을 쫓아 헤매는 한탕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남을 속이는 사기와 적당주의와도 본질적으로 다르다. 정치인·기업인·근로자·소비자 모두가 과학하는 심성의 밭에서 합리화·능률화·개성화·민주화를 일구어 갈때만이 거품경제로치닫는 우리경제를 정상의 궤도위에 되돌려 놓을 것이다. 90년의 세모에서 1991년을 전방위 기술 드라이브의 원년으로 만드는 발상의 대 전환을 우리 모두가 냉철히 해야 한다.
  • 정상대좌가 닦을 시베리아에의 길(한·소 새 지평:3)

    ◎「투자안전판」 마련,경협여건 정지/이중과세방지협정등 공식체결 기대/「결제불안」 씻어 합작사업 추진 뒷받침 노태우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경제분야에서 한소 양국간의 협력여건을 크게 개선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9월말 한소 수교 이후 양측은 경협 확대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나 투자보장협정 등 경협관련협정이 공식체결되지 않음에 따라 이 문제가 한소간 경협 확대의 장애요인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와 이어 내년초에 한국에서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제2차 한소경제회담 개최 등을 계기로 경협관련협정의 체결이 목전에 다가왔다. 현재 우리가 소련측과 체결을 추진중인 경제관련협정은 투자보장협정과 2중과세방지협정을 비롯,무역·항공·과학기술·어업협정 등 6개이다. 이들은 모두 정부간 협정으로 이 가운데 2중과세방지협정과 무역·항공·과학기술협정은 가서명 또는 잠정합의된 상태이며 투자보장협정과 어업협정은 실무협의 단계에 있다. 이들 6개 협정 가운데 우리 기업의 대소 투자진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투자보장협정 등 2∼3개의 협정은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 기간중에 공식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소간의 경제협력은 크게 보아 ▲교역 ▲투자 및 자원개발 ▲과학기술협력 등 3개 분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교역분야에서 소련은 3억의 인구를 보유,우리나라 상품의 수출시장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미국·일본·EC 국가 등 서방 선진국의 시장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소련시장은 「뉴 프론티어」로서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소련의 대외 지불능력이 악화돼 있기 때문에 소련의 수입대금결제 지연에 대비,신용장거래와 구상무역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무신용장거래는 신용도가 확실한 경우로 제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소련이 직면하고 있는 소비재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1차 방소경제회담에서 우리측에 요청해온 40개 품목 가운데 우리의 공급능력이 충분한 생필품과 TV 등 가전제품 등을중심으로 수출부진 타개차원에서 소련시장을 적극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투자 및 자원개발은 한소경협의 확대와 관련해 우리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다. 현재까지 국내기업의 대소 투자실적은 이미 조업중인 것이 (주)진도와 모스크바 모피가공공장 1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대·삼성·롯데·럭키금성·대우·삼환기업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20여 건에 이르고 있어 내년부터는 합작투자와 자원의 공동개발 분야에서의 양국간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업체 가운데 대소 투자진출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대이다. 현대그룹은 주로 한소 합작투자에 의한 시베리아지역 자원 공동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연해주 스베틀라야지역 산림개발사업이 착수단계에 있고 연해주의 파르티잔스크와 시베리아의 옐긴스크 등 2곳의 석탄개발사업,사할린과 야쿠츠크의 가스개발사업 등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삼성과 롯데가 호텔·백화점 분야의 합작진출을 협의하고 있고 럭키금성·대우는 가전제품 공장설립을,삼환기업은 사할린 원목개발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소련의 국내 정치불안 경제제도 미비 등에 따르는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규모 투자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대규모 투자는 서방기업과의 공동진출을 권장하고 있다. 또 외환부족으로 과실송금이 어려운 점을 감안,내수산업 투자 때에는 완제품으로 구상받거나 자원개발투자와 연계,자원으로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소간의 과학기술협력사업도 장래가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소련은 우수한 기초기술과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산업화하지 못하고 있다. 서방 선진국들의 기술보호주의 강화로 선진·고급기술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소련은 좋은 협력상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월 소련측이 제시한 8백여 종의 신기술과 14개 기초과학연구프로젝트에 대해 산하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세부 내용을 검토중이며 이 가운데 협력유망 분야에 대해서는 기술이전 또는 도입을 추진하고 기술별 특성에 따라공동연구나 합작투자의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소련특수」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소련이 우리와의 장기적인 경제협력의 대상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련은 아직도 국내정치와 경제분야에서 많은 불확실 요인을 안고 있는 「미완성의 시장」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소련에서는 연방과 각 공화국간의 위상,각종 법령,정부조직 등 우리와의 경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련제도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을 우리의 신뢰할 수 있는 경협파트너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현재 소련에서 진행중인 페레스트로이카의 결과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우리 기업의 과당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정장치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 한국 외환통제 계속/금융시장에 정부 간여… 자율화 역행

    ◎미 재무부,의회보고서 【워싱턴 연합】 미 재무부는 3일 한국이 직접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으나 외환 및 자본통제를 계속하고 있으며 지난 6개월동안 정부가 무역 및 금융시장에 간여함으로써 자율화에 역행할 위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보낸 국제경제 및 환율정책보고서에서 『한국은 외환 및 자본통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이 시점에서 직접 원화를 조작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으나 이처럼 통제가 존재하고 있고 이를 강력하게 시행함으로써 직접적인 조작이 없다는 주장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정권 때와 비교할 때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현재 시행중인 기본적인 외환제도는 진정한 시장경제제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난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3월 새 환율제도가 도입된 직후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한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날 발표에서 최근의 금융정책회의에서 양국간 환율 및 자본통제문제를 다루었으나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번보고서가 지난달 찰스 달라라 국제담당차관보의 방한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만연한 외환 및 자본통제는 계속해서 외환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기능을 제약하고 무역과 투자를 왜곡시킴으로써 우려를 증대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더욱이 지난 6개월동안 정부가 무역 및 금융시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분야에 간여함으로써 자율화에 역행하고 조정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 「젖먹이는 일」·「업어주는 일」/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눈먼 노곡예사가 영특한 어린 아들손에 이끌려 공원을 산책한다. 배우이기도 했던 장님 아버지는 그 풍부한 지식을 이야기꾼다운 화술로 조용조용 이야기하고,가난하지만 맑고 빛나는 소년은 아버지의 신비한 이야기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한다. 그때의 감동적인 경험은 소년의 마음깊은 곳에 우물을 파고,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고 중년이 되어가는 동안 맑은 심성의 생명수를 공급했을 것이다. 조용한 목소리로 타협에 능한 정치인이 되어 노대국의 젊은 총리가 된 영국의 메이저 신임총리의 일화중에서 그 장님아버지 이야기는 아름답고 희망적이다. 전에,주변에서 뵐 수 있었던 한분이 있었다. 그분은 아냇감을,종교가 무엇이어도 좋으니 바르고 깊은 신앙심을 지닌 여성에게서 찾고 있었다. 그가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은,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일 때에는 모체가 지닌 모든 숭고한 정신도 함께 전달된다고 믿는 신념때문이라고 했다. 가난한 장님아버지와 나눈 조용조용한 대화가,도도한 대영제국의 금세기 최연소 총리를 만드는데 기여도 하는데 어머니 젖가슴에서 솟는 모유에 모체의 신앙심이 따라 흐르리라는 신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모유와 조제분유를 놓고 소비자단체와 우유회사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 시비가 주로 엄마젖과 조제분유의 성분을 놓고 우수성을 따지기에만 치열한 것 같아 부당스러워 보인다. 엄마젖이란 단순한 아기의 신체적 양식만이 아니다. 젖먹이를 두고 외출한 엄마는 아기배고플 시간이 되면 젖가슴에 뻐근한 고통을 느낀다. 『에미가 돼서 애기 배곯려 놓고 어디로 돌아다니느냐』고 혼을 내는 어떤 섭리의 나무람 같은 고통이다. 배고플 시간이 아니라도 비슷한 또래의 아기가 우는 소리만 들려도 엄마의 젖가슴은 의식을 앞질러 반응한다. 어머니의 이성을 당황하게 만들어,걷는 발걸음이 여기놓이고 저기놓여 허겁지겁 하게 만드는 대단히 강렬한 반응이다. 이 신비한 모체의 소산인 엄마젖을 어떻게 짐승젖을 가공한 것과 비기겠는가. 요즘 아이들이 자꾸만 잘못되고 세상이 이상해져가는 것을 『…사람젖 대신 짐승젖을 먹이니까 그렇다』고 지적한 한 원로문인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건 좀 지나치기는 해도 아주 의미없는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젖을 문 아기가 까만 눈망울을 들어 엄마와 눈맞추며 보내는 신뢰와 사랑의 원형같은 눈길은 그런 자세로 아기를 품어본 어머니만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이다. 이 은총의 경험이 아기에게도 심성 깊숙히 마르지 않는 샘을 만들 것이다. 이런 본질은 젖혀두고 성분만 따져가며 견주는 일은 또하나의 우유상업주의의 음모에 휘말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한데도 이제 아기에게 젖을 물리려는 엄마는 거의거의 사라져 간다. 말도 제대로 익히기 전부터 혈안이 되어 유사과외를 시키려고 안달을 떠는 「교육열」은 강하지만 풍부한 정서적 자양의 광맥인 엄마젖을 수유하는 것에는 의연히 외면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젖먹이는 일」만이 아니다. 요즈음 아기들은 엄마 등에 「업혀보는 일」도 점점 경험 못한다. 간단하고 깜찍하게 만든 멜빵식 띠에 얹혀서 엄마의 앞쪽에 안겨 길을 걷는 외출때의 아기 운반수단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멋쟁이 젊은 엄마에겐 그 모습이 더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그런데 최근에 알려진 한 연구에 의하면 이렇게 엄마의 걷는 방향과 반대되는 시선을 한채 매달려다니는 아기들은 걷는동안 심한 멀미를 한다고 한다. 그 시기의 아기가 멀미를 하는 경험은 성장기의 정서에 불안증세로 영향하게 된다는 것이 그 연구자의 주장이다. 캥거루도 어미주머니에서 달릴때는 어미가 가는 방향으로 안겨있고 원숭이도 달릴 때에는 어미가 달리는 방향으로 새끼를 향하게 해서 안고 뛴다는 것이다. 아기를 등에 업으면 엄마는 그 순간부터 용사처럼 늠름해진다. 누비포대기를 두르고 그 위에 또 한번 띠를 두른 뒤에 가벼운 신발로 길에 나서면 용기와 각오가 적전한 전사처럼 단단해진다. 뒷짐으로 받친 손바닥으로 전해오는 아기의 따뜻한 엉덩이 체온은,가장 확실한 희열이고 삶의 의욕이기도 하다. 그 체온 하나만으로도 엄마의 인생을 몽땅 바칠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거듭 거듭 실감할 수가 있는 것이다. 밤사이에 아기가 신열이라도 나고,가래를 그렁거리며 꽁꽁 앓기라도 하면,뜬눈으로 지새운 엄마는 새벽빛이훤해질 때부터 무조건 아기를 들쳐업고 대문을 박차고 나선다. 등으로 전해오는 열덩어리 같은 아기의 조그만 몸이 걱정스러워 어머니가 기억하는 모든 신을 부르며 길을 달린다. 그 신들에게 엄마는 맹세하고 약속한다. 아기만 무사하게 해준다면 물욕도 안부리고,남에게 나쁜 일도 안하고 이웃을 미워하지도 않고,『당신 뜻에 벗어난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노라고 염치불구하고 사정에 사정을 거듭한다. 아직 열리지 않은 병원문을 용감하게 두들겨가며 숱한 집을 찾아다닌 끝에 겨우 한숨 돌리고 안도한채 돌아오게 되었을때 엄마등에 볼을 묻고 새근새근 잠이 든 아기를 등으로 느낄때의 모정은 거의 숭고해진다. 겸허한 마음으로 고마워하며 놀랄만큼 순화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모체의 그런 감정은 등을 통해 업힌 아기의 전신에 배일 것이다. 그 온기는 정서적으로 한없이 안정된 정의를 아기에게 비축시킬 것이다. 인류에게 「아기」란 은총이고 혜택임을 끊임없이 실감하게 하는 이 「젖먹이기」와 「업어주기」의 기능을 우리는 좀더 활용했으면좋겠다. 좋은 줄을 알면,영특한 요즘의 젊은 부모들은 틀림없이 실행할 것이다. 폭력적이고 부도덕하고,타락한 증세가 나이 어린층으로까지 정신없이 번지고 있는 오늘 같은 때에는 이처럼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소중하게 되살려 봄직하다.
  • 국민경제연,교사 4백명 대상 조사

    ◎“중고교 경제교육 실생활과 거리 멀다”/구체적 실례 적고 딱딱… 학생들 흥미 잃어/배정시간 부족… 학습자료도 크게 모자라/입시위주 교육 탈피·전문교사 확보가 과제 중고교 사회과목중 경제 관련 교과서의 내용이 이론 또는 개념위주여서 생활주변 경제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민경제제도 연구원이 중고교 경제교육담당 일반사회교사 4백명을 대상으로 조사,29일 발표한 「학생경제교육의 실태」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는 학교경제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그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 실시된 것으로 사회과 교과의 지도방식·교과서의 내용 등 5개 부문에 걸쳐 이루어졌다. ◇사회과교과 지도방식=중학교 교사 한사람이 일반사회·지리·세계사 등을 합쳐 가르치는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90%인데 비해 나누어 가르치는 것은 2.8%에 불과했다. 고교에서도 정치·경제·사회문화를 통합해 가르치는 것이 91.3% 였고 정치·경제편과 사회문화편을 분리해 가르치는 경우가 7.8%,정치·경제·사회문화를 각각 분리 지도하는 것은 1%에 그쳤다. 중고교 경제교육에서 어려운 면은 내용에 비해 배정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중 40%,고 43.3%)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적당한 학습자료가 없다(중 29.9%,고 21.7%),학생들의 능력에 비해 교과서의 수준이 높다(중 12.1%,고 17%)등의 순이었다. 전체 교과과정중 경제분야의 비중은 고교의 경우 적당하다(44%)가 작은 편이다(36%)보다 조금 많은 반면에 중학교에서는 작다는 응답이 주류였다. ◇입시에서의 경제분야 문제의 비중과 성격=고입연합고사 또는 대입학력고사에서 경제분야의 출제는 다른 사회과분야와 비교할 때 출제비율이 적당하다는 견해(중 48.5%,고 51%)가 가장 많았으나 다소 적다는 견해(중 45%,고 31.5%)도 적지 않았다. 고입 또는 대입고사에서 경제분야의 비중이 늘어날 경우 경제교육의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대부분(중 76.5%,고 87.3%)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과서의 내용=교사들이 경제분야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데 있어 난이도는 다른 사회과 분야에 비해 중학교는 별다른차이가 없다는 견해가 대부분인 반면 고교에서는 어렵다는 견해(49%)가 많았다. 교과서의 경제분야 내용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배당시간에 비해 주제나 범위가 너무 넓다는 응답(중 35.8%,고 49.8%)이 비교적 많았고 이에 못지않게 이론·개념위주로 나열 또는 서술돼 있다는 지적(중 36.8%,고 30%)도 엇비슷하게 많았다. 또 용어·내용이 너무 어렵게 기술돼 있다는 견해(중 15%,고 13.5%)도 적지 않았다. 교과서의 경제관련내용중 주제나 개념에 대한 설명의 난이도는 보통이라는 견해(중 46%,고 45%)와 어려운 편이라는 응답(중 46%,고 47%)이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났으나 중학교 교사중 교육경력이 짧은 경우일수록 주제나 개념설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교과서에 구체적인 사례의 제시가 적은 편이라는 지적(중 67.3%,고 68%)이 많았고 특히 중학교 교사의 경우 주제나 개념설명의 난이도에 관한 응답에서 처럼 경력이 적은 교사일수록 실제 사례가 적다는 견해를 보였다. 교과서 내용이 생활주변 경제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도움이 되지않는다는 부정적인 응답(중 44%,고 35.8%)이 가장 많았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중 2%,고 2.8%)도 없지않아 교과서내용과 생활경제의 연계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도움이 된다고 본 교사는 중학 23.1%,고교 25.6%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보통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고교학생들이 경제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학습내용이 이론·개념위주로 딱딱하기 때문이라는 견해(중 69.8%,고 52.3%)가 많았고 공부해야 할 분량에 비해 연합 또는 학력고사의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중 16%,고 26%)도 적지않아 입시위주 교육때문에 경제관련 교육이 외면 당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학교경제교육이 지향해야할 목표로는 중학교사의 30.6%,고교교사의 28.3%가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중학교사의 29.9%,고교교사의 27.3%는 「합리적 사고력을 지닌 민주시민 육성교육」을 각각 꼽았다.
  • 가이후 방한 의식,「모양내기」 인상/서울 한­일 각료회담의 안팎

    ◎「지문」 대체수단 「성의」 반영에 관심/「무역협력위」 설치는 경협의 전향적 조치/역조시정·기술이전 여전히 외면 27일 폐막된 제15차 한일 정기각료회의는 지문날인폐지등 재일한국인 3세 이하에 대한 합의사항을 교포 1·2세에게도 확대적용키로 한 것을 비롯,몇가지 사항에 관해 양국간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 성과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재일한국인의 법적 지위개선과 관련,▲지문날인폐지 및 대체수단의 조속한 시일내 마련 ▲외국인등록증 휴대의무의 탄력적운용 ▲재입국허가기간의 5년으로의 연장 ▲강제퇴거사유의 국사범 한정 등에 합의,교포사회 차별의 상징인 이른바 4대 악제를 외형상 해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 지문날인을 해버린 교포 1세와 만 16세가 지난 교포2세를 제외한 10만여명의 교포 2세가 지문날인폐지의 실질적 혜택을 받게 됐으며 재입국허가기간 연장과 강제퇴거 사유완화 등을 교포사회 전체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양국간 균형적 산업발전을 위해 한일 무역산업기술 협력위원회의 설치 및 내년 상반기중 제1차회의 개최,일본 중소기업협력관의 한국파견,일본 철구조물시장의 대한 개방 및 대한 일반특혜관세(GSP) 공여기간연장의 긍정검토 등은 무역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양국 경제상황을 감안할때 일견 전향적인 조치로 보인다. 특히 무역산업기술협력위 설치는 종전의 무역회담을 확대개편,양국 경제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경제분야 최대의 성과로 꼽힌다. 이밖에 신소재특성 평가센터를 내년 상반기중 한국 표준연구소에 설치키로 하고 일본측이 1천만달러 상당을 이곳에 지원키로 약속한 것도 첨단과학기술의 이전차원에서 정부내에서는 높은 평점을 매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몇몇 합의사항과 이에 따른 성과에도 불구,전체적으로는 일본 정부입장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사항에서도 일본정부가 곳곳에 파놓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핵심현안인 지문날인제와 관련,이 제도의 완전폐지 시기와 대체수단이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일본측은 또 대체수단이 마련될때까지 지문날인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지문날인 폐지원칙은 합의했다지만 요 몇달 사이에 만 16세가 돼버린 교포 2세들은 대체수단이 없기 때문에 당장 지문날인을 해야 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처벌」이라는 또다른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지난 4월 3세 이하 합의사항발표 이후에 지문날인 대상자가 이를 거부해도 처벌하지 않고 등록기간을 3개월씩 연장해주는 방법으로 사실상 지문날인을 면제하고 있다』면서 이번 합의로 교포사회에 대한 지문날인제는 완전폐지된 것으로 봐도 좋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재일 거류민단측은 비록 3개월씩 연장해 주더라도 그때마다 관청에서 당사자에게 지문날인에 대한 유형·무형의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지문날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할 경우 귀국이 봉쇄되고 있는 것이 교포들이 처한 현실이라며 지문날인의 즉각적이고도 완벽한 폐지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3세 이하 협상시한인 내년 1월16일까지 대체수단을 마련하겠다고 일본측이 약속했다지만 일본 관료사회의 속성상 신속한 조치를 기대하기란 난망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지문날인 못지않게 중요한 사회생활상 처우개선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는 것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왜냐하면 법적지위문제 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문제가 교포들에게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 닿기 때문이다. 명문대를 졸업한 많은 교포들이 일본정부의 취업차별로 인해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도 뚜렷한 「인간차별」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및 국·공립교사 채용,지방자치제 선거권 등을 일컫는 사회생활상 차별문제가 앞으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양국간 최대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산업기술문제도 몇가지 사항에 대한 한국측의 요구를 일본이 들어주기는 했지만 기술이전·무역역조 시정·대한 구매사절단 파견 등 큼직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종전태도를 굽히지 않아 이번 회의성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예를들어 기술이전 문제는 『일본 민간기업들이 많은 자본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정부가 한국에 이전토록 하라는 지시를 내릴 수 없다』며 정부차원이 아닌 민간베이스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작은정부」이론을 되풀이 했으며 무역역조는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일 뿐 일본의 대한 수입감소와는 하등 관련이 없다는 고압적 자세를 보인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은 특히 높은 수익성이 보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부고속전철사업에 신간선의 참여를 강력 요구하고 대소 경협진출에 있어 한일간 긴밀한 협의라는 명목하에 한국의 활발한 대소 진출을 막아 보겠다는 치졸함까지 드러냈다. 결국 이번 회의는 양국간 동반자관계의 확립에 대한 말의 성찬이 오고 갔지만 대체적으로 「가깝고도 먼」 양국민의 감정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회담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지문날인 폐지등은 일본정부가 내년 1월 예정인 가이후(해부) 총리의 방한과 대 북한 수교교섭을 목전에 둔 모양갖추기의 인상이 짙어 그들의 진의가 의심스럽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1가구2주택 「합산누진세」 검토/정부,국회 답변

    ◎AFKN채널 반환땐 제2민방 추진/투기억제·증시부양책 추궁 질문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속개,강영훈 국무총리 등 관계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경제 및 사회·문화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국회는 이날로 3일 동안의 대정부 질문 일정을 마치고 26일부터 오는 12월3일까지 중앙부처와 산하단체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이날 상오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장경우(민자)·홍영기(평민)·최무룡 의원(민자)은 ▲물가 및 통화관리대책 ▲국제수지 악화 대책 ▲재고양곡처리방안 ▲대기업의 과다보유 부동산 강제매각조치 ▲부동산투기 근절 및 증시안정대책 ▲부의 편중과 소득격차해소책 ▲팽창예산 삭감 ▲우루과이라운드대책 및 추곡수매가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따졌다. 또 하오의 사회·문화분야 질문에서 박영숙(평민)·임인규 의원(민자)은 민방 설립의혹을 중점 추궁하면서 언론통폐합 당시의 소유주식 반환요구에 대한 정부입장 등을 비롯,환경오염에 따른 집단민원방지책,핵폐기물처리장 문제,북한영화 상영 용의,남북간 방송 및 언론인 교류 등에 대한 정부측의 방침과 입장 등을 물었다. 강영훈 총리는 답변에서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국회 연설에서 방북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정부는 남북문제는 쌍방 책임있는 당국간에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 입각해서 방북요청이 있으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지난해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으로 기소된 김대중 총재에 대한 공소취하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영의 재무장관은 『아파트 투기억제를 위해 1가구2주택 이상을 보유할 경우에는 이를 합산해 누진세율을 부과하는 문제를 내무부 등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금융시장 개방에 대비한 국내 금융회사 보호를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회사의 국내지점이나 합자회사의 진출은 허용하겠지만 현지법인 형태의 진출은 당분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종남 법무장관은 북한영화 상영문제와 관련,『북한영화는 자유세계 영화와는 달리 혁명사상고취수단』이라면서『북한영화 상영은 국가보안법 제7조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므로 허용할 수 없고 현재 대학가에서 상영되는 「소금」 등 북한영화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병렬 공보처 장관은 『새 민방의 지배주주가 사전에 내락된 일은 결단코 없으며 과거의 예로 보아 3천∼4천억의 정치자금 수수 소문도 세간에 나돌고 있으나 민방과 관련해 정치자금은 한푼도 오간 일이 없다』고 답변했다. 최 장관은 또 80년 언론통폐합과 관련,지역MBC 전주주들의 주식반환소송과 서울경제·동아방송·TBC관련 소송이 제기되고 있는 대해 『법에서 하는 것이니 원칙적으로 법 판단에 맡길 일』이라고 전제했으나 『80년 언론통폐합 결과에 기초해 10년간 사회경제적 질서가 형성된 현시점에서 10년 이전으로 소급해 근본부터 교란시키는 것은 대단히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고 여타 부분에까지 파급될 경우 우리 사회질서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최 장관은 또 『유선종합방송에 기존 언론사나 재벌을 꼭 배제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케이블TV 소유를 언론사나 재벌에도 허가할 뜻을 시사하고 『그러나 최종결론은 12월중 공청회를 열어 그 결과를 본 뒤 확정짓겠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어 『AFKN채널이 반환되면 새로운 방송을 다시 만들어야 되나 또다시 공영방송으로 하긴 곤란하며 또 하나의 민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제2의 민방 설립의사를 밝혔다.
  • 유해 고춧가루 1억대/대학ㆍ기업 식당에 시판

    ◎공업용 물감 섞어… 13명 영장 【수원=김동준기자】 수원지검 서승준검사는 18일 저질 고추와 고추씨 등에 공업용 물감을 사용,유해 고춧가루를 만든뒤 수도권 일대 대학과 기업체 구내식당,음식점 등에 팔아온 경기도 안성군 안성읍 국제제분소 주인 허인국씨(48)와 안성읍 현대제분소 주인 남철우씨(58) 등 13명을 보건범죄단속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씨 등 제분업자는 지난 86년부터 고추생산지인 안성ㆍ평택 등지에 제분소를 차려놓고 저질 고추를 근당 5백원가량에 사들여 고추씨를 섞어 플라스틱ㆍ의류에 오렌지색과 흑적색을 내는데 사용하는 공업용 물감인 「SUDAN­1」 「SUDAN­4」를 이용해 물들이는 방법으로 불량 고춧가루 6만여근을 가공,근당 1천5백∼2천원씩을 받고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 한·소 실질협력의 기반 구축/노대통령 모스크바행의 함축

    ◎남북관계등 주변정세에 큰 영향/경협규모·고르비 방한 확정할듯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12월 모스크바 한소정상회담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소련을 방문한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한소 관계,남북한 관계,한중 관계 나아가 동북아 주변정세에 심대한 파급효과를 지닐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한소 관계측면에서 보면 양국의 정치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한소 관계발전의 틀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6·4샌프란시스코 1차 한소정상회담이 수교의 기반을 닦았고 지난 8월 제1차 한소정부대표단회담이 경제분야에서 수교를 뒷받침했으며 지난 9월말 뉴욕에서의 한소외무장관회담에서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그동안 양국간에 가서명된 무역,항공,과학기술협력,투자보장협정과 실무협의가 진행중인 2중과세방지협정과 어업협정 등 6개 협정이 모두 정식 체결됨으로써 쌍무적 실질협력기반을 완전히 구축하게 된다. 다음은 남북한 관계에 대단히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관계자들은 남북고위급회담이 그동안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두 차례나 열렸고 북한이 대외적으로 화해 제스처를 쓰고 있는 밑바닥에는 세계적인 냉전종식의 기류 탓도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동인은 한소 관계의 급진전이었다고 단언하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은 물론 북한의 개방시기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노­고르비 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남북정상회담의 조기실현,인적·경제적 교류 등 점진적인 통일접근방식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구함으로써 남북화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7일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자문위원은 노 대통령에게 고르비의 친서를 전하면서 『소련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포함한 한반도 관계정상화를 지지한다』고 밝혀 남북한 관계에 대한 소련의 시각이 한국에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한소 2차 정상회담 등 짧은 기간에 급진전되고있는 한소 밀착이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대소 불쾌감표시 등 부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일·대미 관계개선의 촉매효과를 가져오게 하며 이는 곧 북한을 개방의 길로 나서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의 방소는 한중 관계개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소 관계발전의 속도추이를 보아가며 대한 접근을 신중하게 꾀하고 있는 중국은 노­고르비 모스크바회담을 계기로 한중 관계개선의 속도를 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소련의 대한 관계 급진전은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소련 영향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이를 보완·상쇄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유지 속에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12월 방소에 대해 일부에서는 하필이면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연말에 정상외교를 펴는 이유가 뭐냐는 비판적 시각이 없지 않다. 연말까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놓은 데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유가인상 등 경제불안의 가중,장기공전한 정기국회의 불투명한 운영 등 정국동요 가능성에 비추어 시기가 적절치 않고 이번에 모스크바에 가봤자 소련측의 경협 독촉을 수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무엇이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그러나 연내 방소배경에는 90년중에 한소 관계발전의 틀을 완성시키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외에 ▲내년 1월 한일정상회담에 앞선 고지확보 ▲내년 3∼4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정지작업 ▲국내 정치면에서 노 대통령의 이미지 제고 등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이후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중순 전에 방한,노 대통령과 회담을 갖게 되므로 이에 앞서 한소 양국이 동북아정세에 관해 시각을 교환함으로써 한일정상회담에 임하는 노 대통령의 위상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고르비가 내년 봄에 일본과의 북방 영토해결을 목표로 방일할 계획이므로 방일길에 한국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연내에 모스크바를 먼저 방문해주는 것이 고르비를 편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소련 입장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는 내년 봄 고르비의 방일에 앞서 한소 랑데부를 통해 일본을 자극함으로써 「한국카드」의 약효를 더욱 세게 충전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이뤄지면 그동안 실무적으로 변죽만 울려왔던 경협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매듭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략 25억∼30억달러 규모의 대소 경협이 방소를 계기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측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41개 소비재 품목의 연불수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반면 소련측은 소비재 생산공장의 합작투자,군수공장의 경공업공장으로의 전환에 경협의 역점을 두고 있어 이에 대한 조정이 귀추가 주목된다. 경협문제와 관련,수련 루블화가 태환성이 없고 국제시장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원유 원면 목재 등은 소련당국이 구상무역 범주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점 등 때문에 우리측이 많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소련이 잠재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이 크고 자원강대국이라는 면에서 우리측의 일방적인 부담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노­고르비 회담에서 남북화해와관련,군축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경우 항공기를 포함한 전자 및 고도정밀무기에 대한 대소 의존도가 높은 북한에 대해서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 내년 봄 고르비의 일본방문길에 남북한 동시방문 가능성이 타진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성사여부는 남북한 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정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 내한 소 대통령위 위원 메드베데프(인터뷰)

    ◎“생필품보다 「하이테크 합작」 희망”/“한ㆍ소 교역량 빠른 속도로 늘 것” 한소경제협회의 초청으로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평의회 자문위원(70)을 단장으로 한 소련의 경제ㆍ과학분야 고위인사 14명이 16일 내한했다. 메드베데프 자문위원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소간의 교류에 있어 장애물은 하나도 없다』고 거듭 밝혀 양국간 경제협력을 낙관했다. 메드베데프 자문위원은 지금까지의 방한인사 중 최고위인사로,소련 공산당의 당서열 3위이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1급 브레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색 정장을 한 그는 백발에도 나이에 비해 젊고 세련돼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방한 목적 및 일정은. ▲한소간의 국제세미나에 참석,양국간의 과학기술 및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오는 23일까지 7박8일 동안 머무르며 한국의 각료ㆍ국회의원을 비롯,재계의 중진들을 만나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자동차 등 산업현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양국간의 유망한 경제협력분야는. ▲무엇보다 우리측의 뛰어난 과학및 기술분야에 대한 협력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시베리아개발에 한국측의 참여를 기대한다. 이번 세미나를 위해 우리는 치밀하게 준비해왔으며 함께 논의될 과학기술분야는 실용성이 매우 크다. 이번 일행에는 노벨상 수상자인 프로호로프 소련 과학원 일반물리학부장과 원자력성 차관ㆍ우주비행사 등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 ­양국간의 경제협력 전망은. ▲올해 교역량은 10억달러 규모로 기대에 못 미치나 수내내 몇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오늘의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앞날이 달려 있으나 빠른 속도로 발전될 것임을 확신한다. 한국측이 소비재 및 생필품의 수출에서 벗어나 하이테크부문 등 기술ㆍ자원개발에 있어 합작투자 등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친서 휴대 및 내용은. ▲친서를 받는 사람이 발표할 때까지 참아달라. 내용 중에는 노태우 대통령의 12월중 방소문제와 관련이 있으며 방한목적 가운데는 친서 전달도 포함돼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업화된 나라로 풍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태국가에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제정치ㆍ경제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또한 문화면에서도 큰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며 한국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방한 소감. ▲고위인사로서 무거운 책임과 함께 이번 방한 결과 좋은 열매가 맺어지길 기대한다.
  • 「안보테이블」위 미소작전/김원홍 사회부차장(오늘의 눈)

    지난 13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제22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한국대표단을 맞는 미국의 태도가 예년과 달리 우호적이고 따뜻한 것 같다. 한국대표단이 도착하자마자 주한미군의 즉각철수 등으로 위협(?)했던 바로 전해와는 판이하고 금융ㆍ서비스 등 각종 개방압력을 가하고 있는 최근 양국간의 경제분야 상황과도 다르다. 지난해 7월 이곳에서 열렸던 연례안보협의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상훈 당시 국방부 장관과 정호근 합참의장 등 한국의 군사대표단이 왔을 때 미국의 의회와 행정부,언론은 물론 민간연구소들까지도 주한미군은 즉각 철수해야 하며 한국은 주한미군의 연 주둔비용인 3억9천만달러를 거의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일제히 나서 우리 대표단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시 미국의 신문과 방송들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등 이른바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이 대미 무역흑자국인 한국을 도와주기 위해 4만3천여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엄청난 방위비를 쓰는 것은 납세자인 국민을 괴롭히는 처사라며 감군계획에 따라 철군해야 하고작전지휘권도 한국군에 이양하고 한국에서 즉시 손을 떼라고 주장했었다. 그로부터 1년4개월이 지난 지금 미국의 신문과 방송은 안보협의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이곳에 온 한국대표단의 심기를 건드리는 부분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이 스쿼드 B 미사일을 개발해서 한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워싱턴 타임스 보도와 함께 채널6 TV 방송에서는 한국전쟁에 관한 특집을 3일 동안 방영함으로써 한국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의 미국의 사정,특히 국방부문은 지난해 7월보다 못하면 못하지 절대로 좋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페르시아만에는 6척의 항공모함에 5백여 대의 전투기가 파견되어 있으며 내년초까지 43만명의 장병을 주둔시켜 수백억달러의 전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할 형편이다. 한국대표단에 대한 미국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두 나라 관계가 갑작스레 특별히 좋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아마도 약 50억달러 규모인 한국의 차세대전투기계획(KFP)사업 때문인 것 같다. 한국정부가 이 큰 덩치의 사업을 「가격이맞지 않는다」 「기종을 바꾸어야겠다」며 트집을 잡고 있어 자칫 비위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와 앞으로 한국이 도입할 8억달러 규모의 해상초계기에도 눈독을 들인 다분히 장사속인 계산이 작용한 때문인 것 같다. 미국의 태도까지 고분고분하게 만드는 경제적 위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가발을 팔든 신발을 수출하든 돈(외채)은 많이 벌어들이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일 병력 해외파견 국지전 해결에 도움”/이광요 성항 총리

    【도쿄 로이터 연합】 이광요 싱가포르 총리는 일본이 앞으로 세계의 분쟁해결을 돕기 위해 군병력을 해외에 파견해야 할 것으로 말했다고 일본 외무부의 한 관리가 13일 전했다. 이 관리는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즉위식 참석차 도쿄를 방문중인 이총리가 이날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 총리와의 회담도중 이같이 말하면서 자신은 일본이 병력의 해외파견을 포함,국제적 분쟁해결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총리는 또 향후 10년간 세계는 과거 1,2차 대전과 같은 세계대전의 방지를 위한 새로운 골격을 만들어낼 것이며 미국 혼자서는 이같은 새로운 질서의 유지를 보장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고 말하고 이총리는 또 오래전부터 일본이 국제분쟁에 보다 더 커다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느껴온 것으로 밝혔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과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국가중 하나인데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이 병력의 해외파견을 가능케 하기 위한 헌법을 개정하려는 시도에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 31년간 싱가포르를 통치해온 이총리는 이달말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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