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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 “제보자 알려달라” 발언 논란

    ‘성희롱’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 “제보자 알려달라” 발언 논란

    한때 국내 대표 인권학자로 평가받았던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성희롱 발언이 22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논란이 됐다. 박 회장의 성희롱 발언은 지난 6월 YTN 보도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같은 달 8일 오후 6시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여성 3명이 모인 것을 두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면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비유하는 성적인 농담을 건넸다. 이 자리에는 여성 직원 9명을 포함해 팀장급 직원 34명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박 회장의 성희롱 발언을 비판했다. 일부 의원들은 박 회장의 회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회장이 성희롱 사건을 인정했음에도 적십자사 내부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면서 “성희롱 사건 이후 후속 조치로 직원 대상 성희롱 예방 특별교육을 했다는데, 성희롱은 회장이 하고 교육은 직원이 받느냐”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박 회장이 성희롱 발언 후 팀장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안 보낸 사람들을 따로 불러 ‘언론 제보자를 색출하겠다’라며 공포 분위기를 띄우고, ‘분위기를 위해 농담했던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내부 제보를 받았다”면서 “박 회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매우 의심된다. 회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 회장은 “성차별 발언은 어느 경우를 막론하고 그 발언이 누구에게든지, 한사람에게라도 상처를 줬으면 공인으로서 즉각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소통을 위해서 한 언어가 성차별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바로 즉각 사죄를 드렸다”면서 “무조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이 사과 발언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도 성희롱 발언을 보고 굉장히 불쾌했다.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계속 말하고 토를 달기 때문에 진정성에 의심을 받는 것”이라면서 “오늘 사과 내용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질책에 대해 엄중히 생각하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진정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후에 진행된 국정감사 질의에서 “내부고발자를 만나보겠다. 제보자를 알려달라”고 요구해 또다시 여야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일부 의원들은 박 회장의 발언이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복지위 차원의 사퇴권고나 검찰고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명수(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추후 종합적으로 협의하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경서 회장은 우리나라 초대 인권대사와 경찰청 인권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무려 3년간’ 초등교실서 나체사진 찍은 대학생 검거

    ‘무려 3년간’ 초등교실서 나체사진 찍은 대학생 검거

    이번엔 초등학교 교실에 침입해서 자신의 나체사진을 찍어 올린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3년전부터 초등학교 교실안과 어린이집 앞, 학원교실 등에서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SNS에 유포해 온 대학생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남성은 경찰에서 자신의 사진을 본 많은 이들로부터 성관계를 맺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되자 범행을 지속했다고 진술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로 대학생 A(26)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2015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상가건물 화장실 등지에서 100여 차례에 걸쳐 신체 주요부위를 노출한 채 음란행위를 하는 영상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촬영 장소 중에는 어린이집, 초등학교, 키즈카페 주변 등도 각각 1차례씩 포함돼 있었다. 그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만나 성관계를 하기 위해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건장한 모습을 찍어 SNS에 올려놓으면 성관계를 맺고 싶다는 사람들의 연락이 잇따랐다는 게 A씨의 진술이다. 실제로 A씨의 웹하드에서는 많은 여성과 성관계를 하면서 촬영한 음란 영상물 50여개가 발견됐다. 영상물은 모두 여성과 동의 하에 촬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은 A 씨의 성관계 대상에 미성년자가 3명 포함된 사실을 확인해 아동청소년법 위반 혐의를 적용,구속했다. 이 사건은 지난 17일 A씨의 SNS를 본 익명의 제보자가 112에 신고를 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 신고 하루 만에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건장한 몸을 드러낸 사진을 올려놓으면 여러 사람과 성관계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범행했다“며 ”그는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이자 오랜 기간 여자친구와 교제해 온 평범한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모란시장 야산 자락서 발견된 박스 속 개들

    [애니멀구조대] 모란시장 야산 자락서 발견된 박스 속 개들

    박스 속 개들은 죽지 않고 있었습니다.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라는 말을 연신 해대며 우리는 그 개들을 구조 케이지 속으로 빠르게 넣고 있었습니다. 밀려드는 구조 제보 태평이(https://news.v.daum.net/v/20180823135104725)를 구조한 날, 아니, 구조된 태평이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무서운 피를 쏟으며 그렇게 허망하게 간 날, 태평이의 사체를 끌어안고 있던 우리에게 날아든 또 하나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이었으니, 동물들 또한 극심한 고통 속에 처해 있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겠지요. “와, 이건 뭐 볼 수가 없어. 처참하다는 말 밖엔. 야산에 한 작은 박스 안에 개들이 꽉 들어차 있는데, 움직이기나 할까... 딱 개가 서 있는 그 크기야. 근데 개들이 너무 많아서 지들끼리 붙어 옴짝달싹을 못한다니까. 뭐 그렇게 개를 기르는지, 오죽하면 내가 그렇게 키우면 안 된다고 말을 다 했다니까요.” 개들이 있다는 장소는 태평이를 구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습니다. 모란시장 길 건너편 야산. 제보자는 우연히 그 야산을 갔다가 발견했다고 하였습니다. 빨리 구하라는 말과 함께 제보자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제보를 듣고 또 다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머리는 계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들을 구한다면, 치료비는? 공간은? 그리고 입양을 못 간다면 계속 보호소 동물들이 늘어나는데?’ 위급하고 고통 받는 동물들에 대한 사연을 듣고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구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역량이 시민단체에는 없습니다. 재정, 공간, 인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케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구조를 하는 민간단체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모든 활동에는 한계가 따릅니다. 그래서 구조 전 고려해야 할 원칙이 불가피합니다. 구조의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긴급성’입니다. 제보가 먼저 들어왔다 하더라도 뒤이어 들어온 동물의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고 위급한 경우 그 동물이 구조대상이 됩니다. ‘일단 확인부터 하고 나중에 생각하자.’ 우선 야산에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태평이와 함께 데리고 나온 살아있는 녀석 한 마리에 대한 치료비와 인플루엔자 걸린 사체 7구에 대한 사체 처리비를 머릿속으로 계산하면서 말입니다. 박스 속 개들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야산, 벌레들이 자꾸 붙어 몸을 마구 뜯어댔습니다. 5분만 땡볕에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의 폭염 속에 개들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풀 숲 안쪽으로 있는 작은 공터, 숨죽인 개들은 조용히 사람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묶여 있는 개 두 마리와 함께 문제의 박스를 발견했습니다. 벽면은 철망으로 되어 있는 낮은 박스. 그 안에 개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람을 보더니 반가운지 연신 꼬리를 흔들어 댑니다. 사방에 냄새가 지독했습니다. 부패된 음식물과 배설물, 그리고 가끔씩 내린 비로 개들의 몸은 축축해 보였습니다. 더러운 공간보다 더 참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좁은 곳에서 더위를 이겨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어린 개들인 것 같았고, 한 어미의 배에서 나온 새끼들처럼 모두 생김새가 닮아 있었습니다. 제보자의 말로는 20마리쯤 있었다고 했고 하나 둘 잡아먹는 개들이라고 했는데 막상 와 보니 남아 있는 개들은 9마리가 전부였습니다. 복날 다음이었으니 사라진 것이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아, 어쩌지?’ 오긴 왔지만 9마리를 다 데려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보다 더 위급한 구조건들이 이미 밀려 있었고, 그 사안들은 물리적 폭행을 당하거나 목이 썩은 채로 다니는 경우였기에 훨씬 더 긴박하였습니다.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들의 주인도 없었고 무작정 데려오자니 또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 뻔했습니다. “일단 기다려 줘.” 방법을 찾아볼게. 고민 회의 “올해 벌써 500마리 넘게 구조했어요, 단체 보호소에 더 이상 공간이 없어 유료 위탁 시설을 이용하는 상황인데, 재정적으로 무리인데 괜찮을까요?” 내부에서의 고민은 너무도 당연했습니다. 차라리 보지 않았으면 괴롭지나 않을텐데. 박스 속의 개들을 생각하며 괴로웠지만 일단 시간을 더 두고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폭우 여러 날이 지나고, 비가 내리지 않는 여름이 있나 싶을만큼 폭염만 지속되던 어느 날,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내리는 비의 여유를 즐길 수 없었습니다. 야산 속 개들은 박스 안에 갇혀 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날 새벽, 다시 가 보기로 했습니다. 차바퀴가 빠질 만큼 진흙이 산 위에서 내려오는 산길을 차를 타고 거슬러 올랐습니다. 빗물은 마치 냇물처럼 흐르고 있었습니다. 바퀴가 빠지면 오도가고 못하는 신세가 될 것이 뻔했지만 이왕 온 길, 멈출 수 없었습니다. 새벽이라서 주인이 없을 것은 뻔했지만 다시 한 번 눈으로 개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빗 속에 방치된 개들 개들은 공포에 질려 마치 사람이 부둥켜 안 듯 한쪽으로 몰려 붙어 있었습니다. 비는 바닥에 떨어져 튕겨 다시 개들의 몸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위에 덮은 박스의 나무 뚜껑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더 이상 개들을 이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주인의 동의를 구하면 좋지만, 나타나지 않는 주인을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었습니다. 가끔이라도 올 주인이 보도록 쪽지에 연락처를 붙이고 돌아왔고, 구조 계획을 세워 실행하기로 결심했습니다.구조 마음은 먹었지만 개들을 태울 차량이 되는 날을 또 기다려야 했고, 받아줄 수 있는 병원 섭외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또 여러 날이 지났지만 개들의 주인은 연락이 없었습니다. 동의없이라도 구조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구조하러 간 날, 드디어 주인을 만났습니다. “데려 가세요.” 주인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건만 주인의 반응은 의외로 싱거웠습니다. “요즘 개 사 가는 사람도 없어요, 저 개들 큰 개도 아니어서 제 값도 못 받고 귀찮아 죽겠으니 얼른 가져가쇼. 누군가 어미 한 마리가 낳은 새끼들을 다 가져온 건데, 나머지는 팔았고 이 개들을 지금 4개월째 저러고 있소.” 4개월. 박스 개들은 무려 4개월이나 그곳에서 있었던 것입니다. 박스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마치 흙 속에 숨어 있던 벌레들이 깜짝 놀라 기어 나오듯, 개들은 앞다투어 열린 뚜껑을 비집고 나오며 좋아했고 그렇게 우리를 반겼습니다. 그 날 그렇게 박스 개들은 세상 밖을 나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안전한 기준 안에서만 구조를 결정할 수 없는 현실. 이것이 우리나라 동물구조의 현실입니다. 케어는 오늘도 밀려드는 제보와, 부족한 역량 사이에서 한숨을 내쉬곤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이 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구조되어 활기를 되찾고, 새 삶을 맞이한 동물들의 모습을 볼때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케어가 이 여정을 포기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케어와 함께해주십시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soyounpark@fromcare.org
  • 실화탐사대, 결혼 다음날 사라진 남편의 진실 밝힌다!

    실화탐사대, 결혼 다음날 사라진 남편의 진실 밝힌다!

    MBC ‘실화탐사대’는 내일(17일) 방송을 통해 결혼식 다음 날 갑자기 사라진 남편을 제보한 사연을 다룬다고 밝혔다. 제보자에 의하면 남편의 직업은 의사였다. 그는 부유한 집안과 준수한 외모, 유머러스한 입담까지 완벽한 남자였다. 그는 자신의 재력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100억대의 신혼집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결혼식 다음 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남긴 채 사라졌다. 남편의 행적을 추적하던 제보자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이 근무한다는 병원을 찾았지만, 근무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남편이 의사라는 것도, 100억대 신혼집도, 상견례와 결혼식 때 만난 시부모, 결혼식 하객까지 모든 것이 가짜였던 것. 이에 실화탐사대는 “대개 사기 결혼의 경우 돈을 노리는 경우가 많지만 제보자의 상황은 달랐다”며 “사랑꾼 수의사, 요트사업가 등 상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소개했던 한 남자의 진실을 확인해본다”고 예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오페라 공연 조연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추락사 한 24살 음대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도 다룰 예정이다. MBC ‘실화탐사대’는 내일(17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2018 국정감사] “기상청, 예보수준 개선보다 해체가 필요한 조직”

    [2018 국정감사] “기상청, 예보수준 개선보다 해체가 필요한 조직”

    “기상청은 왜 항상 장비 탓만 하는가, 잘못이 없다는 이야기냐.” “기무사 개혁에 버금가는 개혁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사람도 싹 갈아치워라.” “기상청에 필요한 것은 예보수준 개선이 아니라 해체가 아닌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과 끊이지 않는 비리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첫 발언에 나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여름 폭염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사상 최악의 폭염일 수 있지만 이 때문에 국민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며 “폭염을 예측하고 국민에게 알려 대비하도록 하는 주무부처인 기상청은 일을 잘 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해 8월 말 한반도를 관통한 제19호 태풍 ‘솔릭’ 예측 실패를 사례로 들며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직장과 학교가 불필요하게 문을 닫는 등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했다”며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평가 점수는 점점 박해져 ‘오보청’ ‘구라청’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우리나라가 IT강국이면서 머리가 뛰어나고 재주가 많은 민족인데 유독 기상관측에서는 여타 선진국보다 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상청에게 현재 급한 것은 오보 개선이 아니다”라며 “정부 기관 중에서도 청렴도까지도 최하위인 기상청은 조직진단부터 제대로 해서 기무사 개혁 수준으로 조직을 뜯어고쳐야 한다”라며 비리의 발본색원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도 “김의원께서 부드럽게 이야기하셨는데 솔직히 국민들의 생각은 기상청이 단순히 개혁이 필요한 조직이 아니라 해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김종석 기상청장은 “오보와 오차가 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장기예보는 단기와 달라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곤혹스러워 했다. 특히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자 김 청장은 굳은 표정으로 한동안 망설이다가 “오보청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청 내부에 비리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제보자를 왕따시키는 조직적 문화가 있다”고 폭로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이 리베이트 의혹을 내부제보한 직원에게 최하의 인사평가를 내리고 공사대금을 빼돌리고 리베이트를 요구한 직원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직원들이 내부고발할 수 있는 통로인 익명게시판을 직원들의 의견과는 달리 폐쇄조치한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제보자가 익명게시판에 상사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여러 차례 받았다는 내용을 익명게시판에 올리자 기상청은 익명게시판 자체를 폐쇄했다”며 “익명게시판 유지 여부에 대한 직원설문조사에서도 유지 결론이 났음에도 폐쇄한 이유는 뭐냐”고 따져물었다. 전 의원은 “리베이트 관련 내부감사를 해놓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덮은 적도 있다”며 “의원실에서 기상청에서 확인했더니 내부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상부기관인 환경부 감사실에 확인한 결과 내부감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기상청 내부적으로 공사 리베이트 관련해 전수조사를 하고 엄중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기상청에만 진상규명을 맡길 것이 아니라 국회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청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종석 기상청장은 “리베이트에 대한 내부제보를 듣고 범죄사항이라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의뢰했다”며 “덮으려고 했다면 수사의뢰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박용진 의원, “‘아이돌 사관학교’라는 고등학교, 술자리 모임에 학생동원”

    박용진 의원, “‘아이돌 사관학교’라는 고등학교, 술자리 모임에 학생동원”

    “20차례 동원…사례비 지급도 없어”“해외공연 동원하며 학생 사비내도록 강요”“오늘 서울교육청 국감에서 관리·감독 책임 물을 것”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술자리 모임에 20여차례나 동원해 노래 부르게 하고, 제대로 된 사례비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아이돌사관학교라 불리는 서울 A고교에서 학생들을 술자리 모임에 자주 동원하며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 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지난달 한 제보자로부터 건네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은 실습 및 경험을 빌미로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행정실장이 졸업한 학교 동문회 등 26건의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특히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모 보험회사 만찬회 등 술자리에도 동원됐다”고 밝혔다. 2017년 2월 15일과 2018년 3월 17일 등에 술자리에 불려가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학생들의 공연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라 축제하는 듯 자기끼리 술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공연을 시켰다”라면서 “심지어 (그 자리에 있던) 교장은 “(보컬전공 친구들에게) ‘너네가 싶은 노래 부르면 어른들이 좋아하지 않으니 바꾸라’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학교 측이 공연 사례비를 두차례에 걸쳐 100만원과 300만원 정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공연한 학생들에게는 사례비가 돌아오지 않아 학교장과 행정실장에게 주최 측이 개인적으로 줬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학교장은 학생들을 해외공연에 동원하면서도 학생들 사비로 참석하게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0일부터 23일 3일간 오키나와 투어 및 방문공연에 학생들을 동원하면서 입장객 300명에게 1만 5000원 가량의 입장료를 받은 것으로 제보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비로 차비와 의상비까지 부담했으나 입장수입료에 대한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연을 동원한 것이 2017년과 18년에 걸쳐 무려 26회에 이른다.게다가 해당 학교장은 공연을 준비시키면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제보자에 따르면 학교장은 공연준비를 빌미로 일반 수업은 물론 실기수업까지 빠지게 하는 것이 빈번했다. 또 학생들을 동원하면서 학교장은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적이 없으며, 학교장이 학생들을 1대1로 만나 공연에 동원하도록 했다. 박용진 의원은 “15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교육청의 관리·감독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앞서 지난 11일 교육부 국감에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2013~17년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과 함께 공개해 일부 사립 유치원에 대한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아마존의 AI 채용비서, 여성차별 논란으로 결국 폐기

    아마존의 AI 채용비서, 여성차별 논란으로 결국 폐기

    아마존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채용시스템이 결국 ‘여성 차별’ 논란으로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자체 개발한 AI 채용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 ‘여성’을 차별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결국 이를 폐기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채용에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아마존의 실패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이력서에 ‘여성 체스 동아리’처럼 ‘여성’이란 단어가 포함된 문구가 있으면 감점되는 식이다. 또 여자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 2명의 점수가 깎인 사례도 있었다. 반면 해당 AI는 ‘실행하다’ ‘포착하다’ 등 남성 기술자들의 이력서에 자주 쓰이는 동사를 유리하게 인식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AI가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해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였다. 이 시스템은 지난 10년간 회사에 제출된 이력서 패턴을 익혀 이를 바탕으로 지원자들을 심사했다. 그런데 AI는 남성 우위인 기술산업 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학습한 것이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임원진의 결정에 따라 AI 채용시스템 개발팀은 지난해 초 해산됐다. 아마존 측이 추후 특정 용어에 관해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긴 했지만, AI가 또 다른 경로로 지원자를 차별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니하르 샤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AI 알고리즘이 공정하게 작동하는지, 또 실제 해석할 수 있고 설명 가능한지 확실히 알려면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죽은 형 시신과 6개월 함께 산 60대 스페인 남자의 사연

    죽은 형 시신과 6개월 함께 산 60대 스페인 남자의 사연

    돈 때문에 시신과 함께 6개월 가까이 생활한 6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죽은 형의 시신과 한 지붕 생활을 한 68세 노인을 사기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노인은 "생활비를 벌지 못해 몹쓸 짓을 했다"며 눈물을 떨궜다. 제보를 한 건 같은 건물에 사는 한 주민이었다. 그는 "건물에 한때 악취가 진동했다. 누군가 시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노인의 집을 악취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제보자는 "노인형제가 살던 집인데 최근엔 한 명이 보이지 않는다"며 집에 시신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경찰이 확인을 위해 방문하자 노인은 "한때 형이 함께 살았지만 지금은 이사를 갔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래도 안을 확인해야겠다는 경찰에게 그는 순순히 문을 열어줬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았지만 범행은 바로 발각됐다. 방에는 이불로 둘둘 만 무언가가 한쪽에 누워 있었다. 이불을 펴보니 미라가 된 시신이었다. 그제야 노인은 사실을 털어놨다. 시신은 죽은 자신의 형이라고 했다. 노인에 따르면 형(72)은 지난 3월 사고로 사망했다. 바로 구조대를 부르고 사망신고를 했어야 하지만 노인은 돈 걱정에 신고를 망설였다. 형이 매달 꼬박꼬박 받는 연금은 형제의 유일한 수입이었다. 연금이 끊기면 생계가 막막하다는 생각에 노인은 형의 죽음을 숨기기로 했다. 시신은 이불이 말아 방 한쪽에 눕혀 놨다. 이렇게 6개월 가까이 형의 연금을 타 생계를 유지했지만 이제 노인은 법정에 서게 됐다. 경찰은 "타인의 위기를 보고도 도움을 주지 않은 것, 연금을 대신 탄 것 등이 모두 범죄에 해당한다"며 "사연은 안타깝지만 사건은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망한 형이 받던 연금액은 월 1000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0만원 정도였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불온(不·On)한 회의] 미미쿠키 맘충 논란·심재철의 폭로, ‘확증 편향’ 함정에 빠졌죠

    [불온(不·On)한 회의] 미미쿠키 맘충 논란·심재철의 폭로, ‘확증 편향’ 함정에 빠졌죠

    인간의 의식을 설명하는 말 가운데 ‘확증 편향’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마디로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겁니다. 아무리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한다고 해도 ‘감정’(이걸 호르몬 작용이라고도 하지만)이 결부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선 확증 편향이 엿보이는 뜨거운 이슈 두 개를 들여다봤습니다.부장: ‘미미쿠키 사건’은 추석 전에 벌어진 거라, 관심에서 멀어지더니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고 있더군. 한번은 짚고 넘어갑시다. 달란: 아주 간단히 요약해 볼까요. 지난달 20일 터진 사건이에요. 네이버 인터넷 카페 중 직거래 장터가 있는데, 이곳에서 미미쿠키가 마카롱, 케이크, 쿠키를 팔았습니다. 유기농 밀가루에 국산 버터, 생크림을 쓴다고 홍보했고 후기도 좋아서 엄마들이 믿고 많이 샀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한 소비자가 “코스트코에서 파는 쿠키랑 너무 비슷하다”는 글을 올려 문제 제기를 했어요. 소비자들이 동조하면서 업체에 해명을 요구한 거죠. 미미쿠키는 처음엔 부인하다가 결국엔 사실을 털어놓고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피해자들은 집단 고소를 준비하고,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 수사와 조사를 벌이는 상황으로 번졌습니다. 부장: 판매 업체에 사기와 불법온라인판매 혐의가 짙은데, 이상한 건 피해자에게 ‘맘충’ 비난이 가고 있다는 거지. 진호: 내가 좋은 거 먹겠다, 내 아이에게 더 나은 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게 맘충인가요. 맘충은 잘못된 모성애를 두고 쓰던 말이죠. 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쳐도 상관없다는 사람들. 미미쿠키 피해자를 맘충으로 한 건 단어 해석의 오류고, 괜한 오지랖이에요.달란: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확증 편향의 오류’로 설명하는 학자들이 있어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거예요. 사안의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원인이 100% 맞다고 착각하는 거죠. ‘하여간 유난 떠는 엄마들이 문제야. 유기농 안 밝히면 비양심적인 업자들이 나오겠어? 그러니까 당해도 싸´라는 식의 생각들. 세진: 맘충 논란을 부추긴 건 언론도 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호: 기자들이 없는 논란을 기사 쓰려고 일부러 만드는 것 아니냐는 댓글을 저도 많이 읽었어요. 달란: 특히 남성이 다수인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맘충’ 탓하는 글이 확실히 많이 보이긴 했어. 진호: 바로 그 부분이죠.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어디에나 조금씩 ‘어그로’(관심 받으려고 일부러 악의적이거나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가 보여요. 언론이 화제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 델 찾아가기도 해죠. “그 게시판에선 그런 여론이 많았다”라고 해도, 그게 여론의 전부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건데 순간 ‘확증 편향’의 늪에 빠지는 거죠. 언론은 소수 의견도 존중해야 하지만, 이런 혐오 현상에 대해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봅니다.부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런 경향이 더 폭발하는 것 같아. 대부분 자기와 성향이 비슷하거나 공통점이 있는 사람과 친구를 맺고 그들과만 소통을 하니. 진호: 유튜브,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예요. 인공지능(AI)이나 알고리즘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영상, 콘텐츠만 계속 추천해 줍니다.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의 새로운 의견을 접할 기회는 차단당하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한 사람을 확증 편향적 세계에 빠뜨리는 게 아닐까요.부장: 이번 심재철 의원 사건도 ‘확증 편향’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우연히’ 자료를 입수했는데, ‘정부·여당은 무능하고 부도덕하다’는 심증을 확인해 주더라, 그야말로 “심봤다”. 세진: 우선 사건을 정리하면, 지난달 초에 심 의원실이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접속해서 비인가 행정정보를 열람해서 내려받았습니다. 의원실에서 접근할 수 없는 자료라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다는 게 기재부 주장이고, 심 의원실은 ‘백스페이스 두 번’으로 웹페이지가 열렸다고 했어요. 그리고는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면서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계속 공개했습니다. 달란: 검찰이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기재부는 자료 반납을 거부하는 의원실을 고발했습니다. 한국당은 심 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정부가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해요. 문제는 국민들이 심 의원의 행보를 정상적이라고 인식하는지 의문이에요. 심 의원의 자충수로 흘러가는 분위기도 읽히고. 세진: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면 할수록 청와대 쪽에 유리한 얘기만 나오니까요. 대표적인 게 ‘리조트 목욕시설’ 사용 내역이죠.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리조트 사우나에서 6만 6000원을 썼다는 건데, 알고 보니 모나코국왕 전담 경호원 2명이 함께 고생하는 군인·경찰 10명을 데리고 목욕한 거였어요. 인당 5500원. 심 의원과 한국당이 코너로 몰리는 건, 기본적인 사실 확인에 소홀한 채 ‘청와대의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틀 안에서만 생각한 데 있지 않나 싶어요. 예컨대 스시바에서 6000만원을 썼다고 하는데 건당 12만원 정도이고 그걸 몇 명이 먹은 건지 심 의원은 알아보지 않았어요. 청와대 참모들 회의 수당도 261명에게 1600여 차례, 2억 5000만원을 지급했다는 겁니다. 건당 10만~15만원 수준인 건데, 중요한 것은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라 그런 수당이 나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짚지 않은 거죠. 진호: 김동연 부총리가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의원하고 ‘한판’ 했잖아요. 심 의원은 백스페이스를 눌렀더니 나오는 정보였고 봐서는 안 될 정보라는 표시도 없어서 내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김 부총리는 6번 이상의 과정을 거쳐야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여서 고의성이 의심된다고 했어요. 사법기관이 이 부분의 불법성 여부를 어떻게 볼지 궁금해요. 부장: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불법 취득한 정보라도 공개하는 게 맞다,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세진: 허가받지 않은, 미인가 자료를 반납하지 않고 있는 건 확실히 문제입니다. 재정정보원에서 심 의원실에 여러 차례 반납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심 의원은 국민의 알권리라면서 안 주고 있잖아요. 달란: 심 의원의 ‘목적 달성’에는 완전히 실패한 모양새이지만, 청와대 직원들이 법인카드를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정도는 공개할 수 있는 정보라고 봅니다.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진호: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은 삼성 X파일(1997년 삼성의 불법 대선자금 제공, 고위 검사 금품로비 등의 정황이 담긴 국가안전기획부 도청 녹취록)을 공개한 것 때문에 의원직까지 잃었어요. 하지만 공개할 만한 상당한 가치가 있었다고 여론은 평가했죠. 그러니까 심 의원이 확보해 공개한 자료가 공공의 이익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따져 볼 필요는 있습니다. 세진: 그런 기준에서 보면 심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정부 도덕성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지, 공공의 이익에 맞다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 심 의원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액수, 카드 사용 장소만 발췌해서 의혹을 제기했을 뿐 어떻게 썼는지 최소한의 확인 작업도 거치지 않았어요. 정부 제보자의 증언을 확보하거나 자료 검증 작업을 거쳤어야 해요. 달란: 심 의원도 슬슬 출구 전략을 짜야 할 것 같은데…. 진호: 일단 자료는 반납하고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는 게 확실한 출구 아닐까요. 세진: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중에 관행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부분 중에 앞으로 이런 건 공개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선에서 물러나는 건 어떨지….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신원 노출’과 ‘팩트 확인’ 사이…스쿨미투 실명조사 딜레마

    ‘신원 노출’과 ‘팩트 확인’ 사이…스쿨미투 실명조사 딜레마

    교육청·경찰 “피해자 명확해야 조사 가능” 정보제공 동의서엔 부모 연락처도 요구 전문가 “학내 조사 최소한 익명 보장해야”학생이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가 일파만파로 번진 이후 진상 조사에 나선 지역 교육청과 경찰이 또 다른 갈등의 벽에 직면했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에게 실명을 기재하라고 요구하자 학생들이 “2차 피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제보자가 색출되면 미투 운동이 위축되고 ‘미투 제보자’라는 낙인이 찍혀 진학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다. 지난달 미투 폭로로 교육청의 전수조사가 진행된 충남 논산여상의 트위터 계정에는 “교사와 학생 간 위력 관계 때문에 미투가 익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시작됐는데 익명이 보장되지 않은 조사는 학생들에게 공포감을 준다”면서 “조사를 무기명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교육청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에 피해 학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에 학생 이름과 부모 연락처를 적도록 한 것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교육청 측은 “경찰이 조사하려면 제보자가 실명을 밝혀야 하고, 학생이 미성년자여서 정보 제공 동의에 부모의 연락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학생들은 “제보 학생을 색출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비판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투 폭로가 나온 서울 광남중과 충북여고의 학생들도 교육청이 설문지에 이름을 적도록 한 것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했다. 상황이 이렇자 학생들이 설문지에 아예 이름을 쓰지 않는 학교도 나왔다.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는 경찰이 배포한 설문지에 학생들이 거의 이름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무기명 자료는 피해자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참고만 한다”고 밝혔다. 학생의 실명이 절실한 교육청과 경찰은 “익명의 설문만으로는 피해 조사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당사자를 모르면 경찰에서도 사건 처리가 될 수 없다”면서 “조사 때 청소년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2차 피해가 없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실명 기재를 학생 자율에 맡겼고 경찰 조사를 원하는 사람만 이름을 쓰라고 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실명 제보를 꺼리는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온 익명 제보의 필적을 하나하나 조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면서 “익명 조사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내 설문은 무기명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변호사는 “교사들이 진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에서 학생에게 솔직한 답변을 이끌어 내려면 익명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직장 내 미투 폭로자가 고용에서 불이익을 받을 때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학생은 자퇴해도 보상이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라면서 “최소한 학내 조사는 익명을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경기도, 내년부터 공익제보자 보호·보상 강화한다

    경기도, 내년부터 공익제보자 보호·보상 강화한다

    경기도가 공익제보자 보호와 보상을 대폭 강화한다. 이재명 도지사의 공익제보 활성화 조치에 따른 것으로 구체적인 제보 신고방법과 범위, 제보자에 대한 지원과 보상방안 등을 조례안에 담았다. 도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도 공익신고자 등의 보호 및 지원조례 전부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 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례안에 따르면 도는 우선 제보 전담창구를 도 홈페이지에 마련, 도민 누구나 손쉽게 공익제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익제보란 불량식품 제조·판매, 폐수 무단 방류, 산업안전조치 미준수, 각종 허위·과장 광고, 원산지 표시 위반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등 284개 법률 위반 행위를 신고하는 ‘공익신고’와 공직자 및 공공기관 부패행위 등을 신고하는 ‘부패신고’, ‘경기도 공무원행동강령 위반신고’를 말한다. 도는 올 12월까지 전담창구 개설 준비를 마치고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공익과 부패신고를 한 곳에서 접수하고 처리하는 것은 경기도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도는 제보자 보호를 위해서 비실명대리신고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신분노출 우려로 제보를 주저하는 사람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변호사를 통해 대리 신고를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제보자 본인이 실명으로 제보를 해야 했다. 보상금의 경우는 공익제보자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상한액을 두지 않고 공익제보로 인한 도 재정 수입 중 30%를 지급한다. 예를 들어 공익제보로 인한 환수금 등으로 10억 원의 도 재정수입이 발생했을 경우 제보자는 10억 원의 30%인 3억 원을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재정수익이 발생하지 않지만 손실을 막아 공익 증진에 기여한 경우에는 공익제보지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최인수 경기도 감사관은 “이번 조치는 민선7기 경기도가 추진 중인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만들기’의 일환으로 사회 전반적인 견제 역할을 도민에게 맡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오는 11월 중 경기도의회에 해당 조례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유기견 포획해 개농장에 팔아넘긴 동물병원 충격

    [애니멀구조대] 유기견 포획해 개농장에 팔아넘긴 동물병원 충격

    동물병원에서 개농장에 개를 팔아넘긴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는 전남 광양시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광양의 한 케어 회원은 지난 3월 12일 믿기 힘든 제보를 전해왔습니다. 한 동물병원에서 개농장으로 개들을 팔아넘기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지목된 동물병원이 광양시 지정 유기동물 구조관리 위탁병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목격 증언은 구체적이었습니다. 개들이 이송되는 현장을 꾸준히 목격한 제보자가, 차주에게 “개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거에요?” 묻자 “동물병원에서 돈 주고 산 개들을 개농장으로 데려가는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시 지정 위탁병원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유기동물 판매행위는 동물학대 행위로 엄연한 동물보호법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광양시의 경우, 유기동물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위탁 동물병원장이 출동하여 동물을 포획하고, 10일간 보호합니다. 해당 동물병원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돼 왔습니다. 병원은 동물보호시스템 유기동물 공고에 죽은 사체 사진을 버젓이 올려놓곤 하였습니다. ‘O일 후 입양 가능’이라는 문구가 표시돼 있어 황당할 정도였습니다. 개들은 거품을 물고 혀를 뺀 채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있었습니다. 개들의 상태로 보아, 포획 과정에서의 동물학대 행위도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12일 밤, 케어와의 통화에서 원장은 근이완제를 사용해 개들을 안락사한다고 했습니다. 마취제도 없이 말입니다. 근이완제만 단독 사용한 것은 근이완제 과다 사용으로 결국 고통사 시켰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개를 넘긴 정황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어린 개들을 차마 안락사 할 수 없어 달라는 사람에게 주었다”고 변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9월 로드뷰 사진 속에는, 동일한 차량이 동일한 철망에 개들을 태우는 동물병원 앞 모습이 버젓이 기록 돼 있었습니다. 일회적 일탈이 아니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증거가 수도 없이 널려있는, 꾸준한 범죄였습니다. “어차피 죽일 개들” 케어는 광양시로 달려가 상황을 조사했습니다. 수의사의 발언은 가관이었습니다. “어차피 공고기간 지나면 죽일 개들인데 개농장으로 보내는 게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 것입니다. 공고기간이 지나지 않은 개들의 소유권은 분실한 견주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장은 유기견 불법유통 행위에 대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수의사’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이 내보일 수 없는 말과 행동이었습니다. 케어는 즉각 해당 병원장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광양시 유기동물 업무 담당자도 고발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반복적인 문제를 몰랐을 리 없는 광양시는, 해당 동물병원에 보조금을 꾸준히 지급해 왔습니다. 또한 위탁병원 실태를 사실상 알고도 책임있게 대응하지 않고 모른척 해 준 명백한 책임이 있었습니다. 광양시는 뒤늦게 해당 동물병원을 폐쇄했지만, 그간 ‘묻지마’ 식으로 팔아넘겨져 죽어간 개들이 셀 수 없이 많았을 것입니다. 케어는 당시 병원에 있던 17마리의 유기견들을 다른 동물보호센터로 분산 이동시켰습니다. 또한 공고기간이 지나 안락사되거나 ‘개고기’가 될 뻔했던 4마리도 서울 소재 협력병원으로 이송시켰습니다. 그 중 세 마리의 검은 개들은 구조 당시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병원에서 바로 치료를 진행해 건강에는 지장이 없게 되었습니다. 현재 새솔, 새론 두 마리는 해외입양을 통해 이국 땅에서 따뜻한 새 가족의 품에 안겼습니다.청주 반려동물보호센터 최근 청주에서도 반려동물보호센터 센터장인 수의사가 유기견을 산 채로 냉동고에 넣어 죽인 사건이 발각 돼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수의사는 “열사병 증세가 있는 유기견에 대하여 체온을 낮출 마땅한 장비가 없어 온도가 낮은 냉동고에 넣었다”는 황당한 변명을 내세웠습니다. 동물의 안전을 담보하고 생명을 살려야 할 수의사가 동물학대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폭로되거나 폭로되지 않은 숱한 동물학대 혐의들이 있습니다. 그 끝을 다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케어는 현재 이 센터장의 수의사 자격을 박탈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지 않는 한 면허 취소가 불가합니다. 이 가해자가 계속 수의사 면허를 소지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이 과연 올바른 처사일까요? 많은 시민들이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자체의 감시 밖, 미약한 동물보호법이라는 토대 위에서 수많은 위탁 동물보호센터의 동물학대 행위가 지금도 만연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풀뿌리 개인 활동가들, 혹은 내부자들의 용기 있는 제보로 어둠의 장막이 한 꺼풀씩 벗겨져가고 있습니다. 동물을 볼모로 삼아 사리사욕을 채우는 추태를 이 땅에서 뿌리뽑아야 합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분들과 손을 맞잡고 오늘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 광양에서 구조된 ‘새나’ 입양문의 https://bit.ly/2HjqWbH - 청주 반려동물센터 수의사 면허 박탈 서명참여 https://bit.ly/2okiRZq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실화탐사대, ‘산골마을 지적장애 여성 성폭행 사건’ 집중 추적

    실화탐사대, ‘산골마을 지적장애 여성 성폭행 사건’ 집중 추적

    MBC ‘실화탐사대’가 산골마을 지적장애 여성 성폭행 사건을 집중 조명한다. 내일(12일) 첫 방송되는 ‘실화탐사대’에서는 마을 주민 7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지적장애 여성의 사건을 집중 취재, 그 전말을 파헤칠 예정이다. 최근 강원도 영월의 한 산골마을에서 노인 7명이 지적장애 여성을 수년간 성폭행해왔다는 사실이 한 제보자에 의해 밝혀지며 파문이 일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간 마을 주민 대부분이 이 사실을 알고도 침묵해왔으며, 가해자를 포함한 몇몇 주민들은 오히려 모든 잘못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며 지금도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피해 여성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가족이라고는 큰아빠와 할머니뿐으로 마을 주민들을 가족처럼 의지해 왔기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실화탐사대’가 사건을 취재하던 도중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피해자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이 처음이 아니었으며 사건 가해자 중에는 상상도 못할 인물이 속해 있었다. 이에 ‘실화탐사대’는 피해여성에게 대체 15년간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사건으로 깊숙이 들어갈 예정이다. 첫 촬영 스튜디오에는 노영희 변호사가 자리했으며, 매번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를 알아보고 함께 해결 방법을 고민한다. 첫 방송부터 충격적인 사건을 예고한 본격 실화 탐사 프로그램 MBC ‘실화탐사대’는 내일(12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박해일 “익숙한 것에서 반보씩이라도 전진하려 했다”

    박해일 “익숙한 것에서 반보씩이라도 전진하려 했다”

    “낯선 환경에 저를 떨어뜨려 놓고 싶었어요. 그때 제가 어떤 감정과 호흡을 내는지 궁금했거든요. 익숙한 것에서 반보씩이라도 나아가려 하는 게 인간의 역할 아닌가요.”영화 ‘상류사회’로 데뷔 이후 처음 욕망의 질주를 벌이게 된 배우 박해일(41)이 되물었다. ‘익숙한 것에서 반보씩이라도 전진하려 했다’는 그의 말은 곧 자신의 18년 배우 생활을 이르는 말로 들렸다. 2000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이후 ‘남한산성’(2017), ‘덕혜옹주’(2016), ‘제보자’(2014), ‘은교’(2012) 등 그는 그 안에서 내내 살아왔던 인물처럼 작품을 견고하게 지탱해 왔다. 돌출되기보다 스며듦으로써 작품을 빛냈던 그가 욕망을 드러내고 가속력을 내는 인물이 됐다. ‘인터뷰’(2000), ‘주홍글씨’(2004) 등을 통해 욕망하는 인간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려냈던 변혁 감독의 신작 ‘상류사회’에서 시민은행을 제안하며 존경받는 경제학 교수 장태준 역을 맡았다.태준은 영세 상인 집회에서 분신 자살을 시도하는 노인을 구하며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보수정당에서 국회의원 출마 제안까지 받는다. 미술관 관장 자리를 노리며 상류층에 진입하려는 아내 수연(수애)의 욕망에 힘을 실어주게 된 것. 수단 가리지 않고 내달리는 수연의 행보에 태준은 세속적인 욕망을 품으면서도 적당한 윤리와 사회적 책무를 느끼며 ‘브레이크’를 거는 균형을 보인다. “바람은 펴도 걸리진 말라”는 수연의 말에 “너, 힐러리 같다”고 일갈하는가 하면, 밖에서는 완벽한 지성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집에서는 마스크팩을 올리고 노래방 기계로 여흥을 즐기는 등 다채로운 면모로 웃음을 자아낸다.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였으면 좋겠다”는 배우의 바람이 깃든 장면들이다. “수연이 처음부터 자기 목표에 충실하다면 태준은 좋은 취지로 시작했다가 정계에 뛰어들면서 휘둘리고 변질되고 유혹을 당하며 A부터 Z까지 처음과 다른 다양한 양상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배우로선 감정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만져볼 수 있어 좋았죠. 하지만 ‘선은 넘지 말자’는 태준의 대사가 곧 캐릭터를 규정짓는 말뚝이에요. 그게 영화 전체를 감싸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상류층’은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 콘텐츠들이 무수히 반복해온 소재다. 때문에 제목에 이를 정직하게 반영한 이 영화가 펼쳐낼 다른 지점을 기대하는 관객이 많을 터다. 이를 의식한 듯 변 감독은 “부자들의 화려한 생활을 전시하는 것도 아니고, 착한 캐릭터가 재벌을 응징하는 영화도 아니다. 2, 3등 하는 사람들이 1등의 세계로 들어가려 발버둥치는 이야기”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 역시 “어느 정도 자신의 자리를 이뤘지만 더 높은 곳으로 진입하고 싶어하는 모습들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짚으며 “태준과 수연뿐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색대로 다른 욕망을 품고 움직이는데 그게 관객들이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지점일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영화는 재벌가와 정계 권력층들의 추레한 내면을 때론 신랄하게, 때론 위트 있게 풍자한다. 하지만 일본 성인비디오(AV) 여배우를 내보낸 강도 높은 정사 장면이나 수연이 관장 자리를 위해 선택한 마지막 수단 등이 여성을 왜곡되게 묘사했다는 비판도 따른다. 이에 대해 박해일은 “이 영화의 이야기나 결이 (정사 장면에) 무모하게 힘을 준 것이라기보다 액션 영화에서 액션을 하듯, 인물들의 감정을 보여주는 장치이자 작품의 흐름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파격적인 장면을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닌데 그것만으로 평가될까 봐 조심스럽다”며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바디프랜드 “언론 제보자 색출·징계 안 했다”

    바디프랜드 “언론 제보자 색출·징계 안 했다”

    안마의자 등 헬스케어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 바디프랜드가 공익 제보자를 색출해 징계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7일 바디프랜드에 따르면 이 회사 박상현 대표는 지난 9일 사내게시판에 11명의 직원을 징계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소중한 내부 문건과 왜곡된 정보를 외부인과 언론에 유출해 회사가 11년간 어렵게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일거에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내부 직원을 모욕하고 우리 제품을 폄하하며 일부 직원이 성희롱을 일삼는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해사 행위를 했다”며 이유를 밝혔다. 박 대표는 “해사행위를 한 직원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므로 이번에 한하여 관용을 베푼다는 마음으로 인사위원회는 총 11명에 대해 징계(정직 2명, 감봉 2명, 견책 4명, 서면경고 3명)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바디프랜드가 회사의 갑질 행위를 고발한 직원들을 찾아내 징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지난 6월 바디프랜드가 사원 건강관리라는 명목으로 ‘과체중인 직원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간식을 뺏어 다른 직원을 주고 다이어트 식단을 먹으라며 이름을 적어가는 등 공개적으로 모욕했다’, ‘예고 없이 소변검사를 해서 금연학교에 보냈다’는 등의 내부 증언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바디프랜즈 측은 이번 징계가 당시 언론 보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바디프랜즈 관계자는 “건강증진 프로그램과 관련한 내부 제보와 언론 지적에 대해서는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언론 제보자를 찾으려는 시도는 전혀 없었다. 이번 징계는 SNS 채팅방 등에서 동료 직원과 회사, 제품을 근거 없이 비방한 직원들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그것이 알고 싶다’ 은혜로교회 신도들이 피지로 간 이유

    ‘그것이 알고 싶다’ 은혜로교회 신도들이 피지로 간 이유

    이번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은혜로교회와 피지 낙토에 비밀을 파헤친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25일 방송을 통해 하느님이 선택한 낙토라며 신도들을 남태평양 피지섬으로 이주시킨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에 대해 취재한 내용을 공개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들며 살아가겠다고 한국을 떠나 피지에서 낙토를 건설하는 400여 명의 신도들 증언이 담겼다. 지난 7월 24일 신옥주 목사는 베트남에서 귀국하다 공항에서 특수상해,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제작진은 신 목사의 동의하에 그를 만나 인터뷰했다. 신 목사는 스스로를 진리의 성령 음성을 들려줄 유일한 그릇이며 성경에 기록된 자라고 주장했다. 은혜로교회는 신도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피지 전역에 점포 60곳을 세우는 등 다양한 사업도 펼쳤다. 신 목사는 헌금과 피지 이주 모두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헌금하고 피지로 이주해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지에서 탈출한 제보자들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12시간 이상 중노동을 하고고 임금도 못 받았고, 감금당했다고 주장한다. 영혼을 맑게 한다는 명분으로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를 때리게 하거나 집단폭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한다. 낙토의 실상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타작마당’이라 불리는 폭행 의식과 신도 착취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과천의 교회와 남태평양 피지를 직접 찾아간다. 또 신 목사의 설교 동영상도 입수해 공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각박하다지만, 하루 11건꼴 ‘용감한 시민’… 아직 살 만합니다

    각박하다지만, 하루 11건꼴 ‘용감한 시민’… 아직 살 만합니다

    경북 엽총 난사범 제압한 50대 남성부터 대구 살인·방화 도주 해결한 버스기사까지 작년 검거 기여 보상금 지급건 4112건 영화 ‘목격자’처럼 살인범 잡으면 5억원“나는 살인을 봤고, 살인자는 나를 봤다.” 최근 개봉한 영화 ‘목격자’는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목격한 시민이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상황을 그렸다. 영화 속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질까 봐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고, 주민 대표는 “들어도 못 들은 척, 봐도 못 본 척해야 한다”며 이기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만큼 각박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엽총 난사 사건’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을 제압한 주민 박종훈(53)씨처럼 ‘용감한 시민’은 우리 곁에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8일 오후 9시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내연녀를 살해하려다가 다른 사람을 흉기로 찌른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 30대 직장인은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급히 달려가 범인을 제압했고, 한 고교생은 112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각각 100만원과 3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지난 3월 11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에서 발생한 살인·방화 사건에서도 범행 후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피의자를 추격한 시민과 화재 진압에 나선 버스 기사 등 5명이 각각 2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이들은 용의자가 택시를 타고 도주하자 112와 119에 곧바로 신고하고,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도주 방향을 경찰에게 신속하게 알려 범인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6년 충북에서 발생한 내연녀 살인·시체 유기 사건에서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제보자도 같은 해 11월 보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범인 검거에 기여한 시민에게 보상금이 지급된 건수는 모두 4112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평균 342건, 일평균 11건꼴이다. 2015년 4162건, 2016년 3854건으로 매년 400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1525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찰청은 형법이 정한 형량에 따라 보상금 지급 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다. 사형, 무기징역 등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한 보상금은 3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크고 사회적 파장이 상당한 범죄에 대해서는 지급 기준을 별도로 두고 있다. 영화 ‘목격자’에서처럼 3명 이상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을 신고하고 검거했다면 최대 5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또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라면 최대 50만원의 ‘특별가산금’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시민이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줬다고 해서 보상금이 무조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수배 중이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발견한 시민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자로 신고해 현상금 5억원을 받지 못했다. 이후 이 시민은 “보상금 1억 10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이 지난 4월 17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려 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새누리, 2012년 총선 때 유권자 전화번호 빼내 불법선거”

    “새누리, 2012년 총선 때 유권자 전화번호 빼내 불법선거”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구청 등에서 빼낸 주민 명부와 연락처를 선거에 활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한겨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한겨레가 입수했다는 ‘서대문갑 지역 유권자 명부’에는 이 지역 유권자 전체인 13만 1000여명의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적혀 있고, 7만 4398명의 유선전화 번호(전체 유권자의 56%), 4만 8670명의 휴대전화 번호(전체의 36.6%)가 담겨 있다고 한다. 중복된 연락처를 제외하면 서대문구 전체 유권자의 71.9%(9만 4711명)에 이르는 개인정보라고 보도는 전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19대 총선을 앞둔 2011년 10월 무렵,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던 이성헌 의원(서대문갑)의 보좌관으로부터 ‘유권자 명부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면서 “이 보좌관은 구청에서 빼왔다는 주민 명부(총 13만 1727명)를 줬고, 과거 선거 때 제공받은 선거인단 명부, 당원 명부 등과 합쳐 서대문갑 유권자 명부를 새로 만들어줬다”는 당시 새누리당의 한 의원실에서 일한 직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직원이 취합한 최종 유권자 명부에는 당시 서대문갑 지역구 14개 행정동 전체 유권자의 연락처 정보 등이 담겼다고 한다. 이 유권자 명부가 이후 동별·유권자 정보별로 쪼개져 선거운동원과 아르바이트들에게 전달됐고, 이후 직접 통화와 문자 전송 등을 통한 선거운동 자료로 활용됐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유권자 명부 활용에 대해 이성헌 전 의원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이러한 명부 작성의 불법성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고 해당 직원은 전했다. 특히 이성헌 전 의원 측이 이에 대해 각별히 보안에 신경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불법적인 유권자 명부 작성이 서대문갑뿐만 아니라 다른 접전 지역에서도 이러한 불법 행위가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권자 명부가 엑셀 등으로 자동으로 분류돼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용 프로그램이나 매크로가 활용돼서 분류 작업이 진행되는데 이를 특별히 잘하는 당직자들이 있었다고 제보자는 설명했다. 제보자는 “그런 일을 잘한다고 소문난 당직자들이 선거 때마다 여러 캠프로 불려다녔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고종을 러시아로 피신시켜라… 100년 전 ‘조선판 007’ 美소설

    [단독] 고종을 러시아로 피신시켜라… 100년 전 ‘조선판 007’ 美소설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 소설 두 편이 발견됐다.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이다. 이 소설에는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고종의 망명 시도와 러시아의 조선 지원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은다.●베델 주인공으로 한 연작 첩보소설 발견 14일 서울신문 특별기획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취재팀은 미국 대중소설 잡지 ‘포퓰러 매거진’ 데이터베이스(DB) 등에서 베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중편소설 ‘고양이와 왕’(1912년 12월 하반호), ‘황제의 옥새’(1914년 11월 상반호)를 입수했다. 둘 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의 작품으로,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팩션(역사적 사실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인 것)이다. 1905~1907년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과 러시아, 조선왕실 간 암투를 다룬 첩보물이다. 이번 발굴은 영국 출신 역사 연구가 에이드리언 코웰(62·싱가포르 거주)이 ‘고양이와 왕’을 제보해 이뤄졌다. 서울신문은 코웰의 주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황제의 옥새’를 추가로 찾았다. 두 소설은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미국인 빌리가 과거 조선에서 베델과 벌인 모험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소설에 ‘빌리와 베델’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 ‘셜록 홈스’ 시리즈처럼 연작으로 기획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양이와 왕’ 제보자인 코웰은 “작가 리치는 조선에 장기간 머물며 베델을 직접 취재해 이 소설을 구상했다”면서 “당시 베델은 제국주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단아로 동북아 지역의 유명인이었다. 작가는 그의 독특한 행보에 흥미를 느껴 소설의 주인공에 낙점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친일 행보로 비난받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한다. 이 시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거의 유일한 해외 문학 작품이어서 동북아 정세와 대한제국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버트·민영환 등 역사적 인물 모두 등장 1편 ‘고양이와 왕’은 러일전쟁이 마무리된 1905년 서울 정동 애스터하우스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터)에서 시작된다. 호텔 주인인 프랑스인 루이와 조정 세관에서 일하는 미국인 빌리, 대한매일신보사를 운영하는 영국인 베델이 모인 바에 상하이 소재 러시아 정보기관(상하이 서비스)에서 온 미모의 젊은 여성이 나타난다. 그는 베델에게 “고종을 러시아로 피신시켜 일본의 을사늑약 체결을 막자”고 설득한다. 이 여성의 제안을 수락한 베델은 평소 친분이 있던 조선 대신 민영환을 찾아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논의한다. 2편 ‘황제의 옥새’는 베델이 일본의 강압에 옥살이를 하고 돌아온 1907년이 배경이다. ‘용치선’이라는 이름의 개화기 지식인이 베델이 있던 애스터하우스 호텔로 찾아와 “왕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를 보내 일본 침략의 부당성을 호소하려 하니 도와달라”고 청한다. 베델이 “고종의 옥새를 일본군이 감시 중인데, 전령을 외국에 어떻게 보내느냐”고 반문하자, 그는 “조선 왕가에는 유사시를 대비한 비밀 옥새가 있으니 일본군 몰래 그걸 쓰면 된다”고 설명한다. 베델은 용치선의 제안을 받아들여 특사 파견을 위한 비밀 계획을 마련한다. 이 소설이 주목받는 것은 당시 구한말의 역사적 사실들이 정확히 기록돼 있어서다. 한국 근대사를 연구하는 최덕규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고양이와 왕’을 읽어본 뒤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는 최근에서야 관련 자료들이 공개돼 논문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극비 사안이었다”면서 “신기하게도 작가가 러시아 비밀정보기관 ‘상하이 서비스’도 알고 있던 것 같다. 100여년 전 일반인이 접하기 힘들었을 내용이 소설에 나온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고종과 대신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 담겨 또 소설에는 당시 우리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고종은 의사결정 때마다 무당이나 지관에게 의지했고, 아들 순종은 여색에 빠져 바둑으로 세월을 보냈다. 조정 대신들은 일본에 매수돼 이들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 빌리는 “조선의 진정한 충신은 민영환 한 명뿐이었다”고 말한다. 주인공 베델은 ‘일본 고베에서 왔고 황소 머리를 한 작은 체구의 영국인’으로, 성격이 강직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며 순교자의 열정을 가진 인물로 소개된다. 베델 연구 일인자인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는 “소설 출간 연도가 1912년과 1914년이라면 작가가 호머 허버트의 ‘대한제국멸망사’(1906)와 프리데릭 아서 매킨지의 ‘대한제국의 비극’(1908) 등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싱가포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인제대교 추락사건 15년만에 나타난 제보자

    ‘그것이 알고싶다’ 인제대교 추락사건 15년만에 나타난 제보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1일 방송을 통해 인제대교 추락 사망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2003년 2월 터널 끝에 맞닿은 인제대교 아래에서 스무 살 김씨가 알몸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된다. 직접 사인은 다발성 실질장기부전으로 추락에 의한 것이었지만 추락 전 누군가에 의해 폭행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피해자의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는 그날 이른 새벽 친구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었고, 김씨의 휴대전화는 친구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 약 30분 후에 전원이 꺼졌다. 변사체에서는 성폭행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범인의 DNA조차 찾을 수 없었고, 오랜 시간 수사가 진행됐지만 범행 방법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법의학자들은 “성폭행에서도 반드시 정액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액 반응이 음성이라고 성폭행을 제외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15년간 제보는 단 한건이었다. 사건 발생 한달 뒤 제보자는 사건 날짜 즈음 새벽 도로 한쪽에 정차된 흰색 마티즈를 봤다고 했다. 흰색 마티즈가 시신 유기 반대 방향인 서울 방면으로 서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경찰은 전방위 수사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사건이 종결됐다. 그리고 2015년 인제대교 위에서 의심스러운 광경을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제보자는 “마네킹으로 보이는 것을 집어던지는 장면을 보고 ‘마네킹을 왜 저기다 버리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올도 안 걸친 것 같다. 내가 그 생각을 못했다. 마네킹은 머리카락이 없지 않냐. 머리카락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보자의 진술과 사건 발생 시기는 일치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제보자의 진술이 자발적이었다는 점에서 기억이 왜곡됐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최면을 통해 당시 기억을 되돌려 반대편 차선에 하얀색 차와 노란색 견인차가 서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갑자기 출발한 견인차가 자신의 차량 옆으로 붙더니 추격해 왔다고 말했다. 제보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수사 대상 견인차가 조금 더 좁혀질 수 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또다른 견인차 운전기사, 사건 발생 한달 뒤 인제대교에서 서울방향으로 정차한 흰색 마티즈를 봤다는 사람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사건의 첫 제보자였던 견인차 운전자를 찾으려고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범죄심리전문가 이수정 교수는 “그 제보자를 찾아 확인을 해봐야 한다. 마티즈가 맞느냐가 핵심일 수 있다. 견인차 운전자가 제보한 것이라면 또다른 제보자가 견인차가 쫓아왔다고 이야기 하니까 충돌 지점이 생긴다. 그 사람이 봤던게 진짜 마티즈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사에 혼선을 야기하기 위한 허위제보일수도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사고의 원인과 가해자도 알지 못한 15년 전 사건. 이 사건을 담당한 관할 경찰서는 제작진의 제보를 토대로 재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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